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이 K는 울지는 않고 손을 떼서 멀어지는 여자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K는 여자가 늙었다는 것 여자가 죽지 않고 살아남아 마침내 늙어버렸다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적어도 여자는 거부하지 않았음을, 살 것을, 최선을 다해 살것을, 여자가 했다면 자기도 할 수 있을 것이었다. 여기 이 도시에서 어떤 무게를 감당하면서 거짓말처럼 살아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자신이 이루어야 할 모든 것을 이루는 셈이었다.
그 고립감은 소중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고 마치 햇볕에 달궈진 모래밭을 밟았던 아까의 낮처럼 몸이 따뜻해지는느낌이었다. 그렇게 따뜻해진다는 것은 어쩌면 나 자신이 별이 된다는 것은 아닐까. 측정할 수 없는 정도의 열기를 갖게되어 눈부시게 밝아진다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나는 유나에게 무슨 말이든 하고 싶었는데 텐트의 천장을 보고 있던 유나가 고개를 돌리지는 않고 손을 뻗어 내 손을 잡았다.
인간의 마음이란 왜 그토록 심약할까. 인간들의 눈에는 왜 인간밖에 보이지 않고, 더 자주 자신과 같은 종의 인간밖에 보이지 않고, 또 더러 자기 가족 외에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가끔은 자기 자신의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