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이야기를 읽고 그 느낌을 시로 쓰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시는 어떻게 쓰는 것인가요? 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언니는 많이 쓰셨잖아요? 끊임없이 쓰셨잖아요? 정말 시인은 태어나는 것인가요? 운명인가요? 본 적 없는 언니의 방을 상상합니다. 생각보다 좁아서 놀랐다고 마리아 포포바는 말하더군요. 책상도 아주 작았다고요. 저는 큰 책상을 갖고 있습니다. 책이 마구 쌓여있고 커다란 컴퓨터도 있고 책을 읽기 좋게 독서대도 올려두었지요. 무언가를 쓰기에 적합할까요? 글쓰기에 적합한 무엇이 있을 수 있을까요? 책상이 크다고 글이 커지는 건 아니겠지요. 나는 지금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펜으로 연필로 글자를 적는 것보다 속도가 훨씬 빨라요. 썼다가 지우기도 쉽습니다. 게다가 내 방은 큽니다. 타자가 빠르다고, 방이 크다고, 글이 커지는 것도 아니겠지요. 어린아이 침대 크기에 몸을 웅크려 잤을 언니를 생각합니다. 신체적 고통에 몸부림쳤을 시간을 생각합니다. 창으로 바깥 세상을 바라보았을 눈을 생각합니다. 어쩌면 언니와 내가 비슷하게 느낄 수 있는 건 햇살과 바람과 새 소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유난히 새가 맑게 이야기하더군요. 그걸 종이에 옮겨적으면 시가 될까요. 그러나 그 시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할 겁니다. 새의 날개가 자유롭기만 한 것은 아니니까요. 언니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언니를 스스로 가둔 새장에서 날아오른 자유의 새라고 말하는데, 언니는 후대의 우리들이 이렇게 언니에 대해 많이 이야기할 것도 알고 계셨나요? 사람들의 평가가 마음에 드시나요? 아무렴 무슨 상관이겠어요. 아무도 언니를 언니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평가하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시를 살았다고 말하는 건 쉽습니다. 칭송 또한 그러하죠. 그러나 삶이 그렇게 쉬운 것이던가요. 나는 언니를 모르고 언니의 시도 읽지 않았습니다. 너무 어려워요. 때로는 시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어려운 건 아닐까 생각도 합니다. 시를 몸으로 살아낼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시라는 것을 알게 되는 걸까요. 언니의 이야기를 읽을수록 점점 더 시가, 삶이 어려워지는 느낌입니다. 만약 언니가 방에서 나왔다면, 그랬다면 뭔가 달라졌을까요. 누군가의 말처럼 평범한 여자의 삶을 살아버리고 말았을까요. 예술가는 어떤 식으로든 결핍과 부재와 고통을 겪어야만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걸까요. 우리는 그 위대한 작품을 칭송하고 향유하지만 과연 그것이 온당한 것인가 의문도 생깁니다. 위대함의 반열에 오른다는 것은, 언니가 생각했던 것처럼 먼지에 불과한 것일까요. 이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온통 모르겠는 것 투성이네요. 그래도 다행입니다. 늦게나마 인생을, 예술과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으니까요. 인간이라는 존재와 크고도 작은 이 세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요. 몰랐던 언니를 한 명 더 알게 되었다는 - 안다고 말하는 것이 폭력일 수 있다고 했지만 - 지극히 개인적인 만족감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언니의 시집을 사서 읽거나 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 점은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니는 개의치 않을 듯 싶어요. 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한 시인이라서, 백인이라서, 일종의 반감이 생기면서도,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저 지지하고 싶은 이 마음은 또 무엇일까요. 참 신기합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에도 언니와 같은 사람이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알려지려면, 알게 되려면, 영어로 표현되어야만 한다는 사실은 또다른 반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언니가 영어 아닌 다른 나라 말을, 소수 민족이 쓰는 말을 사용해서 시를 썼다면 어땠을까요. 그런 생각 해본 적 있으세요? 영어를 쓰지 않는 많은 예술가들이 그렇게 숨겨져 있었을 겁니다. 언니 이전에도 이후에도 말이에요... 다른 책에서 언니의 하얀 옷에 대한 해석을 읽었습니다. 우연찮게도 오늘 아침 또 다른 책에서 남성작가가 쓴 하얀 옷을 입은 여자에 대한 글을 보았어요. 한숨이 나왔습니다. 남성들이 가지는 환상, 클리셰들이 가득하더군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 또한 편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그러지 않을 수 있겠어요. 언니도 아셨다시피 이 세상은 온통 클리셰로 가득합니다. 그 남성 작가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칭송받는 작가라는데, 실망했지요. 언니가 하얀 옷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요. 해석을 읽었음에도 모호하다는 말은 모호함을 언니가 너무 잘 표현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도요. 흰 옷만 입는 시인이라는 소문에 너털웃음을 터뜨렸을 언니를 상상해요. 놀랍게도 지금은 2022년입니다, 언니.





(<진리의 발견> '에밀리 디킨슨' 부분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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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04-29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티앙 보뱅이 말한 이는 클리셰라기보단 죽은 자신의 연인을 뜻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죽은 연인을 뜻하기에 하얀 원피스를 입은 걸로 표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도 궁금해서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오늘 아침 알게 됐어요.

난티나무 2022-04-29 17:12   좋아요 0 | URL
악 이름 밝히고 싶지 않았는데 ㅎㅎㅎㅎ
그렇군요. 그럼 그 원핏은 수의겠네요….. 다시 읽어봐야 겠습니다.^^

미미 2022-04-29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난티나무님! 에밀리 디킨슨이 읽는다면 미소지을 것 같은 편지네요. 빨려들듯 읽었습니다.^^*

난티나무 2022-04-29 17:16   좋아요 1 | URL
편지를 빙자한 중얼거림이죠. ㅎㅎㅎ 🙏 🙏 🥰🥰

거리의화가 2022-04-29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시를 읽고 경험한다는 게 어떤건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는 이 글에서 묻혀있는 글들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했습니다. 영어가 모국어인 글들 중에서도 묻혀 있는 글들이 수두룩할텐데 영어가 아닌 타 언어로 된 글들 중에서 얼마나 많은 글들이 묻혀 있을지요. 그래서 역사에 묻혀 있는 글들을 계속 들춰보고 꺼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난티나무 2022-04-29 17:22   좋아요 1 | URL
맞아요, 거리의화가님. 영어라는 언어 자체가 갖는 힘, 다른 언어로 된 작품은 모두 영어로 번역되어야 세상에 알려지는 현실, 아이러니하면서 엄청 폭력적인 일이죠. 이렇게 서양의 작가/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한국의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또 저의 무지를 탓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

공쟝쟝 2022-04-29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밀리 디킨슨은 정말 부럽고 좋고........ 멋지고 사랑하고..... 그러고 질투나고......... 동경하고......... 또......... 어떤 의미에서는 짠하고..... 그런 시인. 언니는 누구일까? 하면서 읽다가 디킨슨인거 알고 너무 좋아 너무좋아! 이랬어요 ^^

난티나무 2022-04-29 17:28   좋아요 0 | URL
공쟝쟝님 좋아하시는군요.^^ 맞아요 짠하지만 시에 대한 정열은 멋지고! 방에서 안 나왔다는 게 한편으론 너무 이해되기도 하고요.
😍😍

하늘바람 2022-04-29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시를 쓰고 싶다고 하시는 말씀이 넘 아름답게 들려요

난티나무 2022-04-29 20:54   좋아요 0 | URL
그렇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바람님~~~~~^^
 



"엄마, 우리 반에 꼭또라는 애가 있거든?"

"꼭또? 오! 장 꼭또? 혹시 손잔가?"

"ㅎㅎㅎ 아니~ 꼭또라는 애가 있는데 걔는 공부를 디게 잘하거든? 수학 시간에 막 걔가 뭐를 얘기하면 선생님이 음 꼭또야, 그건 3학년 되어서 하는 거고 지금 우리는 1학년 기초를 해야 된단다, 이러고 프랑스어 시간에 막 이상한 잘 모르는 사람들 얘기 막 하고 선생님이 응 그건 대학 가서 공부하는 거라고 그러고 그래."

"그럼 걘 대학 가야 되는 거 아니냐?"

"대학을 어떻게 가?"

"왜, 공부 뛰어나게 잘 하고 그러면 월반 시키잖아. 그럼 어려도 대학교 갈 수 있지. 근데 너 걔랑 친하게 지내라."

"친한데?"

"친해? 아니 근데 왜 너는 걔한테 영향을 1도 안 받냐?!!"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린 걔를 꼭또페디아라고 부른다?"(←wikipedia)

"ㅎㅎㅎ 엄마도 모르는 거 있으면 걔한테 좀 물어봐야 겠네. 요즘 읽는 책은 뭐냐고 좀 물어봐줄래? 궁금하다."

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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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28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넘 귀여워요. 우린 걸어다니는 백과사전 이랬는데 요즘 애들은 나무위키 위키피디아 뭐 이러는 군요. ㅎㅎ 그 꼭또 무슨 책 읽나 저도 궁금합니다 저희 애 중학교 때 친구가 코스모스 갖고 다녀서 제가 우와!!! 했더니 집에 있는 책 중에 베고 자기 딱 알맞은 사이즈라 갖고 다닌다고 ㅠㅠ ㅎㅎ

난티나무 2022-04-29 01:58   좋아요 1 | URL
맞아요, 걸어다니는 백과사전!^^
아 늠 웃겨요~~ 베개 하기 딱 좋은 사이즈 코스모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하늘바람 2022-04-29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엽습니다

난티나무 2022-04-29 20: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저도 그랬어요.^^
 
레이디 크레딧 - 성매매, 금융의 얼굴을 하다
김주희 지음 / 현실문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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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으로 대체하는 리뷰) 



책을 읽는 내내 분노했다. 분노했으나 분노에 그쳤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마음은 짜증으로 이어졌다. 온 세상에 회색 비가 내리는 것 같았다. 티브이에 나오는 유명한 사람들, 그 중 남자들의 얼굴을 짚으며 저 사람들은 포르노를 보지 않을까, 생각했다. 길을 가는 사람들, 그 중 남자들의 얼굴을 보며 저 사람들은 '성매매'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집 안에 서식하는 남자들, 그 중 아이들의 잠든 얼굴을 보며 얘네들은... 하... 


이 분노와 더불어 치솟아오르는 감정들은 매우 복잡하다. 분노의 이면에는 어쩔 수 없고 바뀌지도 않으리라는 일종의 체념 비슷한 감정도 자리한다. 체념이라는 단어는 지나치게 체념적이다. 차라리 슬픔,이라고 해두자. 분노한다고 해서, 열폭한다고 해서, 슬퍼한다고 해서, 내게서 바뀌는 것은 없다. 그런 감정들은 오히려 호사스러운 것이 된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며 접하는 수많은 다양한 군상들 중 힘들고 불행하고 쥐어짜듯 착취당하고 죽지 못해 사는 사람들, 그 이야기를 읽고 분통을 터뜨리는 나는, 우리는, 이미 그 분통 만큼의 거리를 두고 있는 건 아닌가. 그런 불행이 내게 올 리가 없어, 그건 다른 세계의 이야기야, 나는 그런... 계층의 사람이 아니야, 정말 불쌍하다, 짠하다, 그 사람들의 삶이 슬프다... 아차 하는 순간에 나 또한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지 않으려 하는 대책 없는 안일함. 스스로 만들어낸 안온함의 가면들. 


돈이 없어 힘들었던 대학 시절을 생각한다.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은 아니지만 갈 곳이 없어 입주 과외라는 것도 하고 선생님의 타이핑 작업을 돕기도 했다. 서빙 아르바이트 같은 걸 하지 않았던 이유로 내 용기없음을 꼽아왔는데 이제 보니 아닐 수도 있겠다. 나는 현실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고 그래서 현실감 없이 돈을 벌었으며 당시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정서적으로 상당히 의존하고 있었던 게 틀림없다. 연애라는 환상적 감상 안에서 내가 처한 위치를 가늠하지 못했다. 등록금이 모자라 학과장 선생님께 돈을 빌릴지언정 다른 방법은 생각해내지 못했다. 내가 더 돈이 없는 상태였다면, 굶어죽을 지경이었다면, 빌린 돈을 갚을 수 없는 처지였다면, 아예 돈을 빌릴 사람이 아무도 아무 곳에도 없었다면, 나도 내 몸을 자원으로 삼아 돈을 벌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룸살롱을 찾아가는 대학생들. 나는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거야, 내게는 절대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았을 거야,라고 말하는 것은 뻔뻔하다. 건방지다. 나락은 한순간에 펼쳐진다. 


책을 읽었다고 쓰고, 다른 사람에게 읽히려고 애쓰고, 틈만 나면 이야기를 들춰내 떠벌리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다. 최소한을 뛰어넘는 또다른 일은 이렇게 지내다 보면 생길 것이다. 작은 단위의 경험은 큰 단위의 경험을 불러온다고 믿는다. 경험을 단위로 말하는 게 좀 웃기지만. 


남자들이여, 지금 있는 그 자리, 안온하신가.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포르노도 보지 않고 '성매매'도 안 한다고? 그래서 떳떳한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 우리 중 누구도 그 거대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성매매'와 아무 상관없어 보이는 각종 기관들이 어떻게 그 '산업'에 가담하고 공조하는 모양새로 기능하는지, <레이디 크레딧>을 읽으면 알게 된다아무 생각 없이 내뱉었던 평소의 '성매매' 혐오발언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었는지 알게 된다. 두루뭉술하게 후려쳐서 생각하던 '성매매 산업'의 구조를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매매'로 뒤덮여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내 생각에는 책에 나오지 않은 뒷배경이 더 있을 듯하다.) 다시 한번 되새긴다. 그 누구도 '성매매 산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남자도, 여자도. 


회색 비가 내리는 마음 속에 아침의 환한 햇살이 내리쬔다. 창을 여니 발랄한 새들이 노래한다. 세상은 아름다울 수 있다. 




(제목에 불행,과 안온,을 써놓고 보니 적절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불행은 누가 판단하는 것인가? 어떤 것이 안온한 것인가. 그러나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해 그냥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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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4-27 19: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리뷰 쓰시는 분들의 마음이 왜 죄다 절절하게 읽히는지...ㅜㅜ
저도 비슷한 생각들을 많이 했던 한 달이었습니다.
난티나무님도 읽으신다고 고생하셨어요.
잘 읽고 갑니다^^

난티나무 2022-04-27 21:06   좋아요 4 | URL
그러게 말이에요 책읽는나무님…^^;;; 힘든 책이었습니다. 중간중간 열폭하면서요. 진짜 ‘성매매공화국’이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네요. (룸살롱공화국,이라는 책이 있어요.)

수이 2022-04-28 10:40   좋아요 2 | URL
물론 대한민국도 그러하지만 여성의 몸을 돈을 주고 사려는 이들은 전세계 어디나 마찬가지 같아요. 여성의 몸에 안전한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겨요.

난티나무 2022-04-28 13:23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비타님. 안전한 곳이 없어요. ㅠㅠ 그리고 생각보다 엄청나게 전세계에 퍼져 있다고… 한국 세계 1등… ㅠㅠ

수이 2022-04-28 13:36   좋아요 2 | URL
아 우리나라가 1등인가요? 🙄 ㅠㅠ

책읽는나무 2022-04-28 14:30   좋아요 1 | URL
우리나라는 가만 보면 좋은 쪽 1등은 안하고 나쁜 쪽 1등은 좀 많이 하는 듯요!!!

다락방 2022-04-27 19: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휴 고생하셨습니다, 난티나무 님. 리뷰에 담긴 난티나무 님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네요. 저도 모르는 많은 것들이 성매매를 둘러싸고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이보다 더한 일들이 또 여기 있겠지요.

여러가지 의미로, 힘냅시다!

난티나무 2022-04-27 21:08   좋아요 4 | URL
그쵸 다락방님. 책에서 말하지 않은(못한) 것들이 또 얼마나 많을까요…@@
힘들었지만 좋은 독서였습니다. 페이드 포 읽다 말았는데 그새 4월 말이라고 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04-27 20: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글 보면서 경제 문제에 얽힌 20대 시절의 제가 떠올라서 저도 모르게 분노가ㅠㅠ 여러 모로 힘든 책 읽어내느라 고생하셨어요!

난티나무 2022-04-27 21:08   좋아요 4 | URL
분노는 표출해야 합니다!^^
감사해요, 거리의화가님~~~~

라로 2022-04-27 20: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으려고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그런데 매일 달라가 오르는 거에요,,ㅠㅠ 내일 더 오르면 내일 살까? 뭐 이러고 있;;; 나 왜 이래요? ㅠㅠ

난티나무 2022-04-27 21:09   좋아요 3 | URL
기다리면 더 오른대요? 그럼 기다려요~~~~ㅋㅋㅋ

미미 2022-04-27 22: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완독 수고하셨어요!*^^*
저도 읽으면서 만일 대학 다닐때
등록금을 내기 힘든 상황이었다면, 그러다 친구중 누군가가 큰 돈이 된다며 나를 유혹했다면 어찌됐을까를 생각했어요. 학자금 대출을 갚으려고 휴학하고 일했거든요.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수업으로 전환되어도 등록금 할인해줄 생각 1도 안하는 대학들...이번 정부 들어서 인상규제도 풀려 더 오를거라는데 그럼 그 돈을 갚기위해 학생들이 정작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그건 또 어떤 희생으로 이어질지 걱정입니다.

난티나무 2022-04-28 00:35   좋아요 3 | URL
미미님도 등록금 때문에 힘드셨었군요..
정말 등록금 너무합니다. 학생이 돈으로 보이는 건가요. 또 오르면 학교 어떻게 다니라고???@@ 서울로 몰리는 것도 그렇고 교육의 변질도 그렇고 총체적 난국이네요…ㅠㅠ
 

책을 샀다.^^;;;



깨끗한 책을 1유로에 파는 중고가게 좋아합니다! 새 책 비싸서 못 사겠다. 10유로 20유로 하는 책이 1유로면 일단 부담이 없고 (아 물론 티끌 모아 태산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성비 훌륭하잖아) 긴가민가 하는 책도 사서 보기 좋고 소장하지 않을 거라면 (좀 귀찮기는 하지만) 나 역시 1유로에 팔면 되니깐. 이것이 내 중고책 구매 합리화의 과정이다.ㅋㅋㅋ

일단 사진의 두꺼운 책 두 권은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피의 세계>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이다. 유명한 소설, 유명한 작가.
















폴 오스터 <선셋 파크>

조이스 캐롤 오츠 <사토장이의 딸>

오츠의 책은 두 권이나 못 읽고 있는데... 쩝... 폴 오스터 뉴욕 삼부작도 못 읽었는데... 쩝...

아 그리고 김영하.ㅎㅎㅎ 나 안 좋아하는데... 쩝... 한국인의 의리(응?)로 삼. <오직 두 사람>

























소피 카르캥 <글 쓰는 딸들>

이 책 사고 싶어 킵해두었었는데! 발견하고 넘나 기뻤음! 언제 읽을런지는 모르...ㅁ...

















잉에보르크 바흐만 단편모음집 <호수로 난 세 길>

아래 북스토리에서 나왔던 <동시에> 목차를 보니 3장에 실린 단편 네 개다. 「동시에」 「문제들 문제들」 「너, 행복한 눈이여」 「호수로 난 세 길」 이렇게 실려있음.















토니 모리슨이 루브르 박물관과 뭘 했다고? 루브르에서 예술가를 초대해 이벤트를 개최한 적이 있었는데(지금도 하는지 잘 모름) 2006년의 예술가가 토니 모리슨이었다고. 

지젤 알리미 <프리트나> 한국번역본 없음.





아니 에르노 <부끄러움>

발터 벤야민 <소네트> 발터 벤야민 잘 모르는데 소네트를 썼다고? 이러면서 삼. 독일어 원문과 나란히 실려 있음. 학교에서 독일어 배우는 작은넘에게 보여줬더니 석 줄 신나게 읽고는 끝! ㅎㅎㅎ

















페르난도 페소아 <안티누이> 이렇게 읽는 게 맞나 모르겠다. 페소아는 거의 읽지도 않았는데 왜 좋으려고 할까?? 김한민의 공(?)이 너무 크다.ㅎㅎㅎ 영어와 프랑스어가 나란히.




안 에르보! <산 아래 작은 마을>

아이들 어릴 때 내가 좋아하던 작가였는데 그동안 못 챙겨봤다. 그림 스타일이 조금 변했다. 다양해진 듯. 느무 반갑다.



















번역본 없는 듯. 바다 그림 좋아서 구입.




전번에 그림책서점에서 제르다 뮐러 소개책 봤는데 마침 또 그래서 눈에 띄는 이름.

번역판 없나 보다. 마법사수련생?ㅋㅋ




Opal Whiteley 뭔가 되게 유명한 사람 같은데 누구지? 번역본은 없으나 영어책들 제목 훑어보니 궁금해진다. (책 뒤의 설명을 보니 1920년에 아래 제목의 책이 나왔다고. 거기 실린 6살에 쓴 일기 중 감자 이야기로 만든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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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04-23 06: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고책은 어쩌면 마음의 선순환 같아요.
아니 에르노 ‘사건l’evenement’이 영화로 나왔대서 좀 궁금해요.

난티나무 2022-04-23 19:10   좋아요 1 | URL
마음의 선순환이라니, 늠 멋진 말씀이네요~!!!!! ^^
이렇게 살 수 있어서 다행이고 (읽지도 않으면서 ㅠㅠ) 싸게 파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입니다.ㅋㅋㅋㅋ
유튜브 소개 보고 왔어요. 아니 에르노 영화 관련 인터뷰도 조금 보고. 영화 챙겨 봐야 겠습니다.^^

유부만두 2022-04-23 20:54   좋아요 0 | URL
책이랑 영화(예고) 분위기가 아주 달라서 궁금해요.

난티나무 2022-04-24 00:10   좋아요 0 | URL
아 저도 그 짧은 예고를 보는데 어째서 끌어안고 저러는 거를 강조할까 의문을 가지긴 했어요.^^;;;; (책은 안 읽었지만 ㅋㅋ)

독서괭 2022-04-23 1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의 날이라구요..? 이번달 책 다 사서 이제 못 사는데 ㅠㅠ 난티나무님은 책의날에 어울리게 실하게 구매하셨네요!^^ 조이스 캐롤 오츠 저 책은 첨 들어봐요! 못 읽으신 두권은 뭔지 궁금합니다. 저는 <그들>이랑 <흉가>, <위험한 시간 여행> 읽었는데 앞에 두권이 좋았어요.
깨끗한책을 1유로에 파는 중고가게라니 멋지네요!!

난티나무 2022-04-23 19:12   좋아요 1 | URL
조이스 캐롤 오츠 책이 지금 보니 세 권이네요?^^;;; 한글판 <폭스파이어> 랑 프랑스어판 <그림자 없는 남자> 그리고 <The falls>인데 마지막 책은 번역판 못 찾았어요. 다 안(못) 읽었어요.ㅋㅋㅋ 말씀하신 책들도 궁금하네요. 으헉 읽을 책은 너무 많고....
책 1유로 너무 좋아요.ㅎㅎㅎ

유부만두 2022-04-23 20:47   좋아요 0 | URL
폭스파이어 재밌어요!

난티나무 2022-04-24 00:11   좋아요 0 | URL
왓! 폭스파이어부터 격파하는 걸로!!!!!!^^

독서괭 2022-04-25 13:45   좋아요 0 | URL
세권씩 있는데 한권도 안 겹친다는 게 놀랍습니다 ㅎㅎ 오츠가 책을 많이 썼군요! 폭스파이어 저도 찜~^^

단발머리 2022-04-23 1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책의 날 축하드려요!! 아니 에르노 책 넘 이쁘네요.
중고가게 오래오래 흥해서 난티나무님 매일 책의 날 기념하시기를 바랍니다^^

난티나무 2022-04-23 19:13   좋아요 1 | URL
매일 책의 날 기념~!!! ㅎㅎㅎㅎ 메르시 보꾸 단발머리님~^^
기념만 하고 안 읽고 안 써서 참...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미미 2022-04-23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구경했어요 난티나무님~^^♡ 알찬 구매하신듯~!! 역시 책을 사랑하는 프랑스답게 1유로에 파는 중고가게도 있군요? 저도 요즘 폴 오스터(낯선 사람에게 말걸기) 조금씩 읽는 중인데 반가워요~ 페르난도 페소아는 읽다말았는데도 이름부터 글까지 사랑하고 있는 작가예요.ㅎㅎ

난티나무 2022-04-23 19:15   좋아요 1 | URL
그 가게 없으면 안 돼요.^^;; 딴 데는 비싸게 팔거든요. 엄청 싸게 팔지만 가끔 괜찮은 책들 나와서 좋아요.ㅎㅎㅎ
폴 오스터 아직 한 권도 못 읽음요. 페소아도 아직... 그런데 이름만 늠 친숙해요. 아하하~ 미미님 좋아하신다니 또 기대 상승~!!!^^

얄라알라 2022-04-25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유로, 감이 잘 안 오고
올려주신 책 제목들의 외국어가 확 눈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난티나무님 책 들이시고 즐거우신 마음은 바로 느껴집니다^^

난티나무 2022-04-25 17:35   좋아요 1 | URL
1유로 = 대략 1400원 정도 될 거예요.(환율 안 봐서 정확치 않지만)
저는 프랑스책은 사는 걸로 만족하고 있는지라 ㅋㅋㅋ 🤣 그 만족감이 느껴지신 걸 거예요 ㅎㅎㅎㅎ ^^;;;;;;

프레이야 2022-04-27 0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1유로 도서 넘 좋아요. 알차게 요거조거 골라 담으셨네요. 올해 책의 날 이번에는 그냥 패스했어요 ^^
감자가 귀엽게 그려졌네요. 특히 아니 에르노 부끄러움 읽었는데 반갑고 벤야민의 소네트는 귀하네요. 소네트도 썼다니 놀랐어요.

난티나무 2022-04-27 03:06   좋아요 1 | URL
ㅎㅎ 저렇게 한가득 가져오는 날이면 정말 뿌듯합니다.
감자 그림책은 감자의 싹을 눈이라고 하잖아요? 그걸 아이의 시각으로 ‘감자의 눈’이라 이야기한~^^
벤야민 저도요.^^ 응? 소네트도 썼어? 이러면서. ㅎㅎㅎ 일찍 요절한 시인이 있었는데 그 시인을 매우 좋아했다고 해요. 그를 위한 소네트라고 합니다.^^
 





















Quand ceux qu’elle nourrit ne savent plus rien d’elle. Quand elle est à elle-même hors d’atteinte : seul devant la page. Misérable devant l’éternel. Beaucoup de femmes écrivent ainsi, dans leurs maisons gelées. Dans leurs vie souterraine. Beaucoup qui ne publient p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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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역 :

그녀가 먹이는 그들(식구)이 더이상 아무것도 그녀에 대해 알지 못할 때. 그녀가 도달할 수 없는(가질 수 없는) 그녀 자신일 때. 종이 앞에서 혼자인 그때. 영원 앞의 비참한. 많은 여자들이 그래도 쓴다, 그들의 얼어붙은 집 안에서. 땅 아래 파묻힌 삶 안에서. 많은 이들이 출판하지 않는다.

한글번역본 :







번역문의 '가난한'보다 '비참한'을 선호한다. 가난이라는 단어는 대상을 한정짓는 역할을 한다. 비참은 조금 덜하다. 마찬가지로 '은밀한'보다 '파묻힌' 삶이 훨씬 더 와닿는 표현이다. 혹은 '지하'. 혹은 또다른 비슷한 표현. 왜 은밀하다고 번역했는지 그 의도는 알 것 같지만 반대하고 싶은 단어다. 은밀,에서도 우리는 은밀한 무엇을 상상한다. 또 마찬가지로 그 아래 번역문에 '나는 여왕이 될 거라 기대했는데'도 마음에 안 든다. 내가 이 글을 쓴 작가가 아니므로 마음에 안 들어도 뭐 어쩔 수 없지만 아무튼 마음에 안 든다. 여자는 결혼을 하면서 여왕을 꿈꾸는가? 남자는 왕을 꿈꾸는가? 이래서 문제인 것이다. 확연한 권력의 차이, 꿈꾸는 자들의 위치 차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의 괴리. 내가 이 글을 썼다면 물론 이렇게 쓰지도 않았(못하)겠지만 절대로 여왕,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을 것 같다. 크리스티앙 보뱅은 그래서, 좋다가 말고 좋다가 만다. 아마 나는 앞으로도 좋다고 말할 수 없으리라.

+ 남자는 왜 노상 여자를 말하는가? 남자는 왜 남자를 쓰지 않는가? 좀 쓰지? 맨날 여자 타령하지 말고? 탐구 좀 하라고, 남자 탐구!

+ 이만큼 여자를 잘 안다고 우쭈쭈 해주어야 하는가? 그런 건가? 그러고 싶다가도 슬쩍슬쩍 나오는 문장들이 맘에 걸려.







(책 표지가 아직도 이해 안 됨. 왤까. 왜 아시아여성일까. 무슨 의미일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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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4-25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다보니, 그러면 LES MISERABLE 역시 ‘비참한‘이 더 가까운 옮김말인 것인지...^^;; 몰라서 궁금합니다

난티나무 2022-04-25 17:38   좋아요 2 | URL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Les misérables 은 명사로 쓰였으니 불행한 혹은 비참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