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위한 마음
이주란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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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3 이주란.

딱 3년 전 이주란의 첫 소설집 ‘모두 다른 아버지’를 읽었다. 이주란은 내 친구의 친구이다. 나는 이주란의 소설이 좋다고 친구에게 들어서 알게 되었고 젊은작가상 수상식 영상으로 그의 얼굴도 알게 되었지만 이주란은 내 존재 자체를 모를 것이다. 첫 소설집은 뭔가 범상치 않은 한과 체념과 서러움이 마구 폭발했는데, 그래서 김애란보다 이주란이 최고라고 혼자 되도 않는 찬사를 보냈었다.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너는 쉽게 말했지만’을 읽었을 때는 뭐랄까, 괜시리 미안해지고 덩달아 슬퍼졌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무슨 서러운 일과 슬픈 일을 더 겪었을까, 소설 속에 자주 나오는 ‘그 일’이란 어떤 힘든 상황이었을까 궁금해질 만큼, 책 속의 인물들은 희망 같은 건 갖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보였다. 일 안 하고 소설만 쓰고 싶다, 했다가 소설 쓰기 싫다, 했다가. 그런 오락가락하는 마음을 조금 알겠다가, 나는 내가 가진 게 너무 많아서 부끄러웠다.
지지부진이라는 말을 삶 앞에 붙이기에는 껄끄럽지만, 때로는 삶이 그런 때가 온다. 그러면 그만 살고 싶어지기도 하는데, 그런 순간은 정말 지지부진하게 지나가서 사람을 미치고 팔짝 뛰다 누워서 아무 것도 하지 않거나 너무 많은 것들을 지고 날뛰게 만든다. 그게 좋은 글이나 노래나 그림이 되면 행운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병이 된다. 아, 누구든 병을 앓지 말고 병이 될 것들이 글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내가 읽을게 내가.
그렇게 살지 말라는 말이 꽤나 데미지가 컸는지 이 소설 저 소설에 자주 나온다. 누가 누구한테 이렇게 살라 말라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살면 되고 안 되고는 누가 정하나.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사람에게 그렇게 살지 말라는 말은 얼마나 폭력적인지 정작 그렇게 살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은 몰라서 누군가는 늘 아파야 한다. 조금 더 용기를 낸다면 그 앞에서나 집에서 혼자 울지 않고 너나 잘해 씨발, 할 텐데.
어린 시절 어느 마을에서 자라는 동안 겪은 일을 누군가에게 말하는 식으로 쓰인 ‘H에게’라는 마지막 소설이 제일 잘 읽혔다. 촌락에 가까운 경기도 어드메에서 자라고, 작가는 나랑 나이도 같고, 내가 뱉은 건 아니지만 어디선가 떨어져 자란 수박 덩쿨이 있는 골목을 지날 때마다 얼마나 자랐나 지켜보다가 손톱 만한 열매가 노랗게 말라 죽어버리는 걸 본 적이 있어서, 동네에 우루루 몰려다니는 개들이 무섭고 아무데나 싸 놓은 개똥이 짜증난 적도 있어서, 부유한 친구 집에 가서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어서, 하여간에 궁상스러움이 너무 와닿았다.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너무 잘 살게 된 것 같아(나는 마카롱을 아주 많이 먹어봤거든...) 또 괜히 미안해졌다.

+밑줄 긋기
-자신 없으면 자신 없다고 말하고 가끔 넘어지면서 살고 싶다. 무리해서 뭔가를 하지 않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긴장하는 것이 싫다. (멀리 떨어진 곳의 이야기, 89)
-여러 경우에 이렇게 생각하면 좀 편했다.
1. 출근을 할 때는 ‘나는 봉사활동을 하러 간다.’(조지영은 실제로 소액이나마 기부를 하는 곳들이 있었고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했다.)
2. 싫은 사람을 만나야 할 때는 ‘나는 배우이고 작품을 찍으러 간다.’(조지영은 내향적이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엔 이런 욕망도 있었다.)
3. 운동을 하기 싫은데 해야 할 때는 ‘나는 김연아다.’(이것도 연기의 일종이었다.)
4. 어떤 식으로든 이별을 하거나 친구들과 멀어지는 것 같으면 ‘그 사람은 죽었다.’(다른 설명이 필요 없음.)
5. 자기 자신이 싫을 때는…… 조지영은 자기 자신이 싫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다. 그래서 그냥 싫어했다. 누구든 자기 자신을 싫어할 순 있다. 하지만 그걸 타인에게 말해서 좋을 게 없다는 걸 그녀는 몰랐다. (사라진 것들 그리고 사라질 것들, 165)
-Y는 제가 독후감을 써주는 대신 제게 돈을 주었습니다. 만원이었는데요, 당시 버스비가 백오십원인가 백칠십원인가 했던 기억이 납니다. Y는 상을 타고서 제게 부럽다고 말했고 저는 만원으로 먹고 싶은 것을 사서 신발주머니에 숨겨두었다가 어머니에게 빗자루와 파리채로 두들겨 맞았습니다. 슈퍼에서 도둑질을 했다고 생각하신 모양이에요. 저는 실비아와 빼빼로를 샀었고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머니에게 끝내 사실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H에게, 253, 나도 실비아 알아!!!레몬맛 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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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0-11-20 0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앞에서나 집에서 혼자 울지 않고 너나 잘해 씨발, 할 텐데.˝ 그러니까요. 제가 그걸 못해가지고 한 십년 있다 터졌잖아요. 스물일곱살이던 저에게 가서 속삭여주고 싶네요. 울지 말고 그냥 욕을 해 ㅋㅋㅋㅋㅋㅋㅋㅋ 뭘 다르게 살어. 이렇게 사는 것도 조따 힘들어따 진짜.. ㅋㅋㅋ ˝병이 될 것들이 글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내가 읽을게, 내가˝ 이런 마음 너무 훌륭하네요. 나도 내일부터 해봐야지. ‘나는 김연아다‘. 추워요. 막 비도 추적추적 오고 그르든데 잘 지내셨나요? (나도 실비아 알아!!!)

반유행열반인 2020-11-20 07:01   좋아요 1 | URL
하나님 잘 계시나 공연갔다 술병 나서 뻗은 거 아닌가 노심초사(사실 제가 며칠 전에 어느 뒷풀이 갔다 술병 나서 ㅋㅋㅋ) 하다보니 한 주가 휘릭 갔네요. 나는 ‘그 사람은 죽었다’를 십대 쯤 배웠어야 했어 ㅋㅋㅋㅋ

하나 2020-11-20 11:29   좋아요 1 | URL
좋겠다. 아 술병 나고 싶다 ㅋㅋㅋㅋㅋ원래 잘 안나는 편이긴 한데, 코로롱 이후로는 하이볼만 몇 잔 마셨네여.. 아쉽... 저는 혼자 가서 곱게 공연 보고 왔고요 밀린 잡일들을 휘리릭 처리하고 왔어요 ㅋㅋㅋㅋ 그건 나도 십대 때 배웠어야 했네... 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1-20 13:16   좋아요 1 | URL
코로롱 꺼졋 ㅋㅋㅋ별 걸 다 부러워해요. 전 다시는 안 그러기로...(술병도 죽은 사람 만들기도 ㅋㅋㅋㅋ)

하나 2020-11-20 13:3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음주 문학의 정수 김영승 시 생각나네요. 저도 다시는 안 그러기로 오조오억번쯤 다짐했었는데 ㅋㅋㅋㅋㅋ

반성 16

술에 취하여
나는 수첩에다가 뭐라고 써 놓았다.
술이 깨니까
나는 그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세 병쯤 소주를 마시니까
다시는 술마시지 말자
고 써 있는 그 글씨가 보였다
 
드립백 부룬디 뭉카제 - 10g, 1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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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근 전이나 출근하고 내 자리에서 드립 커피를 내리는 여유를 부린 때가 있었던 것도 같은데, 먼 옛날이 되었다. 실속 없이 바빠져서 믹스커피도 겨우 먹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러고도 퇴근 뒤에는 뭐라도 끄적여보겠다고 카페 가서 뭘 한 잔 씩 마시고 오니까... 엄마가 드리퍼와 드립포트를 찬장 안쪽 구석에 치워 놓으셨다. ㅋㅋㅋ 어제 백만년 만에 아직 남아있는 우에우에테낭고 디카페인을 내려먹었다. 안녕 티타늄 도금이 멋진 깔때기야. 스테인리스라면서 금세 녹이 난 주전자야. 잘 있었니. 조상님들 평안한 땅에서 안녕하시죠. 
 사실은 말입니다...캡슐 머신을 사 버렸다 말입니다...기계 한 대 값이면 원두 일 년치 사 먹는다 안 산다 해놓고선 결국 구름 같은 우유거품 몽글몽글 내주는 기계까지 원두 이 년 치 값 주고 사 버렸다. 거기다 신입 환영을 빙자한 대량 판매 찬스(구매 혜택? 아니죠...)로 캡슐까지 150개 샀다. 커피머신과 함께 닌텐도 스위치와 동물의 숲도 샀다. 추위는 사람 마음을 허하게 하고 옆 사람 통장은 심하게 마이너스 상태인데 그럴 수록 에이 이미 빚쟁이인데 조금 더 써도 티도 안 나 하면서 뭔가 마구 지르는 병약한 날들이다. 
 그러니 전자책 사고 났는데 왜 적립금 또 줘...이달은 뭐를 살까 누가 낙서 해 놓은 옛 중역판 종의기원을 새 번역판으로 갈아 봐? 하다가 더 먼 기원을 찾으며 이건 애들도 같이 볼 수 있어! 하고 세상을 이루는 모든 원소 118, 이라는 주기율표 도감?백과를 장바구니에 담고 스티커북도 담고 아니 300원 만 더 지르면 3만원 이상 천원 할인 쿠폰을 쓸 수 있잖아, 알라딘에 300원짜리가 어딨어...하다가 신작 커피 맛은 봐야지? 하는 데 생각이 닿아 드립백 한 봉지를 주문했다. 사고 보니 아니 5개 묶음팩 샀으면 커피 쿠폰 쓰는 건데...하면서 소비의 망령이 무한대로 확장....

  감귤, 호두까지는 모르겠는데 내려서 한모금 마시니 구운 밤은 끄덕여지는 맛이었다. 식은 뒤에 마시니 감귤도 따라왔다. 다들 늦가을에 만나는 열매들이다. 어려서는 귤이 그렇게 좋아서 제주 갔다 사온 귤을 나 혼자 한 박스 다 먹곤 했는데 요즘엔 그 나이 된 큰꼬맹이가 귤대장이다. 하루에도 몇 번 씩 귤 먹어도 되요? 하고는 제거랑 동생 거 까지 귤껍질 표면을 꼼꼼 씻어 까 먹는다. 세 살 꼬맹이도 귤 까는 재미에 잘 먹다가 요즘엔 터뜨리는 용도로 변경되어 시름... 저만할 때 나는 나름 시골 출신이라 (내가 어려서 살던 동네는 내가 열두 살 까지 군이었다...) 뒷산에 가서 친구들과 밤 한 봉지 씩 주워오곤 했다. 낙엽 사이에서 반짝이는 밤알을 발견하는 일은 보물찾기 마냥 신이 났다. 뾰족한 밤송이까지 신발 신은 발로 챡 벌려 밤알을 꺼내는 게 재미있었는데. 대도시에서 태어난 내 꼬맹이 둘 중 하나는 어려서 산 동네 살아서 도토리만 열심히 주워봤고 또 하나는 어린이집에 등록은 해 놓고 일 년 내내 한 번도 못 가보고 집콕이라 도토리도 못 주워봤다. 에미는 밤맛나는 커피나 홀짝이며 책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엄마는 나보다 책이 더 좋아? 하고 원망하던 큰꼬맹이가 곧 포기하고 스위치를 켜고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가서 도토리를 줍는다. 나는 여러모로 배신자다. 무난하고 향 좋고 목넘김 좋은 밤향 커피를 뒤로하고 이따가는 뭔 색깔 캡슐을 내려볼까 하고 벌써 궁리중이잖아... 돈을 벌러 나가면 드립 내릴 시간이 없다. 깔때기에서 떨어지는 커피 방울이나 보며 허송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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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1-17 02: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300원짜리가 어딨어?!!! ㅋㅋㅋ 빵터졌는데. 근데 밤맛 나는 커피라니......저 밤에 환장하는데 ㅠㅠ 도대체 밤맛 나는 커피는 무슨 맛일까? 먹고싶어지네요.

반유행열반인 2020-11-17 06:30   좋아요 0 | URL
구운 밤향(기분 안 나쁜 약한 탄향)에 조금 고소한 정도이구요 (말린 밤 우린 맛?! ㅋㅋㅋ) 식으면 산미도 강해져서 감귤 붙였나 봐요. 바밤바나 밤라떼 같이 기름지고 단 맛있는 밤맛은 아니에요ㅋㅋ맛과향은 너무 주관적 영역이라 대체로 좋다고들 하시는데 탄맛 싫다고 200그램 사서 한 번 먹고 버렸다는 분 보고 놀랐어요(나한테 버려....)

반유행열반인 2020-11-17 06:32   좋아요 1 | URL
아!!그리고 예전에 300원 주고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라는 책을 샀던 것 같아요 무려 알라딘에서!!! 중고 땡처리가 있었는데 굳이 1500원짜리 드립백 산 건 역시 새 커피가 먹고 싶었나 봅니다 ㅎㅎ

하나 2020-11-20 0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카하시 겐이치로 왜 그렇게까지 땡처리 되고 있어...ㅋㅋㅋ 아니 무슨 커피 후기 이렇게 재밌게 써여. 동숲 요즘은 구할 수 있나봐요. 여름에 되게 갖고 싶을 때 프리미엄 심하게 붙어서 참았는데, 지금 따라 사면 다시는 알라딘 마을에서 저를 보실 수 없겠죠? ㅋㅋㅋㅋㅋㅋㅋ 엄마한테 배신당하면 동숲켜서 도토리 줍는 어린이라니 열반인님 사랑받고 계시네요. *_*

반유행열반인 2020-11-20 06:59   좋아요 1 | URL
저도 게임 시작하면 식음전폐할까 싶어 다른 가족들에게 양보만 하고 있어요 ㅋㅋ게임기나 타이틀 여기저기 팔긴 팔더라구요. 땡처리라 사기만 하고 읽지는 않았습니다 ㅋㅋㅋ일본야구는 커녕 한국야구도 잘 몰라서...그러면서 머니볼이니 이런 거 잘도 주워 모아둠 ㅋㅋ

하나 2020-11-20 11:2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식음전폐 ㅋㅋㅋ 저는 전적이 있어요 예전에 동생 초딩 때 바람의 나라 중독 하도 심해서 그게 뭐길래 그러나 싶어서 접속해봤다가 (촙)지존찍고 끔... 난 초딩도 아니고 대딩이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박박 우겼지만 동숲 사면 뇌를 그 섬에 업로드 할 인간 ㅋㅋㅋ
 
[전자책] [고화질세트] 인간실격 (총3권/완결)
이토 준지 / 대원씨아이/DCW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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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3 이토준지. 다자이오사무 원작.

일본 작가 소설은 읽은 게 거의 없다. 제목과 작가 이름만 줄창 듣다 장강명 책에 이토준지가 만화로 그렸다고 하길래 꾀가 나서 소설보다 만화를 먼저 보기로 했다.
이십 대에 본 영화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에서 마츠코가 아버지의 관심과 애정을 갈구하며 온갖 광대짓을 하고, 사랑받으려고 엉터리 남자들에게 매달리고 하는 모습이 마음 아프면서도 거울 보는 것만 같았다. 거기서 마츠코가 ‘우마레테 스미마센’ 하는데 그게 인간실격에 나온 말이라 했다. 가끔 자조할 순간에 농담처럼 잘 써 먹은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만화는 참...익히 봐온 이토준지의 아지랑이 같은 곡선의 반복과 조각난 토미에처럼 복사본 마냥 그려지는 여체에다 원작의 땅파고 내핵까지 들어가는 우울과 나 왜 살지 하는 분위기까지 찰떡이었다. 그런 자괴감과 자기혐오와 자기파괴 본능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는 게 또 슬펐다. 요즘 왜 자꾸 슬퍼. 단풍이 너무 빨갛고 노랗게 예뻐서 슬프지.
사람의 끝은 결국 죽음인 건 다 똑같은데 굳이 죽으려고 애를 쓰는 게 더 힘든 일인 것도 같았다. 죽는 게 귀찮아서 사는 사람도 제법 되지 않을까 싶었다. 참 열심히 자기와 주변인을 망치고 부수고 부지런한 인생...보다 보니 나는 좀 게으르게 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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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1-13 23: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토준지 그림체가 섬세해서 인간실격이랑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는데, 스크롤 내려서 그림보고 깜놀랬어요 ㄷㄷ

반유행열반인 2020-11-13 23:45   좋아요 3 | URL
제일 약한 맛 위주로 퍼왔습니다ㄷㄷ 소설은 또 어떨까 궁금한데 너무 땅파고 들어가길래 천천히 읽으려고요. 기왕이면 더운 여름에ㅎㅎ가을 겨울에 읽기엔 너무 가혹해 보입니다...

Yeagene 2020-11-14 1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이토준지가 인간실격을 그렸군요..왠지 어울리네요 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0-11-14 12:45   좋아요 0 | URL
지나치게 어울려서 1권 본 날은 악몽 꿨어요..

하나 2020-11-14 15: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단풍이 너무 빨갛고 노랗게 예뻐서 슬프지.” 저도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에서 웃기고 싶은 마음 너무 공감해버려따... 그래도 가급적이면 게으릅시다! 남은주말도 잘 보내고 계시구요. 그래요 인간실격 같은 것은 여름에 읽읍시다! 에너지가 넘쳐날 때~ (촌음을 아껴 내 스타 관리하러 옴)

반유행열반인 2020-11-14 15:45   좋아요 1 | URL
아이참 촌각 하나 허투루 쓰지 마시고 불태우고 오세요 ㅋㅋㅋ 저 같은 비천한 거 자꾸 덕질하시면 남들이 하나님이 제 부캐인 줄 의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함 ㅋㅋㅋ(나 혼자 물고빨고 ㅋㅋㅋㅋ아 그것도 너무 웃겨요 실제로 그런 유저 봤다요...)

하나 2020-11-14 16:10   좋아요 2 | URL
아이유가 저 요즘 살 쪄가지고.. 이러니까 소리지르던 아이유 팬의 마음이 이해되네요(뭐가 살쪄!!!) (뭐가 비천해!!!) 헤헤 이만한 열정으로 부캐 굴리기 어려울텐데 이건 사랑인뎅 🧡 (그자 되게 외로웠나 보다...) 잘 다녀올게영 🔥
 
[전자책]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 - 소년부터 성년까지 남자가 꼭 알아야 할 성 A to Z
인티 차베즈 페레즈 지음, 이세진 옮김, 노하연 감수 / 문예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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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3 인티 차베즈 페레즈.

남자아이들을 위한 성교육책. 십대 후반부터 성인까지 아우를 수준이다. 그런데 왜 다 아는 내용이지…(하산해라 핫산! 이 책에 핫산 나온다….)
동성애에 관해 설명하는 비중이 높다. 퀴어 청소년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다. -하는 법 (예를 들면 키스하는 법) 같은 게 여럿 나와서 실용적이다. 이런 것까지 가르쳐줘야 하나 싶지만 모두가 처음이 있고 다 알 수는 없잖아….기본적인 예절과 안전과 동의와 자기긍정과 자기결정권에 관해 매우 자주 강조한다.
아들 둔 엄마라면 이 책을 권해 말아 하고 망설일 것도 같다. 굳이 몰랐을 걸 알려줘서 (어디까지 나오냐면 상세한 항문 자위, 항문 섹스 방법이랑 동성애 파트너 만날 수 있는 앱이랑 하여간에 무얼 상상하든 다 나온다...아 BDSM까지는 안 나옴…) 긁어 부스럼 아니냐 싶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어차피 애들은 알아서 다 알고 할 거면 알아서 다 한다...기왕 할 거면 자신과 타인을 최대한 안전한 상황에서, 존중하면서, 올바른 방식으로, 책임감 가지고 하도록 가르치는 게 맞지 않을까. 아니 애초에 엄마가 이 책 사주면 아들 새끼들은 절대 안 읽을 것 같기도… 자, 연애와 성생활을 시작한 청소년과 청년 남자들은 물론 여자들에게도 이 책을 권합니다. 정보의 불균형은 불평등을 낳으니까. 소녀들도 읽자. 으른들도 읽자. 젊은이들의 욕망을 이해하려고 애써 보자. 라떼는 어쨌는지 (입은 다물고) 뒤돌아 보자...
이제 성교육책은 그만 봐도 될 것 같아...성교육 강사로 나서도 될 것 같다…소설을 읽자. 왜 오늘은 다 권유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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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0-11-13 16: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인용하신 내용 보니까 저도 읽고 싶어지네요. 관계에 대한 조언도 되게 좋은 게 많은 거 같아요. 요즘 청소년들은 되게 좋겠다. 저도 소년소녀 시리즈는 구비하는 것으로!

반유행열반인 2020-11-13 16:35   좋아요 1 | URL
고전 같은 거 원전 읽기 힘들면 청소년용 다이제스트 먼저 읽고 입문하는 꼼수...애들 책이 더 좋아요 요즘에는...그래도 문학 만은 소화제 필요 없다는 자존심 ㅋㅋㅋ해설 붙은 거 안 읽을 거라고오! ㅋㅋㅋ 남자애들이 진짜 제대로 배워야 할 내용만 밑줄 그어왔습니다. 사실 논란 될 내용도 좀 있어요. 불법촬영물은 안 돼!!!하면서도 섹스팅 방법이랑 플러팅 방법이랑 여자 꼬시는 법 같은 거 막 가르침... 사회 생활 이성에 접근하는 법 하나도 모르고 사는 거 힘든 친구들한테는 도움 될 것도 같지만 잘못 읽으면 역효과일 것 같은 것도 많아서 ㅋㅋㅋ여자아이들은 이거 읽고 애들이 이런 수법 써도 넘어가지 마라 하는 용도로 ㅋㅋㅋ

하나 2020-11-13 16:40   좋아요 1 | URL
저는 푸코도 만화로 읽었던 거 좋아하고요 그리스로마신화도 만화부터 읽었어요 ㅋㅋㅋㅋㅋㅋ 꼼수 동감 😆 저는 자존심 같은 거 없고요 ㅋㅋㅋㅋㅋ 팟캐스트든 드라마든 제발 날 읽고 싶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뭐가 재밌을까 생각해보니 나의 열반인님 ㅋㅋㅋㅋㅋ이 그 역할 해주시고, 팟캐스트나 유튜브 해주시면 더 좋을 거 같고 그렇네염... 좋은 책이네요 ㅋㅋㅋ 왜 여자는 안 알려주냐...

반유행열반인 2020-11-13 16:42   좋아요 2 | URL
아이 이 기회에 확 그냥 직장 때려치고 유튜버거지 한 번 되어 봐? ㅋㅋㅋ지나고보니 저는 철저히 텍스트형 인간 같습니다. 제 목소리 듣는 사람들 왜 다 자죠...이상하게 남들이 푸코푸코 올리브올리브 하면 저는 딴청하다가 아주 나중에 보게 되어요. 푸코 하나도 안 봤다는 말씀입니다 ㅋㅋ 좋은 책으로 판단하셨군요!!!!! ㅋㅋㅋㅋㅋ

하나 2020-11-13 16:4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직장은 천천히 때려치시고 언젠가는 독서 유튜브하실 거고 하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ㅋ 편집자를 아예 따로 두고, 그대 마음 속에 억압을 풀어놓아요 ㅋㅋㅋㅋㅋ 저도 그 마음 이해해요 ㅋㅋㅋ 저는 푸코 겨수님이 너무 좋아해서 억지로 읽었어요 ㅋㅋㅋ 뭐라도 배우고 싶어서요 💚
 
소녀들을 위한 내 몸 안내서 - 가슴과 배꼽 아래의 변화에서부터, 요동치는 사춘기 내 마음과 친구 관계의 어려움까지 내 몸.마음 안내서
소냐 르네 테일러 지음, 김정은 옮김 / 휴머니스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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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2 소냐 르네 테일러.

읽다보면 내가 그 맘 때 읽었으면 참 좋았겠다, 싶은 책이 요즘엔 참 많다.
내가 열 살 때, 스무 살 때, 서른 살 때. 물론 지금이라도 읽어서 다행이야 싶기도 하다.
이 책은 여자 아이들을 독자로 삼아 몸이 자라고 변하는 과정과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그러는 내내 모든 몸은 특별하고 사랑할 만하다고 한다. 아름다운 몸에 관해 말하지 않는다. 그 점이 좋았다. 다이어트도, 술도, 담배도, 약물도, 돈 벌려는 놈들이 네 몸을 휘두르는 거야, 거기에 휘둘리지 마, 하고 대놓고 말해주니 좋았다.
성교육은 모든 연령대에 필요하고,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자기 몸에 대해 아직은 알 필요 없다고 미룰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연령대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이 더 잘 받아들여지고 도움이 된다는 점도 인정한다. 이 책은 이제 막 가슴이 자라고 일 이 년 안에 월경과 체모와 온갖 신체, 정신 변화를 겪게 될 열 살 무렵의 아이부터 읽을 만해 보였다. 설명이 친절하고 쉽게 되어 있었다. 생식계와 호르몬 변화에 국한하지 않고, 건강한 삶을 위한 음식, 운동, 관계에 이르기까지 일상과 인생에 영향을 줄 중요한 부분을 함께 다뤄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책을 읽은 목적은 옆의 열 살 짜리에게 주기 전에 수위 확인을 위한 거였는데 무난하고 좋은 책이었다. 나도 그 나이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그랬다면 아홉 살 때 소설 영심이(그래 그 만화의 소설 버전. 하나면 하나지 둘이 아니야)를 도서관에서 빌려보다 ‘엄마 멘스가 뭐야?’하고 물었을 때 우물쭈물 답하지 못하는 엄마 앞에서 호기심을 접어버리며 괜한 수치심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아주 최근에야 읽은 책들이지만 이후 연령대 여성들과 여성에 관해 알아야 할 남성들에게 권할 만한 목록을 꼽아 보자면.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반까지는 ‘질의응답’, 이십대 부터는 ‘마이 시크릿 닥터’도 괜찮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섹스라이프에 관해 고민하는 시기라면 ‘섹스하는 삶’도 읽을만 해 보인다. 거기에 더 나아가 며칠 전에 ‘윤리적 잡년’이라는 책을 사 버렸는데 이건 너무 나간 듯...서문 밖에 안 봤는데 다 봐야지 내가 잡년인지, 잡년이 나인지, 아니면 아직 택도 없는지, 잡년이 되고 싶은 건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두꺼워서 올해 안에 읽을지는 의문…

남자 청소년부터 이십대 초반까지도 커버할 만한 ‘일단, 성교육을 합니다’도 읽고 있다. 여자와 남자의 성교육이 다르다는 게 유감일수도 있지만 효과 측면에서는 맞춤형 책이 그닥 나쁘지 않은 것도 같다. 더 효과적이려면 여자, 남자용으로 나온 성교육 도서를 여자 남자 모두 두 종류 다 읽어 보는 것이다!!! 그래서 읽고 있다…
두 책 다 좋은 부분이 자기 긍정, 자기 결정권, 다양성과 차이의 인정, 동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맥심 안의 가슴 크고 허리 가는 여자들이 아름다움과 섹시함의 기준이 되어 버리고, 포르노 속 몽둥이 만한 성기를 오래 거칠게 휘두르는 남자들이 평균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세상은, 많은 사람이 비정상이고 부족하고 못나다고 자신을 미워하게 만든다. 그건 너무 슬프다. 슬프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 괜찮다고, 매끈한 모습은 극소수에다 보정 기술의 결정체일 뿐 허상이라고, 다양한 모습 만큼 다양한 취향과 삶의 방식이 있다고 말해주는 책을 많이많이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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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3 16: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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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3 16: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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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3 16: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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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3 16: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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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3 16: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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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3 16: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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