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3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어린시절엔 화장실에 앉아 있을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가끔씩 ‘죽음‘이란 것에 대해 생각이 머물다 보면 순간 두려워져 진저리를 치곤 했었다.
어른이 되었어도 ‘죽음‘은 이따금씩 툭툭!! 꼭 누군가 옆구리를 치듯, 잊어버리지도 않고,용케 내 머릿속에 잘 찾아온다.화장실이 아닌 공간인데도 말이다.
‘죽음‘이란 단어의 뜻은 수 십 년전부터 변한 것은 없으나,그것을 대하는 나의 자세는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나,그런 생각이 든다.(물론 공포스럽다라는 기본기는 늘 단단하다만!)
나의 자세가 변했다는 것을 깨달은건 ‘치에코씨의 소소한 행복‘에서 치에코씨가 생각하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들여다 보면서 나도 모르게 그만 ‘걱정을 사서 하는군!‘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분명 나와 똑같다고 치에코씨의 행동들에 감탄했으면서 말이다.
내가 그동안 세월이란 풍파?속에서 좀 무뎌지긴 했나보다.
아니면,좀 심드렁한 성격인지도 모를일이다.
둘만의 ‘추억‘이 깃든 물건이나 어떤 장소 또는 둘만의 대화는 이 두 사람이 죽고 없어진다면 모든게 사라지는게 아니겠느냐며 치에코씨는 침울해진다.
분명 맞는 말이겠으나, 내가 사라진다고 없어질 추억이라서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중한 ‘추억‘을 포기한다는 것은, 인생을 그저 도화지만 받아들고 망칠까 두려워 색을 입히지 않고 밋밋한채로 놔두는 것과 똑같다.
무엇이든 색을 입혀야만 그림이 시작되듯이 ‘추억‘은 그렇게 남겨 놓아야한다.
고,치에코씨한테 얘기하고 싶었다.
(물론, 내가 얘기 안해도 현명하고 긍정적인 치에코씨는 남편과 열심히 ‘추억‘을 이쁘게 쌓고 있더라만!)
마트장을 보면서 그 순간도 둘이서 하는 데이트 시간이라 여기고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남편과의 대화를 들여다 보면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예쁘다.부부끼리 대화를 하다 보면 10년이 지나도,20년이 지나도,가끔씩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낯설때가 가끔 있는데 치에코씨네 부부는 그런 상황이 닥쳐도 현명하게 잘 대처한다.
작가의 이력이 궁금하여 찾아 보니 1969년생이고,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수필가라고 되어 있다.
아~역시 그래서 치에코씨의 모습들이 때론 어른스러웠던 것이다.
결혼생활을 하다가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단 생각이 들때,때론 삶이 무료하다고 느껴질때,‘치에코씨의 소소한 행복‘
시리즈를 읽는다면 결혼생활은 좀 더 풍요로워질꺼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