오늘은 <페미니즘 철학 입문> 낭독 마지막 날이었다. 오드리 로드가 마지막 두 장을 차지하고 있다. 그 두번째 부분을 읽었다. 김은주 선생님이 오드리 로드를 마지막에 배치한 이유가 오늘 읽은 부분에 절절하게 드러나 있다. 서로의 감상과 의견을 나누는 시간, 모두가 복잡다양한 감정에 휩싸여 긴 말을 하지 못했다. 나만 울컥 했나 싶었는데 모두가 그랬던 모양이다. 각자의 경험과 생각은 달라도 같이 글을 읽고 느끼는 감정이 비슷하다는 건 위로와 같다. 오드리 로드 언니가 우리에게, 김은주 언니가 우리에게, 우리가 우리에게, 묵직한 위로를 건네는 시간이었다. 


'서로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다양한 여성들로 살아가기 위해'. 7장의 제목이다. 이거 내 이야기, 저거도 내 말 하는 것 같아, 그렇지 그렇지, 나도 겪었지, 음 마더링, 그렇구나, 그런데 하아... 좌절은... 안 되는 건가, 읽는 내내 툭툭 생각했다. 소제목들도 좋다. '정체성의 정치, 차이를 단순한 대립관계로 보는 편협함에 대하여', '차이에 대한 왜곡된 이해', '특권을 인식하고 함께 존재하기', '억압의 구조를 파헤치기', '근대 주체의 환상과 굴레', '분노와 혐오의 방향을 바꾸기', '페미니즘의 윤리적 전회', '어머니되기', '스스로를 돌보는 페미니스트, 여자들', 그리고 에필로그의 제목 ' '우리'가 서로를 찾을 때까지'. 햐~ 


내 모습을 생각하게 되는 부분들을 가져와본다. 


"내가 열심히 도와줬는데 고마워하지도 않거나, 주든지 말든지 하거나, 나아지는 게 없으니까 더 내놓으라고 나오면 원조를 할까요, 안 할까요? 끊어버려요. 자기가 원하는 태도를 보여줘야 된다는 건데, 이게 일종의 대상화인 거죠." (384)


이런 거 흔히들 느끼지 않나. 내가 '이만큼' 했는데 너는 왜 나한테 '이만큼' 하지 않아?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했는데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상대가 누구든 주는 만큼의 대가를 바라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나. 서운한 감정, 그건 기대를 했기 때문에 생긴다. 기억하자, 대상화. 그건 '성적 대상화'에만 쓰는 단어가 아니었다. "이 대상화라는 건 실제로 그 집단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설명할 권리를 안 주면서 그들이 어떻다고 다 말하는 거예요. 그들이 말하려고 하면, '조용히 해. 내가 대신 말해줄게. 너는 이런 사람이야' 하는 거요." (383)



"(미국인이 한국에 와서) 그런데 그들이 한국어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는 거 봤어요? "제가 한국까지 왔는데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해요. 미안합니다" 이런 말 안 하잖아요?" (387) 


경우는 아주 살짝 다를 수 있으나, 나는 '프랑스어 잘 못 해. 미안해.' 이런 말 가끔 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대체로 '너 되게 잘하는 거야.' 로 응수한다. 웬만큼 눈치껏 말을 알아들으니 그렇게 보인다. 나는 내가 어느 정도로 프랑스어를 못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늘 주눅이 들어 있었다. 학부모들의 대화에 끼고 싶지도 않지만 그런 자리에서 절대로 끼어들지 못하는 내 모습에 '수치심'을 느끼기도 했다. 단순히 '언어'를 마음대로 쓰지 못한다는 사실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다. 이 또한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아무튼, 언젠가부터 조금 당당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프랑스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어릴 때부터 말을 배운 것도 아닌데 말 잘 못 하는 거 당연한 거 아닌가. (라고 말하면서 아주 많이 찔린다. 훨씬 더 나이 많은 분들도 외국어 공부에 열심이고 잘 하는 사람들 많아서.) 여기에 적응 잘 하고 잘 사는 사람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 법이니.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라고 했지만 나 같을 수도 있는 거다. 그냥 인정. 그러고 나니 아주 조금 마음이 편하다.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나 잘 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도 습관병이다. 이렇게 구구절절 늘어놓게 만들다니, 이 책 땜에 아주 미치겠다. 



"차이를 분열로 만드는 건 차이를 알려고 하지 않는 너희들 탓" (391) 


알려고 하지 않는 자(들). 설득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가 한참을 다퉜던 기억이 난다. "저는 이거 정말 싫어요. 왜 가르쳐야 되는지 모르겠어요."(386) 그러게 말입니다. 



"정상이라는 말 안에 우월성" (392) 


그렇지! 우월성! 그거였다. 



"내가 가진 일반의 지위에서 내려와서 나를 주변화된 지위나 특수화된 존재로 만드는 작업을 하라는 거예요." (395) 


내 위치를 생각해 보게 되는 지점. 나는 소수자이고 약자이지만, 이성애자(아직은 혹은 지금은)이고 소위 빈곤층은 아니다. 간단히 말할 수 없는 지점이긴 하다. 그러나 분명 내게도 특권이 있다. 때로 선생님들의 말씀은 실천하기 어려운 과제일 때가 많다. 중심을 잃지 말자는 정도로 새기고. 



" '여자로 태어난 게 너무나 억울하다' '내가 여자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차별 안 당했을 텐데' 이런 말을 하잖아요. 그런데 그 자체가 여성 비난인 거죠. 그 자체가 여성에 대한 가부장제의 정의를 공유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그게 나라는 사실을 견디지 못하는 거잖아요. 억압을 당하는 사람들, 차이 나는 집단의 사람들이 자기 역량을 키워야 하는데, 쉽지 않은 거죠." (397) 


다짐. 저런 말 비스무리한 것도 하지 말아야지. 살면서 얼마나 많은 '여성 비난/혐오'를 해왔을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야 되나요? 이해를 만들어내도 되잖아요. 경험을 만들어내도 되잖아요. 서로 원자적 개인으로서 공유된 경험의 방식으로만 그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399) 


신선한 질문이자 평소의 고민. 



"우리가 흔히 정신, 이성이라고 하면 신체랑 구별되었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이런 사고가 가진 문제가 또 뭐라고 보냐면, '모든 인간은 생각한다'라고 가정한다는 거예요. 저는 여기에 크게 반대합니다." (414) 


그러니까, 삶은 일종의 '습관'이다. 하루의 일과에서 생각하는 시간은 거의 없다. 몸에 박힌 대로 살아간다. 따라서 고정관념으로 뒤범벅인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과 같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 정말 기가 막히게 딱 들어맞는 표현 아닌가. 



" '야, 화내지 말고 조용히 조곤조곤 이야기해' '울지 말고 이야기해' '네 말을 잘 전달하려면 화도 내지 말고 울지도 말고 냉정해져야 돼' " (418) 


열불 난다. 이런 말 안 들어본 여자가 있을까? 난 절대로 화를 내지 않지, 하는 사람 물론 있겠지. 최근에도 어디에선가 봤다. 나도 화를 잘 내지 않는 축에 속했었다. 그것이 '좋은 성격'인 줄 알았다. 분노가 머리 끝까지 차오르면 말보다 눈물이 앞서 나왔다. 화를 낼 수 있는 여건이 아예 차단되었다. 화를 내고 큰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저런 말을 또 듣는다. 화가 나는데 화도 내지 말고 살라니, 그런 법이 어디 있나. 바락바락 화를 낸다. 여자가 화를 내는 것을 남자들은 참지 못한다. 그들은 참는 법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여자가 '대들면' 그건 자신의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나는 일이라 배웠기 때문에, 자존심이 뭔지도 잘 모르기 때문에. 



" '쟤가 나랑 비슷하기 때문에 싫다'라는 거예요." (423) 


누군가가 몸서리치게 싫을 경우 대체로 그 사람과 나는 닮은꼴일 확률이 높다는 말을 예전부터 들었다. 그 말이 아주 틀린 건 아닌가 보다. 싫어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가끔 그 말을 떠올리며 나는 도대체 왜, 걔의 어떤 면이 나랑 닮아서 싫었던 건가 생각해볼 때가 있다. 미스터리.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나에게 거짓말을 하는가 보다. 



"내가 받는 차별은 내가 가진 차이를 인정함으로써 소멸할 수 있다는 거예요." (426) 


차이를 인정한다. 이 일은 매우 어렵다. 이 부분 읽으면서 '어려운 일이다'라고 썼다. 그러나, 까짓 거 그리 어려울 건 또 뭔가. 그냥 인정. 나는 너와 달라. 차이가 있지. 그냥 난 지금 이래. 뭐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나도 내 나름 장점이 많거든. 너네가 나를 인정 못하는 건 너희 문제지. 이렇게 한번 읊어본다. 



"원래 그런 종자라는 게 있다면 절대 안 바뀌죠. '아, 나는 영원히 안 바뀔 거야' 그러면 뭣하러 분석을 하겠어요." (434)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변하기 무척 어렵지만 변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변화를 바라지 않는 마음만이 굳건할 뿐. 



"같은 경험을 하면 연대한다는 말에 저는 동의하지 않아요. 왜? 우선, 같은 경험도 없고, 모든 경험이 같지도 않죠. '같은 경험이 우리를 연대하게 할까?' ...... 그 경험에 대한 해석의 이해가 연대를 만드는 거지, 경험이 바로 연대를 만든다는 건 대단한 착각이에요." (434~435) 


전적으로 동의한다. 같은 경험은 없다. 모든 경험이 같지도 않다. "원래 한결같고 똑같은 게 있나요? 그래서 자매애'들'이겠죠. 자매애라는 단수의 이름이 아니라." (436~437)



"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 (438) 


이 한 문장이 가지는 의미들. 대부분이 생각하는 문장. 나 또한. 그러나 나는 얼마나 엄마처럼 살지 않았는지, 그랬다고 말할 수 있나? 아니. "가부장제와 공존할 수 있다는 환상"(403)은 떨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나는 엄마처럼 되지 말아야지,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나는 '좋은 남자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거야', 아이도 잘 키울 거야, 엄마처럼 하지 않을 거야, 엄마처럼, 엄마처럼... 수없는 다짐들은 결국 가부장제의 벽을 넘지 못했다. 벽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다짐만 했다. 환상. 더 적합한 표현은 없다. 



" '운다'라는 건 나약해지는 게 아니라 사실은 공포로부터 해방되는 방식일 수 있어요. 나약해서 우는 게 아니라 어떻게 보면 개방적일 수도 있는 거예요. 직면하기 때문에 보이는 태도일 수도 있는 거예요. ...... 직시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용기거든요." (448) 


다른 책 어디선가 눈물이 많다는 것(공감능력이 뛰어나다는 것, 같기도 하고...)은 그만큼 트라우마가 많다는 말이기도 하다고 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은 했으나 위로가 되진 않았다. 툭 하면 우는 나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트라우마가 있다는 말인지? 다른 사람의 감정에 쉽게 이입하는 사람은 사기를 당할 확률도 높다고 한다.(이건 또 어디서 들었지?) 나약한 게 아니라 개방적이고, 공포에서 해방되는 방식, 직면하려는 태도... 여자의 눈물을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또 있나 싶다. 위로다. 공감의 눈물, 슬픔의 눈물, 아픔의 눈물, 기쁨의 눈물까지 모두 사랑하기로 한다. 사실 난 내 눈물과 감성이 좋다. 진즉부터 좋았다. (눈물부터 쏟아서 화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만 어케 좀, 달라져보자.) 



*** 


"철학의 타자는 말할 수 있는가? 이제 이 타자는 그림자로 있지 않습니다. 반영하는 에코의 목소리 혹은 단일한 목소리가 아니라, 다성악polyphonic의 목소리들로 공명하는 철학의 목소리입니다. 이렇게 철학의 타자라 불린 목소리들은 타자, 차이를 역량으로 삼아 울려퍼집니다. 그리고 이 목소리들 속에서 페미니즘과 철학은 때때로 불협화음을 내면서, 결코 하나로 모아지지 않으면서, '우리'가 서로를 찾을 때까지 계속해서 목소리를 증식하며 더 많은 목소리들로 말해질 것입니다." (452,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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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2-01-07 07: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동의되는 말들이 정말 많네요. 모든 사람이 생각한다는 착각. 그리고 같은 경험이 연대를 만들어 낸다는 착각. 정말 그 착각들을 오랫동안 해오면서...어쩌면 상대방에 대한 기대, 그리고 좌절을 반복하면서 깨달아지는게 있어요.. 사람은 치열하게 생각하고 해석해내지 않으면 그냥 사는 거라고....

난티나무 2022-01-07 15:22   좋아요 2 | URL
생각 아무나 하는 줄 저도 알았지요.^^;;; 그냥 사는 거, 맞아요. 저도 약간의 의문은 품었으나 그냥 살았던 거 같아요. 아 막 여러 관계들 떠오르고 또 반성모드로 들어가려 하네요.^^;;; 마지막 챕터 특히특히 더 좋아서 느낌이 흩어지기 전에 적었는데 책 앞부분도 다시 훑어야지 싶습니다.

청아 2022-01-07 0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가 그닥 트라우마가 있다고 생각은 안했는데 공감,감동을 너무 잘해서 울보긴 하거든요.<여성과 광기>에서 눈물에 대한 언급이 나오길래 좀 자제할까 생각도 하다가 그냥 저대로 살려고요.ㅎㅎ
이렇게 정리해 주시니 책을 읽어보고 싶고 생각꺼리가 많아지고 좋네요!! 저도 가지고 있는데 읽어보고 이 글을 다시 봐야겠어요!^^*

난티나무 2022-01-07 15:28   좋아요 2 | URL
미미님 눈물동지!!!^^ 저는 요즘 눈물 나려고 하면 내가 왜 지금 눈물 나지? 이거 생각해요. 대부분 그 사람의 상황이나 마음이 짐작되어 슬퍼서(혹은 기쁘거나 기타등등 감정이입), 이런 이유인데 아직은 그게 내 경험이나 생각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잘 모르겠어요. ㅎㅎㅎ 생각할수록 뭔가 좀 찜찜하기도 하고요.
저도 앞에서부터 다시 훑어보려고요.^^

책읽는나무 2022-01-07 1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만 울고 있었던 게 아녔군요??
나는 나만 울고 있는 줄 알고 좀 창피했었다는...ㅋㅋㅋ
다른 분들은 냉철한 분석으로 글도 잘 쓰고,잘 이해하는 것 같은데 왜 나는 냉철하지 못하고 울고만 있을까? 그러면서요!!!ㅜㅜ
개방적인, 공포에서 해방되는 방식!!
오~~~가슴에 새기겠습니다^^

난티나무 2022-01-07 15:35   좋아요 3 | URL
저 진짜 책 읽으면서도 찔끔 티브이 보면서도 찔끔 진짜 몸 어디 버튼 누르면 물 나오는 것처럼 ㅎㅎㅎ 그래요. 그리고 여전히 식구들 땜에 화가 치솟아오를 때도 마찬가지로 눈물이 나지요… 억울하거나 분노해야 할 때 눈물 때문에 말을 못하는 건 좀 답답하지만 그 외의 눈물은, 음 그동안 참아왔던 감정들이 조금씩 같이 터져나오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암튼 저도 엄청 운답니다? 🤣
그래서 김은주샘의 말이 막!!! 일케일케!!!! 와닿았지요! 짱이야!!!!!!!!

mini74 2022-01-07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남이 울면 그냥 따라 울게 돼요. 울 엄마 어디 나사빠졌냐고. 근데 울 엄마도 그래요. ㅎㅎ 발췌된 글들도 난티나무님 글도 위로가 됩니다. ㅎㅎ

난티나무 2022-01-07 19:33   좋아요 2 | URL
나사...ㅎㅎㅎ
비슷한 분들 많을 거 같아요. ㅠㅠ
위로가 된다니 다행이고요. 저도 글에서 위로받았어요. 위로만 받은 건 아니고 뭐랄까 복잡한 감정이 생기기는 했지만^^; 생각할 거리들이 너무 많은 거죠.ㅎㅎ
 
[eBook]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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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차마 밤에 읽을 수가 없다. 오랜만에 읽는 무서운 이야기라. 중반쯤 읽고 이후의 이야기(조금은 짐작되지만)가 궁금해 아침에 눈뜨자마자 펼쳤다. 그리고 방금 끝. 뱀파이어. 한 개인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존재. 문득 뱀파이어의 기원이 더 궁금해졌고 어째서 세상에는 이렇게 뱀파이어 이야기가 넘쳐나는가,를 생각한다. 자주 보게 되면 으레 그것이 존재하리라 믿게 된다. 사실 뱀파이어와 같은 존재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게 이 세상 아닌가. 그래서인가보다. 끊임없이 뱀파이어 이야기가 쏟아져나오는 것은. 소설의 결말이 뜨뜻미지근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대략의 줄거리조차 소개하지 않겠다. 자고로 이런 소설은 내용을 이야기해버리면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는 짚어야 하는데, 스포일러 역할을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중반의 빈 시간이 이해되지 않는다. 퍼트리샤는 어떻게 살 수 있었을까. 또 안일하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 제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신경을 끄는 게 가능한 일인지.(방도 안전한 공간이 아닌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하긴, 비현실적인 일이 일어나면 대처할 방법을 모르고 헤매는 게 사람이지.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있어도 믿을 만한 상황과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친구도 외면한다는 또다른 진실 앞에서, 주장하는 자가 증거까지 갖다바쳐야 하는 뭣같은 상황이 뻔히 일어나는 현실, 증거가 있어도 피해를 입은 자의 취약한 위치 때문에 믿어주지 않는 현실이 겹쳐진다. 멀쩡한 아내를 정신병자 취급하는 남편(뭘 알지도 못하면서 다 아는 것처럼 구는), 집에서 밥하고 빨래나 하는 존재(존재라고 인식하는지조차 모르겠지만)로 취급하며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 이 외에도 많은 부분이 현실을 반영한다. 인종 차별, 계급 차별, 젠더 차별, 차별, 차별, 차별들과 보이지 않는 노동들. 만약 주인공이 '그린 부인'이었다면, 소설은 어떻게 될까? 흑인여성한부모인 그린 부인은(이름도 벌써 그린 부인이야) 그의 자리에서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을까. 일어난 사건조차 무마시키는 경찰의 힘을 믿을 수도, 연대를 형성해 단체행동을 할 수도 없을 텐데. '미스 메리'를 돌보고 보호하려 했던 사람도 그린 부인이고 아이들을 지키고자 자료를 모은 것도 그린 부인이고 최소한 자신의 아이들을 지키려고 피신시킨 것도 그린 부인이고 결정적 사건들을 일어나게 하는 실마리를 쥔 인물도 그린 부인인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백인중산층여성들의 북클럽' 이야기지만, 알고 보면 그린 부인의 이야기? 그렇다고 말하기엔 부족한 면이 많으나 그래도 나는 그렇게 생각할란다. 독자의 권리.^^ (흑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이 책을 어떻게 읽을지 궁금하다. 아마 안 읽을 거 같다.ㅠㅠ 이야기 속 죽는 아이들을 보면 거의 다 흑인아이들이고 '주요' 백인아이들은 어쨌거나 살아남는다... 성인 중 죽는 사람의 다수가 여성이다... 어찌 보면 '백인여성의 모성애 쩌는 생존서사'로도 읽힐 듯...) 


책의 말미에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다. 책들의 목록은 물론이고 부록처럼 실린 편지도 있다. 무엇보다 역사적으로 알려진 살인사건 뒷이야기(?)들이 흥미로웠다. '페미니즘 관점'에서. 그리고 독서토론을 위한 질문들도 있다. 맨 마지막, 뱀파이어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치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보는가? 라는 질문에 나는 아니오,라고 대답한다. 결말이 상쾌통쾌유쾌하기는커녕 찝찝하고 괴로웠다. 소설 곳곳에서 불편했다. 작가가 이것을 노렸을 지도 모를 일이지만 아 너무 좋아요 기대 이상이에요 팔을 치켜들고 환호를 보낼 수는 없다. 그럼 뭘 어쩌라고? 그건 뱀파이어 소설을 쓸 작가들에게 달렸지롱.


이 책이 주는 표면적 교훈이라면? 북클럽을 만들어라. 어느 한 분야를 파라.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된다면 언젠가 유용하게 써먹을 날이 있으리니. 북클럽 멤버는 신중하게 결정하라. 남자는... 안 된다.(남자들은 '말이 너무 많고' '쉽게 돈의 권력에 넘어가며' '가정에서도 이중가면을 쓰고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쓰면 또 일반화한다고 뭇매를 맞을라나. 소설이 말하는 바가 그렇습니다... 


이 지점에서 묻는다. 과연 이것은 뱀파이어 소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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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1-06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속 뱀파이어란 존재가 너무 기분나쁘고 불쾌했어요. 정체를 밝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좀 더 비중있게 그린부인의 시각과 활약편이 나오면 좋겠어요. ~

난티나무 2022-01-07 01:04   좋아요 1 | URL
제가 글에 덧붙이려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만 안 쓰고 올려버렸네요. 책 속 뱀파이어와 같은 존재가 지금 전세계에 너무 많습니다. 피만 안 빨지 사람을 족족 빨아먹어 죽음에 이르게 하는…ㅠㅠ 하아….
저도 그린 부인 주인공 원츄합니다.^^

라로 2022-01-06 2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읽으려고 샀는데 무섭군요! 절대 밤에 안 읽는 것으로,,ㅠㅠ

난티나무 2022-01-07 01:05   좋아요 1 | URL
아 뭐 그렇게 무섭…지 않다고 하기엔 좀 무섭고… ㅎㅎㅎ 암튼 저는 밤에 보면 악몽 꿀까 봐 되도록 안 봐요.^^;;
 

2021년, 잘 한 일을 꼽아보자. 우열을 가리는 것은 어렵다. 어떤 일이 다른 어떤 일보다 월등하게 좋을 수도 현저히 나쁘기도 힘들다. 꼭 같은 일이 아니고서야. 그러니 그냥 꼽자. 두 가지를 생각하는데 사실 이 둘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상호보완의 관계이기도 하다.


먼저 '각방 예찬'.

방이 부족한 집에서 '내 방'을 만들었다. 혼자 자고 혼자 책상을 쓴다. 거실용 식탁을 방으로 들였다. (커다란 6인용이지만 코로나 이후 쓸 일이 없었다.) 흩어져있던 책들을 장식장 안에 대략 정리해서 넣고 침대와 책상의 위치를 이리저리 바꾸어보았다. 책상에 앉아 책을 보거나 글을 쓰거나 1인용 안락의자(라고 하기엔 빈약한)에 반쯤 누워서 책을 읽다가 졸기도 한다. 집에서 가장 많이 머무르던 장소가 주방에서 내 방으로 바뀌었다. 여전히 한밤중에 다른 곳에서 나는 소리에 잠이 깰 때도 있지만 적어도 옆사람이 뒤척이거나 일어나거나 눕는 소리에 잠을 설치는 일은 없다. 자는 사람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책을 들고 주방으로 가는 아침도 없어졌다. 옆지기는 거실을 사용한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거실의 기능이 사라지다시피 했고 평소에도 나는 거실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 집이 복도식이라 공간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고 거실에도 문이 달려있어 방으로 쓰기에 별 무리가 없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한 셈이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옆지기는 오디오가 있는 거실을 이전보다 더 많이 활용하고 나는 잠만 자러 들어오던 방을 하루종일 책 읽는 공간으로 사용한다. 내가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난다. 침대에서 불 켜두고 책도 읽고 일기도 쓴다. 그저 방을 따로 쓸 뿐인데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다. 진작 할 것을. 부부가 하나의 방을 사용하는 것은 서로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다. 방 하나에 침대 하나가 아니라 각자의 방에 각자의 침대를 마련(혹은 각자의 이불을 사용)하는 것이 서로에게 훨씬 이롭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상황이든 부부는 한 방을 써야 한다고 배웠다. 싸우더라도 한 이불을 덮으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각방을 쓴다고 하면 이혼 전야의 부부를 보는 눈빛을 만나게 된다. 1+1=1을 요구하는 사회. 틀렸다. 부부가 한 침대에서 잠을 자는 이유는 많은 부분 남성에게 이로운 일이다. 루소인지 누구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옛적의 한 여성혐오자는 절대적으로 부부가 한 침대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그 침대에서 남편이 원할 때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내의 의무라고 말했다. (썩을 놈!) 결혼 유무와 상관없이 아래의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썩을 놈 이야기 여기 나온다, 아마도.) 그리고 되도록이면 잠자리 독립을 권한다. 따로 잔다고 애정이 식는 건 아니다. 해보시라. 생활이 덜 피곤해진다. 나는 내 방에서 책 읽는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 작은 집에 살아서 방을 나눌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배부른 소리로 들릴 것을 안다. 나도 지금껏 그렇게 살았으니까. 아이디어를 쥐어짜서라도 한 귀퉁이 내 공간을 정해두는 것으로 시작하면 좋다고 한다. 거기 있을 땐 방해하지 않기.)

















다음은, 모임이다. 독서모임.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익숙치 않고 누군가를 사귀는 것은 더욱 힘들고 낯을 가리기도 하는 내가 간간이 대화를 하는 도구로 인터넷을 활용해온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어떤 식으로든 인터넷으로 한국의 사람들과 연결되지 않는 삶을 살았다면 으... 나는 점점 작게 쪼그라들어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그림책 이야기로, 그 다음에는 그릇과 뜨개질로,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지냈다. 때로 침잠하는 긴 시간에는 그것마저 끊었다.) 작년 즈음부터 책을 사들이면서 알라딘 서재에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알던 사람들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이런저런 일상을 가끔 늘어놓던 블로그에 책 이야기를 쓰면서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모두 책이 연결해준 사람들이다. 자꾸 말이 길어지는데, 이러면 곤란한데, 아 막 설레잖아. 이 사람들, 너무 좋아서. 무엇보다 내 나름대로 큰 용기를 내어 줌독서모임들을 하게 된 것이 뿌듯함과 설렘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어설프고 긴장도 하지만 차차 나아질 것이다. 함께 책을 읽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 거기에서 또 느끼고 배우는 경험, 무언가 결과를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 매일 하고 싶다. 글로 만나는 독서모임 친구들 역시 굉장한 사람들. 매일 보고 배우고 자극받는다. 어떻게든 나와 연결된 책 친구들, 서툰 내 말과 글에 격려를 아끼지 않는 책 친구들, 모두 고맙다. 내 애정이 글자들을 넘어 전달되기를.


나를 칭찬한다고 제목 써놓고 감사인사로 마무리하게 되는 건가. 부끄러우니 딴소리 시전. 아무튼 잘 했다. 칭찬한다. 이 외에도 잘 한 일 몇 가지 더 있지 싶으나 길어지니까 여기까지. 라고 쓰면서 막 몇몇 이야깃거리가 떠오른다. 다음에 하자. 칭찬은 많이, 자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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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1-12-30 05: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칭찬 합니다.난티나무님♡
그나저나 ‘각방 예찬‘이란 책 넘 좋은데요?^^
나이 들수록 수면의 질이 떨어짐을 깨닫게 되는데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녔음을 느낍니다.
한 침대에서 부스럭 거림, 옆지기의 코골이등 한 번 깨면 밤을 새게 되더라구요.그리고 우리 부부는 온도가 서로 안맞아 한 겨울, 한 여름은 정말 최악이죠ㅋㅋㅋ
새벽형 사람들은 남편 깰까봐 불을 못켜니 그냥 눈만 껌뻑거리고 누워서 시간을 죽인다는군요.그래서 나이 들수록 각방을 쓰게 되나보다~싶더라구요.헌데 부부는 한 이불이란 말이 모두의 마음에 사슬로 옥죄니 죄책감이 들곤 하겠죠?
저는 주말부부라 혼자 편하게 자다가(때론 딸들이 곁에 와 자기도 하는데 이젠 딸들도 불편해요ㅋㅋㅋ 혼자 자는 게 넘 익숙해져 버림^^) 주말은 거의 잠을 못자 낮엔 피곤피곤~~ 사랑으로 극복하기엔 체력이 넘 딸리네요ㅋㅋㅋ
요즘 저도 지인들께 수면의 질을 높이는 각방을 권하고 다니는데(직장 다니는 제 친구는 일찌감치 각방을 쓴다더라구요) 와~난티나무님 👏👏👏 그런만큼 부부의 정도 더 깊어지시겠어요?^^ㅋㅋㅋ

올 해는 저도 난티나무님의 글을 읽을 수 있어서 반갑고, 좋았습니다.그동안 참 많이 궁금했었어요.같은 나무여서???ㅋㅋㅋ
지금 와 고백하지만...알라딘을 떠나버리신 줄 알고 섭섭했었어요ㅜㅜ
이제 난티나무님의 글을 더 많이 읽을 수 있겠어서 좋네요^^

난티나무 2021-12-30 06:46   좋아요 4 | URL
수면의 질! 진짜 이거 중요한데 말이죠. 어떤 면에선 아내들이 거의 평생을 잠자리 권리를 침해당한다고 봐도 좋을 듯해요. ㅠㅠ 온도 차이도 거의 비슷할 걸요. 여자가 추위 더 타고 더위 덜 타는 거요.^^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도 책을 사지 못해서? ㅠㅠ 알라딘 올 생각을 더 못(안) 했던 거 같아요. 여긴 책 이야기가 넘쳐나니까 와서 보면 책이 읽고 싶어지지 않았을까요? 그런 생각을 제가 했던 건 아니지만 여러 상황으로 짐작컨대 무의식적으로 했을 지도 모르겠다 싶어요. 몇 개월 동안 뜨개질만 하던 때도 있었는데 그건 아마 복잡한 생각을 하기 싫어서였던 거 같고요. 이래저래 힘든 시기가 많았나 봅니다.^^;;;;;;

책읽는나무님 감사해요. 말씀 너무 기쁘고 든든합니다.^^ ❤️❤️❤️❤️❤️

그레이스 2021-12-30 06: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모임
완전 공감합니다

난티나무 2021-12-30 14:39   좋아요 1 | URL
🎶🎶 그쵸그쵸!

mini74 2021-12-30 07: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짜 썩을 넘 개풀 뜯어먹는 소리하네요 ㅎㅎㅎ 난티나무님 저도 칭찬해드려요. 잠자리 독립 ! 독서모임 ! 난티나무님 행복하시면 그게 바로 잘한 일이지요 ~ 내년에도 서로 칭찬하며 사이좋게 지내요 *^^*

난티나무 2021-12-30 14:40   좋아요 1 | URL
썩을 넘 개풀 뜯어먹는 소리! 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mini74님~~~~^^

다락방 2021-12-30 08: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희 엄마도 아빠와 각방 쓰시고 제 여동생도 남편과 각방 씁니다. 특히나 여동생네 집은 모든 식구가 방을 한개씩 가지고 있고 또 저마다의 책상도 갖추고 있어요. 제부는 본인 방에 모니터 두 대 들여놓고 완전 컴퓨터실로 꾸몄는데 각자의 방이라고 하면 으레 별거중이냐, 사이 안좋냐고 묻더라고요. 제 여동생의 책상 얘기에는 책상이 왜 필요하냐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저는 그 반응에 놀라 말문이 막혔어요...

각방도 독서도 그리고 독서 모임도 응원합니다. 아울러 이렇게 계속 쓰시는 것도 힘차게 응원합니다!

난티나무 2021-12-30 14:43   좋아요 1 | URL
식구들의 각방 쓰기가 생활화된 다락방님 가족!!!! 매우 바람직합니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고마워요~~~ 새해에도 꾸준하기를 저도 제게 바라봅니다.^^

수이 2021-12-30 08: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해 만나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어 좋았어요, 각방 예찬 격렬하게 찬성합니다. 저도 그러고 싶지만 아직은 여건이 힘드니 얼른 여건을 만들어 저도 난티나무님 본받아 저만의 방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새해에도 건강하게 계속 함께 읽고 쓸 수 있기를! :)

난티나무 2021-12-30 14:50   좋아요 0 | URL
vita님^^ (왠지 부끄럽다 ㅎ 다음엔 제가 더 잘 할 수 있을 거예요… 응? 뭘?)
방 만들기 응원해요~ 여건아 얼른 만들어져라!!! 얍!!!!
씐나!!!!!! ❤️❤️❤️

거리의화가 2021-12-30 1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부가 한방을 써야 한다는 거 생각만 해도 숨막힙니다^^; 각자의 공간에서 서로의 영역이 있어야 부부 관계도 더 오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방에서 책도 읽고 음악도 듣도 커피와 맛난 음식도 먹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 참행복이잖아요. 독서모임도 응원합니다!

난티나무 2021-12-30 14:56   좋아요 0 | URL
서로의 영역, 맞아요 거리의 화가님. 공간도 그렇지만 심리적 거리도 있어야 한다고 느껴요.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한마음 한뜻으로 부부 = 한몸 이라고 생각들 하는 걸까요. ㅠㅠ
응원 감사합니다!! 🥰

공쟝쟝 2021-12-31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칭찬하는 난티나무님을 내가 더 많이 칭찬해!! 너무 너무 근사한 2021년 이었는 걸요? 와. 진짜. 멋져요. 엄지척!!

난티나무 2022-01-06 16:39   좋아요 0 | URL
아 댓글을 이제야 봤어요!^^;; 오늘 6일인데?@@
고마워요~! 2022년은 우리 모두에게 조금 더 근사한 시간이길~~~~~~

단발머리 2021-12-31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방예찬 넘 감동적이에요. 가족이라고 해서 꼭 모든 것을 같이! 해야하는 건 아닌데, 일반적으로 그 생각을 벗어나는게 쉽지 않은 거 같아요. 혼자 자고 혼자 일어나 혼자 책 읽는 새벽이라니, 우아... 넘 근사한걸요!!

난티나무 2022-01-06 16:40   좋아요 0 | URL
이 댓글도 이제야 확인합니다.^^;;;
‘가족 신화‘도 깨뜨릴 필요가 있어요, 완전. 우린 도대체 얼마나 많은 편견덩어리들일까요?ㅠㅠ
올해도 근사하게! 단발머리님도요!!!!!!
 
여성과 광기
필리스 체슬러 지음, 임옥희 옮김 / 위고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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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모든 것이 '성적 기준'에 의해 재단되는 세상, 필리스 체슬러의 <여성과 광기>는 그러한 기준이 여성의 정신질환과 의료기관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음을 낱낱이 까발린다. 모든 것이 '성적 기준'에 의해 재단된다는 말은, 여성인 당신이 어떤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또는 하지 않든, '그것은 당신이 여성이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항상 꼬리표처럼 붙어다닌다는 말이다. 그리고 공기처럼 사회에 퍼져있는 편견에 따라 조금이라도 그 '여성적인 잣대'에서 벗어나면 마땅히! 비난이 따라온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떤가, 정신질환이 없다 하더라도 이런 꼬리표 지나치게 친근하지 않은가. 목소리를 높이면 '미친년'이라는 소리를 듣는 일, 말해 뭐하나. 

(사족 : 네이버에서 '미치다'를 검색하면 사전의 예문이 다음과 같다. "그녀는 전쟁 통에 어린 자식을 잃고는 끝내 미치고 말았다." 미치는 사람이 여성이다. 미치는 것은 대부분 여성이다. 더하여 모성을 극대화했다. '그는 전쟁 통에 어린 자식을 잃고 끝내 미치고 말았다.'는 문장은 예로 들 만큼 흔하지 않고 예문보다 확실히 '덜 일반적'이다. 남편들은 속을 알 수 없는 묵묵함을 지키며 그저 옆에 있거나 혹은 아예 없다. 이런 예문도 어머니라면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모성 신화에 이바지하고 있지 않나? 우리가 '미친년'이라는 단어에 곧장 '귀 옆에 꽃을 꽂은 젊은 여자'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다. 낱말 풀이를 볼 때마다 찜찜하다. 언어는 무서운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정신질환'이라는 것에 대해(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다시 생각했다. 옛날에도 존재했던 증상들을 과학과 의학이 발달하면서 규정짓고 틀을 만들어 집어넣게 된 것, 거의 모든 의/과학 연구가 그렇듯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이나 조사/연구는 없다시피 했으며 늘 기본값은 남성이었다는 것. 거기에 더해 병원에서의 심리치료 역시 가부장적 존재인 남성의사/치료사에 의해 여성환자들을 성적 대상화한다는 사실에 대해. 나랑 성관계 하면 니 증상이 낫는다? 이런 개소리를(개야 미안) 늘어놓는 자들이 의사라고 떡 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공포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어릴 적 살던 도시의 한 병원을 떠올린다. 병원 앞에 가본 적 없고 정확히 주소가 어딘지도 모르지만 거기 어디쯤, 도시의 상징물 근처 어딘가에 있다는 '정신병원'. 실체 없이 느끼던 두려움. 흐릿한 기억에 엄마가 거기 다녀왔다는 말을 스쳐들었던 것 같다. 가야 겠다고 한 건지 다녀왔다고 한 건지 알 수는 없다. 연기 자욱한 기억 속에서 엄마와 '정신병원'은 그렇게 가늘고 희미하지만 긴 끈으로 이어져있고,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나는 엄마가 병원에 갔었다고 믿었을 것이다. 그러고도 남았다. 그러고도 남을 상황 속에서 그래도 '정신병원'은 무서웠다. '미친 사람들'이 가는 곳이고 '위험한' 곳이라 생각했다. 엄마는 미쳤을까. 나도 미쳤을까.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살 수 있었겠느냐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미치지' 않았고, 살아남았다. 우리는 정말, '미치지' 않은 걸까? 


억울한 여자들, 감옥과도 같은 곳에 갇혀서 연명하다가 죽은 여자들, 난도질당하고 짓밟힌 여자들, 집에서, 거리에서, 병원에서, 알 수 없는 곳에서, 넘어지고 다치고 죽는 여자들. 심각한 사태를 정확히 보자. 정확히 보게 만들자. 치우치고 숨겨지고 뻔뻔한 모든 기준들을 다시 보게 만들자. 한 명이 말하고 백 명이 말하고 천 명이 말하고 천만 명이 말한다면, 그렇다면 더디더라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ㅠㅠ


밑줄을 많이 그었는데 이 많은 밑줄들을 어떻게 다 옮길 것인가 생각하다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한 문장 한 문장 다 읽는 수밖에 없다. 그냥 읽으세요. 


+ 지금 나의 여기에서 방향을 잡을 몇 문장들 : "여성의 신체에 대한 가부장제의 혐오로부터 벗어나야 하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관계'를 유지하려는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528) "여성은 먼저 자기 자신에게 그리고 다른 여성들에게 부드럽게 대하고 연민을 느껴야 한다. 여성은 세계를 '구하기'에 앞서, 남편과 아들을 '구하기'에 앞서 자기 자신과 딸을 '구하기'에 나서야 한다."(528) 


옳다. 관계를 유지하려는 집착을 버릴 것. 그리고 나는 우선 내 자신부터 구한다. 남편과 아들들은 저희가 알아서 구해지든 말든 할 것이다. 나는 나를 먼저 구하고, 내가 낳지는 않았지만 내 딸이나 다름없을 조카들과 주변의 여자아이들을 구하기에 나선다. 그것을 목표로 한다. 



(* 또 사족 : 이번 달 시작도 가장 먼저, 완독도 가장 먼저, 거기에 <미괴오똑>까지 더해 읽었음에도 그럴 듯한(?) 리뷰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순간메모를 하지 않았으며 전체 내용정리를 하지 않았으며 <미괴오똑>을 읽으면서 그만 생각이 얽혀버렸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어본다. 어쨌든 그러니까 결국은 내 능력 부족이라는 말이다. 오만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휘저었으나 그것을 요래요래 잘 엮고 짜는 능력이... 이 글에서 가장 핵심인 부분은 "그냥 읽으세요"가 되겠다. 이 말을 그저 두서없이 길게 늘여 쓴 것이라 보면 된다. 그러나 뭐라도 쓰긴 써야 겠고 그래서 일단 쓰기는 썼다. 항상 말일 전에 에라 모르겠다 모드가 된다. 와, 변명 쩔어.




"우리 시대 여성들은 '자유로운' 노예다. 그들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굴종을 선택한다. 여성들은 정서적으로 너무나 쉽게 '홀딱 빠져들도록' 배워왔기 때문에 생각을 한다손 치더라도 분명하게 생각할 수 없다. 하데스(또는 제우스나 디오니소스)는 딸이자 처녀인 페르세포네를 그녀의 어머니인 데메테르 여신으로부터 빼앗아왔다. 수 세기 동안 가족들은 이와 같은 작별을 해왔다. 오늘날 우리 시대의 여성들도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는 그 길을 따라 허둥지둥 지하세계로 걸어 내려간다." (135) 


"개별적으로 치료를 받고 공개적으로 입원을 한, 그래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대다수 20세기 여성들은 미친 것이 아니다. 플라스, 웨스트, 피츠제럴드, 패커드와 마찬가지로, 그들은 대단히 불행하고 자기파괴적이며 경제적으로 무력하고 성적으로 불능한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성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간주되지 않았던가. 우리 문화에서 정말로 미친 여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사회는 그와 같은 경험을 이해하거나 존중하지 않고 눈에 띄지 않게 제거해버린다. 광기는 차단되고 수치스러운 것이 되며 잔혹하게 취급당하고 부정되고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그럼에도 우리 시대의 남성들과 정치하고가 과학 - 그 자체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본보기 - 은 비이성적인 것, 즉 무의식적인 사건이나 집단적인 역사의 의미에 다가가거나 접촉하려고 하지 않는다." (139) 


"대부분의 임상의들은 여성의 성적 자기규정에 필요한 사회정치적(심리적) 조건에 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남성들이 생산과 재생산의 수단을 통제하고 있는 한 여성들은 결코 성적으로 자신을 실현할 수 없을 것이다. 여성들은 자신의 성(또는 성적 쾌락을 위한 그들의 능력)을 경제적인 생존 및 모성과 맞바꾸어왔다. 익히 알다시피 여성의 불감증은 그와 같은 맞교환이 없어져야만 없어질 것이다. 매춘, 강간, 가부장적인 결혼이 혼외 임신, 강요된 모성, 비모성적인 부성, 나이 든 여성의 성적 박탈과 같은 개념(관행)과 더불어 존재하고 있는 한, 여성들은 '성적'일 수가 없다. 정신분석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여성의 불감증은, 여자아이들이 불감증을 겪지 않고 있는 여자 어른에게 돌봄을 받고, 그런 어른들을 보고 자랄 때 없어지게 될 것이다." (168) 


"'광기'라는 것은, 남자에게 나타나든 여자에게 나타나든 간에, 과소평가된 여성 역할을 수행하거나 혹은 개인에게 부과된 상투적인 성역할을 총체적 혹은 부분적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조건화된 여성의 역할을 완전히 수행하는 여성들은 임상적으로 '신경증적'이거나 '정신병적'이라고 간주되었다. 그들이 입원당하는 것은 우울증, 자살 시도, 불안신경증, 편집증, 식이장애, 자해 또는 난잡한 성교 등과 같은, 대체로 여성적인 행동을 보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역할을 거부하거나 혹은 이에 대해 양면적인 태도를 취하는 여성은 자신뿐 아니라 사회를 경악하게 하는 만큼, 그들에 대한 추방과 자기파괴는 매우 이른 시기에 이루어진다. 이런 여성들은 또한 '정신질환적'이라고 분류된다. 이들이 만약 입원을 한다면 정신분열증, 동성애, 난잡한 성교 등과 같이 비교적 덜 여성적인 행동을 보이기 때문이다. 불감증과 마찬가지로 난잡한 성교는 '여성적인' 동시에 '비여성적인' 특징이다. 단지 한쪽은 '여성성'으로 도피하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여성성'으로부터 도피하는 것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182) 


"우리 문화의 정신건강 윤리는 남성적이다. 이와 같이 성별에 따라 정신건강에 관해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탓에 인간의 정신건강에 관해서는 오로지 남성적 기준만이 존재하고, 이는 사회와 의사 모두에 의해 강화된다. ... 남자아이들의 '공격적인' 행동이 문제가 되는 유일한 이유는 가부장제가 그들이 좀 더 나이가 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남성성'을 실천하도록 원하기 떄문이다." (199) 


"중요한 것은 학문(예술)을 하는 남자들은 찰나적이고 낭만적인 순간을 제외하고는 여성 주체와 자신을 강력하게 동일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들의 제정신은 두 다리 사이에 단단히 정박해 있기 때문이다." (210) 


"심리치료와 결혼 제도는 서로를 되비추고 있을 뿐 아니라 서로를 지탱한다." (253) 


"전통적으로 심리치료사는 여성 억압의 객관적 사실을 무시해왔다. 여성 환자는 아직까지 남편이나 치료사와 '진정한' 대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을 억압함으로써 직접적인 혜택을 누리는 그런 사람들과 어떻게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겠는가?" (255~256) 


"여성은 스스로 방어할 수 없기 때문에 강간당한다. 여성의 순종적이고 타협적이며 동정적이고 유혹적인 행동의 대부분은 강간의 책임이나 강간 사실을 회피하기 위해 구축되었다. 강간은 근대 산업자본주의 시대 훨씬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그것은 한 남자가 다른 사람의 직접적인 신체적 고통과 심리적 모멸을 통해서야 비로소 쾌락이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행위(또는 사회 체계)에 대한 적절한 은유로 보인다. 아는 이성에 의한 강간과 임신이라는 생물학적인 사실과 의미가 가부장제 가족을 구성하는 주요 요인이었다고 믿는다. 남성들이 자신의 유전적 불멸성을 증명하려는 욕구 또한 주요 요인이었다. 이러한 욕구가 너무 강렬해서 남성들은 자녀가 자신의 정자로부터 창조되었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 당연히 여성의 몸을 식민화하고 여성의 자유를 제한할 자격이 있다고 여겼다." (516) 


"의식이 기적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여성이 권력을 획득하지 않고 가부장제를 물리치거나 변화시킬 수 있는 길은 없다고 생각한다. ...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은 '악조건에서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자유롭고 도덕적인 선택에 따라 폭력 행사를 거부하기 이전에 폭력이나 자기방어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517) 


"여성이 전혀 다른 더 나은 과학과 언어를 발견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페미니스트 여성들은 이런 제도들이 여성을 억압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공공 및 사회 제도를 점진적이고 근본적으로 장악해야 한다. 여기서 '장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까닭은 남성들처럼 공공제도에서 우위를 점해본 경험이 없는 여성들로서는 '평등'이나 '개별성'만으로는 여성의 억압을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526) 


"여성은 많은 일들과 많은 생각, 많은 사람들에 관심을 갖는 것에서 어떻게든 자유로워져야 한다. 자아 초점을 그처럼 급격하게 옮긴다는 것은 극도로 어렵고 두려운 일이다. 모든 '여성적인' 신경과 감정이 날카롭게 자극되면서 심각한 대가가 따르게 된다. 어떤 여성은 그처럼 급격하게 초점을 이동시킬 때 '미쳐'버린다."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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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2-30 08: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본문에 언급하신 528 인용은 저도 밑줄 그었습니다. 여자들은 자신을 먼저 구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필리스 체슬러가 말해줘서 너무 좋았어요!

난티나무 2021-12-30 14:58   좋아요 2 | URL
저도요. 이런 말 계속 해주는 사람 있어야 해요, 진짜. 자꾸 까먹을 수 있음! ^^;;;;;;

청아 2021-12-30 08: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겠습니다. 미괴오똑 저도 그냥 읽을께요!!ㅋㅋ네이버 검색결과에 놀라서 다음에 검색해보니 네이버 왜이런거죠? 예문을 들어도 하필! 이 책을 읽으면서 길에서 마주치는 여성들을 볼 때 어쩐지 더 짠하고 애틋하더라고요.난티나무님 완독 수고하셨어요!!!!

난티나무 2021-12-30 15:03   좋아요 2 | URL
미미님 요즘 저도 여성들 볼 때의 심정이 그래요… 마음이 아파… 흑. 너무 이러면 안 되는 거죠?^^;;;
다음에서 보니 속담이 또 가관이네요. 허허…. 아 진짜… (미친 녀편네 떡 퍼 돌리듯,이라는 속담…)
🙏🙏🙏

거리의화가 2021-12-30 09: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crazy는 왜 유독 여성들에게 붙여지는가 항상 늘 불만이었는데 이 책 읽으면서 분노하기도 하고 일정 부분 해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도 밑줄이 너무 많아서 어느 순간 정리가 더 어려운 느낌이더라구요.
여성들이 자신을 구해야 한다는 말은 백번 천번 옳은 말입니다! 누굴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먹고 일하고 싸우고 해야 할 것 같아요.

난티나무 2021-12-30 15:09   좋아요 2 | URL
분노의 책이죠. 쓴 사람도 읽는 우리도! 저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여성이 가장 하기 어려운 게 다른 사람을 위하고 먼저 생각하는 습성을 버리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너무 몸에 배어버려서…ㅠㅠ 나를 위해 먹고 일하고 싸우고!!!! 👏👏👏

수이 2021-12-30 10: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괴오똑은 읽으신 분들 평이 다 좋더라구요. 저는 알 수 없는 거리감에 좀 이따 읽어야지 했는데 아무래도 여기저기 말씀을 하시니 읽어봐야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2022년에도 내내 함께 읽으면서 더 많은 생각 주고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난티나무 2021-12-30 15:12   좋아요 3 | URL
미괴오똑 페이퍼라도 쓰고 싶은데 잘 될 지 모르겠어요. ㅎㅎ 생각이 많아져서…
함께 하는 2022년!! 😍😍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vita님~~~^^

수이 2021-12-30 15:17   좋아요 2 | URL
언니 요새 애교가 는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 😘

난티나무 2021-12-30 15:30   좋아요 2 | URL
아니 제가요?@@ 그라믄 안 되는데…ㅋㅋㅋ 아아 사랑이 막 넘쳐흐르는가….. 좀 주워담아야 하겠다아… 쓰읍 😝😝😝

수이 2021-12-30 15:3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12-31 1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기 전에 <미괴오똑> 시작해서 아직 그 책은 조금 남아있는데 같이 읽기 잘한 것 같아요.
미쳤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이 책을 써내려간 저자의 강단과 통찰에 박수를 보내구요.
그 책을 힘들게 읽고 쓰는 우리들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난티나무 2022-01-01 23:40   좋아요 1 | URL
박수를!!!!!!!
단발머리님 해피뉴이어!!!!!!! 편안한 1월 1일 밤 보내세요~~~~~^^

공쟝쟝 2022-01-04 1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번 더 읽으면서 임파워링합니다! 난티님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 !

난티나무 2022-01-05 01:11   좋아요 1 | URL
임파워링!!!!!!! ❤️❤️❤️
공쟝쟝님도 복 많이 받으시길!! & 건강!

난티나무 2022-01-05 0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데 글 다시 읽어보니 그냥 읽으세요, 의 대상은 여성과 광기인데 왜때문에 미괴오똑을 그냥 읽으신다고???ㅋㅋㅋ 😊😊😊 다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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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2월
평점 :
절판


카페인에 약한 나에게 알맞은 커피라는 생각이 든다. 구매 후 아직 내 손에 들어오질 않아 맛보기 전이지만, 하프카프,라는 말에 한껏 마음이 부푼다.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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