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멜의 모더니티 읽기
게오르그 짐멜 지음, 윤미애 외 옮김 / 새물결 / 2005년 2월
평점 :
예약주문


 

 

 

 

 

 


 

 

 

 

 

데칼코마니 : 비너스와 모나리자

 

 

 

 

르네상스 회화에 흔히 등장하는 미의 여신 " 비너스 " 를 보고 성적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성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했던 중학생 때에도 : 또래아이들이 벌거벗은 비너스가 등장하는 도록을 보며 침 닦고 아, 할 때 나는 입 닫고 우, 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에로 영화'를 섭렵했기에 그 나이 때는 이미 성적 권태에 빠진 상태'였다. 그렇다고 내가 죽으면 몸에서 사리가 발견될 정도로 성에 대해 무관심했던 경지에 다다른 것은 아니었다. 그저 " 비너스 " 가 못마땅했을 뿐이다. 신이 내린 완벽한 외모와 몸매를 보며 " 시바, 그래... 네 팔뚝 굵다 "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신화 속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르네상스 회화'에 대한 감동이 없었다. 하지만 << 모나 리자 >> 는 달랐다. 이 그림이 주는 후광 효과'도 있겠지만,

<< 모나 리자 >> 에는 확실히 기기묘묘한 아우라'가 존재했다. 이 호기심은 당연히 관심으로 이어졌고 리자 부인( 제목 모나 리자'에서 모나는 유부녀를 지시하는 단어이고 리자'는 사람 이름이다 )에 대한 책이나 관련 기사'는 꼬박꼬박 챙겨 읽었다. 내가 이 그림에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은 " 풀어헤친 머리카락 " 에 있었다. 지금이야 엘라스틴 모델처럼 긴 머리카락을 찰랑찰랑거리며 거리를 활보하는 게 매력이지만, 당시만 해도 머리를 묶지 않고 풀어헤친 모습으로 밖을 돌아다니면 게으르거나 행실이 좋지 못한 여자'라고 손가락질을 받고는 했다. 풀어헤친 머리카락은 성적인 것과 관련이 있었다. 그렇기에 머리를 풀어헤친 모습을 볼 수 있는 사람은 가족들 밖에 없었다. 르네상스 시대 그려진 개인 초상화'를 보면 여성 모델들은 모두 머리를 단정히 묶거나 모자'를 썼다.

http://myperu.blog.me/20113231534 : 모나리자는 왜 머리카락을풀어헤쳤나


동시대 그림들 ▼

 

 

 

 

 

 

 

 

 

펼친 부분 접기 ▲

 

화가 또한 외간 남자'이니 머리를 풀어헤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 모나 리자 >> 속 모델은 왜 머리를 묶지 않았을까 ? 이 지점에서 나는 서당 훈장에게 밥 좀 얻어먹은 개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다 빈치와 리자 부인은 서로 " 얼레리 꼴레리1 " 하는 사이가 아니었을까. 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리자 부인의 은밀한 내연남'으로 설정하고는 혼자 낄낄거렸다. 그런데 이 추론은 지금 생각해 보면 엉터리'에 가깝다. 당시 화가는 계급 서열이 높지 않았다. 그림 의뢰가 들어오면 화가가 그림 의뢰인 집에 가서 그림을 그렸다. 집에 남편이 버젓이 있는 마당에 리자 부인이 화가가 보는 앞에서 머리를 풀어헤친 채 앉아 있었다 ?  납득이 가지 않는 설정이다. 의문점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이 그림을  의뢰인에게 전달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자신이 보관하고 있었다. 이 의문점을 한방에 해결해 주는 주장이 나왔다. 캐나다 과학자들이 적외선 촬영과 3차원 기법을 동원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초기 그림은 머리를 풀어헤친 지금의 모습과는 달리 머리를 묶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분에서 나는 무릎 탁, 치고 아, 했다.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는 대목이었다. 내가 내린 추론은 다음과 같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지오콘도 공작이 부인의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지오콘도 공작 집에 가서 리자 부인 초상화를 그리다가 그만 사랑에 빠진다. 쉽게 말해 짝사랑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그림 의뢰 약속을 파기한 후 집에 돌아와 머리를 묶었던 초기 그림에서 머리를 풀어헤친 지금의 모습으로 수정한다.

그러니까 이 그림은 다 빈치 혼자서 감상하기 위해 그린 음화'인 셈이다. 그럴듯한 추론이지 않은가 ? 다 빈치는 이 그림을 보며 음란한 상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말입니다 !  모라 리자'를 둘러싼 온갖 " 설설설 " 은 내가 이 그림에 매혹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내 수수께끼의 핵심은 < 나는 왜 완벽한 비너스보다 불완전한 리자 부인'에게 끌리는가 ? > 에 있다. 예술이 " 미'를 향한 궁극 " 이라면 사람들은 모나 리자'보다 아름다운 비너스'에 끌려야 한다. 곰곰 생각했다. 다시 곰곰 생각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데칼코마니'였다. 누구나 한 번쯤은 미술 수업 시간에 데칼코마니 수업을 받았을 것이다. 물감을 뿌린 후 도화지를 반으로 접었다 펼치면 완벽한 좌우 대칭이 된다. 이것을 데칼코마니'라고 한다. 

비너스나 바비 인형 혹은 일본 애니 속 미녀 그림은 모두 데칼코마니형 미인'이다. 강남 성형 미인'도 전형적인 데칼코마니형 미인상'이다. 강남 성형 미인도의 핵심 기술은 " 짝짝이 " 를 " 짝짜기(캐스터네츠) " 로 만드는 데 있다. 쉽게 말해서 좌우 비대칭인 짝짝이 눈을 성형 기술로 좌우 대칭으로 만든다. 미인의 기준은 비율과 좌우 대칭'에 있다. 하지만 인간 신체는 대부분 좌우 비대칭으로 이루어져 있다. 팔 길이만 해도 그렇다. 오른팔 길이와 왼팔 길이는 서로 다르다. 여자 젖가슴도 마찬가지다. ( 아, 사랑스러운 젖가슴 ) 크기가 조금씩 다르다. 당연히 왼쪽 얼굴과 오른쪽 얼굴도 차이가 난다. 그렇기에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비너스, 바비 인형, 성형 미인은 인간적이지 않다.

다 빈치의 < 모나 리자 > 가 < 비너스 > 와 다른 이유는 바로 불완전한 비대칭'에 있다. 잔가시 많은 생선 살을 고르듯이 그림을 꼼꼼하게 뜯어보면 좌우가 비대칭'이라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우리가 완벽한 비너스보다 불완전한 모나 리자'에게 끌리는 이유는 모나 리자'가 보다 인간적이기 때문에 그렇다. 게오르그 짐멜도 << 얼굴의 미학적 의미 >> 라는 글에서 같은 주장을 한다.



합리주의는 대칭을 추구하는 반면에, 개별성은 언제나 비합리적인 그 무엇을, 즉 미리 결정된는 모든 원칙을 기피하는 그 무엇을 지닌다. 그러므로 얼굴의 양쪽을 대칭으로 표현하는 조각은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양식에 의존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개별적 차이를 기피한다. 반면에 회화는 얼굴 양쪽의 직접적인 외양을 상이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ㅡ 이는 다양한 윤곽의 묘사와 명암의 배치에 의해서 가능하다ㅡ 처음부터 더 개인주의적인 특성을 보여준다.


- 게오르그 짐멜, 얼굴의 미학적 의미 중


짐멜의 말을 적용하자면 비너스는 합리성'를 대표하는 미인이고, 모나 리자'는 비합리성을 대표하는 미인'이다. 이 사실을 내 식대로 말하자면 비너스는 " 짝짜기 " 이고 모나 리자는 " 짝짝이 " 다. 송강호가 장동권보다 매력적인 이유는 바로 비합리성이 주는 개별성(개성)에 있다. 송강호는 얼굴이 좌우 비대칭'이기 때문에 송강호가 카메라 정면을 응시하게 되면 비대칭적 얼굴이 도드라진다. 영화 << 살인의 추억 >> 에서 송강호는 자주 카메라 정면을 응시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관객은 이 비대칭 구조로 이루어진 얼굴에 압도당하게 된다. 인간의 시각적 정보는 동일성'보다는 차이'에 각인되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걸음걸이보다 절룩거리는 걸음걸이'가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는 이유이기도 하다. 차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야생의 흔적'이다. 사자가 들소 무리를 사냥할 때 제일 먼저 보는 것은 무리 가운데 걸음걸이가 이상한 들소'다.

대한민국이 성형 미인 천국이 된 이유는 바로 맹목적 합리주의를 추구한 결과'이다. 한국 사회'가 강박적 합리주의에 빠졌다는 것은 미국식 자본주의보다 더 자본주의화'되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조지 리처가 << 맥도날드, 맥도날드화 >> 에서 지적한 합리주의'는 효율성, 예측가능성, 계산가능성, 통제가능성'이다. 쉽게 말해서 합리주의는 앞으로 일어날 모든 상황에 대한, 예상가능한 모범 답안을 만드려는 욕망이다. 여기에는 과학 중심 주의'가 똬리를 틀고 있다. 합리주의는 전지전능한 힘으로 시스템을 콘트롤할 수 있다고 믿는다. 청기 올리라고 하면 청기를 올릴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합리주의'다. 만약에 청기 올리라고 했는데 백기 올리는 놈은 예외 상태에 놓이게 된다. 쉽게 말해서 이상한 놈 되기 일쑤'다. 그러한 합리주의적 태도는 노조 파업을 다루는 언론의 자세를 보면 알 수 있다. 노조가 파업을 하면 언론은 앵무새처럼 파업 시 경제손실액을 계산한다. 그들은 파업을 단순히 효율성, 예측가능성, 계산가능성 문제로만 접근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미국보다 더 미국적 합리주의에 빠져 있다.

 

인간 존재는 " 합리적 " 이기보다는 " 비합리적 주체 " 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불완전성'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그렇기에 불완전한 비합리적 주체'를 규격이 정해진 쇠 틀 안에 가두려고 하면 할수록 반발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합리성'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큼 훌륭한 가치가 아닐 수도 있다. 송강호의 얼굴을 보면 답이 나온다. 좋은 연기'는 비대칭적 얼굴에서 나온다 ■















 

  1. 어원)알나리깔나리 : 아이들이 서로 놀리는 말. '알나리'는 나이가 어리고 키가 작은 사람이 벼슬을 했을 때 농담 삼아 '아이나리'라는 뜻으로 이르던 말이며, '깔나리'는 꼬마나리를 빠르게 덧붙인 말이라고 한다. 얼레리 꼴레리'같은 말은 다 '알나리깔나리'가 변해서 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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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3-06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어원이 그런 거였군요. 곰발님은 모르는 것이 없으십니다.

살인의 추억을 꽤 꼼꼼히 보셨나봐요. 얼마 전 영화 티비에서 해 줘서
봤는데 전 그런 것 까진 생각 못해봤네요. 단지 푸른 소금이었나? 신세경 나오는.
거기서 이 남자 제법 매력적이기도 하네. 그랬는데...

저는 오히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박중훈과 장동건이 확실히 비교되더군요.
장동건이는 잘 생기기만 했지 확실히 끌리지는 않죠.
근데 박중훈이 그 영화에서 정말 캐릭터 연구를 많이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자라처럼 목을 쭉 빼고 걷는 폼이 예사롭지 않잖아요.
처리해야 할 상대를 만났을 때 태도도 그렇고.
박중훈 그다지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었는데 열심히 하는 배우는 존경스럽더라구요.

참, 그래서 모나 리자를 띠어 쓰기해야 하는 거였군요.
옛날엔 붙여 썼잖아요.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3-06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가 모르는 게 없습니까. 그냥 네이버 검색했더니 옆에 딸려나오더군요. ㅎㅎㅎ

살인추억은 거의 10번 정도 보았습니다. 제가 본 거 또 보는 성격이라서요. 볼수록 재미가 있습니다.
박중훈과 장동건.. 그래요. 저도 이상하게 조각같은 얼굴은 끌리지 않습니다.
제임스 딘 같은 경우는 정말 얼굴이 비대칭입니다. 비대칭이 오래 살아나믐...

박중훈도 호불호가 갈리죠. 자기에게맡는 역을 맡으면 연기가 좋은데 해운대 같은 영화 맡으면 정말 병맛 연기`를 하기 됩니다.

원래 제목은 붙여쓰기 하니 붙여써도 되고 듸어 써도 되고 뭐... 그런 거 아닌가요...

cyrus 2015-03-06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미술사 전공수업 때 들은 얘기입니다. 보티첼리의 비너스 그림이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귀족 부부의 방에 걸렸다고 합니다. 신혼부부의 금슬을 더욱 뜨겁게(?) 하라는 의미에서 이 그림을 걸었으리라 추측합니다. 18세기 낭만주의자들은 비너스에 성적 매력을 느꼈을 거예요. 비너스가 창백한 결핵 환자처럼 보이니까요. 결핵에 걸려서 허약하고 창백한 피부를 가진 여인이 당시 낭만주의 시대 때 미녀였습니다. 실제로 연구가들이 비너스의 모델이 결핵 환자가 아닐까 추정도 한 적이 있어요.

‘알나리깔나리’의 어원을 보면서 90년대 중반에 나온 만화 ‘마법사소년 코리’의 주문이 생각났어요. 코리라는 주인공이 만날 하는 주문이 ‘알라깔라 또깔리비 또깔라비 띠’였어요. 요즘 아이들은 해라포터의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를 마법 주문으로 먼저 떠오를 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3-07 13:23   좋아요 0 | URL
알라깔라 또깔리비 하니 발음이 참 웃기군요. 코미디언들이 자주 주문하던 것인데......
하긴 결핵이 옛날에는 예술병이라고 해서 낭만적으로 접근하기는 했죠.
시러스 님 말씀 듣고 다서 그림 보니 정말 결핵 환자처럼 창백하네요.
다크서끌 잔뜩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iforte 2015-03-07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미술시간에 들은얘기로는, 문학에 등장하는 미녀들 중 눈이 사시인 사람들이 있다 하더이다. 눈의 초점이 정확히 맞으면 상대방의 시선을 반사하지만, 눈의 초점이 살짝 어긋나면 상대의 시선을 흡수해서, 그런 여자한테 매력을 느끼게 된다고요. 살짝 불완전함이 완벽함보다 더 매력이 있다는데 동의 합니다. 아니, 동의허고 싶습니다. 그래야 외모도, 성격도 완벽하게 타고나지 못한 일인으로서 삶의 위안을..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5-03-07 13:27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엔 제임스 딘`도 사시입니다. 약사시`라고 하죠.
약간 사시`를 약사시`라고 하는데 제임스 딘`이 전형적인 약사시`죠.
한국에서는 문근영이 약사시`라고 하죠 ?
제가 무척 좋아하는 배우 가운데 한 명이 포레스트 훼테커`인데
이 양반도 약사시`입니다. 눈빛이 참... 묘해요. 이 배우....
그래서 저는 사시`에 매력을 느낀다는 거 100%이해합니다.

특히... 이건 추측인데 왜 시각장애인 얼굴을 보면 악하게 생긴 얼굴이 하나도 없어요. 신기하지 않습니까.
앞을 못 본다는 것은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얼굴에 나타나는 거 아닌가라는 이상한 생각을...

iforte 2015-03-07 22:45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크라잉 게임에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헉.. 이런 오래된 영화를 기억하다니.. 아마도 보이 조지 노래를 조아해서.. 헙.. 보이 조지 역시 오래된 가수네.. 갑자기 보이 조지 노래가 땡기네여. 보이 조지 노래 들으러 갑니다. 휘릭~

곰곰생각하는발 2015-03-08 13:32   좋아요 0 | URL
크라잉 게임 워낙 인상적인 작품이라.. 닐 조던이 크라잉과 푸줏간 소년 이후에는 영 나오는 영화가 그렇습니다. 옛날 그림은, 벌거벗은 여자 모델이 등장할 때, 그림 속 여자는 정면을 응시하지 않았다고 하죠. 관객이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랍니다. 훔쳐보는 것을 들킨 듯한 느낌이 들어서라네요.
그래서 마네인가요 ? 올랭피아인가 뭐 그런 그림에서 벌거벗은 모델이 정면을 응시해서 한바탕 논란이 되었다고....




마립간 2015-03-07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판단은 이렇습니다. 세상의 어느 면은 플라톤-노자주의(합리주의)적이고 또 다른 어떤 면은 디오게네스-양주주의(비합리주의)적입니다. 작용 원리를 잘못 적용하면 오류가 발생하죠.

그리고나서 제 의문은 플라톤-노자주의, 아리스토텔레스-장자주의, 디오게네스-양주주의가 합져질 수 있느냐, 즉 가치관이 일원一元이었을까, 다원多元이었을까. 다원으로 추즉합니다만.

곰곰생각하는발 2015-03-07 13:30   좋아요 0 | URL
마립간 님의 말씀을 달리 말하면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합리주의는 과학주의이고 비합리주의는 자연주의`가 아닌가 라는....

저는 이 사회가 합리주의`를 강요하는데 사실 합리주의`에는 불합리한 것이 많습니다.
합리주의인 척하는 불합리주의`라고나 할까요....

수다맨 2015-03-08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칼코마니형 미인상이라는 말이 솔깃하네요! 좋은 연기는 비대칭적 얼굴에서 나온다는 마지막 문장에 크게 공감합니다. 요즘은 뭐랄까, 송강호 같은 얼굴을 찾는 게 의외로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남자건 여자건 죄다 인형 같은 얼굴만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영화 또는 드라마를 보면 저게 사람 사는 세계라기보다, 인형들 소꿉놀이를 보는 착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3-09 13:58   좋아요 0 | URL
데칼코마니 미인상은 잠깐 스타가 될 수 있지만 오래 스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송강호나 다른 주연급 조연 보십시오. 주름.. 이런 거 두려워할 필요 없습니다.
연기에서 중요한 게 주름이란 사실을 잘 모르는 거 같아요..

42zone 2019-11-01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낄낄거리며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한식은 실패했다

 

 

 

 

 

남편은 " 녹색 성장 " 한다고 강을 온통 초록색 똥물로 만들더니, 아내는 밖에서 " 한식 세계화 " 한다고 한식 재단을 만들어서 600억이란 돈을 쏟아부었다. 각하와 그 부인 이야기'다.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지구촌 세계 여행을 하며 한식가이드북 출판기념회를 열었는데, 이때 조촐하게 다과 체험 행사'를 진행하면서 사용된 지출액이 런던 8천 987만 원, 파리 9천 483만 원, 브뤼셀 4천 769만 원'이다. 어린이날(부처님 오신 날이었던가?!) 행사로 청와대에 초대한 동자승'에게 다과로 오리온 고래밥'을 내와서 욕을 바가지로 먹었던 전력에 비추면 과자 부스러기 비용으로 9천 483만 원이 지출되었다는 점이 믿기지 않는다. 이때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인사들이 20명 남짓이라고 한다. 이를 1인당 비용으로 환산하니 다과 비용으로 런던은 449만 원, 파리는 474만 원, 브뤼셀은 238만 원이 지출된 것이다.

 

부창부수라고 남편이나 아내나 남의 돈으로 돈을 물 쓰듯 하는 자세는 똑같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한식은 세계화'하기 힘든 품목이다. 음식 세계화'라는 말은 달리 말해서 " 음식(맛) 통일화 " 이다. 맥도날드가 음식 세계화를 뛰어넘어 문화 현상으로까지 발전한 데에는 음식 맛이 동일했기에 가능하다. 인도에서 먹는 맥도날드나 중국에서 먹는 맥도날드나 미국에서 먹는 맥도날드나 맛이 동일하다는 소리'이다. 이처럼 동일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 레시피의 계량화 " 가 필수다. 소금 한 숟가락 설탕 두 숟가락 따위가 아니라 소금 몇 그램, 설탕 몇 그램 식'으로 계량화되어야 한다는 소리'이다. 그렇다면 한식 문화는 어떨까 ? 소금 한 숟가락 넣고 설탕 두 숟가락 넣어라, 라는 주문은 그래도 양반이다.

대부분은 " 적당히 ! " 로 통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음식이 한식'이다. << 적당히 >> 라는 감각은 오로지 부엌 주인만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이다. 그렇기에 옛날에는 김치 맛이 모두 달랐다. 하지만 판매용 김치'가 출시되고 학교 급식 문화가 보급되면서 김치 맛은 하나로 통일되었다. 과연 통일된 김치 맛이 한식 문화를 대표하는 맛이 될 수 있을까 ? 역설적이지만 한식은 " 한식 레시피의 계량화 " 가 완성되는 순간 의미를 잃는다. 개인적 판단이지만 인간의 신체 부위 가운데 기능이 가장 떨어지는 부분은 눈과 혀'다. 한국인 가운데 팔 할은 스스로를 미식가'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누군가의 메시지에 세뇌당한 것이다. 당신의 혀가 최종 선택한 맛집은 스스로 결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외부 요인에 의해 수동적으로 선택된 것일 확률이 높다.

노란 달걀과 흰 달걀의 경우, 맛은 흰 달걀이 뛰어나지만 대중이 선택한 것은 비린내나는 노란 달걀이었다. 그러니까 대중은 맛있는 달걀보다 맛없는 달걀을 선택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누군가가 상업적 이득을 위해 노란 달걀이 흰 달걀보다 맛있다고 유포했기 때문이다. 짜장면도 마찬가지'다. 대중이 선택한 것은 갈색 짜장면이 아니라 검은색 짜장면이었다. 모든 장이 그렇듯이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진해지기 마련이다. 삶은 콩으로 숙성시키는 춘장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짙게 변한다. 춘장을 만드는 제조사들이 경쟁사를 이기기 위해 갈색 춘장은 숙성이 덜 됐고 검은색 춘장은 숙성이 오래되었다는 증거라며 입소문을 냈고 대중은 검은색 짜장면을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오랜 숙성 기간의 결과라고 입소문을 낸 검은색 춘장은 사실 카라멜이란 천연 색소로 만들어진 색에 불과했다.

이처럼 대중의 혓바닥은 반드시 맛있는 쪽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닭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닭은 35일 자란 닭으로 무게가 1.5킬로그램인 영계 ( 일명 " 팝콘치킨 " 이라고도 한다. 최단 시간 안에 무게를 최대한 늘린 닭이다. 닭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무게에 짓눌려서 다리가 부러지기도 한다 ) 이다. 한국인은 영계가 맛있어서 영계를 찾는다고 하지만 한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는 50일 지란 무게 2.7킬로그램'인 닭을 먹는다. 영계는 닭 비린내가 나고 식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미식가가 많기로 소문난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선택이다. 한국인만 영계가 맛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여기에도 상업적 계산이 깔려 있다. 한국 닭이 영계를 사용하는 이유는 좁은 사육장에 병아리를 최대한 많이 가두기 때문이다. 공간이 워낙 협소하다보니 병아리 한 마리'가 병에 걸리면 좁은 우리에 갇힌 병아리가 모두 병에 걸려 집단 폐사할 확률이 높다. 그러니 생육일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사육비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당신이 맛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은 맛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이윤을 목적으로 한 이익 집단의 불순한 개입'에 좌지우지된 결과다. 자발적 선택이 아니라는 소리'이다. 혓바닥이 감히 당신의 뇌를 속인 것이다. 한국 음식은 자본주의 사회가 되면서 점점 식재료 본연의 맛을 잃어버리는 쪽으로 발전했다. 모든 한식의 팔 할은 양념장 맛 하나로 통일되었다. 고등어 조림이나 갈치 조림이나 병어 조림이나 대동소이'하다. 식재료 맛은 이 할이고 양념장 맛이 팔 할을 차지했다. 한식이 세계화'가 되기 위해서는 양념장 맛을 거둬야 한다. 하지만 혓바닥이란 옹고집이어서 쉽게 잘못된 맛을 버리지 못한다. 한식(세계화)는 실패했고, 앞으로도 계속 실패할 수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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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3-03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언제 또 우리의 마님께서 그런 일을 해서 돈을 옴팡 날리셨나요?
하는 일이 다 그렇죠 뭐.ㅠ

곰발님 글을 읽으니 좀 슬퍼지는데요? 나름 우리 한식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는데 말임다.
믿어야할지 말아야할지 모르겠군요.ㅠ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5-03-03 19:32   좋아요 0 | URL
한식이 후지다는 소리가 아니라 한식을 상품화하려는 정책이 실패했고,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소리입미다.
제가 보기엔 한식 정책은 얄딱구리한 퓨전 레시피로 승부하면 백전백패죠.
오히려 음식문화는 관광상품과 연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쿠, 뭐 굳이 음식 가지고 그걸 상품으로 만들려는 것 발상 자체가 웃긴 거죠....
김치칵테일 만드는 게 한식인가요. 김윤옥 여사 한다는 게 고작 김치 칵테일 ?! ㅎㅎㅎ 웃긴 일...

꼬물거리는우주 2015-03-04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생각하셨을 표현에 놀라 가끔 눈치채지 못하지만 발로 뛰어 수집한 듯 풍부한 근거가 인상적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3-04 15:56   좋아요 0 | URL
아, 풍부한 자료는 아닙니다. 그냥 이리저리 주운 풍문으로.. ㅎㅎ

마립간 2015-03-04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 음식, 일본 음식 그리고 이태리 음식(이태리는 유럽에 있는 동양?)은 tasty & healthy에 비해 한국 음식이 양쪽 모두에서 뒤떨어진다는 것은 좀 의외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3-04 15:55   좋아요 0 | URL
한국음식이 나트륨 함량이 많아서 그런 것 아닐까요 ? 하긴 나트륨하면 미국음식도 만만치 않치만....
확실히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기엔 한국 음식 냄새`가 그리 좋은 건 아닌가 싶습니다.

마립간 2015-03-05 08:05   좋아요 0 | URL
곰곰발 님, 위 도표 출처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원 논문이 궁금해집니다. 입맛이나 건강 두가지 모두 객관화, 계량화를 하기 힘든 연구인데, 연구 방법이 무엇이었을까요? 개인적으로, 편견에 의한 결과로 그 이상에 의미를 두지 않지만, 제 생각이 맞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지는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3-06 12:24   좋아요 0 | URL
글적긁적....
출처는 모릅니다.. 제가 저 도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이유도
출처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거.. 뭐, 신용있는 거라기보다는
맛 칼럼리스트 개인의 취향 아니겠습니까..

Jin Jui 2015-07-23 03:09   좋아요 0 | URL
출저요? 당연히 없죠. 왜냐구요 한국인이 만든거거든요.
디시 기타음식갤러리에서 만든건데 어떤 덕후가 만든겁니다. 나라별 밥그려놓은거
모아서 우스개로 만든겁니다. 아무런 출저도 없는 자료를 믿는것도 웃기지만 이걸가지고 그대로 믿고
이렇게 떠돌아다니느것도 웃깁니다;;

구글검색은 그냥 뻘로있나요??? 검색해보시면 한국웹밖에 안뜹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7-23 09:48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구글로 함 검색해야겠씁니다. 고급진 정보 고맙습니다.

수다맨 2015-03-04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부가 저 모양으로 돈을 쓰고 다녔군요. 둘 다 당장 감옥에 넣어야 할 텐데, 아쉽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3-06 12:26   좋아요 0 | URL
하나하나 죄를 나열하면 엄청나게 많을 것 같습니다. 과연 법 적용하면 몇 년이 선고될지 자못 궁금
 
할로우맨 감독판(1DISC) - 할인행사
폴 버호벤 감독, 케빈 베이컨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Holloween man



폴 베호벤 : " 어둡고, 무시무시하고, 긴장감 있는 이야기다. 이 모든 것이 플라톤의 << 국가론 >> 2권에 나오는 일화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명인간으로 만들어주는 반지를 발견한 남자는 궁전으로 가서 여왕과 동침을 하고 왕을 죽인 다음 스스로 왕이 되었다고 한다. 플라톤은 인간이 내재적 도덕률 때문에 올바르고 겸손하게 산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회의 구속력에 어쩔 수 없이 순종하기 때문에 그런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말한다. "

ㅡ Interview with  제이 홀벤 中



계체량 심사를 위해 저울 위에 오르는 권투 선수의 조심스러운 발끝처럼 여왕은 마술 거울 앞에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묻는다.  " 거울아, 거울아 !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 " 거울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 바로 당신입니다 ! " 라고 대답한다. 여왕은 거울 속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누구나 다 아는 백설공주 이야기'다. 모르면 간첩이고, 너무 많이 알면 빨갱이'다. 세월이 흐른 후, 여왕은 거울에게 다시 묻는다. 거울 속에는 여왕 얼굴 대신 백설 공주 얼굴 이미지가 아지랑이처럼 아른아른 피어오른다. 흑단 머리에 하얀 피부 그리고 새빨간 입술......  말하는 거울은 들뜬 목소리로 대답한다. " 백설공주가 제일 예뻐여, 헤헷 ! " 여왕은 주먹 불끈 쥐며 괄약근 꽉 조인다.

 

그런데 백설공주 이야기에서 판타지를 제거하고 사실적으로 각색하자면 " 말하는 거울 " 은 여왕의 자기 내면 목소리'일 가능성이 높고, 거울 속에 비친 얼굴도 자기 얼굴일 가능성이 높다. 거울 속에 비친 자기 얼굴(혹은 목소리)을 타자'로 오인'하는 경우'이다. 기괴한 풍경처럼 보이지만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시행착오'이다.  개가 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며 으르렁거리듯이, 사회화 과정을 학습하지 못한 생후 6개월 ~ 18개월된 신생아'도  처음 거울을 보게 되면 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다. 그러니까 신생아'도 여왕처럼 거울 속에서 타자(라고 착각하는 자신)를 보는 것이다. 하지만 신생아는 몇 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때 느끼게 되는 황홀감이란 ! 라캉은 이 과정을 " 거울 단계(상상계) " 라고 명명하면서 이 단계를 거쳐야 상징계'로 진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상징계란 말과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뜻한다. 이 말은 곧 사회화된 신체'를 의미한다. 라캉이 백설공주 이야기'를 분석했다면 << 여왕 >> 을 " 거울 단계 " 이론으로 설명했을 것이고, 프로이트라면 " 구순기 고착(자기애) " 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거울 단계와 구순기'는 서로 상응한다. 즉 거울 이미지에 집착하는 여왕은  인간의 자의식, 공격성, 경쟁, 자기애, 질투 그리고 이미지들에 매료되는, 상상계에 고착된 캐릭터'다. 거울 단계(상상계) 이전이 초법적인 어머니-영역이라면 말과 언어 학습을 통해 사회화 과정을 배우게 되는 상징계'는 법이 지배하는 아버지-영역'이라 할 수 있다.

 

 

 

폴 베호벤이 연출한 영화 << 할로우 맨, 2000 >> 은 태아와 산모가 분리되지 않은 모태(코라, chora) 상태를 탐구한다. 투명 인간이 된 과학자 세바스찬 케인'은 거울을 통해 자기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에서 거울 이전 단계'로 퇴행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몸과 얼굴이 없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체면이 없다( 體面 : 몸 체, 얼굴 면 ). " 체면 " 이라는 개념은 사회적 명예와 평가가 반영된 얼굴로 체면이 없다는 말은 수치심을 모른다는 것과도 연결된다. 정신분석학자 줄리아 크리스테바'는 수치심이 없는 세계를 어머니의 세계(chora)로 구분하고 수치심이 있는 세계를 아버지의 세계로 나눴는데, 그에 따르면 고전 소설 << 로빈슨 크루소 >>에서 로빈슨 크루소'가 사는 무인도는 전형적인 어머니의 세계'가 지배하는 영토'다.  

무인도에 고립된 사람은 체면을 차리기 위해서 굳이 타자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 그는 격식을 차릴 필요도 없고, 법을 지킬 의무도 없으며, 벌거숭이인 채로 아무 데서나 똥을 산다고 해도 체면이 깎일 이유는 없다. 로빈슨 크루소는 얼굴은 있지만 체면은 필요 없는 존재다. 과학자 세바스찬 케인도 마찬가지'다. 그는 로빈슨 크루소처럼 무인도에 고립된 인간은 아니지만 아무도 그를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처지'가 된다. 라캉의 지적질을 빌리자면 누군가가 나를 응시할 때 비로소 나는 존재한다. 이처럼 타자의 응시에 의해서만 < 나 > 는 존재하기에 투명 인간 케인은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다. 세바스찬 케인은 얼굴도 없고 체면도 없다. 

체면이 없으니 체면 깎일 일도 없고 체면 차릴 일도 없다. 영화 << 할로우 맨 >> 은 체면을 잃어버린 남자의 욕망'을 다룬다.

 

 

 

 

​▶ 세바스찬 케인'이 투명 인간이 되는 과정은 이 영화의 화려한 볼거리 가운데 하나'이다. 이 장면은 매끄러운 피부 속에 감추어진 비체( 토사물, 피, 내장, 오물, 고름 따위)를 보여준다. 껍데기에 불과한 성인의 피부는 흉물스러운 비체'를 감춘다. 또한 이 장면은 피와 살이 완전히 돋지 않은, 채 자라지 않은 자궁 속 태아'를 연상시킨다. 세바스찬 케인은 시간을 거슬러 어머니의 분비물에 둘러쌓인 태아를 경험한다. 이 영화는 무에 대한 욕망, 타나토스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다룬다. 

 

 

 

영화는 처음에는 공상과학영화'라는 공식에 충실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느닷없이 공포 영화'로 전환된다. 시작은 << 할로우 맨 >> 이었지만  끝은 << 할로윈 맨 >> 으로 치닫는다. 폴 베호벤은 성장 코드'를 반대로 진행하여 " 육체의 퇴행 " 을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육체의 퇴행 " 이라는 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 세바스찬 케인은 시간은 거꾸로 간다 ㅡ 버전 >> 이라 할 수 있다. 영화가 진행될 수록 그의 신체는 오물투성이로 뒤범벅이 된 비체( abjection, 卑體 / 非體 ) 가 되어간다. 아브젝션(abjection)은 라틴어 " abjectio " 에서 유래했다. 줄리아 크리스테바'가 공포 심리를 분석하면서 " ab jection "  을 선택한 이유는 주체(sub ject) 도 아니고 객체(ob ject) 에도  포함되지 않는, 주류 영토에서 추방당한 신체를 다루기 위해서다. 

접두사 ab- 는 벌어진 틈, 분리, 제거'를 의미하는데 내던져 버리는 행위를 지시하는 " jectio " 와 결합하여 비참, 타락 혹은 비천한 상태라는 의미를 생성한다. 그러니까 << 비체 ㅡ 이미지 >> 는 집 안의 청결을 위해 분리 수거된 후 집 밖으로 내다 버려진 쓰레기 봉투 속 내용물과 비슷하다. 비체 이미지'는 우리가 일상 생활을 하면서 버린 것 : 파 뿌리, 양파 껍질, 상한 음식, 애완견 배변 시트, 퉁퉁 불은 국수 몇 가닥, 시커멓게 탄 음식, 정액에 담긴 콘돔, 건강을 위해 살점에서 도려낸 비계 껍데기, 생리대, 가래, 더러운 오물을 닦은 휴지 따위'와 유사하다. 그것들은 항상 청결을 위해 분리되고 은밀하게 제거된다. 줄리아 크리스테바'가 " 비체 " 라는 개념을 끌여들어서 말하고 싶었던 것도 이와 같다.

그녀는 몸의 청결을 위해 몸 밖으로 분리된 후 은밀하게 수거되는 목록에 주목한다. 비체 이미지는 몸의 구멍에서 쏟아낸 똥, 피, 오줌, 고름, 눈물, 토사물, 콧물, 침 따위'이다. 이러한 비체 분비물로 범벅이 된 신체는 청결을 강조하는 사회에서는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비체를  (전염성 강한) 질병에 걸린 육체'로 인식한다. 현대인에게 비체1는 접촉 금지 대상'이다. 대표적 불가촉천민(접촉 금지 대상)'이 바로 드라큘라'인데 신체가 거울에 비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드라큘라 또한  주체도 아니고 객체도 아닌 非體이면서 卑體이다. 투명 인간인 세바스찬 케인도 신체가 거울에 비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드라큘라와 동일하다. 영화 << 할로우 맨 >> 에서 세바스찬 케인'은 피 범벅'인 채로 관객에게 모습을 드러내는데 말 그대로  " 핏덩어리 " 이다.

이 모습은 마치 자궁 밖으로 적출된, 갓 태어난 태아의 모습을 닮았다. 이처럼 케인은 퇴행을 거듭할수록 더욱 폭력적으로 변한다. 관객이 피범벅이 된 케인'에게 느끼는 불쾌감은 폭력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더러운 비체 분비물'에 있다.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피범벅이 된 케인 이미지'는 성인 괴물'이 아니라 모태 속 불완전한 태아의 이미지'에 가깝다. 그는 " flesh and blood " 로 이루어진 완전한 신체가 아니라 " flesh 없는 blood " 로만 이루어진 비체'이다. 그는 어머니와 아이가 분리되지 않은 아버지의 법 이전 상태이자 원초적 어머니 영토인 상상계 이전의 코라2 에 갇힌 존재'다. 그를 지배하고 조종하는 힘은 초법적 어머니'이다. " 코라 " 상태인 여성 괴물을 다루는 대표적인 영화는 << 엑소시스트 >> 와 << 캐리 >> 가 있다.

두 영화 모두 비체 이미지'인 " 초경 " 을 주요 모티브로 삼는다는 측면에서 공포의 근원은 여성성에 있다. 영화 << 엑소시스트 >> 는 " 어머니ㅡ몸 " 과 " 아이ㅡ몸 " 이 서로 분리되기 전 상태를 다룬다. 악령이 깃든 소녀가 발산하는 신경증은 어머니의 몸에서 분리되지 않으려는 태아의 욕망에서 비롯된다.  반면 << 캐리 >> 는 아이와 분리되기를 거부하는 어머니의 신경증을 다룬다. 캐리는 어머니의 몸 밖으로 배출되어 분리되고 싶어 한다. 그런 점에서 영화 << 할로우 맨 >> 의 세바스찬 케인 박사'는 << 엑소시스트 >> 에서 귀신 들린 소녀'와 심리적 동인이 공유한다고 볼 수 있다. 폴 베호벤 감독은 퇴행을 거듭하는 비체 과정을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는 플라톤의 << 국가론 >> 2권에 나오는 " 기게스의 반지 " 이야기를 빌려 인간은 과연 선한 존재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나 또한 묻고 싶다. 인간은 과연 태어날 때부터 선한 마음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일까 ■

 

 

 

  1. 인문학자 강신주는 서울역 노숙자를 " 영혼 없는 좀비 " 라고 했는데, 그가 보기에 노숙자는 주체(subject)도 아니고 객체(object)도 아닌 분리 수거되어 밖으로 내다 버려진 존재(ab ject)에 불과하다. 그는 노숙자를 신체(주체+객체)가 아닌 " 비체:卑體'이면서 동시에 비체:非體 " 로 인식한다. 인문학을 가르치는 인문학자라는 명함치고는 꽤나 싼티나는 인식론'이다. 그는 신랄하게 자본주의를 비판했지만 노숙자를 노동 생산성이 결여된 존재로 인식하고 비체(영혼 없는 좀비)로 강등함으로써 그 누구보다 자본주의적 인간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했다.

  2. 코라 : 아직 충동의 쳬계 속으로 집결되지 않은 몸의 맥박들이 간헐적으로 상징적 담론을 교란시키는 전 오이디푸스적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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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01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할로우 맨>에서 투명인간으로 변하는 상태를 볼 때마다 ‘인체의 신비’ 전에 나오는 인체 표본이 생각났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3-01 19:52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생각했습니다. 인체의 신비전 보셨나요 ? 전 보았습니다. 아마, 대박친 전시회`가 아닐가 싶어요. 이거 기획한 사람 떼돈 벌었다는 소리를 어디서 들은 기억이 나네요.

AgalmA 2015-03-01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체의 신비전 생각났습니다. 그 전시 해외에선 신체의 불법적 획득, 훼손 문제로 말이 많았는데, 우리나라에는 법이고 뭐고 재밌고 신기하면 만사 ok~ 전시도 2~3번인가 했죠, 아마? 타부와 법은 참 미묘해요...
전 뭔 생각을 골똘히 하다가 전시 다 못봤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3-02 13:05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그 내용 지금 생각해 보니 저도 들은 것도 같습니다. 맞아요. 인체 신비전`은 몇 번 했죠. 나중에는 이거 할인 티켓도 막 뿌리곤 했던...

빈둥빈둥 2015-03-09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강신주가 `신랄`하게 자본주의를 `비판`한 적이 있던가요? 그냥 누구나 할수 있는, 그리고 자본주의 아니라 다른 어떤 경우에도 대입할 수 있는 `쿨`한 수사들을 몇개 업어와서 자본주의를 까는 `척`했을 뿐이죠. 사실 강신주는 자본주의가 뭔지도 모릅니다. 그의 글이나 칼럼을 읽어보면서 늘 느끼는 거지만, 그에게 자본주의는 `돈이면 다되는 더러운 세상` 정도의 이미지이고, 이런 정도 인식 수준으로 자본주의 까대기는 중딩들도 할 수 있습니다.(저도 중딩때 딱 강신주 정도의 인식 레벨로 친구랑 떡볶이 먹으면서 자본주의 깠습니다) 강신주는 자본주의에 비판적인 사람이 아니며,(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비판합니까) 심지어는 인문학에 그닥 밝은 사람도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너무 박한 평가를 내리는지 모르겠는데, 그의 글이 그모양인걸 어떡합니까. 언급하신 그 노숙자 관련 글을 포함해서, 강신주는 그냥 그럴싸(하지도 않지만 어쨌든)한 잡문에 박사 과정까지 밟아가며 줏어들은 철학이론 나부랭이 엮어서, 인문학을 `폼재는` 용도로 사용하려는 독자들의 욕망에 서비스하는 그야말로 자본주의적인 서책 장사치에 불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눈을 부벼도 그렇게 보입니다. 강신주가 `인문학자`? 에이, 농담이 너무 지나치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3-09 13:55   좋아요 0 | URL
허허, 제가 하고 싶은 소릴 꼭 짚어 하시는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인문학 관련 학과가 사라지는 판국에 한때 인문학 강의`가 재미를 쏠쏠 보고 있으니
이 또한 묘한 역설입니다. 하긴 까는 것 누가 못합니까.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데
그냥 시계 분리해놓고.. 봐라, 나 시계 분해할 수 있엉. 이러고 이씀.. 결론은 결합은 못하는 꼴...
이게 무슨.. ㅎㅎ
 

 

 

 

 

 

 

 

 

 

 

 

 

 

 

 

 


 


 

 

 

 

 

 진딧물 많다고 투덜대는 개미는 없다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불명예 1위'는 많고 많지만 지배 계급과 피지배 계급이 걱정하는 분야는 다르다. 지배 계급은 저출산율 1위를 언급하며 출생률 저하를 우려한다. 이 나라를 이끄시는 어른들의 공통된 근심'이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옛날에는 애를 많이 낳는 여자를 게으른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애를 낳지 않는 여자를 게으른 여자'라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하여튼 관료 어르신들은 자신이 옛날에 흥부에게 쏟아냈던 조롱은 감춘 채 애 많이 낳아서 애국하자고 말한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출산을 기피하는 여자는 게으른 매국노가 된다. 이러다가는 출산장려운동'을 빙자한 콘돔 공급 금지령이 내려도 이상할 거 하나 없다.

 

" 긴급 속보를 말씀드립니다 ! 금일 0시를 기점으로 콘돔 공급이 금지됨을 알려드립니다. 암거래 적발 시, 1000만 원 이상의 벌금 혹은 징역 5년 이하에 처해질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대한민국 남성 여러분, 당신의 소중한 정자는 소중합니다. 씨앗방치턱'에 당신의 정자를 가두는 행위는 제 2의 낙태입니다 !!!! "

 

▶ 씨앗방지턱 : 깻잎오소리입말 사전에서는 콘돔을 씨앗방지턱이라고 한다

▶ 씨앗방지털 : 음모의 순우리말

 

반면 피지배 계급은 자살률 1위를 언급하며 복지 정책을 추진하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사회적 의미는 제거한 채 현상만을 놓고 보자면 저출산율에 대한 우려와 자살률에 대한 지적은 서로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다. 왜냐하면 둘 다 " 미래에 대한 불안이 야기한 인구 감소 현상 " 이기 때문이다. 지배 계급은 생산 효율성에 우려를 표명하고, 피지배 계급은 제품 불량률'에 우려를 표명한다고 볼 수 있다. 한때 인기있었던 드라마 제목을 패로디해서 말하자면 낮은 출생률과 높은 자살률은 " 미안하다, 불안하다 ! " 이다. 그렇다면 왜 기득권은 자살률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 출생률에는 이토록 호들갑스러울 만큼 저출산 망국론'을 유포하는 것일까 ?

 

곰곰 생각하는 게 특기이자 취미'인 곰곰생각하는발 씨'는 곰곰 생각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 잇속 " 이다. 사이비 보수 정당인 새누리당은 대한민국 기득권으로, 사회 변혁을 바라지 않는 집단이다. 그들은  이윤은 졸라 많이 남기면서 정작 노동자 품값은 싸게 후려지는, 유식하게 말해서 저임금 고노동이라 할 수 있는 이명박근혜 체제'를 옹호한다. 그래서 이 시스템이 고스란히 백 년 만 년 이어지기를 원한다. 이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값싼 노동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노선이 중요한데,  이 노동력은 피지배 계급인 노동자'에게서 발생한다. 이 지점에서 눈치 빠른 사람은 단박에 알아차린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결국 노동자 수가 감소한다는 뜻이고,

 

노동자 수가 감소한다는 것은 결국 지배 계급을 먹여살리는 노동력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노동자는 상품 구매자'이기도 하니 공장 차린 사장 입장에서는 노동자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기득권이 개미라면 피지배 계급인 노동자는 진딧물'인 셈이다. 그러니 지배 계급 입장에서 보면 인구는 많을수록 자신에게 유리하다. 김 사장의 말이다. 노동 인구가 많을수록 진딧물 똥구멍에서 나오는 단물'도 비례해서 증가하니 이보다 좋을 순 없디요. 이래저래 살려두는 게 유리하다. 또한 노동 인구 과잉은 노동 가치 하락 현상을 야기하니 기득권 입장에서는 인구 증가가 일석삼조나 다름없다. 

 

우국충정에서 나온 근심이라기보다는 잇속'이라는 말이다. 유하의 시 << 체제에 관하여 >> 는 개미와 진딧물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시 전문' 소개한다. 

 

횟집 수족관 속 우글거리는 산낙지/푸른 바다 누비던 완강한 접착력의 빨판도/유리벽의 두리뭉실함에 부딪혀/전투력을 잊은 채 퍼질러앉은 지 오래/가쁜 호흡의 나날을 흐물흐물 살아가는 산낙지/주인은 부지런히 고무 호스로 뽀글뽀글/하루분의 산소를 불어놓어준다/산낙지를 찾는 손님들이 들이닥칠 때/여기 쌩쌩한 놈들이 있는뎁쇼/히히 제발 그때까지만 살아 있어달라고/살아 있어달라고/그러나, 헉헉대는 그대들의 숨통 속으로/단비처럼 달콤히 스며드는 저 산소 방울들은/진정 생명을 구원하는 손길인가/투명한 수족관을 바라보며 나는/투명하게 깨닫는다/산소라고 다 산소는 아니구나/저 수족관이라는 특의 공간 속에서는/생명의 산소도/아우슈비츠의 독가스보다/더 잔인하고 음흉한 의미로/뽀글거리고 있는 것 아니냐

 

- 시집 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유하

 

 

 

횟집 주인이 수족관 속 산낙지에게 배푸는" 생명을 구원하는 손길 " 은 생명을 구원하는 손길이 아니라 보다 많은 잇속을 위한 친절'이다. 시인은 " 단비처럼 달콤히 스며드는 저 산소 방울들 " 이 사실은 " 아우슈비츠의 독가스보다/더 잔인하 " 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은 생을 연장한다기보다는 죽음을 유보시키는 장치'이기에 생명의 손길이 아니라 죽음의 손길'이다. 만약에 당신이 아무 정보 없이 낯선 항구 도시에서 횟집을 고를 때 가장 유용한 정보는 수족관'이다. 장사 잘되는 가게는 수족관에 해산물이 가득하고, 장사 안되는 가게는 수족관이 텅텅 비어 있으니 말이다. 기득권이 인구 감소를 걱정하는 속내도 횟집 주인과 다르지 않다. 

 

다시 반복하지만 피지배 계급 입장에서는 ( 기업이 더 이상 일자리 창출'보다는 이윤 창출에만 올인'하는 구조'라는 가정 아래'에서 ) 노동 인구가 많으면 그만큼 노동 인구가 증가하고 노동 가치는 하락하게 되어 반갑지 않지만, 배 계급 입장에서 보면 인구'가 많다고 해서 나쁠 게 하나 없다. 진드기 많다고 투덜대는 개미는 없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웃의 불행한 죽음에는 콧방귀를 뀌면서 정작 출생률에 목을 거는 이유이다. 이 얼마나 단순하며 사악한 욕망인가. 물론 인구가 서서히 감소하지 않고 급감하는 것은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다. 인구 급감으로 인한 세대 간 단절'은 나중에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될 소지가 많다.

 

하지만 인구 감소를 무조건 재앙으로 보는 시각은 잘못된 시각이다. 인구 수는 지금보다도 더 떨어져야 한다. 애만 많이 낳는다고 " 만사 오케이 " 는 아니라는 소리이다. 다산을 장려하는 기득권을 볼 때마다 친절한 손길로 수족관을 알뜰하게 챙기는 횟집 주인'이 생각난다. 애 많이 낳다가는 거지 꼴을 못 면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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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2-26 0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인복지에 예산 잘 투하하고 있다는 새누리당의 전시용 현수막들을 유독(하게) 바라보며 오고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26 11:15   좋아요 0 | URL
노인 복지`라..... 복지`라는 말이 굉장히 생경스럽습니다. 복지가 뭔가요?

수다맨 2015-02-27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하 시가 참 좋네요. 어떻게 보면 참 시답지 않게, 정제되지 않은 언어들의 배열처럼 보이는데 찬찬히 뜯어보면 언어 사용이 극도로 정확하고, 상징이 의미하는 바도 뚜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를 계속 써도 잘 썼을 듯한데, 어쨌거나 이런 인재가 영화만 찍는다는 것은 좀 아쉽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27 13:28   좋아요 0 | URL
어디 요즘 시 써서 먹고 사나요. 미래에 대한 암담함.. 오히려 영화 감독해서 뽀다구도 나고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전 유하 초기작들은 좋은데 어째 요즘 나온 몇몇은 진짜 좀 그냥 그렇습니다. 약발 다한 감독 같다는 느낌이 들지요. 전 시덥지 않게 시답지도 않은 시 써내는 남진우, 권혁웅 이런 시인이나 좀 문학판에서 사라졌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짜증만 이빠이`죠.
 
[블루레이] 한공주
이수진 감독, 정인선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한공주 ,  그  후  :  꼬리치는 당신


 

 

 


사람들은 성범죄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들은 제일 먼저 짐승만도 못한 범인 얼굴을 공개하라는 요구'한다. 악마에게 인권은 없다는 주장이다. 저런 놈은 인권이고 나발이고 광화문 거리에서 공개 처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도 인권 운운하면서 사형 제도'는 야만적이라고 했다가는 " 씹선비 " 라거나 " 꼴페(꼴통 페미니스트) " 라는 소릴 듣기 십상이다. 이 자리를 빌려 누누이 고백했지만,  내 정치적 스펙트럼과는 달리 사형 제도'를 적극 찬성하는 사람 가운데 하나'다. 휴머니티'에 대한 기대가 없을 뿐더러 참회'라는 감정 소모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공지영 소설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을 읽었을 때, 공지영을 향해 느꼈던 철없는 소녀 감성에 대한 혐오감은 내가 삐딱하게 나아가면 " 일베 " 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는 점에서 고마운 소설이었다.

아무개가 나에게 책을 선물하면서 속지에 " 낭만 좌파 " 라는 문장을 남겼던데, 내 어두운 심연을 들여다보았다면 그런 소리는 못할 것이다. 나는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고, 쪽파도 아니고 대파도 아니다. 그리고 노무현 지지자도 아니고 박근혜 지지자'도 아니다. 다만 내가 속한 계급'을 지지할 뿐이다. 가난하니까 가난한 자를 지지하고, 노동자이니까 노동자를 지지할 뿐이며, 주저흔을 남긴 사람에게 연민을 느낄 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새누리당 지지자를 경멸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여튼, 누군가의 목숨을 가져갔다면 자기 숨퉁을 내놓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참회고 나발이고 눈에는 눈이고 이에는 이'이다. 인간이 저지른 일을 두고 신이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일종의 내정간섭이다.

 

범죄자의 얼굴'을 궁금했던 적은 없다. 얼굴을 공개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하지만 사건이 잊혀지고 나서, 그러니까 세월이 흐르고 나서의 얼굴은 궁금하다. 사건 발생 후 10년, 20년, 30년, 40년 후...... 가끔 <<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 가해자 얼굴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사건 발생 10년이 지났으니 가해자들은 얼추 20대 중후반이 되었다. 이 사건은 우리가 알고 있는 내막보다 무시무시할 정도로 잔인한 사건이었다. 영화 << 한공주 >> 에서는 가해자들이 수면제를 먹인 후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집단 강간을 하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쇠파이프로 머리를 내리쳐 기절시킨 다음에 여인숙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다. 그때 여인숙에 모인 가해자는 12명이었고 피해 여성 나이는 고작 14살이었다. 성폭행은 1년 동안 지속되었다. 누군가가 이 장면을 촬영했고 이 동영상은 인터넷에 유포되었다.

 

경찰은 사건 가담자 수가 44명이라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44명 이외에도 많은 청소년이 이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니까 14살 여자아이를 죄의식 없는 청소년들이 1년 동안 수없이 성폭행을 저지른 것이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흐지부지 끝났다. 지방 유지 부모를 둔 덕에 가해자 모두는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 선에서 처벌을 받았다. 적극 가담자 몇몇은 소년원(소년원은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이 사건은 지역 불량 써클 조직인 << 밀양연합 >> 에서 주도했다. 소년원에 간 가해자는 3명이었고 나머지는 훈방 조치'였다) 으로 갔고, 나머지는 학교에서 3일 간 봉사 활동을 하는 선에서 끝났다. 사건이 마무리되자 밀양연합 써클은 자신들의 무사태평을 자축하기 위해 술 파티'를 벌였다. 사진 속 가해자들은 모두 술잔을 높이 들며 웃고 있었다.

그 밑에는 " 수고하셨습니다 형님들 " 이라는 자막이 삽입되어 있었다. 반성은 없었다. 오히려 그들에게 이 사건은 자랑스러운 " 훈장 " 이었다. 쇠파이프로 머리를 때려 기절시키고, 집단 강간을 하고, 금품을 빼앗고, 피해 여성 음부에 성인용품을 강제로 삽입해서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으며 낄낄거렸던 것에 대한 국가 권력의 처,  처처처절한 응징'이었다. 지금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그 후, 몇몇 소식은 들린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피해 여성은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어 일일 근로'로 간신히 생활하고 있고, 밀양연합 써클과 어울렸던 한 여성은 7년 후 경찰이 된다. 그녀는 사고 발생 시 가해자 미니홈피에 피해자 여성을 조롱하며 " 좆도 드럽게 못생겼드만, 하여튼 수고했다 ㅋㅋㅋ " 를 남기기도 했다.

여기서 " 좆 " 은 " 졸라 " 를 의미하는 욕이 아니라 말 그대로 여성 성기'를 지시하는 명사였다. 같은 여성으로써 상처받은 자궁에 대한 연민 따위는 추호도 없었다. 시민 단체의 항의로 그녀는 대기발령되었으나 2주 만에 다시 경장으로 승진했다. 어떤 이는 아버지의 돈으로 근사한 카페를 차려 카페 사장이 되기도 했고, 대기업에 취직한 이도 있었으며,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진 이도 있었고, 밝은 미래를 꿈꾸며  유학을 떠난 이도 있었다. 권선징악이 아니라 권악징선'이 된 셈이다. 이 피해 여성에게 도움을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조롱과 혐오가 대부분이었다. 이 여성 혐오를 단순히 작용-반작용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 피해 여성이 꼬리치고 다니니까 가해 남성이 불끈,  발기한 것일까 ?

대한민국은 남녀평등사회'가 아니다. 여성 혐오는 여권이 신장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정서가 아니라 유교적 가부장제'가 만들어낸 기형적 괴물'에 가깝다. 긴 말 하지 않겠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이 터진 후 밀양 지역 시민에게 이 사건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다. 설문에 응한 응답자 가운데 64%가 여학생이 잘못했다고 대답했다. 성폭행의 주 원인으로는 가정 교육이 형편없는 가정에서 자라서 행실이 바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가해자 부모는 한 인터뷰에서 여자애가 꼬리를 쳐서 벌어진 일이라며 사고 책임을 피해 여성에게 돌렸고, 가해자 가운데 대부분은 피해 여성이 섹스를 즐겼다고 대답했다. 그들에 의해 행실이 나쁜 여자가 된 피해자는 수면제 20알을 먹고 자살을 기도했으며 그 후로도 몇 번 더 자살 시도를 했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36%의 가해자와 64%의 남성 중심적 사고가 만들어낸 비극'이다. 남성에 의한 강간 사건은 하루 44.3건이며 시간당 1.8건이 발생한다. 가해자 가운데 상당수는 피해 여성이 즐겼다고 대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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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2-25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건이 정말 있었군요. 잊고 있었어요.
100명이라면 옛날 위안부 수준 아닙니까?
그렇다면 그들 중 적어도 한 놈 이상은 위안부 문제 가지고 떠들어 대지 않았을까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네.
우리나라는 유교적 사고를 빌미로 아전인수를 너무 잘하죠.

저는 사형제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곰발님하고 다른 관점이긴 한데 미국의 어느 돌아가신 저명한 목사님께서는
오히려 사형제도를 없애버리면 참회를 안 할 거라는 거죠.
아무리 극한 범죄를 지어도 종신형이니까 교도소에서 한 세상 잘 살면 된다
뭐 이런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저도 거기에 동의하구요,
그게 굳이 아니더라도 그런 놈들 목구멍에 넘어가는 밥이 아까워서라도
사형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 어떤 죄수한테 2백 몇년의 징역형을 구형했다 뭐 이런 얘기 들으면
장난해? 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2-25 11:27   좋아요 0 | URL
100명이란 숫자는 정확하지 않은데
하여튼 44명 외, 이 사건과 관련된 인간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발단은 < 밀양연합 > 이라는 폭력써클에서 시작해서 다리, 건너, 다리 건너 아는 놈들까지
모두.... 그 숫자를 가름하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이 정도`면...
말을 꺼내기도 민망합니다.

저는 청소년이 교화의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냥 어른 취급하거든요. 작은 어른이다.. 이 정도.

하여튼 저도 자세한 내막은 몰랐는데 알고 보니 정말 심각했던 사건이었네요.
가해자 중에는 이 영화를 본 사람도 있겠죠 ?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이 영활 보았을까요.. 궁금합니다.

stella.K 2015-02-25 17:47   좋아요 0 | URL
참, 전 <우행시> 영화로 봤는데 솔직히 책으로 읽어주기엔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영화도 기대가 안 됐는데 혹시나 하다 역시나였죠.
그 영화 보면서 공지영이 너무 철이 없다.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게 마치 휴머니즘인 양 하는 영화도 꼴 같잖고.
그게 벌써 몇년전인가...?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2-25 13:34   좋아요 0 | URL
전 처음엔 영화로 봤는데 도무지 못 봐줄 정도여서,
왜 설정이 골 때리잖아요. 천재라는 소릴 듣다가 다 포기하고 30에 교수가 된 사람과 사형수의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설정이 너무 유치해서 설마 소설은 이 정도는 아니겠지 하며 다시 보다가
소설이나 영화나 다 똑같더군요. 깜놀했습니다.
이런 책이 이 정도나 팔리고, 이런 영화가 이 정도나 팔린다는 거....
개떡 같이 써도 찰떡 같이 환호하는구나... 뭐 이런 생각....
어디까지나 저 개인 취향이어서 이 영화 좋아하는 사람을 향한 비난은 아닙니다.


stella.K 2015-02-25 14:10   좋아요 0 | URL
개떡 같이 써도 찰떡 같이 환호하는. ㅎㅎㅎㅎㅎ
역시 원작이나 영화나 같을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저는 책으로 안 봤다능. 눈이 아파서.
그런데 그 영화는 개봉관에서 봤다능.
돈 아까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ㅠㅠ


AgalmA 2015-02-25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해자들의 현재동향을 종종 사람들이 올려줘서 보게 됩니다. 아렌트 `평범한 악`의 수준을 넘어 지금은 `활개치는 악`의 시대 아닌가 싶어요. 언제나 그랬다고 말하는 생-활-개....그들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새차도 뽑고 낄낄거리며 활개치고 돌아다니는데 죄를 묻는 우리가 오히려 갇혀있다는 생각을....

곰곰생각하는발 2015-02-25 12:26   좋아요 0 | URL
피해 여성이 받은 고통에 비해 가해자들은 너무 해피해 보이는군요. 참.. 세상 불공평함니다.
이런 놈들이 보면 데이트할 때 여자 핸드백 들어주고 이러는 놈임.. 아니다. 그런 매너는 없을 것 같습니다...

비로그인 2015-02-25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주의가 마지노까지 타락하다보니 면죄부도 사고파는 세상이 되었지요. 사형제도가 부활해도 그 칼날은 무산자들만 향할것이기에 사형제는 없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돈의 편인 사법부 전체를 팔아버리고 인공지능이 판결하는게 좋은 세상에 일조하리라 생각해요. 법조계가 필사적으로 차단하겠지만요 ㅎㅎ
사법권 독립이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초딩때부터 세뇌하지만 사실 그들만을 위한 것임이 너무 자명해서 참 환멸스럽네요. 참고로 이번에 로스쿨 들어간 지인의 표현에 의하면 어릴때부터 부모의 치밀한 계획하에 유학 봉사 등등의 퀘스트를 클리어하면서 성장한 유복한 집안 자제분들이 90%라 하더군요. 아버지가 법조인인 경우도 부지기수고.부장판사 아들은 최하위권 로스쿨을 나와도 엘리트코스를 밟게된다죠 ㅎㅎ
사법권은 이제 그들만의 놀이터를 넘어서 세습까지 너무 용이해진 판국입니다. 하류의 이익을 대변해야할 개룡이들이 개천에서 말라죽고 법조계는 더더욱 고인물이 되어 썩어가는데 ...사법권에 정의를 기대하는건 일찌기 포기하는게 정신건강에 좋으리라 생각해요.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가 땅콩회항판결같은 여론 달래기용 전시형처벌일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25 13:25   좋아요 0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인구 쇼크 인구 쇼크 하는데 가만 뜯어 보면
기득권이 항상 ˝ 여자들 애 많아 낳아서 애국하자 ˝ 고 하는데
인구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 건 기득권 재벌이죠. 그만큼 노동자 수가 많으면
경쟁력이 높아지고 그만큼 단가는 떨어지니깐 말이죠. 한국 인구가 너무 급속도로 줄어들어서 그렇지
토지 대비 인구수는 더 줄어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너무 급감하니깐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개천에서 용 나는 경우는 아예 희박하고 대대손손 가진 자가 가진 자가 되는 거죠.
법조계뿐만 아니라 교수 사회도 그렇습니다. 교수 집안에서 교수 아들 나오기 매우 쉽죠.
외교관도 마찬가지이고 말입니다.

yamoo 2015-02-25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개의 추천을 드리고 싶은 글입니다! 올만에 비판적인 글을 보니 좋네요~^^
사실 이 영화가 실화라는 거에 놀랐고, 그 실화가 어떤 얘기였는지 잘 몰랐는데, 아주 리얼하게 잘 짚어줘서 감사함돠~

곰곰생각하는발 2015-02-26 04:20   좋아요 0 | URL
너무 많습니다. 96개만 주세요..

2015-02-26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26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