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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엔 이런 재미난 소설도 보고 그랬는데 말이다… 인생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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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원두 샀다. 그동안 신제품은 내가 선호하지 않는 블렌딩 제품이거나 아침에는 효용이 낮은 디카페인이라 건너뛰었다. 처박아 두었던 드리퍼랑 드립주전자랑 꺼내서 내려먹는데 커피 자체는 신선하지만 나는 향과 맛을 즐기지 못한다. 코로나19에 걸린 것도 아닌데. 그냥 방울방울 느리게 떨어지는 커피를 보면 조바심이 난다. 바삐 할 일이 있지도 않은데 시간에 쫓겨 산다.
2월에는 미처 책 한 권도 완독하지 못했다. 3월도 비슷할 것 같다. 앞으로 살 길을 휙 바꿔보겠다고 휴직을 했다. 출근도 안 하는데 왜 이리 후달리나!! 가만 돌아보니 2월 완독한 책들이 있긴 하다.

2021 수능특강 수학1(2회독)
한 권으로 (라고 하면서 전5권 )완성하는 수학1+2 중(5권 중 아직 한 권이네…)
개념의 나비효과 국어/워크북
영원한 일등급 지구과학1

20년 만에 하는 고등학교 공부, 생전 처음하는 이과 미적분 공부는 힘들지만 재미있다. 재미있지만 힘들다. 안 풀리는 어려운 문제 보면 슬프다. 선생이기 싫어서 올 한 해는 학생이기로 했는데,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그 말에 수십년 만에 공감. 공부는 쉽되 문제풀이가 어려울 뿐…

하여간에 로또도 주식도 살던대로 계속 사는 것도 아닌 걸 알아서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쓸 수 있는 여생(!)을 위해 한 해를 얌전히 바치는 중입니다. 그게 그저 허사가 되더라도 좋았다 할 날들을 (머리 쥐어뜯으며 책상머리 지키며) 보내고 있습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고 가끔 드립커피도 먹고 스스로 잘 다독이며 지내겠습니다. 아아아아주 가끔 원래 보던 책들도 좀 보겠습니다. 밤마다 그날 하루 일 다 끝나면 조금씩 보던 소설책도 요즘은 으으 공부 밀렸어 하고 교재 뒤적이다 이잉 하고 소설책 표지만 쓸어내리고 잡니다… 그래서 엠마는, 레오는 어떻게 됐어? 새벽 세시, 아니고 사랑의 역사인데 주인공 이름이 비슷하네…
(다 쓰고 제목 붙였는데 글이랑 왜 상관 없음?ㅋㅋㅋ)
(커피 리뷰 쓰러 왔다가 엉망진창 글 됨ㅋㅋㅋ너무 오랜만에 글 써서 출력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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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2-03-12 11: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휴직! 응원합니다! 어떤 목적으로든, 일과의 거리두기 시기가 가끔 필요한 것 같아요. 열반인님 여전히 열공중이셨네요~

반유행열반인 2022-03-12 18:45   좋아요 2 | URL
일은 원래 고달픈 것인데도 제가 적응이 더딘 것 같아요ㅎㅎㅎ 뭐든 간에 계속 열심히 하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햇살과함께님!!!

scott 2022-03-12 11: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스트레스 받지 말귀! 커피는 힐링! ㅎㅎ건강 잘 챙기세요!

반유행열반인 2022-03-12 18:46   좋아요 3 | URL
스트레스는 자기가 기대하는 것에 비해 능력이 안 따라주는 거라고 영어 지문에 나왔어요 ㅋㅋㅋ 영어 보면 언어 천재 scott님 생각남…알라딘은 scott님이 잘 지키고 계시니 무럭무럭 자라서 다시 열심히 읽는 날 만들어 보겠습니다 ㅎㅎㅎ

페넬로페 2022-03-12 11: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혹시 올해 수능시험에서 최고령 만점자에 등극하시는건 아니신지요?
ㅎㅎ
계속 뭔가를 열심히 하시는 모습, 좋아보여요^^

반유행열반인 2022-03-12 18:47   좋아요 4 | URL
만점은 너무너무 어려운 일 같고 올 1등급은 애써 보겠습니다. (전생의 수능은 수학이 2등급이었대요…) 돌아보면 정말 가만 있질 않는 저인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

Yeagene 2022-03-12 11: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올해 수능을 위해 달리시는 건가요 ㅎㅎㅎ 그래도 넘 스트레스 받지말고 쉬면서 하세요♡

반유행열반인 2022-03-12 18:49   좋아요 3 | URL
지금 직장을 벗어나는 게 가장 큰 목적인데 다시 안 끌려돌아가려면 기를 쓰고 해보려구요. 말씀대로 스트레스가 가장 적인 것 같아요. 그냥 되는대로! 맘 편하게 달려보겠사옵니다. 늘 감사합니다 예진님!!!

청아 2022-03-12 13: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 열반인님!! 미적분 재미있다니 역시 놀라운 분~😍👍

반유행열반인 2022-03-12 18:50   좋아요 3 | URL
미미님 저 눈팅은 가끔 하는데 꾸준히 읽고 올리시는 거 보며 저도 겨울부터(?)는 미미님처럼 다시 책탑 쌓고 달리고 싶어요 ㅎㅎ 아 미적분이랑 삼각함수는 안 재미있는 듯 ㅋㅋㅋ

새파랑 2022-03-12 14: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역사는 다 읽으셔야 하는데 😅 왠지 열반인님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는거 같아요 ㅋ 삼각함수 정복을 응원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03-12 18:51   좋아요 4 | URL
사랑의 역사 이백 몇 쪽 까지 읽었는데 어쩌다 보니 아껴두고 있네요. (시간은 수능특강에 양보하자) 삼각함수 안 끼는데가 없어서 꼴보기 싫어요..도형 급수에도 나오고 삼각함수 미분에도 나오고…으으으

라로 2022-03-13 1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앙~~ 그래서 잘 안 보이셨군요!!! 휴직 응원해요!!!! 수능이 안 될리가 없지만 안 되더라도 돌아갈 수 있는 거잖아요?? 똑똑한 분들은 그렇게 하는데 저는 걍 퇴직하고 간호사 공부 했어요. 운이 좋아서 휴직하지 않고 퇴직한 거 문제가 안 되었지만요. 어쨌든 인생에 이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더라구요. 저는 꽤 여러 번 있었는데 앞으로 또 있을지도 모르는데,, (하아 나여 참아라~~.ㅋㅋ) 그때가 되더라도 같을 것 같아요. 그러니 열심히 하시길요!!! 물론 열심히 하시겠지만, 열심히 하라고 하면 괜히 느낌이 좋잖아요?(나만 그런가??ㅋㅋㅋ) 어떤 일을 생각하고 계신지 그게 젤로 궁금합니다!!!!

2022-03-13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5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link123q34 2022-06-20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덕분에 한참 슬럼프?가 올 때쯤 응원하게 되네요. 열반님 멋져요 화이팅!!

반유행열반인 2022-06-22 08:51   좋아요 1 | URL
안 그래도 며칠 전 예전 글에 링크님이 달아준 다정한 댓글들 보고 잘 사시나…했는데 텔레파시 통했나봐요 ㅋㅋㅋ이 글이 석달 전인데 지금은 더 센(?) 것이 몰려와 허우적 거리는 중이지만 일단 못하는 수학이라도 계속 하고 있습니다. 화이팅 감사합니다!!!

2022-06-26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6 1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8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8 2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04 0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큰어린이가 몇 년 만에 다시 마법천자문에 꽂혔다. 갓띵작이라면서 전자책 대여에 만족하지 못하고 집에 없는 뒷 권들 종이책을 가지고 싶어하길래 여기저기 우주점 순회 쇼핑하는 김에 배송료 없앤다고 내가 갖고 싶은 중고책도 마구 담았더니 17권이 이틀 동안 우르르 집에 또 쌓였다.
내 책은 그 중 여섯 권인데 받고 보니 과학책만 다섯 권…한 권은 소설… 중고책은 옳다. 저렇게 많이 사도 십만원, 카드 할인까지 하면 팔만여원에 책부자 됐다.

책 읽을 틈도 없이 바쁘게 사는데도 시간은 부족하다. 이월 되서 한 권도 못 읽었다. 지금 아주 느리게 읽는 중인 책은 소설 사랑의 역사. 자기 전 조금씩. 그런 주제에 과학책들 쌓아 놓고 흘금흘금 책등만, 책등만 본다.
이 년 전 오늘 대멸종 연대기를 읽었다는데 그런 책들이 모이고 모여 결국 지구과학1 기초 강의 35강짜리를 어제 완강하는 나를 만들었죠… 코스모스 옆에 꽂아두고 읽지도 못하고 빅뱅이론 급팽창이론 이런 거 개조식 설명으로 겉핥기 하고 있다… 여러분 과학책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이렇게 문과돌이 탈피는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 늙어서 공부하다 목근육에 무리가 와서 삼십분 마다 알람 맞추고 상모돌리기 스트레칭 하는 가련한 중년이 현실이지만… 오늘 온 책들도 내년 이맘쯤에나 읽지 싶지만…뭐든 열심히 하겠습니다.
(재미있는 책 실컷 쌓고 정작 한 달 내내 매일 본 책은 수능개념 지구과학…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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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모마일 2022-02-16 2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문과에다 학창시절 과학을 싫어해서 과학 교양 서적은 어렵네요. 어렵다보니 기피하게 되고 과학 상식 수준은 안타까워지고.. ㅜㅜ한 번 진득하게 도전해봐야겠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02-17 10:02   좋아요 2 | URL
캐모마일님 안녕하세요. 아무래도 문과니까 모르던 과학 분야가 더 재밌는 것 같기도 해요. 조금씩 읽어나가시면 새로운데다 무궁무진한 재미 느끼실 수 있지 않을지ㅋㅋㅋ

scott 2022-02-16 22: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큰아이 마법 같이 천자문 공부 하는 동안
열반인님 폭풍 책읽기!
베른트 하인리히 완 !소 작가 입니다


미트콘드리아 엄청 두툼하네요!ㅎㅎ
소설은 설렁설렁!
과학책들은 집중 하면서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열반인님 목근육 까지 !
열공!
응원 합니다 ^ㅅ^

반유행열반인 2022-02-17 10:02   좋아요 2 | URL
scott님 완소라면 제가 잘 골랐네요 믿고 읽습니다(아주 나아아아중에...)
미토콘드리아 2.8만원인데 1.2중고로 모셔서 신났어요. 사실 책껍질 꼬질꼬질하긴 했는데 물티슈로 닦으니 괜찮... 응원 감사합니다!!! 목근육 강화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ㅠㅠ

청아 2022-02-16 22: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람맞추고 상모돌리기ㅎㅎ
저도 왤케 책읽다 목에 힘이 들어가는지ㅠㅜ 열반인님 목디스크조심하시고 쭉 이어가시길 응원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02-17 10:00   좋아요 3 | URL
미미님 저도 책 적당히 볼 때는 근육통이 뭐지?하다가 갑자기 목이랑 어깨 아프니까 으앙 ㅠㅠ나 늙었어 하게 되더라구요... 가끔 상모 돌려주세요. 응원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2-16 23: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취미는 사랑 아닌가요? 😅 여기 진정 과학영재 책부자가 있군요 ^^ 수능준비 끝~!!

<사랑의 역사> 저 책 띄엄띄엄 읽으시면 내용 햇갈리실거 같아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2-02-17 09:59   좋아요 3 | URL
그건 취미가 아니라 호흡이죠 ㅋㅋㅋㅋ 사랑의 역사 좋아요. 어린이랑 노인이랑 왔다갔다 하는데 그냥 매우 좋네요.

얄라알라 2022-02-16 23: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같이 안주하는 사람은 꿈도 못 꾸어볼 ˝문과돌이 탈피˝!! 목 근육이 뭉칠만큼 열심을 다하시는 열반인님을, 한마음으로 응원드립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02-17 09:58   좋아요 2 | URL
탈피까지는 못 되어도 모르던 걸 아는 일은 즐거워요. 얄님 마음을 다한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22-02-17 1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뒷줄에 선 책 중 검정벽돌 종의 기원 ㅎㅎ 몇년전 사서 읽다가 멈춤 상태로 있어요. 과학책 읽기 시도하다가 그만 ✋ ㅎㅎ 다시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해 주시는 페이퍼에요 제겐. 아이고 읽어야할 책은 많고 게으름은 극성이고 봄날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도 뼛속까지 문송이라 ㅎㅎ 그래도 책 쌓아두는 재미 솔솔하지요. 중고책이 상태도 좋고 어떨 땐 꼬질한데 그건 그것대로 괜춘해요. 응원합니다 목도 눈도 한번씩 돌려주면서 보시길요.

반유행열반인 2022-02-17 10:31   좋아요 2 | URL
프레이야님 감사합니다 ㅎㅎ저도 갖춰만 놨지 엄두를 못 내서 사계절에서 나온 종의 기원 풀어쓴 청소년 도서를 먼저 보려구요 그것도 괜찮다고 해서요.

Yeagene 2022-02-17 2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반유행열반인 2022-02-17 22:49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 예진님! 조심조심 해 볼게요 ㅋㅋㅋ
 
생명의 도약 - 진화의 10대 발명
닉 레인 지음, 김정은 옮김 / 글항아리 / 201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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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5 닉 레인.

“우리는 항상 이미 알려진 것의 가장자리에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어떤 희망을 향해 나아간다고 느낍니다. 과학적 판단은 모두 실수의 끝머리에 위태롭게 서 있으며, 모두 주관적입니다. 과학은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에 바치는 헌정입니다. 비록 우리가 오류를 범하는 존재라고 해도 말이죠.” (465)

저자는 재미있게 본 텔레비전 시리즈 ‘인간 등정의 발자취’(1973)중 제이콥 브로노우스키가 한 말을 에필로그에 인용해 두었다. 이보다 과학의 정신을 더 잘 묘사한 말을 저자는 알지 못한다 하는데, 긴 기간 읽는 동안 책 내용은 거의 다 까먹었지만 이 책이 그려주는대로 따라온 과학이 했던 일과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인상이 저 인용구와 함께 휘리릭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 왜 매번 과학책을 읽으면 인상과 감동만 남고 책 덮는 순간 지식은 휘발되는지 모르겠지만….ㅋㅋㅋ

한 달을 두고 읽을만큼 두툼하고 난이도도 만만치 않았지만 읽는 주제마다 흥미로웠다. 생명의 기원, DNA, 광합성, 진핵세포, 성, 운동, 시각, 온혈성, 의식, 죽음까지 10가지 우리 삶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지구 역사가 흐르는 동안 어떻게 하나하나 지금의 모습을 갖추어왔는지 우리 몸은 물론이고 우리와 여전히 함께 하는 다른 생물체들, 이미 사라진 과거의 생물체 흔적까지 뒤져가며 펼쳐준다. 이미 정설이 되어 생물학 교과서에서 본 적 있는 이야기부터 아직은 가설 수준인 것들, 그것도 그냥 소개하지 않고 저자가 보기에는 이건 좀 무리지,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 그래도 이런 의의가 있긴 하지, 하고 전문가의 평가까지 내려준다. 생명과학 분야의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부분부터 핫한 부분까지 엄청 깊게는 아니라도 두루두루 다 짚어주고 가서 이것저것 궁금한 나에게는 재미있게 읽혔다.

책 아래 주석이 다른 전문 서적들은 막 자세한 용어 설명, 다른 참고 문헌 이런 걸 발라 놓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도 있지만 처음에는 거의 다른 책과 비슷한 형식이었지만 페이지 넘길 수록 가끔 이걸 왜 이렇게 까지…하는 농담이나 TMI를 달아놓기도 했다.

-이런 거… 뉴런이 뒤덮은 맹점에 대해 설명하다 달린 주석에 갑자기 라떼는 말이야…하고 회고담 튀어나오는데…이것이 영국식 캠퍼스 농담인가요…
내가 학교 다닐 때 유명했던 이야기가 하나 있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의 오랜 전통인 보트 경주에서 한 학생이 케임브리지의 키잡이를 맡았다. 이 키잡이가 모는 케임브리지의 보트는 곧장 바지선을 들이받고 낙심한 팀원과 함꼐 물에 가라앉았다. 훗날 이 키잡이는 바지선이 자신의 맹점에 있었다고 해명했다.(287)
…맹점에 대한 이해를 높여줬던 가장 괜찮은 설명 나온 책은 최낙언의 ‘감각 환각 착각’이었던가 올리버 색스의 ‘환각’이었던가…(둘다 가지고 있지만 들춰보기 귀찮음…)하여간에 위 주석은 웃길라고 단 건지 이해를 돕자고 단 건지…둘다 실패임…ㅋㅋㅋ

-2008년에 나온 책인데 진화를 운영체계에 비유한 데다 더 나중 읽을 나한테까지 고개 끄덕끄덕 하게 만들려는 사소한 통찰ㅋㅋㅋㅋ.
윈도즈 286이나 386 같은 운영체계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러나 이런 운영체계들도 한 때는 최첨단 기술이었다. 날개의 원형도 당시 상황에서는 그랬을 것이다(날다람쥐나 활강하는 뱀에게는 현재 모습이 그럴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초기의 운영체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윈도즈 XP이전의 운영체계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주: 독자들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시점에는, 윈도즈 XP도 윈도즈 286과 별로 다를 게 없는 신세일지도 모른다. 윈도즈 XP가 사라지면, 말할 것도 없이 (불안정하고 바이러스에 취약하더라도) 더 정교한 운영체계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161)

책 말미에 참고문헌 말고 별도로 문헌 안내를 실어 두었는데, 짧은 코멘트까지 실어서 왜 이 책이 좋은지 소개하는 점이 좋았다.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이라는 이기적 유전자 저 봤어요! 한 6년 전?에! 그런데 기억이 하나도 안 나요!!
지금까지 나온 책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책 가운데 하나라는 ‘종의 기원’도 조만간…읽겠습니다… 내가 읽은 최신 책은 아니지만 앤드루 놀 아저씨가 쓴 (이 책 쓰일 당시에는 최신 책이었을 ) 초기 진화에 관한 책 ‘생명 최초의 30억 년’도 궁금하네요… 자기 책 미토콘드리아도 추천해 둠…최고 문장가의 글이라는 ‘주기율표’도 궁금하구요…

큰일이다 읽을 건 많은데 시간이 없어…내가 영생을 바란다면 읽지 못한 책들 때문이겠지만 책에 인용된 신화 속 티토노스 떠올리며 죽음도 축복이라는 생각을 떠올리며 쌓인 책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겠습니다…ㅋㅋㅋ

이달에는 오늘까지 꼴랑 세 권 읽은 게 다 과학책이다. 읽고 있는 만화책조차 게놈 익스프레스… 그래도 문과로 살아온 20년 이과로 살아갈 ??년을 위해 ㅋㅋㅋ아니지 치우치는 건 옳지 않으니 탕평(요즘은 이게 편히 누워 놀고 먹는 상징어라는 게 왠말…)한 통합형 인간이 되기 위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읽고 공부하겠습니다… 그러려면 수학적 능력이 한참 부족하니 오늘도 수학을…열심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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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1-25 1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1달 동안 공들여 읽으셨으니 이번에는 오랫 동안 열반인님 머릿 속에 안착~! 저도 [이기적 유전자] 레포트도 냈었는데, 읽었다는 인상만 남아 있어요. 올려주신 10개 항목 중 ‘진핵세포‘는 오늘 처음 들어봅니다^^;;;;; 저는 이 책 읽는다면 2달 걸리겠어요

반유행열반인 2022-01-25 12:23   좋아요 3 | URL
저도 원핵세포 자매품 (사실 놀라운 도약 결과) 진핵세포 ㅋㅋㅋ최근에야 알았네요 ㅋㅋㅋ 우리도 몸 구석구석 어딘가에 (사실 온통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진핵세포 품고 사는 인간입니다 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2-01-25 12:23   좋아요 3 | URL
책 가장 뒤에 노화나 죽음 건강에 대한 부분이 제법 흥미로워서 얄님도 좋아하실 거 같아요!

얄라알라 2022-01-25 12: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제가 대 놓고 글 써본 적 없는데 건강, 노화, 죽음, 항상 제 키워드였어요. 제 취향까지 알고 추천해주셔서 감동 먹고 갑니다!

Yeagene 2022-01-25 14: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오랜만에 소식주셨는데 역시나 열심히 과학책 읽고 계셨군요ㅎㅎ 꽤 내용이 방대한 듯한데 한달만에 읽으신 것도 대단하십니다.전 두세달 걸릴꺼에요ㅠㅠ

반유행열반인 2022-01-25 15:01   좋아요 4 | URL
어렵긴 해도 한 번 읽고 나중에도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어요 ㅎㅎㅎ오랜만에 인삿말 나눌 수 있어 반갑습니다 예진님ㅎㅎㅎ제가 독후감을 열심히 써야 자주자주 뵐텐데요 ㅠㅠ

라로 2022-01-25 15: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 게놈 배울때 혼자 넘 웃었어요,, 개놈으로 기억되어서;;; 암튼 오랜만에 오셨어요!!! 늘 좋은 과학책 소개 애정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01-25 15:47   좋아요 3 | URL
저 지놈(쥐놈)으로 쓸래다가 너무 유난이다 이럴까봐 게놈으로 고쳤어요 ㅋㅋㅋ저자도 한국작가인 만화라서 ㅋㅋㅋ쥐놈도 개놈도 다 웃겨요 ㅋㅋㅋㅋㅋ

mini74 2022-01-25 22: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공들여 열심히 읽으신 게 표가 마구마구 납니다. 요 책 탐납니다. 저는 문과 30년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2-01-25 23:31   좋아요 1 | URL
쓰고 보니 정작 책 내용은 별로 안 담겼네요…그래도 반문과 반이과 저에게 어렵지만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미니님도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음 좋겠네요ㅎㅎㅎ
 

아직 읽지 않았지만(사실 마거릿 애트우드 한 권도 안 본 게으름…) 이 적분법 부피 문제를 보는 순간 딱 증언들 표지가 생각나 버렸다.
여러분 미적분을 배우시면 저런 모자가 둘러싼 공간의 부피도 계산하실 수 있습니다. 답은 맞았지만 풀이도 맞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ㅋㅋㅋㅋ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책 표지 그림 찾고 딴청은 오지게 함…)

+ 그런데 다시 보니 자른 단면이 정삼각형이라 전혀 다른 입체도형이다…. 머리가 정삼각형일 수는 없잖아…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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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12 17: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름 이과출신 이지만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2-01-12 17:39   좋아요 3 | URL
와 새로 알게된 사실:82년생 새파랑님 이과 출신 소설 킬러

새파랑 2022-01-12 17:43   좋아요 2 | URL
앗 ㅋ 제가 너무 허접해서 별 영양가 없는 사실입니다 😅

오거서 2022-01-12 2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딴청에 완전 공감 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2-01-12 22:04   좋아요 1 | URL
그래도 나이 먹고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공부가 제일 좋네요. (미쳤나 봅니다 ㅋㅋㅋㅋ)

Yeagene 2022-01-13 1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나도 모르겠네요...예전에 저런 공부 어떻게 했나 모르겠어요.고등학생이라 가능했던 것 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2-01-13 20:39   좋아요 1 | URL
다시 고등학생 되려고 몸부림 중이네요 ㅎㅎㅎㅎ

얄라알라 2022-01-14 1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숫자도 참 귀티나게 쓰시네요^^
저는 연필 잡은지 하도 오래되어서 숫자 쓰는 거 누가 볼까 무서운데

저건 그 옛날, 호랑이 담배 시절 본고사 문제가 아닌가요? 문제 읽어도 뭘 풀으라는 건지 모릅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01-14 14:34   좋아요 0 | URL
본고사 세대도 미적분 하긴 했겠어요 ㅋㅋㅋ꼬불꼬불 숫자를 귀티난다고 표현해주시니 그저 감사하네요 ㅋㅋㅋ

han22598 2022-02-23 0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잼나는 미적분 문제..ㅎㅎ
반님이 지적하신대로..저건 모자를 둘러싼 공간을 말할 뿐..
머리를 자체의 부피는 아니니 ㅋㅋ 저 모자가 딱 맞으면 정말 그 사람은 자른 측면이 아마 정삼각형일지도 ㅋㅋ

때론 정말 옆에서 보면 정삼각형꼴의 머리형태를 가진 인간들이 목격한적도 있는 것 같은 잘못된 기억?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2-02-23 09:04   좋아요 0 | URL
제 머리가 약간 세모에 가깝습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