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의 각오 > 에서 마루야마 겐지는 일본 문단에 떠도는 지랄같은 꼰대의 풍경'을 비판한다. 돌아가는 꼴을 보면 일본 문단과 한국 문단은 비슷하다. 그가 요구하는 소설가의 각오'는 수도승 같은 속세에 초월한 무욕'이다. 그래야 좋은 소설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학판은 무욕은커녕 무념'으로 일관하고, 단단한 각오 대신 가오 잡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한 마디로 폼생폼사다. 그래서 그는 일본 주류의 문단 밖 작가'로 생활한다. 그리고는 틈틈이 욕을 한다. " 문학 살롱이여, 조까라 ! " 미루야마 겐지'가 요구하는 소설가의 각오를 제대로 실천한 사람을 한국에서 찾는다면 김수영이 될 것이다. 그를 볼 때마다 자주 조지 오웰과 겹친다. 그는 말과 행동이 일치한 실천적 지식인이었다. 그가 살아 있었다면 황석영이 이명박에게 빌붙고, 김지하가 박근혜'에게 빌붙은 기상천외한 풍경에 기절초풍할 것이 분명하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51925 

 

- 소설가의 가오 中

 

 

 

 


 

 

 

니들이 개멋'을 알아 ?    

 

마루야마 겐지'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그를 꼴통 마초'라고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아니올시다, 이다.  이웃인 수다맨 님과는 독서 취향이 비슷하여 허락없이 그가 내린 마루야마 겐지에 대한 정의'를 훔쳐왔다. 이보다 더 선명하게 요약하는 글은 없을 것이다. " 이 괴팍한 양반은 개인주의자이자 (한편으로) 귀족주의자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는, '진짜' 개인/귀족주의자다. 좌우의 이념이나 사유의 깊이를 떠나서, 나는 '가라'가 없는 인간과 글을 최고로 친다. 그 점에서 마루야마는 신뢰할 만하다. 똥 같은 허위나 가식을 문장에 처바르지 않는 드문 작가다. " 마루야마 겐지'는 미시마 유키오의 마초적 근본주의'와 사카구치 안고의 데카당스'를 섞어놓은 인물 같다.

 

근본주의자'란 본래 그 극단적 성향 때문에 모순에 직면하기도 하는데 이 독고다이'는 지독하게 순결하기 때문에 용서가 가능하다. 아이폰에 세상을 구원할 것이란 사실을 믿는 이'는 있어도 문학이 타락한 세상을 구원할 것이란 사실을 믿는 21세기 현대인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루야마 겐지는 문학만이 타락한 세상을 구원할 거라 믿는다. 그래서 오히려 더 마루야마 겐지의 독고다이'가 듬직해 보인다. 적어도 그는 책을 팔기 위해 독자의 눈치를 보거나 평론가들에게 밑밥을 던지는 소설가는 아니다. 그는 살롱 출판사와 케비어 문단'을 지독하게 혐오해서 시간 날 때마다 쌍욕을 하고는 했다.

 

" 출판사는 질리지도 않았는지 늘 똑같은 수법으로 일확천금을 도모한다. 새로운 문학상을 마련하여 아이돌 가수를 제조하듯 억지로 문학 스타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머리만 커다랗고 감수성은 여자에 가까운데다, 문학에서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요건을 완벽하게 결여하고 있는 젊은 소설가에 대한 출판사의 평가는 실로 가관이다. 그 가벼움이 신선하다느니, 문학은 시대를 앞서간다느니 하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줄줄이 엮어대며 추켜세운다. 선배 작가들 가운데 몇몇은 출판사의 조작을 거들기까지 한다. ( 소설가의 각오, " 문예지를 비웃다. " 中 ) "

 

여기서 " 감수성은 여자에 가까운데... " 라는 표현에 너무 욱하지는 말자. 마루야마 겐지'는 기본적으로 문장의 힘은 < 박력 > 에 있다고 믿는 거친 마초'다. 헤비 롹커가 발라드'를 달달하게 부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내가 독고다이개멋미루야마겐지 선생'을 좋아하는 이유는 < 고독 > 을 아는 자이기 때문이다.  마초와 속물은 한 끗 차이'이다. < 고독 > 을 아는 놈은 표범이 되고, 외롭다고 징징거리며 떼거지로 몰려다니면 하이에나'가 된다. 마초는 고독'을 느끼고 속물은 외로움을 느낀다. < 고독 > 과 < 외로움 > 은 사전적 의미'가 동일하면서도 전혀 다르다. 전자는 스스로를 고독한 상태에 놓은 후 그 고통을 즐기는 것이고, 후자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발생한 심리적 앙탈에 가깝다. 외롭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놈은 대부분 찌질한 속물에 가깝다. 적어도 독고다이 개멋 마루야마 겐지 선생은 고독한 인간'이다. 그에게 고독은 결핍으로 작동되지 않는다.

 

그는 진짜 " 개멋 " 이 무엇인 줄 안다. 이 < 개멋 > 이 근사한 방향으로 흐르면 " 가오 " 가 되고,  삐딱하게 흐르면 " 가라 " 가 된다.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인생은 언제나 한 끗 차이'다. 그렇다고 그가 문단으로부터 홀대를 받았기에 문단을 떼거리 거지 근성'이라고 욕을 한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그는 대중이 인정한 작가가 아니라 작가들이 인정한 진정한 작가'다. 산속에 처박혀서 곰 쓸개와 바늘 방석에 앉아 글을 쓰는 그가 보기에 "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재즈를 듣고 와인'을 마시며  스포츠카를 몰면서 글을 쓰는 빠다 하루키 선생 나리 " 는 전형적인 살롱 문학가이며 케비어 소설가'처럼 보일 것이다.  박력 빼면 매력 없는 마력의 상남자 겐지 선생이 보기에 하루키는 환관처럼 보일 것이다.

 

독설의 제왕'이 참기에는 너무 달콤한 떡밥이 아닐까 ? 그는 다음과 같이 평가할 것이다. 제목을 살짝 비틀어서 " 하루키여, 너 따위 엿이나 먹어라 ! "  하여튼 그가 쓴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제목은 <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 이다. 얼핏 보기에는 패배주의자'가 내뱉는 독설 같지만 강골인 독고다이 개멋 겐지 선생'을 아는 사람이라면 수긍하지 못할 것이다. 목차를 읽다가 빵 터졌다. 역쉬... 미루야마 겐지 할아버지다. 얼릉, 코맥 매카시의 < 카운슬러 > 와 <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 를 사야겠다. 최고다 ! 시바....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

 

1장. 부모를 버려라, 그래야 어른이다
부모란 작자들은 한심하다 011 / 태어나 보니 지옥 아닌가 013
별 생각 없이 당신을 낳았다 015 / 낳아 놓고는 사랑도 안 준다 017
노후를 위해 당신을 낳은 거다 019 / 그러니 당장 집을 나가라 021
집 안 나가는 자식들은 잘못 키운 벌이다 026

2장. 가족, 이제 해산하자
가족은 일시적인 결속일 뿐이다 032 / 부모를 버려라 034
자신을 직시하고, 뜯어고쳐라 038 / 밤 산책하듯 가출해라 040
내 배는 내 힘으로 채우자 042 / 직장인은 노예다 044

3장. 국가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국가는 당신을 모른다 052 / 바보 같은 국민은 단죄해야 한다 055
영웅 따위는 없다 060 / 국가는 적이다 063 / 분노하지 않는 자는 죽은 것이다 064

4장. 머리는 폼으로 달고 다니나
국가는 적당한 바보를 원한다 072 / 텔레비전은 국가의 끄나풀이다 074
머리가 좋다는 것은 홀로 살아가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076
‘어른애’에서 벗어나라 078 / 인간이라면 이성적이어야 한다 080
부모의 과도한 사랑이 자식의 뇌를 녹슬게 한다 084

5장. 아직도 모르겠나, 직장인은 노예다
엄마를 조심해라 094 / 남들 따라 직장인이 되지 마라 096
자영업자가 돼라 099 / 직장은 사육장이다 101
자유를 방기한 사람은 산송장이다 106

6장. 신 따위, 개나 줘라
종교단체는 불한당들의 소굴이다 115
사람다워지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종교다 119 / 신 따위는 없다 124
당신 안의 힘을 믿어라 127

7장. 언제까지 멍청하게 앉아만 있을 건가
국가가 국민의 것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134
알아서 기니 그 따위로 살다 죽는 것이다 139 / 멍청하게 있지 말고 맞서라 142
국가를 쥐고 흔드는 놈들 역시 ‘그냥 인간’이다 147

8장. 애절한 사랑 따위, 같잖다
연애는 성욕을 포장한 것일 뿐이다 153계산한 사랑은 파탄 나게 돼 있다 156 / 타산적인 여자들의 끝 159
패자들은 ‘사랑’이 아니라 연애 놀이를 한다 161
서른 이후에는 사랑이 어렵다 165

9장. 청춘, 인생은 멋대로 살아도 좋은 것이다
생각 좀 하고 살아라 172 / 다 도전해 보라고 젊음이 있는 것이다 175
국가는 골 빈 국민을 좋아한다 178
인간이라면 생각하고 생각해 재능을 찾아야 한다 181
인생은 멋대로 살아도 좋은 것이다 185

10장. 동물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죽어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통과의례 191
삶은 쟁취하고, 죽음은 가능한 한 물리쳐라 194
훌륭한 생이란 없다 197 / 동물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죽어라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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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3-11-04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금야금 작성 중...

나탈야 2013-11-04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미루야마 겐지가 이정도의 안티소셜이었나... ㄷㄷㄷ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4 17:08   좋아요 0 | URL
이 양반 산속에 처박혀서 안 나오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세월이 세월인지로 트위터는 하시는 모양...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4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jfk 어라 ? 왜 글이 안 보이지 ?!!

수다맨 2013-11-04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의 진정한 히피인 한대수 선생과 더불어, 형님으로 모시고 싶은 분입니다. 요즘은 이런 강단 있는 진짜 '상남자'가 드물어서 말이죠.
말씀하신 김수영, 마루야마, 오웰은 독자들을 굉장히 불편하게 만드는 작가들이죠. 이제는 이런 작가들이 별로 없어서 아쉬움을 크게 느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4 23:06   좋아요 0 | URL
한국 작가들은 전부 다 하루키化 되었어요. 김훈이야 독보적이니 따로 제껴두더라도
남성 작가들 전부 김연수化되어서 전부 말랑말랑한 거 같습니다.
상남자 그립군요...

그나ㅓ나 제가 전부 미류야마라고 썼군요. 마루야마인데....ㅎㅎ


푸르푸르 2013-11-05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니까 전에도 말했지만 페루애가 은근히 엘리트주의 귀족주의 이런 게 있다니까....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5 15:4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요거 좀 오래 웃었습니다.
아니 나 같은 지지리궁상이 무슨 엘리트주의에 귀족주의랍니까 !!

즐인 2013-11-05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네이버로 돌아오라! 페루. 난 여기 자주 못 온다 말이다!
한 번 만났다고, 반말 만발. 흥!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5 15:47   좋아요 0 | URL
아, 자꾸 사람들이 날 네이버'로 유인하는근영....
유혹을 견디어야 한다, 유혹ㅇㄹ 겨...
반말, 만발 전 다 좋습니다. 빈말만 아니면 됨...ㅋㅋ

2013-11-05 1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06 0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베랑스 2013-11-09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넘 잼있겠어요.
저도 맘에 들어요~
사야겠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11-10 04:22   좋아요 0 | URL
사랑하는 안나수이 님...
그냥 사랑하는 으로 시작하는 안부글을 쓰고 싶었어요.

2013-11-12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13 0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14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15 0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옛날에는 결혼 적령기를 여자 나이 16세로 보았다. 그 시절에는 16세에 결혼을 해서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길렀다. 혼기가 꽉 찬 딸을 두고 " 과년한 딸... " 이라고 부르는데, 이때 < 과년 > 은 결혼하기에 적당한 여자 나이 16세'를 뜻한다. 여기서 < 과 > 가 바로 < 瓜 : 오이 과 > 다. 瓜 는 八이 두 개인 모양으로 이를 더하면 16'이 된다. 이와 비슷한 단어로는  파과지년(破瓜之年')을 줄인 < 파과(破瓜) > 말이 있다. 이 또한 나이 16세인 여자를 뜻하면서 동시에  " 성교에 의하여 처녀막이 깨진 상황 " 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생각해 보면 " 권주가 한 곡조에 일배 일배 부일배 반취하게 먹은 후에 분벽사창 깊은 방에 둘이 안고도 놀고 업고도 놀 " 았던 이도령과 춘향의 나이 또한 16세'였으니  지금 기준으로 보자면 이도령과 춘향은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섹스도 하는, 불량 청소년'이었던 것이다. 태진아 노래방 기기'였다면 이렇게 외쳤을 것이다. " 어디서 좀 놀아보셨군요 !!! "

 

 - 대나무와 오이 中

 

 

 


 

 

 

순수와 타락 

 

 

 

 

나는 세븐틴'에 대한 로망이 전혀 없는 남자'다. 내가 이 나이에 하이틴'을 욕망한다면 그것은 로망이 아니라 노망'이다. 그렇다고 성적으로 꽤나 도덕적인 인간'이라고 포장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나는 17세 소녀보다는  중년여성'이 더 섹시하다고 생각한다.  소설 < 은교 > 는 17세 소녀'에 대한 늙은 남자의 욕망을 다룬다.  내가 보기엔 박범신은 10대 소녀를 순수와 관능을 표상하는 뮤즈'로 보는 듯하다. 딱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너무 전형화된 설정이라 서사적이라기보다는 학술적 냄새가 난다. 통념에 기댄 캐릭터'라 그닥 와닿지가 않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퇴폐문학'이라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 세븐틴 걸 " 은 현대'에서는 애 취급을 받지만 근대에서는 " 과년한 딸 " 이라고 해서 시집 가기에 적당한 가임 여성'으로 대접받았다.

 

과년이 16세이고  낭랑이 18세인 것을 보면 그 사이에 끼인 17세는 인생에서 성적으로 가장 관능적이며 밝고 건강한 시절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춘향이와 줄리엣'도 모두 이 나이에 속하지 않았던가?  내가 소설 < 은교 > 를 시큰둥하게 읽은 이유는 < 파과 > 이며 동시에 < 과년 > 한 가임기 여성인 < 낭랑 > 한 십대'에 대한 그릇된 통념 때문이다. 나는 십대 청소년들이 순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십대'보다 나이가 더 어린 아이들의 동심'도 믿지도 않는다. 동심을 믿을 바에는 차라리 어른의 양심'을 믿는 편이다. 그것은 아동에 대한 현대의 신화'에 불과할 뿐이다. 아이는 발명되었다( 필립 아리에스 ). 나 또한 어린이는 미래의 희망이라고 주장하고 싶지만 애나 어른이나 하는 짓은 도 긴 개 긴'이다. 도토리 키재기'라는 말이다. < 타락 > 이라는 것은 반드시 < 순수 > 를 기본 전제로 깔고 가는데 , 사실 타락한 어른'은 어린 시절에도 타락한 인간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순수했던 영혼이 먹고 살기 위해서 타락했다기보다는 원래 어른이 되기 전부터 이미 타락한 영혼이라는 말이다. 사카구지 안고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이란 " 인간이기 때문에 타락한다. " 놀부의 어린 시절은 놀부이지 흥부가 아니다. 불난 데 부채질 하고, 초상난 데 춤추며, 애 밴 여자 배를 차고, 호박에 말뚝 박고, 비오는 날 장독을 열었던 놈은 어른이 돼도 비오는 날 장독 을 연다. 모 학술 기관에서 아프리카에서 벌어졌던 무수한 학살 가운데 가장 잔인했던 표본을 산출한 결과 인구 비율 가운데 1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폭력적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10대 분포가 많았던 집단일수록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더 높다는 통계도 산출되었다. 10대, 무시무시한 놈들이다 ! 당신이 친구 남동생을 보고 귀엽다며 머리를 쓰다듬을 때 15살 소년의 켈빈 클라인 팬티 속에서는 급속히 팽창하는 괴물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남성의 경우,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 나이가 바로 십대 후반'이다. 남성 호르몬이 증가한다는 것은 폭력성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 입대 시기가 방년 스물살 안팎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은 이때가 가장 잔인한 폭력성을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꽃 ( 芳年 : 꽃다울 방, 해 년 ) 은 가시'를 숨겼기 때문에 아름다운 법이다. 현대 사회'는 미성년 문화를 지나치게 미화시킨다. ( 결혼한 여성이 애'를 싫어한다고 하면 모성 신화에 대한 건방진 도전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 학교 왕따 문제나 원조 교제'는 한국 교육이 실패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타락한 것이 아니라 교육 제도가 타락한 미성년의 욕망을 해소하지 못하고 오히려 악화시켰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점'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잘못된 교육으로 인해 순수했던 아이들이 타락한 것이 아니라 원래 가지고 있던 폭력성을 교육 제도가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기에 발생한 문제점이라는 말이다.  

 

배가 부른 사자는 눈 앞에서 초식 동물들이 무리를 지어 한가롭게 뛰어다녀도 사냥을 하지 않는다. 무리를 지어다니는 초식 동물 입장에서 보자면 자신들에게 주어진 " 커피 한 잔의 여유 " 는 사자에게 잡아먹힌 동료 때문이다. 어떤 죽음은 누군가에게는 비극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안식'인 것이다. 이처럼 초식동물들은 내셔널지오그래픽 카메라가 돌 때는 우, 우우우 하며 죽은 동료를 위해 레퀴엠을 부르지만 카메라가 꺼지면 신나서 히힝 히힝 웃는다. 하지만 이 짓에 대하여 누가 돌을 던지랴. 상당수의 초식 동물들이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이유는 독립 생활을 하는 것보다 무리 생활을 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사자에게 잡힐 위험은 1/N이다. N 숫자'가 크면 클수록 자신이 사자에게 먹힐 확률은 줄어든다. 그래서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것이다. 학원 폭력으로 대표되는 왕따 현상도 위와 같은 논리로 해석될 수 있다.

 

학교는 필연적으로 집단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 무리를 모두 순한 얼룩 무늬 긴뿔 영양'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셋이 모이면 서열이 정해지는 법이고, 무리 사이엔 힘이라는 논리가 지배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포식자 계급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어떤 놈은 초식동물의 발굽'이 되고, 어떤 놈은 육식동물의 발톱이 된다. 발톱은 발굽'을 제압한다. 학원은 정글이다.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평화를 위해서는 굶주린 발톱에게 먹잇감을 던져줘야 한다. 왕따란 사자 뱃속을 채울 먹잇감을 제공하는 행위'이다. 왕따'가 발생하게 되면 학교는 평화 모드로 전환된다. 물론 왕따 피해자'에게는 지옥이지만 무리에게는 평화인 기묘한 공생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왕따 가해자는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놈 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발굽'을 가진 무수한 초식동물 또한 공범자'이다.

 

이 집단 광기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일상을 파고든다. 누누이 말하지만 타락한 인간은 순수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배신의 결과'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이 어린 시절을 병들지 않은 순수한 청정 지역'이라고 우기는 것은 타락한 자신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교묘한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  1급수에 살던 치어가 치열한 환경을 이기고 성어가 됐다고 해도, 1급수에 살던 물고기는 3급수에서는 살 수 없는 노릇이다. 더러운 물에 살던 놈은 어릴 때부터 더러운 물에서 자란 놈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미성년을 순결무구한 주체'로 미화시키면 안 된다는 점이다. 그것은 기만이다. 이러한 태도에 서운해 할 미성년자도 있겠지만 있는 그대로를 보고 그에 합당한 어른 대우해야 한다.  미성년자들은 어른 못지 않게 폭력적이며 성적인 욕망에 사로잡혔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비로소 그들을 바르게 볼 수 있다. 내가 선생'이라면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치겠다.

 

" 예전에 말이야. 이몽룡이라는 분이 계셨어. 이, 몽, 룡 !  너희와 같은 나이 때 이미 전국 팔도 방석집이란 방석집은 다 돌아다니며 계집질을 하신 분이다. 그분이 놋요강도 여러 개 작살내셨지. 그 양반 스타일이 그래. 기생 앞에 서면 너 월이'냐, 향월이냐 ? 나 몽룡이야.  그리고는 무조건 옷고름 잡어. 잡고는 존나게 하는 거야. 존나게....  좋아서 죽을 때까지 !!!!! 이몽룡 선생은 너희 나이 때 이미 담배 피고 술 마시고 기생집 들락날락거렸다. 16살.... 그때는 어른 대접을 해줬다. 너희들은 애들이 아니다. 부모란 작자들은 한심하다. 별 생각 없이 너희를 낳았다. 낳아 놓고도 사랑도 안 준다. 태어나 보니 지옥 아닌가 ? 노후를 위해 너희를 낳은 거다. 그러니 당장 집을 나가라.  인생은 멋대로 살아도 좋은 것이다. 훌륭한 생이란 없다. 동물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죽어라. * "

 

 

 

 

 

 


 

 

덧.

 

마루야마 겐지'가 쓴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목차를 읽다가 빵 터졌다. 역쉬... 미루야마 겐지 할아버지다. 얼릉, 코맥 매카시의 < 카운슬러 > 와 <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 를 사야겠다. 최고다 ! 시바....

 

 

 

 

 

 

 

 

 

 

 

 

 

 

 

 

1장. 부모를 버려라, 그래야 어른이다
부모란 작자들은 한심하다 011 / 태어나 보니 지옥 아닌가 013
별 생각 없이 당신을 낳았다 015 / 낳아 놓고는 사랑도 안 준다 017
노후를 위해 당신을 낳은 거다 019 / 그러니 당장 집을 나가라 021
집 안 나가는 자식들은 잘못 키운 벌이다 026

2장. 가족, 이제 해산하자
가족은 일시적인 결속일 뿐이다 032 / 부모를 버려라 034
자신을 직시하고, 뜯어고쳐라 038 / 밤 산책하듯 가출해라 040
내 배는 내 힘으로 채우자 042 / 직장인은 노예다 044

3장. 국가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국가는 당신을 모른다 052 / 바보 같은 국민은 단죄해야 한다 055
영웅 따위는 없다 060 / 국가는 적이다 063 / 분노하지 않는 자는 죽은 것이다 064

4장. 머리는 폼으로 달고 다니나
국가는 적당한 바보를 원한다 072 / 텔레비전은 국가의 끄나풀이다 074
머리가 좋다는 것은 홀로 살아가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076
‘어른애’에서 벗어나라 078 / 인간이라면 이성적이어야 한다 080
부모의 과도한 사랑이 자식의 뇌를 녹슬게 한다 084

5장. 아직도 모르겠나, 직장인은 노예다
엄마를 조심해라 094 / 남들 따라 직장인이 되지 마라 096
자영업자가 돼라 099 / 직장은 사육장이다 101
자유를 방기한 사람은 산송장이다 106

6장. 신 따위, 개나 줘라
종교단체는 불한당들의 소굴이다 115
사람다워지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종교다 119 / 신 따위는 없다 124
당신 안의 힘을 믿어라 127

7장. 언제까지 멍청하게 앉아만 있을 건가
국가가 국민의 것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134
알아서 기니 그 따위로 살다 죽는 것이다 139 / 멍청하게 있지 말고 맞서라 142
국가를 쥐고 흔드는 놈들 역시 ‘그냥 인간’이다 147

8장. 애절한 사랑 따위, 같잖다
연애는 성욕을 포장한 것일 뿐이다 153계산한 사랑은 파탄 나게 돼 있다 156 / 타산적인 여자들의 끝 159
패자들은 ‘사랑’이 아니라 연애 놀이를 한다 161
서른 이후에는 사랑이 어렵다 165

9장. 청춘, 인생은 멋대로 살아도 좋은 것이다
생각 좀 하고 살아라 172 / 다 도전해 보라고 젊음이 있는 것이다 175
국가는 골 빈 국민을 좋아한다 178
인간이라면 생각하고 생각해 재능을 찾아야 한다 181
인생은 멋대로 살아도 좋은 것이다 185

10장. 동물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죽어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통과의례 191
삶은 쟁취하고, 죽음은 가능한 한 물리쳐라 194
훌륭한 생이란 없다 197 / 동물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죽어라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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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 2013-11-04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루야먀 겐지...처음 들어보는 작가이지만 책의 목차를 보니 아주 흥미가 생기네요....푸핫 목차만으로도 한편의 글 같군요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4 15:14   좋아요 0 | URL
한가지 걱정되는 건 양이 너무 적어요.
일단 목차만 가지고는 대박 웃깁니다.
원래 저런 스타일이에요. 신 같잖아요.
개 마초'이기는 한데 어떤 진정성은 공유하시는 분입니다...ㅎㅎㅎㅎㅎ

엄동 2013-11-0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따위 엿아나 먹어라" 라니.
ㅋㅋㅋㅋ
여튼 목차 공유도 감사!

요 작가.
여성에 대한 혐오도가 상당한
독고다이 소설가라카던데ㅋ

읽어보고 싶네요
피차. 늙어가는 처지에
일부만으로 발끈함서 엉깔수는 없으니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4 15:13   좋아요 0 | URL
이 양반, 약간 정신병자 같습니다. 왜 문학하다가 미친 ....
얼마전에는 자기 이름을 딴 문학상을 열었어요.
지금의 문학은 다 병신같다고 자기가 직접 평가하겠다고...
미시마 유키오 + 사카구치 안고 = 겐지'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양만은 대중문학은 물론이고 순문학도 저질이라며 문학이 본래 위치로 돌아와야 한다고 외치는 분인데...
소설은 꽤 좋습니다. 소설이 좋지 않았다면 내가 제일 싫어했을 인물인데
하여튼... 골 때리는 분인데...
원래 에세이도 거의 안 쓰는 양반인데 아마 돈이 딸리는 거 같기는 해요..ㅎㅎㅎ

푸르푸르 2013-11-05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이 양반 개꼰대같은 측면이 있죠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5 15:45   좋아요 0 | URL
이 양반 개꼰대스러운 측면이 아니라 개꼰대'임..
그런데 앞에 진짜가 붙으면 근사합니다. 진짜 마초가 멋있고. 진짜 개꼰대가 멋있고, 뭐... 그런... ㅎㅎㅎ.
 

엽편소설 no.6

 

 

 

 

 

 

 

문화촌 공원 그림자 사교 클럽.

 

 

 

 

 

바닥에서 뒹군 모양이었다. 헛구역질이 나서 눈을 뜨니 공원이었다. 내 인생이 그렇지, . 나는 벚꽃나무 아래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여 ! 나를 부랑자라고 판단하지 마시길.  술에 취해서 정신을 잃은 것뿐이니깐 말이다.  가만히 누워서 눈을 뜬 채 보니 내 옆에는 벚꽃나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나는 가끔 바닥에 눕는데 너는 항상 바닥에 눕는구나 !그 생각을 하니 그림자가 안쓰러웠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보니 그림자가 2차원 평면이 아닌 3차원 입체감으로 보였다. 어라 ?! 그림자에 높이가 있는 것이었다. 아이고, 술에 너무 취해서 헛것이 보이는 것이다. 머리가 빙글빙글 도니 풍경도 빙글빙글 돌았다. 오래 전에 헤어진 여자친구 생각이 났다. 그림자를 껴안아 보았다. 그림자였지만 왠지 포근했다. 나는 외로웠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나는 귀신인 모양이었다. 귀신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외롭지는 않을 터였다.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날이 밝은 후였다. 머리가 지끈 아팠다. 어젯밤 일이 떠올랐다. 그림자. 그래, 그림자 !해가 뜨자 그림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며칠 후 다시 그곳을 찾았다. 벚꽃나무 그림자는 그곳에 그대로 누워 있었다. 그림자를 자세히 보니 진짜 그림자가 아니었다. 내 예감이 맞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으로 세팅을 하고, 얼굴과 손도 검은 색으로 분칠한 여자였다. 그것은 일종의 위장이었다. 그림자로 위장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맙소사, 세상에 이런 일이 ! 만날 누워 있는 것을 보면 직장 생활이 힘든 모양이었다. 나는 가자미처럼 바닥에 납작하게 누운 그림자를 깨웠다. 그림자가 일어났다. 검게 칠한 얼굴의 윤곽은 희미했으나 여자임에는 분명했다. 내가 말했다.

 

직장 생활이 힘든가 봐요 ?“

네에, 전 아이들을 가르쳐요. 교사에요 !“

그렇군요. 그런데 왜 집도 없이 공원에서 노숙 생활을 하시죠 ?“

재작년에 안양천변이 장마 때 물에 잠겨서 떠내려갔어요.

그래서 이렇게 그림자 생활을 한답니다. “

... 집이 떠내려갔다는 말씀이죠 ?“

아뇨. 안양천변이 떠내려갔어요 !“

어떻게 하천이 떠내려갑니까 ?“

그야 저도 모르죠. 하여튼 하천이 떠내려갔으니 집도 같이 떠내려갔겠죠.“

그러니깐 집이 떠내려갔다는 말씀이잖아요. “

아니죠. 하전이 떠내려갔다니까요. 호호호. “

하하하. “

호호호. “

그림자로 살아가는 분들이 많은가요 ?“

저기, 그네 옆에 있는 갈참나무 그림자 보이시죠 ? 저 분은 기러기 아빠에요. 대기업에 다니지만 애들 유학비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죠. 등골이 휘어서 집도 팔아버리고 저렇게 그림자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

 

그네 옆에서 그림자 흉내를 내며 납작 엎드려 있던 남자가 우리의 대화 소리를 들었는지 벌떡 일어나 겸연쩍은 듯 손을 흔들어 보였다. 깜짝 놀랐다. 그림자가 부스스 움직이며 일어났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나 ! 나는 그 동안 그림자인 척하는 사람들에게 깜빡 속은 것이다. 여자는 계속 말했다. “ 저기 가로수 그늘 흉내를 내는 사람이 누군지 아시나요 ? 바로...... 가수 이문세에요. 회사 하나 차렸는데 망했다고 하더군요. , 이건 절대 비밀이에요. 연애인이잖아요. 자존심이 무척 세요.  여자의 손짓을 따라가니 가로수 그림자가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의 대화를 엿들은 모양이었다. 그는 격하게 울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 저도 이 공원에서 그림자로 살 수 있나요 ?“ 여자는 내 말을 듣고는 나를 또렷이 바라보았다.

 

이때 쓰레기통 그림자를 흉내 내던 남자가 기지개를 켜더니 나에게 다가왔다. “ 아따, 시부럴. 알콩달콩별사탕 놀이 하오 ? 아직도...... 모르것소 ? , 여긴 아무나 들어온다요 ? 그림자에게도 자격이란 거시 있는 거시지라. 생각 안 나요 ? 아저씬 작년 저 아카시아 나무에 목을 매 자살을 했단 말이오. 경찰차 와불고, 119 와불고, 그날따라 바람도 불고, 난리도 아니었지라. 으메, 으찌나무섭던지 ! 여태 자신이 죽은 귀신이란 것도 모르셨소, ? 형씨, 저길 보시오 !“ 나는 쓰레기통 그림자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아카시아 나무가 있었다. 아카시아 나무엔 그림자가 없었다.

 

우리에게도 불문율이란 것이 있지라. 사령의 혼이 깃든 나무엔 그림자 집을 안 짓는다요. 으메, 저곳이 명당이었지, 명당 ! 형씨가 목 매 죽기 전에 내가 살던 곳 아니오. 참말로 징허요. 형씨 땀시 내가 이로코롬쫓겨나서 쓰레기통 연기나 하는 거 아니것소. 내가 왕년에 명품 사극 전문 배우 아니었소. 엑스트라 세계에서 나 모르면 간첩이지라. “ 쓰레기통 그림자의 말에 나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벚꽃이 그만하라고 쓰레기통에게 손짓을 했지만 소용없었다. “ 귀신 주제에 뭔노무 스카프로 멋을 낸다요. 멋 내면 뭐 허요, 치맹적 매력의 소유자면 뭐 허요. 투명인간 같은 우리들 눈에나 보이지, 일반 사람 눈에는 보이기나 허것소 ? 당신 같은 귀신이나 우리 같은 그림자는 이 사회의 투명인간이오. 잉여인간일 말이오 ! 내가 당신같은 귀신이면 불알 두 쪽 당당히 내불고 돌아다녀 !“

 

쓰레기통 그림자가 툴툴거리며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그는 네모난 금속 쓰레기통이 놓인 자리에 가더니 몸을 둥글게 말아 그림자가 되었다. 다른 그림자에 비해 힘들어보였다. 하루 종일 몸을 말아 그림자가 되어야 하다니. 그가 내게 보인 적개심이 이해가 갔다. 아카시아 나무 그림자로 살았으면 지금보다는 편한 삶이었으리라. 아카시아 나무를 바라보았다. 어렴풋이 그날이 생각날 것도 같았다. 바람 불면 흔들렸을 내 몸을 생각하니 울음이 쏟아졌다. 여자가 나를 위로했다. “그래요. 당신은 오래 전에 죽었답니다.  하지만 슬퍼 마세요. , 내 몸 안으로 들어오세요. “ 여자가 내 옷을 벗겼다. 나는 금새 알몸이 되었다. 이때 몇몇 사람이 공원을 지나갔으나 소리를 지르거나 도망치지는 않았다. 다만 걸음이 빨라진 것 같았다. 그렇구나, 유령이구나. 나는... 보이지 않는 유령이구나.

 

나는 여자의 검은 구멍 속으로 숨었다. 촉촉하고, 따스하며, 부드러웠다. 젖가슴 또한 생각보다 컸다. 젖가슴만 큰 것이 아니었다. 여자는 전체적으로 몸이 컸다. 나는 바닥에 누웠고 여자가 나를 덮었다. 벚꽃 그림자가 뚱뚱해졌다. 쓰레기통 그림자가 우리의 정사를 훔쳐보더니 한 마디 했다. “으메, 씨브럴 !치맹적 매력의 소유자는 죽어서도 인기가  하늘을찌른당가. 좋아서 좋것네. 좋아서 좋것어.음메좋것어. 시브럴, 오지게 허네. “ 쓰레기통 그림자는 또 다시 툴툴거렸다. 하지만 나는 너그러웠다. 이미 죽은 귀신이었으므로 !살아 있는 사람에게 못된 귀신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공원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벚꽃나무 그림자가 뚱뚱해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어느 누가 그림자에게 관심을 보일까, 어느 누가 밑바닥을 이해할까. 그때였다. 엄마와 함께 지나가던 사내아이가 벚꽃나무 그림자를 보더니 말했다. “ 엄마, 저 나무 그림자가 다른 날보다 뚱뚱해졌어! 저 나무도 엄마 아빠처럼 밤에 레슬링 했나봐 ?엄마는 밤에 옷 홀딱 벗고 아빠랑 레슬링 하면 뚱뚱해지잖아. 아기 나왔잖아. 저 나무도 레슬링 했나 ?“ 엄마는 아들의 따귀를 때리며 황급히 그 자리를 피했다.

 

*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니 벚꽃나무 그림자는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위장을 지우고 화장을 하니 여자는 제법 예뻤다. 내가 옷을 입으려고 하자 쓰레기통이 소리쳤다. “ 아따, 시부럴 ! 유령이 뭔 놈의 패션이오. 훌라당 벗고 사시오 !“ 그 말에 여자도 동조했다. “ 그래요, 당신을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벌거벗는 자유는 죽은 자의 특권이에요. 저도 유령이 되면 이 놈의 브래지어벗고 다니고 싶어요. 얼마나 불편한지 아세요 ? 더 자요. 아무도 당신의 달콤한 잠을 깨울 사람은 없으니깐. “ 여자가 내 입에 키스를 했다. 난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누군가가 나를 깨웠다. 눈을 뜨니, 나를 깨운 사람은 경찰이었다. 경찰 옆엔 중년의 여자가 있었다. 내가 발딱 일어서자 여자는 연신 어, 어머 어머머머머 라며 고개를 외면했다. 내가 보이나 ?! 그럴 리는 없다. 왜냐하면 나는 유령이므로 !투명인간이므로 ! 경찰이 나를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 주민 신고를 받고 나왔습니다. 다 큰 어른이 이게 뭡니까 ? 어서 옷을 입으세요 ! 당신을 공공장소 음란죄로 긴급 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

 

을 정도의 중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오.  어서 옷이나 입으시구려. “   경찰 옆에 있던 여자는 외면하는 척하면서 계속 나의 남근을 쳐다보았다. 소나무 훈제로 노릇노릇 구운 독일 소시지가 생각나리라. 크고, 쫀득쫀득하며, 알싸한 그런 맛. 먹고 싶겠지. , 쳐다보라지 ! 난 유령이라고. 내가 혼잣말처럼 말했다. “난 유령이야. 내가 보이기는 하나 ?“  내 말에 경찰이 짜증난 듯 버럭 소리를 질렀다. “ 이 양반이 제정신이 아니구만 !  당신이 유령이면 난 브르스윌리스요!!!! “  이때 화장실 옆에 놓인 쓰레기통 그림자가 마구 흔들렸다. 쓰레기통은 웃음을 참느라 엎드린 채 몸을 부르르 떨었다. , 아차차. 그림자들이 날 골탕 먹였구나. 쓰레기 같은 자식과 벚꽃(벗고) 나를 품은 여자의 합작품이구나.  이문세도 웃음을 참느라 미세하게 그림자가 떨렸다.얼굴이 화끈거렸다.

 

두 손으로 그곳을 가렸지만 어디 포크로 소시지를 가릴 수가 있던가 ? 부끄러워서 동동거렸다. 속았구나 ! 내가 동동거릴수록 쓰레기통은 거의 웃음을 통제할 수 없게 된 모양이었다. 울음 섞인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웃음도 지나치면 고통이 된다. 안다, 다 안다. 나도 웃음이 나왔다. 난 유령이 아니었다. 멋지게 속았다 ! 나는 경범죄로 벌금 10만 원을 내고 풀려났다. 그날 밤 벚꽃나무 그림자는 내 사연을 듣고는 깔깔거리며 박장대소 했다. 멀리서 쓰레기통이 웃는 소리도 들렸다. 전라도 특유의 사투리가 깊게 벤 웃음소리였다. 징허게 웃었다. 그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갈참나무도 웃었다. 가로수도 웃었고, 벤치도 웃었다. 문화촌 공원 간판 입석도 웃었다. 그리고 벚꽃도 신나게 웃었다.

 

정말 유쾌한 여자였다 그 사건을 계기로 나는 공원 그림자들과 친해졌다. 쓰레기통과도 친해졌다. 나는 그를 볼 때마다 명품 쓰레기통 그림자 연기를 칭찬했다. 그는 자신의 그림자 연기에 혼신을 다했다. 그는 서울시 소유 금속 쓰레기통보다도 더 네모 반듯한 그림자를 연기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로수 이문세 씨와도 친해졌다. 술에 취하면 기분이 좋아진 이문세는 노래를 부르고는 했다. “ 가로수 그늘 아래에 서면 / ...... / 햇살 가득 눈부신 슬픔 안고 / 가을 창가에 기대어 보네 / 이렇게도 아름다웠던...... / 잊지 않으리 내가 사랑한 여인 / , 우우우우우.......“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나는 아카시아 나무 그림자가 되었다. 달의 위치에 따라서 방향을 정한 후 눕기만 하면 되었다. 왜냐하면 그림자의 위치는 광원에 따라서 달라지니깐 말이다. 내 마음대로 방향을 정할 수는 없었다. <일정한 방향으로 누웁시다 !>문화촌 공원 그림자 클럽의 유일한 원칙이었다. 그렇다고 모두 다 같은 방향으로 눕는 것은 아니었다. 은행나무 그림자는 예외였다. 우리가 모두 동남쪽으로 누울 때 은행나무 그림자는 가끔 동남쪽으로 누웠다. 은행나무 그림자는 대부분 북서쪽으로 누웠다. 과학자의 눈으로 보자면 그것은 해괴한 일이었다. 다들 아시다시피 광원에 따라 그림자는 일정한 방향으로 지는 것이아닌가 ! 하지만 이 해괴한 일에 대하여 의심을 품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 남은, 그림자가 되지 않은, 투명인간이 되지 않은, 바닥이 되지 않은 사람들은 그림자가 된 자에 대하여, 투명인간이 된 자에 대하여, 바닥이 된 자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아무도 그림자와 바닥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 빌어먹을..... 이런 신파는 개나 줍시다. 다시 명랑으로 돌아옵시다. 은행나무 그림자를 연기하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 개였다. 검은 리트리버였다. 온몸이 검은 색이라 달리 분장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눕기만 하면 되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였다. 언제부터인가 공원을 떠돌던 개는 그림자가 되었다. 개는 낮에도 공원에 남아서 북서쪽을 바라보고는 했다. 바람이 불면 코를 씰룩거렸다. 옛집 생각이 간절한 모양이었다나는 벚꽃나무와 결혼하였다. 그림자끼리 결혼한 세계 최초의 커플이 되었다. 그런가 하면 쓰레기통은 여전히 말이 많았고, 가수 이문세가 연기하는 가로수 그림자는 여전히 우울해 했다. 그리고 기러기 아빠인 갈참나무도 변함없이 가족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직장 일을 끝내면 바로 문화촌 공원으로 왔다. 그는 제일 먼저 화장실에 가서 양복을 벗고는 검은 타이즈로 갈아입는다.

 

그의 몸은 온통 상처투성였다. 내 시선을 의식한 듯 그가 말했다. “ 바닥엔 별별 것이 다 있습니다. 별 빼고는 다 있지요. 둥근 돌, 모난 돌, 작은 돌, 큰 돌...... 그중에서 항상 모난 돌이 이렇게 몸에 박힙디다. 자식은 모난 돌입니다. 그게 아버지의 운명 같습니다. 내가 공원 모퉁이 갈참나무 그림자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가족들은 알고 있을까요 ? 모르죠.  알아서도 안 됩니다. " 그는 검은 구두약으로 자신의 얼굴을 칠했다. 그는 분장을 마치고는 갈참나무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피곤한 모양이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빗자루를 들고 바닥을 쓸었다. 모난 돌에 상처 입지 말라고 힘차게 바닥을 쓸었다. 쓰레기통 그림자가 시큰둥하게 바라보았다. 아따, 징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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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푸르 2013-11-02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이런 글을 좀 더 많이 써달라는 거~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2 15:25   좋아요 0 | URL
알겠습니다. 선생님 !

별다 2013-11-02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https://www.facebook.com/type4graphic

이 사람은 최근에 sns 시인이라고.. 하이쿠같은 시를 sns에 올린 것이 공감을 많이 얻어서 책도 낸 사람인데요. 페루애 님의 언어유희를 보면 이 사람에 전혀 못 미치지 않는 것 같아요. ㅎㅎ 전통 출판 시장도 좋지만 이런 쪽으로 진출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3 19:51   좋아요 0 | URL
결정적으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하지 않습니다.. ㅎㅎㅎㅎㅎ.
링크 걸어둔 이'는 꽤 자주 보게 되네요. 유명인이기는 한가 봅니다. 허허..

엄동 2013-11-04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좋아횽!!

투 떰즈 업!! d●b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4 15:14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까 ? 캄사 ~
 

엽편소설 no.5

 

 

 

 

 

 

 

특별요리'를 위한 특별요리  

 

  

그곳은 심야식당'이었다. 외대에 위치한 자그마한 가게'였다. 그곳에서는 새벽 시간에 허기를 달랠 수 있는 간단한 음식과 술을 팔았다. 우리가 이곳을 자주 찾은 이유는 오코노미야키 때문이었다. 애인은 이 요리'를 좋아했다. 한번 맛을 본 사람은 이 맛을 잊지 못했다. 우리는 맥주와 오코노미야키를 시켜놓고는 새벽 늦게까지 이야기를 했다.  자주 오다보니 주인'과도 친해졌다. 그는 키가 크고 과묵한 사내'였다. 자전거로 세계 여행'을 떠나는 꿈을 가진 남자'였다. 내가 심야식당'을 다시 찾은 것은 2년이 지난 12월 깊은 밤이었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키가 크고 과묵한 사내는 여전히 그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그가 나를 보더니 빙그레 웃었다. 빙그레 웃길래 답례로 방그레 웃어주었다. 그는 작년에 자전거로 일본을 횡단했다고 짧게 말했다. 나는  맥주 한 잔 마시고는 말없이 나왔다. (물론 술값은 계산 했다.) 

 

나는 그 이후로도 술에 취하면 습관처럼 혼자서 그 심야식당을 찾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특별 요리'를 준비할 터이니 잠시만 기다리라고 했다. 단골 손님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특별히 내놓은 음식이니 부담 갖지 말고 맛있게 먹으라고 했다. 음식값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요리가 나오기 전에 사내는 내게 따스한 정종을 내놓았다. " 찬바람이 불면 사케만큼 좋은 술도 없죠. " 나는 중탕으로 따듯하게 데워진 술병에 차갑게 언 손을 녹였다. 그가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보다가 망설이듯 내게 말을 했다. " 두 분의 방문이 뜸해지다가 한동안 오지를 않더군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서로 따로따로 오기 시작했습니다. 각자 다른 일행들과 이곳을 찾거나 아니면 손님처럼 혼자 오고는 했죠. 그때 알았습니다. 두 분이 헤어졌다는 사실 ! 제가 보기엔 두 분 다 행복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손님처럼 그 여성분도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습니다. 

 

누구를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그리고는 말없이 자리를 떠나고는 했죠.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두 사람은 아직도 서로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구나.  두 분 모두 오코노미야키'를 핑계로 다시 이곳에서 우연히 만나기를 기대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운명이란 참으로 오묘하더군요. 소율 씨'가 오던 날에는 윤아 씨'는 오지 않고, 반대로 윤아 씨가 오던 날에 소율 씨'는 오지 않았습니다. 항상 엇갈린 것이지요. 저는 그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한 달 전 윤아 씨'가 이곳을 찾아왔어요. 그리고는 내게 부탁을 했죠. 소율 씨가 이곳에 오거든 특별요리를 부탁한다고 말이죠. 그를 잊지 못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주 찾아왔으나 인연은 여기까지였다고 말하더군요. 그리고는 더이상 올 수 없다고 했습니다. 어제가 그녀의 결혼식이었습니다.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딸그랑 ! 그때 술에 취한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왔지만 주인'은 영업이 끝났다며 손님에게 양해를 구했다. 가게 안이 조용해지자 그가 다시 말했다. " 오늘 소율 씨가 이곳을 찾아와서 반가웠습니다.  오늘 이곳을 방문하는 마지막 날이 될 거란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소율 씨'가 이곳을 잊지 않고 찾은 이유는 윤아 씨를 잊지 못한 까닭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잊어야죠. 제가 소율 씨에게 내놓은 술은 취생몽사'란 술입니다. 마시면 기억이 사라지는 술이죠. 그리고 오늘 제가 선보일 특별요리는..... "  그가 선보인 음식은 도미 요리'였다. 고소하고 쫄깃했다. 씹을 때마다 짭조름한 맛과 함께 허브 향이 났다. 급히 마신 술 탓이었을까 ? 아니면 깊은 슬픔 탓이었을까 ?

 

*

  

얼마나 잤을까 ? 내가 눈을 떴을 때 심야식당은 불이 꺼진 채 아무도 없었다. 밖을 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주방 쪽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주방 쪽으로 시선을 돌려서 살펴보니 그는 마침 요리를 하기 위한 준비'에 바빴다. 커다란 솥에 물을 끓이고 있었다. 물 속엔 육수를 내기 위한 식재료가 한가득이었다. 그는 내가 뒤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었다.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 이놈의 인간들은 뭘 처먹었는지 뼈가 단단해. 토막을 내다가는 이내 칼이 무디어지고는 하지. 그래도 어쩔 수 있나. 우리 같은 외계인에게는 지구인이 최고지. 잘 처먹어서 쫀득쫀득해. 지구인은 통통해서 마블링이 최고지. 일 년 간 이 특별요리를 위해 저 녀석에게 최고급 사료를 먹인 보람이 있었어. 최고의 마블링이야. 그동안 네 놈에게 먹인 특별요리는 사실 오늘의 특별요리를 위한 특별요리인게지. 허허허. 아, 침이 고인다. 침이 ! 오늘의 특별요리에 침이 고인다. 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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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11-03 0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이 엽편이 참 좋군요.
헌데 곰발님 외대 쪽에 자주 오시나요? 예전에 모임도 여기서 주로 있었던 듯한데..
저도 인연이 많은 곳. 지금 사는 곳에서도 버스 몇 정류장이면 금방일 정도로 가깝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3 19:50   좋아요 0 | URL
가끔 갑니다.. 후후, 그 근처 사시는 군요. 아는 사람들이 그곳에 몇몇 있어서
가끔 놀러가고는 합니다.

엄동 2013-11-04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명의 만화를 떠올리며
목 아래까지 솜이불을 끌어올려 덮은 듯
편안한 마음으로 시이 작.

오 역시 반전이
짧지만 강한 임패엑 트.

이래서 술마시고
아무데서나 엎어지면 안된다니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4 15:16   좋아요 0 | URL
죽다 살아났어요. 앞으로는 술 먹고 잠자는 버릇은 반드시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원래 술에 취하면 정신이 말똥말똥한 스타일인데
요즘은꾸벅꾸벅 조네요....


티비도 아닌 피비 2013-11-05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알라딘 블로그는 너무 하얘요.
저는 알록달록 장미 스킨이 좋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6 02:51   좋아요 0 | URL
아이고.. 티비도 아닌 피비 님...........
내 늦둥이 막내 같은 피비 님............
사실 저도 너무 하얗고 창백해서 고민 중입니다.
썬텐을 좀 해야 할 듯합니다
 

 

 

 

2011년 기록'

  

 

 

■ 2011.11.07 소리에 대한 정의.

나는 작은 공간이 익숙하다. 그래서, 모텔, 하숙촌, 고시원, 쪽방이 친숙했다. 속초 미라지 모텔 103호 장기 투숙객은 노래방 아가씨였는데 105호였던 내 호실을 지나갈 때마다 갈지 자 특유의 톡톡거리는 발소리'를 남겼다. 문을 여는 소리와 가끔 들리는 텔리비젼 소리 이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겨울 밤 무진장, 눈 쏟아지는 밤에 들어와 울었다. 벽 하나를 두고 그 소리'가 들려왔다. 새벽 4시가 넘은 시간에 그녀는 왜 그토록 울었을까 ?  나는 그녀를 본 적이 없다. 모텔 장기 투숙자라는 신세'가 그리 떳떳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서로 공유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다음 날 사라졌다. 아마 다른 지방으로 팔려간 모양이었다.  오래 전 일이 생각난다. 쪽방에서 겨울을 보내던 밤을 생각한다. 깊은 밤, 사랑을 나눌 때 여자는 늘 자신의 입을 막고는 했다. 나는 그때 그 의미를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깨닫는다. 넉넉하게 사는 삶이란 가족의 소리들이 타인에게 감지되지 않는 영역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나는 여전히 그 정의'를 믿는다. 가난한 자는 자신의 소리'를 들킨다.

 

 

■ 2011.10.21 구석이 주는 위로.

광장의 반대말은 구석이 아닐까 ?  구석'은 늘 심리적인 위안을 준다. 학창 시절 1분단 맨 끝줄 창가의 책상을 생각할 때마다 낡은 책상에 아른거리는 조각 볕이 생각난다. 구석에서 날마다 딴짓을 했다. 만화책을 보거나 소설책을 읽거나 잠을 자거나 꿈을 꾸거나 플레이보이 잡지에 나오는 여자의 젖가슴을 훔쳐보았다. 아, 서양 여자의 젖가슴은 너무 빵빵해 ! 띠띠빵빵 해 !  때로는 구석 맨 끝 책상 밑에서 도시락을 먹기도 했고, 체육 시간에 운동장에서 뛰노는 3학년 7반 17번 이혜진 학생'을 몰래 훔쳐보기도 했다. 학창시절에 짝사랑했던 여자였는데 뛸 때마다 체육복 상의'가 파랑주의보가 내릴 때의 동해바다처럼 출렁거려서 나를 심란하게 만들고는 했다.  그 여자의 젖가슴 크기를 짐작할 수 없었다. 아, 저 여자의 성장 호르몬 ! 아아아아아. 이 모든 것이 모퉁이 안쪽, 옆쪽, 뒷쪽, 책상 밑에서 행한 일'들이다. 그 사이, 나는 키는 크지 않고 자지만 컸다. 이게 다 모퉁이 안쪽 탓이다.

 

 

 

2011.03.24 나이테 없는 나무을 위한 위로.

지금 내 방에는 네 개의 책장이 있다. 그 중 가격이 가장 비싼 원목 책장'은 어머니'가 사 주신 "  보르네오 엘리트 파주 공장 B 에어리어 시리얼 넘버 가-10370번, 인도네시아産 오동나무 재질의 책장 " 이다. 개나 소나 닭이나 다 돈을 벌던 주식 황금기'에,  어머니가 한 번 배팅에 50만 원을 버셨다고 해서 사 오신 책장이다. 하루에 50만 원을 버시기도 하셨지만 어머니는 그 후 5년 동안 5억을 날리셨다. 참, 무모한 도전' 이셨다. ( 농담이 아니라 진실'이다. 집 한 채 날렸다 ! )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재활용센터에서 책장 하나를 장만했고, 나머지는 모두 버린 것'을 주워 왔다. 버렸다기보다는 " 멀쩡합니다. 필요하신 분은 가져가세요 ! "  라는 쪽지가 붙어 있는 가구'를 가져온 것이므로, 나는 " 땅그지 " 가 아님을 밝힌다. 그건 그렇고, 5칸 책장에 책을 정상대로 채우면 평균 200여 권이 된다.

 

하지만 공백 여기저기 채우면 250여 권이 넘게 저장된다. 그러므로 총 5개의 책장에 꽂힌 책은 1000권이 넘는다. 사실, 책장은 5개였다. 내 방의 크기는 책장 네 개'가 나란히 들어가면 꽉 차는 공간이었으므로 남은 책장은 옆면에 놓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 모양이 마치 술래잡기에서의 오갈데없는 깍두기 신세처럼 보여서 처량해 보였다. 그럴 때마다 나는 발로 깍두기의 등짝을 힘껏 차 주었다. " 이눔의 새끼들 !  너희들은 한때 나무도 아니었어. 이놈들아 !  너희들은 노가다판 이곳저곳에서 버려진 족보 없는 나무들이야. 버려진 나무들 모아서 나무 분쇄기'에 갈아서 톱밥을 만든 후 톱밥 덩어리에 아교를 섞어 모양을 만든 거라고. 얼큰한 4000원짜리 만리장성 짬뽕이라고. 겉에만 번지르르하게 나무 무늬 코팅으로 도배를 한 거지. 나이테는 개뿔 !  어이구 ?  가지가지한다. 아니 무슨 책장이 그깟  책이 무거워서 칸막이가 한여름 엿가락처럼 아래로 휘냐 ?

 

옆집의 오동 나무 책장을 보라고! 20년이 더 된 책장인데도  20살 사내아이의 자지처럼 딱딱하다고 ! 그리고 저 나이테를 보라구. 비닐 코팅지에 새겨진 것이 아닌 나무 자체에 새겨진  오리지날 나이테 말이야. 바로 저런 것이 명품 나이테다.  아셨쎠셔셔셔셔셔요 ?  내가 너희들 나이테 지워볼까 ? 퉷, 퉷, 퉷 !  침을 묻힌 후 박박 문지르니 지워지네 ?  으이구, 속 터져...  " 돈을 벌면 그때 제일 먼저 오리지날 나이테가 선명하게 새겨진 멋진 책장을 구입하리라.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책을 보고 있는데 그 옆면에 놓인 책장 칸 하나가 우지지직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깜짝 놀라서 살펴보니 책 무게 때문에 책장 칸막이  하나가 부러진 것이 아닌가?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이다. 남들은 보르네오 섬 메타쉐콰이어 70년산 원목으로 만든 음이온 추출 책장을 들였다는 둥, 공간 특성에 맞게 맞춤형 책장 제작에 들어갔다는 둥,

 

자랑을 하던데 나는 7만 원짜리 합판 쪼가리'의 비극적 골절'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먹장구름이 내 머리 위에서 둥둥 떠다니는 꼴이, 내 인생의 축약본 같아서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살아도 좋을까 ? 합판 쪼가리 같은 내 인생. 아놔 ! 정말 화나는군. 홧김에 책장 하나에 꽂힌 책을 알라딘 중고 가격으로 하나도 남김없이 몽땅 팔았다. 본래의 목적은 책장에 꽂힌 책을 팔아서 좋은 책장을 사는 계획이었으나 생각해 보니 책을 팔아서 책장을 산다는 것이 마치 자식이 부모를 내다버리고 희희낙락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 오죽 못났으면 읽던  책을 팔아서 책장을 사는가 말이다. 그래서 더 이상의 책장 구입은 포기하기로 했다. 그리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버릴 낡은 책장은 " 쓸 만해요 !  필요하신 분은 가져 가세요 ! " 라고 쪽지를 차마 남길 수가 없어서 폐기물 처리 신고를 냈다. 

 

마음이 짠했다. 어느 가구 재생 공장으로 들어가서 톱밥으로 갈리다가 다시 새로운 코팅 옷을 입고 5단 책장으로 다시 태어나리라. 나이테도 없으면서 나이테가 들어간 이미테이션 옷을 입고 말이다. 잘 살아 ! 나무, 잘 살아, 책장 ! 그러다가 얼마 전에 책장 정리를 했다. 분야 별로 책을 정리하느라 책장의 책을 모조리 꺼냈다. 한 칸의 책이 보통 40권 정도 들어가는데 그 무게가 쌀 한 가마처럼 무거웠다. 결국 포기하고 10권 씩 꺼내서 책을 정리하다가 문득 그 골절상 입은 책장이 생각났다. 갑자기, 그 책장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십년 동안 이 무게를 견디었구나 ! 책장의 입장에서 보면 책은 짐이다.  평생 함께 해야 할 자기 자신의 짐'이다. 등골이 휜다.   그렇다고 내려놓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 

 

책 대신 곰 인형이 있거나 장식용 그릇으로 대체된 형편없는 바람둥이 책장을 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책장은 자신이 읽은  낡은 책으로 꽉 채울 때가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리라.  어쩌면 나의 책장은 그 쉬운 장식용 가구가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나와 함께 살면서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을 지는 지게 역할'을 한 것이다. 그리고 휘어지고 부러진 것이다. 비록 나이테 짝뚱이지만 말이다. 갑자기 숭고해졌다. 내가 버린 나무는 재활용되어서 다음 세상에도  책장이 되었을까 ?  아니다, 다음 생은 4인용 식탁으로 태어나라. 싱크대로 태어나지 말고,  하루종일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는 , 기껏해야 작은 꽃병만 놓으면 되는 화병 장식대로 태어나라. 하여튼,  나무여! 고맙다.

 

 

■ 2011.03.08 패각과 가시.

소라게'가 사는 집은 패각이다. 연체동물의 몸에서 분비된 석회질이 단단한 조개껍데기를 만드는 것이다. 겉은 딱딱한 각질의 세계이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것은 뼈 없는 무른 몸이다. 뼈 없는 몸이 뼈로 만든 집을 만드는 것이다. 달팽이도 마찬가지다, 우렁도 마찬가지다. 단단한 조가비 속에 사는 것은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짐승이다. 아, 이 위악적 은폐'란 !  선인장 가시'도 마찬가지다. 가시는 말랑말랑한 몸이 토해 놓은 딱딱한 패각'이다. 그 가시를 가르면 동글동글한 푸른 잎'이 숨어 산다. 그러니깐 날카로운 가시는 푸른 잎이 숨어 사는 방이고, 달팽이 집이며 소라 껍질이다. 이 좁고, 날카로우며, 위협적인 가시 안에서 사는 넓고, 부드러우며, 촉촉한 잎이라니. 아, 이 위악적 삶의 세계란 !

 

 

■ 2011.01.23 행실이 좋지 못한

집에  세로 1미터에 가로 6미터 크기의 터앝'이 있다. 이 남새밭'은 작년에 울타리콩 수천 마리'를 낳고 길렀다. 터앝은 다산의 여왕이었다. 콩 새끼도 낳고, 농구공만한 호박도 낳고, 방울토마토 열 개'도 낳아서 길렀다. 간혹 뒷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정령들과 눈이 맞아서 처음 보는 꽃 새끼'들도 낳았다. 그리고 허락 없이 핀 민들레, 방동사니, 개발톱꽃도 자기 새끼려니 하며 키웠다. 우리 집 터앝은 사내라면 좋아서 조건 없이 모두를 품었다. 행실이 좋지 않은 땅이었으나, 나는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 겨울이 오니 터앝은 12월의 곰'처럼 겨울잠을 잤다. 잠들고 있는 동안 눈이 내렸고, 눈이 내렸고, 눈이 내렸고, 눈이 내렸다. 눈이 맞아 이름모를 새끼들을 키우던 남새밭을, 지금 나는 눈 맞으며 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눈 덮인 터앝에 오줌을 눠서 잘생긴 사막 코끼리'를 만들었는데 오늘 눈이 펑펑 내려서 그림을 덮었다. 화가 난 나는 다시 눈 위에 오줌을 눴다 !

 

 

■ 2011.01.07 죽은 척하는 생태의 연기.

죽은 척하지만 사실은 살아 있는 생태-들. 선그라스를 끼고 가만 들여다보면 배가 미세하게 오르락내리락거리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좀 더 정확한 사실을 위해서는 생태의 주둥이를 닫고 손으로 코와 아가미'를 30초 동안  막고 있을 것. 숨을 참지 못한 생태'가 푸아, 하며 입을 쫙 벌릴 것이다. 어쩌면 그 힘줄 좋은 꼬리로 당신의 얼굴을 냅다 후려칠지도...... 내가 좋아하는 곳은 " 어시장 " 이다. 라스베가스 따위는 부럽지 않아. 휘황찬란한 네온사인도 빠라빠라빠라빰 롤러코스터'도 물고기들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민다. 팔딱거리는 물고기'를 볼 때마다 나는 심장이 뛴다. 기분이 좋아진 나는 가끔 죽은 척하며 누워 있는 생태'에게 " 연기하는 것 다 알아 ! 까르르르. " 라며 농담을 건내기도 하지만 생태는 연기에 몰입하느라 도통 말대꾸를 하지 않는다. 생태'는 천의 얼굴 가진 메소드 연기자다.  명태가 되었다가, 동태가 되기도 하고, 황태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가끔은 나이에 맞지 않게 노가리'를 연기하며 혀 짧은 소리를 내기도 한다. 세대를 뛰어넘는 명연이란 !  한번은 초인적인 감량으로 [ 북어, 긂어서 죽어 ! ] 라는 멋진 복싱 영화의 주인공도 했다. 이런 것을 두고 " 생태의 진지한 몰입 " 혹은 " 생태의 무호흡 메소드 연기 "라고 한단다. 내가 고개를 외면하면 생태는 그때 비로소 입을 뻐끔거리며 참았던 숨을 몰아 쉰다. 다음은 명배우 생태의 필모그라피'다.



동태  역: 얼린 명태 
황태  역: 얼렸다 녹였다 반복해서 말린 명태(살이 황금빛으로 연하게 부풀도록 잘 말린것)
북어  역: 건조시킨 명태(건태)
코다리 역 : 명태를 반쯤 말린 명태(흔히들 코를 꿰어 4마리 한 묶음으로 해서 판매)
노가리  역: 명태의 치어(새끼 명태, 앵치)를 말린 것. 일반적으로 술 안주용으로..
금태  역: 금(金)처럼 귀한 어종이 되었다고 붙여진 이름
진태  역: 원양 명태와 동해안 명태를 구분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
조태  역 : 낚시로 잡은 명태(낚시태)

망태  역: 그물로 잡은 명태

춘태  역:  3-4월에 잡은 명태
백태  역: 색깔이 하얗게 된 것
찐태(먹태) : 색깔이 검게 된 것
파태  역: 머리나 몸통에 흠집이 생기거나 일부가 잘려나간 명태
무두태 역 : 머리를 잘라내고 몸통만을 걸어 건조시킨 것
통태  역: 작업 중의 실수로 내장이 제거되지 않고 건조된 것
낙태  역: 건조 중 바람에 의해 덕대에서 땅바닥으로 떨어진 것

꺾태  역: 산란을 직후 뼈만 남다시피한 명태

대태  역: 아주 큰 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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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3-11-01 0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버 블로그를 구경하다가 지난 글들을 읽게 되었다. 문득 내가 글을 매우 잘 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네이버 블로그 폭파시키려고 했다가 아무래도 그냥 보관을 해야겠다....

수다맨 2013-11-01 0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난한 자는 자신의 소리를 들킨다, 마음을 아프게 하는 구절이네요. 언제나 느끼는 바이지만 곰곰발님 글 너무 좋습니다. 희극과 비극이 그대로 우러나고, 드러나서 참 깊게 공감합니다. 조만간 대작을 한 권 쓰시는 게 어떠할지^^;;;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1 15:0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수다맨 님 ! 전진 전진 오로지 전진하겠습니다.

나탈야 2013-11-01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페루찡의 글은 잘쓴 글이라기보단- 좋은글임.

제 아무리 화려한 문장력을 갖고 있다할지라도, 흡입력이 없으면... 독자를 지치게 하지.
일단 페루찡은 사람을 몰입하게 만드니까.

근데 가끔씩은 페루찡의 좋은 글 말고- 잘쓴 글을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타고난 센스로 속전속결 쓴 글 말고...
여타의 작가들처럼 수백번 퇴고하고 수년 간 준비해서.. 쓴 완성도 높은 글.

진면목은 그때 비로소 발현되겠지.

보여달라! 페루애!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1 15:03   좋아요 0 | URL
다른 이에게는 다 보여주지만 나탈야에게는 안 보여주겠음 !!

엄동 2013-11-01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님하의 광팬

좋은글 잘쓴글 심장을쫄깃하게하는글
마음을촉촉하게하는글 손발을건조하게하는글
킁킁하면 제라늄향이나는글 맛을보면응가맛이날듯한글 /
캬 님하가 킹왕짱이긴 하네요

새빨간활 네이버블로그엔 요즘도 종종 들러요
완전 까만 그 화면을 보러요
까만걸 봐줘야 흰게 희게 보이니깐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1 15:0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나의 올드팬 엄동 님 !
그동안 보아오셨으면 볼 꼴 안 볼 꼴 다 보셨겠습니다..ㅎㅎ

ㄷㄷ 2013-11-01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파시키면 아니 되옵니다ㅎㅎ 페루애님이 네이버를 떠난다고 하셨을 때 사실 저는 블로그의 메인페이지를 사진으로 저장해놨더랬죠... 그 갈색 바탕의 장미무늬와 노란 배경의 빨간글씨들을 가끔씩 보곤 한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1 15:06   좋아요 0 | URL
아, 띵스 님... ㅎㅎㅎㅎㅎ. 근데 정말 띵스 의미가 뭔가요 ? 요거 되게 궁금했습니다.

ㄷㄷ 2013-11-02 18:20   좋아요 0 | URL
사실 별 의미 없습니다. 인터넷 계정을 만들 때 별명도 만들라고 하길래 이것저것 해보니 죄다 중복이라고 뜨더군요...그래서 어떤 걸 할까 생각하다가 제가 쓰고 있던 노트를 보게 되었는데 브랜드명이 thinkthings... 어떤 것을 생각한다 이거 괜찮겠군 생각했지요... 띵크띵스? 띵ㅋ띵스! 뭔가 톡톡 튀어 보이고 참신한 것 같다.. 뭐 이렇게 된 겁니다. 하핫... 그 뒤로 줄곧 어느 사이트이건 간에 별명 기입란에 띵ㅋ띵스라 쓰고 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1-04 04:30   좋아요 0 | URL
그랬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