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뜨겁게까지 느껴지는 4월 16일이다.
토마스만의 소설은 생에 처음 읽는거같다. 어린시절 집에 있던 세계문학전집에 마의산이나 토니오크뢰거 및 단편집이 있었던가 기억이 나지않고, 당시 어린 나는 되든 안되든 다 읽기로 했었기에 아마도 집어들었을거고 읽다가 중도에 관뒀거나 그랬을거다.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책이라도 일말의 인상이라도 갖는다면 그것은 내 머리 또는 몸 어딘가에 가라앉아 꺼져있다가 어느 계기에 스위치가 팍 켜지면서 떠오를거라고 믿는 편이다. 어릴땐 이럴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렇게 가라앉아만 있고 비었던 것만 같았던 어린 시절의 독서는 시간이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로 어린시절 독서는 할수 있는 한 많이할 필요가 있다.

토마스만은 늘비껴갔던 작가다.
이번에 ‘악‘이란 주제를 따라가다 토마스만의 이 [파우스트 박사]를 읽어야한다는 데 이르렀다.
파우스트의 주제에 포함되는 변주된 이야기.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대신 음악적 천재성을 얻게되나 결국 몰락하는 이야기.
토마스만은 나치를 피해 고국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해 정신병적 히스테리를 앓고 있는 독일조국과 사람들을 비탄에 빠져 슬퍼하며 이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그걸 생각하고 읽어서인지 초반부터 비의적이고 악의 기운이 묘하게 스멀대는 묘사로 꽉 채워진다. 굉장히 펑범한 내용을 차분한 문장으로이어가는데도 기묘한 악의 기운이 미리 포진해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베토벤 소나타 111번 얘기가 나오는데.... 만이 음악에 얼만큼 조예가 있었던지 알수 없지만 읽다보면 예사롭지 않다는데 동의할것이다. 압도한다. 이 얘기를 풀어내는 인물 자체가 주는 기묘함도 한몫한다.
독서가 주는 기쁨이란 이런걸거다. 읽다 이 기분을 도저히 그냥 둘수 없는 흥분.

베토벤 소나타 111번은 왜 3악장이 아니고 2악장으로만 만들었을까....
유투브에서 리히터의 피아노연주로 들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토마스만.. 대단한 작가다.

나치치하의 독일 정신. 분위기..
벤야민의 [괴테의 친화력]과도 읽어볼만하다.
벤야민은 어렵다. 토마스만도 어럽다. 그러나 나의 독서는 조금씩 좋아질거다.

 

 

 


 

 

토마스만은 이 소설 집필과정에 관한 300쪽 가량의 책을 따로 출간했다는데 이건 번역출간 계획이 없나?

화자인 나, 차이트블롬이 친구인 음악가 레버퀸의 죽음 후 그의 음악인생을 얘기한다

레버퀸은 니체를 모델로, 음악은 아도르노와 쇤베르크의 영향(쇤베르크의 12음법을 악마적으로 해석한 토마스만에게 쇤베르크는 화를 냈다고 한다.)을 받아 썼다고 한다.

방대하고 음알못들에겐 어렵고 그부분이 굉장히 중요해보이는데 솔직히 완전히 이해하며 읽을 수는 없다.

책소개에 따르면 이 소설을 잘 읽으려면 일단 첫번째 독서는 전체를 읽어 개요를 이해하고,

결말을 아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다시 아주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라, 길안내를 한다........

한번 읽기도 힘든데 두번째읽으면....... 일년이 훌쩍 갈것 같다 ㅎㅎㅎㅎ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대신 무언가를 얻었으나 몰락하고 파멸하는 주제는 아주 다양하고 변주된 얘기가 많은데

발자크의 [나귀가죽] 역시 같은 과라 할 수 있다. .................생각해보니 마법가죽이 악마는 아니다. ........

소유하는 자의 소원을 이뤄주는 대신 수명을 가져가는 마법의 가죽을 갖게 된 청년 라파엘의 몰락을 다룬 소설이다.

이를 통해 인간의 조건을 성찰한다는 소설.  

 

러시아 작가 미하일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그리트] 또한 같은 과.............생각해보니 파우스트의 변주라는 것만 알지 읽지 못했네....

또 같은 주제를 다룬 소설들이 있나....

같은 주제를 각 작가마다 어떻게 다루는지 보는 것도 흥미있겠네.

그런 의미에서 작년에 읽었던 [나귀가죽]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물론 괴테의 [파우스트]도.

 

이 거래는 공정한가? 욕망을 이루는 대신 파멸과 죽음이라니.

악마와 하는 거래는 더더군다나 잘 따져보고 잘 하자.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했으니 깨알같이 들이대서 잘 알아보지 못하게 해놓은 약관도 꼼꼼히 따지자. .........

분명 악마보다 더 영악한 인간이 있을거야.

절대 손해보지 않게 거래하는 악마 등쳐먹는 인간이... 

신의 저주에 강렬한 똥침을 놓는 인간이.... 


악마와, 신과의 싸움은 이길 수 없다는, 결말이 정해진 궤도.

인간의 오만함은 신의 저주를 불러와 결국 저주와 파멸에 이르게 할 거라는 참을 수 없는 결론. 

토마스만은 차가운 웃음으로 신의 세계를 냉소한 레버퀸의 파멸을 통해 히틀러 치하를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독일 민족과 국민들의 정신상황을 살피고 있다고 한다.....

"추상적 사변에 능한 동시에 신비주의적 감성에 쉽게 현혹되는 독일인의 속성"을 탐구하고자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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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을 하다보면 가끔 '마니아가 되었다'는 메시지가 뜬다.

이게, 그러니까, 몇번 포스팅이나 뭐, 읽고 싶은 책에 표기한다거나, 몇권 구입하거나, 뭐, 여튼 몇번 다루다보면 마니아 '딱지'가 붙는듯하다.

이게 나는 영~ 어색하다. 이질적이다. 나와 마니아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천생이 매니악스러울 수 없는 인간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기본적으로 마니아가 되기 위해선 집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착없이 마니아가 될 수도 있는가?

나는 그런 집착을 가져본적이 없...........아니, 책은 어쨌든 나의 집착대상이긴 한건가, 평생을 책과 관한한 떨어져본 적은 없으니까... 그래도 책마저도 매니악스러울만큼, 극성스러울만큼 욕심부려본 적이 없다.

도서관에서도 빌려보고, 없으면 나중에 기회가 있겠지, 넘어가기도 잘하고 설렁설렁, 만사 극악스러워본적이 없이 살아온 인간이다. 마니아와 관련해서 내가 쓰는 단어들을 보면 마니아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수준을 알 것이다.

알라딘 북플에서 알려주는 마니아 수준이란것이, 당신은 이러이러한 것에 쬐끔 관심이 있구만, 이런 메시지라는 걸 아는데도 불구하고 마니아 메시지가 뜨면 웃음이 나온다. 뭣이라고, 내가 마니아라고, 라고, 라고라? 아녀,나는 ~의 마니아가 아니여, 그러니 나를 그렇게 부르지말아줘, 라고 사정이라도 하고 싶다.

 

오늘 아침 알려온 메시지는 내가 우치다 타츠루의 마니아가 되었다는 거였다.

우치다 타츠루의 책 중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책은 [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 다.

읽은 책이라곤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가 전부이며 그 외 몇편의 글이 전부다.

심지어는 [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도 다 읽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에 하루키(게다가 하루키 관련 페이퍼가 제일 많은데 나는 아직도 하루키 마니아는 아니다)  관련해서 참고서적을 몇권 읽다가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한문장 때문에 우츠다 타츠루를 다시 보게 생겼다.

[하루키 씨-]에도 실렸는데, <힘들 때 스승에게 기대기>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하루키의 문학적 성숙은 '남성적, 영웅적 주체의 유연화, 여성화'라는 궁극의 주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요?"(93)

 

라는 문장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

제목 '스승에게 기대기'의 스승은 엠마누엘 레비나스인 모양이다.

이글에서 우치다는 레비나스의 사상에 기대 하루키가 그동안 한번도 다뤄보지 않은 '엄마되기'([1Q84] 3권에서 아오마메는 임신하게 되고,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덴고와 함께 1984의 세계로 돌아간다- 물론 분명하게 돌아간 그곳이 1984인지 모호하게 묘사하지만 어쨌든 달은 정상적으로(?) 하나인 세계)가 나온점에 주목한다.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으로 하루키의 소설도 독파해보고자 하는 모양인데 아직 더 진전된 글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우치다는도 아직 쓴 것 같지는 않다., 아니, 내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하루키부터 그 이후 진전시키지 않았으니까('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도, 여자가 없는 남자들도, 최근작 기사단장 죽이기도 아마 마찬가지, 과거의 주제들이 반복될 뿐, 물론 조금씩 다르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렵다]의 저자 가토 노리히로가 편집하고 일본의 대표적인 논객이라는 35명의 짧은 글들을 모은 [무라카미 하루키 1Q84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는 하루키 소설에 우호적인 자들과 무자비하게 욕하는 자들의 글이 한데 모여있는데 저 우치다의 '하루키의 문학적 성숙'에 관해 여지없이 뭉개는 글을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하루키가 나이드니 무라카미 류가 되는' 현상을 지켜보게 됐다는 말(<무라카미 하루키를 둘러싼 피곤한 모험>,  다케우치 신)은 무라카미 류를 몰라도 어떤 의도로 쓰였는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무라카미 류의 소설을 읽어본 게 전혀 없어서 다른 일본작가들과 함께 읽어볼까 한다.

일본문학쪽쪽은 주로 장르소설을 많이 접했고 다른 작가로는 소세키 외에 오에겐자부로, 그리고 몇 권 읽어본 게 전부라서 이번 기회에 일본작가 몇명도 읽어볼까 생각중인데 당분간은 딱히 마음이 가지는 않는다.

나카가미 겐지의 [고목탄]을 조금 읽어봤는데 흔히 말하는 포크너스러운 작풍에 그다지 끌리지는 않아서 지금 당장 읽을만한 것 같지는 않았다.

 

길어지는데, 우치다의 저 문장 때문에 우치다가 쓴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도 읽어보고 싶어졌다는 게 오늘 하고 싶었던 얘기다.

 

 

 

 

 

 

 

 

 

 

 

 

 

 

 

 

 

도서관에서 빌려다가 떡 펼쳐서 서문을 보는데, 마음에 든다. 읽어보고 싶다.

 

이책에는 레비나스의 '사제론', '타자론', '에로스론'에 대한 나읙 개인적 고찰을 담았다. 물론 레비나스의 '대양과 같은 예지' 중, 여기서 손댈 수 있었던 것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나는 레비나스라는 '레몬'의 껍질에 한 줄의 칼집을 내고, 거기서 스며나오는 향기를 맡고, '이런 향기가 '나요'라고 감상을 말하는 데 불과하다. 다른 사람들은 똑같은 향기에 대해 나와는 다른 인상을 말할 것이다. (중략)

 

 ... 이책은 오로지 스승의 예지를 칭송하기 위해서 쓰여졌다. 따라서 논술은 철저하게 레비나스를 '편들고 ' 있으며, 레비나스와 의견이 다른 사람, 레비나스를 비판하는 사람은 위험인물로 취급한다. 그런 점에서는 균형이 좋지 않은 책이다. 그렇지만 숭경의 마음이라는 것을 한번 품어버리면, 인간이란 좀처럼 냉정해지지 못하는 것이다. (서문)

 

 

우치다 다츠루는 팬심, 덕질로 글을 쓰는 사람인듯하다.

하루키에 대해서도 '편애하는 마음과 팬으로서' 글을 썼다고 밝히고 있으니.

레비나스에게 직접 배운 스승과 제자 사이도 아닌데 그냥 자신이 '숭경의 마음'을 지니고 있기에 스승으로 삼은 것이다.

무릇 마니아, 팬심은 이 정도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레비나스와 의견이 다르거나, 비판하는 사람은 위험인물이라잖는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내겐 이런 팬심과 덕질이 없다.

온전히 풍덩 빠지지 못하고 언제나 거리를 두고 냉정하다. 마치 그러해야 한다는듯이.

최근에 포스팅을 내 나름대로는 '부지런히' 하려고 노력하면서 내가 쓴 글을 보자니 이렇게도 무미건조할 수가 없더라.

빠심을 가져본적 없는 나의 성향이 글에도 고스란히 배어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좋아지면 관심가지고 보긴 하지만 그것의 모든 걸 알고 싶거나 갖고 싶거나 하진 않는다 .

궁금증 이상을 넘어서진 못한다.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

 

 

레비나스 저작을 읽어본 적이 없고, 따라서 그가 어떤 철학을 베풀었는지 알길이 없지만 그리고 사랑의 현상학 같은 거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지만, 한번 읽어는 봐드릴라고.

현상학만 하더라도, 역자의 말에 따르면, 후설 - 메를로 퐁티의 '인식론적 현상'과 하이데거 - 사르트르의 '존재론적 현상학', 레비나스의 '윤리학적 현상학'으로 나눠보는데 뭔 말인지 알 수가 없고, '난해함이라는 말로 그것을 너무 쉽게 용서해서는 안된다'고까지 말하는 역자의 말을 굳이 곱씹어 보지 않더라도 쓰바, 제대로 읽을 수나 있을런지 모르겠다.

아, 쓰바, 왜 그렇게 어렵게 난리지롤이야

 

우치다의 서문 뿐만 아니라 역자 이수정의 옮긴이의 말도 제법 웃긴데,

번역하면서 한가지 특이한 사실이 느껴졌단다. 한 일본인이 리투아니아 출신의(처음 알았다) 한 유대계 프랑스인(역자가 화 낼만하잖아, 프랑스 철학자들의 '멋부리는 표현법'에 골탕 좀 먹어봤다면)에 대해 쓴 이 책을 독일철학을 전공한 한 한국인이 미국에 앉아 번역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모로 읽어보고 싶게끔 펼쳐보이고 있지만 정작 한페이지 한페이지 잘 넘어갈 수 있을지, 대충 짐작이 간다.

안 읽히면 포기하는거지.

궁금할 뿐이지, 기어이 알아야만 하겠다는 마니아적 부지런함도, 악착스러움도 없다.후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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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7-04-12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마 덜 황당하시군요. 전 처음 보는 작가 이름인데 마니아 도장이 찍혀서 난감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포스트잇 2017-04-12 14:51   좋아요 0 | URL
아, 그럴수도 있는건가요?
앞으로 당신은 마니아가 될거야, 꼭 되고 말거야, 뭐, 이런 에고일까요? ㅋㅋㅋ

munsun09 2017-04-12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니아 메시지가 처음엔 왠지 뿌듯함(!)이 있었는데 자꾸 마니아 주니까 왜? 라는 의문이 생기고 뜬금없기도 하던데 다들 한번쯤 가지시는 의문이시군요. 공감합니다

포스트잇 2017-04-12 19:10   좋아요 0 | URL
네, 뜬금없는거 맞아요 ㅎㅎ

cyrus 2017-04-12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지 않고, 리뷰를 쓰지 않은 채 관심있는 책만 올려도 마니아를 받을 수 있어요. 글에 ‘좋아요‘ 수가 많으면 마니아 등급(?)이 향상됩니다.

포스트잇 2017-04-12 21:46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가끔 깜짝깜짝 놀랍니다, 내가 뭘했다고 마니아가 된거지... 오늘 풀렸습니다, 마니아 미스터리가 ..ㅎㅎ

cyrus 2017-04-12 21:55   좋아요 1 | URL
마니아를 부여하는 알라딘 시스템 규정이 비밀이라서 확실히 알려진 것은 없지만, 대부분 마니아 지수 등급이 높은 알라디너의 이름을 보면 글의 ‘좋아요‘를 받은 수가 많고, 평소에 글을 많이 쓰시는 분들입니다. ^^

singri 2017-04-12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얼마전에 쓴글 ㅋㅋ다들 겪고 계시는거군요 ㅋㅋㅋ

포스트잇 2017-04-12 22:04   좋아요 1 | URL
알라딘이 여럿 신경쓰게 만들었군요ㅋ 왜 이 마니아제도가 맘에 걸렸는지 생각해봤는데, 마치 그냥 지나가다 인상적이어서 한번 쳐다보고 한두마디 건넸는데, 넌 나를 좋아하는게 틀림없어, 넌 날 찍었어,라며 사귀자고 하는것같아서 기분이 영~... 그랬다구요 ㅋㅋ

singri 2017-04-13 10:13   좋아요 1 | URL
앗 정확하네요 ㅋㅋㅋㅋ맞아요 그랬어요ㅋㅋㅋ난 너 모르는데 ㅋㅋㅋ왜 난리야
 

김상중 교수의 신간 제목은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이다.

초반 조금 읽었던 대목에는 이런 말이 있다.

김상중 자신은 악을 동경해왔다고. "악은 어딘가 매력적이고 음영이 풍부하여 일상의 지루함을 떨쳐버릴 힘을 가진듯 느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속의 악역을 해보고 싶었다고.

자신에게 없는 무언가 - 아마 그건 악이 보여주는 광포한 힘 같은 것이리라 - 를 갖고 싶다는 바람을 악의 캐릭터에 투영한 것이었으리라.

누구나 악역에 매력을 느껴봤을 것이고 밍숭맹숭한 착한 주인공보다 오히려 악의 몰락이 안타까웠던 적도 있었을 것이다.

"세상의 규칙 같은 것은 발톱의 때만으로도 여기지 않고 계율과 도덕 따위는 개에게나 던져주는" 세상 악인의 행태에 사이다 한잔 들이키는 시원함을 가져봤을지도 모를 일이다.

 

반전은 현실에서 맞는다.

현실에서 실체로 맞닥뜨리는 악은 ... 치떨리는 것이다.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악이 지닌 힘은 세다.

악의가 내뿜는 독에 손상당하는 것들은 어쩌면 회복해서 원래로 돌이킬 수 없게 될 확률이 높다. 영원히. 언젠가 악이 몰락할지라도.

 

김상중 교수에게 힌트를 제공한 건 테리 이글턴의 [악 : 우리 시대의 악과 악한 존재들]이다. 

악은 불가해하다.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성격결정론이나 환경결정론으로 이해되는 건 진정한 악이라 할 수 없다.

악은 개인의 자유의지이기도 하거니와 조직안에서 배태되는 악도 있다.

문학과 예술에서 악을 어떻게 다루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악에 대해 이해해보려 애쓰는 게 바보스러운 짓일지 몰라도 헛된 시도라해도 한번은 훑어보고 싶다.

 

악의 꽃이 만발하도록 놔둬야 하는가.

악에 손상되지 않고 악의 시대를 건널 수 있는 방법은 있는가.

아마도 앞으로 리스트는 쌓일 것 같다.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테리 이글턴의 [악 : 우리 시대의 악과 악한 존재들]

김상중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

모리모토 안리 [반지성주의]

우치다 타츠루 [반지성주의를 말하다]

나카지마 요시미치 [악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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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안개를 내뿜는다는 용 이야기가 아서왕 전설에 나온다는 걸 얼마전 김대식의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를 보고 알게 됐다.

아서왕 전설에 대해서는 성배이야기 등 흩어진 정보를 통해서만 알고 있는데 언젠가 기회 있으면 들춰봐야겠다는 생각만 하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이야기]를 훑어보다 다시 아서왕 전설을 만났다.

 

유럽문화를 알기 위해 성서를 읽는 건 필수지만 아서왕의 전설이나 성배전설 또한 아주 중요하고 유럽 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을 확인 할 수 있다고 한다.

 

다카시는 토마스 말로리(토머스 멜러리 Thomas Malory) 의 [아서왕의 죽음]을 추천한다.

아서왕 전설이 그리는 세계의 전체상을 틀어쥘 수 있다고 한다. 만일 이것을 틀어쥐지 못하면 유럽문명의 다양한 측면을 잘 알 수 없다(213)고까지 말하니 언젠가 꼭 읽어봐야 할 것 같다.

 

 

 

 

 

 

 

 

 

 

 

 

 

 

 

 

그외에도 몇가지 책을 추천하지만 번역된 게 없어 읽을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번역될 것 같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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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새로나온책 둘러보니 이런 책이 출간됐다.

[혐오표현, 자유는 어떻게 해악이 되는가?]

뉴욕대 로스쿨에서 법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다는 제러미 월드론이라는 교수의 저서인데, 책소개를 읽다가 

'독이든 꽃이라도 만발하게 내버려둘 것인가?'라는 질문에 천착했다는 문구에 혹했다. 


제러미 월드론의 이 책은 혐오표현을 규제해야 한다는 쪽에서는 그 근거를 제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인용하는 책이며, 혐오표현이라 하더라도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쪽에서는 반드시 논박해 넘어서야 하는 중요한 논의를 담은 책이다. 혐오표현 규제가 개인의 윤리적 자율성을 위협하다고 주장한 에드윈 베이커의 사상(5장)과 사람을 공격하는 것과 사람의 존엄성을 공격하는 것의 차이를 설명(7장)하는 저자의 태도는 공정하고 사려 깊다. 혐오표현을 금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하나하나 논증하는 태도(4장)나 혐오표현금지법에 대한 논쟁을 이해시키기 위해 17세기와 18세기의 종교적 관용에 대한 토론을 끌어오는 대목(8장)에서는 품격이 느껴질 정도다. 역자인 홍성수 교수의 평대로 “혐오표현 규제를 찬성하건 반대하건, 이 책이 혐오표현의 논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반면 주디스 버틀러는 어떠한 규제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는데, 우리가 독이든 꽃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독이 퍼지는 걸 막기 위해 해야할 일이 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피가 거꾸로 솟게하는 말들이 난무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피할 수 없다. 하루에도 몇번씩 들리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들에 무방비로 당하고 사는데 언제까지 큰 스피커를 자유롭게 이용하며 쏟아내는 저 말들을 고스란히 들으며 살아야하나.

오늘 하루도 무사히 넘어가길 기도하는수밖에 없나....

관련도서 보자면 한도끝도 없을테고 딱 이 세권만이라도 읽어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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