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좌석에 앉아 두뼘도 채 되지 않는 작고 두꺼운 유리창으로 내려다보는 땅, 점점 작아지고 작아져서 점을 마구 찍어놓은 것처럼 구별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일 때 느끼는 감정. 나를 멀리멀리 띄워놓고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아주 잠깐의 시간.

책을 읽으며 떠오른 이미지는 이런 것이었다. 무수한 모래알 중 하나인 나, 또다른 하나들인 사람들. 작은 모래알도 언젠가는 사라진다는 것을 생각하기는 인간의 죽음을 생각하기보다 훨씬 어렵다. 프롤로그를 읽으며 떠올린 이미지와 생각들은 글을 읽어나가는 내내 비슷하게 머리에 남아있다. 강렬한 프롤로그, 거기에 맞춤하게 이어지는 글들. 불규칙하고 우연한 만남과 헤어짐들이 인물들을 헤집고 엮고 흐트린다.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고 그 사이를 생각과 감정이 흘러다닌다. 뜻밖의 인물이 튀어나와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눈물을 자아내게 한다.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 걸까? 나는 얼마나 다른 사람, 다른 생각, 다른 세계에 연결되어 있을까? 책을 읽으며 만나는 몰랐던 새로운 이름, 새로운 작품들을 찾아보게 된다면 또 어떤 인연이 나에게 다가올까? 알고 싶어하는 마음, 그건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엄청나게 무섭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어떤 사람을 제대로 알기는 불가능한 일이라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로 아무도 알 수 없고 판단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고 노래 가사를 쓴 사람은 이미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아무 생각 없이 내뱉던 말이 때로는 진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사가 헷갈려서 찾아보니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다.^^;;; 잘못 알고 있었네.)

끼리끼리 논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책 속 이 사람들, 끼리끼리 노네? 어떤 식으로든, 그것이 설령 자기 자신을 투사하는 욕심의 결과라 할지라도, 시대 안에서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들은 연결짓고 확장해나간다. 항상 상승효과만 있지는 않지만 그런 관계들에서 말과 글과 행동이 나온다. 이 끼리끼리는 어쩔 수 없는 걸까. 조금 쭈그러드는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은 확실히 욕심의 결과다. '이름'에 환상을 품고 있어서일 수도 있다. 우주를 생각해라. 나는 티끌보다 더 작아 눈에 보이지도 않는 먼지같은 존재이며...ㅠㅠ (나랑 친구할 먼지알갱이, 손?) 또한 똑똑하고 뛰어난 그들 역시도 사람이기에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똑같이(물론 인식의 정도가 다르니 감정의 깊이도 다르겠지만), 그러니까 비슷하게 느낀다는 사실에는 조금 위로를 받는다. (위로 어쩌구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아님? 나 좀 웃김. 욕심의 화신이로구나. 사실은 조금도 위로 안 됨. 자기비하. 역시 나 웃김. 인간은 좀 웃긴 존재이니 나도 웃긴 걸로. 비하하지 말고 이젠 비상 좀 하지?)


"고립과 소외, 자기 자신을 "타자"로 인식하는 경험은 바로 이 가시성의 장막에서 비롯된다. 이 장막은 동류의 슬픔으로 슬퍼하고 동류의 갈등으로 갈등하는 다른 수많은 이를 보이지 않게 감추며 자기 자신의 본성마저도 외면하게 만든다. 이 장막을 걷어내야만 우리는 타자화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멜빌과 미첼의 시대에서 한 세기가 지난 후 미국의 시인인 오드리 로드Audre Lorde는 "우리가 가장 상처 입기 쉬운 상태를 드러내어 보여주는 일은 또한 우리에게 가장 큰 힘을 부여하는 원천이기도 하다"라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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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하며 그러므로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어쩌면 그 일을 겪는 당사자도 잘 모를 것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단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친밀함의 종류는 "우라니아인" 혹은 "퀴어" 혹은 다음 시대에 등장할 그 어떤 꼬리표로도 규정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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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04-15 0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먼지만두 손!!! 들었어요.

난티나무 2022-04-15 14:06   좋아요 1 | URL
😍😍😍 손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미미 2022-04-15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ㅋㅋㅋ저도 그 노래 가사 ‘내가 나를....‘인줄 알았어요ㅋㅋㅋㅋㅋ난티나무님~좋아요10개 누르고 싶은 글이예요~^^♡

난티나무 2022-04-15 14:09   좋아요 1 | URL
🥰🥰🥰
긍게 그 가사 왠지 바꾸고 싶어요.ㅋㅋㅋㅋㅋ
손!!! 10개!! 감사합니다!!!!!! 🙏 🤗❤️

그레이스 2022-04-15 19:46   좋아요 1 | URL
ㅋㅋ
저는 무심코 듣기만해서 그냥 소리로만...

라로 2022-04-16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강렬한 프롤로그 읽고 멈춤이에요. 너무 좋았어서 더 읽지 못했어요. 어떤 준비가 필요한 것 같고, 독서 내공이 부족한데 내가 읽어 낼 수 없으면 어쩌지 불안하기도 했고 등등 라로먼지는 난티님 이런 글 올리기 전부터 친구하고 싶어하는 먼지였어요. ㅎㅎㅎ 🤣 ㅎㅎㅎ 🤣 ㅎㅎㅎ 🤣

난티나무 2022-04-16 00:44   좋아요 0 | URL
오 저도 프롤로그 읽고 한참 머물렀어요. 조용히 낭독하며 다시 읽었구요.^^
본문은 읽히기는 잘 읽혀요. 엄청 많은 인물이 나와서 메모가 필요할 수도 있고요. 처음 듣는 사람도 저는 많았어요. 워낙 몰르니…^^;;; 그래도 재미있어요!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라로님은 난티나무먼지의 칭구!!!!!! 👯‍♂️(말해놓고 보니 제맘대로 칭구! ㅎㅎㅎ 🤣) 제가 낯을 좀 가립니다.ㅋㅋ 😎 우리 언제 만나요????@@ 😞 ㅋㅋㅋㅋㅋㅋ
 

벼룩시장 시즌 본격 시작!

매주 일요일 벼룩시장에 놀러 간다. 아주 오래된 일요일 루틴이다. 코로나 2년동안 첫 한 해는 없었고 두번째 해에는 가뭄에 콩 나듯 했다. 올해는 예전처럼 열리고 있다.

이번 주에는 토요일에도 열리는 마을이 있었다. 근처의 중고가게에도 들러서 책을 샀다. 이틀 동안 산 책들.





책탑을 일주일만에 또 쌓았네. 책탑은 늘 옳지만 이렇게 늘어가는 책들을 보며 뿌듯한 마음 한켠에 부담도 팍팍.







그림책 세 권과 만화책 한 권.

표지에 무려 마가렛 애트우드라 적힌 그림책을 벼룩시장에서 겟. 오래전 나왔지만 상태 양호하다. 아직 안 읽어봄.ㅎㅎ 늑대 그림책은 그림도 있고 늑대 사진도 있고 꽤 두꺼운 늑대 생태책이다. 나에게 딱 맞춤한 책 아닌가 싶다. <Quelle horreur> 그림이 예뻐서. 만화책은 오 제목 봐라. 신박하다. ㅎㅎㅎ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섹스 나라의 앨리스.ㅋㅋㅋㅋㅋㅋㅋㅋ 네 권 모두 번역판 없나 보다.







어제 읽던 책에 푸코 나와서(푸코 안 나오는 책이 드물긴 하다, 요새 읽는 책들...) ㅎㅎㅎ 휘리릭 넘겼는데 또 푸코 이름 보여서 찍음.







마거릿 애트우드의 날.ㅎㅎ 그림책은 한국에 번역판 나오지 않고. 소설은 <눈먼 암살자>. 책들이 다 보라보라 깔맞춤이야~ 씐나~~!! ㅎㅎㅎ

























이름들만 똭 봐도 머리아플 것 같은 책이다.^^;; 멜라니 클라인 들어있는 거 보고 샀다. 대략 비오그라피랑 대표 저서, 발췌 로 되어있다.







슈테판 츠바이크. 그리고 프랑스 노래에 대한 책. 유명 노래들(동요, 구전요 포함) 가사와 해석이 실려있다. 스탕달의 <적과 흑> 읽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발견해서 겟.



















마리 다리외세크 <여기 있어 황홀하다>. 이 책이 그 책인지 모르고 삼. 집에 와서 찾아보니 그 책이었다.ㅎㅎ 보관함에도 있었는데 제목을 기억 못하고 있었음.


플로라 트리스탕,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제목 보고 구입. 요즘 처음 듣는 여성의 이름이 많다. 그만큼 묻혀있던 사람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말. 이 사람도 장난 아님.(아래 지식백과 링크 참조. 나도 아직 자세히 읽어보지 못했음.^^;;)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59014&docId=3574701&categoryId=59014














(플로라 트리스탕 책은 번역판도 없고 영어판도 프랑스어판도 없어서 (아마도) 스페인어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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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4-25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은 불어라 눈에 안 들어오고 마거릿 애트우드 이름자만^^ 불어 5년 배웠으면 뭐하나, 자괴감이 커지네요 ㅎ

난티나무 2022-04-25 17:37   좋아요 1 | URL
마거릿 애트우드 어제 책을 모아보니 저 꽤 있더라고요? ㅎㅎㅎ 기분 좋았어요. 불어책은 저도 언제 읽을런지 기약이 없….^^;;;;
저도 외국어 학교 때 배운 거 하나도 몰라요. 어쩜 그럴까요?^^;;;

mini74 2022-04-25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잘 몰라서 ㅎㅎ 파울러 모데존 베커 표지그림이 눈에 들어오네요 ~ 여기 있어 황홀하다 제목 멋집니다 *^^*

난티나무 2022-04-26 03:23   좋아요 1 | URL
저도 책표지 구경하는 수준이에요.^^
한국판 그림 보니 내용이 더욱 궁금해지네요.
 

달리는 차 안에서 틈틈이 독서 중.
32번 주에서 푸코와 동즐로를 보(읽)고 감탄하는 중. 그렇다고 푸코나 동즐로(누규?)를 읽어보겠다는 의지 따위 생기지는 않음.

햇살이 좋다.
그러나 아침엔 서리가 내렸고 오전 9시 44분 현재 바깥 기온은 5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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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4-10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난티나무 2022-04-11 01:02   좋아요 0 | URL
😍😍😍
틈틈이 열심히!!!!!

얄라알라 2022-04-10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워요...풍경도, 난티나무님께서 포착하신.그 순간의.그림자와.책, 난티나무님의.짧은 글도..~^^

난티나무 2022-04-11 01:03   좋아요 1 | URL
우엇 감샤합니다 ~~~ 🙏

책읽는나무 2022-04-10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5° 기온차가 이곳이랑 많이 나네요??
그래서 책 표지의 햇살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군요?^^

난티나무 2022-04-11 01:04   좋아요 1 | URL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어요. 낮엔 봄 밤엔 초겨울…^^
 



가끔 가는 중고가게나 벼룩시장서 책을 득템하는 기분, 놓칠 수 없는 경험. 프랑스어읽기근육이 얼추 키워지면 나중에 읽을 수 있겠지, 하는 망(!)상. 그래서 또 이만큼 샀다.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중 2권을 중고로 겟!해서 총 3권이 되었다. 이제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만 있으면 시리즈 완성. 읽기도 완료!하면 좋겠네....^^;;

















프리모 레비 <이것이 인간인가>

올가 토카추르크 <태고의 시간들>

헨릭 입센 <인형의 집>
















벼룩시장에서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을 발견하고 잠깐 살까말까 망설였다. 읽을 것인가? 물론 지금까지 산 프랑스어책을 읽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는 생각한다구... 아무튼 읽은 분들의 평이 나쁘지 않았다 싶어 구입. (네, 2유로라 샀습니다.ㅋ)

프랑수아즈 에리티에는 한국에는 번역된 책이 얼마 없지만 여기는 꽤 많은 듯하다. 섹슈얼리티에 관한 책 두 권을 사두었는데 너무 어려워서 ㅠㅠ 손도 못 댐. 이 책은 번역본이 있다. <달콤한 소금>. 음 원제에는 달콤하다는 단어가 없는데. 얇고 쉬워보여 도전해 보기로 한다.

페넬로페 피츠제럴드 <더북샵>. 이 책이 그 영화의 그 책인 줄 사면서도 몰랐다. 집에 와서도 한참을 지나서 책을 휘리릭 들쳐보다가 응? 이거 그 영화인데? 했다는.ㅎㅎㅎ (한글번역판은 없는 건가?)


000













오, 중고가게에서 건진 대박 아이템! <Femme égalité de 1789 à nos jours> 천천히 한 장씩 번역하면서 보면 재미있겠다. 오래전에 나왔지만 아주 유용할 듯.





여성의 생활, 직업, 사회/정치활동 등 여러 자료와 사진들이 풍부하게 실려있다. (사실 아직 제대로 보지 않아서 잘 모른다.^^;;) 흥미로운 부분 가끔 올려보도록 하자.





보부아르 언니의 사진은 너무 많이 널려(?)서 ㅎㅎㅎ 암튼 표지사진만 보고도 무슨 책인지 알 수 있는 건 좋다. 새 책을 할인가에 판매하는 서점을 발견했는데 가판대에 떡 얹혀져 있어 들고 왔다. 반값으로 겟~ 아래 목차에 책에 실린 여성들 이름 참조~

↓↓↓









그밖에 이런 그림책들도 샀다. 그림책 한 권에 2만원씩 하는지라 새 책 사기 어렵다. 벼룩시장에서 괜찮은 그림책이 나오길 바래보지만 괜찮은 그림책들은 다 집에 모셔두니.ㅎㅎ





할인 서점 옆 그림책 서점에서 구경하다가 한 권 구입. 크게 무슨 깨달음을 주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냥 좋은 느낌. 괜히 좋은 느낌. 집에 와 찾아보니 번역본 있다.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숲에서 보낸 마법 같은 하루>. 원서 제목과 많이 다르네? 난 마법,보다 rien이 더 좋네. 쩝.
















표지를 기억하고 있던 책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

생각보다 엄청 크고 무거워 놀람. 중고로 거의 반값에 구매. 한국책(58000원)도 비싸고 프랑스판(49,90유로)도 비싸고. 천천히 한 장씩 봐야지. 처음 할인서점에서 발견하고 긴가민가 해서 안 샀는데 나중에 다시 가서 삼. 다행히 아무도 안 사갔더라.
















시몬 베유Weil, 한국어판은 뭔지 잘 모르겠어서 패스. 이 얇은 책도 발췌본이라 원래 책은 못 봤다. 서점의 페미니즘 칸을 뒤적이다가 발견. 얇아서 산다.ㅎ (정치가 시몬 베유Veil 아님. 위의 책에도 시몬 베유 두 명이 다 나옴.)





할인 서점 구경하다 눈에 띄어 망설임 없이 집어든 ㅎㅎㅎ 미로책.







신박하지 않은가? 미로찾기책을 안(못) 봐서 그런가. 아무 생각 안 하고 싶을 때 펼쳐서 몰두하면... 더 머리 아파지려나.ㅋㅋㅋㅋ

이만큼 산 책 이야기.

그런데!!!!!

사고 싶은 책이 생겼따~!

클났따~!





바로 이 책!

프리다 칼로의 작품 모음집!!

어마어마하게 크고 무거워서 한 손으로는 집어들지도 못한다.

가격은... 150유로. 흑. 늠 비싸. 그런데 늠 갖고 싶다!! 초롱초롱!!!!

(아래 책소개 페이지 가면 작품 몇 개 소개되어 있음. 칼로의 작품 뿐 아니라 사진들, 드로잉, 편지, 기타등등 다 모아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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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4-07 06: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아름다운 페이퍼네요.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 담아갑니다. 제가 언제 펼쳐볼 진 모르지만 갖고싶은 책이네요. 흐흣

수이 2022-04-07 09:01   좋아요 1 | URL
락방님 우리 뉴욕 찍고 파리도 갈까요? 그냥 서점 구경하러 ㅋㅋㅋㅋ

난티나무 2022-04-07 14:56   좋아요 0 | URL
이건 사야 해! 이런 생각 드는 책 있잖아요.ㅋㅋㅋ 저는 거의 반값이라 더더욱 그랬답니다.^^
vita님 서점 구경하러!!! 멋져!!!!!

유부만두 2022-04-07 0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샵은 영화보다 책이 훨씬 좋아요. 책의 인물은 더 나이 지긋하며 위트와 의지가 있죠. 전 레일라 슬리마니 프랑스 신간이 엄청 궁금하던데요. 먼저 읽어봐주세요?;;;;

다락방 2022-04-07 08:17   좋아요 0 | URL
북샵은 번역본이 없는거군요. 난티나무 님 글에서 번역본 없는건가? 보고 저자 이름으로 검색했는데 <푸른꽃> 하나 나와요. 시무룩..

수이 2022-04-07 09:01   좋아요 0 | URL
아니 언니 이런 좋은 정보는 얼른얼른 알려주셔야죠 페이퍼로 ㅠㅠ 북샵 얼른 담아요!

유부만두 2022-04-07 09:29   좋아요 0 | URL
책 페이퍼 아주 예전에 썼어요;;;

수이 2022-04-07 09:5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나중에 기억났어요 ㅋㅋㅋㅋ 죄송해요

난티나무 2022-04-07 14:58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님, 그럴 거 같아요. 전 영화는… 좀 그랬어요. 레일라 슬리마니 신간이 뭐였더라요? 찾아봐야징 ~

수이 2022-04-07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어 잘 하고 싶다 ㅠㅠ 왜 이렇게 아름답지 ㅠㅠ

난티나무 2022-04-07 14:59   좋아요 0 | URL
저도!!!!!!! ㅎㅎㅎ ㅠㅠ
사모으는 걸로 만족하고 있어요.^^;;;

미미 2022-04-07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엘레나 페란테 원서 표지 넘 예뻐요. 특히 왼쪽! 그러고보니 여자들끼리 우정을 나누는 모습 이미지가 어릴때부터 좋아서 엽서도 그런걸 많이 사모았던것 같아요. (페미니즘 공부할 운명이었나?ㅋㅋㅋ)프리다 칼로의 작품집도 탐나고요~♡ 가름끈 핑크ㅋㅋ 함께 책 구경하는 느낌드는 이런 페이퍼 항상 기다립니다.^^*

난티나무 2022-04-07 15:00   좋아요 1 | URL
여자들의 우정!!! 찐이죠!!! 역시 미미님 어릴 때부터!!!!^^
칼로 작품집 어우 그거 진짜 너무 사고 싶어요….. 흑

난티나무 2022-04-07 15:06   좋아요 1 | URL
책 샀다는 페이퍼 쓸 때 뿌듯한 거 이거 병이죠??? ㅋㅋㅋㅋㅋ 🤣

책읽는나무 2022-04-07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기 중고 가게, 벼룩 시장 가보고 싶군요?
득템할 수 있는 곳이로군요?^^
나폴리 4부작 원서...와!!! 넘 멋지군요^^
생소해서 그런가? 원서 표지들이 멋진 게 많군요. 잘 보고 그리고 침 흘리며 갑니다.🤤🤤🥲

난티나무 2023-03-29 18:39   좋아요 1 | URL
아니 책읽는나무님, 여기 제가 답글 안 달고 갔네요???@@
프랑스 오심 아니 프랑스 아니라도 유럽 벼룩시장 구경 추천합니다. 저는 늠 재밌어요.ㅋㅋㅋㅋㅋㅋ
 

어라라 하는 사이 4월이다.

지난주부터 갑자기 눈이 내리고 강풍이 불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 봄햇살 만끽하던 중 날벼락 겨울이다. 괜찮다. 봄이 안 오지는 않을 테니.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조만간 봄도 가을도 없어지고 말겠구나 싶기는 하다. 이미 그런 징후는 차고 넘치지.)

이번주는 계속 흐리고 비다. 괜찮다. 계속 해가 안 나지는 않을 테니. (역시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다시는 해를 볼 수 없을 수도 있겠구나 싶기는 하다. 이미 그런 징후는 차고 넘치지.)

3월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잔인하기는 했으나 유독 4월이 더 잔인하게 느껴지는 건 나뿐만이 아니겠지. 정신이 너덜너덜해지기 전에 수습을 해야 했다. 하는 중이다.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인한 4월이 시작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수습도 계속 되어야 한다. 우울하지만 어쩔 것인가. 내내 우울할 수는 없고, 나는 살아야 하니까.

그래서 바다에 다녀왔다. 마음이 돈을 이겼다. 아니 바다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돈을 생각하는 마음을 이겼다,고 해야 겠지. 날씨가 도왔다고 해야 할지 훼방을 놓았다고 해야 할지. 나의 탁월한 숙소 선택 능력은 어김없이 발휘되어 아무도 오지 않고 강풍도 찾지 않는 바다 앞에 앉아 파도를 듣는 데 한몫을 했다. 칭찬한다. 모래밭 해변이었다면 5분 이상 머무르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손이 시려 얼른 어디건 들어가 앉아있고 싶은 날씨였으니까.

혹시 또 오랫동안 바다에 가지 못할 수도 있으니 폰으로 파도소리를 녹음했다. 바람이 더 크게 들리지만 괜찮다. 물이라면 수영장 물도 무서워하면서 왜 바다가 좋은지 모르겠다. 정말 바다를 좋아하는 건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괜찮다. 보고 싶었고 보고 왔다. 바다는 늘 거기 있을 것이다. 아마도, 당분간, 적어도 몇십 년은.



















(해지기 전 따스한 햇살 아래 꿀꺽꿀꺽. 좋아하는 코젤 맥주 살 수 있어 신났다. 맛나맛나. 코젤은 역시 다크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빵집을 발견해 더욱 기분 좋은 오후. 저 사과파이 어흑. 매일 두 개씩 먹고 싶은 맛. 안 맛있는 빵이 없는 빵집. 이 부근 다시 가게 되면 매일매일 들를 빵집.)





(강풍주의보에 항구에 얌전히 묶여있는 보트들. 여기 말고도 해변의 만들엔 보트 요트 천지. 프랑스 전역에 뚝 떨어진 기온과 강한 바람 그리고 눈소식까지, 순식간에 봄에서 겨울로 뒤바뀐 금토일 3일이었다. 남쪽으로 내려가는 고속도로에서는 멀리 산에 들판에 하얗게 쌓인 눈이 보였다. 지중해 연안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졌고 금요일 막세이으에는 시속 50킬로미터의 돌풍이 불었다고 했다. 모든 배와 보트는 항구에 정박해 있고 강풍에 위험할 만한 해변은 폐쇄되었다. 날 한번 기가 막히게 잡는다. 반소매를 입어도 괜찮았던 지난주였는데 겨울점퍼에 목도리까지 칭칭 감고도 손이 시려웠다. 사진으로 보니 잔잔하기만 하다.)






(제주 용두암을 떠올리게 하는 바위...ㅎㅎㅎ)






(바람은 그저 불 뿐이고 사람은 없을 뿐이고 5분을 못 견디고 후퇴했을 뿐이고.)





(바다 보느라 시내 사진은 없다. 간단히 점심 먹은 까페의 창밖 풍경. 색감이 모두 딱 지중해다.)





(떠나는 날 아침, 바다)







(잘 있어. 다음에 또 보자. 떠나려 하니 좋아지는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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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2-04-07 0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품 잔뜩 올라있는 저 코젤 맥주, 낯 익다 했더니 프라하에서 본 적 있네요.
사진이 모두 좋아요. 사진 찍으신 앵글을 자꾸 다시 보게 되요.
말씀하신대로 강풍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만큼 사진 속의 바다는 잔잔하게만 보이네요. 묶여있는 배들사진은 정말 제가 그림 그리는 사람이면 당장 그리고 싶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우울하지만 그래도 우린 살아야해요!
2월에 다녀온 남해 바다도 기대보다 참 아름다웠는데, 저도 또 바다 가고 싶어요.

난티나무 2022-04-07 14:43   좋아요 0 | URL
프라하=코젤! ㅎㅎㅎ 알콜과 친하지 않은 저지만 코젤 다크는 못 참죠.^^
바람 때문에 몸 휘청거리는 거 있잖아요, 저 그랬어요. ㅎㅎㅎ
사진 말씀하시니 저도 다시 보게 됩니다. 현장(?)에서는 아니라도 나중에 사진 보고 그림으로 그려봐야지 여행 가기 전에 잠시 생각은 했어요. 실천은 할 지 모르지만…^^
저는 돌아오는 차 안에서 또 가고 싶다 생각했답니다? ㅋㅋㅋ
우울을 발판으로!! ㅠㅠ

다락방 2022-04-07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는 코젤 코젤은 다크!! 저 역시 동의합니다!!

난티나무 2022-04-07 14:44   좋아요 0 | URL
캬~~~~ 역시 코젤은 다크죠!!!! 🍺

거리의화가 2022-04-07 0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유럽 기온 이상기후로 계속 흐리고 비오고 춥고 그렇다던데 사진 속 풍경은 그렇게 보이진 않네요^^* 맥주를 좋아하진 않지만 코젤은 다크죠ㅎㅎ

난티나무 2022-04-07 14:46   좋아요 0 | URL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어요. 그랬다면 정말 슬펐…겠지만 비 오는 바다도 좋을 거다, 생각하고 갔어요. ㅎㅎㅎ
테라스 유리문 안에서 바라보면 정말 조용한 바다더라고요.^^ 엄청 추웠어요.ㅠㅠ
저도 맥주 못 마시고 안 즐기지만 코젤만큼은! 코젤 다크만큼은!!!!! ㅎㅎㅎ

수이 2022-04-07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기억났다! 난티나무님 저 프랑스 있었을 때 제 친구들이 낭뜨에 있었는데 낭뜨 너무 좋다고 낭뜨로 빨리 넘어오라고 난리쳤던 기억 났네요! 근데 바다 색깔이 어쩜 저렇게 파래요?! 진짜 예쁘다. 5월 말은 되어야 반나체로 해변에 누워서 일광욕 할 수 있겠네요.

난티나무 2022-04-07 14:52   좋아요 0 | URL
거기 일주일 가고 싶어서 막 찾아봤어요 며칠 전에. ㅎㅎㅎ 일주일 아니라도 가보고 싶다… 가야지! ㅎㅎㅎ
기온 떨어지기 전에 낮 20도 막 이래서 해변마다 사람들 엎어라뒤집어라 하고 있겠다 했는데 급 추워지는 바람에 개미 한 마리도 안 보이는 ㅎㅎㅎㅎㅎㅎ 곧 기온 올라가면 일광욕 하러 다 나오겠죠. 🏖

미미 2022-04-07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코젤 다크 마셨는데!!! 제주 용두암에 빵터지고ㅋㅋㅋㅋㅋ덕분에 안구정화 잘했습니다~♡ 아... 제주도라도 훌쩍 다녀오고 싶네요^^*

난티나무 2022-04-07 14:53   좋아요 1 | URL
오 미미님 코젤다크!!! 방가방가!!! ㅎㅎㅎ
바다 좋아요. 저도 또 가고 싶어요.^^;;;

프레이야 2022-04-07 16: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다 사진에 눈요기 잘 했어요.
항구사진도 용두암 닮은 사진도 기장바다 닮은 사진도 다 너무 좋아라.ㅎㅎ
그쪽 날씨가 요즘 그렇군요.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난티나무 2022-04-07 14:54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 몸은 좀 어떠세요?
바다가 한국 바다 비슷하게 느낌이 나죠?^^ 소나무도 그렇고요.
사진으로는 추위와 바람이 안 느껴지는 오묘한 4월 초예요.

프레이야 2022-04-07 16:56   좋아요 0 | URL
아직은 힘들지만 하루하루 나아지고 있어요 난티나무님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