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번 받는 책소포. 3월에 올리고 안 올렸길래 그동안 받은 책 사진을 기록 삼아 올려본다. 




4월에 엄청 받았네?@@ 저기서 <해러웨이 선언문> 만 읽고 나머지는... 음...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1/3 정도 읽었다. 이것도 시간 좀 흐르니까 소포 받을 때의 흥분이 사라져서 ㅎㅎㅎ 할 말이 없.... 




5월 책소포. 

최은미 소설 <어제는 봄> 다 읽었고, <동화의 정체> 읽고 있는 중. 김혜순 시론 <여성, 시하다>는 앞부분 읽다가 엎어놓은 상태. <불구의 삶, 사랑의 말>은 공*쟝님이 추천하시는 책이었는데 사놓긴 벌써 사놓았다가 이제서야 받았다. 언제 읽지? 




어제 받은 따끈따끈한 6월의 책소포. 음 이 사진 보니 약간 흥분되네. 역시 갓 도착한 책소포지. 


여긴 아직 6월 30일 밤 9시 반이지만 한국은 7월이다. 7월 첫날을 책탑 사진으로 기념하며. (왜? 뭣때문에? 아무 상관 없는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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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01 0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7월이니까요. 1년의 반을 넘어서 하반기 첫날. ㅎㅎ 책은 주문하고 배송받아 언박싱할 때 가장 설레고 좋은듯요. ㅎㅎ

난티나무 2022-07-01 17:30   좋아요 0 | URL
완전 공감합니다! ㅎㅎㅎ 🤣
오늘부터 하반기!!!! 👍👍

다락방 2022-07-01 0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책탑과 세번째 책탑에는 저랑 겹치는 책이 몇 권 있네요, 난티나무 님.
우리 계속 열심히 읽읍시다. 저는 일단 좀 읽고 팔고나서 사야겠어요. 어휴 이제 둘 자리가 없어요 ㅠㅠ

난티나무 2022-07-01 17:31   좋아요 1 | URL
아하하 아까 잠깐 북플 휘리릭 내리면서 다락방님 중고 판매실적(?) 봤어요. ^^;;;;;;;;;
저도 자리도 없고 가지고 다닐 일도 걱정인데 말이죠….ㅠㅠ
겹치는 책 방가방가!!!!!

수이 2022-07-01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니 한국 들어오실 때 책 어마무시할 거 같아요 -_-;;;;; 한국 현대 페미니즘시 연구_ 잼날듯 해요. 저도 픽. ^^

난티나무 2022-07-01 17:32   좋아요 1 | URL
그니깐, 어떡하죠??😩
저도 그 책 기대 만빵입니다. 쉽지는 않겠죠?^^;;;;;;

단발머리 2022-07-01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책탑은 언제봐도 좋은 거 같아요. 맘이 아주 푸근해지는게 고향의 맛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젠더와 재현>, <젠더와 번역>이 궁금해요. <은하수를 .... >은 저도 집에 있지 말입니다. 반가워라^^

난티나무 2022-07-01 17:34   좋아요 0 | URL
고향의 맛!!!! 저에게는 더더욱 와닿는 말이네요. ㅎㅎㅎ
젠더 붙은 책들은 왤케 어려운 건가요?@@ <젠더와 재현>은 제대로 펼쳐보지 않았지만 그것도 어려울 거 같아요오….
책탑에서 있는 책 발견하는 재미!!! 반가움 느끼는 재미!!!!!

책읽는나무 2022-07-01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탑이랑 굿즈 사진 찍어 뒀었는데 그것도 제때 안 올리니까 흥도 사라지고 기억도 가물하고...그래지더군요.
근데 4월의 책탑 어마어마하군요?
흥분하셨을 것 같아 혼자 웃었습니다.ㅋㅋㅋ
진짜 한국 들어오실 때, 어떻게 다 들고 들어오실지???^^

난티나무 2022-07-01 17:36   좋아요 2 | URL
아 그니까 말이에요. 굿즈도 꽤 사는데 이번에는 리뷰를 좀 써봐야 겠다고 …ㅋㅋㅋ
4월에 좀 많이 받았네요? 받은 게 저 정도고 사는 건 더 했다는 @@
책 어쩌죠? 일단 받은 책들 다 읽기라도 해야 하는데요. 쯔쯔.. 혀가 저절로 움직이네요.ㅠㅠ

그레이스 2022-07-01 1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탑 못올려요^^
자꾸 반성이 되서...
그래도 난티나무님 책탑 감상도 하고, 손가락으로 확대해보며 또 욕망에 휩싸입니다
ㅋㅋ

난티나무 2022-07-01 17:37   좋아요 1 | URL
저는 그냥 포기했습니돠. 내가 책도 못 지르고 살면 어쩌란 말이냐 모드로다가. 다른 데 한눈 안 팔고 돈 안 쓰니까, 이러면서요.ㅋㅋㅋㅋㅋ

수이 2022-07-01 17:40   좋아요 1 | URL
손가락으로 확대해서 보기 ㅋㅋㅋㅋ 제 이야기

책읽는나무 2022-07-01 18:13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랬었는데ㅋㅋㅋ
 















한 달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한 권의 책을 읽기에는 긴 시간인데 어째서 매번 말일에 끝내지 못해 허덕이는지? 미스터리. 하루를 남겨놓고 저녁에, 아침에,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사명감(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으나 끝내야 한다는 강박 ㅋㅋ) 비스무리한 것에 시달리며 완주. 재독임에도 처음 힘들었던 부분이 새롭게 힘들었다. 신기하다. 조금 나아져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은 망상이었던 걸로. 공부한 게 없으니 똑같이 힘들지? 역사에 무지해서 다시 읽어도 @@. 당연하다. 성서 이야기도 마찬가지. 그러나 견디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거다 러너는 11장에서 독자의 카타르시스를 이끌어내며 매우 고맙게도 책 전체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준다. 10장까지 읽어온 독자들에게는 아주 유익하고 즐거운(?) 마무리가 될 것이다. 밑줄을 치다가 플래그를 붙이다가 포기한 챕터가 11장이다. 전체가 밑줄감이다. 달달 외우고 싶다. 밑줄긋기로 옮기기도 불가능하다. 챕터 전체를 다 옮겨야 할 테니. 11장의 첫 문장은 그리 어렵지 않으니 외워두어야 한다. 


"가부장제는 거의 2500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남성과 여성에 의해 형성된 역사적인 창조물(historical creation)이다."(373) 


남성을 '적'으로 여기지 않고 남성 집단 전체를 지배집단으로 간주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마찬가지로 여성 집단을 뭉뚱그려 피지배집단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는 관점으로, 가부장제가 남성과 '여성'에 의해서 만들어져 유지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았다. 

부록-용어정리 부분도 좋았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그것을 사용하는 데 있어 어떤 관점을 취해야 하는지, 매번 읽을 때마다 새롭게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다. 


책 속의 '가부장제'는 형체 없이도 내 옆에서 아직 살아숨쉬고 있고 나는 자주 숨이 막힌다. 거기서 걸어나오라고, 그러면 괜찮아질 거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만 실천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따르고 뼛속까지 가부장제를 내면화한 사람이 그걸 완벽하게 벗어던질 수 있다고 상상하는 것 또한 문제를 너무 단순하게, 쉽게 생각하는 태도일 것이다. "여성들은 이중적 삶을 산다. 전체 문화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여성문화의 참여자로서."(418) 나도 그렇다. 그 이중적 삶이 더이상 구분되지 않을 때가 올까, 가끔 회의가 들기도 한다.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세상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알아나가는 과정은 지난한 고통의 연속이라고 했다. 거기에 따르는 회의도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상'을 하는 것. 희망은 사람을 꿈꾸게 한다는 말을 가볍게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지 않으면 어쩌란 말인가. 흉흉하고 시대착오적인 일들이 일어나는 현실 속에서도 단단히 정신을 붙들어매는 것, 내 주변의 가부장적 관념들을 깨부수는 것, 내 안의 내면화된 가치관을 벗어버리는 것, 함께 이야기하고 표현하고 분노하는 것. 책을 한 권 읽을 때마다 다시 다짐하기. 익숙한 습관으로 돌아가는 건 너무 쉬우니까. 


6월에도 (조금 힘들었지만) 참 좋은 독서였다. 거다 러너 책 좀 더 번역해서 내주면 좋겠다. 다른 책 두 권 <역사 속의 페미니스트>와 <왜 여성사인가>는 품절이다...



"우리는 의식의 변화를 두 단계에서 일어나도록 만들어야만 한다. 우리는 반드시, 최소한 당분간은 여성중심적(woman-centered)이어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가능한 한 가부장적 사고를 떠나야 한다."(396) 




* 맞춤법  

- 42 : 7줄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로서' => 으로서 ('서' 빼고 그냥 '으로'만 써도 될 듯)

- 59 : 마지막 줄 '양성이 모두 수렵에 참여했다고 믿다.' => 믿는다.

- 321 : 밑에서 7줄 '성서의 창조설화에 대해 도발적인 해석을 내놓다.' => 내놓는다. 

- 355 : 밑에서 6줄 '기원적 650년경' => 기원전

- 415 : 15줄 '성차별주의에 의해 서로로 부터 분리되기 때문이다.' => 서로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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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6-30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오 난티나무 님 글은 언제나 좋지만 이 글은 참 특히나 너무 좋네요. 한편으로는 제가 다 읽기 전에 이 글을 읽을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합니다. 아니, 다 읽고 나서 읽었기 때문에 더 좋은걸까요?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저 역시도 어째서 왜 때문에 매달 말일에 끝내는건지 원... ㅎㅎ
우리 다음달에도 힘냅시다, 난티나무 님!!

난티나무 2022-07-01 04:12   좋아요 1 | URL
매번 감상만 남기는 글인데도 늘 좋다고 해주시니 부끄럽습니당.^^;;
한권 한권 읽은 책을 책장에 꽂는 재미가 쏠쏠합니다.(응?) ㅎㅎㅎ
한 달 왤케 짧아요? 책 읽을 땐 시간 좀 늘려놓으면(아님 일시정지) 좋겠네요.ㅋㅋㅋㅋㅋ
7월에도 열심히!!!!

거리의화가 2022-07-01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록-용어정리 와~ 맞습니다. 이 좋은 책을 많은 분들이 읽어야 하는데ㅎㅎㅎ 11장 저도 전체를 다 외우고 싶을 정도로 좋았어요. 저는 쫓기듯 읽고 싶지 않아서 일찍 끝내서 그나마 홀가분했습니다.

난티나무 2022-07-01 17:28   좋아요 1 | URL
맞아요 거리의화가님~ 필독서 지정해야 합니다!!!! 고등학교 필독서로 지정되면 좋겠다고 썼다가 지웠어요.ㅋㅋㅋ
저도 이번달에는 일찍 끝내는 것을 목표로!!!!!!! 👍👍👍

독서괭 2022-07-01 16: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1장 정말 좋았어요! 독자를 배려하는 거다러너님 ㅋㅋㅋ 서문과 11장에서 웅장해지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난티나무 2022-07-01 17:29   좋아요 2 | URL
저 11장만 총 세 번 읽었더라고요. ㅎㅎㅎ
맞아요 서문도 좋죠. 틈틈이 기억 가물해질 때마다 서문과 11장을 챙겨읽어야 겠습니다!!!!^^

공쟝쟝 2022-07-07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요 저도요! 전 그냥 결론만 말하면 11장 형광펜 다 발라버렸어요 ㅋㅋㅋ 제 책 보시면 막 읽는 자의 흥분이 느껴지실 걸요?ㅋㅋㅋㅋ 아주 지독합니다 ㅋㅋㅋㅋ
저는 난티님이 회의하고 안주하고 싶어하는 모든 흔적까지도 용감하게 쓰시기를 독려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익숙한 습관으로 돌아가는 결론이라도 써두는 것이 뒤에올 여성들에게 좋다고 봅니다. 5천년을 못썼으니 지금 쓸 수 있다면 그 모든 것을 누려야죠. 글을 쓰고 페미니즘을 공부한 많은 여성선배들과 함께 읽고 쓰는 용기를 북돋는 여성주의 읽기 동료들에게 무한한 애정과 감사를 표현합니다! 임.파.워.링!!!

난티나무 2022-07-08 00:40   좋아요 0 | URL
저는 다 칠하면 나중에 다시 보기 싫어질까 봐(설마?!) 소심하게 표시...ㅎㅎㅎㅎㅎ

다섯 줄 적었다가 다시 지우고 ㅋㅋㅋ 공쟝쟝님 댓글 보면 왜 매번 이런지 알 수가 엄따...@@ 제가 많이 좋아하나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건 추측이 아니고 기정사실인데! ㅎㅎ 이미 고백해 놓고!☺️)
계속 독려해 주세요~ 저도 선배와 동료들을 본받도록 하겠습니돠~!!!^^ ❤️🙏❤️
 
가부장제의 창조
거다 러너 지음, 강세영 옮김 / 당대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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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해도 여전히 좋은 책. 가부장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어 왔는지 궁금하다면 꼭 읽어야 할 책. 안 궁금해도 꼭 읽어야 할 책. 인류 역사에 해박하지 않아도 괜찮다. 서양 문화 잘 몰라도 괜찮다. 그래도 거다 러너가 무슨 말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알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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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몇번 감았다 뜬 듯한데 오늘이 6월 하고도 27일... 재독이기는 하지만 처음 읽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글을 쓰지 못해서 시작 알림과 동시에 감감무소식.ㅎㅎㅎ 아닙니다, 읽고 있어요. 읽고'는' 있어요. 밑줄도 새로이 많이 긋고 있답니다. 화들짝, 27이라는 숫자에 놀라 되는 대로 책을 펴고 밑줄 몇 군데 가져와봅니다. 인증 페이퍼..^^;;



"다른 인간존재를 잔인하게 대하고 그/그녀에게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노동을 하도록 강제하는 것보다 한수 높은 중요한 발명은, 지배당하는 집단을 지배하는 집단과 완전히 다른 집단으로 지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물론 그런 차이는 노예가 될 사람들이 타지방 부족구성원, 말 그대로 '타인들'일 때 가장 명백하다. 그러나 그 개념을 확장하고 노예화된 사람들(the enslaved)을 어떤 면에서 인간이 아닌 다른 것, 노예로 만들기 위해서, 남성들은 그런 지정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정신적 구성물은 대체로 어떤 현실 속의 모형들에서 나오며, 과거경험을 새롭게 정렬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그 경험은 노에제가 발명되기 이전에 남성들에게 주어졌던 것인데, 그것은 바로 자기 집단의 여성들을 종속시켰던 경험이다.

여성억압은 노예제보다 먼저 일어나 노예제를 가능하게 만든다."

(138~139 / 4. 여성노예)


"남성들은 그들의 직업 혹은 아버지의 사회적 지위에 근거한 계급위계 속에서 자리를 차지한다. 그들의 계급위치는 평범한 외관상의 표시 - 복장, 거주지역, 장신구 착용 혹은 장신구 없음 - 에 의해 표출된다. MAL§40 이래로 여성들에게 계급구분은 그들을 보호하는 한 남성과의 관계 - 혹은 그런 관계가 없음 - 와 그들의 성적 활동에 근거하고 있다. 남성들에 의해 보호받는 '존중받을 만한 여성들'과, 남성들에 의해 보호되지 않은 채 거리에 나가서 자신들의 서비스를 자유롭게 파는 '평판이 나쁜 여성들'로 나눠진 것은 여성들에게는 기본적인 계급구분이었다. 그것은 하층계급 여성들에 대한 경제적·성적 억압과는 대비되는 상층계급 여성들의 제한된 특권을 표시했고, 여성들을 두 개의 집단으로 분리하였다. 역사적으로 그것은 여성들 사이에 계급동맹이 형성되는 것을 방해하였고, 페미니스트 의식이 형성되는 것도 막았다."

(248 / 6. 여성에게 베일 씌우기)


"고대국가는 가부장제의 형태 속에서 형성되고 발전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위계와 계급특전은 국가가 기능을 발휘하게 하는 데 근본적이었다. 따라서 감히 베일을 쓰고 거리에 나타나는 매춘부는 불온한 병사나 노예만큼이나 사회질서에 큰 위협이었다. 딸들의 처녀성과 일부일처제 아래에서 정절을 지키는 부인들은 사회질서의 중요한 특성이 되었다. 그때까지는 가족이나 친척들의 가장들에게 남아 있었던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통제가 MAL§40을 통해 국가에게 맡겨졌다. 기원전 1250년경부터 줄곧 공공장소에서 베일을 쓰는 것에서부터 산아제한과 낙태에 대한 국가의 규제에 이르기까지 여성에 대한 성적 통제는 가부장적 권력의 본질적 특성이 되어왔다.

여성에 대한 성적 규제는 계급형성의 기초이며, 국가를 떠받치고 있는 토대 중 하나이다."

(249 / 6. 여성에게 베일 씌우기)



'베일', '산아제한과 낙태에 대한 국가의 규제' 이런 말들이 요즘 세태와 겹쳐져서 그냥 읽고 넘길 수가 없네요. 모두 비슷한 마음이실 듯.ㅠㅠ 


이제 8장 가부장들(285) 들어갑니다. 4일 남았지만 완독 가능할 거예요.^^;;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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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6-27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8장 들어갑니다~~ 제가 밑줄 그은 부분이랑 겹쳐서 반갑네요^^

난티나무 2022-06-27 21:21   좋아요 2 | URL
❤️👏👏 독서괭님이랑 진도도 밑줄도 같아서 저도 더 반가워요!!!!!!!

얄라알라 2022-06-28 01:21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난티나무님,

책 읽다 같은 부분 밑줄 친 플친님 만나면 짜릿한 그 기분! 두 분의 열공을 응원합니다.
저는 6월달은 책 표지와만 친해지고 패스 각으로 갑니다^^:;;

난티나무 2022-06-28 02:01   좋아요 2 | URL
얄라알라님 감사합니다~^^
일년여만에 다시 읽는데 왤케 새롭죠.ㅋㅋㅋㅋ
짜릿한 그 기분!!!!
 
안젤라 - 1세대 페미니스트 안이희옥 연작소설 70년대부터 현재까지 역사가 된 일상의 기록
안이희옥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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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읽었다. 책을 받은 것이 그러니까... 기억이 안 날 정도니 오래 미루어두었다. 비가 쏟아지는 토요일 밤, 책상 위의 어려운 책들에 손이 가지 않아서, 좀은 소설소설한 거 읽고 싶어서, 책장 앞에서 서성거리다가 숙제(?)로 각인된 책을 꺼내들었는데 호로록 다 읽고 만 것. 미뤄둔 것이 무색할 정도로. 그러나 어떻게 리뷰를 써야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한 번 읽고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있나, 요즘 생각한다. 그러니 첫인상 정도를 적어둔다는 마음으로...^^;; 


지난번 읽은 <버지니아 울프가 결혼하지 않았다면>과 방식이 비슷하다고 할까, 문장들이 비슷하다고 할까, 다른 이야기이지만 겹치고 그러면서도 좀더 포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자전적 이야기라서 그럴 수도 있고 한국 현대사의 중요사건들을 짚고 있어서 그렇기도 할 것이다. 많은 사건들을 이야기에 담다 보니 언급하고 지나가는 느낌도 든다. 이것도 넣어야지, 저것도 뺄 수 없잖아. 그럴 수밖에. 하나하나가 한 편의 소설이 될 수 있는 엄청난 이야기를 갖고 있으니. 같은 이유로 좀은 헉헉거리며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부끄럽게도 잘 몰라서 그렇다. 다음과 같은 구절을 만나니 부끄러움이 커진다.


"아녜스가 80년대 세대라면 요세피나는 90년대 세대로서 시대적 억압이 덜한 성장기를 보낸 셈이었다. 그래서인지 거대 담론에는 별 관심이 없고 소소한 일상사가 주된 화제였다." (185)


거대 담론과 소소한 일상사는 별개의 것이 아님을 이제는 알 것 같다. 그러나 90년대에 20대였던 내 모습이 정확히 저기 저 말에 일치하는 듯해서. 앎과 모름의 차이. 그것에 대해서도.




"... 최초의 기억을 가지고 있어? 나는 최초의 기억이 이 막막함이야. 어둡고 축축한 공간에 나 혼자 서 있었어. 밤이었는지 새벽이었는지는 모르겠어. 아마 적산 가옥 마루였던 거 같아. 나는 자다가 깨어 방에서 나와 있었지. 다락의 다다미방에서 아버지가 피리 종류를 불고 있었어. 가냘프고 애틋한 관악기 소리가 슬퍼서 나는 흐느껴 울었어. 다락으로 통하는 계단은 어린 내가 기어오르기에는 가팔랐어. 막막했지. 가 닿을 수 없는 아버지의 애절한 슬픔. 달빛이 희뿌연 가운데 안개가 낀 듯했어. 나는 울었어, 소리 없이...... 그때 어머니가 안방에서 나왔고 놀라서 나를 끌어안았어. 따듯한 어머니 살이 차가워진 내 몸을 폭 감쌌지. 나는 울음을 그쳤어. 거기까지야, 최초의 기억은." (100)


공감하기는 어려운 구절이지만 최초의 기억,이라는 말에 내 최초의 기억은 뭐지, 한참을 생각했다. 딱히 떠오르는 장면이 없다. 머릿속에 영화 장면이 아니라 사진으로 남아있는 기억들. 최초, 기원, 이런 것이 중요한가 싶기도 하다.




" 「저는 한국을 떠난 적이 없는 토종 페미니스트예요. 유학 다녀오신 교수님들과는 경험이 조금 달라요.」

「어떻게 다른데?」

「한국 여성으로서 토착적 한이 있지요.」

「어릴 때부터 생선을 먹으면 여자들은 꼬리와 머리 부분을 먹었고, 남자들은 몸통을 먹었어요. 도시락에 달걀도 남자만 싸줬어요. 차별이 심했어요. 그런 얘기를 쓰고 싶어요.」" (214)


이 부분이 왜 마음에 걸리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쓰고자 하는지는 정확히 알겠다. 다만 토종,이라는 말은 아닌 사람과 구별짓는 단어가 되어버리는 것 아닌가. 무엇이 토종인가 의문이 생긴다. 말하고자 하는 토착적 한이 저런 것이라면 모르는 여성이 있겠나 싶다. 그러니까 남성과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겠지. 그래서 저런 대화가 만들어진 것이겠지.


간간이 응? 싶은 문장들이 튀어나오기는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것이 옳다고 믿을 수도 있는 것이니 섣불리 뭐라 할 수는 없겠다. 시간이 지나 다시 읽을 때가 오면 그때는 얼마나 다르게 다가올지. 이 어정쩡하고 왠지 미안한 마음이 조금 가실 수 있을지.




"세 여자는 지금 별 탈 없이 사는 것에 감사하자고, 하루하루 건강 유지에 애쓰자고 서로 덕담을 나누었다. 자식들 너무 걱정하지 말고 그 세대 문제는 그들이 스스로 해결하게 하자. 전전 세대, 전쟁 세대, 4·19 세대, 유신 세대, 전대협 세대, 한총련 세대, ·X 세대, · N 세대, MZ 세대 모두 저마다의 과제가 있으니까. 다만 많이 미숙했던 여성 운동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는 데에 입을 모았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나이 드는 것도 여성 운동의 하나다. 서로 다독이며 살자고, 가능하면 송이도 자주 찾아보자고 다짐했다." (267)


위로가 되는 문장. "건강하고 아름답게 나이 드는 것도 여성 운동의 하나다." 그렇다. 우리에게는 롤모델도 더 많이 필요하고 스스로 그렇게 될 필요도 있다. 그러니 산책을 하고 운동을 하고 일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그러는 것만으로도 '여성 운동'을 하는 것이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작아지지 마! 사라지지 말자고! 주문을 외며, 여전히 비가 내리는 일요일, 우산을 받쳐들고 고인 물 위에 발걸음을 찍으러 나간다. 




(겉표지와 속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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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6-27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사회에서 여성에게 가장 어려운 게 건강하고 아름답게 나이드는거 아닐까요? 대부분이 골병들고 억척스럽게 나이가 들죠. 사는게 너무 힘들잖아요.

난티나무 2022-06-27 19:5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말이에요....ㅠㅠ
그래서 그렇게 나이드는 게 여성운동이라는 말이 더 다가오는 것같기도 하고 현실이 힘들고 어려우니 당장 먹고 살 일이 걱정이면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도 동시에 여전하고요. 역시 계급... 문제도 걸리고 특권의식이라는 말도 생각나는 지점이에요. 어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