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러브, 좀비 (리커버)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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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의 입문 소설이란 추천을 들었다.
다른 책들은 이런 호러와 환상적 느낌은 뭐지? 물음표였다면, 이 책은 와, 뭐야! 느낌표의 마음이랄까.
특히 마지막 작품인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가 참 좋았다. 소설마다 ‘헉! 어떡해!‘ 놀라움의 탄성이 나왔었는데 나이프는 안타까움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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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산 유토피아 - 인공자궁과 출생의 미래에 대한 사회적·정치적·윤리적·법적 질문
클레어 혼 지음, 안은미 옮김, 김선혜 감수 / 생각이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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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자궁‘이란 낯선 단어 앞에서 어리둥절했다.
인공수정은 들어 왔으나 인공자궁이란 기술력은 영화에서나 봄직한 상상력에 기반되어 과연 윤리적 측면에서 체외 임신, 기계적 출산이 가능한 세상이 올 수 있을까?
책의 제목처럼 재생산 유토피아적 세상이 올 수 있을지, 솔직히 미심쩍다.
이것이 나의 지식과 감수성의 한계라서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갈 수록 작가의 주장이 진지하게 와 닿는다.

세계적으로 저출산의 시대로 접어든 국가들이 많아졌다.
아이를 가지고 싶어도 가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일부러 가지지 않으려는 여성들이 저출산을 초래하고 있다는 불만이 솟구치고 있다.
불만을 가지는 자들은 가만 보면 내 눈엔 아이를 잉태할 수 없는 몸을 가진 자, 아이를 잉태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상황에 놓인 자들이 대다수다.
아이를 셋을 낳은 나지만 저출산의 시급한 문제가 여성들이 아이를 일부러 낳지 않으려는 게 문제라는 소리는 정말 듣기가 싫다.
이런 와중에 책에서 인공자궁이란 단어가 눈에 번쩍 뜨인 건 어쩌면 저출산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안이 되어 여성이 출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심리적 압박감에서 해방될 수 있지 않을까, 처음엔 그리 쉽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재생산이란 정의를 면밀하게 잘 살펴봐야만 할 것이다.
작가는 재생산의 정의를 ‘아이를 가질 권리, 아이를 갖지 않을 권리, 자녀를 양육하고 출산 방식을 통제할 권리‘, 그리고 ‘이런 권리들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조건‘을 얻기 위해 싸우는 일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를 낳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 아이를 제대로 양육하는 것도 재생산의 정의에 모두 포함되는 중요한 문제다.
재생산권을 놓고도 인종, 젠더, 계급, 환경 정의문제등과 얽혀 정치적 사회적으로 연루되어 약자들의 희생이 수없이 자행될 것이다.

생각해보지 못했던 임신과 출산의 문제 그리고 육아 돌봄문제가 모두 포함된 재생산의 관념과 정의는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기술력 발전에 앞서 모든 문제가 동시에 해결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만 저출산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책의 제목처럼 재생산 유토피아 세상이 될 것이다.
과연 앞날의 미래는 어찌될 것인지…

유토피아는 남성과 여성들이 동등한 육아휴직을 누리는 상태가 아닌, 모든 사람이 재생산 노동과 육아를 분담하는 곳이다. 상당한 사회적 변화가 없다면 인공자궁은 기존의 한계와 편견으로 일그러진 세상에 단순히 편입될 뿐이다.(2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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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5-29 09: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책나무 님이 이 책을 잘 읽어주신 것 같아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적어주신 감상도 잘 읽었습니다.

책나무 님, 우리 앞으로도 책 열심히 읽으면서 지내도록 합시다. 책 너무 좋잖아요, 그쵸? 후훗.
그동안 여성주의 책 함께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05-29 11:37   좋아요 1 | URL
백자평을 쓰려고 보니 짧게 압축하기가 좀 쉽지 않았네요. 고민하다 리뷰로 짤막하게 적긴 했습니다만 글이 매끄럽진 않네요.^^˝
감상은 주관적이니까…하면서, 그리고 마지막 여성주의 책을 읽은 달이기도 해서 좀 길게 써보기로 했었구요.
읽어주셔 감사해요.
그리고 그동안 리더로서 늘 좋은 책 골라서 선정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매달 한 권씩 읽으면서 놀라움과 감탄의 연속이었습니다. 물론 책이 너무 어려워서 머리를 싸매면서 읽으며 과연 내가 제대로 읽은 게 맞는 것일까? 의문투성이의 독서 시간도 있긴 했습니다만 다른 분들의 감상과 응원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같이 읽기가 이렇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이란 걸 이번에 처음 깨달았어요.
생각해보면 알라디너들이 있어 제 평생 책을 읽으며 자극을 받고 격려 받을 수 있는 소중한 인연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도 들었구요.
아무튼 넘 감사해요.
안식년 잘 쉬시고 더 새로운 모습의 리더님으로 짜잔 나타나주시길 바랍니다.
저도 그동안 사다 놓고 안 읽은 여성주의 관련 책들 열심히 읽고 있겠습니다.^^

hnine 2025-05-29 1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읽어보진 못했어요.
체외수정과 인공 자궁은 기술적인 면에서 어떻게 보면 한 단계 차이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알고 있어서 놀랍네요. 수정이 어디에서 이루어지든 최종적으로 수정난을 온전한 태아로 키우는 것은 인간의 자궁 외의 어느 장소, 어느 장치로도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었거든요.
줄기세포를 가지고 하나의 개체를 복제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 그것은 클론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지 자연스런 수정의 과정을 거쳐 개체를 생산하는 과정과는 다르거든요.
저출산의 문제를 인공자궁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저는 충격이네요. 그렇게 해서 개체수만 늘려놓으면 그건 말 그대로 ‘개체수‘에 지나지 않나 하는 생각. 그렇게 개체수를 늘려놓고 배양기에 넣어 키우는 것도 아닐텐데.
출산 가능한 여성의 지위와 권리와 자유와 미래를 더욱더 보장하고 격상시켜주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05-29 15:48   좋아요 1 | URL
나인 님의 댓글을 읽으면서 제가 밑도 끝도 없이 저의 감상으로만 나열하다 보니 조금 리뷰의 방향이 잘못 읽힐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선 저출산의 문제를 인공자궁으로 해결한다고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진 않았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은 질문들을 많이 던져 줍니다.
민감한 사안들이기에 기술력보다는 우선 무엇이 더 우선인가?를 더 심사숙고하여 결론을 도출하기를 바라고 있는 듯 했습니다.
제가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 저출산의 문제가 이런 방식으로도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앞서 생각을 해본 것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인공자궁의 기술은 분명 윤리적인 측면과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는 있는 폐해가 뒤따를 것이란 명제를 유념해야 할 것이고 그리고 그에 앞서 우선은 아이를 출산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아이의 양육과 돌봄 시스템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게 클레어 혼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어 놀랐습니다만. 인공자궁 실험이 실제 진행되고 있었더군요.
본문의 내용을 가져와볼게요.

2017년 필라델피아 어린이 병원(CHOP) 연구팀은 ‘바이오 백‘이라고 명명한 최초의 부분 인공자궁 동물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1890년대 자신만만한 의사들조차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일, 바로 자궁 내 액체 환경을 재현해 낸 것이었다. 아기는 37주 이전에 태어나면 미숙아, 32주 이전에 태어나면 극소 미숙아로 간주된다. 시설이 잘 갖춰진 병원에서라면 28주에 태어난 아기도 생존 확률이 높다. 지금의 기술로는 22주에 태어난 초극소 미숙아도 버티게 해볼 수 있지만 사망률이 여전히 높다. 현재까지 이런 아기들을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신체 내부의 장기가 바깥세상에서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발달하기 전에 태어나면서, 생기는 합병증을 응급 처치로 치료하는 일이다. 22주에 태어난 아기들의 생존율은 약 10퍼센트에 불과하며 생존하더라도 1/3정도는 심각한 건강문제를 겪게 된다.
바이오백 동물실험이 성공하면서 합병증을 예방하고 출산 예정일보다 4개월 가까이 일찍 태어난 신생아도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가시화되었다. 이 실험에서는 초극소 미숙아 단계의 양 태아를 투명한 폴리우레탄 주머니 안에 있는 인공 양수에 띄워 두었다. 여기서는 합성액이 임신한 사람의 체내에서 아기를 감싸주는 액체처럼 신생아에게 양분을 전달한다…..
2019년에 이 팀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동물실험 2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는 수년 안에 인간 태아를 대상으로 같은 실험에 착수할 수 있길 바라면서 미국식품의약국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한편 일본과 호주에서 작업하는 한 연구팀은 2022년 바이오백과 유사한 플랫폼으로 ‘체외 자궁 환경요법‘ 즉 이브eve라고 이름 붙인 두 가지 동물실허을 완료했다.(12~13쪽)
동물실험이 문제긴한데 실제로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신생아학과 발생학이 발전하면서 5년에서 10년 사이에 인간을 위한 부분 자궁이 구현될 가능성이 클 수도 있다고 하여 저도 충격이었습니다. 생명윤리학계 그리고 국제줄기세포연구학회등 지금 윤리적 측면과 실용적인 측면을 잘 따져가며 실험을 계속 해나갈 것인데…앞으로 어떻게 미래가 바뀔지 기대보다는 좀 불안이 앞서네요.

hnine 2025-05-29 17:14   좋아요 2 | URL
아이쿠, 책읽는나무님, 저 때문에 이렇게 시간 들여 책 내용까지 옮겨 적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책을 읽지도 않고 제가 좀 흥분했지요 ^^ 저의 전공 분야와 관련있기도 하고 관심있는 분야이기도 해서요.
실험실에서 세포 분화를 시킬때에도 세포가 어느 단계까진 분화가 잘 일어나더라도 절대 한 개체 수준까지는 못 가거든요. 모체의 자궁은 그 어느 기술로도 모방이 불가능한 세계라고 알고 있었어요.
이 책을 읽어보는것이 좋을지 좀 망설여지기까지 해요.

책읽는나무 2025-05-29 20:48   좋아요 1 | URL
아. 나인 님 전공과 관련이 있으셨군요. 전 문과 쪽이어서 그런가보다. 하면서 읽었네요. 넘 대충 읽은 것도 같구요.
배아의 세포 분열부터의 실험은 아닌 듯 하고 미성숙하지만 어느 정도의 주수가 찬 동물을 바이오백이란 자궁 대체 실험물을 만든 듯한데…나인 님 말씀을 들어보면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 것인가? 싶기도 하네요.
암튼 이 책은 실험에 대한 과정같은 내용은 그닥 많이 나오진 않습니다. 출산, 임신 중지같은 여성적 관점에서 바라본(특히 저자가 임신 중에 있어 더욱 경험치가 클 수도 있어요.) 근본적인 이론과 양육의 실천항목에 대한 질문들이 주요지이고 그에 관한 질문들이 무수히 많아 계속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아요. 나인 님이 한 번 읽어보신다면 또 어떤 견해를 내려주실지 궁금합니다.^^

2025-05-29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29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30 0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5-06-01 0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나무님 의견과 비슷했는데, ‘만들어 놓기만‘ 하고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가 중요한 문제인거 같아요. 현재 상황에도 육아가 거의 여성의 몫이니까요. 출산만 중요한 게 아니라,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전 거기에 방점을 찍고 싶었거든요.

그동안 우리 모두 수고많았어요~~ 소문 들으셨나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끝나자마자 <영어책 같이읽기> 모임이 생겼다고 해요. (속닥속닥) 책나무님도 같이~~

책읽는나무 2025-06-08 08:35   좋아요 0 | URL
저는 이 댓글을 읽고 생각하다가 답글을 썼다고 착각하고 있었네요.
한 며칠 바빴었는데 이렇게 시간을 흘려보냈네요.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마지막 책이어서 그런지 계속 잔상이 남는 책이었어요.
출산 육아는 늘 풀리지 않는 숙제인 것 같아요. 출산이 여성의 몫이라 육아도 당연히 그런 수순으로 돌아가는 듯한데 육아는 정말 힘들어서 복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 아니겠습니까.
저흰 남동생이 늦장가를 가서 올케가 아이를 갖고 싶어해 둘은 시험관으로 쌍둥이를 낳았거든요. 출산도 우여곡절도 많았었고 암튼 지켜보는내내 너무 안타까웠었는데 이제 그 조카들이 돌이 지났고 늦었지만 이제 발자중을 떼려고 합니다.
이 시간이 되기까지도 올케랑 동생은 무척 힘든 시간을 보내왔고 지금도 피곤에 절어 있구요. 조카들은 이쁘지만 키우는 부모를 바라보면 넘나 안타까워서…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 피부에 와닿았던 것 같아요.
안그래도 지난 주에 우리 집에 왔다 갔었어요. 그러면서 4월에 읽었던 여성주의 책 대목을 떠올렸네요. 부모가 아이를 바라볼 땐 연인을 바라보는 눈빛이 된다..뭐 그런 대목이 있었던 것 같아요. 반면 5월에 읽은 책을 떠올리면서 육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던데 새 정부는 어떤 방책을 낼 것인지…
암튼 아이들이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되면 좋겠단 생각을 계속 했었네요.^^

그리고 영어책 읽기 모임이 생겼다구요?
아까 다락방 님 여행 후기를 읽다가 영어책 페이퍼를 읽고 왔는데 그 모임인가 보군요?ㅋㅋ
아, 생각해 보니 제가 단발 님 댓글 읽으며 생각을 했던 부분이 요 영어책 읽기 요 문장에 꽂혀 계속 고민을 하다가 시간을 보내버린 듯 합니다.ㅋㅋㅋ
예전에 미미 님 리더로 영어책 읽기 한 번 해봤었는데 아, 제가 영어 실력이 딸려서 그런지 정말 헉헉대면서 따라갔었던 기억이 있던지라 미리부터 겁이 나네요.
관심은 있는데 실력이ㅜ.ㅜ
일단 제가 따로 몰래 읽어 보고 자신감이 붙으면 모임에 슬쩍 발을 걸쳐보겠습니다.
그러고보니 여성주의 책 읽기도 그런식으로 중간에 슬쩍 끼어들어 같이 읽었던 것 같네요?ㅋㅋㅋ 해보니 장점들이 넘 많아서 영어책 같이 읽기도 분명 저한테 도움 많이 될 거란 생각을 하곤 있는데 영어 울렁증은 참..ㅜ.ㅜ
암튼 같이 하자고 권해주셔 감사해요.
제가 언제 끼어들면 좋을지 매의 눈으로 딱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페이퍼를 써보자. 그런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당장 실천에 옮기려 해보지만 페이퍼를 너무 안 쓰다 보니 뭘 써야 할지, 쓸 거리가 없어 고민이다.
그래도 노력해본다.

오후에 혼자서라도 햇빛을 받으며 산책하려고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 집을 나섰다.
쓰레기를 버리고 오디오북을 들으며 저만치 걷고 있었다.
매일 잠들기 전에 들어보려 켜놓았던 오디오북 중 에세이 한 권은 처음 몇 분만 듣고 금방 잠들어버려 늘 무한반복.
누가 보면 너무 좋아해서 듣고 듣고 또 듣는 에세이집인 줄 오해받겠단 생각이 든다.
오늘은 걸으면서 무조건 다 들어버리라. 다짐했건만…
남편에게서 어디냐고? 지금 집을 나섰다고 전화가 왔다.
아..오디오로 듣던 에세이는 또 무한굴레에서 빠져나오기 틀렸군. 생각하며 멈춤을 눌렀다.

일단 소공원에서 남편과 재회했다.
그곳은 가족 단위로 피크닉을 나온 집들이 많아 아이들의 고함 소리와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한적한 곳에 살고 있어 그런지 사실 아이들을 많이 볼 수가 없었는데 집 밖을 나와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니 같이 즐거워졌다.
남편과 둘이서 와! 하고 동시에 탄성이 나왔다.
이제 50대 중년 대열에 확실히 발을 들여놓아서 그런지 종종 어린 아이들을 보면 저절로 입이 벌어진다.

길을 건너 좀 더 규모가 큰 공원으로 갔더니 음악 소리가 들려 뭐지? 궁금해 뛰어갔다.
아마츄어 공연단들의 춤과 노래 공연이 있었다.
노래는 이미 끝나버려 못 들었는데 댄스팀 춤 공연을 지켜봤다.
자유자재로 흔들어 버리는 팔과 다리. 그리고 파도 물결치는 허리의 웨이브와 그에 맞춰 넘실거리는 긴 머리카락.
젊은 관절들이 부러워 넋을 놓고 바라봤다.
남편은 보다가 지겨웠는지 빨리 걷자고 자꾸 잡아끄는데
공연을 준비한 젊은이들의 땀과 노력을 생각하면 좀 더 자리를 지켜줘야지 않을까, 싶어 내가 남편 팔을 붙잡고 조금 더 보고 가자고 못 움직이게 막았다.
춤을 잘 춰서 멋져 보이기도 했지만 무언가에 열정을 다해 다 쏟아내는 그 젊은 열기가 부러워 발을 멈추게 하는 것 같다.
구경하시는 어르신들도 눈에 띄던데 아마도 나와
같은 생각이지 않을까, 추측하며 공연하는 사람들과 관객들의 뒤통수를 동시에 바라보았다.
젊음의 춤선과 나이든 희끗한 머리카락의 묘한 대비.

공연은 금방 끝났고 둘이서 살짝 걸었는데도 해가 제법 뜨거운지라 갈증이 절로 났다.
꽤나 출출해지기도 하여 며칠 째 벼르던 밀면을 먹기로 했다.
집에 있는 애들은 그냥 밥을 먼저 먹겠다는 아이 하나,
햄버거를 먹겠다는 아이 둘의 의견을 반영하여,
남편과 둘이서 밀면을 먹고 들어가면 될 듯 하여 근처 밀면집을 찾아 들어갔다.
올 해 첫 밀면이었다.

나는 칼국수나 잔치국수만 좋아하는 면러버였었는데
모든 면을 좋아하는 남편을 만나 더워지기 시작하면 무조건 밀면 아니면 냉면을 먹게 되어 면러버에서 거의 면킬러 수준이 되어버린 게 아닌가 싶다.
부산 남자라 그런가 때가 되면 밀면은 무조건 흡입하던데. 곁에서 지켜보다 보니 같이 흡입하고 있었다.
나는 맵질이어 매울까봐 비빔면은 통과하고 무조건 물밀면만 먹는다.
나이 들어가면서 때론 면이 소화가 잘 안되고 속이 더부룩 할 때가 많아졌지만 점심 한 끼는 왠지 가볍게 면으로 때우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몇 년 전 자주 가던 밀면집이 있었는데 그 가게가 이전하면서 맛이 좀 변한 듯 하여 찾아가지 않게 되면서 밀면집 유목민이 된지가 몇 년째다.
오늘 가서 먹은 집은 꽤 먹을만 하여 이곳으로 이젠 정착해야겠다 생각하며 오물거리며 흡입하고 있던 차,
남편은 본인 숙소 근처에 있는 밀면집이 훨씬 맛있다고 나중에 먹으러 건너오라고 했다.
이제 가도 돼?
며칠 전 부산에서 반가운 이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만나고 헤어지면 시간이 꽤 늦어질 듯 하여 남편에게 숙소에서 좀 자고 가면 안되겠냐고 물으니 안 된다고 단칼에 거절하더라.
왜 저러지?
늘 내외?하는 사람인지라 크게 신경쓰진 않았지만,
그게 미안했던 걸까?
먹을 것 사 준다는데 이 기회를 놓칠 순 없다.
그리고 밀면은 역시 부산에 가서 먹는 밀면이 제 맛일테고.
(그 밀면 맛은 또 추후에 후기로 남기겠다.)

오는 길에 두 아이들의 저녁으로 햄버거를 포장해 오느라 롯데리아에 들러 의자에 앉아 다른 사람들이 햄버거를 주문해서 먹고, 주문해서 포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저물어 가는 주말.
공원에서 한갓지게 즐기는 사람들.
다음 일주일간의 에너지 보충으로 운동하는 사람들.
아이를 데려와 햄버거로 한 끼를 때우며 시간적 여유를 찾는 사람들.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이번 한 주말도 잘 보내고 있는 듯하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좋은 날씨의 일요일.
이런 일요일을 몇 번을 더 보낼 수 있을진 알 수 없지만 시민들의 여유로움이 오래갔으면 좋겠다.
올 장마는 길어질지도 모른다던데…

이것 저것 병렬독서는 나의 고질병인지라 책 진도는 느리고 또 느리다.
그 중 셀레스트 잉의 <우리의 잃어버린 심장>이란 책을 보태어 읽는 중이다.
인종차별이 중첩된 근미래를 그리는 디스토피아적 소설이라는데 엄마를 그리워하는 버드라는 아이가 안쓰러워 책장 넘기는 속도가 더 느려지는 듯하다.
그래도 뒷편엔 분명 버드가 벌떡 일어나겠지?
기대가 크다.

올 해 세웠던 이것 저것 독서 계획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달력을 쳐다 보다 깜짝 놀라 다시 재점검 들어가야 할 판이다.
벌써 5월도 한 주밖에 안 남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점검 해보니 뭐하겠노?
6월이 시작된다고 뭐 달라질 게 있을까?
그냥 하던대로 살면 되지.
내면에서 이렇게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오늘의 걸음 수는 확인해 보니 9천보가 넘었다.
뛰지 못한다면 걷기라도 열심히 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도 스탬프 하나 확보.
그래서 셀프칭찬.
나, 참 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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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5-25 22: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너무 재미있네요 ㅋㅋㅋㅋ특히 감동적인 부분은 롯데리아ㅋㅋㅋ 아직 아기 입맛인 저는 햄버거를 좋아합니다. 그에 더해 간단 저녁 차리기를 축하하는 마음입니다.
언젠간 부산에 가게 된다면 밀면(저도 물밀면)을 먹어봐야겠어요!

책읽는나무 2025-05-26 12:40   좋아요 2 | URL
롯데리아에서 감동하시다니…역시 먹을 줄 아시는 분이시군요.ㅋㅋㅋ
저희 집 어른이 둘도 살짝 초딩 입맛도 가지고 있어서 남편이 갑자기 햄버거 안 먹은지 한참 됐다. 오늘은 햄버거 먹어야 한다. 그래가지구선 햄버거 가게로 우르르 몰려가 외식할 때가 종종 있어요. 전 어느 순간 햄버거도 질려서 햄버거 좀 그만 먹자고 버럭하거든요. 전 맨날 추어탕 먹으러 가자고 그러고 애들은 싫다 그러고…암튼 그래서 햄버거 먹는 횟수를 많이 줄인 정도가 일주일에 한 두 번 먹고 있네요. 그리고 집 앞에 롯데리아랑 맘스 터치가 있는 바람에…좀 자주 먹는 편이긴 합니다만…전 그래도 버거킹 햄버거가 맛있어요.ㅋㅋㅋ
버거킹은 좀 멀리 있어서 애들이랑 세수하고 옷 차려입고 다 같이 출동하곤 하죠.
처음엔 다 큰 애들 데리고 머리 희끗한 우리 부부랑 다섯이서 햄버거 가게에서 먹는 게 부끄러웠거든요. 중소도시라 이런 가족의 모습 보기가 흔치 않았었는데 요즘은 가족끼리 와서 먹는 모습들이 종종 있네요. 아직까진 어르신들이 햄버거 가게에서 드시는 모습을 보진 못했는데 아마도 우리 남편이 나이 들면 햄버거 가게에서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네요.
초딩 입맛인 남편 덕분에 한 번씩 간단 저녁 차리기가 가능하여 편할 때도 있긴 합니다만..때론 걱정입니다. 밥 안 먹고 자꾸 과자를 많이 먹어서..자꾸 애들이 따라해서 말이죠.ㅜ.ㅜ
암튼 부산 오시면 밀면 한 번 드셔보세요. 옛날 맛은 안 나지만 그래도 먹을만 합니다.
부산 여행 간편하게 오시게 되면 연락 꼭 주시구요. 부산 밀면집 검색해 놓을게요.^^

독서괭 2025-05-25 22: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면킬러 ㅋㅋㅋㅋㅋ 전 밀면은 못 먹어본 것 같아요. 흠 궁금하군요!! 부산 가서 꼭 드셔보세요 ㅎㅎ
책나무님 오늘 날씨 정말 좋았죠!! 저는 아이들과 자전거를 많이 탔습니다. 내일부터는 더울 것 같아 걱정이네요.
많이 걸으신 책나무님, 참 잘했어요!!👏👏👏

책읽는나무 2025-05-26 12:23   좋아요 2 | URL
밀면!
이걸 어떻게 맛을 보여드려야 할까요?ㅋㅋ
부산 여행 오시면 꼭 한 번 드셔보세요.
당분간은 아이들이 어려 괭 님 혼자 여행 다니시는 건 쉽지 않으실테니 가족 여행 다니실 때 밀면 드시는 기회밖에 없으시겠어요.
냉면하곤 좀 색다른 분위기의 맛일겁니다.ㅋㅋ
괭 님 주변에 천사같은 아드님 두 명과 함께 자전거 탄 풍경. 오오…제 마음에도 들어오는 풍경이에요. 찌링찌링..ㅋㅋㅋ
허벅지 근력 많이 저축하셨겠군요. 부럽습니다.
암튼 칭찬 받고 또 열심히 걸어보겠습니다.^^

얄라알라 2025-05-25 2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셀프칭찬 더하기 플친 칭찬^^ 4200보 걸은 제가 9000보 넘게 걸으신 ‘책읽는나무‘님 칭찬드립니다^^

책읽는나무 2025-05-26 12:18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평소 많이 안 걷는데 어쩌다가 9천 보 걸어서 자랑질을 하게 되었네요.
매일 스탬프 얻으려고 정말 치열하게 5천 보 겨우 채우고 있어요.
오늘도 채울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근데 어제 4200보 걸으셨나요?
넘 아깝네요. 800보만 더 걸었어도 북플 스탬프 받았을텐데 말입니다.^^
근데 얄라 님 넘 오랜만이신 것 같아요?
잘 지내신 거 맞죠?^^

바람돌이 2025-05-25 2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참 잘했어요에 백만표!!! ^^ 오늘 날이 꽤 더웠죠. 둘이서 하는 산책 좋죠. 아마 앞으로 더 산책은 둘이 하는 날이 더더더 많아질거예요. 우리집도 그렇거든요.
전 부산살아도 밀면 별로 안 좋아해요. 저는 냉면파! 남편과 둘째는 밀면파!
남편분이 말한 밀면집은 어디일까요? 이 동네에서 유명한데라면 국제밀면인데 거기일까하며 저 혼자 막 생각해봅니다. 저도 지금 우리의 잃어버린 심장 읽고 있어요. 아마 나무님이 먼저 읽지 않을까싶네요. 저는 주말 내내 나들이한다고 책 겨우 30페이지 읽었어요. 근데 벌써부터 먹먹하더라구요.

책읽는나무 2025-05-26 12:14   좋아요 2 | URL
선생님께 참 잘했어요. 칭찬 받으니 좋네요.ㅋㅋㅋ
우리 집 애들은 게을러서 걷기 정말 싫어하거든요. 한 번 끌고 나가기가 쉽지 않아 귀찮아서 내버려두고 나가기가 일쑤이니 확실히 산책은 당연히 남편과 둘이서 하게 되고 걷다 보면 배가 금방 고파지고 그러면 또 당연히 둘이서 먹는 날도 점점 늘게 되더라구요.
이젠 애들은 먹으러 나가자고 졸라도 잘 안나가구요. 딸들은 완전 집순이파라…아들은 이상하게 제가 해주는 음식 그닥 안 좋아해서 외식 엄청 좋아하거든요. 근데 아들은 데리고 나가면 비싼 거만 먹으려고 해서 일부러 놔두고 갈 때가 많았는데 군대 갔으니 그나마 다행이에요. 좀 더 오래있다 와도 좋으련만^^
밀면.
생각보다 밀면 안 좋아하는 사람들 많더라구요. 지인들 중에도 여름에 밀면 안 먹는 집들이 종종 있어 왜 안 먹어요? 묻곤 하죠.ㅋㅋㅋ
면을 좋아한다 해도 기호가 많이 나뉘는 것 같아요. 제 친구는 저보고 소화 안 되는 칼국수 그만 먹으라고 잔소리 하면서 갑자기 짜장면 먹자는 애도 있구요.ㅋㅋㅋ
암튼 언제 시간 내서 부산 나가게 된다면 밀면집 들러 상호 꼭 확인해 보겠습니다.
면러버 남편은 국수집도 뚫었다 하고 밀면집도 뚫엏다 하고 그 할머님 칼국수 집도 벌써 갔다왔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나중에 가게 되면 도서관도 가보려구요. 바람돌이 님이 좋아하시는 도서관이라고 해서 궁금해지더라구요.
책은 아직 저도 많이는 못 읽었어요.
나들이는 못했는데 주말 계속 걷느라 들락날락하고 아들이 잠깐 휴가를 나와서 엄청 분산스러웠거든요. 저도 겨우 70페이지 정도 읽었어요. 아이들이 엄마를 그리워하는 대목들이 많아 후루룩 읽어지진 않는 것 같아요.
근데 뒤로 가면 뭔가 재밌는 장면이 펼쳐지나봐요.
열심히 읽어봐야겠죠.^^

수이 2025-05-27 11:01   좋아요 0 | URL
저는 부산 놀러갔다가 밀면 너무 맛있어서 처음 먹어보고 첫눈에 아니 첫입에 반해버렸어요. 아 또 먹고 싶다.

꼬마요정 2025-05-25 2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책 장바구니에만 담아뒀는데 책나무 님 리뷰 쓰시면 읽고 사야겠어요. ㅎㅎㅎ
오늘 많이 걸으셨군요. 스탬프 하나 생길 때마다 뭔가 뿌듯합니다.
저는 오디오 북은 잘 안 들어지는데 잠깐 딴 생각하다가 이야기를 놓치거든요ㅠㅠ
근데 제 남편도 밀면 참 좋아했어요. 지금은 잘 안 먹는데 한창 연애할 때 1년 내내 일주일에 서너 번은 밀면을 먹었어요. 저는 밀면집에 파는 돼지국밥만 먹고... ㅋㅋㅋㅋㅋㅋ 하도 밀면만 먹어서 결국 제가 화를 냈더랬죠. 제가 아무리 돼지국밥을 좋아해도 1년 내내 먹으니까 질리더라구요.
저는 밀면보단 냉면을 좋아하는데 요즘 냉면 가격이 너무 올라서 못 먹고 있어요. 너무 슬픕니다.ㅠㅠ

책읽는나무 2025-05-26 11:58   좋아요 1 | URL
리뷰…과연 리뷰를 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리뷰 안 쓴지가 몇 년은 된 것 같아요.리뷰는 어떻게 쓰는 걸까요?ㅋㅋ
어디 한 번 읽고 도전해 볼까요?^^
걷기는 보통 하루 딱 5천보만 겨우 채우거든요. 오늘은 좀 심하게? 걸은 것 같네요.
9천 보 넘어서 좀 놀랐어요.
그래도 나의 피땀 눈물의 스탬프 차곡차곡 열심히 모아놔야 책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면 걷기 싫어도 걸으러 나가게 되는 원동력이 됩니다.^^
오디오북 진짜 연습 많이 필요한 콘탠츠인 것 같아요. 이것도 정자세로 가만 앉아서 들어야 그나마 뭘 들었는지 기억날 것 같달까요?
나이 들어 책을 못 읽는 상황이 온다면 오디오북으로 듣는 것도 괜찮겠단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낮에 뭔가를 하면서 귀로 듣다 보면 뭐랄까요? 이건 들은 것도 아니요, 안 들은 것도 아닌 몽롱한 상태가 되더라구요. 완독한 책은 늘고 있는데 이것 참. 양심상 읽었어요. 기록하기에도 좀 부끄럽기도 해서. 또 다시 틀어 듣곤 하거든요. 그래서 요즘 오디오북 무한 반복 듣기 테스트 하고 있는 기분입니다.ㅋㅋㅋ
그리고 잠 자기 전의 수면제용으로 맨날 틀어놓고 쿨쿨 자고 있구요.ㅋㅋㅋ
와. 근데 요정 님 남편분이 진정한 밀면 사랑꾼이셨군요.ㅋㅋㅋ 겨울에도 밀면을 파는 곳이 있었나 보군요? 1년 내내….
저는 부산 가서 돼지국밥이랑 밀면을 처음 먹곤 홀릭이 되어가지구선 저도 젊었을 적에 돼지국밥이랑 밀면 엄청 먹었네요. 그리고 그 돌고래집 순두부 먹고 먹자 골목에 서서 맨날 오뎅 먹고…
남편이 저 돼지국밥 먹는 모습에 반했다고 할 정도로 돼지국밥 좋아했었는데 이젠 돼지국밥 예전만큼 많이 못 먹어요. 질려버렸거든요.ㅜ.ㅜ 늙어서 소화도 잘 안되더라구요.
저희 남편도 밀면 엄청 좋아해도 자주는 못 먹더라구요. 돼지국밥은 매일 먹으라고 해도 먹겠다고 할 정도로 지금도 잘 먹어요.
뼛 속까지 부산 사람인가보다. 생각하고 있어요.ㅋㅋㅋ
요즘 냉면 왜 그렇게 비싼가요?
냉면도 그렇고 면 종류들이 넘 비싸져 마음 놓고 자주 먹기가 참 무섭습니다.
그래서 국수는 집에서 만들어 먹긴 하는데 밖에서 잔치 국수나 비빔국수 한 그릇 먹으면서 이걸 이 돈을 내고 먹는 게 과연 옳은 것인가? 여러 생각들이 들게 되더라구요.
하긴 모든 음식값이 다 오르긴 해서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면 종류는 서민들이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 갑자기 얇은 면가닥의 냉면 먹고 싶네요.^^

희선 2025-05-26 04: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밀면 잘 모릅니다 냉면과 같지만 면을 만드는 게 다른 거군요 냉면은 메밀이고 밀면은 밀가루... 밀면은 부산에서 나왔다는 말이 있네요 다음엔 더 맛있게 하는 곳에서 드시기를 바랍니다

지난주엔 습기 많은 날도 있었는데, 그런 날이 오래 이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며칠 지나고 괜찮아졌어요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 그런 날은 길지 않네요

오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니... 책읽는나무 님 남은 오월 바라는 대로 보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책읽는나무 2025-05-26 11:08   좋아요 1 | URL
밀면은 피난시대 때 부산에서 냉면을 만들 수가 없어(메밀이 없어서) 궁여지책으로 밀가루로 면을 뽑아서 만든 것이 밀면이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밀면은 부산지역의 대표 음식이 된 듯 합니다. 저도 어릴 땐 밀면을 모르고 살다가 스무 살 넘어 부산에서 친구들을 만나 가야밀면을 먹었던 게 처음이었거든요. 달짝지근한 조미료맛의 비빔 밀면은 인상적였어요.
그러다 결혼하고 시어머님이 여름에 동네에서 제대로 사골 국물로 우려내 장사한다는 밀면집에서 배달을 시켜 주셨는데 와!! 맛있다! 연발했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어딜 가도 그때 먹었던 밀면집의 맛을 내는 집을 찾긴 어려워요. 그래도 밀면은 뭐니뭐니해도 부산에서 사 먹는 게 제일 나은 것 같기도 하구요.
요즘은 밀가루에 고구마 전분을 넣어 면을 뽑는 집들도 많더라구요.
암튼 희선 님도 부산에 한 번 오실 기회가 있으시면 밀면 한 그릇 대접해드리고 싶네요.^^
장마가 한 달 간다는 말이 있어 6월 한 달을 어찌 버틸꼬? 조금 걱정입니다.
6월 지나면 또 무더위와 싸워야 할테고…
다들 현명하게 계절을 잘 나야겠어요.
희선 님도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겠습니다.^^

hnine 2025-05-26 05: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일 재미있는 대목이 있는데 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
우리의 잃어버린 심장 책 표지가 심장 그림이군요.

저는 아직 밀면 한번도 안 먹어봤어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5-05-26 10:57   좋아요 0 | URL
재미있는 대목이 있나요?
눈이 번쩍 합니다.
어딜까? 계속 찾으면서 읽게 될 것 같네요.^^
책 표지 그림이 독특하죠?
심장 제목에 맞춰…그리고 심장이 중심 단어이기도 하니 심장 그림으로 표현한 듯 합니다.
그런데 석류 열매인지? 석류 씨앗도 보이고 심장 안에 또 다른 도시 그림도 보여 의미심장하네요.^^
그런데 아직 밀면을 못드셨다구요?
지역이 지역이다 보니 그런가 보군요.
대전 사시죠?
대전에 밀면집이 없나요?
기회가 되시면 밀면 드셔보세요.
뭐랄까, 냉면과는 좀 또다른 식감이랄까요?
이쪽 사람들은 여름엔 늘 밀면을 먹어서리…아, 우리집만 즐겨 먹는 건지도 모르겠군요.ㅋㅋㅋ 이웃집에도 밀면 싫어해서 안 먹는 집들도 많더군요.
여름에 부산 여행 오시면 연락주세요.
밀면 사드릴게요.^^

페넬로페 2025-05-26 0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잠을 정말 잘자는 사람이었는데, 불면증 비슷한 게 오기 시작하면서ㅡ나이 탓인가 생각도 해봅니다ㅡ자기 전에 오디오북을 듣기 시작했는데 그게 자장가더군요. 타임 30분 맞춰 들으면 금방 잠들고, 다음 날 들으면 또 잠들고~~그리고 완독한 책으로 분류되고요 ㅎㅎ
그런 책이 여러 권 되어 결국 종이책을 집어 들고 다시 읽는 무한반복을 해요.
책나무님과 비슷한 경험이라 반갑네요.
오디오북 들으면 성우분들이 어찌나 딕션 좋게 일정한 속도로 잘 읽으시는지~~기가 죽습니다. 저는 아직 으와 어 발음을 잘 구분 못하거든요.
저도 면러버인데 요즘은 물에서 비빔으로 취향이 바뀌네요.
밀면도요.
그래도 매번 물이냐, 비빔이냐를 고민합니다 ㅎㅎ

책읽는나무 2025-05-26 10:49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불면증 때문에 오디오북을 틀어놓기 시작했어요.ㅋㅋㅋ
불면증 때문에 오디오북을 듣기 시작했던 것은 아닌데 자기 전에 책을 펼쳐 읽기엔 눈이 너무 시리고 아파서 또는 금새 잠 들어버려 종이책 치우고 불 끄고 오디오북 틀어놓고 누웠더니 거의 한 두 페이지밖에 못 들었더라구요. 처음엔 민망하더니만 이거 완전 친환경 수면제로구나! 깨닫구선 자장가용으로 사용 중이에요.ㅋㅋㅋ 저는 나중에 노인이 되면 시력 때문에 책을 못 읽을 것 같아 오디오북에 미리 적응을 해볼까? 싶어 시도해보고 있는데요. 아…안될 것 같아요. 이건 뭐. 몇 페이지 못 듣고 맨날 잠이 들어버려…ㅋㅋㅋ
저는 밀리의 서재 사용 중인데요.
완독한 책 권수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답니다. 정말 제대로 들은 게 몇 권이나 될지?ㅋㅋ
아. 제가 처음 들었던 책은 박완서 작가님 에세이였었는데요. 염혜란 배우님 목소리로 들었거든요. 넘 좋아 홀딱 넘어가서 결제해버렸다는..ㅜ.ㅜ
지금은 김태리 배우의 목소리로 김애란의 <바깥은 여름>을 간간히 듣고 있어요. 읽었던 책인데도 아주 새로운 소설로 들리더군요.
조예은 작가의 호러물 소설도 듣다가 요즘 궁금해서 아예 종이책 빌려와 읽고 있구요.
암튼 성우분들 목 안 아프실까? 늘 궁금하더군요. AI 성우 목소리는 괜찮은 듯 하기도 하고, 귀가 피로한 듯도 하구요.
근데 으와 어의 발음 구분은 경상도 사람들의 특징이겠죠? 저도 구분 했다가 좀 헷갈렸다가 좀 그래요.ㅋㅋㅋ
면은 주문할 때 남편과 아들은 항상 비빔을 시키고 딸들과 저는 물을 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서로 한 젓갈씩 나눠 먹다보면 두 가지를 다 먹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요즘은 비빔도 맛있네? 살짝 그런 생각도 들긴하던데 매울까봐 맨날 물을 시켜요.
그런데 에어컨 바람 밑에선 물밀면이나 물냉면을 먹기엔 넘 추워서 늘 고민이 많아지더군요. 올 여름엔 또 몇 그릇의 면을 먹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페넬로페 2025-05-26 11:33   좋아요 1 | URL
밀리의 서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디오북 완전 강추합니다^^
저는 AI는 잘 듣지 않게 되더라고요
아직은 인간을 못 따라와요^^

책읽는나무 2025-05-26 12:43   좋아요 1 | URL
물고기 책 본 것 같아요.
집에 종이책이 있어서 앞부분 좀 읽다가 던져뒀는데 그거 찾아 읽으면 되지 싶어 넘겼거든요. 주로 집에 없는 책 위주로 담아 뒀는데 때론 종이책 가지고 있어도 언제 읽을지 알 수 없어 오디오로 먼저 들어볼까? 싶은 맘도 들더라구요.
물고기 책 강추하신다니 한 번 들어봐야겠군요.^^

2025-05-27 11: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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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9 12: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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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7 11: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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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9 11: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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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8 22: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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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9 11: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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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9 15: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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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30 07: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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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의 모든 것
백수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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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끝자락엔 애써 외면하는 이별 또는 영원한 이별이 기다리고 있다. 이별은 괴롭고 슬프다. 이 괴로운 상실감을 작가가 구석 구석의 문장으로 다독여주는 듯하다.
나이 들어가며 깨닫게 되는 감정들. 정답이 아니더라도 각자 삶에서 찾아낸 진실이기에 남아 있는 삶에 빛의 온기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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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5-06 2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결국 모든 삶의 끝자락엔 이별이 있지요. 그래서 우리는 늘 위로를 필요로 하는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백수린 작가도 읽어보고 싶은 작가네요.

책읽는나무 2025-05-06 22:58   좋아요 2 | URL
이별의 종류가 여럿이겠는데 상실감에 젖은 주인공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들이 우뚝 서는 모습을 보며 힘이 나는 것도 같구요. 아마도 위로를 필요로 한다.라는 바람돌이 님 말씀이 정확하겠단 생각이 듭니다.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는다면 금방 치유될 수 있겠죠.
책에선 슬픔은 금방 극복하기 힘들다.라는 뜻의 대화가 있었지만 그 말 조차도 위로하고 있어서 금방 극복하지 싶어요.
저는 백수린 작가님 최애 작가로 꼽고 있는데요. 이번 소설집 담담하니 참 좋았습니다.^^

꼬마요정 2025-05-06 22: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냉큼 사서 아직도 못 읽고 있네요. 책나무 님 리뷰 보니 얼른 읽고 싶어집니다. 빨리 그리고 천천히 읽어야겠어요^^

책읽는나무 2025-05-06 23:05   좋아요 2 | URL
저도 사다 놓은지 좀 됐었는데 이제 생각이 나 봄 끝나기 전에 읽어야겠어서 급히 잡고 읽었습니다.
첫 작품 읽고 아…봄밤에 소설 한 편씩 아껴 읽어야겠구나! 여겼는데…읽다보니 다음 편이 궁금하고 또 다음 편이 궁금해서…그러다보니 금방 다 읽어버렸네요.^^
백수린 작가님도 장편보다 단편이 좀 더 잘 맞나? 그런 생각이 좀 드네요.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에세이와 단편소설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네요.
요정 님은 어떻게 읽으시게 되실지…기대가 됩니다.^^

2025-05-10 2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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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1 17: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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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3 10: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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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3 10: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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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3 10: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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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3 10: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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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4 12: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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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4 21: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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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6 09: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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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6 1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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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6 13: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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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6 13: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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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루틴 : 소설 쓰는 하루 작가의 루틴
김중혁 외 지음 / &(앤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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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매일의 루틴을 쌓아가는 것은 어제와 오늘을 합친 내 모습이 조금은 달라지길 바라는 희망이 있어서가 아닐까.
그 희망 덕분에 루틴을 인내심으로 버틸 수 있을지도.

7명의 소설가들이 버텨온 일상을 읽으면서 작가들의 고독한 인내심 덕분에 좋은 소설들을 읽을 수 있었구나.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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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소민아 2025-05-04 0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짧은 리뷰지만 책을 장바구니에 담게 하는 힘은 강력했습니다~~ㅎㅎ 책소개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5-05-04 09:28   좋아요 1 | URL
장바구니에 담으셨군요?^^
제 리뷰로 인해 고르셨다니 제가 더 감사하네요.
저는 덤덤하게 읽으면서 나도 루틴의 인내심을 키워야겠단 생각을 했었습니다.
젤소민아 님께는 어떤 독서 시간이 되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 되셨음 싶네요.
그리고 남은 휴일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