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은 < 당연히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읽지 않은 책 > 이며 < 처음 읽으면서 (사람들에게) 꼼꼼하게 다시 읽는 중이라고 말하는 책 > 이다. 일단 고전‘은 재미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재미있다. 여기, 여러분에게 재미있는 고전 탐정소설 작가’ 한 분을 소개하기로 한다. 바로 프로이트다. 프로이트가 추리소설가 ?! 나는 그의 고리타분한 학술서’를 흥미진진한 탐정소설‘로 읽는다. 그의 저서’를 읽다 보면 < 다빈치코드 > 는 " 정말 " 재미가 없다. 탐정소설의 내러티브는 대개 이런 식이다 : 1. 고객은 탐정을 찾아가 자신의 곤경’을 이야기한다. 2. 탐정은 의자에 앉아서 고객의 하소연‘을 듣는다. 3. 영민한 탐정일수록 그 자리에서 문제는 해결된다. 범인의 윤곽은 이미 이 상담 과정에서 드러난다. 다만 입증을 하기 위해서 현장을 방문할 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구도’도 어디서 많이 본 상황이 아닌가 ? 위의 문장에서 고객과 탐정을 각각 환자와 (정신과) 의사'로 바꾸어보자.  1. 환자는 의사를 찾아가 자신의 곤경’을 이야기한다.  2. 의사는 의자에 앉아서 환자의 하소연‘을 듣는다. 3. 훌륭한 의사일수록 그 자리에서 문제는 해결된다.  이처럼 프로이트'는 자신의 직업이 탐정가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가 환자를 치료한 사례 연구 논문을 보면 논문이라기보다는 마치 탐정소설처럼 읽힌다.  어느날 환자는 프로이트를 찾는다. 그녀는 자신이 경험한 이상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괴하다. 독자인 우리는 환자의 이상 행동에 호기심을 갖는다. 왓슨인 우리는 도통 모르겠다. 다만 프로이트만 뜻모를 웃음을 짓는다.

 

결국은 명탐정 프로이트'는 상담실 의자에 앉아서 우리에게 사건의 전말을 풀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 이봐, 곰곰생각하는발 ! 성실한 형사는 부지런히 발품을 팔지. 반면 뛰어난 탐정은 책상에 앉아 조용히 추리를 하지. 두 사람 다 범죄 현장을 찾아. 하지만 각자의 속내는 다르다네. 형사는 증거를 얻기 위해 현장을 찾고, 탐정은 자신의 추리'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간다네 ! " 하지만 명탐정 프로이드'에게도 실패의 경험이 있다. 바로 < 도라 사례 > 이다. 그는 이 사건으로 인해 돌아버릴 지경이 되었다. 프로이트‘가 남겨놓은 다섯 편의 중요한 분석 사례, 꼬마 한스, 쥐 사나이, 쉬레버 박사, 늑대인간 그리고 도라 가운데 유일하게 실패한 정신 치료 분석이 < 도라 케이스 > 이다. 도라는 느닷없이 분석 치료 해지 통보’를 프로이트에게 보낸다. 프로이트의 명성을 감안한다면 도라‘의 일방적인 분석 해지 통보‘는 프로이트에게 있어서는 치욕스러운 것이었다. 그렇다면 왜 이 상담은 실패했을까 ? 환자와 의사의 관계‘에서 어떤 틈이 발생한 것일까 ?


정신 분석이란 대부분의 의학‘과는 달리 대화의 과정에서 원인을 발견하고 그 원인’을 심리적으로 치료하는 방식이다. ( 암 세포‘를 제거하는 행위가 아니다. ) 그러니깐 오고가는 말의 서사‘가 분석의 주요 틀’이라는 말이다. 이들의 관계에서는 신뢰‘가 중요한데 이 관계’에 의심과 불신이 끼어들면 환자‘는 상담를 거부하게 된다. 그리하면 분석은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실패의 주요 원인은 의사와 환자 간에 발생하는 < 전이 > 의 발생이 큰 몫을 차지한다. 전이란 " 어떤 특정 대상에게 느낀 슬픔, 분노, 사랑, 증오 따위‘의 감정을 특정 대상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제 3자’에게 느끼는 심리 행위로, 일종의 투사‘다. " 이 전이는 일종의 빙의다. 제 3자’ 위에 특정 대상‘이 입혀진다. 프로이트와 도라의 관계’에서 도라는 프로이트‘를 자신과 애증 관계에 있는 K 씨와 동일시’함으로써 더이상 의사와의 관계를 지속할 수 없었던 것이다. 상담은 이로써 파기된다.  

 

 

 


 

 

 

 

 

 


 

그 어디'에도 없는 남자.


 

브루스 윌리스'는 성공한 아동 상담 의사'다. 어느날 그는 이상행동을 보이는 소년을 상담한다. 그의 명성에 비하면 소년의 사례'는 웃으면서 코 팔 수 있는 수준이다. 잇힝, 한다. 너무 뻔한 증상이라는 말이다. sbs < 우리 아이가 이렇게 변했어요 > 에 나와서 소년에게는 아버지가 없으니 애착 대상의 결핍에 따른 불안 장애'라고 하면 된다. 꼬마가 유령을 본다고 ?! 그것은 부모에게 관심을 받기 위한 어린이의 흔한 거짓말이라고 말하면 된다. 이래저래 종합하면 애정 결핍이다. " 아이에게 사랑을 듬뿍 주세요 ! " 그것은 마치 술 담배는 몸에 해롭습니다, 라는 의사의 경고와 비슷하다.  뻔하다는 말이다. 전형적인 헐리우드 식 성장 스토리‘다.  

 

꼬마'는 상담 의사’를 자신의 아버지‘와 동일시한다. 베테랑답게 브루스 윌리스‘는 소년의 전이’를 간파하고는 슬기롭게 대처한다. 아동심리 분석의 최고 권위자‘가 아니었던가. 그는 환자’에게 귀신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니 무서워하지 말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라는 처방’을 내린다. 그의 처방은 효과가 있었다 !  아이는 치유되는 것처럼 보인다. 아, 후후후후뭇하다. 우리가 안심하고 가족 서사’에 심취하는 사이, 영화는 우리가 상상했던 안전망을 벗어나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갑자기 찾아온 반전은 너무 강렬해서 혼란스럽다. 유령은 브루스 윌리스'였다. 그러니깐 소년을 찾아오는 유령 가운데 하나가 바로 브루스 윌리스인 것이다. 당신은 이 지점에서 팬티 속에 손을 넣어 엉덩이를 긁다가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난다. 다스베이더가 " 내가 네 애비다 ! " 이후 두번째이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소년의 성장 스토리'는 한순간에 뒤죽박죽이 되었다. 기존의 역할 모델'은 재배치를 통해서 다시 정립이 되어야지만 이 영화'를 들여다볼 수 있다.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기 위한 주변부 캐릭터로 등장하던 유령'은 이제 가장 중요한 개념이 되어버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령이 꼬마를 찾아오는 이유'이다. 귀신이란 외로운 존재'다. 유령이 꼬마'를 찾아오는 이유는 꼬마'에게 하소연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니깐 꼬마'는 귀신의 하소연'을 듣는 위치에 있다. 위에서 지적한 " 말하기와 듣기의 관계 " 로 보자면 꼬마는 의사이고 환자는 유령이 된다. 그렇다면 브루스 윌리스'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가 된다. 그는 꼬마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꼬마가 그를 치료하는 것이 된다. 결국 그는 꼬마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병을 고친다. ( 그는 뒤늦게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 유령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

 

브루스 윌리스의 병명‘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병이었다. 자, 이 지점에서 의사’는 역전이 상태에 놓인다. 환자는 소년이 아니라 자신’이었다. 의사가 소년에게 내린 < 귀신을 두려워하지 말고 대화를 나누라는 말 > 은 처방이 아니라 유령이 인간에게 요구하는 하소연'이다. 자신의 얘기를 들어달라고 하는 것 ! 이 영화에서는 모든 관계가 뒤바뀐다. 의사'는 알고봤더니 환자이고, 소년은 환자가 아니라 의사가 된다. 그리고 의사는 인간이 아니라 유령'이다. 또한 의사는 소년의 상담 거부'를 소년의 전이 때문이라고 인식했으나 사실은 자신의 역전이 때문이다.

 

▦  브루스 윌리스'는 그 어디에도 없는 남자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는 유령/nothing 이다. 영화 < 세븐 > 에서 케빈 스페이시'가 바로 nothing이다. 극중 이름인 John Doe 는 의사들이 신원을 알 수 없는 사체'를 기록 카드에 적을 때 쓰는 이름이다. 그러니깐 J. Doe 는 그 어느 곳에도 없는 존재다. 이처럼 nothing이 출몰하면 현대의 질서'는 뒤죽박죽이 된다.

 

다시 프로이트의 < 도라 케이스 > 로 돌아오자. 프로이트는 이 분석 상담의 실패‘가 도라의 전이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후기 프로이트 주의자’는 반론을 제기한다. 가장 대표적인 분석학자‘가 바로 라캉이다. 그는 이 상담이 실패한 배후’로 도라‘의 전이가 아니라 프로이트‘의 역전이’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프로이트‘는 의사로서 환자인 도라’를 지켜본 것이 아니라 k씨의 성적 판타지‘로 도라’를 지켜본 것이라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K 씨의 입장에서 도라를 훔쳐본 것이다. 그리고는 프로이트는 소녀가 자신의 페니스를 구강성교하는 판타지에 젖는다. 그러니 결과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자신이 역전이’의 상태였다는 사실을 몰랐다. 이 상담 분석 실패의 주범은 바로 프로이트‘였던 것이다. 라캉은 바로 그 점을 지적한다.

 

영화 식스센스'에서 < 유령'>을 신경증을 유발하는 오브제 역할로 두면 식스센스는 마치 < 도라 케이스 > 의 번안극 같다. 도라 케이스'에서 도라의 불안은 중년 남자 k와의 관계 때문이었다면, 꼬마의 불안은 유령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이 상담 과정에서 환자(들)은 모두 의사 = 중년 남자 k,  브루스 윌리스 = 유령'으로 동일시한다. 프로이드와 브루스 윌리스'는 모두 이것을 환자의 전이'라고 판단하지만 사실은 상담자의 역전이'가 일어난다. 프로이드가 상담 과정에서 자신을 중년 남자와 동일시해서 도라와의 성적 판타지'를 상상하듯이, 브루스 윌리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유령과 동일시해서 꼬마'를 치료하려고 한다. 이처럼 영화 < 식스 센스 > 는 프로이트의 < 도라 케이스 > 와 함께 읽으면 텍스트가 풍부해지는 영화'다. 대중성과 예술성 그리고 학문적 성과까지 골고루 갖춘 영화가 바로 이 영화'다. 강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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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그림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 엇박자 비대칭" 이라고 할 수 있다. 모나리자의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입은 미소를 짓고 있는데 눈은 웃고 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모나리자의 왼쪽 입은 입꼬리가 올라가며 웃고 있는 표정인데 오른쪽 입술은 꽉 다문 무표정이다. 눈 부분과 입 부분을 따로 따로 절개해서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비웃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 천사의 우아함을 발견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악마의 미소를 경험하기도 한다. 내가 보기엔 팜므파탈의 표독스러움을 간직한 여자 같다. 이 그림의 제목인 모나리자 ( Mona Lisa )에서 mona는 madonna의 약자인 monna로, 이탈리아어로 부인을 뜻하지만 비속어'로 여성의 은밀한 부분을 뜻하기도 한다. 풀어쓰자면 34인치 엉덩이를 씰룩거리는 암캐 혹은 푸시캣 리사 정도가 되지 않을까 ? 성녀'라고 하기에는 제목의 어감이 상당히 그라비아적이다.

 

인지과학적 측면에서 보자면 모나리자의 미소'는 가짜에 가깝다. 왜냐하면 가짜 미소'는 비대칭을 이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썩소'라고 말하는 한쪽만 올라간 입꼬리'는 가짜 미소'다. 이처럼 가짜 감정'을 연기할 때는 표정이 비대칭적인 구도가 된다.  예를 들면 가짜-분노'에서는 왼쪽 눈썹이 더 낮게 내려가고, 가짜-혐오 표정에서는 코주름을 잡을 때 더 왼쪽으로 기울어진다고 한다. 모나리자의 미소가 가짜 미소라는 증거는 비대칭성 이론'을 제외하더라도 눈을 보면 알 수 있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짜 웃음과 미소'가 사용하는 얼굴 근육은 눈 부위의 근육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진짜 미소' 근육이 작동되면 자연적으로 눈 근육에 영향을 준다. 반면 가짜 미소'는 입꼬리를 움직이는 근육만을 사용할 뿐이기 때문에 눈' 근육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미소 짓는 척 할 뿐이다. 그러니깐 모나리자는 미소 짓는 척하는 푸시캣 리사'다.

 

여기에 푸시캣 리사 부인은 전형적인 오른손잡이'일 확률이 높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가짜미소를 흉내낼 때 왼쪽 입꼬리'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또 있다. 좌뇌사용자/오른손잡이'는 손깍지를 하거나 팔짱을 낄 때 오른손 엄지와 오른팔이 위로 올라간다. 그림 속 손의 위치를 보면 그녀의 오른손은 왼손 위에 올려져 있다. 이 사실만 보더라도 그녀는 지독한 좌뇌 사용자'라는 계산이 나온다. 누군가는 이러한 추측을 이현령비현령'이라고 딴지를 걸지도 모른다. . 하지만 딴지는 박근혜의 당선으로 저, 저어, 저어어어어어기 어두컴컴한 미국에서 쓸쓸히 지내고 있을 김어준에게 해라. 나는 단지 과학적 상식'을 나열했을 뿐이다.

 

 

 

 

 1. < 모나리자 -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모나리자의 역사 > 는 학술적 접근이 아닌 명품의 탄생에 방점을 찍는다. 꽤나 재미있다.  2. < 얼굴의 심리학 > 은 얼핏 보기엔 심심풀이 호기심 심리학'처럼 보이지만 사실 비언어 의사 소통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다. 심심풀이를 원했던 사람이라면 실망할 것이다. 3. 대니얼 맥닐의 < 얼굴 > 은 많은 부분을 < 얼굴의 심리학 > 의 저자인 폴 에크먼의 얼굴 표정 작업'에 할애한다. 4. < 인간에 대한 오해 > 는 자연과학서'로도 훌륭하지만 인문학서로도 매우 훌륭하다. 탁월하다. 5. < 전기 양... > 은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이다. 제목을 살짝 바꾼다면 <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을 가지고 싶어하는가 ? > 가 더 정확할 것이다. 주인공 릭 데커드'가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은 가짜 전기 양'이 아닌 진짜 살아 있는 양'이다. 하지만 진짜 양은 너무 비싸다. 결국 살아 있는 양은 루이비통 가방과 비슷한 명품이다. 릭'은 바로 이 명품 양'을 가지기 위해서 현상금이 붙은 안드로이드'를 살해한다는 내용이다. 6 < 필립 딕 시리즈 > 필립 딕'은 확실히 미쳤다. 그것은 그의 업적이 놀랍다는 것이 아니라 진짜 미친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의 서사는 종종 전혀 종잡을 수가 없다. 어느 때는 곤혹스럽기까지 하다. 그게 바로 필립 딕의 매력이다.

 


 

  Blade Runner by meanwhilesghost

 

 

 

블레이드 러너 : 뿅망치 하나면 충분하다 !  

 

형사 데커드'는 가짜와 진짜'를 구별해야 한다. 그는 진품명품 프로그램에 나오는 고미술 감정평가사'이다. 다만, 그 대상이 모나리자가 아니라 복제인간이라는 점이 다르다. 그는 리플리칸트/복제인간'을 색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 작업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왜냐하면 인간과 복제인간의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가 대상과의 심문 과정'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거짓말'을 찾는 것이 목적이라면 차라리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했을 것이다. 형사 데커드'는 말을 하는 대상의 얼굴 표정에 집중한다. 조사하면... 다 나와

 

 

             더듬거나...

         

                                                                       당당하거나...

 

 

곰곰생각하는발'이 인지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하여 모나리자의 미소가 가짜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고 하는 것처럼, 심문자 또한 모든 과학적 측정'을 통해서 대상자의 기억'을 테스트한다. 일종의 아이큐 테스트'다. 똑똑한 놈은 별다른 표정의 변화 없이 정답을 맞추지만 멍청한 놈은 땀을 뻘뻘 흘리며 정답을 맞춘다. 다시 한번 반복하지만 영화 속 테스트의 핵심은 진짜 기억과 가짜 기억, 진실과 거짓말'이 아니라 사실은 기억력 테스트, 즉 아이큐 테스트'다.  머리 나쁜 놈은 탈락된다 !  이 과정을 통과하면 제 2 관문이 기다린다. 이런 식으로 측정은 계속된다. IQ 측정, 동공 측정, 골상학, 두개계측학......

 

그런데 이 위대한 SF 걸작 < 블레이드 러너 > 는 매우 큰 헛점 하나가 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아마 내가 이 소릴 하면 당신은 아, 할 것이다. 그리고는 오, 할 것이며, 끝내는 와, 할 것이다. 좀더 열광적인 반응을 예상한다면 와와, 정도 ?! 이 영화는 그 수많은 담론들이 오고갔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다 빼먹었다. 인간과 복제를 구별할 방법이 딱히 없다는 사실은 < 차이 > 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굳이 차이를 찾고자 한다면 심문 대상자 몰래 느닷없이 뿅망치'로 무릎을 치면 답이 나온다. 무릎의 무조건 반사 !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아니던가. 이 유전적 본능마저 이식이 되었다면 리플리칸트야말로 완벽한 인간'이다. 결국 이 영화는 인간 VS 복제의 대결이 아니다. 처음부터 인간 VS 인간의 갈등이었다.

 

그렇다면 데커드'는 왜 온갖 계측학'을 끌여들었을까 ? 복잡하게 말이다.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데커드'는 측량으로 인해 얻은 척도'로 그들이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한다. 차이'를 만듦으로써 우월과 열등의 서열을 만들려는 것이다. 그것은 오래 전, 앵글로색슨 양키'들의 못된 습성이 몸에 이식되었기 때문이다. IQ는 백인의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한 테스트'였다. 그들은 글자도 잘 모르는 흑인이나 아시아인, 혹은 문명적 사고와는 전혀 다른 야생적 사고를 가진 타 인종의 아이큐를 테스트해서 그 측정값으로 백인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그 측정값은 고스란히 식민주의의 정당성을 위한 증거가 되었다. 하지만 흑인이나 다른 인종의 아이큐가 낮게 나오는 것은 가난한 환경 때문에 배우지 못했거나 사고 체계가 다른 탓이다. 그런데 백인들은 흑인이나 아시아 사름을 멍청한 인간'이라고 강조했다. 잘못된 측정값을 악랄하게 사용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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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식 혈액형도 마찬가지다. 히틀러식 우생학은 B형 피'는 나쁜 피'라는 결론을 내렸다. B형은 범죄자가 많고, 머리가 나쁘고, 성격이 사납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유럽인은 O형과 A형의 전체 혈액형의 80~ 90%를 차지한다. 반면 아시아인은 B형과 AB형이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한 측정값이다. 히틀러 식 우생학 논리가 맞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인종은 페루의 인디언이다. 이들은 O형이 100%다. 만약에 당신이 B형 남자들은 괴팍해, 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나치들이 즐겨 사용했던 상투어'였음을 상기해야 한다.

                       

                         

 

영화 < 블레이드 러너 > 는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주의'에 대한 반성이다. 리들리 스콧이 그런 좌파적 지식인'일리는 없으나 영화는 공교롭게도 그렇게 흘렀다. 촬영에 꼭 필요한 바람이 느닷없이 불 때 고다르는 웃으며 말했다. 그것은 자연이 예술을 위해 마련한 작은 선물과 같은 것이라고 말이다. 걸작은 종종 그렇게 탄생한다. 영화는 이런 제국주의자의 측량법'이 허구란 사실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인간과 리플리칸트의 차이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종이로 만든 말'이 상징하는 것은 결국 데커드 또한 리플리칸트'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결론은 하나다. 둘 다 인간이거나 둘 다 리플리칸트'다. 차이는 없다. 백발의 로이가 죽어가면서 데커드의 손을 잡을 때 그들은 서로 다른 차이가 아니라 서로 같은 동료임을 각인시킨다. 로이가 팔을 뻗어 데커드의 손을 잡는 접촉 / SKINSHIP은 같은 가족/ KINSHIP의 표시다.  이 세상 모든 인간은 하나의 종'이다. 인간은 휴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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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3-04-02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 잘 봤습니다. (영화도 잘 봤구요.)

전 데커드가 리플리칸트를 심문할 때 막 화가 났었어요. 무슨 근거로 자기 자신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렇게 태어났으니 자신이 사람인지 아닌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건가. 아니면 사람으로 태어난 복을 그저 누리는 건가. 라고 말이죠. 인간 생체 속에 기생해서 인간을 뚫고 나와 인간을 공격하는 것도 아니고, 인간과 모든 면에서 같고 생각도 하고 사랑도 하고 온갖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존재인데, 왜 굳이 잡으려 하는 건지. 도대체, 무슨 권리로!!!

곰발님이 위에서 언급해주신 잘못된 측정값의 설명에 공감해요. 자신이 우위를 가르는 쪽에서 위쪽에 있는 경우, 아래쪽의 불평등이나 억울함에 눈돌리기가 쉽지는 않을테니까요. 그것도 개인 대 개인이 아닌 집단이나 민족, 나라까지 영역이 확대되는 경우는 더욱 더.

전 4년 시한'이라는 감옥에 갇힌 리플리칸트 쪽에 서서 영화를 봤던 것 같애요. 간절히 바라는 그것이 그토록 안되는 일인가. 그토록 위험한 일인가..라고 생각하면서 실은 우리 인류가 저 상황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었죠. 4년 시한'이라는 보이는 장치 말고 보이지 않는 장치'에 갇힌 인류는 이 그물을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 위에서 언급하셨듯이 인간 대 인간의 상황으로 전환시켜서 말이죠.

영화를 보다보면 한없이 먹먹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져서 끊임없이 눈물이 흐르는데요. 그렇게 울고 나면 또 왠지 정화가 되는 듯한.. (아..정말 고마워요. 실은 이 영화는 제가 가슴에 품는 (아직까지는) 유일한 하나거든요. ^^ )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3 16:47   좋아요 0 | URL
전 울지 않았습니다. 사실 82년의 영화적 기술력을 생각하면 기적 같은 작품입니다.
다시 보았는데도 여전히 세련되었어요. 신기할 따름이에요.
리들리스콧은 정말 에일리어과 블레이드러너 두 편에서 모든 에너지를 다 쏟은 듯합니ㅏ.
확실히 걸작이에요. 이 작품..

노이에자이트 2013-04-04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굴드처럼 사이비 과학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하는 사람이 많이 필요합니다.우리나라에도 두뇌가 크면 영리하다느니 혈액형에 따라서 성격이 결정된다느니 하는 말을 거침없이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이 21세기에도...
혹시 마이클 셔머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읽어보셨어요? 이 책도 읽을 만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4 21:02   좋아요 0 | URL
오홋 감사합니다. 책 추천 제가 무지 좋아해요. 자주 추천부탁드립니다. ㅎㅎ.
저도 혈액형에 대한 맹신에 대해 상당히 불쾌합니다.
b형 나쁜 남자 이야기'는 결국 아시아 사람 열등하다 그거거든요.
이런 이야길 해도 여전히 혈액형이 뭐냐고 물어요. 참 답답하죠.
굴드'는 정말 글도 재미있게 쓰지만 양심적인 사람인 것 같아요.
사호학서로 읽어도 무방한 것 같습니다.
 

 

 

 

 

 

 

 

 

영화에 대한 딴지'와 대꾸' 50 選

 

 

 

 

 

1. 상영 도중 극장 문을 박차고 나온 영화는 ?

실미도, 해운대 :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서사'는 반공 이데올로기와 가족 이데올로기'다. 실미도가 1000만'을 돌파했다는 사실은 비극에 가깝다. 그리고 영화 < 해운대 > 는 반공 이데올로기'와는 전혀 다른 시원한 여름 블록버스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노골적인 반공 이데올로기적이다. 쓰나미'는 곧 북한 침공에 대한 은유이다. 그러니깐 물을 피해서 도망치는 풍경은 피난'이다.

 

 

2. 상 한 번 타겠다고, 멋부린 티가 나서 불쾌했던 영화는 ?

칼라퍼플, 쉰들러 리스트, 지옥의 묵시록

 

 

3. 40번 넘게 본 영화가 있는지 ?

아비정전

 

 

4. 20번 넘게 본 영화가 있는지 ?

쇼생크 탈출, 그램린 2. : 쇼생크'는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을 깨닫게 한다. 두 번째 보았을 때는 < 새벽 3시의 불 켜진 창문 > 에 대해 생각했으며, 세 번째 보았을 때는 < 야구 > 에 대한 생각에 빠졌고, 네 번째는 < 담배 > , 다섯 번째는 < 나비 > , 여섯 번째는 < 부러진 왼팔 >, 일곱 번째는 < 서랍장 > 에 대해 생각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다 보면 삼백 번째 상념이 떠오를 것이다. 그때 < 쇼생크 탈출 > 에 대한 책 한 권 쓰리라, 다짐한다. < 그램린 2 > 는 우울하면 기분 전환을 위해서 본다. 헐리우드에서 가장 저평가된 감독은 조 단테'일 것이다.

 

 

4-1. 10번 넘게 본 영화.

너무 많아서 일일이 거론하는 것은 생략한다.

 

 

5. 오프닝이 가장 인상에 남는 영화는 ?

성난 황소 / 마틴 스콜세이즈, 악의 손길 / 오손 웰즈. 안드레이 류블레프 / 타르코프스키 : 작가가 제일 오랫동안 고심하는 부분은 첫 문장이다. 김훈은 < 칼의 노래 > 에서 조사 하나'를 놓고 < 이 > 로 써야 할지 < 은 > 으로 써야 할지 꽤나 고민했다고 한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오프닝 장면이 훌륭한 영화는 첫 문장이 훌륭한 소설과 같다. 첫 문장이 좋으면 다 좋다.

 

 

6. 과대평가된 한국 영화는 ?

서편제 : 볼수록 한심해지는 ( 임권택의 거의 모든 ) 영화( 들 ) 이다. 장정일의 지적처럼 딸에게 독약을 먹이는 것은 살인 미수죄'에 해당된다. 내가 임권택을 싫어하는 이유는 폭력적인 남성 서사 때문이다.

 

 

7. 평가절하된 배우는 ?

임창정 : 언젠가 제대로 된 평가가 올 날이 있을 것이다. 힘 내십셔 ~

 

 

8. 과대 평가된 배우는 ?

경구, 안성기 : 설경구를 보고 있으면 목소리 큰 사람이 싸움에서 이긴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다. 과잉의 연기'는 칭찬 받을 것이 못 된다. 이 세상에서 가장 하기 쉬운 역은 깡패'다. 깡패는 웬만한 배우들이라면 모두 그럭저럭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다. 왜냐하면 양아치란 허세가 팔 할이므로.

 

 

9.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관은 ?

충무로 극동 극장

 

 

10. 이유는 ?

알고 보니 동성애 전용 극장.

 

 

11. 가장 웃겼던 영화는 ?

총알 탄 사나이,사우스 파크, 넘버 3 : 넘버3야말로 대한민국 컬트'다. 사우스파크는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고, 총알 탄 사나이'는 몸 개그로 시작해서 몸 개그로 끝난다. 웃기면 장땡이다.

 

 

12. 최고의 공포 영화는 ?

살아난 시체들의 밤 : 공포 영화 중 가장 우아하다. 느린 것이 어떻게 공포를 유발할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준 작품이다.

 

 

13. 가장 훌륭한 오프닝 타이틀 시퀸스는 ?

솔 바스의 사이코 : 솔 바스'는 오프닝 타이틀을 예술로 만들었다.  

 

 

14. 예상치 못했던 인물의 등장은 ?

북촌방향'에서의 백현진

 

 

15. 허세로 가득 찬 영화는 ?

카페 느와르 : 햄버거 먹을 때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다.

 

 

16. 최고의 평론집은 ?

로빈우드 < 베트남에서 레이건까지 >

 

 

17. 최악의 평론집은 ?

정성일 < 필사의 탐독 > : 필사의 난독, 정성일을 생각할 때마다 기분이 나빠진다.

 

 

18. 극장에서 반드시 다시 한 번 보았으면 하는 영화는 ?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 반드시 한 번 보았으면 한다.

 

 

19. 가장 무서웠던 영화는 ?

링 : 개인적으로 살인마가 아닌 소복 입은 귀신이 나오는 영화를 잘 보지 못한다.

 

 

20. 최고의 난도질은 ?

데드 얼라이브 : 슬래쉬무비, 스플레터 무비, 고어, 호러 모두를 통틀어서 가장 질퍽하다.

 

 

21. 좋아하는 배우를 나열하시오 ?

해리 딘 스탠든, 포레스트 훼데커, 임창정, 문창근, 스티븐 부세미, 리버 피닉스, 존 굿맨, 클린튼 이스트우드, 모건 프리먼

 

 

22. 싫어하는 배우를 나열하시오 ?

손예진, 설경구, 이미연,  : 설경구가 소리를 지를 때마다 지겹다는 생각이 든다.

 

 

23. 생각보다 좋았던 영화는 ?

구타유발자 : 시나리오가 훌륭했다.

 

 

24. 잔뜩 기대했으나 실망만 한 영화는 ?

아바타 :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좋지도 않다.

 

 

25. 잘 알려지지 않은,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

세 친구/임순례, 여자는 충동한다/엘리스 맥클린 ( 뉴질랜드 ), Proof/조슬린 무어하우스 ( 호주 ) : 명감독의 평작을 보는 것은 유쾌하지 않지만

평범한 감독의 걸작'을 보는 것은 기쁘다.

 

 

26. 과대 평가된 외국 영화 ?

천국의 문, 지옥의 묵시록, 플레이어, 천국의 아이들, 프랑수와 트뤼포의 영화들...

 

 

27. 가장 인상에 남는 살인마 ?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

 

 

28. 극장에서 대성통곡을 한 영화는 ?

가을의 전설.

 

 

29. 이유는 ?

그 시각, 첫사랑은 떠났다.

 

 

30. 지금까지 보아온 영화 중 가장 혐오스러운 영화는 ?

악마를 보았다 : 감독으로써의, 그리고 인간으로써의 기본적 예의가 없다.

 

 

31. 극장 반입이 허용된 콜라와 팝콘 외의 음식을 먹은 기억은 ?

도시락 ( 쌀밥 + 열무김치. )

 

 

32. 자세한 설명을 ?

중학교 때 도서관 간다는 핑계로 영화관으로. 3류 영화관에서 도시락 먹었음.

 

 

33. 극장 안에서 가장 공포스러웠던 에피소드 ?

금호동 < 현대극장 > 기억이 가물거리나, 내 기억으로는 극장 안에서 연탄난로를 피웠음. 양아치 형들이 내 돈을 뜯었는데, 그중 한 명이 라이터를 연탄 난로 속에 넣고는 도망쳤음. 도망치면서 내 돈을 뜯은 양아치 형이 내 머리를 때리면서 말했던 기억이 희미하게 남 : 이 빙신새끼야, 도망쳐 ! 곧 가스가 폭발할 거야 !!!!!

 

 

34. 식스센스 이전의 최고의 반전은 ?

야곱의 사다리/ 에드리안 라인. 씨에스타 / 메리 램버트, 엔젤 하트/엘런 파커 : 식스 센스 식 반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차용된 트릭이다.

 

 

35. 다시는 영화를 만들지 말았으면 하는 감독은 ?

강우석 : 코 파며 잇힝 한다.

 

 

36. 다시 영화를 만들었으면 하는 감독은 ?

< 달마가.. > 의 배용균, 

 

 

37. 영화보다 영화에 쓰인 엄청난 제작비가 더 궁금해지는 영화 ?

장선우 감독의 <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 , 마이클 치미노의 < 천국의 문 >

 

 

38. 제작비에 비해 최고의 효과를 낸 영화는 ?

코헨 형제의 < 블러드 심플 >, 샘 레이미의 < 이블데드 > : 천재 감독의 데뷔작은 늘 번쩍인다.

 

 

39. 이런 영화는 나도 만들 수 있다 ?

없다. 그런 영화는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40. 가장 스타일리쉬한 감독은 ?

스즈키 세이준 : 뮤직 비디오 출신 감독의 스타일이 멋지다고 생각 마라. 스즈키'야말로 진정한 스타일리스트'이다.

 

 

41. 최고의 컬트 ?

짙은 선홍색 / 아르투로 립스타인 ( 멕시코 )

 

 

42. 성장 영화 중 가장 인상에 남는 영화 ?

개 같은 내 인생/ 라세 할스트롬

 

 

43. 딱히 좋은 영화는 아니지만 묘하게 내 심장을 두드리는 영화는 ?

불후의 명작 / 심광진 : 묘하게 심장을 후벼파는 후진 영화.

 

 

44. 뭘 해도 잘생긴 배우 ?

원빈

 

 

45. 영화 보다가 오바이트한 영화는 ?

팜즈 29.

 

 

46. 극장에서 관객들에게 항의를 받은 적은 ?

다이하드 3 : 1. 다음 회는 매진. 결국 다다음 회 티켓팅 !

                      2. 공구 상가 구멍가게'에서 파는 막걸리와 두부 한 모를 사서 친구와 파라솔 아래에서 막걸리를 막(막,막,막) 마심.

                      3. 극장에서 영화를 봄.

                      4. 졸려서 입 벌리고 코를 골면서 잠을 잠

                      5. 옆좌석의 관객이 술 냄새 난다고 아주 지랄을 함.

 

 

47. 사춘기 시절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프랑스 영화 ?

귀여운 반항아 : 갱스부르의 그 부르튼 입술이 강열하게 사춘기 소년을 단단하게 만든다.

 

48. 자동차 영화 중 가장 환상적인 작품 ?

공포의 보수 / 클루조 : 재밌다, 재밌다, 진짜 재밌다. 얀 드봉의 < 스피드 > 가 얼마나 후진 영화인가를 일깨워주는 작품.

 

 

49. 최고의 액션영화 ?

- 옹박 : 와이어 액션을 액션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 제너럴 : 버스터 키튼을 보면 가끔 목숨 건다는  행위가 이런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는 훌륭한 코미디 배우이지만 동시에

                 훌륭한 액션 배우였다. 그가 채플린과 함께 공연한 < 라임 라이트 > 를 보다가 울컥 해서 운 적이 있다.

 

 

50. 영화 하면 생각나는 사람 ?

미화.... 김영화 씨 언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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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3-04-02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비정전'이 갑이네요. ㅎㅎ
전, 야곱의 사다리'가 좀 땡기네요.
혹시 블레이드러너'가 여기 들어간다면 어떤 꼬리표가 붙을까요?
이유는, 제가 좋아하는 영화여서 어떤 평일지 궁금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2 01:10   좋아요 0 | URL
야곱 사다리..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는 한 열 번 정도 본 것 같아요. 열번은 아니구나.. ㅎㅎㅎ. 하여튼 7,8번은 보았습니다. 언제 한번 블레이드 러너에 대한 글을 써야 할 것 같아요. 이처럼 계속 복사하지 말고요. 다 옮긴 줄 알았더니 아직도 많더라고요..ㅎㅎㅎㅎㅎ블레이드 러너'를 쓰면 그것은 달사르 님에게 바치겠습니다.

포스트잇 2013-04-02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9번 질문과 답이 인상적입니다^^맞아요.... 그런 영화는 없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2 17:17   좋아요 0 | URL
전 이런 적은 제작비로 개고생해서 만든 영화 좋아합니다.
뭔가 짠 하잖아요. ㅎㅎㅎ.

푸른희망 2013-04-02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곱의 사다리. 쇼생크 탈출.. 정말 오랜만에 듣네요. 한때 팀로빈슨이 나오는 영화는 무조건 보러다녔거든요,,
커다란 배우가 왠지 슬퍼보이기도 하고,. 뭐 그랬던거 같네요.
두 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평이 궁금하네요


저도 임창정 배우로 꽤 괜찮다고 생각해요. 가수보다.. 멜로에도 꽤 어울릴거같기도 하고..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2 17:18   좋아요 0 | URL
그렇죠 ? 저도 임창정 보면서 짐 캐리 종종 생각하고는 합니다.
맬로에도 잘 통하잖아요. 임장정 잘 관리하면 좋은 배우 됩니다.
임창정이 너무 코믹 쪽으로만 가서 그렇지 기본기가 매우 뛰어난 배우예요.

2013-04-02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보다가 중간에 나온 영화 : <목포는 항구다> 정말 내가 본 중 가장 걸쭉하고 후진 영화였어요. / 답변이 대체로 공감이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2 17:19   좋아요 0 | URL
목포는 항구다..ㅎㅎㅎㅎㅎ 정말 웃기지 않은 영화 강제로 웃으려고 하면 미치죠.
전 두사부일체 3 보다가 정말 미치겠더군요
그냥 극장에서 잤습니다.

써니쏠 2013-04-02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아...어찌 이리 많은 영화를 보실 수 있을까요?
저도 임창정 좋아합니다. 모건 프리먼도 좋고요.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하기. 재미있는 걸요?
곰발님 글 읽으려고 네이버에서 일루 넘어왔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2 17:20   좋아요 0 | URL
헤헤 서니소울님이시군요... ㅎㅎㅎㅎ
이거 미안하네요. 항상 네이버 글 복사해서 이리 옮기니...
소울님도 자문자답 한 번 해 보세요.
기억이 새록새록 나서 은근 재미있어요..

비로그인 2013-04-02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사의 탐독, 저도 몇 년전에 읽긴 읽었는데요...
정성일이 저지르고(?) 있는 뭔가가 있다고는 미처 생각 못하고
그저 맹목적으로 영평계의 대부, 영화평 좀 한다는 신인들이 다들 쫓아가고 싶어하는 대단한 사람, 뭐 그렇게만 놓고
독자로 하여금 무기력하게 만드는 면이 있어도 내가 못나서 그런 거려니 했고(지금도 그런 건 여전하긴 하지만요)
최악이라고 단언하시니..도저히 궁금해서 댓글을 안달수가 없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3 17:53   좋아요 0 | URL
최악은 아니지만.... 좀 너무 먹물 티가 나서 말입니다.
그냥 적당히 알기 쉽게 쓰면 될 것을 온갖 번역 투의 문장에
쓸데없는 인용에 ... 읽다가 보면 골치가 아픕니다..

노이에자이트 2013-04-04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포의 보수! 스릴러의 걸작이죠.이렇게 단순한 줄거리로 이런 영화를 만들어 냈다는 게 대단합니다.저는 일요일 낮에 EBS에서 하는 것을 봤습니다만 곰발 님은 어떤 경로로 보셨는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4 21:07   좋아요 0 | URL
전 아마 영화관에서 보았을 겁니다. 시네마떼끄에서 보았습니다.
사실 영화 속 트럭은 아주 고물이잖아요. 천천히 달리는...
그런데 영화의 속도감은 정말 끝내주더군요.
히치콕이 유일하게 질투심을 느낀 감독이 클루조 였을 겁니다.
디아볼릭' 때문에 디아볼릭을 능가하는 사이코'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진 2013-04-05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님 영화... 정말 제가 아는 누님 한 분도 영화라면 도가 트신(?) 분이신데, 하여튼 영화 많이 보는 사람들 보면 부러워요. 나는 항상 보겠다 보겠다 다운은 받아두면서 볼 시간도 없을 뿐더러 보지도 않거든요. 영화만 외장하드에 300기가 쌓여 있는데 언제 볼는지.

자기 전에 한 번 미소 지어보고 싶었는데 그냥 잘래요. 곰곰님 잘 자요! 좋은 아침!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5 09:00   좋아요 0 | URL
영화 보기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소이진 님은 영화보다 잠을 더 많이 주무세요...ㅎㅎㅎㅎ.
그래야 쑥쑥 큽니다..

비로그인 2013-04-06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3번 대공감! ㅋㅋ
 
La Lengua Salvada / The Saved Language (Paperback, Translation)
Canetti, Elias / Debolsillo / 200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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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된 혀.

 

속초로 떠나기 전 책장 2개 분량의 책을 헌책방에 판 적'이 있다. 간직할 책과 팔 책을 분류했던 것이 아니라 그냥 모서리 책장에 있는 책'을 모조리 팔았다. 여비가 없어서 판 것은 아니었다. 와,신,상,담. 바늘 침대에서 잠을 자고, 쓸개를 먹는 심정으로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에서였다. 책이 없는 텅 빈 책장은 일일이 못을 빼서 분리한 후 겨울에 장작으로 쓸 요량으로 창고에 쌓아두었다. 책장이 있던 자리엔 네 개의 꼭지점이 방바닥에 흔적을 남겼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표가 나는 법.

 

그날 밤 그 돈으로 술을 마셨다. 내가 지금 마시는 술은 내가 판 책이구나. 묘한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내 아내가 몸을 팔아서 벌어온 화대'로 술을 마시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술에 취해서 책장 속에 꽂힌 책들을 보다가 엘리어트 카네티의 < 군중과 권력 > 에서 시선이 멈췄다. 아, 그래.... 엘리엇 카네티 ! 나는 빠르게 그의 저서 < 구제된 혀 > 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내가 무심코 팔아버린 책 속에 이 책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서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라면 아쉽지 않은데 이 책은 1982년 심설당에서 나온 이후로 출판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구하기도 힘들 뿐더라 내게는 매우 뜻 깉은 사연이 있는 책이었다. 그런데 그만 이 책을 팔아버린 것이다. 책을 판 지 며칠이 지난 후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더니 다행히 책 분류 중이어서 보관 중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 책은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그 이후로는 아직까지 책을 팔지 않고 있다. 내가 이 책을 구입하게 된 것은... 그러니깐  5년 전 일이다.

 

예일여고 헌책방에서 카네티의 < 구제된 혀 > 를 발견했을 때, 나는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질렀었다. 이 책이 여기서 발견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낡아서 누렇게 변해버린 종이를 넘길 때마다 종이가 바스러질까봐서 조심스레 책장을 넘겼었다. 마치 비본을 보는 것처럼. 이 책을 헌책방에 내다 판 사람은 누굴까 ? 다행히 책 뒷장의 빈 속지'엔 책 주인의 메모'가 적혀 있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안녕 ! 반갑다.

아마 이 글을 읽을 즈음이면 너는 헌책방에 있을 것이다. 예일여고 < 숨어 있기 좋은 책방 > 이겠구나. 내가 이 책을 그곳에 팔았거든. 네가 자주 다니던, 너의 집 근처 헌책방이잖아. 우리가 종종 가던 그 책방. 내 예상이 맞다면 너는 이 책을 발견하고는 기뻐할 거야. 왜냐하면 네가 그토록 찾던 그 책이었으니깐 ! ( 혹시 내가 찾던 사람이 아닌 분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 책을 사지 말아주세요. 단 한 사람을 위해 쓰여진 러브레터이니깐 말이죠. ) 나... 누군지 알겠니 ? 애린이야. 한애린 ! 이제 기억나지 ? 그동안 난 몸이 아팠어.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다가 결국 졸업은 하지 못하게 되었어. 병원에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거든. 문득 네 생각이 나더구나. 나... 널 좋아했거든. 죽기 전에 널 찾고 싶었지만 이젠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추한 몰골로 널 만날 수도 없었을 뿐더러, 너의 소식을 접할 수도 없었어. 넌 감쪽같이 지상에서 사라졌더구나. 혹시 네가 그토록 가고 싶다던 페루로 떠난 것일까 ? 오랜 고민 끝에 이렇게 너에게 러브레터를 보낸다. 네가 좋아하는 책의 빈 속지에 말이다. 넌 내게 말했지. 이 세상 모든 연애편지를 접어야 한다고. 접고 접어야 편지봉투 속에 들어간다고 말이지. 하지만 난 접지 않고도 너에게 띄울 수 있어. 지금처럼 ! 이 글을 발견했을 즈음이면 난 멀리 떠났을 거야. 헌책방이란 헌책방은 모두 뒤졌어. 전국을 돌아다녔지. 어렵게 얻은 책이다. 내가 너에게 주는 지상에서의 마지막 선물이다.

 

안녕, 나의 날개접은새 !

2002.4.01 애린

 

 

 

 

가 그녀의 이 메모 편지를 읽었을 때는 이미 6년이 지난 후였다. 그러니깐 2007년이었다. 나는 흐르는 눈물을 닦고 책방 주인에게 책을 내밀었다. 주인이 나를 바라보았다. 댁이 ***이요 ? 네에, 제가 ***입니다 ! 혹시 이 책을 판 사람 기억하세요 ? " 그럼... 기억하고 말고 ! 그 아가씨는 이 책의 주인이 있다며 내게 당부를 했다오. 그리고 책 값도 이미 지불했어요. 잠시만... 그 아가씨가 두고 간 사진이 있었는데... 아, 여기 있구려 ! 사진을 주며 꼭 이 사람에게 이 책을 주라고 하더군. 언젠가는 올 거라고 하면서 말이지. 내가 그때의 일을 또렷이 기억하는 이유는 아가씨가 슬피 울어서 생각이 나오.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하지만 인연이 아니라고, 자신은 곧 먼 곳으로 떠난다고... 이 책은 이미 값을 지불했으니 그냥 가지고 가시구랴. 아픈 사랑 너무 오래 두지는 마시구랴. 사실 이 책 한 권 때문에 그동안 책방을 접지 못했다오. 무슨 사연이 있길래 그토록 슬피 우는가 호기심이 생겨서 이 책을 읽다가 그 아가씨가 쓴 메모를 읽었다오. 읽지 말았어야 했어. 손님을 애타게 기다린 건 그 아가씨뿐만이 아니라오. 이 늙은이도 손님을 기다렸소. 이젠 가게 문을 닫아야 할 것 같아. 어디 가서 술이나 한 잔 합시다. 이제 손님 얼굴이 기억 나는구려. 아니, 그동안 왜 그렇게 발길이 뜸했소? "

 

*

 

그녀를 처음 만난 곳은 대입 재수 학원에서였다. 한 여자가 필기를 하지 못했다며 교재를 빌려달라고 했다. 바로 그 여자였다. 창백한 여자였다. 여자와 나는 문학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쉽게 친한 사이가 될 수 있었다. 우리는 종종 문학에 대하여 이야기하고는 했다. 엘리엇 카네티에 대한 이야기와 카프카와 그르니에의 섬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녀는 우스갯소리'로 나중에 둘이 동업을 해서 헌책방을 열자고 했다. " 내 책과 네 책을 모으면 꽤 근사한 헌책방이 되지 않을까 ? " 그녀는 맑게 웃으며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말은 제안이 아니라 고백이었다. 그땐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우리의 인연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할 말과 못할 말을 남겨둔 대 우리는 그렇게 잊혀졌다. 그녀를 헌책방에서 다시 만난 것이다. 그녀가 하고 싶었던 말이면서 동시에 못할 말이었던 사랑 고백을 한 것이다. 책이면서 동시에 연서인, 고백이면서 동시에 유서가 되어버린 책을 나는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언젠가 내가 헌책방을 열면 가게 이름을 < 애린 책방 > 으로 하겠어. 잘 자라, 캄캄한 밤 하늘을 보면 종종 네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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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거나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 총 30음절이다. 사전답게 유머 감각도 없고 딱딱하다. 반면 마크 트웨인은 " A classic is something that everybody wants to have read and nobody wants to read : 고전이란 누구나 한번쯤 읽기를 바라지만, 사실은 아무도 읽고 싶어 하지 않는 책이다. " 라고 고전을 정의한다. 아, 사랑스러운 마크 할아버지 ! 하지만 번역해 놓으니 34음절'이다. 30음절 이상을 달달 외운다는 것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준비했다.

 

나는 고전에 대한 정의'를 2음절로 줄일 수 있다. " 원 ! 빈 ! " 그렇다, 아저씨가 되어도 멋진 원빈' 말이다. < 고전 = 원빈 > 이다. 원빈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 원빈의 조각 같은 외모를 칭찬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 우리 모두는 원빈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며 그의 아름다운 얼굴을 찬양한다. 그런데... 그를 실제로 본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 고전'도 이와 다르지 않다. < 돈키호테 > 나 < 천일야화 > 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나 ? 이 위대한 고전에 대해 경배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나 ? 그런데 막상 읽은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 고전에 대한 정의는 원빈이다 !

 

내가 농담으로 이 글을 시작한 이유는 고전 단테의 < 신곡 > 때문이다. 이 자리를 빌어 고백하자면 나는 단테의 < 신곡 > 을 읽지 않았다. 그래서 서두에 넋두리가 길었던 것. 이번 고백을 계기로 꼭 읽어보리라, 다짐한다. 내가 < 신곡 > 에 대해 알고 있는 상식은 지옥 편, 연옥 편, 천국 편' 순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이 전부'이다. 그중에서 지옥 편이 무척 궁금하다. 내가 성경을 읽었을 때 제일 먼저 본 부분은 창세기가 아니라 요한계시록'이었다. 이렇게 공포 쪽으로 머리가 돌아가다 보니 이상하게 < 신곡 - 지옥 편 > 이 제일 땡기는 것이다. 취향은 숨길 수 없는 것인가 ? 천국 편'은 읽다가 질투가 날 것 같고, 연옥 편'은 왠지 어설픈 미스테리 스릴러 같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 지옥 편 > 에 호기심이 발동할 것 같다. 신이 버티고 있는 천국의 조용한 풍경은 재미가 없을 것 같다. 그것은 마치 사장이 참석한 직원 회식자리와 비슷하리라. 인간은 본능적으로 천국'보다는 지옥'에 눈길이 가지 않을까 ?  그래서 원작의 의도와는 다르게 단테의 신곡은 범죄 문학이나 영화'의 단골 소재가 되었다. 줄리오 레오니는 단테를 탐정'으로 내세워 돈을 꽤 벌었다. < 비밀의 집회 > < 빛의 살인 > < 모자이크 살인 > 은 단테가 탐정으로 나오는 시리즈물'이다. 아마.. 계속 단테를 팔아서 돈을 벌 모양이다.

 

그런가 하면 대부분은 단테의 신곡이라는 텍스트'가 살인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다. 단테가 이 소식을 들었다면 두 눈을 번쩍 떴을 것이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 매튜 펄의 < 단테 클럽 > 은 살인자가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형벌을 살인에 모방한다는 측면에서 영화 < 세븐 > 과 비슷하다. ( 그런데 < 세븐 > 에서 언급하는 7가지 대죄'는 사실 지옥 편이 아니라 연옥 편'에 언급된 내용이라고 한다. )

 

 

 

 


 

 

 

 

 

세븐 : " 밥은...... 먹고 다니냐 ? "

 

 

 

데이빗 핀처의 < 세븐 > 은 매우 잘빠진 스릴러'다. 카일 쿠퍼가 담당한 오프닝 타이틀 장면은 이미 전설이 되었다. 본편'보다 훌륭한 오프닝 타이틀 시퀸스'라는 찬사는 은근히 데이빗 핀처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 분명하다. 현대 스릴러 장르 경향'을 보자면 오프닝 부분에서는 < 세븐 >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압도적인 퀄리티'를 자랑한다. 요즘은 개나 소나 다 세븐 스타일'을 따라해서 식상한 속도감이지만 최초의 오리지날인 이 오프닝은 그 당시엔 명불허전이었다.

 

※ 오프닝 씬과 오프닝 타이틀 씬은 다르다 !

 

 

                     

 

 

하지만 내게는 히치콕의 < 사이코 > 오프닝' 타이틀 시퀸스가 더 예술적이고 감각적이다. 굳이 두 작품을 비교하자면 말이다.  전설적인 타이포그래픽의 대가인 솔 바스'가 제작한 오프닝은 가로 직선과 세로 직선이 반복적으로 나열된다. 이 직선들은 관현악기의 불협화음과 오버랩되면서 날카로운 것으로 긋는 이미지'를 생산한다. 그러니깐 이 선들은 < line > 이기 보다는 < slash > 적인 느낌이 강조된다. 이 타이틀 시퀸스'가 끝나면  카메라는  바로 바우하우스적 미학 형태인 도시 빌딩 건물을 보여준다. 그것들은 모두 가로 직선과 세로 직선으로 이루어진 건축물이다. 솔 바스'가 직선 이미지로 오프닝을 구성한 이유는 직선'이 가지고 있는 냉정함 때문이다. 곡선이 감성적이며 인간적이라면, 직선은 이성적이며 기계적이다. 솔 바스, 그는 탁월한 예술가였다. 물론 카일 쿠퍼'도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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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영화 포스터의 제목을 보고 당황했다. 빨간 바탕에 아홉 개의 빗금''이 전부인 디자인'이 아닌가 ? 디자인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최소주의'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무릎을 탁 치게 되어 있다. 혼자서 아 하다가, 잠시 오 하다가, 결국에는 와 하게 된다. 그리고는 다시 와와 !! 이 작품의 유일한 오브제는 < / / / > 이 전부다. 결국은 빗금'으로 이 암호 같은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시작이자 마무리'다. 우선 게슈탈트'에서 확장한 도상학적 접근을 시도해 보자. 우리가 이 작품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빗방울'이거나 혹은 물줄기'다.

 

 

 

왜냐하면 우리는 대부분 비가 오는 날을 그림으로 그릴 때 빗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영화'가 물과 관련이 깊다는 추리'를 하게 된다. 스탠리 도넨의 뮤지컬 걸작 < 사랑은 비를 타고 > 일까 ?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빨간 원색이 사용된 불길한 바탕 이미지는 " 사랑은 비를 타고 " 의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과는 이미지가 맞지 않다. 물줄기와 관련된 영화는 수두룩하다. 해양 영화에서 시작해서 타워링 같은 재난 영화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광범위하다. 바탕이 붉은 색은 것으로 보아 < 타워링 > 같은 재난 영화에 가깝지만 말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자

 

 

 

곰곰 생각에 빠진다. " 아, 이 빗금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 내가 혼잣말을 하자 누군가 지나가며 의미 없는 말을 던진다. " 슬래시가 아홉 개네 ? " 슬래쉬 ?SLASH !!!!!! 그렇다, 이 문제의 핵심은 SLASH'다. " / " 는 컴퓨터 자판 부호이기도 하고, " (날카로운 것으로) 베다 " 라는 뜻을 가지고도 있는 단어이다. 그러니깐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 / > 는 물줄기'를 의미하면서 동시에 살인'을 의미한다. 물과 살인'이라는 키워드에 적합한 장소는 샤워실이다. 빙고 ! 여기까지 풀면 문제는 쉽게 진행된다. < 사이코 > 에서의 그 유명한 샤워 장면'을 모를 수가 있나.

 

 

 

< 사이코 > 가 정답일 것이라는 추리에 쐐기'를 박자면 " slash ( / ) " 에 - er'를 붙이면 " slasher " 가 된다. 우리가 흔히 난도질 영화'라고 말할 때의 그 슬래셔무비'가 되는 것이다. < 사이코 > 야말로 슬래셔무비'의 최고 걸작이 아니었던가 ? 이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는 단순히 빗금 9개'를 가지고 모든 것을 설명한다. 이 영화'는 샤워실에서 살인이 일어난다는 내용과 영화의 장르가 슬래셔무비'라는 것까지 알려주는 것이다. < / > 은 기호이면서 동시에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때 즐겨 사용하는 물의 도상이면서 동시에 난도질하다, 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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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영화 포스터의 제목을 보고 당황했다. 빨간 바탕에 아홉 개의 빗금''이 전부인 디자인'이 아닌가 ? 디자인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최소주의'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무릎을 탁 치게 되어 있다. 혼자서 아 하다가, 잠시 오 하다가, 결국에는 와 하게 된다. 그리고는 다시 와와 !! 이 작품의 유일한 오브제는 < / / / > 이 전부다. 결국은 빗금'으로 이 암호 같은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시작이자 마무리'다. 우선 게슈탈트'에서 확장한 도상학적 접근을 시도해 보자. 우리가 이 작품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빗방울'이거나 혹은 물줄기'다.

 

 

왜냐하면 우리는 대부분 비가 오는 날을 그림으로 그릴 때 빗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영화'가 물과 관련이 깊다는 추리'를 하게 된다. 스탠리 도넨의 뮤지컬 걸작 < 사랑은 비를 타고 > 일까 ?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빨간 원색이 사용된 불길한 바탕 이미지는 " 사랑은 비를 타고 " 의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과는 이미지가 맞지 않다. 물줄기와 관련된 영화는 수두룩하다. 해양 영화에서 시작해서 타워링 같은 재난 영화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광범위하다. 바탕이 붉은 색은 것으로 보아 < 타워링 > 같은 재난 영화에 가깝지만 말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자

 

 

곰곰 생각에 빠진다. " 아, 이 빗금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 내가 혼잣말을 하자 누군가 지나가며 의미 없는 말을 던진다. " 슬래시가 아홉 개네 ? " 슬래쉬 ?SLASH !!!!!! 그렇다, 이 문제의 핵심은 SLASH'다. " / " 는 컴퓨터 자판 부호이기도 하고, " (날카로운 것으로) 베다 " 라는 뜻을 가지고도 있는 단어이다. 그러니깐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 / > 는 물줄기'를 의미하면서 동시에 살인'을 의미한다. 물과 살인'이라는 키워드에 적합한 장소는 샤워실이다. 빙고 ! 여기까지 풀면 문제는 쉽게 진행된다. < 사이코 > 에서의 그 유명한 샤워 장면'을 모를 수가 있나.

 

 

< 사이코 > 가 정답일 것이라는 추리에 쐐기'를 박자면 " slash ( / ) " 에 - er'를 붙이면 " slasher " 가 된다. 우리가 흔히 난도질 영화'라고 말할 때의 그 슬래셔무비'가 되는 것이다. < 사이코 > 야말로 슬래셔무비'의 최고 걸작이 아니었던가 ? 이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는 단순히 빗금 9개'를 가지고 모든 것을 설명한다. 이 영화'는 샤워실에서 살인이 일어난다는 내용과 영화의 장르가 슬래셔무비'라는 것까지 알려주는 것이다. < / > 은 기호이면서 동시에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때 즐겨 사용하는 물의 도상이면서 동시에 난도질하다, 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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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의 주요 모티브는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7가지 죄악이다. 지옥으로 떨어지는 7가지 대죄(seven deadly sins)는 ‘폭식 Gluttony’ ‘질투 Envy’ ‘색욕 Lust’ ‘자만 Pride’ ‘게으름 Sloth’ ‘탐욕 Greed’ ‘분노 Wrath’ 등이다. 살인자 존 도'는 이를 모방한다. 이 7가지 대죄 목록 중에서 내가 주목하는 것은 " 폭식 " 이다. 영화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살인 방식'은 바로 먹다 죽은 남자 에피소드'다.  많이 먹는다는 게 미련한 짓이기는 하지만 그게 지옥으로 떨어질 정도의 대죄는 아니지 않은가 ? 생리적 욕망은 생래적인 것이다. 중세는 먹는 거 가지고 너무 야박하다 싶다.

 

그런데 곰곰 생각하면 7가지 대죄'는 결국 먹고 사는 문제'로 귀결된다.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에서 해방된 것은 그리 오랜 역사가 아니다. 현재에도 굶주려서 영양 실조에 걸린 인구의 비율이 20%에 육박한다. 이 풍요로운 시대에도 말이다. 하물며 중세 시대'는 말 그대로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큰 걱정이었다. 기근이라도 발생하면 굶어죽는 사람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중세 시대의 전쟁은 곧 식량 전쟁이었다. 7가지 대죄 중에서 식욕과 성욕' 그리고 게으름을 죄악시한 이유에는 아마도 식량 정책과 관련이 깊을 것이다. 식량 소비의 주범은 식욕과 인간의 쪽수(성욕)가 아니었던가.

 

단테의 신곡에서는 7가지 대죄 가운데 가장 지탄을 받아야 할 죄로 < 자만 > < 질투 > < 분노 > 라고 뽑고는 나머지는 정상 참작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3가지 주요 죄악은 심장에서 나오는 욕망이다. 마음의 원죄다. 그리고 정상 참작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나머지인 < 폭식 Gluttony > 은 먹고 싶은 입의 욕망이고, < 색욕 Lust > 은 거시기의 단단한 욕망이며, < 게으름 Sloth > 은 눕고 싶은 발의 욕망, < 탐욕 Greed >은 움켜쥐고 싶은 손의 욕망이다.  모두 신체 기관들의 원초적 생리 욕망이다. 결국 대죄 핵심 3인방을 제외한 나머지 죄악은 식량 정책'을 위한 암묵적인 경고 메시지'인 것이다.

 

그것은 쌀이 없다고 말하기는 쪽팔리니깐 엉뚱하게 보리와 밀가루'가 건강에 좋다고 홍보하던 박정희 시대의 보건국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것을 탓할 수는 없다.  밥 한 숟가락 덜어내서 내일의 기근에 대비하자는 것이니 말이다. 이제는 중세와는 달리 먹는 문제에서는 해방되었다. 현대 문명 사회는 먹고 사는 문제에서 먹는 것은 해결되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 " 만 남았다.  데이빗 핀처는, 얼마나 종교적인 인간인지는 모르겠으나,  중세시대의 종교적 장치'를 선호하는 감독이다. 에이리언 3' 도 한 편의 장엄한 종교 수난극 같다. 

 

봉준호 감독의 < 살인의 추억 > 에서 송강호는 박해일의 멱살을 잡으며 묻는다. " 밥은..... 먹고 다니냐 ? " 이 대사가 강인하게 남는 이유는 뜬금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먹는 문제'에서 해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세 시대 인삿말로 당신의 안부를 묻는다. 밥은 먹고 다니냐 ? 식사 하셨어요 ? 대한민국이 천박해지는 순간이다. 여전히 먹는 문제가 모든 이슈를 잡아먹는다. 중요한 것은 먹는 문제 말고도 많다.  어떻게 살 것인가 ? 현대인의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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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 2013-04-01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아아아 사랑스런 마크 할아버지!

세븐의 타이틀 오프닝도 몹시 훌륭하지만(당시엔 진짜 충격 먹었음!) 역시나 사이코의 타이틀 오프닝이;;
세븐의 오프닝은 하나의 압축된 서사 (본편의 내용을 이미지로 흘리고 낚는)인 반면, 사이코의 오프닝은 그야말로 도상학의 표본이라 할 만. 그래서 올드한 느낌이지만 오히려 그 미니멀함이 더 단단하게 느껴져요. 둘 다 시적이긴 하지만 굳이 비유하자면 세븐의 오프닝은 단편소설이고 사이코의 오프닝은 잘 벼려진 상징시 정도?

단테에 버금가는 작가, 신곡에 버금가는 스토리가 나오기 전엔(사실 신곡도 성서를 상당 부분 카피했겠지만?) 줄리오 레오니는 계속 단테를 앵벌이 시킬 듯. ㅋㅋㅋㅋ

오늘도 재미난 글 잘 읽고 갑니다.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1 20:40   좋아요 0 | URL
마크 할아버지가 좀 좌파이셨죠. 시니컬하시고, 유머 감각 있으시고 참 좋으다.
사이코도 훌륭하지만 현기증도 이 솔 바스 님의 작품인데,
현기증은 정말 초현실주의적인 작품입니다.
현기증 보도가 타이틀 시퀸스보다가 놀랐습니다.
이런 식도 가능하구나....
대단해요....

조운 2013-04-0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곰곰생각하는발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이쪽으로 아주 이사오신거예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4-01 23:06   좋아요 0 | URL
그쪽은 너무 과도한 사랑을 보내주셔서 좀 부담이 되었습니다.
이곳은 알아주시는 분들도 없고 해서 좋네요... ㅎㅎㅎ.
앞으로는 곰곰발이라고 불러주세요.
자주 놀러오세요. 조운 님.......

+

뭔 이사까지야...ㅎㅎㅎㅎㅎ. 서서히 접을 생각까지는 않고, 잠시 문을 닫을 생각이에요.서서히 말이죠.. 조운 님도 이곳 자주 오셔서 알라딘 글들 읽어보세요. 좋은 글이 꽤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