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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친구 집에서 자는 날 ㅣ 보림어린이문고
버나드 와버 글 그림, 김영선 옮김 / 보림 / 2004년 12월
평점 :
나는 창작동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어릴때나 지금이나 고전명작동화의 재미에 더 빠져있다.
헌데..요즘 창작동화책을 제법 자주 접하게 되면서 그재미가 더 솔솔하다는것을 느낀다.
이책도 그런 재미를 안겨주는 창작동화로 책을 덮고나면 절로 미소를 안겨주는 책이다.
주인공 아이라라는 소년이 바로 옆집에 사는 레지라는 친구집에서 하룻밤 같이 자자는 초대를 받으며 일어난 심적변화를 세밀하게 잘 표현한 책이다.
친구네집에서 친구와 함께 잠을 자는 일!
아이들에겐 더없이 신나고 즐거운 일이 아닐수없다.
이책을 읽으면서 절로 나의 어린시절도 떠올릴수 있어 기분좋았다.
나또한 어린시절 친구네집에서 잠을 자도 되겠느냐고 자주 엄마를 졸라대기도 했었고..반대로 부모님이 먼 친척집에 다니러 가시거나 일년에 한번씩 동네에서 마을주민들끼리 여행을 1박2일코스로 다니러 가시는날엔 우리집에 친구를 한두명씩 불러모으기도 했었다.
친구와 함께 밤을 지새우는 날엔 이것 저것 인형놀이를 하기도 하고, 베개싸움 놀이도 하면서 잠을 들곤 했었는데..그것도 고학년이 되고서부터는 유치한 놀이 같아 이불속에 들어가 밤늦도록 수다를 떨어대다가 잠에 곯아 떨어지곤 했었다.
중,고등학교 올라가서도 시험때마다 혼자서 공부하면 잠이 와서 안되겠네 어쩌네 핑계를 대고서 동네친구집에 문제지를 들고 달려가곤 했었다..공부는 둘째치고 모여 떡볶이랑 라면을 실컷 끓여먹고 책을 펴들면 배부르고 방이 따뜻하니 정작 우리집보다 친구네집에서 더 곤하게 잠을 잘자고 왔었다..
지금도 친구네집에서 잠을 자는일을 엄청 반기는 편이다..이젠 나이들어 눈치없다는 소릴 듣게 될까봐 소심한 생각에 움직이지 않곤 있지만 그래도 어디선가 불러만 준다면 아이를 업고 달려가고 싶다..^^
이런 나의 역마살(?)같은 나의 지난날을 떠올리면서 한동안 웃음이 나왔다.
친구네집에서 잠을 잔다는 일은 그또래의 아이들에겐 하나의 큰사건(?)이라고 할수 있을것이다.
무척 가슴설레이고 흥분된 일이 아닐수없다.
아이라의 이런 들뜬 마음에 갑자기 찬물을 끼얹는 이가 있으니 바로 아이라의 누나다.
레지집에 갈때 곰인형을 가지고 갈꺼냐고 묻기 시작하면서 빈정대기 시작한다.
곰인형을 가져가면 널 어린애로 취급할것이며..'빠빠'라는 곰인형의 이름을 일러주어도 분명 창피할것이라고 기를 죽인다..누나는 아마도 샘이 나서 그러나보다..딱 어린시절 나의 모습을 보는듯하다.
나도 그땐 밑에 남동생들 잘되는꼴을 못보고서 엄청 샘을 냈었다.
왜 그랬을까나?..ㅡ.ㅡ;;
어린시절 형제지간은 둘도없는 친구같은 존재이면서도 또 부모사랑과 관심을 더 받고싶어하는 둘도없는 라이벌관계라고 하지 않는가!
형제가 둘인 경우는 그것이 더 심하다고 한다..그래서 나보다 더 좋은 물건과 나보다 더 좋은 상황에 놓인것을 많이 시기하고 질투를 한다고 한다.
아마도 아이라의 누나도 동생을 질투하는것이고..나도 동생들을 질투했었나보다...ㅋㅋ
아이라는 고민고민하다 곰인형을 집에 놔두고 친구네집에 간다..그곳에서 레지와 열심히 놀다가 잘시간이 되어 침대에 나란히 누워 레지의 귀신얘기를 듣는다..갑자기 공포심을 느낀 두소년은 침묵을 지키다 갑자기 레지가 일어나 자신의 곰인형을 가지고 오는것을 보고서 아이라는 많이 놀란다.
레지도 알고봤더니 자신과 똑같이 곰인형을 안고서 잠을 자고 있었던게 아닌가!
것도 이름을 '푸푸'라는 아이라의 곰인형이름과 비슷하게 유치한 이름을 붙이고서 말이다..
사람은 나이먹어갈수록 자신의 나이보다 더 어려보이기를 원한다..
하지만 아이들세계에선 자신의 나이보다 더 성숙되어 보이기를 원한다..어린애같이 보인다거나 유치하게 비쳐지는것을 원치 않는다..그래서 애써 어설픈 어른흉내를 일찍 내보려하는것이다.
아이라는 레지에게 곰인형을 안고 자는 어린애같은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비쳐질까?내심 걱정이 많았다..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레지도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라는것에 심적인 안정감과 푸근함을 얻었을것이다..
아마도 이책을 읽는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도 똑같은 정서적 안정감을 얻을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겐 정서적 안정감을..
어른들에겐 오랫만에 살며시 미소를 안겨줄수 있는 예쁜 동화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