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말고 표현하라
박형욱 지음 / 처음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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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공채 성우이자 지하철 방송의 주인공인 박형욱씨의 말하기 방법 책이다. 시중의 말하기 관련 책이 역시 많이 나와 있지만 박형욱님의 진심으로 말하기 방법은 또 하나의 괜찮은 책이었다. 성우도 연기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 인상깊은 말하기를 잘 하지만 장녀로서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웠던 자신의 경험을 통해 제대로 된 표현할 줄 아는 말하기를 알려주고 있어서 같은 장녀로서 공감이 간다. 나 역시 나 자신의 아주 깊숙한 부분을 꺼내기 어렵고 갈수록 낯을 가리게 되는 것 같다. 젊은 시절 누구나에게 말을 잘 걸었다면 나이가 들수록 나 자신을 감추게 되는 것 같다. 또한 갑자기 봇물이 터지듯 말을 하게 되면 의외로 상대방들의 눈치를 잘 못 살펴서 재미없는 말하기를 계속 했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상대방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상대의 표현포인트를 잡기 등 센스있는 말하기를 배우게 된다. 통하라 그리하면 얻을 것이니 라는 장을 통해서도 말을 잘 들어주고 진심을 표현한다면 못 통할 대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연기를 배운 적이 없는 일반인들은 타고난 말재주꾼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안 좋은 말하기 습관을 가지기 쉽다. 상대의 말을 거의 듣지 않는다던지 딴청을 하다가 자신이 하고픈 말만 한다던지. 일단 상대방과 마주앉았다면 상대에게 집중을 하는 것이 가장 기본일 것이다. 감정연기를 하는 성우로서 저자는 이런 부분들에서 프로페셔널하게 잘 알려주고 있다. 우리는 모두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을 표현하는 배우였는데(말이 안되서 울음이나 각종 몸짓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혔했던 아기시절을 생각해 보면 된다) 성장하면서 이러한 모든 것들을 잊어버리고 산다는 점에서 무릎을 치게 되었다. 이제는 본래의 나의 모습, 내 감정, 내느낌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이나 남의 이목을 너무 생각해서 하게 되는 말하기는 이제는 살아갈 시간도 부족한데 지양하고 싶다. 살 맛 나는 세상을 위해 이제는 말하지 말고 표현합시다 라고 하는 저자의 생각에 무한한 공감을 표한다. 한 챕터가 끝날때마다 감정잡기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게 되는 연분홍색의 각종 질문지와 지침들이 정말 유용하다. 잘 듣는 노하우와 거울앞에서 표현하는 법 그리고 내 목소리를 찾는 법 그리고 표현의 각종 악세사리나 각도를 바꾸는 법에서 꿑같은 팁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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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영웅들 - 필멸의 인간 영웅 아킬레우스에서 아고라의 지성 소크라테스까지
그레고리 나지 지음, 우진하 옮김 / 시그마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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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영웅들- 하버드대 그레고리 나지 교수의 1970년대 부터의 24개 명강의를 실은 이 어마어마한 책은 두께에 일단 놀라게 한다. 혹시 지루하면 어떡하나 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어려서부터 읽어서 좋아하고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일단 합격점을 받을 것이다. 나 역시 호머의 일리아스 오딧세이는 제대로 읽은 적은 없지만 풍문으로 읽거나 오딧세이아의 모험류같은 책을 통해서 읽었고 토마스 불핀치판의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은 세대로서 읽기전부터 흥분되었던 책이다.

 

현대의 우리가 흔히 아는 영웅들은 길거리에서 자신을 돌보지 않고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남을 돕는 사람에게도 흔히 붙이는 호칭이 되었다. 물론 그 정도로 감사하기에 붙이는 명칭이지만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의 영웅개념은 현대인이 생각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고 한다. 일단 남녀를 구분하지 않으며 신들의 후예이며 초인적인 힘을 가진 인간을 말하지만, 불멸의 존재는 아니었던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은 인간이어서 필멸하는 존재임에도 신처럼 숭배를 받았던 인간이었다. 초인적인 힘을 가졌던 존재 즉 아킬레우스나 헤라클레스같은 사람들이 그들이 말하는 영웅이었고 이 책에서는 '클레오스'라는 개념이 자주 등장한다. '영광'을 나타내는 말로서 우리는 신의 영광을 향해 숭배하고 또 숭배한다. 클레오스를 가진 인간이 바로 영웅인 것이다. 인간이지만 불멸의 영광을 가지려 하고 가졌던 자. 헤라클레스라는 이름도 '헤라의 영광을 가진 자'라는 뜻인 것이다. 헤라+클레오스.

 

영어를 사용하는 교수인 저자는 영어의 기원이 되는 수많은 고대 그리스적인 단어를 소개하고 있다. 바로 그 부분이 이 책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부분들인데 아 바로 이 단어의 어원은 이렇게 되었겠구나 하는 부분에서 지적인 충만감을 느끼게 해주어 정말 행복한 독서를 하게 했다. 가령 이 책의 주제인 hero는 호라, 헤라라는 단어와도 일맥상통한다. 호라는 또 hour 시간인 아워의 어원이 되는 말이고 호라의 여신이 바로 헤라이다. 영웅의 죽음은 모든 일이 한꺼번에 벌어지는 장대한 서사시의 끝맺임인 것처럼 시간이라는 단어는 그만큼 유한했던 영웅의 일대기를 뜻하는 것이 아닐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수많은 텍스트들은 저자인 그레고지 나지의 새로운 번역으로 빛을 발한다. 기존의 번역과 비교해 주기도 하고 읽기만 해도 너무나 아름다운 서사시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말았다. 일리어스의 한 대목인 아킬레우스에 대한 서사시만 하나 소개해 보겠다. "나의 어머니 은빛 발걸음의 여신 테티스가 내게 말하기를 나는 두 가지 다른 정해진 운명의 길이라는 짐을 지고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하셨소. 만일 이곳에 계속해서 머물며 트로이아의 성벽 아래에서 싸움을 계속한다면 나는 무사히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불멸의 영광을 얻게 될 것이오. 반면에 내가 만일 조상들의 땅, 그 소중한 고향으로 돌아간다면 나의 영광은 사라지겠지만 대신 오랫동안 평온하게 살 수 있을 것이오. 그리고 내가 맞이하게 될 죽음의 순간도 그렇게 빨리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오. (일리아스 6:410~416 파피루스나 양피지에 적힌 서사시임을 제대로 표기한 방법이 보인다.)"

 

이 장대한 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역자에게도 왠지 감사함을 표하고 싶을 정도이다. 이 책에 언급되는 수많은 텍스트들은 그 자체를 읽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영광이 되며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은 아름다움을 접할때 그리고 안타까움을 접할때의 감정이 생긴다.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놓으려는 순교자적이며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는 영웅들은 편하게만 살려는 현대인들에게 약간이라도 경종을 울릴 것이다. 더 나은 세계를 위해서 희생하는 누군가가 없었다면 이 지구라는 별은 이렇게까지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는 환경보호라는 문제가 우리 인류를 괴롭힐 것이다. 이에 대해서 또 누군가의 값진 희생이 없이는 무지한 인간들에게 경각심을 주기는 힘들 것이다. 현대인에게도 고대인들 같은 영웅은 꼭 필요한 존재같다. 그 총대를 매기는 누구나 싫겠지만. 우리는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의 장대한 이야기들을 보면서 배울점이 분명히 있다. 저자는 이 영웅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현대문학에도 접목시킨다. 가령 필릭 K 딕의 소설들이 영화화 되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와 '토탈 리콜'은 필립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의 한 대목도 등장한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진정한 '애도'에 대한 생각도 해보았다. 우리는 그 어떠한 죽음도 하루 이틀만 지나면 금방 잊어버리고 시들해진다. 그리스에서는 아코스와 펜토스 즉 두 단어 모두 비탄, 슬픔, 애도나 비통에 대한 단어로서 고대 그리스인들이 이 부분을 얼마나 절실히 느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구약성서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말인 '슬픔을 겪고 비통함을 아는 자'라는 대목이나 아킬레우스와 그의 종족인 아카이오이인들이 겪었을 슬픔과 비통함을 이 책에서는 절절히 보여준다. 이러한 아코스와 펜토스는 그 정도가 심해져 즉시 콜로스 즉 분노로 뒤바뀌며 그것이 영웅들의 행동을 촉구하게 된 것 같다. 나 역시 현대인으로서 덤덤한 감정들은 요즘 드라마 '킬미 힐미'를 보면서 이러한 애통함 슬픔 비통함 그리고 여러 인격들을 통해서 뿜어져 나오는 분노의 감정을 통해서 약간의 생소한 감정들을 느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데 역시 고대 그리스인들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중세나 고대를 소개하는 책들 중에서 어떤 책들은 읽어도 읽어도 솔직히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이 책은 번역이 잘 되어 있고 저자의 강의가 빛을 발하는 책으로서 난해하지만은 않다. 후반부의 헤로도토스의 텍스트들을 소개하는 여러가지 강의를 통해 고대 그리스의 역사를 엿볼 수도 있고 역시나 영어로 파생되는 수많은 단어들을 알게 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순수한 학문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가격이 많이 비싸지만 이 책은 정말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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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의 기쁨 - 지금 우리의 식사는 즐거운가?
애덤 고프닉 지음, 이용재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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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먹는다. 그러다 보니 먹는다는 것 자체가 지겨울 때가 있다. 매일 삼시세끼는 다가오는데 오늘 저녁은 또 뭘 먹나.. 그것때문에 차라리 직장을 나가서 사먹고 싶을 정도이니 나도 참 주부가 맞지 않는다. 하는 것보다 맛을 보는 것이 더 좋은 미식가 타입인데...요즘은 남자들이 요리를 할 줄 아는 것이 대세인 것 같다. 이 책 <식탁의 기쁨>도 애덤 고프닉이라는 요리를 할 줄 아는 남자가 쓴 음식과 재료와 여행과 인문학적인 글쓰기의 미식에 관한 책이다. 물론 전문 요리사처럼은 못해도 어머니가 해주셨던 수플레를 재현해보려고 노력할 줄 아는 남자다. 제대로 된 수플레는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요리처럼 코스로 나오는 요리들을 좋아하는데 거의 먹을 수가 없다. 아이들을 데리고 외식을 할라치면 너무 비싸고 그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무용지물. 그래서 이 책 <식탁의 기쁨>으로 그 기쁨을 대체할 수 밖에 없었다. 뉴요커이지만 프랑스 요리를 사랑하고 프랑스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 요리 에세이나 여행 그리고 음식에 관한 에세이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까칠한 뉴요커인 그가 쓴 이 책을 읽자면 진정한 미식가란 이런 사람이겠구나 싶다. 음식과 문화를 접목시켜 그가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 황홀한 재료의 천국이다. 그것을 또 맛있게 조리해서 우리앞에 우아하게 펼쳐놓는다. 마리 앙뜨와네트의 이야기에서 팔레 루아얄의 레스토랑들 이야기, 미셀 푸코와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의 논쟁까지. 결코 스마트폰 따위를 하면서는 읽을 수 없는 책이다. 나도 처음에는 책을 진지하게 읽기가 어려워서 무척 책이 어려운 줄 알았다. 아이들이 개학을 하고 드디어 제대로 읽어보는 순간 갑자기 겨울에 떠났던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정신이 이동하는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이 책의 말미에선 바르셀로나로 디저트를 맛보러 떠난 여행기가 적혀 있다.

 

이 책의 저자는 19세기 엘리자베스 페넬이라는 여성이 쓴 요리책 내지는 레시피와 음식에 관한 책에 푹 빠져든 모양이다. 그녀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거기에 마르셀 프루스트까지 등장한다. 결국 그는 비밀 재료라는 책의 곁가지 챕터에서 엘리자베스 페넬에게 쓰는 편지 형식에서 비밀 재료에 대한 이야기도 맘껏 쏟아붓는다. 안초비, 베이컨, 양고기, 샤프란, 계피, 감자, 소금, 설탕 등등등..그녀가 저세상에서 이 편지를 받아본다면 어떤 토론을 벌일지 왠지 편지만 읽어보아도 상상이 된다. 요리나 외국 특히 유럽의 요리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곤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외국문학을 접하고 좋아하고 또 유럽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책에 등장하는 화려한 재료와 음식과 요리에 관한 용어에 압도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반짝이는 눈으로 이건 이거구나 저거구나 하면서 새로운 지식의 향연에 기꺼이 동참할 것이다. 피노 누아같은 와인 이야기나 수플레 같은 가정식 그리고 오믈렛의 장인이야기 등등..

 

베르네이즈 소스를 예를 들어보면 녹인 버터 한 덩이를 달걀 몇 개에 흘려 놓고 거품기로 저어주면 되는데 여기서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살사 베르데를 만든다면 안초비 한 줌에 올리브기름을 한컵에 더해 똑같이 거품기로 저어주면 되는데 재료는 바뀌지만 요리의 궁극적인 결과물에 대해 품는 희망은 바뀌지 않는다는 대목에 공감한다. 셰프들의 으깬 감자요리에 감자가 800그램이라면 거기에 680그램이나 되는 크림과 버터가 섞이는 지는 우리는 알 필요가 없다. 하지만 매일 이런 식으로 요리한 요리를 먹게 된다면 셰프들도 우리에게 알려 줄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오노레 드 발자크의 잃어버린 환상같은 문학이야기까지 몇 페이지에 한번씩 무차별적으로 등장하는 인문학적인 소재들은 그 자체로 무척 매력이 있고 이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지식의 보고앞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너무나 재미있었지만 처음에는 쉽게 책 안으로 들어가기 힘들었던 점 하지만 제대로 집중해서 읽기 시작하면 매우 즐겁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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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다케모도 고노스케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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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감동단편 <우동 한 그릇>이 2015년에 새옷을 입고 나왔네요. 젊은 시절 읽고 감동을 받았고 또 읽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다가 마흔이 넘어서 다시 읽게 된 구리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은 역시나 감동의 물결을 가져왔습니다. 우동 한 그릇과 뒤편에 함께 실려 있는 다케모도 고노스케의 <마지막 손님>은 처음 읽어보는 단편인데 두 이야기가 저자는 달라도 함께 어우러져 사람의 가슴을 잔잔히 적시네요. 우동 한 그릇은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분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1970년대에서 80년대에 어렸을때 살짝 느꼈던 그런 시대라서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는 그런 어려운 시대이지요. 우리 30~40대의 아버지 세대라고나 할까요.

 

아버지가 없이 어머니와 두 아들이 힘들게 살아갑니다. 연말에 우동 한 그릇을 셋이서 나누어 먹고 신년맞이를 합니다. 밤 10시에 문을 닫으려는 주인과 아내는 그들을 정성스럽게 대접하고 그들 몰래 우동을 더 담아서 한 그릇을 만듭니다. 그 이듬해에는 두 그릇을 시키는데 역시 더 많은 양을 담아줍니다. 또 그 다음해에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세모자. 아들이 어머니에게 하는 우동 한 그릇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우동가게 주인과 아내는 숨죽여 웁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모자는 오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매년 그들을 위한 테이블을 마련하는 주인과 아내. 이제 단골 손님들도 그들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을까요? 정말 이 짧은 단편에서 이토록 따스해지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니. 일본사람들은 속과 겉이 다르니 어쩌니 해도 그들의 깊은 정은 우리나라만큼이나 큰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웃간의 결속력은 우리보다 훨씬 더 큰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단편 마지막 손님도 하나의 가게를 장인정신으로 작품을 만들듯이 손님과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상인과 점원의 이야기가 큰 울림을 줍니다. 19살 게이코의 행동은 어찌나 어른스럽고 마음과 영혼이 깨끗하고 따뜻한지.. 정말 제가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이 단편을 읽는다면 게이코를 닮고 싶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갔던 것 같아요. 게이코의 마음과 마음을 따르는 행동을 보면서 정말 부끄러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게이코의 이런 마음을 다한 손님에 대한 정성과 대처방법은 우리나라 기업이나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꼭 배울 일인 것 같습니다. 게이코를 보는 주변의 사람들까지 변화시키는 것을 보면요. 정성을 다한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조금 힘들어지면 어려울 것 같아서 포기하고 한숨짓고 했던 것이 내가 양육하는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서 엄마로서 정말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아이들에게 본을 보이며 살고 싶습니다. 2015년에 다시 만난 우동 한 그릇은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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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신 - 토크계의 전설 래리 킹에게 배우는 말하기의 모든 것
래리 킹 지음, 강서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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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방송에서 래리 킹이 나오는 우리나라 광고를 보고 깜짝 놀랐었다. 어 진짜 래리 킹이야 비슷한 사람이야 하고 말이다. 진짜 나이를 알게 된다면 그의 노익장이 부러울 뿐이다.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재치넘치는 대화법. 그가 쓴 이 책은 그의 노하우를 정말 아낌없이 나누어준다. 젊은 시절부터 방송일을 하고 라디오를 하고 토크쇼를 하게 된 지금까지도 그동안 그가 인터뷰하고 대화했던 수많은 사람들과 그의 인생이야기까지. 그가 알려주려는 진짜 대화법은 무엇일까.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낼 수는 없지만 대화를 잘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대화를 잘하는 기술,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방법 등 책이 많이 나오지만 이렇게 술술 읽히면서도 정말 강하게 와닿는 책은 없었다.

 

그가 처음으로 라디오를 혼자 맡아서 하게 된 날. 그 당시에는 음악도 스스로 틀고 스스로 말도 하면서 엔지니어겸 진행자를 했다고 한다. 래리 킹같은 사람도 처음엔 떨었을까? 떨었다. 그것도 몇십초를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보다못한 부국장이 방을 뻥차고 들어와 "이것은(라디오쇼)는 말로 하는 사업이야" 라고 소리를 쳤을때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고 한다. 그리고는 말을 못한 사연 부국장이 방금 문을 발로 차 들어온 이 상황을 그대로 말하면서 긴장이 풀렸고 그 이후는 뭐 술술 풀렸다. 이처럼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감하지 않는 것.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 진실된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하나로 관통되는 주제인 것이다. 물론 이것으로 끝은 아니다. 그가 말해주는 실전지식, 수많은 스타들을 인터뷰한 이야기, 재치와 유머가 넘쳤던 사람들의 대화법이 이 한 책에 모두 담겼다.

 

명연설은 링컨을 포함해 모두 짧았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친구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그 편지 끝에 너무 길게 써서 미안하다는 내용이었다. "시간이 없어서 짧게 쓰지 못했네, 미안하네" 촌철살인이란 말처럼 진실된 언어는 짧게 표현해도 상대방이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하고 그만큼 큰 임팩트를 가질 수 있는데 나만 해도 카톡을 할 때조차도 남들보다 가장 길게 하고 있다. 글로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까봐 그러는 것인데 이것은 내 성격과 관련이 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연설이나 남들 앞에서 발표를 할 때에는 명료한 대화법이 필요할 것이다. 래리 킹의 60번째 생일에 친구들이 열어줬다는 파티이야기에 정말 그들의 유머와 재치에 놀랐다. 열살 래리의 50번째 기념일이라고 부르며 1940년대 브루클린의 음악을 틀어줬고 예전 젊었을때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니 이것이 진정으로 파티를 맞는 주인공에 대한 진실된 대화의 시발점이 되는 것이 아닐까. 래리 킹의 추억과 일과 사람들과의 대화와 상황들이 고스란히 들어 있고 쉽고 재미있게 읽혀서 더욱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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