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열린 조계사 승려대회에 관해 설왕설래 말들이 많다. 산을 좋아하는 나는 일찍이 이 문제를 알고 있었다. 내가 알기론 십여년전부터 묵은 문화재관람료가 도화선이 되었는데 이때까지 이를 내버려두고 문제를 키운 정부와 또 이제와서 뒤늦게 국민의 공감대 형성없이 주장을 펼치는 불교계가 참 답답한 노릇이다. 이에 관해 몰상식한 의견이 너무나 난무하므로 몇자 적는다.
저간의 사정을 전혀 모르면서 일단 욕부터 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먼저 보자.
1. 절에 들어가지 않는데 왜 돈을 내야 하는가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국가이다. 따라서 사유지를 통과할려면 응당의 대가를 치루는 것이 맞다. 누구나 자기 땅에 함부로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터이고 요즈음엔 야산에서도 말없이 풀 등을 채취하다 걸리면 바로 처벌받는다. 해외려행 많이 가기로 소문난 우리 국민이 외국 어디를 가더라도 거의 다 입장료 내지 배관료 또는 관람료 명목으로 돈을 내봐서 잘 알 것이다.
결론적으로 전국의 유명한 산이 절의 소유지가 많기 때문에 절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절땅을 지나가면 돈을 내는 게 맞다고 본다.
2. 언제부터 절 땅이었나
-산사들은 대부분 늦어도 고려시대 이전부터 있었으니 그때부터 사찰 소유였다고 보면 될 듯 하다. 국립공원은 1960년대부터 생겼으니 긴 말 필요 없다.
3. 조선시대에 토지는 다 왕의 소유였다. 그러니 ......
-말도 안되는 억지다. 그건 관념적인 이야기이고 간단히 말해 다 임금의 땅이라면 조선시대에 토지문서는 왜 있는가.
각설하고 싸울 필요 없다. 절은 돈 문제로 수행의 의미가 퇴색하지 않게 문경 봉암사처럼 사찰 소유지를 다 봉쇄하라. 신도들만 신도증을 제시하고 들어가면 되고 외국인이나 관람을 희망하는 자에 한해서 오후라던지 시간대를 정해서 창덕궁처럼 단체관람을 허용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등산객은 돈내기 싫으면 욕하지 말고 사찰 소유지를 지나가지 말라.
이 땅에서 나라를 분열시키는 이런 어찌보면 유치한 소모적인 논쟁은 피했으면 좋겠다.
끝으로, 청와대에서 취임미사를 하던지 외국가서 성당을 들르던지 뭐 그 정도는 이해가능하다. 그러나 교황을 만나는데 '알현'이라는 사대적인 용어는 어불성설이라고 여겨진다. 우리나라는 천주교국가가 아니다. 왜 일국의 대통령이 교황의 수하가 아닐진대 교황을 친견하면 됐지 알현해야 하는가.
이 사건을 보면서 느낀 점 중의 하나는 아뭏든 국민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국사 교육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참, 엉뚱한 얘기지만 이참에 빨치산 토벌을 위해 만든 천은사에서 성삼재 넘어가는 작전도로. 군사정권에서 포장했는데 다시 뜯어서 자연으로 돌렸으면 좋겠다. 절에서도 이런 대의명분이 있는 좋은 주장을 하면 얼마나 좋은가. 월정사 전나무숲길처럼 뜯어서 자연으로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