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 여성에게 베일 씌우기

고대 매춘을 하는 여성들은 머리에 베일을 쓰지 않고, 자유롭게 거리를 다닐 수 있었지만, 매춘을 하지 않는 남성들의 부인이나 딸들은 머리에 베일을 꽁꽁 싸서 최대한 얼굴을 노출 하지 않는 상태로 거리를 다녔다고 한다.
언뜻 듣기에 베일을 쓴 여인들의 자유는 속박 당하고, 매춘을 하는 여성들이 훨씬 자유롭고, 권위가 더 높았던 건가? 오해하기 십상이나, 전면을 파고들면 다른 뜻이 숨어 있다.
거리에서 베일을 씌운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의 구분으로 베일이 암묵적으로 ‘존중해야 할‘이란 큰 뜻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베일을 써선 안되는 여자가 적발될 시, 신고하지 않은 남자는 벌을 받았다고 한다.

기원전 1250년 경부터 줄곧 공공장소에서 베일을 쓰는 것에서부터 산아제한과 낙태에 대한 국가의 규제에 이르기까지 여성에 대한 성적 통제는 가부장적 권력의 본질적 특성이 되어왔다.
여성에 대한 성적 규제는 계급형성의 기초이며, 국가를 떠받치는 토대 중 하나이다.(249쪽)

마지막 문장은 실로 어마어마 하구나!
왜 베일, 산아제한, 낙태등을 국가의 강력한 법령으로 통제하는 것인가?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여성을 사유재산으로 여겼기에, 성적 규제를 가함으로 가부장의 권력으로 일삼았지 않았나 싶다.
가장 큰 원인은 여성을 사유재산으로 삼았던 게 문제였지 싶다.


함무라비법전은 국가권력의 한 측면인 가부장적 가족의 제도화가 시작되었음을 표시한다. 그것은 여성의 지위가 남성가장의 사회적 지위와 재산에 의해 결정되는 계급사회를 반영한다.  빈곤한 평민의 부인은 그녀의 의지나 행동과 무관하게 남편의 지위변화에 의해 존중받을 만한 여성에서 채무노예나 매춘부로 바뀔 수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어떤 남성도 자신의 성적 행동 때문에 사회적 지위가 낮아지지 않는데 비해,  간통 등 결혼한 여성의 성적 행위나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순결을 상실하면 그녀 - P248

의 지위가 낮춰질 수도 있었다. 그 시대부터 지금까지 여성들의 계급적지위는 항상 남성들의 계급지위와는 달리 정의된다.
고바빌로니아 시대부터 간통한 아내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남편이 가지고 있었던 시대까지, 남성들과 여성들의 삶에 대한 왕들과 통치자들의 권위에도 또한 변화가 있었다.  함무라비 시대에 가족의 가부장적 가장은 부인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데 있어서 부인 가족의 남성 가장에 대한 친족적 의무에 의해 여전히 약간의 제약을 받았다. 중기 아시리아법 시대가 되면 남편은 주로 국가권력에 의해 견제되었다. 딸들의 처녀성을 가족의 재정적 자산으로 취급할 수 있는 권력을 갖게 된 아버지들은 왕의 권력과 마찬가지로 절대적인 권위를 나타낸다.  그런 권위 속에서 양육되고 사회화된 자녀들은 절대왕권에 필요한 시민으로 성장하게 된다. 왕의권력은 그들의 가족들이 남성에게 의존적이고 추종적인 것처럼, 전적으로 왕에 의존적이고 추종적인 남성들에 의해 보장되었다. 고대국가는 자부장제의 형태 속에서 형성되고 발전되었다.
- P249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2-06-14 2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면서 뭔가 생각이 좀 확장되는 느낌이랄까 그런게 있네요. 저보다 앞서가는 책나무님 화이팅입니다. 저도 열심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2-06-14 23:17   좋아요 1 | URL
언뜻 역사시간에 선생님께 대충 들었던 말들이...왜 그런 결과가 되었던 건지? 이 책을 읽으니 이해가 되는 것 같고,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들이 퍼즐 맞춰지듯...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아요.
생각이 확장되는 느낌!!!
그 말씀이 가장 정확한 말씀인 것 같아요.
전 계속 뒷골이 서늘해질 때도 있네요. 과거 여성들의 삶에 대한 자세한 기록들이 참~~ㅜㅜ
암튼 오늘은 오늘 읽을 분량을 겨우 끝냈습니다^^
책이 생각보다 글밥이 있는 것 같아요. 쉽게 쭉쭉 읽어지진 않는 것도 같구요?
그래도 열심히 읽어 봅시다^^

독서괭 2022-06-15 12: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책나무님 벌써 6장이예요?? 대단대단~~ 전 어젯밤 <나는 고백한다>2권과 <가부장제의 창조>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다가 둘다 쪼금밖에 못 읽고,, 졸려서 잤습니다.. ㅋㅋ

책읽는나무 2022-06-17 13:23   좋아요 0 | URL
미리 읽어두려고 늘 초반부터 읽기 시작은 했는데 말이죠~
생각보다 진도는 쭉쭉 빠지진 않네요?
하루에 한 꼭지씩 읽는다고 했는데도 17일인데도 7장 ..이제 반 정도 읽었네요^^ 다른 책들도 진도가 덜 나가고....ㅜㅜ
밤중 독서는 정말 쥐약입니다.저도 어느새 책을 툭~ 떨어뜨리고 있구요ㅋㅋ
그래도 괭님 열심히!!!
파이팅 합시다.
점심 후, 나른한 시간이시겠어요.
힘 내시구요!!!!^^

얄라알라 2022-06-15 1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실물 영접하고 표지만.쓰다듬고 있는 게으른 저....책읽는 나무님.리뷰읽다보니 6장으로 바로 점프해서 가고 싶어져요

책읽는나무 2022-06-17 13:26   좋아요 1 | URL
아유....영어논문 읽으시느라 바쁘신 건 아닌지??ㅋㅋ
저는 얄라님 닉넴만 봐도 이젠 그 한옥 명당 자리가 어슴푸레 떠오릅니다^^
아....저도 그곳에서 시원한 바람 맞으며 책 읽고 싶군요.
가부장 빨리 읽고 싶은데 생각보다 좀 더디게 읽히네요?
기다릴테니 언능 오셔요!!!!^^

단발머리 2022-06-16 1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책나무님 벌써 6장이시군요. 저 아직 ㅋㅋㅋㅋㅋㅋㅋㅋ 1장이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이 부분에서 크헉! 했던 기억이 나요. 전 상위계급 여성에게 베일 씌우는 건 이해가 되었거든요. 보호하겠다는 거니까요. 그런데 제일 놀랐던 건, 하위계급 여성이 베일을 썼을 때의 형벌이었어요.
즉, 이 여자(베일을 쓰지 않은 여자)는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걸, 공개적으로 표하라는 거잖아요. 그게 싫어서 혹 하위계급 여성이 베일을 쓰면 처벌을 받고는 했으니까요.
국가가 얼마나 치졸하게 강력한지, 강력했던지(지금도 그렇지만요)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부지런히 따라가겠습니다! 충성!!

책읽는나무 2022-06-17 13:31   좋아요 0 | URL
베일 부분을, 처음 앞구절에선 음~ 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읽다 보니 점점 하~~ 놀란 눈이 되었었네요.
베일이...눈에 보이는 표식이었더군요?
베일 하나에 많은 여성들이 모멸감을 느꼈을 그 당시를 생각하니...아찔합니다.
전 책을 읽을 때마다, 내가 그 시절에 태어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인가? 싶을 정도로 옛시절 차별 받았던 여성들의 삶이 참 가슴 아파요. 그리고 미래 후손들이 들여다 볼 우리네 삶은 또 어떻게 비춰질지? 생각들이 많아지곤 합니다.
 

5장 부인과 첩 편에서는 법전 여러 개를 분석하고 있는데,
그 중 함부라비 법전이 아주 엄격하고 강렬했던 이유는 함무라비 왕의 권력이 어마어마 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 중 ‘동해복수법‘ (피해자의 손해와 똑같은 손해를 가해자에게 입히는 원칙)의 공포감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해 왔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라고 여겼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또 뒷골이 서늘해 졌다.
동해복수법은 가부장적 지배의 사적 관습이 공적 법으로 옮겨간 많은 이유 중의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
자식을 재산으로 여겼던 그 시절,
임신한 여성을 때려서 낙태하게 만든 가해자는 엄청난 벌을 받는다. (동해복수법이 적용되는 형벌이 눈에 띈다.)
헌데 자가낙태에 대한 죄는 공공범죄로 간주되어 반드시 왕에게 알려야만 했다고 한다. 처벌 또한 끔찍하다.
왕에 대한 공격(반역죄?)과 동격인 처벌을 받았다.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통제가 이제는 국가가 규제하는 사안이 되었다. 물론 이 속에서 일반적인 경향은 국가권력이 증가하고 공적 법률이 확립되는 것이다.(210쪽)

가부장제의 권력은 이리하여 오랜 세월동안
그토록 공고했었던 건가?

여성을 그저 사유재산으로 보아 온 오랜 관습이 문제였던 것 같다.




구매에 의한 결혼과 계약에 의한 결혼은 함무라비법 시대 이래로 공존해 왔다. 두 가지 형태의 결혼은 서로 다른 계급의 여성들에게 적용되었다. 결혼에서 신부를 동반자로 보는 개념은 상층계급 가족들의 결혼계약 속에 함축되어 있었다. 그러나 하층계급 여성들에게 결혼은 결국 가내노예화나 마찬가지였다. 메소포타미아법에서, 그리고 히브리법에서 훨씬 더 강하게, 첫째 부인들(상층계급)과 첩들(하층계급) 사이의 구별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모든 여성들은 점점 더 성적지배와 규제 아래 있게 되었지만, 그들에 대한 속박의 정도는 계급에 따라 달랐다. 우리가 이미 보여주었듯이, 결혼한 부인은 그 연속선의 한쪽 끝이었고, 노예여성은 다른 쪽 끝이며, 첩은 그 중간 어디쯤에 자리잡고있다.  - P197

만일 강간한 남자에게 부인이 없다면, 그는 그 아버지에게 숫처녀의 값을 지불해야 하고 그 소녀와 결혼해야 하며 결코 그녀와 이혼할 수 없게 된다. 만일 소녀의 아버지가 여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 아버지는 돈은 벌금으로 받고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딸을 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강간이 희생자의 아버지와 남편에게 해를 입힌다는 개념이, 고통받은 여성들에게는 절망적인 결말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알수 있다. 즉, 강간피해자는 강간한 자와 해소할 수 없는 결혼을 할 작정 - P203

이고, 전적으로 무죄인 강간자의 부인은 매춘부로 전락할 것이다. 법의언어는 우리에게 그의 딸들에 대해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절대적 처분권력‘을 느끼게 해준다. - P204

자가낙태에 대한 야만적 처벌은 중기 아시리아법을 통틀어서 왕(국가)의 권력과, 가부장적 가장이 그의 부인들과 자녀들에 대해 갖는 권력 간의 연관성이 중요했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유아 자녀의 생명을 결정하는 아버지의 권리-실제로는 그의 유아딸들이 살아야 하는가 죽어야 하는가에 대한 결정을 의미했던ㅡ가 지금까지는 풍습에 의해 실천되고 제재받았지만, 중기 아시리아법에서는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취급된다. 부인이 남편으로부터 그 권리를 빼앗는 것은 이제 반역이나 왕에 대한 공격과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된다.

이로써 우리는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천년이라는 기간에, 가부장적지배가 어떻게 사적 관습에서 공적 법으로 옮겨갔는가를 보게 된다. 이전에는 남편과 가족의 가장에게 주어졌던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통제가 이제는 국가가 규제하는 사안이 되었다. 물론 이 속에서 일반적인 경향은 국가권력이 증가하고 공적 법률이 확립되는 것이다. - P210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2-06-13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드디어 저를 앞서셨군요. 저는 잠시 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를 잡았다가 이 책에 확 빠져서 외도중입니다. ㅎㅎ 이제 다 읽었으니 다시 가부장제의 창조로 돌아가서 나무님 따라 마저 읽을게요. ^^

책읽는나무 2022-06-14 22:27   좋아요 0 | URL
하루에 한 꼭지씩 읽기!! 이것도 만만찮네요^^
요즘은 이 책이 우선이라 다른 책을 못 읽고, 잘 읽히지도 않아 이것도 좀 문제구요.
독서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습니다ㅋㅋㅋ
암튼 천천히 걸어가고 있을테니 언능 뛰어 오셔요^^

거리의화가 2022-06-14 0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흐름을 타신듯하군요^^ㅎㅎ 열심히 달려욧!

책읽는나무 2022-06-14 22:29   좋아요 0 | URL
달리기는 숨이 차서 잘 못해서 느릿느릿~ 걸어가고 있어요.
근데 좀 흥미롭긴 합니다.
앞전에 도나 해러웨이 아주 어려운 책으로 단련이 되어서인지? 확실히 전의 책보다는 수월한 것 같아요.
분명 이 책도 쉬운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구요^^
화가님 열심히 쫓아가고 있어요ㅋㅋㅋ

단발머리 2022-06-14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써 많이 읽으셨군요!! 짱입니다, 책나무님!
저는 이제 막 자리에 앉아서 알라딘서재 들어왔는데(모닝 루틴 ㅋㅋㅋㅋ) 책나무님 글이, 게다가 <가부장제의 창조> 글이 있어서 기쁜 마음에 읽고 갑니다. 저도 부지런히 읽을게요!!

책읽는나무 2022-06-14 22:33   좋아요 1 | URL
너무 늦게 읽는 거북이라 요즘엔 노선을 다르게 정했어요.
미리 책 사다놓고, 그냥 첫 날부터 천천히 한 꼭지씩 일기루요.
그렇게 하니까 얼추 한 달이 맞춰지는 듯 하더이다ㅋㅋㅋ
근데 단발머리님 댓글에도 남겼지만, 전 제가 똑바로 이해하고 읽고 있는지? 한 번씩 의문점이 들곤 하거든요. 잘못 이해하고 있다면 바로 수정해 주세요^^
아무래도 <가부장제의 창조>책은 단발머리님이 박사님이실 듯 하시니까요^^

단발머리 2022-06-16 16:28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너무 잘 읽고 계세요!!! 정성껏 인용해주신 문장들도 꼼꼼히 잘 읽고 있답니다.
저도 잘 몰라서 수정해드릴 게 없어요. ㅎㅎㅎㅎ 열심히 진도 따라가겠습니다!!
 

2장 작업가설,
3장 대역부인과 볼모
4장 여성노예 편을 읽게 되면,
옛 과거 전쟁에서 힘으로 승리한 남성들에게
전쟁에서 패배한 남성들은 죽임을 당하고,
아이와 여자들은 노예가 되었다.
여자들이 재산의 한 부분으로 종속된 것의 당연한 수순이 되었다.
노예 여성들은 경제적 착취와 성적 착취를 당연시 당했다.
여성들 대부분이 강간을 통해 쉽게 강제되었는데, 어머니가 되면 여성들은 자녀들과 자녀들의 친척에게 충성스러워지며, 관계를 맺은 부족과 잠재적으로 강한 유대를 맺게 된다고 하였다.(86쪽)
강한 모성의 생물학적 기능들이 결국 볼모 역할에 쉽게 적응하게 만들었고, 사유 재산, 노예 제도의 근간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콕 집어 설명하니 뭐라 할 말이 없다.
강간이 가부장제의 시초라거나,
남성들은 정복하고 보호하기 때문에 사물화를 행하는 주체가 될 수 있었지만, 여성들은 정복당하고, 보호받기 때문에 사물화 된다.(172쪽) 라는 문구도 정확해 보여 새삼 놀랍고, 퍽이나 서늘한 느낌도 든다.
읽을 수록, 그동안 알고 있었던 듯 한데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눈치채지 못한 사실들을 알려주는 듯 하여, 멍~한 느낌이랄까!
여튼, 흥미롭다.
부지런히 계속 읽어나가야 할 책이다.



남성들은 자신이 모르는 부족의 구성원에 대해 폭력적으로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사냥과 먼 거리 여행을 해본 경험으로 쉽게 탈출한 뒤 전사가 되어 돌아와서 복수를 하려고 할 수도 있다. 그 반대로 여성들은 대부분 강간을 통해 쉽게 강제될 수 있다. 결혼을 하거나 어머니가 되면 여성들은 자녀들과 자녀들의 친척들에게 충성스러워지며, 관계를 맺은 부족과 잠재적으로 강한 유대를 맺게 된다. 나중에 보게 되겠지만, 이것이 사실상 노예제가 역사적으로 발달한 방식이다. 다시 한번 여성의 생물학적 기능은 여성을 이 새롭고 문화적으로 창조된 볼모 역할에 쉽게 적응하도록 만들었다.
또 어떤 이는 역사적 시대에 지배엘리트들 사이에서 번번이 이용되었던 것처럼 여성이 아니라 양성의 아이들이 부족간의 평화를 보장하기 위에 있는 중인해서 볼모로 이용되었을 수도 있다고 가정하기도 한다. 아마 여성 교환도 그런 방식으로 시작되었을 것이다. 양성의 아이들은 교환되었고, 성숙하면 새 부족과 혼인을 했을 것이다. - P86

지배엘리트들의 왕권찬탈자로서의 이해관계로 인해, 그들이 확립한 권력의 형태는 이를 관찰한 어떤 사람이 쉽게 ‘세습적 관료주의‘(patrimonial bureaucracy)라고 불렀던 형태를 갖게 되었다. 그들의 권력이 얼마나 안정적일지 여부는 권력의 중요한 하급지위에  가족구성원들을 얼마나 많이 임명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이 초기시대에 그런 가족원들은 매우 종종 여성- 부인, 첩, 딸-들이었는데, 이를테면 이들은 남편/아버지/왕을 섬기는 최상위 신하들이 되었다. ‘대역부인‘ (wife-as-deputy)의 역할은 이렇게 출현하였으며, 이 시기 이후 그런 역할을 맡는 여성들이 계속 등장하게 된다. - P128

피정복여성들에 대한 강간은 두 가지 측면에서 피정복민에게 영향을주었다. 강간은 여성들에게 불명예를 안겨주었고, 강간에 내포된 의미는그들의 남성들을 상징적으로 거세시키는 기능을 하였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부인과 누이. 자녀들의 성적 순결을 보호할 수 없는 남성들은 실로 성불능자이며 불명예를 당한다. 피정복집단의 여성들을 강간하는 관습은 기원전 두번째 천년부터 오늘날까지 전쟁과 정복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남아 있다. 이것은 죄수들에 대한 고문처럼 ‘진보‘나 휴머니즘적 개혁,
복잡한 도덕적 · 윤리적 동정에 대항해 온 사회적 관습이다. 나는 피정복여성들에 대한 강간이 가부장적 제도의 구조 속에 구축된 필수적 관행이며, 가부장제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장 순수한 상태속에서 이러한 관계를 볼 수 있는 것은 계급관계가 형성되기 전에 가부장제 체계가 시작되는 바로 그 시점이다.
남성에게 명예란 자율성, 자신의 태도를 정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권력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 자율성을 인정받을 권리 등을 포함한다.
그러나 가부장적 지배 아래서 여성은 자신의 태도를 정하거나, 자신을위해 무엇을 결정하지 못한다. 여성의 몸과 성적 서비스는 친족집단, 남편, 아버지의 처분에 달려 있다. 여성은 자녀에 대한 양육권과 권력을 갖 - P143

지 못하거니와 ‘명예‘ 또한 가지지 못한다. 여성의 명예는 처녀성과 남편에 대한 정숙한 성적 서비스 속에 존재한다는 관념이 기원전 두번째 천년에는 아직 완전하게 발달하지 못했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포로여성들의 성적 노예화는 사실상 가부장적 결혼과 순결을 여성의 ‘명예‘로 간주하는 이데올로기의 유지와 같은 가부장제의 발달과 정교화 과정의 한 단계였다는 것이다. 노예제의 문화적 발명은, 그것이 여성에 대한 실질적 정복에 의지하고 있었던 만큼이나 여성종에 대한 상징들의 정교화에 의지하고 있었다. 남성들은 자기 집단의 여성들과 나중에는 포로여성들을 종속시킴으로써, 다른 남성들을 성적으로 통제하는 상징적 권력을 배웠고 우월함을 표현하고 심리적으로 노예상태인 사람들의 계급을 만들어내기 위한 상징적 언어를 다듬었다. 여성들과 어린이들을 노예화하는실험을 해봄으로써 남성들은 모든 인간존재가 노예상태를 견딜 수 있는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들의 절대적 지배를 하나의 사회제도로 만들 수 있는 노예화의 형태와 기술을 발전시켰다.
- P144

"남성들은 그들이 정복하고 보호하기 때문에 사물화를 행하는 주체가 되는 데 비해, 여성들은 그들이 정복당하고 보호받기 때문에 사물화된다." 지배당할 수 있는 어떤 집단에 속해 있다는 낙인은 애초의 구분을 강화시키며, 오래지 않아 여성들은 열등한 집단으로인식된다.
여성을 열등한 집단으로 보는 선례는 노예가 될 수 있는 다른 집단에게 그러한 낙인을 옮기는 것을 허용하게 되며, 여성의 가내종속은 그것으로부터 노예제가 사회제도로 발달하게 된 모형을 제공하였다.
- P172


댓글(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2-06-13 0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이것참 큰일났네요. 제가 소설책 집어드는 바람에 오늘도! [가부장제의 창조]를 시작 못하고 있네요. 아 이것참..
책나무 님, 화이팅!!

책읽는나무 2022-06-13 13:45   좋아요 0 | URL
소설을 읽어야 또 다른 책을 읽을 때 힘이 나지 않겠어요?^^
이제 힘 내서 슬슬 시작하시면 오토바이처럼 🏍 부아앙~~
가속도 붙으실 껍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직 보름 전이니까요^^
보름 전, 내일 시작하시면 되시겠네요ㅋㅋㅋ
다락방님도 파이팅!!^^

거리의화가 2022-06-13 0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많이 읽으셨네요~ㅎㅎ 나무님 계속 화이팅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6-13 13:42   좋아요 0 | URL
게으름 피우다 어제 조금 읽었네요.
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파이팅 합시다^^
 

이번 책, 1장은 성과 성별의 의미를 역사적 기원부터 거슬러 올라가 설명하고 있는 듯하다. 그 성별이 분류되어 성적 차별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역사를 훑을 듯 하다. (맞겠지?)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읽는 것처럼 왠지 총론을 읽는 느낌이다.
오늘은 단팥빵에 홀릭하여 서론과 1장만 찔끔 읽어서 원대한 뜻을 아직 크게 느끼지는 못하였으나, 중반부로 넘어가게 되면 왠지 깨달음의 연속이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늘 그래왔었으니까,
아무렴, 그렇고 말고....

나의 분석에서 중요한 것은 남성과 여성이 과거에 대한 지식과 맺고 있는 관계는 그 자체로서 역사를 만드는 하나의 힘이라는 통찰이다.
- P20

성적 속성은 생물학적으로 주어진 것이지만, 성별은 역사적 과정의 산물이다. 여성이 임신한다는 사실은 여성의 성(sex) 때문이며, 여성이 아이를 기른다는 것은 성별(gender) 즉 문화적 구성물 때문이다. 사회에서 여성의 자리를 고정시킨 - P41

책임은 주로 성별에 있다는 것이다. - P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장 반려종 선언
개, 사람 그리고 소중한 타자성

--반려종을 키우지 않는다. 반려견도 반려묘도 우리집에는 없다. 그래서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종의 구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때론 구별하기 힘들 때가 종종 있다.
그래도 친구가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고 있어 친구의 반려견과 이웃집 언니네 반려견의 특징과 성격은 확실히 터득하고 있다.
그외 반려견들은 좀 많이 어렵다.
아마도 내가 동물을 무서워하고 있어 큰 관심이 없었던 탓이 클 것이다. 그 전까지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그래도 친구덕에 반려견을 관찰하면서, 나를 따라주고, 나에게 곁을 내어주는 녀석들을 바라보며, 반려견에 대한 나의 생각들이 아주 많이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반려종 선언‘은 좀 흥미있게 읽혔다.

산책하다 반려견들이 견주들과 함께 지나가면, 이젠 사람보다 강아지들을 살피게 되었다. 비록 다가가 만져보진 못하지만, 너무 귀엽고, 영특하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예전에는 목줄을 매지 않은 강아지들을 보면 무서워 저 멀리 길을 돌아갔었고, 목줄을 손에 쥐고 있는 견주들을 확인해야만 곁을 겨우 지나갈 수 있었다면, 지금은 목줄을 매고 있는 강아지들이 좀 안쓰러워 보일 때가 있다. 특히나 견주들이 목줄을 심하게 당겨 반려견들이 움츠러드는 모습이 비춰질 때는 안쓰럽고,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

외국에서는 반려견들과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의 형태라면, 우리나라는 반려견과 사람의 관계가 주종의 확고한 위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처럼 보인다. 물론 반려견과의 올바른 공존을 영위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내가 반려견을 키우고 있지 않아 그저 속 편한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겠으나, 도나 해러웨이의 ‘반려종 선언‘ 에서 개와 사람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사랑‘ 보다도 ‘존중‘과 ‘신뢰‘ 라는 말이 크게 와 닿는다.
반려견들이 사람에게 무한한 존중과 신뢰를 보내는 것처럼, 사람도 반려견에게 더 없는 존중과 신뢰를 주면서, 함께 공존해야 함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쉽진 않겠으나,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일 것이다.
줄곧 저 문장에 꽂혀 읽게 된 ‘반려종 선언‘이었다.



"반려종"은 반려동물보다 크고 이질적인 범주다.  - P133

나는 평생을 개와 살아온 사람들의 멘토링 덕을 많이 입었다. 이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말을 아껴 쓴다. 개를 지능이 낮은털투성이 아이, 의존적인 존재로 여기는 것을 혐오하기 때문이다.  - P161

이 개들과 인간이 좋은 업무 관계를 이루게끔 하는 결정적 요인은 사랑이 아니라 존중과 신뢰다. 개의 삶은 문제로 점철된 환상보다는 기술 및 농촌 경제의 지속성에 더 많이 좌우된다.
- P166

개와 개를 다루는사람은 훈련의 노동 속에서 함께 행복을 발견한다. 이것은 창발한자연문화의 사례다.
이와 같은 유형의 행복은 탁월함을 열망하는 것, 범주적 추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존재자가 파악할 수 있는 형태로 탁월함 - P180

에 도달하려고 시도하는 것과 관련된다. 모든 동물이 비슷한 것은 아니다. 각 동물이 지닌 구체성종류와 개체의 구체성-이중요하다. 추구하는 행복의 구체성이 중요하며 바로 이와 같은것이 창발해야 한다.  - P181

 따라서 개는 훈련 과정에서 특정 인간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다. 개와 인간은 관계를 통해 서로에대한 "권리"를 구축한다. 이 권리는 존중, 배려, 반응을 요구할수 있는 권리다.  - P181

다른 이와 나누는 애정, 헌신, 솜씨에 대한 열망은 제로섬게임이 아니다. 비키 헌이 말한 의미에서의 훈련 같은 애정 행위는, 연쇄를 이루며 창발한 다른 세계들을 배려하는 애정 어린 행위를 낳는다. 이것이내 반려종 선언의 핵심이다.  - P191

나는 몇 가지만 다뤄보려 한다. 논점은 간단하다. 이 개들을알아가며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그들 가능성의 조건 전체, 즉이 존재들과의 연결을 현실로 만드는 모든 것, 반려종을 이루는 모든 포착을 상속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사랑한다는 것은 세속적으로 되는 것이고 소중한 타자성 및 타자를 의미화하는 것에, 다양한 규모로 지역적인 것과 전 지구적인 것의 층위 속에,
점점 더 뻗어나가는 그물을 통해 연결된다는 것을 뜻한다. 나는내가 알아가기 시작한 역사와 함께 살아갈 방법을 알고 싶다. - P215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05-24 0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동물이 무서워요^^; 그래서 지나가면 저도 모르게 빨리 걷고 있답니다.
동물을 키워본 적도 없고 주변에도 키우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몇년 전부터 고양이는 좀 귀엽더라구요. 물론 털 알러지가 심해서 다가가진 못합니다만...^^;
역시 익숙한 게 더 와닿는 것 같아요. 전 사이보그 선언이 훨씬 더 와닿았거든요^^ㅎㅎ 완독까지 얼마 안 남으셨네요. 화이팅!

책읽는나무 2022-05-24 15:15   좋아요 1 | URL
화가님도 동물 무서워 하시는군요?
저도 좀 그래요ㅜㅜ
그나마 강아지는 친구가 키우고 있는 걔만 만질 수 있어요.
이웃집 언니네 푸들은 넘 사나워서 가까이 못가고, 아예 그 집을 들어가 보지도 못했어요. 강아지가 넘 무서워서요ㅜㅜ
고양이는 물진 않을 것 같아 좀 괜찮아 보이는데 그래도 넘 예민해 보이고, 저도 털 알러지가 있는지 온몸이 늘 근질근질거리더군요ㅜㅜ
그래도 훗날 애들이 다 커서 독립해 나가면 강아지나 고양이 둘 중 한 마리는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만...그 존중과 신뢰가 바탕이 되는 인격체 형성부터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ㅋㅋ 애들 키우면서 늘 인격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기에 말입니다^^;;;;;
화가님은 사이보그 선언이 와 닿았나요????
우와...👍👍
전 사이보그 선언은 너무 어려웠어요. 사이보그와 반려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해러웨이님에 대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다가...결국 결론은 다른 책들도 좀 읽어봐야 겠단 생각만 드네요?^^

이젠 3장 ‘반려자들의 대화‘편 읽으려고 커피물 마셨어요.
제발 졸지 않고 완독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