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 상처에서 치유까지, 트라우마에 관한 24가지 이야기
김준기 지음 / 시그마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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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은 인간의 트라우마에 대한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 영화를 토대로 각각의 트라우마를 보여주며 여러 상담자의 짧은 이야기를 통해 강렬한 인식을 하게끔 만든다. 요즘은 트라우마란 용어도 거의 유행을 타는 용어가 된 것 같다. 10년전만 하더라도 책을 많이 읽거나 어떤 특별한 경로를 통해 아는 사람만 아는 용어였다면 이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외래어가 된 것처럼 자주 쓴다.

 

트라우마란 우리가 아는 것처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말한다. 대구 지하철 참사 사건을 우리는 기억한다. 상상만해도 끔찍할 것 같은 그 엄청난 잔해들.. 실제로 참사를 겪고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지금도 지하철에 들어가면 가슴이 방망이질 하는 것처럼 마구 두근거리고 쓰러질 것 같은 어지러움에 비상구부터 찾는다고 한다. 아예 평생 지하철쪽은 쳐다도 안 보는 사람도 생겼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뿐 아니라 스몰 트라우마라는 것도 여러 군데에서 소개해 주고 있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수많은 스몰 트라우마를 겪었는데 그것이 어른이 되어서도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본 영화를 하나씩 자세한 줄거리와 함께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에 무척 빠르고 재미있게 읽힌다. 그렇다고 가벼운 책은 결코 아니다. 인간의 내면에 접근하는 방식, 그리고 후벼파는 내용들이 많다. 그것은 나도 스몰 트라우마가 많은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붕대 클럽>이라는 영화가 있다. 나도 모르는 일본 영화이다. 영화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제목 정도는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내가 몰랐던 영화이기 때문에 더 흥미가 생겼고 아...꼭 봐야할 영화구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하는 영화서적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선 첫 내용에 등장하는 <레인 오버 미>라는 영화도 처음 보는 영화였다. <레인 오버 미>는 앞서 대구 지하철 사건처럼 아내와 딸을 비행기 사고로 잃은 사내의 이야기이다. 세상과 소통하는 것을 끊고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살던 그가 오히려 마음을 열었던 상대는 대학 시절 잠깐 가까이 지냈던 동기였다. 우연히 만난 친구는 자신의 일을 잘 모르기 때문에 트라우마에서 어느 정도 자유스러웠던 것이다. 그랬던 그가 동창의 사소한 한마디나 자신이 치과의사였던 시절에 일어났던 사고를 기억나게 하는 친구의 치과병원을 보고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고 폭력적으로 변했던 것은 얼마나 트라우마가 무서운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시 <붕대 클럽>으로 돌아와 보면 고교생들인 주인공들은 우연히 서로의 트라우마가 생긴 장소에 붕대를 감아줌으로서 어느 정도 마음이 안정된다는, 치유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인터넷에 광고를 내게 된다. 마음의 상처가 있는 학생들은 여기 모여라. 그 장소에 우리가 붕대를 감아주겠다는 것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그 장소에 붕대를 감아 주는 것으로 서로가 천천히 치유됨을 느낀다. 그런데 바로 이 영화에서 '스몰 트라우마'들이 많이 등장한다. 축구부였으나 자살골을 넣고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소년에게는 그 골대에 붕대를 매주고, 실연당한 여고생을 위해서는 남자 친구와 헤어졌던 그네에 붕대를 감아 준다.

이같은 일을 주도적으로 하는 소년 '디노' 역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소년이다. 자신 대신에 칼에 찔려 하반신이 마비된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에 다리 하나만 건너면 친구집인데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같이 붕대를 감아주는 일을 하는 친구와 함께 이인 삼각 경기를 하듯 서로의 다리를 붕대로 묶고 다리를 건너 마침내 그 미안한 친구에게 갔을 때, 친구는 오히려 자신을 위해 오사카 사투리를 익힌 디노를 격려하며, "자식~ 오사카말은 여전히 서툰데..?" 하며 "나 스스로 붕대를 묶을 수 있다." 며 오히려 붕대를 건네 받는다. 스스로 붕대를 묶을 수 있다.. 그 친구는 어린 나이임에도 스스로 이미 마음의 치유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몰 트라우마...어린 아이들에게 내뱉는 부모의 얼굴 표정, 한숨, 그리고 말로 인한 상처.. 이 부분이 가장 가슴이 저몄다. 나 역시 나의 딸에게 가장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주질 못하고 모진 말을 할 때가 있으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기대가 너무 크기 때문에 실망감이 커서 자녀의 움츠림, 겁에 질림을 보지 못하고 심한 말을 하게 되는 것이란다. 나 역시 스몰 트라우마가 많은 것은 어릴적에 엄한 엄마에게 받은 상처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늙어가시는 엄마에게 따질수도 없다. 그저 혼자 가끔씩 딸에게 혼내는 모습을 보면서 아..엄마의 모습이 나에게 있구나 느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고 트라우마가 생겨 매번 삭히게 된다. 언제나 치유가 될런지...딸에게 절대로 되물림되게 해서는 안된다. 이제부터라도 노력할 것이다. 소개한 영화말고도 많은 영화가 더 등장한다. 하나같이 읽어볼 가치가 있는 내용들이었다. 이 책은 스몰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은 꼭 한번 읽어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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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놓치면 죽을 때까지 고생하는 뇌졸중
허춘웅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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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어지럼증이 많고 산소가 부족한 느낌이 들때가 있어서 어제 새벽에 잠든 탓이겠지, 컴퓨터를 새벽까지 본 탓이겠지 할때가 많았다. 이 책이 나와서 꼭 읽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걱정하는 뇌졸중이 과연 무엇인지 아파트를 돌아보아도 평일에도 재활을 위해 전동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를 짚고서 절뚝거리며 걸어다니시는 어르신들을 많이 뵈었기 때문에 더욱 궁금하고 걱정이 되는 질환이었다. 평소에 닥터스같은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탓에 걱정도 많다.

 

이 책을 읽어보니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다. 일단 뇌졸중하면 갑자기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크게는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누어 진다고 한다. 특히 요즘은 뇌경색이 많이 발생하여 과거 뇌출혈이 많았던 것과 완전히 다르게 역전이 되었다고 한다. 뇌경색은 후유증이 남기 때문에 고령화사회로 가는 우리 나라에선 앞으로 부담이 많이 될 질병이라 한다. 그리고 30~40대의 발병률도 높아만 간다고 한다. 금연, 적당한 음주가 필수이고 여름처럼 피가 쫀득해지는 계절도 조심해야 한다니 여름에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은 아주 위험한 것이리라.

 

다행히 담배나 술은 전혀 안하고 있지만 늦게 자는 습관때문에 머리가 어질할때가 많은데 이는 아주 안 좋은 생활습관이란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제때에 식사를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단다. 그리고 일주일에 세 번, 한번씩 할때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하는 유산소 운동이 꼭 필요하다는데 일주일에 서너번씩 에어로빅을 하고 있어서 그 점에서는 아주 잘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빨리 걷기와 자전거타기, 헬스나 댄스도 도움이 된단다. 하기 싫다고 빠지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 50분 정도 스트레칭과 댄스를 하고 나면 땀이 나고 아주 상쾌해지는데 요즘 많이 빠졌더니 확실히 몸이 안좋고 머리가 다시 자주 어지러워진다.

 

현대인이 잘 걸리는 뇌경색은 전조증상이 많은데 많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은 잠시 쉬면 다시 괜찮아지기 때문이다. 얼굴이나 한쪽 팔이나 다리가 갑자기 힘이 빠진다거나 일어섰는데 중심을 잡고 걷기가 어려울 정도로 뱅글뱅글 돈다거나 갑자기 극심한 두통이 생기거나 남과의 대화에 갑자기 어눌해진다거나 생각했던 말과는 달리 말이 잘 안 나올때 등등 전조증상은 아주 많다.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면 꼭 뇌전문병원이나 종합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단다. 평생건강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을 해보라. 미리미리 예방을 하면 좋을텐데 일단 발생을 해서 남는 후유증은 평생을 갈 것이고 같이 사는 가족들을 너무나 힘들게 한다. 본인도 우울증에 걸리기 십상이고 말이다. 지금 생활습관이 오래도록 안 좋은 사람들이 있다면 꼭 바꿔나가야 할 것 같다. 나도 아주 통감한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에도 손이 저리고 떨리는 것이 당장 생활습관부터 바꾸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는 재활방법도 모델을 통해서 아주 자세히 사진 한장한장에서 보여주고 있어서 따라하기 쉽다. 뇌경색이 발생한 가정에서는 꼭 한권 필요한 책인 것 같다. 명지성모병원이라는 뇌전문 병원을 알게 된 것도 큰 소득이며 지은이인 허춘웅원장을 알게 된 것도 행운인 것 같다. 여러번 어지럽다면 꼭 병원에 방문을 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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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기주도학습일까 - 잠든 성적을 흔들어 깨운다
서상민.서상훈 지음 / 지상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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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신이 하나 더 생겼다. 바로 공신. 공부의 신이란다. 오죽 부러웠으면 이런 호칭이 생겼을까. 첫째 아이가 유치원생일때만 해도 한글을 빨리 깨치려는 조바심도 조기수학에 대한 조바심도 별로 없었다. 아니, 아예 없었다면 거짓말이겠다. 그래서 한글을 깨친다는 학습지를 하기는 했었다. 그 외엔 공부라고 할 것은 없었다. 남들은 다섯살에 한글을 간단한 것은 쓰기도 한다는데 우리 아이는 여섯살 후반에서야 읽기 시작했고 늦게 읽는 만큼 그 속도가 빨라서 일곱살쯤 되니 저학년들이 읽는 책까지 잘 읽었다.

 

독서를 좋아하기에 저학년엔 독서상이나 글짓기상도 많이 받았고 중간고사,기말고사가 없었으므로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도 받지 않았다. 3학년이 되니 수학의 한단원이 끝날 때마다 단원평가가 이어졌고 한학기에 몇 번 수학수행평가가 있었고 중간,기말고사를 드디어 보게 되었다. 국어는 늘 만점이지만 수학이 생각보다 점수가 좋지 않았다. 사회나 과학도 독서를 해서인지 아직은 잘하고 있지만 그래도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지 불안하다. 워낙 말수가 없고 다 했다고만 하는 아이라.. 이런 고민은 학부모라면 그 성격이 조금씩 다를지라도 누구나 할 것이다. 3학년에 이미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스스로 하는 아이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의 닥달과 귀에 못이 박히는 공부해라라는 잔소리에 의해 공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 아이의 부족한 점, 대체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까 하는 의문점, 앞으로의 학습방향은 어떠해야 하나 하는 방향제시등 여러모로 학부모들에겐 좋은 길잡이가 될 책이다. 실제 공신들의 방법을 군데군데 짧게나마 강렬하게 인용하고 있고 소개해 주고 있다.

뭐 다 아는 사실이지만 집중력과 기억력이 자기주도학습의 최우선점인데 이 책에서 그 점을 중점적으로 단계단계 풀어서 설명을 해주고 있어서 무엇보다 쉽게 읽히고 아이에게 어떻게 길잡이를 해줘야 할지에 대한 감이 오게끔 도와준다.

 

일단 시험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주지 말자는 점에서 대공감을 했다. 수학을 못 받아올때마다 처음엔 실망하는 낯빛을 보이다가 나중엔 노골적으로 수학머리가 왜 이 모양이냐는 둥 시험전에 풀어 본 문제집에서도 답답하면 타박을 하기 일쑤였다. 그러니 아이는 자신감이 점점 없어지고 나중엔 공부 자체를 공포스러워해서 공부자체를 싫어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신이 번쩍 났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즐겁게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일순위일 것이다. 지금 당장 초등학교 3학년의 수학성적이 일생 가겠는가..그것이 지금 당장 얼마나 중요할 것이냐 말이다. 정말 후회가 되었다.

 

그리고 원대한 꿈을 가지면 공부가 즐거워지고 집중력이 높아질 거라는 글도 뭐 다 아는 사실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활자화 되어 진 글을 보니 이 또한 아이에게 성취감과 미래를 향한 꿈을 올바르게 키울 수 있도록 바르게 키우는 것도 부모의 몫이라 할 수 있겠다.

공부가 가장 쉬웠다는 장승수씨는 막노동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나머지 몇 개월을 공부만 해서 서울대에 수석입학을 하였으며 수년간 도전해서 사법시험에까지 패스했다. 처음부터 꿈을 꾼 것은 아닐 수 있지만 공부를 하다보면 꿈에 가까워져서 원대한 꿈을 꾸게 되며 더욱 열심히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게 된다는 원리이다.

 

누구나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업을 구하는 것을 자녀의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 공신이 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그 공신이 어디 쉬운 말인가. 이 책에선 공신이 되기 어려운 이유중 일차는 바로 우리의 뇌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의 뇌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는 활발하게 쓰이지만 한번 읽었던 책, 익혔던 공부는 다시 2~3회 반복하기를 싫어하고 싫증을 낸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두번 반복하고는 그 이상은 하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두세번 바로 반복해서 보면 딴 생각이 나고 지루해지는 것처럼..

공신들은 바로 이 점에서 다르다. 그들은 최소 5~6번의 반복학습을 하는데 예습-교과서 중심의 집중력 학습- 복습을 아주 잘하고 있다고 한다. 바로 내 아이에게 서서히 알려주어야 할 것이 이 점이라고 생각한다. 팔랑귀처럼 어디가 잘 가르친단다 뭘 해라더라 하는 것에 따라가지 말고 내 아이와 집에서 충분히 예습과 집중력있는 학습, 복습만 잘 챙겨주게끔 평소에 살짝 코치를 해준다면 스스로 터득하고 깨닫는 날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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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고기 쉽게 찾기 호주머니 속의 자연
노세윤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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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머니 속의 자연 시리즈가 다 좋지만 특히 이 <민물고기 쉽게 찾기>도 백미중에 백미다. 이런 류의 백과식 도감은 많지만 뭐랄까. 색이 바랜 오래된 느낌이 들고 80년대 90년대에서 개정판만 반복되는 그런 책들이 많다. 특히 가까운 도서관에서 볼 수 있는 도감들이란..

 

진선출판사의 진선북스의 기획물로 꾸준히 나오고 있는 호주머니 속의 자연은 정말 보물같은 책이다. 바로 앞에서 보는 듯한 선명한 사진과 몸체를 서로 비교한 민물 고기 사진에선 그 고기들을 똑같은 비율로 몇장에 걸쳐서 사진으로 비교해 주고 있는 것만 봐도 정성이 가득한 책이다.

 

게다가 보통 우리가 볼 수 있는 물고기의 옆면뿐 아니라 정면에서 바라본 귀여운 물고기의 머리 앞모습과 머리 옆모습, 그리고 자연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날렵하거나 혹은 뚱뚱한 혹은 납작한 전체 옆모습까지 생생한 사진들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인쇄된 종이의 질과 아주 잘 어울린다. 가격은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이 가격에 이 정도의 정보를 가득 담고 있고 종이질도 우수하고 제본도 사전류의 질긴 표지처럼 쫀득하고 손 안에서 유연성있게 착 감기는 맛이 있달까...

정말 호주머니 속의 자연이라는 시리즈물의 제목이 딱 맞다. (그렇다고 손바닥처럼 작은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큰 책도 아니고. 세로19.5*가로13의 사이즈를 지녔다.) 한번 서점에 가서 이 책을 직접 보게 된다면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고 유치원생이 되니 호기심도 많아졌고 매번 하루에 놀러가기 적당한 놀이공원이나 근처 서울숲에만 나들이를 가게 되는데 점점 아이들도 편한 것만 찾게 되고 자연에 호기심을 잃어가는 것 같다. 우리 아이들 뿐 아니라 요즘 아이들의 공통점이 아닐까..

 

주말마다 캠핑을 나서는 가족을 알고 있다. 그저 부러워만 할 뿐인데 그들도 처음엔 조금씩 하던 것이 점점 캠핑장비도 불어나면서 전문성을 띄고 있다. 매주 구워먹는 고기만도 엄청날 것이란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시작할 엄두는 못내겠다. 그저 우리 어린 시절처럼 방학에 외가나 친가에 놀러가서 도랑에서 물놀이하고 멀리서나마 송아지 구경하고 지천에 풀이고 나무이고 곤충이고 또 얕은 계곡물에선 다슬기며 작은 새우같은 생물, 작은 물고기들을 실컷 보았던 것처럼 구경시켜주고 싶다.

 

그런 체험을 많이 한다던데.. 농촌체험...우리는 이걸로 밖에 우리 아이들을 경험시켜 줄 수 밖에 없는지.. 조금 안스러워지기도 하고 슬퍼진다. 아니, 아직도 자연이 남아 있는 곳은 많다. 이 곳들마저 개발의 소용돌이 속에 점점 사멸해가게 놔두고 싶지 않은 심정이다. 정부가 나서서 자연대책을 세울 일인 것 같다.

 

암튼,,농촌체험까지는 아니더라도 맑다는 계곡이나 휴양림에 찾아 가서 이 책을 들고 아이들과 깔깔대며 서로 물장구치며 물고기를 찾아 볼 생각만 해도 행복해 진다. 이 책으로 인해 그 상상들을 곧 현실로 옮겨야 겠다는 생각을 다짐해 본다.

 

민물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들에 대한 설명도 잘 해 놓았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 혹은 빠른 계곡 하류, 상류 등등 그런 곳에서 살 수 있는 물고기들을 친절하게 모두 설명해 주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쉬리는 상류에서 사는 물고기이다. 그리고 철갑상어도 옛날에는 한강어구에서 살았다는 사실, 지금은 자연속, 야생속에선 찾아 볼 수 없단다. 철갑상어는 강과 바다를 오가며 사는 물고기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 간단히 소개해 주고 있었다. 역시 그 귀여운 앞머리, 옆머리, 전체의 사진과 함께 말이다.

 

이어 뱀장어목, 잉어목(잉어목에 이렇게나 많은 종류가 있는지 몰랐다), 메기목, 바다빙어목, 연어목, 숭어목,큰가시고기목, 쏨벵이목, 농어목(쏘가리, 블루길, 배스등이 농어목이다.) 복어목까지 그리고 부록편에선 멸종위기의 민물고기들까지 또 역시 이쁜 사진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400페이지에 달하지만 두껍지 않고 휴대하기 좋고 내용은 풍부하고 정말 한눈에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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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세계 500대 기업의 경영 전략
장치진 지음, 최옥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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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성공한 세계 500대 기업의 경영전략>은 경제경영서로서도 매력적이지만 챕터마다 서두부분에 나오는 우화나 실화들이 너무나도 재미있고 신선했다. 제 1편은 인재관리인데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기업의 경영가들이나 중간급 간부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남편은 현재 직장인이고 나는 전직 직장인인데 공감이 가는 내용이 정말 많았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인데 한국에서는 그냥 뽑은대로 배치해 버리는 일들이 많다. 전직은행원이었던 나는 텔러업무를 주로 했는데 남자들은 거의 대부분 대부업무와 영업을 하였다. 남자직원 중에서도 서비스 정신이 투철하고 상냥한 직원들이 있었는데 그들도 텔러업무를 하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가져봤었다. 게다가 여직원들도 퇴근하고 야근하는 시간은 비슷했는데 종합직이었던 그들 남직원들의 이분의 일도 안되는 급여를 받고 같이 일하려니 위화감도 많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 후 본점의 외환업무센터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텔러로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업무보다는 사무실에서 자기들끼리 일하는 것이 훨씬 나에겐 맞았다. 그리고 업무시간내에 업무는 점심시간에 점심도 여유있게 먹지 못할 정도로 바빴지만 퇴근 시간이 6시 반 정도로 정해져 있어서 훨씬 기쁜 마음으로 업무를 했던 기억이 있다.

 

가끔 가정의 날이라고 은행에서 일찍 가정으로 돌아가라는 강제적인 날이 있었는데 어디까지나 대외적인 이미지 뿐이었고 실제로는 도저히 일선에서 일찍 끝내고 들어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경영자라면 실제적인 업무행태를 더욱 잘 파악하여 현실적인 방법부터 하나씩 직원들의 업무방식을 바꿔가는 것이 더 현명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것들을 너무나 속시원히 알려주고 밝혀주는 책이다. 앞서 말했듯 어디서나 들었던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아닌데도 너무나 재미있고 속시원한 예들이 많은 책이었다.

 

예를 들면, 03챕터의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하는 부분의 서두에 해당하는 '관리 이야기'엔 (모든 챕터엔 '관리 이야기'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해 준다.) 어느 서예 대가의 솜씨에 대한 글이 있는데 요약하면 이런 이야기이다. 한 서예가가 서찰 대문에 걸게 될 작품을 쓰게 되었는데 솜씨도 좋고 눈이 매서운 제자가 먹을 갈아 주면서 이런저런 품평을 하게 되었다. 대가는 이 작품은 어떤가 또 이건..하면서 제자의 의견을 묻게 되었는데 제자는 이것도 이래서 별로고 저것은 저래서 별로고 참으로 제자의 분에 넘치는 품평을 하는 것이다. 제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대가는 휴..저 녀석이 없으니 편하군..하면서 편하게 하나 쓰게 되었는데 제자가 돌아와서는 스승에게 방금 쓴 작품이 대단한 '걸작'이라면서 칭찬을 한다.

 

'관리 이야기' 다음엔 '경영사고 분석'이라는 글이 이어지는데 이 장들이 바로 이 책에서 설명하고 알려주고자 하는 메인 이야기들이다. 과도한 규율은 엄금이라는 것이다. 규칙이 없는 회사는 제대로 된 회사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만일 규율이 너무 엄격하고 인정미나 합리성이 없는 회사라면 서예가처럼 직원들이 자신이 가진 재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이 진정 매력적인 이유는 이런 것이다. 회사의 직원들도 직원이기에 앞서서 인간이다. 인간은 모두 다르며 서로 가진 재능이 다르다. 회사란 규율이 엄격한 곳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일 자로 잰 듯한 삶을 살면서 의욕을 잃어간다. 이 책에서 성공적인 회사는 직원들이 그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과감한 지원도 예사로 하고 있다. 코카콜라나 맥도날드 그리고 혼다등 수많은 기업의 예를 들어가며 적어간 책이기 때문에 더욱 값어치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재미있는 책을 한권 읽었다라는 만족감까지 드는 멋진 경영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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