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드디어 나의 스트레스들이 표출되었다. 별것 아닌 말 한마디가 도화선이 되어 내 속에 쌓였던 화들을 한꺼번에 불러내었다. 계속 쌓아두지 않고 밖으로 쏟아낸 것은 다행, 일주일 넘게 밥을 제대로 못먹고 고생하는 몸은 불행. 

힘이 없어 책상 앞에서 정좌로 책을 읽지 못하니 조금 어려운 책들은 다 뒤로 미루고, 침대와 친구하면서 틈틈이 읽은 책들은 주로 건강과 질병과 환경, 소비와 경제구조, 뭐랄까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그것? 모두가 다 연결되어 있는,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들. 
















예~전~ 김한민의 <아무튼, 비건>으로 시작해서 
















더글라스 그라함 <산 음식, 죽은 음식>을 읽은 후에,  

이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검색해서 빌려보았다. 
















존 A. 맥두걸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을 읽고 
















요건 빌려놓고 
















강하라, 심채윤 <요리를 멈추다>를 읽고 
















요것도 빌려놓았다. (제목이 마음에 안 들지만 뭐 어쩔) 

대충 다 섭렵해보기. 끝나면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도 참고로 읽기. 


읽은 책들을 살펴보면 겹치는 이야기들이 많기는 하다. 지향하는 바가 같아서 그렇다. 그리고 호언장담하는 식의 유머가 때로는 좀 거슬릴 때도 있다. 세상에 100% 옳은 말이 있을까요.ㅎㅎ 책 속의 좋은 것만 쏙쏙 골라 갖기. 

이 책들 중 한 권을 잘 골라서 모든 아는 사람들에게 (특히 건강이 좋지 않은 어른들께) 읽히고 싶다는 마음이 송송. 


몸이 아픈 바람에 채식의 의지가 더 강해졌다. 난 그래도 밥은 먹을 거야. 어제 저녁엔 <요리를 멈추다>에 나온 상추쌈이 너무 먹고 싶어서 푹 잘 익힌 현미밥에 부드러운 쌈채소에 된장으로 약하게 쌈장을 만들어 먹었다. 일주일 만에 '밥'을 먹었다. 살 것 같다. (다행히 나의 위가 이제 밥을 소화시킨다. 흑흑)


오늘은 내친 김에 유튭에서 'What the health' 동영상도 찾아서 식구를 다 불러앉히고 함께 보았다. 




보관함에 있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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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권의 책을 들었다 놨다 하며 번갈아 읽은 적은 잘 없는데 요즘은 그러고 있다. 아침과 오후와 저녁과 밤은 같은 책을 읽기에 너무 다른 시간이다. 라기보다는 내 마음과 여유와 환경이 늘 같지 않다고 해두자. 


















<모데라토 칸타빌레>를 무려 프랑스어로 읽는 중이다. 이론서는 정말 무지무지 어려워서 한 페이지를 넘기기 힘들지만 소설은 그래도.... 대충 읽을 수는 있다. 이해와 납득은 저 어딘가에..... 

















처음 만나는 대프니 듀 모리에. <지금 돌아보지 마> 

오! 재밌지만 분위기는 쫌 무서워. 첫 단편만 읽었다. 틈틈이 하나씩 읽어야지.

















<산 음식, 죽은 음식> 

이 책을 읽기 시작하고, 당뇨의 매카니즘이랄까,를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다. 아직 앞부분이지만 계속 읽기 의욕이 불끈. 오늘 아침을 과일로 먹어보았습니다. 

















<단단한 독서> 

지금까지 나는 책을 대개 헛읽었다는 생각을 늘 하던 차에 눈에 띄어 빌린 책. 아주아주 첫부분을 읽고 있습니다. 

















<사람, 장소, 환대> 

밑줄 긋고 지나가면 잊어버릴까 봐 노트를 펴고 틈틈이 필기 중. 적어가며 읽으니 정리도 되고 좋다. 내 손에 책이 없다는 건 이런 점에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직 좀 남았는데 집중이 잘 되는 조용한 오전시간에만 읽혀서 주말에는 못 읽음. 





아래는 읽다가 멈춘 책들. 














<소모되는 남자> 

응?... 겨우 10% 정도를 읽었는데 저 반대의견 아니 토 달고 싶은 부분이 꽤 있네요? 전자책으로 읽으면서 메모 잘 안 하는데 구절구절 메모로 토 달기. 흠. 그래서 일단 멈춤. 


















<백래시> 

길어요. 끝 언제 나나요. 역시 메모하며 읽던 중 계속 대여연장할 수 없어 일단 반납. 


















<당신 인생의 이야기> 

앞의 단편 몇 개를 읽고 프랑스어판 사서 아이에게. 함께 읽다가 말다가 하는 중. 


















<밀크맨> 

왜인지 자꾸 중반 이후를 읽는 것을 미루게 된다.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되었을까,를 늘 궁금해하며, 괜찮다 생각하며, 그러나 오늘도 펼치지는 않는. 뒷부분 어딘가에서 예고없이 훅이 들어오지 않을까? 


















<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 

빨리 읽어봐야 하는데 역시 읽을 책이 많으면 이렇게 되고 만다. 첫 단편 읽고 일단 멈춤. 얼른 읽어봐야지. 


















<글쓰기의 최전선> <동화 쓰는 법> 




적다 보니 읽다 만 책들이 너무 많다. 모두모두 다 읽는 중~~~~~ 적은 거 말고도 또 더더 있는데.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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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10-20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라스를 불어로...... 부럽습니다 난티나무님

난티나무 2020-10-20 21:26   좋아요 0 | URL
저도 저를 좀 부러워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저 불어 완전 못해요.ㅠㅠ)

2020-10-22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3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3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3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3 16: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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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6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6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6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6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기호, <한정희와 나> 

















... 작가는 숙련된 배우와도 같아서 고통에 빠진 사람에 대해서 그릴 때도 다음 장면을 먼저 계산해야 하고, 또 목소리 톤도 조절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아서 고통스러웠던 적이 많았다. 그게 잘 되지 않는 고통....... 어느 땐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고통이란 오직 그것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어쩐지 내가 쓴 모든 것이 다 거짓말 같았다. 누군가의 고통을 이해해서 쓰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고통을 바라보면서 쓰는 글. 나는 그런 글들을 여러 편 써왔다. - P33

(이어짐) 내겐 환대, 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어느 책을 읽다가 ‘절대적 환대‘라는 구절에서 멈춰 섰는데, 머리로는 그 말이 충분히 이해되었지만, 마음 저편에선 정말 그게 가능한가, 가능한 일을 말하는가, 계속 묻고 또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신원을 묻지 않고, 보답을 요구하지 않고, 복수를 생각하지 않는 환대라는 것이 정말 가능한가, 정말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 일이 가능한 것인가, 그렇다면 죄와 사람은 어떻게 분리될 수 있는가, 우리의 내면은 늘 불안과 절망과 갈등 같은 것들이 함께 모여 있는 법인데, 자기 자신조차 낯설게 다가올 때가 많은데, 어떻게 그 상태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가 있는가...... 나는 그게 잘 이해가 되질 않았다. 나 자신이 다 거짓말 같은데......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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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를 읽었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 아마도 어렸을 적에 읽은 그 이야기, 그때엔 악마에게는 뭣도 팔면 안 되겠다는 막연한 교훈(?)만 얻었을 것이 뻔한 그 이야기를 지금 다시 보니, 음 그러네. 정말 많은 것을 뜻하는 게 아닌가, 그 그림자. 이 책 가볍게 읽을 수 있다고 그랬던 거 같은데. 하나도 안 가벼울 듯한 느낌이 프롤로그에서부터 든다. 


무례한 부탁, 마음 놓고 대낮의 길거리를 걸을 수 없다, 가는 곳마다 손가락질을, 후회, 가짜, '그림자가 없는 사람은 차라리 햇빛 아래에서 걸어다니지 말아야' 한다, 거래, 고독, 칭송, 기대, 절망, 영혼, 몸 덩어리, 상실, 대립, 외적이고 현세적인, 배척, 사람들 사이에서 살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 세계와 주체의 관계, 소외, 고립, 자격, 스티그마, 불완전, 결함, 비가시화, 사람대접, 인간다움, 표현하는 수단, 낙인, 상호작용, 굴욕/복종/차별, 장소,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기, 환대, 형식적 평등과 실질적 불평등, 우리를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 '사람'.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단어와 구절들이다. 한 단어 한 문장마다 턱턱 걸려 생각을 해야 했다. 길지 않은 분량의 프롤로그에 유명한 사람들(보드리야르, 주디스 버틀러, 발터 벤야민, 푸코, 한나 아렌트 등)의 말과 의견이 나온다. 주석 또한 하나하나 밑줄 치며 읽어야 한다. 푸코는 한글자도 읽어본 적이 없지만 주석의 푸코의 말은 정말 재미있다. 요샛말로 현웃 터짐.

(상관 없어보이지만(이라고 쓰고 어제 읽은 소설 구절 생각남, 그러므로 어느 정도는 상관 있다. 그런데 실은 상관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다), 이현의 <전설의 고수>를 보면서 나도 초능력 있으면 좋겠다 했는데, 가장 현실적으로(읭?) 바라는 초능력은 보부아르나 푸코 같은 프랑스 작가와 철학자들의 글을 프랑스어로 완전 쉽게 술술술 읽을 수 있고 신나게 말로 떠들 수 있고 논문도 쓸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고 적확한 프랑스어 구사능력이다. 오늘 자고 일어나면 내일부터 그렇게 되면 정말정말정말 좋겠...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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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청소년 소설 몇 권을 읽다. 아니 성장 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가벼운 것도 아니고. 아이들도 읽을 수 있는 소설? 















이 현, <전설의 고수> 

사실 작은넘이 읽기에는 좀 난이도 하가 아닐까 싶었는데 이현 작가가 궁금하기도 해서 겸사겸사 종이책으로 구입했다. 내가 먼저 읽었고 아이는 아직이다. 재미는 있으나 어쩐지 별 다섯을 줄 수가 없다. 별 기준도 책마다 다르기도 하고. ㅋㅋ 작은넘 읽히고 나중 기회 되면 조카에게 넘길 예정. 덧) 나도 초능력 있으면 좋겠네, 정말 좋겠네. 

















손원평, <아몬드> 

기대에 못 미친 책. 나도 아이 따라 반응 시큰둥. 눈물 많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울기는 했다. 그러나 좋은 소재 좋은 캐릭터를 이야기가 살리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 어디서 (지나치게) 많이 봤다 싶은 부분들이 아쉽다. 다 읽었으니 이 책도 조카에게 주도록 하자. 

















배유안, <스프링벅> 

슬픔이 이야기에 녹아 있으나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오히려 덤덤하게 묘사한 것이 좋았다. 바꾸어 말하면, 캐릭터를 바라보는 시점이 객관적이었달까.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교육, 역시 문제구요. 아이들이 숨 좀 쉬게 해주세요. 

















황영미,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 

우리집 복도에는 체리새우들이 살고 있다. 가끔 어항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체리새우들의 생태를 잘 알기 어렵지만, 몇 년 지나니 이 새우들은 대체로 생명력이 강하고 번식력도 강하고 그래서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인다. 제목이 체리새우,인데 조금 더 체리새우 이야기를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처음 새우의 탈피한 껍데기를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온몸의 모양이 디테일하게 살아있는 얇은 껍데기라니. 

책을 읽으며 얼마 전 보았던 드라마 [언어의 온도]가 생각났다. 학년만 다르지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 말과 글, 사랑, 꿈과 희망 같은 것들이 아주 비슷하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느꼈던 것인데 요즘 학교 생활 정말 힘들구나 싶다. 튀지 않으려고 왕따 당하지 않으려고 미움받지 않으려고 내가 '나'로 살지 못하고, 그렇게 노력해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남의 말과 시선 위에서 굴러다니게 되는.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음엔 '너'의 차례라는. 따지고 보면 학생일 때 뿐만 아니라 어른도 마찬가지다.  

<아몬드> 읽을 때도 그랬고 이 책 읽을 때도 내 아이들의 힘들었을 학교 생활이 떠올라, 나는 그냥 옆에서 훔쳐보고 얻어들은 간접경험밖에 없는데도, 그때의 기억에 가슴이 저려와 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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