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더 풀 - 개정판 닥터 이라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규원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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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5 오쿠다히데오
십 여 년 전에 공중그네가 유행을 해서 제값주고 사 보았다. 인 더 풀은 중고서점에서 깨끗한 새 책을 900원에 사서 시간 죽이기로 읽었다. 
두 책의 교훈은 가볍게 읽는 이유 모를 베스트셀러는 시간이 지나면 싸게 읽을 수 있으니 그 때 그 때 미리 살 필요가 앖다는 것이다. 
인더풀 책 표지의 마케팅이 기만적인 것은 공중그네 2탄이라고 써 둔 것이다. 공중그네가 2004년작이고 인더풀이 2002년작인데 어째서 2탄이냐. 이야기의 완성도도 공중그네가 낫다. 인더풀은 약간 저질 개그 좋아하는 아저씨 느낌이 풍긴다. 
온갖 강박 환자들이 등장하고 엽기의사 이라부는 독특하고 유쾌한 방법으로 그들을 나아지게 한다는 이야기들 모음이다. 이 책이 십 여 년 더 늦게 나왔다면 여혐 도장 찍히고 팔리지 못한 채 분서갱유 당했을 것이다. 마유미의 대상화 어쩌구 이라부 한남 일남 어쩌구
구시대의 화석을 보는 기분으로 유머일번지를 보는 기분으로 내가 이걸 왜 읽지 하면서 보았다. 
프렌즈 라는 휴대폰 중독 청소년의 인맥과 연락 집착은 그나마 와닿게 읽었다. 우시지마에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이제는 카톡이랑 sns가 나와서 휴대전화 문자요금 폭탄도 추억이 되어버렸지. 
인더풀은 여기저기 아픈 거 같다가 수영 중독자 된 남자 이야기인데 그냥 훈훈하게 끝내면 다냐. 왜 타이틀이 된지 모르겠다. 
마지막은 노이로제? 화재 걱정이 강박이 된 남자. 
첫 이야기는 가상의 다수의 스토커 걱정에 사로잡힌 연예인지망생 모델
이혼 당한 여자에게 한 마디 못 하고 앓는 남자이야기도. 
인물들 하나하나 뜯어보면 주변에 한 명 있을 법하고 다 안타까운 현대인들인데 그걸 나름 유쾌하게 그린게 장점인지. 현대인치고 정신병 없는 사람 없으니 하하 웃어봐요. 인지 병원을 두려워하지 마요. 인지. 
내가 가본 바로는 정신과 의사야 말로 제일 정신과 질환에 취약해 보인다. 내게 약을 주던 선생님도 페북에 글이랑 사진 올리는 거보면 심한 우울증 환자 같다...하하...이라부도 정상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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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푼의 시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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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아닌 인간을 닮은 존재에서 인간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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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푼의 시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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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1 구병모
한스푼이란 세제 광고. 한쪽에는 가루세제를 봉지째 부으며 안절부절 다른 한쪽은 여유있게 세제에 동봉된 스푼(보단 국자 크기지만 어쨌든)으로 톡 하고 털어넣는 모습. 제목이 함축하듯 배경은 세탁소 시간은 세제 알갱이가 녹는 순간마냥 인간사의 유한하고 짧음에 대한 은유. 
헬렌 올로이란 1930년대 SF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사랑에 빠진 안드로이드와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두 남자가 나온다. 거의 90년전에도 로봇의 인간성에 관해 씌였을만큼 작가가 후기에서 말하듯 닳고 닳도록 로봇의 감정이라는 소재가 다루어졌고 자기도 거기 하나 더 보태는 거에 대해 나름 고심했음을 밝혔지만, 사실 이 소설은 인공지능 로봇이 소재가 된 인간에 관한 소설이다. 의류 직물과 세탁 과정에 비유해 사람의 감정과 관계와 각종 인간사를 탁월하게 표현하는 것은 구병모가 가장 잘하는 일, 날선 문장으로 시니컬한 비극만 그리는게 아니라 나 훈훈한것도 잘 해, 하고 보여주기 위해 쓴 게 아닐까 싶다. 그 정도로 표현력 넘치고 사실 과하다 싶기도 하지만 뭐. 그럭저럭 재미있고 훈훈하다. 인간이 아닌 인간을 닮은 존재에서 인간을 본다.는 건 역설적이지만 뭐 또 계속 되어온 것이라 새롭지 않대도 이런 스토리에 이런 문장으로 보니 나쁘지 않았다. 
구병모 소설에는 유독 노인과 아이가 많이 나온다. 이미 닳고 닳아 초연한 존재와 아직 때묻지 않았지만 무수히 때묻어가고 닳아갈 존재가 이야기 전개에 유용한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정작 소재 혹은 진주인공뻘인 은결이는 외형이 1318사이의 17세 소년 쯤의 외모. 유한한 인간사에 비해 은결의 시간은 빨리가지 싶었고 결국 많은 주변인들이 사라질 동안 그 후손에게 남은 은결이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역시 유한하고 노후하지만 조금은 긴 삶으로. 로봇한테 삶이란 말이 어울릴까 싶지만. 
미래에 대한 인간에 대한 노년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하고 그러나 우리는 회피 중이고 대신해주는 작가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 

맨 뒷장 서지번호 표시 잘못되어 있다. 지은이는 루스 웨어 옮긴이 유혜인 분류는 영국소설. 초판1쇄도 아닌데 바로 잡지 않았다니. 설마 아직 아무도 모르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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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열광금지, 에바로드
장강명 지음 / 연합뉴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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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1 장강명 열 번 째 독서

수림문학상 수상작이고 종이책은 절판되어 전자책을 사 보았다. 
에반게리온 서는 극장에 파 보러 가기 전 아마 받아봤던 듯 하고 파는 현남편구남친과 법교육학회 갔다 코엑스 메가박스 가서 봤(던 듯 하)다. 학회 끝나고 밥 먹고 가라는 교수님께 “에반게리온 파 보러 가야 되요!”해서 황당해 하시던 모습이 생각나거든. (영화 내용은 하나도 기억 안 남…)
주인공 종현은 83년생이고 나도 그 또래이지만 일본 애니보다는 한국 순정만화(그래 오디션 같은거)를 주로 봤고 오덕의 길 대신 락키드의 길을 택한 십대 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에반게리온은 잘 모른다. 그렇지만 애니메이션을 잘 몰라도 쉬이 읽히는 소설이었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소설이 아닌 오덕의 (탈덕하는)성장 소설이다.
에반게리온 극장판 Q(나는 결국 파 이후 안 본)개봉을 앞두고 카라 스튜디오가 월드 스탬프 랠리 이벤트를 공개한다. 종현은 이벤트 도전을 위해 4개국을 방문하고 그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만든다. 소설은 종현과 그를 인터뷰하는 기자가 다큐 이면의 종현의 인생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종현의 인생 역정도 참 굴곡이 심하다. 신림동 원룸촌 지나다 마주칠 법한 휴학생이나 비정규직 청년의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를 한 몸이 섞어 놓은 캐릭터. 과장된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너무 현실적이라 안타깝다. 
일본 여행 간 종현이 후지산 비치는 호수를 바라보며 그깟 애니, 하는 순간, 그간 소중했던 무언가를 버리는 듯한 그 장면이 뭔가 찡했다. 창작물 속 주인공들이 유년기와 결별할 때 뭔가를 잃는 그런 클리셰인데도 그걸 아는데도 뭐 그랬다. 
스탬프 투어 완주 선물인 일러스트를 끝까지 공개하지 않는 것도 나름 영리한 장치. 비밀을 가질 수록 가치가 올라간다. 그 소재 그대로 소설도 써 먹고 있다. 소설 속 종현만의 일러스트는 볼 수도 상상할 수도 없고. 예시로 들던 것이 궁금해서 레이의 한복 일러스트 포스터를 검색해 봤다. 흠. 

실제로 월드 스탬프 투어 랠리 완주한 유일한 두 사람인 한국인 두 청년이 에바로드라는 다큐멘터리를 찍은게 있다고 한다. 실화를 소재로 쓴 소설이다. 

재미있게 읽었고, 소설로 사회 모습을 비추어보고 자신 또한 끊임 없이 도전하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장강명 작가 소설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뛴다. 아 뭔가를 꿈꾸는게 얼마 만인지. 뭔놈의 워너비가 서른 중반에 마흔 넘은 아저씨의 형태로 나타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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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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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8 김영하
호출 보자마자 이어 보니 조금 질리긴 했는데 또 막상 마지막 장 덮은 순간 그렇게 아쉬울 수가. 어쨌든 남은 김영하 소설은 쉬엄쉬엄 보는 걸로. 
소설집과 같은 제목의 소설은 없다. 밀회란 소설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소설집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초단편? 엽편? 카프카 소설집에서 본 짤막한 토막 같던 형식의 글들이 여기도 많다. 

로봇-헌팅당한 여행사 직원이 로봇의 3원칙 때문에 헤어진 이야기
여행-결혼을 앞두고 있는. 배신 당한 구남친은 납치하듯 여자를 끌고 간 동해안에서 뱃사람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하고 그 틈에 여자는 택시를 타고 사금파리를 쥔 채 귀로. 
악어-목소리를 잃은 가수는. 
밀회-소설집에서 가장 마음에 든 소설이다. 하이델베르크의 뒷골목과 강 가와 낡은 호텔까지 안 가 본 동네를 죽 구경시켜 준다. 초반부터 죽음, 묘지의 언급. 너는 해파리야. 하고는 해파리가 스륵 사라지는 부분이나 폐가 없다는 부분이 나름 상황을 짐작하게 하지만 끝까지 긴가민가 했지. 
칠 년 간 한 해에 한 번 만나던 그녀가 나를 보고 슬퍼하는 모습에 화자가 마음에 들어하는 것이나 작위적이긴 하지만 무릎으로 기며 허물 벗듯 코트가 벗어지는 부분 누군가 낚아채 듯 위로 오르다 내려다 본 도시 등등의 표현이 좋았다. 그녀를 가짜 아내라고 의심하는 뇌가 고장난 남편 이야기는 올리버 색스의 환자들을 생각나게 한다. 
명예살인-피부가 안 좋아진 피부과 직원은. 
마코토-화자가 오랜만에 발랄해서 오빠가 돌아왔다의 중학생이 대학원생이 되면 이쯤 되지 싶었다. 마코토를 짝사랑하던 나는. 그리고 암전. 이게 뭐라고 좋네. 
아이스크림-개별 포장되어 있는 그 아이스크림이 처음엔 엑설런트인가 했는데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초코코팅된 지우개 모양이라면...티코! 뭔 퀴즈게임 같다. 여기서는 소송걸릴까봐 미츠 라고 부른다. 서민의 전형 같은 부부의 유일한 낙인 아이스크림을 잃게 되는 과정. 마지막 장면에 둘이 꾸역꾸역 치킨을 먹어대는데 이 소설 읽던 날 마침 닭튀겨 먹고 체해서 마구 토했다. 마지막 부분 펼쳐져 있는데 꾸역꾸역 글자만 봐도 속이 안 좋아서 페이지을 넘겨 버렸다. 
조-백화점에서 좀도둑 쇼핑과 직원 아이쇼핑을 즐기던 부패형사 조의 (타락에 관한 이야기다. )결말은. 
바다 이야기 1-어쩌다 목만 남고. 그러다 목도 없어지고. 아내는 왜 우냐
바다 이야기 2-바다에서 엑스트라 되어 카메라 안 보고 걷고 돈 받기 돈 안 받고도 카메라 안 보고 걷기
퀴즈쇼-은이의 비극과 퀴즈쇼에서 다시 만난 은이. 와 나. 
오늘의 커피-오늘의 커피와 카페라떼의 재회. 괜히 아는 척 해서 콧방맹이 맞는 바보
약속-지키지 못 할 약속. 호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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