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란 남자!!
-까칠한 녀석.
더워 땀을 많이 흘려 땀 흡수가 잘되는 옷을 사다줘도 아들은 그런 질감이 너무 더워서 싫단다.자기 이론에 의하면,땀 흡수복은 땀을 흡수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무조건 면이 아니면 다른 종류의 옷은 입지 않는다.심지어 바지도 면바지만!! 꽉 끼는 청바지 종류의 옷을 입으면 오만 인상을!!!!!
-곰 같은 녀석.
덥다고 맨날 교복을 훌러덩 벗어 제끼고 하교 하더니만 어젠 완전 사복을 입고 집에 왔었다.이유를 물으니 더워서라고 하더니......오늘 아침엔 갑자기 나더러 교복 바지 못봤냐고 묻는다.
응????? 이런.......아마도 어제 옷을 갈아 입고 어딘가에 던져 놓았나본데 본인은 그런적 없다고 잡아뗀다.
이런일이 한 두 번이 아니라 짜증이 슬슬 일어나 잔소리를 해댔더니 동복 바지를 입고 싶단다.응?????
그래서 덥다고 노래 부르던 녀석은 이 삼복더위에 두꺼운 동복바지를 입고 가셨다.하복바지를 못찾으면 짤없이 겨울바지로 여름을 보내야 할텐데....녀석은 되려 무덤덤하게 다행스런 표정으로 등교를 하더라??
곰 같은 녀석!!!
-주도면밀한 녀석.
중3인 녀석은 늘 공부를 하는겐지?의심스러울 정도로 나의 눈을 잘도 피해 더워도 문을 꽁꽁 닫아 걸고서 공부하는척 하면서 핸드폰 게임 삼매경이다.
그러구선 말은 늘 1,2학년때 보다 공부를 더 많이 한 것 같은데 성적은 왜 안나오지??복선을 미리 깔아 주신다.
드디어 성적표가 나와서 보여주는데
‘국어가 왜 점수가 이래?‘
물으니 국어담당선생님이 바뀌었는데 선생님이 문제 내는 형식이 좀 이상하단다.그래서 국어선생님이 이상하다는데???? 진짠가??
‘도덕은 왠일로 잘받았지?‘
라고 물으니....이번에 도덕선생님은 너무 좋으신 분이라고...시험문제 힌트를 다 가르쳐 주신다고!!!!!
이런~~~~~ㅜㅜ
늘상 차지도 않고,모자라지 않아 잔소리 하기에 애매한 점수를 받아 오는지라 혼자서 머리 굴리다가 늘 ‘다음부터 잘해!!‘로 마무리 짓는다.
주도면밀한 녀석.저런 점수 받기도 힘들텐데...
그래서 얄밉다.
-야망이 없는 녀석.하고 싶은게 없는 녀석.
제일 걱정스러운 녀석의 모습이다.
별로 그닥 모든일에 열의가 없다.
게을러 몸을 움직이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본인이 무얼 좋아하는지?하고 싶어 하는지?
생각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꿈이 없는 아이들은 왠지 서글퍼 보이며 때론 한심해 보인다.
4 개월 뒤엔 고등학교를 정해서 원서를 써야할텐데 가고 싶은 학교가 없단다.버스를 타고 가더라도 좀 가까운 학교 세 군데에서 결정해 보라고 말은 꺼내 놓았는데 녀석은 고등학교 자체를 가기 싫은 듯하다.
-과묵한 녀석
중3 올라와선 사춘기 터널을 제법 빠져 나오려는 듯해 보이긴 한데...그래도 한 번씩 ‘나 사춘기요!!‘하는 모습이 종종 있다.
무언가에 불만이 가득 차 보여 말을 해보라고 멍석을 깔아줘도 말을 하지 않는다.
몇주 전 저녁쯤 녀석의 버릇없는 행동이 계속 거슬렸던차,혼을 낸적이 있었다.그날 녀석과의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한 적 있었는데 녀석의 말이, 본인이 본인의 이야기를 하려 해도 엄마와 아빠는 자신의 말을 들어줄 마음이 없단다.말을 꺼내면 이미 엄마가 더 많은 말을 쏟아내며 질책을 하고 있더란다.그래서 상황을 빨리 끝내려면 자신이 말을 하지 않는게 낫더라고!!!
음.....그러니까 내가 아이를 과묵하게 만든셈이었다.
한 번씩 아들과 대화를 해보면 종종 나 자신의 이중적인 면과 다혈직적인 면이 있었다는걸 각인시켜 줘, 무척 기분 나빠하면서 뒤늦은 반성을 하게 된다.
그동안 읽어왔던 육아서들은 그냥 나의 독서에 불과했었던 것같아 요즘은 읽지 않은지가 오래다.
책은 책일뿐!!!!
몸과 마음,마음과 입은 늘 따로 놀고 있다.
초등때만 해도 참 사랑스러웠던 아들이었는데,왜 저렇게 변했을까?내 손이 자기 몸에 닿아도 소름끼쳐 하는 모습을 보면 허탈하다. (혹시 나를 여자로 보는건가?설마???)
그래서 뭐랄까??
겉으론 무덤덤하게 표현을 못하지만,나만 아들 바라기를 하고 있나?늘 잠든 아들을 바라볼적엔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물론 잠들었을때만!!! 눈 뜨면 그런 마음이 바로 사라진다.)
엄마와 사춘기 큰아들 사이는 왠지 서로가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어, 벽을 타고 되돌아 오는 자신의 메아리만 들려 서로가 공감할 수 없는 간극을 메우기가 힘든가 보다.
그래서,얼마전 어느 알라디너님의 내가 삶을 잘 가꾸고 사는 것 같다는 뜻의 댓글을 받고 당황하여 어찌 답할줄 몰라 횡설수설 했었는데,시간이 지나고 다시 읽어 보니 나의 답글은 그말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읽혔었다.
이런~~~~실제 내 삶은 그게 아닌데!!!!
그렇게 살아 보려고 노력은 하지만,현실은 제법 녹록치 않다는건 모두가 느끼고 있는 사실!!!
아들험담을 시작으로 스트레스 풀려다가 자기비하,반성모드로 끝이 나는구나!!
다음번엔 아들자랑을 하는 글을 올리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본다.
그리고,i♡♡♡♡님이 생각하는 ‘삶을 잘 가꾸며 살아가는 나‘가 되기 위해 오늘도 화를 다스리며 아이들과 전쟁을 해볼테다.
댓글을 받은 그날 이후,나의 인생 목적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님께 무척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