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가슴 - 12초의 희열이 세계를 바꾼다 이상의 도서관 7
롤프 데겐 지음, 최상안 옮김 / 한길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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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슴 !

 

 

 

일본 영화 가운데 " 핑크 무비 " 란 장르가 있다.  말 그대로 에로 영화'다.  이 영화 장르에는 독특한 게임의 법칙이 하나 있는데 10분마다 섹스 장면을 삽입해야 한다는 조건이 암묵적으로 깔려 있다는 점이다. 영화 제작자는 10분마다 섹스 장면이 삽입된다면 나머지 장면은  감독이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 공부는 못해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 " 를 에로 영화 제작자 버전으로 " 영화는 엉망으로 만들어도 좋다, 섹스 장면만 잘 뽑아다오 ! "  와 유사한 것이다. 감독 입장에서 보면 << 핑크 무비 >> 는 섹스 장면만 의무적으로 삽입하면, 나머지는 제작자 눈치와 흥행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장르였으니 10분마다 섹스 장면 삽입이라는 제약은 역설적으로 창작의 자유를 의미했다. 그래서 핑크 무비'는 다른 대중적 오락 영화와는 달리 뻔뻔하지만 뻔하지는 않는,

아방가르드하며 아스트랄적인 훌륭한 영화가 많이 탄생했다. 이 장르가 어느 정도 성공하자 같은 조건으로 제작비를 더 많이 투입해서 핑크 무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장르가 바로 << 로망 포르노 >> 였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일본 영화 작가 중에는 로망 포르노 출신이 꽤 많다. 그런데 왜 하필 10분일까 ? 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던 것은 몇 년 후, 어느 신문 기사를 접하고부터였다. 성 의학 관련 기사였는데 남성은 하루 평균 10분마다 섹스를 상상한다는 내용이었다. 1시간이면 6번. 그러니까 당신이 멋진 남자와 별다방에서 커피를 마시며 고다르, 타르코프스키, 오즈, 히치콕 따위의 영화를 이야기하며 푸코, 데리다, 라캉, 지첵을 거론하는 인문학적 이야기 꽃을 피울 때 상대방 남자는 틈틈이 섹스를 생각한다는 결론이 난다.

" 타르코프스키 영화는 그래비티(중력)에 대한 영화입니다. 가이아라는 중심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존재, 즉 모성적 존재의 강력한 그래비티가 바로 인간의 운명이죠 ( 독백 : 아, 저 여자는 신음소리를 어떻게 낼까 ? ) 후후, 라캉이 말하는 욕망의 소문자 a 라고나 할까요 ? ( 독백 : 젖꼭지 색깔은 어떤 색일까 ? 아, 아아아아. 라캉이고 타르코프스키이고 나발이고.... ) 아, 네네네. 그렇죠. 이러한 욕망이 지연될 수록 데리다적 유령은 출몰하게 됩니다. ( 독백 : 아아, 미치겠다. ) " 이 글을 읽는 여성 여러분, 믿지 못하시겠다 ?!  그렇다면 당신은 순진한 사람이다. << 오르가슴 , 12초의 희열이 세계를 바꾼다 / 롤프 데겐 지음 >> 에는 다음과 같은 지적이 나온다. 아마, 내가 말한 내용보다 2배는 더 충격적인 이야기다.


인간의 페니스는 어느 영장류의 것보다 길고 두툼하며, 고환은 고릴라나 오랑우탄의 것보다 무겁다. 다른 영장류에 비해 인간은 짝짓기를 위한 구애행위 시간이 길고, 짝짓기 자체도 오래 지속된다. 여성의 오르가슴 능력은 고도로 발달되어 있다. 12세에서 19세 사이의 미국 청소년들은 깨어 있는 동안에는 평균 5분마다 한 번씩 성적인 것을 생각한다고 대답했고, 50대 미국 남성들도 매일 여러 차례 성에 관련된 생각을 갖는 다고 한다. "

ㅡ 37쪽

미국 나이를 한국 나이로 계산하면 13세에서 20세 사이의 청소년은 평균 5분마다 한 번씩 성적인 것을 상상한다. 이 시기에는 머릿속에 온통 섹스 생각밖에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만약에 당신이 14세 꼬마에게 귀엽다며 머리를 쓰다듬으며 " 가와이 " 를 속삭일 때, 14세 소년은 자신의 머리가 페니스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상상을 한다는 것이다. 좆 달린 수컷은 어린 새끼나 늙은 새끼나 모두 동일한 섹스 머신이요, 하드 바디'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오르가슴 >> 이라는 책을 읽다 보면 페니스는 인문학적 소양과는 거리가 먼 기관이다. 티븨 유치원 주제가 '뽀뽀뽀' 가사는 의미심장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응응응, 엄마가 안아줘도 응응응, 만나면 반갑다고 응응응, 우리 다시 또 만나면 응응응. 응 ! 응 ! 응 ! 응응응. 응응응 ~ 응응. 현철의 노래도 범성론적 시각으로 보면 앉으나 서나 응응 생각, 앉으나 서나 응응 생각.  떠오르는 응응 생각. 가눌 길이 없구나.

그런데 이 책은 그리 좋은 책은 아니다. 잡다한 성 의학 지식을 나열했을 뿐이다. 박진영 성대모사를 하자면 기술은 뛰어난데 진심은 없는 경우'다. 사서 읽을 필요는 없다. 롤프 데겐은 프롤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미국 대통령이었던 케네디는 백악관에서 과격한 성행위를 즐기다가 근육이 손상되는 바람에 보호댈르 착용하게 되었다. 사진이나 화면에 나타난 그의 자세를 자세히 살펴보면 부자연스럽게 허리가 뻣뻣한데, 사실은 코르셋을 차고 있었기 때문이다. 암살범 오즈월드가 댈러스에서 그를 향해 총탄을 발사했을 때 총알을 피하지 못한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케네디의 생명을 앗아간 주범은 오르가슴이었던 셈이다.

ㅡ 20쪽

 


 

이런 것을 두고 " 병신 같은 논증 " 이라고 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인 우사인 볼트라고 해도 날아오는 총알을 피할 수는 없다. 케네디의 생명을 앗아간 주범은 오르가슴이 아니라 총알 자체'다. 이 논리적 비약은 마치 통진당 해체 결정을 내린 헌재의 논리적 비약과 똑같다. 시작부터 삐딱선을 타니 이 책에 대한 신뢰가 그닥 가지는 않는다. 그냥 가볍게 성 의학 상식을 습득한다는 마음으로 싱겁게 읽으면 좋다. 읽다 보면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터지기도 한다. 정액 속에는 치아 손상을 억제하는 주석이나 칼슘을 비롯한 미네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구강 성교 시 정액을 꿀떡 삼키지 말고 " 가글 " 을 하면 좋다고 한다. 정액 가글 법이 치아 건강에 그토록 좋다면 저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롤프 게덴 님, 당신이나 정액 가글로 새하얀 치아 만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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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trash 2014-12-24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 켰는데 이 책이 맨 앞에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저도 사놓고 책상 위에 둔 책이라... 펼쳐보진 말아야겠네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4 13:48   좋아요 0 | URL
깜짝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 펼쳐는 보십시오. 산 책인데 안 읽기는 뭐하지 않습니다. 프로롤그부터 병신 같은 논증으로 시작하니 신뢰 제로인 상태에서 읽다 보니 책 내용이 다 거짓말 같습니다..ㅋㅋㅋ

AgalmA 2014-12-24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음으로 가글하게 해주셔서 감사를. 나 이거 참...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4 14:20   좋아요 0 | URL
가글 하라고는 안 하는데, 은근 저자가 남자다 보니 구강성교의 장점을 설파하시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stella.K 2014-12-24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전 <티스>란 영화보고 엄지 손가락을 높이 쳐들었잖아요.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4 14:19   좋아요 0 | URL
티스 부천 영화제에서 상영했던 영화인데, 당시 꽤 인기가 좋았던 영화로 기억합니다.

수다맨 2014-12-25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반값 할인할 때 이 책을 샀는데 곰곰발님 리뷰 읽고 나니까 살짝 후회가 드네요 ㅎㅎ 그냥 킬링 타임용으로 읽기에 적당한 책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5 12:53   좋아요 0 | URL
킬링 타음용으로는 뭐 그럭저럭 읽을만합니다. 전 이와 관련된 책 몇 권 읽었더니 이 책이 새롭지는 않습니다.

[그장소] 2015-01-03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장 사업아이템을짜도록...!
팀구성과 공간확보는 당신께 맡길께요.
성과급은 결과보고 얘기하자구요.
확실하게 서포트할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1-03 15:09   좋아요 0 | URL
확실한 서포트 기대하겠습니다.

[그장소] 2015-01-03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홋^^ 그럼 자.성과급봉투 들고 기다리면...되는건가요?!( 어디까지나 상황극 이어가야 한드ㅡ아~~)
 
아침의 문 - 2010년 제34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박민규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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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는 얼어 죽을 !


 

 

ㅡ  그는 황순원 시상식 때 가면을 쓰고 등장했다. 처음에는 송강호인 줄 알았다


<< 무한도전 >> 은 원래 << 무모한 도전 >> 에서 " 모 " 가 빠져나간 것이다. 마찬가지로 << 이상문학상 >> 은 << 이상한 문학상 >> 에서 " 한 " 이 빠져나간 꼴이다.  믿거나 말거나 !  프랑스를 대표하는 권위있는 문학상은 공쿠르' 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르노도'가 될 것이다. 영국은 부커상이고, 미국은 내셔널북어워드'다. ( 혹은 퓰리쳐 ? )  그리고 스페인어권의 노벨상이라고 불리우는 세르반테스문학상이 있고,  일본은 나오키상 ( 혹은 아카타카와상 ) 이 그 나라를 대표적인 문학상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학상은 무엇일까 ? 이상문학상 ?! 동인문학상 ?!  이상문학상이나 동인문학상은 모두 단편( 혹은 단편 분량의 중편 ) 을 심사 대상으로 한다. 정작 장편은 심사에서 제외된다. 이상한 문학상이다. 만약에 이상문학상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학상이라면 대한민국 문학판은 해괴한 동네다. 단편이 장편에 비해 문학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소리가 아니다. 

장편을 배제한 문학상이 과연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문학상이 될 수 있을까 ?  문학을 야구에 빗대서 설명하자면 장편은 선발 투수이고 단편은 불펜 투수 역할이다. 마무리 투수가 승리를 따낼 수도 있지만 불펜의 주요 임무는 선발의 승리를 " 세이브 " 하는 것이다.  참고로 공쿠르성, 르노도상, 부커상, 내셔널북어워드, 세르반테스문학상, 나오키상, 아카타카와상은 모두 장편 ( 혹은 그해 출간된 단편집 ) 을 선정 대상으로 삼는다. 2010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는 박민규'였다. 수상작은 << 아침의 문 >> 이었다.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문학상답게 수상작 역시 평소 박민규 소설 제목과는 다르게 고상하고 순수한 작품을 선정했다. 여러 사안을 고려한 현명한 선택이었다. 이상문학상 수상작이 결정되면 방송을 탈 것이 분명한데, 만약에  <<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켰어요 >> 로 선정된다면 골치 아픈 상황이 연출될 것은 불 보듯 뻔하지 않은가 ?  

예쁜 여성 아나운서가 " 올해의 이상문학상 수상작은 <<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 로 선정되었습니다. 자동차 판매사원인 남편이 아내가 사용하는, 클리토리스에 진동을 가해서 올가슴에 도달하게 만드는 딜도를 발견하면서....... "  이라고 말하면 방송 사고가 날 것이 뻔하니  될 것이다.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면 닭똥 같은 원고료와 함께 작가가 직접 선정한 단편 하나와 " 문학적 자서전 " 이라는 지면을 할애받는다.  박민규는 " 자선 대표작 " 으로 <<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 를 선정했고,  " 문학적 자서전 " 으로는 << 자서전은 얼어 죽을 >> 이라는 글을 보냈다.  공교롭게도 그가 고른 두 편은 모두 고상한 이상문학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제목이었다. 이상문학상 선정 위원회에서 보면 박민규의 자선 대표작 선정은 최악이었다. 경제를 이야기하는데 파리가 윙윙거려서 방송 사고가 났다면, 이번에는 문학을 이야기하는데 딜도가 윙윙거려서 낯 뜨거운 상황을 연출한 꼴이 되었다.

더군다나 문학적 자서전을 선정해 주세요, 라는 멘트에 << 자서전은 얼어 죽을 >> 이라는 제목을 단 글을 보냈으니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은 내심 작가의 ' 조까라 마이싱 ㅡ 정신 ' 에 분통을 터뜨렸을 것이다.  기획안 제출하라고 했더니, << 기획안은 얼어 죽을 >> 이라는 제목을 단 획기적인 기획안이 올라오는 경우와 유사하다. 하지만 엎질러진 물이니 주워담을 수는 없는 노릇, 환장할 노릇 ! <<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 는 남편이 서랍에서 아내가 애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딜도를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 그는 경제적으로도 무능력한 남편이면서 동시에 밤일도 무능력한 남편이었다는 사실에 충격 머겅 ~ 두 번 머겅 ~  그는 성공해서 돌아오리라 마음 먹고 화성으로 출장을 가서 외계인을 상대로 자동차 판매에 나선다. 그곳에는 몸집이 거대한 화성 외계인이 살고 있다.

" 키는 대략 칠~팔 미터, 비대한 몸집 전체가 짙고옅은 회갈색의 피부로 덮여 있었고... 내 키보다 큰 거대한 생식기가 땅에 축 늘어져 " 있었다.  NASA가 땅을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바람에 벼락부자가 된 그녀가 자동차를 보며 한마디한다. " 어머, 이 장난감 좆같다. "  은밀한 욕망을 품은 눈빛으로 추파를 던지는 화성의 거대 복부인 ! "   일 년이 되도록 한번도 안해봤어.... " 남자는 고객의 의중을 간파한다. 일 년이 되도록 한번도 안해본 여자가 말한다. " 난 가진 거라곤 돈밖에 없는데.... " 가진 거라곤 독밖에 안 남은 남자는 이 은밀한 거래를,  지구인과 화성인 사이에 벌어지는 이종 교접을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그녀가 다리를 벌리자 거대하고 촉촉한 검은 동굴 입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아, 스고이 !  남자는 차에 시동을 걸면서 생각한다. 차를 팔아서 위풍당당 지구로 돌아가리라. 좆같이 생긴 불자동차가 딜도가 되어 땅굴 안으로 들어간다. 전진... 후진... 전진... 후진... 좌삼삼.... 우삼삼. " 고갱님, 만족하십니까. 네에 ? "


이 단편을 읽었을 때 낄낄거리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 이런 것도 문학이다. 문학이 항상 고상할 필요는 없다. 대만 감독 차이 밍량이 이런 소리를 했다. " 나쁜 영화는 지구의 종말을 걱정하고, 좋은 영화는 자신의 내일을 걱정한다. " 톨스토이는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고, 박민규는 자신의 내일을 걱정한다. 인구 구성 대비 소수에 속하는 주인 ( 甲 ) 이 다수인 노예 ( 乙 ) 를 지배할 수 있는 이유 또한 보이지 않는 딜도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주인은 밤일에 서툰 상대 때문에 불만이 많은 노예에게 딜도를 무료로 제공한다. 한국 드라마는 전형적인 딜도'다. 드라마 속 재벌은 사악하다. 사랑은 없고 탐욕만 있다. 반면 재벌과 싸우는 서민은 탐욕은 없고 사랑은 충만하다. 재벌 가족이 베트남 월남쌀처럼 찰기가 없어 봄바람에도 휘날린다면, 서민 가족은 항상 통일벼처럼 찰기가 있어 끈끈하다.

가족의 힘으로 역경을 헤쳐나간다는 밥풀 뜯어먹는 소리. 이런 일일 드라마가 절대 다수인 노예에게 시부리는 것은 동일한 메시지'다. 부자들은 돈 많으면 뭐 하노. 가족끼리 싸움질하다고 소고기나 사묵겠지. 우리는 돈은 없어도 마음만은 부자아아아아 ~ 이 정신적 딸딸이는 가난한 자가 쉽게 범하는 자기합리화'이다. 그들은 주인이 뿌리는 " 드라마 ㅡ 딜도 "라는 오락거리에 취해서 자신이 처한 현실을 보지 못한다. 그저 부자는 돈은 많지만 불행하고 빈자는 돈은 없지만 행복한 존재라고 착각한다. 이런 식으로 가난한 자에게 딜도를 제공하는 것은 비단 드라마만이 아니다. 혜민이나 김난도 같은 힐링 코치도 딜도를 노예에게 제공한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다. 그것을 믿는 놈은 병신이다. 천 번 흔들리면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 골병 든다.

그것도 모르고 스스로 자위한다. 드라마ㅡ자위, 멘토ㅡ자위, 힐링ㅡ자위는 아편과 같다. 딜도가 제공하는 딸딸이에 정신줄 놓고 지내는 사이 주인은 쥐새끼처럼 야금야금 자신의 영토를 확장한다. 재채기 같은 올가슴이 몰려와서 눈 감았다 뜨니 의료 민영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이마트는 대형 마트가 아니라서 규제에서 벗어나고, 지구는 독수리 오형제가 지키지만 박근혜는 문고리 삼형제가 지키고, 어느덧 떡볶이 가게는 대기업이 접수한다. 전지현이 광고에 나와 떡볶이 먹으며 " 마디꾸나 " 를 속삭일 날도 머지않았다.  당신이 올가슴에 아, 아아, 하고 있는 사이에 노동자인 당신의 환경은 점점 우우, 하게 된다.  부자가 빈자보다 더 오래 살고,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하다.  재벌은 불행하다고 ?  당신은 속고 있는 것이다. 소수인 부자가 다수인 빈자를 지배하는 이유'다, 시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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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2014-12-19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쾌한 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9 11:17   좋아요 0 | URL
반응이 좋군요. 감사합니다.

머삼갓 2014-12-19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글 정말 재밌게 잘 쓰시네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9 11:17   좋아요 1 | URL
제2의 박민규라는 소리는 곧잘 듣습니다.

yamoo 2014-12-19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낄낄 거리며 읽었습니다...ㅋㅋㅋ 첫 두 줄이 의미심장하군요!ㅎㅎ 근데, 박민규는 이상문학상 선정 위원들에게 큰 빅엿을 날렸네요...속이 후련합니다..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9 11:21   좋아요 0 | URL
박민규가 확실히 빅엿을 날린 맛이 있습니다. 아마 문학사상( 대한민국 출판 역사상 가장 후진 북디자인으로 길이 남을.. ) 사에서 다시는 박민규와 접촉을 안 할 것 같습니다

stella.K 2014-12-19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민규 진짜 웃기네요. 가면을 쓰다닛...! 정말 송강호 같잖아요.ㅋㅋㅋ
박민규 실제로도 특이할까요?
근데 박수치는 저사람네들도 만만찮게 웃겨욧!!! 뭐라고 하면서 박수를 쳤을까요? 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9 12:41   좋아요 0 | URL
제가 아는 분이 이분과 같은 학교 다녔는데 학교 다닐 때부터 정말 특이하셨다고 하더군요. 전설이었다고... 그분이 뻥을 안 쳤으면 사실을 겁니다.

양손잡이 2014-12-20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문학상을... 박민규 때문에 보기 시작했는데 그뒤부턴 실망실망 대실망 ㅠ

곰곰생각하는발 2014-12-20 09:40   좋아요 1 | URL
그러면 앞으로는 박민규만 읽으시면 되겠씁니다.

[그장소] 2015-01-03 0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나게 웃고갑니다!! (^-^)v
 

 

 

 

오만과 수단

1.  수단 : 어른용 딸딸이 ㅡ 사탕

생활의 달인 http://myperu.blog.me/220183406446


내가 제일 싫어하는 프로그램은 << 생활의 달인 >> 이다. '화이트 칼라' 보다는 '블루'한 노동을 예찬하는 방송. 이 방송이 전달하려고 하는 점은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메시지'다. 하지만 틀린 말이다. 적어도 대한민국 자본주의는 귀貴와 천賤의 이분법이 적용되는 사회 구조'이다. 그래야 계급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근대 이전이 귀족과 천민으로 분류되었다면,  근대 이후의 신자유주의는 갑과 을로 대체되었다. 귀족( 甲 ) 이라는 좌표는 貴한 자리를 차지하고,  천민 ( 乙 ) 은 賤한 자리를 차지한다. 乙은 甲의 심심풀이 땅콩'일 뿐이다. 대한항공 조현아 사태는 심심풀이 땅콩 취급하는 특권 계급에 대한 분노가 표출된 경우다. 사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자본주의 강령이 아니라 사회주의 강령에 속한다. 

 

마오주의'가 좋은 예이다. 모든 직업의 평준화 작업, 모든 직업의 노동자化가 마오이즘이다. 그렇다면 왜 자본주의 국가와 조직은 << 생활의 달인 >> 따위를 유포하는 것일까 ? 간단하다. 천민에게 " 딸딸이용 ㅡ 사탕 " 을 제공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을 없애려는 수단이다. 드라마도 대부분 딸딸이 ㅡ 사탕을 제공한다. 재벌은 항상 " 사랑 " 은 없고 " 탐욕 " 만 있는 존재로 그려진다.  결론은 권선징악, 재벌의 몰락을 다룬다. 나쁜 계집애 나애리는 결국에는 불행에 빠지고, 하니는 행복해진다는 스토리.  하지만 당신은 드라마를 보면서 국가, 조직, 재벌이 나눠주는 딸딸이 ㅡ 사탕을 빨고 있다. 이렇게 말한다 : " 재산 때문에 형제끼리 싸우고 미워하는 것보다 차라리 돈은 없지만 마음만큼은 부자인 내가 그들보다 행복한 인간이다. 으하하하하하하. "

 

가슴에 손을 얹고 다시 생각해 보자. 돈 많은 재벌은 반드시 불행할 거라고 ?! 가진 것 하나 없어도 마음만 먹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  혜민 스님 같은 뚱딴지 같은 소리는 개나 줘라. 그런 노예 근성은 진라면 국물에 밥 말아 먹기 좋은 개념이다. 부자가 빈자보다 더 걱정 없이 살고, 더 행복하게 살고, 더 건강하게 오래 산다.  돈 없어서 마음 편한 것보다 돈 많아서 불안한 게 더 낫다. 어른용 딸딸이 ㅡ 사탕에 속지 말자.  


2. 오만 : 말 놓으라는 말

편하게 있어도 되지만 ㅣ http://blog.aladin.co.kr/749915104/7039433

 

나를 사적으로 만난 사람은 모두 알겠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들에게 반말을 하지 않는다. ( 물론,  가끔 예외는 존재한다. 대부분 그렇다는 소리다. 내가 말을 편하게 놓을 때는 오랜 시간 오래 두고 본 사이일 때이다. ) 상대방이 스무살 청년이든 아니든,  나이에 상관없이 그 사람을 완전한 인격체로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 처음 보았을 때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쥐새끼처럼 반말 찍찍거리지 않는다. 나는 그것이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배웠다. 오히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상대방이 불편해서 말을 놓아라, 말을 놓아라, 말을 놓아라, 라고 말하면 이렇게 대꾸하고는 했다. 말 놓으려면 과천 경마장으로 가셔야 합니다.  사람 사이에는 적당한 불편한 거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내 블로그에서 불거진 두 사건을 보면 두 사람 다 유사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수평적 관계를 지향한다는 이유로 상대방과 쉽게 말을 놓는다는 점이다. 술 한번 마신 게 인연의 전부이면서 다음날 대뜸 누나라고 하거나 친구 맺는다. A는 자기보다 10살 어린 친구에게 이런 제안을 한다. " 친구하자. 그러니 이제부터 나에게 말 편하게 해라 ! "  얼핏 보기에는 굉장히 쿨하며 격의 없는 자세처럼 보인다. 반면 B는 수평적 관계 지향이라는 이유로 친구를 요구한다. " 우리,  나이라는 사회적 울타리를 벗어나서 친구로 지내자 ! " 라고 하는 순간 나이에 상관없이 친근한 반말로 시작한다.   얼핏 들으면 20년 지기 같다. 그런데 서로 반말을 하면 수평적 관계가 유지될까 ? 서로 반말을 하는 게 수평적 인간 관계를 향한 출발점'이라면 같은 이유로 서로 존댓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일까 ? 만약에 당신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이 친구하자며 말을 놓으라고 하면 말을 놓을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없다. 만약에 말 놓으라고 해서 말을 놓으면  오만하다고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A가 나이 어린 여성에게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자는 소리는 수평적 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막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호칭이 누나, 동생, 친구하게 되면 예의는 실종된다. 성희롱이나 성추행 가해자가 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흔하게 하는 변명이 편한 사이여서 격의 없이 그랬다는 변명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A는 나이 어린 여자에게는 친구하자고 하면서 정작 나이 어린 남자에게는 그런 제안을 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는 나이 어린 남자에게는 마치 제왕처럼 군림한다.

 

 

3. 항공기 기장은 처벌해야 한다.

 

위계에 의한 강압적 복종이므로 항공기 기장에게는 죄가 없다고 항공 노조가 주장했다. 정말 그럴까 ? 그런 식으로 물타기를 한다면 히틀러의 명령을 받고 수백만 명을 죽인 아이히만'도 위계에 의한 강압적 명령 복종이기에 죄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나치 전범은 모두 무죄'다 ?!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 우리는 친일파도 용서해야 한다. 항공기 기장은 조현아와 함께 처벌을 받아야 한다.


 

4. 오만과 수단

이 포스팅 제목이 " 오만과 수단 " 이어서 사람들은 " 오만과 편견 " 을 패로디한 제목으로 생각하거나, < 오만 > 을 태도나 행동이 건방지다는 뜻으로 이해하거나, < 수단 > 을 일을 처리하여 나가는 솜씨와 꾀 정도로 오해하는 사람을 위해 덧붙인다. " 오만은 아라비아 반도 동남부에 있는 토후국으로 1970년 영국에서 독립하였다. 철, 곡물, 과실을 생산하고 석유를 수출하며, 주민은 아립 인이다. 수도는 무스카트, 면적은 21만 2380km이다. 수단은  아프리카 동북부에 있는 민주 공화국. 1956년에 영국과 이집트의 공동 통치령에서 독립하였다. 목화, 아라비아 고무, 소금, 목재 따위가 주산물이며, 북부에는 아랍 인이 남부에는 흑인이 주로 분포하고, 주요 언어는 영어와 아라비아 어이다. 수도는 하르툼, 면적은 250만 5825km이다. ( 네이버 지식 사전에서 발췌 ) "

 오만과 수단의 A매치 축구 경기는 오만이 수단을 3 : 0 으로 이겼다.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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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4-12-17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졸업했던 모 대학교 행정학과는 몇 년 전까지 주간, 야간으로 구분지어서 신입생을 모집했어요. 저도 야간으로 입학했고, 2년 전에 야간이 사리지고 주간으로 통합했어요. 통합되기 전에 주간과 야간 학생이 서로 자주 친분을 맺고 유지하는 일은 없었어요. 그러다가 저랑 같은 학번 행정학과 주간 친구를 공모전 계기로 친하게 지내게 되었는데 우린 서로 높은말을 썼어요. 그 친구랑 저는 죽이 척척 맞을 정도로 친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반말을 쓰지 않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더라고요. 곰발님의 생각이 저도 비슷해요. 친한 분위기에 취해 상대방을 무시하고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게 될까봐 반말을 하고 싶지 않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7 16:47   좋아요 0 | URL
제가 아는 새끼는 나이가 많은데 꼭 젊은 여성에게 친구하자며 말 놓으라고 합니다.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데 야자하자고 해서 야자 합니까 ? 못하죠... 결국은 자기만 야자하기 시작하면서 동네 여동생 취급합니다. 이 새끼는 늘 이런 식..... 정작 나이 어린 남자에게는 그런 제안을 한 번도 안한다는 거죠.

2014-12-17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4-12-17 17:08   좋아요 0 | URL
그런 방법으로 젊은 여자를 꼬실려고 하다니 시인이라는 직업이 아까운 사람이네요. 뜬금없이 서정윤 시인의 제자 성추행 사건이 생각 나요. 제자한테 ˝가슴이 얼마나 컸는지 만져봐도 되나요?˝라고 공손하게 물어봤다죠.

yamoo 2014-12-17 19:59   좋아요 0 | URL
대학교에서 발표수업이나 공모전 조인트를 하면서 친해지면 정말 불편한 거리가 의외로 편합니다. 서로 말 놓으면 별로 좋지 않은 거 같아요...경험상^^

yamoo 2014-12-17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제일 싫어하는 프로는 아침마당입니다..생활의 달인은 스스로 찾아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말놓으라는 저런 사람들 꼭 있죠. 나이 어린 여성들에게 오빠라고 부르라고 강요하고, 자기하고 2-3살 터울 위의 사람들과는 친구먹으려고 하고, 자기보다 1살이라도 어리면 꼭 형 대접 받으려고 하고....정말 진절머리 나는 사람들입니다. 나이 따지는 사람들하고는 아예 상종을 말아야 한다는 게....체득한 경험입니다..

여러모로 곰발님은 저와 성향이 많이 비슷합니다..그래서 저는 곰발님의 까는 글을 무척이나 그리워한답니다..ㅋ 이런 언어유희 말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8 01:56   좋아요 0 | URL
왜 저의 언어휴의를 깎아내리십니깡 ~ 내 언어유희는 내 삶의 등불이요. 횃불이요. .. 그렇습니다.

2014-12-17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8 0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01-03 0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어유희도 좋고 까는 말도 좋고! 생활의 달인 ..저만. 불편한 진실로 본건 아녔군요.
그게 무슨 진기명기라고..남의 먹고 사니즘을 ..건들이나..지들이나 웃기지 ..치열하고 뜨거운게 이쪽인데..ㅎㅎ 잘읽고 갑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5-01-03 15:02   좋아요 0 | URL
그렇죠 ? 생활의달인보다는 극한직업` 이런 프로가 더 흥미진진하더라고요.

[그장소] 2015-01-03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극한..직업!!트라이애슬론을 직업으로 삼는 (응?)친구도...출연하라고...
아..13형제자매 의 엄마.아빠들..도 그냥..
바로 취업 되시겠네요.^^ 그런건 안되나요? 평생을 죽어야지..하면서 가늘게 길게 오래 산 분들 최장수..사러내니즘..고되잖에요..ㅋㅋㅋ
 

 

 

 

 

 

 

 

진라면에 밥 말아 드세요 !

 

 

 

 

 

 

 

         南으로 窓을 내겠오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오.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리 있오.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 金尙鎔 (김상용)-

​중학교 국어 시간에 김상용의 << 남으로 창을 내겠오 >> 라는 시를 배운 적 있다. " 왜 사냐건 웃지요 " 라는 싯구는 다들 들어보았을 것이다. 국어 선생이 자연 속에서의 관조적 자세 운운 할 때, 나는 까만 볼펜으로 < 김 > 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찍어서 < 감 > 으로 만들고 < 상 >에서 ㅇ 를 지워 < 사 > 를 만들고는 낄껄거리며 웃었다. 감사용 !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큰 점수 차이로 지고 있을 때 패전 처리용으로 활약했다는 감사용 투수. 그의 입장은 마치 영화가 다 끝나고 엔딩 타이틀이 오르는 데 그때 영화관 문을 열고 입장하는 관객 처지와 비슷했다. 그가 당신에게 묻는다. 그리고 스스로 답한다. 왜 사냐건 웃지요. 그런데 나는 어린 마음에 이 시가 정말 싫었다. " 왜 사냐 ? " 고 묻는데 바보처럼 " 헤헤헤 " 라고 웃다니. 왜 이렇게 사냐는 말은 조롱을 담은 말이 아니었던가 ?

그런 말을 하는 놈에게는 하하하 대신 뺨따귀 석 대 날려야 한다. 이 모양 이 꼴로 산다고 해서 죽어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 관조적 자세 ?! 진라면에 밥 말아 드세요.  싸이가 강남 스타일로 만들어 놓은 국가 브랜드 광고 효과를 강남 스타일 여성이 진라면 국물에 밥 말아 먹었다. 대한항공 조현아 공주 입장에서 보면 이번 사건은 " 땅콩 " 이 " 킹콩 " 이 된 경우'이다. 찌라시로 곤경에 처한 " 근혜 " 각하 입장에서 보면 현아 공주 사건은 물타기 좋은,  신이 내린 감사용 선물이 아니었을까 ?  대중적 관심은 찌라시에서 땅콩 갑질로 옮겨진 상태'다. 그녀 입장에서 보면 땅콩을 던진 행위보다 땅콩을 던진 시기가 더 좋지 않았다. 그녀는 화려한 드레스 코드 대신 상복 패션으로 언론 가이드라인에 섰다. 금수저 물고 태어난 이후 처음으로 乙 입장에 선 경우이다. 수많은 카메라 후레쉬가 펑펑 터지는 순간 그녀는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 아이콩, 무서워라 ! "

평소 청담동 엘라스틴 실크리페어 밀크 에센스로 관리받은 블링블링한 머릿결은 업소용 알뜨랑 삼푸 린스 공용 제품'으로 관리받은 것처럼 푸석푸석해서 지푸라기 여인처럼 보였다. 검은 외투를 입고 나오리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회색 목도리를 두르고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대중교통 이용하는 사람들이야 출퇴근 시 거리를 걷는 시간이 많으니 목도리는 필수이겠지만,  집 앞에서 빌딩 전용 주차장까지 묻지도 따지지지도 않고 편안하게 모시는 베테랑 운전기사를 둔 그녀에게 목도리는 천민들이나 착용하는 패션 아이템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더군다나 회색 목도리라니 !  두보는 " 天夜喜雨/천야희우 " 라는 시에서 "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반가운 비는 시절을 알아 " 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때를 맟추어 알맞게 내리는 비라는 뜻이다. 황순원의 << 소나기 >> 에서 내리는 소나기'도 소년 입장에서 보면 호우에 속한다.

호우가 있으니 호설 好雪 이라는 단어도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 찾아보았으나 사전에는 없는 단어'다.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농경 사회였으니 강설량보다 중요한 것은 강우량이 아니었던가. 그래도 굳이 의미 부여를 하자면 호설은 호우의 cool한 버전이요, 호우는 호설의 hot한 버전이라고 해 두자. 조현아가 언론 앞에 섰을 때도 " 호설 " 이 내렸다. 상복 패션과 회색 목도리 그리고 히마리 없는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고개 숙인 창백한 얼굴애 밥풀 같은 눈이 처량하게 떨어졌다. 그녀 입장에서 보면 호설'이었으나 사건 후 대응책이 워낙 뻔뻔해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신파 풍경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신이 한 여인을 가엽게 여겨 好雪이라는 신파 아이템을 뿌렸으나 백성은 이미 등을 돌린 상태였다. 24시간 뉴스를 틀어대는 종편 입장에서 보면 조현아 사태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 갑질 " 은 매우 잘 팔리는 상품이다. 뉴스가 파는 것은 공포, 불안, 분노 따위의 감정 상품이다. 공포, 불안, 분노가 크면 클수록 시청률과 포털 뉴스 클릭 수는 오르게 되어 있다. 뉴스는 행복을 파는 게 아니라 불행을 판다. 내가 눈여겨본 부분은 조현아 갑질을 지적하기 위해  초대한 뉴스 패널 또한 甲이라는 점이다. 무슨 연구소 소장이거나, 스팩 좋은 대학 교수 신분이다. 그들이 나와 꼰대질을 한다. 갑이 갑질에 대해 논하는 것이다. 그들이 조현아 갑질에 대해 목에 핏대를 세우며 호통칠 때마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 나는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을 테니, 당신은 집에 가서 진라면에 밥 말아 드세요. " 대학 교수가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쳐야지 세태 진단한답시고 정치평론가 행세하며 방송국을 내 집 드나들 듯이 하면 정작 강의는 누가 할 것인가 ? 천만 원 등록금 시대에 휴강이라는 공수표만 남발하는 것 또한 갑질이 아닐까 ?

당신이야 출연료에 인지도를 높인다지만 학생 입장에서 보면 등록금이 아깝다. 내가 이전 글에서 승무원과 사무장은 피해자가 될 수 있지만 기장은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말하자,  딴지를 거는 사람이 보이는 반응은 모두 대동소이했다. 당신이라면 보스의 명령을 무시하고 회항을 거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 애 딸린 가장이라면 절대 그럴 수 없기에 이런 글은 입만 살아서 떠들기 좋아하는 사람이 내뱉는 것일 뿐, 현실은 다르다. 진라면에 밥 말아 잡수쇼 ! "  이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철저하게 세뇌당한 노예 근성을 본다. 그들은 스스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입단속을 한다. 내가 항공기 사무장이나 기장이라 해도 항공기 기내 메뉴얼에 따라 조현아 부사장을 포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스스로 입단속을 한다는 것은 자발적 굴종'이다. 그럴 수록 < 입 > 이 살아야 한다.

현실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입마저 닫으면 북한 사회와 다를 것이 무엇일까 ? 입만 산 사람보다 더 비겁한 사람은 말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다.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것이 오지랖이라면 이런 오지랖은 좋다. 왜 사냐고 묻는다면 병신처럼 웃지만 말고 당당하게 답해라. " 당신이나 집에 가서 진라면에 밥 말아 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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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아 2014-12-14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이콩 무서워라.. 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4 14:06   좋아요 0 | URL
한때 제즐겨 쓰던 표현입니다.

수다맨 2014-12-16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현아, 이 여자 아주 신파를 연출하려고 애를 쓰더군요. 갑질할 때는 언제고 카메라 앞에 서니 비운의 여인처럼 연기하는 모습이 참 가관이었습니다.

2014-12-16 0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6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6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6 1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7 0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7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17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4-12-17 20:00   좋아요 0 | URL
저도 봤습니다...정말 꼴떨더군요..ㅎ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그레이트북스 81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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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회항 논란과 아이히만.

 

 

 

 

하이데거와 한나 아렌트는 스승과 제자 관계였지만 곧 연인 사이로 변했다. 그의 나이 36살이었고 그녀는 겨우 18살이었다. 두 사람 간 오고가는 글 풍선(편지)을 보면 두 사람 모두 첫눈에 끌린 모양이었다. 하지만 하이데거는 유부남이었다. 누가 먼저 유혹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먼저 추파를 던진 것은 분명하다. 부끄러워서 그래요, 네에 ? 그렇게 시작된 밀회 ! 애인이었던 한나 아렌트는 나치 친위대가 기승을 부리자 미국으로 망명한다. 왜냐하면 한나 아렌트는 유태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정황을 살펴보면 하이데거는 한나 아렌트와의 " 밀회 " 가 사람들에게 들킬까 봐 전전긍긍했었는데 그녀가 독일을 떠나자 내심 쾌재를 불렀다. 매우 뛰어난 철학자였지만 인간성은 바닥이었다. 그가  히틀러의 나치즘에 적극 동조하며 푸라이푸르크 대학 총장이 되었을 때,  벤야민은 스위스 국경선 근처에서 자살을 선택했고 철학자이자 음악학자는 쿠르드 후버는 히틀러에 저항하다가 처형되었다. 

 

하지만 하이데커의 승승장구도 독일 패망과 함께 멈췄다. 독일 패망 후, 한나 아렌트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국제 단체의 지원금을 받아 홀로코스트를 진두지휘한 " 아이히만 " 과 인터뷰를 하는 임무를 맡는다. 아이히만은 어떤 인물일까 ? 유태인이었던 아렌트가 수백만 명을 죽인 아이히만을 만난다는 것은 공포 자체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히만을 면담한 한나 아렌트는 당혹스러웠다. 자신이 생각했던 아이히만이 아니었다. 아이히만은 수줍고, 내성적이며, 친근하고, 예의 바른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였다. 그는 법정에서 이렇게 진술했다. " 명령에 따랐을 뿐입니다. " 그는 순진한 얼굴로 말했다. 그는 정말로 자신이 왜 악당으로 찍혀서 법정에 서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다른 이도 마찬가지였다. 법정에 섰던 전범자들은 아이히만과 동일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 위에서 하라고 해서 한 일입니다. 이것도 죄가 되나요 ? "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을 면담하고 나서 작성한 저서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 >> 에서,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 ( 아이히만은 수백만 명의 남자, 여자, 어린이를 열정적이고 그리고 아주 정확하게 죽이라는 ) 명령을 따르지 않았을 경우에만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거라고 분명하게 기억했다 " 고 말한다. 그러니까 수백만 명을 죽인 것에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지만 상부 명령을 어겼을 때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거란 말이다. 아렌트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아이히만의 문제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그와 같았고, 그 많은 사람들은 도착자나 사디스트가 아니었으며, 무섭고도 놀라울 정도로 정상이었고, 지금도 그렇다는 데 있다. 우리의 법 제도와 도덕적 판단 기준에서 볼 때 이러한 정상성은 모든 잔혹 행위를 합친 것보다 훨씬 두려운 것이다. ( 중략 ) 자신이 하는 짓이 나쁜 짓이라는 걸 알거나 느끼지 못하게 만든 상황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그는 인간의 사악함에 관한 이 긴 여정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들을 요약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말과 생각의 의표를 찌르는 악의 평범성이란 그 무서운 교훈을.

아이히만은 뿔 달리고 꼬리 달린 악마, 잔인한 사디스티, 정신병자, 또라이, 그지새끼, 시부랄 탱탱, 흡혈귀, 곱등이, 아아 저토록 무서운 새끼'라는 조사 결과를 기대했던 대중은 분노했다. 아이히만이 평범한 사람이라고 하니깐 말이다. 이 말은 곧 평범한 당신도 아이히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녀는 악의 본질을 꿰뚫었다. 악은 평범한 얼굴로 나타난다. 겉과 속이 다르다. ( 유명한 인권운동가였던 고은태 교수는 정당토론회에서 만난 20대 여성에게 " 세번 째 발가락을 빨고 싶다 " 고 해서 성추문 사건에 연루된 적도 있다. 왜 하필 세 번째 발가락이었을까 ? 인권 운동가였던 그는 정작 인권을 유린했다.  이런 인간을 인권을 미끼로 여성을 낚는다. )  나는 < 평범함 > 이란 표현을 < 단순함 > 이라고 바꾸고 싶다. 악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위에서 하라고 하면 하는 거다. 대한민국 저잣거리 입말로 표현하자면 까라면 까야 한다.

청기 올리라고 하면 청기 올리고, 백기 내리라고 하면 백기 내리고, 청기 올리지 말고 백기 내려, 라고 말하면 어린 년이 반말한다고 불끈 하지 말고 청기 올리지 말고 백기 내려야 한다. 만약에 청기 내리고 백기 올리면 마카다미아 총알(땅콩)이 당신의 빛나는 견장을 저격할 것이다. fire ~~~  여기에는 윤리적 갈등과 도덕적 책무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 대한민국 운영 시스템은 상부 기관이 내린 " 조작 " 에 가담하는 놈은 승진을 하지만 거부하면 " 조직 " 에서 쫒겨나는 기형적 구조로 고착되었다. 청기 올리라고 할 때 청기 내린 것에 대한 앙갚음이다. 대한항공 땅콩 리턴 논란을 말하기 전에 한 가지 사례를 더 언급하기로 하자 !  스탠리 밀그램이 진행한 복종 실험은 명령이라는 이유로 아무 가책 없이 범죄를 실천하는 초라한 인간을 보여준다. 실험 대상자들은 아이히만'처럼 명령을 내린 사람이 범죄자이지 명령에 따른 행위는 범죄가 아니라고 변명한다.

그렇다면 원숭이도 인간과 동일한 행동 패턴을 보일까 ? 버튼을 누르면 맛있는 바나나가 나온다. 하지만 바나나를 얻기 위해 버튼을 누르면 유리문 건너 동료 원숭이는 전기 충격을 받아 고통스러워한다. 이 모습을 실험실 원숭이는 목격하게 된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붉은털 원숭이는  15일 동안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타자의 고통에 대한 측은지심과 침이 고이는 허기는 날마다 충돌했지만 붉은털 원숭이는 측은지심을 선택했다. 결론만 놓고 보자면 : 인간은 원숭이보다 못한 존재'다. 최근 마카다미아 땅콩 때문에 난리가 났다. 대한민국에 박근혜 공주가 있다면, 대한항공에는 조현아 공주가 있다. 그녀는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행기를 회항하도록 지시했다. 땅콩으로 시작된 사건은 결국 킹콩처럼 커졌다. 조현아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 논란은 핵심을 벗어났다. 조현아 공주가 불쌍하다는 게 아니다. 항공기 기장에 대한 비판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항공기 회항이 참사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권위자의 명령에 단 한번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채 명령에 따랐다. 그것은 마치 위에서 하라고 하니까 하는 논리요, 명령을 하니까 450볼트 버튼을 누르는 스탠리 밀그램 실험자와 다르지 않다. 그런데 언론은 기장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한항공 노조 사내 게시판에는 익명의 기장과 부기장들이 온통 사주에 대한 비판만 할 뿐, 어처구니없는 명령에 아무 대꾸도 없이 따른 기장의 태도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가재는 게 편인 것일까 ? 승무원은 피해자다. 사무장도 피해자다. 하지만 항공기 기장은 가해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피해자도 아니다. 그도 이 사건에 책임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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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12-13 0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현아 부사장의 초췌함 ; 코디를 잘못했는지 연기력이 부족한 것이지, 평생 초췌한 적이 없어서 그런지, 초췌하기보다 어색한 모습.

항공기 기장 ; 가치판단이 어렵네요. `영혼 없는 공무원`의 연장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영혼이 없는 사람에게 `영혼이 있어야 돼.`라고 하거나 `영혼을 가져`라고 말하는 것으로 해결되는 것이 없으니 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3 15:37   좋아요 1 | URL
아마 이번 사건으로 인해 최초의 乙을 경험했을 겁니다. 늘 당당하던 그녀가 아주 쫄아서 목소리가 떨리더군요. 뭐, 한번 경험했다고 바귈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포스트잇 2014-12-13 0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감합니다. 직장에서 가해지는 폭언, 폭력을 감내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놀라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서류 등을 집어던지거나 머리를 내리치거나 하는 모습을 드라마나 광고 등에서 종종 봅니다. 그 앞에서 마치 어린 아이처럼 당하고 있는 어른을 보는 건 보는 사람에게까지 가하는 모욕이고 폭력 아닙니까? 당연히 그 정돈 참아야하고 적응해야 한다고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납득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러고 살고 있다는 겁니까? 아프니까 직딩이라 이겁니까? 버텨라, 미생, 이런 겁니까?
이 나라가 학교에서부터 군대로 그것도 모자라 직장에서까지, 참고, 적응하고, 어떻게든 버티는 걸 강요하는 한 여전히 이 모양 이꼴일 것 같습니다. 아, ...아침부터 열받네요. 곰곰발님, 오랫만입니다.~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3 15:40   좋아요 1 | URL
이런 글 쓰면 항상 이런 댓글이 달리죠.


˝ 입만 살아서... 네가 저 사람이라고 하면 반항하겠냐 ? 집에 애 딸리고 직장 짤릴 생각해 봐라. ˝

물론 나도 직접 당하면 그 사람들처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실이 시궁창이라면 입이라도 살아서 자꾸 거렇게 지적을 해야 미래에는 하나둘 나아지지 않을까요 ? 현실적으로는 반항 못하지 라고 한다고 해서 그냥 노예처럼만 살아라, 글도 쓰지 말고..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자발적 노예 근성이죠.

하여튼 싸이로 시작해서 땅콩으로 끝나는 글러벌한 대한민국이었습니다.

cyrus 2014-12-13 2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었던 <공감하는 능력>에서 나온 내용인데 공감을 방해하는 요인들 중 하나가 ‘권력’입니다. 이 책을 지난주에 읽기 시작했는데 마침 땅콩리턴 사건이 나오면서 소름이 돋았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4 09:01   좋아요 0 | URL
한번 읽어봐야 겠군요. 맞습니다. 권력은 일종의 장벽이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차단합니다.

iforte 2014-12-13 2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속이 후련해집니다, 곰발님 글을 읽고. `대책없이 미친...`류의 쪽글들만 보다가 말이죠. 덧붙이자면, 기장도 문제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하는 기장의 위치를 보장해주지 못하는 기업 시스템의 문제기도 하겠죠. 조직내 결정권자의 권한이 수시로 침해당하는 조직 시스템에 익숙한 탓 아니겠습니까? 직급에 불문하고 담당자의 결정권한을 존중해주는 문화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시스템말이죠. 그러니 앞장서서 총대를 매려는 용기있는 상식이, 상식있는 용기가 나올수 없는거겠다 싶어요. 말씀하신대로 권력에 기계적으로 복종하는 시스템으로 짜여진 환경에 무섭게 적응한 인간인걸요.

그나저나 예로드신 붉은털 원숭이 실험은 가히 충격이네요. 그런 실험을 며칠도 아니고 15일이나 강행했다는 점에서 이미 인간이 원숭이만 못하다는 느낌적 느낌이.. 슬프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4 09:03   좋아요 0 | URL
마침. 이런 글을 제 블로그에 쓴 적 있어 여기에 옮깁니다.



​싸이가 강남 스타일로 만들어놓은 국가 브랜드 광고 효과를 강남 스타일 여성이 진라면 국물에 밥 말아 먹었다. 대한항공 조현아 공주 입장에서 보면 이번 사건은 ˝ 땅콩 ˝ 이 ˝ 킹콩 ˝ 이 된 경우`이다. 그녀는 화려한 드레스 코드 대신 상복 패션으로 언론 가이드라인에 섰다. 금수저 물고 태어난 이후 처음으로 乙 입장에 선 경우이다. 수많은 카메라 후레쉬가 펑펑 터지는 순간 그녀는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 아이콩, 무서워라 ! ˝ 평소 청담동 엘라스틴 실크리페어 밀크 에센스로 관리받은 머릿결은 알뜨랑 삼푸 린스 공용 제품 ( 업소용 ) 으로 관리받은 것처럼 푸석푸석해서 지푸라기 여인처럼 보였다. 검은 외투를 입고 나오리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회색 목도리를 두르고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대중교통 이용하는 사람들이야 출퇴근 시 거리를 걷는 시간이 많으니 목도리는 필수이겠지만, 내 집처럼 편안하게 모시는 베테랑 운전기사를 둔 그녀에게 목도리는 천민들이나 착용하는 패션 아이템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더군다나 회색 목도리라니. 두보는 ˝ 天夜喜雨/천야희우 ˝ 라는 시에서 ˝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반가운 비는 시절을 알아 ˝ 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때를 맟추어 알맞게 내리는 비라는 뜻이다. 황순원의 << 소나기 >> 에서 내리는 소나기`도 소년 입장에서 보면 호우에 속한다. 호우가 있으니 호설 好雪 이라는 단어도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 찾아보았으나 사전에는 없는 단어`다.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농경 사회였으니 강설량보다 중요한 것은 강우량이 아니었던가. 그래도 굳이 의미 부여를 하자면 호설은 호우의 cool한 버전이라고 하자.



조현아가 언론 앞에 섰을 때도 ˝ 호설 ˝ 이 내렸다. 상복 패션과 회색 목도리 그리고 히마리 없는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고개 숙인 창백한 얼굴애 밥풀 같은 눈이 떨어졌다. 그녀 입장에서 보면 호설`이었으나 사건 후 대응책이 워낙 뻔뻔해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신파 풍경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신이 한 여인을 가엽게 여겨 好雪이라는 신파 아이템을 뿌렸으나 백성은 찌라시라며 거부한 것이다. 24시간 뉴스를 틀어대는 종편 입장에서 보면 조현아 사태는 좋은 뉴스`다. ˝ 갑질 ˝ 은 매우 잘 팔리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내가 눈여겨본 부분은 조현아 갑질을 지적하기 위해 초대한 뉴스 패널 또한 甲이라는 점이다. 무슨 연구소 소장이거나, 스팩 좋은 대학 교수 신분이다. 갑이 갑질에 대해 논하는 것이다. 그들이 조현아 갑질에 대해 목에 핏대 세우며 호통을 칠 때마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 진라면에 밥 말아 드세요. ˝ 말리는 시어머니보다 때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법이다.






​내가 이전 글 : http://myperu.blog.me/220208573751 에서 승무원과 사무장은 피해자가 될 수 있지만 기장은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말하자 딴지를 거는 사람이 보이는 반응은 모두 비슷하다. 당신이라면 보스의 명령을 무시하고 회항을 거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 애 딸린 가장이라면 절대 그럴 수 없기에 이런 글은 입만 살아서 떠들기 좋아하는 사람이 내뱉는 것일 뿐, 현실은 다르다. 진라면에 밥 말아 잡수쇼 ! ˝ 이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철저하게 세뇌당한 노예 근성을 본다. 그들은 스스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입단속을 한다. 내가 항공기 사무장이나 기장이라 해도 항공기 기내 메뉴얼에 따라 조현아 부사장을 포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스스로 입 단속을 한다는 것은 더 가증스럽다. 그럴 수록 < 입 > 이 살아야 한다. 현실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입마저 닫으면 북한사회와 다를 것이 무엇일까 ?



입만 산 사람보다 더 비겁한 사람은 말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다.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것이 오지랖이라면 이런 오지랖은 좋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당신이나 진라면에 밥 말아 먹어라. 왜 사냐고 묻는다면 웃지만 말고 답해라.



iforte 2014-12-14 10:16   좋아요 0 | URL
어흐흑... 감동 감동. 제 하찮은 댓글에 길게 답글 달아주시고. 긴 하루 보내고 서재글 열어보고는 밀려오는 폭풍 감동에 하루의 노곤함이 다 녹아내리네요. 넵. 저도 기장이 피해자라고 생각해본적은 없습니다. 기장이 왜 피해자입니까? 자기 할 의무를 내팽개친 사람인데요. 기장님 입장에서야 억울하다 하시겠지만, 어쨌든 주어진 의무와 권한은 다하지 못한점에서 비난받아도 할말이 없는 사람이지요. 다만 저는, 그러한 비겁자들을 양산하게끔 돌아가는 우리나라의 기업, 조직 시스템이 문제라는걸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담당자가 책임지고 일하고, 그 권한이 비전문가/비관련자의 권위에 눌려서는 안되는데, 현실적으로 그런 조직제도가 뿌리내려있는가, 뭐 그런 관점입니다. 조직문화가 변화했으면 바랄뿐입니다.

어흐흑... 폭풍감동 받고 좀 있다 잠자리에 들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4 10:27   좋아요 0 | URL
이거 그냥 제 블로그에서 긁은 글입니다.. ㅎㅎㅎㅎ
마자요. 포르테 님 지적이 옳습니다. 그런 것이 당연화되는 조직 문화 자체가 달라져야 합니다.
좋은 밤 되십시요.

비로그인 2014-12-14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덧글읽는 재미가 꿀맛입니다. 곰발님 블로그도 자주 가야겠네요. 그나저나 땅콩 하나가 시스템의 부조리를 응축한 하나의 상징물이 되었다는것이 반가운것은 왜일까요? 연말 회식자리에 모인 다양한 지위의 직장인들이 땅콩그릇을 앞에두고 무슨생각들을 할지...정말 기대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5 09:38   좋아요 0 | URL
땅콩 얕잡아봤다가 큰코 다친 경우죠, 뭐... ㅎㅎㅎㅎㅎ

Antikim 2014-12-15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규정대로 회항해서 부사장을 경찰에 넘긴 후 뉴스에 나면, 시청자들이 ˝당연한 거 아냐?˝라고 반응하는 나라에 살고 싶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12-17 03:25   좋아요 0 | URL
그런 날이 올까요 ? 제 목숨 걸고 도박합니다.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거임...

고양이라디오 2022-03-22 2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붉은털원숭이 실험 충격적이네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도 오늘 읽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