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프리드리히 니체는 신통방통한 존재'다. 그는 본질을 꿰뚫는 천리안을 가졌다. 그가 이런 말을 했다. " 결과를 원인으로 잘못 보는 것보다 더 위험한 오류는 없다. 나는 그것은 이성이 본질적으로 타락한 모습이라고 본다. " 이 문장을 읽었을 때 무릎 탁, 치고 아, 했다. 김태훈 칼럼 논란도 결과를 원인으로 잘못 보는 과정에서 오는 오류'이다. 김태훈은 김 군이 드센 페미니즘 때문에 조국을 등지고 IS행'을 선택했다고 주장한다. 그 단서로는 김 군이 페이스북에 남긴 " 나는 페미니스트가 싫어요. " 라는 문장이다. 여기서 A << 원인 : 드센 페미니스트 >> 과 B << 결과 : IS행 >> 으로 나뉜다. 그런데 김태훈의 이분법은 틀렸다. 왜냐하면 A와 B는 모두 어떤 것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A와 B는 결과'라는 카테고리에 묶여야 한다. 그런데 김태훈은 니체가 말한 결과를 원인으로 잘못 본다. 그렇다면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 추측컨대, 원인은 김 군이 또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중학교 졸업 후 학업을 포기한 채 은둔형 외톨이로 지냈다는 것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왕따 경험은 수컷으로서의 자존감을 상실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고, 그 상실에서 오는 증오가 상대적 약자인 여성에게 전이된 결과'가 " 드센 페미니스트 혐오 " 이다. 종합하면 A << 원인 : 은둔형 외톨이에서 오는 폐쇄적 생활 >> B << 결과 : 여성 혐오, IS 행 >> 이다. 김 군이 IS행을 선택한 심리적 동인은 여성 때문이 아니라 자신을 손가락질하고 괴롭혔던 수컷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다.

IS는 훈련을 통해 하디바디로 탄생할 수 있는 하드바디 육성소'다. 그는 하드바디가 되어서 보란 듯이 자신을 놀린 수컷들 앞에 당당하게 나서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 역설적이게도 그가 남성성을 과시하고 싶었던 대상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인 것이다. 김태훈은 페미니스트들이 김 군에게 무슨 짓을 했냐며 눈알 불알이며 주먹 불끈 쥐었지만 김 군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은 여성이 아니라 아마도 자신을 무시하고 괴롭힌 또래 남자이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내 추측이 맞다고 했을 때 김태훈은 엉뚱한 사람에게 손가락질을 한 것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으니 글이 제대로 굴러갈 리가 없다. 그는 이 칼럼에서 페미니스트를 비판하거나 혹은 사이비 페미니스트를 비판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페미니즘 비판이라는 이름으로 그냥 드센 여자'를 신랄하게 까고 싶었던 것이다.

이처럼 결과를 원인으로 착각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강간 사건을 예로 들어 보자. 성폭행 당한 여자와 성폭행한 남자 가운데 어느 쪽이 결과이고 원인일까 ? 시간 순서상, 결과 다음에 원인'이 올 수는 없다. 이 말은 자식이 부모를 낳았다 라는 소리와 같으니까. 강간 사건에서  결과는 성폭행 당한 상황'이다. 어떤 사건에 있어서 피해자는 항상 결과'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원인은 성폭행한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 원인 : 짐승 같은 놈 >> 때문에 << 결과 : 성폭행 당한 여자 >> 가 발생한다. 그런데 " 결과를 원인으로 잘못 보는 경우 " 가 발생하면 니체가 말한 것처럼 이성이 본질적으로 타락한 모습이 된다. << 원인 :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늦은 밤에 돌아다닌 여자 >> 때문에 << 결과 : 꼴린 남자 >> 가 여자를 성폭행했다는 식으로 호도된다.

한순간에 뒤죽박죽이 된다. 이런 수작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집단이 대한민국 남성들이다. 성 범죄 사건에서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기에 여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 원인 : 여자가 적극적으로 거부 의사 표시 >> 를 하지 않았기에 << 결과 : 남자가 메지시를 잘못 읽고 >> 여성을 건드렸다는 주장이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 원인 : 남자가 권력을 이용하여 >> 여자에게 겁을 주었기에 << 결과 : 겁에 질린 여자가 적극적으로 거부 의사 표시 >> 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식의 도치법은 피해자를 마치 가해자로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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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2-17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여자들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한다는 거죠.
사실 저만해도 미니스커트는 왜 입을까? 단순히 이쁘니까 입는다라는 말로
설명이 다는 아니잖아요.

제가 요즘 읽는 <눈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에서도
예수님은 진정한 페미니스트라는 거죠. 그 이유를 조목조목 대면서
진정한 페미니즘은 결국 휴머니즘이라고 하죠. 그럴 때 여성학이나 여성신학은 없어질 거라고.

그런데 난 저 김군 좀 의심이 가요. 내가 뭐 요즘 아이들을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페미니스트가 싫어서 IS가 됐다 잘 수긍이 안 가요. 겁대가리가 없는 거지 자기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꼴리는대로 행동해 IS가 됐다. 말이 되나?
그냥 언론에서 대충 끼워 맞춘 조작된 김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게 사실이라면 엄청난 또라인거고 걔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도 되고
가족과 김군의 장래를 생각해 언론은 자제할 필요가 있겠죠.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9 06:03   좋아요 0 | URL
뭐 예쁘니깐 입는 거 아니겠습니까. ㅎㅎㅎ.
저도 예수는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합니다.
예수야말로 정말 과격 좌파 빨갱이에 속하죠.
진보적 인물이었습니다.

김 군은 아마도 자기 소속에 대한 경멸이 작동했기에 떠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차피 여기 있어 보았자 절망 밖에는 없으니까
아무도 자신을 존중하지 않을 테니까
희망이보이지 않으니까...

마립간 2015-02-17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과를 원인으로 잘못 보는 것보다 더 위험한 오류는 없다. ; 위험한 정도는 모르겠지만, 이 오류는 흔하게 발생합니다.

곰곰발 님이 제시하신 위 경우는 오류의 가능성이 적은 비교적 명확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가장 객관적이라는 자연과학에서도 혼동하는 경우가 많았고,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뒤엉킨 의학에서는 셀 수 없이 많이 발생하는 오류이죠.

많은 사람들이 현명한 판단을 못하기도 하고 현명한 판단을 할 능력이 안 되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무오류라고 장담할 수 없기에 알라딘에서 검정받으려하고 있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9 06:04   좋아요 0 | URL
니체가 결과는 원인... 이 말을 하면서 인용한 사례가
바로 의학부분입니다.
혹 안 앍으셨다면 << 즐거운 지식 >> 추전합니다.

마립간 2015-02-20 21:37   좋아요 0 | URL
그래서 위험하다고 이야기했군요.

2015-02-19 2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20 0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쁜 여자

 

 

결과를 원인으로 잘못 보는 것보다 더 위험한 오류는 없다. 나는 그것은 이성이 본질적으로 타락한 모습이라고 본다.

ㅡ 니체, 우상의 황혼 中


가수 남진이 부른 노래 가운데 << 마음이 고와야지 >> 라는 곡이 있다. 가사가 재미있다. "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 한 번만 마음 주면 변치 않는 여자가 정말 여자지 ......"  가사는 예쁜 얼굴보다는 착한 마음'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노래 가사에서 " 얼굴 예쁘다고 여자냐 ? " 라고 묻지 않고 " 얼굴 예쁘다고 여자냐 ? " 라는 반문은 얼굴이 예뻐야 하는 것은 기본으로 설정하고는 여기에 덧대어 마음도 고와야 하고, 한눈 팔지 말고 한 남자만 사랑하는 순애보'도 갖추어야 한다는 소리다. 이 정도면 한국 사회는 여자에게 요구하는 게 너무 많다.

 

일단 ㉠ 마음이 고와야 하고, ㉡ 얼굴도 예뻐야 하고, ㉢ 일편단심 민들레가 되어야 하는 것은 기본 조건'이고, 덧대어 ㉣ 애는 반드시 낳아야 하고, ㉤  너무 많이 배워도 안 되고, ㉥ 남편보다 돈을 많이 벌어도 안 되고, ㉦ 운전을 못해도 안 되고, ㉧ 새빨간 루즈를 칠해도 안 되고, 그렇다고 ㉨ 화장을 아예 안 해도 문제가 된다. ( 나머지는 모두 기타 등등... )  만약에 애가 없으면 조국애도 없는데 모성애도 없는 매국노가 되고 ( ㄹ ), 아는 게 너무 많으면 잘난 척하는 여자가 되고 ( ㅁ ), 돈 많이 벌면 남편 기죽이는 순악질 여사가 되고( ㅂ ), 운전을 못하면 김여사가 되고 ( ㅅ), 화장을 진하게 하면 천박한 여자가 되고 ( ㅇ ) , 맨 얼굴'은 게으른 여자의 표본이 된다 ( ㅈ ). 

 

그런데 남자는 정반대'이다. 여자에게는 착한 마음씨'를 강조하면서 정작 남자에게는 살벌한 직장 조직 내에서는 적당히 나쁜 남자'가 되어야 출세에 도움이 된다고 충고한다. 남성 사회에서 나쁜 남자는 성적 매력을 가지지만 착한 남자'는 성적 매력이 없는 바보로 통한다. 어디 그뿐인가 ? 지나치게 외모에 신경 쓰면 오히려 사내답지 못하다는 소리도 듣는다. 그리고 앞으로 결혼할 미래의 아내를 위해 순결 선언'을 하는 동시에 병신 쪼다라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남자는 그냥 " 배짱 " 하나만 있으면 된다. 이처럼 한국 사회가 남자와 여자를 대하는 잣대'가 다르다. 요즘 김태훈이 쓴 칼럼 << IS보다 무뇌아적 페미니즘이 더 무서워요 >> 라는 글이 비판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제목부터 살벌하다. 긴 글이지만 전체를 옮겨본다.

 

 

 

 

 

 

내가 논술 시험 채점자라면 " 페미니즘 논란 " 을 떠나서 이 글이 보여주는 논리적 진술에 낙제점'을 주겠다. 영화 << 베트맨 >> 에서 조커가 언급한 "  너는 나를 만들었고, 나는 너를 만들었다. " 라는 대사와 " 무뇌아적 페미니스트 때문에 무뇌아적 일베'가 탄생하게 되었다 " 는 주장을 동일선상에서 엮으려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 이 주장은 페미니스트에게 " 네가 일베의 에미다 ! " 라는 커밍아웃처럼 들린다. " 일국의 에미 " 도 아니고 " 일베의 에미 " 라고 하니 듣는 여성 입장에서는 " 이런 니미 ! " 그가 하고 싶은 말은 둘 다 한통속'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면 둘 다 똑같은 족속이라는 주장은 얼토당토 목금토'다. 이 논리는 " 미친 년이 짧은 빤스 입고 오밤중에 돌아댕기니께 끔찍헌 일이 생긴 것이여... " 라고 말하거나 가정 폭력 사건을 보며 " 사내가 지 마누라를 그리 때리면 되남. 헌데 여편네가 맞을 짓을 헛으니께 때렸것지, 안 그려 ? " 라고 말하는 주장과 다를 것이 없다. 

여기서 짧은 미니스커트는 원인이고, 강간 사건은 결과'이다. 둘 다 똑같다고 말할 수 있나 ?  김태훈은 그렇다고 말하는 것 같다. 개 주인이 흔히 말하는 " 우리 개는 물지 않아요 ! " 는 <<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 이다. 개가 자신(주인)은 절대 물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물지 않으리라는 확신은 중간 단계를 검증하지 않고 섣불리 내린 결론이다. 하나만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야말로 대표적인 "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 이다. 하나만 보고 나서 전체를 판단하면 안 된다. 삼세판'은 기본이지 않은가 ?  하지만 김태훈은 터키로 떠난 고등학생이 남긴 " 페미니스트가 싫어요 ! " 라는 말을 단서로 극성스러운 페미니스트 때문에 IS로 떠났다고 판단하는 모양인데, 그것은 수많은 직소 퍼즐 조각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오히려 수컷 세계에서 도태된 수컷의 좌절이 대한민국을 등지게 만든 요인은 아니었을까 ?

그는 21세기는 온전히 페미니즘의 시대'라고 단언한 후 " 온전한 페미니즘의 증후 " 를 나열한다. 남녀평등은 상식이 되었고, 이혼 제도는 재산의 절반을 보장하고, 성희롱을 한 남자는 사회적으로 매장당한다고 불만이 섞인 뉘앙스로 말한다. 그러니까 그는 이러한 요구가 억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는 재산 공동 분할, 가사노동 인정, 군 가산점 제도 철폐'가 진정한 페미니즘인가라고 되묻는다. 불만이 뚝뚝 묻어나는 논조'다. 여성이여, 찌질하게 자기 밥그릇 싸움하지 말고 좀더 대의적인 투쟁을 선언합시다 ! 여기서 김태훈이 착각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주장은 과잉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단순하고 오래된 평등권'에 대한 욕망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다. 반면 김태훈은 필수를 선택 항목이라고 우긴다. 모든 투쟁은 밥그릇 싸움에서 비롯된다.

그것은 저열한 것이 아니라 치열한 것이다. 미숙한 부분은 곳곳에 보인다. 뜬금없이 << 설국열차 >> 을 인용하며 " 싸워야 할 적은 남녀가 아니라 빌어먹을 시스템 때문 " 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그가 얼마나 논리에 약한 사람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구조적 문제가 남녀 불평등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페미니스트 혹은 페미니즘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부분이 바로 구조적 문제(시스템)이다. 그렇기에 김태훈은 페미니즘을 신랄하게 조롱하면서 동시에 페미니즘이 문제를 제기하는 구조적 문제에 동의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한다. 남성 우파 기득권을 신나게 지지하다가 좌파 코스프레를 하니 얼굴이 화끈거린다. 이것은 마치 우측 깜빡이를 켠 채 느닷없이 좌회전하는 꼴이다. 김태훈 씨, 하나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지는 맙시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녹록치 않다. 사회는 너무 많은 것을 여성에게 요구한다. 나쁜(못난) 여자는 나쁜 여자대로, 예쁜 여자'도 예쁜 여자대로 살기 힘든 사회'다. 한국 사회는 나쁜 남자에게는 관대하지만 나쁜 여자에게는 관대하지 않는 나쁜 사회'다. 불알후드여,  치질하게 굴지 말고 눈알 불알리며 불철주야 항문에 힘쓸 필요가 있다. 만약에 대한항공 사태에서 조현아가 남자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  물론 비판 여론은 있겠지만 조현아에 비해 비난 여론은 축소되었을 것이다. 조현아가 뭇매를 맞는 것은 " 갑질 " 에 더해서 " 나쁜 여자 " 라는 프리미엄이 상승 작용을 했기 때문이다. 불난 데 기름 부은 격이다. 만약에 바비킴 기내 난동 사건과 조현아 기내 난동 사건이 동시에 발생했다면 어느 쪽이 뉴스를 선점하게 될까 ?  ( 혹은 라면상무 사건과 땅콩회항 사건이 동시에 발생했다면......) 

바비킴에 대한 여론과 조현아에 대한 여론이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이는 원인은 나쁜 남자와 나쁜 여자를 대하는 대중의 이중적 잣대 때문이다. 니체는 << 우상의 황혼 >> 에서 " 결과를 원인으로 잘못 보는 것보다 더 위험한 오류는 없다. 나는 그것은 이성이 본질적으로 타락한 모습이라고 본다. " 라고 말했다. 김태훈도 똑같은 오류를 범한다. 그는 현재의 페미니즘이 김 군을 IS로 떠나게 만든 원인'처럼 말하지만, 사실 그것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또래 문화와의 단절, 왕따, 소통 단절 따위가 만든 낮은 자존감'이 결과적으로 " 나는 페미니스트가 싫어요. " 라는 선언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페미니즘 혐오와 IS행 선택은 또래 집단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안티테제인 셈이다. 니체가 이 글을 읽었다면 이성이 본질적으로 타락한 증후로 이해했을 것이다. 마음이 반드시 고와야 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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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5-02-16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곰발님, 역시 존경스럽습니다. 저 역시 땅콩회항이 큰 사건이 된 게 조현아가 여자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울나라엔 여자가 감히,라는 말이 유행하잖습니까? 오늘도 큰 깨달음을 얻고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6 20:57   좋아요 1 | URL
늘 과찬의 말씀을 남겨주시는...
저도 조현아는 감히 여자가... 라는 게 작동한 것 같습니다.
여자가 남자를 때리고 무릎 꿇리고 했으니 말이죠.
조현아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잘나가는 여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지나친 잣대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김태훈 칼럼도 정말 어이가 없죠. 논리적으로 엉터리란 생각입니다.

마태우스 2015-02-16 23:52   좋아요 1 | URL
아주 오래 전 이문열이 어줍잖은 소설에서 페미니즘을 욕했죠. 그게 문제가 되자 그는 건전한 페미니즘 말고 사이비 페미니즘이 문제다,라고 했는데요, 여기서도 어김없이 사이비 페미니즘이 문제라고 하네요. 근데 사이비 페미니즘 운운하는 분들은 대부분 여성의 권리에 대해 그닥 관심이 없는 분들이더라고요. 여성으로 살기는 참 힘들어요...! 글구 미리 말씀드리지만, 설 잘 보내십시오. 설 지나고 나서도 많은 가르침을 주시기 바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7 06:36   좋아요 0 | URL
발뺌이라고나 할까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고자 항상 ˝ 사이비 ˝ 라는 말을 달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페미니즘이 문제가 아니라 저는 사이비 페미니즘에 대한 지적이었어요. 오해 마삼. 이런 변명거리를 위해 사이비 운운하는데 누가 봐도 저 글은 그냥 페미니즘에 대한 경멸처럼 느껴집니다. 마태우스 님, 떡군 많이 드십시오.. ㅎㅎㅎ 급 마무리...ㅎㅎㅎ

AgalmA 2015-02-18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태훈 씨의 칼럼은 제겐 정말 쓰레기로 보입니다.
˝나는 페미니스트가 싫어요˝ 그 말을 하게 된 전반을 더 살폈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이런 뉴스에 단골 원인으로 자주 제시되던 왕따, 가정불화/간섭 등등 대신 요즘은 이런 극단적 사례는 일베만 갖다 붙이면 되니 일베가 무슨 이 분야 KS 마크 스티커 같습니다 그려. sns나 커뮤니티의 소통 방식을 탓할 생각까진 못했나 봐요? 이미 있는데 어쩌겠나 면 시스템 운운은 참 웃깁니다? 1차적으로 인간적, 2차적으로 반성적 접근을 할 수는 없었을까요. 칼럼에선 전혀 그럴 의도조차 없었다고 보입니다.
자신은 쏙 빠지고, 칼럼비 받는 딱 그만큼의 거리감과 수준을 드러내 보여줍니다. 페미니즘이랑 물티슈랑 동급으로 놓으면서 혹 자신은 객관적이라거나 비유 잘한다거나 생각했을까 봐 걱정입니다. 좌파/우파 가르는 것과 뭐가 다른지 정작은 싸움붙이는 꼴. 곰곰발님이 정말 제대로 보신 듯.
68혁명이니 배트맨, 설국 열차니 그럴싸한 거 끌어다 붙인 것에도 실소를 보냅니다. 말미에 사랑과 대화 어쩌고 급마무리한 게 제겐 사랑과 전쟁으로 보이는 이 사태는 어쩔?

허울좋은 남녀평등 아무리 외쳐본들 며느리 입장과 사위 입장이 한국에서 얼마나 세월이 바뀌어야 평등해질지 저 죽기 전엔 안 보일 거 같은데 어쩌죠? 매일 일과 육아 둘 다에 치이는 기혼여성들, 명절 강력한 시랜드 체험하는 여성 앞에 군체험과 페미니즘 들먹이기보다 서로를 배려하는 행동이 훨씬 좋은 조정 역할이 되었을걸요.
부모가 치매에 걸려 똥오줌 못 가려도 장남이, 며느리가 책임져야지 하는 게 한국 대부분의 가정 실상인 거 같은데, 과연 이게 시스템과 교육 문제일까요? 그걸 만든 게
누구인데요? 어디까지 원인을 파들어 갈까요? 아담 이브 창조설 바탕요? 유교 교육요? 자본주의요? 지배계층요? 정부의 복지정책 문제요? 돈 있으면 요양원에 보내 서로 깔끔할 텐데 하는 경제력의 문제일까요? 형제 중 누가 잘 모시면 효도했다 칭찬해주면 끝인 인성과 인내심 테스트 문제인가요?

자기가 얼마나 차별적이지 않은지, 남의 인식 탓하기 전에 자신의 인식 점검 좀 했으면 합니다. 시스템요? 교육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같이 만드는 겁니다. 가정교육이니 학교교육이니 인터넷이니 국가니 핑퐁 떠넘기기 하지 말고 각자 자기를 좀 살펴봤으면 합니다. 네, 저도 매일매일 반성합니다. 인간으로서!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7 06:34   좋아요 0 | URL
사랑과 대화`로 끝나는 게 굉장히 웃기죠. 생뚱맞다고나 할까요.
니체의 지적처럼 그는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김군의 IS행`은 원인은 현재의 페미니즘`이 아닙니다.
페미니즘 또한 어떤 것의 결과인 셈이죠. IS행과 페미니즘은 모두 결과입니다.
또래 문화에 진입하지 못한 것, 그것에 따른 단절, 소통 부재 따위의 원인이
결국에는 ( 수컷의로서의 낮은 자존감 따위가 ) 여성 혐오,와 IS행인 결과로 나타난 거죠.

AgalmA 2015-02-18 01:21   좋아요 0 | URL
김태훈씨 칼럼글인데 곰곰발님 서재에서 역정을 내고 있는 듯한 인상이네요; 더 생각하고 제 포스팅으로 말을 하는 게 더 나았을텐데 성급했습니다. 칼럼을 볼수록 화가 나서...혹여나 누가 되진 않았는지...실례했습니다.

드팀전 2015-02-1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태훈글은 글 써내기 위한 글이었군요. 대개 이런 논쟁의 흐름에 있어서 제일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게 페미니즘적 시각입니다. 오히려 김태훈이 가진 페미니즘에 대한 불편함- 난 니 년들이 싫어-만이 드러나는군요. 하지만 맨마지막에 언급하신 `바비킴에 대한 여론과 조현아에 대한 여론의 극명한 온도 차`를 남녀에 대한 위계로로 보는 것에는 조금 더 세밀한 논지가 필요할 듯 합니다. 잘못되었다는거이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일단 난동과 회항은 사건의 결이 조금 다르지 않을까요? 사건의 포커싱이 다릅니다. 일반인도 난동은 부릴 수 있지만 회항을 강제할 수는 없지요. 하물며 인기가수라고 할지라도 말이죠. 난동은 개인의 도덕적 실수에서 비롯될 수 있지만, 회항은 소멸되지 않을 유구한 권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지시할 수 없는 것이죠. 연예인 권력과 기업총수집단의 권력이 동일한 것이 아닌것 처럼 그 권력에 대한 반작용하는 여론도 달라질 수 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조현아의 취재과정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미디어들의 여성물어뜯기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오랜만에 나타나서 긴 댓글이었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7 10:08   좋아요 0 | URL
아주 예리한 지적이십니다. ㅎㅎ 이 지적은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같은 논조로 지적을 해주시더군요. 당연한 지적입니다. 똑같은 조건이라 가정하고 남성 대 여성 가해자`로 비교해 보자는 의도였습니다. 드팀전 님의 지적이 합당합니다. 하여튼.... 김태훈의 글을 읽으면 자기는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사이비 페미니즘에 대한 지적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도 아니고 사이비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도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냥 설치는 여성에 대한 짜증`으로만 보입니다. 평등권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도 없는 것같습니다.

마립간 2015-02-17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페미니스트가 싫어요!`라는 문장을 읽으니 제가 서재활동 초기에 쓴 `나는 안티페미니스트다`라는 제 글을 연상시키네요.
http://blog.aladin.co.kr/maripkahn/4211

`얼굴만 이쁜 여자`는 `얼굴이 이쁜 여자`의 부분집합이죠. 이런 (논리가 아닌) 수사가 가능한 이유는 암묵적인 조건부 확률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책에서 언급한 `여자 은행원`과 `페미니스트 여자 은행원`의 오류도 이와 같이 해석합니다. - (아... 내용을 압축해서 ... 조건부 확률에 대해서 나중에 페이퍼를 쓰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7 10:47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엔 김태훈은 페미니스트가 싫다고 했다가 논란이 되니 사이비 페미니스트에 대한 지적이라고 했지만 제가 보기엔 그냥 드센 여자`에 대한 반감인 것 같습니다.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한국 사회`는 지나치게 착한 여자`를 지지하면서 반대로 나쁜 여자에 대해서는 마녀사냥을 하고는 합니다. 김치녀, 된장녀, 김여사 따위...
반면 남자는 딱히 김치남, 된장남 이런 식으로 비아냥거리지는 않잖아요. 페미니즘이요구하는 것은 차별 없는 평등이지 월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나는 안티페미니스트1,2,3 다 읽어보았습니다. 누구 말마따나 안티`라기보다는 그냥 비 페미니스트`이신 것 같습니다.

마립간 2015-02-17 11:18   좋아요 0 | URL
남자의 편견을 이겨낸 소피 제르맹, 퀴리 부인이나 자기 주장이 있었던 나혜석을 좋아합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덕에 자기결정권과 자율권은 우선 순위가 높습니다.

`안티`라고 할 수도 있고 `비`라고도 할 수 있지만, 저는 남자-여자의 공통 분모인 사람에 지향점이 있습니다. 페미니즘을 언급하는 사회 자체가 저와 잘 안 맞죠. ; 그냥 저의 옛날 글을 읽어보시라 소개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7 11:21   좋아요 0 | URL
저는 여성 상위 시대 그러는데 도대체 뭐가 여성 상위 시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통계치가 대한민국은 성 불평등 국가가 맞습니다.
이디오피아를 생각해 봐라 라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고 오이시디 국가 통계치로만봐도
확실히 여성에게 불평등한 사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립간 2015-02-17 11:55   좋아요 0 | URL
제 가치관에서도 ; 우리 나라는 여성이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성-불평등한 사회`입니다. 곰곰발 님이 제게 내린 판단, (실천하는 지식인이 아닌) 비평하는 (이론가?의) 입장에서도 `남녀 평등`이라는 논리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보다 기반이 되는 도덕의 기반이 허약하기 때문이죠.

차선의 저의 선택은 남녀는 `같은 인간으로서`이지만 차이점에 주목하면 ... 가치판단 유보입니다. (이 댓글을 남기면서 부도덕에 저항하지 않는 것, 또한 부도덕인가 회의합니다만.)

수다맨 2015-02-17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나라에서는 과거에 남성이 누렸던 가부장주의ㅡ곰곰발님 표현을 다소 빌리자면 불알연맹ㅡ를 그리워하는 남자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논리의 척추가 부러진 형편없는 줄글을 실을 수가 없지요. 또, 저런 글을 편집부에서 토막내지 않고 실어주는 것도ㅡ노이즈 마케팅을 기대한 것이 아니라면ㅡ 해당 언론이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이네요. 그러고 보면 갓이랑 도포 씌우고 양반촌으로 보내야할 분들이 한둘이 아닌 것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7 12:53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엔 잡지`사가 더 보는 눈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거는 당연히 편집자가 테글을 걸어야 할 것인데 문제의식 자체가 없었다고 봐야죠. 그러니깐 아무 생각 없이, 하긴 뭐 잡지사에서 패션 다루는 것 외에 다른 글에 신경쓸 시간도 없겠죠. 가끔 키노 뒤적이면 놀랍습니다. 그어마어마한 분량하며....
키노야말로 전설적인 잡지인 것은 맞아요. 꼼꼼하거든요. 키노 기자들 영화 보고 기사 쓰고 리뷰 쓰고..
도대체 그 시간이 어디서 났는지 궁금합니다.



참... 혹시 오늘 시간 되시면 서울역에서 한 잔 하시겠습니까 ? 오실 수 있으시다면 서울역 2번 출구 앞에서 6시까지 오시면 됩니다. 뭐.. 안 오시겠지만...ㅎㅎ 거기 호수집이라고 닭꼬치 잘하는 데 있는데 한 잔 할 생각입니다. 생각 있으시면 오십시오...

수다맨 2015-02-17 15:49   좋아요 0 | URL
오늘은 집에서 차례 음식을 만들어야 하고, 손님들도 여럿 오셔서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ㅎㅎ 이런 거 안 했으면 좋겠는데 굳이 어머니가 매년 차리려 하시네요. 설날 끝나고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진심은 통한다

 


 


 

 

 

 

성경에 의하면 인간은 " 원죄 " 를 짊어지고 태어난 불쌍한 운명'을 타고난 족속이다. 인류의 시조 격인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었기 때문이다. 기독교에서는 이를 original sin 이라고 한다.  아담과 하와는 사과 먹은 것에 대해 신에게 사과를 했으나 사과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화가 난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에게 불호령을 내렸고, 그들은 에덴 동산에서 쫒겨나야 했다. 한번 미운털이 박힌 놈은 뭘 해도 미운 법. 하나님은 나중에 물호령(대홍수 : 노아의 방주)으로 아담과 하와의 후예'를 징벌하였다. 이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 모르면 간첩. 너무 많이 알면 빨갱이.  이 기독교 교리(원죄설)는 인간은 본래 이기적이고 악하기에 후천적 교육에 의해서 선'을 행할 수 있다는 순자의 성악설과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다.

그런데 나와는 혈연 관계도 아니면서 형제자매 님'이라며 친절하게 다가오는 기독교 신앙인'에게 인간은 성선설에 가깝냐, 아니면 성악설에 가깝냐고 물으면 몇몇은 인간은 선한 존재'라고 말한다. 헛점이 보이면 하이에나처럼 후벼파는 본성을 가진 나는 사악하게 말대꾸한다. " 성선설은 이슬람교 기본 교리'입니다. 무신론자나 불교신자 혹은 이슬람교 신자'가 성선설을 믿는다고 하면 반론을 재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기독교 신자'가 성선설을 주장하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 라고 다시 한번 불꽃 스매싱을 날리면 나를 형제자매라고 불러서 유사 형제자매가 된 형제자매 님은 눈빛부터 달라지기 시작한다. 한순간에 이슬람교 교리를 믿는 사이비 기독교인이 된 형제자매는 치질하게 눈알 불알이며 항문 쫙 조인다.

성선설을 믿는냐, 성악설을 믿느냐 아니면 빈 서판 가설'을 믿느냐는 자유에 속하지만 기독교인이 성악설을 부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할 수 있다. 성경의 핵심은 " 나는 죄인이올시다 ! " 가 아니었던가. 이 사실을 부정하면 안 된다. 사이비 기독교 신자인 나는 성악설을 믿는다. 겉으로는 도덕군자처럼 행동하지만 내 머릿속은 송강호가 << 살인의 추억 >> 에서 이단옆차기와 함께 외친 " 강간의 제국 " 이 펼쳐진다. 상상 속에서 이웃집 여자를 탐한 적도 있고, 갑의 횡포에 살의를 느낀 적도 있고, 사촌이 땅을 사서 배가 졸라 아픈 적도 많다. 그리고 타인의 불행에 대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지만 속으로는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이 정도면 내 본성은 " 성악 " 에 가깝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내 배 부르면 행복했고 나 혼자 칭찬 받으면 우쭐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사람 변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 없으니, 나는 태어날 때부터 사악한 놈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 진심은 통하기 마련...... " 이라는 상투어'가 끔찍하게 느껴진다. 이런 말을 술자리나 티븨 모니터 속 인물에게서 듣게 되면 " 시바, 끔찍하구나 ! "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블루 " 하며 " 다크 " 하고 때론 에스트로겐 분비 때문에 " 분홍분홍한 " 나에게 진심이 통하는 세상은 그야말로 끔찍한 세상이다. 인간은 10분마다 거짓말을 하고 10분마다 꼴린다(남성의 경우)는 통계가 있다. 이게 바로 인간 본성'이다. << 진심 >> 이란 진짜 마음으로 거짓으로 꾸미지 않은 마음속'을 뜻하니 진심은 아름다운 게 아니라 추악한 것에 속한다.

그런데 진심이 통하거나 간절히 원했더니 꿈이 진짜로 이루어지면 세상은 아비규환이 될 것이 분명하다. 역설적 표현이지만 보다 좋은 세상을 위해서는 진심이 통하면 안 되고, 간절히 원한다고 꿈이 이루어지면 안 된다. 까짓것 ! 정은 통해도 된다. 하지만 진심은 통하면 안 된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유행하던 구호는 " 간절히 원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 " 였다. 지성하면 맨유이고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40위 권 밖에서 빌빌거리던 한국 축구가, 16강 본선 진출은커녕 그동안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1승조차 거두지 못했던 한국 축구가 4강 진출을 했으니 꿈은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데.말.입.니.다. 이 꿈이 그리 좋은 꿈이 아니었다. 

한국과 결전을 치룬 경기가 피파 100년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악랄한 오심 경기'로 화자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에게는 허니문처럼 달콤한 꿈이었지만 다른 나라가 보기에는 악몽에 가까운 비터문'이었다. 비열한 수를 쓰든 말든 이기고야 말겠다는 진심이 통했던 것이다. 모레노는 종편보다 무서운 편파로 한국에게 승리를 안겨주었고, 그는 고국에서 총에 맞아 죽었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인문학은 수문학으로 고쳐 써도 말이 된다. 짐승 수 (獸)를 써서 수문학이다. 인문학은 인간의 수성(獸性)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인간 본성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책은 대부분 성공과 처세를 다루는 자기계발서와 반성으로 시작해서 자화자찬으로 끝나는 신달자 식 에세이'가 대부분이다.

달달한 목소리로 아프니까 청춘이야, 라고 말하거나 당신의 무한 긍정을 믿습니다, 라는 박카스 광고 문구를 들을 때마다 현실 속 시궁창을 오아시스'로 만드는, 입 닥치고 무조건 와, 하라는 요구에  무릎 탁, 치고 우, 하게 된다. 인간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 우리 개는 절대 물지 않아요 ! " 라고 말하는 개 주인의 말이 생각난다. 물론 당신이 키우는 개는 주인을 물지는 않겠지만 지나가는 행인'을 물 수는 있어요. 그렇기에 우리 개는 절대 물지 않는다는 말은 일반화의 오류에 속한다. 눈알 불알이며 항문에 힘쓴다고 해서 치질한 내 환경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인간은 인성보다는 수성에 가깝다는 인문학적 결론에 나는 행복하다.  나 혼자만 쓰레기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 이 맛에 책을 읽는다. 너도 쓰레기다. 히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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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2-15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맛에 곰발님 페이퍼를 읽습니다. 너무 귀엽잖아요.ㅋㅋㅋ
그래도 곰발님 교회는 다녀오셨습니까? 아무리 사이비라지만 주일 하루 예배는 드리셨겠죠? ㅎ

저도 성악설을 믿는데 왜 성선설을 믿는다고 하죠?
사실 우리나라 기독교 초기 때는 몰라도 융성기 때 잘못된 교리가 오늘 날
후유증을 낳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와중에도 올바른 복음을 전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긴하죠.
전 요즘 김경집 교수의 <눈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이란 책을 조금씩 읽고 있는데
이분 정말 대단하다 싶어요.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엉터리로 전해졌는지 조목조목 따지고 캐는데 좋더라구요.
뭐 저는 좋지만 곰발님께 권할 자신은 없네요.
취향이 다를 수도 있어서...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6 18:16   좋아요 0 | URL
전 사이비라 교회는 부활절과 크리스마스 때만 갑니다.

초기 기독교가 한국 사회에 끼친 영향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훌륭한 역할을 했죠. 사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교회 단체가 했습니다.
문제는 교회가 대형화되면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 눈먼 종교... > 요거 함 읽어보겠습니다.

 

 

 

 



세월호 사건 : 책임과 회피

 

 

 

 

ㅡ 사람들은 주인(자유) 과 노예(구속) 가운데 주인의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노예를 갈망한다

 

 

 

영화 << 브레이브 하트 >> 에서 주인공을 연기한 멜 깁슨은 자신이 공개 처형 당하는 날, 최후 변론에서 이렇게 외친다. " freedom !!! "  이 말을 끝으로 그는 목이 잘린다. 자유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처절했으면 죽는 그 순간에 이토록 처절하게 절규했을까. 이 장면은 이 영화의 화룡점정이었다. 적막이 흘렀다. 눈물을 부끄러워하는 남자들은 여기저기서 애써 눈물을 참으려는 듯 헛기침을 했다, 마치 양파 때문에 눈물이 난다고 말하는 신파 드라마의 클리셰'처럼 ! 이 숭고한 죽음 앞에서 주먹 쥐고 괄약근에 힘주었으리라. 그런데 나는 이 " 뽕끼 " 가 너무 유치해서 요실금 환자처럼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 나왔다. 독재 타도, 엄마야, 화이팅, 하모 내 없으모 니가 장남이데이 알긋나 부탁한데이 ! 따위도 아니도 밑도 끝도 없이 대뜸 명사로 " 자유 !!!!!! " 를 외친다는 게 우습게 보였다.

 

물론 feedom이 대한 독립 만세 ㅡ 뉘앙스'이기는 하나, 적 앞에서 억울하게 죽는 마당에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 내가 감독이었다면 대사를 이렇게 수정했을 것이다. " 30초만 숨 쉴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네에 ? " 영화는 자유야말로 인간이 쟁취해야 할 A에서 Z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인간은 완전한 자유보다는 적당한 구속'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왜냐하면 완전한 자유는 그만큼 무거운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 실험'은 상부 명령에 쉽게 복종하는 인간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상부 명령에 복종한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자신은 죄 없다. 상부 명령에 복종한 것뿐이니 문제가 발생하면 명령 주체'가 책임져야 할 사항이지 자기 책임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홀로코스트 주범이었던 아이히만이 법정에서 내세운 논리도 책임 회피'였다. 자신은 그저 상부 명령에 복종한 것이기에 죄가 없다는 주장'이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도 같은 맥락이다. 국정원 소속 여성 직원'은 상부 기관인 조직 명령에 따랐을 뿐이다. 이처럼 인간이 자유 대신 복종'을 선택하는 이유는 책임 회피'에 있다. 방관자 효과( , bystander effect) 라는 사회 심리학 용어'가 있다. 키티 제노비스 (Kitty Genovese) 라는 이름을 듣고는 무릎 탁, 치며 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워낙 유명한 사건이니 말이다. 뉴욕 퀸즈 거리 주택가에서 한 여성이 죽는다. 범인은 윈스턴 모즐리'라는 똘아이'였는데 살해 동기는 묻지마 살인'이었다. 그는 35분 동안 세 차례나 범행 장소로 돌아와 죽어가는 여자를 칼로 찌르고 거리에서 죽어가는 여자를 시간한다.

그 시간 동안 제노비스는 비명을 지르며 살려달라고 소리치지만 창문을 열어 살인을 저지하려는 몸짓을 하거나 경찰에 전화를 거는 사람은 없었다. 당시 집에 있는 목격자는 무려 38명이나 되었다. 이것이 바로 방관자 효과 혹은 제노비스 신드롬'이라 한다. 원인은 책임 회피'였다. 누군가 경찰에 신고를 했을 것이라는 책임 회피성 추측이 비극을 낳은 것이다. 방관자 효과'와 일맥상통하는 실험이 신학생을 대상으로 한 " 선한 사마리아인 실험 " 이다. 실험군은 두 부류였다. 하나는 착한 사마리안'에 대한 설교 과제를 준 쪽과 다른 하나는 이와 관련이 없는 설교 과제를 준 부류로 나누었다. 그리고 야외 몰카'를 준비한다. 설교를 하러 가는데 길거리에 강도에게 습격을 당한 것 같은 사람이 쓰러져 신음소리'를 낸다.

두 부류 가운데 어느 쪽이 도움의 손길을 주었을까 ? 상식대로라면 선한 사마리아에 대한 설교를 준비하던 신학생이 더 많은 도움을 주어야 한다. 성경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는 노상 강도를 만나 죽어가는 사람을 극진히 보살피는 내용이니 말이다. 하지만 심리학 실험의 묘미는 엉뚱한 결과에 있지 않은가.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변수는 설교 시간에 있었다. 설교 시간이 촉박한 사람은 외면했고 반대로 설교 시간이 비교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거리에서 쓰러진 사람을 도왔다. 그러니까 설교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간이 중요했던 것이다. 이 실험에서 내가 관심을 가진 부분은 촉박한 시간'이 주는 책임 회피'였다. 도와주고는 싶지만 설교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움을 주지 못한다ㅡ라는 변명이 작동한 것이다.

여기서는 시간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구속이 방관자 효과를 발생시킨 것이다. 반대로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특정 시간 동안에는 자유로운 몸인 사람은 이 타자의 곤경을 쉽게 외면할 수가 없다. 잘못을 전가할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유는 사실 자유롭지 못하다. 오히려 적당한 구속과 복종이 더 자유롭다. 다시 말해서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고 구속에서는 회피할 수 있는 변명거리'가 발생한다. 그렇기에 완전한 자유보다는 적당한 구속이 편하다. 자유를 원한다고 ?! 웃기지 마라. 그것은 착각'이다. 세월호 사건'에서 내가 주목한 부분은 승무원이 보인 방관자적 태도'였다. 사고의 심각성에 비해 승무원이 보인 태도는 당황'했다기보다는 침착'했다. 그들은 철저하게 타인의 죽음을 방관했다. 사람들은 승무원이 보인 이 처절한 외면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시선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면 이해 가능하다.

그러니까 승무원이 보인 일사불란하며 초연한 외면은 책임을 전가시킬 대상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은 아니었을까 ? 서두에서도 지적했듯이 세월호 승무원들은 상부 명령에 따라 일을 처리한 것처럼 보인다. 그들에게는 상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책임 회피 심리'가 작동한 것이다. 그렇기에 타인의 죽음을 외면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지 않고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만약에 보이지 않는 권력의 상부 명령 없이 세월호 승무원들이 자체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해야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 아마, 그들은 적극적으로 구명'에 나섰을 것이다. 단순히 명령에 복종하는 주체가 아닌 자발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그 행위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주체적 사고보다는 단순히 명령에 복종하는 노예가 되었다. 세월호 사건에서 밝혀야 할 부분은 보이지 않는 권력의 실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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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2-14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면 세월호 승무원이 따랐다던 상부는 누구였을까요?
그 상부는 어떤 지시를 승무원에게 내렸길래 승무원은 그렇게 말하는 거구요.
지금 법원이나 여론은 선장에게 죄를 전가하는 추세잖아요.
그래서 선장에게 형을 구형하면 끝나는 건가?
좀 의문인건 대형 사고가 없었던 것이 아닌데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저를 포함해서 국민들이 너무 많이 슬퍼하고 공분했다는 건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민간인이 너무 많이 죽어서일까?
삼풍이 무너질 때, 성수대교가 붕괴 됐을 때의 충격보다 더 했던 것 같아요.
나만 이러나?


2015-02-14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15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16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철분 부족 사회 : 올림픽과 철거머리



 

 

 

 

 

 

 

 


올림픽'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이제 올림픽 같은 종합 운동회 형식'은 반갑지 않은 축제가 아닐까 싶다. 쿠베르탱 남작이 설파한 올림픽 정신'은 사라진 지 오래이다. ( 남작이 스포츠 마피아들이 장악한 작금의 작태를 본다면 납작 엎드려 통곡했을 것이다 ) 아예 육상 경기'이면 육상 대회, 수영 경기이면 수영 대회'로 나누어 소규모로 진행하는 게 합당하다. 20세기 스포츠'처럼 메달 수로 세를 과시하던 시대는 지났다. 모여라 꿈동산 식으로 과도하게 잔칫상을 차리다 보니 올림픽에 들어가는 비용과 자연 파괴'가 심각하다. 흔히 정부가 말하는 " 올림픽이 가져다 주는 경제 효과 ●● 조 " 따위는 실체가 없는 헛소리'다. 21세기 현대 올림픽은 이익 창출은커녕 엄청난 재정 적자'만 양산할 뿐이다. 

오죽했으면 올림픽의 저주'라는 소리가 나올까. 나가노 올림픽 재정 적자가 17조'라고 한다. 한마디로 " 나가노 " 는 동계 올림픽 이후 " 나가리 " 가 되었다. 올림픽 개최로 관광객 수가 늘어나 22조 원이라는 경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 헛소리 " 는  나가노 시 재정이 " 나가리 " 되면서 쏙 들어갔다. 자연을 파괴하고 만든 경기장은 축제 이후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 부는 언덕이 되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비용이 드는 자동차 주차장으로 사용한다고.  2주 간의 폼나는 카니발을 위해 4조 원'이라 돈을 쏟아부은 결과가 흙을 파서 콘크리트로 메운 운동장 시설과 빚 17조'다. 시설 관리 유지 비용을 따진다면 빚은 현재진행형으로 앞으로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정도면 " 포틀래치 " 는 저리 가라, 이다.

북아메리카 원주민은 부를 자랑하기 위하여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축제를 여는데, 그동안 축적한 재산을  거덜낼 만큼 모든 재화를 초대받은 사람에게 나누어준다. 꼴값(체면을 차리느라)하느라 한순간에 " 나가리 " 되는 경우'다. 축제에 초대받은 사람은 웬 횡재인가 싶지만 알고 보면 오히려 축제를 여는 주인보다 부담이 더 크다. 왜냐하면 초대받은 사람은 반드시 지금보다 더 큰 축제를 열어 화답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축제 규모가 적으면 사람들에게 밴댕이 소갈머리'라는 손가락질 받는다. 한마디로 체면 구기니 고개 들고 다닐 수가 없다. 올림픽은 현대판 포틀래치'다. 이 흥청망청'을 위해 평창 올림픽이 열린다. 대한민국은 한술 더 떠 올림픽 개최에 따른 예상 경제 효과를 65조 원으로 잡았다.

도대체 어떤 기준에서 계산된 셈법인지는 모르겠으나 65조가 앞으로 파생될 빚'이 아니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물론 올림픽으로 인해 이익을 보는 사람은 반드시 있다. 문제는 몇몇 소수'라는 데 있다. 평창 올림픽은 국민 세금으로 치뤄지나 이윤은 몇몇 철거머리'에게 돌아갈 뿐이다. 올림픽 이후, 지역 상권이 발달할 것이라는 지역 주민의 바람은 헛바람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나가노의 나가리'를 보면 장미빛 전망을 쏟아내는 헛소리는 더 이상 나오지 않으리. 철거머리'는 < 철거 > 와 < money > 가 합쳐진 조어'로 찰거머리를 빗대서 만든 말이다. 물론 이 말은 생소하다 못해 처음 들어볼 것이다. 내가 방금 지어낸 것이니 말이다. 하하. 여기서 철거는 원주민을 쫒아내는 행위를 뜻하고 머니는 철거 행위로 인해 파생된 이윤을 뜻한다.

이름마저 생소한 겨울 스포츠 운동장 건설을 위해 산을 깎는다는 측면에서 원주민이었던 나무가 잘리고 짐승이 터전을 잃으니 운동장 건설로 이득을 보는 이도 철거머리'다. 철거머리의 아버지로는 " 내가 해봐서 아는데... " 와 "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 " 라는 불멸의 유행어를 남긴 이명박 씨'가 있다. 민주주의와 정의 실현 따위와는 담 쌓고 지냈던 그가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토건'이었으니 머니 머니 머니 해도 운하 사업은 각하다운 발상이었다. 땅을 파다 파다 파다 결국 바닥이 보이니 이제는 물 속으로 삽질 경영을 확대한 것이다. 운하'라는 낭만적 축제를 위해 22조라는 엄청난 돈이 낭비되었으니 이 또한 " 포틀래치 " 라 할 수 있다. 파괴된 운하는 노래하는 뱃사공 대신 녹조와 이끼벌레가 대신한다.

각하 말대로 강물은 " 졸라 " 푸르게 변했다. 문제는 너무 푸르게 변했다는 데 있다. 이제 대한민국 강물은 시푸르뎅뎅하거나 시푸르죽죽하다. 한 인간이 강을 거대한 녹즙기로 만든 것이다. 청와대에 어처구니가산다면 강바닥에는 이끼벌레가 산다. 각하가 장기 집권했다면 나중에는 은하 사업'도 했을 것이다. 그는 아도니스'여서 은하마저 허벌나게 시푸르죽죽한 세계를 만들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철거머리'가 잘 사는 환경이 조성된 나라'다. 원주민이 터를 잡고 일군 일터는 철거머리'에 의해 쫒겨나기 일쑤다. 장사가 잘된다 싶으면 세입자를 쫒아내는 주인도 철거머리'이고, 골목 상권까지 진출해서 악착같이 서민의 이윤을 빨아먹으려는 대기업도 철거머니이며, 그린벨트 해제하고 산 깎아 이윤을 창출하는 이도 철거머니'이다.

철거머니가 기승을 부리니 원주민은 자신이 일군 터에서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멀어질수록 몸이 힘들다. 치솟는 집값 때문에 보다 먼 외각 지역으로 쫒겨나다 보니 출퇴근 시간은 그만큼 늘어나고,  아내( 혹은 남편)과 섹스할 시간은 부족하다. " 미안해, 여보 !  나 피곤해. 우리 각자 하루키처럼 각자 자위나 하자. " 시간이 없어서 말리지 못한 머리카락으로 버스에 오르다 보면 왜 사나 싶다. 사람들은 온통 젖은 머리로 핏기 하나 없는, 히마리 없는,  얼굴로 아이폰 액정 화면'만 보고 있다. 가뜩이나 창백한 얼굴은 발광 다이오드 극성에서 하사하는 형광에 의해 더 히마리 없는 얼굴처럼 보인다. 히히, 좋댄다.  거머리는 잘 죽지 않는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철거머리에게 피를 빨려서 현기증으로 고생하는 철분 부족 사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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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2-13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나가노 올림픽 관련 기사를 읽었어요. 사실 올림픽뿐만 아니라 월드컵 이후 개최도시의 현 상황을 소개하는 르뽀를 종종 나오기 마련인데 우리나라는 국제대회를 열면 경제효과에 무조건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여전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3 19:13   좋아요 0 | URL
전 봅슬레이 경기장 어떤 방식으로 재활용할지가 궁금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브라질 월드컵도 월드컵 비용 때문에 휘청거린다는 소리도 들리고... 이젠 규모가 너무 커졌어요.

활강 경기 고거 3일 치르는 데 그걸 위해서 수백억이 들어가고 500년산 나무 500그루가 잘려나가는 거 보면 비단 이익 창출 뿐만아니라 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