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식사법 - 순서만 바꾸면 저절로 건강해지는 식습관 개선 프로젝트
박민수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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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걷기운동을 열심히 해서 좀 건강해졌다 싶었는데 11월에 들어서면서 추워지면서 바깥 걷기운동도 거의 못하고 헬스장에서 걸었더니 무릎이 아프고 요가도 그만두게 되었고 그러더니 소화도 잘 안되고 윗배가 자꾸 부르는 아마도 위가 안 좋아진 상태가 되었다. 입맛도 없고 초콜릿같은 단 디저트만 당기고.. 자꾸 악순환이 되는 것 같다. 좋은 식사법이 필수일 것 같은 요즘의 나의 상태! 이럴때 거꾸로 식사법을 읽고 단비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들은 것도 있고 아는 것 같지만 막상 실천은 어렵게 되는 현미야채밥상. 이 책으로 다시 읽으니 역시나 현미를 제대로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에서 전하는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과 식사법을 읽게 되니 꼭 실천하고 싶어졌다.

 

나이가 들어가다보니 슬림한 몸매가 그립고 날렵한 턱선이 그리워 하루에 두끼만 먹는 일이 잦아졌고 그나마도 1시쯤에 첫끼를 먹고 5시쯤 당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급하게 빵같은 간식을 허겁지겁 먹고 저녁을 8시쯤 먹다보니 소화가 안되고 하는 안 좋은 반복됨이 있어서인지 내 몸이 아주 건강한 상태는 아닌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보니 활성산소가 쌓이는 안 좋은 음식만 먹었던 식단이었던 것 같다. 잘못된 다이어트로 몸이 병들고 비만과 당뇨병을 부르는 식습관과 엉터리 입맛들 그리고 인슐린의 위험한 사이클까지 또한 설탕의 치명적인 유혹을 알고는 있음에도 다시금 이 책에서 이런 소제목으로 읽게 되니 정신이 번쩍 나는 기분이 들었다.

 

소금과 설탕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한국의 식단들. 미각중독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또 한번 충격을 받는다. 감자와 고구마중에 혈당이나 다이어트에 어떤 것이 더 해로울까 하는 질문에 사람들은 고구마라고 한다는데 사실 당뇨병 환자에게 안 좋은 것은 감자이다. 이 사실은 나도 다른 책을 통해서 알고는 있었다. 감자는 혈당을 올리고 내리는 폭이 큰 '혈당롤링' 현상을 일으키는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이라는 원리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포도당, 흰쌀밥, 떡, 구운 감자등이 혈당지수가 꽤 높다. 고구마나 사과 배 복숭아 강낭콩 보리 같은 음식들은 낮은 편이다. 이런 음식들을 잘 알고 섭취하는 것이 중요함을 이 책을 통해서 깨닫는다. 또한 급하게 먹는 습관, 빈껍데기 음식이라는 것들을 먹는 습관, 편식등의 안좋은 습관을 밝히고 2부에서는 드디어 거꾸로 식사법을 소개한다.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과 한국인들을 위협하는 8가지 습관을 밝힘으로서 그것들을 예방하고 피하도록 해준다. 채소를 활용하고 멋진 애피타이저를 즐길 수 있도록 실천가능한 방법들을 알려주어서 이 책이 더욱 좋은 것 같다. 이론만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이 아닌 자신의 경험과 실천가능한 방법들을 알려줌으로서 말이다. 마지막에 좋은 식단을 소개해 주는데 무조건 잡곡밥을 먹어야 하며 반찬을 많이 쓰지 않고 간단하게 3가지 정도씩만 적어주고 있어서 부담도 적고 좋았다. 잡곡밥, 참나물, 무슨 생선 이런 식으로 말이다. 새싹채소도 하루에 1회씩은 먹고 거친 야채를 씹어먹는 즐거움을 되찾으라는 조언도 정말 따라야겠다. 급하면 달콤한 과자류를 찾는 것도 꾹 참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근 샐러리같은 스틱을 늘 구비해서 간식으로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거꾸로 식사법은 얇지만 꼭 알아야 할 것들만 있어서 더욱 실천가능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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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 스토리 살롱 Story Salon 1
무레 요코 지음, 김영주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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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나면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는 소설. 요즘은 엔딩이 훈훈하고 따뜻한 소설들이 좋다. 일본 소설들 중에서는 이런 류의 소설들을 읽고 나면 늘 기분이 좋은데 예전에 읽었던 '배를 엮다'나 '카모메 식당'같은 소설들이 그렇다. 이 소설은 특히 나보다는 나이가 많지만 여주인공이 같은 사십대로서 읽혀지는 공감대가 있었고 엄한 엄마에게서 드디어 독립하는 모습들이 꽤나 전투적이어서 물론 나의 어머니는 저렇게 심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나는 지금으로치면 꽤나 어린 스물여섯에 결혼해서 나가버린 여자. 엄마의 잔소리가 싫어서라고 해놓고 나는 또 나의 자녀들에게 남편에게 폭풍잔소리꾼이니 엄마의 피가 어디 가겠는가.

 

암튼 연꽃빌라의 여주인공은 마흔 다섯이란 나이에 드디어 엄마로부터 자유를 찾는다. 오로지 가족을 위해 또 중산층의 상징인 단독주택의 대출을 갚기 위해 일만 했던 아버지는 집의 대출을 거의 갚음과 동시에 55세란 젊은 나이에 돌아가시고 아마 그 계기로 주인공 교코는 그때부터 독립을 위해 모든 준비를 했을 것이다. 마흔 다섯의 나이에 앞으로 몇십년은 한달에 십만엔만 쓴다면 버틸 수 있는 저축을 해놓은 그녀. 대단하다. 젊음도 결혼도 금방 지나가 버리고 그녀는 혼자만의 삶을 위해 젊은 시절을 보내버렸다. 이런 인생도 저런 인생도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 자신이 최선을 다해 좋다고 생각할만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젊을 때든 중년의 나이이든 다 가치가 있는 일이다. 어서 서른이 지나기전에 결혼을 해야한다거나 빨리 아기를 만들어야한다거나 하는 것은 세상의 잣대이고 주변 사람들의 종용일 뿐이다. 왜 자신의 삶도 아니면서 감내놔라 배내놔라 하는지 원.. 이 소설을 읽다보면 자신의 힘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이 이토록 중요한 것이구나 하는 것들을 생각케 한다.

 

교코의 어머니는 여전히 멋진 집과 정원을 쓸고 닦고 조이고 꽃꽂이를 배운 솜씨로 집안을 아름답게 꾸미고 자녀인 교코와 그의 오빠를 자신 마음대로 휘두르려 하지만 교코는 그런 엄마의 품을 떠나 자신만의 삶을 살기고 결심하고 월세 3만엔짜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시대에 3만엔짜리 빌라를 키어코 얻게 된다. 생각보다 풍광도 좋고 마음에 드는 구석이 있는 빌라였지만 역시나 장마철에는 곰팡이의 엄청난 습격이 또 여름에는 모기떼들이, 겨울에는 상상할 수 없는 웃풍이 있는 그런 곳이었다. 그런 곳이어도 교코만의 센스있는 차림에 음식에 소박한 것들로 소비하는 그녀. 그 작은 방에선 자질구레한 잡동사니도 필요가 없다. 생각해 보면 우리집에도 자질구레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한번 날을 잡아 나도 정리를 해버리고 싶다. 연꽃빌라에서 알게 된 구마가이씨와 옆방에서 폭력식당에서 음식을 배우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이토군, 외국인만 좋아하는 또 옆방처녀 고나쓰. 어느새 친구는 아니지만 이웃사촌같은 의미있는 사람들이 되고 서로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준다. 조카인 레이나가 놀러 오고 싶어하는 연꽃 빌라는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지는 의미있는 공간이 되었다 나에게도 소설에서만 있지 않은 어딘가에 있을것만 같은 공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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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배낭여행 - 입 내밀고 떠나서, 꿈 내밀며 돌아오는
이지원 지음, 최광렬 그림 / 다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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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꽂힌 것이 있다면 배우 김수현에 대한 것과 12월 24일이면 떠나게 되는 스페인 이탈리아 가족여행이다. 뒤늦게 해품달이나 별그대를 보면서 20대 청년의 풋풋함과 그 열정과 연기력에 반해서는 그에 대한 인터뷰란 인터뷰는 다 찾아보고 화보도 찾아보고 팬미팅 등등까지 찾아보는데 왜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쓰면서 김수현에 대해서 쓰는가는 이 책의 저자인 이지원 학생이 열다섯 나이에 혼자서 도전한 한달동안의 유럽배낭여행과 뭔가 통하는 점이 있어서이다. 나부터도 그냥 삼남매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모범생같은 학창시절을 보내 어찌하다 보니 마흔줄에 접어들었는데 십대시절에 독립심을 키웠더라면 지금쯤 뭔가 더 나은, 다른 인간이 되어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때문인데.. 김수현은 고1때 너무나 내성적인 성격에 어머니가 연기학원을 권해서 다닌 뒤로 연기에 눈을 떴고 형이나 누나들과 친해지면서 연세대 극동아리에 참여해서 어린나이에 연세대 동아리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형들과 지냈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어떻게 그렇게 숫기없던 아이가 저렇게 단기간에 변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예의바른 학생으로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기억하고 있다니 연기에 대한 열정과 겸손함을 빼놓고는 김수현을 논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이지원학생. 2년전 열다섯살 나이에 떠났던 유럽배낭여행은 그의 인생에 대한 생각을 바꾸었고 독립심을 키웠고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을 배웠고 결국 미래에 대한 목표를 확실히 세울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중학생인 나의 딸은 지금 매우 질풍노도의 시기이다. 뭐를 해야할지 잘 모른다는 것이 매우 걱정되고 고민인 모양이다. 엄마로서는 지금 학교생활 잘 따라가면 돼 라고 말하면서도 나처럼 평범한 인생을 살게 될 딸에게 미안한 생각도 든다. 이번 가족여행을 통해서 뭔가가 바뀌었으면 좋겠는데.. 이번 여행도 엄마인 나나 아빠가 주도적으로 계획해서 떠나게 될 것이고 어떤 자립심이나 독립심을 배우게 될지는 가서 우리끼리 잘 해야할 일인데 벌써부터 잘 따라줄지 혼자서 뭔가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열다섯살 나이에 혼자서 떠나게 된 지원이는 떠나기전에 15개국을 1박 2일 일정으로 마구 돌아다닐 계획을 세웠지만 아버지가 안된다고 반대하고 또 계획을 짜고 이런 과정을 수없이 거쳐 결국 최종 완성된 계획은 그 절반 정도의 나라를 돌아보게 되었지만 그래도 15분 간격으로 촘촘하게 세운 계획을 실제 여행에선 다 이행할 수 없었다. 일단 길도 헤매기 일쑤였고 제때 딱딱 맞추기는 처음인 배낭여행으로서 그것도 내 나라도 아닌 처음 가보는 유럽에서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미리 계획을 촘촘히 세운 덕분에 변수가 생기더라도 그 다음 계획으로 차선을 얼른 세울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지원 학생이 혼자서 무언가를 계획한 것들이 이렇게나 완벽하니 참 같은 사춘기 딸을 가진 엄마로서 부럽기도 하고 이 책을 기말고사가 끝나면 딸에게 꼭 읽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생각처럼 되지 않을때는 있는 짜증 없는 짜증에 몇시간을 허비하기도 하지만 이내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음 계획을 실천하는 그 모습을 볼때 정말 군대에 보내야 사람이 될 것 같다(?)는 중2시기에 이런 경험은 정말 값진 경험일 것 같다. 나도 아들이 크면 이렇게 시켜볼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아무래도 중2인 딸은 혼자보내기가 두렵다. 열다섯 배낭여행을 읽으면서 재미있었다. 진즉 시간을 내어 유럽여행을 다녀볼 것을. 나는 20대에 뭐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과 함께 소중한 여행을 다녀올 것이다. 그 장소에 가서 아 이곳이 지원학생이 다녀온 바로 그곳이지 하는 생각이 곧잘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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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A 마나가 - comics artists' creative time
MANAGA 편집부 지음 / 거북이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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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의 매력에 흠뻑 빠진 사람이라면 환영할만한 무크지가 나왔다. 웹툰을 그리는 사람들을 심층적으로 인터뷰하고 그들의 작품을 싣는 식으로 하얀 바탕의 감각적인 편집으로 무장한 이 책은 <MANAGA> 창간호이다. 발음 그대로 만화가니까 만화가에 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만화를 사랑하던 사람으로서 순정만화무크지가 몇 권 안되어 폐간되는 것도 지켜봤고 몇년간 잘 나가다가도 폐간되는 수순을 보아왔던지라 이 책만큼은 오래가기를 바라겠지만 만화만으로 채워진 책도 아니고 인터뷰가 많은 책이라 이번에 출간된 것만으로도 의의를 두고 싶다.

 

네이버 웹툰<신과함께>의 유명작가인 주호민씨가 제일 먼저 등장해서 더욱 반가웠다. 내가 즐겨본 웹툰 작가는 주호민씨 뿐이었지만 이 책 덕분에 여러 작품들을 알게 되어서 하나하나 찾아볼 예정이다. 요즘 드라마 <미생>도 즐겨보는 완소드라마인데 역시 웹툰을 드라마화한 것이고 김수현이 출연해서 히트친 영화<위대하게 은밀하게>도 다음웹툰에서 유명한 작품이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웹툰의 성장세는 대단할 것이다. 단 한편의 드라마나 영화로도 엄청난 수익을 거두게 되는 배우가 탄생하고 드라마작가가 탄생한다. 앞으로의 추세는 유명배우가 나온다고 종전의 히트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연출가나 작가의 역량이 대부분인 그런 추세라고 한다. 따라서 직접 그림을 그리고 스토리를 짓는 웹툰작가들은 이미 엄청난 잠재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들을 담은 이 책은 아주 특별하게 다가왔다. 특히 만화가라면 배고픈 직업이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같은 시대에서는 오히려 고소득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후배만화가들에게 들려주는 덕담들이 다가왔고 본인들이 느끼는 여러가지 어려운점이나 장점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작업실을 구경할 수 있고 어떤 스타일로 그리는지 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인터뷰 말미에 그들이 그린 만화를 싣고 있는데 대사가 하나도 없는 만화도 있고 스타일만 그린 만화도 있어서 재미있는 한편의 멋들어진 단편만화를 기대한 나로서는 약간은 실망이었다. 계속 이런 식으로만 인터뷰와 말없는 스타일의 만화를 간단히 싣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 무크지를 계속해서 볼 지 약간은 의문이 든다. 사람들은 인터뷰와 함께 만화도 즐겨 보고 싶어할 것이다. 주호민작가, 앙꼬, '노사'를 하는 노동자를 그리는 선이 굵은 작가'최규석', 백성민, 정연균, 종이만화의 산증인 돌아온 장태산, 박훈규, 박소희, 김정기, 배낭자 작가의 인터뷰와 그림들을 아주 잘 보았다. 장차 웹툰작가가 될 후배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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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 류시화의 하이쿠 읽기
류시화 지음 / 연금술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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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류시화씨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라는 책을 읽고는 그 이후에 참으로 오랜만에 읽어보는 그의 책이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그가 쓴 책이나 번역서들은 알게 모르게 읽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 기억속으로는 그렇다. 일본의 하이쿠는 우리나라의 시조만큼이나 매력적인 시 장르이다. 450년전에 시작된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라는 하이쿠는 5.7.5의 열입곱 자로 된 한 줄짜리 정형시인 만큼 그 짧은 문장안에 얼마나 많은 것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지 내 감성에 호통치고 일갈하고 있는지 궁금해지고 또 읽어보고픈 장르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누리는 하이쿠는 자국의 언어로도 지어지고 있는데 그만큼 하이쿠라는 단어가 주는 생명력은 놀랍다. 가끔 일본드라마에서 일본의 사극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꽤 재미가 있는데 바로 무장의 시대를 그린 역사물들이 많다는 것이다. '타이라노 키요모리'라는 드라마를 통해서 헤이안 시대며 법왕이며 마지막에 타이라노 키요모리 일가의 마지막의 안타까운 죽음등을 보며 검색을 했을때 '사이교'라는 인물이 하이쿠의 젼형인 <와카>를 잘 지었다는 글을 읽었었는데 역시 이 두꺼운 류시화님의 책에도 사이교도 등장한다. 사이교가 있음으로 후에 하이쿠에서 빠질 수 없는 시인인 '바쇼' 등이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사이교는 벚꽃을 노래한 시인으로도 유명하고 출가한 스님이기도 하다. 일본의 와카집으로 빼놓을 수 없는 <고금와카집>은 백제인이라는 설이 있는 헤이안 시대의 대표 가인인 가노 쓰라유키 등이 편찬했고 국보로 지정되었다. 고금와카집이 편찬된 헤이안 시대에 역시 유명한 시인인 여류 시인 '이즈미 시키부'의 와카들도 지금까지 널리 애송되고 있다고 한다.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결혼을 한 몸임에도 다메타카 친왕과 사랑에 빠졌고 다메타카 왕이 스물여섯살로 병사를 하자 다메타카의 동생인 아쓰미치 친왕의 구애를 또 받아들였으나 4년뒤 왕은 또 죽었다고 한다. 이 때의 일들을 노래한 <이즈미 시키부의 일기>에 150편의 와카가 실리고 후세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그 어느 쪽을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할 거나

나를 잊은 사람과 잊혀져 버린 나와

 

곧 죽어 사라지겠지 이 세상 떠나서도 생각나도록

단 한번만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그리움으로 번뇌하고 있으면 연못가를 나는 반딧불이도

내 몸에서 빠져나온 영혼처럼 보여라

 

각각 다른 세 편의 와카를 읽자니, 행실에 있어서는 비난을 받았을 지언정 기구한 운명의 사랑을 했던 그녀의 시들은 지금 읽어도 가슴을 절절하게 만든다.

 

이 시집에 실린 작품들은 어느 하나 정말 버릴 것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정말 촌철살인의 경구들로 가득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성이었다. 다소 책값이 비싸긴 하지만 평생을 소장할만한 와카와 하이쿠의 향연에 어쩔 줄을 모르겠다. 류시화 시인이 해석하고 하이쿠라는 장르의 역사와 주된 인물들을 소개한 뒷장들도 무척 흥미롭다. 바쇼, 잇사, 시키 등의 시인들의 시는 너무 좋고 유명한 시인들이라 자주 등장해준다. 유독 벚꽃을 노래하고 각종 꽃을 노래하고 자연을 노래한 하이쿠들이 많다. 현대인들에게 자연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오랜만에 깨닫게 해준다. 벚꽃, 살구꽃, 매화, 나팔꽃 등 각종 꽃을 노래하고 반딧불이, 개구리, 나비, 눈, 이슬 등 스마트폰의 노예인 우리들에게 잊고 살았던 무언가를 일깨워 준달까. 무인이었다가 칼을 버리고 시인이 된 사람도 있고 뭐랄까 검과 시라는 것이 한꺼번에 느껴지는 애잔함과 절실함이 느껴진다. 이 밤에 하이쿠를 읽다 보면 잠이 안 올 것 같다. 밤을 새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나와의 오롯한 시간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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