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의 우산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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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5 황정은

장기하와 얼굴들-아무도 필요 없다
https://youtu.be/j6imC4GVxtA

나는 너를 놓아버렸어
우산이 돼 주질 못했어
비에 흠뻑 젖은 널 두고
돌아서 걸어와 버렸어

나는 혼자 앉아서
가만히 눈을 감고서
내겐 이젠 아무도
필요 없다 되뇌이네

소설을 읽다가 궁금했던게 장기하가 황정은 소설을 읽었나 싶었다. 아무도 필요 없다, 아무 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뭐 읽었거나 안 읽었거나 뭔 상관이야.

야호 나도 드디어 읽었다. 디디의 우산. 

웃는 남자를 뿌셔서 디디의 우산을 썼다고 했다. 이미 죽여버린 dd를 살릴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방에 혼자 남은 d를 방 밖으로 나오게 하고, LP와 진공관 앰프로 음악을 듣게 하고, 광장을 바라보게 해 준 건 마음에 들었다. 앞쪽 소설이 나는 더 좋았다. 

아무 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는. 음. 말을 못 하게 하는 글이었다. 굳이 말을 하자면 황정은의 욕심이 과했고 이런 식이어야 했을까 싶다. 기록은 중요하고 모든 순간과 감정과 그런 생각들도 나름의 가치가 있지만, 황정은이, 굳이 이런 식이어야 했을까, 소설이 소설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나 싶다.  
상식-생각하지 않음에 대한 말은 좋았다. 

내가 읽었거나 읽지 않고 꽂아만 뒀거나 한 책들 내가 겪거나 목격하거나 잘 몰랐던 사건들 내가 썼던 어휘나 비슷한 상황들을 마주하는 게 좋을 때도 싫을 때도 있었다.

아무도 아닌, 명실이 수경과 화자의 미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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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4-06 0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놓고 지금 책등만 바라보며 몇달째인지..... 책등만 바라보며.....

반유행열반인 2019-04-06 08:51   좋아요 0 | URL
아끼고 아끼는 마음 느껴지네요. 황정은은 좋겠다
 
보이거나 안 보이거나 토토의 그림책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이토 아사 자문 / 토토북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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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는 모두 원래 조금씩 달라. 저마다 보는 법과 느끼는 법이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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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황정은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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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2 황정은
디디의 우산을 보는 중이었다. 다른 소설가의 단편에서 초코맨이 나오고 무도씨와 기조씨가 나오고 그래서 이 책을 읽어봐야지 하고 빌렸다. 십 년 전 쯤 나온 황정은 첫 소설집이다. 읽고난 소감은 최근에 나온 단편집이 좀 더 내 취향에 맞았다. 

문- 내 등 뒤에서 열린 문에서 죽은 할머니가 나와 커피를 갈고 두리안이 나와 나와 버스도 타고 얘기도 나눈다. 눈 내리는 곳, 혹은 하얀 상자 같은 곳
모자-아버지가 자꾸 모자가 된다. 삼 남매가 가엾다. 뭘 그거 가지고 자꾸 이사가냐.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뷰티풀 마인드인 줄. 던져지지 않은 다트. 수도권 인근 사는 이들에게는 마음의 고향 수준인 보편성을 획득한 서울대공원의 코끼리 열차와 동물원. (서울대공원이라 한 적은 없긴 한데. 진주 진양호 동물원은 꼭대기라 열차 같은 거 없던데. )
무지개풀-풀은 아닌데 둥둥 떠 다니는 보트 형태 튜브를 샀는데 집에서 바람 넣어만 보고 어디 못 가지고 갔다. 나보다 한 수 위다. 
모기씨-차라리 모기라도, 할 만한 절박함. 외로움. 거품과 사고와 모기 같이 안 생긴 모기와 미오와 체셔. 이름은 좀 그냥 그런데. 
초코맨의 사회-쿠팡맨이 없던 시절이네. 짧은 은유. 압축팩 성능이 엄청나네요. 
곡도와 살고 있다- 고양이 안 좋아해서 뭐 고양이 자꾸 나와도 그냥 그런데 고양이가 나오는 소설은 아니다. 
오뚝이와 지빠귀-좋게 봐야 카프카. 오뚝이가 되거나 되어가는 기조씨와 무도씨. 지빠귀는 훨씬 낫지 날아다니고 열매 쪼아 먹고 똥도 싸고 기울어지지도 않는다. 
마더- 이거 되게 슬픈 이야기인데 정용준 소설이나 김기덕 영화같은 데 나올 법한 인물이 나온다. 오. 티파니. 마더. 모성 부재. 
소년-이거도 되게 슬픈 이야기다. 어른이 되지 못할 수도 있는 아이들. 나쁜 부모와 병든 아이.  
G- 어제 발톱 깎았다. 옛날 옛적에에 손발톱 막 버렸다 옹고집 마냥 복제당한 아이 에피소드가 있었다. 

디디까지 보고 황정은은 좀 쉬어야지. 삼 월 첫 책도 황정은 사월 첫 책도 황정은 
빠가 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나는 누구를 숭배하지 못한다. 아이돌 좋아하는 게 그렇게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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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스페셜 에디션)
닐 게이먼 지음, 박선령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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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30 닐 게이먼
언젠가 읽고 싶다 생각한 책이지만 좀 이상한 방식으로 읽게 되었다. 전자 도서관에서 빌린 적도 예약한 적도 없는데 제 멋대로 대출이 되어 있었다. 헐. 버그인 듯. 
책이 읽어달라고 제 발로 걸어오는 것도 흔한 경우가 아니라 읽고 반납하기로 했는데 재미있었다. 
신들의 왕 오딘, 그의 아들 토르와 로키의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재미있고 특히나 로키라는 캐릭터가 끌렸다. 인싸인 듯 아싸인 로키는 사고치고 수습하고 계략을 꾸미고 제 꾀에 넘어가 골탕을 먹거나 벌을 받다가 결국은 아스가르드의 신들과 완전히 갈라선 채 최후의 전쟁 라그나로크를 불러왔다. 신들의 죽음, 세계의 멸망, 그런데 그 뒤에 또 다른 세상이 열린다는 생각은 빙하기나 화산 폭발 같은 고인류 최대의 위기와 이를 극복하고 살아남은 것을 비유한 게 아닐까 싶었다. 
그리스로마신화만 줄창 보다 새로운 세계관 신화을 보니 색달랐다. 집에 비슷한 이야기일 듯한 켈트 북구의 신들 이라는 책도 있는데 이것도 읽어봐야겠다.  

토르는 약간 덜 지혜롭지만 힘이 센 천하무적, 제우스도 그렇고 옛날 사람들은 천둥번개가 제일 세고 무서웠나보다. 
아스크와 엠블라는 아담과 이브 같은 태초의 남녀
대홍수에서 살아남는 두 내후 얘기는 수메르 신화에 이어 북유럽 신화, 노아의 방주 등등에 자주 등장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생각나는 프레이야
발드르의 죽음은 뭔가 아킬레우스의 죽음 같이 (단 한명을 제외한)모두가 슬퍼하는 일(저승 가서 데려오려 하는 건 페르세포네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도 생각나고)
괴물 뱀, 늑대, 독수리, 고래, 연어, 염소, 소, 돼지 등 당시 사람들이 두려워하거나 도움 받았던 동물들
산과 바다와 지진과 조수 간만 등 자연현상, 지형에 대한 나름의 재미있는 해석들
거인, 난쟁이들와 신들의 불화,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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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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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7 
강화길, 권지예, 김사과, 김성중, 김숨, 김종광, 박민정, 백가흠, 백민석, 백수린, 손보미, 오한기, 윤고은, 윤이형, 이기호, 이장욱, 임현, 전성태, 정세랑, 정용준, 정지돈, 조경란, 조남주, 조해진, 천운영, 최수철, 한유주, 한창훈, 함정임

박완서 작가에게 바치는 헌정 콩트집(엽편 소설집)
교과서에 실린 그 여자네 집 말고 박완서 작가의 책을 한 권도 읽은 적이 없다. 스스로도 놀라울 지경. 그래서 이 책의 기획 의도나 작품들의 의미, 제목, 전혀 저언혀 모르겠다. 그냥저냥 재미있게 읽은 작품도 있고 이렇게 쓰는 작가도 있군 하는 정도가 소득이었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전부 좋을 수는 없다.) 백수린 작가의 언제나 해피엔딩 이라는 소설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타이틀이 될 만 했다. 
책꽂이를 둘러 보니 집에 모아둔 박완서 소설책이 엄청 많다. 엄마가 사둔 것도 있고 내가 중고책 살 때마다 습관처럼 박완서, 박경리 작가만 보면 사 놓고 꽂아만 뒀다. 한 세대 먼저 태어나 모아둘 만큼 많은 작품들 쓰고 먼저 돌아가신 작가들 책이 궁금해졌다. 하나씩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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