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걸어간다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윤대녕 그의 소설책으론 이책을 처음 접했다.
그리고 두번째 그의 소설을 읽은 책은 반대로 그가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은어낚시 통신>이란 책을 읽었더랬다.
처음 발표한 소설과 마지막에 발표한 소설과의 그사이에 접한 십년이란 세월을 그닥 느끼지 못할 정도로 윤대녕은 그만의 초지일관 자신만의 세계를 유지하고 있다.
유지하려 애쓴것 같아 보이기도 하다.
하긴...모든 사람마다 그만의 색깔과 냄새를 가지고 있듯이 글쓰는 작가들에게도 그만의 문체가 따로 있을것이다..작가의 이름을 숨긴채 이책을 읽어 보라고 권해준다면 아마도 윤대녕의 책을 한번이라도 읽어본적이 있는이라면 금방 알아챌수 있을만큼 윤대녕의 소설의 분위기는 특별하고도 강한 냄새를 풍긴다.

작가는 어떤 존재성과 삶의 의미를 사람에게서 찾으려 하는것 같다.
갑자기 사라진 그사람을 찾으러 다니면서 순간 순간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듯한 멍한 기분에 사로잡혀 결국은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를 깨닫는듯하다.
보통 내옆에 항상 자리하고 있는 그사람을 평소엔 소중함을 못느끼다 어딜 훌쩍 떠나버려 그사람의 빈자리를 바라보면서 그사람이 나에게 미친 영향과 나와 함께 공유한 시간들을 더듬다 보면 어느새 그사람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되려 내가 현재 거울에 비친 내모습을 다시 바라보게 되더란것이다.
윤작가는 혹시 그런식으로 의도한것은 아닐까? 남들보기엔 약간 유치하고도 가소로운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작가는 모든 소설마다 현실의 공간을 아주 사실적으로 나열해 놓는다.
<흑백텔레비전 꺼짐>에서는 정원과 일도는 종로 밀레니엄 플라자 33층에서 만나 둘은 다시 약속을 잡은곳은 지하철 종각역에서 만나 스파게티전문점(이곳도 상호가 정확하게 나온다..'아지오'란 곳이다.)에서 식사를 하고 광화문 불꽃 축제 현장을 바라본다. 
<무더운 밤의 사라짐>에선 백화점에서(대충 어느 백화점일것이란 감이 오기도 한다.)
<찔레꽃 기념관>에선 주인공들이 거처하는 오피스텔은 '화수 오피스텔'이다..본문에는 이오피스텔의 주변풍경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올빼미와의 대화>에선 주인공은 김포공항에 자주 간다.
소설에서 지역명과 빌딩의 상호가 정확하게 자주 등장하는것은 예사로운일은 아니다.
헌데...윤대녕의 소설은 매번 정확하게 표기되는것 같다.
뭐 내가 서울에 살고 있질 않아 그곳에 가서 확인해본건 아니지만...빌딩의 상호가 가설일지라도 소설속에 나오는 그의미들은 정확하게 와닿는다..그래서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내이웃일지도 모른다라는 착각이 인다..<은어낚시 통신>의 단편집에서 <소는 여관으로 들어온다 가끔>의 소설속에서는 경남 양산군 통도사에서 가까운 내원사라는 절에서 비구니가 된 여자주인공을 등장시키기 위해 이렇게도 정확하게 지명이 표기되어 있는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어쩌면...내가 살고 있는 고장이름이 소설속에 나왔기에 놀랐다라는게 더 정확할게다..)
지명이름이 나온게 뭐 어째서? 뭐가 그리 새삼스럽다고? 생각하겠지만...내겐 좀 특별하게 다가왔기에 몇자 적어본다면...
작가는 소설 본문 내용에서 꼭 빠지지 않는 여자 주인공들을 별안간 사라지게 만들거나..죽은 남자의 혼령을 사랑하여 실제 사귀는 남자를 차버리고 혼령을 기다린다거나 <올빼미와의 대화>에선 자기 자신과 통화를 하는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듯한 주인공을 내세우는등 독자들을 현실감각을 잃어버리게 만들어버린다...때론 허공에 붕~~ 뜨는듯한 느낌도 든다. 
그래서 작가는 부러 지역명을 구체적으로 표기하여 가상공간을 실제공간인것처럼 우리들에게 현실감의 균형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함이 아닌가? 란 의구심이 인다.

아무튼...약간 몽환적이면서 우수성이 짙은 이소설들은 나를 서서히 그의 소설속에서 허우적거리게끔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라는것은 확신한다.
소설을 읽는동안 꿈속을 거니는듯했다.
꿈속을 걸어 들어가 한바탕 휘젓고 뚜벅 뚜벅 걸어서 나와보니 내가 이세상을 살고 싶은 욕망을 더욱더 구체화 시켜주는듯하다..
뚜렷한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나는 소설을 읽고 나서 왠지 그러한 욕망을 느꼈다.
세상을 좀더 멋지게 살고 싶다라고.....
그가 말하는 걸어가는 그 목적지가 바로 이것이 아닐런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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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우리 신화 - 우리 신들의 귀환을 위한 이야기 열두 마당
신동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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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예전 학창시절 어떤 스승님은 우리들에게 매번 <그리스 로마 신화>책의 위대함을 목에 힘을 주어 설명하시면서 이책은 몇번을 반복하며 읽어보라고 하셨었다.
나는 또 어린마음에 정말 이 <그리스 로마 신화>책이 그리도 중요한 책인가? 싶어 방학만 되면 이책을 펼치곤 했었다.
  매번 많고 많은 신과 여신들이 즐비하게 줄을 서서 내눈앞에 차례로 인사하러 나오시는데..어찌나 많고 많은 이름들이 즐비한지...책을 덮고 잠깐 딴짓하고 다시 책을 읽으면 그신들의 이름이 하나도 생각나질 않는것이다..그래서 앞장으로 다시 넘겨 읽고...또 앞장으로 넘겨 다시 읽기를 반복 또 반복했었던 기억이 있다..아마도 그번역책이 엄청 재미가 없었거나..나의 독서력이 그닥 강하질 못해 재미를 못붙였었나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매번 소설책을 읽고 나면 주인공들 이름도 제대로 기억못하는 판국에 그많은 신들의 이름을 기억한다는것은 나에겐 너무나도 힘겨운 일이었던지라 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책을 정말 좋아하지 않았다...어떤이들은 신들의 이름을 줄줄 외우면서 성장을 하는데(현재 시댁조카들도 여신들이며 신들 이름을 줄줄 외우고 있더라!..나는 그앞에서 입을 쩍 벌리고만 있었다..ㅠ.ㅠ)...나는 고작 제우스와 헤라..이두사람은 부부다..그리고 아들은 태양의 신 아폴론...뭐 네다섯가지만 외우고 땡! 이었다...ㅡ.ㅡ;;
  그렇다고 신화에 대해서 아주 관심이 없는것도 아니었는데...무수한 신들의 이름을 기억하기가 엄청 부담스러웠던것이 문제점이라면 나의 가장 큰 문제점일수 있을것이다.

그러던중 차력도서로 선정이 되어 우연히 알게 된 이책!
우리나라 신화에 관련된 책이라니..구미가 땡겼다.
게으름을 피우느라 좀 늦게 읽은 감이 없지 않으나...책을 손에 잡은 순간 재미가 나 책을 놓기가 싫을 정도였다..내가 이렇게 신화책을 좋아하고 있는줄 잘 몰랐다.
다 읽고 나니 여전히 이책에 등장한 신들의 이름 헷갈리긴 마찬가지다.
헌데....내용과 이름들이 연결이 잘 안되는게 문제지! 웬만한 이름들은 다 기억이 나니 참 신기한 일이롤세!^^

이책을 읽으면서 어떤 자부심마저 일었다.
우리것을 먼저 알기보다 남의 것을 더 동경하고 있었단것이 부끄러웠고...그것을 조심스럽게 일깨워 주고자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 이들이 있어 감사하단 생각마저 든다.

신화란것이 더욱더 기계화되고 문명화된 현시대에 뭐가 그리 중요하냔 생각이 들겠지만...이책을 읽고 나면 조금 생각이 달라질수 있을것이다.
신화라는것은 지금 현재 내가 이곳에 땅을 밟을수 있게끔 해주는 토대와 같단 생각이 든다.
내가 있을수 있는것은 내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셨기 때문임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문화가 있을수 있는것은 위로 한없이 거슬러 올라가 신화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뿌리를 중요시하는 유교문화에선 더욱더 신화는 더큰 의미를 지녔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것을 물려받았고..우리네도 많이 간편화되고 정보화된 시대에 살고 있지만...조상을 섬기며 누군가에게 복을 빌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한예로 시댁에선 제사를 지낼때 꼭 성주상을 따로 차린다..나는 친정에 제사가 없어서 이런풍경을 보질 못한지라 성주신이 누군지 잘 몰랐다..그래서 그냥 그렇게 하면 집이 잘된다고 하더라는 시어머님의 말씀만 듣고 그런가 보다~~ 했더니..이책에선 황우양씨가 성주신이 되었고..그의 부인 막막부인이 터주신이 되어 사람들 가정에 좌정을 하여 둘이 서로 도우면서 집안이 잘 되도록 보살펴 주어 이들 부부를 모신 집치고 잘못되는 집이 없었노라고 적혀 있는것을 발견하여 아아~~ 이제사 고개를 끄덕였다. 
이책은 우리신화에 관련된 책이다보니 우리 일상사에서 알게 모르게 밀접하게 연관된 어떤 행위의 근원을 알수 있는 글들을 제법 접하게 된다...그야말로 이책의 제목처럼 신들이 살아나 내옆에 자리한듯하다.

간간이 신들의 초상화도 담겨 있고..그림들도 담겨 있어 눈의 즐거움도 느낄수 있으며...꼭 옛이야기같이 정겨움도 있다...예전에 '전설의 고향'이란 드라마를 보면 꼭 귀신얘기만 나왔던것이 아니라 간혹 감동적이고 애잔한 전설이 된 얘기들도 많이 방영되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꼭 그러한 '전설의 고향'을 보는듯한 착각도 일었다...<옛날에 이러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것이 지금은 이렇게 변하여 불리워지고 있다>라는 나래이션을 듣는듯하다...그것은 저자가 중간 중간 자신의 생각을 집어넣어서 그런 생각이 드는것 같다..한참 이야기에 빠져 있으면 갑자기 쓩~~ 하고 저자가 나타나 이야기한다...그래서 책을 읽는것이 아니라 저자에게서 직접 얘기를 듣는듯한 착각이 생기는것이다.
저자의 생각을 듣는것도 제법 괜찮으며 우리네 자주성을 한껏 고무시켜주는 말들이 많아 때론 솔직하게 너무 추켜세워주는것 같아 살짝 부끄러운 생각도 들지만...그런대로 기분은 괜찮다.
누군가 나를 추켜세워주면 기분 좋듯이 말이다.

그렇게 작가는 우리네 대한민국 신화를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자임에 틀림없어 보여 나또한 당연히 자랑스러워 해야한다고 두주먹에 불끈 힘이 들어가더라!
두주먹에 힘을 불끈 쥐고 나역시 내아이가 자라면 <그리스 로마 신화>책보다 먼저 우리 신화..즉 대한민국 신화책을 먼저 읽혀주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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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5-01-25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읽어보시오!..신화에 관심이 많은 님이라면 분명 재미있을것이오!..^^
그리고 매번 안부를 물어주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는 내마음을 알고나 있을런지?..^^

열린사회의적 2005-01-26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먹이 불끈.. 정말 읽어 보고 싶게 만드는 리뷰입니다. 계속 읽어 보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데.. 내 게으름으로 인하여 차일피일... 님의 리뷰를 보니 눈 녹 듯이 녹은 마음이 다시 쌓입니다. 봄이 오기전에 내 마음에 신화의 씨앗을 심어볼까나...^^ * 좋은 하루 되세요~~

책읽는나무 2005-01-26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은 계속 님의 사진속에 내리고 있네요..^^
며칠전에 안그래도 님의 리뷰를 여럿 읽었더랬는데....어찌 아시고??..^^
반갑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면 꼭 한번 읽어보세요...재미있으실꺼에요...^^
봄이 오기전에요..^^

shindh 2005-01-26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책을 엮은 신동흔입니다. 깊은 관심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고맙고 행복합니다. 저 자신 우리 신화를 통해 많이 행복해질 수 있었지만, 그러기까지는 시간이 꽤 많이 걸렸었지요. 오랫동안 우리 신화의 껍데기를 만지고 있었다고나 할까요. 실은 아직도 우리 신화 깊은 곳에 제대로 들어가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 신화가 이렇게 좋다!' 하며 스스로 감탄한 것 같기도 하구요. 어떻든 마음 그대로 쓰려 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신화의 본질은 서로 하나가 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담의 경우에는 거리를 두고 주인공을 지켜보게 되는데 신화에서는 주인공에게 이끌려 함께 느끼고 함께 생각하게 되지요. 내가 그렇게 하고 또 다른 나도 그렇게 할 때 둘은 그 신화를 통해 또 하나가 됩니다. 우리의 본래적 모습으로 돌아가 하나됨의 경험을 하게 하니 참 고마울 따름이지요. 님 같은 분과 이렇게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좋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축원할께요.^^

책읽는나무 2005-01-27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안녕하세요..^^
안그래도 몇몇분들의 리뷰를 읽으면서 님의 코멘트를 보면서 적잖이 놀란적이 있었습니다...책의 저자가 직접 이렇게 코멘트를 남기는건 처음 보았습니다..
많이 놀라면서....한편으론 님의 살뜰함이 느껴졌습니다..
작가마다 자신의 책을 자신의 분신처럼 여겨 책을 엮었으리라 생각합니다만...자신의 책에 남긴 독자들의 의견에 애써 관심을 가지시는 작가님을 보니 책을 만드실때 얼마나 큰노력과 애정을 가지고 만드셨을까? 란 생각을 가지게 되더군요!
그래서 더욱더 이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더군요..^^

작가님께선 신화 깊은 곳에 아직 제대로 들어가지 못했다라는 생각을 하시지만...독자의 한사람 입장에선 전 이만큼도 개인적으로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이렇게라도 눈으로 읽은 책을 통해 우리신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크게 고무될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게 중요하며...나같은 독자가 한사람이라도 늘어난다면 혹시 작가님이 더 정진하셔 더 좋은 책을 많이 만들어주지 않으실까?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작가님이 생각들이 이책에서 이미 전염되었지만...작가님이 말씀하신 신화의 본질은 하나가 된다라는 말씀을 꼭 가슴속에 새기겠습니다..^^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오히려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작가님도 건강하시고....더 좋은 책 많이 만들어주세요..^^
 
지구영웅전설 - 제8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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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란 책을 먼저 읽은 독자다.
이책에 완전히 매혹당해 박민규라는 작가를 이젠 눈을 가늘게 뜨고서 바라보게 되었다.
장발의 이사내에게 나도 모르게 눈이 가늘어지는군!
분명 이외수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니 그럴수밖에...^^
(그렇다고 이외수작가를 폄하하는건 아니다..나는 이외수 작가도 상당히 좋아하는 독자다..^^)

장발을 하고 있는 남자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이 또 장발을 하고 있는 남자 작가들은 또 왜 끌리는지?
그리하야....나는 박민규의 작가의 또다른 작품을 애써 찾아 읽은 동기가 된다.
이책은 박민규 작가를 소설가로 살아갈수 있는 길을 터준 신인작가상을 안겨준 책이다.
물론 그의 글들은 이미 주목받고 있었겠지만...
이책 또한 많은 심사평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음직하다..
평론가들의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실은 나도 당황했다...ㅡ.ㅡ;;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란 책을 후에 읽고 이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더 재미나고 신선한 충격을 가지고 읽었을터인데...아쉽게 삼미책을 먼저 읽어버려 그재미는 약간 반감된 상태다.
하긴....삼미책은 약간의 경력(?)이 붙어 쓴 책이니 더욱더 세련되고 적나라하게 돌려치면서 독자를 사로잡을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야말로 신인시절에 쓴 책이다보니 약간의 어눌함과 유치함이 간간이 눈에 들어오긴 한다.
그래도 재미는 있다.
박민규 작가의 팬이라면 이책도 무난히 소화해낼수 있으리라 본다.
그리 두껍지 않아 금방 읽을수 있고...우리 어린시절에 텔레비젼에서 즐겨 보았던 슈퍼맨,배트맨,원더우먼,아쿠아맨들이 속속 등장하여 흥미진진함을 유발시킨다.

이지구를 지키는 영웅은 오로지 미국에서 만들어낸 캐릭터일수밖에 없다고 은근히 조롱하면서 자기 우월감에 빠져 만들어낸 그영웅들을 어린시절엔 분명 선망과 동경의 눈빛으로 보아왔다만..지금은 냉소적인 웃음이 나도 모르게 삐져 나온다...박작가도 그랬던가?...그는 그맨들과 우먼들의 영웅 사이에 토종 한국산 바나나맨을 만들어내어 같이 합류시켰다..물론 그네들에게 영웅수업을 받는 학생수준이지만 말이다.

작가는 유머러스한 필체로 미국의 불합리한 국가운영체계와 그들만의 우월주의 사상을 비꼬아준다.
자기네들은 모든 길은 미국을 통해서 나아갈수 있다고 믿고 있고...자기네들이 이지구를 지키고 있다라는 착각속에 생뚱맞게 지구수비대의 막강한 책임의식을 지니고 있는듯해 보인다.
그리고 그것을 환호하고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각국 나라 사람들의 모습들이라니...ㅠ.ㅠ  
참 꼴보기 싫은 모습들이다.
우리의 바나나맨이 어여 힘을 모아 미국산 맨들과 우먼들을 앞질러 만인들의 존경과 찬사를 한몸에 받아 이지구를 지킬자는 바로 나 바나나맨이다~~~ 라고 외치며 하늘을 날아주었음 좋겠다라고 객쩍은 소릴 해본다.
한국산 영웅 바나나맨!
거 실로 신선하고 괜찮은 발상 아닌가?

무겁고 우울한 소설을 읽다 중간에 이책을 읽으니 마음이 꽤나 가벼워지고 경쾌해진다.
장발의 이남자!
사람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재주가 있어 참 많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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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백 2005-01-24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은 정말 지구의 안위가 염려되어 그런 것은 아닙니다.
경찰은 무력을 사용 하고 그 무력은 미국내 방위산업체를 먹여 살립니다
그리고 방위산업체는 무력사용으로 번 돈을 전쟁 일으킨 세력에게 갖다 바치고
훗날을 기약하지요. 조만간 전쟁 다시 안하면 일러바친다는 협박과 함께 말이죠
겉으로는 세계경찰로서 온갖 폼을 다 잡고 안으로는 엄청난 자금 챙겨먹고
세상에 이보다 더 남는 장사는 없을 겁니다. 나쁜 미국! 더 나쁜 부시!

저는 바나나맨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저 세계는 자연스럽게 굴러가기를 바랍니다
어줍잖게 누가 나서서 교통정리하는 세계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정화 과정을 거쳐 스스로 통제하는 세계를 바랍니다
너무 이상적이라고 할 법도 하지만
적어도 부시가 벌이는 정도의 전쟁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부시 나쁜 놈!

책읽는나무 2005-01-24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시가 나쁜건 말할나위 없긴 한데....제가 또 한편으로 생각하기엔 만약 다른인물이 대통령이 되었다 해도 미국은 계속 그렇게 굴러갈것이라 생각해요!
미국인간들이 어떤놈인데 싶어요...ㅡ.ㅡ;;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 바나나맨이라도 좀 나서줘야하지 않을까? 란 좀 엽기적인(?) 생각을 해봤습니다..^^

하지만....모든것이 자연스럽고 순조롭게 진행되려면...맞아요!
님의 말씀처럼 누군가가 영웅이랍시고 나설일은 못될지도 모르겠네요.
진짜 영웅은 나서지 않고 아무말 없이 뒤에서 받쳐줄뿐이죠..^^
순조롭게 말입니다...ㅡ.ㅡ;;

별족 2005-01-27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먼저 읽는 바람에 '삼미슈퍼스타즈~'에 여즉 손이 안 가는 사람입니다만-_-;;;

책읽는나무 2005-01-27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아~~ 제개인적인 소견으론 이책보다는 <삼미 슈퍼 스타즈~~>책이 더 재밌었습니다...훨씬 더 머리속에 쏙쏙 들어오는듯 했구요!
이책은 재밌긴 한데 어째 좀 머리가 복잡한 느낌도 좀 받았거든요!
다른 몇몇 분들도 <삼미~~>책이 더 재밌단 평을 하시더군요!..^^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림원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하지메라는 남자주인공은 어린시절에 시마모토라는 여자아이를 만났는데 이여자를 평생 첫사랑으로 간직하며 그리워하며 사는 남자다.
그그리움이 뭐랄까?
신비스러움속에 포장되어 애간장이 타들어갈 정도의 무게감 보다는..
자신이 처한 현실의 톱니바퀴에 잘 맞물려 돌아가면서 잘살아가다 톱니바퀴에 어떤 무제가 생겨 삐걱거리면 기름칠을 덧대어 잘 돌아갈수 있도록 만들어주는...그러니까 필요에 따라 떠올려지는 환상이 아닐까 란 생각이 든다.
그환상속에서 하지메는 내가 나고 네가 너인게 맞는지 가끔 혼란스러운듯하다.
내가 나이고 네가 너다라는 그의식을 끝까지 고수하기 위해 눈을 부릅뜨다보니 내가 너고, 너가 나인것 같다라는 착각이 임과 동시에...어느순간 나는 시마모토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생각마저 가지게 되었다.

하지메는 평생을 자기 자신보다는 시마모토를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았을것이다.
물론 독신으로 첫사랑만을 그리워하며 산것은 아니다.
그는 여자친구도 사귀어 보았고..(그여자친구의 사촌언니와 몸을 섞어 여자친구에게 큰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대학에 합격을 하였고...졸업후 직장을 다녔고...한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였고...두딸을 낳았고...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는 장사가 잘되어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겉으로 보기엔 아무것도 나무랄데 없는 완벽한 삶같아 보인다.  
하지만...그는 삶의 톱니바퀴가 돌아가다 멈추기만 하면...항상 시마모토를 생각한다.

가끔은 남자들에게 첫사랑의 의미란것이 삶 전체에서 이렇게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게 간혹 부럽다기보다는 괜스레 내삶이 서러워지는 느낌이 든다.
그이유는 정확히 알수는 없으나...그냥 막연하게 그런 생각이 든다.
하지메의 부인 유키코의 삶도 서러울법 할것인데...유키코는 차분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서 하지메에게서 마음이 떠난것도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유키코가 나에게 그리 서러울법한 일은 아니라고 얘기하는듯 하다.

차라리 하지메와 시마모토가 비행기를 타고 강을 찾아 여행을 떠났을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그순간...그냥 둘은 그렇게 그곳에 머물러 살아버렸으면..하는 생각을 했다..
차라리 그러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지메에겐 유키코라는 부인과 사랑스런 두딸이 있다라는 현실이 그들의 발목을 잡은것인가?
하지메는 그현실을 과감히 놓아버리려 마음을 먹었지만..결국은 시마모토가 그것을 만류하였다.

이소설이 더 애잔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하지메와 시마모토가 이루어지지 않은 연인으로 끝이 났기 때문일까?...이렇게 나의 이중성을 또 이책을 통하여 확인한다.
불륜이라도 사랑하는 사이라면야...내삶이 서글퍼져도 좋으니...원하는 사람들끼리 사는게 낫다라고 머리는 생각하고 있지만..이것이 실제로 내생활로 접한다면...도저히 용납할수 없는 일이라고 절대 받아들일수 없을게다..너무 서러워서 견딜수 없을것 같다..
그래서 이런 나의 이중성을 별로 확인하고 싶지 않다만...그래도 연애소설에 손이 가는걸 어쩌겠는가!  

어쨌든...하지메의 얼음같이 차가운 환상(왜냐하면?...하구키의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항상 차가운 얼음을 만지고 있는듯한 착각이 인다..주인공들이 열정적인듯 하면서도 집요하게 따져보면 참으로 차가운 이성을 가진 사람들처럼 느껴지기때문이다..)속에 가려진 시마모토에 대한 그리움과 마음이 녹녹히 가슴속에 녹아들어 며칠동안 마음이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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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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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책을 <베스트셀러> 1위라는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그모습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구입하여 읽었으면 더 좋았겠다~~~ 라는 생각을 몇번이고 해본다.
분명 베스트셀러이기에 마땅한 책이긴하다.
헌데...나의 괴팍한 성격에 이책의 가치는 상향조정되어야할것이 반감되어버린것이 안타까울따름이다..

시중에 떠도는 베스트셀러의 책들은 누구나 그책의 첫장을 넘기기에 앞서 그책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있는 상태에서 첫장의 첫줄을 읽게 마련이다.
나는 분명 이책을 읽고 싶은 그 간절함을 몇개월동안 꾹꾹 눌러온 상태에서 읽었던터라 더욱더 그기대감은 높아만 가던 중이었다.
그러던중...일년에 책이라곤 한두권 읽을까? 말까? 하는 내신랑이 이책을 읽고 있었다.
궁금했다..
아니 실은 부러웠다..나는 몇달전부터 읽으려고 벼르고 있었지만..다른책들에 밀려 자꾸 나중에~~ 나중에~~를 외치며 아껴두고 있는 책을 신랑은 한달동안 이책을 읽고 있었다.
한달동안 읽고 있다지만..읽고 있다라는 그현실이 부러웠다.
그리고 시샘을 했다..'내가 안읽은 책을 내신랑은 읽고 있네~~'라고....ㅡ.ㅡ;;
결국은 시샘만 하고 있을수가 없어 나도 이책을 읽고야 말았다..

읽고나서 조금 후회를 했더랬다.
이렇게 귀하고 소중한 책을 나는 그저 신랑한테 나도 읽었노라~~~ 자랑삼기 위하여 불순한 동기로 읽어버린것이 아까웠고...베스트셀러책이니만큼 빨리 읽어야겠다고 생각해 급하게 읽어버린것이 수박 겉 핥기식으로 대충 읽어내려가고 있는게 아닌가? 라고 마음이 편칠 못했다.
그래도 안읽은 현재보다는 읽었다라는 과거가 된것을 더욱더 기분좋게 만들어주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이런책들은 그결말이 뻔한책이다.
진정 소중한 보물은 자기자신의 마음속에서 찾을수 있으며..모든 진실은 자기자신속에 있다라는 말을 하고 싶어한다는 메세지를  끝까지 읽지 않아도 분명 파악할수 있다.
가끔은 내가 나이먹어갈수록 너무 삭막하고 메마르며...영악해져 가고 있다라는 생각에 서글픔이 밀려오지만...그래도 이런책을 읽고 있노라면 어떤 메세지를 전하려 하는지 대충 감을 잡고서 그메세지를 어떤 색깔의 목소리로 전하고 있는지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나자신이 은근히 즐기고 있다라는 생각에 가끔은 어떤 높은 경지에 오른듯한 착각에 빠져 있는 그시간이 가히 기분나쁘지는 않다.

자아에게서 진정한 보물을 찾아가는 지름길을 파울로 코엘료는 분명 다른 작가들과는 색다른 색깔로 풀어놓고 있다..아마도 여지껏 접한 책중 가장 세련된 언어로 우리들에게 호소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파울로 코엘료는 노래하듯 쉽게 술술 풀어내고 있다.
가장 쉽고 진실된 말을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수 있도록 풀어내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코엘료는 노래하듯 사람의 마음속을 파고든다.

책을 누군가에게 선물하고픈데..어떤책을 고를까? 고민하는자들이 있다면...선뜻 이책을 추천하고 싶다..이책은 누구나가 한번쯤은 읽어보아야만할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선물의 값어치를 한껏 올려줄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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