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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리얼 스칸디나비아 - 북유럽 사람이 쓴 진짜 북유럽 이야기
브론테 아우렐 지음, 안나 야콥센 그림, 김경영 옮김 / 니들북 / 2019년 11월
평점 :
리얼 스칸디나비아인이 쓴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 대한 이야기. 덴마크 출신으로 스웨덴 출신의 남편을 만나서 스칸디키친을 운영하며 영국에서 살고 있다는데 안나 야콥센의 사진과 루시 페인스의 멋진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책이 참 이쁘다. 우선 외국에서 보는 스칸디나비아인의 모습은 금발머리, 키가큰, 호수와 피오르드, 노르딕 워킹, 자전거, 그룹 아바, 복지 국가 등 하나로 뭉뚱그려 보는 경향이 있고 저자가 쓴 스칸디나비아는 지리적 개념으로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속한 노르웨이와 스웨덴 그리고 실제로는 그 반도에 속하지 않는 바다 건너 덴마크까지 합친 개념이며 의외로 핀란드는 구역상 속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스칸디나비아인들의 마음속에서는 핀란드도 같이 속해줄 때가 많다고 한다.
저자의 재치넘치는 글은 중간 중간 웃음이 피어나게 하고 큭큭 웃게 만든다. 스웨덴인의 아재 개그 중에는 아주 작은 땅덩이의 덴마크를 두고 웃음거리를 만드는 개그가 많은데 의외로 기분은 나쁘지 않은가 보다. 서로가 약간은 비웃으며 비하하는 개그가 아주 일품이다. 노르웨이는 약간 큰형의 이미지이고 덴마크는 아침부터 술을 마실 수 있는 나라로서 다른 국가에서 조금 부러워하기도 한단다. 노르웨이나 스웨덴이 그렇게 술에 대해서 규약이 많는 줄 몰랐다. 거의 금주의 나라라고 할 지경이다. 그래도 예외의 순간들도 역시 책에는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덴마크인 스웨덴인 노르웨이인들은 스스로를 스칸디나비아인이라고 절대 부르지 않는단다. 덴마크인 스웨덴인 등 자신이 태어난 나라인이라고 할 뿐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각 국가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아주 다르기 일쑤이다. 의외로 작은 땅의 덴마크인들이 스스로 바이킹의 직계 후손이라고 생각하며 나머지 나라들은 그러려니 한단다. 덴마크 사람들은 자신들의 금발이 돋이게끔 온통 블랙으로 옷을 입는다고 하는데 실제로 사진에서 많이 본 모습이다. 우연히 그런줄 알았지만 자신들을 돋보이게 하는 것을 알고 하는 착장이라니.. 덴마크 사람과 네덜란드인을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은 나도 그랬다. 덴마크 사람들에게 그런 말을 하면 아주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단다. 하물며 지리적으로 붙어 있는 나라도 아닌데 왜 그런 망발을 하냐며..마찬가지로 스웨덴과 스위스를 헷갈려 하는 것도 싫어하니 우리는 똑바로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덴마크의 휘게 개념은 전세계적으로 열풍인데 덴마크인 스스로는 그다지 의식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저 편안한 내집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깔끔하게 살 뿐이고 그것을 휘게라고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오히려 외부에서 이것이 휘게다 하며 규정짓는 것을 이상하게 여길 것 같다. 그리고 스웨덴에서는 피카라는 커피 타임을 아주 중요시 여기는데 평일에 보통 두 번의 피카타임을 가진다고 한다. 담소를 나누며 커피를 느긋하게 즐기는 그런 시간을 한국에서도 가져봤으면 좋겠다. 이들은 버스정류장에서도 서로 2미터 간격을 두고 줄을 선다는데 잡담도 하지 않고 아주 고요하다고 한다. 한국의 버스 정류장에서의 치열한 모습을 본다면 놀랄 것 같다. 그도 그럴듯이 노르웨이나 스웨덴은 큰 땅덩이에 비해 인구가 아주 적다. 영국이 6500만명인데 비해 이 세나라는 합쳐도 1900만명이라니. 그래서 느긋하고 여유로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게다가 겨울은 10월부터 3월까지 너무나 길고 여름엔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이다 보니 시간에 쫓길 이유가 없을 것 같다.
그들의 문화, 요리, 각국의 유명한 빵, 언어 그리고 아재 개그, 그들의 사회 복지, 그들의 정당, 북유럽 신화, 패션, 그들의 인테리어, 그들만의 이웃을 생각하는 평등문화, 사우나, 노르웨이인들의 야외활동 등 저자의 유쾌한 글로 접하는 리얼한 스칸디나비아를 읽으니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치즈를 비스듬하게 자르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니 그곳에 가면 치즈는 반드시 현지인들에게 잘라달라고 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