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오, 사랑 - 제1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126
조우리 지음 / 사계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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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20211119 조우리.

루시드 폴-오, 사랑
https://youtu.be/DKDVhCWsgP4

사랑이 아니라 한다. 또는 나쁜 사랑이라고, 빨리 헤어지라 한다. 사랑은 보편의 일인데 그 사랑의 틀마저 정해진 것처럼 말하고, 독점적 이성애자라는 꼬리표는 붙일 필요를 못 느끼지만 그 밖의 모양에는 온갖 멸칭을 긁거나 지져서 새기고 그런 인간들, 로 몰아세운다. 뭉뚱그려 부르자면 간단한 한 글자, 죄, 두 글자 죄악,을 붙이면 쉽다.
이렇게 맨날 안고 있으면 미친 듯이 좋은데. 맨날 왜 그래.

십대의 힘든 사랑을 다룬 점에서 이전에 읽은 1차원이 되고 싶어, 와 결이 비슷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순간, 과정, 그런데 마냥 힘든 마음 같은 걸 잘 그려내는 게 신기하다. 그렇지만 이 책이 조금 먼저 나왔고, 청소년 소설로 나와 그런지 성애 장면도 없어서 허들이 더 낮을 것 같다.
열여덟 사랑이와 열아홉 솔이는 오픈채팅방 오프모임에서 우연히 만나고, 사랑하게 된다. 같은 학교 다니며 사귀는 여자 아이 남자 아이는 아이들 앞에서 애정을 과시하며 온갖 부러움과 질투를 사곤 하는데, 이 아이들은 같이 있는 모습 만으로도 SNS에 신기한 것마냥 공유되고, 모르는 사람들조차 온갖 악플을 달고, 주변 친구들마저 더럽고 병적인 것 취급을 하여 고립된다.
그와중에 사랑이는 엄마의 숨겨진 과거, 자신의 출생의 비밀 같은 걸 알고 고민하다 아이들의 학교 폭력을 피해 솔이와 멀리 도망친다. 소설은 좋다. 학교도 가족도 출입국 제약도 전염병도 일단은 없는 그 세상 속에서 아이들은 잠시나마 달아날 수 있다. 단둘이.

소설 속 인물들은 주인공들과 사랑이 엄마 아빠 말고는 대개 납작한 느낌이라 아쉬웠다. 나쁜 사람은 많이 나오지 않는데, 사랑이를 괴롭히고 소문을 퍼뜨리는 암흑의 핵심 같은 세영이, 익명의 인터넷 유저들, 사기치고 얼굴조차 안 나오는 민박집 주인 정도이다. 나머지 두 아이가 만나는 어른들은 대개 친절하고 아이들에게 호의적이었다. 그게 아이들에게 세상이 그리 어두운 것만은 아니라고 말해줄 수 있어 좋을 수도 있지만 잘 모르겠다. 나는 아이들이 타투샵 라방에 참여할 무렵에도 걱정했고, 외따로 이국 땅에 떨어졌을 때, 무작정 찾아간 주소지와 펍, 역무실, 부동산, 전부 걱정 투성이였다. 부모 몰래 처음 집을 나온 어린 여자 아이 둘은 눈에 띄고 귀신 같이 그들을 악용하려 꼬이는 인간들이 있잖아. 내가 오히려 클리셰에 빠져 있는 걸까.
사랑이가 만난 할머니의 가족들도 굉장히 작위적인 느낌이었다. 그저 핏줄 또는 연인과 얽혀 있다는 이유 만으로 그렇게나 끈끈한 애정을 과시하다니. 원래부터 엄청 친한 대가족 마냥 다양성 백과사전, 도감처럼 그려놓은 가족의 모습이 작가가 뭘 의도한지는 알겠지만 너무 올바름을 말하기 위한 도구처럼 그려진 것 같았다. 이건 다정한 원가족을 체험하지 못한 나의 좁은 시야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사랑이와 솔이를 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 건 이야기니까, 동화 같대도 그런 이야기가 필요한 것도 같다.
사랑이가 온갖 막장 드라마 소재가 자신에게 밀려오는 걸 너무 쉽게 모든 걸 긍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갸웃했다. 그 아이가 오래도록 사랑 받고 커왔고, 지금도 사랑해주는 가족들이 참 많다, 그러면 가능한 이야기일까. 트집을 잡는 건 허구 속 주인공조차 부럽기 때문입니다. ㅋㅋㅋㅋㅋ
솔이의 엄마 이야기는 에이드리언 리치를 떠올리게도 했다. 영국 어느 미술관의 붉고 검은 그림들을 바라보다 가족을 떠날 결심을 하고 다른 사랑에게로 간 마음은 어떤 걸지 나는 짐작을 할 수가 없었다.

사랑이 누군가를 머물게 하거나 멀리 떠나게 하는 이야기가 가득해서 금세 읽었다. 어른이 십대 흉내내는 것 같은 주인공 묘사에 처음에는 약간 오그라드는 느낌도 들었는데, 뒤로 갈수록 밑줄 치고 싶은 문장과 표현이 많았다. 오픈채팅, 페이스북, 유튜버, 인스타그램, 그런 눈에 보이지 않는 끈들이 이어준 사랑 이야기도 언젠가는 내가 어릴 때 놀던 피씨통신 동호회, 엠에센, 네이트온, 싸이월드에 얽힌 흑역사처럼 구시대 유물 같은 게 될까 궁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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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11-20 09: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전막을 치면서 헤쳐가기엔 소재들이 너무 위험해 보이는데요? .. 사실 전 표지에서 탁, 멈춰있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11-20 09:30   좋아요 1 | URL
저는 위험한 소재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새파랑 2021-11-20 09: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루시드폴 너무 좋네요~!
제목하고 표지를 보면 열반인님 취향(?)이 아닐거 같은데 내용은 좋은거 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1-11-20 09:30   좋아요 2 | URL
제 취향이란 뭘까요 ㅎㅎㅎㅎ별 기대 없이 정보 없이 어쩌다보니 읽었는데 나쁘지 않았어요.

Yeagene 2021-11-20 10: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뭔가 요즘 시대의 사랑이야기같은 느낌이에요 ㅎㅎ 열반인님 맘에 안드시는 구석도 있는데 그래도 전체적으론 맘에 드시나 봐요ㅎㅎ(뭔 소리?;;;;)

반유행열반인 2021-11-20 11:08   좋아요 2 | URL
기대 안 하고 보니 금방 읽어지는 책이라 소소하게 재미있었어요. 제가 생각보다 누구 죽고 망하고 파국인 이야기 좋아하는데 이제 달달한 거도 가끔 읽으면 정화되는 기분이구나 싶어요 ㅋㅋ SNS는 요즘 사랑의 수단이지만 에이드리언 리치는 29년생 우리 할머니 또래인 거 보면 오오오오오오래 전부터 사랑이야기는 우리가 아는 거보다 훨씬 무궁무진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이상한 유전자 여행 - 생명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쌍둥이 자매의 짜릿한 몸속 탐험 10대를 위한 지식만화 5
클라우디아 프란돌리 지음, 주효숙 옮김, 김혜원 감수 / 반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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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8 클라우디아 프란돌리.

작년에는 과탐 선택한 남학생들 학교로 감독을 나가서 5교시도 없고, 오래 전 제자도 만났다. 올해는 사탐 선택한 남학생들 학교인데, 제2외국어가 있었지만, 옆의 선생님 말로는 일부러 분위기 좋고 열심히 하는 애들 틈에서 시험 보려고 응시생이 제2외국어까지 신청해 놓고 실제 시험은 포기하고 일찍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읭.
어쨌거나 내 나이는 벌써 5교시 감독도 빠지고, 심지어 1교시도 안 들어가는 그런 중년배가 되고 말았다!!! !!!!!! 처음 감독 나간 2009년 이후 이제 십 년도 훨씬 넘었는데 올해에야 감독관은 의자에 앉을 수 있고, 대신 다 앉진 말고 한 명은 서 있어…하는 식으로 민원을 피해갈 만한 문구가 감독관 요령에 겨우 실렸다. 왠지 마트 계산원들이 의자 얻기 까지 투쟁하던 것도 생각나고… 수업도 높은 바 의자나 키다리 전동 바퀴 의자에 앉아 굴러다니면서 하면 좋겠다, 하지 정맥류 같은 고질병 안 생길 거 아냐…무리한 욕심을 가져 보았다…
작년에는 죽어가는 짐승을 들고 갔다가 몇 쪽 읽지도 못하고 결국 해를 넘겨서 읽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만화책! 만화책을 가져가자!!! 문과생 감독하는 문과 출신이지만 다음생은 이과다! 하고 십대용 과학 만화 사 뒀던 걸 들고 갔다. 탁월한 선택이었어. 1교시 비는 동안 대부분 읽고, 5킬로미터 남짓을 걸어 돌아와서 집에 와서 나머지도 읽었다. 어제도 예비 소집 갔다가 걸어 돌아오다 길 잃어버려서 ㅋㅋ어제는 6킬로 걸었는데 오늘은 어제처럼 산 넘어 오긴 했지만 어제보다는 덜 험한 길을 골라서 헤매지 않고 와서 다섯 시 쯤 출발했는데 집에 오니 여섯 시 반이 조금 못 되었다. 도착하자마자 감독 수당 봉투를 열고 자, 어머니 오만원, 곁의 사람 오만원, 큰 아이 만원, 작은 아이에게는 자 오만원, 그런데 내가 맡아 줄게, 하고 다시 빼앗아 이제 내 돈, 하고 챙겼다. 너희가 수능 보려면 아직도 8년, 15년이 남았구나. 언제 다 키우나. 너네는 시험장 가서 담배 피우지 마라… 내 유전자를 반씩 물려 받은 이 어린이들이 어떻게 자랄지 무척 궁금하다. 일단은 내가 자라면 또 뭐가 될지 또 궁금하다. 별로 안 궁금했었는데 궁금해진지 얼마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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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8 2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감독관 하셨군요 ㅋ 힘드셨을거 같아요~ 수능 치는 학교에 재떨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거 같은데 진짜였군요 ㅋ
신성한 학교에서 <죽어가는 짐승>은 좀 쌘거 아닌가요? 😅

반유행열반인 2021-11-18 21:09   좋아요 2 | URL
감독 비는 시간에 읽음 좋은 두께겠다…하고 작년 11월에 들고가서는 졸기만 하다 올 9월에 읽었네요 ㅋㅋㅋㅋ1교시에는 전자담배 걷어요 전자기기로 분류… ㅋㅋㅋㅋㅋㅋㅋㅋ

Yeagene 2021-11-18 2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감독관 하셨군요!고생하셨습니다.전 예전에 감독관은 선생님들만 하는 건줄 알았어요..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1-19 06:46   좋아요 1 | URL
감독관은 아마도 중고등학교 선생님들만 합니다ㅋㅋㅋ

라로 2021-11-19 0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지정맥류 유전 요소가 더 강하다고 하니 부모님 없으시면 넘 걱정 안 하셔도 되지 않을지?? 저도 잘 모르지만;;; ㅎㅎㅎ 근데 요즘은 전자담배…격세지감이 이런 것일까요?? ㅎㅎㅎ 8년 금방인데 15년은 쫌 길긴 길더라는…

반유행열반인 2021-11-19 06:47   좋아요 0 | URL
부모님은 주로 앉아 하는 일 하셔서 ㅊㅈ...이거도 유전되나요? 그럼 흠좀무... 라로님도 어린이들 터울 커서 육아가 기셨죠! (아니다 진행형이다 ㅠㅠ) 저보다 많은 아이 오랫동안 키우시고도 읽고 일하고 하여간에 롤모델 리스펙트 !!! ㅋㅋㅋ
 
[eBook] 아주 오래된 유죄 - 그러나 포기하지 않은 여성을 위한 변론
김수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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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7 김수정.

법조인 김수정이 변론을 맡았거나 널리 알려졌던, 혹은 아직도 진행 중인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법 앞의 평등, 공정, 정의를 이야기 하지만 수사와 판결은 사람의 일이라 성에 대한 고정관념, 차별하는 태도가 여전히 억울하고 힘든 사람들을 제대로 대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확인했다. 그럼에도 끝까지 잘못된 제도와 처우와 폭력과 범죄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는 당사자와 조력자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통 받는 삶과 원통한 죽음이 분명 존재하는데도 그들을 조롱거리로 삼고, 혐오하고, 그럴만 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제발 없었으면 좋겠다. 인간이 본디 잔인하고 어리석은 존재라 해도 조금씩 나아질 여지는 있지 않나. 지금 살아 있는 편견 가득한 구시대인들이 다 사라지고 난 뒤에도 끈질기게 살아남을 차별적 인식들을 생각하면, 어린 친구들을 제대로 가르치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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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gene 2021-11-17 12: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쉽지 않은 책인 것 같은데 역시 열반인님은 이런 책도 읽으시네요.ㅎㅎ작가분이 여자분이시라 남자 법조인들과는 다른 시각을 기대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11-17 12:12   좋아요 3 | URL
맡으신 사건이 주로 성차별 관련 사건이라 슬프고 안타까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책 자체는 두껍지 않고 금세 읽어져요.
 
[eBook] 살려주식시오 - 주식 중독에 빠진 정신과 의사가 10번의 좌절 끝에 찾아낸 주식투자 심리의 법칙
박종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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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5 박종석.

첫 주식계좌를 만들고 5개월이 지났다. 코스피지수가 최고점일 때 요령도 없이 주섬주섬 모으다보니 시장 상황이 안 좋아져서 코스피가 3000이 안 되는 시기를 길게 지나고 있다. 과몰입이 심하고 중독적 성향이 심한 나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차분하게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다행인 것도 같다. 처음부터 높은 수익률을 거두었다면 그저 과열된 시장에 편승했을 뿐인데 그게 다 자기 실력으로 착각했을 거 아냐. 그리고 처음부터 겁을 많이 먹고 시작해서 주식에 대한 책들을 꾸준히 읽은 것도 돈 버는데 큰 도움은 안 되었지만 ㅋㅋㅋ 투자 태도를 갖추고 오르고 내리는 가격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법을 일찍 배운 것 같다. 놀랍게도 이게 다른 불안성향 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왠만한 파란색에는 이제 놀라지도 않아 ㅋㅋㅋ 생각보다 배울 게 많은 주식투자…뭔가 수양하는 기분으로 하고 있다.

<초보 주식 투자자의 독서목록>
1.네이버 증권으로 배우는 주식투자 실천가이드(20210612)
2.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20210617)
3.불곰의 왕초보 주식투자(20210618)
4.나는 적금보다 5배 이상 버는 주식투자를 시작했다(20210703)
5.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20210711)
6.인플레이션(20210719)
7.버블:부의 대전환(20210727)
8.붕괴(20210807)
9.부의 대이동(20210810)
10.주식의 시대, 밀레니얼이 온다(20210903)
11.현명한 투자자(20211008)
12.주식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20211022)
13.살려주식시오(20211115)

다섯 달 동안 열 몇 권 쯤 보았다. 주식하다 망한 이야기, 이렇게 하지 마라, 이렇게 해라, 하는 이야기들이 그럭저럭 흥미로웠다.
이번에 본 책은 이전에 즐겨보던 정신의학신문에도 기사를 연재하던 정신과 의사가 쓴 주식책이었다. 주식중독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본인도 주식중독에 빠져 오래 고통 받았다고 한다. 책 제목이 “살려주식시오”하는 게 재미있고 절박해보이긴 했는데 처음에는 그냥 넘겼다. 그런데 신문 기사에 이 책 소개와 의사선생님 인터뷰가 나왔는데, 악플이 너무 심했다. 1981년생, 내 또래의 의사선생님 사진이 함께 실렸는데 사람들이 저 모습이 어째서 마흔 언저리냐…주식이 이렇게 무섭습니다…하면서 마구 디스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왠지 서민 선생도 생각나고 그분 외모 디스는 이제 오히려 자조 개그로 써먹을 만큼 멘탈이 강해졌지…나도 강한 멘탈을 가지고 얍얍 안티를 무찌를 수 있으면 좋겠다…그렇지만 그렇게 괴물이 되지는 말자…하면서 이 책도 읽었다.
역시나 자조 개그 펼치는 초반부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을 만 했다. 주식에 과몰입하고 불안에 빠지는 것을 질환으로 접근하고 일상 생활이 나아지도록 돕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건 나름 참신하고 의사니까 쓸 수 있는 흥미로운 글인 듯 했다. 그렇지만 재무제표 분석이나 공부 열심히 하고 주식해라, 하는 건 좋은데 예시로 드는 종목이나 사례는 갸우뚱했다. 엔씨 좋은 건데 내가 외면했다고!!!하고 참회하는 듯 하면서 너무 띄워주니 아 내가 보기엔 넷마블이나 도긴개긴인데… 이런 생각 하는 저는 하수인가요…
그리고 손절에 대해 과감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이것도 잘 모르겠지 싶었다. 나름 방어적 투자한 터라 제가 산 건 다 우량종목으로 보이는데요…물론 지에스리테일 처럼 고점에 사고 보니 이런 건 사는 게 아니었어…하는 것도 아주 약간은 있지만 정말 상장폐지 하거나 회사 망할 수준 아니면 내 손에 들어온 건 차마 못 팔겠어서…이러다가 10퍼센트 이상의 수익률을 놓치고 시장 가라앉으면서 마이너스 된 종목이 생각보다 많다 ㅋㅋㅋㅋㅋㅋ

자기 포트폴리오를 범주화해서 분류해보자는 아이디어도 재미있었다. 그렇지 여태 사모으기만 하고 처음에는 막 투자 노트, 투자일기도 열심히 쓰더니 마지막 메모한 게 한달 전 ㅋㅋㅋ신종목 진입과 새 계좌 개설을 끄적여 놓았다…초심으로 돌아가자! 하면서 현 (미실현손실 크고 안타까운…)상황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자, 아무도 안물안궁 하시겠지만 저의 미숙한 (현재 5개월차 아직 주식 신생아…)포트폴리오를 공개합니다. 전체 계좌는 아직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언젠가 얘들이 잘 자라면 다시 보고 하겠습니다…
보유 비중대로 얼추 크기 맞추고 오른 건 빨강 내린 건 파랑…해 보니 참 잡다하게도 주워 모았고 난 아직까진 파랗게 망해도 다채롭게 망했구나 싶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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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공 2021-11-15 22: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열권이 넘는 책을 보셨군요! 이번 살려주식시오(책제목 잼나요) 책 밑줄을 보니 주식투자계의 자기계발서 같아요ㅎㅎ
ㅋㅋ 다채로운 포트폴. 많아요.많은거 맞죠?ㅋ아우 ㅠ저는 머리 아파서 한 주 사기도 손 떨릴 것 같아요. 얘들이 파랑에서 빨강이로 꼬옥~ 변하길~아직 망했다 말하지 않키요^^

반유행열반인 2021-11-15 22:42   좋아요 5 | URL
청공님 안녕하세요? 주식책들이 대부분 자기계발서에 가깝고 이 책은 약간 치료서 더하기 저의 주식중독클리닉에 오십시오ㅋㅋㅋ느낌이에요. 저도 오늘 그려보기 전엔 이 정도로 많고 지저분한 줄 몰랐네요…아직은 망했는데 조금 덜 망한 날 기다립니다 ㅋㅋㅋ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scott 2021-11-15 23: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반도체 이정도로 폭망! 열반이님 이제 메타 버스 펀드로 !ㅎㅎ 전 주중 로또 소소하게 당첨 되는 맛으로 한주를 ^ㅅ^

반유행열반인 2021-11-16 07:03   좋아요 2 | URL
주식이든 로또든 소소하게 줍줍 하는게 맞는 거 같아요 ㅋㅋ

새파랑 2021-11-15 23: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파랭이 보니까 안타깝네요 ㅜㅜ 믿을건 메타버스뿐이군요~ 잡주(?)는 없는거 같아요~ 이젠 해외주식 도전~!!

반유행열반인 2021-11-16 07:04   좋아요 3 | URL
해외도 이미 비싼 상태라 오르고나면 못 사겠더라구요 ㅋㅋㅋ메타버스도 딱히 진짜 메타버스인지는 모르겠고 로블록스랑 엔비디아 이런 거 적당히 스까 놓은 펀드에요 ㅋㅋㅋ이걸 해 말아 했는데 미국 증시 오른 덕에 그냥 오르는 거 같고 ㅋㅋ

붕붕툐툐 2021-11-16 07: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포트폴리오 웰케 귀여워요? 주식 1도 모르는 저는 그저 낙서같기도 메모같기도 귀엽단 생각밖엔!!(돈과 연결 1도 못시킴~ㅋㅋ)
책 읽으며 공부하는 반열님께 축복 있을지어다!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1-16 07:56   좋아요 3 | URL
글씨 진짜 게발괴발하죠 ㅋㅋㅋ사실 그냥 숫자에 색깔뿐인거 같은데 이거에 울고 웃는 사람 왜일케 많을까요 ㅋㅋㅋㅋ축복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Yeagene 2021-11-16 11: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신과의사가 쓴 주식책이라니 굉장히 특이하네요..전 주식중독이라는 것도 처음 들어봅니다.열반인님...근데 왜케 파란색이 많아요...ㅠㅠㅠㅠ이 와중에 포트폴리오 쓰신 건 귀엽고요 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11-16 14:06   좋아요 1 | URL
무엇이든 일상생활에 지장 갈 정도로 집착하게 되면 중독인데 주식이 도박 비슷하게 중독되기 쉬운 모양입니다 ㅋㅋㅋ 그러게요 왜 파랗죠.....
 
[eBook] 약속의 땅 - 버락 오바마 대통령 회고록 1
버락 H. 오바마 지음, 노승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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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3 버락 오마바.

부끄러운 일이지만, 현재 일어나는 정치 사건에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생존 인물을 숭배하고 추앙하는 일에 경계를 많이 하고 인기가 높은 사람들이 왜 사랑받는가 곰곰 생각할 때도 있지만 공감하거나 동조하지 못한다. 잠시 호감 갖던 인물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게 될 때 이후로 오랫동안 싫어하게 되는 일도 많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에 관해서도 서거 이후 유시민이 정리한 운명이다를 읽기 전까지는 잘 알지 못했다. 오바마가 집권하던 약 십 년 전의 미국과 세계에 대해서도 그저 뉴스 헤드라인으로 스쳐지나가듯 훑고 지나가서, 금융 위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도 올해에나 책 몇 권으로 만났다.
2년 전에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을 먼저 보았는데, 별 기대하지 않았는데 글을 깔끔 명료하게 잘 써서 단순히 대통령이었던 사람의 배우자로 퉁치기에는 아깝고 아쉽고 앞으로도 자기 몫을 할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도 여전히 오바마에 대한 관심은 없었는데, 이 책을 노승영 번역가가 옮겼다는 걸 알고 조금 혹해서 결국 빌렸다. 사실 두 권 밖에 읽은 책이 없지만 역시나 깔끔 명료한 문장에 반해가지고 말레이 제도, 시간과 물에 대하여, 제임스 글릭의 타임트래블 세 권은 갖춰 모셔 놓고 있던 참이었는데 신간이 새치기를 했다. ㅋㅋㅋ 미셸의 군더더기 없는 문장에 비하면 오바마는 신중하다 못해 아 이 사람은 한 마디로 끝날 이야기를 정당화, 정치적 올바름 준수, 사회적 약자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것까지 고려해서 몇 십 분이고 늘려 말할 사람이로구나…연설가나 저자라면 덕목이겠지만 친구나 가족이라면 가끔 빡쳐서 요점만 말해!할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래도 국민이라면 도덕적으로 미숙한 언어를 공식적으로 나불대는 걸, 감정과 혐오를 드러내는 걸, 필터 없이 툭 던지는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걸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걸, 그게 그런 화살이 된 줄도 모르는 권력자보다는 말과 글의 품위로 사람들에게 신뢰와 확신과 비전을 제시해줄 사람 한 번 가져보는 게 위안이 되지 싶었다. 물론 말과 글만 번드르르 하고 삶은 개차반인 사람이면 안 되겠지만…
다른 책이나 영화, 당시 뉴스 보도로 드문드문 만났던 사건들-금융 위기, 건강보험 문제, 성소수자 군인의 강제 전역 반대, 멕시코만 석유 유출, 아랍의 봄과 빈라덴 사살 등등-을 당시 큰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관여했던 미국 대통령의 입을 빌려 듣는 건 제법 흥미롭고 새로웠다. 문득 민주화의 열망으로 거리로 나왔던 이슬람 국가의 현재가 궁금해 최근 기사를 검색해보니, 독재자들이 물러난 뒤 더 나은 국가로 나아가지 못하고 여전히 무력 지배 아래 경제적 곤궁에다 펜데믹까지, 나아지지 않은 민중의 삶이 슬펐다. 어쩌면 1987년 이후 잘못된 방향을 향해 망해버렸을 우리의 평행 우주를 보는 것도 같아서.
법안이 통과되거나 폐기되는 과정을 교과서 딱딱한 도표로만 간결하게 접하다가 정말 그것이 세상을 바꾸고 나아지게 하는 한 걸음이라고 믿는 사람이 성취로 환호하거나 예상치 못한 악재로 좌절했을 때를 생생하게 그려주니 선거나 입법이나 정책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최근의 나는 정치에 대한 회의와 무력감, 대안 삼을 방향을 찾지 못해 제대로 냉담 지경에 이르렀는데 아직도 변화를 믿고 분투하는 사람들의 낙관과 열정이 부럽기도 했다. 왜 내가 믿고 한 표 던질만큼 나를 설득할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나요…아직 초등학교 다니고 있나요…
책의 대미는 빈라덴을 사살하여 911의 원한을 갚는 걸로 장식했다. 아직 재선은 나오지도 않았으니 한참 후에 회고록 2탄이 또 나오겠구나… 트럼프 비긴즈처럼 슬쩍슬쩍 정치판에서 트럼프가 난장치는 걸 언급하다 마는데 2탄에서는 진정 빌런으로 나올 것인가…미셸의 회고록에는 결말이 트럼프 당선이었다. 그 참담함과 경악은 다행인지 단임 임기로 마무리되었고 미국 국민들이 완전 정신줄 놓은 이들이 아니라는 반증은 되겠지만… 이런 걸 보면 누가 되어도 엉망이다, 라고 하는 건 또 무리가 있겠다 싶었다. 제발 내게도 덜 엉망진창이라는 희망이라도 생겼으면…
꼬박 한 달을 읽었는데 그래도 올해 읽은 벽돌책 붕괴 보다는 재미있었다. 다만 임기 전체를 900페이지에 못 담고 재선 선거운동은 이 책에서 아직 시작도 안 했다는 게 충격…얼마나 더 할 말이 남은 것인가 오바마여… 그래도 같은 옮긴이 책이면 또 볼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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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gene 2021-11-13 19: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열반인님 이런 책도 보시는군요 ㅎㅎ 역시 열반인님은 독서의 폭이 넓습니다.주로 tv를 통해서만 보던 일들을 오바마의 시각에선 어떻게 볼런지 궁금하네요..

반유행열반인 2021-11-13 19:50   좋아요 4 | URL
인물에 원래부터 애정과 관심 있으셨으면 한 번 볼 법도 한데 책이 너무너무 길어서 오래도록 잡혀 있기에는 인내심이 많이 필요해서 막 권하기는 그렇네요 ㅋㅋㅋ미셸 오바마 책이 후다닥 읽기는 더 좋았어요. 인물 성격도 오바마 같은 사람 존경 받을 부분도 있다고 보지만 글이든 성격이든 마음에 조금 더 드는 쪽은 미셸이요 ㅋㅋㅋㅋ

얄라알라 2021-11-13 2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커밍도 읽으셔서 부부의 글스타일이 대조적(?), 많이 다르다는 걸 예리하게 짚어내주시네요. 얼마나 더 할 말이 남은 것인가 오바마여˝ ㅋㅋㅋ회고록 2탄이 또 나올거라는 열반인님의 예견, 저는 1편도 못읽었고 열반인님의 정성 리뷰로 대신하겠습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1-11-14 09:55   좋아요 1 | URL
예견이라기보다 아예 회고록 1하고 나중에 보니 부제도 달려 있더라구요 ㅋㅋㅋ넵 좋은 읽을 거리 많은데 굳이 벽돌은 정말 끌리실 때 ㅋㅋㅋ

scott 2021-11-13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이님 오바마가 인터뷰에서 아내 미셸은 베스트 고스트 라이터 고용해서 완성 했다고 합니다
자신은 스스로 모든 걸 기록하겠다는 일념으로 거의 골방에 틀어 박혀 완성하고
2부가 곧 나온다능 ㅋㅋ

앞부분 대통 되기 이전 이야기가 넘 짧아서 아쉼!

재미는 미셀! ㅎㅎ

오바마는 매끼니 저녁은
연어와 브로콜리, 아보카도 롤
요렇게만 수도승 처럼 먹는 다고 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11-14 09:56   좋아요 1 | URL
이잉 오바마여 왜 나의 환상을 깨는가 ㅋㅋㅋ 대필 작가라니 그걸 또 일르고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