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 생활의 발견 >서사는 바로 가난 때문에 자신의 주거지를 빼앗긴 가난한 외각 거주자의 씁쓸한 풍경을 다룬다. < 생활의 발견 > 이 주는 웃음은 장소와 사연 ( 둘 중 하나는 이별을 통보한다. ) 의 엇박자가 주는 골 때리는 장면에서 쏟아진 페이소스'다. 그들은 그곳에서 이별을 통보한다. 노릇노릇 구운 삼겹살과 마늘을 상추에 싸서 한 입 가득 입에 물고는 우리 헤어져 ! ” 를 진지하게 말한다. 이별과 식욕의 관계는 마치 < 금각사 > 의 미시마 유키오< 인간실격 > 의 다자이 오사무의 관계만큼이나 어색한 상극이다. 이별 앞에서의 왕성한 식욕이라니 ! 부자들이야 밥은 식당에서, 술은 술집에서, 이별 통보는 마지막에 들린 찻집에서 하지만 가난한 자는 그럴 수가 없다. 돈도 돈이거니와 시간도 없다. 늦게까지 일을 하고 돌아오면 밤 10시가 넘는다. 그놈의 퇴근길은 지옥 같다. 걸레처럼 지친 몸으로 잠이 들고, 다시 걸레처럼 늘어진 모습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상황이 그러하니 마음먹고 제대로 이별을 통보할 수도 없다.그냥 한곳에 앉아서 오늘 해야 될 모든 코스를 해결하는 것이다. 내가 이별 고백을 했던 감자탕 집 < 풍전옥 >은 식당이었으며, 술집이었고, 커피숍이었다. 짬짜면이었다. 이렇게 중요하고 심각한 이야기를, 이렇게 왁자지껄하는 웃기는 짬뽕 같은 식당에서 고백하는 것이다. 정말, 정말, 정말 웃기는 짬뽕이다. < 생활의 발견 > 을 볼 때마다 나는, 내 마음 속에서 사는 찌르레기가 한 마리가 찌르르르 울어서 마음이 아프다. 이별조차도 멋지게 할 수 없는 서울이라는 곳에서, 이별조차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넘치는 노동 시간 앞에서, 퇴근길 지옥 앞에서 우리는 꾸역꾸역 살아간다. 마음도 몸도 모두 지친 우리는 슬픔 앞에서도 침이 고인다. 마치 주인의 허락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밥그릇 앞에서 무한 대기해야 하는 개처럼 !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419243, 개그 콘서트 中

 

 

 


 

 

 

공깃밥 하나 : 한 줌의 밥과 한 줌의도덕

 

 

 

 

 

 

< 적당/適當 > 은 결핍과 과잉 사이'에 있다. 모자라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는 적량'을 의미한다. 공깃밥이다. 허기가 진 자에게는 공깃밥 하나의 적량'이 부족할지는 모르겠으나 반찬을 통해 얻게 되는 칼로리 양을 계산하면 한 끼 섭취량으로는 적당하다. 인간에게는 한 줌의 쌀만 있으면 된다. 공깃밥은 손으로 쥘 수 있는 한 줌의 양이다. 공깃밥을 볼 때마다 심오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은 한 줌의 쌀로 살아가다가 한 줌의 재가 되거나 흙으로 사라지는 존재'다.  반면 부적당/不適當'은 적당하지 않다는 뜻이다. " 부당하다 " 라는 뜻과도 뜻이 통하니 뿌리글이다. < 부적당 >에서 " 적 " 이 빠지니 " 부당 " 이 남는다. 결국 " 부당하다 !!! " 고 외치는 함성에는 나에게 돌아올 공깃밥이 적량보다 적거나 남에게 돌아갈 공깃밥이 터무니없이 많을 때 수정을 요구하는 속내를 품고 있다. 박근혜'는 철도 노동자들이 자신들에게 돌아올 밥그릇이 작다며 더 큰 밥그릇을 요구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정권이 장악한 방송국에 퍼트린다. 방송국이 동네 이장댁에 설치된 빨간 핸드마이크 신세가 된 지'는 이미 오래. 언론은 철도 노조를 귀족 노조라며 배부른 돼지'라고 비난하기에 정신이 없다. 하지만 민영화 투쟁의 근본은 < 내 밥그릇 > 에 대한 투쟁이기보다는 몇몇 이권 개입 세력의 드럼통 밥그릇'을 채우기 위한 항의에 가깝다. 내 밥그릇이 작다는 불만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철도 파업을 지지한다. 철도 노조 탄압은 부당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강경 진압을 "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집행 " 이라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비정상은 철도 노조가 아니라 정부다. 이 말투를 그대로 돌려서 말하자면 철도 노조의 민영화 반대 투쟁은 " 부적당을 적당으로 돌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파업 " 이다.

 

< 안녕하십니까 대자보' > 도 결국은 밥'에 대한 이야기'이다. " 안녕하세요 ? " 와 " 식사하셨어요 ? " 는 동일한 인사말'이니 결국 모두들 안녕하십니까, 라는 대자보는 모두들 식사하셨습니까, 라는 말로 고쳐 써도 된다. 이웃의 허기를 외면한 채 꾸역꾸역 밥을 먹다 보니 채한 탓이다. 그 대자보를 쓴 사람은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십니까, 라는 말을 배운 사람답게 서정적으로 쓴 것이다. 이 세상 모든 싸움은 밥그릇 싸움이다. 모든 전쟁은 이데올로기 따위를 내세우며 싸움질을 거창한 것으로 위장했지만 결국은 보다 더 큰 밥그릇을 훔치기 위한 수작에 불과하다. 이 지점에서 나는 느닷없이 김훈이 궁금하다. 항상 밥그릇을 차지하기 위한 밥벌이'를 강조하던 그는 적량보다 더 많은 밥그릇을 차지하기 위해 악다구니를 쓰는 몇몇 이권 세력'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

 

배부른 자의 밥그릇에서 한 숟가락 덜어내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될 수 없다. 요즘은 목숨 걸고 다이어트를 하니 오히려 이 숟가락질을 고마워해야 할 판이다. 하지만 배고픈 자의 밥그릇에서 한 숟가락을 덜어내는 문제는 배부른 자의 밥그릇에서 한 숟가락을 덜어내는 문제와는 차원이 다르다. 전자는 < 감량 > 의 문제이고 후자는 < 생존 > 에 대한 문제이다. 한 숟가락 덜어내는 문제를 가지고 뭐 그리 호들갑을 떨고 자빠졌냐고 말하면 안 된다는 소리이다. 어떤 이는 눕기 위해 밥을 먹고 어떤 이는 서기 위해 밥을 먹는다. 산해진미로 보양식을 먹는 자는 대부분 침대에서 쾌락을 즐기기 위해서이다. 정력을 위해 밥을 먹는다는 소리이다. 하지만 일어나기 위해 밥을 먹는 자는 내일의 끼니를 위해 밥을 먹는다. 적어도 하루 끼니를 위해 밥을 먹는 자의 밥그릇에 숟가락질을 해서는 안 된다.

 

" 적당 " 이 결핍과 과잉 사이에 놓은 포지션'이라면, " 겨우 " 는 결핍과 부족 사이에 놓여 있다. < 없음 > 보다 있으나, 그렇다고 < 있음 > 보다는 턱없이 없는 상태'가 바로 겨우'다. < 겨우의 삶 > 은 부처와 예수'가 지향하는 소비 형태'이다. 만약에 기독교 신자인 당신이 예수가 말하는 " 겨우 " 를 모자라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은 삶'이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사쿠라'다. 예수가 늘 강조했던 것은 < 빵 하나 > 가 아니다. 그가 말하는 것은 < 빵 하나 > 가 아니라 < 빵 한 조각 > 이다. 하나의 빵으로는 배를 채울 수 있지만 빵 한 조각으로는 배를 채울 수는 없다. 그가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는 " 겨우 " 다. 예수가 말하는 " 겨우 " 를 실천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성자에 비하면 한없이 낮은 부류인 인간은 이 겨우를 실천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그 뜻을 알고 넘치지 않으려는 삶을 살면 된다.

 

노동자들이 적당한 밥그릇을 위해서 투쟁한다고 해서 그 누가 손가락질을 할까 ? 예수나 부처가 아닌 다음에는 그 어느 누구도 이 적당한 밥그릇을 위해 투쟁에 손가락질을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자기 주먹 크기의 공기(空器)가 아닌 드럼통에 밥을 담으려고 하는 이권 세력에 대해서는 손가락질을 해도 된다. 예수님이 이런 소리를 했다 " 사람은 그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통해 더럽혀지는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나오는 것을 통해 더럽혀진다(마태 15 : 18) " 이 말은 보다 적게 싸는 놈이 보다 많이 싸는 놈보다 낫다는 뜻이다. 드럼통에 담긴 밥을 다 처먹은 놈은 그만큼 싼다. 네 똥 굵을 수밖에 없다.

 

 

 

 

+

 

http://imnews.imbc.com/replay/2013/nw1800/article/3389539_12114.html : 자비도 동정도 없는 세상, 눈 오는 추운 겨울에 꼭 철거를 해야 했을까, 꽃 피는 봄이 올 때 해도 늦지 않는 짓을 굳이 강행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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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12-26 0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글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이, "그래 니 똥 굵다!" 라는 쌍욕 아닌 욕의 심오함..
밥은 먹고 다니냐는 명대사..
새삼 송강호는 정말 대단하다는..(읭)

요즘처럼 추운 연말연시.. 특히 어제 같은 날.. 죽을 심정인데 세상은 흥청망청..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기막히고 원망스런 날이었을까요..

많이 가지고 많이 누리는 사람이 부끄러워 하고 나눌 줄 아는 염치를 갖춘 세상.. 그려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6 11:16   좋아요 0 | URL
밥은 먹고 다니냐, 는 정말 어마어마한 명대사였습니다.
어디서 그런 소릴 하게 되었을까요 ?
정말언발란스한 대사인데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어룰리는 대사였습니다.

엄동 2013-12-26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발님 블로그에 오기 직전.
조남준화백의 '균형'이라는 만평을 봤어요

가진자들의 횡포죠
겨우" 먹고는 살게 해주다가
그 권력에 대항하면 그마저도 가혹하게 뺏고
결국 독점"이죠.

시대는 변하는데
세상은 정말 안 변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6 11:17   좋아요 0 | URL
기득권은 늘 겨우 살게만 남겨두잖아요.
가만 보면 기득권은 연가시 같은 놈들이죠.
숙주가 죽으면 안 되니깐 살려는 두되
싸우지는 못하게 만드는 거죠....


정말 시대는 변하는데
세상은 아주 지독하게 변하지 않습니다.
 

 

 

 

 

1.

< 춘향뎐 > 에서 가장 뻔뻔한 인물은 변학도'가 아니다. 변학도보다 더 뻔뻔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이몽룡 암행어사다. 16살에 춘향이를 만났다고는 하나 이미 그 전부터, 중학생 나이에, 음주와 성매매를 자연스럽게 하셨으니 지금이었다면 < 세태 보고 : 지도층 자녀들의 탈선 이대로 좋은가 > 라는 기획 취재에 음성 변조와 모자이크 처리된 얼굴'로 등장했을 이력'이다. 이몽룡이 들락날락거린 곳이 고을 사또와 같은 세도가들이 드나들던 당대 최고의 물 좋은 룸살롱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몽룡의 집안이 얼마나 빵빵한 가문이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화 김승현 회장의 피도 안 마른 막내 아들이 최고급 룸살롱에서 아가씨 젖가슴 만지다가 싸움이 붙어 사회적 문제가 된 것과 뭐가 다른가 ? 노력 없이도 선택 받는 존재요, 놀고 먹어도 미래 걱정이 없는 지도층 양반 가문의 아들이 바로 이몽룡 되시겠다. 그 지도층 자녀의 기방 출입기'가 바로 < 춘향전' > 이다.  사실 변학도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당시 기생이란 관아 소속이었다. 타관 벼슬아치들이 방문하면 기생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것은 그들의 임무였다. 그러니깐 변학도'가 수청을 들라, 고 했을 때 거절한 것은 엄밀히 말하면 직무 유기다. 그 시대의 눈높이로 보자면 수청'은 자연스러운 요구였던 셈이다. 그런데 사랑에 눈이 먼 춘향은 수청 대신 숙청'을 받기로 한다. 한 마디로 목숨 걸고 사랑한 것이다. 아, 이몽룡의 그 달콤한 밀어는 얼마나 황홀했던가. 춘향전 내용 모르면 간첩이기에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바로 클라이막스로 가자. " 고약한 년, 지금 당장 저 년의 목을 쳐라 ! " 라고 변학도가 말할 때 이몽룡이 등장한다. 암행어사 출두다 !

 

2.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몽룡은 자신의 얼굴을 부채로 가린 채 춘향이 앞에 등장한다. 그는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는 생글생글 웃으며 유도신문을 한다. " 허어, 네가 기생 주제에 한 남자에 푹 빠져서 벽학도의 수청을 거절했다는 그 기생이더냐 ? 변학도 저 놈이야 악랄한 탐관오리'이니 그렇다고 치자. 내 변 사또를 혼내줬으니 오늘 밤은 내 수청을 들거라 ! " 그런데 나는 이몽룡의 유머감각이 참으로 비열하다는 생각이 든다. 변 사또보다 백 배는 비열하다.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 여인에게 한다는 소리가 한 편의 연극놀이'다. 그것은 악마의 속삭임'이다. 왜 갑자기 이몽룡은 춘향의 속내가 궁금한 것일까 ? 만약에 춘향이가 암행어사의 수청을 든다고 허락했다면 어떤 상황이 연출되었을까.  자신의 신분을 속인 암행어사가 춘향이의 속내를 떠볼 때 춘향이가 yes라고 말하는 순간 춘향은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런데 이몽룡은 그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결혼 전 여자의 과거는 다 지난 일이어서 용서할 테니 과거의 남자에 대해 말해보라는 남편의 속내와 비슷하다. 아내가 결혼 전 백 명의 남자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한다면 뭐라 대답하겠는가 ?  이몽룡은 참... 뻔뻔하다. 자신을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로 수청을 거부한 애인에게 한다는 짓이 정절에 대한 시험'인가 ?  

 

- 뻔한 것은 뻔뻔한 것이다, 이몽룡 편

 


 

 

 

 

 

 

내 부모를 가장 존경한다는 그 말 !

 

 

영화 < 봄날은 간다 > 에서 유지태는 이영애'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 " 나는 이 대사를 듣고 나서부터  허진호 감독을 철딱서니없는 어른 취급'을 했다. 사랑의 불변성을 믿어 의심치 않는 그 태도가 한심했다. " 사랑이 변하지, 어떻게 안 변하니 ? "  아니나 다를까. < 8월의 크리스마스 > 이후 만들어진 영화는 점점 꾀죄죄해지다가 < 호우 시절 > 에 이르러서는 땟국물이 좔좔 흐르는 신파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사랑은 변한다, 그게 바로 사랑이 가지고 있는 미덕'이다. 만약에 사랑이 변하지 않는 불변'이라면 이 세상은 참 따분한 세상이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문학이라는 장르 자체가 이 불변성 때문에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사랑이 " 불변 " 이라면 " 변심 " 을 주제로 한 그 무수한 문학 작품은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히스클리프와 보봐리 부인이 없는 문학판은 밍숭맹숭한 가전 제품 사용 설명서'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어디 그뿐인가 ?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도 자취를 감췄을 것이 뻔하니 당신이 그토록 욕하면서 열심히 보았던 < 아내의 유혹 > 이나 < 오로라 공주 > 따위는 없었을 것이야. 무슨 재미로 사나. 사실 러브 스토리'를 다룬 소설들은 대부분 사랑의 절정 부분에서 끝나기에 영원한 것처럼 보일 뿐이지 그 절정 이후를 다룬다면 그 사랑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지 않고 40대 중반이 넘은 부부가 되었다면 상황은 달라질지도 모른다. 또 아는가 ? 서로 맞바람을 피워서 쌍방 간 간통죄로 고소를 할지 말이다. 서양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있다면 동양에는 이몽룡과 춘향이가 있다. 영원한 사랑'를 상징하는 춘향과 몽룡'은 정말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뜨겁게 사랑을 했을까 ?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이 목에 칼을 찬 춘향'을 만나는 장면'이 전부이다.

 

그들은 백년해로'했을까 ? 그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후처가 낳은 자식은 호부호형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신분 차별이 심각했던 조선시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생 신분인 춘향이'는 홍길동 모친보다도 더 신분이 낮은 첩에 속한다. 본처가 되지 못함은 당연하다. 설령 자식을 낳는다고 해도 홍길동보다 못한 대우를 받을 것은 뻔하다. 춘향전은 happy할 때 막을 내린 것일 뿐이지, happy ending이 아니다. 아마도 춘향이가 4,50대가 되었다면 뒷방에서 가슴을 치며 " 아이고, 내가 미친 년이지, 내가 미친 년이여 ! " 라고 후회하지 않았을까 ?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사랑은 어떤 식으로든 변한다. 그래서 나는 유지태가 "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 " 라고 말했을 때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순정이 아니라 무식'이다. 유지태가 < 폭풍의 언덕 > 이나 < 보봐리 부인 > 을 읽었다면 그런 무식한 소리는 하지 못한다.

 

사랑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전이로 작용되기도 하고, 정반대로 사랑하던 대상을 증오하기도 하며, 소크라테스의 부인 크산티페처럼 사사건건 잔소리를 늘어놓을 수도 있다. "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 " 라는 말만큼이나 징그러운 소리는 " 제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부모님이죠. 부모님 생각만 하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 라는 말이다. 나는 이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주인을 섬기는 노예 근성'이 떠올라서 불쾌하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은 우선 내 가족사가 불행할 거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유감스럽지만, 내 가족은 당신 가족보다 행복하다. 1년에 두 번은 온가족이 모여서 가족 여행을 떠난다. 재산 싸움을 한 적도 없다. 그리고 나는 어머니를 사랑한다. 하지만 존경하지는 않는다. < 존경 > 이라는 말은 높을 존(尊)에, 공경할 경(敬)이다. 이 말은 곧 숭배한다는 뜻이다. 365일 날마다 마주쳐야 하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부모와 자식'은 볼 거 안 볼 거 다 본 관계'다.

 

집밖에서는 부처가 될 수 있지만 집안에서는 부처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부처와 예수는 집을 버리고 거리의 성자가 된 것이다) 상처 주고 상처 받는 관계가 바로 가족이다. 그런데 무슨 얼어죽을 숭배'란 말인가. 그런 말은 뻔뻔한 말이다. 내가 존경하는 인물은 부처와 예수이지 내 부모가 아니다. 부처와 예수에 비하면 내 부모는 한없는 속물이다. 하지만 그 어미의 속물근성을 미워하지는 않는다. 왜 ? 내 어머니이니깐 말이다. 그래서 나는 종종 티븨에서 인터뷰를 할 때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자기 부모를 거들먹거릴 때 불쾌한 감정이 든다. 오죽 잘났으면 자기 부모를 숭배할까 ? 부모란 연민의 대상이지 존경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그 사실을 알아야 한다. 흔히 이런 소리를 한다. " 어른을 공경하고 아이를 사랑하자 ! " 한국인은 통속적인 도덕 관념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 공경 > 과 < 사랑 > 은 다르다. 공경은 내 눈높이보다 높은 위치에 있을 때 가능하다. 우러러보는 지정학적 위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아랫것'을 공경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 반면 사랑은 같은 눈높이거나 내려다볼 때에도 가능한 " 러브 포지션 " 이다. " 어른 공경, 아이 사랑 " 은 차별적인 구호'이다. 그냥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르신도 사랑하면 그만이지, 굳이 공경이나 숭배 따위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것은 공평한 잣대가 아니다. 자신보다 한 살이라도 어리면 대뜸 반말부터 하고,  학연과 지연을 따지다가 학번이 자신보다 높으면 선배'라며 굽신거리는 태도는 꼴사나운 짓이다. 사랑은 변한다. 그리고 네 부모를 하늘 같이 섬기지는 말라. 김일성과 박정희를 지지하는 자의 공통점은 자기를 낳아주신 아버지도 아니면서 친아버지라고 착각하는 망상'에 있다.

 

길에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야 한다. 하물며 아버지를 만나면 아버지를 죽여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소리이다. 백두 혈통 운운하는 김정은의 유훈 정치에 분노해야 하듯이 유신의 향수 운운하는 박근혜의 유훈 정치도 경계해야 되지 않을까 ? 그리고 노무현에 대한 향수가 반영된 지금의 분노도 냉정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죽은 아버지는 모두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아버지는 필요 없다. 그러므로 유훈도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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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3-12-24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나, 그 돌아가신 본인도 스스로 말하셨습니다. 자신이 틀렸으면 거기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옳다고, 단지 조금 돌려 말하면 "그럼 대안점은 있는가?"라는 것이죠. 반면교사라는 단어는 <성공과 좌절>이란 회고록에서 자주 나오는 말입니다. 자신의 실패를 교훈삼아 새롭게 나가란 말에서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4 10:52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입니다. 제가 누누이 말하지만 노무현이 다른 파렴치한 대통령과 차별점이 있는 것은
바로 염치를 안다는 측면이겠죠. 그 실패를 교훈삼아 가는 것은 좋은 말이긴 한데
실패를 교훈삼는다고 해도 분명히 공과 사는 구분해야 된다고 생각하니다.

나탈야 2013-12-24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단은 부모입장에선 스스로 노후를 준비할 능력을 키우고, 자식새끼는 스무살 넘으면 철저히 자립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되어야- 서로 간에 의지하지 않고 니인생 내인생 할 수 있는데- 한국사회는 그러하기가 힘들어요.
부모는 자식한테 쏟아붓고, 자식은 부모 노후까지 챙겨야 하니.

부모공경, 자식사랑은- 서로가 서로에게 기댈 수 밖에 없는 <현실의 단면>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조선시대가 아닌관계로... 과거보단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튼- (코팜)

-

가족해체가 정답입니다. (페루애의 논리에 불을 붙이며)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4 10:5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는 네이버가 아니어서 불을 지핀다고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젖은 장작이라고나 할까요. 매캐한 연기만잔쯕 안개처럼 날렸다가 피식 꺼지는 스타일'임.
알라딘이 토론과 논쟁을 기피한다는 건 오히려 기묘한 현상이죠.
제가 윗글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공경과 사랑에 대한 정의입니다.

전 부모 세대롤 공경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냥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면 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공경은 한쪽은 위에서 내려다보고 다른 한쪽은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계급 서열적 측면이 있어요.

그냥 부모 사랑, 아이 사랑... 이게 가장 민주적 사랑 같습니다.

저는 한국의 병폐를 어른, 선배, 상사에 대한 과도한 충성이 비극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의 계급을 공평하게 가지자는 이야기죠.
전 20살 친구들에게 절대 말 놓지 않습니다. 무엇을 시킨 적도없습니다.
더 살아봐 어려서 그래, 따위의 말도 한 적 없죠. 사람은 나이가 들면 자기보다 어리다고가르치려고 하거든요.
정말 그럴까요 ? 더 살아보라고 한 연배들이 이룩한 세상은 결국 지금의 이 꼴 아닙니까.

공평해야 해요. 18살 먹은 놈이든 나이 60먹은 놈이든 나이 서열 가지고 위세를 떠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어른 공경할 필요 없어요. 그냥 사랑으로 모든 게 다 해결됩니다.

새벽 2013-12-24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찌 됐든 다가오는 새해에도 새벽의 곰곰발님 글에 대한 사랑은 변하지 않을 듯 :)
나탈야님도 만애비님도 모두 다 사랑하리. 모두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읭)

만화애니비평 2013-12-24 10:52   좋아요 0 | URL
알랴뷰인 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4 10:53   좋아요 0 | URL
모두 다 사랑하리 ~
만애비 님의 빗속에서의 질주'가 아직도 눈에 선명하네요....
다음에는 눈속에서의 질주를 기대해봅니다.

토드 2013-12-24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부모에게서 벗어나야.. 진짜 어른이 되는 거겠죠? 이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하루하루 심난하지만 암것도 못하는 스스로가 한심하네요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4 10:59   좋아요 0 | URL
오늘은 뭐 네이버 이룻 말풍선 풍년이군요. 댓글 하나 달면 덧글 하나가 바로 생기니 말이죠...
토드 님 잘 살고 계시군요. 요즘 어찌 지내십니까 ?

토드 2013-12-24 14:0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기억력 좋으세요 ㅎ_ㅎ 남는시간에 해야지! 하면 절대 그일을 할 수 없다는걸 깨닫고 내년에 해야할 일들을 정리중이예요ㅋㅋ 내년엔 꼭 운동하고, 책읽고, 글도 쓰고 그러려구요 ^*^

수다맨 2013-12-24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공감합니다. 아무리 보아도 우리 나라는 살부殺父의식이 너무 엷습니다. "김일성 아바이"나 "박정희 영도자"나 그 본질은 곰곰발닐 말씀처럼 똑같지 않습니까. 살부의식이 엷으니까 권위주의와 영웅주의가 득세하고, 우상을 잃을까 안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듯합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단 권위와 우상은 반드시 부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것을 부순 사람들이 다시 아버지가 되면, 후발 주자들이 또 부숴야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4 13:05   좋아요 0 | URL
하긴 이승만도 잘난 아비'라고 자식들이 지랄을 떨며 숭배하는 꼴을 보면 토가 나오지요. 자식 새끼들이 숭배해서 쿠데타를 일으켜 그 수많은 백성을 죽인 놈은 29만원밖에 없다고 해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사회입니다. 어른 숭배? 조까라 하십시요. 전, 내 또래들이 막 스무살 먹은 청년 앞에서 배부른 소리 하네, 살아봐라.. 인생 그게 아니다, 라는 따위로 말할 때 정말 부끄럽습니다.살부의식'없이는 이 나라 민주주의는 결코 없습니다. 제가 노무현을 경계하는 것도 바로 그 점입니다. 노무현 품으면 안 됩니다. 가차없이 버려야 해요. 정치는 미래를 위한 것이지 죽은 자를 위한 마당이 아닙니다.

마립간 2013-12-24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에 춘향전에서 이몽룡이 월매에게 반말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춘향이가 부인이 아니라 첩이기 가능했다고 합니다. 결혼 전에 첩을 먼저 들이는 것도 흔했다고.
http://blog.aladin.co.kr/maripkahn/7475

영원한 사랑은 사랑이 변절 이전에 (사망과 같은 상황으로) 종료가 되면 (수사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자녀 관계 ; 사랑인지, 공경인지 어떤 용어가 적절한지 잘 모르겠지만, 특수관계인 것만은 저는 인정합니다. 그리고 부모-자녀관계보다 친구의 우정을 더 가치있게 생각합니다. 수평적인 관계에 상호 존중이 없으면 성립되지 않으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4 13:23   좋아요 0 | URL
네에 부인은 될 수 없다고 하더군요. 옛날에 어떤 자료를 보니 양반 가문인데 기생을 좋아해서 본처를 삼으려다가 결국에는 가문에서 쫒겨났다는 자료가 있더군요. 당시 기생은 공무원이었습니다. 국가에서 훈련시켜서 각 관가에 배치한 거죠. 남원이니 춘향이는 남원 관기', 즉 남원 소속 공무원 기생인 셈입니다. 현대로 따지자면 이몽룡은 3급 공무원이고 월매는 9급 공무원인 셈이죠.. 그래서 반말이 가능했을 겁니다.

+

한국인은 자식을 소유물 정도로 여기는 태도가 강합니다. 뭐, 멀리 볼 것도 없고 제 조카를 대하는 큰누님도 보면 정말 좀 과하다ㅏ 싶습니다.

엄동 2013-12-24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성탄절입니다.
지지부진하게 끌던 일들이 마물되는건 좋은데
아. 바쁘네요

그죠 변하죠
.. 절대로 변하지 않는건.
모든게 변한다"는 거죠.

그나저나
오늘도 정상영업하시나여?
빨간날 쉬려면 남김없이 파셔야 할텐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4 19:52   좋아요 0 | URL
크리스마스에 누가 생선 먹겠습니까...ㅎㅎㅎㅎ
갈치나 몇 마리 가져 가서 구워먹어야겠습니다.
얌얌....

어동 님 바쁘시군요. 하긴 이런 날 바쁜 게 차라리 낫죠...

노이에자이트 2013-12-24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나이를 말하지 않고 학번으로 소개하는 사람들...초면에 상대 학번 묻는 사람들...이 세상 사람들 모두 대학 나온줄 아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은지...한국말 잘하는 일본인이 제게 왜 이런 풍습이 생겼는지 묻는데 대답을 못하겠더라고요.곰발 님은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아리송 아리송...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4 19:50   좋아요 0 | URL
뭐.... 노골적으로 몇 년생이냐 묻기에는 예의가 아닌 것 같으니 학번 묻는 거죠.. ㅎㅎㅎ.
솔직히 말하면 년생 묻는 거 보다 학번 묻는 게 더 뻔뻔한 겁니다.
몇 살 어리다 싶으면 반말 찍찍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그건 쥐새끼같은 놈이죠.. 뭐..

2013-12-26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몇 년 전, 도망치다시피 집을 떠나 강원도 속초에 머물렀던 적이 있다. 영화 속 파이란처럼 그곳에서 1년을 혼자 버텼다. 춥고 배 고팠다. 첫사랑은 아니지만 첫눈에 반한 여자와는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10년 연애 끝에 헤어졌다. 첫눈에 반했던 그 여자 생각을 하며 동명항 방파제 앞 가게에서 밖을 바라보면 대설 특보'가 내려진 방파제가 보였다. 첫눈에 반한 여자와 폭설이라...... 어쩌면 나는 그 유배지'에서 파이란처럼 헤어진 정인'을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강재처럼 저렇게 방파제에서 통곡 한 적이 있다. 노무현의 노제'를 다녀와서 동명항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방파제에 앉아서 통곡을 했다. 비단 노무현 때문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노무현의 죽음 때문에 서글펐다. 이 양가적 감정을 당신은 모르리라. 그래서 그랬을까 ? 영화 속 파이란의 손끝, 파란 정맥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오늘, 약속이 있었으나 계속 잠만 잤다. 잠을 자면서 꿈속에서 결정을 했다. 오랜 고민이었다. 결정을 하고 나니 환해졌다. 최승자 시인의 시'처럼, 터널은 끝에 가서야 환해진다. 나를 포함한 모든 것을 용서하기로 했다. 끝에 가서야 환해진다는 시인의 말, 요즘 계속 생선 가시'처럼 걸려 있다.

 

- 파이란, 3이라는 숫자 中

 

 


 

 

 

 

 

 

변호인 : 밥의 힘으로 일어서야 하는, 어떤 숭고한 직립

 

 

 

                                

  

 

 

 

 

 

그 시각 두 개의 얼굴 : 어제 나는 민주노총이 짓밟힌 줄은 전혀 몰랐다. 버스 기사'가 광화문에서 정차하지 않고 우회해서 돌아간다는 사전 고지를 하길래 고개를 갸우뚱했다. 버스 안에서 자꾸 송강호의 저 얼굴이 떠올랐다. 눈물 쏟아내도 통속이 되지 않는 저 배우는 배우가 아니라 귀신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집에 왔을 때, 뉴스를 통해 전두환의 사위인 윤상현의 활짝 웃는 얼굴을 보았다. 팥죽 먹었냐는 인사말이 내 목에 걸렸다. 영화 속 송강호는 노동자의 밥줄을 염려하는데, 윤상현은 노동자의 밥줄 따위는 신경 안 쓴다는 웃음이다. 묘한 대조'다.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 아무런 연민 없이 웃는, 저 환한 웃음이 목에 걸린 가시처럼 불쾌해서 내내 헛헛했다. 저 웃음은 헛것'이다. 귀신과 헛것'은 다른 것이다. 귀신은 무겁고 헛것은 가볍다. 무게의 있고 없음'이 귀신과 헛것을 나눈다.

 

 

아침 인사'이자 첫인사는 대부분 " 안녕하세요 ? " 로 시작한다. 그리고 점심이 되면 또 한번 안녕하냐고 묻기가 그래서 그냥 " 식사하셨어요 ? " 라고 묻는다. 전설적인 펑크 롹 뺀드 < 삐삐밴드 > 는 「안녕하세요」 라는 노래에서 " 식사하셨어요. 별일 없으시죠 ? " 라고 묻는다. 카메라를 향해 침을 뱉은 불온한 밴드'치고는 지나치게 예의바르다. 하지만 " 동방예의지국 " 어쩌구저쩌구할 때 이 예의가 그 예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세상에 진심을 담은 인사'가 어디에 있는가. 대부분 형식적인 인사이니 그/그녀가 밥을 먹었든, 안 먹었든 관심은 없지만 형식상 던지는 꾀죄죄한 관심'일 뿐이다. 자신의 좆끝에서 태어났으면서도 첩이 낳은 자식이라며 호부호형을 허하지 않은 홍길동 아버지인 양반-먹물-꼰대-어르신 연대'가 장악한 세상이니 이런 꾀죄죄한 안부조자 묻지 않는다면 양반-먹물-꼰대-어르신 연대로부터 싸가지에 밥 말아먹을 놈'이라는 소리 듣기 딱이다.  ( 됐고 ! )

 

안부를 묻는다는 측면에서 < 안녕하다 > 과 < 밥을 먹다 > 는 같은 말이다. 그러므로 안녕과 밥은 뿌리글'이거나 한 뿌리에서 나온 갈래 글'일 것이다. 고대 대자보 " 모두 안녕하십니까 ? " 라는 말은 곧 " 모두 식사하셨습니까 ? " 라고 고쳐 써도 된다. 나 혼자 배부르고 등 따스우면 다냐 ? 라는 속뜻이다. 안녕하지 못하다는 말은 결국 밥 앞에 평등하지 못하다는 뜻으로 읽히기도 한다. 그래서 그들은 안녕하냐고 물은 다음 밀양 송전탑, 비정규직, 철도 노조에 대한 근심을 이야기한다. 모든 인간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말하지만 이 말을 믿을 사람은 오천 만 대한민국 국민 중에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인간이 법 앞에서 평등하지 않다는 말은 곧 밥 앞에서도 평등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동일 근로 환경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안녕하지 못하다. 대한민국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 대한민국 국민은 밥 앞에 평등하지 않다.

 

< 살인의 추억 > 에서 송강호는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면서도 괴물의 멱살을 잡으며 " 밥은... 먹고 다니냐 ? " 말한다. 이 영화의 주제는 바로 " 괴물도 밥은 먹는다. " 다. 그렇다, 짐승 같은 인간'도 밥은 먹어야 산다. 죄를 묻되, 적어도 밥그릇은 차지 말아야 한다는 인본주의적 생각이 송강호로부터 밥은 먹고 다니냐는 엉뚱한 대사를 치게 만든 것이다. 밥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비록 빌어먹는 거지라고 해도 그들은 밥을 먹을 권리가 있고, 괴물이라고 해도 밥을 먹을 권리가 있다. 사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면 안 된다는 말은 계룡산 꼭대기 구름 바위 위에서 뜬구름잡는 머털도사의 헛소리'다. 그래서 벼슬아치들은 그 알량한 박애'로 전두환과 노태우를 용서한 것일까 ? 한국인이 원수를 배부르고 등 따습게 만든 꼬락서니를 보면 대한민국 벼슬아치들은 노벨평화상을 1000000000번은 받고도 남을 것이다. 저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 죄를 미워하면 그 사람도 미워해야 한다. "

 

다만 죄를 미워하되 밥그릇은 차지 말아야 한다.  밥은 먹고 다니냐, 라고 말하던 그가 다시 밥'에 대해 묻는다. 영화 < 변호인 > 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 글자'인 단어는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로 이루어진다. 눈, 코, 귀, 입, 손, 발, 좆, 숨, 물 그리고 밥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다. 절대적 요소라는 측면에서 보면 숭고하기까지 한 단어이다. 만약에 송강호가 박해일에게 밥 대신 " 사탕은 먹고 다니냐 ? " 라고 말했다면 다 된 밥에 코 빠질 뻔했다. 반면 한 글자 단어에 비하면 두 글자 단어'는 부차적인 요소에 해당된다. 사랑과 미움 따위의 감정 단어가 두 글자인 이유는 살기 위해 목구멍을 넘겨야 하는 한 글자 단어들에 비해 사치스러운 감정이기 때문에 그렇다. 불교에서 말하는 삶은 < 겨우의 삶 > 이다. 그리고 예수님이 요구하는 삶도 겨우 살아가라는 가르침'이다.

 

부처와 예수는 서로 다른 말을 하는 성인이 아니라 같은 말을 하는 성인'이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한 글자'면 충분하다는 것'이 바로 < 겨우 - 살이 > 이다. 겨우-살이'가 처량스럽고 궁색하며 꾀죄죄하게 느껴진다면 먹물 꼰대처럼 멋지게 꾸밀 수도 있다. 최소주의적 삶'은 어떤가 ? 요즘 유행하는 A,B,C를 섞어서 미니멀리즘적 삶'은 어떤가 ? 다 같은 말이다. 입을 수 있는 < 옷 > 이면 충분하다. < 옷 > 대신 < 루. 이. 비. 통 > 이라는 네 글자를 탐하는 순간, 당신은 속물이 되는 것이다. < 변호인 >에서 송강호는 돈만 밝히는 속물'이다. 돈 많이 버니 좋은 것이다. " 뭐니 뭐니 해도 머니 많이 버니 좋은 것 아니겠니 ? " 그는 < 집 > 이라는 한 글자 단어를 버리고 < 아파트 > 라는 세 글자'로 만들어진 곳으로 이사를 간다. 가장 꼭대기 윗층으로 말이다. 그는 돈을 통해서 고졸'이라는 꾀죄죄한 콤플렉스'를 해소하고 신분 상승을 한 의지의 한국인인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 사' 字 로 끝나는 유망 직종에 근무하는 변 ! 호 ! 사 ! 다. 그런 그가 ~士'를 버리고 ~人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국밥집 아들'을 변호하면서부터이다. 그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士(벼슬아치 사)를 버리고 같은 눈높이로 사람(人)을 바라본다. 군화발에 퍼렇게 멍든 육체 앞에서, 그 무수한 어린것들 앞에서, 같은 눈높이로 묻는 것이다. " 밥은 먹고 다니냐.... " < 국밥 > 은 비빔밥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하나로 담는 그릇이다. 음식에도 < 겨우 > 라는 철학적 접근이 가능하다면 국밥이야말로 한 글자 미니멀리즘이다. 함민복의 시 < 눈물은 왜 짠가 > 에서 시인의 노모'는 설렁탕 주인을 불러 국물이 짜다며 뽀얗고 말간 육수를 더 달라고 부탁한다. 노모의 속내는 가난한 아들에게 더 많은 국물을 주기 위해서이다. 투가리'라는 그릇 속에 담긴 국과 밥을 삼키면서 시인은 말한다. 눈물은 왜 짠가....

 

누군가 말했다. 송강호의 연기는 마치 사자후를 토해내는 것 같다고 말이다. 이 말에 동의한다. 송강호는 배우라기보다는 차라리 귀신에 가깝다. < 밀양 > 에서의 송강호 연기가 절제의 미학이었다면, < 변호인 > 은 눈물을 쏟아내는 신파의 미학에 가깝다. 송강호의 연기가 놀라운 지점은 이 " 쏟아내는 " 과잉 연기'가 통속적 파토스로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이 바로 그가 가지고 있는 미덕이며 아우라'다. 영화는 웃음과 눈물 사이를 잘 타고 넘는다. 다만 눈물이 흔하다 보니 절제미'는 떨어진다. 하지만 송강호의 연기'는 이 모든 것을 무마시키는 힘이 있다. 그리고 그 힘의 뿌리는 노무현일 것이다. 밥을 먹는 목적은 계급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침대에 편안하게 눕기 위해서 밥을 먹는 놈이고, 다른 하나는 일어나서 일터로 나가기 위해 밥을 먹는 놈이다.  송강호는 일어나기 위해 밥을 먹는 놈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민주화를 위해 싸운 송강호'가 재판을 받는 씬'이다. 법정은 그를 보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를 변호하기 위해서 부산 지역 변호사는 士를 버리고 人을 얻어 변호인 자격으로 법정에 앉아 그를 지지한다. 판사가 공동 변호인 명단'을 부른다. 그 호명에 따라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 일어난다. 이 장면은 영화 < 죽은 시인을 위한 사회 > 에 나오는 그 감동적인 장면을 떠올리게 만든다. 송강호는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변호인의 직립을 바라보다가 울듯 말듯한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본다. 그러다가 문득 깨닫게 된다. 적어도 침대에 편히 눕기 위해서 밥을 먹지 말자는 다짐.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일어날 힘을 얻기 위해 밥을 먹은 자의 희생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 그 숭고한, 어떤 직립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든다. 노무현을 생각할수록 자꾸 이명박을 생각하게 만든다. 살리에르, 모짜르트의 천재성과 대중적 사랑을 질투했던 인물. 나는 이명박과 살리에르가 자꾸 겹친다.

 

 

어제 나는 민주노총이 짓밟힌 줄은 전혀 몰랐다. 영화를 보고 나서 버스에 오르는데 버스 기사'가 광화문에서 정차하지 않고 우회해서 돌아간다는 사전 고지를 하길래 고개를 갸우뚱했다. 버스 안에서 자꾸 송강호의 저 얼굴이 떠올랐다. 눈물 쏟아내도 통속이 되지 않는 저 배우는 배우가 아니라 귀신이란 생각이 들었다. 살풀이였다. 그리고 집에 왔을 때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게 되었다. 뉴스를 통해 한때 전두환의 사위였던 윤상현의 활짝 웃는 얼굴을 보았다. 그가 방긋 웃으면서 내뱉은 팥죽 먹었냐는 인사말이 내 목에 걸렸다. 영화 속 송강호는 노동자의 밥줄을 염려하는데, 윤상현은 노동자의 밥줄 따위는 신경 안 쓴다는 웃음이다. 국밥과 팥죽,  묘한 대조'다.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 아무런 연민 없이 웃는, 저 환한 웃음이 헛헛해서 쓸쓸했다. 저 웃음은 헛것'이다. 귀신과 헛것'은 다른 것이다. 귀신은 무겁고 헛것은 가볍다.

 

무게의 있고 없음'이 귀신과 헛것을 나눈다. 귀신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는 단지 외로운 자일 뿐이다. 하지만 헛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있다. 정작 두려운 존재는 귀신이 아니라 껍데기가 전부인 헛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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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미에르 2013-12-23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모 대표님 우문현답.

이른 새벽 출판사대표 선배모친의 장례식장에 다녀오며 택시를 탔습니다. 그런데, 택시기사님이 어제 경찰의 민주노총 사무실 진격에 대해 "세상에 이따위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 하며 저에게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답을 했습니다. "여기 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3 10:15   좋아요 0 | URL
전 어제 버스 기사가 광화문을 거치지 않겠다고 차에 오르는 승객들에게 통보를 하더라고요.
왜 그런가 했더니 그새 그짓을 했더군요. 정부가 말이지요. 시바, 영화 보는 내내 불편하고, 자꾸 그 생각나고....
참, 영화 보고 나오니 술 생각 나고, 혼자 순대국에 소주 먹자니 눈물 나고...

만화애니비평 2013-12-23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보고 왔습니다. 집에 가거나 혹은 시간되면 리뷰를 적어야 하는데, 마음이 아팠습니다. 울고 싶어도 울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울게 되는 순간 글을 적을 수 있는 에너지가 사라지기 때문이죠. 가슴 한 구석에 깊이 새겨진 분노와 울분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생각들이 이리저리 뒤죽박죽되는군요. 가기 전에 운명이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부림사건이 노무현의 인생을 바꾼 것이죠. 사람들이 미우나 좋으나 저에게 유일한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가끔 진보라고 생각하는 분 중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욕하거나 비난하는데 거기에 대한 개인 사견은 존중해도 조금 답답한게 그러면 대안은 무엇인가? 라면 아무 것도 제시해줄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대안이라곤 그저 희망조차 없습니다. 진보정의당에 활동하는 노회찬 심상정의원님을 좋아하는데, 그분들도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하다가 지금 거기 당에 친노와 뭉쳤죠. 변호인을 보면서 진짜 한국 진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생각을 고쳐야 할 겁니다. 과정 없는 결과 없듯이 말이죠. 물론 결과론적인 부분이 강한 것이 세상이나, 씁쓸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3 12:47   좋아요 0 | URL
저는 만애비 님과는 달리 대통령 노무현'에 대해서는 비판적입니다. 그에게 튜표한 적도 없고, 노 정권 동안 그의 정책을 지지한 적 단 한번도 없습니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파이를 키우 것은 노무현과 김대중의 실정에 기반한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의 노무현은 지지합니다. 하지만 노무현 서거 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운 놈은 저입니다. 일종의 양가적 감정이죠. 그러고보니 저에게는 단 한 명의 마음 속 대통령이 없네요.

비의딸 2013-12-23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식사 하셨습니까..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3 13:20   좋아요 0 | URL
네에, 별일없으시죠 ?

만화애니비평 2013-12-2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기사 대통령 퇴임이후 그분의 회고록을 보면 발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본인이 해결하지 못한 복지와 노동문제에 후회하고, 그런 실정이 되는 것은 실정될 수밖에 없는 내외부, 특히 구조적인 부분이 큰 것 같네요. 노무현 당시 경제가 망하는 이야기가 도는 것은 노무현보다는 노무현을 싫어하는 대다수 특권세력이라고 하니, 그저 먹먹.....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3 13:20   좋아요 0 | URL
노무현이 다른 인물과 다른 점은 염치'를 아는 정치인이었다는 점이죠. 이 점은 정말 훌륭한 미덕이죠. 김대중을 제외하고는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의 실정을 부끄러워한 인간은 없었습니다. 이명박을 보세요. 한다는 짓이 해이에 나가 국가 전도사가 되겠다고 하네요. 뻔뻔함의 극치'죠...

ㅇㅓㅁㄷㅗㅇ 2013-12-23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어제 봤습니다 변호인
영화 좋았습니다
송강호 대단합니다 진정.

노무현 전대통령을 모티브로 삼았다는건
알고 보았고요

중반이 넘어가면서는
영화보는 내내 입도 속도 깔깔해지더군요
욱 하지 말기로 해놓고 욱 해지기도 했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3 17:41   좋아요 0 | URL
송강호 참...좋은 배우죠. 정말 송강호는 좋은 배우임.
제가 인정하는 배우는
송강호, 최민식, 임창정...

임창정'은 저평가가 되어서 그렇지
언젠가 작품 하나 만나면 대박날 위인입니다.
그는 자신의 연기로 작품 전체를 살릴 수 있느 몇 안 되는 배우입니다.
아직 빛을 못 봐서 그럼...
이제 코미디 작품은 빼고 진지한 작품 한두 개 더 하면 진가가 나타날 거예요...

엄동 2013-12-24 14:3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임창정!
진정 공감입니다



(여백의 美)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4 19:53   좋아요 0 | URL
오홋... 엄동 닏도 임창정 좋아하는군요.
우리 같이 임청장 팬 카페라도 가입해야겠습니다.

수다맨 2013-12-23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지웅 평론가도 (신파로 빠지기 쉬운) 이 영화를 살린 일등 공신이 송강호라고 하더군요

저 역시 노무현에 대한 평가는 양가적입니다. 굳이 크게 구분하자면 대통령 이전의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이후의 노무현 이렇게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의외로 '대통령 이후의 노무현'을 잘 생각하지 않던데-그냥 마음씨 좋았던 봉화마을 할아버지 정도로만 여기지요- 사실 노무현이 봉화라는 공간을 어떤 (살기 좋은) 농촌공동체로 만들려는 욕심이 있었던 듯합니다. 어쩌면 그가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아나키스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풀뿌리 공동체의 단초를 마련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대통령 노무현은 무능했고(다수 여당과 공고한 지지율을 확보한 상태에서도 악법에 가까운 사학법과 국보법도 제대로 손대지 못했죠) , 본인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던 간에 친(親)신자유주의적이었죠. 비정규직 악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외국 자본의 무차별적 유입을 돕는 한미 FTA가 체결되었으며, 김영삼 시기 때보다도 많은 노동자들이 감옥에 구속되었지요. 곰곰발님 말씀처럼 오늘날 사회적 모순이 심해진 원인은 이미 노무현 정부가 마련해준 것입니다. 이것은 솔직히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가 성찰적 인간이고, 인간적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오늘날 "변호인" 같은 영화의 위상이 드높아지는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3 17:38   좋아요 0 | URL
그게 바로 이 작품의 단점입니다. 만약에 설경구가 이 역을 했다면 ( 개인적으로 연기를 참 못하는 배우라고 생각 ) 이 영화는 그냥 질질 짜는 통속극'이 될 뻔했습니다. 이 영화는 송강호가 거의 다 끌고 갔습니다. 이동진 같은 사람은 김영애 연기를 칭찬하던데 전 오버라고생각했어요. 김영애 연기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송강호의 쏟아내는 연기를 빛내기 위해서는 오히려 김영애의 쏟아내는 연기를 자제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들거든요. 둘 다 쏟으면 아무래도....
이 영화는 대중영화이지 정치영화는 아니죠. 남영동' 뭐 이런 영화는 아니라는 말입니다. 어찌 보면 노무현 코드가 흥행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장사꾼의 계산이 깔린 영화입니다. 그런데 다 집어치우고.... 그 모든 단점을 송강호가 다 흡수합니다. 굉장한 연기였습니다.

노무현에 대한 냉정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보여줘요. 비정규직은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두고두고 문제가 될 소지가 있고, 에프티에이도 마찬가지죠. 그리고 모든 정권 통틀어서 농민이 자살을 한 수가 가장 많은 정권이 노무현 정권이었습니다. 대통령 노무현은 확실히 무능했어요. 그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인간 노무현과 대통령 노무현을 말이죠. 철도민영화, 강정 구럼비 마을 해군기지.. 이미 다 노 정권 때 이루어진 것 아닌가요 ? 하지만 그가 인간적이었다는 것을 쉽게 부정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는 확실히 다른 대통령과는 달리 인간적인 매력이 있었죠... 그래서 저는 늘 양가적입니다. 냉탕 온탕 마구 번걸아가며.. 마이죠..

꼬마요정 2013-12-23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곰곰생각하는발님~
쓰신 글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 어제 저 웃는 얼굴 보면서 살이 떨려서 혼났습니다. 진정한 소시오패스가 아닐런지요.

지금처럼 이렇게 노무현 전대통령이 영웅시 되는 건 사실, 이명박이랑 박근혜가 만들어준 것 아니겠어요?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이나 대통령이었던 시절에는 이렇게까지 지지받지 못했죠. 억울한 죽음이 많은 것들을 미화시킨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4 06:1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반사이익이죠. 상상을 초월할 만큼 퇴행되다 보니 노무현이 다시 그리워지기 시작한 거라 봅니다. 여기에는 일종의 " 지못미 " 도 작용했겠죠.... 팅커벨이신가 보군요. 꼬마요정이라고 하니 말입니다.

2013-12-23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윤상현은 전두환 딸과 이혼한지 오랩니다.
현재는 롯데가의 사위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4 06:16   좋아요 0 | URL
오홋, 그렇습니까.. 그럼 한때 전두환의 사우였던으로 바꿔야 할 거 같군요

rendevous 2013-12-28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잡설로 시작하면 살리에리에 대한 평가가 열등감으로 가득 차 천재를 질투하는 2인자의 아이콘에서 고전주의를 이끌었던 3인방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새로운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88만원 세대 읽으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폈고, 대통령으로 무능했다는 사실을 조금 알게 됐는데 그냥 이 영화만 봤을 때 송강호 씨의 연기 덕분에 정말 많이 흔들렸습니다. 뇌와 심장 사이 어떤 게 떨렸던 것 같아요. 억울하고 화나고 슬프고... 그럼에도 더 힘을 내서 무언가를 위해 '노동'해야 겠다는 의지가 솟아나서. 귀신 얘기하니까 괜시리 '김지하'가 생각나네요.... 씁쓸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02 21:12   좋아요 0 | URL
천재를 질투하는 평범한 재능... 드라마적이잖아요.
전 영화는 그럭저럭 보았습니다. 송강호가 아니었다면 아마
덤덤한 작품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화 킹콩‘을 < 서로 사이즈’가 달라서 할 수 없는, 섹스리스‘에 따른 수컷의 욕구 불만 > 에 대한 영화’라고 말했을 때, 주위의 알싸한 냉기를 기억한다. 영화 킹콩‘은 성적인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 여기서 내가 말한 < 사이즈 > 는 동종이 아닌 이종’에 대한 유머였다. 이 영화는 종간 교잡, 그러니깐 이종교배‘에 대한 서구 백인 사회’의 혐오가 반영된 영화‘다. 서구 백인 중심 사회’에서 보았을 때 킹콩‘은 유색인종’이다. 짙은 갈색에 콧대 낮은 얼굴‘은 명백한 흑인에 대한 은유이다. 그리고 킹콩의 “ 그것은 ” 얼마나 우람한가 ! 다른 말로 하면 거대한 흑인이 아름다운 백인 여성’에게 성적 욕망‘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런데 백인 중심 사회에서 백인 여성을 향한 흑인의 성적 욕망‘은 불경한 것’이다. 다른 인종 간의 교접‘은 금기’이므로 사회적 징벌은 불가피하다. 거세 아니면 죽음이다. 한류 스타 비‘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 닌자 어세션 > 또한 할리우드 백인 중심 사회의 이종교잡에 대한 거부 반응’을 드러낸다. 할리우드 마초 영화 속 주인공의 섹스 파트너‘는 모두 백인여성들로 이루어지는데 반해서 비의 러브라인은 흑인여성’과 맺어진다. 사실 이 속내를 뒤집어보면 유색인종과 백인여성과의 섹스 씬‘에 대한 미국 백인 주류의 노골적인 거부’를 엿볼 수 있다.  백인 마초 영웅이 흑인이나 아시아 여성과 정사 장면을 보여주는 영화는 수도 없이 보았지만 반대로 흑인이나 아시아 남성이 백인 여성과 섹스 하는 장면’은 거의 볼 수 없다는 점'은 할리우드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을 의미한다. 킹콩이 당신에게 말하지 않은 것은 인종차별'에 대한 집단적 은폐'이다.

 

- 애타게 페니스를 찾아서 中

 

 


 

 

 

 

 

 

히든 싱어 : " 아버지는 필요 없어 ! "

 

 

 

 

           

                               

< 히든 싱어 >를 챙겨 본다. " 본방사수 " 를 할 정도'는 아니고 일요일 아침에 늦은 아침밥을 먹으면서 재방송을 본다. 아침 7시 이전에 아침을 먹는 습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내려온 집안 내력'이지만 일요일만큼은 9시가 한참 지나서야 아침을 먹는다. 게으른 고령화 가족이라고 손가락질하지 마라. 일반적인 가정의 풍경이리라. 이명박은 새벽 5시부터 일어나 벌레를 잡는 얼리버드형 인간에 가깝지만 부지런하다고 꼭 본받아야 할 인간은 아니다. 베토벤의 < 엘리제를 위하여 > 라는 멜로디가 서울시 분뇨차 때문에 똥냄새를 떠올리게 만들었듯이, < 테니스 > 는 각하 때문에 이미지가 안 좋아진 대표적 스포츠'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1cm만 낮았어도, 나폴레 옹(翁)이 악성 치질만 아니었어도, 그리고 이명박이 새벽부터 일어나 테니스만 안 쳤어도 역사는 바뀌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이 모양 이 꼴'은 면했을 것이란 소리다.

 

박근혜 정권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 영국에는 "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죠, 호호호 " 라고 해서 유명세를 탔던 < 마리 앙투아넷 > 이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이정현 씨'와 측근과는 말이 잘 통하면서 유독 국민과는 < 말이 안통하넷 ! > 이라는 군소리만 하는 통치자'가 있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공통점은 가는귀먹었다는 점이다. 이명박은 " 당신이 밉습니다 ! " 라는 국민의 소리를 " 당신을 믿습니다 ! " 라고 잘못 알아듣고는 신나게 주를 섬기고,  박근혜는 사람들이 " 철의 여인 " 대처'를 닮았다는 소리를 " 철없는 여인 " 으로 잘못 알아듣고는 화를 내서 사람들을 난처하게 만든다. 이래저래 눈물이 앞을 가린다. 쌀이 없어서 지에밥과 누룩으로 버무린 막거리'를 마시며 이 글을 쓴다. 가족들이 모두 술을 좋아하다 보니 저녁에는 꼴뚜기처럼 팔팔한 정신으로 나갔다가 새벽이 되면 오징어처럼 흐느적흐느적거리며 집에 기어들어와 아침 10시 즈음에 일어나 밥을 먹는다. 그리고는 늦은 아침에 퉁퉁 부은 눈으로 < 히든 싱어 > 를 보며 희죽희죽 웃는다. 머리엔 까치집을 하고 말이다. 처음 이 방송을 보았을 때는 과연 일반인의 모창 대결'이라는 아이템이 지속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아이디어는 훌륭하나 재능있는 일반인을 구하기는 힘들 거라는 계산이 깔린 의문이었다. 노래 잘하는 이도 드물 것인데, 하물며 원본을 완벽하게 재현할 아마추어가 어디 있느냔 말이다. 연말 특집'이라면 모르겠지만 매주마다 일반인들이 특정 가수를 똑같이 흉내 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내 판단은 군걱정에 지나지 않았다. < 히든 싱어 시즌 2 > 는 모두 " 삐까삐까한 " 일반인이 나와서 오리지날'보다 더 능청스럽게 노래를 불렀다. 심지어는 신승훈과 조성모'는 일반인이 부른 모창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신승훈은 최종 결승전에서 탈락했고, 조성모는 2회전에서 일찌감치 떨어졌다. 보드리야르가 누누이 주장하던 원본'보다 더 진짜 같은 사본'이 등장한 것이다. 모든 돌발 상황에서도 깐족거리며 진행을 잘 할 것 같던 전현무 옹'도 " 조성모 편 " 에서는 사기꾼 < 시뮬라시 옹 >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사회자의 목덜미'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전현무 옹(翁)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시뮬라시 옹(翁) ! 도저히 당신의 그럴 듯한 흉내를 따라올 자는 이제 더는 없는 것 같소이다. 졌습니다.......  동촉하여 주시옵셔셔셔 ! " 전략적인 선택인지는  모르겠으나 모창 대회 참가자들은 모두 원본 가수'를 너무 흠모한 나머지 노래를 따라 부르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좋아서 그의 음악을 듣고, 듣다 보니 따라 부르고, 따라 부르고, 따라 부르고, 따라 부르다 보니 어느새 목소리가 비슷해졌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 프로듀서가 극의 감동을 주기 위해서 작성한 큐시트'에 따라 참가자들이 앵무새처럼 읊조렸을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는 진심'이 담긴 말이기도 할 것이다 ) 시청자는 진짜와 가짜'가 벌이는 한판 승부'를 지켜본다. < 히든 싱어 > 는  보르헤스 단편 < 삐에르 메나르, [ 돈키호테 ]의 저자 > 에 나오는 삐에르 메나르 씨'를 연상케 한다.

 

이 모창 대회에 출전하는 참가자들은 원본인 < 돈키호테 > 를 그대로 필사해서 < 원본 돈키호테 > 를 뛰어넘는 필사본을 만든 제 2의 삐에르 메나르 씨'다. 신승훈 모창자가 우상이었던 신승훈을 뛰어넘었을 때, 나는 불현듯 삐에르 메나르와 홍길동'을 동일선상에 올려놓고 생각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하지 못해서 울화통이 터져 마당에 털썩 주저앉아서 고래도 아니면서 고래고래 외쳤던 서자. 두 주먹 불끈 쥐며 아버지가 만든 세계'를 경멸했던 자. 내 눈에는 팔팔만원세대인 스무살 청춘과 홍길동이 겹쳐져서 모창 대회 참가자'를 응원하게 되었다.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는 했다. " 시바, 길동이가 유산 물려달라고 떼를 쓴 게 아니다. 꼴에 갓 쓰고 수염 달았다고 양반 행세하며 유세를 떨지만 첩이 낳은 자식이라고 홀대하는 너희 양반 새끼들이 내 눈에는 한심해 보인다, 이 시발것들아 !

 

길동이는 그냥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고 싶고 형을 형이라고 부를 자유를 달라는 거시다. 속시원하게 말할 수 있는 자유 말이다. 길동이가 개동 아범 좆끝에서 나왔냐 ? 말해 보거라. 다 네 좆에서 나온 자식새끼 아니더냐 ? 말할 수 있는 자유, 안녕하지 못하면 안녕 못하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를 달라는 거 아니냐 ? 호부호형을 허해라 !!!! " 그렇다, 나는 어느새 길동이와 팔팔만원세대'의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에게 삐에르 메나르처럼 오리지날(아버지)를 뛰어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위로하고 싶었다. 홍길동이 마당에 엎드려  읍소한 이유는 < 불초 > 때문이다.  흔히 " 불초 소생 어쩌구저쩌구...... " 할 때의 그 불초'다. ( 아버지를 ) 닮지 않았다는 뜻인데 이 말은 아들이 아무리 뛰어나도 아버지를 초월할 수는 없다는 꼰대적 발생에서 비롯되었다.  아버지가 < 갑 > 이고 아들은 < 을 > 이라는 것을 확실히 하고 가자는 뜻이다.

 

내가 영화 < 킹콩 > 에 대한 리뷰에서 " 성기 사이즈가 서로 달라서 섹스리스'에 이르게 된 수컷의 신경쇠약 " 이라고 정의해서 욕을 바가지로 먹은 적이 있는데, 사실 그 말은 농담이었다. 킹콩은 갑의 세계이자 아버지의 왕국'에 딴지를 건 반항아'다. 주류 백인 사회에 대한 흑형의 반란'이다. 검은 피부와 들창코'는 전형적인 비주류 유색인종을 연상케 한다. 킹콩은 아버지가 이룩한 화이트한 왕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온 다크한 존재'다.  주류 백인이 보기에는 킹콩은 불초자(불초 소생)이 아니다. 킹콩'은 아버지인 < 갑 > 의 세계를 초월한 < 을 > 이다.  킹콩은 불초 소생'이 아니라 인간인 아버지'를 능가하는 초월자'다. 그래서 주류 백인은 탱크와 비행기 끌고 와서 전쟁을 치르는 것이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으시단다. 아버지란,  그런 존재다. 당신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못해서 원통이 터지지만, 아버지는 당신을 삑사리'로 취급한다. 보다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 사람은 이 글을 참조하길 바란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475765 ( 쉰들러 리스트를 보며 조형의 원리를 생각하다 )

 

이러한 아버지와 아들의 서사'는 영화 곳곳에서 나타난다. < 프랑켄슈타인 > 도 마찬가지다. 똑똑한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인간을 복제하는 데 성공하는데 이 녀석의 힘은 아버지인 자신을 능가한다. 아버지의 힘으로는 도무지 통제가 불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초월자 아들 서사에 대한 공포는 < 오이디푸스 > 신화가 시발점이 된다.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라이오스'가 오이디푸스를 살해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들이 자신을 죽이고 왕의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들이 아버지인 자신보다 힘이 쎈 존재인 것이다.   이처럼 아버지'는 초월적 아들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검열하는 장치를 끊임없이 제도화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박정희 신화에 대한 숭배'도 < 불초와 초월의 관계 > 로 해석할 수 있다. 역사의 치명적 얼룩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지지자들이 박정희를 열광적으로 지지하는 이유에는  초월적 아들에 대한 공포와 절대적 아버지에 대한 향수, 나아가 애착에 따른 분리 불안 증후군이 원인이다.

 

이 증후군은 부모(주인)과 분리될 때 병적으로 불안한 공포를 느끼는 아이(애완동물)에게서 자주 발생하게 되는데 과도한 애착이 그 원인이다. 유치원에 갈 때 떼를 쓰거나 주인이 집을 나가면 불안해 하는 개들은 모두 이 분리 불안 장애를 겪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아버지(주인)에게 복종함으로써 사랑을 확인하려는 불초자다. 불초 소생이다. 그런 측면에서 박정희의 아들인 지지자들은 초월적 아들에 해당되는 킹콩, 헐크, 프랑켄슈타인의 창조물, 로보트과는 상반되는 인물형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어버이 연합을 중심으로 한 극우 보수파의 박정희 숭배'는 전형적인 분리 불안 장애'에 따른 과도한 애착이다. 이 애착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들은 박정희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아들을 더욱더 경멸하게 된다. 그들은  새파랗게 어린 놈들을 빨갱이'라거나, 혹은 사탄이라고 규정한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박정희는 당신의 아버지가 아니다.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을 낳아주시고 기르신 분이지 박정희'가 아니지 않은가 ? 남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는 것이야말로 불효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너 때문에 병석에 누워계신다. " 보고 싶다 아들아. 모든 것 다 용서하마. 돌아오라, 아들아. " 아버지가 용서한다고 하지 않은가 ! 얼른 집에 가라. < 히든 싱어 > 는 필사본이 원본을 압도하는 재미가 있다. 다크한 킹콩이 히마리 없는 백인과 < 1 대 100 > 으로 맞짱을 뜰 때, 우리가 킹콩을 응원하는 이유는 주류가 만들어놓은 불초라는 벽을 무너뜨릴 초월'을 기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버지를 닮지 않았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국정원과 군 사이버 사령부의 대선 개입이 명백한 데도 불구하고 < 혐의 없음 > 이라고 말하는 아버지는 필요 없다. 오히려 히마리 없고 꾀죄죄한 아버지와 맞짱을 뜨려는 불온한 < 초월> 은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아니다. 당당할 필요가 있다. 뻔한 거짓말을 뻔뻔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아버지는 지나가는 씀바귀에게 줍시다. ( 끗 )

 

 

 

 

 

 

덧 )

본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여담이지만 슈퍼스타 케이 출신의 허각.. 아, 히든 싱어 할 때네... 얼릉 보고 나서 다시 ㅆㄱ쓰게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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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2013-12-22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뭐야, 완전 재밌어 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3 05:21   좋아요 0 | URL
무플방지위원회에서 나오셨군요.. 후후.....
재미있으면 댓글이 많이 달릴 터인데 없는걸 보니 재밌는 글은 아닌 거 같습니다.
피비님 거짓말했으니 국정원에 신고하겠습니다. 거짓말하는 사람도 종복임..

pB 2013-12-23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페루애님 저말고 피비 닉네임 가진 이웃이 또 있으신가요? 저는 위 덧글 쓴 적이 없는데.. 같은 닉네임이네요.
왠지 기분이 별루네요...ㅋ_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3 17:42   좋아요 0 | URL
오홋 ! 그러네요.... 우연의 일치일까요 ?
내가 피비 님을 특별히 편애하니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 같지만...
어쩌면 저 윗분도 오래전부터 피비 라는 닉네임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해요...
ㅎㅎㅎㅎ. 하여튼 피비 님 좀 당황했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dkdn 2014-03-02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dkdn tlqkf qortnxlsms...

aaaaaa 2014-03-02 0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whdqnrdms whEh slrk whdqnrdlwl qudtls
 

 

 

 

 

 

이와이 슌지의 러브레터와 대자보 !

 

 

           

                             

 

 

 

대자보'는 大, 字, 報 다. " 대학가에서 내붙이거나 걸어 두는 큰 글씨로 쓴 글( 네이버 국어사전 ) " 이다. 유래는 중국 인민이 자기의 견해를 주장하기 위해 큼지막하게 써붙이던 벽보'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깐 일종의 벽보'요, 저잣거리에 내걸린 방(榜) 이다. 대자보에 실린 내용은 대부분 귓속말로 소근소근대는 감성'보다는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드는 진영 논리를 대변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진영 논리'는 피를 뜨겁게 달굴지언정 그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 운동권이라는 자장 안에서만 울림을 준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번 " 안녕 대자보 현상 " 은 그 양상에 매우 다르다. 감성'에 호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 모두들 안녕하십니까 ? " 라는 안부가 대중의 눈물샘을 건드린 것이다. 신파'라고 해도 좋고 통속이라고 해도 좋다. 누군가는 불순한 정치 세력의 개입'이라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 말을 믿을 사람은 별로 없을 듯싶다.

 

< 벽보 > 라는 낱말이 주는 느낌에서 알 수 있듯이, 대자보'는 소통을 전제 조건'으로 한 메시지'가 아니다. 일방적인 게시, 통보, 알림'이다.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목소리가 응답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다양한 울림으로 도착했다. 저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메아리'를 향해 누군가는 다시 응답했다. 그리워서 허공을 향해 " "오갱끼데스까(おげんきですか)? " 라고 물은 안부가  "와따시와 갱끼데스(はたしわ げんきです)." 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안녕하지 못한 세상에서 안녕하냐고 묻자 안녕하지 못한 세상이어서 안녕하지 못하다고 대답했으나 속내는 서로에 대한 안부'이다. 운동권이 머리띠와 걸개 그림 그리고 불끈 쥔 주먹으로 연대했다면 < 안녕 > 이라는 감성 코드'는 일기처럼 쓰여진 손편지로 연대를 하기 시작했다. 선동의 언어'가 아닌 사랑의 언어'로 말이다.

 

세상이 하, 수상해서 답답한 마음에 말을 할 리 없는 벽을 보고 외쳤으나 벽이 대답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프랑스어 /mur과 사랑/amour은 닮았으니깐 말이다. < 안녕 대자보 현상 > 을 두고 여의도 정책 연구원'은 이 기괴한 현상'을 어떻게 분석해야 될지에 대해 난감할 것이다. 불순 세력의 개입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감성적이며 종복 좌파의 선동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여성적이다. 더군다나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이 안녕이라는 현상에 더 많이 반응하는 것을 두고 혼란스러울 것이다. 혹시 여의도 정책 연구원'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그들에게 이와이 슌지의 < 러브 레터 > 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권하고 싶다. 그리고 나서 < 안녕 대자보 현상 > 을 분석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영화 속 주인공 후지이'가 아버지를 잃고 나서 앓는 독감은 대한민국 20대 젊은이가 노무현을 잃고 나서 앓는 독감과 비슷하다.

 

사랑과 감기의 공통점은 숨길 수 없다는 점에 있고,  influenza/감기와 influence/감응력의 공통점은 강력한 전염에 있다. 손편지처럼 쓰여진 대자보는 20대 젊은이가 앓고 있는 감기'다. 전에 써두었던 < 러브 레터 > 라는 글에서 부분 발췌해서 올린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5773

 

영화 속 주인공 후지이는 시종일관 독감을 앓고 있다. 카메라가 그녀의 사연을 훑으면 몇 년 전에 독감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관객에게 알려준다. 지금 딸은 죽은 아버지가 앓던 독감을 앓고 있다. 정신과 의사라면 후지이의 독감 < 강박 신경증 > 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그러니깐 후지이가 앓고 있는 감기의 원인은 독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아니라 죽은 아버지에 대한 죄의식에 따른 집착이 원인이다. 후지이는 아버지의 죽음을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꾸 기침을 흉내낸다. ” 그녀는 기침을 흉내 냄으로써 죽은 아버지를 계속 상기시킨다. 아버지의 몸 속에 있던 바이러스는 고스란히 딸의 몸 속으로 침투한다. 그런데 여자 후지이의 상황은 묘하게 여자 히로코와 겹친다. 히로코의남자친구는 죽은 후에도 히로코에게 영향을 미친다. 살아 있을 때보다 더 강력한 감응력이다.

히로코의 몸 속에는,이승에서 저승으로 보내지 못한, 2년 전에 죽은 후지이가 있다. 내 안에 너 있다. 애도 행위는 슬픔의 절차를 통해서 타자를 이승에서 저승으로 보내는 태도인데, 여자 후지이와히로코는 애도라는 절차 과정 없이 바로 우울증에 빠져서 죽은 타자()은 그녀() 곁에서 떠나지 못하고 맴돈다. 그래서 죽은 자는 산 자의 몸 속에서 산다. influenza/감기와 influence/감응력의 공통점은 강력한 전염에 있다. 너무 상투적인 표현이어서 쓰지 않으려고 했으나 이 문장에서는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아서 인용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과 감기에 걸린 사람의 얼굴은 숨길 수가 없다. 그들은 심한 몸살을 앓는다!히로코와후지이는 같은 병을 앓고 있다. 그들은 매우 강력한 하나이다. 히로코는 우울증을 앓고 있고, 후지이는 독감을 앓고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날마다 훌쩍인다는 점이다.

영화는 히로코가 죽은 남자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애도로 돌아서서 그를 용서하는 것으로 끝난다. 동시에 오타루첩첩산중 얼음 골짜기 마을에 사는 여자 후지이도 독감을 떨쳐버리고 건강을 찾는다. 감독은 이 장면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면서 주술의 동일화를 강조한다. 드디어 그들은 사랑하는 남자를, 사랑하는 아버지를보낸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뽑으라고 하면 백이면 백, 메아리 장면과 독서 카드 장면을 뽑을 것이다. 히로코는 사랑하는 사람을 삼킨 설산 앞에서 이렇게 외친다. “ 잘 있나요 ?“ 이번에는 메아리가 된 죽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 잘 있나요 ?“ 여자는 답한다. “ 전 잘 있어요 !“ 남자도 답한다. “ 저도 잘...있습니다 !“ 워낙 유명한 장면이어서 잊혀지기 힘든 장면이다. 이 영화에서 메아리는 매우 중요한 상징으로 작용한다. 과학 시간에 졸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라면 메아리의 원리를 알고 있을 것이다.

소리가 산이나 벽에 부딪혀서 되돌아오는 것이 바로 메아리. 히로코가 설산을 향해 잘 있나요 ? 라고 부를 때, 그녀의 소리는 설산의 벽에 부딪혀서 부메랑처럼 되돌아온 것이다. 설산의 벽이 사랑하는 사람을 삼킨 주체라는 점( 남자는 등반 중 사고로 죽는다. ) 을 감안한다면 이 메아리는 사랑하는 남자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히로코는 남자가 자신의 곁을 떠난 지 2년 만에 처음으로 그의 안부를 묻는다. 그것은 < 당신이 나만 남겨두고 내 곁을 떠날 수 있어 ? 어떻게 그럴 수 있어 ?> 라고 화를 내는 것과는 다르다. 그녀는 지금 애도를 한다. 이처럼 사랑과 용서의 시작은 바로 발화이다. 사랑이란 주고 받는 것이다.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있을 때에만 가능한 편지의 소통 기능처럼 말이다. 사랑받기 위해서는 사랑한다고 외쳐야 한다. 그래야지 설산도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 때문에.....

 

 

현대 정치사 가운데 가장 비극적인 사건으로 기억될 < 노무현의 죽음 > 도 이제 4년이 지났다. 하지만 쉽게 잊기에는 지나치게 폭력적이었다. 애도의 기간은 없었다. 7월의 우기처럼 우울'이 집요하게 길게 이어졌다. 후지이'가 죽은 아버지를 잊지 못해서 감기를 흉내 내고 히로코가 죽은 애인을 잊지 못해서 우울증에 빠지듯이, 대한민국 20대 청춘 또한 감기를 흉내 내거나 우울증에 빠져 있었다. 집단적 감염이다.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슬픔을 나누지 못하고 혼자서 간직하면 우울이 된다. < 안녕 대자보 > 에서 그들이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며 안녕하냐고 묻는 것은 일종의 애도'다.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을 놓아주고 내 이웃에게 눈길을 돌리자고 제안한다. 혼자서 간직하던 슬픔을 이제는 나누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나도 당신에게 묻겠다. 오갱끼데스까(おげんきですか)? " 이제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당신이 할 차례다.  "와따시와 갱끼데스(はたしわ げんきで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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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1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1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누피 2013-12-21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서재의 달인에 선정되셨 군요. 당연한 일이라 사료됩니다.
축하드립니다. ^_^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1 16:24   좋아요 0 | URL
긁적긁적... 남는 게 시간이다보니... ㅋㅋㅋㅋㅋㅋ.

행인 2013-12-21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박수치고 싶은 글이에요. 러브레터 다시 보고 싶네요.
짝.짝.짝.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1 17:21   좋아요 0 | URL
행인, 이게 얼마 만이오 ! 연락 주시구랴.. 술이나 한 잔 합시다..

행인 2013-12-21 17:2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
오쉬프님이 따라 나온다고 할까바 안됩니다.
근데 행인은 저 말고는 없나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1 17:28   좋아요 0 | URL
제목 아래 보면 네 닉네임 옆에 우편엽서 이모티콘 있으니 그거 누르면 메일이 됩니다.
연락 주시오. 행인이 뭐 더 있겠소..

행인 2013-12-21 23:4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오늘 글 좋았어요.

제가 기분이 그랬던 듯.

곰발님은 심리 분석 쪽으로 참 감동적인 글을 쓸 때가 있어요.

전 요즘 사람들 잘 안 만나요.

자폐끼가 돌고 있네요.

가끔 보다가 많이 웃고 그러는 글도 있습니다.

ㅋㅋㅋ

뭔 글 이었더라?

되게 많이 웃은 거 있는데 ㅎㅎ

안녕히 주무십시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2 04:10   좋아요 0 | URL
자폐 모드라.... 고독이 몸부림을 칩니다그려...
얼릉 깨우치고 명랑 모드로 오시기 바랍니다.
알라딘 시스템이 하도 후져서 자기가 작성한 덧글 확인도 못함..
더군다나 검생창은 완전 개판이어서
차라리 네이버에서 찍고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알라딘 페이퍼 보고 들어옵니다.
제가 이런 낙도에 삽니다..

수다맨 2013-12-21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도 경탄이 나오는 페이퍼입니다.
알라딘이 곰곰발님께 매달 책값으로 (적어도) 이십만 원씩 줬으면 좋겠군요. 제가 알라딘(사실 이곳도 문제가 상당히 많다고 생각하지만)을 매번 찾는 이유를 마련해주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2 04:11   좋아요 0 | URL
아마 저 때문에 여길 찾아오는 사람이 국정원 직원 수보다 많을 겁니다. 국정원 새끼들으 돈 받고 댓글 달지만 적어도 익명으로 저를 찾아온 사람들은 돈 안 받았다고 댓글도 안 달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수다맨 님에게 살짝 빈정 상할려고 합니다. 이십 만원이 뭡니까.
적어도 알라딘에서 저에게 매달 이천 만원씩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다맨 2013-12-22 06:12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알라딘에서 책값으로 이십만 원, 술값으로 이천만 원씩 곰곰발님께 주면 될 듯합니다.
알라딘 이놈들 파워 블로거에게 그 정도 지출은 해줘야죠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2 06:26   좋아요 0 | URL
봤냐 ? 알라딘 !!! 책값으로 이십만 원 주고, 술값으로 이천만 원 내놔라 !!!!
TTB 수익이 한달에 700원이 뭐냥.. 내가 그지냥 !!

다소 2013-12-22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ttb 수익 30원 받아본적도 있어요. 캬하하하항


요는 그게 아니고, 이 글 좋습니다.
내인생의 영화에 '러브레터'도 들어가는데, 그게 이렇게도 연결되네요. 안부를 묻고, 용서를 하고, 다시 털고 일어나야 하는 때... 어제 본 '변호인'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2 11:35   좋아요 0 | URL
전율이네요. 알라딘이 알라디너를 모욕하는 겁니다.
30원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당신들 다소 님을 십원짜리로 생각하는 거 아니냐 !!!!
클릭 당 만 원으로 올려달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