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언니에게 소설Q
최진영 지음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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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단숨에 읽히지만, 주인공 제야의 상처는 오랫동안 아프게 남는다. 제대로 된 어른들이 많다면, 제야가 상처를 딛고 더 강해질 수 있고, 또 어쩌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을텐데...소중한 존재에 대해서는 특히나 더 노력해야 한다는 강릉이모의 말이 작가의 말처럼 들린다. 노력하여 제대로 된 어른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최진영의 소설을 읽는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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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4-22 0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효석 문학수상 작품집에서 최진영 작가님 소설 읽었었는데 좋았었어요^^ 감상평 보니 어른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드는 이야기군요^^*

책읽는나무 2022-04-22 10:16   좋아요 2 | URL
예전에 <해가 지는 곳으로>란 소설을 한 권 읽었었는데 다 읽고 나니, 괜찮다~란 생각이 들어 좀 찾아 읽어야지! 생각만 하다가..얼마전 팟캐스트를 통해 은유 작가님 책을 읽고 소설을 썼다는 소식 듣고 도서관 가서 찾으니까 그 책은 대여중이더군요. 그래서 손에 잡히는대로 이 책을 들고 왔는데 아....ㅜㅜ
성폭행 당한 소녀의 이야기였어요. 이거 스포해도 되는 건가요??ㅜㅜ
암튼 그래서 좀 생각이 많아지더군요.
약자인 아이들 편에서 꾸준히 소설을 쓰는 최진영 작가님에 대해서도 또 한 번 생각해 보고, 더 좋아지고 그렇더군요.
더 찾아 읽어보고 싶은 작가님이네요^^

거리의화가 2022-04-22 10:19   좋아요 2 | URL
아마도 전 읽더라도 바로 못 읽을 것 같기에 괜찮습니다 그나저나 그런 아픈 이야기군요ㅠㅜ 최진영 작가님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해주셨으면 좋겠어요
 

2 부 ‘부채 관계‘의 탄생과 부채의 전략.
2부 꼭지를 읽다 보면 정말 꼭지가 돌 것 같은 느낌이다.
은행 이자가 1%만 올라도 손이 벌벌 떨리는데 어떻게 이쪽에서는 몇 백 %의 이자율 계산법이 생겨날 수 있을까?
성을 상품화하여 성을 구매하는 사람이 자꾸 생겨나니 이 부채를 조정하는 고리대금업의 규모가 더 커지고, 행사력이 더 커지는 것일테다. 이것을 어떻게 고쳐 나가야 하는 것인가?
부채로 인해 여성들의 삶은 저당잡혀, 결국 창살 없는 감옥처럼 읽힌다. 과연 해답이 있는 것인가?
읽어나가는 것이 힘겹다.

결근에 따른 벌금을 여성이 진 부채 총액의 이자로 볼 때이러한 이자에는 상한선이 없다. 1000만 원의 선불금을 받고 업소에 들어온 은아에게 하루 벌금 100만 원을 부과한 것은 3650%의 고리를 매긴 것과 같다. 여성들은 이러한 높은 이자를 피하기 위해서 업소에 출근할 수밖에 없다. 이는 주요 연구참여자 대다수가
‘할당량‘, ‘의무‘, ‘업소 기대‘, ‘해줘야 하는 한도‘라고 말한 것과도 연결된다. 업소는 동시에 여성들이 선불금의 이자 3650%에 해당하는 수익은 내야한다고 계산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은아는 초저녁부터 다음 날 낮 12시까지‘ 일을 해야 했다.  - P98

만약 선불금이 5000만 원인 여성의 하루 벌금 또는 하루 할당량이 100만원이라면 이는 이자율 730%에 해당한다. 성매매 업주가 지역 신협에서 40%의 이자로 5000만 원을 빌려 여성들에게 선불금을 제공한 것이라고 가정하면 그는 690%의 이자를 남긴 것이 된다. 
- P99

법정 이자율의 한도는 사채 시장의 고리대 문제와 밀접한 관련 속에서 조절되어왔다. 1962년 이자제한법이 제정되었으나 IMF에서 ‘현재의 경제여건상 긴축재정·금융정책에 따른 고금리추세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이자제한법으로 인하여 시장 기능에 대한자유로운 이자율 결정이 제약되고 있다‘는 이유로 이자제한법 폐지를 요청하여 1997년 이 법이 전격 폐지되었고, 이후 10년 만인 2007년 다시금 동법이 제정되어 시행되었다(백태승, 2007), 하지만 일본의 이자 상한이 연 20%인 점과 비교할 때 한국의 높은 이자율은 지속적으로 지적되어왔고, 2018년 2월 28일 법정 최고 이자는34.9%에서 24%로 조정되었다. - P111

내가 ‘돈을 중심으로 업소 경험을 이야기해달라‘고 요청하면여성들은 돈을 빌리고, 상환이 밀리고, 재대출을 하고, 고소당하고,
돈을 탕진하고, 이사 다니고, 각종 사기를 당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이러한 과정 동안 여성들은 성매매 산업 구성원과 다양한 종류의 부채 관계로 얽히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성노동을 해야만 하는처지에 놓인다. 부채의 종류를 막론하고 유일하게 수익을 만들어낼수 있는 물적 담보는 이들 여성의 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매매 내 부채 문제의 중심에 있는 고리대금은 채무자 여성들을 매춘여성으로 고정시키는 대표적인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 P118

부채 관계를 통해 여성들을 유인하는 성매매 산업의 결속 안식은 얼핏 "친밀성의 경제intimate economies"로 정의될 수 있을 것 같다.
페미니스트 인류학자인 아라 윌슨(Wilson, 2004)은 태국 방콕의 외국인 전용 매춘 업소인 고고바.go go bar 연구에서 비경제적인 방식으로 분류되곤 하는 개인의 삶이 거시적인 경제 발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친밀성의 경제"라는 프레임을 통해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고고바에서는 성상품이 공식적으로 판매되지만, 이러한 경제를 운영하기 위해 사람들 사이에 다양한 종류의 친밀한 관계망이 개입하기 때문에 여기에 착취나 구속의 개념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같은 책, 69~101), 고고바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성매매 여성들 역시 부채 관계를 통해 이자수익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차용증과함께 성매매 시장에서 교환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어지지만, 정작그것이 여성들 스스로의 도덕경제적 실천으로 유지된다는 점에서성매매 산업의 부채 관계는 ‘친밀성의 경제‘에 기반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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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쓰는 책마다 마음에 드는 글만 쓰는지?
이쁜 작가다.

혹시 나 자신이 너무 가식적으로 느껴져서 견디기 힘든 날이 있는가? 누군가 나에게 가식적이라고 비난해서 모멸감을 느낀 날이 있는가? 괜찮다. 정말 괜찮다. 아직은 내가 부족해서 눈 밝은 내 자아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내 ‘가식의 상태‘를 들키고 말았지만, 나는 지금 가식의 상태를 통과하며 선한 곳을 향해 잘 걸어가고 있는중이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보다 최선을 다해 가식을 부리는 사람이 그곳에 닿을 확률이 훨씬 높을 것이다. ‘척‘
한다는 것에는 어쩔 수 없이 떳떳하지 못하고 다소 찜찜한 구석도 있지만, 그런 적들이 척척 모여 결국 원하는대로의 내가 되는 게 아닐까. 그런 점에서 가식은 가장속된 방식으로 품어보는 선한 꿈인 것 같다.
- P64

남에게 충고를 안 함으로써 자신이 꼰대가 아니라고 믿지만, 남의 충고를 듣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꼰대가 되어가는 걸 모르고 사는 것. 나는 이게 반복해서 말해도 부족할 만큼 두렵다.  - P75

아니 근데 무슨 이야기들이 이렇게 죄다 ‘특정 집단‘에만 유리하게 선별적으로 짜였는지. 옥이야 금이야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고생해서 잘 키워낸 손녀를 명절마다 데려다 부려먹는 남자네 집안에 벌을 내리는조상신 이야기는 왜 없는 걸까? 이야말로 한 집안을 쓸어내버리고 싶을 만한 일일 텐데. 남자네 집 제사 지내느라 내 제사에는 몇 년째 오지 않는 증손녀 부부에게 분노해서 그 집안에 저주를 내리는 조상신 이야기는 들어본 적 있나? 무엇보다 후손에게 복과 재앙을 골라서 내릴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지녔으면서 밥 한 끼를 알아서 먹지 못해 배고프다고 꿈에까지 찾아오다니 정말 독특한 영혼이 아닐 수 없다.
- P84

공식적으로는 시범 비행이었던 날을 이렇게 넘긴 며칠후, 두 번째 비행이지만 공식적으로는 첫 비행이었던 날에도 옆집에 살았고 훗날 나의 베프이자 룸메이트가된 J가 새벽부터 찾아와 머리를 정성껏 만들어주었다.
그들이 아니었으면 무사히 넘기지 못했을 날들. 내 생애 가장 ‘여초‘ 회사였던 비행기 안에서 여자들끼리 익히고 배우고 나눴던 감각.
요즘은 비행기를 볼 때마다 이것에 대해 생각한다.
때로는 지치고 힘들어도 다른 여자들의 손을 빌리고 또 손이 되어주면서 우리가 계속 하늘을 날았다는 사실에 대해. 떠나간 여자들 뒤에 남은 이들은 어쨌거나 어디로든 계속 날아가야 하고, 서로의 비행을 응원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힘에 부쳐 주저앉아버린 순간에 문득 펼쳐볼 수 있는 다정한 기억들을 서로의 마음에 하나씩 쌓아 올리는 일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비행기를 보면서 다정을 다짐했다.  비행기가 지나다니는 집이어서 다행이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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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소감 - 다정이 남긴 작고 소중한 감정들
김혼비 지음 / (주)안온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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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소감을 밝힌 책인 줄 알았더니, <다정다감>을 장난스레 비튼 제목의 <다정소감> 이라니..책 제목의 겸손함은 이미 다정하다.
1부는 할말 다하는 속시원함을 느낄 수 있고(특히 조상 혐오편은 눈이 번쩍 뜨이는 현상마저), 2부에서는 김혼비를 있게 해 준 다정한 이들의 사연에 절로 뭉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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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4-21 09: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나무님 이책 읽으셨군요. 전 김혼비 작가 글은 다 좋더라구요~^^

책읽는나무 2022-04-21 10:05   좋아요 5 | URL
네...그죠??^^
축구 책에서 작가의 인성을 좋게 보았는데 이 책은 작가의 의지도 엿보여 더 좋았네요^^
이제 전국 축제 자랑 책만 읽음 되는데..도서관엔 잘 없어서...그러고 보니 작가 책은 죄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네요?
축제 책은 작가팬심으로 나중에 구입해서 읽어야 할 듯 합니다ㅋㅋㅋ

독서괭 2022-04-21 10:15   좋아요 5 | URL
전 축제자랑 나오자마자 샀는데 못 읽었어요 ㅎㅎ어쩐지 손이 안 가서? 재밌다던데 우울할 때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책읽는나무 2022-04-21 10:25   좋아요 4 | URL
앗!! 진정한 독자!!!
출간되자마자 구입하는 독자가 진정한 팬인 거죠??ㅋㅋㅋ
금방 매니아 확인해 보니까 괭님 3위에요^^
저도 혼비 작가 아무튼 술 책에서 이미 반하여 팬이 되었었는데 제 이름은 찾을 수가 없더라는...
3 위 부럽사옵니다ㅋㅋ
축제자랑 책 언능 사서 순위에 좀 어떻게 껴 들어가봐야겠어요^^
축제자랑 엄청 재미나보이던데 말입니다. 근데 전국 축제 몇 군데 다녀봐도 사람들만 많고 재밌는 풍경은 그닥 못봤던 것 같은데? 즐길 수 있는 자세?? 그것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 궁금합니다.

독서괭 2022-04-21 10:42   좋아요 4 | URL
앗 제가 3위인가요?? 얼른 읽고 써서 1위를 노려봐야겠네요 ㅋㅋㅋ
축제자랑 저는 팟캐스트 책읽아웃에 김혼비작가님 출연하셨을 때 잠깐 이런 책 준비한다고 얘기하셨는데 아주 재밌었거든요^^ 그래서 얼른 사놓고 왜 안 읽었지🙄

책읽는나무 2022-04-21 11:08   좋아요 3 | URL
1위는 syo님!!!
가능하시겠습니까??ㅋㅋㅋ
그래도...
파이팅입니다.
좋아요 지속적으로 눌러드리겠습니다^^

독서괭 2022-04-21 11:25   좋아요 4 | URL
syo님 활동 뜸한 틈을 타야하는데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나무님 ㅎㅎㅎ

햇살과함께 2022-04-21 13:36   좋아요 4 | URL
저도 이책 빼고 다 읽었어요~
심지어 닉 혼비 작가의 피버 피치도 빌렸다가 축알못이라ㅋ 읽다 말았네요
이 책은 도서관 예약 기다리는 중입니다!!

독서괭 2022-04-21 14:10   좋아요 4 | URL
저도 축알못인데 ㅎㅎ 닉혼비 다른 책은 읽어보고 싶네요~^^

책읽는나무 2022-04-21 19:34   좋아요 3 | URL
닉 혼비 들어본 것도 같고?? 김혼비 작가가 닉혼비 닉넴 보고 이름 지었다는?? 맞나? 가물가물 하네요ㅋㅋ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늘 기억이 짬뽕이 됩니다ㅜㅜ

독서괭 2022-04-21 20:11   좋아요 3 | URL
그거 맞습니다 나무님 ㅎㅎ 예전에 공쟝쟝님이 닉혼비 좋아한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저도 가물가물 하네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2-04-21 21:20   좋아요 1 | URL
와~나의 기억력 다행입니다.
요즘 친구 하나가 자꾸 저더러 바보라고 놀려서 말이죠ㅜㅜ
확진은 지가 됐었는데 바보 행동은 자꾸 내가 대신하고 있다고~🤢🤢
기억력 회복시켜 주셔 감사해요ㅋㅋㅋ

mini74 2022-04-21 18: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축제자랑은 남편분 글도 넘 재미있었어요. 김혼비작가님 저도 좋아해요 *^^*

책읽는나무 2022-04-21 19:32   좋아요 2 | URL
축제자랑이 남편과 함께 쓴 책이로군요? 전 다정소감이 그런 줄 알고 남편 글이 왜 없나? 싶었어요ㅋㅋㅋ
안그래도 미니님 영상도 뒤늦게 보았습니다. 저도 조상 혐오 편 인상적였는데 딱 짚어 주셨어요^^
 

좋은 글귀들이 무척 많은 책이었으나,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읽었고,
밑줄 그어 놓은 구절을 이곳에 옮기는 것을 늘 깜빡하곤 하여
미처 많이 옮겨 놓질 못하였다.
헛간의 작업실 이야기 그리고 전기 자전거 이야기,
머리에 붙은 나뭇잎 이야기등등 기억에 남을 문구가
많은 책이었다.
그래도 내겐 작가의 어머니 이야기가 더욱 기억에 많이 남는다.

노란 책 표지와 그 겉표지를 벗기면 나타나는 또다른 원색인 초록.
데버라 리비 작가의 색이 이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병원으로 가는 길에 가게 몇 곳을 들렀지만 어머니가그나마 넘길 수 있는 그 특정 상표의 아이스크림을 파는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그리하여 난 뼈가 앙상해진 어머니 옆에 앉아 포장지를 벗긴 풍선껌 맛 아이스크림을 어머니 입술에 가져다 대기에 이르렀다. 한 번 핥아 보더니 - P111

어머니는 인상을 썼고, 한 번 더 핥고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가게에서 미친 사람처럼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는 이야기를 하자 어머니 입에서 작디작은 소리가 연달아 나오며 가슴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어머니가 웃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이건 우리가 함께한 마지막 날들중에서 내가 가장 아끼는 기억이 됐다. 그날 밤 어머니 침대 옆에 앉아 책을 읽다 말고 세면기에 분홍색으로 녹아내린 풍선껌 맛 아이스크림을 회한에 찬 눈길로 바라봤다. 사실 책에 집중할 수가 없어 그저 페이지나 훑고 있던 참이었지만, 그렇게라도 어머니 옆을 지키고 있다는 데서 위안을 얻었다. 그날의 마지막 회진을 돌던 의사가 병실에 들어왔을 때 어머니가 앙상한 손을 들어 보이며 그무렵에 이르러 극도로 작아진 목소리로 용케 고압적이고 위엄 있게 말했다. "조명을 더 가져오라고 하세요. 내딸이 어둠 속에서 책을 읽고 있잖아요."
- P112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그가 마지막으로 거처한 집, 자기자신의 기쁨만을 생각하며 꾸린 집의 평온 속에서 어느날 사색에 잠겨 이런 말을 했다. "글은 바람처럼 들이닥친다."

그건 벌거벗고 잉크로 만들어진 것, 쓰인 것이고, 삶의 다른 무엇과도 비교되지 않는 방식으로 우리를 스쳐 지난다. 그와 비견할 게 더는 남지 않았다. 삶 자체가 우리를스쳐 지나는 방식을 제외하고는.

당신이 지금 읽고 있는 이 글은 삶의 비용으로 만든 글이며 디지털 잉크로 만들어졌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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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4-20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부터 계속 플친님들께서 칭찬하시는 노랑 책이네요. 데버라 리버 작가 역시 노랑노랑이라고 말씀하시니, 어떤 대목에서 책읽는나무님께서 그리 느끼셨을까, 궁금해하며 읽을 수 있겠어요

책읽는나무 2022-04-20 11:34   좋아요 0 | URL
혼자서 딸들을 키우며 지인이 빌려 준 헛간에서 열심히 글을 쓰는 작가의 모습은 노랑노랑하진 않을 수도 있는데 뭐랄까요?~ 작가는 노랑처럼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필력 때문인지? 고통도 외로움도 조금 덜 외롭고 힘들게 사는 것처럼 읽혀요. 당차고 품위있어 보이더군요.
나도 저렇게 의연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구요^^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