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좋은 날 - 씨네21 이다혜 기자의 전망 없는 밤을 위한 명랑독서기
이다혜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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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는 늘 고향 쪽으로 뻗어있고 붓은 언제나 사람들을 향해 달린다.’M 커피 광고 문구다. 가끔 광고를 보고 싶어서 TV를 넋 놓고 볼 때가 있다. 단 하나의 문장이 보는 이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시처럼 치열한 문장,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느낌이 참 좋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시선이 머물렀던 부분은 큼직한 글씨로 쓰인 ‘책읽기 좋은날’이라는 제목도, 색감 좋은 겉표지의 그림도 아니었다. 희미한 듯 한 구석에 세로로 적힌 문장 한 줄. ‘누군가 내 삶에 끼어들었으면...’. 조심스러운 설렘이 느껴지는 문장. 불현듯 CF의 향기가 느껴졌다. 그렇게 이 한 권의 책은 나의 삶에 슬며시 끼어들었다.

 

겉표지까지 합치면 400여 페이지가 되는, 만만치 않은 분량이다. 하지만 짤막한 광고 한 편을 보는 것처럼 3페이지 이내로 구성된 리뷰들은 이런 걱정을 순식간에 날려버린다. 서론, 본론, 결론이 나누어져 경직된 글이 아닌, 툭툭 던지듯 쓰인 글이 읽는 이의 마음에서 경계를 풀어버린다. 작가의 짧은 경험과 간혹 섞여있는 유머가 중간 중간 피식 웃음을 안겨준다.

소개된 책은 매우 다양하다. 일본 작가의 작품이 많고, 만화부터 소설, 수필, 시, 철학서, 전문서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책이 전시되어 있다. 어떤 책은 읽기도 전에 나와 잘 안 맞을 것 같은 생각이 들고, 또 다른 책은 언젠가 한 번 사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 내가 이런 책에 끌리는구나!’책을 통해 나를 다시 읽은 듯한 생각이 들었다.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강신주, 동녘)은 저자에 반해서 읽고 싶은 책이다. ‘그의 상담에는 가출 아니면 출가밖에 없다’(p99)는 저자에 대한 평을 읽으면서 과감한 결단력에 호감이 갔다. 이런 사람이 쓰는 글이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물론 ≪철학이 필요한 시간≫(강신주, 사계절)을 읽은 적이 있기는 하다. 그때에는 그저 철학을 비교적 쉽게 풀어쓰려하는 사람이려니 했었는데, 새로운 각도에서 저자의 책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든다.

 

123권의 책 중에 읽어본 책을 헤아려보니 ≪황홀한 글감옥≫(조정래, 시사IN북)(p241) 단 한 권이다. 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글쓰기에 관하여 도움이 되는 내용들도 많아서 좋았던. 나의 독서경험이 이 책에서는 1/123 이라는 사실이 슬쩍 민망해지기는 하지만,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얼마나 읽었느냐보다 얼마나 느꼈느냐가 더 중요하니까. 그리고 나는 앞으로 계속 책을 읽을 것이니 아무래도 상관없다며 스스로를 격려해본다.^^;

 

웃음과 관련된 책이 당겼다. 요즘 내가 지쳐있나 보다. 화장실 유머를 글로 구사한다는 ≪나도 말 잘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데이비드 세다리스, 웅진지식하우스)도 읽어보고 싶다. ‘남이 처리하지 못한 화장실에서 오해받지 않고 나오는 법’(p162)은 경험한 적이 있는 일이라 정말 답을 알고 싶은 내용이다. ‘나보다 아이큐가 높은 고양이들도 있다. 이 결과 놀란 사람은 나뿐이었다.’(p162~163)는 은근히 생각할수록 키득거리게 하는 문장이다. 일로 쌓인 스트레스가 몇 개의 문장으로 잠시 풀렸다. 작가의 말대로 ‘울적한 날이면 이 책을 뒤적이며 웃는 법을 다시 익힐 수 있.’(p163)을 것만 같다.

또 다른 책인 ≪너한테 꽃은 나 하나로 족하지 않아?≫(데이비드 세다리스, 학고재)는 작가가 붙인 리뷰의 제목이 따뜻해서 끌리는 책이다. ‘평생 웃음은 내가 책임질게(p362)'라는 말은 지금 되뇌어도 따뜻한 난로 같이 든든하다.

 

≪이십억 광년의 고독≫(다니카와 슌타로, 문학과지성사)은 소개되어있는 시구의 문장이 나를 끌어당긴다. 동명의 시로 추정되는 내용 중 ‘만유인력이란 / 서로를 끌어당기는 고독의 힘이다 // 우주는 일그러져 있다 / 따라서 모두는 서로를 원한다 // 우주는 점점 팽창해간다 / 따라서 모두는 불안하다’(p314)라고 표현된 부분이 인상적이다.‘만유인력’이라는 말의 뜻을 20년 가까이 아이들에게 가르치면서 단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그저 ‘만물에는 있다, 끌어당기는 힘이’라는 식으로만 풀이를 해 주었을 뿐. 어떻게 만유인력에서 고독의 힘을 연상할 수 있을까? 중력장으로 일그러진 우주 공간을 보고 서로를 원한다는 생각을 하고, 팽창하는 우주를 보고 불안함을 연상한다. 시인의 무한한 상상력이 놀랍다. 오카리나의 선율이 아름다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작사했다고 하니, 나중에 이 노래의 가사도 찾아봐야겠다.

 

역시 광고 카피는 언제나 내게 매력적이다. ≪짜릿하고 따뜻하게≫(이시은, 달)는 ‘일본의 명광고 카피를 소개하며 그에 얽힌 개인사를 풀어낸 에세이집’(p335)이라 한다. 한 번 읽어보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나라의 인상 깊은 광고 카피들도 많은데……. 광고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풀어낸 책도 있었으면 좋겠다. 한 명의 인터뷰어가 여러 명의 카피라이터를 만나 그 카피에 얽힌 에피소드, 평소 문구를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는가,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시간은 언제인가 등 생생한 광고 아이디어의 세계를 알리는 책도 있었으면 한다. 내가 읽은 독서량이 지극히 적으니 이런 책이 이미 존재하는 지도 모르겠다.

 

무엇이든 즐기는 사람은 당해낼 수 없다고 했다.‘이유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저 좋아서 읽는다. 무엇을 위해서 읽어야 한다는 가르침은 사양한다. ‘해야 하는 것’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책 하나쯤은 온전히 도락(道樂)으로 남아도 좋다고 믿기 때문이다.’(p393) 공감한다. ‘그저 좋아서’라는 말이 그저 좋다.

‘같은 책을 읽었다는 것은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는 끈이다. - 랄프 에머슨’(p258) 리뷰가 갖는 매력 중 하나이다. 이미 읽은 책에 대한 리뷰를 읽는다면 ‘아! 이 사람은 이 책을 이런 각도에서 보았구나!’공감도 해보고, 아직 읽지 않은 책에 대한 리뷰라면 나에게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리뷰는 원래의 책과 독자를 이어주는 또 하나의 끈이다.

‘책을 읽는 독법에는 정답이 없다. 어디서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답이 없듯이 그 책을 어떻게 해석할지에도 답은 없다.’(p394) 글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이 책을 내 방식으로 해석하여 리뷰를 쓰는 것처럼 해석은 온전히 읽는 이의 몫이다.‘책은 그 책을 읽는 사람의 것이다.’(p394)

 

≪책읽기 좋은날≫을 통해 나는 나를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를 새삼 발견할 수 있었으며 요즘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다시 이 책을 읽는다면 눈에 들어오는 또 다른 책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 두고두고 펼치면서 소개된 책들을 음미하고, 한 권 한 권 찾아서 읽고 싶은 마음이다. 그때그때마다 샘솟는 물처럼 새로워지는 나를 읽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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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ungho 2012-11-13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앞으로도 더욱 따뜻한 서평 기대하겠습니다.
 
최소한의 사랑
전경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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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이 ‘의미 있었다’라 말하게 하는 최소한의 것은 무엇일까? 책이 보여주는 색깔이 평소 좋아하는 것이 아니어도, 이야기의 전개가 다소 마음에 들지 않아도 단 한 줄의 문장이나 스스로에게 되묻는 질문이라도 마음에 들어온다면 그것만으로 의미는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내게 의미 있게 다가온 책이었다.

깔끔한 표지는 마음에 들었지만 기대와는 달리 다소 답답하게 흐르는 이야기, 독립 영화나 프랑스 영화를 생각할 때 연상되는 무채색의 배경, 그 안에서 비슷한 느낌을 주면서 섞여 있는 여러 이야기들, 주인공을 비롯해서 주변 사람들의 상처받은 삶이 느리고도 습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최소한의 사랑’이라는 제목이 강렬했던 탓일까? 참 묘한 것은 이 책을 읽어가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하여 조금씩 생각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무심코 넘어갔던, 아무 생각 없이 흘러갔던, 때로는 의도적으로 생각하기를 거부했던 관계들까지도……. ‘관계를 정의하는 최소한의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계속 머물렀다.

 

‘세상엔 세 종류의 사람이 있지. 자기의 사랑을 지키는 사람과 자신의 미움을 지키는 사람. 그리고 아무것도 지키지 않는 사람.(p78~79)'

아무것도 지키지 않는 사람…….

세상엔 세 종류의 사람도 있지만, 어쩌면 세 단계를 거치면서 변해가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 사랑을 지키고자 한 사람, 그러다 미움을 품게 된 사람, 시간이 흘러 아무 것도 지킬 수 없게 된 사람으로.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만큼 스스로 아픔을 품게 된다고는 하지만 아무 것도 지킬 수 없는 무감각함이 오히려 더 큰 아픔이라는 생각이 든다. 2도 화상의 아픔보다 감각조차 느낄 수 없는 3도 화상이 더욱 큰 상처인 것처럼.

한 사람에게 얽혀있는 수많은 관계들도 세 가지 유형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사랑으로 지키고 싶은 사람, 미움으로 머무는 사람, 아무 것도 지키지 않게 되는 사람.

 

내 핸드폰의 ‘친구’폴더에는 2명의 전화번호가 들어있다. 그 중 한 명은 내게 어떤 질문도 하지 않는 친구이다. 먼저 얘기하지 않으면 절대로 묻지 않기에 어쩌면 그저 그런 관계의 사람들보다 나에 대해 모를 수 있지만, 그 점이 오히려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오묘한 관계이다.

직장에서 만났기에 처음부터 그 친구가 ‘친구’폴더에 들어왔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기타’에서, 다음에는‘직장’으로, ‘동호회’로 가더니 ‘친구’폴더까지 와버렸다. 언제부터였을까? 인간관계는 아날로그적이므로 분명 전환되는 시점이 있었을 텐데 서서히 색깔이 변하는 노을처럼 마음이 점점 물들어가게 된 걸까?

드러내는 만큼의 아픔만을 바라보고, 드러내고 싶지 않는 아픔의 시간은 웃음으로 같이 위로해주는, 같이 있으면 편안함을 주고, 떨어져있어도 애절하게 그립지는 않은 친구. 학창시절에 들었던 말이 정말로 맞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우정은 스스로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처럼 투명한 ‘무색’이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알게 된 지 7년 쯤 되었을까? 며칠 전, 그 친구가 내게 처음으로 질문을 하면서 대화가 길게 이어졌다. 나는 그 질문에 덤덤하게 답을 했고, 우리는 좀 더 많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 읽고 있는 책과 평소 좋아하는 책의 장르, 작가, 그 작가의 작품들, 음악, 가수, 스타일, 굳이 감추려하지 않았지만 아무 것도 지키지 않게 되는 사람들, 이제는 무덤덤하게 답할 수 있는 관계들에 대하여. 말을 하다 보니 그날 직장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도 말끔히 사라져버렸다. 이상한 날이었다. 지난 7년 간 나누었던 대화보다 더 많은 말들이 오간 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 친구의 마음 가까이에 한 발짝 다가선 듯했다. ‘사람의 머릿속에는 저마다 깊은 우물에 종이배 하나가 까닥까닥 떠 있는 게 아닐까.(p16)' 일부러 외면하고 내팽개쳤던 마음이 조금씩 떠올라 종이배처럼 까닥거렸다.

근처 악세서리 가게에 가서 내 머리띠도 사고, 생일 선물로 미리 머리띠도 사주었다. “내 생일 선물은 알아서 구체적으로 정해서 알려줄게~! 아예 내가 사서 비용 청구할 수도 있어~.”“오우~! 그런 거 완전 좋아~!”낄낄대면서 서로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 이런 말을 맘 편히 할 수 있는 사이인 것이 너무 좋았다. 어떤 것이 이쁜가 이것저것 해보고, 이리저리 거울도 쳐다보고, 괜찮냐고 물어보는 행동들이 어색하고도 즐거웠다. 악세서리 가게 앞집에서 파는 순대도 같이 먹고, 생크림을 듬뿍 넣은 커피도 마셨다. 어렸을 때는 물건을 사러갈 정도로 가정이 넉넉지 못했고, 그런 물건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직장을 잡아 돈을 벌게 되었을 때는 일상을 공유할 만큼 가까운 친구가 없었더랬다. 그 친구는 알까? 내게는 여자 친구와 이런 물건을 같이 사본 것이 처음이라는 것을.

 

다음 날, 다시 그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요즘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네. 지금 가도 돼?”“그럼! 맛있는 거 사 줄께!”사실 야간 운전을 할 때에는 눈이 다소 침침해져서 집으로 돌아가는 밤길 운전이 늘 긴장되기는 하지만, 그 친구는 종종 그런 걱정을 넘어서게 한다. 보고 싶다는 쑥스러운 마음을 스트레스로 포장해가서 만족스러운 양과 질을 지닌 쟁반짜장도 먹고, 복잡하게 얽힌 직장 일도 풀고, 음악도 듣고, 책도 읽었다. “커피 마실래?”“음~ 뭐 마실까?”“뭘 생각해? 또 캬라멜 마끼아또에 생크림 듬뿍 얹은 거 먹을 거면서…….”그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헉! 어떻게 알았지?’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생각했다. ‘내게 있어 이 친구는 어떤 의미일까?’책에서 읽었던 또 다른 문장이 생각났다. ‘꿰매야 할 것……. 그것은 내 마음이 아닐까.(p81)' 이 친구는 어느 순간부터 내 마음을 조금씩 꿰매어주고 있었다.

언제든 전화하면 그 자리에 있는 친구가 많이 고맙다.

‘나는 모든 문제를 최소한의 것들을 되찾게 해서 풀지요. 난마처럼 얽히는 이 많은 고통과 상처가 실은, 가장 최소한의 것을 지키지 못해 생기거든요.(p342)'

나와 그 친구를 ‘친구’이게 하는 최소한의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이 무엇이든‘친구’폴더에 담겨있는 그 친구의 전화번호처럼 내 마음의 폴더에 담아 오래도록 지켜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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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소년 2012-09-25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최소한의 사랑'은 '최소한 나와 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요. '예의'라!
 
별이 뜨는 꽃담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72
유타루 지음, 김효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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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느낌이 들만큼 이상한 것은 무엇이든 한 번 보이기 시작하면 계속 눈에 띤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보는 그것이 갑자기 확 늘어났을 리는 없는데 이렇게나 많았나싶을 정도로 시선만 돌리면 눈에 들어온다.

녹슨 자전거에 묵직하게 매달려 위태롭게만 보이는 리어카. 거리를 지나다보면 간간히 눈에 띠는 모습. 구부러진 허리 높이 이상으로 종이박스가 가득하면 박스의 무게만큼이나 삶의 무거움이 느껴지고, 리어카가 비어있으면 가벼운 대로 안타깝다.

그랬다. 폐지로 삶을 이어가시는 분들의 모습은 어느 날 갑자기 조심스럽게 들어와 마음 한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한 5년 전쯤이었을까? 실험기구와 모형들을 꽤나 대량으로 구입한 적이 있다. 과학실에서 정리하고 나니 버려야 할 종이 박스가 만만치 않다. 학생들과 함께 재활용품을 놓는 학교 쓰레기장으로 몇 번이나 왔다 갔다 날라야 했다.‘왜 이렇게 많은 거야.’라며 속으로 투덜댔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며칠 쯤 지나서였을 것이다. 차를 타고 오면서 신호 대기 중에 우연히 거리를 쳐다보게 되었는데, 신호가 끊길 즈음 종이 박스가 실린 허름한 리어카를 끌고 건널목을 서둘러 건너시는 할아버지가 눈에 들어왔다. 출발선에 서서 신호의 색만 바뀌기를 기다리는 차들을 피해 주춤주춤 건너시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 다음부터였을 것이다. 거리를 지나가다 시선만 돌리면 쪼그려 앉아 리어카에, 끌차에 박스를 얹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종이 박스를 모아서 살아가시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에 놀랐고, 더욱 놀랐던 것은 하루 종일 모으는 폐지의 가치가 불과 몇 천원이 안 된다는 사실이었다.

모든 가치가 상대적이라는 것은 가끔 미안할 정도로 선명하게 다가오는 진실이다. 내게 있어 버려야 할 물건이 어떤 이에게는 살아가는 수단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충격이었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소재를 이렇게도 그려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접근하는 방식을 달리해도 전달하고자 하는 얘기를 충분히 전할 수 있겠다 싶었다. 작가의 말에서 언급되었던 지렁이처럼 작가는 손수레를 끌고 골목골목을 돌며 고물을 주우러 다니시는 할아버지를 특별히 웃게 해 주었다.

 

녹슬고 칠이 벗겨진 고물장수 할아버지의 대문. 늘 자물쇠로 겹겹이 채워져 있다. 닫힌 대문이 곱사등이인 몸을 비관하면서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사는 할아버지와 어딘가 닮아있다. 그런 할아버지에게 어느 날 노오란 봄빛을 닮은 여자 아이 산들이 별처럼 날아든다.

산들에게는 꿈이 있다. 엄청난 부자가 되어 우주여행을 하는 꿈. 우주선을 타고 여행하면서 죽은 별들에게 꽃씨를 뿌려주어 별들을 살리는 꿈이다. 소녀는 용감하다. 그래서 무서움을 무릎 쓰고 할아버지 등속에 산다는 똥 도깨비에게 이제는 다른 데로 가달라고 부탁하며 가장 아끼는 머리핀을 준다.

공상적인 꿈이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아이의 바람이 이루어졌음을 문득 깨닫게 된다. 죽은 별처럼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채 삭막하게 하루를 살아가던 할아버지에게는 소녀가 주었던 순수한 마음이 꽃씨와 같은 의미가 되지 않았을까? 소녀는 떠났지만 이미 할아버지의 집은 소녀가 붙여놓은 야광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꽃담으로 둘러싸인 듯 환하게 밝아졌다. 할아버지의 마음속에는 꽃향기가 가득하여 마지막에 열어젖힌 대문 밖으로 펴져나가는 듯하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도서이기는 하지만 동심에 대한 기억이 어렴풋해진 어른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뭉클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따끈하게 데운 생 두부를 먹는 느낌이다. 더불어 크레용으로 그린 듯 투박한 그림이 봄볕에 흐드러진 개나리 길을 천천히 걷는 것처럼 마음속에 온기를 불어넣어준다.

 

작가의 말을 다시 한 번 읽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넌 꿈이 뭐니?”

내 주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더 가까이 마주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은 꿈이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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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 두 번째 아이는 사라진다 문학동네 청소년 13
방미진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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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상한 이야기, 연못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두 번째 아이가 사라지는 괴상한 연못.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아이에 관한 이야기여서였을까? 책을 읽는 내내 이제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한 아이가 떠올랐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더욱 마음이 안 좋았던 건 떠나기 하루 전에도 그 아이가 속해있던 반에서 아이들을 웃겨가면서 수업을 했다는 것이었다.

눈에 띄지 않는 아이였다. 이름을 들었어도 언뜻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던. 삶과 죽음을 갈등했던 영혼 앞에서 나는 무엇을 가르쳤던 것일까……?

 

마음의 색맹

 

 

수업을 한다

 

색맹을 얘기하고

유전자를 말하고

가계도를 칠판에 그려낸다

 

아이들은 듣는다

푸른빛 마음으로

분홍빛 마음으로

회색빛 마음으로

 

나는 바라본다

각기 다른 빛깔의 마음으로

 

어디를 바라보고

무엇을 바라보고

누구를 바라보고 수업한 것일까?

나는

 

누구를 바라보고

무엇을 듣고

어떤 것을 느끼며 앉아있는 것일까?

아이들은

 

마주 서 있다고

서로를 보는 것은 아니다

 

마음의 색을 보지 못하는 나는

마음에 대한 색맹일지도 모른다

 

*...견디기 힘든 것은...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영혼을 보지도 못하고.

그 앞에 서 있었는데도 이미 그 존재 앞에서 한 줄기 희망의 빛조차 되어주지 못했었다는 거지...

알아볼 수 있었다면...따스한 말 한 마디 안겨주었더라면...달라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때늦은 후회를 해 본다는 거지...

인생이라는 것이...그래도...그럼에도 불구하고...살아갈 만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고, 말해야하는 위치에 있는 이 순간에...인생 참 허망하다..라는 느낌을 안고 있다는 거지...

이제는 어깨를 눌렀던 그 짐을 툭툭 털어내고 날아가기를...하늘로 올라 별이 되기를...』

 

독백처럼 말줄임표가 적힌 글을 정신없이 적었던 기억이 있다. 어떤 이유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공부를 꽤 잘하는 아이였다는 소문을 포함해서 여러 짐작들이 조심스레 나돌았더랬다.

 

사진 찍힌 아이가 사라진다는, 어찌 보면 약간은 비현실적인 환타지 요소가 들어있는 소설이지만 소설 속에서만 존재해야 할 이야기가 현실과 겹쳐지는 것만 같아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평범한 아이 서인주는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으로써 특별해졌다. 죽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아이들 속에 소리 소문 없이 묻혀있었을 것이다.

사실, 학교는 겉으론 평범해 보이지만 속은 위험한 아이들로 가득하다. 누가 위험인물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터지기 전에는.

그러고 보면 평범이란 단어는 전혀 평범하지 않다. 누구라도 평범이라는 말 속에 들어올 수 있고, 그 말 속에서 내쳐질 수 있다.(p96)'

 

'괴담이란 그 괴담을 필요로 하는 아이에게 찾아와, 마치 귀신처럼, 살아 움직이는 거야.(p179)'

‘정말 주인공이었던 걸까? 그저 남겨진 건 아니었을까? 무대 위에 버려진 것처럼.(p233)'

소설 속에서 첫 번째 아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등장인물 모두 두 번째 아이일 수밖에 없다. 드러내어지는 두 번째 아이는 분명히 있지만, 첫 번째 아이 역시 언제 두 번째가 될지 몰라 불안해하니 그 마음은 이미 두 번째 아이가 되어버린다.

지금 이 순간에도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공지영 외, 한겨레 출판)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1등을 향한 괴담 속에 던져져 괴담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색을 얼마만큼 정확하게 보고 있는 것일까?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자살률이 증가하는 유일한 나라,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인 나라,

청소년의 자살 원인으로 ‘성적, 진학문제’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

치열하게 경쟁을 해야만 하는 사회 구조적인 모순이 ‘괴담’이라는 숨겨진 이야기로 표현되어지는 나라...

 

‘사라진 쪽, 남는 쪽, 어느 쪽이 더 불행한 걸까?(p233)'

답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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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콜스 - 영화 [몬스터콜] 원작소설
패트릭 네스 지음, 홍한별 옮김, 짐 케이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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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 대의 오랜 기간, 내 삶은 무채색이었다. 지나가다 교통사고를 당해서 죽는다 해도 아무 아쉬울 것이 없었던 시절. 하루하루 지나는 시간들이 무의미했다. 아파트 베란다에 나갈 때마다 아래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여기서 떨어지면 죽을까?’하지만 잘못되면 살 수도 있을 것 같고, 아플 것 같기도 해서 포기했다.^^; 많은 사람들도 만나보고, 늦게까지 직장 일을 하며 몸 안에 피곤을 잔뜩 담아오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마음속은 텅 비어버리는 듯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엘리베이터의 거울을 바라보면 공허한 두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엇으로도 채워질 것 같지 않은 외로움이 스멀스멀 찾아와 나를 집어삼켰다. ‘젊음은 한순간이라고들 말하지만, 그 시간이 꽤 오래 계속되지 않는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긴 세월동안.(힐러리 맨틀, <사랑의 실험>중에서, p9)’그렇게 끝나지 않아 죽을 것만 같은 현재를 담고 있는 내게 미래는 존재하지 않았다.

 

처음에 보았을 때에는 그저 독특한 책이었다. 예술적인 무채색의 그림과 함께 몬스터가 등장하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화 같은 이야기, 한 아이의 치열한 성장 과정이 담긴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왜 다시 읽어볼 생각이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며칠 뒤의 나는 편안히 누워서 책장을 가볍게 넘기고 있었다. 그런데, 두 번째로 접한 책은 처음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오랜 기억들이 생각나 가슴이 한동안 먹먹해졌다. 지금에 와서 웃어넘길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부터 지금까지도 나를 무겁게 하는 이야기까지 영화 속 장면을 보는 것처럼 머릿속에서 이야기가 펼쳐졌다. 자세를 고쳐 잡고 문장 하나하나를 선명하게 짚어갔다.‘이야기가 작가에게서 끝날 수는 없다.(p6)’며 몬스터가 세 편의 이야기와 주인공 코너의 네 번째 이야기를 넘어 다섯 번째 이야기를 자꾸 요구하는 것만 같았다.

 

과거의 기억은 디지털적이다. 모든 과정이 기억나는 게 아니라 특히 인상 깊었던 몇몇 장면들이 한 장 한 장 떠오른다. 직접 했던 행동들뿐 아니라 생각만 했을 뿐인 기억들도 선명해질 때가 있다.

어리석게도 나를 이렇게 무채색으로 만든 것이 다 주변 사람들 탓이라고 생각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속으로 원망의 말을 뱉어냈다. 마음속에 폭풍이 지나가고 거센 바람이 불었다. 내 앞에 펼쳐지는 상황으로 내 삶을 이끌어가는 것은 나이므로, 모든 것은 나의 책임이라는 자각을 한 후에도 상황은 썩 달라지지 않았다. 모든 게 내 탓이라 생각하니 나를 더욱 무겁게 누르는 짐들이 다가왔다.

진짜 나의 모습은 무엇인가? 타인에게 보여 지는 모습과 스스로 느끼는 모습과의 괴리감에서 허무가 몰려왔다. 표면적으로 나는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착한 사람으로 비춰졌다. 누군가 내게‘착한 아이야. 네가 그렇게 착하지 않아도 되면 좋겠구나.(p31)’라며 위로를 해주었으면 덜 힘겨웠을까?‘항상 좋은 사람은 없다. 항상 나쁜 사람도 없고. 대부분 사람들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지.(p91)’‘삶은 말로 쓰는 게 아니다. 삶은 행동으로 쓰는 거다. 네가 무얼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직 네가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p255)’라는 말을 해주었으면 좀 나아졌을까? 생각을 했다는 것만으로 죄책감이 느껴지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었을까?

‘너는 고통이 끝나기를 바랐을 뿐이다. 네 고통. 고통 때문에 네가 겪는 소외감을 끝내고 싶었다. 지극히 인간적인 바람이다.(p253)’몬스터가 코너에게 하는 말은 어느 덧 내게 들려주는 말이 되어 나를 어루만져주었다.

 

사람은 이중적이다. 진실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맞닥뜨리면 어느 정도의 사실을 얘기한 후에는 방어막이 작동한다. ‘때로는 누구보다도 스스로를 먼저 속여야 할 때가 있지.(p88)’ 진실이기도 하고, 진실이 아니기도 한 말로 스스로를 에워싼다. ‘진심이었다. 하지만 진심이 아니기도 했지.(p253)’그래서 ‘진실은 속임수처럼 여겨질 때가 많다.(p91)’모순된 말이지만 두 말이 다 진실이 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죽고 싶었다고 생각했던 그 시기에 나는 그만큼이나 절실하게 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에도 마음 한 구석이 외롭고 허무해질 때가 있어요..”슬쩍 울적해진 마음을 선생님께 비춰보았다.

“사람에게는 늘 그런 면이 있는 것 아닌가? 꽉 채워져 있는 것보다 한 구석 비어있어야 새로워질 수 있는 거지.”

이 말을 들으면서 예전에 즐겨 맞추던 아기공룡이 그려진 9칸짜리 플라스틱 퍼즐이 생각났다. 하나의 빈 칸이 있어야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맞출 수 있는 퍼즐. 꽉 차 있는 마음속은 다 맞추고 움직이지 못하게 해 놓은 퍼즐처럼 삶을 굳어지게 할 수도 있겠다. 죽고 싶어질 때에도 느껴졌던 허전함이 살고 싶은 지금도 느껴지는 걸 보면 어쩌면 인간은 늘 마음 한 구석에 퍼즐의 빈 칸을 가지고 다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이리 저리 빈 칸을 채우려고 움직여가는 과정이 바로 ‘삶’이란 것일까?

 

글을 쓰면 행복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글을 쓰면 아프기도 하다. 진심이 아니면 써지지 않기에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나를 드러내게 된다. 내게 있어 글은 즐거움이면서 괴로움이다.

‘그냥 진실이 아니라, 너의 진실...(중략)...너는 네 진실이, 네가 감추는 것이, 네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라는 걸 안다.(p55)’새빨간 주목의 열매처럼 몬스터의 말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진정한 진실은 ‘용기’일까? 그것을 기꺼이 드러낼 수 있는 용기. 용기와 함께 드러내어진 진실은 두려움을 녹여내고 그 사람을 치유해준다.

‘모든 이야기가 행복하게 끝나는 건 아니(p180)’지만, 나는 이제 서서히 불완전한 나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어볼 수 있을 것만 같다.‘이야기는 중요하(p189)’고,‘진실을 담고 있다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일 수 있(p189)’으므로.

이제 나의 다섯 번째 이야기가 미래를 향해 펼쳐지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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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ungho 2012-08-11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용기와 함께 드러내어진 진실은 두려움을 녹여내고 그 사람을 치유해준다.'는 나비종님의 말씀이 가슴을 울리네요. 이제 두려움을 이겨낸, 나비종님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천수진 2012-08-13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예전에 공지영씨의 글에서 이런 문장을 본 적이 있어.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럽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음을 아는 것이다."
오늘따라 왠지 그 말이 와닿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heliosinn 2012-09-16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주 다크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책이지요.

나비종 2012-09-17 20:30   좋아요 0 | URL
내면을 깊게 파고 들어가는 내용이라 스스로를 냉철하게 바라보게 하는 책입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책인듯 하지만 어른들이 읽으면 울림이 더욱 클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