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드랑이 털과 제모 !

 

오쿠다 히데오의 << 공중그네 >> 를 읽다가 뾰족한 것을 보면 공포(선단공포증)을 느끼는 야쿠자'에게 격하게 공감한 적이 있다. 내게는 선단공포증은 아니지만 " 가위 " 에 대한 공포증이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 가위 소리 " 공포증이다. 발단은 미용실에서 시작되었다. 그날따라 가위 소리'가 호박 나이트 클럽 JBL 스피커에서 쏟아내는 소리보다 크게 들렸다. 싹둑, 싹둑, 싹둑...... 미용사가 실수로 내 귀를 자르면 어떻게 하지 ? 조그마한 걱정이 태산이 되었다. 과호흡 증상이 시작되었고, 땀을 비오듯 쏟아냈다. 눈을 뜨니, 나는 미용실 쇼파에 누워 있었다. 미용실 아가씨'가 걱정되는 듯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 119 부를 뻔했어요, 괜찮으세요 ? " 호흡 곤란으로 죽기 전에 먼저 쪽팔려서 죽을 것 같았다. 자리를 털고 나오는 대신 얼굴에 묻은 털을 털고 나왔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걸어둔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734753 ( 왕가위와 가위 )

 

정신과 의사 이라부 선생을 알음알음 물어서 찾아갔다. 그가 말했다. "  곰곰발 씨 ! 당신은 소리 공포증을 앓고 있습니다.  특정 소리에 공포를 느끼는 증세죠. 흔한 증상입니다. 가장 흔한 예로는 천둥 번개 소리에 공포를 느끼는 것도 소리 공포증입니다.  곰곰발 씨는 가위 소리'에 공포를 느낍니다. 어릴 적, 어머니가 아들 머리를 손수 깎다가 귓볼을 자른 적 있다고 했죠 ? 그 트라우마가 성인이 된 지금 발현된 것으로 보입니다. 환청은 아니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좋아하는 음식이 ? 아, 소곱창에 소주 ! 캬 ~ 좋죠.  좋습니다. 닝기미,  없어서 못 먹죠. " 이라부 선생은 처방전을 쓴 후 내게 내밀었다.  처방전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소곱창 1인분 + 소주 1병. 나는 그날 소곱창에 소주를 마셨다. 공포증은 말끔히 사라졌다.  

 

의사 말대로 일상에서 가위 소리 때문에 불안 증세를 보인 적은 없지만 그때 일에 대한 불안과 불쾌감은 계속 남았다. 그래서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는 일을 꺼리게 되었고 미용실 방문은 1년에 한 번 꼴로 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 털 " 을 기르게 되었다. 털'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1년에 한 번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싹둑 자르고 나면 머리가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었다.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번은 목욕탕에 갔는데 목욕탕 카운터 아줌마가 냅다 소리를 질렀다. " 그리루 가면 안 됩니다. 저쪽으로 가야디요 ! " 나는 화들짝 놀라서 급히 브레이크를 밟고는 건너편 남탕 문을 열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  목욕탕 탈의실에는 아저씨 대신 아줌마들이 있었다. 그것은 라면 봉투를 뜯었더니 싱싱한 고등어 한 마리가 들어 있는 꼴이었다.

 

어떤 아줌마는 다리를 쫘악 벌려 발톱을 다듬고 있었다. 울창하고 검은 숲이 눈에 들어왔다. 벌거숭이 민둥산이 아니었다. 아마존 밀림에 가까운 숲이었다. 아, 저 무수한 침엽수림. 나는 속으로 속삭였다. 시바, 좆됐구나 ! 황급히 문을 닫고 확인하니 여탕이었다. 왜 카운터 직원은 내게 여탕으로 가라고 손짓했을까 ? 카운터 직원에게 따져 물었더니 머리가 길어서 여자인 줄 알았단다. 그날 이후, 나는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 털을 키우다 보니 애정이 생겼다. 털은 성격도 털털해서 고양이처럼 까탈스럽지도 않았다. 무럭무럭 자라라, 내 털들 ! 털을 기르다 보니 수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정말 좋은 수염은 드물었다. 특히 동양인은 내시 수염이 팔 할'이었다. 촘촘하게 박혀야 되는데 듬성듬성 박히다 보니 동네 양아치 삘이 대부분이었다. ( 물론 나도 양아치 삘이 나는 수염이다 )

 

개그맨 김준호를 보면 짜증이 났다. 털보라고 해서 모두 좋은 수염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털이 나는 영역이 좋은 수염을 만든다. 내가 메이저리그'를 열심히 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수염 난 선수들 때문이었다. 보스턴 레드삭스 팀은 털보 왕국'이었다. 한편, 웅이네 가족은......

 

털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카잔차키스 소설 << 그리스인 조르바 >> 에는 베갯속으로 여자 거웃을 모아서 베개를 만들었다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굉장한 계획이군.  오, 오오. 수많은 털들 ! < 털 > 에 대해 관심이 있다 보니 여성 제모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아는 사람(남성)은 여성을 이해하기 위해 다리털과 겨드랑이 털을 뽑는 체험을 했는데 생각보다 고통스럽고 불편하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했다. 여성은 매끈한 팔, 다리, 겨드랑이'를 위해서 기꺼이 고통을 감수했던 것이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죄없는 털들아 !  미안하다아아아아. 그렇다면 여성은 왜 털을 제거할까 ? 단순히 남자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한 욕망 때문일까 ? 여성 제모는 미용에 대한 여성의 욕망'보다는 겨드랑이에 털 난 여성을 혐오하는 남성의 시선이 작용한 탓이 크다.

 

남성 입장에서는 내 털을 뽑는 것도 아니니 고통을 알 리 없다. 여성 몸은 남성이 요구하는 대로 관리되기 시작했다. 가슴은 풍만해야 되고, 허리는 잘록해야 한다. 엉덩이는 커야 한다. 그리고 털은 머리털과 거웃만 남기고 모두 뽑아야 한다. 남성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몸을 만들기 위해서 여성은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A, D, H, I 형 몸매는 S라인이 되기 위해 죽을 똥을 쌌다. 문제는 주류 남성 사회의 요구를 거부하고 싶어도 강제로 들이대는 사회적 요구를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대한민국 주류 남성 사회는 " 중국산 오리털 " 은 용서해도 " 겨털 " 은 용서하지 못한다. 당신이 겨드랑이 털을 잔뜩 기른 후 버스 손잡이를 잡을 때 사람들은 속으로 생각한다. 꼴불견이네 ! 다음은 한겨레 신문에 난 기사 내용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겨드랑이를 매끈하게 관리해온 걸까. <털-수염과 머리카락을 중심으로 본 체모의 문화사>에서 저자 다니엘라 마우어와 클라우스 마이어는 기원전 500년께부터 ‘체모 면도’가 행해졌다고 쓴다.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저서 <사랑의 기교>에 종아리 털을 깎는 것은 필수이며 제모를 위한 보조용품으로 농도가 치명적인 다양한 크림이 사용됐다는 내용이 있다. 근대 초기까지의 예술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의 몸에 털은 한 오라기도 없다. 20세기 초 에곤 실레와 구스타프 클림트가 털의 물꼬를 텄지만 털 없는 여체에 대한 강박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자본의 영역으로 옮아가 더욱 공고해졌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여성해방 물결과 함께 여성의 몸을 죄었던 길고 거추장스러운 드레스 대신 짧고 간편한 옷들이 등장하자 여성지 칼럼니스트들은 겨드랑이와 팔뚝의 털을 면도해야 한다고 권하기 시작했다. 이어 당시 미국의 화장품 산업은 ‘여성과 위생’을 내세우는 광고를 통해 겨드랑이 털을 박테리아의 온상으로 낙인찍는다. 질레트는 1915년 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머리 위로 팔을 들어올려 털을 제거한 매끈한 겨드랑이를 보여주는 모습의 광고를 통해 ‘털 없는 겨드랑이’에 대한 미적 선호를 만들었고, 여성지 <하퍼스 바자>에서 4년 동안 끈질기게 겨드랑이 털 제모를 유도하는 광고를 해서 ‘털 없는 몸이 아름답다’는 절대 기준을 만들었다.

 

- 한겨레

 

 

겨드랑이 털을 제모하는 것이 문화적 기본 소양과 미적 기준'에 부합하는 짓'이라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다만, 왜 그 기준이 여성에게만 해당되는지는 의문이다. 겨드랑이 털이 박테리아의 온상이라면 공평하게 남자도 깎자 ! 털은 죄 없다. 매끈한 몸매가 보기 좋다고 해서 그것을 타인에게 강요할 필요는 없다. 선택하라 ! 질레트의 노예가 될 것인가, 아니면 독립적 인간이 될 것인가. 나는 세상의 모든 털을 지지한다. 신은 말했다. 네 털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할지어다. 털은 언제나 온유하며, 털은 시기하지 않으며, 자랑도 교만도 아니한다. 그리고  털은, 오. 오오오오 섹시하다. 울창한 침엽수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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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 2014-07-30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찌 보면 겨털은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배타적인 권위의식도 같이 맞물리는 것 같아요.
읭.. 아닌가.. 아님 말궁.. 여튼 전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근데 또 요즘엔 남자들도 겨털 제모하는 사람들 꽤 있다고 하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04:53   좋아요 0 | URL
서쪽 님이 말씀하셨나요 ? 보디빌딩 나가는 사람들은 겨털 제모를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어느 코미디 영화는 무시무시하게 생긴 조폭이 있었는데 겨드랑이에 털이 없어서
사람들이 웃었던..... 겨털의 힘의 상징인 것 같습니다.

신기한게 왜 남자들이 겨털을 밀죠? 전 겨털 없으면 좀 이상하던데...

풀무 2014-07-31 07:32   좋아요 0 | URL
예. 맞습니다. 보디빌더들 겨털 미는 건 물론 가슴이나 젖꼭지 털, 다리털도 다 제모를 하거든요.
그걸 보면 확실히 권위 문제도 있는 게.. 큰 대회일수록 대보협에서 나온 심사위원들이 제모 안하면 점수를 안 줘요. 문신 못지 않은 결격 사유. 그러니까 권력을 쥔 편에서 밑을 내려다 볼 때 겨털을 굉장한 실례, 결격 사유로 보며 하나의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은...

그게 이상하죠? 청소년기 떠올려 보면 동급생들 끼리도 먼저 겨털 난 아이가 더 남성답고 어른인 양 뽐내고 부러움 받고 그랬잖아요. 헌데 언제부턴가 겨털 미는 게 더 섹쉬하고 청결하고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지는 희한한(제 입장에서) 문화가.. 보디빌더나 머슬모델 아닌 남성들 사이에 요즘 제모 그러니까 왁싱이 유행인 건 또 다른 이유 같은데, 얼마전 케이블 토크쇼 보니 개그맨 유세윤이랑 허지웅이 같이 온몸을 왁싱했다고 그걸 자랑 겸 화제거리, 개그 소재로 삼더군요. 이건 한쪽 귀에만 귀걸이 하는 것처럼 게이 커뮤니티에서 넘어와 번진 유행 같기도 하고.. 여튼 가만 보면 털,도 의복, 만큼이나 사회 문화 측면에서 연구 가치가 있는 테마란 생각이 문득 :)

풀무 2014-07-31 07:19   좋아요 0 | URL
겨털이랑 비슷한 게.. 여름이면 고민이자 불만이기도 한데.. 왜 와이셔츠나 티셔츠로 비치거나 돌출되는 젖꼭지 문제요. 그냥 그런가부다 하면 될 걸 언제부턴가 꼴불견이니 뭐니 하면서 더운 날씨에 옷을 더 받쳐 입어야 한다는 둥 심지어 젖꼭지 밴드까지 시중에 절찬리 판매되면서 부착하고.. 개그콘서트 볼 때도 개그맨들 웃통 까는 연기해야 할 때는 꼭 밴드를 붙이잖아요. 음. 이건 양성평등이 이뤄지는 걸로 보면 좋은 건가요.. 하하 ;;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07:35   좋아요 0 | URL
오, 이거 서쪽 님 아니었으면 듣기 힘든 정보입니다. 직접 보디빌딩에 몸담고 있으니 이런 고급 정보가....
맞습니다. 제 또래만 해도 겨털, x털 난 놈이 대빵이었어요. 대부분 털 먼저 난 놈이 일진하고 그랬거든요...
특히 겨털 나면 어른 대접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세계적기업 질레트'가 면도기 팔기 위해서 시작한 꼼수 같아요. < 털 > 이라는 절판된 책에도 그 음모론을 내세우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허지웅 같은 인간을 아주 싫어하는데 뭐랄까요. 쿨한 정치색으로 돈벌이를 한다고나 할까요. 종편을 싸잡아서 비판하던 놈이 정작 종편 가서 열심히 말방귀 뀌더군요. 미적 기준은 시대마다 다릅니다. 보세요. 구한말 한국 여성은 다 가리고 젖가슴만 드러내놓고 다녔잖아요. 그게 하등 문제가 될 게 없었습니다. 남성제모다 마찬가자예요. 6,7,80년대만 해도 하등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질레트가 제모가 아름답다는 식으로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한 거죠. 만약에 남성도 제모를 해야 한다면 제모용 면도기는 두 배 많이 팔리는 꼴 아닙니까. 질레트 입장에서는 이것을 문화적인 것으로 만들 욕심이 생기죠. 어마어마한 돈을 쥘 수 있으니깐 말이죠.

이참에 털사모 하나 만들어야 겠습니다. 털을 사랑하는 모임....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07:47   좋아요 0 | URL
전 남자고 여자고 노 브래지어'로 인해 옷에 그 흔적을 남길 때 정말 자연스럽고 멋지던데 왜
그게 꼴불견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러다가는 박태환 나중에 밴드 젖꼭지에 붙이고 수영해야 될 것 같습니다.

유다 2014-08-06 22:1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요즘 남자 아이돌도 겨털관리 들어가서 그냥 남자들도 여자들처럼 겨털관리는 일상인줄 알았어요~

젖꼭지는 미국권처럼 여자도 패드없이 돌아다닐수있으면 참 좋겠다는..ㅠ_ㅠ남자들처럼 상의탈의는 아니더라도 그나마라도 나아지는 추세로.

곰곰/수영에서도 박태환은 상의를 벗을수 있지만 여자수영복은 아예 노출불가니..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7 11:19   좋아요 0 | URL
유다 님. 하긴 요즘 아이돌 남자들도 스모키 화장을 하더군요.
상품이니 치장을 해야 하긴 합니다.

LAYLA 2014-07-30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히 이쁘게 보이는 것을 넘어 제모한 매끈매끈한 피부가 성적으로 더 매력적이기 때문 아닐까요?
서양남자들의 동양여자에 대한 판타지 중 하나가 털이 적어서 피부가 매끈하다는 것이라 하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04:51   좋아요 0 | URL
하긴 제모의 역사가 꽤 오래 전부터 있었다고 하니 털 없는 매끈한 피부가 성적 매력이 있나 봅니다. 저는 이상하게 털 있는 여자가 성적 매력이 있더군요..ㅎㅎㅎㅎ

슈아 2014-07-31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기원전 500년이라니 정말 오래되었네요. 그정도면 인간이 살짝 진화해서 털이 좀 덜 나서 태어날 법도 한데 인간이 키는 훌쩍 컸으나 털은 그대로인 것 같네요..

여기는 의외로 겨털 있는 여자들이 좀 있습니다. 중국 친구들은 안 미는 친구들이 많구요, 백인은 털 색이 연해서 있어도 잘 안보이고, 흑인은 피부색이 어두워서 있어도 잘 안보여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11:43   좋아요 0 | URL
엇, 슈아 님 !!!! 반가워요. 잘지내시고 계시죠 ? 뭐 어딜 가나 씩씩한 양반이시니.. 후후....
중국 사람들은 제모 안 하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옛날에 누구였더라... 아, 줄리아 로버츠도 겨드랑이 제모 안 한 사진이 돌아다니기도 했죠. 그닥 신경 쓰지 않더군요. 글구보니 동양인은 확 티가 나는 사례이기는 합니다... ㅎㅎㅎㅎㅎㅎ. 아이고 이거 반갑네요. 슈아 님..

개새꺄 2014-10-12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개새꺄
 

 

 

40자평 모음

 

 

■ 작가 편

 

1. 두근두근 내 인생 : 백미터 달리기가 주종목인 선수가 느닷없이 마라톤에 도전하면 ?

2. 658, 우연히 : 좋은 트릭 하나에, 나쁜 서술 백 개. 마이너스 백 점, 땡. 탈락 !

3. 동정 없는 세상 : 섹스를 해야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성장 담론 앞에서 할 말을 잃다.

4. 수상한 식모 : 후진 작품보다 더 후진 출판사 전속 홍보 담당 평론가들의 설레발

5. 목화밭 엽기전 : 무뚝뚝하다, 촌스럽다, 매끄럽지 못하다, 하지만 좋다.

 

6. 고래 : 문창과 출신이 이룩하지 못한 경지를 천명관이 해내다.

7. 고등어 : 비리다.

8. 황만근은 말했다 : 배꼽은 빠졌지만 배부른, 넉넉한 말빨.

9. 달은 어디에 있나 : 김연수는 당대에 소비되다 잊혀지겠지만 김신용은 당대에 외면받다 오래 기억될 것이다.

10. 제리 : 방탕을 자유로 치환하는 게으른 작법.

 

11.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내게는 불행했던 독서.

12. 삼부녀 : 손창섭이라는, 이 위대한 한국 작가 !

13. 엄마를 부탁해 : 천박한 포데기 신파.

14. 재와 빨강 : 카프카 흉내 내다가 좆된 소설.

15. 잘가라, 서커스 : 단편 < 바늘 > 에서 선보인 날카롭던 끝이 뭉뚝해졌다.

 

16. 장석조네 사람들 : 진심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기교.

17. 갈팡질팡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 재미없는 코미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

18. 칼의 노래 : 서사시를 소설로 엮는 탁월한 솜씨

19. 구월의 이틀 : 약발이 다했다.

20. 삼미 슈퍼스타즈, 마지막 팬클럽 : 백미터 달리기 성적도 좋고 마라톤 성적도 좋다.

 

21.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 詩답지 않아서 시답지 않다. 시시하다.

22.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시인이라는 타이틀보다는 감성 카피라이터 같은 느낌.

23.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 : 남진우는 시인이라는 타이틀보다는 사리에 밝은 장사꾼 같다.

24. 펭귄 뉴스 : 삐급 취향을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할 줄 아는 재치.

25. 장국영이 죽었다고 ? : 한눈팔지 않는 성실함.

 

26. 몰락의 에티카 : 신형철은 달달한 소리는 잘하는데, 칼칼한 지적은 못한다.

27. 한국문학과 그 적들 : 조영일은 칼칼한 비판은 잘하지만 달달한 칭찬은 하지 않는다.

28. 필사의 탐독 : 비문과 오문, 그리고 ( 그가 뛰어난 평론가라는 ) 헛소문 !

29. 강신주의 감정 수업 : 출판사 출간 카탈로그 같은......

30. 퀴즈쇼 : 항상 평균은 보여주는 2할7푼5리 타율을 가진 작가의 소설.

 

31. 혀 : 포도주와 치즈만 먹을 것 같은 작가가 만든 며루치보꾸 요리.

32 심플 플랜 : 심플한 계획, 치밀한 플롯, 차분한 실천 !

33. 그리스인 조르바 : 남자는 좋은 목소리가 무기라고 말하는 조르바.

34. 아웃 :  갈 때까지 가고 나면 갈 데 없지만 후회는 않으련다. 여성 작가가 쓴 기똥찬 범죄 소설

35. 애완동물 공동묘지 : 킹의 최고 걸작 가운데 하나 ! " 틀린 글자 찾기 "

 

36. 인 콜드 블러드 : 하퍼 리와 함께 떠난 범죄의 재구성.

37.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 칭찬을 할 수 있으나 격찬은 오버 !

38. 살인자들의 섬 : 반전을 숨기기 위한 준비한 치밀한 리얼리티.

39. 재칼의 날 : 프로 킬러도 직업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40 팩토텀 : 섹스 밖에 난 몰라 !

 

 

■ 인물 편

 

41. 이명박 : 컬러 오브 머니, 돈따라 인생따라.....

42. 박근혜 : 입은 무겁고 뇌는 가볍다. 욕심은 많고 양심은 없다.

43. 변희재 : 진보 진영에서 문전박대하자 보수 진영에서 이를 갈던 넘버 3의 인정 투쟁 !

44. 진중권 : 유치하지만 으리'는 있다.

45. 허지웅 : 쿨한 척하다가 언젠가는 좆될 인생.

 

46. 남진우 : 한국 문단을 다 가져라, 시바 !

47. 김난도 : 천 번 흔들고 어른이 된다면, 차라리 한 번 흔들고 " 스톱 " 하겠다.  흔들릴수록 골병든다.

48. 김미경 : 박명수를 벤치마킹한 욕쟁이 아줌마. 욕 하고 돈 벌고.......

49. 정몽준 : 축구 해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은 박지성이 아니라 정몽준.

50. 배성진 아나운서 : 애국자 코스프레, 10년 후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 나온다에 500원 건다.

 

51. 안철수 : 입술이 얇은 사내 1.

52. 김한길 : 입술이 얇은 사내 2.

53. 유병언 : " 인생은 보해야, 몰랐어 ? " 그의 마지막 곁을 지킨 것은 쓰디쓴 보해 소주병'이었다.

54. 어버이연합 : 자식의 홀대에 뿔난 어버이가 길거리로 나오다.

55. 이외수 : 100,000자'를 채운 소설로 근근이 입에 풀칠했던 작가 100자(평으)로 돈을 벌다.

 

56. 강준만 : 쓰고, 쓰고, 쓰고, 쓰고....... 한마디로 쓰디쓴 인생.

57. 고   은 : 모두 다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고은을 뽑지만 그가 왜 훌륭한 시인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58. 이건희 : 노동자의 피를 끓여서 금화를 제조한 어둠의 연금술사.

59. 이문열 : 손은 귀한데 입은 천하다.

60. 권정생 : 손은 천한데 입은 귀하다.

 

61. 박정희 : 창시개명,  닭고기맛있오 !

62. 강신주 : 철학 서적에서 자기계발서를 뽑아내는 상술은 인정하마.

63. 혜   민 : 달달한 위로와 미소 속에 숨겨진 섬뜩한 노예 근성.

64. 곰곰발 : 귀두 발달형 인간, 몸통보다 얼굴이 크다.

65. 박명수 : 지혜가 담긴 욕으로 연예계 1인자를 넘본다.

 

66. 이수근 : 이수근 전성시대. 그러나...... 훅 들어왔다 훅 나간 거 맞지 ? 맞지 !

67. 김병만 : 입은 무겁고 손은 가벼운 개그맨.

68. 심형래 : 바보가  웃으면 사랑받지만, 바보가 정색을 하면 미움을 받는다.

69. 마광수 : 모든 논란을 떠나서, 글을 " 졸라 " 못쓰는 국문학 교수요, 작가라는 점은 분명.

70. 김지하 : 지하에서는 진보의 아이콘이었으나 세상 밖으로(지상) 올라오자 본색을 드러내다.

 

 

 

■ 영화 편

 

71. 실미도 : " 우린 죽지 않아 !! " 라고 외치는 대사는 마치 발기 부전 치료 모임에서 외치는 구호 같다.

72. 태극기 휘날리며 : 천만 관객 속에는 어버이연합과 엄마부대가 있다.

73. 디  워 : 21세기 국산장려운동.

74. 7번 방의 선물 : " 포데기 신파 " 를 " 갑바 신파 " 로 변형시킨 기획력.

75.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서른 즈음에 교수가 된, 성공한 예술가가 세상은 불공평하다고 투덜대면 짜증 이빠이.

 

76. 나쁜 남자 : 몇몇 평론가는 나쁜 남자에게 " 리즈 시절 " 이 없었다고 지랄을 한다.

77. 서편제 : 한 여자를 놓고 두 남자가 욕망한다. 애비나 새끼나 똑같다.

78. 닌자 어쌔신 : 동양 남자는 백인 여자와 섹스하면 안된다는 헐리우드 불문율.

79. 달콤한 인생 : 폼생폼사, 휠라와 일수가방 그리고 백구두는 가라 !

80. 블레이드 러너 : 입시지옥의 미래 비전, 시험을 통과 못하면 죽는다.

 

81. 그랑 블루 : 30초만 숨쉴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네에 ?

82. 변호인 : 약관에 동의하시겠습니까 ? 그렇다면 자리에서 일어나 주십시요.

83. 친   구 : 하와이 잔혹사

84. 말죽거리 잔혹사 : 대한민국 다 족구 하라, 그래 C

85. 적벽대전 : " 대전은요 ? "

 

86. 살인의 추억 : 80년대, 무능했던 대한민국 수컷의 고백. "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돠 ! "

87. 올드 보이 : 오(이)대(프)수가 스핑크스'를 만나다.

88. 친절한 금자 씨 : 절제가 필요할 때 과잉으로 흘렀다.

89. 아이언맨 : " 鐵面皮(철가면) + 甲(갑옷) " 으로 무장한 철남,  甲질'로 지구 평화를 지킨다 ?

90. 슈퍼맨 : 슈퍼맨 아저씨는 성조기 코스튬 플레이어 !

 

91. 엑스맨 : 마이너리티여, 단결하라 !

92. 쇼생크 탈출 : 볕 좋은 오월에 잘 마른 빨래처럼 뽀송뽀송한 감동.

93. 시민케인 : 감탄은 크고, 감동은 적다.

94. 파이란 : 너무 늦게 도착한 편지 앞에서 울다.

95. 카운슬러 : 야구는 투수 놀음이고 영화는 감독 놀음이라지만 이 영화를 지배한 사람은 코맥 메카시'다.

 

96. 복수는 나의 것 : 뜨거운 것을 쏟아내고 남은 차가운 독기. 박찬욱의 최고 걸작.

97. 백설공주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에게 잘보일 것 1.

98. 신데렐라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에게 잘보일 것 2.

99. 귀여운여인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에게 잘보일 것 3.

100. 슈    렉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따윈 필요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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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4-07-28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네요ㅋ 이거 최근에 다 읽으신게예요? 아님 소급적용?^^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8 14:14   좋아요 0 | URL
그냥 생각나는대로적은겁은다. 다 오래전에 읽은 것들이에요. 리뷰 쓰기엔 그렇고 그렇다고 100자평 쓰기도 그렇고 해서요..

새아의서재 2014-07-28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매일 몰래 눈팅만 하다가 격하게 공감하고 가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8 14:13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까 ? ㅎㅎㅎ. 압으로는 입팅' 부탇드립니다.

풀무 2014-07-28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답지 않아서 시답지 않다, 요거 한참을 생각했네요.
찾아보니깐 지금까지 시덥잖다,로 알고 있던 게 잘못. 시답잖다,가 맞군요..!

음. 김연수 소설 한 권이 집사람 서가에 보이길래 나도 함 읽어볼까 했더니만..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8 14:13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시덥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표준어는 시답지 않다더군요..ㅎㅎㅎㅎㅎ
김연수에 대한 제 생각은 완죤 개인 취향이어서 아마 다른 분들은 다 좋게 생각하실 겁니다.
김연수만한 고급 기술을 갖춘 작가도 드물겁니다. ㅇ 읽어 보십시요...

수다맨 2014-07-28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페이퍼는 정말 역대급이네요! 잠깐 영화평론가 박평식을 떠올리기도 했는데, 곰곰발님이 그보다 훨씬 날카롭고 정확하신 듯합니다. 특히 '카프카 흉내 내다 X된 소설' 이란 평이랑 '입은 무겁고 뇌는 가볍다'를 읽으면서 무릎을 쳤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1:12   좋아요 0 | URL
시답지 않아서 시답지 않은 시... 전 요게 마음에 드는군요... ㅎㅎㅎㅎ.
박평식이 누군가 하고 한참 생각하다가 그 시네 21 박평식 말하는 거근요 ?
ㅎㅎㅎㅎ.

봄밤 2014-07-28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숫자에서는 폭소.
화려하지 않되 강직한 칭찬이 눈에 남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1:12   좋아요 0 | URL
웃으면서 읽으셨다니 만족스럽습니다.

풀무 2014-07-29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인물편 압권! 촌철살인 폭소의 도가니탕 :)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1:10   좋아요 0 | URL
예상치 못한 반응에 몸둘바르르 모르겠습니다.

포스트잇 2014-07-29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어쩜!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1:10   좋아요 0 | URL
반응이 쏠쏠한데요.

2014-07-29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박정희에 대한 평은 너무 유치한 거 같습니다. 비겁하다 하실지 모르겠으나, 을 중의 한명으로서 을들의 천박한 모습을 한가운데서 수도 없이 본 저로서는 갑에 대한 극단으로 치닫는 평가는 좋은 쪽이든 나쁜족이든 애들 떼쓰기로 밖에는 안보이네요.

한마디로 시대상황도 좀 고려하잔 거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1:52   좋아요 0 | URL
음... 그렇습니까. 후다닥 해치우다 보니 그리 되었습니다. 흠 님이 직접 한 곡 뽑아보시기 바랍니다.
근데 그 시대상황을 어떻게 고려해야 합니까 ?

푸르푸르 2014-07-30 13:43   좋아요 0 | URL
흠님 그런데 본인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으시고 이런 식의 층위적인 평은 좀 유치한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예의를 지켜야하는 부분도 좀 고려하잔 거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0 14:41   좋아요 0 | URL
오, 오쉬프 님 ! 까칠하게 나오시는군요... 허허허....

엄동 2014-07-29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 재밌어요
오소리입말사전의 "부록"으로 좋겠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7:54   좋아요 0 | URL
오소리입말사전 아시는군요 !!!

풀무 2014-07-29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때마다 업뎃 되있는.. :)

진짜 오손 웰즈 작품들은 감탄 >> 감동인 게 대단하면서도 쪼메 아쉽습니다.

근데 건의 하나요~ 신데렐라와 백설공주는 1, 2,를 바꿔주심이..
원작동화는 어떤지 몰겠는데 디즈니 만화는 백설공주가 신데렐라보다 먼저 나왔으니 언니 격 ^^;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7:53   좋아요 0 | URL
아니.. 이토록 친절하고 세심한 지적이라니.... 당장 고치겠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7-30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난도 교수는 천 번을 흔들 수 있겠지만, 저라면 천 번이나 손으로 거길 잡고 자위하겠습니다.
차라리 거기를 잡고 자위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저런 분들의 흔들림은 자기만의 사고입니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아프니까 인간이란 사실을 알아야 하는데 말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0 12:55   좋아요 0 | URL
천 번이라... 허허허.... 지루로군요.. 허허......

라로 2014-07-30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하나 더 추가할게요!! 촌철살인의 대가님~~~~.^^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0 12:54   좋아요 0 | URL
엇, 나비 님 ! 후후, 감사합니다.

rendevous 2014-07-31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형중 평론가가 김지하는 빨리 죽는 게 나았을 거라고 좀 쌔게 페이스북에 적었는데 젊은 시절 새벽에 그의 시를 읽으면서 청춘을 보냈던 이들의 배신감이 크긴 큰 것 같더라고요. 근데 배성진 아나운서가 아니라 배성재 아나운서 아닌가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1 15:15   좋아요 0 | URL
배성재인가요 ? ㅎㅎㅎㅎㅎㅎㅎㅎ. 전 이 양반 애국자 행세가 꽤역겹습니다.

하여튼 김형중 평론가가 그런 소릴 했군요. 이야, 이거 뭐 엄청 쎈 발언이군요....
배신감이 크다는 건 거꾸로 그만큼 숭배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 마음 이해가 감....
 
[독신의 오후]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독신의 오후 - 남자, 나이듦에 대하여
우에노 지즈코 지음, 오경순 옮김 / 현실문화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심심하니까 사람이다

 

 

 

 

 

결혼과 가족에 대한 " 로망 " 이 없다. 아이를 보면 무척 귀여워하는 편이지만 아이를 양육할 때 드는 비용과 시간을 따지면 결혼과 육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냉정하게 말해서 남의 아이는 귀여워할 자신은 있으나 내 아이를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자신은 없다. 아이와 2시간을 함께 노는 것과 20년을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시간 날 때마다 고백하는 부분이지만, 나는 < 성악설 > 을 믿는 쪽이다. 유년기를 무조건 순수, 미래, 희망 따위로 엮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래서 술동무가 한숨을 푹푹 쉬며 " 나도 어릴 적엔 참 순수했는데.... " 라고 말하면 위로는커녕 콧방귀로 대꾸했다. < 타락론 > 은 반드시 " 순수했던 시절 " 을 전제로 한다. ( 악마 루시퍼는 한때 천사'였다는 논리'다. 루시퍼는 날개를 잃고 꼬리를 얻은 배교자'였다. )

 

타락한 자가 유년 시절을 회상하면서 순수했던 자아'를 내세우는 것은 " 비겁한 변명,  입니다 ! " 그것은 타락한 자신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꼼수'다. 개꼬리 삼 년 땅에 묻어도 황모( 여우털)되지 않는다. 바탕과 본질은 하나'다. 비뚤어진 집 설계도로 만들어진 집은 비뚤어진 집을 만들 뿐이다. 만약에 엉터리 설계도로 번듯한 집을 지었다면 그 건축가는 건축법 위반으로 고소해야 한다. 나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원죄'를 믿는다. 그렇기에 나쁜 아이가 좋은 어른이 될 수는 있어도, 착한 아이가 나쁜 어른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워워, 흥분하지 마시라 ! 지금 나는 당신과 논쟁을 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니깐 말이다. 그냥 " 어느 죄인의 고백록 " 으로 이해해 달라.

 

" 순수에서 타락 " 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역추적한 영화 << 박하사탕 / 이창동 감독 작품 >> 에 대해,  한국 영화 평단은 리얼리즘 영화의 정수'라는 찬사를 쏟아냈지만,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리얼리즘이 아니라 판타지'에 가깝다. 이 영화가 당신에게 선사한 것은 타락한 당신을 옹호하기 위한 위로'다. << 박하사탕 >> 은 그냥 그렇고 그런 힐링용 속물 드라마'다.  순수했던 남자가 나쁜 남자가 되었다는 신파에 속지 마라. 그는 처음부터 나쁜 남자였다.  내가 김기덕의 << 나쁜 남자 >> 라는 영화를 옹호하는 이유는 감독이 영화 속 사내에 대해 구질구질하게 변명을 늘어놓지 않는다는 데 있다. 나쁜 남자는 그냥 나쁜 남자'다. 처음부터 그는 나쁜 남자'였다. 어릴 적 트라우마 따위로 주인공을 포장하지 않는다. 권선징악은 없다.

 

욕을 바가지로 먹을 이런 고백은 여기까지만 하자. ( 당신이 내 서재 즐겨찾기를 해제할까 봐 더 이상은 못 쓰것다. 다리가 덜덜 떨린다. ) 이 글에서 하고 싶은 말은 성악설과 원죄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에노 지즈코의 << 독신의 오후 >> 는 홀로 살아가야 하는 남자와 혼자 남겨진 남자에 대한 " 에세이 " 다. 굳이 " 에세이 " 라고 지적하는 이유는 인문학이나 사회학으로 분류하기에는 내용이 지나치게 부실하다는 데 있다. 날카로운 분석도 없다. 이 책은 내 주변 사람은 이렇더라, 라는 내용이 전부이다. 전국민 아침 주부 프로그램 << 아침마당 >> 에 엉앵란이 나와 수다를 떨 내용이 전부여서 참고할 사항도 없다. 이 책은 엄앵란의 추임새 같다. 아이고, 이런, 세상에, 그렇지......

 

평소 별점을 줄 때 후하게 주는 편( 내 기준에 의하면 ★★★ (下),  ★★★★(中), ★★★★★(上) 이다. )이지만 알라딘 신간 평가단에 의해 선정된 책에 대해서는 내 기준이 아닌 통상적 기준'을 적용했다. 이 책이 나와 동떨어진 문제를 다루었기에 관심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삼십대 남자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평생 혼자 살아가야 한다는 통계가 있다. 내 주변을 봐도 결혼적령기를 훌쩍 넘긴 미혼남과 이혼남은 넘치고, 넘치고, 넘쳤다. 그렇기에 < 독신의 노후 > 에 대한 문제는 나한테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독신인 나는 이제 " 어떻게 살 것인가 " 보다는 " 어떻게 견딜 것인가 " 를 슬슬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독신에 대한 철학적 성찰도, 깊은 고민도 없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평생 혼자 산다고 한다. 어쩌면 나도 " 세 명 가운데 한 명 " 이 될 것 같다. 정호승 시인은 << 수선화 >> 라는 시에서 " 외로우니깐 사람이다 " 라고 말했다. 심금을 울리는 말이기는 하나 시를 엮는 문장으로는 촌스러운 표현이다. 달달한 시는 의심부터 해야 한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은 항상 외롭다고 말한다. 허세 가득한 마초'조차 자신은 외로운 남자라고 광고한다. 바람 피는 남자가 늘 하는 변명은 " 나 외로운 남자 " 다. 내가 평소에 존경하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선생님도 외로워서 워싱턴에서 인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외롭다는 말을 달고 다니는 인간을 믿지 말지어다, 아멘 !  사람들은 대부분 < 외롭다 > 와 < 심심하다 > 을 혼동하고 있다. 현대인은 외로운 존재라기보다는 따분한 일상을 못 견디는 존재다.

 

외롭다는 감정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외롭다는 감정을 잘 다스리면 고독이 된다. 고독은 좋은 것이다. 노무현은 고독했던 인간이고 내가 평소 존경해 마지 않던 윤창중 선생님은 심심했던 사내새끼였다. 심심하다는 감정은 아무리 잘 다스려 봐야 별다른 진전이 없다. 심심하니깐 사람이다. 우에노 지즈코의 << 독신의 오후 >> 는 심심한 책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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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2014-07-27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상으로는 '결혼과 육아' 중에서 '결혼'보다는 '육아'에 대한 부담이 더 크신듯 합니다. 그렇다면 생각을 좀 수정해서 '결혼'은 하고 싶으나 '육아'는 싫다는 여성분을 찾아보세요. '견디'는것 보다 '결혼은 하고 싶으나 육아는 부담되는' 여성분을 찾아 같이 생을 살아가는게 더 좋다고, 아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11:11   좋아요 0 | URL
딱 문체 보니 레베랑스 님 문체 같군요... ㅎㅎㅎㅎㅎㅎㅎ ( 아님 말고 말입니다. )
갑자기홀로서기란 시가 생각나네요. 만남은 기다림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새겨 듣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딱히혼자 살고 싶단 생각은 없습니다.

마태우스 2014-07-27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스틴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저 역시 아이를 낳는 게 자신이 없었는데, 비슷한 생각을 가진 아내 덕분에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여자들 중 일부는 남자가 원해서 아이를 낳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없으면 불편한 점은 "너 그러다 말년에 외롭지 않겠냐"는, 별로 근거없는 힐난을 받는다는 것, 그리고 아이가 없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훈수를 두는 사람들을 마주쳐야 한다는 것이지만, 실제 아이를 기르는 노동에 비하면 이 정도 불편은 충분히 감수할 만하지요. 많은 분들이 "아이를 낳은 게 가장 큰 기쁨이다 넌 안길러봐서 모른다"라고 하지만, 제 주위 분들을 보면 어째 아이들 땜시 힘든 것도 꽤 많은 것 같더라고요. 제 절친 한명은 아이들이 한국 교육에 적응을 못해서 할수없이 기러기아빠를 하고 있지요.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이를 좋아하면 아이를 낳으면 되는 거고, 낳기 싫으면 안낳으면 된다고요. 그리고 아이가 있으나 없으나 노년은 늘 외롭고, 원래 인간의 삶 자체가 외로운 게 아닌가 싶어요. 저희 엄니는 아이가 넷인데도 혼자 사시거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11:14   좋아요 0 | URL
오, 그런 것같습니다. 정답이십니다. 마자요. 언제부터인가 결혼에서 아이가없으면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측은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사실 육아에서 얻는 기쁨도 크지만 사실 육아 때문에 겪는 고통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이 없는 결혼 생활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전 결혼은 해도 굳이 아이를 낳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있으나 없으나 외로운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말리 2014-07-27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아이가 없다고하면 대개는 물어본 사람들이 당황하지요. 마치 아픈 곳을 건드린 것처럼. 그리고 이유를 물어보고 싶어 죽겠는데, 스스로 교양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차마 입밖에 드러내지는 않고,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은 기어이 물어본답니다. 물어보나마나 안낳거나 못낳는 것이겠지요. 전 확인 안해봐서 안낳은건지 못낳은건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결혼후 아이가 없을때 시험관 아기 등등 뭔가 인위적인 모든 노력들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으로 , 자연적으로 놔두는 것은 엄청 비정상적으로 보지요 ㅎㅎ. 결혼과 아이는 지극히 사적인 문제라 옆에서 하는 조언들은 별반 의미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다만 여자 입장에서 늙어서 혼자 사는 남자는 좀 꼬질꼬질하지 않을까하는 편견은 있지만, 편견이지요. 여자보다 깔끔한 남자도 엄청 많을테니.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20:23   좋아요 0 | URL
정곡을 찌르시는군요. ㅎㅎㅎㅎㅎㅎ. 옛날에는 아이를 양육하는 게 노후를 위한 대책이 되겠지만 이젠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차라리 노후 자금으로 노후를 맞이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비혼과 무자녀 가정을 정상적이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일종의 시선의 폭력이죠. 그런 짓 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남자 혼자 살면 좀 꼬질꼬질하기는 해요...ㅎㅎㅎㅎㅎㅎㅎㅎ

samadhi(眞我) 2014-07-27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이 그다지 공감(?)하지 않았다는 책이 우수도서라니, 전혀 안땡기긴 하네요. 애초에 에세이나 자기계발서는 안읽지만요. 수행에 대한 에세이는 읽지만. 제가 존경하는 분들에 한해서요. 요즘 너무 힘드니까 입에서 나오는 건 한숨과 "힘들다" 뿐 잠이라도 잘 잘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미쿡식 토네이도 무시무시하더군요. 이렇듯 지구종말(인류멸망)이 코앞인데(?) 2세를 뭐하러 만들어 평생을 발목잡혀 살겠습니까. 그 아이의 미래가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세상에.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20:20   좋아요 0 | URL
책에 대한 것은 결국 개인이 가지고 있는 취향과 기대를 얼마만큼 충족시키는냐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내게는 좋은 책이 다른 이에게는 별로인 이유는 개개인이가지고 있는 취향과 기대 탓이겠죠. 전 이 책 읽는 내내 지루했습니다. 이젠 무자녀 가정에 대해서 안타까운 시선은 거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뭐 대단한 가정의 정수처럼 치부하는 게 좀 웃깁니다. 내 새끼에게 쏟을 사랑, 충분히 남의 새끼에게 애정 쏟는것도 값진 일 아니겠습니까....

samadhi(眞我) 2014-07-27 22:2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지자식만 귀한 줄 아는 부모들 정말 짜증을 일으키죠. 저처럼 아이만 보면 예뻐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도 그렇게 지새끼 자랑만 늘어놓는 사람들 보면 눈쌀을 찌푸리게 돼요. 세상의 어느 생명이 소중하지 않겠어요. 죽을 때까지 자식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하는 것도 겁나서 육아포기예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8 05:57   좋아요 0 | URL
이제 인간의 위대한 최종목표가 아이를 키워 자자손손 전하는 것에 대한 숭고한 가치가 정말 중요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너무 당연한 것( 새누리는 여자가 애를 낳는 것이 애국이라고 하지만... ) 으로 받아들였지만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풀무 2014-07-27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야말로 독신으로 끝까지 우아하게 살 자신이 있는데 말입니다..! 좋은 영화 찾아 다니면서. 흑.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20:16   좋아요 0 | URL
동의 ! 새벽 님은 독신으로 사시면 우아하게 잘 살 것 같다는 느낌을 옛날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새벽 님은 고독형 인간임니다...

2014-07-27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27 1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27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27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엄동 2014-07-29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떻게 견딜 것인가"를 고민할때가 되었다는 말이 와닿네요

정에 굶주린 사람들은 어딜가나 외롭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7:56   좋아요 0 | URL
엄동 님도 어떻게 견딜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기인가요 ?
왠지 정에 굶주린 사람들은 어딜가나 외롭죠, 라는 말에 뭉클해집니다.

봄밤 2014-07-31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부분 사례를 제시한 내용이고 게다가 그 사례가 일본의 것이고. 그래서 저자는 카운셀러? 조차 되지 못했다는 생각입니다.
아마도 '독신'으로 살기 위한 마음이 있고 그것이 불러올 앞으로의 고민이 궁금한 이들에게는 적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은 독신이나 결혼 후 아이를 갖지 않는 것을 다름으로 보기보다 어떤 '문제'로 바라보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좀 빨랐다 느낌이 듭니다. 필요한 독자가 아직 많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1 04:49   좋아요 0 | URL
사회학을 다룰 때 나쁜 버릇 중 하나가 특정 사례를 전체인 양 말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아는 누구누구'더군요. 그리고 그 사례들이 다 비슷비슷합니다. 대안이라고 내놓은 것 또한 지나치게 형식적이에요. 누구나 다 아는 내용입니다. 저축하자, 그거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조카가 집에 왔다.

 

 

이번 주부터 조카가 집에 머문다. 2주 정도( 15일 ) 머물면서 강남에 있는 학원에서 쪽집게 집중 학습 과외'를 받는다고 한다. 집이 멀다 보니 외할머니집에서 학원 등하교를 하기로 했다고. 평소 큰누님의 교육열은 극성맞은 데가 있었다. 아이는 원어민 유치원과 해마다 어학연수를 다녔다. 명절에도 아이들은 참고서를 가지고 다녀야 했다. ( 이번 선거에서 큰누님은 교육감은 진보 후보를 찍고 지방 선거는 새누리당 후보를 찍었다.) 그런 부모로부터 잠시 떨어져 있으니 놀기 좋은 찬스가 아닌가 !  나는 조카와 놀러 갈 계획을 꾸몄다. 학원 안 가고 " 농땡이 " 치는 것은 낭만에 속하니깐 말이다. 조카는 대한민국에서 상위 1%만 갈 수 있는 특목고에 진학했는데 그곳에서도 장학금을 받는다고 하니, 꾀죄죄한 곰곰발 가문으로써는 이 녀석에게 기대는 게 많다.

 

말이 좋아 사립 학교이지 아이들을 강제로 몰아넣은 후 교육을 시키는 살벌한 규율 학교'다. 전체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아침 6시에 기상해서 기숙사로 돌아오는 시간은 새벽 2시가 일상이라고 했다. 놀라지 마시라, 식대, 기숙사비, 교육비 포함 1년 고지서를 통해 지급되는 비용만 2천만 원이었다. 대학 등록금보다 비싼 학교'다. 공부만 해서 그런지 애가 비실비실하고 잔정이 없는 편이라서 속된 말로 " 우아미 " 가 좀 떨어지는 녀석이다. 전철을 타 본 적이 없어서 혼자서 외할머니 집을 찾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믿을 수 없지만 사실이다. 부모가 차로 학교다, 학원이다 바래다주니 버스나 전철을 탈 일이 없다. 나는 평소 이 녀석에 대해 불만이 많았던지라 2주 정도 함께 있으면서 거칠게 키울 생각이었다.

 

" 땡땡이 " 의 오묘한 멋을 가르쳐주고 싶었다고 할까 ? 후후. 그런데 계획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조카 입에서 튀어나온 학원비 때문이었다. 처음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하루 3시간 총 2주 과외 비용이 170만 원'이란다. 17만 원도 아니고 170만 원이란다. 사교육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지나친 학원비는 심각한 문제다. 학원 강사'가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이라 해도 2주 교육에 수학 실력이 일취월장할 턱이 없다. 2주 교육에 수학 실력이 쑥처럼 쑥쑥 큰다는 건 착각이다. 그 사실은 조카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 삼촌, 그거 비싸기만 하지, 수업은 학교 수업이나 다 똑같아. 내 수학 실력이 그 사람 때문이 늘 것 같지는 않아. " 결론은 " 불안 " 때문이다. 학부모 커넥션에서 쏟아내는 것은 학원 정보'다. 어디 어디가 잘한다고 하더라 ! 라는 소리에 무리를 해서라도 아이를 강남 학원에 보내야 한다.

 

그래야 안심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내 조카도 똑같은 생각을 한다. " 친구들이 들으니깐 나도 그냥 듣는 거지, 뭐....... "  170만 원짜리 초단타 과외'가 그냥 듣는 수준이란다. 할 말이 없다. 이제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정말 옛말이 된 것이다. 요즘은 개천에서 큰이끼벌레만 득실거린다. 상당수 교육마피아들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사교육법 개정에 목숨 걸고 투쟁을 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이제 교육 상품은 돈을 버는 상품이 된 지 오래이다. 이번 주말에 조카를 데리고 잠실 야구장에 가려는 계획은 취소한다. 지금까지 내 말을 들으면 조카가 부잣집 도련님 같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매형은 고만고만한 중소기업에 다니고, 큰누님은 아이 학원비를 위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과외 선생이 되었다.

 

과외비를 마련하기 위해 과외를 하는 거다. 나는 아이에게 시계 이야기를 했다. " 삼츈이 말이야. 시계 하나 장만하려 했지. 스와치 시계 말이다. 근사한 시계 하나 있더라. 삼사십 정도 아니 큰 부담도 아니더라고. 사려고 하다가 가격 비교를 하고 사려고 인터넷을 뒤지는데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시계가 있더라고. 근데 그 시계 가격이 백만 원이네. 이내 단념하고 처음 보았던 시계를 찾는데....... " 로 시작하는 이야기'였다. 자세한 내용이 알고 싶은 이는 클릭을 ! 내가 그 이야기를 왜 조카에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 말을 하고 싶었다. 갑자기 꼰대가 된 느낌이 들었다. 내가 누굴 지적질하고 그럴 처지가 아니지 않은가.

 

내가 처음 고른 시계 ▼

 

스무살 때 근사한 스와치 시계'를 가져본 기억이 나서 스와치 시계'를 사려고 인터넷 쇼핑을 했다. 예상은 10만 원 정도'였으나 비쌀수록 시계'가 근사한 거라. 그래, 나도 이제 돈을 버니 30만 원짜리 시계 정도는 찰 자격이 있지. 내가 고른 시계는 정말 멋있었다. 저 시계를 차고 다니면 이 세상 모든 소녀들이 날 쳐다보겠구나. 남성 패션의 완성은 시계'라고 하지 않던가 ! 마지막 정보 입력을 하고 결재'를 하려는 순간 망설여졌다. 같은 값이라면 더 좋은 시계'를 선택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같은 가격 대비 비교 평가를 한 결과 모 제품이 더 근사했다. 그래서 그 시계 카달로그를 죽 훑다가 그만 마음에 쏙 드는 시계를 발견하게 되었다. 설상가상 가격은 더 저렴한 것이 아닌가 ! 120.000원'이었다. 야호, 이런 게 알뜰 구매'구나 ! 하지만 그것은 내 착각이었다. 0'이 하나 더 붙어서 백이십만 원'이나 되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스와치 시계'를 구매하려고 했는데 도무지 못 볼 정도로 후진 시계가 되어 있었다. 백만 원이 넘는 시계를 보다가 플라스틱 스와치 시계를 보니 마치 인형뽑기 기계 속 상품처럼 보였다.  

 

다시 백만 원대 시계'를 구경하다가 점점 명품 시계 쪽으로 시선이 옮겨갔다. 모 제품의 ** 시리즈 시리얼 넘버 A326 제품'은 예술이었다. 가격대가 700만 원'을 호가했다. 악어 가죽으로 된 시계줄'은 감동이었다. 박음질 또한 예술이었다. 숫자 12 아래 다이아몬드 하나가 박힌 제품이었다. 아, 정말 아름답구나 ! 그것은 내 인생의 티.오.피'였다. 며칠 전에 보고는 내 영혼을 빼앗겨버린 백만 원'짜리 시계를 다시 보니 자판기 커피'도 안 되었다. 쪽팔려서 차고 다닐 수나 있겠나. 허허허.  

 

그런데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었다. 이번에는 7000만 원대 명품 시계를 보았다. 100% 테엽 시계였다. 숫자 대신 다이아몬드가 12개 박혀서 반짝거렸다. 시곗줄'은 금속 재질이었는데 그 품위가 남달랐다. 정말 아름다웠다. 아, 그래서 사람들이 명품에 빠지는 거구나. 한 달 전에 본 시계가 생각났다. 700만 원짜리 시계'를 보고 더 이상 이보다 더 아름다운 시계는 없을 것이라고 했던 내 판단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그 시계를 다시 보니, 아.... 이건 어디서 꼴뚜기처럼 생긴 시계'로 둔갑을 한 것이 아닌가 ? 닝기미, 21세기 최첨단 시대에 무슨 악어 가죽 시곗줄이냐. 내가 방금 본 이 시계야말로 명품 시계의 종결자다 ! 이보다 더 좋은 시계'는 없다. 끗.   

 

그런데 이러한 선언도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30억 짜리 파텍 시계를 본 것이다. 시곗줄이 모두 다이아몬드로 박혀 있는 명품 시계였다. 시계 장인'이 일 년에 걸쳐 만든다고 했다. 정말 보면 볼수록 눈부셔서 도저히 볼 수 없었다. 일주일 전에 본 7000만 원짜리 시계가 정준하'라면, 이 시계는 원빈'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내 장바구니에 담겨져 있던 최초의 스와치 시계'를 클릭해 보았다. 30억짜리 시계를 보다가 30만 원짜리 시계'를 보니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결국 나는 시계 구매'를 포기하게 되었다.  

 

내가 이 경험에서 절실히 깨달은 것은 욕심은 끝이 없다는 점이다. 비교 평가'는 곧 다음과 같은 망상을 심어준다. ①남의 떡이 커 보이는 법이고  ② 싼 게 비지떡이며  ③ 비싼 게 좋은 거라는 착각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욕망을 자꾸 업데이트 시키도록 만든다. 30만 원짜리 고급 스와치 시계'를 사려고 할 때 자본-국가'는 나에게 메일'을 하나 보낸다. " 고객님, 이왕 같은 가격 대비 만족할 수 있는 명품 시계 카탈로그'를 보내드립니다.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 그런데 막상 같은 가격 대비 시계는 달랑 하나이고 나머지는 심장을 뛰게 만드는 고가의 시계들로 진열을 한다. 그것이 바로 자본 욕망 시스템'이다. 여기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한다.  

 

사실 가장 좋은 제품'은 처음 구매하려고 했던 그 소박한 제품'이다. 자기 수준에 맞는 소비'가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첫사랑'도 알고 보면 처음 본 그 스와치 시계'다. 낡은 아버지의 어깨도 저렴한 시계이고 내가 사랑했던 그 여자'도 30만 원대 적당히 소박한 시계였다. 우리는 이 저렴한 시계에 대해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때는 그 어느 것과도 내 시계를 다른 것과 비교하지 않았으니깐 말이다. 그리고 비교할 수도 없었으니깐 말이다. 아버지의 싸구려 어깨'가 부끄럽다고 다른 아버지의 견장'을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 사랑이라는 것은 더 이상 다른 제품의 카달로그를 훔쳐보지 않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옳다.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마라. 그 말은 곧 다른 제품의 시계 카달로그'를 훔쳐보지 말라는 말이다 

 

 

- 네이버 블로그, 2012/10/2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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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4-07-26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면 블루오션적인 세계, 기존의 체계로서 새로운 것을 만들고 개척할 수 없기에 진보교육감이 제시하는 교육방법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이나 한편으로 보수를 찍는 것은 보험을 드는 것을 넘어 이익을 노리자 하는 심리인듯 합니다.

진보교육감이 필요한 이유는 지금 사회로서 아이들에게 좋은 직장과 미래가 보장되지 않으니 변증법적으로 우회한다고 볼 수 있으나, 그들이 새롭게 정착되면 또 다른 마찰이 생기겠죠. 계속 충돌인가!!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05:13   좋아요 0 | URL
당장의 유불리만 따진다고나 할까요 . 발등에 떨어진 불이니 진보 교육감을 찍고, 나머지는 나와는 별다른 이해타산이 없으니 부패정당 찍고...... 좀 얄밉죠. 사실 전 같은 가족이지만 큰누님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옛날부터 서로 말이 없었습니다. 싸우기도 무진장 싸우고 말입니다. 코드가 서로 정반대임니다.

samadhi(眞我) 2014-07-27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파상의 목걸이가 생각나네요. 그다지 관계가 없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허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결국 허무로 끝을 맺는 것이 씁쓸하지요. 전 물건에 집착하지 않아서. 오직 먹을 것에만 관심 있답니다. 어찌나 1차적인지^^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20:28   좋아요 0 | URL
모파상 하니 모파상 단편집 읽고 싶근요. 오헨리와 함께 중학교 필독서 아닙니까....ㅎㅎㅎㅎㅎㅎ.
저도 물건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이사갈 때 60%는 버리는 거 같습니다. 막 모으는 타입은 아님..... 가끔 후회는 하지만..... 그 많던 음악 시디를 왜 다 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비디오테입도 300정도 되었는데, 희귀 영화 비디오 말이죠. 그거 다 남 줬음....

samadhi(眞我) 2014-07-27 22:18   좋아요 0 | URL
책 만큼은 집착하는 편이예요. 정리도 못하면서 책만 잔뜩 쌓아놓고 이젠 무슨 책이 어디에 박혔는지 찾는 게 일이 될 정도네요. 다시 정리벽 키우기 연습해야하는데. 저도 한동안 비디오테입 무지 모았다가 티비도 없어서 어느샌가 하나둘 없어져 버렸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8 05:54   좋아요 0 | URL
동감, 저도 다 버리는 족'인데 책은 이상하게 잡지 하나 못 버리겠습니다. 버리면 왠지 죄를 지은 기분이랄까요 ? 언제가 이 집착도 버리도록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책을 버리는 날 진아 님에게 잔뜩 드리겠습니다.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samadhi(眞我) 2014-07-27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가 사교육으로 빌어먹고 사는 처지라...... 무척 공감하면서 현장에서 짜증나도록 바꾸고 싶은 일들 투성이지만 워낙 이쪽 문화가 뿌리깊게 관습화, 관례화된 문제점들이 많더라구요. 싫으면 나가라. 뭐 요런 상황이라, 목구녕에 밥을 밀어넣으려면 성질에 안맞게 따르는 척을 해야합니다. 정말, 학교가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 참 많이 듭니다. 어릴 때도 학교가 좋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002(땡땡이 -교복치마 입고 월담을 밥먹듯 했죠.)전문에 학교 다니는 동안 책을 제일 많이 읽고 편지를 제일 많이 썼지요. 학창시절이 그립지가 않습니다. 아이들을 보면 참 안타까워요. 자주 얘기해요. 실컷 놀지도 못하고 학교에서 학원에서 공부만 하는 이런 별로인 세상, 니들이 바꾸려면 힘들고 짜증나지만 공부해라. 혼자 배터지게 잘 먹고 잘 살지 말고 꼭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봐라. 전혀 논리적이지도 않고 그저 제 한탄, 자조 섞인 말들이지만요. 비겁하지만 밥벌이의 합리화를 담아서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20:32   좋아요 0 | URL
학창시절은 리즈 시절은 땡땡이 아니겠습니까. 학원비 땡까서 놀다가 어머니에게 들켜서 거리에서 혼났던 적도 있고, ㅎㅎㅎㅎㅎ. 그런데 요즘은 학원비 자체가 어마무시해서 그러지도 못하는 거 같더군요. 가끔 제 조카가 불쌍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초등학교 때 책을 제일 많이 읽고, 그 다음이 중학교, 그 다음이 고등학교. 그 이후로는 아예 안 읽는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독서 패턴이 거꾸로 되고있는 겁니다.

수다맨 2014-07-27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대 가기 전에, 매형 될 사람이 저에게 시계를 선물해 준 적이 있습니다. 이십만 원 정도 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군대 가서 여러 번 바닥에서 뒹굴었던 탓에 시계가 얼마 안 가서 망가졌습니다. 짬이 안 될 때라 시계는 늘 갖고 있어야하기에, 피엑스 가서 이만 원에 팔던 시계를 하나 샀지요. 그런데 이십만 원 짜리 갖고 있을 때보다 마음이 더 편하더군요 ㅎㅎ 그 시계는 ㅡ값도 싼게 관리를 개판으로 했는데도 내구성도 은근히 있어서ㅡ전역하고 나서도 한동안 사용했습니다. 이 시계까지 어느 술자리에 놓고 온 뒤로는 시계를 사본 적이 없습니다 ㅎㅎ
그냥 자기 수준에 맞는 소비를 하고, 소비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그만일 터인데, 우리는 계속 남들보다 낫거나 적어도 뒤지지는 않는 소비를 하려고 몸달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 소비 행위의 저변에 깔려 있는 감정이 다름아닌 (탐심이나 질투보다도) 불안이라는 게 참 씁쓸하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8 05:46   좋아요 0 | URL
군대에서 파는 쥐샤크'인가요 ? 고거.... 군인들의 필수품이었죠. 하여튼, 군대는 확실히 시계가 필요하더군요. 형님도 군대 가기 전에 쥐샤크 시계 사 가고, 저도 쥐샤크 시계 사서 갔습니다. 저도 시계는 안 차는데, 핸드폰을 해지한 후, 하나 가지고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핸드폰도 없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우려하더군요. 핸드폰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냐 ? 소식은 어떻게 전하냐 ? 저도 처음 3달 동안은 사야겠다,사야겠다, 사야겠다.... 하다가 어느 순간 적응했습니다. 일단 불필요한 약속이 확 줄었습니다. 그 전에는 불쑥 전화와서 술 한 잔 하자면 바로 나가고는 했는데 이제는 최소 며칠 전부터 약속을 서로 정해야 하니 말이죠. 연락이 안 되지도 않습니다. 저는 주로 메일로 안부를 주고받기에 소식도 전합니다. 단 아쉬운 게 시간 보기더군요. 그래도 핸드폰 없다는 게 불편하기도 하지만 장점도 무척 많습니다. 이제는 책 말고는 모으는 취미는 없습니다. 한때 신발만 해도 4,50컬레 가지고 있었지만 요즘은 그냥 하나 가지고 잘 버팁니다. 소비를 줄이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엄동 2014-07-29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물건에 욕심이 없는 편이예요
아니, 있는 물건도 잃어버리기 일쑤예요

이주전에도 휴대폰을 분실해서
새로 장만했더랬죠 (목에 걸거나 허리에 차고 다닐 생각입니다)

시계나 향수, 각종 운동화들에 집착하는 수집가들을 보면
그저 신기할 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7:58   좋아요 0 | URL
2G폰으로 하나 장만하십셔.... 아, 장만했다고 했지..ㅎㅎㅎㅎ
향수는 그래도 그럴 만하지 않나요.

저도 물건 욕심이 없어서 너무 버려서 탈입니다.

푸르푸르 2014-07-30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루애님은 왜 장만 안하십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0 14:41   좋아요 0 | URL
물병이 뭐가 필요합니까. 집에 물병 엄청 많음...
 

 

 

 

 

 

 

 

 

 

 


 

 

 

 

보틀에 대한 감상 : 훅 들어왔다 훅 나간다.

 

 

 

 

 

재작년에는 온가족이 모여서 강원도 일주를 했다. 봉평을 시작으로 평창, 속초, 대관령 산양 목장'으로 마무리하는 일정이었다. 계획 마니아'인 큰누님은 빡빡한 일정을 채우기 위해서 새벽 6시부터 자동차 엔진을 달궜다. 각종 축제는 물론이고 명승지, 맛집'을 두루 돌아다녔다. 그러다 보니 여행 중 팔 할은 달리는 자동자 안'에서 보내야 했다. 어른에게는 익숙한 여행법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짜증나는 법. 조카들은 동생 차 안에서 투덜대기 시작했고, 이 소리를 전해 들은 큰누님은 대관령 휴게실에서 군소리를 늘어놓았다. " 자꾸 징징대면 놓고 간다 ! " 안개 낀 대관령 꼭대기에서 길 잃은 두 마리 양'이라니 !  동생이 운전을 했기에 나는 낮부터 취했었다. 차 바닥에는 항상 찌그러진 캔맥주가 널부러져 뒹굴었다.

 

이 여행길에서 휴양림을 세 군데 들렸는데 휴양림에서 마련한 캠핑촌에는 캠핑족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주로 가족 단위였다. 3년 전만 해도 전혀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그들은 각종 취사 장비를 구비했다. 바비큐 장비를 갖춘 캠핑족도 많았다. 그들은 정글의 법칙을 흉내 내고 있었다. 쫌, 우스웠다. 텐트촌은 계단식으로 구성되었는데 고밀도 고효율을 중시하는 대한민국 특성상 텐트와 텐트 간격은 무척 좁았다. 밤에 코고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조카들은 캠핑촌을 둘러보며 부러워했다. 특히 바베큐 장비를 갖춘 캠핑족 앞에서는 신기한 듯 바라보다가 말했다.  " 부럽다, 부러워 ! " 낮부터 취한 나는 조카들에게 군소리를 늘어놓았다.

 

" 개똥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캠핑이라고 하니깐 근사해 보이지 다른 말로 하면 노숙 체험 아니냐. 텐트에서 하루만 지내봐라 ! 모기가 네 놈 귀두 물어뜯어서 오줌 눌 때 따끔거릴 거다. " 조카가 귀를 쫑긋거리더니 질문을 던졌다. " 모기가 귀도 물면 오줌 눌 때 아파 ? " 나는 정직하게 말했다. " 응, 아프지. 그리고 저런 산속에는 지네도 많아. 똥은 어디서 쌀 거냐 ? 넌 욕실 들어가면 한두 시간 동안 씻잖아. 오늘 아침에도 욕실에서 오래 씻는다고 네 엄마에게 혼나더구만. " 조카는 내 말을 다 듣고 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 그르네.... 그럼 뭐가 좋다고 사람들이 이렇게 바글바글 모여서 캠핑을 해 ? " 내가 말했다. " 유행 때문이지, 앞집이 캠핑 떠나고, 옆집도 캥핑 떠나니, 우리집도 캠핑 가자,

 

뭐... 이런 거 아니겠냐. 아마, 앞집이 캠핑 안 떠나고, 옆집도 캠핑 안 떠나면, 이 문화도 순식간에 사라질 거다. 캠핑촌 만들어놓고 한 공간에 떼거지로 우겨넣는 게 무슨 캠핑이냐. 니네들이 노스페이스 입고 다니는 꼬라지와 비슷해. 개나 소나 다 입고 다니니 꿀리지 않으려고 너도 입고 다니잖아. " 내 말에 조카가 발끈했다. " 쳇 ! 삼촌, 말을 곱게 쓰시지. 우리가 개나 소야 ? " 나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말했다. " 조까 ! " 조카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삼촌이 조카라고 말했는지 조까라고 말했는지 헷갈렸기 때문이다. 호칭이냐 욕이냐, 그것이 문제였지만 조카는 내 인덕을 믿었다. 하여튼 결론은 대한민국은 유행에 민감한 문화 취향을 가졌다. 훅 들어왔다 훅 나간다. 쉽게 타고 금세 꺼진다.

 

문화라는 영역에서 보면 대한민국은 뚝배기'보다는 냄비'에 가깝다. 캠핑 문화도 몇 년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사라질 것이다. 연탄 조개구이집이 순식간에 사라졌듯이 말이다. 이제는 노스페이스 교복 유행도 지난 듯하다. 영원할 것 같던 노스페이스 사랑도 넓게 보면 훅 들어왔다 훅 나간 꼴이 되었다.  요즘은 " 보틀 " 이 대세'다. 작년까지만 해도 " 텀블러 " 가 대세였는데, 이제는 " 보틀 " 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텀블러와 보틀'이라는 알파벳을 사용하니까 근사한 거 같지만 그냥 < 잔 > 이고 < 병 > 이며 < 통 > 이다. 한글이 위대한 것은 오감'을 재현하는 데 탁월한 언어'라는 점이고, 알파벳이 위대한 지점은 꾀죄죄죄죄한 것을 영어로 말하면 꽤 근사한 것으로 변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만 !

 

그냥 < 병 > 이라거나 < 물병 > 이라고 하면 될 것을 사람들은 굳이 < 보틀 > 이라고 말한다. 이참에 나도 " 곰곰발 " 이란 닉네임을 버리고 " 베어베어풋 " 이라고 개명할 생각이다. 근사해 보이겠지 ? 아침에 로스팅한 커피를 보틀에 담아 오후의 스카이를 바라보며 스멜을 음미하면서 드링킹하고 싶다. 그냥 병이라고 하자. 병이라고 하기 심심하면 물통'이라고 하자. " 보틀 " 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당신의 품격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언제부터 한국 주방장이 셰프가 되고, 김탁구는 파티쉐'가 되었나. 오렌지를 어뤤지'라고 해야 된다며 설레발을 쳤던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영어사대주의라며 비판했던 당신은 어느새 텀블러, 보틀이라는 단어를 생각 없이 쓴다.

 

당신이 보틀'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김희애의 물광처럼 빛나지는 않는다. 김희애니깐 물광이 되지 당신은 그냥 물바가지를 뒤집어쓴 꼴이 된다. 형광등 백 개를 켜 놓은 듯한 아우라는 당신에게는 없,  어요.  당신은 그저 나와 똑같은, 삽십 촉 알전구 한 개'에 지나지 않는다. 유행을 받아들이는 감각을 탓할 생각은 없지만 언어만큼은 우리말을 사용하자. 한국어로 대체가 불가능한 외국어'라면 모를까, 병을 굳이 " bottle " 이라고 말하는 꼴이 솔직하게 말해서 꼴사납다.  장사꾼들이 물병'을 " 보틀 " 이라는 이름으로 유통시키는 이유는 뻔하다. 상술 때문이다. 어쩌면 당신은 다용도 병이 필요해서 " 보틀 " 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 보틀 "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위해서  다용도 병을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 보틀 " 이라는 용어도 내년이 되면 훅 들어왔다 훅 나갈 것이다. 내 글이 탄산음료처럼 너무 톡 쏜다고 눈 흘기지 마라. 이건 내가 당신에게 보내는 특. 급. 지. 적이야 !

 

 

 

 

 

 

+

내가 판매업자'라면 " 보틀 " 이라는 이름 대신 " 요리조리 " 라고 짓겠다. 사전적 의미로는 " 일정한 방향이 없이 요쪽 조쪽으로 " 라는 뜻이니, 이것저것 담을 수 있는 다용도 물병과 잘 어울린다. 또한 요리 재료나 조리한 음식을 담을 수도 있으니 " 요리조리 " 라는 이름이 딱 좋다. 앞으로 나는 요리조리에 물을 담아 도서실에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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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e 2014-07-26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평소에 글을 재밌게 봤습니다만..

이번 글은.. 너무 책상 앞에서 쓰셨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6 14:50   좋아요 0 | URL
불철주야 더욱 정진해서 물 위에서 쓰는 신공을 기르겠습니다.

풀무 2014-07-26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까와 조카.. 진짜 이런 라임은 곰곰발님 글 아니면 맛보기 힘듦 ^^
그래서 오늘 프로필 대문은 부기 나이트,로군요. 매일 글에 따라 바뀌는 대문사진 보는 것 또한 큰 재미!
.
요즘 학생들이나 가끔 걷게 되는 대로변에서나 생수통들이 뭐 저리 울긋불긋하노 했더니 이게 또 유행이구먼요. 처음 알게 된 현상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6 17:35   좋아요 0 | URL
제 사진첩에 그동안 모아두었던 사진과 미니멀 포스터가 수두룩합니다. 버리기도 뭐하고 그래서 이런 데나 써먹어야겠다고 결심을....ㅎㅎㅎㅎ 제가 라임에 살고 라임에 죽지 않습니까. 잔재미를 위해서 글에 조미료를 좀 뿌립니다. 내가 무슨 청문회 보고서 쓰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ㅎㅎㅎㅎㅎㅎ. 뼈대가 사실에 기초하면 잔가지는 좀 재미를 위해 .........

그래요. 그냥 생수통이라고 하면 될 것을 왜 굳이 보틀이라는 말을 쓰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4-07-26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일제인데 한국인들이 하도 좋아해서 사들이니까 한국인들에겐 한 사람에게 두 개 이상 팔지 말라는 지시가 내렸다는 소문도 있더군요.사재기할까봐서...아...그리고 이거 한국 유명기업에서도 짝퉁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6 17:49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 소릴 들었습니다. 소비자 구매 욕망을 부추기니 불만은 없습니다만, 아니 왜 물통을 보틀;이라고 하느냐는 거죠. 이건 마치 깜보디아 사람이 봉천동 조기 축구회'라는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웃긴 일입니다. 전형적인 영어 사대주의 같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4-07-27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라이언트가 컴플레인을 걸어 캔슬할지 안 할지 미팅을 해야겠어요...그런 말도 영어 사대주의지요.요즘엔 불어나 이탈리아어도 써줘야 등급이 올라간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뮤지션이라 안 하고 가수라고 하면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05:49   좋아요 0 | URL
패션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을 가진 김홍기(맞나 ?! ) 글 읽으니 재미있더군요. 보그병신체뿐만 아니라 인문병신체도 있고..... ㅎㅎㅎㅎㅎ. 전 이오덕주의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무분별하게 영어를 일상처럼 쓰는 게 거슬립니다. 그리고 왜 말을 줄여서 말하는 거 있잖습니까. 라쫄( 라면과 떡볶이 줄여서 ) 이러는 것도.... 말이죠.

말리 2014-07-27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그 '보틀' 하나 가질까 아무리 뒤져봐도 사고 싶은 책에는 고놈이 없어서 ㅎㅎ. '보틀'이 필요한건지 물병이 필요한건지 생각해봐야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20:33   좋아요 0 | URL
저도 저거 하나 사고 싶습니다.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제가 필요한 건 물통이지 보틀은 아닌 거 같습니다. 앞으로 사람들이 밥 먹자 대신 라이스 먹자, 라고 할까봐겁이 남니다..

노이에자이트 2014-07-27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에이티브 디랙터, 푸드 스타일리스트 등 등 직업명칭도 그렇고...특히 홈쇼핑 옷선전하러 나온 사람들은 온통 꼬부랑 단어를 쏟아놓는데...하지만 실제로 그 사람들이 영어를 잘 읽고 말하느냐면 그것도 아니라는 게 그쪽 업계 사정에 밝은 사람들이 전하는 진실이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7 20:35   좋아요 0 | URL
주로 직업을 지시하는 명칭에 영어가 날것으로 그대로 들어가죠. 속이 뻔히 보이는......
보면 오히려 외국 거주 블로거 글을 보면 영어 섞지 않고 한글 바로 쓰더군요.

꼬마요정 2014-07-27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노스페이스가 아니라 코오롱을 입는다더군요. 그게 더 비싸다던데.. 저는 이해할 수 없는 아이들의 문화죠.. 캠핑.. 저는 정말 캠핑 싫어요. 놀러가면 별장 같은 데 많잖아요. 집 놔두고 왜 텐트에서 자려는지 그것도 좀 이해하기 힘들어요. 어릴 때 자갈 많은 바닷가에서 텐트 쳐 놓고 모기한테 왕창 뜯긴 적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게다가 그릴인지 숯불판인지 고기 구우면 기름 떨어져서 연기 장난 아니고..ㅠㅠ

알라딘에서 주는 '까뮈보틀' 받았는데... 손이 안 들어가서 씻는 게 난감하더군요. 물만 넣어 먹어요ㅠㅠ 보틀이든 텀블러든 그래도 사람들이 종이컵 안 쓰고 개인컵 들고 다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건 좋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8 05:51   좋아요 0 | URL
네에, 이젠 노스페이스가 갑자기 죽었습니다. 아마 본사에서도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할 겁니다. 역시 클래식이 좋다고 이젠 아이들이 다시 나이키로 돌아오더군요. 캠핑이 원래는 독립적 생활 체험이잖아요. 홀로 산속에 들어가 야생 체험을 하는.... 노마드적 삶에 대한 체험을 하고 싶은.....

그런데 한국형 캠핑 문화는 그냥 국가에서 지정한 캠핑촌에 텐트 수백 개 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옆 텐트에서 밤귀 뀌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가깝게 말이죠. 이게 무슨 캠핑입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웃기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텀블러와 보틀 다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병이라는 말을 두고 굳이 보틀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군요. 이것도 유행이니 훅 들어왔다 훅 나갈 게 뻔합니다.

유유 2014-07-28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베어베어풋에서 빵터졌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캠핑은 남자들은 특히나 노숙에 대한 로망이 있는 듯..? 저도 남자친구 따라 몇 번 가봤는데 장단점이 있어요. 근데 장비값이 만만찮죠^^.. 가 보면 주눅들어요ㅋㅋㅋ 화보에서나 보는 거 같은 장비들이나 캠핑 용품들이 많더라구요.
정말 작년까지는 텀블러 텀블러 하더니 갑자기 보틀. 보틀은 진짜 너무한 듯해요ㅡㅡ 텀블러 머그컵 글라스 여기까지는 그렇다 쳐도 보틀이라니ㅋㅋㅋㅋㅋㅋㅋ 페이스북에서 처음 보고 충격 받았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8 11:41   좋아요 0 | URL
캠핑 장비가 고가입니다. 제가 가서 빵 터졌는데, 고가의 장비 세트가 전부 새것이더라고요...
유행하니깐 막 구비한 듯한... 제가 알기로는 캠핑 장비가 꽤 비싼 걸로 알고 있거든요....

저도 머그컵, 뭐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찻잔이라고 하기도 뭐하잖아요. 그런데 무슨 얼어죽을 보틀입니까...

엄동 2014-07-29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물)병이, 아니 보틀이 개그소재가 된다는건
얼마전 개그콘서틀 보고 알았어요 ㅋㅋ
참 재밌는 세상이죠

캠핑은 작년에 한번 가봤었어요 예전의 회사동료분들과.
몸만 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디테일한 장비 없으니,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불편하더라구요
그냥 옥탑방 친구네 모여 고기궈먹고 노는게 훨 나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8:0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사람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SNS에 보틀이라고 하는 거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야, 시발.. 진짜 너희들은 줏대도 없구나...
머그컵까지는 봐주겠는데 무슨 병신도 아니고 병'이라는 말 놔두고 보틀이 뭡니까 ?

캠핑 도구 가격이 장난이 아니에요. 꽤 비싸더군요. 한국에 캠핑 칠만한 곳이 얼마나 됩니까...
하여튼 배보다 배꼽이 큰 게 캠핑 도구들입니다.

라로 2014-07-30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왜 저렇게 병이라는 단어를 굳이 영어로 써 넣어야 했는지,,디자이너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뭐 이랬답니다. 좀 한심하잖아요~~~. 하긴 어떤 사람 티셔츠에 '옷'이라고 쓴 것을 입고 다니는 사람도 봤지만;;;;

곰곰생각하는발 2014-07-30 13:03   좋아요 0 | URL
왜 아프리카 사람들이 봉천동 조기 축구회'라는 옷 입고 돌아다니면 웃기듯이, 영어권 사람들이 보기에
병에다 병'이라고 큼직막히 쓰면 그것 또한 웃기지 않을까 싶습니다..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