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 입말'사전.

 

 

 

< 오소리 입말 사전 > 이라는 국어 백과사전이 있다. 효형출판사에서 나온 대안 사전'인데 대부분은 처음 듣는 제목일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사전이니깐 말이다. 지은이'는 소율'이다. 이 사전은 기존의 단어'가 맺고 있는 관계를 새롭게 정의한다. 예를 들면 < 지름길 > 의 반대말은 둘레길'이 아니라 < 애인과함께걷는길 > 이라는 다소 긴 호흡의 단어로 대체된다. 왜냐하면 지름길이란 가장 빠른 길인데 반해 애인과함께걷는길'은 가장 느린 길'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사랑을 경험하게 되면 깨닫게 된다. 세찬 바람은 걸음을 멈추게 하고, 추위는 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지만 사랑은 걸음'을 느리게 만든다. 오소리 입말 사전'에 기재된 단어 중 몇'을 추린다. 이 사전의 특징은 단어의 상투적 결탁'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지름길 > 의 반대말이 < 애인과함께걷는길 > 이라면 < 애인과함께걷는길 > 의 반대말은 < 지름길 > 이 되어야 하지만, 오소리 입말 사전은 지름길 대신 < 애인을만나러가는길 > 로 정의한다. 그렇다면 < 애인을만나러가는길 >의 반대말은 < 애인과함께걷는길 > 일까 ? 그렇지 않다, < 집으로가는길 > 이다. 소율은 시간을 순차로 정의하지 않고 동등한 병렬로 놓는다. 그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관계의 상호텍스트성'을 거부함으로써 외연의 확장을 가져온다. 여러분의 어휘력 확장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반대말과 비슷한말

 

< 첫 > 의 반대말은 < 끝 > 이 아니라 < 헛 > 이다. 그러므로 첫사랑의 반대말은 끝사랑이 아니라 헛사랑이다. 같은 이유로 < 헛것 > 의 반대말은 < 처음 > 이다.

 

< 끝 > 의 비슷한말은 < 위로 > 이다. < 끝 > 은 관계의 절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희망이기도 하다. 지긋지긋한 관계에서 끝이 보일 때 위로'를 받는다. 끝이 보인다는 것은 작은 희망이다. 

 

사랑

< 사랑 > 의 반대말은 < 사랑 > 이다. 불의 반대말이 물인 이유는 물은 불을 소멸(파괴)시키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사랑을 파괴시키는 것은 내가 아닌 누군가를 사랑하는 당신의 사랑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랑의 반대말은 사랑이다.

 

시간

< 시간 > 의 비슷한말은 < 뱀 > 이다. 소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 뱀 > 이라는 단어가 < 시간 > 과 가장 유사한 형태라고 주장한다 : 뱀은 후진을 할 수 없는 동물이다. 오직 곡선 주행에 따른 직진만 할 뿐이다. 이러한 뱀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땅꾼들은 뱀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그물을 길게 설치해서 길을 가로막는데 이때 길목에 설치된 그물은 뱀을 포획하기 위한 수단이기보다는 단순히 길을 차단하는 역할만 한다. 그리하면 주행로가 막힌 뱀은 후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물을 따라 기어가다가 진짜 그물망에 갇히고 만다. 되돌아갈 수 없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시간과 뱀은 유사하다. 자전거라는 단어도 < 시간 >이 뿌리말'이다. 돌이킬 수 없는 방향성을 가진 모든 단어의 모어'는 시간'이다.

 

 

 

......

 

 

2. 뜻풀이

  

가 족

a. 아줌마 : 우리 엄마만큼은 닮지 않았으면 하는 모든 예

b. 아저씨 : 우리 아빠만큼은 닮지 않았으면 ㅎ는 모든 예

c. 엄   마 : 내가 아닌 타인에게는 아줌마

d. 아   빠 : 내가 아닌 타인에게는 아저씨

 

어 깨

앞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뒤에서는 선명하게 보이는 것.

관련어 > 아버지의 어깨 : 앞에서 보면 든든하지만, 뒤에서 보면 초라한 것.

 

사랑한다고 너의 손을 잡을 때, 열손가락에 걸리는 존재의 쓸쓸함 ( 최승자 )

 

강자 앞에서는 숙이고 약자 앞에서는 뻣뻣한 기관

 

 

 

 

 

3. 다듬은말 ( 순화어 )

 

뜬금소식 ( 속보 )

 

손톡톡소식상자 ( 휴대폰 )

- 손톡톡가락 ( 수타면 )

- 손톡톡 ( 자판 )

 

오고가다걸린것 ( 통화 내역 )

- 오고가는말풍선 ( 대화 )

 

속닥속닥뻐꾸기 ( 손목시계 )

- 쑥덕쑥덕뻐꾸기 ( 벽걸이 시계 )

 

씨앗방지턱 ( 콘돔 )

 

숨어있기좋은방 ( 호텔, 모텔, 여관 )

 

박하유리 ( 안경 )

 

마음산책 ( 책 )

 

생각도둑 ( 독서 )

 

 

 

 

 

4. 묶어서한말 ( 관용어,숙어 )

 

 

■ 외로우니깐 솜사탕 : 힘든 일일수록 웃어라.

                             

                             ( 입말 활용의 예 ) " 외로이니깐 솜사탕이지. 힘내자 ! "

 

 

날마다 까진 무릎 : 힘든 일상.

 

                             ( 입말 활용의 예 ) " 오늘도 날마다 까진 무릎이었어... "

 

 

어쩌다 낳은 한숨 : 돌이킬 수 없는, 후회.

 

                             ( 입말 활용의 예 ) " 어쩌다 낳은 한숨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 "

 

 

넘어지지 않으려고 구르는 돌 : 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는,꼿꼿한 태도 혹은 사람.

                      

                        ( 입말 활용의 예 ) " 김수영 시인은 넘어지지 않으려고 구르는 돌이었어. "

 

 

곰곰 생각하는 발 : 느리게 걷기.

 

                                          ( 입말 활용의 예 ) " 우린 그동안 앞만 보고 달린 것 같아. 이젠 곰곰 생각하는 발로 걷자. "

   

 

 

 

 

오소리 입말 사전 구입 희망은 덧글'로 받습니다. 정가 178,0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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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소리 입말 사전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13-05-20 12:55 
    * 오소리 입말 사전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57301 곰곰이생각하는발님의 ‘오소리 입말 사전’를 읽고 떠오른 생각 (그러니까 페이퍼에 대한 독후감) ; ‘갈릴레이 좌표계’ 몇 번을 읽고도 실제 오소리 입말 사전이 있는지 없는지 고민을 했습니다. 효형출판사, 가격이 17,800원이라는 구체적 제시에 믿을 수밖에 없지만. * 개인적으로 플라톤적 사고방식에 익숙해져 있고, 분석적이고 환원적 사고가 주류입니다. 그런
 
 
2013-05-20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0 1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0 1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 도대체 카이저 소재'가 누구야 ? "

 

 

 

 

 

 

 

 

 

 

 

 

 

 

 

 

 

 

 

 

 

 

 카메라 루시다/ 롤랑 바르트.

 

 

 

1-10. 나는 고전적인 정보로 되돌려진 사진들에 대해 때로는 감동적인, 일종의 일반적인 흥미를 느낄 수 있지만 그러나 그 감동은 도덕적, 정치적이 교양이라는 합리적인 중계를 거친다. 내가 이 사진들에 대해 느끼는 것은 거의 길들이기에 가까운 ‘평균 감정’ 상태에 속한다. 그것을 라틴어로 스투디움(studium)이라 하는데, 무엇에 대한 전념, 누군가에 대한 호의, 즉 일반적인 정신의 집중을 의미한다. 거기에는 열심이기는 하지만 특정한 격렬함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내가 많은 사진에 흥미를 갖는 것은, 그들을 정치적 증거로 받아들이건, 훌륭한 역사화로 받아들이건 간에 , 이 스투디움에 의해서이다. 왜냐하면 내가 어떤 태도, 얼굴모습, 몸짓, 배경 그리고 행위에 참여하는 것은 문화적이 일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요소로는 스투디움을 깨뜨리기 위해(혹은 박자를 맞추려고)온다. 이번에는 내가 이 요소를 찾지 않고(스투디움의 영역에 나의 절대덕인 의식을 부여하는 것처럼) 그것 스스로가 마치 화살처럼 사건의 현장을 떠나 나를 꿰뚫기 위해서 온다. 이 낙인들, 이 상처들은 점이다. 스투디움을 방해하러 오는 이 두 번째 요소가 푼크툼이다. 사진의 푼크툼은 그 자체가 나를 찌르는(또한 상처 입히고 나를 주먹으로 때리는) 이 ‘우연’이다.

 

- 롤랑 바르트, 『카메라 루시다』 (열화당)

 

 

 

 


 

 

유주얼 서스펙트.

 

 

 

 

 

 

 

 

속물이라고 손가락질해도 좋다. 열화당에서 나온 (절판된) 이 얇은 사진 에세이'가 중고 시장에서 100,000원 안팎으로 거래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 야호 ! " 나는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다. 이런 맛에 책을 사서 읽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책을 읽고 싶어서 똥 싸고 싶은 사람들이 이 하늘 아래 존재한다는 상상'을 하니 요실금 환자처럼 비실비실 웃음이 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책값 때문이 아니다. 며칠 전에 누가 내게 " 곰곰발 ! 도대체 푼크툼과 스투디움이 뭐야 ? 당최 모르겠어. 각자 뭐라 뭐라 하는데 제각기 다른 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쉽게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 속 시원하게 풀어내면 500원 줄께 ! " 곰곰 생각해 보았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 또한 푼크툼과 스투디움'의 차이에 대해 이해를 못한 터였다. 이 기회에 다시 문장을 복기시키며 정리를 하려고 했으나 마음에 드는 비유가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롤랑 바르트의 텍스트를 쉽게 풀어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짓이다. 그녀의 주문은 곧 잊혀졌다. 그깟, 500원 받으려고 고생할 필요가 없는 탓이다. 그래서 그냥 코 팠다, 잇힝 !

 

내가 이 푼크툼과 스투디움'을 다시 떠올린 것은 브라이언 싱어의 < 유주얼 서스펙트 > 를 볼 때였다. 이 영화는 공교롭게도 푼크툼과 스투디움'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에서 롤랑 바르트'를 우연히 만난 것이다. 나는 너무 반가운 나머지 벌거벗은 채로 뛰어나와 바르트 씨에게 인사를 했다. " 안녕하세요, 바르트 씨 ! " < 스투디움 > 은 사건 현장을 구경하는 구경꾼의 눈이고, < 푼크툼 > 은 그 모습을 지켜보는 범인의 눈'이다. 스푸디움'은 일반적인 정보의 나열이다.① 시체는 농수로 안에 卍 자 형식으로 누워 있다. ② 파란 린넨 소재 셔츠와 보라색 주름 치마를 입었다. ③ 현장 근처에 가해자의 것으로 보이는 말보로 레드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다. 경찰은 팩트 ①②③ 를 취합해서 사건의 결정적 단서'를 찾으려고 한다. 현장 구경꾼들은 사건 현장에 나열된 정보만 얻을 뿐이다.

 

주름 치마가 걷어올려진 것으로 보아 강간 당했을 것이란 추측과 담배꽁초가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판다난다. 그런데 그 구경꾼 틈에 끼여 있는 살인범'은 전혀 다른 것을 본다. 진흙 속에 박힌 포켓몬스터 스티커'다. 그가 사건 현장에 흘린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몬스터 시리즈 스티커를 모으는 어덜트 마니아'다. 그가 현장에 나온 이유는 명확하다. " 경찰들은 진흙 속에 박힌 스티커'를 중요한 단서라고 생각할까 ? " 그러니깐 동일한 현장'을 보고 있는데 구경꾼의 포커스와 범인의 포커스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구경꾼은 정보의 총합으로 사건을 유추하지만 범인은 오로지 스티커에 쏠려 있다. 이것이 바로 스푸디움과 푼크툼의 차이이다. 스푸디움은 구경꾼이고, 푼크툼은 범인이다. 어린이용 티켓몬스터 스티커'는 구경꾼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범인에게는 강렬한 것이 된다. 이 스티커'는 그를 찌른다. 범인에게 있어서 이 스티커는 강렬한 푼크툼으로 작동한다. 스티커는 오직 범인'만이 알고 있는 상징적 물건이다.  

 

영화 < 유주얼 서스펙트 > 에서 구경꾼인 관객은 절름발이 용의자로 나오는 캐빈 스페이시'의 진술에 의지해서 사건 현장을 바라본다. 구경꾼인 우리는 그의 증언을 토대로 1. 사울. 2 레드풋 3. 코바야시, 4 기타등등 중 한 명이 범인인 카이저 소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영화의 반전은 엉뚱한 데 있다. 주요 용의자는 모두 경찰서 심문실 안에서 급조된 가상의 이름이었다. 절름발이 용의자는 형사 뒤의 벽에 걸려 있는 지명수배자 명단에서 사울이라는 이름을 차용하고, 레드풋은 형사가 사용하는 메모지 속 이름이며, 코바야시는 머그컵 제조사 이름이었다. 관객은 스투디움의 시각으로 심문실 내부를 보고 있는 것이고, 가짜 절름발이는 구경꾼이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지명수배 전단지, 메모지, 머그컵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구경꾼의 포커스와 절름발이 용의자의 포커스'는 전혀 다른 것이다. 여기서 관객인 당신은 스투디움의 시선이고, 절름발이는 푼크툼의 시선이다.

 

이처럼 푼크툼은 스투디움이 볼 수 없는 것을 본다. 그것은 포켓 몬스터 스티커'처럼 (혼자만 알고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롤랑바르트'가 매우 평범한 사진에서 심장이 두근거리는 경험을 한 이유는 사진 속에서 몬스터 스티커'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강렬하다. 포우의 도둑 맞은 편지'에서 왕비가 파견한 밀사들이 본 장관의 책상은 스투디움의 시선으로 바라본 것이다. 반면 뒤팽'은 푼크툼의 시선으로 장관의 책상을 본다. 뒤팽이 남들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스스로 장관의 입장으로 빙의가 되었기 때문이다. 범인의 생각을 훔쳐서 범인의 눈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탐정의 시선이다. 장관은 사람들이 자신의 책상 앞에서 차를 마시면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릴 때 묘한 쾌감을 얻었을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편지는 검은 진흙 속에 쳐박힌 몬스터 스티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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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주얼 서스펙트 vs 카메라 루시다 : 도대체 카이저 소재는 누구야?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13-05-16 07:45 
    * 유주얼 서스펙트 vs 카메라 루시다 : 도대체 카이저 소재는 누구야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56843 곰곰이생각하는발님의 ‘유주얼 서스펙트 vs 카메라 루시다 : 도대체 카이저 소재는 누구야?’를 읽고 떠오른 생각 (그러니까 독후감에 대한 독후감) ; ‘앗, P & NP’ * ‘스투디움’은 사건 현장을 구경하는 구경꾼의 눈이고 ‘푼크툼’은 그 모습을 지켜보는 범인의 눈'이다. 주름 치마가 걷어
 
 
다크아이즈 2013-03-24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라보! 곰발님^^*

근데 카메라 루시다의 조광희,
밝은방의 김웅권,
어떤 게 나은 번역일까요? (밝은방은 좀ㅠ)

저야 당근 밝은방,을 가지고 있으니 님이 부럽긴 하네요.
밝은 방은 구하기 쉬우니 비교 좀 해주심? 흐흐~~

밝은방의 푼크툼적 찌름이 덜 해서가 아니라,
카메라 루시다의 스투디움적 보편성에 편승하다 보니
독자들은 먼저 나온 카메라 루시다에 열광하는 게 아닐까요?

정말이지 조광희의 번역이 훨씬 낫다면 십만 원이라도 주고 구하고 싶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3-24 07:02   좋아요 0 | URL
밝은방'은 동문선에서 나왔잖아요. 발번역의 영원한 금자탑이 동문선이 아닐까 싶어요. ㅎㅎㅎ.
이상한 것은 판권은 열화당이 가지고 있을 것 아닙니까.
찾는 사람이 많다면 재판을 찍을 터인데... 열화당 망했나요 ?
 

 

 

 

아...,

 

 

 

 

 

 

 

 

 

 

 

 

 

 

 

 

 

 

 

 

 

 

 

 

 

 

 

 

 

 

litter : 어수선하게 흩어진 물건, 잡동사니, 찌꺼기, 쓰레기, 난잡, 혼잡

- 사전적 정의

 

편지를 훔친 장관은 편지/letter'를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에 숨긴다. 왕비가 비밀리에 밀사(들)를 보내 장관의 집을 이 잡듯이 뒤지지만 편지를 찾을 수는 없었다. 장관은 이 편지를 어디에도 숨겼을까 ? 정답은 책상 위에 널브러진 편지함에 두었다. 왕비의 밀사들은 왕비의 목숨이 달린 중요한 letter가 litter로 둔갑되어 아무렇게나 방치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장관은 편지/ LETTER'라는 단어를 잡동사니/ LITTER'로 둔갑시킨 것이다. 장관은 말 그대로 중요한 편지‘를 어수선하게 흐트러진 물건’으로 위장했다. 누가 보아도 그것은 잡동사니‘였으며, 구겨지고 찢어졌고, 더렵혀진 쓰레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뒤팽‘은 장관의 속임수를 단번에 간파한다. 뒤팽이 장관의 집을 방문하여 눈여겨본 것은 고급 양장의 편지 LETTER’가 아니라 더러운 편지 / LITTER'였다. 결국 편지는 너무 쉽게 보이는 곳에 있어서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투명편지'가 된 것이다. 

 

 

 


 

 

 

A마 부인.

 

Faster Pussycat! Kill! Kill! by Roosterization

 

 

 

 

좋은 영화에는 명장면과 명대사‘가 있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가장 유명한 대사는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의 “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 일 것이다. 그리고 터미네이터의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오스트리아 억양이 강한 사투리‘로 “ 돌아온당께 ! ”라고 말한 장면도 떠오른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명대사’는 다스베이더의 “ 내가 네 애비다 ! ” 다. 명대사는 항상 간결하고 쉽다. 이 말‘은 너무 강력한 오이디푸스적 발화’여서 관람객을 소스라치게 놀라게 했다. 다스베이더’가 아버지였어 ?! 맙소사 ! 하지만 좋은 영화‘에만 명장면, 명대사’가 있을 것이라고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된다. 지금부터 나는 애마부인의 그 유명한 장면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심장이 두근거른다. 침이 고인다.

 

*

 

나는 지금도 그 장면‘을 생각하면 심장이 둥둥거린다. 그것’은 마치 포우의 < 도둑맞은 편지 > 에 나오는 편지‘와 같다. 엄혹한 강철군화 양아치(박정희에서 노태우까지!)의 검열’을 뚫고 나온 빛나는 명장면‘이었다. 훌륭한 아이디어’였다. 당시의 문화 검열‘은 상상을 초월했다고 한다. 송창식이 부른 < 왜 불러 ? >의 가사’가 반말이라고 해서,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방송 금지 곡이 되었다는 사실’은 그 시대‘가 얼마나 끔찍한 검열 기계’였는가를 알 수 있는 증거‘다. 사정이 그러하니 영화‘라고 다를 리’가 없다. 에로 영화‘를 찍는데 옷을 벗지 않고 찍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 하지만 검열 기관은 첫째, 전라는 안 됩니다. 둘째, 키스까지는 허용하나 입이 서로 벌어지면 안 됩니다. 셋째, 젖꼭지가 보이면 안 됩니다. 넷째, 물론 거웃이 보이면 안 됩니다.

 

이 네 가지 기본 조건을 충족시키는 범위 안에서만 영화를 찍어야 한다. 감독은 고민한다. 검열을 피하면서, 전라의 모습을 피하면서, 그러면서도 관객의 페니스를 발기시킬 수 있는 강렬한 에로! 에로!! 에로!!! 에로 !!!!! 감독은 강렬한 에로 영상‘을 얻을 욕심으로 번민에 빠진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은 컸다. 그래서 그 시절 그때의 에로 감독‘은 늘 애로사항이 많았다. 쉽게 말해서 당국의 검열 기계’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옷을 입힌 채‘로 에로 영화’를 찍는 것‘이다. 이게 말이 되나 ? 감독은 자신의 예술혼을 배설하지 못하는 현실이 괴로워서 충무로 순댓국집‘에서 1000원짜리 술국’에 막걸리를 마시며 괴로워했다.

 

벌거벗은 몸이 범죄‘라면 비너스와 다비드’에게도 옷을 입혀야 하는 것일까 ? 구라파 육체‘는 예술이고 조선 놈 몸뚱이는 외설’인가 ? 마라톤 주자의 다리가 천만불짜리 다리라면, 에로 영화에 있어서 천만불짜리 부위는 여자의 젖가슴이 아닐까 ? 감독은 그 에로배우의 젖가슴을 보고 나서부터 더욱 애’가 달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다. 투명한 피부, 움직일 때마다 좌우로 흔들리는 탄력성, 분홍색 젖무덤, 우뚝 솟은 젖꼭지, 버선 앞코 같은 완벽한 선. 감독은 너무 아름다워서 감히 그것을 쳐다볼 수도 없었다. 애가 달고, 애가 타고, 애를 쓰고, 애를 졸였다. 이 천만불짜리 여배우의 젖가슴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은 마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동상‘이 외설이라는 이유로 동상에 옷을 입힌 채로 전시하는 것과 같다. 애가 탄다, 똥줄이 탄다,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 진정한 외설’은 너희들이다. 개새끼들아 ! ”

 

그러다가 문득 번개‘가 머릿속에서 스쳤다. 옷을 벗길 수 없다면 옷을 입힌 채’로 다 보여주면 될 것이 아닌가 말이다. “ 포우의 도둑맞은 편지. 그래, 바로 그거야 !!!!!!! ” 감독은 손에 힘을 주며 바닥을 내리쳤다. 사발에 담긴 막걸리‘가 파랑주의보가 내려진 동해바다’처럼 출렁거렸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 애마부인 > 의 그 장면‘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보았던 모든 장면을 통틀어서 애마부인의 그 장면’은 가장 완벽한 에로의 아우라‘였다. 왜냐하면 나의 페니스’는 강철보다 더 단단하게 발기했으므로 !

 

영화 속 여배우는 팬티‘를 입었다, 란제리’도 입었다. 그러므로 검열 기관이 주문한 요구에 부합했다. 하지만 관객‘은 불만으로 몸이 점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옷 속에 가려진 젖가슴이 굉장한 가치’가 있는 예술품이라는 것‘을 눈치 챘기 때문이다. 잘 컸다, 정말 잘 컸어! 관객들은 속으로 속삭였다. 저 남다른 발육 상태’를 보기 위해서 관객은 돈을 내고 입장한 것이 아닌가 ? 관객들도 알고 있다. 대한민국의 검열 기관‘을 ! 그래서 다 보여 달라고 요구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그 여배우의 깊은 가슴골’이라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관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더냐. 하지만 고작 보여주는 것은 팬티 입은, 더군다나 란제리’까지 입은 여배우였다. 설상가상 여배우는 조명 없는 깜깜한 야외 정원에 맨발로 서 있다. 여기저기서 새우젓, 십장생, 우랄산맥, 잣 까고 있는 잣 장수‘라는 말이 쏟아졌다. 누군가 캄캄한 어둠을 틈타 외쳤다. 그의 힘 있는 말투에는 선동의 기미가 엿보였다.

 

“ 시바, 잣 까서 먹고 있네 ! 우리가 저 여배우 맨발’이나 보려고 여기 온 줄 아쇼 ! 내 마누라 맨발이 더 섹시하외다. 난 무식해서 유식하게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오. 솔직히 말해서 이 영화 보려고 온 사람들 전부 좆이 꼴리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 아니오. 지금 꼴린 사람 있소 ! 있다면 손 들어보쇼 ! 동짓날 엿‘처럼 힘주면 딱하고 부러질 좆이 된 사람이 지금 이 자리에 있소 ? 지금 내 좆은 8월의 엿가락처럼 축 늘어졌소이다. 닝기미 조또 시베리아 오오츠크해, 오오츠크해 ! ”

 

그때, 바로 그때‘였다. 천둥소리가 개 흉내를 내며 으르렁거렸다. 어디서 탱크 지나가는 소리 ! 관객들은 웅성거렸다. 신이 분노한 것일까 ? 동방예의지국에서 감히 좆을 이야기하다니... 자신들을 심판하기 위해서 검열 괴물’들이 군대를 끌고 극장을 쳐들어온 것일까 ? 하지만 그 소리‘는 영화 사운드’에서 나는 소리였다. 영화 속에서는 지금 천둥을 동반한 굵은 비가 미친 듯이 쏟아지고 있었다. 기적은 지금부터였다. 굵은 비‘가 여배우의 몸을 때리며 섬유 속으로 스며들자 하얀 란제리와 팬티’가 투명하게 바뀌면서 속살이 나타났다. 물에 젖은 천은 몸에 달라붙어서 마치 피부의 일부 같았다. 천둥이 칠 때마다 얼핏, 얼핏 그녀의 실루엣이 비쳤다. 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여배우의 나체’가 그곳에 있었다. 풍만한 젖가슴, 천 속에 가려졌으나 도드라지게 선명한 젖꼭지의 색깔. 관객은 믿을 수가 없었다. 화룡점정은 w와 x를 거쳐서 y 지점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역삼각형‘의 검은 영역’이 젖은 옷을 뚫고 선명하게 보인 것‘이었다. 대한민국 최초’로 울창한 검은 숲이 노출된 것이었다. 검은 색‘이 이토록 아름다웠던 색이었단 말인가 ? 아, 아아아.

 

그것‘은 예술이었다. 아니 마술이었다. 옷을 입은 채’로 모든 것을 다 보여준 것이었다. 그것은 포우의 도둑맞은 편지‘처럼 누구나 볼 수 있었지만 아무도 보지 못한 왕비의 편지와는 반대로, 관객은 다 가렸지만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투명 망토‘를 목격했다. 비록 번개‘가 칠 때에만 그녀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었지만 번개’처럼 빠르게 사라지는 그 와중에도 볼 것은 다 봤다. 그들은 강하게 꼴렸다 !

 

*

 

나는 감히 < 애마부인 > 의 “ 비에 젖은 란제리 ” 장면을 한국영화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라고 주장하고 싶다. 왜냐하면 그 검은 역삼각형의 숲이 나의 그것을 단단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히치콕 감독의 < 사이코 > 에서의 샤워 장면이 명장면’인 이유는 공포영화답게 공포‘를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신의 장르에 충실하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다. 오손웰즈의 영화도 그렇고, 찰리 채플린의 영화도 그렇다. 고다르도 그렇고, 트뤼포도 그렇고, 알랭 레네도 그렇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장르’에 충실할 뿐이다. 고다르는 영화를 통해서 철학을 구현하고 싶어 했고, 파스빈더‘는 금기‘를 재현하고 싶어 했다. 에로 영화’도 마찬가지‘다. 에로영화’는 당신의 그것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전부이다. 그것은 천박한 것도 아니고, 외설’도 아니다. 물론 예술‘도 아니다. 하지만 예술이 아니라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도대체 피카소나 앤디 워홀이, 뒤샹‘이 당신의 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

 

정말 외설스러운 것은 젖은 란제리를 통해서 보여주는 검은 젖꼭지‘가 아니다. 벌거벗은 육체’는 범죄의 요소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발기한 페니스 또한 범죄의 증거‘가 아니다. 외설’은 검열 기관‘들이다. 꼭 가위를 들고 필름’을 자르는 심의위원회‘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심의 기관’이다. 그들이 심의하는 범위는 굉장히 다양하다. 노조 결성‘을 검열하기도 하며, 학생들의 인권조례’를 검열하기도 한다. 그리고 당신의 도덕적 타락도 감시한다.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육체는 불지옥으로 떨어진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모든 것은 검열의 대상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입에서 똥구멍까지!

 

이렇듯 검열 기관‘은 굳이 심의 기관이라는 이름을 달지 않아도 다양한 이름으로 이 사회에서 맹활약 중이다. 그 기관들은 모두 자신이 소속된 기관에 충성을 맹세한다. 삼성이라는 이름의 아버지에게, 사학재단이라는 이름의 스승에게, 종교라는 이름으로 보이지 않는 신에게 말이다. 그들은 모두 이 기관들의 하청을 받아서 사람들을 순종적인 인간’으로 세뇌시킨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반항적인 인간‘이기 때문이다.

 

내가 열거한 위의 삼위일체’는 서로 공모해서 자신들의 이익 사업‘을 확장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들의 이권 사업을 위해서 다수’를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삼성’은 이 씨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 노동자‘를 파업이나 해서 국가경쟁력을 해치는 집단으로 매도하고, 사학재단은 등록금 돈벌이를 위해서 고졸’을 경쟁력 없는 스펙, 나아가 루저‘로 왕따 시킨다. 이 모멸을 견디기 위해서는 비싼 돈을 재단에 바치며 그들의 훈시를 들어야 한다. 이것은 일종의 조공’이다. 대학 졸업장 하나 받기 위해서 우리‘는 등골을 판다. 캔터키 후라이트 치킨’을 튀기기 위해서 대수학과 평행이론‘을 배운다. 하지만 결국 얻는 것’은 88만 원‘이다. 악랄한 착취이다. 종교라고 다를까 ? 그들은 엄격한 윤리적 도덕성’을 주장하지만 세상의 모든 그것는 아침마다 꼴리게 되어 있다.

*

 

자, 마칠 시간이 왔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명대사는 < 애마부인 시리즈 > 에서의 < 아 ! > 다. 이 짧은 대사'는 범인류적이다. 세계 공통어'이다. 가나다라만 알아도 이해할 수 있고, 가나다라를 몰라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에비시디만 알아도 이해할 수 있고 에비시디를 몰라도 이해할 수 있는 대사다. 누군가는 대사가 아니라 신음소리라고 주장할 지 모르겠으나 나는 당신의 딴지에 그냥 코 판다. 명대사는 항상 짧다 ! 에로영화는 시도 때도 없이 벗고 섹스’를 하지만 적어도 마지막 장면‘에서 만큼은 옷을 벗지 않는다. 그게 에로 영화 장르’의 멋이다. 이 장르의 마지막은 늘 소박하다. 젖가슴은 당신에게 훈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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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3-03-23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르크어로 '카라'는 '검다'의 뜻도 있지만, '신성하다'의 뜻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 말의 검다, 검은, 검, 곰 등 역시 신성하다는 뜻을 검다의 의미와 더불어 함께 지니고 있는 것처럼..

이라고 제가 지금 읽고 있는 책에 적혀 있네요. 울창한 검은 숲이 저 영화에서 처음 시도에 성공했군요. 그것도 무시무시한 검열기관을 통과하면서 말이죠. 비에 젖은 검은 숲은 아름답기도, 흥분되기도 하는 색이지만 신성하기도 한 색 같아요. 예술과 외설의 차이는 멀어 봤자 한 끗이니까요.

반항적인 인간은 호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어디서나 튀기 마련이고, 반항적인 인간이 많을수록 세상이 더 재미있어질 것 같아요. 곰발님은 반항적인 인간이다, 에 한 표! ^^

곰곰생각하는발 2013-03-23 23:11   좋아요 0 | URL
제가 아시는 분이 에로영화 감독이신데... 가끔 얘기하다 보면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오면 일부러딴 이야기로 돌리세요. 안 그러셔도 되는데 말이죠.
벌거벗은 육체는 죄 없다고 봐야 합니다. ㅎ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3-24 15:47   좋아요 0 | URL
말씀하신대로 하니 잘 되네요.. ㅋㅋ 기념으로 동영상 하나 올립니다.
무척웃기네요. 동영상이..ㅋㅋ

라로 2013-03-26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곰생발님,,,즐찾했습니다!! 앞으로 기대하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3-26 15:3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욧. 나비님...
 

 

 

 

 

 

 

한 자는 진실을 말하지 못한다!

 

 

 

 

 

 

 

 

 

 

 

 

 

 

 

 

 

< 후흑학 > 은 공자 맹자 성인군자를 외치는 먹물 꼰대들을 향한 독설이다. 저자는 그놈이 그놈이라고 가르친다. 백성을 바르게 다스리는 철학 운운하지만 정치'에서 < 治 > 를 제대로 하는 놈은 하나도 없다. 그게 < 치 > 의 본질이다. 왜냐하면 < 후흑 > 스러운 놈들이 두목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후는 두껍다는 뜻이고, 흑은 검다는 뜻이다. 낯짝 두꺼운 얼굴에 흑심이다. 이 후흑의 범위에는 보수와 진보'가 다르지 않다. 최근의 몇몇 성범죄 인사들을 보면 더 하면 더 했지 못하지는 않다. 못된 자지는 보수와 진보로 나뉘지 않는다. 결국 후흑은 악당의 얼굴이다.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악당과 악마'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악마는 후흑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오해 없길 바란다. 나는 사탄숭배자'가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이유에는 결정적으로 악마의 직무 유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한다. 악마가 열심히 일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없다. ( 자세한 내용은 본문을 참고하자. )

 

 

 


 

 

 

 

니체는 < 모든 가치의 전환‘ > 을 주장했다. 니체의 말을 따르자면, 지금 우리는 너무나 당연한 가치’라고 믿어서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 것 ” 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끊임없이 의심하며, 비판해야 한다. 예를 들면 < 자유 > 는 개인의 목숨을 걸어도 좋을 만큼 소중한 가치’인가 ? 어쩌면 우리는 휴머니즘이라는 가치에 대해서 지나치게 과대평가한 것은 아닐까 ? 민주주의는 사회주의보다 훌륭한 체제인가 ? 라는 의심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여기에 설상가상 < 독도 > 는 과연 우리 땅인가? 라는 질문까지 더해지면, 대중의 개인을 향한 무차별 십자포화’는 불 보듯 뻔‘하다. 온라인 바른 말 운동본부 안영미 기획 실장( 31, 봉천동 거주 )조차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 아야야, 아야야... 바른 말 운동본부고 나발이고 간에... 네가 우리나라 좋은 나라 욕한 거야 ? 아 ! 이런 <십>장생, 새우<젓> 같은! 당신은 모자부터 양말까지 새빨간 옷으로 깔맞춤한, 빨갱이 산타의 황홀한 현존. 간지 작살. 존나 코뮤니스트해 ! 당신은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이며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줬다 빼앗는 젓같이 고약한 늙은이’라구. 흣, 흣, 흣, 흣. 중근이 아저씨가 이토 히로부미’에게 도시락 폭탄 던지며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친 거 기억 안 나 ? 독도 갈매기들이 얼마나 대 ! 한 ! 민 ! 국 ! 농 ! 심 ! 새 ! 우 ! 깡 ! 을 먹고 싶어 입맛 다시는 줄 알아 ? 톨스토이의 후손들이 얼마나 초 ! 코 ! 파 ! 이 ! 에 열광하는 줄, 당신 알아 ? 웃지 마, 루돌프 ! 히틀러 같은 게르마니아. 너도 같은 족속이야. 코 빨게. ( 피식 ) 주정뱅이. 산타 몰래 마구간 뒤편에서 몰래 팩소주나 빨지 말고, 너희들 내 쮸쮸바나 빨아랏 ! ”

 

 

이렇듯 너무나 당연한 가치들에 딴죽을 걸면 유사 애국 양아치‘들에게 공격을 받아서 피곤해진다. 의문을 제기하는 순간, 당신은 존나 꼬뮌적이며 쪽바리적인 < 십장생, 새우젓 > 이 되어서 유사 애국 양아치의 쮸쮸바’나 빨아야 한다. 잘못 건드리면 본전도 못 챙긴다. 그러니 쉽게 이의’를 제기할 수가 없는 것.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 더러워서 피하는 식‘이다. 니체가 보기엔 지금까지의 이 모든 가치‘는 부르주아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마련한 수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 善 > 은 부르주아 자본가‘가 외치는 최고의 덕목‘이다. 예수, 부처는 물론이고 산타 할아버지 또한 착한 아이’에게만선물을 주고, 뽀뽀뽀 뽀미 언니도 착한 어린이만 좋아한다. 이 정도면 편애다. 니체는 선이라는 가치에 의문점을 가진다. 善이 종교와 결합하면, 이 < 착함 > 은 순종, 인내, 겸손으로 확장되어 재생산된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 순종, 인내, 겸손’> 은 주인이 노예에게 요구하는 기본 사항들이다. 그리고 자본가가 노동자에게 요구하는 것도 바로 순종, 인내, 겸손, 근면, 성실’따위‘이다. 이렇듯 자본가는 거친 놈‘보다는 고분고분 말 잘 듣는 순한 놈‘을 편애한다.

 

 

니체가 보기에 < 선 > 은 주인이 노예‘를 다스리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예수는 정직한 사람일수는 있으나 순한 사람은 아니었다.오히려 예수는 순종적인 사람’이기보다는 불의에 대해 불같이 화를 내는 용감한 사내에 가까웠다. 그런데 부르주아는 이 사실을 왜곡한다. 예수는 그들에 의해 왜곡된다. 사실 예수는 햄릿보다는 체 게바라 형’에 가까웠다. 그래서 니체는 선이라는 미덕’을 평가 절하‘했다. 니체는 이런 말을 했다. “ 착한 자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 얼핏 들으면 개 풀 뜯어먹는 소리 같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매우 정확한 소리’이다.

 

 

착한 자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추악한 진실‘을 폭로하는 것은 언제나 악마의 몫이었지 않나 ? 영화 < 올드보이 > 에서 최민식’에게 사건의 진실을 폭로한 자’는 착한 사람이 아니라 오직 복수에 눈이 멀어서 죄를 저지르는 자‘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천사는 아름다운 진실’을 고백할 뿐 더러운 진실‘에는 침묵한다. 반면 악당은 추악한 진실’을 폭로한다. 스타워즈에서 악의 구현체인 다스베이더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아들에게 충격적인 고백을 한다 : “ 내가 네 애비다 ! ”

  

 

이처럼 폭로는 메두사의 얼굴‘처럼 강력하다. 악당 입장에서 보면 죽기 살기로 싸우지 않고도, 폭로 한 마디‘에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으니 꽤 훌륭한 창이요, 활이다. 이보다 더 좋은 무기가 어디에 있겠는가 ! 이렇듯 추악한 진실을 말하는 자는 대부분 악당의 몫이지 천사의 임무는 아니다. 왜냐하면 이 진실은 너무나 더럽고 추악해서 진실을 듣는 순간 상대방을 한순간에 파멸시키기 때문이다.

 

 

천사는 악마를 파멸시킬 수는 있으나 인간을 파멸시킬 수는 없다. 그가 비록 비열한 인간이라도 악마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천사의 역할이 아니다. 천사는 인간을 천국으로 인도하거나 위로할 수는 있어도 인간을 파멸시켜서 지옥으로 끌고 갈 수는 없다. 그 몫은 악마의 것이다. 그게 바로 천사의 한계이다. 한편 악마는 주로 거짓말로 상대방의 영혼을 파괴하지만 종종 진실’을 폭로함으로써 영혼을 파괴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악마란 거짓말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진실을 말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역설적인 결론이지만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위해서는 천사의 역할보다는 악마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 비열하고 악랄한 인간 앞에서 아무 말도 못하는 천사보다는, 그런 놈들을 파멸시켜서 지옥으로 데리고 갈 악마‘가 더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미 천사란 티븨 속에 널려 있다. 각 방송사마다 소시민의 작은 소원 하나씩은 들어주지 않나 ?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방긋방긋 웃으면서 행복하세요, 를 외치는 소녀시대는 어떤가 ? 임재범은 어떠한가 ? 내가 힘들고 외로울 때, 누가 나를 위로해 주지 ? 바로... 여러분 ! 맙소사, 천사’는 이미 넘치고 넘쳤다. 이 시대의 지랄 같은 멘토들을 보라.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흰 옷 입고 머리에 원형 형광등을 설치한 천사’가 아니라 중저음의 멋진 목소리‘를 가진, 모자부터 양말까지 검은 색 슈트를 입은 악마다. 악당들에게는 “ 내가 네 애비다 ! ” 라고 말해서 그놈의 생의 의지‘를 꺾어야 한다. 혹은 “ 이봐요, 오대수 씨 ! 중요한 것은 내가 왜 당신을 가두었느냐, 가 아니라 내가 왜 당신을 풀어주었느냐는 겁니다. 아시겠어요 ? ” 라고 절규하는 악마 유지태’가 필요하다. 지금 대한민국의 악마들은 직무유기요, 불법 파업 그리고 태만에 빠져 있는 것이다. 월드컵만 되면 서울 광장으로 모여드는 그 수많은 악마들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는 것일까 ? 밥은, 먹고 다니냐 ?

 

뉴스를 보면 늘 이런 생각이 든다. 꼬리가 길어서 잡힌 놈은 수두룩한데, 왜 몸통의 주인은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일까 ? 꼬리 모양새만 봐도 몸통이 누구인지는 금방 알 것 같은데 말이다. 그 놈이 그 놈이기 때문이다. 진실이 더러워서 천사가 진실을 말할 수 없다면 악마라도 해야 될 것 아닌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인물은 날개 달린 천사가 아니라 뿔 달린 악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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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은 힘이 있다.

 

 

 

 

 

 

 

 

 

 

 

 

 

 

"정말로 진지한 대작을 쓸 생각을 하고 있어. 그 작품은 소설과 아주 똑같을 거야. 한 가지 다른 점만 빼면, 그 안에 적힌 모든 단어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진실이라는 거지"

 

- 차가운 피,

 

< 인 콜드 블러드 > 는 문학사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Non-Fiction Novel / 팩션'을 개척한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르포'라고 하기에는 소설 같고,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르포에 충실하다. 카포티는 하퍼 리와 함께 엽기적인 일가족 살인 사건을 취재한다. 그는 이 취재 과정에서 얻은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6년에 걸쳐 < 인 콜드 블러드 > 를 완성한다.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그는 한 순간에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었다. 하지만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다. 그의 빛나는 재능은 여기까지였다. 그는 " 재기를 " 하기 위해서 다짐했으나 " 제기랄... " 그의 운은 거기까지였다. 솔직이 고백하자면 그에게 쏟아진 찬사'는 실수였는지도 모른다. 그는 그저 평범한 재능을 가진 글쟁이'였을지도. 하여튼 중요한 것은 그가 이 작품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다는 점이다. 혹자는 이 마지막 멘트를 읽고 지레짐작, 나를 속물로 규정할지 모르겠으나 쫄쫄 굶어봐라. 온갖 잡생각이 떠돌아다닌다.

 

 


 

 

Clue by Alex Eylar

 

 

리얼은 힘이 있다. 더군다나 용감한 녀석들 코너에서 박성광이 " 리얼 100% " 라고 말할 때 < 리얼 > 은 근사하고, 더 웃기고, 더 무섭고, 더 슬프다. 리얼'은 서사를 압도하는 힘'이 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100% 리얼이다. 이 글을 읽기 전에 방광에 오줌이 차 있다면, 괄약근에 똥이 차 있다면 미리 비우시길...... 무서워서 똥 오줌을 못 가릴 것이 분명하기에 !

 

그동안 익명의 사람'으로부터 쪽지를 주고 받았다. 처음 시작은 " 추리소설 좋아하세요 ? 우연히 검색하다가 들렸습니다. " 로 시작했다. 무 담보 즉시 대출의 김미영 팀장'이려나 했더니 지속적으로 쪽지'가 와서 서로 오고가는말대답'을 했다. 날이 덥습니다, 비가 옵니다, 파전에 막걸리 한 잔 하고 싶은 날입니다 등등. 그러던 어느 날, 그가 < 화성연쇄살인사건 > 에 관심있느냐고 물었다. 물론 나는 관심이 있다. 내 말이 거짓말이라고 판단된다면 지금 당장 네이버 검색창에 화성연쇄살인'이라고 입력하라. 내 블로그가 최상단에 노출된다.

 

하루 방문객 수가 1200명 정도 되는데 이중 절반은 화성연쇄살인'이라는 키워드'로 접속된다. 화성 살인 사건에 대한 모든 공소시효가 끝났으나 여전히 이 사건'은 시대의 트라우마로 남은 까닭이다. 좋지 않은 예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올 것이 온 것이다. 그동안 나는 공개적으로 ( 이 블로그를 통해서 ) 화성 연쇄 살인범'을 꼭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살아 있다면 이 글을 읽고 연락을 달라. 우울한 유령을 목격하고 싶다, 당신과의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말하고 다니고는 했다. 혹시 그 사람일까 ?

 

어제 익명의 쪽지를 보내던 그 사람을 만났다. 내가 상상했던 몽타쥬와는 많이 달랐다. 마른 몸이었으나 키가 컸다. 더군다나 손질이 잘된 창백한 손은 그가 육체 노동자가 아님을 증명했다. 그는 화성의 살인자'가 아니었다. 기껏해야 추리소설 동호회 회원 성격이 강했다. 그는 자신을 출판 에이전시와 관련된 일'을 한다고 소개했다. 나는 소개할 명함이 없었으므로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 곰곰생각하는발 님의 추리력에 감탄했습니다.

  당신이 찾고 있는 희대의 살인마'가 아직도 살아 있다고 보십니까 ?

- 네, 저는 그가 살아 있다고 " 굳세어라 금순아 ! " 믿습니다.

- 후후, 그가 당신을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 네에 ?!

- *** 씨가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

 

그는 잠시 주위를 살피더니 낮게 속삭였다. " 곰곰생각하는발 씨가 화성 사건을 추리하신 내용 중 일부는 틀리지만 대부분은 정확히 일치합니다. 제가 당신 글을 프린트로 뽑아서 *** 씨'에게 보여드렸더니 놀라시더군요. 아시다시피, 이 사건의 최종 공소시효는 모두 소멸되었습니다. 그는 법적으로 자유인입니다. 제가 그를 찾아갔을 때에 그는 이미 공소시효가 소멸된 시기였죠. 그에게 죄를 물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괴물이 된 자의 고백'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습니다. 그는..... 죽어가고 있습니다. 간암 말기입니다. 그를 설득해서 당시 사건을 기록하고 싶었으나 굳게 입을 다물더군요. 하지만 그가 당신 글을 읽더니 마음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에게 모든 것을 고백하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이런 말이 생뚱맞지만 당신은 지금 로또에 당첨된 것과 같습니다. "

 

그렇다, 손질이 잘된 남자의 다양한 핸드 메시지'를 읽으면서 어쩌면 이번 기회'가 나의 마지막 로또인지도 모를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이와 인터뷰어. 대한민국 희대의 살인마. 그와의 인터뷰. " 곰곰생각하는발 씨 ! 당신은 어쩌면 제2의 카포티가 될 수 있습니다. 전 당신을 믿어요. 당신의 글솜씨'는 사실 기성 작가들보다 뛰어납니다. 생생해요. 그게 당신의 장점입니다. 무명작가가 희대의 살인마를 만나다. 근사하지 않나요 ? 단 조건이 있습니다. 제가 출판사를 하나 차릴 테니 출판 계약은 저와 함께 하는 겁니다. 어떻습니까 ? 책이 출간된다면 사회적 파장력은 엄청날 것입니다. 당신과 나는 백 억 로또에 당첨된 것과 같아요. 저와 함께 하시겠습니까 ? "

 

아, 눈물난다. 디어 그를 만나는 것이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하더니 이제 드디어 그를 만날 수 있다. 익명의 제보자와 다시 만날 약속을 정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모조리 인출해서 정육점에 들려 < 꽃등심 > 을 샀다. 꽃, 등심 꼭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 뒷다리살도 한 근 샀다. 집으로 돌아와서 뒷다리살은 개'에게 줬다. 맘껏 먹거라 ! 꽃등심에서 꽃은 보이지 않아서 살짝 실망했으나 정육점 주인을 고발할 생각은 없다. 붕어빵에도 붕어는 없으니 말이다. 하여튼, 고기 참... 찰지다. 맛있다. 7월 16일 그를 만나기로 했다. 잠이 오지 않는다.

 

 

 

 

 

 

 

 

 

 

 

 

 

 

- 에필로그

 

" 곰곰생각하는발 씨 되시지라 ? 여그 경찰슨디유. 며칠 전에 *** 만나셧지라 ? 으메... 문어발 다리 모냥 우라지게 사기쳤구마잉. 당신에게 화성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혹시 접근혔소 ? 뭐시라... 거... 음 제2의 카프린가, 뭔가... 그, 그러제. 그 카포티... 응, 그려 카포티 ! 그 사람 유명한 사람인가 보오 ? 아, 그러지라. 경찰도 교양 없스믄 못 해먹겠소. 하여튼... **경찰서로 출두하시요잉 ? 아직도 모르것소. 사기요, 사기. 화성 살인범 르뽀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출판 운운하다가 나중에 출판사 같이 차리자며 당신에게 돈 뜯을 모양이었습디다. 아따,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요 ? 지금 그 작자에게 속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요. 이름만 불면 다 아는 작가들이 줄줄이 엮였단 말이외다. 아니... 글쓰는 양반들 똑똑하지 않나 ? 죄다 속아넘어가네. 이문열, 황석영, 은희경, 공지영, 박민수 ? 아, 박민수가 아니라 박민규, 김연수, 김영화 아니 김영하 등등의 작가들이 이 작자 꾐에 빠져서 바친 돈이 모두 50억이요. 하이고... 작가 양반들 똑똑한 척은 우라지게 하더니만 멍충이구만. 헛똑똑이구만. 징징거리지 말고 어서 출두하시요잉 ! "

 

 

전화를 끊었다. 시부랄 ! 갈 차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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