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담/ 밀란 쿤데라, 1967 > 에서 주인공 루드빅'은 여자 친구에게 보내는 엽서에다 농담으로 " 낙관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건전한 정신은 어리석음의 악취를 풍긴다. 트로츠키 만세! ㅋㅋㅋㅋ " 라고 썼다가 트로츠키주의자로 찍혀서 당과 사회로부터 쫒겨난다. 농담 한 마디 했다고 이럴 수는 없다 ! 이 소설은 딱딱한, 숨통이 막힌 체코 사회에 대한 신랄한 조롱'이었으니, 당국이 곱게 볼 턱이 없었다. 그의 농담은 금지되었다. 이정희 의원이 이석기 녹취록 사건을 두고 < 농담 > 이라는 기자 회견을 열었을 때, 문득 < 농담 > 이라는 소설이 떠올랐다. 농담 한 마디'에 통진당을 향하여 마녀 사냥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정희의 속내가 읽힌다. 나는 이정희 의원의 < 농담 > 이란 해명이 더 < 농담 > 같다. < 음모 > 에서 < 왜곡 > 으로, < 왜곡 > 에서 < 날조 > 로 설정하더니 결국에는 < 농담 > 으로 최종 가닥을 잡은 모양이었다. 이석기 녹취록은 농담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 hard > 하지만,  내란 음모'라는 차원에서 보면,  철없는 맹신자가 내뱉은, < soft > 한 망상'에 불과하다. 애인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농담도 아니고 진담도 아닌, 소프트하면서 동시에 하드하다.  애매모호하다.

 

 

 


 

 

 

 

 

이 남자, 주사파'다 !

 

금 이 시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 hot " 한 화제는 단연 이석기'다. 공공의 적은 이제 < 종북 > 이거나 < 주사파 > 같은 " 빨갱이 " 가 되었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씁쓸하다. 누군가는 21세기 남조선 빨갱이는 상상 속 허구'라며 " 스나크 사냥 " 에 비유했지만 혈연에 가까운 경기 동부 혈맹'은 그 실체를 드러냈다. 이정희'는 " cool " 하게 이 모든 것을 < 농담 > 이라고 말했지만 이 궁색한 변명은 오히려 < 농담 > 이 사실은 < 진담 > 이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농담은 할 말 못 할 말 사이에 놓인 애매모호한 경계'다.

농담이 없는 대화는 지루하지만 예의를 벗어난 농담은 무례하고 정도를 벗어난 농담은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준다. 농담이 지나치면 욕'이 된다. 설령 이정희 의원 말마따나 그것을 농담'이라고 정의내려도 이 농담은 무례하고 모욕적이니 농담 한 것 가지고 왜 그려셔셔셔 ! 라고 어정쩡하게 넘어가면 안 된다. 국회의원이 모임 강연에서 내뱉을 말이 아니다. 할 말은 과천 경마장으로 보내고 못 할 말은 제주도로 보내야 하는데 이석기는 마포구 합정동'에 못 할 말'을 쏟아낸다. 그가 못 할 말'을 데리고 합정동 종교 시설'로 끌고 간 이유는 무엇일까 ? 훈시와 교시가 난무하는 지령'은 맹신자들에게는 당근이었나 ?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국회의원은 우두머리가 아니라 유권자를 대표하는 심부름꾼'이다. 요즘 말은 당근보다 각설탕'을 좋아한다. 참고하시라. 하지만 나는 이석기'가 < 내란 음모죄 > 혐의에서 무죄가 되었으면 한다. 법이란 기본적으로 손과 발이 저지른 못된 짓'에 대해서 처벌을 하는 것이지 골(뇌/마음)이 저지른 상상'에 대해서까지 처벌을 할 수 없다. 골 때리는 상황에서 골 싸매고, 골 썩이며 다시 생각해도 머릿속 " 지랄 " 은 법적 책임이 없다. 녹취록 내용이 대한민국 국민에게 무례하고, 모욕적이지만 그것을 가지고 내란 음모죄'로 확대하는 것은 신념과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다.

입말은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다. ( 입말'이 < 구어 > 의 북한어'였다는 사실은 이번 사태를 통해 처음 알았다. ) 그러나 책임은 져야 한다. 하지만 " 입 말 " 의 책임으로 신체를 구속할 수는 없다. " 일 말 " 의 양심이 있다면 당을 위해서 본인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예의'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는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 두 말 " 하면 잔소리요, " 세 말 " 하면 입 아프니 " 내 말 " 의 요지를 간단하게 요약하자. 국회의원으로써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한다. 어찌 " 다 말 " 로 표현하랴. " 옛 말 " 틀린 것 하나 없다. 혓뿌리 잘못 놀리면 집안 망한다. 국회의원은 자신이 한 말에 대에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 이런 식으로 말 놀이'가 거칠게 오고갈 즈음에 이석기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찬성 258표, 반대 14표, 기권 11표, 무효 6표'다. 80%가 넘는 압도적 박수 세리머니'다.

이 지점에서 놀라운 점'은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31표에 대한 언론의 신경질적인 반응이다.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행위를 납득할 수 없다는 논리'이다. 어느 패널은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31명을 국회에서 암약하는 주사파'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듣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교양이 지렁이 똥만큼이라도 있는 놈'이라면 그런 소리가 얼마나 헛소리'인지는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는 다원성'을 존중하는 사회이다. 100% 몰표가 나오는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라 북조선 김 씨 왕조'에서나 가능한 상황이다. 김 씨 일가는 항상 100% 국민 지지를 얻은 위대한 수령 동지가 아니었던가 ?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고 31표의 사상적 색깔을 의심하는 것이야말로 파시즘'이다.

주사파'라는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이석기보다 독한 강골 주사파'는 광명에 사는 ○○○ 씨'였다. 유학은 가지 않았으나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넉넉한 집안 자손이었다. 그지깽깽이들만 모여 있는 영화판에서는 나름 부잣집 도련님이란 소릴 듣곤 했다. 그는 평상시에는 할 말 못 할 말 가려 했다. 아니 입이 무거운 형'이었다. 하지만 술만 마시면 개'가 되었다. 정신을 놓는 순간, 그는 술안주를 동시에 5개나 시키고는 했다. 그때부터 그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욕을 하기 시작했다. 취미는 술 먹고 욕하기요, 특기는 옆 테이블에 가서 사람들 뒤통수를 때리는 것이다.

사정 후에 잠이 쏟아지듯이, 그는 난동을 부린 후 인사불성이 되어서 깊은 잠에 빠졌다.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다행이었다. 깨어나 봤자 또 다시 난동을 부릴 것 아닌가 ! 부잣집 도련님인 그는 통 크게 술 한 잔 쏘겠다며 사람들을 불러냈지만 정작 술값은 남은 사람들의 몫이었다. 나는 안주가 아까워서 페리카나처럼 허겁지겁 입속에 안주를 쑤셔넣었다. 마,디,꾸, 나 ! 그는 그렇게 하루에 다섯 군데 술집을 돌아다녔다. 난동 다섯 번과 유체이탈 다섯 번이 이어졌다. 다음 날, 그는 어제의 일은 깡그리 잊어버리곤 했다. 할 말 못 할 말 다 한 그,  다음 날 할 말 못 할 말 가려 했다. " 기억은 개나 줘. 허허허허허. 어제 아무 일도 없었지 ? 합죽이가 됩시다. 합 !  허허허허. " 환장하고 미칠 노릇이었다.

이런 식으로 술자리가 30번 정도 진행되다 보니 나중에 알게 되었다. 취해서 인사불성이 된 것이 아니라 술값을 안 내기 위한 위장이었단 사실을 말이다. 필름이 끊겼다는 말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참다 참다 참다 참치'가 되어버린 나는 할 말 못 할 말을 쏟아냈다. 취한 척하지 마라. 잠든 척하지 마라. 째째하게 살지 마라. 쇼 하지 마라.  그는 아무 말도 없이 술을 대접 채 마신 후 신림동 8차선 도로로 뛰어들었다. ( 실화다. 100% ) 그리고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바지를 벗더니 양말까지 벗었다. 그리고 팬티도 벗었다. 아마도 취한 척하지 마라, 는 내 말에 진짜 취한 취한 모습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 제 정신이면 내가 도로에서 옷을 벗겠냐 ? " 이런 메시지를 내게 전달하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아직도 기억난다. 멈춰선 차들, 빵도 아니면서 빵빵거리는 클락숀 소리들, 신경질적으로 깜빡이등을 켰던 빛들. 그리고 빛이 점멸할 때마다 달랑거리던 그 형의 불알. 아, 아아 !  술에 취한 남근은 작았으나 유독 불알은 당구공 만했던 불알......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그 이후의 일은 모른다. 나는 미친 놈을 내버려두고 택시를 타고 집에 갔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주사파 최고의 강골'이었다. 이 정도면 이석기는 한수 아래였다. 이 남자야말로 진정한 주사파다! 그 이후로 그 형과는 술자리'를 가지지 않았다. 귀한 자손이던 주사파 형'은 더 이상 술을 함께 마실 동료를 모두 잃었다. 앞뒤 사정 모르고 그와 처음 술을 마신 사람들만 된통 당했다는 소리는 바람이 전해주었다.

어쩌면 그는 완벽하게 도덕적 인간이었던 이명박이 발명한 " 주폭 " 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범위가 좁혀졌는지도 모른다. 어두컴컴한 방구석에서 혼자 자작을 하고 있을 것이다. 주사파도 酒사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난동을 부리면 부릴수록 동료들의 지지를 잃는다. 철 지난 병정놀이에 빠져서 < 대한민국 스타워즈 > 를 찍으면 안 된다. 술 처먹고 파출소 습격하지 마라. 유류 저장소에 가서 빤스 내리지 마라. 빤스 내리거든 최소한 양말까지 벗어라. 몽상은 자유다. 자위도 자유다. 하지만 자위'란 공공장소에서 하면 공연음란죄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석기는 < 내란 음모죄 > 에서는 무죄'다. 그의 사상적 자유를 지지한다. 술 먹고 난동을 부렸다고 해서 내란 음모죄'라고 우기면 그것은 과대망상'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석기 같은 인간을 지독하게 혐오하지만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극우와 극좌는 닮았다. 진보는 극우도 아니고 극좌도 아니다. 이석기는 진보가 아니다. 술 취한 주폭일 뿐이다.

 

 

 

 

 

 +

다음은 전설의 드러머 권순근 아티스트 연주 하나 올린다. 보는 순간 압도한다. 이게 바로 예술이다. 시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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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3-09-06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정희도 상당히 영민한 사람인 듯한데 지금 하는 짓 보면 아직도 사태 파악을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주제 파악이라고 해야 할까요. 내란이라고 몰아붙이는 인간들의 하는 짓이 치사하다면, 통진당 사람들의 인식은 여전히 무지해 보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6 09:2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똑똑한 이정희 의원이 정말 황당한 억지를 전개하니 어리둥절하더군요.
사실 통진당 사태 때 보여준 이정희 태도 보고 굉장히 실망했는데 이번 일로 다시 한번 등을 돌리게 되네요...

다락방 2013-09-06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란 쿤데라'의 [농담]은 '여전히 너무나 슬픈' 일들만을 가져오죠. 이미 젊고 예쁜 여자와 바람이 난 상대의 '아내를 빼앗는' 일은 부질없고, 죽기위해 털어넣은 약은 설사를 유발했으니, 대체 이게 뭡니까. 농담이 농담이기 위해서는 농담을 하는 사람은 물론 받아들이는 사람과 손발이 맞아야 하는것 같아요. '나 혼자' 농담했다가는 내게 돌아오는 일들이 '결코' 웃을일이 아닐테니 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6 11:4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설사 하니 부처님 생각나네요. 설사병 걸려서 돌아가신....
아트 동영상 하나 올립니다. 감상하십시여 ~ 이럴 땐 이런 예술 하나 보아야 합니다.

잉크냄새 2013-09-06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릴때 동네 언덕에 굴을 하나 팠어요. 낡은 책상도 가져다 놓고 나름 언덕동쪽 마을 본부를 형성했는데 어느 날, 언덕 건너편 적군한테 경찰이 땅굴인줄 알고 조사하고 갔다는 이야기를 듣었죠. 비가 억수로 퍼붓는 밤, 혼자 질질 짜며 그 굴을 다 메웠습니다.
이런 시기가 다시 오는 것은 아니겠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7 08:52   좋아요 0 | URL
그런 시기가 벌써 온 것 같습니다. ㅎㅎ.
그나저나 팠던 굴 다시 덮을 때 기분이... 뭔가 줬다 뺐는 기분일 것 같습니다.

히히 2013-09-0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야기 한번 마,디,꾸,나!
글마하고 두 번 다시 상종않길 잘 하셨습니다.
술값 아까우면 쳐묵지마, 쓰리 쿠션 당할 번데기 만한 새꺄.

연예인 섹스스캔들이 났을 때
징징짜며 "저도 피해자예요."라기 보다는
"그땐 정말 사랑했어요." 했으면
그들은 우리와 동질적분자라며 끄득끄득 하였겠지요.
억지스러운 변명은 결국 이질감만 키우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7 08:53   좋아요 0 | URL
ㅎㅎㅎ 히히 님 너무 화내지 마세요.
이런 저런 세상 아닙니까. 이젠 이 양반 그립네요.
뭐 하고 계시려나 ? 모르겠네요....
그래도 주사 한번 멋지지 않습니까.. 옷을 홀랑 벗을 줄이야.
전 다음날 뉴스에 나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안 나오더군요.. 이런 주사가 꽤 흔한가 봐요..

만화애니비평 2013-09-07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로츠키 만세에 한표..ㅎㅎㅎㅎ
이석기는 문제가 있지만, 지금 정국은 더 문제죠.
결국 대중의 정의성은 나쁜 놈 만들어주어서 몰아주는 것이죠
저 놈 빼고 우리는 모두 좋은 놈
그래서 저는 만화 중에 블리치를 안좋아하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7 08:55   좋아요 0 | URL
동의합니다.
레드콤플랙스에서 이젠
좀 자유로워져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건 광기죠.. 티븨를 봐요. 24시간 이석기 얘기만 해요..

yamoo 2013-09-07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정희는 정말 답이 없네요..
국회의원 자기 선거구를 이상규에게 물려준 행위까지...그리고 나꼼수에 나와서 날카로운 말빨을 세운 것까지...
이후로는 막나가는 것 같다는..ㅋㅋ

그녀의 농담에 대한 곰곰발님의 글에 동감 만빵~
쿤데라의 농담을 다시 보고 잡네요..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7 17:28   좋아요 0 | URL
이성적이며 분석적인 이정희가 멘탈이 붕괴되었어요. 안타깝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석기도 *** 이지만, 국정원도 ***입니다.
 

 

 

너클볼 : 강타자일수록 느리게 던져라.

 

 

 

 

 

나는 또래 아이들처럼  < 무협만화 > 나 < 학원 폭력 만화 > 를 즐겨 보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소년이 < 순정 만화 > 에 빠져서, 비로소 성정체성'을 깨닫게 되었다는 제2의 빌리 엘리어트 성장 스토리는 더더욱 아니었다. 내가 주로 본 만화는 < 스포츠 만화 > 였다. 그 중에서도 야구 만화'가 대부분이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중 스포츠'가 야구'였기에 야구를 소재로 한 만화는 넘쳤고, 만화방에 가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이 바로 야구 만화'였다. < 백마 > 보다는 < 당나귀 > 를 좋아하는 특유의 b급 정서를 가진 나는 이현세의 " 까치 " 보다는 이상무의 " 독고 탁 " 을 좋아했다.

차 氏 성'이 < 축구 > 와 가장 잘 어울리는 성'이라면, < 야구 > 라는 스포츠와 궁합이 잘 맞는 성은 < 독고 > 요, 이름은 < 탁 > 이다. 이현세 만화에서 까칠한 나쁜 남자를 전담한 마동탁'도 어찌 보면 독고탁에 대한 오마쥬일 것이다. 차범근 선수가 독고 성으로 태어났다면 어찌 되었을까 ? 독고 범근'이라고 하면 이상하지 않은가, 또한 차 탁'은 어떤가 ? 몽골 흉노족'이었던 < 독고 > 성은 대한민국 야구 주인공으로 빛을 발한다. 독고 성'을 가진 사람을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다. 내 조상 또한 그 유명항 오랑캐였으니 말이다. < ○ 다구' >라는 이름을 가진 내 선조'는 고려 땅에서 별별 별짓을 다한 모양이더라. 이 자리를 빌어 달달한 사과의 씨를 전한다.

당시 이상무, 이현세, 허영만, 박봉성 등 쟁쟁한 만화가들이 야구 만화'를 쏟아냈지만 내용은 대부분 대동소이'했다. 야구 변방에 있던 주인공들은 절치부심하여 재기에 성공한다는 스토리'다. 그것은 마치 무림고수의 지도 아래 10년 무술을 연마하고 하산하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 오늘, 부로... 더 이상 가르쳐줄 것이 없구나. 하산하거라 ! " 이 악물고 버틴 10년. 바늘 침대에서 잠을 자고, 곰 쓸개를 씹어 먹고, 섹스 없이 보낸 10년 ! 누더기 옷을 입었으나 눈빛은 보석처럼 빛나리라. 바로 그들이 던지는 공이 바로 < 마구 > 다. 지그재그 공이다.

사실 모든 공은 궤도'에 따라 움직인다. 내가 즐겨 쓰는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 모든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 이다. < 직구' > 는 곡선보다는 직선에 가까운 라인으로 날아오고, < 커브 > 는 직구 궤도인 직선으로 날아오다가 타자 앞에서 아래로 뚝 떨어진다. 반면 < 슬라이더 > 는 커브와 성격이 거의 비슷하지만 상하 곡선'보다는 좌우 곡선에 방점을 찍는다. 모든 공은 스타일은 다르지만 일정한 궤도를 갖는다. 평균 구속이 150이라고 했을 때 공이 투수 글러브에서 포수 글러브에 박히는 시간은 대략 0.44초'이다. 1초가 되지 않는다. 1/2초에도 못 미친다. 눈 깜짝할 사이'보다 더 찰나'다. 그렇다면 여기서 끝이냐 ? 아니다 !

공이 0.37초'가 지났을 때 방망이를 휘두르면 공은 이미 포수 글러브에 박혔는데 뒤늦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꼴이 된다. 날아오는 공을 방망이에 맞히려면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대략 0.2초 지났을 때 미리 휘둘러야 한다. 타격'이란 결국 예측'이다. 문제는 타자가 방망이를 휘둘러야 하는 0.2초의 궤도'가 모두 직구 궤도와 똑같다는 점이다. 그러니깐 타자는 직구처럼 보이지만 커브이거나 슬라이더인 공을 골라야 한다. 그렇다고 직구만 노리고 칠 수는 없다. 좋은 타자는 직구도 치고, 커브도 받아치고, 슬라이더인 공도 때린다. 이처럼 타자는 투수가 던지는 경우의 수를 예측해야 한다. 머리가 똑똑해야 한다는 소리'이다. 팔씨름 장사는 아이큐'보다는 힘'이지만, 훌륭한 타자는 반드시 머리가 똑똑해야 한다. 힘보다는 머리'다. 야구란 결국 심리전'이다. 상대방 수를 잘 읽는 놈이 이긴다.

지금까지는 야구 원론에 대한 간단한 소개였다면 이제부터는 전설의 마구'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무시무시한 마구 말이다. 나는 마구가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공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마구'가 < 너클볼 > 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 보스톤 레드삭스의 팀 웨이크필드'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가 던진 공은 만화 속에서만 보았던 마구'였다. 운이 좋을 때는 공이 일정한 궤도를 무시한 채 지그재그로 들어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 태어나서 이토록 후진 투구 폼은 처음 보았다. 바지에 똥 싼 폼이라고나 할까 ? 더군다나 공 스피드는 80마일은커녕 70마일'도 나오지 않았다. 동전 넣으면 기계가 공을 뿌려대는 그 속도보다 느렸다.

아, 아아아... 니미럴,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마구의 정체였던가 ! 최소한 90마일(140km)는 던져야 살아남을 수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100이 가까스로 넘는 느린 볼이라니 ! 하지만 메이져리그 강타자들은 이 느린 공에 속수무책으로 헛 스윙을 남발했다. 시속 160짜리 공도 잘도 때리던 인간들이 100짜리 공 앞에서는 맥을 못 추는 것이었다. 비결은 공이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점이다. 타자도 모르고 투수도 모른다. 심지어 포수도 어느 쪽으로 공이 날아올지를 몰라서 공을 놓친다. 무회전으로 들어오는 공은 타자 앞에서 아무 방향으로 틀어진다. 윗쪽, 아래쪽, 오른쪽, 왼쪽....

너클볼은 투수가 던지고 나면 나머지는 운명에 맡겨야 한다. 다른 투수들은 자신이 원하는 곳에 마음대로 공을 넣을 수 있지만 너클볼러'는 투수의 손을 떠나면 나머지는 신의 몫'이다. 그날의 바람과 그날의 기류'가 그날의 경기를 좌우한다. 이토록 느리고 촌스러운 공이 말이다. 그때부터 나는 팀 웨이크필드를 응원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보스톤 레드삭스 팀을 지지하기 시작했다. 스티븐 킹과 함께 말이다. 웨이크필드'는 원래 타자였다. 실력이 형편 없는 타자였다. 마이너리그에서도 별 볼 일 없는 타자였다. 대륙을 전전하면서 얻은 것이라고는 늙은 나이'가 전부였다. 그에게 희망은 없었다. 하지만 기회가 찾아왔다. 너클볼'이었다.

하지만 배우고 싶다고 해서 배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한 세대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것이 바로 너클볼러'이다. ( 젊은 투수들은 너클볼을 배우지 않는다. 느린 공을 던진다는 것은 자존심의 문제, 투구 폼도 엉성하니 성에 차지 않을 뿐더라, 원하는 대로 공을 넣을 수 없다는 면에서 선수들은 너클볼을 던지는 투수를 조롱하고는 했다. ) 신은 팀 웨이크필드'를 선택했다. 너클볼은 어깨에 손목에 무리한 힘을 주지 않기에 나이가 들었거나 신체적으로 불리한 투수가 사용하기에 좋은 구질이었다. 체력 소모가 적다보니 끈질기게 살아남을 놈은 바퀴벌레와 팀 웨이크필드'라는 우스개가 떠돌기도 했다. 그는 마흔이 넘는 나이로 통산 200승을 올렸다. ( 맙소사 ! 마흔이 넘은 투수라니... )

지금은 디키'라는 선수가 이 구질을 전수받았다. 그는 2012년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그 또한 마이너리그로 대륙을 전전하다가 선수치고는 늙은 나이에 너클볼을 던졌다. 젊은 놈들이 160짜리 광속구를 던질 때 너클볼러들은 우스꽝스러운 폼으로 느린 공을 던진다. 너무 느려서 공이 포수 글러브에 박힐 동안 방망이를 세 번은 휘두르고도 남을 만큼 느린 공이다. 이처럼 < 너클볼 > 은 신이 승자독식 사회에서 패자'가 되어버린 퇴물에게 다시 한 번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선물인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너클볼을 사용하는 투수는 없다. 간혹 10 : 0으로 경기를 이기고 있을 때 투수가 호기심으로 하나 던지는 게 고작이다. 싹쓸이 사회인 대한민국이 정작 필요로 하는 공이 바로 너클볼'인데 말이다.

300승을 거든 너클볼러 필 니크로와 찰리 허프'는 퇴물이 되어버린, 절망에 빠진 후배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노하우를 전수했다. 너클볼은 승자가 승자에게 전수하는 비술이 아니라 패자가 패자에게 전수하는 비법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 돈 거래는 없다. 말 그대로 전수'다. 구단이 선수를 사고 팔아서 남은 몸값으로 재산을 불리고, 선수 또한 팀보다는 오로지 돈을 많이 주는 구단으로 옮기는 세태를 감안하면 너클볼러들의 비법전수는 감동적이다. 조건 없는 가르침이다. 팀 웨이크필드'가 은퇴를 선언했을 때, 나는 눈물이 앞을 가렸다. 하지만 실망도 잠시 !  선배 너클볼러'들에게서 기술을 전수받은 디키는 그해 2012년 사이영 상을 수상했다. 투수로써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명예'다.

내가 너클볼러였다면 수능에 실패한 청소년, 연애를 단 한 번도 못한 청년, 전립선 기능 저하로 고생하는 중년, 쪽방에서 달방으로 전전하는 하층민을 모아놓고 너클볼을 가르치겠다. 빠른 공은 아무나 던질 수 없다. 하지만 느린 공은 아무나 던질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배울 수 없다. 성공한 너클볼러가 극히 드문 이유이다. 그것이 바로 너클볼의 매력이다. 회전 없이 날아온 공은 기류에 따라 흔들리며 방향이 결정된다. 당신은 열심히 공을 던져라. 공의 포지션은 신이 선택한다. 그 선택에 대해서 일말의 후회는 하지 말자. 그것이 볼이 되었든 스트라이크가 되었든 말이다. 볼이 많으면 경기에서 지고 스트라이크가 많으면 경기에서 이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실패와 성공은 투수의 손을 떠난 공과 같다. 포지션'을 선택하는 것은 신의 몫이다. 그것이 실패이든 성공이든, 어쩔 수 없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기류를 잘못 만난 탓이다.

 

 


 

 

 

야구에 대한 이야기들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6398 : 삼미슈퍼스타즈 / 세상의 모든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87416 : 쇼생크 탈출 / 쇼생크와 야구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50473 : 야구란 무엇인가 / 멜로의 모든 것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50641 : 400번의 안타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518080 : 수다는 당신을 죽일 수도 있다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516844 : 시구에 대한 생각 / 클라라는 왜 울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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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5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6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히히 2013-09-06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를 미치게 하는 것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라더이다.
불행한 사람은 멀리서도 다른 불행한 사람을 알아보는 법입니다.
그러나 서로 친해지기는 어렵지요.
그들은 서로 나눌 것이 아무것도 없고, 심지어는 희망조차도 나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공만 열심히 던지면 됩니다.
선심은 인간이나 쓰는 것이지 신의 몫은 아닙니다.
희망은 생각지 마시고...
성공이든 실패이든 어쩔 수 없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6 01:13   좋아요 0 | URL
저도 비슷한 말을 한 적 있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말은 내일 죽는 사형수에게
곧 가석방될 거 같다는 거짓말을 하는 간수의 말
이라고 한 적이 있어요. 희망이 없는 데 희망을 주입하는 것은
전형적인 공작이죠. 히틀러나 맹신자들이 늘 즐겨 쓰는 태도입니다.
천년왕국이 고 도래한다, 이 따위 말이지요..

드팀전 2013-09-06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다큐에
아름다운 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6 12:55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댓글이군요. ㅎㅎㅎㅎ.

yamoo 2013-09-06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말씀마따나, 정말 알흠다운 글입니다!

-아무르 파티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7 08:56   좋아요 0 | URL
감사합ㄴ다. 야뮤 님.... 아름다우십니다..

나탈야 2013-09-09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생의 너클볼을 던져라> 의미심장하군요.
볼이 될지 스트라이크가 될지도 모르고 던지는 공이라니... 흠.

너클볼이란, 누군가에겐 기회, 누군가에겐 위기가 될 수 있는... 일종의 복불복이라고 해야할까요?

-

최근 임창용도 드디어 MLB무대에 발을 디뎠잖아요.
임창용은 너클볼러와는 거리가 먼 강속구 투수쪽이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젠 구속이 잘 안나오더라구요.
76년 생이니깐... 38살...

임창용의 직구는 꿈틀꿈틀리며 휘어져 들어와서 뱀직구라 불리웁니다.
임창용도 수년 후엔 너클볼에 도전해야할까...
왠지 잘 던질 듯.
 

 

 

 

 

 

불행 중 다행이다.

 

1.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내 인생 후회 목록 > 을 만들어 보았다. 내가 만약 과거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면 제일 먼저 개 이름부터 다시 짓겠다.  지금까지 우리 가족과 함께 살다간 개의 이름은 밍키, 똘똘이, , 펄럭이, 쩍쩍이처럼 지극히 평범한 이름이 대부분이었다. 바로 이놈들 이름 때문에 지금의 내가 이 모양 이 꼴로 솔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장고의 귀납적 계산 끝에 얻은 결론은 지금의 내 인생이 그지깽깽이가 된 첫 번째 원인이 바로 내가 키운 평범한 개 이름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공식으로 표현하면 ( X-Y )2 = X2 + Y+ LOG 2이므로, ( 5- 2 )2 = DOG 2 . 옛 어르신 말씀 하나 버릴 것 없다. 이름이 인생을 좌우한다.

내가 키운 하얀 마르치스종인 개 이름은 <밍키> 였다. 그 시절엔 밍키라는 이름이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개나 소나 닭이나 다 밍키였다. 암컷도 밍키고, 수컷도 밍키였다. 한밤중에 술에 취해서 동네 골목에서 고래 시늉을 내며 밍키 !!! “ 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밍키라는 이름을 가진 수많은 개들이 온동네 떠내려가듯 짖고는 했다. 자기 이름도 아닌데 대꾸할 개가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 그래, 그땐 너무 흔한 이름이었지. 이현정이라는 이름만큼이나 말이다. 만약에 내가 <밍키> 라는 이름 대신  <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라는 다소 긴 이름으로 불렀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런 상황은 어떤가 ? 내가 개를 끌고 공원을 산책하고 있는데 아리따운 아가씨가 개에게 관심을 보인다.

- 어머, 개 너무 귀여워요 ! 이리 온, 우쭈쭈, 우쭈쭈. 이름이 뭐예요 ?

-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 ( 얼굴이붉어지며 ) 네에 ?!

- ..........

- 어머.....

- 이 개의 이름이 <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입니다.

  그런데 정말, 당신의 연락처를 알고 싶네요.

- 어머 !호호호호호호호. 개구지시다. ... 유머 감각 있는 사람 좋아해요.

- 네에, 저는 우리집개~ 구리입니다. 펄쩍, 펄쩍, 펄쩍 !

- 호호호

- 하하하

- 우리 결혼해요 !

- 그럽시다 !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 부부의 연으로 이어졌을지도 모를 일 아닌가 ? 나는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단 한 번도 일명 대시라는 행동을 해 본 적이 없다. 나란 인간은 여자가 대시할 때까지 기다리는 한심한 녀석이었다.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어도 혼자 끙끙 앓을 뿐이었다. , 한심해 !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라는 마르치스와< 아름다우세요 > 라는 이름의 푸들을 데리고 날마다 공원을 산책하겠다.

- 어머, 개들 너무 귀여워요 ! 이리 온. 우쭈쭈, 우쭈쭈. 이 개 이름이 뭔가요 ?

- 아름다우세요 ?

- ( 얼굴이 붉어지며 ) 어머머! 고마워요. 저 개 이름은 뭔가요 ?

-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 어머, 정말 왜 그러세요? 호호호. 저한테 지금 대시하시는건가요 ?

- 하하하. 이 마르치스의 이름이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이고,

저 푸들의 이름이 아름다우세요 입니다. 하하하. 그런데 정말 미인이세요. 농담 아닙니다. 

백 명 중 한두 명은 이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까 ?  실제로 연락처를 남기는 사람도 있었으리라. 나는 내 인생이 개 이름 때문에 망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아니, 상상도 못했다. Log2의 값이 dog라니 !하긴 누군들 알까 ? 자신의 인생을 좌지우지한 요소 중 하나가 개 이름이었다는 사실을. 아마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이 지구 상에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 곰곰생각하는발은 당신에게 진지하게 말한다. 지금 당신의 인생이 더럽게 꼬였다면 당신이 기른 개 이름을 떠올려보면 답이 나온다고. 곰곰발, 농담도 잘 하셔, 라고 ? 천만에 ! 난 농담이 아니라 진담을 말하고 있는 중이다.

애인 없는 솔로 인생 중에서 개 이름을 <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라고 짓거나 < 아름다우세요 > 라고 지은 사람이 있다면 손을 들어보길 바란다. 내 예측이 맞다면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럴 줄 알았다. 내 예측은 빗나간 적이 없으니깐. 그래서 당신 인생이 그 모양 그 꼴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면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 따위는 개나 주고, 자신이 키우는 애완견 이름부터 다시 지어라. 좋은 아내를 얻는 것은 건강을 얻는 것만큼 값진 행운이니깐.

 

2. 다행

도깨비 방망이로 아이 하나를 뚝딱 만들 수 있다면, 나는 아이의 성별에 관계 없이 < 다행 > 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 김다행, 이다행, 박다행, 홍다행, 최다행, 권다행, 한다행 등등. 사람들은 꼬마 다행이를 보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다행이다 !“  슬픔에 울고 있는 사람도 다행이를 만나면 다행이다. “ 라고 낮게 속삭일 것이고, 산길을 잃은 사람이 우연히 다행이를 만나도 다행이다. “ 라고 말할 것이 아닌가 ? 이보다 더 좋은 이름이 있을까 ?

나는 다행이의 영문 이름을<  DAHANG >이라는 표기하기보다는 < GOOD LUCK > 으로 표기하겠다.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이름이 아닐까 ? 나는 다행이를 꼭 껴안으며 이렇게 말하겠다. “ 아빠는 다행이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 줄 몰라. 고맙다, 다행아 !“ 영리한 다행이는 싱글파파인 나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빠 !“

- ?

- 내가 다행이면 먼저 하늘나라 간 엄마 이름은 불행이야 ?

- (울컥) ?

- 불행 중 다행이잖아. 엄마 이름이 불행이니깐, 불행 중 다행이를 낳은 것 아니야 ?

- 그래 이눔아 ! 엄마, 아빠는 모두 불행이다. 그래도 좋다. 불행 중 다행이를 낳았으니깐. 흑흑.

- 아빠, 울어 ?

- 아니.

- 지금 흑흑 소리 내며 울었잖아.

- 아니야, 다행아 ! 내가 운게 아니라 흙이 흑흑 운거야.

- 아하, 그렇구나.흙은 흑흑 우는구나. 시부럴, 어른이 좋은 거 가르치시네. 큭큭, 농담이야 아빠 !

- 허허허. 어린 놈이 말하는 싸가지가 가관이구나. 사랑해, 다행아 !

- 크크크. 나도 아빠 졸라 존경해요 !

 

이 세상 모든 부모의 이름은 불행이고, 아이의 이름은 다행이다. 불행은 다행을 낳는다. 불행 중 다행이다. 아이란... 참 고마운 존재다. 불행을 불행하지 않게 만드는 유일한 존재는 다행이다. 불행 중 다행이니깐.  사랑하는 사람도 다행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내가 당신을 만난 것 또한 불행 중 다행이니깐. 그래서 난 늘 당신에게 고맙다. 다행은 불행을 위로하는 친구와 같은 존재이다. 오늘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한 티븨 동물농장 속 송아지 이름이 < 다행 > 이었다. 한겨울 어미에게 버림받은 송아지였는데 한파로 얼어죽기 직전 발견되어서 이름을 < 다행 > 이라고 지었단다. 갑자기 다행이라는 이름이 참 아름다운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라는 이름,  ... 좋다~ 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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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3-09-04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힌트 잘 얻어갑니다. 산책나갈 강아지부터 마련해야하나 ㅋ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23:14   좋아요 0 | URL
개 이름을 이렇게 지으세요.

" 당신이 마음에 들지만 여자 체면에 차마 연락처를 물을 수는 없네요. "

만약에 원빈처럼 생긴 남자가 다가와서 포 님 강아지 이름을 묻습니다.

" 이리 온.. 우쭈쭈, 우쭈쭈... 귀엽네요. 이 강아지 이름이 뭔가요 ? "

" 당신이 마음에 들지만 여자 체면에 차마 연락처를 물을 수는 없네요. "

" 네 ?! "

" 이 강아지 이름이 당신이 마음에....... 입니다. "


히히 2013-09-06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모든 단어는 자생력이 있습니다.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아들의 이름이 [행운]이었다면
아빠는 새장가를 들었을 겁니다.
돈 많고 성격좋고 예쁜 아가씨와.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6 01:14   좋아요 0 | URL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군요..ㅎㅎㅎㅎㅎ
자세히 좀 말씀해 보세요...
아들 이름이 행운이면 왜 아빠가 새장가를 ?! ㅎㅎㅎㅎ

엄동 2013-09-0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버 블로그에 열심히 드나들던 "엄동" 입니다. ㅋㅋㅋ

오랜만에 (아니 처음이네요. 요긴)

페루애님 (아니, 곰곰생각하는발" 님의) 글을 봅니다

캬. 역시 엄지를 추켜세워드릴만큼 재미집니다

하하하하하 :D


그나저나 우리집 개는 예삐 인데.

제가 솔로인 이유가 참 명백하지 말입니다 -0-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6 12:5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설한 님 오셨군요. 엄동설한...

그럴 줄 알았습니다. 예삐'라니...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서 솔로인 겁니다. 어서 빨리 바꾸세요....

엄동 2013-09-06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강아지이지만, 예뻐서 예삐라고 그만. ㅎㅎ


무튼 반갑네요 곰곰님

원래부터 읽는 책 범위가 그닥 넓지 않고

좋아하는 소설가 책 몇권 끄적이는게 다이지만,


리뷰 포함 님글들은 ㅋㅋㅋㅋ

몇편 프린트 해서 심심할때마다 읽을랍니다


님 좀 짱인듯 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8 12:09   좋아요 0 | URL
아이고 설한 님..
과찬이십니다. 프린트 하시면 편당 100원 사용료 내십시요..

레베랑스 2013-09-08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이 글 왜 이렇게 잼있어요~
참고로 제가 아가씨 적에 키운 개는 해피였어요.
사연이 길지만 사실 전 이 해피 때문에 지금의 남편과 살고 있답니다^^
쩍쩍이는 잘 있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8 12:08   좋아요 0 | URL
재밌으며 500원!
 

舌,

 

 

 

 

 

 

 

 

포르노와 구조주의.  

 

 

 

- 어느 도서관 사서'의 고백

 

 

" ㅏ,ㅑ,ㅓ,ㅕ " 등의 모음을 홀소리라고 한다. 홀소리는 다시 밝은 홀소리/양성 모음'와 어두운 홀소리/ 음성 모음' 으로 나누는데 ㅏ,ㅑ,ㅗ,ㅛ 같은 모음이 밝은 홀소리이고, ㅓ,ㅕ,ㅜ,ㅠ 같은 모음이 어두운 홀소리다. 밝은 홀소리는 주로 명랑한 느낌을 주는 단어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어두운 홀소리는 그 반대다. 예를 들어 " 아장아장 " 은 귀여운 느낌을 주지만 " 어정어정 " 은 어둡고 무거운 느낌을 준다. 삶'이라는 단어가 밝은 홀소리'로 구성되어 있고, 죽음'이라는 단어가 어두운 홀소리'로 구성된 것 또한 같은 이치이다. 이러한 문법적 통일성'은 매우 견고하다. 아름답다'와 어둡다'를 비교해 보라. " 어름답다와 아둡다 " 라는 자음과 모음의 구성을 상상할 수 있을까 ?

 

발성학적 측면에서 가장 원초적인 발음은 " ㅏ "  모음이다. 그리고 가장 원초적인 자음은 " 이응 " 이다. 이 결론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을 듯하지만 전세계를 막론하고  섹스할 때 내는 여성의 신음 소리'가 이응' 소리로 시작되는 점으로 보아 커다란 이견은 없을 듯하다. 내가 총 258편의 세계 만국 포르노 여배우가 내는 신음 소리를 듣고 내린 결론 : 한국 여자는 아'라고 하고, 서양 여자는 오'라고 답한다. 일본은 으'라고 한다.  반면 중국은 아'도 아니고, 오'도 아니고, 으'도 아니다. 속을 알 수 없는 민족이다.  출처는 없다. 개인적인 판단이다. 가장 원초적인 자음과 모임'이 만나면 " 아 " 가 된다.

 

우리 모두는 포르노'를 본다.  당신의 젖가슴이 터지거나  페니스가 딱딱해졌다면 포르노'는 미션 파서블' 한 거고, 그 반대'이면  당신의 신체가 미션 임파서블'한 것이니 반드시 비뇨기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 신체의  팽창과 경직성'에  죄의식'을 느낄 필요도 전혀 없다.  인간이란  호모루덴스.  놀이하는 인간' 이기 때문이다.  아마. 여기서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 문장' 다음에 나올 문장'이 무엇인지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렇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놀이'는 섹스'다. 세계 여성들이   힘을 합쳐서 한 달 간만 섹스 파업'에 동참하면 남자들은 정낭'에 정액이 고여서 죽게 되어 있다. 막히면 터진다. 펑, 펑, 펑 !

 

세계 남성들은 길을 가다가 정낭경화'로 터져 죽을 것이다. 펑, 펑펑펑, 펑 ! 여성의 금욕은 밝은 미래'를 보장할 것이다. 견디면 희망이 보인다. 꽃은 기계보다 우월한 법이다. 딱딱한 페니스는 절대 부드러운 젖가슴을 이길 수 없다. 이름'은 X ,  포르노 오따꾸'이다.  시립 도서관 사서'이다.  낮에는 도서관에서 서지 분류법에 의해 책을 분류하고 정리한다. 그리고 밤에는 집으로 돌아와  같은 방식으로 포르노를 분류하고 정리한다. 지금 내 방 책장'에는 서지분류법으로 분류 가능한 세상의 모든 책'들은 버리고,  그 빈 자리'를 포르노 테입으로 가득 채웠다.  밤낮없이 나는 분류하고,  정리'한다. 그게 내 운명이다. 

 

우선 개인 프라이버시'를 위하여 그냥 X 맨'으로  불러달라.  만약 당신이 박달나무'로 만든 지휘봉'을 들고 훈육주임'처럼 나를 훈계한다면, 나는 당신에게 성경의 한 구절'을 소개하리라.  여기 죄 없는 자 !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돌을 던지는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살아 있는 부처다.   숭배하라.  나를 키운 것은 팔 할'이 포르노'였다. 그 음란한 빤따스띡 속에서 나는 오 예스'와 기무치'와 아이 좋아'를 배웠다.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단어들이 생성되고 소멸되나 지구가 멸망하는 그 순간까지도 살아남을 마지막 단어'와 생명체는 < 아 ! > 이거나 < 오 ! > 그리고 바퀴벌레'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제일 먼저 사라져 버릴 단어'는 우리가 그토록 숭배해오던  뤼이비똥과 샤넬과 나이키'가 될 것이다.   결국 세상의 모든 커뮤니티티'는 오 예스'로 통할 것이고,  종국엔 아'라는 신음 소리'만이  남겨질 것이다. 지구는 정확히 이천 십구 년 팔 월 십삼 일 자정'에 멸망할 것이고, 나는 정확히 이천 십구 년 팔 월 십이 일까지  포르노'를 볼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 이외'에는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천국의 문'은 나 같은 자'에게 열리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천국의 문은 나를 경멸하던 여자의 무릎과 무릎 사이'를 닮았다.

 

포르노'는 뤼미에르 형제의 < 열차의 도착' > 이후 꾸준히 제작되었고, 그 이전에는 사진'을 통해서 유통되었다. 낱장으로 판매되어서 그렇지  이들 사진'들을 모아서 판매했다면 지금의 플레이보이'나 허슬러 정도 되겠다.  이런 음란 빤따스띡'이 삐급 어덜트/B' 만의 취향이었느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알려진 루이스 캐롤'은 이 소설의 실제 모델인 소녀의 올 누드 사진'을 상당수 남겼다.  그는 유아성욕자'였다(는 소문이 있다. ) 롤리타 성향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이 사실'은 속설이 아니라 정설' 로 남아있다.

 

 

포르노에서 기승전결'을 찾으려하는 것'은 한양에서 김서방 찾는 꼴'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포르노'는 시작하자마자 클라이막스'요, 사정하자마자  종결'이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포르노'도 나름의 법칙을 가지고 기승전결'에  따른다. 우선 여배우의 신음소리'에 주목하라. 처음 시작은 오 예스'로 시작한다. 이 부분이 기'에 해당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배우'는 오'를 탈락시키고/ ㅇ 탈락 법칙  예스'를 외친다. 이 부분이 승의 도입부' 이다.  아... 나 지금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 뜻.  이 흥분'은  점점 예스'라는 단어'를 반복 나열하게 만든다. 이 반복'은 상대 배우'에게 격려와 함께 독촉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빠 달려.  좀더 달려.  좀더 !  빠라빠라빠라빰 .  몸이라는 감각의 제국'은 상당히 뜨거워지리라.  이제 절정'에 다다르면 배우는  오' 라는 가장 원시적인 태초의 언어'로 돌아와 클라이막스에 오른다. 그리고 마지막'에 찾아오는 것은 긴 침묵이다. 묵음'이다.  그리고 지구 또한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마지막 남은 신음 소리 오'와 함께 ! 최초의 언어 오'가 최후의 언어'로 사라질 때 지구 위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도 사라질 것이다.인간이 사라진 지구'는 바람이 실어다 준 꽃씨'로 발아할 것이고, 그 균열 속'에서 숲'을 이룰 것이다. 라마가 돌아올 것이고, 낙타는 물을 찾아 도시 라스베가스'를 향해 떠날 것이다. 그리고 새들'은 서로의 이성'을 향해 유혹할 것이다. 기모찌, 야메떼 구다사이 ! ' 가 아닌, 아이 좋아, 죽어도 좋아'가 아닌. 지지배배. 지지배배.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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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3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르노가 '뤼미에르' 이후 꾸준히 제작되었다니 음지의 유구한 역사로군요.ㅎㅎ

+ 화자가 왠지 눈에 뜨여요. 뭔가 패배주의 + 동시에 낮게 읊조리는 것이 마치 <지하생활자의 수기>화자 같은 느낌... / 근데 제목의 '구조주의'를 본문에서 찾을 수가 없네요. 그냥 포르노가 '기승전결'이 있다는 얘기 아닌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2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이거 쓰다보니 소쉬르의 언어학과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를 짬뽕한 것처럼 느껴져서 그냥 구주주의라고 했습니다. 엉뚱하지만 말입니다...ㅎㅎㅎㅎㅎ

히히 2013-09-04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발님
지지배배 지지배배.
아기,사랑,상상,돈,반가워,밥,향기,감사...
어른,눈물,추측,부채,버거워,죽,형기,검사...
아버지 보다 어머니가 축축하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25   좋아요 0 | URL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이거 암호입니까 ? 음...
어머니는 축축하고 아버지는 딱딱한 존재죠. 제가 즐겨 쓰는 용어입니다.
그나저나 이번 이석기 사건에서 처음 알았는데
내가 즐겨 쓰는 < 입말 > 이라는 말이 북한어'라네요 ?
전 구어'를 우리말로 풀어야겠다, 생각해서 풀어쓴 게 입말이었는데...
국정원에서 저를 내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히히 2013-09-04 09:0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순식간에 끝나는 <입말> 보다는 입말이 다듬어진 결과로 <글말>이 오고가는 우리를
국정원에서는 남사하십시오.

비로그인 2013-09-04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립> : 뽀르노그라피야말로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네오리얼리즘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영상 장르죠. 카메라의 대상에 "그 어떤 상상력도 없기에 위대한(...)" 영화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27   좋아요 0 | URL
포르노는 이미 오랜 전부터 작동한 장르입니다. 1940년대 포르노를 본 적 있는데 신기하게도 그때나 지금이나 다 비슷해요. 깜짝 놀랐음....
 
물과 돌의 기억들
현고진 지음 / 포럼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물과 돌의 기억.

 

나는 무척 째째한 놈이다. 모 시나리오 작가'가 완성되지 않은 초고의 모니터링'을 부탁했다. 감독과 의견을 교류하며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것을 보면 제작될 공산이 큰 작업'이다. 누군가는 이런 소릴 할지도 모른다. " 아니, 시나리오란 당연히 영화 제작을 목표로 하는 작업 아니오 ? " 하지만 영화판 돌아가는 꼴을 보면 그렇지 않다. 쓰여진 시나리오의 팔 할'은 영화화'가 될 가능성이 없으며 그나마 일 할'은 관심만 가지다가 사장된다. 오직 일 할'만이 영화 제작자에게 관심을 받는다. 감독과 시나리오 수정 방안을 논의하며 전개한다는 것은 그만큼 영화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이다. 순간 나는 째째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남이 잘 되는 꼴은 못 보는 성격이다.

 

" 공짜 모니터링은 없소 ! 술을 얻어먹어야겠소 ! " 그러자 답이 왔다. 모니터링을 하면 술을 사주겠다는 것이다. 상대가 그렇게 나오니 딱히 반론을 제기할 수가 없어서 시나리오를 꼼꼼히 읽고 모니터링을 했다. 솔직히 말해서 영화화가 진행되지 않은 시나리오'를 읽는 것만큼 재미없는 것도 없다. 이 세상 모든 시나리오가 그렇다. 시나리오는 영화로 제작이 되어야 완성되는 예술 장르'이다. 시나리오 자체가 뛰어난 예술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절반은 가전제품 사용설명서'를 읽는 맛이 난다. 로버트 타운이나 데이빗 마멧의 환상적인 시나리오'를 읽어도 마찬가지다. 시나리오는 미완성을 전제로 한 형식이기 때문에 문학 작품과도 다르며 희곡과도 다르다.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시나리오 읽고 재미있다는 사람을 만나면 등짝 한 번 시원하게 패주고 싶다. 가전 제품 사용설명서 읽고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  그녀가 쓴 시나리오는 평범한 상업 영화'였다.

 

전형적인 가족 드라마'였는데 상업 영화 틀 안에서 보자면 시나리오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그래도 배가 아팠다. 영화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가 무조건 좋은 시나리오'이니 말이다. 아무리 뛰어난 시나리오'라고 해도 제작자를 만족시키지 못해서 사장된 시나리오는 나쁜 시나리오'다. 하여튼 나는  남이 잘 되는 꼴은 못 본다.  " 좋다, 나란 놈은 주로  술을 마실 통이 돼지 !  작가 주머니나 털고 오리! "  라는 마음으로 기다렸더니, 작가'는 모임 장소'로 자기 집앞을 선택했다. 종로, 신촌, 홍대, 신천과 같은 시내 중심가'도 많은데 집앞이라니 ! 멀고 먼 달동네 변두리 어두컴컴한 곳을 ?!  그지새끼도 아니고 막걸리 한 잔 받아먹으려고 그곳까지 가야 하나 ? 나는 작가에게 " 생지랄 " 을 했다. " 누가 양주를 사준다고 해서 그쪽 가서 마시렵니다 ! " 그날 나는 집에서 불가마 직화구이 닭 한 마리와 진로 25도 소주 한 병과 카스 본사 직원이 직접 오줌으로 채운 맥주 한 병을 사서 마셨다.  " 카스 본사 새끼, 양배추를 너무 먹었나 ? 오줌에서 썩은 양배추 맛이 나네 ! " 나, 이런 놈이다. 째째한 놈이다.

 

성정이 째째하다 보니 가끔 째째하지 않은 통 큰 남자'를 보면 호감이 간다. 여기서 < 통 > 은 진짜 사나이'를 뜻한다. 작가 현고진'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전형적인 마초'인데 느끼'하지 않아서 꼰대 같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는 허세도 없다. 허세가 없으니 허풍도 없다. 싸움을 잘해서 1 vs16의 전설을 남길 만도 한데 그런 소리를 한 적도 없다. 그는 정직하다. 또한 예의바르다. 선그라스가 가장 잘 어울리는 이 시대 진정한 마초 어른이다. 봄바람에 잘 마른 무명 옷 같다. 무엇보다도 그는 글을 잘 쓴다. 헤밍웨이'를 연상케하는 건조체'는 할 말만 하고 안 할 말은 마굿간에 가둔다. 그러니 말 털 일 없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말이다. 그는 미문에 대한 욕심도 없다. 그가 쓴 글의 장점은 정직함'에서 온다. 그가 소설'을 썼다.

 

바로 < 물과 돌의 기억들 > 이다. 5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에 대한 사랑 이야기'다.  소설 속 배경은 킬리만자로 산 아래 사바나'이지만 나는 자꾸 < 초원 > 을 < 사막 > 으로 읽는다. 호모 사피엔스'가 초원이 아닌 사막'에서 무리를 지어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노릇이 아닌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소설이 사막에 대한 이야기인 것만 같다. 이러한 오독은  작가의 건조한 문체 때문인 것 같다. 문장은 빛난다. 뒤에 갈수록 뒷심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받았으나 이 정도면 성공한 서사'다. 뒷심이 부족하면 안심'이 있지 않은가. 내가 아는 한도 안에서 말하자면 그는 글을 가장 잘 구사하는 사람'이다. 미문에 대한 욕심으로 계집애'처럼 멜랑꼴리한 형용구'를 첨가하지도 않고, 솎아낼 비문'도 없다. 그리고 나처럼 잡문이 팔 할인 문장도 없다. 좋은 작가'다. 내가 이 글을 통해서 소설의 줄거리'를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 사랑 이야기 > 이니깐 말이다. 사랑 이야기'라는데 무슨 말이 필요할까 ? 사랑에는 딱히 할 말이 없다.

 

내가 < 폭풍의 언덕 > 에 대해 할 말이 많은 이유는 복수 때문이지 사랑 때문이 아니다. < 폭풍의 언덕 >이 복수 없는 사랑 이야기'였다면 한 마디도 못했을 것이다. 복수 이야기 앞에서는 우디 알렌이 되어야 하고, 사랑 이야기 앞에서는 말론 브란드'가 되어야 한다. 수다와 침묵의 조건이다. 작가 현고진은 사막을 동경했다. 어쩌면 오토바이 한 대'를 몰고 사막을 향해 갈지도 모른다. 한참 생각했다. 사막과 바다'는 쌍둥이다. 사막은 바다'가 꾸는 건조한  꿈이며, 바다는 사막이 꾸는 백일몽'이다. 그리고 사막의 오아시스는 이곳이 한때는 바다였음을 알리는 흔적이다. 우리는 경화'로 인해 딱딱하게 굳은 바다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전생에 해적'이었을 것이다. 가기 전에 안부 묻는다. " 푸른지네 님 ! 건필하십시요 ! 권투를 빕니다. " 이토록 째째한 내가 누굴 칭찬한다는 것은 꽤나 드문 일이다. 맥주 2병에 안주로 식빵을 뜯다가 화가 나서 쓴다. 식빵을 안주로 뜯다니......

 

 

 

 

 

 

+ 본문 내용이 부실해서 글 하나 첨부한다. < 나르따샤가 아니라 줄리아 > 다. 노래방 18번이다.

 

 

 

 

 

 

 

잘생긴 친구'가 있었다. 웃을 때 양쪽 보조개'가 들어가는 친구였다. 뿐만 아니라 눈웃음을 살살 쳐서 또래 여자아이들은 물론이고 누나에서 이모까지 모두를 흥분하게 만드는 친구였다. 방긋 웃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식당을 가면 서비스 안주가 한가득이었다. 이 친구 덕이다. 나이트클럽에 가도 부킹이 잘 됐다. 이 친구의 방긋 웃는 얼굴 때문이다. 같이 우르르 물려다니던 우리들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 남자 새끼가 얼굴로 먹고 사나, 시부랄... 쳇 ! " 우리가 이 친구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말빨 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의 말빨은 이성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먹히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여자들이 매우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철학에 관심이 많았던 친구는 데리다의 해체를 들먹이고, 나는 타르코프스키를 들먹이니 좋아할 턱이 없는 것이다. 변두리 쌍쌍 나이트클럽 가서 한다는 소리가 데리다와 타르코프스키라니.  

 

우리는 화팔이를 미스터 방긋'에게 쏟아내며 조롱하고는 했다. 외모 가지고 먹고 사는 것은 놈이나 년이나 지탄받아야 한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봐야 한다, 앎에 대한 열정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등등. 하지만 미스터 방긋은 이런 잔소리에도 여전히 방긋 ! " 야, 이새끼야. 넌 왜 만날 방긋이냐. 눈웃음 살살 치지 말라고 ! 이 세상 모든 예술 작품 속에 방긋 웃는 표정은 없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방긋 웃더냐 ? 예수가 방긋 웃으면 간지는 거기서 끝이야. " 그래도 친구는 방긋.....

 

그런데 이 친구는 얼굴만 잘생긴 것이 아니었다. 착했다. 의리도 강했다. 더군다나 친구들을 위해서라면 돈도 잘 썼다. 자크 데리다'를 이야기했던 놈은 자기가 돈을 쓸 때는 생색내기를 좋아했다. 성질도 고약했고, 그리 좋은 친구는 아니었다. 반면 이 친구는 술자리에서 먼저 자리를 떠나더라도 미리 술값을 계산하고 나가는 스타일이었다. 나는 어떠냐고 ? 그냥, 간다 ! 내가 술에 취해서 남아 있는 불알친구들 술값까지 계산해야 하나 ? 내가 미스터 방긋'에게서 배운 것은 딱 두 가지였다. 하나는 대화의 기술이었다. 사실 내가 가진 것은 오로지 말빨 하나였는데 이 말빨을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화란 강의'가 아니다.

 

한쪽에서 따발총처럼 쏟아내는 것이 아니란 거다. 미스터 방긋'은 우리랑 대화를 하거나 여자와 대화를 할 때 공감의 제스츄어를 잘했다. " 그렇죠 ? 아, 아아 맞다. 맞아 !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아하, 그래서 그런가 보다. 우와, 공감 백 배 ! 우리 하이파이브 하자. 잇힝 ! "  그는 여자가 무슨 말을 하면 대부분 그 말에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다. 반면 우리들은 "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말도 안 돼. 웃기는군. 닝기미 차라리 통일미'가 맛있겠어. 김태희보다는 수애가 열 배는 예뻐 ! 맙소사, 그런 간사스러운 천재를 좋아하다니. 닝기미 차라리 백치미. "   

 

내가 미스터 방긋을 통해서 배운 것은 말을 잘 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자세'가 이성으로부터 호감을 얻을 기회가 많다는 점이었다. 그것은 이성뿐만 아니라 모든 대화의 기본 자세였다. 지루하거나 틀리더라도 말을 가로채서 말꼬리를 자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자크 데리다가 아니라 당신의 말을 잘 듣고 있다는 자세'다. 그 이후로는 대화를 나눌 때 말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 차례가 오면 말을 한다. 미스터 방긋에게서 배운 두 번째는 바로 이용복의 노래 < 줄리아 > 였다. 어느 날 이 친구는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10월의 코스모스처럼 흐드러지게 부르는 것이 아닌가 ? 듣도 보도 못한 노래를 말이다. 물어보니 자기 아버지가 운전할 때 늘 듣던 노래라는 것이다. 이용복 핫 골든 베스트 테이프' 속에 이 노래가 있어서 아버지 차를 탈 때마다 듣는다는 것이다. 나는 이 노래를 듣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친구들에게는 라디오헤드나 모비 혹은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노래를 즐겨 듣는다고 말은 했으나 사실은 뽕짝의 피가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 노래가 나를 흥분시켰던 부분은 " 나의 사랑 줄리아 ~~~~~ " 다음에 이어지는 변주 속에서 등장하는 "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아 버린 여인아 " 였다.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을 부르는 이유는 팔 할이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를 부르기 위한 것처럼 나는 이 도입부를 좋아했다. 자꾸 부르다 보니 실력이 늘었다. 백 번 넘게 부르다 보니 지독한 음치인 나도 어느 정도 잘 부른다는 소릴 듣게 되었다. 다 이 친구 덕이다. 이 친구는 모든 걸 잘했던 친구였다. 노래도 수준급이었고, 얼굴도 잘생겼으며, 모든 여성으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아서 도대체 몇 명의 여자와 뜨거운 밤을 보냈는 지를 모른다. 그리고 착한 품성을 지녔다.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인간형이었다.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미스터 방긋을 좋아했다. 더군다나 이 친구의 가계도는 평균 90세를 자랑했다. 수명이 짧은 내 집안의 가계도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였다. 자크 데리다처럼 얼굴이 참으로 후진 친구와 나는 은근히 이 친구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결혼식장에서 그 컴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우린 그 친구가 김태희 급 외모의 여성과 결혼할 줄 알았다. 워낙 인기가 좋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결혼식장에서 본 신부의 모습은 내가 결혼식장에서 보아온 수많은 신부 중에서 가장 못생긴 외모였다. 아, 기분 좋았다 ! 미녀와 야수가 아니라 미남과 야수의 만남이었다. 나의 열등감은 비로소 사라졌다 

 

라고 말할 줄 알았나 ? 아니다. 처음엔 나도 그런 줄 알았다. 내 친구는 정말 착한 놈이어서 외모를 중시하기보다는 마음씨를 본 것이구나. 얼굴보다는 따스한 심장을 사랑했구나.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신부의 집안은 꽤 훌륭했다. 외동딸이었다. 부모의 재산이 상당했다고 한다. 작은 주유소를 운영한다고 했다. 자크 데리다와 나는 똥 씹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니 그 친구 생각이 난다. 존만한 새끼. 보고 싶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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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3-09-03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조한 마초라니! 제 이상형ㅋㅋㅋㅋ 뭔가 알라딘 오신 이후로 글이 더 좋아요. 느낌인가? 목적의식때문인가. 으하하 ㅋㅋ

암튼 요즘 글 너무 재밌어요!
미스터 방긋같은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새로 다짐.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33   좋아요 0 | URL
저도 미스터 방긋 같은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몇 번 했는데 성격이 지랄같아서
그게 잘 안 돼요. 전 미스터 트러블'인 것 같아서 슬픕니다.

yamoo 2013-09-03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하철에서 미친듯이 웃으면서 읽었습니다! ㅎㅎ 완전 완전 재밌어요~
저두 미스터 방긋같은 사람이 되어야 겠어요~ 듣는건 잘하니, 방긋 웃을 줄 알아야 겠네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32   좋아요 0 | URL
미친듯이 웃으셨으면 저 때문에 미친놈 소릴 들으셨던 것은 아닙니까 ?
이 자리르 빌어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방긋..

2013-09-03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는 네이버에서 더 재밌었어요. (눈팅 했음이요..) 왜냐면... 본글에 따라붙는 댓글들이 재밌더라구요. 화려하게 줄줄 많이도 오르던...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31   좋아요 0 | URL
오홋.. 네이버에도 오셨군요. 지금은 닫아둔 상태입니다.
네어비에 비하면 여긴 조용하고 그래요. 그게 마음에 듭니다.

마노아 2013-09-03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까지 읽고 나니 노래가 나오네요.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31   좋아요 1 | URL
아,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여기 이 가사의 백미가 아닐까 싶어요.이런 가사 쉽게 나올 수 있는 게 아님...

히히 2013-09-04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줄리아~~~~"
정녕 아~~~~를 듣기 좋게 넘길 수 있단 말입니까?
부라보!!!
우리 아버지는 약주만 드시면 술이 깨실 때까지 노래를 읊조렸는데
4마디 이상을 안하셨어요.
"아~아 으악새 슬피 우는 가을인가요"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을려고 왔던가"
"홍도야 울지마라 오빠가 왔다"
"종로로 갈까요, 명동으로 갈까요, 차라리 청량리로 갈까요"
.
.
.
이런 사소한 것도 내림이 되는지
남이 있어도 허밍을 잘 하는 저는
위의 노래도 "줄리아~~~~~~~" 만 하지 싶네요.

저도 존만한 새끼 보고 싶네요.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30   좋아요 0 | URL
존만한 새끼 딸 낳아서 잘 살고 있습니다. 이 친구도 아픈 과거가 있죠.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는데 어머니가 그렇게 반대를 하더군요...
하여튼 잘 살았으면....
항상 부러워했어요. 잘생겨서 인기가 좋아서 말이죠...
이젠 생긴 거 가지고 부러워하는 나이는 지나서
그런 부러움증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