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이 온다 -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임홍택 지음 / 웨일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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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8 임홍택
82년생 저자가 신입사원교육을 하며 관심을 갖게된 90년대생들에 대한 책을 썼다. 별 걸 다 부러워하는 나는 일단 부러웠다. 내가 이십 대 일때 80년대생이 온다, 하고 우리 세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썰을 풀어준 책이 있었나? 없잖아. 90년대생 니들은 좋겠다. 
1부는 90년대생에 대한 전반적인 고찰, 2부는 기업에 고용된 90년대생 사원에 대한 이해 돕기, 3부는 소비자로서의 90년대생에 대한 분석이다. 1,2부는 나름 상세하고 설득력 있는 설명에 즐겁게 읽었다. 다양한 90년대생들과의 인터뷰를 사례로 해서 신뢰감이 상승했다. 다만 3부는 조금 딴 소리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90년대생이 바꾼 소비 지평이라고는 하지만 개별 사례와 큰 주제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호갱님되기 싫어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진데. 게다가 다이슨이나 현대차 사례는 주소비계층 생각하면 아직 20대의 소비와 먼 이야기다. 용산전자상가부분도 마찬가지. 
유머, 참여, 완전무결한 정직 추구? 등 90년대생이 바라는 가치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강조한 점은 주목할 만 했다. 물론 모두 납득이 된 건 아니지만 묘하게 설득력 있는 부분도 많았다. 일단 최신 사례가 막 나오니 내가 아는 얘기가 많이 나오면 신나잖아. 그런 의미에서 더 미뤄두고 천천히 봤으면 음, 추억, 이러고 시의성이 휘발됐을 수도 있겠다. (슬프게도 책의 유효기간이 길지 않다는 것.)
무엇보다도 뭔가에 대한 애정, 관심, 이야기 들어주기, 끈기 있게 관찰하기, 그런 것이 아니었다면 이런 책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꼰대와 뉴 제너레이션의 중간에서 나름 중재자를 자처하며 고군분투해서 이 책을 남기고, 그래서 으르신?들이 이 책을 읽고 젊은이들에 대해 다시 돌아보고 (거기에 더해 자신까지 돌아보면 엄청난 성과지만 그럴 가능성은…) 긍정적인 부분을 찾고 이해하게 만들려한 시도는 평화상 같은 걸 주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슈퍼밴드 열심히 보는데 거기 나온 실용음악 하는 친구들 대다수가 90년대생이다. 꽤 나이 들어보이던 친구가 자기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아빠, 젊을 때 유행한 노래 뭐 있어? 브라운 아이즈? 뭐? 현진영이 누구야?” 그래서 깜짝 놀랐다. 아, 이젠 저런 데 내 자식 뻘?까진 아니라도 사촌동생이나 조카뻘이 나오네. 번화가를 가도 약간은 서글프다. 우스개소리로 말한다. “봐봐. 이런 데 나오면 다들 우리 보다 어려. 길 가는 사람이 다 어려.”
우리 시대는 끝났어. 젊음이 더 이상 우리 것이 아니란 사실에 또 질투하고 말지만, 그 사실을 알고 물러나주는 것, 다른 것에 대해 인정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게 남은 할 일 같다. (이러면 뭔 황혼에 접어든 50대 부장님 느낌인데 아직 삼십 대 주제에 이러는 게 더 꼰대 같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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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너마저 - 정규 3집 속물들 - 책자(20p)+책갈피
브로콜리 너마저 노래 / 비스킷 사운드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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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둘로 나눠지지 않아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게 당신을 미워하는 게 아닌 것처럼.

20대에 2집, 30대에 3집, 40대에는 4집 기대해본다. (추세대로면 정말 그렇게 될 듯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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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헤도로 Dorohedoro 23 - 완결
하야시다 큐 지음, 서현아 옮김 / 시공사(만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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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드디어 완결! 딸과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 카이만과 니카이도가 만두 만들며 행복하게 잘 살면 좋겠다. 괴멸되다시피한 십자눈들은 조금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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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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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1 정세랑
https://youtu.be/boRjCTVL32U?list=PLs9TdVk4vRjoXUpwm25gp3AG0D0F722IS
브컴가사교실. 이번에 정세랑 작가 책을 보게 된 것은 순전히 브로콜리너마저한테 영업 당한?듯. 3집 이야기 주고 받는 것 보다가 음 정세랑, 결국 읽어야 겠군 하고 읽었다. 
밝은 에너지, 사람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느껴졌다. 내 분야가 아니지만 좋았다. 잘 읽혔다 뚝딱. 

-웨딩드레스 44 
드레스를 거쳐간 44+a명의 사연. 스마트폰 독자를 겨냥한 연재라 매체 특성을 고려한 듯 짧은 이야기 모음 형식인데 이런 식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 싶다. 다양한 등장인물의 짧은 서사들이지만 여성의 삶, 결혼, 가부장제, 인간관계, 인습과 관습 등 관통하는 주제로 묶여 있다. 
-효진
스스로 도망치는 능력이 탁월하다 자조하는 친구와 영상통화하는 이야기. 아르바이트 세 개하며 과자를 배우는 건 도망친다고 할 수 없지 않을까. 그냥 그동안은 길을 찾아 헤맨게 아닐까. 다정한 친구와 대화를 나눈 기분이 드는 소설이었다. 이후 다른 소설에도 과자나 외국인 친구들, 대학원생이 종종 나온다. 
-알다시피, 은열
역사교육 전공을 살려 가상의 사료를 헤매며 현실의 다국적 환태평양 밴드 친구들과의 교류를 오버랩한다. 잘되면 논문, 안 되면 노래라니 지나치게 긍정적인 대학원생이 아니냐. 그런 지나친 긍정도 밝고 경쾌함도 약간 부럽구나. 
-옥상에서 만나요
주술로 만난 절망을 먹어주는 인간이 아닌 남편. 그걸로 카운셀러가 되다니. 리스펙트
추락 욕구 덜어주는 데는 참고로 남궁인이 날 것으로 쓴 책이 확실히 도움되었다. 바로 안 죽고 으스러진 채 응급실 실려갈 생각하면...힘내서 그냥 살아야지. 
-보늬
밤 속껍질처럼 젊어 떠난 언니. 특별한 애도 돌연사.net 비슷한 노래로 브로콜리너마저의 ‘분향’
https://youtu.be/JlRHZsEkMtk
이런 애도도 있어. 
-영원히 77 사이즈 
박쥐가 떠오를 수 밖에 없는 흡혈귀 이야기인데 명도는 약간 더 밝고 덜 심각한 이야기였다. 죽어서도 오지 않은(않을) 사랑을 기다리는 건 약간 슬픔. 
-해피 쿠키 이어 
화자 선정과 설정이 특이하다. 읽어본 외국인 주인공 이야기 중에 제일 유쾌했다. 읽어본 사랑 이야기 중에 제일 쿨하고. 
-이혼 세일 
웨딩드레스 44랑 비슷한 전개인데 결혼 시작에서 결혼 마무리를 다룬 대칭적?소설이랄까. 여자애들 패거리에 끼어 본 적 없고 우리 우정 영원히~써니~이런 거에 알레르기 수준이라 좋아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이혼에 대한 응원의 의도라면 뜻은 좋은데. (정작 이혼 당사자들은 이런 걸로 위로 받을 수 있나?)
-이마와 모래 
작가가 원래 장르 문학에서 시작했고 경계를 딱히 따지지 않는다는 걸 검색으로 알았다. 가상의 두 지역의 분쟁과 문화적 차이를 다룬 점이 버드 스트라이크와 유사한데 이쪽이 우화적으로도 좀 더 선명하고 깔끔하다. 본 이야기에서 애정 관계로 얽지 않고 에필로그에 양념치듯 나온 건 단편 수준에선 영리한 선택. 심각한 갈등이 생각보다 싱겁게 마무리되는 점이 (시작에서 최정상 찍고 계속 내리막 아주 잠깐 굴곡 또 내리막) 고전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썩 잘 구성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소소하게 읽기는 나쁘지 않았다. 적과 적이라도 알고 보면 썩 나쁜 놈년이란 없다, 우리는 다를 뿐, 위아더월드, 흠...밝은 세계관이로세.
피프티 피플도 무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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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은 왜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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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0 김영하
오랜만에 김영하를 읽었다. 아랑 전설을 소재로 민담 또는 고소설과 현대소설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메타적인 관점으로 소개하듯 이야기를 끌어간다. 챕터를 잘게 잘라놔서 쉬이 읽힌다. 되감기-다시 반복-이런 방식도 가능하지만 별론데-다시-하고 편집하는 구성이 약간 흥미로웠다. 투쟁하는 이야기들, 결국 진실을 밝히는데 관심도 의무도 없는 이야기들, 소설이란 뭘까 고민한 흔적을 살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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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6-17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랑 전설‘이라는 것이 게임 이름인줄만 알았는데, 와 나 참 무식하다......

syo가 자의반타의반 잠수해 있는 동안 열반인님 꾸준열심 읽으셨군요!

반유행열반인 2019-06-17 11:06   좋아요 1 | URL
아이코 밀린 좋아요 안 눌러주셔도 됩니다ㅎㅎ syo님 수면 위로 나오신 것만도 기쁨인데...누추한 독서 목록 보실 동안 짧은 여유나마 푹 즐기심이 ㅜㅜ 제가 꾸준열심 읽은 수준은 syo님이 시험 끝나고 하루 나절 읽은 만큼이 아닐까요...

반유행열반인 2019-06-17 11:13   좋아요 0 | URL
근데 아랑전설 정말 게임 맞네요 듣고 보니 어 진짜 게임인 거 같은데 했더니...무식함이 아니라 박식함ㅋㅋ

syo 2019-06-17 11:22   좋아요 1 | URL
생각해보면, 그 게임을 ‘아랑 전설‘이라고 번역한 사람의 인문학적 소양을 칭송해야 되는 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