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무슨날이었을까??
어버이전날!!..5월 7일??.......맞긴 맞는 말이지!!
하지만.....어젠 나에겐 좀 특별한 날이다......바로 <결혼 기념일>이다....^^
아~~~ 결혼은 2000년 밀레니엄해에 했으니.....어언~~~ 4주년이 되어버렸다.....ㅡ.ㅡ
신랑을 안지는 벌써 10년이 다되어간다.....헉...강산이 한번 변하였다.....우쨌든.....별 감흥은 없어도.....
같이 늙어가면서......눈가에 는 주름살을 바라보는것이 요즘은 서로에게 말하는 폼새가 꼭 50,60대가
다된 사람들이 말하는것 같은 대화를 하고 있다.......ㅡ.ㅡ
"20살에는 젖살이 포동포동했는데.....내가 니 그거보고 좋아했는데.....그게 다 어디가뿟노??"(실은 그게
젖살을 가장한 내살들이었는데..그때 살이 좀 엄청 쪘었다....내가 젖살이라고 우겼더니 신랑은 정말
그게 젖살인줄 안다.......^^)
그럼 내가....."내 젖살 오빠가 다 가져갔다 아이가??......언제 허락도 없이 가져갔지??"
(실제로 나는 그때보다 살이 엄청 빠졌고.......신랑은 그때보다 살이 두배로 더 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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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에는 복실복실 꼭 복숭아털같이 피부가 그렇더니만.....지금은 왜 요모양이고??"
그럼 내가...."오빠한테 시집와서 고생했으니 이렇지!!.......좀 잘해주지??.....피부맛사지 같은데 보냈으면
내피부가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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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날고 기었는데.......요즘은 진짜 허리도 아프고....무릎도 아프고.....아이고~~~"
그럼 내가........"늙었다 아이가??....이젠 나이를 좀 생각하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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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식의 대화다.........나도 좀 애교 뭐 이런것과 좀 거리가 멀어서......왠만하면.....내맘이 생각하고
있는 그런것들을 말로 표현하려 애쓰지만......그것이 잘 안된다.....항상 말은 속하고 다르게 말하지!!^^
어젠........둘이서 민이 시부모님께 맡겨놓고 몰래 밖으로 나왔다....
시내로 나가서.....일단 음식부터 먹고......(진짜 배고파서 허겁지겁 먹었다....ㅡ.ㅡ)
음식을 먹으면서 그랬나??.....신랑이 또 나보고 퉁박 들으려 이상한 소리를 한다.....
"내한테 시집와줘서 고맙다.......시집와서 고생만 하고.........어쩌고...저쩌고.........."
이남자 왠일이냐??....이제서야 나의 진가를 알아보는구나!!.....그래서 내가 한말이.......
"내가 진짜 이런말 하고 싶진 않은데.....이런 상황에서 어쩔수 없이 해야겠지??.....아니까.....됐다....."
(역; 알아줘서 고마워!!^^........뭐 이런뜻이다......)......신랑은 박장대소를 한다......나의 잘난척에
거의 단련이 되어 있는 사람이다......거기다 대고 나는 또.....진짜 나니까 오빠랑 살지~~~ 진짜 오빠는
장가 잘갔지~~~뭐 어쩌고 저쩌고......개거품 물고 무어라 무어라~~~~~ 잘난척 있는척.....다 해놓으니
좀 미안해서.....가만히 있다가......나도 한마디 해줬다......."오빠도 내한테 장가와서.....바가지 긁히느라
고생 많았다......"........그러니....신랑도 한마디 한다........"니 알고 있었나??"......ㅡ.ㅡ
그리고 나서 괜한 분위기 잡는다고.....칵테일바를 찾아 들어갔다.....들어간다고 들어갔는데......
분위기가 영~~~~~ 그래도....창가에 앉아서.......내가 시킨것은 옥보단인가?? 그걸 먹었다....여자들이
알콜농도 낮은걸루다 잘 먹는다고 해서 그걸 시켰다.....맛은 있두만!!.....신랑은 아이스 어쩌고 저쩌고....
뭐 그걸 시켰다......그건 좀 알콜이 센것 같았다......가볍게 먹고 지하철까지 터덜터덜 걸어가다....내가
기념으로 무언가를 서로 나눠가지자고 해놓고....둘러보는데....나이 서른에 기념으로 나눠가질만한것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그래서 그냥 돌아왔다.....카네이션도 사려는데.....자꾸 사지말자고 말렸다....
작년에도 밖에 나와서 둘이서 밥먹고.....집으로 들어가는 손이 부끄러워 카네이션을 사들고 갔는데
울시엄니는 자꾸 돈아깝다고 사오지 말라고 하셨다..........ㅠ.ㅠ
그래서 올해는 진짜로 안샀는데.....속마음이 어떠실지??.......좀 불안하다.......ㅡ.ㅡ
사드리면 그냥 좋다고 이쁘다고 하시면 될터이신데......정말 정색을 하시면서.....돈아깝다고 하시니...쩝~~
그냥 돈만 드려야겠다......
우리는 어버이전날에 결혼기념일이라........한 일이십년은 좀 부모님께 죄책감을 느끼며 기념일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나중에 좀 나이가 지긋할때 여행을 가려해도.....다음날이 어버이날이니......
멀리 떠날수도 없고......우리끼리 즐기며 놀자니....어버이날을 생각하면 경비를 흥청망청 쓸수도 없고...
좀 마음이 그렇다......ㅠ.ㅠ
그리고.....나 결혼식 마치고....신혼여행길에 올랐을때.......울친정어무이는......눈물을 콕 찍고.....그날을
넘기고....다음날이 어버이날이라고 하니...더욱더 마음이 휑뎅그렁하였다고 했다.....아마도 눈물 많은
울어무이 또 울었을께다.....내친구가.....전화를 걸어..."어머님....오늘은 어버이날인데....숙이가 결혼하고
없으니 더 허전하시겠어요~~~~~~~~~~~"뭐 이렇게 전화를 걸었다한다.....하여튼 그친구는 이쁜짓만
골라서 하느라....어렸을때부터 항상 내가 되려 핀잔듣게 만드는데 뭐가 있다.....ㅡ.ㅡ;;
그래서.....어버이날만 되면......눈물 콕 찍었던 울어무이가 생각나고....그렇게 나대신 전화를 걸어준
그친구가 생각이 난다....나는 뭐 그날.....싱가폴에서 암 생각없이 열심히 띵까띵까 놀았을께다....ㅡ.ㅡ;;
어쨌든......우리의 결혼기념일다운 기념일을 보낼수 있는 시간은 그리 없을듯하다....하지만.....이십년쯤
뒤라면.....우리는 福터졌다.......왜냐하면.....결혼기념일에다....담날 어버이날이니.....민이한테 선물을
이중으로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ㅎㅎㅎ
나는 항상 그날을 바라보며.....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산다......
민아!! 어서 자라서 나에게 효도해다오~~~~~~^^
(현제 나는 효도안하면서 자식에게 효도를 바란다는게 좀 찔리지만........그래도 그생각만 하면 기분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