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박권일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고승덕 교육감 후보와 고씨의 딸 캔디 고 씨의 문제제기에 대해.

 

박권일 페이스북에서 " 글 따옴 " 

 

캔디 고 씨는 고승덕 후보에게 심각한 신뢰의 위기를 불러왔다. 이건 그냥 사실명제다. 그녀의 주장과 별개로, 자녀돌봄의 소홀을 가지고 교육감 직무수행능력 여부를 단정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여기에 답하기란 난감하다. 이를테면 어떤 평행우주에서 고승덕 씨는 매우 존경할만한, 그리고 일관성 있는 공적 활동을 해온 사람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자녀에게 아버지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했고(이런 상황은 진보 명망가의 가정사에도 드물지 않다) 자녀들 중 한 명이 선거국면에서 실명비판을 했다.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했을까? 원론적으로 말한다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봉건적 가치, 그리고 '정상가족'이라는 근대적 가치에 기반한 도덕적 단죄는 자체로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훗날 진보진영 후보에게 부메랑으로 날아올 수 있다.

 

비혼주의자, 무자녀가정, 동성부부 등 소위 정상가족 유형에 속하지 않은 어떤 사람을 두고 공직을 수행할 자격을 의문시하거나 심지어 그런 여론재판를 통해 사실상 공직수행자격을 박탈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회는 과연 고승덕이 교육감이 되는 사회보다 덜 끔찍한가? 개별사례의 차원에서 말한다면 정치가나 공직자를 향한 신뢰의 문제는 미묘한 데가 있다. 사적 영역에서의 작은 소문 하나가 공적 영역의 모든 잘한 일을 단번에 날려버릴 수 있으며 실은 그 사적 영역의 문제가 그 사람의 본질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적 영역에서 천박하고 비열한 사람이라도 공적 영역에서 놀라운 역량을 발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회적/시대적 맥락의 문제도 있다.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매장될 일도 프랑스에서 그렇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이라면 몰라도 이번 경우 교육감이란 특수성 때문에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러나 이건 이상한 말이다. 일반행정가는 사생활에 문제가 좀 있어도 되지만 교육행정가는 절대 안된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교육을 교육자의 인격으로 환원시키는 한국사회 특유의 판타지에 기인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한국의 '교육'을 망쳐온 이유 중 하나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작동하는 이 '교육의 특권화/성역화'였다. 그 결과 만들어진 사회는 교육이 성역이 된 사회가 아니라 입시가 성역이 된 사회였다. 교육을 그토록 애지중지하며 정치로부터 분리표백해 만든 사회가 고작, 입시에 찌든 아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자살하는 사회, 그 입시에서 잠시 해방되는 수학여행에서 바다에 빠져죽는 그런 사회였음에도. 캔디 고 씨의 발언을 둘러싼 풍경은 이렇게 한국사회의 어떤 사회적 합의를 무심결에 들춰낸다.

 

 

 

 

 

 

 

박권일이 자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잘나가는 진보 논객이 쓴 글치고는 억지스럽고 허점이 많다. 그가 주장하는 논리는 다음과 같다.  1. " 사적 영역 " 과 " 공적 영역 " 을 구분해야 한다.  2. 그러므로 가족 문제와 공적 수행 능력은 따로 분리해야 한다. 3. 서울시 교육감 후보 고승덕은 사적 영역에서는 좋은 아버지는 아니지만 공적 영역에서는 좋은 교육감이 될 수도 있다. 4. 결론은 좋은 아버지가 아니라고 해서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 박권일은 한국 사회가 " 뿌리 깊은 유교적 가족 판타지 사회 " 이기에, 정상가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정상가족( 예를 들면 : 비혼주의자, 무자녀가정, 동성 부부 )은 " 공직을 수행할 자격을 의문시하거나 심지어 그런 여론 재판을 통해 사실상 공직 수행 자격을 박탈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회 " 라고 지적한 후,  

 

그들이 대중으로부터 차별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주장은 박근혜에게는 예외'다. 박근혜는 비혼'이며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 무자녀 1인 가정'이지 않은가 ? 그의 논리가 맞다면 박근혜는 여론 재판을 통해 공직 수행 자격 점수에서 불리한 점수를 받아야 하지만 선거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콘크리트 지지율을 떠나 무쇠 지지율이다. 그녀는 철갑을 두른 남산 위의 저 소나무'다. 한국 정치는 가족 측근 비리 문제로 논란이 된 적은 많아도 정작 비혼이나 무자녀 가정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은 적은 별로 없다( 내 기억으로는 없다 ). 박권일은 < 고승덕 논란 > 에서 대중이 사생활 문제를 지나치게 공적 수행 능력으로 확대 해석한다고 지적하지만 내가 보기에 << 고승덕 교육감 논란 >> 은 " 사생활 문제 " 가 아니라 " 도덕성 문제 " 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고승덕이 아들의 이중 국적 논란을 해명하기 위한 기자회견장에서 그가 흘린 눈물은 딸 캔디'가 폭로한 실체와는 180도 다르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가 아버지의 눈물을 보고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는 부분은 이 눈물이 가지고 있는 진위 여부를 어렴풋이 깨닫게 해준다. 가짜 눈물의 기쁨인가, 아니면 진짜 눈물의 공포인가 ? 이 간극은 사생활 문제인가, 아니면 도덕성 문제인가 ? 캔디가 자기 아버지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것은 사생활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문용린 후보가 이 문제를 두고 패륜'이라고 지적한 부분은 가족 구성원을 < 개별적 존재 > 로 인정하지 않고, 가족 조직 내 집단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패륜이 될 수 있나 ?

 

문용린에게 고 캔디는  " 내부고발자 " 요, " 가족 쿠데타 " 다. 박권일과 문용린은 둘 다 < 고승덕 논란 > 을 " 사생활 문제 " 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했다. 박권일이 들으면 기분 나쁘려나 ?  유권자가 후보자의 공직 수행 능력을 평가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도덕성 문제'이다. 가정을 소홀히 한 죄'는 "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매장될 일도 프랑스에서 그렇지 않을 수 있 " 지만, (가정에 충실한 적도 없으면서) 자상한 아버지를 연기하는 것은  프랑스에서도 매장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박권일은 놓치고 있다. 가정을 소홀히 한 죄는 사생활 문제이고, 거짓 눈물을 흘리며 자상한 아버지인 척하는 것은 도덕성 문제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사소한 거짓말 하나로 공직자가 사퇴하는 일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는 흔한 일이다. 박권일은 맥락을 잘못 짚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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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06-02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물게 곰곰발님과 저와 이견을 보이는 사건이군요. 저는 조금 박권일씨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이라기 보다) 사적 도덕적 영역과 공적 도덕적 영역이 (전적으로) 독립적인가(서양적 사고 방식), 아니면 (전적으로) 연관성이 있는가(동양적 사고 방식)에서 양 극단은 아니라고 봅니다. 결국 사건을 바라보는 가치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겠죠.

만약 동양적 사고 연관성을 강하게 주장한다면, 모든 영역에서 도덕적 검증이 가능하지, 그 기준에 맞는 사람이 있는지도 의문스럽네요.

마립간 2014-06-02 15:23   좋아요 0 | URL
저는 그 지역이 아니라서 지지여부에 상관없이 투표권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따님분의 아버지의 역할,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2 15:37   좋아요 0 | URL
아니, 저희가 무슨 쌍둥이도 아니고.. ㅋㅋㅋㅋㅋ.
의견이 항상 같을 수는 없죠. 당연한 겁니다.
개인적 생각은 박권일은 서양적 사고'로 쿨하게 이 논란에 접근하는것 같지만
저는 그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혼동했다고 생각합니다.

후보자가 바람을 피운 적 있다는 폭로는 사생활 문제가 되지만
후보자가 바람을 피운 적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폭로되면 그것은 도덕성 문제가 됩니다.

그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전 이미 투표했습니다. 고승덕을 찍지는 않았습니다.

마립간 2014-06-02 17:05   좋아요 0 | URL
사생활은 검증의 대상이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도덕성은 말씀대로 공적, 사적 모두 검증의 대상입니다.

단지 제가 박권일씨의 글에 공감을 했던 것은 공인(선출직 공무원)을 뽑는데, 공적 부도덕성이 명백한 상황에서 꿈쩍하지 않던 지지율이 사적 부도덕성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진다면 그 상황이 웃기다는 것이죠. (이 글을 쓰면서 느낀 것인데, 유권자들은 그 후보자나 대통령님을 공적 부도덕성이 없는 분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3 10:14   좋아요 0 | URL
까놓고 말해서 이명박이 비비케이에 깊숙이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유권자는 대부분 알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도 당선된 것을 보면......

마태우스 2014-06-02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문제네요. 박권일님 글 보고 끄덕끄덕 하다가, 님 글을 보면서 이런 측면도 있구나,를 배우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스승님.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3 09:57   좋아요 0 | URL
앗, 저의 스승님 오셨군요. 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캔디의 문제 제기'를 공적 영역 틀 안에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27살이면 이거해라 저거해라 라는 것에서 자유로운 독립 개체 아닙니까.
오히려 공적 영역 문제를 가정사 문제로 끌어내린 사람은 고승덕입니다. 재벌과 서민 구도를 만들어서
권력에 의해 양육권을 빼앗긴 아버지 운운은 전형적인 가정사 문제 아닙니까.
페이스북 내용 공개 따위나 책상에 놓인 카네이션 공개하는 거 보니 참..... ㅎㅎㅎ 그렇습니다.
 

 

 

 

 

 

 

 

 

 

 

 

 

 

 

 

 

 


 

 

 

 

 

고승덕과 비빔밥

 

며칠 전, 전화상담원에게 폭언( 욕설과 함께 성희롱 )을 일삼은 40대 남자가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40대 남자는 " 고객 " 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서비스업 " 직원 " 을 괴롭혔다. 처음에는 서비스 불만을 말하는 척하다가 느닷없이 " 이년, 저년, 쌍년, 올해는 갑오년 ? " 이라며 기선제압을 한다. 상대방 여직원이 정신을 못 차리고 당황하는 사이, 그는 음란한 말풍선을 띄우기 시작한다. 알파벳 W, X, Y를 쏟아낸다. 남자는 < W, X, Y > 말풍선을 상대 상담원에게 보낼 때마다 자신의 남근이 풍선처럼 팽팽하게 부풀어오르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알다시피 전화상담원은 고객이 아무리 욕을 하더라도 전화를 먼저 끊을 수 없다는 고객 대응 메뉴얼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요즘 이런 뉴스는 너무 흔해서 이제는 관심조차 끌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이 뉴스가 매우 흥미로웠다. " 진상 고객 " 이었던 남자는 1년에 무려 10,000번이나 전화질'을 했던 것이다. 만만한 것에 대한 집요한 공격과 습관성 음란 ! 대략 하루 30번'이다. " 3분 통화 " 라는 기본 에티켓만 지켜도 하루에 평균 90분 정도 통화했겠지만, 그가 " 용건만 간단히 " 라는 기본 에티켓을 지켰을 리는 없다. 고객이 전화를 끊기 전에는 먼저 전화를 끊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하루 종일 전화기를 붙들고 살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우우, 대단한 열정'이다. 그 시간을 다른 데 활용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 이 시간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그가 불알을 만지작거리면서 음란 전화를 하는 대신 그 시간을 운동이나 공부 혹은 독서에 투자했다면 근사한 사내새끼가 되었을 것이다. 

 

인생은 짧고 시간도 짧다. 시간을 헛되이 사용하면 안 된다. 그런데 고승덕 교육감 후보를 보면서 " 시간을 헛되이 쓰면 안 된다 " 는 통념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승덕은 학창시절에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 비빔밥 " 만 먹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이 말은 제법 인기가 높아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고승덕과 비빔밥이라는 이야기가 구전으로 널리널리 퍼졌다. 그가 보기엔 가족들이 식탁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보내는 시간도 비효율적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다음은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 팔도식후경 >> 이라는 코너에 연재된 글 가운데 " 비빔밥의 유래 " 에 대한 내용이다.

 

 

비빔밥 유래에 대한 설은 다양하다. 첫째 궁중음식설. 조선시대 왕이 점심에 먹는 가벼운 식사로 비빔이란 것이 있는데, 그 비빔이 비빔밥의 유래라는 것이다. 둘째 임금몽진음식설. 나라에 난리가 일어나 왕이 피란을 하였는데, 왕에게 올릴 만한 음식이 없어 밥에 몇 가지 나물을 비벼 낸 것에서 유래하였다는 것이다. 셋째 농번기 음식설. 농번기에는 다들 바빠 구색을 갖춘 상차림을 준비하기 어려우니 그릇 하나에 여러 음식을 섞어 먹게 되었다는 설이다. 넷째 동학혁명설. 동학군이 그릇이 충분하지 않아 그릇 하나에 이것저것 비벼 먹은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다섯째 음복설. 제사를 마치고 나서 상에 놓인 음식으로 비벼 먹은 것에서 비롯하였다는 설이다. 여섯째 묵은 음식 처리설. 섣달 그믐날에 묵은 해의 음식을 없애기 위하여 묵나물에 밥을 비벼 먹은 것에서부터 비빔밥이 유래하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비빔밥 유래에 대한 설이 많은 것은 어느 설이건 그 근거가 희박하다는 뜻이다. 밥과 반찬이 있으면 자연스레 비벼서도 먹게 되어 있으니 어디에서 유래하였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리한 일이다. 한민족이 밥을 지어 먹었을 때부터 비빔밥은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 네이버캐스트 제공, 황교익 글'에서 일부 발췌

 

고승덕이 책상에서 먹었다는 비빔밥은 " 농번기 음식설 " 에 해당한다. 후딱 먹고 얼릉얼릉 공부나 하자는 속내'다. 효과는 단박에 나타났다. 그는 승승장구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까닭이다. 그런데 < 시간 > 을 무조건 이해득실 차원으로만 접근하는 방식이 옳은 것일까 ? 시간을 단순히 효율성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신자유주의 자본가 태도가 아닐까 ? 아내와 함께 요리도 하고, 아이와 함께 냇가에서 물놀이 하는 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 가족 쿠데타 " 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 현대 사회의 효율성 신화 비판은 <<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 라는 책에서  잘 다루었다 ).  그가 공부/일 하느라 바빠서 먹었다는 < 고승덕 비빔밥 > 은 " 패스트푸드 " 에 해당한다.

 

패스트푸드를 흔히 정크푸드'라고 하니, 그가 먹었다는 < 고승덕 비빔밥 > 은 정크푸드'다. 웰빙을 생각하는 새누리당 출신 의원치고는 꽤나 좌파스러운 입맛'이다. 요즘 새누리당이 즐겨 사용하는 전략은 눈물이다. 박근혜가 울고, 정몽준이 울고, 고승덕이 울었다. 누누이 말하지만 가수가 무대에서 슬픈 발라드를 부를 때 관객보다 먼저 울면 그 가수는 실력 없는 가수'다. 방귀가 잦으면 똥을 싸고, 눈물이 잦으면 짜증이 난다. 누구는 시간을 헛되이 사용해서 비난을 받고, 또 누구는 시간을 헛되이 사용할 줄 몰라서 비난을 받는다. 가끔은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고승덕 후보에게 묻고 싶다. " 밥은..... 먹고 다니냐 ? " 출세의 신에게 너무 무례한 표현이라면 다시 정중하게 묻겠다. " 식사하셨어요, 별일 없으시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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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01 2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6-02 0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6-02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력에게 가족이 빼앗긴 그라고 하면 그가 왜 권력들 앞잡이들이 된 것을 생각하지 않을까요. 참 나쁜 요령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2 15:49   좋아요 0 | URL
코스프레가 보니깐 재벌 대 서민의 싸움이더구만요. 재벌에게 아이들을 빼앗겼다는 주장인데... 웃습니다.

samadhi(眞我) 2014-06-02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때 수능끝나고 이 냥반이 우리학교에서 특별강연을 했어요. 졸업동기 중 사촌조카인가 있어서. 그 먼 남쪽 동네까지 왔는데. 삶의 우선순위가 공부라는 얘길 하더라구요. 전 전혀 공감하지 못해 짜증냈었는데, 우리학교(지역이름을 딴 선별고. 우리 때는 연합고사 봐서 학교에 들어갔으니까요) 학풍에 걸맞게 그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 아이들도 있었죠. 학교 공부의 폐해. 의 가장 대표적 사례라고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2 15:48   좋아요 0 | URL
bbk 때 전담 변호사가 고승덕 아니었습니까. 유투브에 가면 기자 질문에 쩔쩔매는 모습 나옵니다.
자기가 봐도 비비케이는 명확한 사기거든요. 출세의 신'이죠. 정치하다 공천 못 받으면 가는 곳이
교육감입니까 ? 웃긴 일......
 

 

 

 

 

 

 

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 딸이 서울 시민에게 보내는 글

 

 

 

서울 시민 여러분들께, 

 

저는 서울 시민은 아니지만 오늘 여러분께 서울 교육의 미래에 대하여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씁니다. 지금 제 이름은 캔디 고(Candy Koh)입니다. 1991년부터 1998년까지 서울에 살았을 때 이름은 고희경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지방 선거에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고승덕과 박유아 사이에서 난 두 자녀 중 장녀입니다. 최근 지방 선거에서 아버지계서 교육감으로 출마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그분의 자녀로서 침묵을 지킨다는 것이 양심에 걸렸습니다. 서울 시민 여러분께서는 혹 당선이 되면 서울 교육을 대표하고 책임질 그 분에 대해서 더 아셔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고승덕은 자신의 자녀들 교육에 대해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어머니와 고씨가 결혼 관계에 있을 1987년 미국 메사추세츠 주 캠버리지 시에서 태어났습니다. 1991년 미국 뉴저지 주에서 제 남동생이 태어난 직후에 우리 가족은 한국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어릴 적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 봐도 저와 동생의 교육에 대한 아버지의 존재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저와 동생을 데리고 미국으로 왔고 뉴욕에 있는 학교에 보냈습니다. 고씨는 한국에 머물렀으며 우리 모두와 더 이상 연락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버지 없는 생활에 익숙해졌을 무렵 저는 겨우 11살 이었습니다. 매년마다 돌아오는 아버지의 날은 저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아버지는 어디 계시고, 무얼 하시느냐고 묻는 것이 저는 끔찍하게 싫었습니다. 그분과 결코 말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그저 모른다고 대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화나 인터넷이 있었지만 저나 동생에게 잘 있는지 연락 한번 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자기 자식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후보에게 연락이나 생일 선물을 받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당연히 경제적 지원이나 자녀 교육에 대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대학에 진학하였고 가장 좋은 성적으로 졸업을 하였습니다. 공익에 대한 관심 때문에 이번 가을에 법대에 성적 장학금을 받고 진학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피가 섞인 아버지 없이도 이만큼 이루었다는 사실에 대해 저는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엄마나 외할아버지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엄마는 혼자서 두 자식을 키웠고, 외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심리적으로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미국에서 자라는 동안 한국 미디어를 통해서 고씨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성공을 하는지 강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또 그분이 학부모들에게 어떻게 아이들을 최고로 가르칠까에 대해 말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 무렵이었는데, 저는 매우 화가 났었습니다, 자기 자식도 교육시키지 않고 심지어 완벽하게 방치했으면서 어떻게. 그렇지만 저는 겨우 10대 청소년이었고 미국에 살고 있었습니다.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침묵하는 것 밖에 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한국민들이 그분이 이룬 성취와 소위 그 탁월함을 칭송하는 것을 보면서도 저는 침묵을 지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 목소리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 자신이 미국계 한국인이고 한국 정치 현장에 특별히 관여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고승덕이 서울시 교육감 직책에 출마하는 것은 선을 넘는 행위입니다. 제가 여기서 침묵한다는 것은 서울 시민 여러분을 기만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분이 전혀 가르치지도, 그다지 말한 적도 없는 그 분의 자녀로서 저는 서울 시민 여러분께 그분은 교육감이란 직책에 자격에 없다는 것을 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육감의 역할이 한 도시의 교육 정책과 시스템을 돌보는 것이라면, 고승덕은 이 일과 관련이 없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피붙이도 가르칠 뜻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 지도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교육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들의 손에 미래가 달려 있는 사람들- 여러분 도시, 민족, 세계의 미래-을 키우는 일입니다. 그분의 딸로서 저는 그분으로부터 교육에 대한 어떠한 지원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서울에 살고 있는 많은 친구와 더불어 한때 서울의 시민이었던 저는 여러분이 살고 있는 도시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하고 그 직책에 보다 적합한 후보를 선택하리라고 믿습니다. 서울 교육을 진정 염려하고 후보자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 자기 자녀를 돌보면서 시작할 그런 사람을 말입니다.

 

 

 

 

 


 

 

 

 

 

내 아버지는 페인트공'이었다. 작업복은 항상 알록달록한 페인트로가 묻어서 더러웠다. 사춘기 시절이라 나는 그런 아버지가 부끄러웠다. 어느 날이었다. 마을 언덕에 올라 바람을 쐬고 있는데 저 멀리 달동네 초입에서 아버지가 올라오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으레, 그날 일을 마치고 남은 페인트통(들)과 붓을 들고 있었다. 그런데 걷는 자세가 불편해 보였다. 다리를 다치셨나 ? 작고 희미했던 모습이 점점 선명해질 무렵, 나는 아버지의 걸음걸이가 불편한 이유를 알았다. 아버지는 붓과 페인트통을 왼손에만 움켜쥐었기 때문이었다.  오른손은 가볍게 주먹을 쥔 상태였다.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다 보니 걷기가 불편한 까닭이었다. 아버지가 내게 다가와 오른손을 살며서 열었다. 손 안에는 작은 메뚜기 한 마리가 있었다. 당시, 나는 작은 상자 안에 메뚜기를 키우고 있었다. 내게 주려고 잡은 것이다. 아버지의 최종 학력은 고졸이었다, 페인트공이었고, 알콜중독자'였다. 고승덕 후보 딸이 쓴 글을 읽다가 문득 내 아버지가 생각났다. 고승덕에 비하면 꾀죄죄한 생의 이력'을 살다갔지만 고승덕보다는 천 배 훌륭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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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06-01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뭐랄까, 서울시장 도전하는 정 씨도 그렇고 교육감 노리는 고 씨도 그렇고 참 결함 많은 인간들 같습니다.
저는 이 딸의 마인드가 참 마음에 드네요. 단순히 고발이나 폭로를 잘 해서 그런 게 아니라, 가족 로망스가 없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요. (비록 개인적 울분이 문장의 배면에 깔려 있지만) 자기 부친을 혈육의 정과는 상관없이 한 명의 주체로서 바라보고, 그 이의 역량의 유무를 분별하는 모습이 인상 깊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1 09:42   좋아요 0 | URL
자리에 대한 욕심이 극에 달한 거 아니겠습니까. 자격증 따듯 자리'를 따려고 하는 욕망...
요 양반은 고시 학원 원장이나 하는 게 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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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 알라딘 신간 평가단 14기 활동

 

 

 

 

1.  식사하셨어요 ?       

 

 

 

 

 

한울아카데미 출판사'에서 출간된 < 음식의 문화학 > 은 음식 문화를 사회과학적 틀 안에서 바라본다(라고 출판사는 말한다). 개인적으로 여러 저자가 쓴 텍스트를 책 한 권으로 엮어서 내놓는 방식을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지만 일단 한울아카데미'라는 출판사를 믿고 고른다. 책에 대한 정보가 미흡할 때는 좋은 출판사를 믿고 고르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 목차를 보니 레비스트로스와 엘리아스 그리고 부르디외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모양이다. < 신화학 1, 2 / 레비스토르스 > 와 < 문명화과정 / 엘리아스 > 그리고 < 구별짓기 / 부르디외 > 를 흥미롭게 읽었다면 이 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 개인 서가에 꽂힌 책은  그 사람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리트머스 종이'이고,  그 사람이 섭취한 음식은 재정상태표를 알려주는 리트머스 종이'다. 전자는 정치적 지표이고 후자는 경제적 지표이다. 서민은 음식을 먹고, 귀족은 요리를 먹는다. 이 책이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된다면, 나로서는 땡큐베루마치'다.   ( 사회학 분야 )

 

http://blog.aladin.co.kr/749915104/7009592

 

 

                                                       

                                

 

                  

2. 길 이야기      

 

 

 

 

 

< 길 > 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종류가 많다. 장소에 따라 " 골목길 " 이 되고, " 산길 " 이 되고,  " 들길 " 이 되고,  궤적과 방향에 따라 " 지름길 " , " 둘레길 " , " 샛길 " 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위치에 따라 " 내리막길 " , " 오르막길 " 이 된다. 아주 특별한 길도 있다.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 걷던 길이다. 아름다운 길이 있으면 더러운 길도 있다. 정치인이 선거 때만 되면 출판기념회에서 자신이 살아온 길'을 과대 포장할 때이다. 이처럼 길은 제각각'이다. 하지만 바다에는 눈에 보이는 길이 없다. 바다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나침판이 발명되기 전에 살았던 뱃사람들은 어떻게 바다에 길을 냈을까 ? 아니, 어떻게 길을 발견했을까 ? 궁금하지 않은가. 나는 보이지 않는 길'이 무척 궁금하다. 띠지에 소개된 문장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 고고학계의 거장 브라이언 페이건 신작 " < 인류의 대항해 > 는 위와 같은 이유'에서 읽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이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된다면, 나로서는 땡큐베루마치'다.  ( 역사 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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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가렛 대처의 장례식을 민영화하자

 

 

 

 

캔 로치 감독은 마가렛 대처와 앙숙 관계였다. 다른 감독들은 우아하고 사려 깊은 배려 속에 숨겨진 위선을 고발하기 위해서 상류사회'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기도 했지만, 캔 로치'는 기득권, 자본가를 공격하기 위해 집요할 정도로 하층민을 다룬 감독이었다. 그에게 타협이란 없다. 그동안 나는 움직이는 대상에 접근하는 카메라의 동선, 빛을 받아들이는 필름의 감각 따위를 중요한 미학적 기준으로 삼았으나, 정작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기교보다는 진심을 담은 목소리'라는 사실을 일깨워준 사람이 바로 캔 로치 감독'이었다. 마가렛 대처가 장수를 누리다가 2013년 4월에 사망했을 때 캔 로치는 “그의 장례식을 민영화하자. 경쟁 입찰에 붙여 가장 싼 업체에게 맡기자. 대처 본인이 원한 것도 바로 그런 방법일 것이다 ” 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그답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된다면, 나로서는 땡큐베루마치'다.  ( 예술 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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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빈치와 독수리                   

 

 

 

 

< 다 빈치와 최후의 만찬 / 저자, 로스 킹 > 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대한 역사/예술 논픽션'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소개 글을 읽으니 저자는 픽션과 논픽션 분야를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한 모양이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는 인상주의 화가 마네를 다룬 < 파리의 심판 > , 시스티나 예배당 천당 프레스코 작업 과정'을 다룬 < 미켈란젤로와 교황의 천장 > 그리고 산타마리아 피오레 성당 돔을 설계한 브루넬레스키 이야기 < 브루넬레스키의 돔 > 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이쪽 분야(역사 예술 논픽션)에서는 솜씨가 꽤 좋은 모양이다. 로스 킹은 재밋거리를 위해서 짝패와 적수 관계를 적극 끌어들이는 모양이다. < 파리의 심판 > 은 뭘 해도 잘 되는 에르네스트 메소니에와 뭘 해도 욕 먹는 마네를 다루었고, < 미켈란젤로와 교황의 천장 > 은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대립을, < 브루넬레스키의 돔 > 은 브루넬레스키와 로렌초 기베르티를 다룬다. 다소 뻔한 구성이지만 악당이 있기에 영웅이 존재하는 법이다. 조커 없는 베트맨을 상상할 수 있을까 ? 이 책이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된다면, 나로서는 땡큐베루마치'다.   ( 예술 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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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봉 박두         

 

 

 

 

월터 옹은 < 구술성과 문자성 > 이라는 책에서 문자문화와 구술문화를 구분했다. 문자문화에 속하는 사람은 토론을 통한 논리 싸움을 옹호하지만 구술문화에 속하는 사람은 내기와 말싸움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 문자문화는 < 이성 > 에 호소하고, 구술문화는 < 감성 > 에 호소하는 경향이 강하다. 당연히 문자문화가 교양 있는 사회에 가깝고, 구술문화는 교양 없는 사회에 가깝다.  대한민국은 디지털 구술문화에 속한다. 대한민국 대중은 문자 텍스트'보다는 게임, 드라마, 영화와 같은 이미지'에 쉽게 반응한다. 진중권은 << 호모 코레아니쿠스 >> 에서 " 인문학의 위기란 다름 아닌 이 디지털 실어증의 산물 " 이라며 " 사회가 문자문화에서 영상문화로 이행하는 데에 따른 필연적 현상 " 이라고 지적한다. << 이미지 인문학 >> 에서 < 이미지 > 와 < 인문학 > 은 서로 상반되는 개념이다. 이미지는 구술성'에 속하고, 인문학은 문자성에 속하니깐 말이다. (아직 읽지 않아서 내용 파악을 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진중권은 지나치게 한쪽으로 기울어진 편향을 바로잡고자 대안을 내놓은 것처럼 보인다. 이미지(구술성)를 단순히 보지 말고 읽자고 제안한다(문자성). 아는 만큼 보인다. 중요한 것은 < 무엇을 보느냐 > 가 아니라 < 어떻게 읽느냐 > 가 중요하다.  이 책이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된다면, 나로서는 땡큐베루마치'다.  ( 인문학 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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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새벽에도 덥군요 2014-05-31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서민은 음식을 먹고 귀족은 요리를 먹는다.. 인상적입니다.
사실 먹거리에 있어선 풍미보다 대충 간단을 선호해서 전 천생 음식 쪽 :)
작년 요맘때였나요. 저 민영화하잔 소식 전해듣고 역시 켄 로치답다, 싶었더랬죠.
다섯 권 다 면면이..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5-31 12:27   좋아요 0 | URL
제 누님이 그러더군요. 서민은 음식을 하고 귀족은 요리를 먹는다고 말이죠...
햐옅ㄴ 로치 할아버지' 정말 정정한 분이십니다. 강골이에요. 대쪽입니다.

대처는 영국의 수치'죠.

수다맨 2014-06-01 0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켄 로치를 보고 있으면 영국이라는 나라에 부러움이 일고 한편으로 저만한 대쪽같은 거장이 희귀한 우리 영화계에 대해 아쉬움도 듭니다. 한국 영화계도 솜씨 좋고 재주 넘치는 이들이 물론 많겠습니다만, 할 말은 하고 본다는 당찬 감독들은 보기 드문 것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1 09:37   좋아요 0 | URL
상류사회의 위선을 다루는 영화는 비판도 있지만 부러움도 있죠. 하지만 로치 감독은 하층민의 곤궁을 통해서 상류사회, 기득권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정말 대쪽같은 위인입니다.

rendevous 2014-06-03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큐베루마치... 이거 중독됩니다 ^^ 요즘 아트시네마에서 켄 로치 회고전 하던데... 빅 스크린으로 보고 싶어요 ㅜ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3 10:02   좋아요 0 | URL
아트시네마에서 로치 회고전 한다고요 ? 이런 정보는 태큐베루마치'죠.


... 아니이게 뭡니까.. 엇그제 끝났구만.
이런 건 퍽큐베루마치'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쉽네요. 다시 볼 기회였는데.... 아, 아쉽다...
 
[다산 정약용 평전]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다산 정약용 평전 - 조선 후기 민족 최고의 실천적 학자
박석무 지음 / 민음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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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애정은 균형을 잃는다

 

 

첫만남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 먼저 손을 씻는다. 아이보리 비누로 깨끗이 씻는다. 청결은 상대에 대한 기본 예의. 그렇다고 장갑을 낄 필요는없다. 다음은 상대 옷을 벗긴다. 벗기고 나서 흐뭇한 마음으로 위아래 구석구석 훑어본다. 지금까지는 서론이다. 중요한 것은 본론이다. 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속'이다. 가수 남진이 말하지 않았던가. "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 " 손으로 더듬더듬하며 속을 만져본다. 아, 한다. 좋다.  때론 우, 하기도 한다. 겉과 속이 전혀 다른 경우도 있으니까. 이상한 상상은 하지 마셔셔. 책을 읽기 전에 손을 씻는 행위는 내 오랜 버릇이다. 여기서 < 옷 > 이란 책을 감싼 종이 덮개를 말한다. 종이 덮개와 하드커버 디자인'이 다른 경우가 있는데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옷을 벗긴다.

 

좋으면 아, 하고 나쁘면 우, 한다. 애, 매한 경우에는 소리 없이 지나간다. 책 만듦새를 확인하는 깐깐한 과정이 끝나면 이제 속을 펼쳐서 종이 재질, 제본 방식, 레이아웃 따위를 살핀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나야지 비로소 책을 읽기 시작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 오랜 습관이다. 다산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쓴 < 다산 정약용 평전 / 민음사 > 은 우선 만듦새'가 매우 만족스럽다. 책을 사철 제본 방식으로 튼튼하게 만든 부분이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 무선 제본(떡제본)에 비하면 사철 제본은 얼마나 든든하고 " 클래식 " 한가 !  나는 읽던 책을 잠시 뒤로 하고 첫인상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 다산 정약용 평전 >> 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첫인상에 대한 좋은 호감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이 자리에서 정약용에 대한 약전(略傳) 을 갈무리해서 옮길 생각은 없다. 이 책에 대해 아쉬운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매조지하겠다. 방대한 책 내용을 압축한 결과가 < 제목 > 이다. 책이 몸이라면 제목은 얼굴이다. 관상은 얼굴(겉)을 통해서 속을 꿰뚫는 방식이다. 제목도 마찬가지다. 독자는 제목(겉)을 통해서 내용(속)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제목과 내용이 전혀 다르면 내용이 아무리 알차다고 해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 다산 정약용 평전 >> 은 제목이 잘못되었다. 사전적 의미로 평전은 " 개인의 일생에 대하여 평론을 곁들여 적은 전기 " 다. < 리영희 평전 > 을 쓴 김삼식이 말을 인용하자면 평전은 시비(是非)를 치우침 없이 다루는 형식'이다.  

 

그런데 이 책은 평전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하다. 정약용에 대한 (저자의) 지나친 애정이 균형을 잃었다. 평전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전기(傳記)에 가깝다. 저자는 그러한 사실을 의식했는지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다산에 대한 당대의 평가이건 먼 뒷날의 평가이건, 대체로 다산의 사람됨과 학문에 대해서는 훌륭하다는 칭찬의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잘못되었다거나 좋지 않다는 평가는 평가는 많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평에 따른 이 책 또한 찬양 위주의 평전이 된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필자의 역량 부족으로 여겨 또다시 부끄러움을 면할 길이 없다. 조선 선비들의 공통적인 자세이기도 하지만, 학자들이 다른 학자를 평가할 때는 대체로 후한 점수를 주지 야박한 점수를 주는 경우는 많지 않았던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다산의 경우도 어쩔 수 없이, 잘했다는 평가가 많았고 잘못했다는 평가는 많지 않았다. ( 17쪽)

 

 

결국 저자는 자기 글이 평전이라고 하기에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평전은 시비(是非), 입장, 논쟁을 골고루 다루어야 하는데, 시(是)는 있으나 비(非)가 생략되어 각각의 입장과 논쟁이 없는 글이 되었다. 그런데도 밀어붙인 꼴이다. 좋은 평전은 열정보다는 냉정이 필요한 분야'이고, 휴머니스트'보다는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이 더 좋은 평전을 쓸 수 있다. 칭송과 편애는 평전의 적'이다. 박석무는 정약용을 지나치게 흠모한 나머지 정약용에게 적대적인 인물에 대해서는 " 몇몇 악인 악당들 ( 70쪽 ) " 이라는 표현을 쓰며 흥분한다.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면 죽도 밥도 아닌 뒤죽박죽이 된다. 슬픈 노래를 부를 때 가수가 관객보다 먼저 울면, 그 가수는 실력 있는 가수가 아니다. 관객을 울리고 나서 우는 가수가 훌륭한 가객이다.  

 

설령 저자가 보기에 그들이 악당이라고 해도 평전을 쓰는 입장에서는 인물에 대한 감정적 수사를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 인물 평가는 작가가 내리는 게 아니라 독자가 판단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하다. 뜬금없는 부분도 나온다. 다산은 무등산에 올라 시도 짓고 기행문도 썼다. 아름다운 강산을 본 느낌을 적은 글이다. 당시 17세 소년이 작성한 문장이라고 하기에는 탁월한 글솜씨'다. 박석무는 이 사실을 상기시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무등산은 얼마나 훌륭한 역사를 태동시켰던가. 지역 이름보다도 사회 과학적 의미를 지닌 광주, 민중 주체의 역사 발전을 위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렀으며 수난과 고난의 아픔을 안아야 했던가. 동학 혁명이 그랬고 광주 학생 항일 운동이 그랬고 5.18 민주화 운동이 그랬지 않은가. 무등산이 낳은 역사의 큰 아들 때문에 민주주의의 가치가 살아나지 않았는가. 무등산의 공화로 역사는 바른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는 뛰어난 다산의 관찰력 같은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해 준다. (110쪽)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위대하다는 사실에는 120% 동의하지만 다산을 언급하며 위대한 광주를 엮는 방식에는 의문이 든다. 억지로 짜 맞춘 흔적이 역력하다. 정작 뜨거운 감자 가운데 하나였던  정약용의 " 배교 행위 " 에 대해서는 언급이 별로 없다. 다산 정약용이 신유옥사 때 국청 국문에서 천주교를 사교(邪敎)라고 말하며 황사영을 원수라고 고백한 부분에 대해서는 " 죄지은 사람을 숨겨 줄 수 없다는 정의감의 발로(318쪽) " 라고 해석한다. 정약용의 배교 행위'에 대해 비판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저자가 그것을 단순하게 " 정의감의 발로 " 라고 말하는 태도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우스개로 " 누가 정약용의 배교에 대해 물으면, 당황하지 말고, 쿨하게 정의감의 발로'라고 말하며, 사람 좋은 웃음을 던진 후, 박수를 짝, 짝, 짝.  끗 !! " 이라고 말하는 뉘앙스'다.

 

평전에서 중요한 것은 칭찬이 아닌 논쟁인 데도 말이다. 이 책은 처음 기대와는 달리 실망이 컸다. 책 제목에서 " 평전 " 이라는 낱말을 삭제했다면(이 책이 평전이 아니라면) 좋은 내용이 될 수도 있지만 평전'이라는 형식 틀 안에서 보면 실망스러운 내용이다. 차의 종류에 따라서 차를 담는 용기(容器)도 달라야 한다. 홍차를 커피잔에 따를 수는 없지 않은가 ? 아, 하려다가 우, 하게 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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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4-05-30 0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읽기를 미뤄 둔 책이 많아 이런(?) 책까지 손이 안가겠지만, 인용해주신 부분들 보니 정말 읽고 싶은 마음이 안드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5-30 09:32   좋아요 0 | URL
이번 기회에 목민심서나 함 읽어봐야겠어요. 호치민이 목민심서를 늘 머리맡에 두고 경전처럼 소중히 여겼다고 하죠 ?

samadhi(眞我) 2014-05-30 13:07   좋아요 0 | URL
그렇답니까. 그 멋진 호치민이. 우리 약용이 형아 대단한 건 알지만. 그런 천재가 또 있을까 싶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5-31 07:03   좋아요 0 | URL
그렇답니다. 아마 세계 정치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뛰어난 정치인 중 하나가 호치민옹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설은 전설이 알아본다고, 약용 할아버지도 훌륭하지만 그 훌륭함을 아는 호치민옹도 훌륭합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5-30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해사옥 때 자신의 이종사촌들이 이종사촌의 어머니 신주를 불사른 게 화근이었죠.
천주교에서 저 문제로 말이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다산 선생이 십자가를 품에 안고 죽고 회개했다고 하나
다산의제자들이 있는 강진군의 후손들의 입장에서는 전혀 그런 말을 듣지 못하네요.
제사문화로 본다면 조금 오버인게 아닌가 하나, 어째든 지식인이라면 정약용 선생에 대해
존경심은 당연하나, 박석무 이사장님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아 보이군요(물론 그런 가치가 있는 분이지만 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30 09:31   좋아요 0 | URL
다산이야말로 한국이 낳은 위대한 인물입니다. 분야를 보면 과연 이 사람 천재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심지어의학에도 정통해서 나중에는 순종이 병 났을 때 어의 비스무리하게 내진하기도 햇으니말이죠.
전 신해사옥 때 정약용의 선택을 비판하고 싶은 생각 전혀 없습니다.
저자는 정의감'이라고 했는데 100% 틀린 말이죠. 그것은 절박함에서 비롯된 선택이지 정의감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미화는 오히려 위험합니다. 하여튼... 전 이 책이 굉장히 짜증스러워서 읽는 내내 고역이었습니다.

마립간 2014-05-30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 공통점이 또 발견되는군요. 내용에 맞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제 책 평가에서 감점 요인입니다. 최근에 그런 경향이 강화되고 있구요.

수많은 책들 중에서 독자의 눈에 띠려면, 튀는 제목을 가져야 하는 어쩔 수 없은 상황도 이해가 가지만. (그리고 저도 제목에 이끌려 구입한 책이 있으므로 좀 뭐한 입장입니다만,) 이런 책의 내용으로 왜 저런 제목을 가졌을까하는 책들이 (어떤 경우는 제목이 다인 경우도) 종종 눈에 띱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30 09:34   좋아요 0 | URL
제목 중요하죠. 제목과 내용이 180도 다르면 그건 사기죠. 예를 들어 < 엘지 트읜스여 영원하라 ! > 라는 책이 있는데 내용은 온통 < 두산 베어즈 얘기라면 어떻겠습니까 ? ㅎㅎㅎㅎ.



ㅇㅇ 2014-05-31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신간 평가단으로 책 받으면 다 읽고 꼭 올려야 합니까? 읽기 싫은 책 읽는 거 만큼 고역도 없는데 읽기 싫은 책 걸리면 만만치 않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31 12:28   좋아요 0 | URL
관심 없는 분야 책에다가 페이지 수가 1000페이지 육박하면,더군다나 재미가 없으면... 이것도 고역입니다. 책을 받았으니 서평은 써야겠지요 사실 4권 중 3권이 제가 고른 책이어서 다행이었습니다만... 앞으로가..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