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맥큐언의 < 속죄 > 라는 소설 속에는 cunt'라는 단어가 전체 서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 사과 편지를 쓰다가 갑자기 사랑 고백 편지‘로 빠진다. 그런데 그만 성적으로 흥분한 나머지 삐딱선을 탄다. 남자는 이 편지를 버리고 다시 정중하게 사과 편지‘를 쓴다. 그런데 사과 편지’를 편지봉투에 넣는다는 것이 그만 낙서처럼 쓴 음란한 편지‘를 넣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CUNT''라는 걸러지지 않은 단어가 쓰인 편지’가 그녀에게 도착한 것이다. 이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두 남녀’에게는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소설 속 주인공이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보낸 것은 letter가 아니라 litter'였던 셈이다. ( litter : 어수선하게 흩어진 물건, 잡동사니, 찌꺼기, 쓰레기, 난잡, 혼잡 )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4950 건축학개론, 아주 오래된 편지 中

 

 


 

 

 

 

九 + 口 = 18 .....

 

 

 

 

입은 조심히 다루어야 할 기관'이다. 일구이언一口二言'하면 유구무언有口無言'이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그동안 나는 有口無言' 이 有九無言'인 줄 알았다. 그래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어, 라는 식의 뜻인 줄 알았다. 하지만 "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다 " 와 " 입이 있어도 할 말은 없다 " 나 뜻은 크게 다르지 않으니 받아쓰기를 하지 않고 발화된 내 무식'을 알아채는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휴, 다행이다 ! 하여튼 一()로 二()하면 안 되고, 口가 九가 되어서도 안 된다. 二言도 안 되고, 無言도 안 된다. 한 입 가지고 두 말 하면 염치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정치인은 一口一言'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집단이다. < 신갈나무투쟁기 > 라는 책을 쓴 차윤정'은  4대강 사업이 재앙이라는 식으로 말하다가 관리가 되자 입을 싹 바꾼 전형적인 후흑厚黑 관료'였다. 그리고 철도 민영화를 격조 높게 비판했던 최연혜가 코레일 사장이 되자 얼굴을 바꾼 경우도 전형적인 후흑형 인간이라 할 수 있다.

 

 

두꺼울 후에 검을 흑, 얼굴은 뻔뻔하고 마음은 검다는 뜻이다. 윤창중은 이 후흑의 킬리만자로요, 안나푸르나'라 할 만하다. 박근혜 후보에 대한 옹호가 정치에 뜻을 둔 포석이냐는 사회자의 말에 두 주먹 불끈 쥐며 내 영혼을 모독하지 말라고 했던 그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후 대변인 자리를 마련하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영혼을 모독하며 관료가 되어 워싱턴까지 날아갔던 인물이다. 윤창중 선생님은 " 위싱턴 발 대통령 외교 방문 전세기 " 안에서 구름 위로 우뚝 솟은 킬리만자로 봉우리를 보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닫는 자신의 출세 가도를 생각하며 기분 좋은 멀미에 방긋 웃었을 것이다. 조용필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하이에나가 될 바에는 차라리 눈 덮인 정상에서 굶어죽는 표범이 되고 싶다고 했지만 윤창중 선생님은 눈 속에서 굶어죽을 바에는 차라리 짐승의 썩은 고기를 씹으며 악착같이 살아남아서 

 

눈 덮인 킬리만자로 정상을 정복하리라는 야심에 두 주먹 불끈 쥐었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정상'까지 오른 그가 비정상적으로 밑바닥까지 추락해서 중국 신화 통신이 선정한 < 2013 세계 8대 굴욕 사건 > 에 당당하게 뽑히게 될 줄은. 연필을 잡던 손으로 타인의 엉덩이를 허락도 없이 잡으면 안 된다. 글쟁이가 필화나 설화에 연루될 수는 있으나 인턴 직원 언덩이를 만지다가 수화'(手禍)에 연루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윤창중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 자의 반 타의 반 히키코모리가 되어서 배달된 양념 치킨 닭다리를 grab하며 와신상담 중에 있을까 ?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나 도덕성은 바닥을 친 지 이미 오래이지만 적어도 이명박 정부는 박근혜 정부보다는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이명박 정권은 상득이 하고는 놀았지만 바보 칠득이(칠뜨기) 하고는 상종을 하지 않았다.

 

반면 박근혜 정권은 칠뜨기와 잘 논다. 칠뜨기와 사이 좋게 지낸다는 측면에서 박근혜 정권이 보다 인간적이기는 하지만 모양새가 좋지는 않다. 무식하면 용감한 법이어서 헌법은 무시한 채 법 집행을 감행하는 것을 보면 믿는 구석이 있는 모양이다. 시청률 믿고 까부는 임성한 작가 같다. 씨팔 씨팔, 욕을 하면서 보는 것이 막장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수많은 시청자들로부터 방송 연장 반대 서명 운동까지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모습으로 일관했던 태도는 신념이라기보다는 어깃장'에 가깝다. 노이즈 마케팅 또한 마케팅의 한 전략이니 웃고 넘기자. 하지만 정부가 앞장서서 노이즈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면 볼썽사납게 된다. 시즌 1이 끝났다. 앞으로 네 개의 시즌이 더 남았지만 이 시리즈'를 기다리며 " 본방 사수 " 하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는 의문이다. 물론 열혈 지지자들은 " 닭본사 ( 닭 치고 본방 사수 ) " 하겠지만 시즌 5'를 끝까지 사수할 수 있을까 ?

 

김영삼이 혈기왕성했을 때 이런 소리를 했다고 한다. "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 " 의미심장한 말이다. 꼭 삼장법사가 한 소리 같다. 김영삼도 가끔은 정신이 맑은 때가 있었나 보다. 평균 근속 연수 경력 4년으로 1억 4천만 원'을 받는 국회 의원이 평균 근속 연수 경력이 19년이 되어야 6천만 원'을 받는 철도 노동자에게 귀족 대접을 하는 것을 보면 살기 좋은 나라이기도 하다. 노동자를 귀족 대접하는 나라가 어디 그리 흔한가 말이다. 1억 4천만 원짜리 드럼통이 6천만 원짜리 철밥통 보고 나무라는 것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꼴이니 드럼통은 뻔뻔해도 아주 뻔뻔한 족속이다. 우리는 그들이 항상 입만 열면 " 서민의 팍팍한 삶을 걱정하... " 면서 " 노동자의 권리와 주장은 불순한 정치 세력의 입김.... " 이라고 말하는 간극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서민이 곧 노동자다. 이들은 서로 다른 계급이 아니다.

 

그러므로 서민을 위하는 척하다가 노동자에게는 성난 얼굴로 사자후를 토해내는 것은 결국 一口二言인 셈이다. 똥과 된장을 구별하기 위해서 꼭 먹어봐야 할 필요는 없지만 letter인지 아니면 litter'인지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3-12-30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 그들에게 '사자후'를 토해낸다는 표현이 아깝습니다...

그런데 알라딘 서재는 이웃 새글 알림 기능이 없네요..? @_@

곰곰생각하는발 2013-12-30 15:46   좋아요 0 | URL
여기서 사자후'란 죽을 사'자를 써서 죽은 자가 토해내는 소리입니다. ㅎㅎ
알라딘이 워낙 돈이 없다 보니 여러 가지 불편한 게 한두 개가 아닙니다.

엄동 2013-12-30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좋네요 :)


그립 윤창중 선생"이란 곰발님 표현에 빵 터졌었는데
요것과 어깰 나란히 할 패러디를 봤어요 저
Mal-e Antonghanette" 라고

불통"의 2013년을 지대 표현한듯

곰곰생각하는발 2013-12-30 19:36   좋아요 0 | URL
말이 안통하네트'로군요... 난 뭔가 하고 영어 사전 찾아보았습니다..ㅋㅋㅋㅋㅋ
말이 안통하네트'는 정말 절묘했죠.
작명의 천재같아요...ㅎㅎㅎㅎㅎㅎㅎㅎ

수다맨 2013-12-31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난리를 쳐도 박근혜 지지율은 여전히 48%나 되더군요. 거 참, 왠지 박근혜가 내일부터 유신할 거라며 미친 척 설쳐도 저 지지율은 그대로 나올 듯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31 11:19   좋아요 0 | URL
뭐... 여전히 아마 48%는 마지노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보다 더한 짓을 해도 떨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하여튼...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여..

마립간 2013-12-31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생각하는발님, 새해에 좋은 일만 있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곰곰발님이 올해 저와 가장 활발한 교류가 있었던 분이네요.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31 11:18   좋아요 0 | URL
아이고. 이거 제가 먼저 찾아가 인사드리려고 했는데 마립간 님이 먼저 인사를 건내시니....
감사합니다. 마립간 님 !!!! 올해 마립간 님을 알게 되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3-12-31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한민국은 콘크리트 공화국인듯
 

 

 

 

 

 

김광석, 그리고 박정희.  

 

 

 

 

김광석'은 가수라는 타이틀보다는 " 가객 " 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린다. 가수(歌手)라는 단어가 노래를 멋들어지게 하는 재주 ( 手 : 솜씨 수 ) 에 방점을 찍었다면, 가객 ( 歌客 ) 은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 ( 客 : 나그네 객 ) 에 방점을 둔 단어'다. 전자는 테크놀로지적 측면을 고려한 것이고 후자는 휴머니티에 대한 접근'이다. 김광석은 기교가 뛰어난 가수라기보다는 진정성'을 노래하는 가수에 가깝다. 그가 부른 노래가 다른 가수들에 비해 유독 노랫말'이 선명하게 들리는 이유는 발성법이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전염성 강한 목소리의 멜랑콜리한 호소력이 서사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는 주로 " 잊어야 한다는 마음 " 에 대한 애상'을 즐겨 다루었는데 노랫말은 대부분 " 잊혀지지 않기 위해 먼저 잊는다. "는 내용이다. 그런 그가 느닷없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세상을 떠났다. 서른이 갓 넘은 즈음이었다.  추운 겨울이었다. 그의 부고를 들은 것은 거리를 지나가다가 레코드 가게에서 틀어놓은 스피커를 통해서였다. 

 

그날 라디오에서는 하루 종일 김광석이 부른 노래가 흘러나왔다. 쓸쓸했다. 세월이 흘러서 자신의 이름이 " 스스로의 인생 " 을 줄여서 " ○스인 " 이 되었다고 말하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다. 내 첫사랑이었다. 그녀가 내게 선물한 앨범이 바로 리메이크 곡 모음집인 < 김광석 다시 부르기 1, 2 > 였다. 여름, 우기 짙던 날에 배달된 소포에는 이 앨범과 함께 손 편지'가 들어 있었다. 배달된 소포 겉표지는 빗방울에 젖어서 파란색으로 쓰여진 글자가 번졌는데 우편배달부는 용케도 주소를 알아본 모양이었다. (그녀는 편지를 쓸 때 만년필을 애용했는데 언제나 파란색 잉크'를 사용했었다) 그날 나는 온종일 김광석 노래를 들었다. 그리고 몇 달 후,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게릴라성 집중 호우도 없고, 우기도 없는, 비도 오지 않는 오랜 건기가 시작되는 청명한 가을이었지만 그 편지는 우기 때 보내온 소포처럼 빗방울 때문에 파란색으로 쓰여진 글자가 얼룩이 져서 번져 있었다.

 

그 편지를 끝으로 더 이상 편지는 오지 않았다. 그때 깨달았다. 편지지에 번진 글씨는 빗방울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편지를 쓰면서 흘린 눈물 때문에 번진 글자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김광석 노래를 떠올리면 자주 지루했던 장마와 함께 파란색 잉크로 쓰여진 편지가 생각난다. 아버지를 남겨두고 엄마를 따라 먼곳으로 떠난 여자. < 히든 싱어 : 김광석 편 > 은 그 옛날, 사라진 가객 김광석을 다시 호출한다. 몸은 없다. 소리만 생생하게 살아남아서 모창 대회 참가자들과 한판 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묘한 감동이 몰려왔다. 죽은 자가 살아 돌아왔으니 헛것'이지만 사람들은 이 헛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목소리를 듣고 웃고 울었다. 문득 김광석이라는 가객은 歌客이 아니라 佳客( 佳 : 아름다울 가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귀신이 내는 소리이니 분명 哭 ( 哭 : 소리 내어 울 곡 ) 이지만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하기는커녕 행복해 한다. 그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하지만 귀신이라고 해서 모두 아름다울 수는 없다. 김광석은 가객이 되어 돌아왔지만 박정희는 망령이 되어 2013년을 떠돌아다닌다. 김광석은 즐거움을 주지만 박정희는 끔찍한 악몽을 선사한다. 4년을 근무하면 1억 4000만 원짜리 연봉을 받는 집단이 19년 근속을 해야 받을 수 있는 철도 노동자의 6000만 원짜리 연봉을 두고 귀족 노조'라고 할 때마다 분노가 치밀지만 잘 짜여진 정치적 프레임 앞에서 힘없는 철도 노동자는 대책이 없다.  메르켈'이 아닌 대처 노선을 따르기로 한 박근혜는 가난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자와 싸운다. 그에 동조하여 대한민국 모든 언론은 철도 노조 하나를 두고 매섭게 다구리를 놓는다. 동정도 없고 자비도 없다. 이런 식으로 난타를 당해도 되는 것일까 ? 오늘 칼바람 부는 집회 현장에서 벌벌 떨었다. 꼭 추위 때문은 아니었다. 유령의 귀환, 아주 흉한 몰골로 나타난 박정희라는 이름의 헛것....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새벽 2013-12-29 0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참 기가 막힌 대조입니다.

그나저나 히든 싱어.. 매번 재방송만 보게 되는데 본방은 토요일 밤에 하나보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9 09:53   좋아요 0 | URL
저도 거의 재방송만 봅니다. 오늘은 정신일 말똥하여 본방으로 갔습니다.
보닥 문득그 생각이 김광석도 죽은 자요, 박정희도 죽은 자인데
왜 이리도 박정희가 다시 살아돌아온다는 건 왜 그리 끔찍한가, 라는...

까레이 2013-12-29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ㅋㅋㅋㅋ 히든 싱어 김광석 편 보셨군요
영감(?)이 떠올랐어요..!! 이거 참고해서 글 하나 써도 될까요? (표절 의혹 미리 방지 ^^:;)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9 09:53   좋아요 0 | URL
제가 무슨... 권리 주장입니까. 2000만 원만 주세여.. 영감 제공한 값입니다.

까레이 2013-12-29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낄ㅋㅋ 순간 2000원으로 착각했습니다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9 10:17   좋아요 0 | URL
특별히 카레이 님에 한해 무료로 제공합니다.

까레이 2013-12-29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영광입니다. 며칠 안 남았군요 흐흐흐

곰곰생각하는발 2013-12-30 12:16   좋아요 0 | URL
내년까지 연장하겠습니다.

2013-12-29 1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30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구일턴 2013-12-30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평균 근속 연수가 무슨 뜻인지?

곰곰생각하는발 2013-12-30 15:48   좋아요 0 | URL
아시면서 일부러 물어보시는 것 같습니다. 법률 용어도 아니고....
근속의 사전적 의미는 " 한 일자리에서 계속 근무함 " 을 뜻하고
연수는 " 해의 수, 햇수 " 를 의미합니다.

조선일보 기사 보니 삼성 전자 평균연봉과 코레일 연봉이 비슷하다고 나오던데..
요거 아주 함정이죠. 삼성 전자 평균 근속은 10년이 안됩니다. 결국 30대 중반 노동자가 받는 6000만원이고
코레일은 4,50대 중반이 받는 돈이 6000만 원이죠. 요걸 같은 레벨로 붙이면 날조죠...

엄동 2013-12-30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히든싱어"란 프로그램은 못봤는데.

곰발님 서재에서
김광석으로 시작하는 글의 제목을 보니
몬가 울컥하네요 (왜 이제서야 오셨나여)

이거슨 진짜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그의 목소리를

한가한 오늘.
종일 들어야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30 12:12   좋아요 0 | URL
김광석이 성공적으로 데뷔했으니 이제는
유제하나 어쩌면 4,5,60년대 선배 가수들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게 가능하다면 히든 싱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하여튼 저도 이 방송 때문에 김광석 노래 다시 듣게 되는군요....
 

 

 

 

 

철도 노조와 마가렛 대처 

 

 

마가렛 대처가 올봄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자 한국 언론은 그녀가 이룩한 업적을 나열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박근혜가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를 가졌다면, 대처는 101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처럼 묘사했다. 영국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거나 포퓰리즘에 굴하지 않고 민영화를 밀어붙인 불굴의 투지 운운했다. 이 정도면 단테가 베아트리체에게 바치는 헌사요, 요사가 이불 속에서 새엄마를 찬양하는 꼴이었다. 마치 박근혜의 롤모델은 마가렛 대처'가 되어야 한다는 속내가 깔린 의중'이었다. 그런데 정작 영국 언론은 대처'에게 애도를 보냈지만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진보지인 가디언'은 " 마거릿 대처의 유산은 인간 정신을 파괴한 사회 분열, 이기심, 탐욕 "이라는 독설을 내뱉었고 < 인디펜던트>도 8일자 칼럼에서 " 대처리즘은 지금도 우리를 파괴시키는 국가적 재난 " 이라고 평가했다.

 

마가렛 대처 시대를 다룬 영화만 보더라도 대처'는 최악에 가까우 지도자'였다. 우리가 엄혹한 시대를 다룰 때 늘 박정희와 전두환 시대를 배경으로 영화가 진행되듯이, 영국 영화 또한 희망 없는 굴욕의 시대'를 다룰 때는 어김없이 마가렛 대처 시대'가 배경으로 깔렸다. 그 선두에는 항상 캔 로치 감독이 있었다. 마가렛 대처의 영원한 앙숙이며 안티'였다. 다른 감독들은 상류층의 위선을 고발하기 위해서 상류 사회'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기도 했지만 캔 로치'는 상류층의 위선을 다루기 위해서 상류 사회를 소재로 다루는 것 자체가 꼼수'라고 보았던 듯하다. 그는 상류 사회의 모순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상류 사회를 다룬 영화들이 자칫 잘못하면 비판이 아닌 욕망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이썼다. 그는 오로지 하층민을 다루면서 줄기차게 사회적 모순을 제기한 감독이었다. 그에게 타협이란 없다.

 

1993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 레이닝 스톤 Raining Stones / 1993 > 은 딸의 성찬식 드레스를 마련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어느 가난한 실직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 제목 < 레이닝 스톤 > 은 " 노동자에게는 일주일 내내 돌이 비처럼 쏟아진다 " 는 의미'로 일주일 내내 돌멩이가 비처럼 쏟아지는 시대를 견디어야 하는 하층 노동자 계급에 대한 영화였다. 이 영화는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었던 미학적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나는 움직이는 대상에 접근하는 카메라의 동선, 빛을 받아들이는 필름의 감각 따위를 중요한 미학적 기준으로 삼았으나 정작 중요한 것은 진심을 담은 목소리'라는 사실을 일깨워준 영화였다. 신부님을 통해 발설된 " 날것 그대로 전달한 메시지 " 는 지나치게 선동적이고 거칠었지만 그보다 아름다운 문장은 본 적이 없었다.

 

마가렛 대처가 사망했을 때 캔 로치는 “그의 장례식을 민영화하자. 경쟁 입찰에 붙여 가장 싼 업체에게 맡기자. 대처 본인이 원한 것도 바로 그런 방법일 것이다 ” 라고 말했다. 그답다는 생각이 든다. 대처에 대한 영국인의 증오를 잘 나타내는 조사 결과가 있다. 대처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치르려고 하자 이에 반대하는 사람이 무려 75%에 이르렀다. 이런 사실은 감춘 채 한국 언론은 대처를 불굴의 위대한 지도자'로만 애도했다. 언론의 대처 찬양에는 이유가 있을 터, 찾아 보니 박근혜는 2007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 대처 총리가 영국병을 치유해 새로운 도약을 이룩한 것처럼 대한민국의 중병을 고쳐 놓겠다 ” 라고 말했다. 이 인터뷰 내용을 보면 정권의 내시로 전락한 언론이 대처'에게 호들갑을 떤 이유'를 알 수 있다.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대처가 아닌 메르켈'이 되기를 희망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은 대처를 염두에 둔 것이다. 

 

캔 로치의 2001년도 영화 < 내비게이터 > 는 " 영국 철도 민영화 이후 " 를 다룬다. 대처가 후계자로 지목한 존 메이저 총리'는 철도 민영화'를 1995년에 시작해서 1997년에 마무리했지만 그는 대처의 민영화 정책을 계승했을 뿐이다. 결과는 재앙이었다. 1997년 급행열차와 화물열차가 충돌해 7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1999년에는 래드브로크 그로브에서 열차 충돌이 일어나 3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사고 원인은 민간 철도 기업인 " 레일 트랙 " 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자동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비 미비'가 모든 사고의 주범은 아니다. 16만 철도 노동자는 1997년에 9만 2000명으로 줄었다. 비용을 줄이겠다는 당초의 계획과는 달리 정부는 민간 철도 기업인 레일트랙에게 13억 파운드의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결국 파산하게 된다. 정부는 다시 레일트랙을 사들여 재공영화한다.

 

철도를 기업에게 판 6년'은 참혹했다. 영국 정부는 기업에 판 철도를 다시 국영화하는 과정에서 부채를 떠안아야 했는데 그 부채 비용이 45억 파운드'였다. 45억 원'이 아니다. 환산하면 8조 2천억 원'이다. 레일트랙'이 파산 신청을 했다고 해서 주주들이 파산했을 리는 없다. 영국 정부는 재공영화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2천억 원'을 배상해야 했다. 이처럼 영국 국민들은 소수 부자 주주를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부어야 했다. 그것이 진실이다. 이처럼 대처리즘'은 99%를 더욱 가난하게 만들었고, 1%를 더욱 배부르게 만들었을 뿐이다. " 마가렛 대처 정부 " 는 " 막가네 배째 ! 정부 " 였다. 영화 < 내비게이터 > 는 철도 민영화'가 얼마나 어리석은 선택이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내 언론은 철도 노조 파업을 비난에 가까운 공격을 하면서 귀족노조들이 철밥통을 지키려고 한다고 주장하지만 철도 노조는 귀족 노조'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양원제의 경우 상하원 보수가 다른 국가의 경우 하원 연봉을 적용

*일본과 스위스는 연봉평균 활용, 스위스의 국회의원 연봉은 2011년 자료임.

출처: 류현영 “국회의원 보수 국제비교”(http://www.politics.kr/?p=575)

 

 

 

 

연봉 2500으로 시작해서 평균 근속 19년을 보내야 하고 야간 근무와 휴일 수당을 다 합쳐야 평균 6000만 원 연봉을 받는 사람을 귀족'이라고 말한다면 국회 입성하자마자 1억 4천 연봉을 받는 국회의원은 어떤 계급인지가 궁금하다. 여기에 각종 수당과 혜택을 감안하면 국회의원들이야말로 황족 집단이고 철밥통이다. 물가를 감안한 ppp값으로 보자면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세계에게 가장 비싼 철밥통을 보유한 집단에 속한다. 그리고 복지 혜택을 망국의 원흉으로 보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대표적인 복지국가군이라 불리는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 핀란드 의원들이 받는 보수보다 2배 가까이 더 받는 이유가 궁금하다. 20년 일해야 수당까지 합쳐 6000만 원을 받는 철밥통과 4년 일하고 1억 4천만 원을 받는 철밥통 가운데 어느 철밥통이 귀족일까 ? 복지는 망국이라고 외치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받는 월급이 복지국가군에 속하는 국회의원이 받는 월급보다 많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 

 

개지랄하지 말자. 하층민 아이들이 먹는 우유까지 빼앗아서 " 우유 도둑 " 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대처'가 이 나라에서는 불굴의 영도자'로 대우를 받는 게 내 눈에는 영 꼴사납다. 민영화라는 이름으로 노동자의 밥그릇을 차고, 노조를 해체시켜서 대량 실업 사태를 만들어낸 대처는 그 실업자들의 자녀들이 먹을 우유마저 빼앗은 인물이었다. 그나저나 영국 노동자들은 영국병'이라 걸려서 그 모진 시대를 겪었다고 치자. 도대체 한국 노동자는 과연 복지병'을 앓아서 거만해진 것일까 ? 그런 혜택을 누리기는커녕 빨갱이'라는 소리만 들었으니 그들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하다. 철도청을 철도공사로 분리해서 민영화 물꼬'를 튼 노무현 정권 세력과 민주당'이 민영화 반대를 하며 쇼를 하는 꼴을 보면 어이가 없다. 그립 윤창중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국민이 정치를 망친다고 말이다. 나는 이 말에 동의한다. 국민은 정치를 망친다.

 

하지만 이 명제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그것은 " 정치가 국민을 망친다 " 이다. 잘못된 정치는 어리석은 국민을 만들고, 그 국민은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어 정치를 망친다. 그러니깐 이 몰락의 시작은 잘못된 정치'다. 철도 노동자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 파업이 불법'이라고 하기 전에 이 불법을 야기한 정치권에 대해 먼저 질문을 던져야 한다. 노동자여, 아무도 믿지 마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런 시대에는 귀는 막고 입은 열어야 한다. 내일은 12월 28일이다 !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rtour 2013-12-28 0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발년들 교정바람...성차별적 발언..아니겠습니까. 씨발연놈들! 어쨌거나, 알라딘에서 쓰기엔 쫌 그렇네용.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8 01:32   좋아요 0 | URL
아, 죄송합니다. 왜 저런 말을 썼지 ? 아, 급 취했어요. 얼릉 지워야겠다/.

2013-12-28 0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루사 2013-12-28 0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12월 28일 그곳으로 갑니다. 바뀌지 않을 걸 알지만 ...이것 외에는 당장 할게 없기 때문에 갑니다.
그들의 폭력앞에 우리는 왜 항상 비폭력이여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언제나 명쾌한 답을 주시는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8 21:59   좋아요 0 | URL
날이 추웠습니다. 집회 참가자도 많았지만 절반은 경찰 병력이더군요.
다른 건 그려려니 하는데 정치가들이 귀족노조'라고 할 때마다 열받더군요.
참내... 도대체 귀족의 기준이 무었인지....

유구일턴 2013-12-28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대에 지식인들이 균형잡는거 참 힘들고 노력이 필요한거 같네요 누가진짜거짓말 쟁이일까요?양쪽다 거짓말 장이인건 아닐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8 22:01   좋아요 0 | URL
글세요... 노조가 거짓말쟁이일 수도 있다는 말인 진실이 아니죠.
그들은 실제로 민영화 단계라고 믿고 있으니 그 믿음을 가짜라고 말할 수는 없죠.
하지만 정부는 거짓말쟁이일 수 있죠.

르미에르 2013-12-28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부와 국회좀 민영화 했으면 소원이 없겠네요.
수입좀 했으면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8 22:01   좋아요 0 | URL
매각하면 다행ㅇ죠. 아마 나라면 그냥 소각할 겁니다.

rendevous 2013-12-28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회의원 연봉 관련 무슨 법안 있었는데 그때 도종환 의원이 반대에, 신경림 의원이 찬성에 표를 던진 걸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신경림이 농무의 신경림이 아니라 '미국'에서 유학하신 새누리당 의원이란 건 나중에 알게 됐는데 그게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자본 가속도 법칙'에 의해 가진 자일수록 제 몫을 뺏기기 죽어도 싫어하는 것뿐인데요,뭐. '여기 사람이 있습니다'란 용산의 외침을 자신에게 공명시켜 부끄럽지 않을 인간이 국회에 몇이나 될까요? 뭐, 김수영의 말마따나 파렴치한들은 끝까지 부끄러움을 모르고 뒈지겠지만... 뒈지기 전에 뜨거운 맛 좀 보여주고 싶습니다.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라고 하면 끌려가서 고문 당할까요? 빨갱이, 종북 뭐 이런 딱지 붙이면 별로 어려워보이지 않는... 현실. '지금 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채널 A에 나오신 어느 노인 왈) 박 통령 님 힘내십시오! 대처리즘을 뛰어넘는 그네리즘으로 !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8 22:05   좋아요 0 | URL
용산.... 참, 잊기 힘든 트라우마죠. 믿기 힘든 현실이었습니다.
김수영이 말하지 않았습니까. 김일성 만세를 쓸 수 있어요. 자유라고 말이죠.
그깟 노동자여, 단결하라 ! 라고 말하는 게 두렵다면 그 새끼는 고추를 따야 합니다.
그것가지고 쫄 필요는 업어요...

만화애니비평 2013-12-28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박통 하는 데로 하여 다 뒤졌으면 어떨까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가스통 할배 병원비 없어 죽다. 일베 애들 결국 편의점도 전전 88만원 시대 잉여로 끝까지 좌빨과 투쟁하다 어느날 불만 토로하여 좌빨되다...잘 보이는 시나리오라서 겁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8 22:06   좋아요 0 | URL
노동자가 노동자를 지지않아서 생기는 비극은 정말 끔직하죠.
날마다 끔찍합니다.

새벽 2013-12-28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처 끌어다 붙이는 꼴에 진짜 토 쏠리더군요.
당분간 체했을 땐 종편 뉴스 보면 될 거 같아요. 다 게워내게.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8 22:07   좋아요 0 | URL
대처 찬양 일색일 때 알아보았습니다.
정말 언론 전체가 무지막지하게 철도 파업을 까더라고요...
이 편애가 정말 증오스럽습니다.

수다맨 2013-12-29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가만히 있으면 양심에 찔릴 것 같아서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10시간 넘게 거리에 있었는데 정말로 얼어죽을 뻔했습니다 ㅎㅎ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101&oid=006&aid=0000060035 이거는 "미디어오늘" 작년에 실린 기사입니다. 범박하게 요약하자면 조선일보 평균연봉 8200, 중앙일보 7200, 동아일보 5500입니다. 이게 평균연봉(!)이니 경력 높은 간부라면 이것보다 훨씬 더 받겠지요. 국회의원들뿐만이 아니라 이 개X들도 황족 집단입니다 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9 03:28   좋아요 0 | URL
이거 부끄럽네요. 전 몇 시간 있다 추워서... 일찍 들어왔습니다. 8시쯤이었나. 오지게 춥더군요. 다음에는 옷을 아주 빵빵하게 입고 가야 할 거 같습니다.

samadhi(眞我) 2014-02-2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그놈들이 선거철이 되면 그 난리를 떠는 군요. 이 정도로 보수가 높을 줄은 몰랐어요. 날도둑놈들. 힘이 쭉쭉 빠집니다.
 

 

 

 

 

2013 알라딘 결산.

  

2013년 곰곰생각하는발님이 작성해주신 글은 총 314개이며, 작성해주신 글자수는 1,250,241자 입니다. 이는 <엄마를 부탁해> 같은 단행본으로 만든다면 10.85권을 출간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님은 전체 알라디너 중 63번째로 글을 많이 작성해주신 알라디너십니다.

지난해 12월 부터 올해 11월까지의 통계이며 12월 12일 기준 수치입니다.

 

 

네이버'를 떠나 알라딘'으로 이사를 온 지가 2013년 3월 말이다. 야밤도주하듯이 이삿짐만 몰래 옮겼다. 2013년 동안 작성한 글이 314개인데 이 가운데 200개 정도'는 네이버에 있던 글감을 옮긴 것에 불과했다. 알라딘에 글을 작성해서 올린 시기는 5월 중순부터였다. 그러니깐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7개월 동안 (올해 5월부터 11월 30일까지) 100여 개의 글을 작성했다. 분량은 의도적으로 한두 페이지' 정도로 제한했다. 아무리 좋은 글이라고 해도 스크롤 압박이 가해지면 짜증을 내는 법'이다.

 

방문자 수
1년간 총 방문자는 53,906명이며, 방문자가 가장 많았던 날은 10월 4일(금)691명이 방문하셨습니다.

방문자 수를 계산해 보니 하루 평균 대략 150명'이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했을 때에는 하루 방문객 40만 명이 다녀갔던 과거를 생각하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래도 요즘은 하루 평균 방문객이 400명~500명 사이'를 기록한다.

즐겨찾기가 많이 된 서재


- 로쟈 님의 [로쟈의 저공비행]
- 곰곰생각하는발 님의 [곰곰생각하는발의 서재]
- 다락방 님의 [마지막 키스]
- 하이드 님의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 VANITAS 님의 [Vanitas vanitatum, omnia vanitas]
- 마태우스 님의 [처음처럼이 있는 서재]
- poptrash 님의 [신체강탈자의 오후]
- oren 님의 [Value Investing]
- 글샘 님의 [글샘의 샘터]
- 단잠 님의 [가벼운 書齋 [斷岑]]

방문객 수가 하루 평균 150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즐겨찾기가 많이 된 서재 2위'라는 기록은 자랑할 만하다. 시바, 눈물이 앞을 가린다. 로쟈 님이야 워낙 알라딘에서는 전설 같은 분이니 " 넘사벽 " 에 가까워서 태산 아래 봉우리'를 차지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다른 분들이야 이미 오랫동안 알라딘 활동을 하셨으니 즐겨찾기'가 포화된 상태이고, 나는 어디서 굴러다니다가 새롭게 둥지를 튼 놈이니 호기심에 기웃거린 것이다.

서재 활동 : 1년간 총 314개의 글을 작성해주셨습니다.
마이리뷰 83
마이페이퍼 231
마이리스트 0
포토리뷰 0
100자평 0
밑줄긋기 0
총 합계 314
내가 작성한 댓글수 211
내 글에 달린 댓글수 1,243
내가 추천한 수 223
내 글에 추천 받은 수 2,733
Thanks to 한 수 8
Thanks to 받은 수 109
TTB2 받은 적립금 7,990

하지만 자긍심'이고 나발이고 간에 1년 동안 ttb 적립금으로 얻은 수익금이 총 7,990원이다. 내가 무슨 아현동 굴다리 거지 새끼'도 아니고 한달 평균 600원이 뭔가 ? 코카콜라 한 병을 먹기 위해서는 3달을 모아야 한다. 장난하냐 ? 알라딘 다 족구 하라고 그래 !

1년간 추천을 많이 받은 글 TOP 5
글제목 횟수
미안하지만 ... 리뷰 씁니다. 새창으로 연결 (05/31)
61
빤스 벗고 덤벼라 ! 새창으로 연결 (05/21) 38
한심한 한국소설. 새창으로 연결 (03/19) 35
오빠의 독설 1. 새창으로 연결 (03/22) 35
영원하라, 가왕이여 ! 새창으로 연결 (04/24) 31
1년간 댓글을 많이 받은 글 TOP 5
글제목 횟수
욕망하는 알파벳. 새창으로 연결 (06/07)
19
천국과 지옥. 새창으로 연결 (07/03) 18
한글과 한국어새창으로 연결 (09/11) 16
맞춤형 추천 도서 목록. 새창으로 연결 (11/26) 15
살해당한 책과 읽은 여자는 반드시 증거를 남긴다. 새창으로 연결 (06/20) 15

< 미안합니다, 리뷰 씁니다 > 는 모 알라디너의 중복 리뷰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추천 수가 60'이 넘었다는 사실을 얼마전에 알았다. 깜짝 놀랐다. 오늘 쓴 글만 챙겨서 보지, 어제 쓴 글은 읽지 않는 습관이 있는데 사람들이 알음알음 와서 읽고 추천을 누르고 간 모양이다. < 빤스 벗고 덤벼라 ! > 는 윤창중 선생님에 대한 개인적 찬양을 담은 글'이다. 그를 존경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개망신을 안겨준 이가 있었던가 ? 제왕적 대통령 앞에서 벌벌 떨 때, 그는 빤스 벗고 덤볐다. 대단한 인물이다. 이 사건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사건이었다. 얼마전 해외'에서 뽑은 올해의 사건 베스트 10 목록에 자랑스럽게 간택되었다. < 한심한 한국 소설 > 은 말 그대로 한심한 한국 소설에 대한 비판이었다. 평론가는 거대 출판사에 영혼을 팔고, 소설가는 독자보다는 평론가에게 잘보이기 위해 온갖 추파를 던진다. 이문열만 욕할 필요 하나 없다.

전부 욕을 먹어야 한다. 편혜영과 천운영의 단편은 평론가 구미에 맞는 소설만 쓴다. 신경숙은 징징거리는 서정을 넘어서 질질 짜는 신파를 부끄럼없이 쏟아내고, 공지영은 대중적 호소력은 있는데 글을 쓰는 재주는 0점에 가깝다. 김연수는 남성이 쓴 칙릿 소설 같다. 그리고 도래파인지 미래파인이지는 황병승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시한 시 같고, 미래파를 지지하는 권혁웅은 솔직히 시를 쓰지 말고 학생들만 가르쳤으면 싶다. 오지랖이 넓으면 밥도 죽도 안 되는 법이다. 문학 교수가 문학 평론'을 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문학 평론을 하는 사람이 시인을 겸하는 것만큼 꼴불견도 없다. < 오빠의 독설 > 은 김미경의 < 언니의 독설 > 에 대한 비판이다. 말끝마다 자신을 " 증평 촌년 ~ " 이라고 소개한 김미경은 스스로를 개천에서 용 난 여자'로 자신을 소개한 후, 당신도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다고 꼬드긴다.

방법은 간단하다. 당신은 개천에서 자란 천한 신분이니 남들보다 2배, 3배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들 9시간 일할 때 18시간 일하고, 남들 18시간 일할 때 36시간 일하라는 말씀. 지당하신 말씀. 자기 계발서가 가지고 있는 한계는 뚜렷하다. " 사회 구조적 모순은 외면해라, 오로지 내 안의 문제만 지적해라 ! " 그녀가 가르치는 것은 간단하다. 노예 근성이다. 노예가 되어서 주인을 섬기며 열심히 일을 하면 언젠가가 주인이 기특하게 생각한다는 것. 그것은 마치 이솝 우화를 떠올리게 만든다. 노예였던 이솝이 만든 이야기는 꾀부리지 말고 열심히 일하라는 메시지다. 주인이 보기엔 이 말은 참으로 어여쁜 말. 주인은 이솝을 노예 신분에서 자유인으로 풀어준다. 끝으로 < 영원하라, 가왕이여 > 는 조용필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용필 쇼케이스가 있던 날, 전화가 걸려왔다.

" 형 ! 나야 " 녹음실에서 일하면서 뮤지션을 꿈꾸었던 후배였다. 하지만 후배는 꿈을 버리고 병원 의료기기를 파는 세일즈맨이 되었다. " 헤헤... 이 절단기를 사용해 보십시요. 뼈가 아주 한겨울 엿처럼 똑 부러집니다요. 살점이 흩어져 옷에 묻지도 않습니다. 헤헤... " 친구가 강원도로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휴게실에 들려 잠시 전화를 한 모양이었다. 술 한 잔 하자는 걸 나는 거절했다. " 나 요즘 술 과하게 마시면 피똥 싼다 ! " 그때 그 친구가 말했다. " 형, 조용필이잖아... " 왜 그가 그때 그 얘기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동시에 알 것도 같았다. 그래, 조용필이잖아.  기초 실력도 없는 댄스 그룹 노래를 녹음하느라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던 그 후배'는 어쩌면 기계음으로 음정과 박자가 틀린 노래를 교정하는 데 질려버렸는지도 모른다. 그가 항상 술만 마시면 하는 소리가 있다.

" 형, 맨발의 디바, 이은미 있잖아. 아, 내가 그 가수 음반 녹음을 했는데.... 딱 ! 한번 부르고 녹음 끝냈다. 그리고는 수고하세요. 하면서 가더라고... " 그 후배는 조용필의 노래를 녹음하는 것이 꿈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환자의 뼈를 기계톱으로 자르는 시범을 보이고 차를 타고 오다가 울컥했는지도 모른다. 하고 싶은 것과 먹고 살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 사이의 괴리감 말이다. 나는, 그날 그 친구와 술을 마시지 않았다. 조용필이고 나발이고, 내게 더 중요한 것은 내 괄약근이므로.......

공감을 많이 받은 리뷰

소설을 써 놓고서 번역을 했다고 우기면 곤란하다... - 나귀 님 : 77
천안함, 진실에 가장 가까운 남자 - 마노아 님 : 64
"미안하지만 ... 리뷰 씁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님 : 61 회
가공하지 않은 날것의 로마사 《몸젠의 로마사》 - 드림모노로그 님 : 60
자, 이제 돌아가자 - 노르웨이의 숲을 지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함께. - 단잠 님 : 39
빤스 벗고 덤벼라 ! - 곰곰생각하는발 님 : 38 회
"Kleine Geschichte der Modernen Malerei - Jeanne_Hebuterne 님 : 34
"꿈? BONOCAESA님 : 32
영원하라, 가왕이여 ! - 곰곰생각하는발 님 : 31 회
문제는 컨텐츠야 - 푸우 님 : 29

공감을 많이 받은 리뷰 10'에는 세 개의 페이퍼'가 걸렸다. 다시 한번 윤창중 선생님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 선생님, 당신이 벗은 빤스가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

1년간 Thanks to 많이 받은 글 TOP 5
글제목 횟수
영원하라, 가왕이여 ! 새창으로 연결 (04/24)
16
여인숙과 비디오방. 새창으로 연결 (11/15) 5
광합성, 너무 많거나 적거나 ! 새창으로 연결 (03/19) 5
가죽의 힘 : 죽으러 갑니다. 새창으로 연결 (06/13) 4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새창으로 연결 (11/04) 3
1년간 내 글에 댓글을 많이 단 알라디너 TOP 5
서재이름 횟수
i + forte 새창으로 연결
- iforte
114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새창으로 연결 (마립간) 60
새창으로 연결 (손님) 58
엄동님의 서재새창으로 연결 (엄동) 55
만화애니메이션 오타쿠의 작은 비평공간새창으로 연결 (만화애니비평) 49

 

댓글이 많이 달린 서재

- 다락방 님 : 1,731
- 곰곰생각하는발 님 : 1,121 개
- 함께살기 님 : 1,057
- 보슬비 님 : 973
- appletreeje 님 : 786
- 순오기 님 : 660
- 후애(厚愛) 님 : 584
- 마태우스 님 : 458
- 마노아 님 : 456
- 하이드 님 : 452

 

탱스 투'가 많이 달렸다는 소리는 그만큼 내게 돌아오는 몫이 생겼다는 말이 된다. 그래도 조용필에 나에게 용돈으로 2000원 정도 준 꼴이다. 존나 고맙다. < 여인숙과 비디오방 > 은 마루야마 겐지의 "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 에 대한 글이다. 여인숙은 둘이 가야 집중이 잘 되고, 비디오방은 혼자 가야 집중이 잘 된다는 내용이다. 비디오방에 둘이 간 적이 있는 사람들은 공감하리라. 영화는 안 보고 상대방 브래지어 줄이나 만지작거리다가 볼 거 안 보고 나와야 한다는 사실 말이다. 인생은 독고다이'다. 인생은 여인숙이라기보다는 비디오방에 가깝다. 혼자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 광합성 너무 많거나 적거나 > 는 김애란 단편에 대한 이야기이고 < 가죽의 힘 > 은 류근 시집 " 상처적 체질 " 에 대한 이야기이다. 얼굴은 잘생겼으나 목소리가 글러 먹은 시인. 끝으로 포르테, 마립간, 손님, 엄동, 만화애니 님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한다. 알라딘 결산 댓글이 많이 달린 서재 2위는 모두 당신들 덕이다.

 

댓글이 많이 달린 리뷰

빵집을 털다. - 다락방 님 : 34
천국과 지옥. - 곰곰생각하는발 님 : 33 개
매우 위험한 책이에요, 조심해요. - 다락방 님 : 30
지식이 지식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 프레이야 님 : 30
12월 31일 새벽 이불 속에서...충격 - 마태우스 님 : 27
붕어 : 실패한 모든 사랑은 목에 걸린 가시'다. - 곰곰생각하는발 님 : 27 개
여인숙과 비디오방. - 곰곰생각하는발 님 : 27 개
어느 바람 적은 날의 한가운데서 - 프레이야 님 : 26
숨은 이름 찾기 - 아이리시스 님 : 22
가죽의 힘 : 죽으러 갑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님 : 22 개
3시 - 곰곰생각하는발 님 : 22 개
눈을 뜨면 - 다락방 님 : 22
색채가 없는 기생충과 마태우스교수가 학술 순례를 떠난 책 - 야클 님 : 22

 

아무래도 내가 말 걸기에 만만하니깐 말을 건 것 같다. 앞으로도 나를 만만하게 생각하셔서 자주 말을 거시길 바란다. 만만하게 본다고 해서 기분 나쁘냐고 ?  천만에 ! < 천국과 지옥 > 은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 작품 가운데 < 거미의 성 > , < 이키루 > 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영화'다. 실내극이란 한정된 공간 안에서 배우의 동선과 카메라의 동선이 어떤 방식으로 씨줄과 날줄을 엮어야 하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 붕어 : 실패한 모든 사랑은 목에 걸린 가시다 > 는 목에 가시가 걸려서 나중에 119에 실려갔던 개인적 경험을 다뤘다. 목에 가시가 걸린 채 방치하면 열이 37도를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다는 체험'은 한동안 내가 생선 요리'를 먹지 않게 된 이유였다. 물론 지금은 없어서 못 먹는다. 그리고 < 3시 > 는 오후 3시에 집을 나와서 새벽 3시에 집에 들어가는, 내 이웃에 대한 이야기'다. 그녀는 집시, 집시, 집시, 집시 여인이 아니라 세 시 여인'이다. 건투를 빈다.

 

 

 

 그 외 몇몇 < 올해의 상 > 을 발표한다.  1. 올해의 책'은 윤창중 선생님의 < 국민이 정치를 망친다 > 로 선정했다. 출간일은 2012년 10월이지만 그냥 두리뭉실 넘어가자. 여기서 윤창중 옹께서 말씀하시는 국민은 종북 세력'이다. 박근혜 정권에게 딴지를 걸거나 빅엿을 먹이는 국민은 모두 정치를 망치는 국민이다. 선생님께서 의도했던 바는 아니지만 선생님이 벗은 빤스는결국 박근혜 정권에게 어마어마한 빅엿을 날렸으니 스스로 정치를 망친 국민'이 되셨다. 그는 몸소 실천함으로써 경고를 날린 것이다. 사실 국민이 정치를 망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정치가 국민을 망칠 뿐이다. 2. < 올해의 인물 > 에도 윤창중 선생님이 간택되셨다. 이래저래 겹경사'다. 윤봉길 의사와는 가까운 36촌'이니 직계 후손이라고 말씀하셨던 선생님은 하얼핀이 아닌 저기 저어기 저, 저, 저 머나먼 워싱턴에 가셔서 분기탱천하셨다. 선생님,  당신이 워싱턴에서 해야 될 일(  유두, you do ! ) 은 누드'가 아닙니다.

3. < 올해의 사자성어 > 는 커피믹스'다. 커피시장에 뛰어난 남양유업의 횡포로 시작된 한 해'는 수배자 대신 남의 사무실을 해머와 방패로 부수고 들어가 커피믹스 두 마리'를 체포하는 혁혁한 공을 세운 사건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윤창중 선생님이 타인의 엉덩이를 그립'해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경찰은 커피믹스를 그립해서 문제가 발생했다. 박근혜 정부는 " 그립 정부 " 다. 4. < 올해의 드라마 > 는 당연히 " 오로라 공주 " 다. 임성한 작가는 시청률만 믿고 까분다. 아무리 욕해도 그녀에게는 콘크리트 지지율이 있지 않은가 ? 하차 요구에도 불구하고 도도한 이유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댓글(29)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벽 2013-12-27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뭐에요 뭐!! 새벽이 그동안 새빨간 활에 얼마나 덧글을 많이 달았는데!! 순위에도 없고.
흑흑. 진작에 알라딘에 깡통아이디라도 하나 만들걸 그랬어 흑흑..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7 09:44   좋아요 0 | URL
이게 비로그인으로 쓴 글은 통계에 넣지 않습니다. 제가 새벽 님 같은 억울함을 다시는 겪게 하지 않기 위해서
시스템 보완하라고 100억 주었으니 다음해부터는 반영될 것이옵니다....

에피큐리언 2013-12-27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베를 자극해보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7 09:58   좋아요 0 | URL
그렇잖아요. 지난 대선 때 일베 새끼'가 내 글을 링크 건 다음 다음과 같이 썼더군요.

" 우리가 이 새끼(곰곰발)를 밟지 않으면 우린 일베가 아니다. 산업화를 이룩하자 ! " 하고 링크를 걸어두었더군요.
하루에 40만 다녀가더군요. 협박 쪽지만 100여 개 날아온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알라딘에 일베가 어디있습니까 ?

만화애니비평 2013-12-27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베가 없는 알라딘은 왠지 쓸쓸해보이는군요..이런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7 12:22   좋아요 0 | URL
일베라고 해서 다 무식한 놈들은 아니죠.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인데 그냥 일베 게시판에서만 놀고 있는 듯....

수다맨 2013-12-27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이놈들 로쟈님과 곰곰발님께 적어도 기천만원은 줘야 합니다. 자식들이 파워 블로그에 대한 대접이 너무 소홀해요. 알라딘 먹여 살리는 공신들한테 향응은 못할망정 돈 만 원도 제대로 안 주는군요-_-;;;

엄동 2013-12-27 11:19   좋아요 0 | URL
그러니깐요.

곰발님의 '아현동 굴다리 거지 새끼'란 말이 참.
인정하긴 싫은데 부인할수도 없음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7 12:24   좋아요 0 | URL
제가 한일 문학 양대 산맥인 하루키와 김연수를 까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알라디너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하루키와 김연수'예요...ㅎㅎㅎㅎㅎㅎ
목표를 잘못 설정한 감이 있습니다. 다음에 태어나면 하루키와 김연수를 사랑해야 겠습니다.

엄동 2013-12-27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로그인이 통계에 안들어간디"란거 보고 흠칫!
앞으로 아묻따! 로긴하고 댓글달아야지 낄낄낄

요런 결산 재미있네요
예전글에 대한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다시금 떠들어 보게 될거 같고 :)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7 12:26   좋아요 0 | URL
아현동에 가면실제로 굴다리가 있어요. 남영동에도 굴다리가 있지요.
이 굴다리... 참, 묘하게 꾸질꾸질한 느낌이 들어요. 이름도 그렇고 환경도 그렇고... ㅎㅎㅎㅎ
앞으로는 아현동 굴다리 거지 새끼라고 불러주셔도 됩니다.
그런데 잠깐만.. 혹시 드라마에 아현동 마님이란 드라마 없었나요 ? 어디서 들어본 거 같은데...

수다맨 2013-12-27 13:28   좋아요 0 | URL
"아현동 마님"이라는 드라마 있습니다. 막장의 대가(!)이자 잔혹극의 강자인 임성한 선생꼐서 극본을 쓰셨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7 15:52   좋아요 0 | URL
아, 맞다 !!!! 아현동 마님이 있었지...ㅋㅋㅋㅋㅋㅋㅋㅋ.

rtour 2013-12-27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현동 굴다리 거지새끼님, 길어서 파이. 아굴개. 그러고 보니 임성한 작가랑 바그네 대통령이랑 비슷한 면이 많네요. 막장 드라마를 써도 콘크리트한 지지자 그룹이 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7 15:52   좋아요 0 | URL
어허, 아현동 굴다리 거지 새끼'라고 하니 매우 강렬해서 좋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앞으로는 아굴거새'라고 말씀해주십시요.
그나저나 ㅎㅎㅎㅎ 예리하십니다. 전 임성한과 박근혜가 거의 싱크로율이 99% 같습니다. 막장을 쓴다는 공통점부터 시작해서... 끝이 없습니다.

마태우스 2013-12-27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님 덕분에 알라딘서재에 볼 글이 대폭 늘어났어요. 서재 달인은 당연하구요, 저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꾸벅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8 02:10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마태우스 님. 꾸벅. 경향일보에 실린 윤창중에 대한 변명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읽으면서 그래 요런 식으로 써야 속이 시원하지.. 그런 생각 들었습니다.

착한시경 2013-12-28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 글이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곰곰님의 서재,,, 늘 즐겁게 읽고 있답니다...많이 알게되고,배우고 있어요~새해에는 서재에서 좋은글로 자주 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8 22:08   좋아요 0 | URL
아니 과찬의 말씀을....
올해도 건강하십시요.

rendevous 2013-12-28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론가의 입맛에 맞는 글은 쓰다라... 잘은 모르겠지만 문학 '시장'의 사정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책은 안 팔리고 글은 써야겠고, 그렇다고 대중소설은 쓸 수 없고, 시장이 작다 보니 대중/평론가 양자선택에 놓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이래저래해서 된 게 아닐까... 김애란처럼 둘 다 충족시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작가라면 무릇 자신의 문학관을 고수하면서 무림의 고수처럼 자기 '길'을 가야할 터인데 일단 '밥은 먹어야 하니까' 그런 타협 아닌 타협을 한 것 아닐까 조심스레...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8 22:10   좋아요 0 | URL
먹고살려면 대중적 소설 써야죠. 도스토옙스키는 말그대로 빚 갚기 위해서 억지로 글을 썼잖아요. 결국 돈 벌기 위해서 글을 쓴 거지 예술을 위해 쓴 건 아니지 않습니까... ㅎㅎ.
하여튼, 오늘은 좀 우울하네요. 술 마시면 안 되는데 한 병 깠습니다.

3시 2013-12-29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델료 주세여 히힛

새 해에도 우리 모두 진격합시닷 !!!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9 04:01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오셔씁니다.. 3시 님... 허허허...
모델료는 책으로 드리겠습닏.

세시 2013-12-30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거의 날마다 오지만 여기는 다녀간 사람 발자국이 안 찍히는구뇨 호호호...

곰곰생각하는발 2013-12-30 12:19   좋아요 0 | URL
발자국이 없어서 저도 누가 오는지 잘 모릅니다. 가끔 발자국 대신 말풍선 놓고 가세여..

samadhi(眞我) 2014-02-04 0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끅끅끅끅 많이 웃었습니다. 의성어가 울음소리처럼 보이지만, 정말 웃은 거예요. 반갑습니다. 자주 놀러와야겠어요. 즐겨찾는 서재 추가요! 물론 로쟈님은 이미 즐겨찾는 서재로 추가돼 있답니다.^^ 막상 잘 가지는 않지만.

아르바이트 광고 문구에 "참신한 여직원"을 구한다는 얘기에 왜 그리 거부감이 드는지. 새롭고 산뜻하다는 뜻으로 인물에게도 쓰는 말인데 자꾸만 상품을 찾는 것처럼 여겨지더라구요. 내 무지한 선입견일 뿐인지 모르겠지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04 05:24   좋아요 0 | URL
정말 그르네요.... 참신한 여직원'이라.. 허어... 이거 참...
전 영계'라는 말이 그렇게 끔찍하더라고요. 예쁘고 어린 여자'를 영계라고 하는데
아니 사람을 무슨 닭에 비유합니까. 그것도 삼계탕에 들어가는 재료로...
이 얼마나 폭력적인가요. 그런데 이 단어가 방송에서도 아무 거리낌없이 나오는 거 보면
정말 이상한 나라예요. 외국에 나가면 상점 직원들은 무뚝뚝하다고 하더라고요
굳이 친절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소비자라고 해서 꼭 직원들에게 웃음을 강요할 필요 없습니다.

samadhi(眞我) 2014-02-04 14:57   좋아요 0 | URL
그저 참신한 "인물" 이나 "사람"으로 해두었다면 별탈 없이 지나쳤을 수도 있었을텐데. 굳이 "여자"라는 성별을 강조한 것에서 아 물건 찾는구나 하는 거부감이 들었답니다.
그러게요. 그래서 문 열고 싶을 때 열고 쉬고 싶을 때 쉬고, 손님 말고 주인맘대로인 유럽식 문화가 괜찮아서 언젠가 장사라도 하게 되면 그렇게 하고 싶더라구요. 웃어주는(?) 게 서비스의 기본이라는 인식이 박혀있어서 오늘도 감정노동자들의 한숨이 느는 거겠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2-04 17:53   좋아요 0 | URL
오홋 맞습니다. 맞습니다. 그냥 참신한 남성 직원 구함.. 이런 건 없잖아요. 성실한 남성 직원 구함 이런 거 있어도 말이죠. 이게 바로 참신과 성실을 고루는 한국인의 언어습관이 얼마나 차별적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기도 ㅏㅂ니다. 참신하다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것 그러니깐 어리고 말 잘듣는 것에 대한 욕망이 숨겨져 있어요. 반면 성실은 나이와는 상관없잖아요. 배 나온 중년 남자여서 괜찮다는 것이 바로 성실이지만 참신은 기본적으로 예쁘고 어린 여자'라는 것이 스며든...
 

 

 

내가 < 순정 > 에 나오는 욕 배틀을 보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직업의 다양성'이다. 아, 그 옛날의 사라진 가게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물자지 봉달이 아저씨는 저잣거리에 서서 일렬로 늘어선 상점'을 일일이 호명하는 것이다 : ① 술도가 ② 농약가게 ③ 고무신 장수 ④ 기름 파는 장수 ⑤ 떡 쪄서 파는 장수 ⑥ 말고기 장수 ⑦ 쌀 가게 ⑧ 소리사 가게 ⑨ 철공소 ⑩ 목공소 ⑪ 철물점 ⑫ 대장간 ⑬ 도장집 ⑭ 엿도가 ⑮ 고물상'이 달동네 저잣거리'에 다닥다닥 붙어 있다. 처음 듣는 낱말도 많을 것이다. 술도가는 술을 만들어 도매하는 집을 말하고, 소리사'는 얼마 전에 종적을 감춘 레코드 가게'를 말하며 엿도가는 엿 만들어 파는 가게를 말한다. 킁킁, 한 마디로 엿 먹으라는 거지. 그리고 철공소, 철물점, 대장간'은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다르다. 아마 요즘 어린이들은 쌀 가게'가 독립적 형태로 존재했다는 사실을 잘 모를 것이다. 여기에 두붓집, 국숫집 등등의 집집집'을 합치면 옛날에는 정말 다양한 가게'들이 골목에 포진했다. 그렇다면 현재는 ? 딱 세 가지 있다. 치킨집, 핸드폰 가게, 커피숍. 여기에 몇 가지를 더하면 피씨방, 교회...... 이게 다다. 이처럼 골목 상권'은 세월이 흐를 수록 다양해지는 것이 아니라 사라져버렸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9739 술도가에서 엿도가까지 모두 나와랏 ! 中

 

 


 

 

 

 

 

올해의 사자성어 ㅣ 커. 피. 믹. 스

 

 

해마다 연말이면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한다. 올해 선정된 사자성어는 도행역시(倒行逆施)라고 한다.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 선정 과정이 궁금하여 살펴보니 < 올해의 사자성어 > 는 교수로 구성된 추천위원 27명이 1인당 2개씩 제시한 사자성어를 자체적으로 선정한 것을 바탕으로 33명의 교수들이 총 5개를 선정한 뒤 일반 교수들이 최종적으로 고르게 된다. 까놓고 말해서 순리'를 거스린 해는 이승만 정권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으니 올해가 순리를 거스린 해'라는 말이 그닥 와닿지 않는다. 순리를 거스리지 않은 해가 있었던가 ? 교수랍시고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사자성어' 가지고 말놀이 하는 것 같아 별 감흥이 없다. 싸움은 백성이 하고 최후 판결은 자신들이 해야 한다는 꼰대적 발상이라는 말이다. 내가 보기에는 올해의 사자성어는 " 커. 피. 믹. 스 " 다.  " 츼근 몇 년 사이에 휴대폰 가맹점 다음으로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가게가 바로 커피숍'이다.

 

이제는 로스팅, 블랜딩, 핸드 드립'이라는 용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어느새 대한민국은 커피 왕국이 되었다. < 백경 > 에 나오는 일등항해사 스타벅'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고전 속 인물일 것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한국인이 로스팅 커피'를 좋아하는 취향'에는 순수한 미덕보다는 부르디외가 지적한 불순한 의도'에 가깝다. 그들은 싸구려 대중적 기호에 맞는 프림 커피'에 대한 차별화를 위해서 드립 커피를 선호하는 것이다. 계급은 곧 취향'이다. 상위 계급일수록 고급 취향을 선택하게 된다. 개천에서 용 날 일은 이제는 없다. 신분 상승이 좌절된 현대인은 고급 취향을 공유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을 고급스럽게 치장한다. 커피 애호가'들이 이 글을 읽으면 발끈하겠지만 보잘것없는 한 낱 알라디너의 글에 발끈하지 말고, 박근혜에게 발끈하는 게 순리에 맞다. 사소한 것에 흥분하지 말라는 말이다.

 

이 글은 당신의 허세적 욕망을 지적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 가게의 다양성 " 이다. 자연과학자들이 지구 생태계가 건강한가 아니면 병들었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 생명종의 다양성 " 에 있다. 해마다 2만 5천 종에서 5만 종이 사라지고 있다. 숫자가 줄어든 게 아니라 종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간단하게 계산해도 하루에 100여 종 이상이 지구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꿀벌도 조만간 멸종될 위험성이 높다고 하니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자는 인간이 될까, 아니면 바퀴벌레가 될까 ? 아무래도 바퀴벌레가 인간보다는 유리할 것이다. 최악의 환경에서는 몸집이 작을수록 생존 확률이 높은 법이니깐 말이다. 몸집이 크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뜻이다. 가게도 < 종의 다양성 > 으로 설명할 수 있다. 다음은 성석제의 [ 도망자 이치도 ] 에 나오는 구절이다.

" 아아아, 지미랄 것, 너희 똥도 못 처먹는 개새끼들, 다 나와. 너 술도가 나와. 너 농약가게 하는 놈 나와. 너 고무신 장수 나와. 너 기름 팔아처먹는 놈 나오고 떡쳐서 파는 놈, 말고기를 소고리라고 속여 파는 놈 나와. 쌀 배달 하는 놈, 소리사 하는 놈 다 나와. 철공소, 목공소, 철물점, 대장간, 도장집, 문방구, 성냥공장, 엿도가, 고물상 나와라. 우체국, 경찰서, 읍사무소,세무서, 소방서 다 나오란 말이다. 개새끼들아, 나왔으면 일렬로 서. 이놈의 새끼들, 내 마누라하고 재미본 그 대가리들, 잘 놀게 내가 그냥 놔둘 줄 알았냐. 야, 너 흔들거리는 놈, 똑바로 서 ! 내가 땜장이라고 우습게 봤어. 사나이 봉달이를 우습게 봤다 이 말이야. 내가 오늘부터 너희 대가리에 헛구멍난 걸 몽땅 때우겠다 이 말씀이야. 너희 마누라들, 그 구멍도 다 때워버리겠어. 이눔의 새끼들, 똑바로 안 서 ! 차렷, 열중 쉬어, 차렷, 경례 ! "

 

- 도망자 이치도 中

 

 

내가 < 도망자 이치도 > 에 나오는 욕 배틀을 보면서 깨달은 것은 직업의 다양성'이다. 아 ! 그 옛날, 사라진 가게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물자지 봉달이 아저씨는 저잣거리에 서서 일렬로 늘어선 상점'을 일일이 호명한다 : 옛날에는 ① 술도가 ② 농약가게 ③ 고무신 장수 ④ 기름 파는 장수 ⑤ 떡 쪄서 파는 장수 ⑥ 말고기 장수 ⑦ 쌀 가게 ⑧ 소리사 가게 ⑨ 철공소 ⑩ 목공소 ⑪ 철물점 ⑫ 대장간 ⑬ 도장집 ⑭ 엿도가 ⑮ 고물상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처음 듣는 직업군도 있다. 술도가는 술을 만들어 도매하는 집을 말하고, 소리사'는 얼마 전에 종적을 감춘 레코드 가게'를 말하며, 엿도가는 엿 만들어 파는 가게를 말한다. 그리고 철공소, 철물점, 대장간'은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다르다. 아마 요즘 어린이들은 쌀 가게'가 독립적 형태로 존재했다는 사실을 잘 모를 것이다. 여기에 두붓집, 국숫집 등등의 집집집'을 합치면 옛날에는 정말 다양한 가게'들이 골목에 포진했다.

 

그렇다면 현재는 ? 대형 마트'가 이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다양성은 줄어들었고 몸집은 커졌다. 종이 줄어든 대신 특정 종의 몸집이 커졌다는 사실은 균형이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소개구리'가 한국의 생태계를 파괴시킨다면, 이마트와 같은 대형 마트'는 지역 상권을 먹어치우는 괴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자질구레한 가게들을 밀어내고 깨끗한 인테리어로 골목 상권을 장악한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드립 커피'가 계급에 대한 욕망을 반영했다면 커피 믹스'는 맛의 획일성을 강조하는 한국 문화가 반영된 소비 형태'다. 커피 믹스는 라면 스프'와 동일하다. 포장 용기를 뜯어 뜨거운 물에 넣으면 끝난다. 드립 커피가 슬로우'를 지향하고자 하는 욕망이라면 믹스 커피는 정반대로 패스트'를 지향한다. 속도를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현대인은 느림'을 갈구한다. 시스템과 욕망 사이에 벌어지는 이 구조는 고스란히 드립 커피와 믹스 커피로 나타난다.

 

올해는 커피 시장을 무섭게 치고 오르던 남양유업 사건'으로 시작해서 연말에 민주노총 사무실을 침탈한 경찰이 커피믹스 두 박스'를 훔쳐 나오다가 걸린 사건으로 마무리가 된 해'다. 웃기에는 민망한 풍경이다. 그놈의 커피가 뭐 그리 중요하다고 온통 이 나라는 커피가 대세가 되었다. 밥값보다 비싼 커피가 있는가 하면, 동전 세 개 가지고 살 수 있는 것은 자판기 커피 밖에는 없는 시대가 왔다. 돈 없는 자는 이제 배고프면 자판기 커피를 마셔야 한다. 또 누군가는 민주노총 사무실로 쳐들어가서 철도 노조원을 진압하기는커녕 커피믹스 두 박스만 기절시킨 채  커피믹스 두 박스에 수갑을 채워 나오다가 걸리기도 했다. 수배자와 커피믹스를 분간할 눈깔도 없는 그의 근시를 근심한다. 커피가 뭐라고, 시바... 커피가 뭐라고...  이래저래 올해의 사자성어는 커. 피. 믹. 스'다. 먹고 살기 힘든 시대가 왔다.

 

웅크릴 거, 이불 피, 쓰러질 미, 목숨 수. 踞 被 靡 壽 ! 이불 뒤집어쓰고 추위와 허기를 견디며 내일을 기다리다가는 봄이 오기 전에 쓰러져 죽기 딱이다. 박근혜 정권에서는 그 어떤 것도 희망을 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명박과 박근혜를 증오하기 위해서 김대중과 노무현을 숭배하지는 말자. 그만큼 꼴사나운 짓도 없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신자유주의적 시장주의를 신봉한 정권이었다. 철도청을 철도공사'라고 개명한 것도, 해군기지도, 한미 에프티에이도, 비정규직 악법도 그들 손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동 2013-12-26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달달한 맛에 먹는 믹스커피 ㅎ
제일 저렴하니깐 먹는 아메리카노 ㅎㅎ

어젠 로손"편의점에서 먹던 슬러시가 땡겨
아썸커피집에 가 슬러시를 찾았더니
"고갱님 프라페종류가 그것입니다" 하더군요
하아 어려워요 쩝.

제일 맛있는 커피는요
믹스컵히에 물을 조금만 넣고 저지방우유를 나머지 물만큼 붓고
렌지에 20초 돌리는 겁니다

엄바리"라 불러주thㅔ요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6 11:14   좋아요 0 | URL
제가 여름에는 냉커피 마신다고 왕창 만들어놔서 얼린 다음 야금야금 먹는데 하루는 너무 더워서 10흘에 걸쳐 먹어야 할 거 하루만에 다 먹다가 심장이 터진 적이 있습니다. 그나저나 저지방 우유를 넣어서 만든 커피는 제가 남양유업 사태 전에 항상 찾게 되던 그 프렌치카페' 맛이 날것 같군요.... 한번 시도를 해 봐야겠어요... 엄바리 님..

rtour 2013-12-26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저 많은 가게들을 경험했던 기억이 남아있으니 난 요즘 애들보단 행복할지도. 사물이 다양할수록 추억도 다양하고 삶도 다채로워지니까요. 이 글을 보니 올 연말이 더 씁쓸, 쓸쓸해지는군요.

어디로 가는지, 이 미친 바람은.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6 14:58   좋아요 0 | URL
종의 수는 줄어들고 대신 몸집은 거치며 소수의 종이 개체수를 늘리죠.
전형적인 자연 파괴 현상입니다.
대한민국이 그래요.
다양한 가게는 수가 졸어들고, 소수의 몇몇 프랜차이즈가 몸집을 거대하게 키우죠.
결국 소수가 다수를 장악하게 되비다.

수다맨 2013-12-26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행역시, 이런 사어(死語) 좀 안 썼으면 좋겠습니다. 괜히 네 글자 맞추려고 저런 말 쓴 듯한데, 그냥 역행(혹은 퇴행)이라는 말만 써도 충분한데 왜 이리 먹물 티를 내는지 모르겠어요. 여하간 커피믹스, 최곱니다 ㅎㅎㅎ
저도 며칠 전에 경향신문사에 간 적이 있는데, 하마터면 최루액 맞을 뻔했던 아찔한 기억이 생각나네요. 전경들 수천명이 차도고 인도고 다 막고는, 아주 난리를 치더군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6 14:59   좋아요 0 | URL
전 그날 버스가 그곳을 우회해서 지나갔습니다. 삥 돌아서 갔죠...
도행역시'인가 뭔가 듣도보도 못한 거 심판 내리듯..
아니 지들이 뭔가 한해를 상징적으로 하는 걸 지내들이 선정하고 난리입니까.
웃기는 놈들임.....

라주미힌 2013-12-27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스프레소에 딸랑구가 엄청 많이 남긴 산양분유를 믹스해서 먹었더니 속이 울렁거리더군요.
카제인나트륨도 없고 정말 몸에 좋을 것 같았는데
너무 믿었나봐요. 그 진한 것을...
분유는 강하고, 아이는 그 강한 것을 먹고 자라서 튼튼하나봐요.

잘 읽었어요.. 믹스가 생각나서.. 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7 09:2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분유가 사실 굉장히 강한 맛이에요.
뭔가 하여튼, 그 오묘한 질긴 맛이 있어요.
왜 진짜 꿀은 쓰잖아요. 강한 맛 때문인데
분유 가루를 먹다보면 뭔가 골이 띵하게 됩니다.
그래서 전 늘 생각하죠. 아이들 강하구나 ! 이런 생각말입니다.

행인 2013-12-27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발님, 위에 웃기는 놈들임이 더 웃기네요 ㅋㅋ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처음으로 하는 거이니 복 많이 받을거임요
저는 이만 총총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7 09:46   좋아요 0 | URL
웃기는 놈들이 정말 웃기기만 하면 다행인데 사실 웃기는 놈들은 대부분 웃기기는커녕 혐오감만 주니 문제입니다. 행인 님도 복많이받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