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원이 되고 싶어
박상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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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7 박상영.

어떤 사랑은 우연히 같은 책을 읽고 나서 시작되기도 한다. 또는 이미 생겨난 마음이 따라 읽으라고 한다. 그렇게라도 자취를 좇고 싶어서, 알 수 없는 상대의 속내를 하나라도 더 알고 싶어서, 같은 서사를 따라가면 잠시나마 같은 세상에 머무는 느낌이라서, 어쩌면 한 마디라도 더 나눌 구실이 되지 않을까 하며. 욕심이 자라나면 너도 이걸 읽으면 참 좋아할텐데, 네가 나와 같은 이야기를 읽는다면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가질까, 읽고 나면 나에 대해 조금은 더 잘 알게 되고 우리는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를 한다.
자라는 동안 그것은 소설책이기도 했고, 음악, 만화책, 영화, 게임이기도 했다. 당장의 나를, 내가 놓인 환경과 상황을 극적으로 바꿀 수 없을 만큼 어리고 약하던 나와 내 또래의 아이들은 다른 어딘가의, 누군가의 이야기를 글이나 그림이나 소리로나마 접하는 게 고통스러운 현실을 잠시 떠날 유일한 방법이자 위안이었다.

그리고 가족 바깥의 누군가를 찾아 헤맸다.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내 일상과 내면도 궁금해하며 들어주고, 그렇게 어찌할 수 없음을 보듬어주며 서로에게만은 어찌할 수 있는 사이로 연결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갈망한 관계가 사랑인지 우정인지 스스로도 알지 못했지만 무엇이든 상관 없었다. 그렇지만 어리고 제대로 이어져 본 적 없는 탓에 절실할수록 서투른 말과 행동이 되풀이되었다. 가까워지길 바라는 사람들을 오히려 밀어내고 끝내 홀로 숨죽여 우는 밤이 많았다. 그런 외로운 시간을 채우는 건 또다시 책, 음악, 만화, 영화, 게임. 그런 것들을 조금씩 파먹으며 자라다 이제는 자라는 일도 멈췄다.

내 삶을 내 뜻대로 굴려볼 처지가 되고, 정말 운이 좋게도 이런 나라도 그대로 좋아하며 곁에 머무를 사람들이 생겨나고, 그렇게 내가 나인 걸 조금 견딜만한 때를 만나는 일은 내가 가진 젊음과 시간을 다 태워야 가능하다는 것을, 그렇게 다 태워버리고 난 뒤에야 알았다. 너무도 또렷하고 생생해서 문득문득 이불을 팡팡차며 부끄럽게 만드는 기억이 이제 겨우 희미해지는 중인데 이 책이 나타나서 야, 맘대로 떠나보내는 건 안 되지, 너 캔모아 기억 나냐? 너 만날 동네가 떠나가게 노래 부르던 거 이웃들이 못 들었겠냐? 중고등학교 때 주고 받던 편지 20년 만에 다 버렸던데 일기장은 아직 있지? 하면서 부끄러움을 내 몫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했다. 그런데 이쯤 되고 나니 그렇게 부끄러울 일은 아니었잖아 싶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얘도 쟤도 다 그러면서 견디고 살아 남아서 여태 여기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그냥 그런 거였지, 너도 그랬다니 재미있네, 했다.

십대 중후반의 핸디캡을 주렁주렁 달고 하는 사랑의 보편성, 받아들여지지 않은 마음을 붙들고 어쩔 줄 모르는 모습, 엉망진창이 된 원가정을 벗어나고 싶지만 당장은 그럴 힘이 없는 안타까움, 내가 거쳐오고 지금 이런 가치관과 취향을 품도록 기여한 문화 컨텐츠 목록이 줄지어 나오는 이 소설을 나는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워낙 쌍끌이 저인망으로 잔뜩 던져놔서 여기 하나라도 걸리는 청소년 시절을 보낸 삼사십대가 제법 될 것 같고 그래서 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꽤 있을 것 같다. 반대로 세대나 영향력을 미친 하위문화의 범주가 조금이라도 어긋난다면 (여기에는 서태지도 에이치오티도 동방신기도 안 나오거든….), 혹은 혼자하는 사랑의 애틋함 같은 거 모르고 열심히 모범생으로 공부만 했거나 디아블로와 와우만 열심히 한 사람들이라면 결이 안 맞을 수도 있겠네, 싶었다.

점으로 존재하던 우리가 면은 못 되어도 선으로나마 이어지기 위해 서로를 향해 뻗어 나가던 그 시간들, 말들, 수많은 삽질들, 그런 걸 되돌아보면 지금의 중고등학생이 제일 불쌍해 보인다. 쟤들은 마음대로 누굴 만나지도, 사랑하지도 못해…학교에서 스킨쉽한다고 막 불러다가 혼내… 그러니까 머리에 후드를 푹 뒤집어쓰고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밤새도록 웹툰이나 게임에 빠져 있는 것도 매일매일이 아니라면 너무 뭐라 하지는 말아요… 어떻게 해야 나아질지 달라질지 몰라 지금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세상을, 자신을 견디고 있는 중입니다…

+밑줄 긋기
-당시 나에게 가족이라는 것은 나를 속박하는 굴레에 불과했으며, 내가 가진 모든 욕망은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했다.
지금의 이 삶을 벗어나고 싶다.
사람 한 명 없는 독서실의 고요함을 뚫고 사람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고 귀를 막았다. 세상과 나 사이에 유리막 하나가 놓인 기분. 바깥에서 축제가 벌어지는 동안 나는 더 철저히 혼자였다. 모두가 하나가 된 세상에 속하고 싶지 않다는 치기 어린 반항심이 들면서도 단 한 순간만이라도 어딘가에 속해보고 싶다는 과장된 고독감이 나를 휘감았다 .그러니까 제발 누군가 나를 이 지긋지긋한 삶으로부터 구원해줬으면. 단 한 번만이라도 내게 손을 내밀어줬으면.
그 순간, 거짓말처럼 누군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41)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가장 절박한 방식으로 서로를 끌어 안았다.
그 순간 세상이, 우리가 속한 차원의 세상이 멈춰버렸다.
그 순간 우리는 하나였고, 우리였으며, 우리인 채로 고유했다. 나에게 있어서 그 순간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심지어 나머지 인생 전부와도 바꿀 수 있는 어떤 것이 되어버렸다. (218)

-“쟤네 왜 저렇게 싸워대냐.”
“진짜 사랑하나보지 뭐.”
“진짜 사랑하면 싸우는 거야?”
“어. 그렇다던데.”
“그래서……우리도 매일 싸우나?”
“우리가……자주 싸웠나?”
“그러게.” (262)

-집으로 돌아와 나는 윤도가 준 반지를 책상 서랍 가장 깊숙한 곳에 넣어두었다.
아무도 발견할 수 없게.
그래서 오롯이 나의 것으로 남을 수 있게.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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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7 20: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책 찜! .🖐 ^^

반유행열반인 2021-10-17 20:20   좋아요 5 | URL
scott님 음악 좋아하시니까 툭툭 튀어나오는 인디 뮤지션이랑 브릿팝 뮤지션 이름만 봐도 흐뭇하실 거 같아요 ㅋㅋㅋ넬 푸른새벽 자우림 콜드플레이 뮤즈 막 던짐 ㅋㅋㅋ상영이 반칙ㅋㅋㅋㅋㅋ 만화책도 영화도 막 던져…나나 몬스터 파라다이스 키스 엑스 호텔 아프리카 해피투게더 중경삼림 끝도 없이 걸려들라고 던져요 ㅋㅋㅋ

새파랑 2021-10-17 20: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의 극찬을 받기 쉽지 않은데 책이 좋나 보군요 ^^ 엄청난 반칙이 들어있나봅니다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0-17 21:19   좋아요 4 | URL
모두에게 다 좋을 거 같진 않은데 좋아하는 사람도 많을 거 같아요 ㅋㅋㅋ

라로 2021-10-17 2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가장 절박한 방식으로 서로를 끌어 안았다.--상상이 안 갑니다,,ㅎㅎㅎㅎ
암튼, 저도 음악 좋아하니까 이책 읽으면 막 공감하고 그럴 것 같아죠(음,,,같다며 동의를 구하는 단어;;;ㅎ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0-17 22:33   좋아요 0 | URL
음…조금 많이 동생(?) 자녀(?)세대지만 라로님은 느낌 아는 분이니까 ㅋㅋ 사랑 아는 분이니까!!! 젊은 세대의 사랑도 흥미롭게 읽으실 것 같아요.

Yeagene 2021-10-18 1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꼭 읽을려고요 ㅎㅎ 근데 이 책말고 시킬 책이 없어서 고민중이에요...한권만 시키면 안되고 뭘 같이 시킬지;;;;

반유행열반인 2021-10-18 12:51   좋아요 1 | URL
신간 한 권도 무료래요!! ㅎㅎ아니면 커피 같이 시키셔도?!?!

봄밤 2021-10-18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좋아요. 요즘 읽고 싶은 소설이 없어서 고민이었는데 얘로 정했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10-18 18:23   좋아요 0 | URL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봄밤님께도 즐거운 독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간 읽던 박상영 작가 소설집들 비하면 첫 장편은 타겟을 좀 낮춘 건지(역시나 욕심이 과해서 삼십대 성인 뿐 아니라 중딩부터 고딩까지도ㅋㅋ) 읽기에 부담이 덜했네요 ㅎㅎ

- 2021-10-25 1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파나소닉 시디피랑ㅋㅋ 호텔아프리카에ㅋㅋㅋ 캔모아 때문에.... 박상영... 진짜.... ㅜ_ㅜ... 저 읽고 있어요... ㅜ_ㅜ 역시 상영이가 짱이야...

반유행열반인 2021-10-25 11:55   좋아요 0 | URL
쨩쨩임 ㅋㅋㅋㅋ우리 같은 세대로구나….
 

http://bookple.aladin.co.kr/~r/feed/36639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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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10-17 14: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려고 맘먹고 있던 때가 있었는데 현재 품절이네요. 그러니까 사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빨리 사 두어야 해요.ㅋ

반유행열반인 2021-10-17 20:03   좋아요 1 | URL
중고서점에 가면 생각보다 쉽게 구하실 수 있어요 ㅋㅋ아마도 개정판 내려고 잠시 절판한 게 아닐런지요!!

라로 2021-10-17 15: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윽, 제게 요즘 꼭 필요한 책이네요!!

반유행열반인 2021-10-17 20:04   좋아요 1 | URL
이거랑 화내지 않는 연습 나름 세트에요 ㅎㅎㅎ 책의 효과인지는 모르겠고 2년 사이 생각이 많이 줄어든 거 같긴 하네요…우와…용한 책이었네…
 
엘살바도르 아파네카 이사벨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7월
평점 :
절판


점심 식사 시간에 내 식판을 건네다 보며 중년 여성 직장 동료(같은 부서는 아님)들이 한 마디씩 한다. 적게 드시네요. 그러면 나는 대꾸할 말을 못 찾고 그냥 웃어 보인다. 진짜 적게 드신다. 속이 안 좋으신가. 재차 던지는 인사 치레의 말이지만, 뭔가 리액션을 바라듯 같은 말이 반복되지만, 먹는 양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하면 진짜 할 말이 없다. 칸막이가 있어도 마스크 벗은 자리에서는 말을 아끼려한다. 그런데도 친화력 좋고 수더분한 어른들은 구성원 중 최고의 아웃사이더, 내내내향성 젊은이와 중년 사이에 낀 이 늙은 밀레니얼(?)에게 말을 건네며 사회성을 단련시켜 주려고 애를 쓰신다. 그러다보면 가장 작은 아이의 나이, 큰 아이의 나이, 두 아이의 나이 차를 물으며 호구조사를 하다가 드디어 공통점을 찾았다!하듯 우리 아이들도, 우리 아이들도 차이가 많이 나지, 하면서 말문을 이어간다. 한창 신나게 자녀들 이야기를 풀어가는 어른들을 앞에 두고 금세 식판을 비운 내가 맛있게 드세요, 하고 먼저 일어나 식당을 벗어나 일하는 자리로 돌아간다.

지금의 이 삶을 벗어나고 싶다.

오늘 박상영 신작 소설 읽는데, 이 문장에 팍 꽂혀 가지고. 저런 기분을 어려서는 너무나 자주 느꼈다. 지금은 삶까지는 아니고, 삶은 그래도 그럭저럭 견딜만한 형태를 갖추어 가는 중인데 밥벌이 공간만은 여기를 벗어나고 싶다, 하며 번민하는 시간이 길다. 아 그런데 박상영 진짜 좀 짱이다. ㅋㅋㅋ 방구석에서 찔찔 짜며 듣던 넬의 어차피 그런 거가 나오고, 중경삼림이 나오고, 콜드플레이도 잠깐 나오고, 캔모아와 월드컵과 비기알! 피엠피!가 나온다!! 박상영이 나보다 쬐에에에끔 어린데 나는 그때 고등학생이었는데 문화 코드가 맞는 거 보니 작가님 중학생 때 성숙했구나… 주마등을 마구 돌려주는 우리 상영이…

오바마의 회고록도 읽고 있는데, 야심차게 세상을 바꾸겠다며 열심히 달리고 있는 사람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잠깐씩 든다. 저런 어마어마한 낙관주의라니. 세상에 관한, 타인에 관한, 자신에 관한 저만한 믿음이라니. 나 하나도 어떻게 못하겠는데 거대한 수억 인구, 더 나아가 나라 밖 전 세계 사람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칠 큰 나라를 이끌어 보겠다는 꿈을 꾸다니. 수많은 사람 앞에 비전과 약속을 설파하는 상상만으로도 숨이 막힌다. 확신 혹은 완벽한 자기기만. 자기최면과 집단최면. 다시 삐딱해짐ㅋㅋㅋㅋ

대충 이런 안타까운 성향으로 굳어진 인간이라 퇴근해서 안전한 공간으로 기어 들어와 새로 온 커피 봉지를 까서 드립하고, 아이참 냄새도 꼬소하고 진한게 이번 커피 내 취향, 중남미 원두 좋다…하면서 적게 먹고 금세 꺼진 뱃속으로 냉동 부리또랑 펑리수랑 아몬드 쿠키 같은 걸 커피와 함께 넘겼다. 잔뜩 먹고 보니 나 적게 먹는 사람 아닌 거 같은데…그저 한 번에 많이 못 먹고 조금씩 자주 먹어야 할 사람일 뿐…일 할 때는 바빠서 그게 안 될 뿐… 나는 안 되는 게 참 많다.

그런데도 욕심은 많아서 이 책도 보고 싶고, 저 책도, 참 주식도 사야 하고, 주식 공부도 더 해야 하고, 수학 문제는 이제 도함수를 마치고 접선의 방정식도 풀어야 하고, 화학 공부는 하다 마네 언제 하지 시무룩, 듀오링고에서 영어랑 아랍어 공부도 시작해버렸어, 이 사람도 저 사람도 챙겨야 하고, 북플에서 걸음 수를 눌러야 매일 50원이라도 벌지, 농협 앱에서 입금도 하고 또 걸음 수 업데이트해야 우대 금리를 준대, 빙글빙글빙글 챙길 게 참 많다. (꼬맹이 둘을 제일 안 챙기는 듯…방치형 육아)

주중에는 캡슐커피만 겨우 마시니까, 토요일이랑 일요일은 새로 산 원두 열심히 드립드립 해서 마셔야겠다. 새 커피 이름도 예쁜데 맛있어서 신난다. 아이참 이쯤 되면 진짜 성인 ADHD아닐까 싶게 생활도 글도 산만하다…오랜만에 일기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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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10-15 21: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이 일기 너무 좋네요!ㅎㅎ내 일기를 부르는 이 일기~♡ 저는 식당에서 들으신 그런 질문에 응대법이 따로 있습니다. 초반차단ㅋㅋㅋㅋㅋ박상영을 아무래도 읽어야겠네요.

반유행열반인 2021-10-16 07:01   좋아요 5 | URL
앗 그래서 미미님 일기 어딨나 찾았는데 역시 일기는 일기장에 였나요! ㅋㅋ 원래는 차단 스킬 잘 쓰는데 오랜만에 혼자 앉을 자리 대신 다른 분들 앉은 자리 가서 먹었더니 동료분들도 애써 신경 써(?)주시는 거 같아서ㅋㅋㅋㅋ박상영 십대 시절의 이불킥 흑역사 지금 나의 시원 뭐 이런 걸 잘 풀어나갈 분위기입니다. 아직 초반 읽는 중 ㅋㅋ

scott 2021-10-16 00: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커피에
이런 리뷰 ,상념들 빙의되어 읽었습니다.!(아랍어! ㅎㅎㅎ)


알라딘은 열반인님의 이 리뷰 담달 당선작으로 뽑아 달롸!
박상영 신작이 좋군요 ㅎㅎㅎ열반이님 주말 주식 공부에 열독 하실 것 같습니다 ^ㅅ^

반유행열반인 2021-10-16 07:05   좋아요 5 | URL
저 대학 때 중국어 수강은 실패하고 (안 맞는 언어...) 아랍어 배워서 두바이 가고 싶다 하고 아랍어 수강했는데 재미는 있었는데 이거도 교수님한테 공부 안 한다고 구박만 듣고 ㅋㅋㅋ
알라딘이 저 안 예뻐해서 지난 석달이나 당선작 준 거도 기적이에요 ㅋㅋ 주식 공부는 이제 좀 쉬고 수학문제이랑 책 볼래요 ㅎㅎㅎㅎ다정 박식 scott님도 열독하는 주말 보내셔요!!

Yeagene 2021-10-16 11: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글잖아도 박상영 작가 신작나왔다길래 읽어볼까 하던 중이었는데...열반인님 칭찬하시니 읽어야겠네요ㅎㅎ
아랍어라니...그거 디게 배우기 어렵다고 소문났잖아요..열반인님 대단하세요...;;;;;

반유행열반인 2021-10-16 10:08   좋아요 4 | URL
그래서 어려워 하고 있어요 ㅋㅋㅋ박상영 신작 순한 맛이라 잘 읽혀요

붕붕툐툐 2021-10-16 11: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리 상영이...ㅎㅎㅎㅎ
반열님을 북플에서 만나서 다행이에요~ㅎㅎㅎㅎㅎ
저도 엄청 내향적인데 또 쓸데없는 친화력도 있어가지고 삶이 좀 괴롭습니다~ 그래도 막 밥 양이 적네 이런 류의 이야기는 진짜 안하려고 하는데, 언젠가 했을 수도 있는 거 같아요..ㅠㅠ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10-16 12:28   좋아요 2 | URL
붕툐님 정도면 핵인싸급 사회성 아닐까요 ㅋㅋㅋㅋ심지어 산행으로 전국구급ㅋㅋㅋㅋ 저도 여기서 붕툐님을 만나서 매일매일 너무나 반갑습니다!!! (현실에서 봤으면 반열님 왜 밥 쬬끔 드세요? 묵묵 묵묵 ㅋㅋㅋㅋ)
 
시끌벅적 화학원소 아파트 - 쉽게, 재밌게 익히는 원소 이야기 118 10대를 위한 지식만화 2
원소주기연구회 글, 스즈키 사치코 그림, 박재현 옮김 / 반니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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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1 원소주기연구회.

토요일 밤, 그대로 멈춰라, 노래를 부르고 춤추며 신나게 놀던 아이들, 큰 아이와 작은 아이가 손을 잡고 서로 잡아당기다 일이 났다. 네살 꼬마는 팔꿈치를 잡고 내내 엉엉 울었다. 팔이 빠진 것 같았다. 검색해보니 응급실에 가도 정형외과 전문의 만나기 어렵대고 다음 날은 대부분 휴진인 일요일… 밤늦게 응급실 가도 뾰족한 수가 없어 보여 급한대로 단소와 케이블 타이, 스카프 같은 것으로 팔을 고정시키고 울던 아이는 곧 잠들었다. 밤새 자다 깨면 통증에 울다 다시 잠들길 반복…
일요일 아침, 같은 구에는 여는 정형외과가 없었는데 곁의 사람이 인근 구의 병원을 검색으로 알아내서 전화해 보았다. 12시 이전에 오면 진료 가능하다 해서 전날 저녁밥도 굶고 잔 꼬마만 밥을 먹이고 부랴부랴 준비해서 엄마 차를 타고 이동. 아이가 움직이기만 해도 너무 아파해서 틸팅의자 펴서 들것처럼 들고 나르고 구급대원 체험…
휴일 아침인데도 병원에는 진료보러 온 어르신들로 꽉 차 있었다. 처음에 연세 지긋하신 간호사가 아이가 우니까 골절 같다고 큰 병원 가라고 해서 걱정 했는데 고맙게도 순서 당겨서 곧바로 진료보게 해 주었다.
의사 선생님은 팔이 빠진 것 같다는 소리에 팔과 팔꿈치를 잡고 살짝 돌리더니 순식간에 맞춰 버렸다. 아이도 울음을 금세 멈추고 진료실 안의 장비들을 가리키며 딴청을 했다. 엑스레이 찍고 다시 확인한 후 아이들은 인대가 약해 뼈가 곧잘 빠지니 그저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고… 순식간에 귀가.

울면서 아이고아이고 하고 누워서 차 타고 가던 때와 달리 돌아오는 길에는 카시트에 앉아 창밖을 가리키며 태극기! 신호등! 외치는 꼬마를 보니 아프지 않고 평온한 나날을 보내는 일이 얼마나 감사한 건지 새삼 깨달았다. 하루 종일 다시 신나게 노는 아이를 보며 아파하지 않는게 그저 좋고… 밤에 누운 자리에서 갑자기 “안 아픈 게 좋아.”하는 아이 보니 귀엽기도 하고 얼마나 아팠을까 찡하기도 했다.

역시 의느님…해부학 공부도 하고 수천수만명 팔과 다리 맞추면서 숙련된 의느님…저는 이번 생에는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하겠지만 마침 읽던 만화 시리즈에 해부학 만화‘인체 극장’도 있어서 주문해 놓은 참이었습니다…만화라도 봐야지.

‘원소의 이름’을 갖춰놓고도 못 읽고 있는데 중고서점에서 구한 ‘시끌벅쩍 화학원소 아파트’를 연휴 중에 다 보기로 했다. 만화라도 봐야지. 이전에도 원소와 주기율표에 대한 만화를 봤었는데 이런 건 일본이 잘한다. 도감 식의 나열은 조금 지루한 구성 같지만, 이번 만화는 주기율표를 아파트에 비유하고, 각 원소번호를 호수 삼아 그곳 주민들을 원소 특성에 맞추어 캐릭터로 만들어 놓았다. 맨 아래 조그맣게 원소 이름의 어원을 적어 놓은 것도 좋았다. 다만 화학자 감수라도 간단히 했으면 좋았겠다 싶은 번역의 사소한 껄끄러움은 아쉬웠다.

수1교과서는 일주일 만에 끝냈는데 수2부터는 어려워서 첫 단원인 함수의 극한과 연속 부분을 6일 걸려 마무리했다. 교과서는 쉬운데 ebs교재는 어려워서 조금 풀다가 좌절…수학 조금 더 진행하고나면 화학1을 공부해 봐야지. 고3 때 학교에서 화학1이랑 생물1 배웠긴 한데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그래도 나는 주기율표를 좋아하니까, 분자식 이런 거 겁나긴 하지만 궁금하니까, 천천히 조금씩 만화책이랑 관련된 책도 읽으면서 해야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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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1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11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10-11 15: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휴~ 병원 못가는 동안 많이 아프고 걱정되었을 거 같아요~ 어렸을 때 뭐하면 어른들이 팔빠진다 조심해라 하셨는데 그렇게 진짜 팔이 빠지는군요~ 약하다니 조심해야겠어요~ 그래도 안 아프게 되어 다행이네요~ 평범한 일상이 가장 감사한 거 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1-10-11 17: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감사한 휴일 마지막 날 보내고 있어요 ㅎㅎ 안 빠져봐서 모르겠지만 겁나 아픈 것 같아 보였어요 ㅠㅠ

라로 2021-10-11 18: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응급실에서 요가 하다가 어깨 뼈가 빠져서 오신 분을 의사샘이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맞추셔서 거기에서 구경(?ㅎㅎㅎ)하던 사람들 다 마술 같다며 박수 쳤던 일이 기억;;;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분도 열반샘 아이처럼 막 아파서 정말 다 죽어가시더니 맞추자마자 싱글벙글 바로 퇴원.ㅎㅎㅎ 그래도 고정물 하고서 얼마동안은 고정해 줘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도 그런 거 해주셨어요??

반유행열반인 2021-10-12 18:15   좋아요 1 | URL
맞추고 나서 엑스레이 찍고 이상이 없는지 고정 없이 보내주셨어요 ㅎㅎㅎ어디서나 의사느님들 열심히 맞춰주고 계시군요 ㅎㅎ라로님도 고생 많으십니다!!!!

새파랑 2021-10-11 19: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수학에 이어 과학까지 ㅋ 예전에 주기율표 외우던 기억이 나네요. 이젠 하나도 기억이 안남 ㅜㅜ 깨알 같은 필기가 눈에 들어오네요. 소듐같은 열반인님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0-12 18:17   좋아요 2 | URL
염화나트륨처럼 유용하고 덜 위험해야 하는데 단독으로는 펑펑 폭발하는 소듐이네요 ㅎㅎㅎ주기율표를 외운 적도 있었나요?!? 저는 학교 다닐 때 열심히 안 했는지 삼십중반 넘어서야 주기율표 처음 보는 기분으로 사랑에 빠졌네요. ㅋㅋㅋ내 사랑 주기율표

Yeagene 2021-10-12 1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고...뭔가 시끌벅적한 연휴 보내신 듯합니다 ㅎㅎ 열심히 공부하시는 열반인님...저도 뭔가 공부하고 싶어지는데 현실은 뒹굴뒹굴이에요 ㅎㅎ 연휴 끝난 첫 출근일이네요!열반인님 화이팅!♡

반유행열반인 2021-10-12 18:18   좋아요 2 | URL
나이 들어 하는 공부도 뭔가 재미있는 거 같아요. 누가 시키지 않는 거라 더 ㅋㅋ 그런데 오래 가지 못하는 게 문제…이거 하다 금방 치우고 다른 거 하고ㅋㅋㅋ
 
[eBook] 현명한 투자자 1 - 벤저민 그레이엄 직접 쓴 마지막 개정판, 개정4판
벤저민 그레이엄 지음, 이건 옮김, 신진오 감수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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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8 벤저민 그레이엄.

다른 책에서 추천해주는 제목을 보고 아이참 저런 사람 되고 싶다, 하고 빌렸다. 나는 주식 매수를 시작할 때만 해도 방어적 투자자 포지션으로 출발한 것 같은데, 아는 것도 경험도 부족해서 나도 모르게 공격적 투자자 내지 투기꾼이 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주식 매수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 코스피가 3300을 찍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시장 지수가 내리고 또 내리고 그러더니 연초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공부가 되어 있었더라면 그런 시장 과열 상황에서 진입하지는 않았을텐데. 후회해도 늦었어! 이제 강제로 장기투자 하며 한참 기다려야 한다 ㅋㅋㅋ

초반에 원유 선물 펀드를 샀는데 오래 떨어지는 걸 보고 답답해 하다 4분의 1정도를 원금 회복할락말락 할 무렵 털어버렸다. 비중 너무 높아…석유 너무 비쌀 때 샀어…하면서…그런데 보란듯이 허리케인이 중부 어메리카를 때려서 원유 가격이 마구 오르기 시작했다. 시장, 원자재, 경제 상황이란 도무지 모를 것,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하려 들지 말 것, 그저 어떤 상황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덜 망할지 꾸준히 고민할 것. 꼴랑 석달 반 못 되는 시간 동안 마이너스 수익률을 통해 참교육 당하고 있다. 허허허.

주식 고전이라는 월가의 영웅은 아주 어렵지는 않고 그래서 읽기 재미가 있었는데 이 책 현명한 투자자는 조금 어려웠다. 특히 채권 수익률 같은 거 나오면 도무지 모르겠어…읽다 말고 이 책 시리즈라 하는 재무제표 분석 책도 샀는데 과연 언제 읽을지… 사례도 시점도 1970년도 개정판 기준이라 대부분 모르는 회사…지금 미국 주식의 상위 종목은 그땐 흔적도 없던 완전 신생 산업…세상은 참 잘도 변하는구나 싶다. 하긴, 몇 년 전에 카카오가 이렇게 무럭무럭 자랄 줄 누가 알았겠는가…그렇지만 나는 카카오톡을 쓰지 않아서 그쪽 투자는 모르니 안 할 것 같다. 네이버는 나도 모르게 주워담고 폭락을 경험 중입니다 ㅋㅋㅋㅋ
사례는 오래되었지만 투자자의 태도라든가, 어떤 식으로 구체적으로 투자 전략을 세울 것인지 방향성은 잡아주는 책으로 읽혔다. 기본은 변하지 않겠지. 주식책 지겹다 싶은데도 아직도 너무 모르는 게 많고 투자를 하지 않고는 물가에 가치가 떨어지는 내 소득을 지킬 수 없고…그러니 계속 공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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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08 16: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펀드 투자 이번에 대박 쳐야하는뎅 ^^

반유행열반인 2021-10-08 17:00   좋아요 4 | URL
대박은 바라지도 않고 날려먹지만 않았으면 싶네요 ㅋㅋㅋㅋ

새파랑 2021-10-08 19: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픔속에 배우는 투자겠죠? 열반인님의 성공 투자 스토리를 곧 듣기를 기대합니다~!!
전 투자를 못하지만 그냥 묵혀두는게 좋은거 같아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0-08 19:18   좋아요 3 | URL
넵 한 번 사면 몇 년 두고 봐야 할 것…같지만 제가 산 포스코 종목이 십퍼센트 오르는 걸 지켜만 보다 다시 마이너스 되는 걸 보니…아 팔 땐 팔아야 했는가…싶기도 했어요 ㅋㅋㅋ어렵네요…

Yeagene 2021-10-09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씀만 들어도 어렵네요..;;;열반인님 꾸준히 공부하시니까 나중엔 대박나실거에요♡

반유행열반인 2021-10-09 18:31   좋아요 1 | URL
언제나 응원 감사합니다 예진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