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을 잡는다 !                                  




 

 

 

 

 

 

 

 

 

 

 

 


 

 

 



가물치도 아니면서 책 제목이 가물가물하니 일단은 단순하게 " 고서 " 라고 해두자. 조선시대 백탑파 가운데 한 명이었던 이덕무'가 쓴 책이므로 고서'가 맞긴 맞다. 이덕무가 쓴 " 古書 " 를 보면 쥐'가 닭을 잡아먹는 장면'이 나온다. 닭이 쥐를 잡는 것이 아니라 쥐가 닭을 잡아 ?!  의아스럽게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정말로 쥐'가 닭을 잡아먹는다. 이덕무는 자신이 본 희한한 광경을 차분하게 기술한다. 내용은 이렇다. 캄캄한 밤이 되면 쥐는 닭장 속에 갇힌 닭 뒤꽁무니 쪽으로 몰래 다가간다. 그리고는 똥구멍'을 살살 핥는다. 일종의 오럴섹스'다. 황홀해진 닭은 오르가슴에 도달할 때까지 엉덩이'를 더욱 쥐새끼 입 쪽으로 들이민다. 뜨거운 혓바닥이 아.......  좀더...... 아, 좀.... 더......깊게........ 드루와 ~ 드루와 ~ 

그런데 놀라운 것은 쥐는 핥는 것이 아니라 똥구멍을 갉아먹는다는 사실이다. 닭은 죽는 순간까지도 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결국 닭은 속이 파여 내장이 끊어지는 고통도 모른 채 황홀한 죽음을 맞이한다. 말 그대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단장 斷腸 : 끊을 단, 창자 장  의 고통'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 내용은 << 이목구심서 >> 라는 책에 나오는 대목일 가능성이 높다. 오래전, 도서관에서 서서 눈어림으로 대충 훑은 내용이라 정확한 복기는 아니라는 점을 미리 밝혀두는 바이다. 이 책은 << 耳目口心書 >> 라는 제목이 암시하듯이 이덕무 자신이 직접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듣거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풍문이 된 것들을 담은 수필 형식'이다. 이덕무는 조선 후기 문인으로 독서광이자 메모 예찬자'였다.


그는 왕족 출신으로 방계혈족 傍系血族 이나 서자였으니 사돈의 8촌의 5촌 당숙의 이웃 같은 존재였을 터. 그는 애초에 출세에 대한 욕심을 버린 채 소박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평소 작고 사소한 것에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라 양반이 체신머리도 없이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식물이나 물고기, 곤충 따위를 오랫동안 관찰하고는 했다고. 흑산으로 유배 떠난 정약전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오랫동안 물고기를 들여다보는 낙으로 살았던,    외로운 사내. 그와 겹쳐진다. 이덕무가  평생 읽은 책이 2만 권'이요, 스스로 남의 책을 직접 손으로 필사한 것만 해도 수백 권이라 하니 책을 읽는 선비를 떠나 책에 미친 바보'라 할 만하다. 당시 책이 귀하던 시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2만 권'은 어마어마한 독서 경력이 아닐 수 없다.


2만 권'이나 되는 장서를 보관하려면 대궐 같은 공간이 필요할 터인데 작은 머릿속에 그 어마어마한 장서를 모두 보관했으니 놀라울 지경이다. 그는 스스로를 간서치 癡 : 지나치게 책을 읽는 데만 열중하거나 책만 읽어서 세상 물정에 어두운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라고 불렀으나, 사실 그는 모든 분야에 박학다식했고 문장 실력이 누구보다도 뛰어났던 문필가'였다. 한때 교양서 베스트셀러'였던 << 책에 미친 바보 >> 가 바로 이덕무가 쓴 글을 묶어 간략하게 소개한 책이었다. 이덕무의 책은 " 고서는 따분할 것 " 이라는 내 선입견을 단박에 부셨다. 박물학적 잡학 에세이'가 도달할 수 있는 궁극'을 보여준다. 궁금하다면 커피 한 잔과 함께 문학의 향기 속으로 드루와, 드루와 !

내가 불쑥 쥐가 닭 뒤꽁무니를 갉아먹는 이야기로 말머리를 여는 까닭은 요즘 여의도에서 제작한 << 인정상, 사정할 수 없다 >> 라는 최신 영화를 구경하다가 문득 이 冊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박근혜와 친박이 떨어진 지지율을 회복할 속셈으로 각하와 친이'를 치기 위해 마련한 것이 성완종 카드'인데 돌발 변수가 발생해서 각하와 친이'가 박근혜와 친박을 궁지에 모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게 정치 드라마를 보고 훈수 두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놓은 중평'이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둔 경우다.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성완종 데쓰노트 목록에 오른 홍준표나 이완구는 성姓을 바꿔야 한다. 홍준표는 안준표로, 이완구는 미완구'로 말이다.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으나 히든 카드로 준비한 " 성완종 토끼몰이 전략 " 은 결국 도끼로 자기 발등을 찍는 꼴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토끼 굴 속으로 도망친 토끼를 잡겠다며 동굴 앞에서 요란법석을 떨며 불을 피우다가 동굴 속에서 토끼 대신 호랑이가 튀어나온 꼴이라고나 할까 ? 알고 보니 토끼 집'이 아니라 호랑이 굴이었던 셈이다. 성완종은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 만만치 않은 사람이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그는 이덕무처럼 꼼꼼한 메모광'이었다.  그가 < 죽음 > 과 < 폭로 > 를 서로 맞바꾼 것은 자신의 말'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극한 몸부림이 아니었을까.  지금 한국 정치'는 이 사람이 던진 " 다잉-메시지 " 에 주목하고 있다. 3천만 원짜리 자양강장제'로 추정되는 < 비싼 500 > 를 마시며 느긋하게 토끼 사냥을 즐기던 늑대 입장에서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토끼를 " 소탕 " 하려다가 호랑이 " 소굴 " 을 만나더니 이제는" 토끼 " 잡으려다가 " 토껴 " 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꼴이다.

알기 쉽게 정리하자면 닭띠 왈패가 쥐띠 왈패를 잡으려다 오히려 쥐띠 왈패에게 닭띠 왈패가 된통 당한 꼴이다. 요즘 대세인 닭띠 왈패 앞에서 쥐띠 왈패가 찍소리도 못하고 벌벌 떨줄 알았는데 벌벌 떨기는커녕 눈알 불알이면서 " 드루와 ~ 드루와 ~ " 라며 호기롭게 맞짱을 뜨는 중이시다.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이 싸움도 결국에는 기승전(친)박의 위대한 정신 승리'로 끝나는 막장 드라마'일 가능성이 높지만  막장이란 결과가 뻔해도 욕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지 않은가. 옛 선비'는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라고 했으나, 여의도 정치판에서 백로는 멸종된 지 오래'인 것처럼 보인다. 여의도(島)에 까마귀가 날아드니 하늘이 온통 거무퉤퉤하구나. 오로라, 통재라. 성완종 리스트 목록에 올라온 지옥의 8인에게 온힘을 다해.......

" 알밤구(球) : 국어 순화 정책에 따라 야구 스포츠 용어인 빈볼 beanball 은 알밤구로 대체한다. 관련 어휘로는 비슷한말인 꿀밤구와 밤톨구가 있으나 한글 맞춤법 시행령에 따라 알밤구로 통일한다. 투수가 고의적으로 타자 머리를 때릴 목적으로 던지는 공을 빈볼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bean이 콩이라는 뜻과 함께 머리를 때리다'라는 의미가 있으니 이와 유사한 한국어 단어가 알밤'이다. 견과류 열매를 뜻하지만 동시에 머리를 쥐어박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으니 bean과 알밤은 유유상종'이다. 저잣거리 입말의 예 : " 봉중근 투수, 안경환 타자를 향해 고의로 알밤구 날렸나요 ? 안경환 타자 가자미 눈이 되어 봉중근 투수를 째려보자 봉중근 투수  드루와 ~ 드루와 ~ 라고 도발하는군요. 일촉즉발, 아....... 흥미,  진진합니다. 이 맛에 야구 봅니다. " ㅡ 자료 출처, 오소리깻잎사전. 형설시공사 제공.     던지고 싶다 ! "

" 옛날에 말이야. 나가사키 가카'란 분이 계셨다. 대단한 분이셨지. 소 뿔도 단숨에 뽑아버린 분이셨어. 너, 너너너너 소야 ? 나, 나나나나나가사키'야. 나카사키 준뻬이 가카 ! 홍단, 초단, 풍단 종합 9단. 그리고는 뿔을 잡고 존나게 내리치는 거야. 존나게. 뿔이 뽀개질 때까지 !!! 이게 바로 무대포 정신이다, 무대뽀 ! "

 

지금 쥐가 닭의 똥구멍을 갉아먹고 있다.

 

 

 

 

 

 

 

+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이덕무 책을 갈무리한 << 청장관전서 >> 세트'를 구입할 생각으로 알라딘과 접선을 시도했더니 " 품절 " 된 상태'라고 한다. 도서관에서 눈어림으로 짐작한 바로는 이덕무의 산문은 탁월했다. 무엇보다도 읽는 재미'가 있었다. << 태백산맥 >> 마저 고리타분해서 읽지 못하는 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 책을 읽었으니 말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 << 청장관전서 >> 세트(11권)을 구하는 것은 그닥 어렵지 않겠지만 카잔차키스 전집 세트(40권)을 사두고서 아직까지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을 보면 망설여진다. 관상용으로 전락한 전집 - 포비아'라고 할까 ? 그나저나 카잔차키스 전집은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 꼴도 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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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5-04-15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완구 총리가 만일 자신이 돈을 받았으면 생명ㅡ정치 생명이 아니고 진짜로 목숨ㅡ을 내놓겠다고 국회에서 발언하더군요. 사태 파악 할줄 모르는 도박판의 호구를 보는 것 같아 혀를 차게 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4-16 04:59   좋아요 0 | URL
완구 보면 영구 생각납니다. 내일이면 들통날 거짓말을 오늘 천연덕스럽게 말하고, 발각되면 말을 바꾸고....
코미디언 같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5-04-1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량장난감 완구세트가 만든 토이스토리 대한민국 청와대서 절찬상영

곰곰생각하는발 2015-04-16 17:14   좋아요 0 | URL
토이 스토리... ㅎㅎㅎㅎㅎ 맞는 말입니다.

오쌩 2015-04-16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만 성행위를 에로시티즘으로 승화시킬수 있다고 생각했는데,닭과 쥐의 오랄섹스라....
쾌락은 계속되는 자극에 갱신되고 유지,
그것이 불행을 낳았네요 ㅎ

닭은 자승자박인데
신기한게 mb는 무슨 천운이 따라주는지...운도 반복되면 실력이라고..
이쯤되면,능력?이 대단허다고 인정해야할지....ㅉ


곰곰생각하는발 2015-04-16 17:14   좋아요 0 | URL
제 말이 그 말입니다.
이 정도면 이젠 실력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술수의 제왕이라고나 할까요... 기막힌 자임...

samadhi(眞我) 2015-04-20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미친 바보]를 보면 이덕무의 솔직함에 놀라게 돼요.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이구나 싶었지요. 체면에 압사할 것 같던 그 시대에 말이죠. 까면 깔수록 까도까도 또 나오는 그네네 사람들. 정말 ˝난˝ 놈들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4-20 11:07   좋아요 0 | URL
이덕무 가만 보면 김수영과 닮은 점이 있죠. 성격은 반대지만 솔직함을 닮았습니다. 아, 이전집 어디서 좀 구했으면 좋았을 것을 아쉽습니다.

samadhi(眞我) 2015-04-20 11:24   좋아요 0 | URL
전집 구하시고 장식용으로 두시게 되거든 저한테 버려주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4-20 11:29   좋아요 0 | URL
메모해두겠습니다. 이거 절판되어서리.... 헌책방 함 뒤져볼까요 ? 뒤져보긴 했는데 없더군요... ㅎㅎ

samadhi(眞我) 2015-04-20 12:53   좋아요 0 | URL
곰발님의 뽐뿌질에 제가 더 불이 붙었는데요. 책욕심 나서 검색했는데 죽어도 없네요. 아주 오래전 출간본만 있고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5-04-20 19:09   좋아요 0 | URL
전 도서관에서 잠깐 읽었는데아, 재미있떠라고요... 그때느 지금이나 사람 사는 거 비슷하구나 이런 느낌 들고 말이죠. 전집 구비했으면 좋았을 것을... 이런 것을 출판사들이 출간하고 그래야 하는데 말입니다.
 

 

 

 


콩bean과 공ball  : 김성근과 장동민




bean : 콩, [타동사][VN] (美 비격식) 머리를 때리다

beanball : (야구) 야구 경기에서 투구가 고의적으로 타자의 머리 근처를 겨냥해 던지는 공




1. 김성근


지난 4월 12일 롯데-한화 경기'에서 빈볼(beanball) 시비'가 벌어졌다. 이동걸 구원 투수'가 황재균을 향해 던진 1구'가 몸쪽으로 바짝 붙었다. 누가 봐도 의심할 만한 투구였다. 황재균이 표적이 되었다는 느낌이 왔다. 전 타석에서도 고의성이 의심되는 데드볼'로 출루했던 황제균이 아니었던가 ! 반신반의, 하지만 두 번째 공도 몸쪽 높은공이었다. 황제균이 피하지 않았다면 데드볼이었다.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제3자가 지켜보아도 티가 나는데 하물며 타자'가 모를 리 없다. 아니나 달라, 3구는 황제균의 엉덩이에 꽂혔다. 육탄전은 불가피했다. 몸과 몸이 뒤엉키는 육체의 향연이 펼쳐지리라. 양 팀 선수들이 우르르 나오고, 심판진은 이동걸 투수'가 고의로 공을 던졌다고 판단해 그를 퇴장시켰다. 여기까지가 롯데-한화 경기에서 벌어진 빈볼 시비의 약사 略史다.

화살은 김성근 감독에게 날아갔다. 이동걸 투수가 자발적으로 빈볼을 던질 확률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2군 무대에 있던 투수가 절치부심하여 처음으로 1군 경기 마운드에 올랐는데 고의로 사구 死球를 던진다 ?! 투수가 고의로 사구'를 던지면 출장 정지'를 당하고 다시 2군 무대로 돌아가야 하는데 과연 이동걸 투수가 그럴 수 있을까. 당연히 김성근 감독에서 가자미 같은 째진 눈꼬리'를 던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하필 황제균이 표적이 되었을까 ? 여러 설'이 많으나 중요한 것은 데드볼 지시의 주체가 김성근 감독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김성근 감독은 7,80년대 야구를 한다. 사람들은 김성근 야구를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김성근 감독이 뛰어난 승부사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가 선보이는 야구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 야신 " 으로 불릴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춘 승부사'이지만 그가 펼치는 야구 스타일'은 비호감이다. 내가 그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선수를 승리'를 위한 소모품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 5일 로테이션'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다반사'다. 유창식 투수는 3일 만에 등판해서 다시 공을 던졌고, 불펜 투수 권혁은 중간 계투로 나와 51구나 던졌다. 선발 투수가 51구 던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5일 로테이션 없이 아무 때나 던져야 하는 불펜 투수에게 51구는 치명적이다. 불펜 투수는 20구 안팎이 적당하다. 저런 식으로 던지면 어깨가 망가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승리를 위해서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는 승리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라면 과정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내가 엘지 팬이면서 전 엘지 감독이었던 김기태'를 싫어했던 이유는 선수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선발 투수가 잘 던졌든 못 던졌든 한 이닝 대량 실점이 아니라면 감독이 투수에게 5이닝을 채워주는 것은 선수에 대한 예의에 속한다(선발 투수는 5이닝을 채워야 비로소 승리 요건을 갖추니 감독이 배려 차원에서 5이닝을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야구 예절에 속한다). 하지만 김기태는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종종 4회나 5회 때 투수를 교체하고는 했다. 투수 입장에서 보면 열받을 상황'이다. 김성근 감독도 마찬가지'다. 그는 승리에 집착한 나머지 선수의 미래에 대해서는 가차없다. 몇 년 동안 2군 무대에서 절치부심하다가 1군 마운드에 첫 등판한 이동걸 투수'는 빈볼 시비로 어쩌면 영원히 1군 무대를 밟지 못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항상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야구를 관람할 때는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성근 감독은 황제균 타자가 1회 때 많은 점수 차이에도 불구하고 도루를 했기에 상대 팀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정작 야구 예절을 벗어난 사람은 김성근 감독이다. 승리에 집착하는 것은 감독의 훌륭한 자질일 수 있으나 승리에 눈이 멀면 맹목盲目이 된다는 점 또한 명심해야 한다. 야구인이라면 공ball과 콩bean은 구별해야 한다. 어떤 감독은 선수와의 예절을 지키기 위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기도 한다. 야구는 종종 그런 패배'가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도 한다.







2. 장동민


 

야구 용어 가운데 " 빈볼 " 은 " (가득) 찬볼 " 의 반대말이 아니다. 공이 대부분 속이 빈 구조'이기는 하지만 여기서 < 빈 > 은 알맹이 없는 껍데기'라거나 속이 비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 bean > 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빈볼은 " beat ball "  이 아니라 " bean ball " 이다. < bean > 이 콩'이라는 의미로 널리 쓰이지만 " 머리를 때리다 " 라는 뜻도 있으니 빈볼'이란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헤드샷'을 말한다. 사족이지만 빈볼을 굳이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알밤구'라고나 할까 ? 머리를 쥐어박는 일을 두고 알밤을 먹이다, 라고하니 말이다. 하지만 투수가 고의로 던지는 공이 모두 머리를 향하지는 않는다. 투수가 고의로 던지는 데드볼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맞아도 그닥 아프지 않은) 엉덩이를 맞추는 데드볼과 맞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사람 머리를 향해 던지는 헤드샷'이 있다.

고의로 던진 빈볼에 두고 잘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굳이 비교를 하자면 전자는 타자에 대한 배려이고, 후자는 타자에 대한 증오'다. 엉덩이는 살이 많기 때문에 그닥 아프지 않을 뿐더라 맞아도 뼈가 부러지지는 않기 때문에 부상 염려가 별로 없다. 이동걸 투수가 황제균 타자 엉덩이를 맞췄다는 것은 던지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던져야 하는 상황에 대한 미안함이 묻어난 결과였다. 황제균도 투수가 억지로 던진 공'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구속을 낮췄다는 점과 공이 엉덩이를 향했다는 점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그래서 그는 항의의 몸짓만 취했을 뿐 주먹다짐을 하지는 않았다. 홀아비 사정은 과부가 아는 법이니까 말이다. 만약에 알밤구'가 머리를 향했다면 주먹다짐을 했을 것이다. 황제균의 항의'는 이동걸을 향한 게 아니라 김성근을 향한 것이다.

욕도 마찬가지'다 엉덩이를 맞추는 욕과 머리를 향해 날아가는 욕이 있다. 장동민이 여성을 비하하는 욕설'에는 타자 머리를 향한 경멸과 증오가 엿보인다. " ① 카더라 " 통신 찌라시'나, 출세하더니 많이 "② 컸더라 " 뒷담 그리고 " ③ 그럴 줄 알았어 " 스토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과격한 언행을 선보이는 장동민 같은 경우는 언젠가 사달이 벌어질 줄 알았다. 언어 폭력뿐만 아니라 그가 종종 유세윤이나 유상무에게 보이는 습관적 신체 폭력( 그가 장난스럽게 상대방 머리를 때리거나 발로 엉덩이를 차는 모습 ) 을 볼 때마다 그가 선보이는 싸가지없는 캐릭터가 극중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상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연예인에게 방송은 밥줄이니 그에게 방송에서 하차하라고 요구할 마음은 전혀 없지만

그가 이 사건으로 인해 방송에서 하차한다고 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는 않을 것 같다. 그가 전에 함께 일했던 코디네이터를 향해 창자를 꺼내 구워서 그 여자 엄마에게 택배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을 때 그것은 < 웃기고 싶은 욕심 > 차원이 아니라 < 개같은 인성 > 의 문제였다. 사람들은 그러한 언어 폭력을 술자리에서나 있을 법한 말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러한 말은 술자리에서도 하면 안 되는 말이다. 장동민 말투를 흉내 내서 아무리 " 개 같은 년 " 이라고 해도 창자를 꺼내 구워먹을 정도'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남성이 여성 혐오 발언을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하다고 믿는 부류와 다른 하나는 여성이 남성보다 사회적 혜택을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류'이다.

하지만 그 어느 지표를 보아도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으며, 그 어느 지표를 보아도 한국 여성이 남성보다 사회적 혜택을 많이 받고 있다는 자료 또한 찾을 수 없다. 반대로 여성 불평등 자료'는 수없이 많다. 욕으로 흥한 장동민이 욕으로 흥한 박명수와 다른 점은 박명수에게는 나약함을 숨긴 " 위악 " 의 냄새가 엿보이지만 장동민에게는 " 위악 " 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박명수가 내뱉는 < 버럭 > 은 평균 이하'인 약자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위장술'처럼 보인다. 하지만 장동민이 내뱉는 < 버럭 > 은 약점을 보면 물고늘어지려는 들짐승의 사나운 본능처럼 보인다. 그렇기에 장동민에게는 위악'이 아니라 폭력처럼 보인다. 가식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 사람이 정직한 사람은 아니다. 직설은 때론 가식보다 좆같은 경우가 허벌나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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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4-14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콩이면 홍진호 아닙니까? ㅋㅋㅋ 저는 김성근 감독의 업적과 야구에 기여한 공로는 인정하지만, 감독 스타일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도 김성근, 장동민 관련 기사 때문에 성완종 리스트와 세월호 추모가 관심 밖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4-14 21:25   좋아요 0 | URL
장동민 논란은 이미 한물 가지 않았나요 ? ㅋㅋㅋ.
그나저나 장동민은 버럭으로 먹고살았는데 이젠 함부러 여성에게 버럭 할 수 없으니 개그 소재가 거덜난 운명에 처했군요.

오쌩 2015-04-14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구는 잘 모르지만, 이해하는 무리는 없네요 ㅎ 입으로 흥한자 입으로 망한다 하더니, 장동민 ㅉㅉ 안타깝네요.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4-15 08:29   좋아요 0 | URL
가만 보면 이완구도 입으로 흥한 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목숨 내놓겠다. 이런 결전의 말투를 쓰고는 하는데
바로바로 거짓말이란 게 탄로나더군요. 아마 그도 곧 입 때문에 망할 것 같다능....

samadhi(眞我) 2015-04-20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렬이 때문에 기아가 아작(?)이 난 상황에도 김성근이 기아 감독으로 오기를 바라지는 않았어요. 그렇게 재미없는 야구를 볼 자신이 없었거든요. 김성근이 망가뜨린 투수만 해도 몇 인지. 그래서 망가진(?) 송은범이 기아에 와서 얼마나 속이 터졌는지. 한화의 희망(?)이었던 이태양이 설마 혹사 때문에 수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이태양이 동향 출신이라 더 마음이 가는데... 곰발님이 싫어라하는 김기태를 보아야 하는 기아빠인 것이 슬픕니다. 특히, 몸매가 이쁜^^ 대형이를 버려서 으찌나 욕했는지. 그래도 2루베이스 앞에 누웠을 때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4-20 11:05   좋아요 0 | URL
꼴찌였던 엘지 김기태 들어와서 4위했을 때부터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남들은 구세주다 하는데 하는 꼴 보니 재수없더군요. 며철 전이었죠. 3:2로 지고 있을 때 기태 역시나 4회 시작하자마자 교체하더군요. 남의 팀이지만 뚜껑열렸습니다. 예의가 없는거죠. 선발은 빅이닝으로 대량 실점 하지 않는 이상은 5회 이상 던지게 해야 합니다. 이게 무슨 선수를 위한 감독의 배려입니까. 김성근도 같아요. 벌떼 야구 말이 좋아 작전이지 ...
권혁 선수 보십시오. 매일 50구씩 던지는 거 같아요. 아작납니다. 아작.....

samadhi(眞我) 2015-04-20 11:25   좋아요 0 | URL
저도 엊그제 잘 던지던 선발 내렸을 때 도저히 이해가 안 가서 애꿎은 남편한테 성질을 냈죠. 잘 던지고도 승도 못챙기는 선발은 얼마나 열 받을 지. 준비 없이(?) 올라왔을 계투들은 얼마나 속이 탔을 지. 이런 감독들 정말 싫어요~~. 경문형아 경익 횽아 같은 감독 또 없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4-20 11:29   좋아요 0 | URL
한편으로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뭐 4강 가도 성적 부진으로 짜르니 말이죠. 발등의 불이라고
성적에 급급하다 보니 선수 챙기는 문화가 없는 거죠.
반면 메져리그 보십시오. 만년 꼴찌해도 몇 십 년 한곳에서 감독하는 경우도 있짢아요.
사대주의가 아니라 그런 건 좀 보고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메져리그보면 두들겨맞아도 선발은 5회까지는 끌고가더군요.
어차피 야구는 투수놀음이고 투수가 지면 그 게임을 졌다는 심정으로 관리를 해야지 앙을까요...
글고 보면 경문형아 참... 신사였죠.....
 
국가처럼 보기 - 왜 국가는 계획에 실패하는가
제임스 C. 스콧 지음, 전상인 옮김 / 에코리브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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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없는 도시 : 전봇대와 뱀                 

 

 

 

 

 

 

 

 

 

 

 

태국과 같은 동남아 국가에서는 전봇대 기둥이 사각형'인 경우가 있다. 둥근 전봇대 기둥만 보았던 한국 관광객 입장에서 보면 신기한 풍경일 터. 그 모습이 신기해서 관광 버스 여행 가이드에게 물어보면 뱀이 전봇대를 타고 올라가는 바람에 종종 정전 사고를 일으켜 전봇대 기둥을 사격형으로 만들었다는 재미있는 답변이 돌아온다. 태국 하면 뱀 많기로 소문난 동네가 아니었던가. 한국 관광객은 나뭇가지에 돌돌 말린 뱀을 본 기억을 떠올리며 무릎 탁 치고 아, 한다. 아, 하며 무릎 탁, 치는 건 좀 이상하잖아. " 희한하네에에에에 ~ "   하지만 전봇대가 사각형인 이유는 사각형 전봇대보다 원기둥 전봇대가 제조 단가'가 더 비싸고 정교한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술력이 낙후한 동남아에서는 설치 비용 절감 차원에서 사각형 전봇대가 거리에 박혔다고 해야 맞는 설명이 될 것 같다.

전봇대가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은 기술력이 필요한 건축물이다(전봇대 속은 텅 비어 있다).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겠지만 전봇대가 둥근 이유는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기 위해서'다. 비행기가 버스처럼 네모난 맵시'를 자랑했다면 날개는 있으나 멀리 날지 못하는 공작새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리라. 비행기는 오로지 날아야 한다는 욕망 때문에 모든 겉치레'를 제거해 버린 순수한 형태로 남았다. 그렇다고 해서 관광 가이드의 말이 아예 말도 안 되는 엉터리'라고는 할 수 없다. 뱀이 사각형 기둥보다는 원형 기둥을 오르기 쉽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뱀이 기둥을 돌돌 감쌀 때에는 원형 전봇대 원통과 뱀 몸통 사이의 틈'이 없지만 사각형 전봇대는 구조상 밀착이 어려워 틈이 많이 벌어진다. 당연히 사각형 기둥보다는 원형 기둥을 감쌀 때 안정적이다. 

하지만 뱀이 둥근 기둥을 이용해서 전봇대를 쉽게 오르기 위해서는 몸 길이가 매우 길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야 한다. 쇠막대에 칭칭 감긴 코일coil처럼 말이다. 과연 전봇대를 쇠막대처럼 칭칭 감을 만한 길이를 가진 뱀이 있을까 ? 있다, 심형래 감독이 연출한 영화 << 디워 >> 에 나오는 이무기'라면 동남아 관광 가이드'가 한 말은 정답일 수 있다. 영화 << 디워 >> 포스터'를 보면 빌딩을 오르는 이무기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때 포스터에 등장하는 빌딩은 원형에 가까운 형태'다. 심형래도 나름 과학적 지식을 동원하여 영화를 만들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적어도 << 디워 >> 만듦새는 " 키 2미터에 몸무게는 30kg인 건장한 녀석 " 이라고 쓰는 초등학생의 펜픽' 정도는 아니라는 소리'다.

" 장래 희망이 베스트셀러 작가인 초등학교 5학년 정다래 학생 !  키 2미터에 몸무게가 30kg인 남자는 건장한 사내가 아니라 성냥개비 물 빠따'랍니다. " 뱀은 배 부분 전반에 걸친 역방향 비늘결을 이용하여 측선 물결운동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직선 주행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뱀을 도형으로 표현하자면 < 곡선 > 이라 할 수 있다.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전봇대가 둥근 이유는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기 위해서다. 나무가 둥근 이유'가 광합성을 골고루 받기 위한 식물의 전략이라고는 하지만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적화된 디자인'이라는 점도 부인할 수는 없다. 나무는 보다 많은 광합성을 얻기 위해서 최대한 높이 자라는데 높이 자랄수록 맞바람을 세게 받으니 바람의 저항을 계산하지 않으면 키 큰 나무는 바벨탑 신세가 될 공산이 크다.

산 정상에 가까운 나무일수록 키가 낮거나 곱추의 허리처럼 자세를 최대한 낮추는 이유는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산 정상에서 대나무처럼 꽂꽂하게 버티다가는 뿌리째 뽑히기 딱이다. 강과 하천이 구불구불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원인도 유속에 따른 퇴적과 유실을 막기 위해서'다. 강과 하천은 유속이 빠르다 싶으면 휘어져서 속도를 줄인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속도 제어 장치'인 셈이다.  이처럼 곡선은 수직의 속도와 가로의 저항을 적절하게 안배하여 저항'을 상쇄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 시멘트 원기둥 전봇대'가 모방하려는 것은 바로 나무'다. 실제로 시멘트 원기둥 전봇대 전에 사용되었던 전봇대는 우뚝 솟은 나무 전봇대'였다. 직선이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디자인이라면 곡선은 자연친화적 형태'라 할 수 있다.

 

<< 국가처럼 보기 Seeing Like a State >> 를 저술한 제임스 스콧'은 레비스트로스의 문학적 표현을 빌려 원시와 문명을 < 날것과 요리한 것 > 으로 분류한다. 스콧에 의하면 곡선은 정복되지 않은 처녀지(비가독성)이고 직선은 " 읽기 쉬워진 삼림(단순화) " 에 해당된다. 직선은 인간에 의해 관리되고 정리된 디자인이다. 만약에 1500년경 도시 지적도'가 있다면 어떤 모양새였을까 ? 아마도 2살짜리 갓난아이'가 크레파스로 그린, 의미를 알 수 없는 실 뭉텅이 모양일 것이다. 도시 계획 이전이니 골목길은 미로처럼 구불구불하고 논이나 밭도 뒤죽박죽일 것이다. 그렇다면 계몽주의자들이 신대륙에서 건설한 시카고 도시는 어떤 모양일까. 1893년 시카고 시내 지적도를 보면 네모반듯한 바둑판 모양으로 되어 있다. 신도시는 대부분 이런 형태로 건설된다. " 모더니티 " 는 < 곡선을 직선으로 바꾸는 작업 > 과 연관이 있다. 모더니티'는 곡선을 직선으로 변형시키는 과정에서 발생된 " 속도 " 를 얻는다.


현대인은 곡선을 직선에 비해 느리고 불편하며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 빠르다 " 는 개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제임스 스콧은 권력자가 도시를 곡선에서 직선으로 바꾸고자 하는 이유로 대중 통제 전략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바둑판 모양으로 구성된 도시는 폭동이 일어날 경우 신속하게 진압군'을 투입하여 제압하기 좋은 구조'다. 반면 구불구불한 마을'은 미로 같아서 폭동 진압군이 애를 먹는다. 당연히 폭동을 일으킨 마을 주민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지리에 밝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민 혁명군들은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힌 곳에서 최후의 항전을 치루고는 했다. 히틀러가 장기 프로젝트로 거대 도시 건설 계획을 설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 아우토반 " 을 건설한 인물이 바로 히틀러'가 아니었던가.

 

<< 국가처럼 보기 >> 는 옮긴이'가 지적한 대로 " 역사학, 정치학, 사회학, 경제학, 지리학, 인류학, 언어학, 철학, 농학, 임학, 조경학, 생태학, 도시계획학 등 한문의 거의 전 분야를 가로지르고 있(옮긴이의 글 중 ) " 어서 내용이 풍부하다. 무엇보다도 문학적 표현력이 뛰어나서 읽는 맛이 있다. 롤랑 바르트가 쓴 << 아케이드 프로젝트 >> 라고나 할까 ? 도시는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속도의 가치'를 지나치게 과대 포장 해서 확대 해석했다. 결과적으로 골목은 사라졌다(오세훈이 저지른 피맛골 정책을 보라).  처녀지는 합리성'이라는 이름으로 파괴되었다. 저자가 국가 개입으로 건설된 " 브라질리아 " 라는 행정 도시'를 유령 도시( 군중 없는 도시 ) 라고 언급한 후 지적한 부분이 바로 " 길모퉁이의 부재 " 였다. 도시 건설자'는 길모퉁이'를 도시 건설 계획'에 있어서 불필요한 요소'로 파악해 제거했으나 바로 그 길모퉁이가 없는 도시 때문에 브라질리아는 생명력을 상실한 삭막한 신도시'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골목이 사라지다 보니 골목에서 놀던 아이들은 대로'로 나오게 된다. 대로는 무법천지'다. 차들은.... 아, 띠띠빵빵 빠르게 달린다. 그때 깨닫게 된다. 골목이 간직한 구불구불한 곡선'이 차의 진입과 속도를 늦춰서 아이를 위험에서 구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뿐이 아니다. 골목 가게'도 사라졌다. 피맛골에 모여 있던 맛집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사람들은 피맛골에 있던 맛집이 다른 곳으로 이주한, 종로 2가 14층 " 신삥 " 빌딩 5층에 있는 빈대떡 가게를 찾지는 않는다. 그때 다시 깨닫게 된다. 어쩌면 빈대떡 맛 때문에 피맛골을 찾았던 게 아니라 골목 운치가 좋아서 그 가게를 찾았다는 사실 말이다. 만약에 어떤 마을이 마음에 쏙 든다면 당신의 호의는 팔 할이 구불구불한 길모퉁이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곡선은 계몽되어야 될 존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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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5-04-20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선생님이네요 호호호. 예전에 피맛골 골목사이를 이은 술집에서 안주로 먹은, 짝짝 달라붙던 자연산 굴 맛을 잊을 수가 없네요. 골목길을 이어붙인 집이라 꽤 추웠지만요. 그 때문에 운치가 있었죠. 그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청계천을 지나칠 때마다 그 상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쥐박이 욕하면서 궁금해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4-20 21:16   좋아요 0 | URL
피맛골을 왜 없앴을까요 ? 물론 땅값 비싼 곳이니 헐고 건물 세우면 가진 자가 이득 취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피맛골은 그 특유의 정서가 있잖습니까. 오세훈 이 인간 참... 정 떨어지는 인간입니다.
 
또래압력은 어떻게 세상을 치유하는가 - 소속감에 대한 열망이 만들어낸 사회 치유의 역사
티나 로젠버그 지음, 이종호 옮김, 이택광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SMO KING / NO SMOKING 

 


Smoking/No Smoking 라는 제목은 알랭 레네의 영화 제목 << Smoking/No Smoking, 1993)  >> 과는 아무 관련이 없음을 고지합니다.

 

 


 

- 업계 대변인, 금연 광고 캠페인

 

 

풍채 좋은 중년 남자'가 회의실로 보이는 어두컴컴한 사무실에서 위풍당당한 말투로 말한다. " 여러분, 우리 담배 업계가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수십 조 달러에 달했던 건초 수익'이 거덜났어요, 너덜너덜. 띠바 ! 하루바삐 골초 새끼들을 포섭해야 합니다. 날마다 2천 명이나 되는 골초 새끼들이 건강을 이유로 금연을 선언하는 상황이오. 그뿐입니까 ? 매일 1천 100명이나 되는 뻐끔이들은 이제 더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아요. 왜냐 ? 피우고 싶어도 피울 수가 없소. 흡연으로 인해 하루에 1천 100명이 뒈지기 때문입니다. 결론은 이 결손을 담배를 피우지 않아 아직은 허파가 싱싱한 잠재적 뻐끔이들로 대체해야 한다는 점이오. 암, 심장병, 뇌졸증 따위는 잊읍시다. 시바, 우리가 무슨 건강 전도사요 ? 건초 장사꾼이지...... "

일동  :  ( 격한 동감과 골초에 대해 조롱이 섞인 웃음을 날리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 동영상은 캘리포니아 주의 지원금으로 만든 금연 공익 광고'로 광고인 폴 키 씨'가 << 업계 대변인 >> 이라는 제목으로 1990년 4월 10일에 선을 보인 작품'이다. 이 광고는 다른 금연 광고'와는 사뭇 달랐다.  기존 광고는 < 흡연이 당신을 죽일 수 있습니다 ㅡ 류 > 와 < 당신이 뱉은 담배 연기가 당신 아이를 죽일 수 있습니다 ㅡ 류 > 따위의 " 보건소(스타일) 광고 " 가 대부분이었다. 이 광고들은 " 끽연가여, 각자 알아서 조심하십시다 ! " 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광고 속 흡연자는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였으며, 아무것도 모른 채 속을 태우니 속도 없는 놈으로 묘사되었다. 당신의 불행은 자업자득'이라는 논리가 박혀 있었다. 하지만 << 업계 대변인 >> 광고는 흡연가에게 1차적 책임을 묻는 대신 불투명한 적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광고 속 업계 대변인'은 잇속을 위해서 커튼 뒤에서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야비한 인물처럼 보인다. 흡연자는...... 속고 있는 것이다.

광고인 Paul Keye 씨가 보기에 흡연이 증가하는 원인'은 담배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담배 회사들이 수백만 달러를 들여 만든 이미지 마케팅'에 있다고 보았다. << 업계 대변인 >> 은 담배 회사'를 악당으로 묘사한 첫 번째 광고'였다. 공격 방향을 <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 > 에서 < 담배 회사 > 로 화살을 돌린 것이다. 이 전략은 통했다. 인간이란 자고로 모르고 있었다면 모를까, 알고 있는 이상은 속고는 못 사는 족속이니깐 말이다. 손실 회피 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안 피우면 안 피웠지 꼭두각시 장단 놀음에 놀아나지는 않겠다며 주먹 불끈 !  또 다른 광고에서는 흑인 래퍼가 나와 담배 업계를 디스한다. 시바 새끼들, 우리가 니네 꼭두각시니 ? 이젠 우리가 타바코(TABOCCO) 다 바꿔, 타바코 다바꿔. yo ~  이런 메시지였다. 적이 선명할수록 의지 또한 불타는 법이다. 플로리다 주'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캘리포니아 주가 공급한 금연 광고가 성인 흡연 인구 전체를 겨냥한 캠페인이었다면, 플로리다 주는10대 청소년을 겨냥한 금연 공익 광고에 주력했다. 애초에 싹을 뽑자는 의도였다. 이 캠페인에는 SWAT : Student Working Against Tabacco 이라는 " 담배를 반대하는 학생 모임 " 이 중심이 되어 제작 단계에서부터 캠페인 광고에 적극 참여했다. 십대들은 뻔한 보건소 광고에 식상하고 있었다. 그들은 " 담배는 몸에 해로워요 ! " 라거나 " 담배 오래 피우면 이빨이 누렇게 됩니다. " 라는 메시지'에 반응하지 않았다. 비록 십대들이 < 트와일라잇 > 같은 병맛 건전 판타지 소설에는 열광해도 이따위 금연 광고 메시지에는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십대에게는 금연 메시지'가 뭔가 근사하다는 점을 심어줘야 했다. 그래서 저항'이라는 코드로 접근을 시도했다. 십대 하면 반항 아닌가 !

" 진실 " 캠페인 시리즈는 담배 회사와 맞짱을 뜨는 또래 짐단을 담았다. 십대들이 보기에 광고 속에 등장하는 거대 담배 회사는 다스 베이더처럼 보였고, 또래 집단은 루크 스카이워커처럼 보였다. 십떼( 오타 아니다 ) 들이 우르르 거대 담배 회사 건물 앞에 모인다. 티셔츠에는 하나같이 1200이란 숫자가 적혀 있다. 그 숫자 옆에는 각자 고유 번호가 적혀 있다. 카메라는 불안하게 흔들리고 부감으로 십떼'를 비춘다. 흡사 좀비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어느 한 순간, 십떼가 모두 쓰러진다. 죽은 것이다. 궁금증은 곧 해소된다. 누군가 피켓을 들고 있다.  날마다 흡연 때문에 1200명'이 죽습니다 !


 

ㅡ 진실, 금연 공익 광고 캠페인

 

10대 청소년이 주축이 되어 만든 " 진실 " 시리즈는 10대 청소년들이 사악한 집단에 맞서 저항한다는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다. 흡연에 반대하는 금연자 혹은 비흡연자'는 흡연자가 뱉는 담배 연기에 인상을 찡그리거나 코를 막는 소극적 행동에서 벗어나 담배 회사'를 상대로 적극적 행동에 나선다.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 같다. 이들은 마치 정의를 위한 투사처럼 보인다. 나와라, 이 시밤바들아 ! 정의의 사도가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바로 이 코드'가 십대들에게 제대로 먹혔다. 돌이켜보면 십대는 폼생폼사가 아니었던가 !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플로리다 주의 10대 흡연율은 2007년에 이르러 고등학생 흡연율이 14.5 퍼센트로 떨어졌다. 10년도 안 돼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그러자 금연 정책에 대해 팔 걷고 and 발 벗고 나섰던 주 정부가 다시 칼을 빼들었다. 하지만 관객의 예상과는 달리 이야기는 골때리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이런 것을 두고 " 황당한 반전 " 이라고 하는 것이다.  주 정부는 담배 가격 인상을 중단하고 진실 캠페인 자금 지원을 대폭 삭감한 것이다. 주 정부는 금연 프로그램 효과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자 담배 회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손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금연은 곧 세금 수입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플로리다 주는 더 이상 금연 공익 광고 캠페인에서 담배 업계의 조종이라는 테마'를 활용하지 않았다. 다시 " 흡연은 당신을 죽일 수 있습니다 ㅡ 보건소 광고 " 로 돌아왔다. 가파르게 하락했던 곡선은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 재미있는 이야기는 티나 로젠버그가 쓴 << 또래압력은 어떻게 세상을 치유하는가 >> 에서 자세히 다룬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일독을 권한다. 티나 로젠버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또래 집단이 개인에게 행사하는 긍정적 압력'이다. 같은 처지에 놓인 또래 집단의 친화력을 이용해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긍정적 또래 압력이라는 말이 쉽게 와 닿지 않는다면 " 홀아비 사정은 과부가 안다 " 는 속담으로 바꿔 생각하면 쉽게 와 닿으리라.  < 또래 끼리 어깨 톡톡talk talk > 이라고나 할까 ?  티나 로젠버그는 풀리쳐 수상 작가답게 다양한 사례를 뽑아 짜임새 있게 정리한다. 그러니까 또래 끼리 어깨 톡톡 운동은 상부 구조가 하부 구조를 계몽하는 구태가 아니라 하부 구조를 구성하는 또래끼리 서로를 격려하며 힘을 북돋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섹스할 때는 콘돔을 사용하자는 러브 라이프 캠페인으로 남아공의 10대 에이즈 감염 수치를 줄였고, 미적분학 클럽'으로 학업 성적을 올렸으며,

그라민 은행은 대출 부적격자인 빈민에게 돈을 빌려줘 가난에서 벗어나게 했으며, 오트포르 민주화 운동으로 세르비아 민주화에 공헌을 한 예를 든다. 러브라이프, 미적분학 클럽, 그라민 은행, 오트포르 운동은 모두 지도자, 스승 따위가 하위 그룹에 영향을 준 게 아니라 또래 집단 스스로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를 주도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티나 로젠버그는 또래 집단이 가지고 있는  친화력과 전염성에 주목했다.

 

 

 

다시 담배 이야기로 돌아오자. 대한민국 금연 광고는 대부분 " 흡연이 당신을 죽일 수 있습니다 " 와 " 당신이 내품은 담배 연기가 아이를 죽일 수 있습니다 " 뿐이다. 흡연자는 사탄처럼 묘사되거나 배려가 없는 사람으로 묘사한다. 이런 광고는 지긋지긋하게 본 터라 경각심은커녕 시큰둥하기 일쑤'다. 대한민국 금연 공익 광고를 보고 담배를 끊을 결심을 하는 흡연자가 있을까 ? 역설적이지만 대한민국에서 유통되는 금연 광고'는 담배 판매 수익에 아무 영향도 주지 않기 때문에 썩 괜찮은 광고'다. 담배 제조사인 대한민국 정부 차원에서 보자면 말이다. 박근혜 정부는 연초에 담배 가격을 대폭 올렸다. 가격 인상 목적 가운데 하나가 금연 효과라고 말하지만 과연 그 말을 믿을 인간이 있을까 ?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밉다는 말이 떠오른다.

 

끽연금지회喫煙禁止會' 라는 구국 운동 단체가 있었다. 1907년, 대구에서 조직되었는데 금연을 통한 저축으로 일본에 진 빚을 갚아 국권을 회복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국가 수익 가운데 중요한 수입원이 바로 건초 판매 사업'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대놓고 흡연을 장려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금연을 적극 장려할 수도 없는 위치에 있다. 그러다 보니 금연 공익 광고'도 보건소 광고가 전부다. 대한민국 금연 광고는 폭력 주체를 흡연자'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흡연자는 폭력 주체가 아니라 피해자일 뿐이다. 국민 속을 태워 이윤을 챙기는 주체가 폭력 주체를 흡연자로 설정하는 꼴을 보니, 이 정도면 참......  뻔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발 이런 고리타분한 공익 광고는 만들지 말기를 바란다. 전파 낭비일 뿐이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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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4-11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곰발님은 어떻게 이런 책을 아시고 보십니까?
지난 번 맥도날드도 그렇고. 곰발님을 통해 모르는 책도 많이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보통 또래 압력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뭔가의 작용을 생각하는데 저자는 오히려 긍적적인 면을
다뤘나 봅니다. 그런 책이라면 가급적 많이 읽혀야 한다고 봅니다.
알라딘 이달의 당선금 받아 이런 책을 사 본다면 알라딘으로서도 꽤 보람있겠어요.ㅋ
전 언제 되보고 여지껏 안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알라딘이 점점 눈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제가 점점 후지게 글을 쓰고 있거나...ㅠ

어쨌든 소개한 사례는 이제야 제대로 짚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그렇게 담배가 안 좋은 거라면 담배 회사를 아예 패쇄시키고 못 팔도록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금연은 금연대로 해야한다고 하면서 담배는 담배대로 팔고. 웃기잖아요.
결국 흡연자를 우롱하는 거죠. 아니면 좋은 성분의 담배를 개발하던가?
별거 다 만들면서 왜 담배는 역발상을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근데 금연 정책에 대해선 박근혜 정부만 못하고 있는 건 아닌 거 같아요.
거의 대부분의 나라가 금연을 그 정도하고 있고 거기에 우리나라 정부도 편승해 가는 건 아닌가 싶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4-11 14:47   좋아요 0 | URL
제 독서 취향은 짬밥입니다. 한쪽에 편중해서 읽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글구.... << 맥도날드.... >> 요 책은 굉장히 유명한 책입니다.
사회학 명저에 곧잘 뽑히는 책이기도 하고요. 스텔라 님도 함 읽어보십시오.

담배의 역사가 몇 년입니까. 그동안 담배 세력이 쌓은권력을 쉽게 무너뜨릴 수있나요
글구. 담배 피는 사람들이 담배 금지 사회가 되면 쿠데타를일으킬 걸요 ? ㅎㅎㅎㅎㅎㅎ


AgalmA 2015-04-11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래집단 친화력을 ˝홀아비 사정은 과부가 안다˝로 연결시키다니 ㅋㅋ
헌데, 진보는 왜 같은 진보 사정을 알면서도 그리 싸우는가...유유라는 게 정말 지속적이며 정말 상종하나...싶기도 하며 씁쓸. 이건 단지 정치만 국한해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파수꾼>등의 영화를 보면 또래들이 얼마나 쉽게 뭉치고 얼마나 쉽게 흩어지는지 단적으로 볼 수 있었죠. 살아보니 그건 단지 사춘기의 호르몬 문제는 아닌 듯.

곰곰생각하는발 2015-04-11 14:48   좋아요 0 | URL
저도 처음에는 또래압력이 나쁜 의미에서 그런 건 줄 알았습니다.
왜 또래와 어울리기 위해서 담배를 배우기도 하자낳아요.
그런데 정반대더군요. 살짝 당황을... ㅋㅋㅋㅋ.

samadhi(眞我) 2015-04-2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제주여행 갔다가 울면서 전자담배로 갈아탄 남편을 위하여 담배를 사왔더니 입이 귀에 걸렸네요. 제가 타르 1mg을 0.1mg으로 헷갈리지만 않았어도 더 좋았겠지만^^. 말로만 듣던 면세점 담배줄 엄청나더군요. 하마터면 비행기 놓칠 뻔 했습니다. 시누이와 둘이 한 여행인데, 시간개념 철저한 시누이에게 욕처먹을 뻔 했습니다. 담배 냄새를 좋아하지 않지만 특히 길담배가 정말 싫지만 남편의 기쁨을 뺏고 싶지 않아 굳이 끊으라고 하지 않습니다. 줄담배를 피는 것도 아니고 술도 마실 줄 모르는 사람이라 좋아하는 것을 막고 싶지 않거든요. 근데 이 정부가 노동자들의 작은 기쁨을 앗아가는군요. 세법강사가 담배에 들어가는 세금 때문에 저항하기 위해(순전히 열받아서) 금연을 하고는 금단증상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죽을 것 같다고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4-20 11:55   좋아요 0 | URL
담배가 의지로 끊을 수 있다면 백이면 백 다 끊었죠. 정부에 분노해서 끊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게 됩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담배 피워도 오래 사는 사람은 오래 사니, 끊어서 스트레스 받느니 아예 피우는 게 낫죠. 저도 건강 생각해서 술을 1주일 정도 끊었는데 어느 날 맨 정신으로 곰곰생각했습니다. 시바. 무슨 낙으로 사냐... 취하는 낙으로 살았는데... 이런 생각하니 정말 슬프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마십니다. 물론 횟수를 줄이지만 말입니다.

samadhi(眞我) 2015-04-20 11:59   좋아요 0 | URL
본 컬렉터 였나? 그 책에 나오는 남자주인공이 스티븐 호킹 같은 루게릭병이었던가, 그랬는데. 그런 사람이 담배를 즐기는 걸 보고 사람들이 너 같은 몸으로 특히 담배 끊어야 하지 않느냐 그랬더니, 그 사람이 해로운 것 하나 하지 않고 무슨 재미로 사느냐. 고 하더군요. 그래서 ˝되차˝(과연. 전라도 사투리) 그랬죠.

곰곰생각하는발 2015-04-20 12:08   좋아요 0 | URL
그럼요. 저도 술을 줄여서 일주일에 한두 번 그냥 소주 한 병 정도로 마시는데 마시면서 캬... 좋구나 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안타보다 가치 있는 삼진(아웃) '도 있다



야구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평소 우리가 알고 있는, 혹은 굳게 믿고 있는 상식과 가치'가 지나치게 < 고ㅡ평가 > 되거나 < 저ㅡ평가 > 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일단 여러분에게 질문 하나를 던지자. < (타자의) 안타 > 는 < (타자의) 삼진 > 보다 가치'가 있는가 ? 이 질문에 당신은 쏨치'처럼 벌컥 화를 낼 것이 분명하다. " 뭐.... 이런 시베리아 오오츠크해 새우젖 같은 녀석이 다 있어 ! " 이 리액션...... 이해한다. 내가 던진 질문이지만 황당하기는 하다. 공격 팀 입장에서는 안타는 당연히 삼진보다 가치가 있다.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렇다면 상황을 다시 디테일하게 묘사하자. 안타가 만들어진 상황을 나열하자. 이 안타는 투 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엘지 7번 타자가 투수가 던진 초구를 때려 만들어낸 단타'다.

반면 한화 7번 타자는 투 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와 끈질긴 승부 끝에 파울을 8개나 쳐낸 끝에 삼진으로 물러난다. 투수 입장에서 보면 한 타자에게 공을 16번이나 뿌린 셈이다. 다시 묻자. 어느 쪽이 영양가 놓은 승부'일까 ? 당신은 다시 시베라이 오오츠크해 새우젖 같은 녀석'이라며 우우,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엘지 7번 타자보다는 한화 7번 타자'가 팀 기여도'가 더 높다. 상대 투수가 제구력이 좋아 볼 넷 허용을 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 투 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7번 타자가 안타를 치고 나갔다고 했을 때 점수를 뽑기 위해서는 8번 타자와 9번 타자가 연속 안타를 쳐야 한다. 만약에 8,9번 타자 모두 단타를 쳤을 경우는 1번 타자도 안타를 쳐야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3연속 혹은 4연속 안타가 터져야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7,8,9 하위 타선에서 연속 안타가 날 확률은 희박하다. A ㅡ ①,②,③번을 중위 타선, B ㅡ ③,④,⑤번을 상위 타선, C ㅡ ⑦,⑧,⑨번을 하위 타선'이라고 하자. 한 경기당 평균 팀 안타는 8,9개'다. 1이닝에 안타 1개를 생산하는 꼴'이다. 그리고 타자는 평균 0.250'이다. 이를 알기 쉽게 표현하면 4타수 1안타'이다. 타자가 평균 4번 정도 타석에 들어선다고 했을 때 안타 1개를 뽑아내니 팀 안타가 평균 8,9개가 생산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타자가 안타 1개를 생산하지는 않는다. 계산을 쉽게 하기 위해서 상황을 단순하게 나열하자. 타율이 가장 높은 B군은 팀 평균 안타 생산량보다 높은 3타수 1안타를 뽑아내고,

A군은 4타수 1안타로 평균값에 도달하고, C군은 평균값에 미달하는 5타수 1안타를 때린다. 5타수 1안타라는 말은 경기당 평균 4번 타석에 들어설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무안타로 끝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다른 식으로 말하면 7,8,9번 타자는 한 경기당 가까스로 1안타를 뽑아낼 수 있지만 무 안타'에 그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투아웃 상황에서 7,8,9번 타자가 연속 3안타를 때릴 가능성은 ?! 확률적으로 보면 " 졸라 " 희박하다고 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엘지 7번 타자가 초구를 공격해서 안타를 뽑아낸다고 해도 후속 타자들이 안타를 뽑아내 점수를 낼 확률은 희박하다는 점이다. 잔루로 남을 가능성이 90% 이상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야구에서 잔루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반면 16구 승부 끝에 삼진 당한 한화 7번 타자'는 투구 수를 늘렸다는 점에서 비록 아웃은 당했지만 영양가는 놓다고 할 수 있다. 투수가 한 경기에서 던질 수 있는 투구 수는 100개 안팎으로 정해져 있다. 7번 타자가 한 이닝을 던질 때 사용되는 투구 수'를 뽑아냈다는 점은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 그렇기에 초구에 안타를 친 엘지 7번 타자보다는 16구 끝에 삼진을 당한 한화 7번 타자'가 팀 기여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야구 분석관으로써 선수 평가'를 해야 한다면 한화 선수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줄 것이다. 삼진이 안타보다 공격 기여도가 높은 경우'다. 마찬가지로 타율이 높은 선수보다는 출루율이 높은 선수가 팀 기여도'도 더 높다. 안타는 많이 뽑아내지는 못하지만 선구안이 좋은 선수가 더 낫다.

관객 입장에서는 타율이 높은 선수의 플레이가 팀 기여도가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투수를 괴롭히는 타자가 실력있는 선수'다.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실패(삼진)했다고 해서 그 실패'가 모두 가치 없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성공(안타)했다고 해서 그 성공이 반드시 가치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아름다운 실패는 얼마든지 있다. 노무현이 낮은 예상 승률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과거가 보여준 아름다운 실패 때문이었다. 박근혜의 승리도 마찬가지'다. 그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아름답지 않았다. 내가 대통령 자격 심사 위원으로 평가를 한다면 박근혜에게 F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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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4-11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박해민의 끝내기 안타를 예언하는 글 같아요. 4타수 무안타였다가 끝내기 안타 한방으로 경기의 주인공이 되었잖아요. 박해민이 작년 시즌보다 공을 끝까지 보는 능력이 좋아졌어요. 번트를 안타로 만드는 실력도 여전하고요.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타율이 3할 넘었어요. 홈런 2개를 친 이승엽보다 타율이 높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4-11 16:01   좋아요 0 | URL
어제 한화와 롯데 전 보셨습니까. 기막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요즘 진짜. 한화 경기 재미있씁니다. 이게 김성근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긴 했으니 묘하게 재미가 있습니다.

cyrus 2015-04-11 23:21   좋아요 0 | URL
하필 삼성 대 기아와 한화 대 롯데 경기가 연장으로 가게 되어서 두 경기를 동시에 봤어요. 권혁이 삼성에 있을 때 전력투구한 적을 한 번도 없었는데 삼진을 잡아내는 모습을 보니까 대단하더군요. 송은범 초구 피홈런은 생각할수록 진짜... 저도 보면서 황당했습니다. 요즘 한화를 `마리화나`라고 부르더군요. 마약 같은 팀입니다.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4-12 01:49   좋아요 0 | URL
다 보셨으면 아시겠군요. 권혁 죽음의 쾌투로 불을 사르고 감동하고 있는데 송은범 초구에 홈런 맞아서 어리둥절했습니다. 어, 이거 무슨 시츄에이션이지 ? 이런 느낌. 롯데도 가만 보면 참... 재미있어요. 롯데 스타일 좋아합니다.

개인적인 소견입니다만. 전 김성근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권혁 51구인가요. 불펜에게 그렇게 던지게 하는 거 보고 좀 너무하다 싶었습니다.
보통 20구 내외로 던지게 하잖습니까. 선수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죠.
아니나 다를까. 유창식인가요. 3일 전 선발로 나온 선수를 다시 8회 등판시켜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하면 선수 어깨 그냥 망가지지 않겠습니까. 승도 좋지만 무엇보다 선수 관리가 중요한 것을....

samadhi(眞我) 2015-04-2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말이 그말이죠. 투수를 빡치게(?)하는 용큐놀이가 좋고 ˝선구˝, ˝매눈˝ 박기남 선생(?)이 좋아요. 투스트라이크로 시작해 볼넷으로 나가는 포카리박. 용큐가 한화로 가니 군대갔다온 다른 용큐가 용큐놀이를 해준단 말이죠. 음하하. 사랑해효~ 엘지 입니다. 엘지에서 온 선수들이 아주 훌륭하죠.

곰곰생각하는발 2015-04-20 11:58   좋아요 0 | URL
볼 많이 고르는 타자가 투수입장에서는 정말 성질날 겁니다. 초구에 안타 맞는 것과 18구에 안타 마는 것은 하늘과 별 사이잖아요. 1이닝 더 던질 수 있는 데 한 타자 때문에... ㅋㅋㅋㅋ
이용규 띄어난 타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