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테이크아웃 22
최은영 지음, 손은경 그림 / 미메시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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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7 최은영.

끄억...언니가 오늘 좀 달렸다. 단편 분량 세 편이지만 온도도 속도도 모양도 다른 작가들 세계를 요래저래 옮겨다니며 불태운 하루였다. (라고 썼지만 어차피 달리 할 일 없는 빈둥대는 주말...)
최은영의 단편집 두 권을 본 게 벌써 3년 전이라니!!! 지금 와서 다시 읽으면 나는 왠지 그 소설들을 더 좋다고 말할 것 같다.
이 소설 처음 읽는데, 이상하게 첫 머리부터 이미 읽어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일인칭이면 조금 수월하게 읽혔을 글을 일부러 당신은, 하고 해진을 지칭하며 일부러, 일부러 불편하게 읽도록 만들어 놓았다는 말을 어디서 읽었던 것 같았다. 혹시 비슷한 이야기 어디서 들으신 분 있나요...아니면 나 예전에 이 소설 읽는 꿈을 꾼 건가요…
그 사이 읽은 책에서 접한 고대 남학생들이 이대생들에게 저지른 집단 폭력, 교수의 조교 성폭력 사건, 기지촌 여성 살해 사건, 그리고 작가와 비슷한 시절 대학 다니면서 멀찍이서 접한 반미 집회, 대학 노래패에서 세미나하던 기억, 그런 게 가득한 소설이라 남일 같지 않게 읽었다. 거기에다 그때는 서로 사랑했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또한 표현하지 못했던, 그래서 뒤늦게 돌아보면서 아파하는 해진과 희영과 정윤의 마음을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그려놔서 마음이 쿡쿡 쑤셨다.
최은영의 소설을 모두 다 좋아하진 않았는데(대부분은 좋았지만 가끔은 기복이 있나...했는데), 이 소설은 정말 좋게 읽혔다. 또다시 드는 생각이지만 예전 소설집 한 번 더 읽으면 그때 못 봤던 걸 볼 것 같고, 다음 소설집이든 장편소설이든 작가의 새 작품을 기대하게 되었다.

요즘에는 자꾸만 내가 바뀐 것인지, 내가 이상한 지 되묻곤 한다. 아무렴 어때. 내 바깥이 바뀌고 안이 바뀌는 건 당연한 일일 거야. 그게 더 나쁜 쪽만 아니라면 괜찮을 것이다.

+밑줄 긋기
-당신은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한 번 읽고 나면 읽기 전의 자신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글을, 그 누구도 논리로 반박할 수 없는 단단하고 강한 글을, 첫 번째 문장이라는 벽을 부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글을, 그래서 이미 쓴 문장이 앞으로 올 문장의 벽이 될 수 없는 글을, 언제나 마음 깊은 곳에서 잠겨 있는 당신의 느낌과 생각을 언어로 변화시켜 누군가와 이어질 수 있는 글을.

-정윤은 잘 들어주는 사람이었다. 말을 끊지 않았고, 충분히 들은 뒤에 자기 의견을 이야기했다. (키야악 두 문장으로 인물을 이렇게 간명하게 그려버려…)

-그녀는 타인의 상처에 대한 깊은 수준의 공감을 했고, 상처의 조건과 가능성에 대한 직관을 지니고 있었다. 글쓰기에서는 빛날 수 있으나 삶에서는 쓸모없고 도리어 해가 되는 재능이었다.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나서, 정말로 글을 써야 하는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쓸 줄 모르는 당신만 남아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던 날들이 있었다. 그 나날이 길었다.

-그때 당신과 희영의 뒤쪽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범죄는 모국에서! 그러자 누군가 조금 작은 소리로 따라 외쳤다. 강간은 미국에서!
당신과 희영은 서로의 얼굴을 봤다. 몇몇이 그 구호를 산발적으로 외치는 동안 당신은 몸을 돌려 누군지 모를 사람들에게 말했다. 구호 중단하세요. 구호 중단하세요. 그러나 당신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한국어로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당신은 인파 속에서 허우적대면서 말했다. 구호 중단하세요.(아...진짜 읽으면서 참담한 기분이 들었던 집회 현장…)

-정윤 언닌 정말 그렇게 믿어요?
희영이 입을 열었다.
주한 미군이 철수하면 그런 일이 없어질 거라는 거, 통일 조국이 되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거, 여자들이 맞고, 강간당하고, 죽임당하는 일이 없어지리라는 걸 믿어요, 언니?
논리에 모순이 있네. 정윤이 말했다. 민족 주권과 빈곤의 문제를 여성 문제로 축소해서 보려는 겁니까?
당신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한 채로 그런 희영과 정윤을 번갈아 바라보기만 했다.
언니는 여성 문제가 그렇게 작은 문제라고 생각해요? 전 그분이 살아 있을 때나 돌아가셨을 때나 사람들에게 이용당했다고 생각했어요. 민족의 누이 운운하면서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 하려고 그렇게 처참한 시체 사진을 사용했고……
정윤이 희영의 말을 끊었다.
여성 문제요? 본인이 돌아가신 분과 같은 여자라고 생각해요? 그거 오만한 생각 아닌가. 너무 다른 입장 아닌가. 희영은 그런 삶을 경험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런 삶에 대해 모르면서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요. 희영이 그렇게 가난해 본 적 있어요? 몸을 팔아야 할 만큼? 대학 교육까지 받고 좋은 옷 입고 좋은 신발 신으면서 희영이 같은 여자랍시고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장면인데 많은 담론이 꾹꾹 눌러 담겨 있었다. 나는 그나마 불과 일년 여 차이에 구성원이 다른 조직이라 선배들이 오히려 희영과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 운동에 접근했던 게 다행이었을까. 국가와 민족을 외치는 대신 파시즘과 군사문화 타도와 여성주의를 이야기했던 게 그나마 다행인가. 당사자성에 대한 논의, 곡해도 생각하게 되고. 어쨌거나 이 부분도 조금 참담한 기분. 가장 좋아하던 선배 입에서 오히려 적대적인 말을 듣는다면 진짜 멘탈 부스러질 것 같긴 함…)

-나는 그런 사람이 되기 싫었어. 읽고 쓰는 것만으로 나는 어느 정도 내 몫을 했다, 하고 부채감 털어 버리고 사는 사람들 있잖아. 부정의를 비판하는 것만으로 자신이 정의롭다는 느낌을 얻고 영영 자신이 옳다는 생각만으로 사는 사람들. 편집부 할 때, 나는 어느 정도까지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아. 내가 그랬다는 거야. 다른 사람들은 달랐겠지만.
희영은 거기까지 말하고 당신을 부드럽게 바라봤다.
정윤 언니가 그랬지. 나는 이 문제로 글을 쓸 수 없다고. 어쩌면 그 말이 맞았는지도 몰라. 가끔씩 언니들의 마음이 너무 가깝게 다가와서 내가 언니들의 마음을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정윤 언니의 말을 생각이 들면 정윤 언니의 말을 생각해. 죽었다 깨어나도 나는 모른다고. 착각하지 말자고.
(아야야...희영아 살살 때려...얼마 전 친구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다가 조금 과열되기도 했었는데...어떤 말들은 한 사람의 인생 방향을 영영 틀어 버리는 게 아닌가 싶었다. 또 어떤 말하여지지 않은 말 또한 그런 일을 한다. 그런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ㅠㅠ)

-Q.소설을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본인만의 원칙이 있나?
A.솔직할 것. 나의 가장 더러운 부분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가까운 사람들의 상처를 함부로 재현하지 않는 것. 사람들의 고통을 이용하지 않는 것. 아는 척, 잘난 척, 내가 뭐라도 되는 척하지 않는 것. (ㅠㅠ명심하겠습니다요… 그리고 최은영님 가장 더러운 부분도 정말 쓸 수 있었다면 그 마음이 순백에 가깝지 않나 싶음….이건 착하게 쓰겠다고 맘먹는다고 써지는 게 아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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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1-02-07 2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에는 자꾸만 내가 바뀐 것인지, 내가 이상한지 되묻곤 한다. 저도요! 그리고 열반인님 혹시 겨울 싫어맨이신가요? 저 오늘부터 좀 컨디션 올라오는 거 같은데 언니도 달리시길래 ㅋㅋㅋ 저도 최은영 작가 다음 작품 기다려봅니다. 저도 모두 다 좋아하지는 않구, 첫번째 단편집을 잘 읽었어요! (근데 다른 것보다 동년배인데 굉장히 성숙하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글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거기서 느껴지는 바로는 어느 정도 자기 자신과 화해를 시작한 느낌)

반유행열반인 2021-02-07 22:22   좋아요 2 | URL
동년배인데 빠른 84아닌가요 ㅋㅋㅋ(저차원적 동문서답) 저는 첫번째까지는
뭐가 좋다고 난리람... 하다가 두번째 책 읽고는 감화되었지 뭐에요 아 착하네 착하게 쓰네 독보적으로 착하게 쓰는데 착하게 써도 좋을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 기다려 봅니다 ㅋㅋ케

공쟝쟝 2021-02-07 21: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ㅠㅠ 좋아해줘 ㅠㅠ 최은영 좋아해줘 ㅜㅜㅜㅜㅠㅠㅠㅠㅠ 왜냐면 전 최은영님의 소설에 너무 깊이 감응해버리는 1인 이거덩요 ㅠㅠ 여리고 약한 내면을 막 후벼파고 또 파서 자기가 부서지진 않을까 하는 소설들이라서.. ㅠㅠ 난 최은영이 아파 ㅠㅠ 너무 연약한 사람인데 연약함을 파헤치는 것에서 만큼은 너무 용감하다 생각해요.

반유행열반인 2021-02-07 22:23   좋아요 2 | URL
아 좋아해 누가 싫대ㅋㅋㅋㅋ좋아해도 좋은데 너무 이입하진 말아요 공감하되 나랑 타인을 분리할 줄 알아야 덜 아프다? 최은영은 최은영 몫만큼 쟝쟝은 쟝쟝 몫만큼 아프고 읽고 쓰고 연약하고 용감하고 파헤치고 생각하기루 하죠 ㅋㅋㅋ

공쟝쟝 2021-02-07 22:49   좋아요 2 | URL
분리 ... 아 고것의 까다로움...!!!! 실재하는 인간에겐 분리 가능! 하지만 독서에서의 이입은 독자의 특권이라규!!! 좀 허우적 거리다가 현실세계에서는 눈 부릅뜰게요! 잘자요 반님~
 
[eBook] 팬텀 이미지 테이크아웃 13
정지돈 지음, 최지수 그림 / 미메시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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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7 정지돈 글. 최지수 그림.

아침에 정지돈에서 오한기로, 다시 오후에는 정지돈으로 돌아왔다. 처음 읽는 작가에다 여러 번 읽어도 읽기 힘들다는 소리에 겁을 조금 먹었다. 초반부터 몇 쪽 넘기다 말고 어? 하고 앞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농담처럼 붙은 조금은 상스러운 후장 사실주의래...하는 말이 떠올라서 그래 뭘 심각해, 그냥 힘 빼고 살살 슬슬 읽자, 하고 읽었다. 그랬더니 그냥저냥 재미있게 읽혔다.
경주에 여러 번 가 봤다. 초4 때 걸스카우트, 초6 때 수학여행(밤에 안 자고 깝치고 돌아다니다 선생님이다! 하는 소리에 마구 뛰어 도망가다 모퉁이에서 다른 아이와 부딪혔고, 눈가가 찢어진 흉터가 아직도 남아 있다), 중2 때 또 수학여행(전교 1등은 에쵸티를 깐 대역죄인에다 이런저런 미움을 샀는지 친구가 하나도 없었고, 전교 꼴등에 친구가 하나도 없는 또다른 아이와 함께 다녔다. 말이 하나도 통하지 않아 그냥 같이 다니기만 했다), 24살에 남자친구와 여행(이때 남산에 처음 올라가 봤다)…그래도 아직까지 경주를 잘 모르겠다. ‘경주’라는 영화를 나중에 봤는데, 영화 속 고분이 여전히 낯설었다. 소설 속 호텔이 있는 보문관광단지도 버스 타다가 지나친 거 같은데 다른 도시의 다른 세계를 말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갑자기 화자가 헷갈리고 한 사람의 인생이 소설 뒤 작가 연보처럼 막 덩어리로 몇 명 던져졌는데, 그게 연보처럼 정리된 건 아니고 대화 속에서 구전되는 식인데, 적응 되니까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싶었다.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대개 다른 사람에 대한 것이고, 소설도 사람에 관한 이야기니 저렇게 쓸 수도 있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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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그가 열두 살 때 오렌지카운티 교외의 바에서 실종됐고 두 달 뒤 시체로 발견됐어. 경찰은 바텐더, 손님, 직장 동료, 잠시 만났던 남자, 이웃들 모두 조사했지만 술에 절은 몇몇 용의자의 살인과 관계없는 사소한 범죄만 감지했을 뿐 끝내 범인을 찾지 못했어. 매일 전국의 술집에서 여자들이 구타당하고 실종되는 일이 일어나던 때였어. 미국은 종전 이후 황금기를 맞이했고 매카시즘 광풍에 휩싸였으며 꽃의 시대가 찾아왔지. 그러니 교외의 어두컴텀한 바 뒤에서 무슨 일이 있건, 여자들이 비명을 지르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어. 그건 그 여자들의 문제 아니야? 수영장 청소부는 그렇게 생각했고 1965년, 약에 절어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모로에게 가끔 편지가 왔는데 비와 강물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으로 그게 자신이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주제라고, 엄청난 양의 폭풍과 비로 불어난 강물이 북아메리카의 앵글로색슨을 모두 태평양으로 휩쓸어 버릴 거야, 그게 바로 앵포르멜이야. 1975년 한 편지에서 모로는 말했고 수영장 청소부는 재활원에서 편지를 읽으며 미치길 원했던 친구가 미쳐 가는 걸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알 수 없었어. 다나카는 김신에게 편지를 읽듯 말했고 이것은 자신이 미국의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들은 남자의 일생을 소설을 쓸 요량으로 극화한 것인데 이미 너에게 말해 버렸으니 나는 소설을 쓸 수 없다, 어떻게 할 것이냐, 라고 했다. 왜 쓸 수 없냐고 김신이 묻자 다나카는 소설은 일종의 마법과 같아서 발설하면 기운이 빠진다, 내면의 두께가 소진되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소설은 일종의 점조직이야, 동료 조직원의 주소도 직업도 알 수 없고 오직 그가 전달해 준 정보만 다시 전달할 뿐, 조직원의 상태나 내면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 허점이 드러나 조직 전체가 무너지는 거야. 다나카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지만 김신은 다나카가 즉흥적으로 떠오른 이야기를 영업 비밀이라도 되는 양 심각하게 말하는구나 생각했다 .그럼 다른 걸 쓰면 되겠네. 수영장 청소부의 이야기도 좋지만 좀 더 대중적인 걸 쓰는 게 어때? ...다나카는 내 소설은 번역될 리 없어, 출간될 리도 없는데 번역이 되겠니, 그는 난간에서 훌쩍 뛰어 수영장 바닥으로 내려갔다. 바닥엔 젖은 낙엽들이 가득했고 다나카는 낙엽들을 짓이기거나 발로 차며 걸었다. 출간되지도 않을 소설을 왜 쓰는 거야. 김신이 물었고 다나카는 그 말 당장 취소하라며 그건 소설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소설가라면 모름지기 출간되지 않을 거라는 각오로, 거절당할 거라는 각오를 글을 써야 해, 더 좋은 건 원고를 보내지 않는 것이지. 김신은 이해할 수 없었다. 보내지도 않을 소설을 왜 쓰지?

-김신은 딱 한번 지하철을 타봤다. 이제 서울에 가면 매일 타는 거? 동대문에서 시청으로, 시청에서 종로 5가로. 그렇지만 조금 무섭다. 땅이 무너지면 어떡해? 김신은 불안에 떨었고 다나카는 땅 위로 다녀도 땅이 무너지면 다쳐, 아…...김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이젠 땅 위로 다닐 때도 불안하겠네. 그래, 그러니까 무서워할 필요 없어. 다나카가 말했다. 불안은 현상이 아니라 심리야, 그러니 더 이상 아무것도 불안해할 필요 없고 아무것도 불안하지 않을 거야. 다나카는 중얼거렸다.

-콜라를 마시는 미셸 푸코 같아요. 아서 존슨의 사진을 본 상우가 말했다. 상우는 경주에 가고 싶었지만 경주 맛집을 검색한 뒤 싫어졌다고 했다. 한기는 경주까지 뒤로 걸어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왜요? 길티 플레져예요. 한기가 대답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내가 묻자 한기는 제 길티 플레져는 뒤로 걷는 것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나는 무슨 맥락에서 나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설명을 요구하자 한기는 죄송합니다, 제가 이상한 거 같아요. 은진이도 저보고 아무 말이나 하지 말래요, 라고 말했다. 은진은 한기의 아내다. 나는 한기에게 아내가 있다는 사실에 가끔 놀란다. (ㅋㅋㅋㅋㅋㅋ이 부분부터 상우와 한기가 등장하더니 여행 끝까지 내내 같이 가는데 그게 왜때문에 깨알 같이 웃기다…)

-나는 일이 겹치는 걸 좋아하고 일을 생각하고 바라보면 어느 순간 멀리 떨어진 곳에서 서서히 일의 중력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게 보인다. 그러니 어디로든 가야 한다. 무엇이든 읽어야 하고 어떤 이야기라도 해야 한다.

-우리는 아주 잠깐 신라 시대의 사람들에 대해서, 과거에 대해서 얘기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흔적을 이해할 수 없고 기억을 이해할 수 없어요. 그건 모두 존재하지 않았거나 지금도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존재했었다는 개념을 이해할 수 없다. 그게 무슨 말이죠?

-Q.정지돈에게 <소설>은 무엇인가?
A.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ㅋㅋㅋㅋㅋ오 수키...그게 여기서 왜 나와….그런데 왜 맞는 말 같냐…)
Q.<소설>은 어떤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A.가끔 개인의 인생을 바꾸고 사회 제도를 바꾸기도 하지만 대부분 아무런 힘도 없는 거 같다.(너무 솔직한데 공감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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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2-07 16: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정지돈 작가님은 문학상 수상집에서 모두 읽다가 포기한 작품이라 이름이 잊혀지지 않네요!ㅠ 이해할 날이 오겠죠.ㅎ 즐건 휴일되십시요!

반유행열반인 2021-02-07 16:57   좋아요 5 | URL
이해하려고 애쓰지 말아야겠더라구요 ㅋㅋㅋㅋ휴일 즐겁게 보내시길!!!

하나 2021-02-07 16: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쓸 수도 있지 뭐, 하면 되는데. 너무 내용을 이해하려고 고집을 부렸나 싶기도 하네요. 오 수키... 본인도 이렇게 쓸 수밖에 없는 자신에 대한 체념 같은 게 있는 거 같아요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2-07 16:58   좋아요 5 | URL
읽히지 않는데 하나님이 정지돈 아끼는 기분이지 왜...(여기서 갑자기 왜 질투를 하는 거지 왜...ㅋㅋㅋㅋㅋㅋ)

하나 2021-02-07 17:02   좋아요 4 | URL
저 막 시험 끝난 날처럼 씨네21 이런 거만 보고 있고욬ㅋㅋ 잘 읽히지 않지만 그냥 둘 수는 없을 거 같은 느낌이랄까.. 정지돈은 정말 읽어줄 사람을 만나야 되는 작가고 본인도 잘 아는 것 같고 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2-07 17:16   좋아요 3 | URL
알라딘에도 팬덤? 있어 보이더라구요(아니면 지인일 듯 ㅋㅋㅋㅋ) 스타 걱정을 왜 하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Yeagene 2021-02-07 18: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지돈...읽을까 말까 늘 고민하는 작가에요.다들 어렵다고 하셔서..^^;;;

반유행열반인 2021-02-07 18:33   좋아요 2 | URL
이 책 처럼 단편 하나 묶은 거나 수상작품집 같은데 단편 실린 거 하나로 실실 도전해보세요 할 수 이써!!! ㅋㅋㅋㅋ

파이버 2021-02-07 1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대소설 넘 어려워요ㅜㅜ 밑줄긋기만봐도 눈이 빙글뱅글@@

반유행열반인 2021-02-07 19:33   좋아요 1 | URL
아닐 거에요 어렵다는 말에 우리 모두 속고 있을 거야!!!!(그러면서 나도 뱅글뱅글ㅋㅋㅋㅋ)
 
[eBook] 사랑하는 토끼 머리에게 테이크아웃 9
오한기 지음, 소냐리 그림 / 미메시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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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7 오한기 글. 소냐리 그림.

이웃님의 정지돈 리뷰를 보다가 오한기가 생각났고 나는 오한기를 소설계의 마릴린 맨슨이라는 이상한 말로 지칭했다.
마릴린 맨슨. 거의 20년을 좋아했다. 금기를 일부러 조롱하고 괴기와 미가 닿는 지점을 보여주는 퍼포먼스와 음악이 시꺼먼 마음에는 와닿았다.
뮤직비디오나 무대에서, 그리고 그가 그린 그림에서 맨슨이 여성을 도구와 장치로 다루는 모습을 지켜보면 그동안 이 인간이 미투에 언급 안 된게 오히려 신기할 지경이다.
그의 예전 연인이었던 에반 레이첼우드가 그녀가 십대였던 교제 당시 맨슨이 자신을 그루밍하며 통제했던 일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맨슨은 이를 부인하고 이상 행동을 보여 경찰까지 출동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스무살의 어떤 짧은 날들을 떠올렸다. 결국 만나지 않게 된 어떤 남자의 전화를 받고, 당신은 처음 만난 날부터 반복해서 내가 싫다고 해도 원하지 않는 일을 했고, 나는 그 일로 인해 괴로웠고 지금도 괴롭다고 했다. 남자는 그 말에 충격을 받은 듯했다. 나는 너에게 잘해주려고 했고, 네가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려고 도왔고, 너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네가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나는 아니었다. 내가 싫다고 했던 일이 싫은 게 아닌 것처럼 만들려고 시도했었다. 그 사람을 좋아하려고 애써 보았다. 그 사람에게 맛있는 걸 사 주고 선물도 주고 대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그럴 수록 나와 접점이 없고 말이 통하지 않는 것만 확인했다. 내가 좋아할 수 없는 부류의 사람이었다. 나는 몸도 마음도 아팠다. 그 사람이 사 주는 맥도날드나 롯데리아 햄버거를 먹으며 쉼없이 재잘재잘 말을 늘어놓았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혼자 울었다. 빨갛게 길바닥에 흩어진 장미꽃잎들을 보면서도 울었다. 나는 아무 것도 원하지 않았어, 처음부터 끝까지.

흠. 맨슨 안녕.

호칭과 명명은 중요한 일이다. 토끼 머리는 토끼 머리가 싫어서 벗어나려고 발악을 해 보고, 그게 안 되니 그 이름에 맞추기 위해 토끼가 되려고 또 애를 써 보았지만, 행복하지 못했다. 책 말미의 작가 인터뷰를 보고 나서야 아, 이 토끼 머리가 ‘가정법’에서 머리 잘리고 불타 죽은 그 토끼 머리인 걸 알았다. 책이 나온 순서는 이 책이 먼저인가 보다. 토끼 머리는 토끼 머리를 대체할 다른 이름을 스스로 구하거나 누군가로부터 적확한 이름으로 불리워야 했던 게 아닐까 잠시 생각했다. 작가가 토끼 머리 자리에 다른 말로 어떤 것들을 넣고 싶었을까도 궁금했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오한기 이름에서 느낀 것처럼 소설에서 매번 오기와 한기를 느끼지만 거기까지지, 이 소설이 잘 쓰여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허술하고 매끈하지 않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상상과 이미지만 약간 느낌이 있는 정도였다.

흠. 맨슨 안녕.

미메시스 테이크아웃이라고, 단편 하나씩에 일러스트를 묶은 시리즈이다. 전에 정용준 읽었고, 오한기 두번째고, 생각난 김에 정지돈도 빌렸고, 최은영이랑 정세랑도 눈여겨 보고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 이 시리즈는 그저 그렇네...단편집 한 권 보면 그 중 한 편이라도 건지는데 딱 한 편이 딱 한 방이 없으면 좀 망한 느낌이다. 작가들도 다른 소설과 묶지 않을 만큼 아주 큰 애착 없는 소설 툭 던지는 건 아닌지...이건 그냥 넘겨 짚음이고… 앞으로 세 권 더 보고 판단 내리기로 함 ㅋㅋㅋ


+밑줄 긋기
-나는 더 이상 캐리커처가 아니라 정밀하게 그린 초상화였다.

-창밖에는 뜨거운 햇빛과 녹색 이파리가 울창한 나무들이 보였다. 햇빛은 녹색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고, 나는 그 끔찍한 광경을 피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 그때였다. 분명히 눈을 감고 있었는데 보였다. 날개 달린 토끼들이 나뭇가지 위에 떼 지어 앉아 있는 광경이. 머리만 비정상적으로 큰 토끼들이었다. 토끼들은 날개를 퍼드득대며 나뭇잎을 뜯어먹고 있었다.
저리 꺼져! 이 괴물들아!
내가 소리쳤다. 그러자 그들은 나를 일제히 노려보며 괴상한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네 자리를 남겨뒀으니 언제든지 이리로 오렴.
그들 중 하나가 입을 오물거렸는데, 이런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내 인생이 그에게 달려 있는 듯해서 불쾌해졌다. 그때 그가 눈을 감아 보라고 명령하듯 말했다. 그의 말에는 거부하지 못할 힘이 서려 있었다. 나는 미래에 대한 불안 앞에서 한없이 약해졌고, 그의 말대로 눈을 감았다.
뭐가 보이지?
잠시 후 그가 물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커다란 접시 위에 놓여 있는 토끼 통구이 요리를 앞에 두고 있었다. 가만히 집중해 보니 나는 둘이었다. 접시 위에 있던 토끼 통구이도 바로 나였던 것이었다. 나는 온몸이 불에 그을린 채 접시 위에 엎드려 있었다. 나는 나이프를 들고 토끼 목을 썰기 시작했다. 마침내 나는 목이 잘려 나갔고, 토끼 머리는 몸통과 분리돼 테이블을 제멋대로 굴러다녔다. 나는 피 묻은 나이프를 든 채 나를 내려다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토끼 머리는 울고 있었다. 아니, 웃고 있었나. 더 이상 기억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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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1-02-07 1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 맨슨...(나도 맨슨시디 샀던 고딩이었다)... 그리고 안녕 아담 드라이버, 안녕 패터슨, 안녕 프란시스하.... (내 프사라고)ㅋㅋㅋ 굿바이 ㅋㅋㅋ

공쟝쟝 2021-02-07 10: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안녕 조니뎁.. 안녕..

공쟝쟝 2021-02-07 1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정바비 이 개새끼야 ...

반유행열반인 2021-02-07 11:02   좋아요 2 | URL
개새끼야 2222...

공쟝쟝 2021-02-07 1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메시스 저는 최은영만 읽엇고 몫.. 사랑합니다... 최은영 최애 최은영 최애

반유행열반인 2021-02-07 10:51   좋아요 2 | URL
음 내 최애는 아닌데 정말 좋나 안 좋나 보고 올게요. 어느 순간 최은영 짠 한 이름이 되어 버려서...

하나 2021-02-07 1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한기 언급되는 뉘앙스로 봐서 약간 난해한 시처럼 이미지들로 소설을 쓰는 사람인가 보네요. 저도 기사 보고 우리 열반인님의 우상(이었던) 맨슨 조끔만 잘 살지 그래써... 왜 우리 열반인님 속상하게 해... 생각했던. (열반인님은 정말 두루두루 다 읽으신다! 나는 약간 편식쟁인데...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2-07 12:18   좋아요 2 | URL
하나님 발톱 만큼도 못 읽은 저한테 두루두루라니 ㅋㅋㅋ아무 거나 읽긴 하는데 또 편애쟁이이기도 합니다ㅋㅋㅋ

하나 2021-02-07 12:23   좋아요 2 | URL
발톱이 그렇게 크면 못 걸어여... 🙀 생각난김에 아침에 후딱 오한기 읽어버리시는 추진력... 😎

반유행열반인 2021-02-07 12:25   좋아요 2 | URL
지금은 정지돈으로 건너온 추진력 ㅋㅋㅋㅋ아니고 단편 하나짜리니까 ㅋㅋㅋㅋ

하나 2021-02-07 12:28   좋아요 2 | URL
개 머시써... 😎 저는 오늘 느긋하게 커퓌 한 잔 하면서 저의 스타가 주신 굿즈를 향유하게써엽... 열반인님도 일요일 즐겁게 보내세요. 어쩌면 정지돈은 열반인님을 부르고 있는 걸지도 몰라... 저는 문학밖에 몰라서 더 헤맸던 거 같구..

반유행열반인 2021-02-07 12:28   좋아요 2 | URL
첫 머리 읽으니 예전 손보미하고도 비슷한 느낌적 느낌이라 아직까지는 괜찮아여 안 헤매고 있어ㅋㅋㅋ 커피가 안 아까웠으면 좋겠는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빕니다 ㅋㅋㅋ
 
[eBook]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우리들은 헤어지는 중입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36
김민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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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6 김민정.

한 달에 소설 다섯 권, 시 한 권, 혼자 정한 약속인데 지난 달에 읽은 열일곱 권 중에 시집은 빠뜨렸다. 그래서 김민정의 시집을 빌렸다.
벌써 2년 전이야. 시집 출간 후 제목을 보고 이것이 뭐야, 그때만 해도 시를 읽을 궁리조차 못하던 때라 그냥 특이한 제목이구나 하고 지나갔다. 우리집에 엄마가 사둔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가 그녀의 시집인 것만 알았다. 엄마가 아직도 그 시집을 읽지 않은 건 얼마 전에 알았다.
시집을 읽다 말고 괜히 시인 얼굴이 보고 싶어서 검색을 했다. 사진을 보니 나보다 훨씬 힘이 세게 생겼다고 생각했다. 시인의 나이도 보았다. 그러고나서 마지막 시를 읽으니, 시가 44편, 모두 곡두라는 부재에 번호가 차례로 매겨져 있는데, 2019년에 시인이 44살이었으니 44인가봐, 혼자 넘겨짚고 나는 4를 좋아해, 하고 생각했다.
늘 시는 어려운데, 김민정의 산문시들은, 거기 잔뜩 나오는 말장난과 말놀이는 이상하게 쭉쭉 읽혔다. 나는 이런 취향이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시가 흡족하게 읽혔고, 왜때문에 어렵지가 않았다. 이 달에는 시 한 권 약속 지켰다. 헤헤. 지난 달에 안 본 것도 한 권 더 봐야 겠구나…

+밑줄 긋기
-북성포구에 바지락 까 파는 단골 할머니 가게에 들렀는데 할머니 아프다고 오늘 쉰대서 돌아 나오다가 옆 가게 빨랫줄에 집힌 말라가는 박대에 눈이 갔는데 박대 잘 마르라고 거의 꺼져가는 연탄 하나 거기 놓인 것도 봤는데 불현듯 그 연탄 속내 좀 들여다보겠다고 쪼그려 앉았는데 나도 모르게 무릎 구부러질 때 내 입에서 나가는 소리 자…...그 자 대체 뭐니. 돌돌 말린 줄자가 데구루루 구르는데 어제의 내가 그제의 내가 그끄제의 내가 데굴데굴 굴러 나와 나를 빤히 쳐다보는데 미쳐서 지치고 뒤적이니 뒤척이는 나의 기척들아, 안녕. 원한과 원한 바의 구분이 이렇게도 프로답지 못하다는 건 있지, 내 머리가 나빠서고 내 몸이 아파서고 그런데 바둑 기사 헤이자자 7단의 이름을 기억하게 된 건 말이지, 이름에 자자가 있어서니 뭐 나의 까짐 덕분이랄까. 전문가란 그것밖에 모르는 사람들이라 할 때 나는 돌아 까짐의 전문가. 삶에 더 삶아져봐야 할까. 산 주꾸미는 어린애 같고 삶은 주꾸미는 늙은이 같은데 둘 다 둘 나름의 맛이 달라 좋지. 초장맛인가. 담낭 떼느라 수술한 그날부터 먹고 싶은 건 초장뿐이라 편의점에서 그 초장 몰래 사다 몰래 짜 먹다 흰색 침대 시트에 빨간 얼룩 물티슈로 지우다가 더 퍼뜨리던 2018년 4월 첫 주와 둘째 주의 일산백병원 621호 병실 창가 자리. 사물함에 두고 온 네모난 아베다 손거울은 누가 가졌을까. 누군가 버렸을 거야. 테두리 까졌거든.
(‘나의 까짐 덕분이랄까-곡두 12’전문. 나도 까진 덕분이랄까 이 시가 좋네. 김민정 언니가 병실에서 담낭 떼고 누워 있다 초장 짜 먹고 흘릴 무렵 나는 병실에서 아기 낳고 있었겠군.)

-가없지 않고 가 있다는 솔직함이 말이 되는 나의 마음. 이 마음. 발 걷고 주방 안으로 들어갔더니 비닐장갑 낀 손으로 닭발 먹다 몰래 뽀뽀하던 중년의 주방장과 홀 담당 아가씨가 있어 아 젓가락은 왜 자꾸 떨어지고 지랄일까 딴청 피우듯 말하는 나의 마음. 이 마음. 다 만나려고 이별하고 또 이별하려고 만나는 것을 끝끝내 알아버린 나의 마음. 이 마음의 쓰기는 끝끝내 말로는 끝이 안 나서 있는 연필 두고 자꾸만 새 연필 사러 가게 만드는 나의 마음. 이 마음.
(‘네 삽이냐? 내 삽이지!-곡두13’중)

-2018년 11월 9일 오늘 진달래나무 카페에서
일러준 생년월일로 사주와 주역을 보았어요.
다 얘기하라 해서 다 얘기합니다.
얘기한 거고요.
마지막으로,
민정 씨는 병진년 윤달생입니다.
윤달은 손 없는 사람들이
그때 무덤도 옮깁니다.
즉 윤달생을 통해 주검이 오가면
탈이 없고 좋습니다.
(‘모르긴 몰라도-곡두 23’ 전문. 나는 갑자년 윤달생입니다. 내 손을 통해 주검이 오가면 탈이 없고 좋습니까.)

-잊으셨겠지만 서로의 집에
데려다주기 바쁜 시절의 연인들.
잊고 싶으시겠지만 서로의 집에서
안 데리고 나가기 바쁜 시절의 연인들.

서로 손을 잡고 잡았다 한들
잴 수 있었을까 서로의 온도를.
서로 등에 업고 업혔다 한들
잴 수 있었을까 서로의 무게를.
(‘저녁녘-곡두34’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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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1-02-06 2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뭐 나의 까짐덕분이랄까 ㅋㅋㅋㅋㅋㅋ 누군가 버렸을 거야. 테두리 까졌거든. 민정언니 안 죽었네 ㅋㅋㅋ 작품이랑 인상은 쎈데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풍문으로는 편집자일 때는 다정하고 사려깊다는 소문이 😆

반유행열반인 2021-02-06 22:49   좋아요 2 | URL
술이랑 초장 잘 먹게 생기심 ㅋㅋㅋ정도 많아 보이는데 난 왠지 무서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나 2021-02-06 22:51   좋아요 2 | URL
저도요... 👀 ㅋㅋㅋㅋㅋㅋ 도끼 걸어놓은 택시 어쩌구 시 있는데 상황도 무섭구 그걸 시로 쓰는 민정 시인의 “기백”도...

반유행열반인 2021-02-06 22:52   좋아요 2 | URL
저 분은 그래서 삽을 자꾸 사나봐요 도끼도 이길 삽이겠다...

라로 2021-02-06 2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집 사는 엄마의 딸이셨군요, 반열님!!!!🤩🤩🤩

반유행열반인 2021-02-07 06:55   좋아요 4 | URL
시집도 사고 시도 쓰고 하이쿠도 쓰고 소설도 쓰는 엄마 딸이에요 ㅎㅎㅎㅎ

붕붕툐툐 2021-02-07 14:17   좋아요 1 | URL
반열님 어머니 멋지심다!!

라로 2021-02-08 15:23   좋아요 3 | URL
우와!!! 모전여전이었어!!!!🤩🤩🤩🤩🤩🤩

붕붕툐툐 2021-02-07 14: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란 마귀😈 등장한 거 저 뿐인가요? 제목 첫줄 읽고..흐음..그래서 헤어진 거야 했다는;;;;

반유행열반인 2021-02-07 14:44   좋아요 1 | URL
시인의 제목은 확실히 노린 게 맞는 것 같고 시는 생각보다 안 야해요 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2-07 16:59   좋아요 1 | URL
휴~ 노린게 맞다니(저만 이상한 사람은 아닌거 같아) 다행입니다~ㅎㅎ
시 야하다면 읽어보려고 했는데.. 에잉~ㅋㅋㅋ 한달에 한 권 시집 읽기 넘 좋은 거 같아욤!!

반유행열반인 2021-02-07 17:00   좋아요 1 | URL
이렇게 할당제라도 안 하면 저는 너무 산문형 인간으로 굳어버릴 거 같아서 룰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막 안 지키고 ㅋㅋㅋㅋ

얄라알라 2021-02-11 2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집 할당제, 한번도 생각 안 해봤는데 제게도 필요하겠네요. 리뷰와 댓글 읽다보니, 외람되지만 김민정 시인 이미지 검색해보고 싶어지네요^^

반유행열반인 2021-02-12 06:39   좋아요 0 | URL
예쁘고 무섭게 생겼어요ㅋㅋㅋ시집 할당제 해보니까 편식 치유되고 좋네요 ㅎㅎㅎ
 
[eBook] 내일의 연인들
정영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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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5 정영수.

나는 장성규를 싫어하는데, 식구의 몇 안 되는 취미 중 하나가 주말에 텔레비전으로 유튜브를 켜고 워크맨 채널을 보는 일이다. 그 옆에 앉아 책을 읽다가 장성규가 욕설을 내뱉을 때마다 쟤 싫어, 하고 눈살을 찌푸리고는 억지로 책에 집중하려다가…어느새 화면에 눈길을 빼앗기곤 한다. 그걸 반복하다 보니 꿈에서 장성규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놀랍게도 꿈 속의 나는 장성규와 썸을 타고 있었다. 다정다감하게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밀당하듯 막말을 주고받다가 토라지고, 그러다 또다시 그리워했다. 잠을 깨는 순간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장성규를 덜 미워하게 되었냐 하면, 여전히 워크맨을 틀면 눈살을 찌푸리고, 싫다, 소리는 마음 속으로만 한다. 자꾸 싫다 하면 그것도 미운 정이 드나 싶어서…

아, 장성규 얘기 왜 했냐면, 예전에 장성규가 문학동네에서 일하는 에피소드를 보았다. 거기에 김영수라는 편집자가 나왔다. 뭐야, 저 이상한 머리스타일이랑 수염은 소설가 정영수인데. 검색해보니 편집인일 때는 김영수이고 소설가일 때는 정영수라고 한다. 와 그럴듯한 체인지업이야. 인생을 두 개로 살고 있잖아. 문득 정영수랑 같은 문학팀에 있었다는 김봉곤이 그리워졌지만 김봉곤은 안 나왔다. 대신 이원하 시인이 나와서 귀여운 척해서 (그때는 아직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는 안 봤던 때였다. 결국 이 방송을 계기로 시집을 읽게 되지…) 왜 귀여운 척이야 했다. 갑자기 박상영 소설가랑 영상통화해서 원고 독촉하고, 박상영은 막 택시에서 마감하고 있다고 해서 괜히 반가웠다.(나는 반가운데 반가운 상대는 내 존재도 모름…)

정영수의 소설은 2018, 2019 젊은작가상 수상집에서 단편 하나씩을 접했다. 그때 끄적인 감상을 찾아보니 기억한대로 별로야, 오그라들어, 잘 쓰지도 않네, 였다.
이번에 나온 소설집을 별 기대 없이 펼쳤는데 조금 놀랐다. 두 번째 읽는 ‘우리들’이 너무 좋아서 밑줄을 왕창 쳐놓았다. 이렇게 잘 썼었나? 내가 그간 정영수를 읽을 공력이 안 되었던 건가? 그동안 과소평가해서 미안해 영수님, 했다.
그러다가 ‘내일의 연인들’을 읽는 순간 아아...내가 알던 영수네, 했다.ㅋㅋㅋ 소설이란 쓰는 게 아니란다. 몇 년을 두고 고치는 일이란다. 새삼 깨달았다. ‘더 인간적인 말’을 읽고는 그런 깨달음이 거의 확신에 가까워졌다. 이 소설 처음 읽는 거 같은데 화자의 배우자 이름이 큰애 이름이랑 같아서 전에 읽었던 소설인 걸 눈치챘다. 역시나 처음 읽은 때보다 훨씬 좋았다.
정말 다시 고쳐 써서 나아진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수상작품집을 다시 찾아 보면 알 수 있을 텐데 그 정도로 부지런하진 못했다.
같은 소설을 다시 읽는 일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어떤 소설은 한 번 읽어서는 좋아하기 어려운 건지도 모르겠다. 좋기 위해 그 사이에 뭘 먼저 잔뜩 읽어야 하는 글이 있을 수도 있겠다.
첫 감상과 두 번째 감상이 다른 이유를 나는 여전히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어떤 글을 후지다고 할 때 조금 더 고민하고 후지다고 해야 할까? 아마 하던 대로 할 것 같긴 해…(모진 새끼야...언젠가 너도 당해봐라)


-우리들
두 번째 읽기는 소설 첫머리에서 언급되는 정은과 현수에 관해 이미 알고 시작되었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소설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처음 읽을 때와 내가 선 자리도 달라져 버렸다. 분명 아는 장면이고 관계의 흐름과 두 연인의 병치 같은 큰 줄거리는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그 사이 아니에르노도 읽고 하여간에 같은 소설인데 읽는 사람이 달라져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그랬구나, 독자가 달라졌구만.

- 내일의 연인들
남현동은 내가 사는 관악구의 어느 부분인데, 나는 오랜동안 신림동 봉천동 구석을 빙빙 돌았지만 남현동에는 못 가 봤다. 그런데도 그 비탈과 비탈 위의 빌라와 지원과 화자가 머문 공간이 내가 가본 어딘가 인 것 마냥 느껴졌다. 너희는 어쩜 우리의 유령일 수도 있겠다.

- 더 인간적인 말
비슷한 이야기가 ‘도어’에서도 한 에피소드로 등장하는데,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 앞에서 남을 사람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냥 기다리는 일 말고는 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그건 모든 죽음 앞에서 다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니 괜히 더 괴로워하거나 유난 떨 필요도 없는 건가? 싶었다. 그만큼 고상하게 선택하는 것조차 누구에게나 가능하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사하고 안녕한 현대에서의 삶
화자처럼 나도 엉뚱한 불행과 사고에 대해 상상한다. 그 상상의 결과물인지 끔찍한 사건이 현실에 설정되어 있고,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다가도 결국 망각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인데, 몇 개의 인상 깊은 결말을 보여준 소설을 제외하면 마무리가 김이 빠지는 소설이 이 책의 대부분이다. 나 또한 끝맺음이 늘 어렵다.

-기적의 시대
친구의 친구, 동호회에서 만난 친구, 이루기는 커녕 펼쳐 놓지도 못한 사랑, 혼자 좋아하면서 괜히 누군가의 집 앞을 기다리는 마음, 제목은 딱히 왜 저런지 모르겠지만 뭔가 소년의 마음을 알 것 같아서 나는 저래 본 적도 없는데 괜히 저랬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누굴 좋아하는 마음, 감정 같은 걸 되돌아보는 걸 이렇게 쓸 수도 있구나. 흔하긴 한데 그냥저냥 괜찮았다.

- 서로의 나라에서
싸이월드 시절부터 남 염탐하는 게 취미였던 나는 슬쩍 찔렸다. 여기에 나같은 놈이 나오는 걸 보니 나만 이상한 놈 아니네...하고 또 슬쩍 자기위안도...어쩌다 알게 되고 온라인으로 그 사람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다 또 멀어지고 하는 관계가 내 세대에는 많았다. 그런 사람과 재회한 공간이 이스라엘이라고 해서 더 관계가 돈독해지는 것도 아니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의 불가능? 인연의 유한성? 그런 걸 생각하게 만들긴 했는데, 암튼 괜히 소설보다가 구글창에 아주 오래전 스친 사람들의 아이디 같은 걸 슬며시 적어보았다…

-길을 잘 찾는 서울 사람들
답답한 차 안의 짧은 소설. 사분 거리가 사십분 되면 빡치긴 하겠다. 점점 더 얘 나랑 성격 비슷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두 사람의 세계
모르긴 몰라도 나도 언젠가는 내 모부의 이야기를 픽션인 양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이미 여러번 변주해서 쓰긴 했지… 화자가 두 연인의 자녀라는 건 처음부터 너무 명확한데도 너스레 떠니까 조금 아쉽긴 했다. 결말도 마음에 안 들었다. 엄마 네가 결코 떠나지 못할 사람일 걸 알아 하고 두드려패는 아빠로부터 놓아주지 않는 결말은 상상력이 부족하지 않니. 소설에서라도 좀 도망가게 해주면 안 되냐. 나쁜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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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2-05 22: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꿈이 저번에도 디테일 하셨는데ㅋㅋㅋㅋ 저는 비호감이었던 사람도 제 꿈에 나오면 갑자기 막 좋아지더라구요~♡ㅋㅋ 아 ‘우리들‘넘 궁금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02-05 23:11   좋아요 2 | URL
여러 버전 중에서도 이번 소설집에 있는 걸 읽으셔요 ㅋㅋㅋ(이러다 알고 보니 다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소설이면 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2-05 22: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꿈에서 섬타셨다니 부럽습니다.(그게 누구든!ㅋㅋㅋㅋ)
소설 한 편을 쓰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인 거 같아요!! 단편집 중 한 편만이라도 건진다면 잘쓴 거 아닌가 싶네요~👍

반유행열반인 2021-02-05 23:12   좋아요 3 | URL
아녜요 장성규 같은 깝치고 무례한 (컨셉일지라도) 남자는 진짜 제 취향이 아니네요 ㅠㅠ ㅋㅋㅋㅋ 저는 책으로 묶을 경지라면 그래도 반 타작은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작가에게는 엄격하게 나에게는 관대하게ㅋㅋ)

붕붕툐툐 2021-02-05 23:17   좋아요 4 | URL
오~ 반열님이 엄격하게 추천하면 믿고 따를 수 있겠군요!!
이건 흡사 제가 먹는 거의 모든게 맛있어서, 맛집 추천이 어려운 것과 비슷한 이치일 듯합니다!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2-05 23:19   좋아요 2 | URL
저는 뭘 추천할 경지도 아니고 제 취향 생각보다 이상해서 남들 좋다는 건 막 까고 제가 좋다는 건 남들이 으으 우우 (두리안이랑 고수 같은 걸 좋아합니다..) 하니 믿고 따르시면 곤란하실 수도 있어요 ㅋㅋㅋ(이새낀 뭘 이런 게 좋대...하고 원망하시면 달게 받겠습니다 ㅋㅋㅋ)

하나 2021-02-05 23: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 조금 더 고민하고 후지다고 해야 할까?
2. 그랬구나, 독자가 달라졌구만.

정영수 소설이 열반인님의 지나간 시간을 비추는 계기가 됐으니까 궁금해서 저도 다음 책으로 선정합니다. 🥳

서로의 나라에서는 제목이 벌써 좋네요. 라떼는 싸이월드 세대라 그런가... 😎

반유행열반인 2021-02-05 23:26   좋아요 2 | URL
서로의 나라 근데 그냥 그랬는데 ㅋㅋㅋㅋ 좋았던 건 그 친구가 화자를 ㅑ 로 저장해놓고 ㅑ에 대해 sns에 끄적인 걸 화자가 보는 부분 정도 ㅋㅋㅋ나도 누가 ㅗ 이렇게 저장해 놓고 욕하는 거 아닌지...욕이라도 먹었으면 좋겠다...(관종의 끝)

하나 2021-02-05 23:3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욕이라도 먹는 게 좋구나... 역시 멋져... 저 아주 옛날 관종 시절에 진지하게 개그맨 진로로 추천 받은 적 있는데 나는 정형돈과야 (냉정) 하루 나대면 삼일 쉬어야 돼, 판단하고 소시민으로 살아가기루 함... 겁이 많은데 까불지 좀 마 나야... ㅋㅋㅋㅋㅋㅋㅋ 우리 근데 옛날 싸이 시절엔 나라도 하나씩 있고 좋았네여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2-06 04:06   좋아요 3 | URL
아 저 예전에 그나마 개그맨 중에 정형돈 박명수 좋아했는데. 하나님이 정형돈이면 난 박명수과야 ㅋㅋㅋ정형돈이 웃기고 나서 쉽게 번아웃 하는 거도 다 느껴져서 ㅋㅋㅋ우리끼리만 웃자 남 웃기려 들지 말고 우리나라나 잘 지키자 ㅋㅋㅋ

페넬로페 2021-02-05 23: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꿈에 나타나도 전 장성규는 사양입니다^^물론 그도 절 사양하겠지만요**
정영수라는 작가 찜해 놓을께요~~

반유행열반인 2021-02-06 03:59   좋아요 3 | URL
저랑 비슷한 취향(?)이시군요 ㅋㅋㅋ마지막 문장 잠결에 읽으니 좀 무섭다...아귀찜 명태찜 정영수찜...(죄송합니다...)

페넬로페 2021-02-06 11:26   좋아요 3 | URL
아하! 그러네요 ㅎㅎ

라로 2021-02-06 00: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장성규가 누군지 모르는 일인;;;; 정영수 작가도 듣보잡 (이런 말도 최근에 알게 됨), 암튼 반열님 페이퍼 읽을 때마다 제가 크는 게 느껴져;;;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무래도 나 간첩;;;; (이것도 넘 옛날 조크죠???ㅎㅎㅎㅎㅎㅎㅎㅎ)

syo 2021-02-06 00:07   좋아요 3 | URL
라로님, 이런 상황에서는 ‘듭보잡‘에서, ‘잡‘은 빼고 ‘듣보‘까지만 쓰는 거예요.
ㅋㅋㅋㅋㅋㅋ 나도 새말 잘 모르는 아저씨면서 막 가르치고 있어 🤣

반유행열반인 2021-02-06 04:00   좋아요 2 | URL
이미 그렇게나 크신 라로님이 꼬꼬마네 페이퍼에서 크신다니 전 방사능일까요 ㅋㅋㅋ여기에서는 잡이 들어간 게 더 센스 있는게, 장성규가 job에 대한 채널을 하고 자기 구독자들한테 잡것들이라고 하거든요...라로님이 더 젊은 감각이야.... ㅋㅋㅋㅋㅋ아저씨 안녕하세요.

syo 2021-02-06 04:06   좋아요 3 | URL
아니? 그랬어요? ㅋㅋㅋㅋㅋㅋ 그건 몰랐네? ㅋㅋㅋ 반님의 말씀이 저한테는 그야말로 듣보잡소리네요!!
이럼 나도 이제 좀 더 젊은이?! 😀

반유행열반인 2021-02-06 04:08   좋아요 2 | URL
아저씨 지수 50 상승하였습니다.

라로 2021-02-08 16:21   좋아요 1 | URL
아! 이거 뭡니까? 토비님?? 응??? 듣보까지 쓰라면서 자기는 왜 듣보잡!! ‘소리‘가 뒤에 붙으면 ‘잡‘을 써야 하는 거야요??? 규칙이 있는 거야요?? 여전히 헤매는 아짐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왜 나를 더 헷갈리게 하는 거임???ㅋㅋㅋㅋ)

반열님! 나 어쩌다 잘한 거에요? 그럼????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2-08 17:21   좋아요 0 | URL
어쩌다 잘 하신 게 아니고 라로님은 원래 뭐하더라도 잘하는 원더우먼이시죠 ㅎㅎㅎ

라로 2021-02-09 10:39   좋아요 1 | URL
국어를 못한 거 여기서 뽀록 다 났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하루 지나서 이해하는;;;;

syo 2021-02-06 00: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다 읽기 전인데, <서로의 나라에서>라는 제목이 익숙해서 찾아보니까 제가 예전에 박서련과 우다영을 발견하고 좋아했던 동명의 앤솔로지 소설집의 표제작이네요. 그때 제가 그걸 읽고 정영수를 뭐라고 평해놨는고 하니,

˝정영수가 이 책의 다른 작가들과는 사이즈가 다른, 이미 평단에서도 위명을 떨치고 있는 위치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보면, 정영수의 <서로의 나라에서>는 좀 힘 빠지는 데가 있다. <밤의 징조와 연인들>에 뒤이어 배치되어서 더 그래 보이는지도.˝

라고 해놨네요 ㅋㅋㅋㅋㅋㅋㅋ 과연 <우리들>에 대한 저와 반님의 평가가 엎어졌듯이, 저 평가 또한 엎어질 것인가!

반유행열반인 2021-02-06 04:04   좋아요 2 | URL
대충 이거저거 묶인 소설집 같긴 한데 갑자기 앤솔로지가 뭐지 궁금해졌어요. 앤 솔로지? 아니 길버트랑 속닥속닥...안녕하세요 아재2입니다ㅋㅋㅋ
저 소설도 그때 버전보다 열심히 고친 것일 수도 있겠네요. 이번 소설집 읽은 느낌은 작가는 완성되어 튀어나오는 게 아니구나 독자랑 같이 자라기도 하나 봐 ㅋㅋㅋ였어요.

막시무스 2021-02-06 10: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단편들의 감정을 대변할까요?ㅎ 장면은 하나인데 다양한 감정이 느껴지네요! 즐건 주말되십시요!

반유행열반인 2021-02-06 10:34   좋아요 1 | URL
표지 좋아하시는 분 많더라구요 좋은 주말 보내시길!!

Yeagene 2021-02-06 18: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영수가 편집자로 일하는지는 열반인님 덕분에 처음 알았네요ㅎㅎ
주말 잘 보내고 계세요? 어제 제대로 잘 못 읽은 것 같아서 다시 읽어보려고 들렀답니다 ㅎㅎ 편안한 밤 되세요!:)

반유행열반인 2021-02-06 18:57   좋아요 2 | URL
네 그 분 속한 팀이 한국문학 쪽에서 열일하고 있더라구요 ㅎㅎㅎ예진님도 주말 푹 쉬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늘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공쟝쟝 2021-02-07 0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반님 한국 소설가들이랑 친하게 지내시는(?)!!! 독후감 읽을 때 참 좋다 .. 전 아직까진 상영찡만 내적으로 친근해요 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2-07 09:39   좋아요 0 | URL
아 근데 조금 이따가 안 친한 독후감 올릴 건데? ㅋㅋㅋㅋㅋ 맘속으로만 친한 척해야지...글로 친한 척 하면 우연하게라도 작가들이 보고 얘 뭐야 왜 친한 척 해 하고 욕할 거 같다 ㅋㅋㅋㅋ

공쟝쟝 2021-02-07 09:41   좋아요 1 | URL
작가님덜 욕하지마요 ㅋㅋㅋㅋ 저희 이상한 사람들 맞아요 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2-07 09:4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이상한 독자1입니다.

공쟝쟝 2021-02-07 09:43   좋아요 1 | URL
그리고 저두 장성규 별로예요. 싫진 않은데 뭐랄까, 적당히 올려쳐진 무 사색 한남의 전형을 보는 것 같은데 ㅋㅋㅋ 너무 일반적인 유형이라ㅋㅋㅋㅋㅋ 맞아 한국 남자 다 저러지... 그래 저정도였지, 하는 딱 마지노선. 거기서 더 저질이면 싫어짐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2-07 09:49   좋아요 0 | URL
나는 유튜브 영상에서 자꾸 저런 무대뽀(?) 태도를 보이고 욕설도 필터링 안 하고 그걸 웃기다고 보고 그걸 뭐라고 하면 웃자는데 죽자 한다고 할 걸 생각하면 점점 더 별로가 된다 ㅋㅋㅋ 매번 일할 때 보면 뒤질래요 고객님? 이런 느낌임 장성규 ㅋㅋㅋ

공쟝쟝 2021-02-07 10:18   좋아요 1 | URL
유튭는 안봣구 ㅠㅠㅠㅠ 방구석 1열 에서만 보는데도 안조신해서 불편햇던 1인 ㅋㅋㅋ

유부만두 2021-02-07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성규 너무 싫어서 욕하는 사람 여기 있어요. 그런데 그런 유툽 하는 건 몰랐네요 (다행인건가요).
말씀하신 출판사 편 찾아봤는데 재미있네요! 저 김영수 작가 실물 본 적 있어요. 약간 예수님 닮으심요. 제가 가진 첫 인상 보단 더 말씀 잘하셔서 놀랐고요. <내일의 연인들> 읽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꿈에 장성규.... 흠....

반유행열반인 2021-02-07 11:49   좋아요 0 | URL
호불호 갈려도 좋아하는 사람 많으니 티비도 나오고 유튭도 나오고 하겠죠 ㅎㅎ다만 막가파 캐릭터로 사랑받는 만큼 선타기 잘못 하면 훅갈수도 있다는 우려도 ㅋㅋㅋ내가 왜 걱정해주나 ㅋㅋㅋ장성규 아주 오래전 jtbc 개국 쯤 미각스캔들이란 프로 진행하던 꼬꼬마때부터 봤거든요 이렇게 클 줄은 몰랐지 ㅋㅋㅋㅋ 저는 내일의 연인들 읽고는 편견이 심했네 내가...하며 좋았는데 유부만두님의 독서는 또 어떨지 궁금하네요. 예수님 영수님 이름도 비슷한데 외모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