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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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스트 응, 홍콩 출신의 엘리트 부모님들이 미국으로 이주하였고 그녀도 미국에서 태어나 하버드에 입학한 수재로 동양인의 외모라서 어려서부터 성장과정에서 겪은 여러가지 일들이 있을 것이고 그 모든 삶의 경험이 녹아난 소설이기도 하며 첫 데뷔장편작이 이렇게나 우수할 수 있구나 감탄에 감탄을 했던 작품의 작가이기도 하다. 아마존 선정 2014년 올해의 책 1위에 꼽혔던 책이다. 여튼 부럽다. 영어를 제대로 못하는 나로선 늘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등 영어권에서의 생활이 은근 부럽고 그들의 맑은 하늘이 진심으로 부럽다. 하지만 그것은 겉에서 보았을 때의 선망이고 실제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유색인종들의 삶은 언제나 핑크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백인에게서 오히려 흑인에게서조차 영어가 제대로 통하지 않으면 모멸감을 느끼게 되는 일이 다반사라고 한다. 그런데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가 완벽한 사람들조차도 중국인 일본인 한국인같은 황인족이라는 이유로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니..

 

제임스는 셀레스트 응처럼 중국인의 아들이며 미국에서 태어나 하버드에 들어간 수재다. 운명처럼 만난 메릴린이라는 예쁜 백인여학생에게 느닷없는 키스를 받고 사랑에 빠져 이른 나이에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하버드에서의 강의자리는 얻지 못하고 즉 보스턴이 아닌 오하이오주의 작은 대학가 마을인 미들우드 칼리지의 제안을 받아들여 미들우드에서 보금자리를 꾸리게 된다. 메릴린으로 말할 것 같으면 과학에서도 물리 화학같은 과목을 가장 좋아했던 의과대학에 가고 싶어했던 정말 똑똑한 여학생이었다. 그런 딸이 있는 엄마인데도 시대가 시대인지라(1950년 후반에 대학생) 하버드대를 다니는 남자를 보필하고 내조하는 요리잘하는 아내가 되기를 원하는 그녀의 엄마가 있다. 남학우들 사이에서 가장 실험도 잘했던 유망한 여학생이었는데 어느날 운명처럼 제임스를 만나고는 엄마의 바램처럼 그대로 휴학을 하고 평범한 주부가 되어버렸다. 언젠가는 의대로 돌아갈거야 하는 희망만 품은채.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네스, 리디아, 한나 세남매는 부모의 일거수 일투족을 바라보며 자라난 보통의 아이들이었지만 아버지가 동양인이므로 자녀들의 외모도 제임스와 비슷했다, 단 한명 열다섯살 리디아만이 엄마를 그대로 닮았다. 머리색만 금발인 엄마와 다른 검은색이다. 그런 리디아가 아침을 먹으러 내려오지 않았고 그대로 실종이 된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한 며칠 후 경찰들은 마을 호수에서 리디아를 건져냈다. 리디아는 타살일까? 범죄의 희생양일까? 이웃인 잭이라는 남자아이와 사귀는 사이라는 것을 오빠인 네스가 눈치채고 있었는데 잭이 범인일 것일까? 드디어 범죄 소설로의 도입인가 했던 나의 생각은 착각이었다. 그 어떤 소설보다 소통에 관한 이야기였으며 가족끼리라도 엄청난 비밀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 제목이 왜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이었는지.. 소설의 중반을 지나 말미로 갈수록 내가 절대로 말할 수 없는 것들이 무엇인지 왜였는지 하나씩 밝혀지고.. 소통할 수 없었던 지난 날에 대한 회환이 가득 어렸던 메릴린과 제임스의 이야기와 딸이자 자매이자 남매였던 리디아의 죽음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모든 가족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그려진다. 잭의 비밀까지도.. 다 읽고 나면 괜시리 옆지기인 남편이 달라보이고 자녀들을 안아주고 싶고 먹먹한 느낌을 잠재울 수가 없다. 시시한 범죄 스릴러 소설이 아니다. 그런 내용을 기대했다면 실망이었겠지만 이내 놀라워하며 읽어나갈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올해 읽은 소설 중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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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순, 고귀한 인생 한 그릇 - 평범한 인생을 귀하게 만든 한식 대가의 마음 수업 인플루엔셜 대가의 지혜 시리즈
심영순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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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가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다른 사람들이 요리를 잘해도 그저 시큰둥했던 기억이 있다. 그냥 저냥 먹고 살면 되지 왜들 밥, 밥 거리는 거지? 주말만 되면 아침부터 점심 저녁까지 뭐 먹을까? 하는 남편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따질거면 본인이 차려먹지 왜 맨날 묻는거지? 나도 집안일 육아때문에 힘든데.. 나도 주말엔 쉬고 싶다고. 그런데 사실 내가 직장에 다녔던 시간을 돌아보니 처녀시절 퇴근후에 집에 돌아와 엄마의 따뜻한 밥상을 마주하면 얼마나 좋았던가, 물론 야근이 많아서 제대로 먹었던 적도 없고 엄마도 바쁘시니 대충 넘기신 적도 있지만 그래도 한달에 몇번이라도 마주한 밥상은 참 따스했던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또 고등학교때 삼남매의 도시락을 몇개나 싸셨던 엄마. 우리땐 그랬다, 나 어렸을땐 엄마가 연탄도 갈아야 하고 손빨래도 하셔야 했던.. 그런데도 늘 엄마는 따뜻한 반찬을 매일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 어렸을 때에는 주부라면 저녁마다 장을 봐서 음식을 만들고 다음날 먹을 도시락과 아침 준비까지 하는 것이 기본이었는데 왜 우리 세대부터는 금방 무너졌을까. 세상이 편해지고 복잡해 질수록 예전으로 돌아가기 힘들다. 나 역시 그까짓거 반찬 사먹기도 하고 외식하기도 하고 중국같은 경우는 여자는 거의 요리도 안하고 밖에서 먹거나 남편들이 요리를 한다던데 하면서 철없는 생각까지 했던 참 몸만 어른이지 아직도 아이같은 사람이었다. 음식말고 다른 일을 하고 책을 읽고 또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결론적으론 이도 저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엄마로서 주부로서 음식이라도 맛깔나게 정성스럽게 해야했던것 아닌가. 이 모든 것을 심영순 여사의 이 책을 읽고서야 깨닫게 되었다. 참 사람은 알 수 없는 존재다. 그저 알았어요 하고 건성으로 끄덕였던 고개가 이 책을 읽고는 심각해졌고 내가 뭔가 잘못 살고 있었다는 생각이 팍 들었으니 말이다.

어려서 엄마에게 구박을 받으며 나물을 뜯고 다듬고 요리를 배웠던 심영순 여사. 그러다 전쟁이 터지고 일년이 넘게 엄마와 생이별을 해야했는데 다행히도 언니의 친구의 할머니네와 함께였기에 전국을 다니며 다른 지역의 각각의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한다. 다행히 엄마와 언니들을 다시 만나고 전쟁 후 계속해서 엄마에게 혹독한 요리수업을 받게 되는데 바느질부터 요리 온갖 살림을 다 배웠다고 한다. 그런 엄마를 원망하고 엇나갈수도 있었을텐데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오히려 요리에 빠져들어 스무살에는 온갖 요리를 할 수 있었고 오히려 다른 주부들을 가르칠 정도였으며 시어머니도 이분께 요리를 물어볼 정도라니 말 다했다. 그런데 요리를 잘하는 여인이 갖게 되는 무기는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요리앞에서 무장해제되고 무너졌다. 제발 가르쳐 달라고 한다. 심선생 덕분에 요리를 잘해서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심영순 여사는 네 자녀를 키우면서도 '독'선생으로서 명문가의 며느리들을 가르치기도 했단다. 돌아다니면서 수업을 하기가 힘들자 요리연구원을 만들고 삼십년이 넘게 수업을 진행중인데도 저녁 6시면 어김없이 집에 들어가 딸들과 남편 친정어머니 시어머니까지 모시며 그들을 위한 요리를 매일같이 정성스럽게 맛있게 했다니.. 남편도 여든 넷인데 너무너무 정정하고 꼿꼿하신데 그 모든게 다 한식의 덕분인 것 같단다. 심영순 여사도 일흔 일곱나이에 주름 하나 없이 피부도 너무나 맑고 또한 몸이 정정하고 지금도 매일 요리를 달리 하신다고 하니 정말 한식의 힘인 것 같아서 이 책을 읽고서야 나도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내가 당당하지 못하고 그래서 징징거려야만 했던 것이 요리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한번 제대로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걸 아무리 잘해도 가족을 위한 요리 하나 제대로 깔끔하게 못한다면 내세울 게 없는 것 같다. 심영순 여사처럼 아침부터 7첩 반상을 차릴 순 없어도 나물, 전, 국 요리, 생선, 고기 등 맛깔난 반찬과 함께 주재료를 이용한 반찬을 매일같이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가고 나면 힘든 일상때문에 고민때문에 늘어져 있었는데 이제는 뭔가를 해봐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운동도 하고 아이들이 오기전에 메뉴도 생각하고 장을 봐서 그날 요리를 매일 달리 해보자..심영순 여사의 인생이야기와 글 사이사이 그래도 조금씩 알려주시는 요리의 팁들을 내일부터 당장 적용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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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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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데뷔한 작가. 드라마 연애시대, 화이트 크리스마스 같은 드라마와 최근 화제를 모은 드라마 '청춘시대'까지. 드라마 연애시대를 띄엄띄엄 보기는 했지만 감우성과 손예진의 조합이 너무나 좋았던 잔잔한 드라마였고 각본이 참 좋았다라는 느낌이었는데 바로 이 작가라니.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몇년전에 한밤중에 했던 스릴러 요소가 짙은 8부작 드라마였는데 같은 작가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러다 이번의 '청춘시대'라는 드라마 역시 갈수록 스릴러적인 요소가 있어서 역시 박연선 작가는 추리 스릴러 부분에서 앞으로도 강세를 보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진을 찾아보니 지금은 나와 마찬가지로 중년의 나이로 지긋이 들어가는 작가이던데 이 작품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에서의 톡톡 튀는 발상과 대사는 너무나 젊었다. 이삼십대 작가가 쓴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역시 내공은 깊었다. 역시 작가의 마음은 젊어야 하는 것 같다. 신세대와도 통해야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작가가 되는것 아니겠는가. 정말 재기넘치고 발랄하고 도입부는 초등생도 읽을 수 있어서 아들내미하고 같이 소리내서 읽어줬다. 초등 고학년 아들까지도 낄낄대며 정말 재밌다고 했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진상이 드러나고 전모가 드러나는데 초등생은 읽을 수 없는 내용들이 나와서 나 혼자만 읽게 되었지만.

 

강무순은 삼수생 스물한살 꽃같은 나이의 강씨네 집안의 둘째 아들의 딸. 할아버지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시자 깡시골로 내려가게 되고 장례식을 치르고 모인 가족들의 이야기나 모습들은 코미디를 보는 듯하니 묘사가 생생하고 너무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 61년간 같이 산 남편이 죽었지만 너무나 씩씩한 할머니 홍간난 여사. 무슨 일을 하다가도 저녁 8시 25분만 되면 일일드라마를 시청하는 몸이 시간을 기억하는 할머니..홀로 남은 할머니를 걱정하는 가족들에 의해 늦잠을 자는 버릇이 있던 강무순만을 남겨두고 모두 서울로 올라가 버렸다. 혼자서도 너무나 잘살고 씩씩하던 할머니에게 오히려 군식구만 늘은 셈..이지만 역시 자기 핏줄인지라 갈수록 티격태격대며 서로 친해지고 사랑이 느껴지는 모습에 흐뭇해 지기도 한다. 강무순은 여섯살때도 이 마을에 맡겨졌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차츰 돌아오고.. 그때 친했던 소녀들이 한날에 사라졌던 마을의 아픈 사정이 있었음을 새삼 알게 된다.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강무순과 가장 친했던 소녀중 한명은 두 살위의 목사님과 사모님의 딸 조예은. 그리고 종가집 딸 유선희, 종가집의 서자의 딸 유미숙, 그리고 유선희와 동갑인 황부영. 나이도 각각 사는 곳도 달랐던 이 소녀들은 도대체 왜 사라졌으며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타나지 않는가. 개구리소년 사건처럼 시체가 되어 한꺼번에 나타날수도 있는 미해결사건.

 

종가집에서 유선희가 사라질 무렵 입양했던 유선희의 동생인 꽃돌이(중2)는 누나인 유선희에 대해 궁금해 하고 강무순은 자신의 여섯살 적 기억을 따라 가며 종횡무진 활약하는데.. 마을주민들의 한이 맺힌 이 사건에 점점 더 가까이 가게 되는데.. 진상은 무엇인지.. 미스 마플처럼 순간의 추리를 발휘하기도 하는 홍간난여사와 행동이 남다른 강무순과 꽃돌이 그리고 네 소녀의 남은 부모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들과 그 가운데서도 계속 통통 튀는 재미있는 전개는 이 작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는다. 결국 드러나는 진상은 사실 약간 조금 더 집약적이었으면 했지만 뭐 스토리텔러로서의 탁월한 감각에 동료 작가들이 너 혼자 다해먹어라 했다는 서평 후기는 이해가 되었다. 한국형 코지 미스터리의 출현. 박연선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고 기다려진다. 정말 손에 잡으면 끝까지 읽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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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죽이기 - 엘러리 퀸 앤솔러지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외 지음, 엘러리 퀸 엮음, 정연주 옮김, 김용언 해제 / 책읽는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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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워낙 좋아해서 엘러리 퀸이 발굴 편집했다는 Masterpiece of Mystery (미스테리 소설의 걸작들) 이 책은 정말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이었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작품이니 그 시대의 미국이나 유럽 등 여러나라의 시대상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국내에 '헤밍웨이 죽이기' 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바로 이 소설도 이 책에 단편으로 실려있다. 이 소설집이 독특한 것은 모두 노벨문학상같은 저명한 상을 수상한 유명한 정통 소설가들의 단편이기 때문이다. 모두 12편이 실려있고 소설가 또한 모두 다르다. 이 중에는 우리에게 '정글북'으로 잘 알려진 러디어드 키플링, 마릴린 몬로와 결혼했던 그의 작품이 영화화도 많이 되었던 유명한 희곡작가인 아서 밀러, 미국 3대 소설가에 꼽히는 윌리엄 포크너(존 스타인벡이 3인 중 한명), 사상가로도 유명한 버트런드 러셀, 미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싱클레어 루이스 등 쟁쟁한 작가들이 포진해 있어서 정말 신기하다. 그러므로 문체나 작품성은 모두 뛰어난 단편인 셈이다.

 

처음에 등장하는 작품은 바로 키플링의 '인도 마을의 황혼' 이다. 영국이 식민지로 삼은 인도에서의 백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고 그들이 고용했던 인도인 하인들의 생각(주술문화 등)과 생활도 엿볼 수 있다. 백인의 관점에서 쓰인 책이라 현지인인 인도인들은 억울할 수도 있겠다. 암튼 짧은 단편속에 등장하는 내용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추리소설의 내용들이라서 놀라웠다. 당시의 작가들은 모두 코난 도일처럼 추리나 미스테리 소설은 하나씩은 꼭 쓰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어느날 갑자기 실종된 임레이라는 백인 청년 젊은 나이에 부자인.. 실종이 너무 오래되자 가족들은 그의 방갈로를 세를 줘버리고 경찰이 들어가서 살게 되는데.. 하필 경찰이 살게 되니 범인은 밝혀질 수밖에.. 임레이의 실종사건의 전말이 말미에 모두 밝혀지는데..또 한번의 반전으로 범인의 죄를 묻지 못하게 된다.

 

아서 밀러의 '도둑이 필요해' 도 현금과 보석을 도난당한 그때까지 평탄하게 잘 살아온 사업가 셸턴과 그의 부인이 하룻밤 외출을 하고 돌아오자 도둑을 맞은 자신의 집에서 엄청난 좌절을 하게 되는데.. 당시 9만달러라는 돈이 엄청난 돈이라는 사실과 내 돈임에도 내돈이라고 밝힐 수 없는 아이러니.. 아주 짧은 단편임에도 한편의 연극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래서 유명한 희곡작가구나 하는 생각이..그 짧은 단편속에 스토리와 긴장감과 대사와 배경이 살아있다니..

 

윌리엄 포크너의 '설탕 한 스푼'은 1940년 발표된 단편소설로 괴팍한 프리첼 영감의 사위가 된 플린트라는 남성의 기구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이 소설 역시 말미에 굉장한 반전과 범인을 알 수 있게 된 신의 한 수가 있다는 사실. 사실 저 제목이 아주 의미심장한 제목이다.

 

싱클레어 루이스의 '버드나무 길' 역시 놀라운 작품이다. 재스퍼 홀튼과 존 홀튼이라는 쌍둥이 형제의 일상과 그들의 이야기가 심리적으로 펼쳐진다. 한명은 은행원이고 한명은 작가인 쌍둥이.. 어느날 쌍둥이 중 은행원이 엄청난 횡령을 하게 되고 사라지는데.. 당시 은행에서는 창살같은 가림막이 있어서 손님의 얼굴과 손만 살짝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을 소설을 읽고 새삼 알게 되었는데 이는 당시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도 본 적이 있다. 등장인물의 행동과 심리묘사가 아주 탁월하고 결말도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다. 12편 중에 4편만 우선 소개하고 책리뷰에서 너무 많은 것을 쓰면 안될 것 같다. 추리소설 애호가라면 이 시대의 작품들도 읽고 싶어질 것이고 지금 읽어도 어색하지 않은 소설들에 또 한번 놀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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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완성하는 입시 컨설팅 - 수험생 학부모라면 알아야 할 입시의 정석
장용호 지음 / 북카라반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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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초등학생이었던 때만 해도 철모르고 해맑고 좋았던 것 같다. 중학교때만 해도 몰랐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니 무슨 입시가 그렇게나 복잡하던지..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말해라 하던 선배맘들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아이들 앞에서 무슨 이따구의 입시들이냐고 뭐가 이리 복잡하고 내신에 봉사에 동아리에 모든 것을 어찌 잘 할 수 있느냐고 먼저 분통을 터뜨렸던 적도 많았다. 이 책의 말미를 보면 절대 그러지 말라고 한다. 설사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아이들 앞에서 내색을 하면 아이들은 더욱 의욕을 잃는다고. 개떡같은 제도도 그 제도하에서는 어쨌든 합격자는 나오는 것이니까 그 제도를 이용할 생각을 해야하는게 맞다고. 어떻게 하면 입시라는 것을 잘 알게 되고 각개격파를 해야할지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는 입시에 대해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학부모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현직 대치동 컨설팅을 하고 있기도 하고 대학교의 입학처등에서 나온 설명회들을 직접 들은 분이며 또한 아이들을 컨설팅하면서 느끼고 이건 꼭 챙겨야 하겠다 라는 것을 현장에서 익힌 분이 쓴 책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능기부처럼 무료로 팟캐스트에서 '착한입시상담소'를 운영하는 분이라 객관적이고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해주신다. 절대 자신의 학원 홍보가 아니라 아이들과 학부모의 입장에서 말이다.

 

우선 예전에 입학사정관제가 학종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입학사정관제는 학교밖에서 했던 많은 활동들을 쳐주지만 학종은 즉 학생부종합이라는 수시는 철저히 학교내의 수상과 학교내의 동아리활동 성적등을 보는 것이라고 말이다. 장점도 있다. 아이들이 학교 수업에 집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선생님들과 소통을 해야 학생부를 잘 써주실 것이기 때문에 수업태도등이 나쁘면 절대로 좋은 학생부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간과하고 무조건 불평불만을 해댈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교육을 줄이고 학교내의 활동에 집중하고 자기주도학습으로 내신을 잘 받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인 것이다.

 

이 책은 세세하게 현 상황을 짚어주며 학생부를 선생님으로부터 잘 쓰여지게 되는 비법들과 학생부에 들어가는 항목들이 무엇들인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으며 학생부 교과와 학생부 종합으로 나뉘는데 종합은 비교과적인 부분과 면접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하나하나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면접이나 자기소개서를 쓰는 방법까지 말이다. 성적뿐 아니라 인성이 좋은 학생, 리더십이 있어서 학교내의 많은 활동부분을 쓸 수 있는 학생이라면 꼭 노려볼만한 입시이다. 이때의 학생부 종합에 자기소개서는 학생부와 통합적으로 얼마나 유기적으로 관련이 있고 구체적으로 자기 자신을 잘 소개할 수 있는지 자기소개서를 제대로 쓰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절대 상투적이고 모호하게 쓰면 안 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도 내신이 너무 나쁜 친구들은 거의 합격하기 힘들 전형이다. 강남의 경쟁이 심한 학교라면 내신 4등급도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라면 2점대에서 1점대 사이여야 가능한 전형이므로 많은 학생들이 한번 넣어보고 논술전형을 보게 되는데 논술도 각 대학교마다 정해놓은 가이드라인이 있어서 어떤 학교의 어떤 가이드라인이 있는지 잘 알아보고 나에게 맞는 전형을 해야하는데 수능최저등급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일단 높지만 수능최저등급때문에 걸러지는 것이다. 수능 정시 역시 놓칠수가 없다. 결국 너무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은 가망이 없다. 하지만 2학년부터라도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해서 성적이 수직상승한다거나 논술을 너무나 잘 쓴다거나 하면 가능성이 아예 없는 일은 아니다. 현직 학생은 아무래도 정시보다 학종으로 많이 가야할 이유이다. 정시는 모든 전형에서 이제 마지막으로 많은 학생들이 전부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공부를 잘하지 않고서는 인서울 조차도 힘든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도 걱정이 앞서고 한숨이 나왔지만 후배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아이들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해서 노력을 하고 자기에 맞는 적성과 진로를 찾아서 그에 대해서 뚝심있게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학원에 왔다갔다 하면서 의욕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 자기주도학습과 학교 선생님께 무엇이든 질문하는 태도로 학교에서 무언가를 성취하고 해결해 나가야 함을 중학교때부터 알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책은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과 방법을 알려주고 조언과 구체적이고 정확한 방법들을 알려주기 때문에 학부모들에게 필독서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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