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 과 젯소

 

 

 


 

 

 

 

 

태양이 부른 << 눈, 코, 입 >> 이란 노래는 한자가 섞이지 않은 순우리말로 구성된 제목'이다. 한자가 도입되기 전부터 사용된 말'이니 아주 오래된 말이다. 상상력을 동원해서 통일 삼국시대 사람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21세기에 도착한다면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국어'는 외국어처럼 들린 것이 분명하다. 하물며 요즘 노래'는 말해서 무엇하랴. 하지만 다른 노래는 몰라도 태양의 < 눈, 코, 입 > 은 그럭저럭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다. 사대주의에 젖은 사람들이 천한 것들이나 사용하는 언문'을 한자'로 교체해서 그들만의 교양어로 부르곤 했지만 눈, 코, 입 따위'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가만 보면 신체 부위를 지시하는 단어는 1음절로 이루어진 순우리말이 많다. 눈, 코, 귀, 입, 손, 발, 털, 피, 살, 뼈......

이 단어들은 낭만적 서정 따위로 미화된 치장을 거부한다. 치장은 제거하고 본래 가지고 있는 기능에 집중한 간결한 바우하우스 디자인 미학을 보는 것 같다. 이 간결미'는 불필요한 것을 모두 제거한 결과'다.  그래서 한 글자로 이루어진 순우리말을 볼 때는 숭고한 생각'이 든다. 천 년을 산 고목'이나 천 년을 견딘 건축물을 볼 때 느끼게 되는 숭고와 불필요한 수사를 버린 간결한 문장을 읽을 때 느끼게 되는 담백한 맛이라고 할까.  요즘이야 먹고 사는 문제를 떠나서 영양 과잉'을 걱정하는 시대'이지만 그 옛날에는 단순하게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으니 신체 부위의 결손은 곧 죽음'을 의미하지 않았을까 ? 농경사회였으니 팔이 없으면, 다리가 없으면, 눈이 없으면 살기 힘든 시대였다.

그렇기에 사랑'이라는 단어는 2음절이지만 손과 발은 1음절'이 아니었을까 ? 그 시절, 사랑 따위는 배불리 먹고 살 수 있는 문제가 해결되고 난 후에 생각해 볼 달달한 문제'였으니 관념적 허세'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사랑 밖에 난 몰라, 라고 했다가는......  따귀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자고이래로 사랑 이야기'를 다룬 문학은 배부른 서양 귀족이나 조선 양반들이 이룩한 장르가 아니었느냔 말이다. 이처럼 1음절로 이루어진 순우리말'은 매우 중요한 단어'일 가능성이 높다. 옛 사람들이 신성한 동물'이라고 생각했던 단군신화 속 짐승 이름을 봐도 그렇다. < 곰 > 은 2음절이 아니라 1음절이다. 누군가는 이런 말대꾸를 할지도 모른다. " 그렇다면 호랑이는 왜 3음절이오, 말해 보시오 ! "

그래서 준비했다. 호랑이는 순우리말이 아니다. 호랑이는 범 호虎와 이리 랑狼이 결합된 말이다. 순우리말은 < 범 > 이다. 신화에 등장하는 신성 동물이 아니더라도 짐승을 지시하는 순우리말은 1음절'이 많다. 닭, 소, 개 따위를 봐도 알 수 있다. 옛 사람들은 " 숨탄것( 숨을 받은 것 ) " 이라 하여 소중한 존재'로 인식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 여담이지만 닭, 소, 개 하니 느닷없이 박근혜 대통령 각하 님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됐고 ! 물론 이 모든 가설은 내 머릿속에서만 일사천리'로 정리된 관념'이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된다. 그러니까, 이런 생각은 그저 " 곰곰생각하는발 씨의 < 머릿속천둥 > 가설 " 이라고만 해 둡시다. 여기까지 읽고 나면 내가 마치 한글 순혈주의자' 같지만

개인적으로 한글이 무결점 체계'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한자의 개입'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 한글을 빛내기 위해 한자'를 폄하할 생각이 없다는 소리'다.  < 책 > 을 의미하는 순우리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책은 冊 : 책 책'이라는 한자'로 구성된 단어'다. 이 상형문자'가 마음에 든다.  그래서 책'이라는 글자보다는 冊이라고 쓰고 싶다. 설령 책'을 대체할 수 있는 멋진 순우리말'이 있다고 해도 말이다. " 상형 " 을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흉내, 시늉'일 테니 冊은 책등을 흉내 낸 것이다. 책장에 책을 꽂을 대 보이는 부분이 바로 책등'인데 사철방식으로 만들어진 책의 껍데기를 뜯어내면 책등이 꼭 冊 모양처럼 생겼고, 책장에 꽂힌 책들을 닮았다. 그래서 冊이라는 한자를 보면 책과 함께 책장이 떠오른다.

기막힌 언어의 시늉이 아닌가 ! 누군가 < 책 > 은 잊기 위해서 읽는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라임을 염두(잊다와 읽다의 형태적 유사성)에 둔 재치 있는 입심'이라고 생각했으나 돌이켜보면 독서 행위는 결국 잘 잊어야지 잘 읽을 수 있다. 모순이요 역설처럼 느껴지지만 진실에 가깝다. 젯소(gesso)라는 흰 물감이 있다. 본격적으로 색깔 물감을 칠하기 전에 바르는 물감이다. 바르는 이유는 표면을 매끄럽게 해 줄뿐 아니라 색깔 물감의 접착력을 높여주고 본래 물감 혹은 페인트'가 가지고 있는 색을 더 선명하게 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젯소'를 바른다. 그래서 이름 없는 아마추어 화가였으며 극장 간판쟁이'였던 아버지는 그림을 그리기 전에 항상 젯소를 바르고 시작했다. 젯소는 그러니깐, 음.... 벽에 도배를 하기 전에 바르는 신문지 같은 역할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잘 읽기 위해 잘 잊어야 한다는 소리는 머릿속에다 젯소를 바르는 것과 같다. 누군가는 어차피 잊어버릴 것, 뭣하러 책을 읽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지만 독서 행위'는 중금속 같아서 체내에서 항문 밖으로 배설되지 않고 무의식 속에 남는다. 먹은 음식이 피와 살이 되듯이 말이다. 이 망각은 곧 그 사람의 생각(사상)을 세우는 든든한 기둥이 되리라.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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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4-04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은 좋군요!

진짜 잊을 거면서 책은 왜 읽을까 회의할 때도 있었죠.
그런데 안 읽으면 머리가 텅 비어버릴 것 같고, 금방 녹슬 것 같고.
인간은 어차피 죽을 건데 왜 사냐고 묻는 것과 같아요. 그죠?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5 10:58   좋아요 0 | URL
사실. 읽고 나면 다 잊습니다. 전 읽은 책과 안 읽은 책이 막 뒤섞여서 안 읽은 책인 줄 알고 재미있게 읽다가 나중에 보면 읽은 책.. 엄청 허망하죠. 아, 내 아이큐는 30인가 ?! 막 이런 생각들....
하지만. 그게 독서 아닌가요.

stella.K 2015-04-05 11:19   좋아요 0 | URL
130이신가 보죠. 아이큐 30은 곰발님처럼 글 못 씁니다.ㅎㅎ
그런데 서재 이미지 바꾸셨네요.
이런 표현 써도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표정이 재미있어요.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5 12:01   좋아요 0 | URL
실제 제 아이큐가 아마 98인가 할 거예요. 고등학교도 담임이 실수고 탁자 위에 아이큐 검사표 놓고 갔는데 어떤 새끼가 쉬는 시간에 까발렸죠. 숫자 2자리인 놈은 나 포함해서 몇 명 있었는데 엄청 놀림받았습니다.

수다맨 2015-04-05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각은 사람의 생각을 세우는 든든한 기둥이 된다... 아 이 말은 정말 멋집니다.
어떤 경지에 이른 문필가일수록, 책을 더 읽으려하기 보다는 도리어 자기가 가진 책들을 태우거나 버리더라구요. 예전에는 그게 잘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지금은 왜 그런 일을 하는지 이해와 공감이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5 12:00   좋아요 0 | URL
윗글에서도 지적했듯이 제 책장은 지금 읽은 책과 안 읽은 책이 구분없이 섞여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안 읽은 책이려나 하며 읽었는데 나중에 보면 읽은 책. 밑줄 친 거 보면 답은 나오니깐 말이죠. 밑줄이 없는 경우는 다 읽을 때까지 아예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장정일이나 김훈의 말이 맞습니다. 두구두고 볼 책은 그냥 책장 하나 정도의 분량이지 않을가 싶습니다 책장도 싹 비워야 채우는 맛이 있지. 이건 그냥 쌓아두고 있으니 스트레스만 받습니다. ㅋㅋㅋㅋ
 
Langue Sauvee (La) (Paperback)
Canetti, Elias / Albin Michel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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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冊을 읽고 펑펑 울었다


 

 


짐가방 하나 들고 속초로 떠나기 전 낮술을 마신 적 있다. 그때는 오래 사귄 애인으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아 제정신이 아니었고, 꽤 오랫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였다. 한마디로 맛이 간 상태였다. 나는 검은 쇼파에 발을 뻗고 누운 상태에서 정신과 병원 상담 의사'에게 말했다. " 그러니까, 음.... 그게 침대 밑에 악어가 삽니다 ! "  의사'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 약 처방을 달리했으니 2주 후에 경과를 봅시다. " 씹새끼, 기껏해야 수면제의 종류가 달라졌겠지. 하여튼, 이 시절은 가시밭길'을 걷듯 위태로웠고 주변 사람들은 그런 나를 애처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어느 날, 낮술을 마셨다. 취하지는 않았다. 집에 돌아와 방문을 열었는데 갑자기 ㄱ 자 모양으로 빼곡하게 들어선 책장'이 답답하게 느껴져서 충동적으로 책장 2개와 그 속에 들어있던 책 모두 중고장터에 팔았다. 그 돈으로 밤술을 마셨다. 달달하니 좋더라. 다음날 깨어났을 때는 땅을 치고 후회했으나 다 지난 일이었다.  서울 서대문구 달동네 하수구에서 악어가 발견되었다는 뉴스'는 내가 서울을 떠나 속초로 향한 지 3일이 지난 후였다.  방을 정리할 때 침대를 버렸는데 그때 악어가 하수구로 흘러들어간 모양이었다. 서울 시민 김민정 씨는 악어에 물려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집안 대소사 문제로 서울에 내려왔을 때는 늦은 봄날이었다. 용무를 마치고 돌아가기 전 종로 알라딘 중고 서점에 들려 책'을 고르다가 귀한 책을 발견했다. 엘리어티 카네티의 << 구제된 혀 >> 라는 책이었다. 기쁜 마음에 성급히 책을 살피다가 그만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야 말았다. 그 책은 내가 작년에 낮술 마시고 나서 술김에 중고장터에 팔아버린 책'이었던 것이다. 작년에 몰래 내다버린 강아지를 우연히 거리에서 발견하게 되면 이런 기분이 들까 ?  책을 펼쳐 내가 남긴 흔적을 살폈다. 노란 색연필로 밑줄 그은 문장과 오후 3시 졸음에 겨워 잠시 종이 한켠을 접어놓고 책을 덮었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눈물이 쏟아졌다. 급기야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사람이 내게 물었다. " 이 책 되에에에게 슬픈가 봐요 ? " 나는 눈물을 닦고 말했다. " 네.... 졸라 ! "


나는 검은 쇼파에 발을 뻗고 누운 상태에서 상담 의사에게 나즈막히 말했다. " 그러니까, 음.... 그게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내가 옛날에 버렸던 책을 발견했습니다. " 의사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 약 처방을 달리했으니 2주 후에 경과를 봅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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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4-03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곰곰님도 글처방을 자주 바꾸시잖습니까.
소설 풍 - 삿대질 풍 - 자기 위안 풍...
북플 처방은 누구에게 항의를 해야하는지... 중독이 너무 심하네요. 북플 땜에 신경정신과 가게 생겼음요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3 20:3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군요. 네 제 처방전도 수시로 바뀝니다. ( 삿대질풍 .. 맘에 드는데요.... )

stella.K 2015-04-04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아유, 정말...!
뭡니까? 제가 웬만해서 곰발님 글 읽는 것마다 좋아요를 안 누른 적이 거의 없는데
이건 차마 못 하겠슴다. 이해하십쇼.ㅋㅋ

그런데, 책 안 내세요?2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4 15:37   좋아요 0 | URL
좋아요보다 싫어요, 라는 버튼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아요, 라는 버튼에 대해 관심이 아예 없습니다. ㅋㅋ
 
이것은 일기가 아니다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이택광 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걱정 신발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ㅡ 동요 오빠 생각 中

 

 

내 꿈은 항상 똑같다. 한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여러 감독이 연출한 " 옴니버스(omnibus) 영화 " 같다. 꿈에 제목을 붙인다면 << 신발을 잃어버린 사내의 곤경 >> 이 되지 않을까 싶다. < 꿈의 극장 > 에서 상영되는 장르는 다양하다. 괴물이 등장하는 괴수 영화이기도 하고, 청춘 드라마가 상영되기도 하며, 액션 영화'이기도 하지만 주인공인 < 나 > 는 항상 신발이 없어서 난처한 입장에 처한다. 지난번 꿈에는 대형 귀뚜라미 괴물이 등장했는데 신발이 없어서 꽤나 고생했다. 살기 위해서는 도망을 쳐야 하는데 맨발로 뛰다 보니 말 그대로 형로(荊路 : 가시나무 형, 길 로)였다. 돌부리에 차이고 가시밭길에 부딪혀 고생하는 이야기'였다. 맨발로 뛰다 보니 발병이 나서 발을 동동 굴려야 했다. 발은 아프고, 귀뚜라미는 다가오고......

옴니버스(omnibus) : 문자 그대로 많은 사람들이(omni- ) 함께 탈 수 있는 자동차'란 뜻이 있고, 영화나 연극의 한 형식으로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몇 개의 독립된 짧은이야기를 늘어놓아 한 편의 작품으로 만든 형식을 의미하기도 하며 서방을 여러 명 둔 기생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인용 )

 

말 그대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하고 만다. 장르가 바뀌어 청춘물'이 상영된다고 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데이트 장소에 가야 하는데 신발이 없다. 맨발로 가는 수밖에 ! 끝 ?! 아니다. 모든 서사'는 험난한 형로'가 준비되어 있으니 기대하시라. 데이트 장소를 향해 걸어가던 < 나 > 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난다. 소나기'다. 비는 내리고, 신발이 없으니 양말은 젖고, 사람들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쳐다보고, 서둘러 걷다가 개똥을 밟고, 똥이 껌처럼 떨어지지 않고, 느닷없이 지난번 괴수영화에 등장했던 귀뚜라미가 쫒아오고, 시바... 장르가 바뀌었는데 왜 느닷없이 귀뚜라미가 출몰하냐며 투덜대기에는 상황이 졸라 급박하고.......  대충 이런 식'이다. 정말 오동잎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밤에 귀뚜라미처럼 울고 싶은 심정'이 된다.

결국 청춘 영화 속 < 나 > 는 돌부리와 가시밭길을 이기지 못하고 데이트 장소'에 가지 못한다. 여자는 하염없이 나를 기다리리라.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리라.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어 오지 않는 님을 그리워할 것이다. 만약에 그토록 애타게 기다렸던 님이 똥 밟아서 가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면 그녀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 아, 아아. 됐고. 반복이 계속되면 증후가 된다. 그러니까, 내 꿈속에 등장하는 < 맨발 > 모티브'는 어떤 증후'에 속한다. 그래서 스스로 꿈을 분석했다. 잘 닦인 신발은 사회적 지위'를 뜻한다. 신발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사회적 직위를 잃어버렸다는 의미이니, 꿈에 등장하는 맨발 모티브'는 고용 불안에 대한 현대인의 두려움을 나타낸 것이라 볼 수 있다. 괴수 귀뚜라미'는 노동자를 개똥 취급하는 이건희나 이명박, 박근혜 따위였던 셈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내놓은 꿈의 해석'이다.

지그문트 바우만은 << 이것은 일기가 아니다 >> 라는 책에서 미래에 대해 온갖 우울한 전망을 내놓는다. 개선될 여지'는 없다. 문투文套가 사뭇 강경하다. 상위 1%에게는 장미빛 인생이지만 99%는 핏빛 인생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바우만이 보기에 민주주의 제도는 고장났다. 민주주의가 키운 것은 자유와 평등이 아니라 자본주의. 그리고 신발'이었다, 시바 ! 신발이라는 오브제가 걱정'에 대한 은유'라고 했을 때, 자본가는 신발 크기'를 키우기 위해 모든 전략을 세운다. 섹스 어필'보다 잘 팔리는 이미지는 걱정 어필'이다. 그러니까 20세기 자본가가 잘록한 여성 허리를 디자인한 콜라병으로 상품을 팔았다면 21세기 자본가는 섹스'보다는 걱정( 공포, 불안 따위)에서 파생되는 상품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혹은 줄곧 간파하고 있었다.

이제는 콜라병보다는 신발이 대세'가 됐다. 걱정 상품은 분야가 어마어마하다. 교육은 그 정점'이다. 교육 자본가는 학부모와 학생에게 끊임없이 걱정 이미지'를 유포시킨다. 영어는 혀가 말랑말랑할 때 조기 교육을 시켜야 늦지 않고, 공교육에 의지하면 또래 경쟁에서 필패하게 된다고 말한다. 덧붙이는 말. " 형구 엄마, 비싸다고 생각하지 말고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요 ! "  결국 형구 엄마는 걱정 상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은 천만 원 등록금의 주범인 대학 재벌'이다. 건강이나 치안 분야도 대표적인 걱정 상품'이다. 이들 상품들은 대중이 걱정을 하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 상품이다. 이처럼 자본가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끊임없이 유포한다.

언론이 사교육 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사교육 열풍의 주범으로 학원 산업을 비판하는데 잘못된 설정이다. 학원은 사교육의 주범(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사는 사람이 있으니 파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틈새 시장'이다. 니체가 언급했듯이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면 안된다. 그렇기에 학원을 없앤다고 공교육이 바로 설 리 없다. 주범은 사학 재단 그리고 교육 공무원이다.


자본가가 미디어라는 커다란 핸드마이크'에 대고 " 자, 왔어요. 왔어요. 씽씽한 걱정이 왔어요 ! " 라며 약을 팔 때마다 대중은 꿈속에서 귀뚜라미를 피해 맨발로 도망치는 꿈을 꾸게 된다. 아마도 껌보다 강력한 똥을 밟으리라. 자본가는 기업 이미지 광고 따위에도 항상 행복하세요, 라고 떠들지만 뒤집어보면 정반대'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중이 행복하면 자본가'는 망한다. 시기와 질투 그리고 경쟁 의식이 골프채와 루이비통과 벤츠를 사게 되는 원동력'이다. 해마다 나라별 행복지수를 발표할 때마다 가난한 나라'가 행복지수 상위권에 걸리는 원인은 골프채와 벤츠 그리고 아파트 없이도 행복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들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은 대한민국이나 미국처럼 거대한 스트레스로 작용하지 않는다. 걱정을 더는 행위야말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신발 없이 맨발로 다닐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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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4-03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은 아프고, 귀뚜라미는 다가오고....˝ 여기서 얼마나 웃었는지ㅋㅋ
귀뚜라미, 귀뚜라미 하니 백가흠-귀뚜라미가 온다 책생각이 나네요. 신발이고, 가방이고 뭐든 다 잃어버리게 되는 우리들에 대한 소설들이...
지그문트 바우만도 맨날 읽자 하면서 미루고 있었는데, 불끈 하게 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3 14:15   좋아요 0 | URL
저와 유머 코드가 비슷하네요. 사실 꿈속에서는에일리언이었는데 재미를 강조하다보니 귀뚜라미로 바꿨습니다. 귀뚜라미 괴물 웃기잖아요.
 

 

 

 

 



어떤 기억



책이 2000권 정도 되다 보니 가장 근심스러운 순간은 " 이사 " 가는 설정'이다. 바로 그 날이 다가온다. 6월에 이사를 가야 한다. 요즘은 책장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구질구질한 흑역사'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상한 일이다. 다른 사람들은 잘 진열된 책장을 보면 스스로 대견한 마음을 갖는다는데 나는 한숨이 먼저 나온다. 책장은 두 개 빼고 나머지는 누가 버린 것을 주웠다. 유기견을 보면 안쓰러워서 집으로 데리고 가는 유기견 동물 보호 협회 간사 어윤부 씨'처럼 말이다. 책장은 신기하게도 색깔도 각각 다르고 출신도 달라서 개성도 제각각'이다. 어느 놈은 광명 아파트 단지에서 주웠고, 어느 놈은 군산 가구점에서 샀고, 또 어느 녀석은 지금 살고 있는 집 근처에서 주웠다(솔직히 출생지가 헷갈린다). 칸 간격이 다르니 들쭉날쭉, 가관이다. 하지만 누굴 탓하랴. 적정 용량보다 2배 정도 무거운 짐을 탑재하고 있으니 싸구려 5단 MDF 책장으로서는 등골이 휠 것이다. 어느 놈은 운이 좋아서 고려 청자 하나 받드는 " 진열장 " 으로 태어나 귀한 대접 받지만 가난한 곰곰생각하는발 씨 책장으로 태어난 놈은 사는 게 하루하루가 무간지옥이지 않을까 ? 책장을 볼 때마다 소리 없는 아우성이 느껴져서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옛말에 비천지교불가망 조강지처불하당 (貧賤之交不可忘 糟糠之妻不下堂) 이라 하여 가난하고 천할 때 사귄 벗은 잊을 수 없고, 지게미와 쌀겨로 함께 끼니를 잇던 조강지처는 집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 하였으니 내 로또 백 억'에 당첨된다 해도 너희를 버리지는 않으리라, 라고 말할 줄 알았지 ? 아니다. 나 그렇게 인간적인 놈 아니다. 고양이가 생선을 호시탐탐 노리듯이 날을 잡아서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버리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다.  하여튼 포장 이사'를 하더라도 책을 정리할 필요를 느껴서 하루에 조금씩 책을 우체국 4호 박스에 담는다. 문학 책 같은 경우는 앞으로 다시 읽을 일이 거의 없으니 책 상태를 살피고 파손된 부분은 손질을 하고 잘 닦은 후 박스 안에 넣는다. 정원 있는 넓은 집을 살 때까지는 이 봉인을 뜯지 않으리라. 눈물이 앞을 가리지는 않더라. 오히려...... 뭐랄까 ? 어떤 잔인한 쾌감 같은, 짐승 같은 쾌락에 몸을 부들부들 떨게 된다. 마치 시체를 땅속에 암매장하는 살인마 같다. 그러니까 박스는 관'이다. 골판지로 만든 관 뚜껑을 닫은 후 박스 테이프로 마무리할 때 느끼게 되는 전율. 아, 좋다. 이렇게 해서 쥐도 새도 모르게 묻어버린 놈이 400개 된다. 앞으로 문학 책을 200개 정도 더 묻어야 하지만 힘들기는커녕 짜릿하다. 피식, 웃음이 난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정상적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 닝기미, 책을 박스에 담아 보관하는 상황을 시체를 몰래 암매장하는 것에 비유하다니 말이다. 장르 소설을 많이 본 탓이리라. 오밤중에 책을 정리하다가 문득 데니 보일 감독이 연출한 << 셀로우 그레이브 : 얕게 묻은 무덤 >> 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자고로 시체와 아픈 기억은 깊이 묻어야 한다. 얕게 묻은 무덤에는 파리가 냄새를 맡고 몰려들 테니까, 윙윙거리면 머리맡이 어지러울 테니깐. 박스 테이프를 쥔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붙인 자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손으로 꾹꾹 눌렀다.

 

그 옛날, 기분 좋은 봄날. 종로 3가 피카디리 만남의 광장 앞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옛 애인'이 생각났다. 어쩌면 내가 박스에 담아 봉인한 책들은 책이 아니라 그녀와 함께 했던 기억인지도 모른다. 독서 편식이 심했던 나에게 문학을 권했던 여자. 손에 힘이 들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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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omi 2015-04-02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에도 그런 `책무덤` 많아요. 책장도 부족하지만 집이 좁아서ㅜ 언젠가 부활시킬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2 13:13   좋아요 0 | URL
그렇죠. 집이 넓어야 일렬로 진열하면 뽀다구가 나는데... 이건 ㄷ 자 형식이니... ㅋㅋㅋㅋㅋㅋ

AgalmA 2015-04-02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좋은 자세라고 보는데요. 곰발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의도와는 다르게 니가 가라, 하와이 느낌...;)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3 05:03   좋아요 0 | URL
곰발의 발톱처럼... 이 더 정확한 거 같습니다.
박스에 담겨 있는 모습을 보니 흐뭇합니다.

stella.K 2015-04-02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책 박스 저에게 보내시.............

그럴 줄 알았죠?ㅎㅎ
그러고 싶은데 곰발님 마음이 제 마음인지라 감히 욕심낼 형편이 못 되네요.
그런데 문학책이라시니 끌리기는 합니다.
버릴 때 버리더라도 저에게 버려 달라고말하고 싶은 심정입니다.ㅠㅠ

저도 어렸을 땐 모으는 쾌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입양 보내는 쾌감이 더 커요.
문제는 그걸 추리는 게 일이라 관건은 책 욕심을 내지 않는 겁니다.

근데 맨 마지막 글은 전 안 당했으면 하는 일이에요.
전 죽어서라도 옛날에 좋아했던 사람은 다시 만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우연히 마주 쳐도 쌩깔 겁니다.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3 05:09   좋아요 0 | URL
한 자리에 정착하게 되면 박스를 풀어야죠. 정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스텔라 님보다는 그래도 도서관 이런 쪽에 풀어야겠죠. ㅎㅎㅎㅎㅎ. ( 도서관에 보내게 될 때는 스텔라 님에게 서너 박스 정도는 드리도록... )

갑자기생각났는데 5년 전인가 ? 낮술 마시고 술김에 책장 2개 팔았던 기억이 나네요. 책장과 책장 속에 담긴 책 모두....
전 책이 늘어나면 기분이 좋은 게 아니라 짜증이 납니다.

하튼. 저도 책 욕심은 버려야겠습니다. 소문이 났는지 사람들을 만나면 책을 선물해주더라고요. 이렇게해서 모이는 책이 늘어납니다.

마립간 2015-04-02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알라딘 서재라는 블로그가 처음 생겼을 때, 실제 자신의 서재를 보여주는 이벤트가 있었지요. 그 당시 원룸같은 아파트를 빌어쓰면서 책장이나 책꽂이 없이 책을 양쪽 벽에 쌓아 놓았죠. 침실이자, 거실이자, 서재이자, 정원이자(화분 몇 개), 운동 방까지 겸용으로 사용하는.

10년이 더 지난 지금은 책들이 각자의 책꽂이에 자리를 잡았는데, 2주전에 아이로부터 핀잔을 들었죠. `이것이 집이야, 도서관이야.`^^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3 05:00   좋아요 0 | URL
집이 있어야 마음껏 거실에 책장 진열하지 저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사람은 사실 사치에 가깝습니다. 저도 침실이자, 서재이자, 정원이자.. 뭐 그러네요.... 언제 마립간 님 서재 구경 좀 시켜주십시오...

흠.. 2015-04-02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정리 할 때의 쾌감... 이거 나만 느끼는 게 아니구나!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3 04:59   좋아요 0 | URL
깨끗하게 정리하면 좋은데 책장에 책을 감당 못하면 정리가 완되는 단전이 안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cyrus 2015-04-02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는 이사를 해야 할 상황이 찾아올 텐데 방 안에 넘치는 책들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앞으로 닥치게 될 현실을 알면서도 책 욕심을 멈출 생각은 하지 않아요.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3 04:58   좋아요 0 | URL
첵장 한 개`가 가정 적당한 거 같아요. ㅎㅎㅎㅎㅎ 그런게 이게 츄려지지가 않습니다.

물루 2015-04-02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의 잔소리가 생각나네요. ˝저 많은 책 다 어쩔래? 갖다버려라. 왜 자꾸 사들이냐˝ 집안 곳곳을 책무덤을 만들어놓으면서 나는 점점 `호더`가 되어가는가 고민에 빠지면서도 만들지 않을수 없는 책무덤...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3 04:56   좋아요 0 | URL
제가 다른 물건은 쉽게 버립니다. 신발, 옷, 그런 거 미련없이 버리는 스타일인데 이상하게 책은.... 물얼룩이 있어도 버리지 못하겠더라고요. 뭔가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yamoo 2015-04-03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곧 매장합니다...ㅋㅋ 담 주 정도에...박스 도매상에 알아보니 우체국 4호 박스는 장당 100원 이군요~ 헐~~ 100장 구매해서 종류별로 크기별로 매장해야 겠습니다..ㅎㅎ 짐정리 책정리 홧팅 하십시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3 11:01   좋아요 0 | URL
백 원이 아니라 천 원 아닙니까 ? 저 천 원 줬습니다.

yamoo 2015-04-05 10:52   좋아요 0 | URL
100원 맞아요..ㅋㅋ 도매상에서 100원 팔고 있어요..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5 12:01   좋아요 0 | URL
앗 ! 그런가요 ? 이런 시부랄놈들 같으니라고.....

가넷 2015-04-08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사가야하는데... 그런데 위에 댓글을 보니까 다들 비슷한 처지시네요....-.-;;

책 욕심을 이길 수는 없어서 사다 모으고 있는데 고민입니다. 내가 해놓고 고민이라니 좀 우습기는 합니다만. 이거 정말 정신을 놓으면 순식간에 구입해버리고 말아서 이 정도면 중증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9 12:35   좋아요 0 | URL
ㅎㅎ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한눈 파는 순간 갑자기 불어납니다.
 

 


공인의 품격 : 언니, 나 마음에 안  들죠 ?


인터넷에 접속하면 종종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확인하고는 한다. 글자 그대로 가장 핫한 키워드가 실시간으로 떴다가 사라지고 떴다가 사라지니 < 실시간 검색어 꼭지 > 를 구수한 우리말 표현으로 바꾸면 < 떴다방 > 이다. " 떴다방 " 에 올라온 검색어는 대부분은 잠시 머물다가 사라지지만 끈덕지게 살아남아서 끝까지 버티는 녀석이 있다. 대중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다. 검색어에 이름을 올린 연예인 같은 경우는 " 긍정적 관심 " 을 먹고 사는 직업군이니 좋은 소식이지만 일반인인 경우는 이 상황을 부담스러워할 것이 분명하다. 비록 좋은 일로 " 회자된다 " 고 해도 말이다. < 회자 > 와 < 구설 > 는 한끗 차이'다. 어차피 회자나 구설은 입방아의 한 종류가 아니었던가 ?  하물며 불미스러운 일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달린다면 당사자'는 얼마나 당혹스러울까.

어제 무심코 실시간 검색어를 클릭했다가 화들짝 놀랐다. 실시간 검색어 목록 1위'에 내 이름이 걸린 것이다. 좋은 일로 회자될 가능성은.......   그렇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내 성질머리를 생각한다면 그럴 가능성은 제로'다. 내 이름을 본 순간 하늘이 노랗게 변했다.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심정으로 신문 기사'를 클릭했다. 대서특필은 아니었지만 꽤 비중 있는 분량이었다. 내용을 읽어 보니 공인으로서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 점, 잘잘못을 떠나 사과드립니다, 라는 연예인용 멘트'가 나열되어 있었다. 공인 ?! 나는 낮게 소릴 질렀다. " 시바, 뭐지 ? " 뭐긴.... 개꿈이었다. 꿈 내용이 하도 엉터리'라 눈을 뜨자마자 실없이 웃긴 했으나 꿈속에서 내 이름이 불미스러운 일로 검색어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느꼈던 압박감은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검색어 1위'에 오르는 일은 하지 말자고 괄약근 꽉 조이며 다짐을 했다. 문득 < 공인 > 이라는 말풀이'가 궁금해졌다.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공인 公人 : 명사, 공적인 일에 관여하는 사람

 

내가 주목한 부분은 公이라는 한자 구조'였다. 은 [  (여덟 팔) + (사사  사)] 이 합쳐진 한자'다. 여기서 은 사사롭다( = 私 : 사사로울 사) 는 뜻이고, 八은 " 물건'이 둘로 나누어지는 모양, 등지다, 벌어지다, 헤어지다 " 는 뜻을 가지고 있다. 종합하면 사사로운 일과 등진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 공인 > 이란 개인 부귀와 영달에 욕심을 내는 사람이 아니라 공공公共 이익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다. 사익보다는 공익을 우선시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는 " 공인 " 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 내가 보기에 박세리'는 성공을 위해 남들이 교복을 벗고 사회에 진출할 때 양말을 벗고 인당수에 빠졌고, 박찬호도 출세를 위해 남들이 주먹 불끈 쥐고 괄약근 꽉 조일 때 어금이 꽉 깨물고 팔이 빠져라 공을 던졌으며, 김연아 또한 개인 영달과 부귀를 위해 돌고, 돌고, 돌고, 다시 돌고, 돌고, 돌았을 뿐이다. 

사익을 취하니 공익'은 따라온 것이다. 이들은 公人이라는 범주보다는 工人에 속한다. < 工 : 공교하다 > 이 솜씨나 꾀 따위가 재치 있고 교묘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가끔 연예인들이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사과를 하며 " 공인으로서 ~ " 라는 말을 남발할 때마다 그들이 안쓰럽다. 사회가 그들에게 씌운 공인이라는 가시나무 월계관'은 족쇄처럼 작용한다. 공인'이 되는 순간 대중보다는 더 완벽한 도덕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대중은 잘잘못을 가리면 되지만 공인은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는 이유로 잘잘못을 떠나 고개를 숙여야 한다면 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하다. " 이태임 ㅡ 예원 " 사이에 오고간 사사로운 에피소드'를 두고 < 파문 > 이라거나 < 사건 > 이라고 규정하는 대중(언론)의 욕지거리를 볼 때마다 대한민국 공인'으로 살아가면서 참고, 참고, 참아야 하는 고충'이 이해가 간다.

일을 하다 보면 싸우기도 하고 욕을 하기도 하는 것이지, 그것을 두고 " 공인이 말이지... " 라는 말머리로 시작해서 흥야항야하며  설왕설래하는 모습이 존나 좆같다. 연예인은 일하다가 욱해서 욕하면 안 되나, 스무살 성인 여성이 애인과 호텔에서 뜨거운 밤을 보내면 안되나, 연예인은 똥 안 싸나 ? 되묻고 싶다. 정작 대중은 진짜, 오리지날, 레알 公人에 해당되는 정치인이나 공무원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관대하다. 제수'를 성폭행하려던 인간도 당당하게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수준이니 논문 표절, 성추행, 부동산 투기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公人보다는 工人에 가까운 연예인에게는 눈에 쌍 라이트를 켜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나는 시늉을 하는 것일까 ?  이태임이 잘한 것은 없다만 그렇다고 국민 쌍년'으로 몰고가는 여론몰이나 동영상 유출 후, 그 화살을 예원 쪽으로 돌리는 태도 모두 좆같다. 일하다 보면 언성을 높이며 서로 삿대질한 경험은 모두 있지 않은가 ?

당시 상황을 보면 : 이태임 입장에서는 예원이 반말을 했다고 오해할 수도 있고, 예원 입장에서 보면 이태임에게 반말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양시론으로 어정쩡하게 물타기 하자는 소리가 아니다. 평소 말하던 습관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경우'다. 누군가는 촬영에 임하는 자세가 글러 먹었다고 지적할지는 모르겠지만 촬영하다가 콧대 높은 연예인이 서로 싸우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할리우드 비사秘史에는 온갖 추문이 떠돌지만 대중이 그것을 가지고 인격 운운하며 방송 하차'를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 표독스러운 말풍선과 강박적 도덕성 강요는 연예인이 아니라 정치인에게 돌리자. 연예인의 일상사를 두고 시시콜콜 트집 잡는 대중에게 나도 앙칼지게 대꾸 한 번 하자. " 이보셔, 나 마음에 안 들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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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5-03-30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만만하니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거기다 딴따라 주제에 돈 쉽게 잘 번다는 시기심도 있을 수 있겠고... 그리고 이걸 두고 파문이니 사건이니 하는건 참 우스꽝스럽다 싶네요. 같이 일하다 보면 싸우는 거야 비일비재한 걸 가지고... 자기들도 직장에서 일 하다가 동료랑 갈등이 없는지 싶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3-30 15:38   좋아요 0 | URL
글쎄말입니다. 그냥 아이고, 저 여자 성질 까칠하시네. ㅋㅋㅋㅋ - 이 정도 리액션만 취하면 되지
뭘 이런 거 가지고 진실 공방 하고 그러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3-30 18:07   좋아요 0 | URL
한가해서 그렇습니다. 시기도 나고, 그러니깐 인기`라는 것도 참.. 부질없는 것 같아요.
모두 다 나를 사랑해, 라고 생각하지만 한순간 그 사랑이라는 관심이 지옥이 될 수도 있고 말이죠..

지나가다 2015-03-30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형수 성폭행 시도˝가 아니라 ˝제수 성폭행 시도˝ 아닌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3-30 15:39   좋아요 0 | URL
아, 제수씨였나요..ㅎㅎㅎ

비로그인 2015-03-30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볼때 대중은 정치인이건 연예인이건 차별없이 물어뜯습니다. 남 물어뜯고 욕하는게 한국인 종특인가 싶을정도로 다들 최선을 다해 잘하고 있습니다.
MB 2800억 사건도 너나없이 피나게 물어뜯고 있지만 교묘하게 그것을 감추는건 미디어(언론)입니다.
MB를 뜯는건 축소하고 예원을 뜯는건 확대하고 조장합니다. 정치인을 숨겨주고 연예인을 미끼로 내놓는 미디어의 농락에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가리키는 대중이라는 단어와 엄청난 괴리감을 느끼게 되는것 같습니다. 나는 분명 차별없이 욕하고 있건만 대중은 늘 연예인만 물어뜯는것처럼 보여지는 이유가 그것이라 봅니다.
대중이란...이미 미디어가 조작하고 선동하는 개념으로 떨어진지 오래라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3-30 18:09   좋아요 0 | URL
일리있는말씀이로군요. 동일한 쌍욕으로 대꾸하지만

정치적 비판은 감추고 연예 비판만 확대 해석한다는 말이죠 ? 흠흠.
근데 대중이 정치보다는 가십에 쉽게 들끓는 성질은 있ㄴ는 것 같습니다.

cyrus 2015-03-30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인터넷 기사 베스트 댓글은 거의 예원의 말을 패러디했더라고요. 처음엔 재미있었는데 이젠 너도나도 베스트 댓글 남기려고 막 갖다 쓰니 식상해요. 이태임이나 예원이나 두 사람 다 안쓰러워요. 두 사람의 소식을 보고 싶은 대중의 모습이 마치 강 건너 싸움구경을 즐기는 얍삽한 사람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3-30 19:00   좋아요 0 | URL
그렇죠. 문화평론가`라는 직함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누가 잘못했네를 두고 정답 고르듯이 명쾌하게 설명하는 하재근아니 허지웅 보면 참... 대단한 감투 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는 가해자고 너는 피해자. 깔끔하지 ? 이런자세....

AgalmA 2015-03-30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자 풀이는 언제나 재밌는 이야깃거리 같아요.
이제 이런 여론몰이 좀 알 때도 되지 않았나요. 언제나 새롭단 말인가; 이런 뉴스로 입방아 찧는 게 정말 스트레스 해소가 되는 일인지...휴.

곰곰생각하는발 2015-03-30 20:45   좋아요 0 | URL
한글은 소리문자여서 디테일한 부분을 놓치기 쉬운데 한자는 표의문자이니 디테일한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순우리말주의자`보다는 아무래도 국한문 혼용주의자`인 것 같습니다.

AgalmA 2015-03-30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국한문 선호자입니다. 한문의 디자인적인 면도 그렇고, 그림문자의 묘미를 쉽게 포기 못하겠습니다.
한글오용이 안되게 조심하고자 하는데 어렵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3-30 21:26   좋아요 0 | URL
문자 자체에 대한 우열을 따지는 거 자체가 잘못된 거 아니겠습니까. 어찌 언어에 순위를 매길 수 있겠습니까.
저는 베트남어가 한글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지도않고, 한국어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런 거야 말로 국뽕 아닌가 싶어요. 표의문자는 표의문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고, 표음문자는 표음만의 장점이 있는데 그저 한글 띄우기 위해 한자`가 한글에 비해 떨어진다느니 하는 거 보면 좀 징그럽기도 하고요... 당최 모든 걸 순우리말로만 적자고 주장하는사람 보면 이해가 안 갑니다.

AgalmA 2015-03-30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우열입장은 아니고요. 어떤 문화든 그 순수성이 지켜지면 좋겠다는 의미입니다. 요즘 인터넷 줄임말 등 해서 알아먹기 힘든 외계어도 엄청 많잖습니까.
이런 문화충돌 현상에서 언어도 자연도태나 약육강식식이 되면 안타깝게 사라질 것들이 많으니 말이죠. 흥야항야 그런 거요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3-30 22:13   좋아요 1 | URL
아갈마 님 저와 함께 흥야항야`를 전술적으로 사용하여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 흥야항야 재단 > 을 만들도록 합시다요. ㅎㅎㅎ


그럼요. 지금도 지구 어디선가는 언어가 멸종된다고 하죠. 언어도 도태되고 다시 만들어지고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수이 2015-04-01 09:54   좋아요 0 | URL
흥야항야_ 이건 무슨 뜻인가요? 아갈마님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1 11:02   좋아요 1 | URL
흥야항야는 흥이야항이야 줄임말로 남의 일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흠.. 2015-03-30 2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금 상황은 디스패치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를 했을 때 예원측에서는 왜 입을 다물고 있었느냐?라는 쪽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더군요. 결국 결론은 예원이 모든 프로에서 하차해한다는 분위기로 흘러 가는 거 같구요. 정신병자들 집단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3-30 22:15   좋아요 0 | URL
아니 이 새끼들. 뭘 그런 거 가지고 사람 밥그릇을 함부로 걷어차고 그럽니까.
얼굴 마주보며 욕한 것도 아니고 태임이 가니까 혼잣말로 욕한 게 무슨 욕입니까.
욕은 상대가 듣는 상황에서 해야 욕이지... 하여튼... 남 잘되는 거 꼴을 못보는 현상이죠..

나라가미쳤어 2015-03-31 04:1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지금 이태임-예원 사건을 대하는 반응으로만 봐서는, 대중은 거의 미쳤다고밖에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저도 동영상 봤습니다만, 도대체 예원이 뭘 그렇게 죽을죄를 졌는지 도저히 모르겠고, 더우기 앞뒤 다짤린 그 유출경로마저 수상쩍은 동영상 하나 가지고 멀쩡한 젊은사람 밥줄을 끊으려고 네티즌이란 무리들이 떼로 날뛰는 꼴을 보면 정말 토악질만 나올 뿐입니다.
고작 세살 나이많은 사람한테 말끝에 `요`자 안붙였다고 싸가지없는 년 업계에서 퇴출시키라는 소리가 봇물을 이루고, 그걸 또 패러디해서 낄낄대거나 트위터에서 이죽거리며 지 유명세 올리는데 동원하는 흡혈귀같은 자들까지 설쳐댑니다. 이게 도대체 사람사는 나라 맞습니까? 남의 직장, 남의 노동 이렇게 함부로 무시하고 모가지 자르라는 소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는 새끼들이 도대체 이명박하고 다른게 뭡니까? 박근혜하고 다른게 뭡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5-03-31 10:38   좋아요 0 | URL
그냥 태임 씨 성격 졸라 까칠하네... 라거나 예원 씨 눈치가 좀 없나보네... 하거나 하는 수준에서 끝내야지 이걸 가지고 방송하차하라, 마라, 아주.... 그냥 죽여주더군요. 언제부터 연예인이 공인이 되어서 그러 청렴결백을 강요하는지... 자기들도 상사 안 보는 데에서 온갖 쌍욕 다 하더니... 아니 쌍년 소리 듣고 나서 혼잣말처럼 저 미친년.. 이런 게 욕인가요. 하여튼 개떼들 같습니다 정작 물고뜯어야 할 곳에서는 찍소리도 못하고...

수다맨 2015-03-31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일하다 보면 갈등도 생기고 다툼도 일어날 수 있는 건데 언론이고 대중이고 공인 운운하며 사람을 아주 죽일년 만드는 거 보면 어이없습니다.
애들 밥그릇 깨부순 것도 모자라서 유상급식 전환 반대하는 학부모들 싸잡아 종북몰이하는 홍 지사한테는 그토록 관대한 이들이 말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5-03-31 13:05   좋아요 0 | URL
무상급식논란에서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왜 무상급식이 공짜`죠 ? 이해가 안 갑니다. 공짜가 아니라 ˝ 세금 ˝ 으로 낸 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니 공짜`가 아니라 내 돈 내가 내고 먹는 거죠. 공짜 라는 프레임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보도블록 사시사철 갈아치우지만 않아도 애들 무상급식 가능합니다.

stella.K 2015-03-3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곰발님 생각엔 기본적으로 동의는 하는데
이병헌이 그러는 건 좀 꼴보기가 싫더군요.
총각 때야 어땠던 지간에 장가 가서도 그렇게 이미지를 구기면 안 되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그 뒤엔 이민정이 있기 때문이겠죠.
자고로 여자 가슴에 대못 박는 사람치고 잘 되는 꼴을 못 받습니다.
이제와 두 여자들한테 아량 베풀듯 하는 것도 웃기고. 그게 뭐하는 건지...

2015-03-31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lus75 2015-04-05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정말 통쾌합니다. 머릿속으로 생각만하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끙끙대던 이야기를 너무 잘 풀어주셨네요ㅠㅠ
공인...정말 대중들이 더이상 미디어에 휘둘리지 말고 다시 한번 생각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연예인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욕먹을만한 일인가?˝ 하구요.
그리구 윗분말씀도 이해는 갑니다. 이병헌의 경우에는 공인이 아니더라도 욕을 먹을만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연예인이라는, 공인이라는 이유로 필요이상으로 욕을 더먹는 것같은 느낌도 배제할수가 없네요. 분명 이병헌의 행동은 잘못됐고 욕먹을만한 일이지만 그건 이민정과 이병헌 둘사이에 풀어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중이 뭐라 욕하든 둘사이에 달라지는건 없으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8 08:30   좋아요 0 | URL
이병헌은 욕먹을 만하죠. 말씀하신 것처럼 연예인에게 지나치게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 좀 괴롭혔으면 좋겠어요. 연예인이 도덕군자도 아니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