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1disc) - [초특가판]
왕가위 감독, 양조위 외 출연 / 드림믹스 (다음미디어)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돌의 흉터.

 

 

 

 

 

 

 

 

한 여자를 사랑했다. 부모는 시장에서 생선을 팔았다. 가난한 누대의 맏딸'이었다. 그녀와 함께 그녀가 사는 달동네 집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녀가 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손으로 닦아주며 말했다. 마을 어귀에 다다를 수록 성한 나무는 없다고, 근사한 놀이터와 장난감이 없는 달동네 아이들에게는 나무가 놀이터이자 장난감이라고, 그래서 가끔은 친구 같다고, 내 몸이 나무에 비해 너무 성해서 부끄럽다고. 운동권에 몸담았던 그녀는 치열하게 살지 못한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그녀 말마따나 마을이 가까울 수록 나무엔 흠집이 많았다.  가지는 꺾이고 나무 기둥 곳곳은 움파였다. 어떤 나무에는 칼로 나무를 도려낸 낙서도 있었다. 소년 A가 소녀 B를 사랑한다는 낙서이거나, 소녀A가 소년B를 짝사랑한다는 낙서였다. 저 나무는 얼마나 오랫동안 저 낙서를 간직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또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간직해야 할까 ? 가파른 기슭 끝에 여자네 집이 보였다.  낡고 좁고 초라했다. 몇 년 후, 우리는 헤어졌다.  오래 사귀었으나 이별은 승냥이의 걸음보다 빨랐다. 그리고 또다시 몇 년 후, 문득 그 동네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하던 일을 내팽개치고 그 동네를 향했다. 나무는 모두 그 자리에 있었다. 마을이 가까울 수록 흠집이 많던 나무는 여전히 흉터가 많았지만 싱싱하고 울창했다. 조금 더 올라가자 칼로 새긴 낙서를 품은 나무가 보였다. 그래, 바로 그 나무였다. 세월이 흐른 만큼 살이 돋았으니 나무에 새겨진 문신은 사라졌을까 ?  다가가 꼼꼼하게 살폈으나 칼로 새긴 흉터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나는 한없이 슬퍼졌다. 왜 슬퍼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더 슬펐다. 아쉬운 마음을 접고 그녀가 살던 집을 향해 몇 걸음 더 걸었을 때,

 

나는 방금 내가 착각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칼로 새겨진 낙서를 품은 나무는 아까 그 나무가 아니었다. 내 앞에 있던 나무는 몇 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음각으로 새겨진 낙서가 선명하게 보였다. 아, 그때 깨달았다. < 흉터 > 는 느리게 자라는 존재라는 사실을 말이다. 흉터는 나무와 함께 자라고 있었다. 꽃은 피고 지지만 흉터는 달팽이보다 느리게 조금씩 조금씩 자랐다. 상처는 빠르게 봉합되면 흉터가 남지 않지만 흉터는 오랫동안 아물지 못하고 부풀어올라 이음매를 남긴다. 그 나무를 보다가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나의 흉터였다. 아주 오랫동안 그녀 때문에 아팠다. 아물지 못하고 부풀어올라 흉터로 남은 여자. 그 나무 밑에 있다가 어둑어둑해질 무렵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옹이가 빠져서 생긴 나무 구멍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무슨 말을 했는가는 당신에게 말하지는 않겠다.

 

나는 그해 부산영화제'에서 기술 스텝으로 일을 했다. 영화제 기간 중 늦은 밤, 부산 다찌집에 들렸다가 왕가위 감독을 우연히 만났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합석을 하게 되었다. 그때 나는 그에게 달동네와 흠집이 많던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나무 구멍 속에다 비밀을 털어놓았다는 말도 했던 것도 같다. 왕가위의 눈빛이 순간 반짝였다. 몇 년 후, 왕가위는 < 화양연화 > 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왕가위 감독이 만든 영화 중 가장 아름다운 영화였다. 저 처연한 슬픔은 " 느림 " 에서 파생된 아름다움이었다. 느리다는 것은 슬픈 것이니깐, 뒷모습은 늘 느리니깐, 기억이란 본질적으로 아주 오래 묵힌 된장 같으니깐. 양조위가 앙코르와트 사원을 찾는 장면에서 나는 낮게 소리쳤다. " 개새끼... 내 이야기를 훔쳤군 ! "  움파인 나무에 대고 속삭인 장면은 어느새 돌벽 구멍에 대고 속삭이는 양조위로 바뀌었다.

 

화가 난 나는 극장을 박차고 나와 홍콩에 머물고 있는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 웨이 ? " 그의 탁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나는 분을 삼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 오갱끼데스까 ? 와따시와 갱끼데스.... " 그는 내 심중을 알아채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이봐, 친구 ! 이 영화 속 주인공은 곰곰발 자네도 아니고 장만옥도 아니야. 물론 양조위도 아니라네. 실제 주인공은 바로 흉터'야. 나는 흉터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네. 돌의 흠집 말이야. 사람은 흉터가 생기면 부풀어오르지만 나무는 흉터가 생기면 파인다네. 돌도 마찬가지야. 나는 벼린 것들로 도려진 흉터를 메우고 싶었지. 흉터를 치유하고 싶었거든...... "  감독의 말을 듣고 나자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깨닫게 되었다. 양조위는 돌 속에 비밀을 묻는다. 돌은 바람과 달라서 입이 무거운 법, 그가 토해놓은 비밀은 천년만년 봉합되리라. 

 

돌의 흉터를 생각하니 아득해졌다.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아물지 못하고 부풀어올라야지 저토록 단단한 흉터가 될 수 있을까 ? 언제부터인가 나는 < 상처 > 라는 단어가 그닥 슬프게 와닿지 않았다. 상처'라는 말에는 " 지금의 아픔 " 과 통증만 있을 뿐 오랜 세월의 흔적은 없었다. < 흉터 > 라는 말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흉터는 느리게 자라는 통증이니깐, 흉터는 선명한 불행이니깐, 나는 불행한 것과 느린 것을 사랑하니까.

 

 

이상한 꿈을 꿨다. 한 여자가 내게 와서 수상한 소문이 떠돌고 있는데 그 소문이 아무래도 당신 이야기 같다고 말했다. 여자는 슬픈 듯 잠시 바닥을 보더니 내게 뜬금없이 미안하다는 소리를 남기고는 이내 사라졌다. 여자가 사라진 자리에는 라일락 향이 코끝을 어지렵혔다. 꿈에서 깼으나,  잔향은 그대로 남았다.

 

 

하, 수상하여 오늘 그 동네를 가보았다. 마침 여름 수해를 대비하기 위한 산림 정비가 한창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비밀을 고백했던 나무는 베어져서 밑둥치'만 허옇게 보였다. 생각해 보니, 그 나무는 라일락이었다.

 

 

 

 

FIN.

 

 

 


 

 

왕가위 영화에 대한 생각(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왕가위 영화는 < 동사서독 > 이다. 사실 완성도 측면에서 보았을 때 그가 만든 영화 중 가장 질이 떨어지는 영화이지만 나는 이 영화가 좋다. < 아비정전 > 은 마흔 번 넘게 보았다. 느리다는 것이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 화양연화 > 를 통해 깨닫게 되었다. 빠르다는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즐거움에 속한다. 그러므로 < 느림 > 의 반대말은 < 빠름 > 이 아니다. 내가 < 해피투게더 > 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장첸이 양조위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서 포옹하는 씬'이다. 이때 화면은 버퍼링 노이즈'처럼 잠시 멈춘다. 그 장면을 좋아했다.  ▦ 이 세상에서 흰 빤스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는 장국영이었다. < 아비정전 >< 해피투게더 > 를 보다가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불알이 큰 놈은 흰 빤스가 어울리지 않는다.  장국영이 자살했을 때, 나는 섹스에 열중하고 있었다. 섹스를 좋아하니깐. 내가 생각하는 왕가위 영화 중 최악은 < 2046 > 이었다. 자기 복제 차원을 떠나서 자기 표절에 가까워서 그 이후로는 그의 영화를 보지 않았다. 왕가위는 악전고투 끝에 영화를 뒤죽박죽으로 만들 수록 이상하게 좋은 영화를 만든다. < 아비정전 > 이 그렇고 < 동사서독 > 이 그렇다. ▦ 지금 방금 생각났는데 가장 최악은 < 동사서독 리마스터링 > 이었다. 색 보정을 보강하고 불친절한 서사를 친절하게 재배치했는데 마치 알타이 고분 벽화가 희미하다고 해서 노루표 페인트로 덧칠을 하는 것 같은 효과를 주었다. 맙소사, 정말 끔찍한 영화였다. 한때 나는 매점 아가씨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 아비정전 > 때문이었다. < 타락천사 >< 중경삼림 > 이란 영화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왕가위가 별 걱정없이 쉽게 촬영을 끝냈으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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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2014-02-18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흑흑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03:10   좋아요 0 | URL
유령이라 좋은 이름이군요.

유령 2014-02-19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그 나무구멍에서 오백년을 살은 넋입니다. 어느 날 당신이 속삭인 말을 들었지요 후후.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6:48   좋아요 0 | URL
그럼, 그때 내 꿈속에 나온 분이 바로 당신이셨군요 ? 후후

엄동 2014-02-1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누군가와의 추억이 깃든 장소를
서성거리고 기웃거리곤 합니다
강도하 만화에서 말했듯.
이별 후 잃는건 사람만은 아니니

이 글을 읽고 나니
그닥 설레지도 아리지도 않았던
흉터"란 단어가 달리 느껴져요
부르튼 아픔" 처럼 따꼼따꼼하게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7:03   좋아요 0 | URL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장소를 공유한다는 것이 됩니다.
흉터'가 한자 조합 같지만 사실은 순수이말이에요.
여기서 ~터' 가 바로 ' 장소 ' 를 나타냅니다.
낚시터, 놀이터 할 때 그 터죠.
그리고 왜 우리 흉터를 흔히 흠집이라고도 하는데
~집'도 보면 자리를 의미합니다.
상처도 마찬가지잔하요. 처가 바로 곳 처' 라는 한자 뜻이니...

사랑은 본질적으로 상처요, 흉터요, 흠집이라고 생각하는 저에게는
사랑과 자리'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samadhi(眞我) 2014-02-19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양연화 비디오테이프를 싸게 사려고 발품 좀 팔았는데 티비 없이 십여년 사는 동안에 어디로 가버렸는지 모르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7:04   좋아요 0 | URL
저도 티븨 안 봅니다만... ( 밥 먹을 때만 봄 )
안 보면 안 보게 되더라고요. 안 보니 차라리 편합니다...

samadhi(眞我) 2014-02-20 11:00   좋아요 0 | URL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크고 선명한 화질로 된 야구중계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00:26   좋아요 0 | URL
진짜 그르네요. 하지만 보고 싶은 경기할 때는 무조건 호프집 가서 봐야죠.
야구는 집에서 보는 것보다 술집 가서 맥주 마시면서 보아야 함...

미미달 2014-02-20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해피투게더를 다시 보고 싶어졌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21 00:28   좋아요 0 | URL
전 어제 다시 보았는데 영화 처음 부분이 좀 야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극장에서 보았을 때는 삭제를 했나 ?! 배드씬이 안 나왔던 거 같던데...ㅋㅋㅋㅋ
제가 동성재 반대를 외치는 사람은 전혀 아닌데 사실 남자이다 보니 동성애 배드씬이 나오면
좀 당황하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는 뭐 명불허전이죠...
 

 

 

 

 

 

안현수'를 생각한다. 

 

 

- 국뽕의 좋은 예 : 김연아 보고 김연아가 아니라고 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관계부정은 확장되면 관계망상으로 이어진다. " 너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 가 아니라 " 너는 대한민국이다 " 라고 할 때 개인을 국가로 인식하는 과대망상이 된다. 정신과 치료가 요구된다.

 

 

이번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나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 선수를 응원했다. 동시에 안현수 선수도 응원했다. 박근혜가 " 비정상화의 정상화 " 를 주문했다면 나는 " 빅토르의 빅토리 " 를 응원했다. 누가 이겨도 좋았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투지'이지 국적이 아니니 말이다. 지금까지 펼쳐진 레이스를 보았을 때, 빅토르의 빅토리'로 끝날 판이다. 인코너를 파고드는 솜씨와 불꽃 질주가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 국뽕 " 이 제철인지라 안현수의 선전과 비교해서 한국 선수들이 맥을 못 추자 애국심이 투철했던 열혈 시청자들은 빙상에서 빙신으로 추락한 빙상 연맹과 선수들을 부덕의 소치'로 치부했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 소치 " 는 러씨아의 소치이지 부덕의 소치는 아니다. 부덕이 부곡 하와이 옆에 있는 다운타운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여튼, 안현수는 영웅이 되었다. " 빙상인지 빙신인지 빵상인지 " 모를 연맹 때문에 불의에 저항한 영웅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안현수에게 토, 토토토토토다는 놈은 모두 to 부정사, 투투 용법, 배신, 배반형이 되는 형국이다. 국뽕이 제대로 발휘되는 시점이다. 사실 안현수를 지지하며 만행을 저지른 연맹과 선수들을 싸잡아서 비판하는 태도는 얼핏 보면 " 스포츠 국가주의를 넘어 한 선수의 개인적 선택을 존중해주는 풍토가 조성된 것 ( 미디어오늘 기사 발췌) "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게 다 한국 쇼트트랙의 성적이 형편없기 때문에 발생한 불만이다. 결국은 성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적 지상주의 결과가 역으로 안현수 지지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왜 그런 것 있지 않은가 ? 믿었던 놈이 못하면 오히려 열불이 나서 상대팀을 응원하는 현상 : 한-일 전에서 한국이 1대0으로 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목이 터져라 한국의 빅토리를 응원하지만 5대0으로 지고 있으면 차라리 일본의 빅토리를 응원하는 삐딱한 마음 말이다.

 

안현수 사태를 냉정하게 바라보고자 했던 경향일보 기사'는 한순간에 막돼먹은 경향일보'로 찍히는 추세다. 조중동도 안현수를 옹호하며 빙상 연맹을 맹비난하는데 하물며 진보지였던 경향이 ?! 라는 속내가 읽힌다. 그런데 나는 경향일보가 오히려 한쪽으로 쏠리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여서 좋았다. 경향일보가 < 안현수 파벌 피해 ' 진실 혹은 오해 ' > 라는 기사에서 말하고 싶었던 점은 안현수를 비극적 피해자'로 만들기 위해서 지나치게 한국 선수들을 가해자로 몰고간다는 지적이었다. 안현수는 거대한 조직의 만행과 불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투쟁한 영웅이 아니라 단순히 자신이 바랐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러시아 行을 선택한 것이다. 내 말은 안현수는 불의에 대항한 투사'가 아니라 단순히 개인적 꿈을 충족시키기 위한 선택이었을 뿐이라는 점이다. 

 

나는 개인적 꿈을 위한 안현수 선수의 용기를 비판할 생각이 없다. 문제는 안현수가 아니다. 안현수를 소비하는 당신이다. 안현수 선수가 파벌 싸움의 희생양이었다면 역으로 안현수 선수가 한체대와 비한체대의 싸움에서 혜택을 입었던 적은 없었는가, 라는 반론을 역으로 제기해 볼 필요가 있다. 비한체대 출신 코치가 감독을 맡았을 때 안현수가 차별을 받았다면 역으로 한체대 출신 코치가 감독이었을 때 안현수를 위해 비한체대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았던 적은 없었을까 ? 애국심에는 적이 필요하다. 또한 영웅을 만들기 위해서는 악당이 필요하다. 베트맨을 위해서 조커가 필요하듯이 말이다. 지금 우리는 안현수라는 베트맨을 만들기 위해서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쇼트트랙 선수들을 조커로 만들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빙신 연맹과 함께 출전 중인 쇼트트랙 선수들도 도매가로 싸잡아서 비판하는 자세야말로 " 국뽕 "의 전형처럼 보인다.

 

빙신 연맹을 욕해도 좋다. 하지만 열심히 달린 쇼트트랙 선수를 욕하지는 말자. 안현수나 이호석 선수나 모두 열심히 달렸다. 다만 행운의 여신 티케는 안현수를 지지했을 뿐이다.

 

 

 

+

 

http://amd780501.blog.me/130185822278  : 안현수 사태'에 대한 가장 속시원한 글이다. 이 글의 핵심'은 이젠 더 이상 스포츠가 국위 선양이나 인간 승리 따위'의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지 않다고 이 글을 쓴  나턀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는 말한다. 인기 없는 종목은 퇴출당한다. 마라톤과 함께 올림픽 스포츠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레슬링'도 퇴출당하는 판국에 무슨 올림픽 정신인가. 스포츠를 통해 우정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 글쎄다,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기에는 현대 스포츠는 지나치게 자본化되어 있다. 개인적 욕망과 국가적 욕망을 혼동하면 안 된다. 대한민국은 될 놈'에게는 관심도 없다. 오로지 된 놈'만 좋아한다. 비록 남자 쇼트 트랙 선수들이 노메달에 그친다고 해도 우리는 안현수를 지지하듯 한국 선수들을 지지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 성적 우선 주의의 피해자라는 인식 때문에 안현수를 지지한다면, 적어도 당신은 성적 우선'에 얽매여서 노메달에 그친 한국 선수를 비판하면 안 된다. 이율배반적 태도이니깐 말이다. 대한 육식 연맹 총수님 말마따나 애국은 별개 아니다. 소고기 맛있게 사 묵고 먹은 고깃값 에누리 없이 내면 그게 애국이다. 다 큰 어른이 고기 값 비싸다고 " 음마, 앙 돼용 ! " 이라며 애교 떨지 말자. 한국 선수 노메달이라고 몸 부들부들 떨지 말자. 한국 쇼트트랙 노메달이어도 국격은 여전히 G20이다, 라고 이 글을 쓴 나탈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 3세'는 말한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고 뿔따구가 난다면, 이 모든 비난은 나탈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  주니어 3세'에게 있음을 알리는 바'다. 링크를 걸어 두니 모든 비난은 그의 블로그에서 하자 ! 나는,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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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02-18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과학을 좋아하고 과학에도 상보성이 있지만 과학의 상보성은 저에게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지 않는데, 인문학에 존재하는 상보성/역설?은 저에게 불쾌감을 일으킵니다.

내적 유대 강화에 외부 배척 (이것은 외부 배척을 통해 내적 유대가 강화되기도 하죠.) - 같은 이유로 인해 외부에 개방적인 상황을 유도하는 것은 내적 유대감을 약화시킵니다. 외부 배척을 통해 내적 유대를 강화하려는 가장 좋은 예는 남한 사회의 북한을 대하는 태도죠. 경우에 따라 일본이 되기도 하고 중국이 되기도 하고, 서양 문명 자체가 되기도 하고 인종적으로 백인, 흑인이 되기고 하고. 이것은 분명히 도덕적으로 나쁜 것입니다. 타파해야 할 나쁜 인식이죠.

반면 문명 특히 교통 통신의 발달로 근세 이전보다는 외부 배척이 약화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아프리카의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다른 나라에 지진, 태풍이 있을 때, 국제적인 도움이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동반된 (부?)작용이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 대한 연민이 약화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도시에서 노숙자를 외면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일부 진보적 모임에서는 작은 사회 운동을 펼치기도 하죠.)

경향신문의 기사는 저도 읽었습니다. 한편으로 제가 생각했던 것을 이야기해 주어 후련한 면도 있지만, 인문학의 모순이 보여 답답함을 함께 느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안연수 선수 발탁이 이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겠습니다. 빙상계의 집행위원들은 성인군자입니다. 누구를 선수를 뽑느냐 그 기준에, 재능있고 노력해서 실력있는 선수가 될 가능성을 뽑는 것이 정의롭고, 도덕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가능성 있는 후보가 뽑혀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이 아니고 뽑힌 선수가 훌륭하게 자라나는 것이죠.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

마립간 2014-02-18 09:27   좋아요 0 | URL
http://amd780501.blog.me/130185822278

자본주의, 대량 소비 사회 다음에 무슨 사회가 올까요. 무슨 사회가 아니고 인류 멸종이 있으려나.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09:46   좋아요 0 | URL
스피드 스케이트'는 기록 경기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하지만 쇼트트랙은 스피드 스케이트와는 사뭇 다릅니다. 협동이 필요하죠. 바람잡이가 필요하는 거죠. 그게 바로 작전입니다. 같은 국가 선수 두 명이 오르면 한 명은 질주를 하고 다른 한 명은 조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뒤따라오는 다른 나라 선수의 길목을 차단하거나 앞서 달리는 자국 선수가 힘을 보충하게 만들기 위해서 느리게 질주를 해서 자신이 미는 선수와 격차를 벌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누가 선두가 되고 조력자가 되고 싶을까요 ?

안현수 사태는 안현수가 코치진의 작전대로 조력자 역할을 하기에는워낙 실력이 타고 났다는 점입니다. 다들 고만고만한 실력인데 안현수는 탁월했죠. 그래서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없는 겁니다. 하지만 조력자 역할을 했던 나머지 선수들도 실력이 모두 고만고만하다고 해서 당연히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겁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충돌이 생기는 것입니다.

안현수는 파벌 싸움의 피해자이지만 역으로 파벌 싸움에서 수혜를 입기도 했습니다. 바로 그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자본주의 - 소비 사회 다음은... 음, 지구최후의날이지 싶습니다..
전 지구멸망을 원하지는 않지만 인류멸망에는 동조합니다. 모든 자연생태계는 타자에게 에너지를 공급하죠. 꽃은 열매를 짐승에게 주고 짐승은 그 열매를 먹고 다른 짐승에게 먹이가 되고.. 하지만 인간은 오로지 자연을 착취할 뿐입니다.

마립간 2014-02-18 12:45   좋아요 0 | URL
첨언을 하자면, 우리 나라가 쇼트트랙에서 팀웍이 뛰어나 누구나 질주하는 선수가 되어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있다면,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질주 선수와 조력자 역할을 바꾸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그래도 역시 잘하는 선수가 질주를 하는 것이 옳을까요. 누군 말에 의하면 이 (지분에 해당하는) 파벌 싸움에 병역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안현수 선수는 탁월한 재능이 있었겠죠. 하지만 탁월한 재능이 꽃 피우는 것에 (곰곰발님일 언급한, 그리고 저도 이해를 하지만) 파벌싸움에 수혜를 입었다는 것이 탐탁하지 않다는 것이죠. 안현수 선수가 아닌 다른 선수가 발탁되었어도 그 선수가 역시 혜택을 받은 것이고요.

아랫글도 비슷한 내용
http://sports.media.daum.net/sports/column/newsview?newsId=20140218090604511&gid=110349

다크아이즈 2014-02-18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하게 공감합니다. 안현수 잘못도 없지만 안현수 사태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가해자가 되는 형국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빙상연맹이 잘못한 건 백 번 지당하지만 그 때문에 그 어떤 선수도 전적으로 피해자거나 가해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선수 모두 피해자인 게지요. 이 건 관련 각종 자료를 훑어본 입장에서 결코 안현수만이 피해자가 아니라는 걸 확신하게 되었습니다.우리 선수 모두가 피해자였지요. 지금 안현수 선수는 영웅이 되었고 심리적 경제적 보상이라도 받게 되었지만, 또다른 피해자인 선수들은 어떻게 되나요?

차제에 금메달 하나에 애국을 들먹이는 과격한 풍경이 없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개인의 영광이 타인에게 더불어 흐뭇함을 선사할 수는 있지만 온 국민이 그짓에 열광하는 것은 코미디보다 더한 코미디일 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09:4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팜므 님이 정확하게 뽑으셨습ㄴ다.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은 가해자가 아닙니다. 같은 피해자라고 봐야죠. 그래고 박근혜가 철딱서니없이 성급하게 경기 중에 뒷조사 운운해서 지금 뒤숭숭할 것입니다. 그들이 뭔 죄가 있나요. 4년 동안 단 며칠의 이 축제를 위해 여기 서 있을 뿐인데 말이죠.

스포츠 국가주의, 참 천박한 것인데 이게 없어지질 않아요. 올림픽만 되면 모두 안중근 의사 같습니다. 놀라운 광경임..

samadhi(眞我) 2014-02-18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구멸망=인류멸망으로 가볍게 인식했고, 머지 않아 곧 이라는 생각에 2세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가질 정도입니다. 저도 그냥 망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그렇게 바라지 않아도 하루하루 멸망을 향해 달려가는데요.

언제나 분야별 스포츠협회, 연맹때문에 선수들만 죽어나는 것 같습니다. 책임자들이 심지어 그 분야 전문가도 아니고. 어쩌면 그렇게 구태의 정치행태와 똑같은지.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37   좋아요 0 | URL
사람들이 흔히 인류멸망하면 지구멸망이라고 착각하더라고요. 인류가 멸망하면 지구는 번성하죠.
전 인류는 멸망해야 한다고 보는 1인입니다. 그게 지구를 착취했던 인간이 마지막에 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모든 연맹을 꿰차고 있는 놈들은 모두 정치인이죠. 쓰레기들입니다.

나탈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 2014-02-1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빙신연맹이 지랄이라서 그렇지 선수들끼리는 사이 좋답니다. (코팜)

연맹자체를 없애버려야함. 선수들 상금받으면 그거 삥뜯어 운영하는 조직이- 정작 선수한테 지랄 염병

곰곰생각하는손. 2014-02-18 14:1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전적으로 공감입니다.
대한민국 체육계는 주로
연맹이란 새키들이 죄ㅡ말아먹죠ㅡ

근데 나탈야랑 라스콜리니코프,는 알겠는데
이브첸코? ..는 어디서 가져다 붙이신 겁니까?

음.. 제법 매력적인 이름이란 생각에 궁금해서..

나탈야 알렉산드로브나 로마노바 2014-02-18 16:4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당황스럽군요... <나탈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는 페루애님이 본문에다가 직접 만들어 적어주신이름 아닙니까... ㅇㄴㄹㄴㅁㅇㅎㄴㅇㅎㅁㅇㅎ

저의 본명은 사실 다음과 같습니다.
Natalya Aleksandrovna Iskander Romanova

나탈야 알렉산드로브나 이스칸더 로마노바.

곰곰생각하는손 2014-02-18 19:2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어? 첨엔 링크만 달랑 있었는데 어느새 글이 불어났네?!ㅎㅎㅎㅎ

오호~ 본명은 그러했군뇨?! 스펠까지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므니다.
음 그러니까 당신은.. 나탈야 알렉산드로브나 이스칸..응? 로마노.... ?

ㅎㅎㅎㅎ(에잇~ 본명은 이브첸코 머시기보다 더 지긋지긋 매력적인 이름이로군!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39   좋아요 0 | URL
나탈야 이브첸코 라스콜리니코프 주니어3세가 아니라 원래
나턀야 알렉산드로브나 로마노바'로군요. ㅎㅎㅎㅎ
전 이상하게 이 러시아 이름이 뭔가 굉장히 귀족적이고 입에 짝짝 붙어요.
다음에는 긴 이름을 달 수 있는 나라에서 태어나고 싶습니다.


+

곰곰생각하는손 ? 오늘은 우리 곰곰가문이 모두 출동해서 손발이 다 척척 맞는구나.


밤하늘의별소리 2014-02-18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선전 보다보니 소름이 돋네요... 무서울지경..

또 주제에 엇나간 댓글을 남기자면, 저는 서경식의 <디아스포라 기행>을 읽고 있는 와중에 안현수 선수가 러시아로 귀화한 과정을 알게 되었어요. 한국 빙상연맹의 부패를 견디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 러시아로 간 안현수 선수가 멋있지만,저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조선을 떠났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에서 애매한 신분으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는 재일조선인인 서경식 선생님의 처지에 계속 마음이 가더라구요.

<디아스포라 기행>에 나온 한 구절이예요
: 실재로 재일조선인들 중에는, 일본이 정말로 싫어져 해외이주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이들은 경제력이나 특별한 능력을 지닌 소수뿐임 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재일조선인의 대다수가 일본 식민지배의 결과 의도하지 않은 채 이 나라에서 태어났다. 때문에 이 나라의 언어밖에 모르고, 여기밖에는 집이 없고, 여기밖에 직장이 없고, 여기밖에는 친구도 아는 사람도 없다. 다시 말하면, 삶의 기반이 여기 외에는 없는 것이다. 어떤 때는 완곡하고 부드러운 말로, 어떤 때는 거친 목소리로 싫으면 나가라고 하는 말을 들어가면서, 그래도 여기밖에는 살 곳이 없는 것이다. (31)

한국의 여건이 자신과 맞지 않아 스스로 한국을 떠나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선수를 바라보면서, 한국에서 떠나야만했지만 여전히 국적을 '한국'으로 지니고 일본을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어느 국가에도 동화되지 못하고 살아가야만하는 그 경계인의 슬픔이 느껴지는데, 너무 억지로 문제를 연결시켜버린건가..하는 생각이 들기도하고 디아스포라의 삶에 대해서 아는 것도 잘 없어서 좀 더 알아보고 있는 중이예요;;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49   좋아요 0 | URL
저게 굉장히 위험한게 자세히 보면 < 너는 한 명의 대한민국 국민이다 > 가 아니라 < 너는 단 1명의 대한민국이다 > 라고 하잖아요. 대한민국 국민이다 와 대한민국이다, 는 전혀 다르잖습니까. 멘트를 전자'로 차용했다고 해도 스포츠 국가주의인데 후자는 이에 한발 더 나아가 파시즘이 되는거죠. 이건 완벽한 파시즘입니다. 개인과 국가를 합일의 차원으로 이미지화한게 대표적으로 무엇인가요 ? 가미가제 특공대 아닙니까.
그때 그들에게 세뇌시켰던 것은 너는 국가'다. 그래서 자기 목숨 버리고 뛰어든 거...

이슬람 과격 단체도 같은 논조 아닐까요 ? 너의 희생은 국가의 부활이다, 바로 이 슬로건으로 미친듯이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하는 거죠. 저 광고는 그냥 재수없는 광고가 아니라 한국 사회가 파시즘으로 흘렀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기표이기도 합니다.

+
디아스포라, 저도 읽어보았습니다. 많지 않은 분량인데 참 많은 것을 메시지를 던져주더군요. 문득 송두율 교수도 생각나고 스티브 유도 생각나네요.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이명원 지음 / 새움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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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가 몸에 새겨진 문신이라면

글(씨체)은 종이에 새겨진 문신'이었다.

 

 

 

가끔 사소한 편린(片鱗) 때문에 전체가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 내 생애 구슬 같은 겨울 " 이라는 문장 하나 때문에 < 그 남자네 집 > 이라는 소설을 좋아했다.  박완서 작가가 " 구슬 " 대신 " 주옥 " 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면 이 문장이 그토록 아름답지는 않았을 것이다. < 그 남자네 집 > 이라는 제목도 큰 울림'이었다. " 그 남자의 집 " 이라고 하지 않고 " 그 남자네 집 " 이라고 했을 때, 박완서 작가는 격 조사 < ~의 > 와 접미사 < ~네 > 가 가지고 있는 미묘한 차이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귀에는 격 조사 < ~ 의 > 는 가부장적이며 이기적인 남성 어투'처럼 들린다. < 그 남자의 집 > 에서 남자는 집을 소유한 주체가 된다. 주종의 관계가 명확하다. 반면 < ~ 네 > 는 같은 처지인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로 소유와 서열에 의한 남성 어투에서 벗어나 이타적 연대'를 풍긴다.

 

< 그 남자네 집 > 에서 남자는 집을 소유한 주체이기보다는 그 집에 사는 무리 중 한 명'이다. < ~의 > 가 수직적 관계를 직시하는 남성 언어라면 < ~네 > 는 아픔을 공유할 수 있다는 공감 능력에서 비롯된 수평적 관계'를 중시하는 여성 연대의 느낌이다. 문장도 좋고 제목도 좋은 소설이다. 그리고 코맥 매카시의 < 모두 다 예쁜 말들 >도 제목도 좋고 문장도 좋아서 나를 환장하게 만든 소설이다. 모두 다 예쁜 말들이라니, 아... 모두 다 예쁜 말들이라니 ! 이 소설에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 나온다. " 흉터는 신기한 힘이 있지. 과거가 진짜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거든. " 이 문장을 읽었을 때 가볍게 떨렸다. 상처와 흉터의 관계는 원인과 그 원인에 대한 결과'여서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뭇 다르다. 상처는 < ~ 앓이 > 에 가깝고 흉터는 살에 새겨진 문신과 유사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상처는 두 가지'다. 하나는 눈에 보이는 상처'이고 또 하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상처이다. 상처는 보이는 상처보다 보이지 않는 상처가 더 아프고 오래 간다. 그리고 더 아플수록 더 많이 감추려고 한다. 상처는 심장에 새긴 문신과 같다. 반면 흉터는 숨길 수 없다. 한여름에도 두꺼운 시계를 오른손에 차고 다니는 여자가 있었다. 패션 코디'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생뚱맞아서 나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오른손에서 주저흔'을 읽었다. 그녀는 자살을 시도했던, 그 흔적의 결과인 주저흔을 감추기 위해서 시계를 항상 차고 다닌다고 나는 추측했다. 내가 물었다. " 혹시.... 왼손잡이세요 ? " 뜬금없는 질문에 그녀는 의아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지만 이내 그렇다고 대답했다. 쓸쓸했다. 면도칼로 손목을 그을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자주 사용하던 손으로 칼을 쥐게 되어 있으니깐 말이다.

 

이명원의 독서 에세이 < 마음은 소금밭인데 도서관에 갔다 > 에서는 김병철 문학 비평가가 쓴 문장이 인용되어 있다. 다음과 같다. " 내 목숨이 끊어지더라도 그 순간까지, 기를 쓰고 글써야지. 피를 토하다 쓰러지는 그 찰나까지. 기를 쓰고 글써야지. 글은 내가 세상에 왔다 간 흔적의 핏자국 " 이 문장을 읽다가 문득 글을 쓰는 사람에게 있어서 글(씨체)은 종이에 새겨진 흉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흉터가 몸에 새겨진 문신이라면 글(씨체)은 종이에 새겨진 문신'이었다. 이명원의 독서 에세이 < 마음은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 는 2004년도에 나왔다가 오랫동안 절판된 상태였는데 이번에 개정판으로 다시 발행되었다. 이명원 사태'가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잠시 훑은 기억이 있는데 내가 기억과는 사뭇 달랐다. 김애란의 < 두근두근 내 인생 > 에 대한 글도 있는 것으로 보아 몇몇 글은 새롭게 단장을 한 것 같았다. 

 

이명원은 마음이 소금밭인데도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고 고백했지만, 당시 나는 달달한 연애를 하고 있어서 마음이 설탕밭이어서 오랜만에 정독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구경한 적이 있다. 그 차이 때문이었을까 ? 개정판에 쓴 글들은 모두 새롭게 보인다.  내가 비평서를 읽을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문학 비평서 제목이 하나같이 비문학적'이다. < 한국 문학의 유령들 > , < 전위의 기원과 행로 > , < 환상과 실재 > 따위는 제목부터 학술적 냄새가 풀풀 풍겨서 읽고 싶은 맛이 안난다. 그런데 < 마음은 소금밭인데 도서관에 갔다 > 는 꽤나 제목이 근사하다. (물론 이 책이 비평서가 아닌 문학 에세이여서 이들과 같은 잣대로 비교평가하는 것은 모순적이기는 하지만)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읽기 편하다. 장정일의 독서 에세이가 톡 쏘는 맛이 있다면 이명원은 달달한 맛이 있다.

 

문장이 달달해서 읽기 좋은 부분은 신형철과 겹치지만 결정적 차이는 어떤 대목을 비판할 때는 매섭고 정확하다는 점이다. 신형철이 정실비평에 함몰되어서 능청스럽게 좋은 게 좋다, 라는 식으로 두리뭉실하게 글을 쓴다면 이명원은 신형철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장정일 같은 독함이 있다.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은 비평가로써 가져야 할 미덕이다. 이명원에게는 바로 그 미덕이 있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공감하는 부분은 < 두근두근 내 인생 > 에 대한 날선 비판이다.

 

" 내 판단에 이는 유머의 과잉이다.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웃으라고 권유하는 작가의 서사 장치는 어떤 의도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왜 한아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성인들, 심지어는 고통을 참고 있는 그의 부모들마저 이 소설 속에서는 그저 실없이 웃고 떠들면서, 상황의 비극성을 회피하고 있는 것인지 나로서는 알쏭달쏭하다. ( 196쪽 ) "

 

비평가들이 김애란의 < 두근두근 내 인생 > 에 대해 쏟아낸 " 묻지 마 칭찬 " 에 질려버린 나는 이명원의 지적이 무척 반갑다. 이 장편소설은 3분짜리 노래를 부르던 여가수가 느닷없이 3시간이 넘는 춘향가 완창에 도전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백미터 단거리 선수가 마라톤 선수가 되어서 뛰는 모습처럼 보였다. 단거리에 최적화된 호흡법은 왕십리를 지나면서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무악재를 지나면서 뒤죽박죽이 되었다. 끝에 가서야 정신을 차리고 뜀박질을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아니었던가 ? 내가 정말 궁금했던 점은 모든 비평가들이 쏟아낸 성찬'이었다. 왜 비평을 업으로 한다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작품을 칭찬했을까 ? 정실과 정파가 빚은 비극이다. 그런 점에서 이명원의 지적은 반갑다. 무엇보다 반가운 점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분리해내는 이명원의 냉정한 자세'다. 

 

김윤식이라는 평론가의 표절을 지적해서 대학에서 파문당한 이명원'에게 " 김윤식 " 은 상처이자 흉터일 터인데, 그는 공과 사를 분명히 한다. 그는 " 내가 선호하는 문체는 김현이 아닌 김윤식의 것 (279쪽) " 이라고 고백한다. 사적인 감정에 사로잡혀서 눈을 흐리지 않겠다는 태도다. 어쩌면 그는 김윤식 표절'을 지적했던 글이 이 정도의 파문을 몰고 올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쓴 글에 대해서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그가 김병철 비평가가 쓴 " 글은 내가 세상에 왔다 간 흔적의 핏자국 " 이라는 문장 앞에서 전율감'이 들었다고 고백했을 때, 그는 그때 벌어졌던 일들이 떠올랐을 것이다. 그 글을 다시 읽는다면 이명원은 그 글씨'가 흉터였다는 사실을 절감할 것이다. 그리고 그 흉터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그렇다, 흉터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 과거가 진짜 있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니깐 말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이 세상 모든 글은 세월이 지나면 흉터로 남는다. 코맥 매카시의 저 문장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

< 사람 냄새 + 먼지 없는 방 세트 > 이벤트 결과

 

1. 텍스트걸

2. 眞我

3. 수다맨

4. 밤하늘의별소리

5. 달사르

 

기프트북 보내기, 라는 게 있더군요. 주소 물어볼려고 끄적이다가 기프트북'이 있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맙소사 ! 이렇게 편리한 기능이 있었다니. 책이 내일이면 도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됐고 !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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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02-17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김애란에 대한 글은 일전에 프레시안에 실었던 글을 개고한 듯합니다. 위에서 말씀하신 대로 유머의 과잉이 느껴지는 데다, 만담적 서술과 동화적 색채가 강하고, 인물들이 너무 단순하게 그려져 리얼리티가 떨어진다고 평했죠. 제가 보기에는 아주 적확하고 온당한 지적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평론의 문장은 오히려 비문학적일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평론은 엄밀히 말해 튼튼한 논리와 정교한 분석이라는 토대 위에서 구축되지 않습니까. 이것은 감성을 전면에 드러내는 소설/시랑은 근본적 태생부터가 다르다고 봅니다. 때문에 저는 김현/정과리/신형철의 미문 보다는ㅡ이들은 가끔씩 작품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해 자신의 정념을 그대로 드러내는 우를 범하죠ㅡ 김윤식/김우창의 건조한 문장이 오히려 평론이라는 장르의 미덕과 역할을 제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7 20:53   좋아요 0 | URL
좋은 지적이시군요. 글구보니 김현과 김윤식은 촉촉함과 건조함의 대비처럼 보이는군요. 신형철도 촉촉함 쪽으로 나뉠 것 같습니다. 촉촉한 데다가 정실과 정파에 빠지면 정말 위험한데, 촉촉한 데닥 선비처럼 대쪽 같은 비판 정신을 가지면 그게 아주 큰 효과를 얻습니다. 그래서 저는 칼칼한 비판 정신과 함께 부드러운 문장력을 갖춘 글이 끌리더군요. 후후. 이명원은 김윤식의 문체를 좋아한다고 했지만 전 김윤식 비평에 크게 흔들린 적이 없어요. 그게 나라는 개인의 취향 탓일 겁니다.

전 너무 건조한 문장으로 쓰여진 비평서를 보면 로봇이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비평문에 사적인 넋두리가 들어가는 비평문이 제 마음을 움직이고는 하죠.
왜 김수영이 말하잖아요. 왜 문학인은 거창한 것에만 분노하냐고 말이죠.
사소한 것에 분노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래서 저는 김병철 비평가의 사소한 넋두리가 좋습니다.
신형철 편론가다 감성적 비평을 쓰는데 이 양반에게는 비평가가 반드시 지켜야 할 공정한 심판 정신이 없어요. 그냥 모두 다 좋아, 이런 거거든요.

수다맨 2014-02-17 23:06   좋아요 0 | URL
넵, 저도 곰곰발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감성 높은 문장에 비평 정신을 실을 수 있다면 정말이지 대단한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러한 문장이 논리나 맥락을 잃고, 비판 정신과 비평의 엄정함을 상실한 상태에서 발화되는 모습을 좀 많이 봐서요. 너무 사변적으로, 현학적으로 기울면 곤란하겠지만 평론이라면 적당한 건기乾氣를 유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이쿠, 책 받으려고 댓글을 단 거는 아닌데,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 낮술 같이 하시죠. 1차는 제가 내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7 23:40   좋아요 0 | URL
1차를 내신다. 그럼 횡우 꽃등심으로 1차를 갑시다. ㅎㅎㅎㅎㅎㅎ
2차는 제가 순댓국집 가서 순대로 소주 한 잔... ㅎㅎㅎㅎㅎㅎ

2014-02-18 0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8 0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8 0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8 0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8 0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18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4-02-1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달게(?) 읽을게요. 뭐에 당첨돼 본 적이 처음이네요. 응모도 안했는데??^^
저도 뭔가 쏴야겠다는 부담감이 생기는데요. 뭘 쏴야할지 고민(만^^) 해봐야겠어요.

리뷰 제목 참 좋네요. 일종의 책임감이 온몸을 휘감아서 글 쓸 때마다 몇 번이나 다시 읽어보고 교정하기를 반복하는 지. 그런다고 문장이 더 매끄럽거나 나아지는 것 같진 않지만요. 책을 편독하는 버릇이 있어서, 자기계발서랑 비평서를 안읽어요. 관심이 안생겨서. 독서량이 많이 부족하기도 하지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29   좋아요 0 | URL
책 쓰게 읽어주세요.. ㅋㅋ.
쏘긴 뭘 쏩니까. 제목 좋은가요 ? 이거 사실 그냥 급하게 본문에서 그냥 따온 건데... ㅋㅋ
저도 비평서를 잘 안 읽게 되더라고요. 일단 비평서 읽기 전에 그 책을 읽어야 할 거 아니에요.
안 읽으면 저 사람이 무슨 소릴 하나 모르니깐 말이죠.
근데 이 독서에세이는 비평서가 아니라 에세이이기 때문에 지적한 책 안 읽어도 쉽게 수긍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요. 그냥 독서 에세이입니다.

다소 2014-02-18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번 얘기한 것 같지만) 전 곰곰발님의 제목 짓는 솜씨와 서두의 흡입력 때문에 전체 글이 좋아지곤 하지요. 히히. 물론 글만으로도 매력있지만요. 그래도 단연 압권은 제목과 서두!

이 책을 지난 주말에 광화문 교보에서 발견하고, 한참을 쳐다보았지요.
마음이 소금밭인데 도서관엘 갔다니..곰곰발급의 제목짓기 레벨 아닙니까.ㅋㅋㅋ
물론 저런 말이야 요즘 인터넷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말이지만, 출판인쇄물의 제목에 넣기는 좀 주저하게 될 법한데, 오히려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끌게 만들었으니 작자의 의도가 성공한 셈이지요. 게다가 마음이 짠내나는데 도서관에를 갔다고 했으니 소설도 아닌데 뒷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게다가 곰곰발님이 별 다섯개를 꽝 박아두셨으니 조만간 저도 이거 사봐야겠어요. (이것도 땡스투는 곰곰발님께로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32   좋아요 0 | URL
이번 제목은 그냥 생각없이 지어서 다른 제목을 달까 했는데 다소 님 댓글 보고 그냥 그대로 가기로 했습니다.
마치 머리 묶은 헤어스타일이ㅣ 촌스러워서 풀까 했는데 갑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지나가는 말투로 머리묶으니깐 청순해보이고 좋다아 ! 라고 하자 정말 머리 묶은 모습이 예뻐 보여 하루 종일 머릴 묶는 처녀처럼 말이죠. 허허허....

탱스투는 꼭 남겨주세여 ~

poptrash 2014-02-18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 나온 건 알고 있었는데, 몇몇 추가된 꼭지가 있는 모양이네요. 그럼 또 사고 싶어지는데... 잘 읽었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27   좋아요 0 | URL
제가 오랜 전에 도서관에서 그냥 잠시 훑어봐서 기억이 좀 그렇지만
내용은 거의 비슷한데 뭔가 좀.. ㅋㅋㅋㅋ 확 바뀐 느낌이 듭니다. 어, 이거 뭐지... ?!
디자인이 바뀌어서 그런가, 몇몇 추가한 글은 있고, 마찬가지고 솎아낸 부분도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굳이 가지고 계시다면 개정판 사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밤하늘의별소리 2014-02-18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앙 @_@ 책 오면 꼭 읽고 다른 친구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해줘야겟어요 ㅎㅎ

흉터-에 관한 곰발님의 글을 읽다보니, 며칠 전에 <오디세우스>를 읽었는데요 저도 비슷한 메모를 했어요-

아테네 여신이 오디세우스를 변장시켜서 부인이 첫눈에 알아보지 못하도록하거든요. 그런데, 그 변장한 오디세우스를 유모가 '다리에 남겨진 흉터'를 보고 알게 되요. 그 구절을 읽으면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모양새지만, 불행한 가정은 그 불행의 이유가 저마다 다르다" 라는 <안나 카레리나의> 첫구절도 떠오르면서, 문득 "무언가를 노력해서 나만의 개성을 찾아야 남과 다른 '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에 아파서 생긴 흉터가 남과 다른 나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끄적끄적-적어놨어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8 20:34   좋아요 0 | URL
흉터는 일종의 주민등록증 같죠. 지문이 모두 다르듯 흉터도 모두 다릅니다.
모든 가짜들이 결정적으로 발각되는 게 바로 흉터 잖아요.
아, 흉터에 대한 리뷰를 써봐야겠어요. 언제부터인가 흉터라는 단어가 참 좋더라고요.
흉터는 상처라는 단어보다 좋아요. 상처가 왠지 나약한 사람들이, 그러니깐 싸구려 감성적인 것을 자극한다면
흉터는 뭔가 처절하고 무뚝뚝하고 그런 느낌... 그래서 흉터라는 단어가 좋습니다.

밤하늘의별소리 2014-02-18 21:04   좋아요 0 | URL
앗, <오디세우스> -> <오딧세이아> 입니다!

아.. 뭐랄까.. 또 문득 들었던 생각인데요.. 한 사람의 울퉁불퉁한 면을 사회가 획일화시키기 위해서 둥글둥글 매끈매끈하게 만든다면요, 그 울퉁불퉁한 면이 잘라지고 깎여나가면서 생기는 게 흉터-일지도 모른생각을 했어요. 획일화된 사회에서 모두 둥글둥글하지만, 원래는 모두 다른 모양으로 울퉁불퉁하게 생겼을 테니 자신에게 남겨진 흉터도 저마다 다르지 않을까-생각도 해보구요..

+ 흉터와 상처의 차이. 좋아요, 저도 계속 생각해보고싶어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01:00   좋아요 0 | URL
밤하늘 님 때문에 < 돌의 흉터 > 라는 글까지 쓰게 되었네요. 아침에 일어나시거든 읽어보시구랴...

엄동 2014-02-19 10:40   좋아요 0 | URL
상흔"의 그것과 같을까요

쭈욱 곰발님 글을 읽으며 저도 상처"보다 상흔"이 더

마음의 갈피를 헤집는 단어란 걸 알았음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6:48   좋아요 0 | URL
글죠 ? 상흔.... 상흔은 좀더 정신분석학적 용어이기는 하지만 상처, 흉터, 상흔 중 그중에 제일은 흉터'라...
상처와 흉터'라는 단어에는 묘하게 처와 터'가 장소를 지칭하는 이미지가 읽혀요.

달사르 2014-02-19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프트북 문자 알림을 기다리다가 안와서 혹시나 싶어서 메일을 열어봤더니 메일로 선물이 도착했네요.
설정을 뭘로 하느냐에 따라 문자로도 오고, 메일로도 오나봐요.

힛. 선물은 언제라도 기분이 좋네요. 감사합니다. 잘 볼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9 16:46   좋아요 0 | URL
무슨 선물입니까, 좋은 만화여서 동참했을 뿐입니다. 모든 상금을 휩쓸어야 더 많은 기프트를 남발할 터인데...ㅋㅋㅋㅋ
 
사람 냄새 :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 평화 발자국 9
김수박 지음 / 보리 / 201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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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체는 신기한 힘이 있다.

과거가 진짜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 푸르덴셜생명 10억 광고

 

나무꾼이 나무를 하다 실수로 도끼를 연못에 빠뜨린다. 이때 연못에서 산신령이 나타나서 나무꾼에게 묻는다. 금도끼가 네 것이냐, 은도끼가 네 것이냐,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쇠도끼가 네 것이냐착한 나무꾼은 세 번째 도끼가 자기 것이라고 말한다. 그 후의 내용은 다들 아실 터 ! 셰익스피어 연극 < 베니스의 상인 > 에서도 똑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아름다운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서 구혼자들은 세 개의 상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첫째는 금 상자이고, 둘째는 은 상자이며, 셋째는 납 상자이다물론 세 번째 상자를 선택한 사람이 청혼에 성공한다. 세 번째 금속을 선택해야지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정직과 겸손 그리고 탐욕이 없는 마음 씀씀이를 시험하기 위해서이다. 만약에 당신 앞에 산신령이 나타나서 소원을 들어주겠다며 백지수표에 액수를 적으라고 한다면, 당신은 얼마를 적겠는가 ?

 

당신은 금도끼와 은도끼 이야기에서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른다는 교훈을 익히 알고 있다. 곰곰 생각할 것이다. 아파트 한 채 값은 있어야 집 없는 설움을 벗어날 수 있을 테고, 번듯한 가게도 하나 있어야 자유로운 자영업자의 꿈을 이룰 수 있으니 가게 하나 장만할 돈도 있어야 하고, 그리고.... 아니지,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르는 법 ! 당신은 조심스럽게 백지 수표에 10억 정도 기재할 것이다. 10억은 집 한 채와 가게 하나를 장만하고도 1,2억 정도 통장에 저축할 수 있는 여윳돈'이다. 로또 평균 당첨금이 세금 공제하고 나면 실수령액이 12억 정도라고 하니, 10억은 가난한 서민이 부릴 수 있는 최대한의 " 한탕 " 인 셈이다. 어느 날, 당신 앞에 산신령 대신 회사 임원이 찾아와서 10억을 내놓는다. 

 

" 어르신, 이 돈이면 번듯한 아파트 한 채 사시고, 시내에 자그마한 가게 하나 여십시요. 그리고 남은 돈은 통장에 넣어서 이자 받고 사시면 넉넉한 노후 생활을 하실 겁니다. 허허허... "  단, 조건이 하나 있다. 이 돈을 받으려면 죽은 딸과 했던 약속을 어겨야 한다. 억울하게 죽은 딸의 목숨값으로 넉넉한 노후를 살 것인가, 아니면 딸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인가 ? 아버지는 쇠도끼를 선택한다.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려 죽은 황유미 노동자와 택시 운전수 황상기 씨의 이야기다. 김수박 만화 < 사람 냄새 > 는 바로 그 사건을 바탕으로 한 르포 만화'다. 끊어진 단선들로 이루어진 황상기 씨의 얼굴 스케치는 정직한 노동으로 이루어진, 힘 있는 결기를 느끼게 해준다. 김수박 작가가 그린 그림체는 투박하지만, 울퉁불퉁한 선화가 주는 느낌은 정직하고 따스하다.

 

얼핏 < 간판스타 > 를 그린 이희재와 < 페르세폴리스 > 의 마르얀 샤트라피'를 떠올리게 만든다. 탁월하다. 그리고 컷 사이사이에 끼어든 황유미 씨의 실제 글씨체'는 김수박의 탁월한 그림체를 압도하는 힘이 있다. 나는 이 만화 속 황유미 씨가 남긴 글씨체'가 그녀가 남긴 흉터처럼 보여서 내내 생강처럼 아렸다. 흉터는 신기한 힘이 있다. 과거가 진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 흉터에는 신기한 힘이 있지. 과거가 진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거든. 흉터를 얻게된 사연은 결코 잊을 수 없지. 안 그런가? ㅣ 코맥 매카시, 모두 다 예쁜 말들 中 ) . 그녀가 남긴 글씨체가 만화 컷 속에 삽입되는 순간 이 만화가 단순히 신파에 빠진 가족 드라마가 아니라 르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그렇다, 그녀가 꾹꾹 눌러쓴 글씨체는 그림체보다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죽은 자가 남긴 모든 글씨체는 흉터이며 동시에 상처다. 딸은 아빠가 운전하는 택시 뒷자리에서 숨을 거둔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 덥다 " 라는 말과 " 춥다 " 라는 말이었다. 3월 지나 4월이 오면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꽃 피는 봄이 오는데 딸은 컴컴한 둔내 터널 지나 싸리재 고개에서 숨을 거둔다. 아버지는 죽은 딸을 꽃가마 대신 택시에 태워 손수 운전을 하며 상여를 메고 달린다. 그 흔한 상엿소리도 없이 말이다. 하지만 이 장면보다 더 슬픈 장면은 아빠와 함께 택시를 타고 이곳저곳 다니면서 찍었다던 사진이 인쇄된 페이지(44-45)에서 울컥하게 만든다. 종이에 인쇄된 12컷의 흑백 사진은 모두 봄날이었다. 꽃들이었다. 진달레꽃, 국화꽃, 철쭉, 아네모네, 벛꽃. 영화 < 또 하나의 가족 > 에서는 " 멍게 "의 비유를 통해서 주제를 요약한다면, 만화 < 사람 냄새 > 는 " 향내 " 를 통해서 주제를 요약한다.

 

" 꽃이 있잖아요.이게 피어나면 보기는 이쁜데 향이 없어요. 향이..... 이 꽃이 질 때쯤 되면 최고의 향이 나거든. 사람도 똑같애. 애들 때는, 한창 클 때는 인가미가없거든. 그냥 자기 눈에 보이는 댈 행동할 때는 인간미가 좀 없지. 사람은 나이가 먹을수록, 늙을수록 사람 냄새가 나는 거야. 그 나이 때가 되면 향이 아주 한창 날 때 아니겠어 ? 인간으로서 향이 아주 한창 나는 나이라고. 근데 (삼성은) 사람 냄새라고는 요만큼도 없어 ( 113 ) "

 

아버지에게는 딸이 찍은 이 사진 또한 흉터로 남아 있을 것이다. 꽃다운 나이에 진 딸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우리는 영화 < 또 하나의 약속 > 을 보거나 < 사람 냄새 > 를 읽고 나서 분하고 슬퍼서 늦은 저녁에 술 한 잔 생각이 간절할 것이다. 그리고는 이마트'에 가서 주전부리와 술을 사 가지고 와서 삼성을 신랄하게 욕할 것이다. 하지만 바뀌는 게 무엇일까 ? 이마트'보다 비싸고 더럽고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이웃의 구멍가게를 외면하고 이마트 가서 장을 보는 당신은 정말 떳떳하게 삼성을 욕할 수 있을까 ? 황유미 씨의 사진을 꽤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술 한 잔 해야겠다.

 

 

 

 

 

 


 

 

 

 

 

+ 1

http://blog.aladin.co.kr/719469195/6891433 ㅣ 수다맨 님이 < 또 하나의 약속 > 에 대한 리뷰를 올렸다. 내 판단에 의하면 이 분의 분석력은 신형철 평론가를 압도한다. 그가 이 영화에 대한 단상을 적으면서 " 한상구는 사투리라는 구부러진 언어로, 경직된 표준어가 오갔던 법정이라는 공간을 겨눈다. 감정에 북받친 조리 없는 언어가, 차가운 논리로 무장된 텅 빈 언어들을 질타하는 모습에서 나는 한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인민'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 라고 했을 때는 살짝 놀랐다. 문득 생각난 것인데 서울 말씨를 표준어라고 하고 지방 방언을 사투리'라고 구분하는 것은 차별적이다. 마치 문학을 순문학과 장르문학 따위로 구분짓는 문단의 꼴사나운 짓이 연상된다.

 

 

+ 2

속으로 무노조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당당하게 무노조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말방귀 같은 자세를 취하는 기업은 삼성이 세계에서 유일할 것이다. 그리고 무노조 경영'이라는 낯 뜨거운 문장 뒤에 신화'라는 단어를 덧대는 천박한 기업 윤리도 세계 최강일 것이다. " 무노조 경영 신화 " 라니, 맙소사 !  여기에 더해서 무노조 삼성에 대해 비판적 자세를 취해야 하는 노동자가 되레 무노조 삼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민족성 또한 세계에서 유일할 것이다. 이 삼 박자가 만나서 삼성을 괴물로 키운다. 삼성이 망하나 나라가 망할까 ? 도요타가 망했다고 일본이 침몰했던가 ? 파산이라는 이름의 돌주먹에 얼굴을 강타당해 이빨 하나 흔들렸다고 해서 고기를 씹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이빨 하나 빠지면 고기를 씹지 못할 것라며 징징거린다.

 

삼성은 수많은 이빨 가운데 하나'다. 좋은 점수를 줘봤자 어금니'다. 어금니 없어도 고기 씹을 수 있다. 하지만 잇몸이 망가지면 고기를 씹을 수 없다. 그 잇몸을 지탱하는 주체는 노동자다. 삼성 하나 망해도 대한민국은 망하지 않는다.

 

 

+ 3

사람들은 포데기 신파극의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보여준 < 수상한 그녀 > 를 보며 펑펑 운다. 관객들은 칠순 노모가 스무살 꽃띠 처녀로 바뀐다는 서사가 판타지(가짜) 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겨울 내내 얼었던 수도가 봄볕에 펑 터져서 녹물을 쏟아내듯 눈물을 쏟는다. 그것은 판타지(가짜)를 뇌하수체가 리얼(진짜)하게 반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가짜가 가짜인지 뻔히 알면서도 판타지를 리얼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그것이 가짜이기 때문에 그렇다. 자신의 감정을 가짜에게 소비하는 게 편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리얼리티(진짜) 앞에서 눈물을 쏟으면 창피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가짜를 싫어하고 진짜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말이야말로 새빨간 거짓말이다. 인간은 진짜를 싫어하고 가짜를 좋아한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진실을 말하면 당신은 불같이 화를 내지만

 

누군가가 당신에게 달콤한 거짓말로 당신 비위를 맞추면 당신은 그 말이 거짓말이란 사실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웃는다. 진실은 사실 아름답다기보다는 쑥스럽고 불편하다. 그래서 엄마에게 온갖 짜증을 부리며 집을 나와 극장을 찾은 당신은 영화 속 가짜 엄마 앞에서 펑펑 울며 불효자는 웁니다를 연출한다. 그리고는 집에 오자마자 다시 온갖 짜증을 부린다. " 엄마, 잔소리 좀 그만해 ! 짜증나 죽겠어, 증말.... " 모성은 가짜와 접속하고 진짜와는 절연하게 된다. 사람들은 < 또 하나의 약속 > 에 나오는 리얼리티가 불편하다. 리얼리티 앞에서는 쪽팔리고 불편하고 불편하고 불편해서 외면하게 된다. 이처럼 판타지와 리얼리티의 모순적 관계는 곰인형과 곰의 관계와 비슷하다. 당신은 잠자리에 들 때 항상 귀여운 곰인형을 끼고 자지만 실제로 숲에서 곰을 만나면 자지러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삼성은 곰인형이다.  일류 배우가 나와서 삼성을 광고하고 김연아와 박태환이 삼성의 이름으로 달콤하게 속삭인다. 당신은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귀여운 곰인형에 불과하다. 삼성의 날것을 보는 순간 당신을 자지러진다. 진짜'란 늘 그런 것이니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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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02-16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저께 "또 하나의 약속"을 봤습니다. 영화 내용과는 상관없는 얘기입니다만, 엄마 역으로 나온 윤유선 씨가 너무 아름답게 보이더군요. 화장기도 없는 수수한 얼굴로 열연하시던데 어찌나 고우시던지, 제 어머니뻘(!)이지만 반하고 말았습니다.
이 영화 다 보고 포장마차 아무데나 들어가 저도 술 마셨습니다. 볼 때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는데, 다 보고 나니 담배랑 술이 땡기더군요 ㅜㅜ 우동 한 그릇 시켜놓고 혼자서 소주 한 병 비웠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6 02:43   좋아요 0 | URL
수다맨 님 조만간 술 한 잔 합시다. 나중에 만날 때 낮술 어떻습니까 ?

수다맨 2014-02-16 03:08   좋아요 0 | URL
저야 뭐 곰곰발님께서 불러만 주시면 낮술 환영합니다 ㅎㅎㅎ

르미에르 2014-02-16 0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을 내실때는 꼭 저와 계약하셔야 합니다 ... 아니면 저 삐짐 ㅡ.,ㅡ;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6 04:24   좋아요 0 | URL
인세는 넉넉히 주시는 겁니까 ? ㅎㅎ

르미에르 2014-02-16 0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40% 드리지요...곧 책도 찍을 껍니다.
페루애님이 1호로 제가 침 퉤퉤퉤 뱉어 뒀습니다.

진짜 저 몰래 책 찍으시면 저 완전 삐질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6 16:50   좋아요 0 | URL
눙물이 ㅠㅠ
40%인세는 하루키도 실패했던 전설의 인세인데
감사하옵고 감사하옵니다...

까레이 2014-02-16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짱이네요 ㅠㅠ 조용히 공감누르고 갑니당
Ps 술자리 하시면 저도 한번 불러주세요. 경복궁역 근처라 어디든 가깝습니당^^ (물론 서울 안에서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6 16:52   좋아요 0 | URL
아, 마저.. 경복궁 근처라고 했죠 ? 네에, 조만칸 함 자리 마련해 봅시다요.

잘잘라 2014-02-16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아- 제가 알라딘에서 본, 아니, 그동안 읽었던 모든 리뷰 가운데 가장 제 마음 깊은 데까지, 가장 빠른 시간에 후벼주시는 글입니다. 리뷰 감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6 16:53   좋아요 0 | URL
오홋, 그런가요 ? 작품이 워낙 좋다보니.... 제가 이런 만화를 좋아해서 말이죠.
만화는 확실히 축복받은 장르입니다. 흡입력이 대단하거든요.
다만 한국에서는 불량품 취급을 받아서 그렇지요. 안타깝죠. 만화라는 장르를 이렇게 천대하는 나라도
대한민국이 유일할 겁니다.

꼬마요정 2014-02-16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하고 갑니다. 저는 갑자기 예전에 그 광고가 떠오르네요.. 삼성생명이었죠.. 10억을 받았습니다... 남편이 죽고 보험금으로 10억 받아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의 광고 말입니다. '삼성'.. 무서운 단어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6 21:16   좋아요 0 | URL
아, 마자요. 푸르덴셜생명 10억 광고가 있었죠. 그렇군요. 10억이라는 돈은 서민이 영혼을 파는 금액이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엄동 2014-02-17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보고 엄마에게 삼성랜드를 씹었더니,
그래도 우리나랄 이끌어가는 부동의 대기업이라고 하시더군요 후.

책 주문합니다.
영화보고 어줍짢게 떠들고 다녔던 제가 부끄럽네요

다시한번
황유미씨의 이른 죽음을 애도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7 17:14   좋아요 0 | URL
부동의 대기업이라는 말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1인자'라는 게 그리 쉽게 부동은 아닐 겁니다.
도요타를 보십시요. 소니를 보십시요. 다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2-17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골목시장에서 이마트 홈플러스 욕해도, 자기 아들 삼성 보내는 부모들
저도 홈플러스를 이용하나, 자승자박의 현실은....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7 17:13   좋아요 0 | URL
전 홈플러스를 이용하지 않는 게 별로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이마트보다는 지역 마트, 구멍가게를 이용해야 합니다. 매우 쉬운 문제인데
사람들은 이걸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밤하늘의별소리 2014-02-17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일본인들의 노후대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50대가 되면 거의 회사에서 쫓겨나가야하는데, 그들이 베이비붐세대에 태어나서 일본 경제가 호황일 때 흥청망청 쓰는데에만 익숙해져서 노후 대비가 거의 안되있더라구요. 그런 상황에서도, 회사에서 나와서 그들이 살아갈 방법이 있느냐-에 관한 다큐멘터리였는데요

대부분 아르바이트 하면서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긴 하던데, 그 중에 제일 인상깊게 봤던 분이 대기업 다니시다가 퇴직하시고 자기 동네에서 친환경 로컬 과일,야채가게 하는 분이셨어요. 수입은 이전의 1/3정도 되지 않지만 생계를 이어나갈 정도는 된다는 답변을 하시더라구요. 그 아저씨를 보면서 대기업의 프랜차이즈들로만 채워져가는 우리나라의 거리가 떠오르더라구요. 일본은 작은 골목가게들이라도 많지, 우리나라는 편의점부터 시작해서 카페까지 이제 거의 획일화되고 있잖아요.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큰 돈은 아니더라도 생계를 유지할 정도의 작은 상권들이 유지되어야 다양한 삶의 방식이 가능할텐데...라고 생각했어요.

동네 슈퍼들이 그나마 살아있는 곳에서 자취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슈퍼를 이용하는 편이긴 하지만, 사실 본가만 해도 홈플러스가 십 분 이내 거리에 있고 주차하기가 편리하다보니 가족들이랑은 대형마트에 들르게 되더라구요.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7 20:49   좋아요 0 | URL
제 가족들도 모두 이마트 마니아'입니다. 전 이마트 사용금지를 타인에게 강요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지키고 싶더군요. 일본이나 심지어 마트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골목 상권이 지키지는 이유는 정치적 제도 장치 때문에 그렇습니다. 대형 마트는 절대 도심 안으로 들어올 수 없거든요. 미국 월마트 보십시요. 어디 사막 같은 데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냥 아주 대놓고 가자 목 좋은 자리에 있어요. 비극이죠. 대기업이 골목 상권까지 장악해서 돈을 1조 단위로 벌고 싶다는 그 치열한 탐욕이...


samadhi(眞我) 2014-02-21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트를 너무 좋아했는데요. 전에 일하던 직장 출퇴근 하는 전철역 안에 마트가 있던 데라 그 마트가 방앗간이었어요. 이제는 거길 더 안다니고 집에서 마트가 멀다보니 집 근처 수퍼를 드나들게 돼요. 그게 마음이 편하구요.무심코 대형마트를 가게 되는 것이 조금은 두렵네요. 그것들한테 적선(?)도 해주기 싫은데^^

사람들이 진짜를 싫어하고 가짜를 좋아한다는 사실 때문에 사는 게 힘드네요^^ 잔혹한 현실을 점점 더 외면하려고만 드는데 그런 얘기를 떠들어대서 저랑 놀기도 싫어하고 ㅠㅠ 심각하고 진지한 공기를 참기 힘들어하다보니 사회의 병폐가 더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것들을 악용하는 삼송같은 것들이 날뛰고 있고. 현실에 정면으로 부딪칠 수 있는 용기 하나쯤 장식용으로 달고 서로 털어놓기가 유행인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정자왕 사사키 조.  

 

 

 

종종 내 정치적 색깔'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닭똥 같은 꾀죄죄죄죄한 교양만 있다면 이명박과 그 잔당'이 매우 부도덕한 집단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이명박과 그 잔당들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해서 그 사람이 교양과 도덕을 갖춘 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새누리는 우익 집단이라기보다는  (1인)이익 집단에 가깝다. 문제는 내가 노무현 정권을 지독하게 싫어한다는 점이다. 한미 fta 진행, 노동법 후퇴 그리고 삼성을 말 그대로 글로벌하게 키운 것은 바로 노무현 정권'이었다. 허각보다 인기 없던 각하가 삼성을 " 프랜들리 " 하게 키웠다면 노무현 정권은 삼성을 " 글로벌 " 하게 키웠다. 무현 정권 때 한미 fta를 총지휘한 통상교섭본부장 김현종은 2009년에 삼성전자 해외법무 사장을 역임했으며 중앙일보 홍석현 사장은 노무현 정권 때 주미대사'를 지낸 것을 보면

 

삼성의 " 또 하나의 가족 " 이 알고 보니 노무현 정권이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자칭 진보 정권이라고 했던 김대중 - 노무현 정권 10년은 역설적이게도 정리해고법, 파견법, 비정규직법이라는 3대 노동 악법을 만들어 850만 비정규직을 양산한 정권이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꼴이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새누리 지지자들에게 욕을 먹으면서 동시에 김대중-노무현 지지자들에게도 욕을 먹었다. 어디 그뿐인가 ? 문화적 취향도 마이너的이어서 셰익스피어, 하루키, 김연수, 신경숙 작가와 정성일 영화평론가와 신형철 문학평론가 그리고 최근에는 강신주의 " 철학을 빙자한 김미경 식 호통 힐링 " 을 싫어한다고 집요하게 말풍선을 띄워서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 재수없는 말방귀 새끼 " 라는 소리를 듣기에 이르렀다.  가재미 눈으로 나를 대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그래, 시바 ! 나 재수없는 말방귀 새끼'다. 어제였다. 비로그인으로 접속한 이가 내게 댓글 하나를 남겼다. " 드디어 너라는 놈의 정체를 알았어, 사사키 조. 크으으으으으으으으 " 그리고 덧글과 함께 영화 속 장면을 갈무리한 주소를 걸어두었다. 장면을 갈무리한 영상은 벌거벗은 남자가 야시시시시한 얼굴로 눈을 살짝 감은 모습이었다. 절정에 다다른 남자의 얼굴이었던 것이다. 사사키 조'라고 불리우는 일본 배우였다. 나는 얼굴이 한라봉처럼 샛노랗게 되어서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급히 이 덧글을 지웠지만 지금도 떨리는 심장을 멈출 수가 없다.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이다. 카스테라와 크래커가 빚어낸 맛있는 불행. 아, 숨기고 싶은 내 과거,  그렇다 ! 내게는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었다. 내 과거를 아는 자가 폭로를 하기 전에 먼저 여러분에게 고백을 해야 할 시간이 왔다.

 

그가 내게 보낸 캡쳐 장면 ▼

 

 

 

 

 

 

영화 < 사사키 조, 빤스 벗고 덤벼라 > 장면 캡처.

 

  

펼친 부분 접기 ▲

 

사사키 조, 나는 일본에서 사사키 조' 란 이름으로 활동했던 성인 av배우였다. 내가 포르노 배우가 된 계기를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10년 전에 벌어졌던 불행했던 일로 되돌아가야 한다.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다. 그때는 피 끓는 청춘이어서 눈만 마주쳤다 하면 온몸이 딱딱해지던 시절이었다. 여자의 몸이 촉촉한 카스테라였다면 내 몸은 쎈 불에 달구어진 딱딱한 크래커'였다. 여자는 딱딱한 크래커를 먹고 싶어 했고, 남자는 촉촉한 카스테라를 뜯어먹고 싶어 했다. 시도 때도 없이 성욕이 스파크를 튀기던, 그런 세월이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이들이 피 끓는 청춘이라면 애인과 함께 비디오방'을 가면 안 된다고 충고하고 싶다. 비디오방이란 혼자서 가면 집중이 잘 되지만 둘이 가면 집중이 안 되는 곳이 아니었던가 ? 나는 그녀의 촉촉한 카스테라를 먹고 싶어 했고,

 

여자는 내 딱딱한 크래커를 먹고 싶어 했다. 내가 먼저 말했다. " 내 근사한 크래커 줄까 ? 내 크래커를 너에게 줄 테니 넌 내게 카스테라를 주렴. 우리 서로 바, 꿔 먹을래 ? " 그렇게 우린 포장지를 벗기고 맛을 음미했다. 그게 화근이었다. 비디오방에 설치된 몰카가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 야동'은 디지털 세대 맑시스트 김본좌'에 의해 LTE보다 빠른 광속으로 퍼져나갔다. 제목은 < 정자왕 > 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이 동영상을 본 적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그 동영상 속 사내가 바로 나다.  8월 우기에 쏟아지는 비처럼 엄청난 정액을 쏟아내던......

 

나는 그 동영상으로 인해 직장도 그만 두어야 했고, 심지어는 대인기피증에 시달려야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길 바랐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 모시모시 ? 유, 곰곰발 선생 ?! 나, < 정자왕 > 봐써.  재미써, 재미써, 재미써. 선생님 정자 콸 ~ 콸 ~ 스고이 ! 선생 페니스 가와이 !!!! " 전화를 건 사람은 일본 AV업계 서열 2위인 식스나인 어덜트 무비社'의 사장 오이치 사토 씨(동경 오토모토 거주, 53세)였다. 그가 떠듬거리며 한 말을 종합하자면 cum계열 포르노를 공략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진행 중에 있는데 이 cum계열 포르노 주인공으로 나를 채용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 선생님 정자 콸콸콸, 너무 많아. 너무 많아. 판타스틱해 ! " 당시 먹고 사는 길이 막막했던 나는 그 길로 현해탄을 건너 포르노 배우가 됐다.

 

그때 사용했던 내 이름이 바로 사사키 조였다. 오이치 사토 씨는 나를 보자마자 신체 검사를 했다. 사토 씨'가 말했다. " 선생, 포르노 배우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시오 ? 사정 시간 ?! 그건 약물로도 가능하니 필요 없소. 모양도 그닥 중요한 것은 아니오. 제작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바로 항문이오. 색과 모양새를 보는데 국화 무늬를 최고로 친다오. 그 누가 항문 모양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 어디 있겠소. 하지만 포르노에서는 항문이 주인공이지. 냄새나고 더럽다며 누구나 부끄러워하지만 이곳에서는 항문이 예쁜 사람이 주인공이라오. 축하하오, 선생 ! 당신 항문은 아름다운 국화 무늬구려. 허허허. " 내가 나온 포르노는 < 정자왕 시리즈 28탄 > 까지 나왔고 < 소방관 시리즈 > 는 19탄까지 만들어졌다. 그 외 총 4930편의 영화를 찍었다.

 

대부분 제목이 사사키 조'라는 간판을 달고 나왔다. " 사사키 조, 거침없이 쏜다 " , " 사사키 조와 함께 하는 크림 거품 목욕 " , " 소방수 사사키 조, 차갑게 식은 불씨를 살리다. " 따위였다. 하지만 너무 혹사한 나머지, 어느 순간부터 수도꼭지를 틀어도 물이 나오지 않는 상태가 되었다. 단백질 보충에 도움이 될까 하고 계란 노른자를 하루에 백 개씩 먹어지만 정액은 더 이상 만들어짖 않았다. 말 그대로 씨가 마른 것이었다. 급히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는 다음과 같은 진단을 내렸다. 전립선 기능 저하에 따른 발기 부전과 동시에 치질'이라는 선고였다.  눈물이, 아...... 앞을 가렸다. 오이치 사토 씨'는 냉정한 사람이었다. " 맙소사, 사사키 조 !! 이제 당신은 거품 빠진 누런 맥주 신세야. " 나는 그 길로 버려졌다. 설상가상 내가 모은 돈은 모두 주식에 투자했는데 일본 경제 장기 침체로 인해 종이 조각이 되어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

 

곰곰발 매혈기'는 이렇게 비극적으로 끝났다. 내가 출현한 영화들은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포르노는 아니었다. 일본 내 숙박업소 네트워크에서만 상영되는 포로노였기에 한국인이 내 정체를 알고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러데 누군가가 내 정체를 알아버린 것이다. 누구였을까 ? 새누리 지지자였을까 ? 아니면 노무현, 김대중 지지자 중 한 명이었을까 ? 김연수, 신경숙, 강신주 지지자 ?! 여튼 다 털어놓으니 속이 후련하다. 나 곰곰생각하는발, 아니 사사키 조'였던, 나는 한때 포르노 배우였다. 당신들의 손가락질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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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린 2014-02-15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개불 같은 분이었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5 02:48   좋아요 0 | URL
개불 같은... ㅋㅋㅋㅋㅋㅋ

편린 2014-02-15 0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나저나 글 정말 열심히 쓰시네요. 존경스럽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5 02:48   좋아요 0 | URL
불면의 흔적입니다.

편린 2014-02-15 0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런 의미에서도 개불 같은 분이로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5 02:49   좋아요 0 | URL
편린 님 요즘 뭐하십니까. 너무 빨리 달린 덧글에 당황하고 있습니다.

samadhi(眞我) 2014-02-15 0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한 권 내셔야 겠어요. ㅋㅋㅋㅋ 역시 이야기에 환상성이 있어야 재미가 있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6 01:45   좋아요 0 | URL
황당할수록 재미진 게 이야기 아닐까 싶습니다.

곰곰생각하는손 2014-02-15 0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상하게 여기 AV남배우들은 여배우들에 비해
현!저~하게 출연료도 싸고 지명도도 떨어지는데ㅡ
아무래도 수요층이 남성들에 집중되어있어 그러는 듯.
사실.. 남자들이 포르노 볼 때 중요한건, 여자의 얼굴이랑 신체 부위이니
남배우가 잘생기거나 얼마나 근사한 크래커'를 지녔는지에 대해선 관심없을듯ㅎㅎ
이글 전에는 카스테라/크래커 비유는 안들어있지 않았나?ㅋㅋㅋㅋ넘재밌어 ㅋㅋ
글고 아쏙쓰려ㅡ

(흑흑..곰발 아까주정부려서미아네ㅡㅡㅠㅠㅠㅠ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6 01:46   좋아요 0 | URL
포르노의 주 고객이 남성이니 남성 얼굴이 화면에 자주 나오면 안 되지.
포르노에서 남자는 항상 얼굴이 잘려서 나오잖아.
남성 얼굴이 자주 보이면 시청자는 불편하지.
동화가 안 되거든....
그래서 남성은 항상 들러리였어.
나 여기서 꽤나 고생했다.
포르노 배우하면서 맘 고생 엄청 심했다...

3시 2014-02-16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하하하 까르르르르르~~~
너무 웃겨
누가 믿어요?

저 사진 네이버 이웃님이 맹글어 준 거래요.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6 01:47   좋아요 0 | URL
3시 님 오랜만이군요. 저 일화는 실화입니다.
사사키 조라고 입력시켜보세요.
제가 출연한 영화가 많이 뜰 겁니다.

3시 2014-02-16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 그러시면 어뜨케....ㅋㅋㅋㅋㅋㅋㅋ
참고로 저는 거의 날마다 온답니다. 다녀간 블로거가 안 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7 17:15   좋아요 0 | URL
다녀간 블로거가 안 떠서 참 좋죠 ?
은근 발자국 남기면 좀 불편한 게 있어요..

엄동 2014-02-17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사키 조, 역시 당신이었군

제작년 일본갔을때
여인숙급 관"에서 본 에뷰 속 그 낯"이
어쩐지 참으로 익숙하다 했네

가와이한 그것"이 자꾸만 떠올라서
정신줄 놓고 다니다가 내 퍽치기를 당했었지

곰곰생각하는발 2014-02-17 17:16   좋아요 0 | URL
전 아무 생각없이 사사키 조'라고 했는데
실제 작가 이름이더군요. ㅎㅎㅎㅎㅎ.
어디서 입에 짝짝 붙더라 했는데 ㅋㅋㅋㅋㅋ
제가 아는 일본어는 가와이와 스고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