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싸구려 옷을 사도 너무 많이 사서 올해는 한 벌도 안 사기 챌린지에 도전 중이다. 대체품을 옷장에서 발굴하고 참은 옷은 포트폴리오 마냥 사진만 간직하기로..어차피 사서 옷장에 처박아 두나 사진으로 간직하나 똑같잖아?ㅋㅋㅋ

 문제는 옷을 안 사기로 했더니 미친놈이 화장품을 마구 사재끼기 시작했다. 화장은 선크림조차 잘 안 바른지 몇 년인데 그냥 보습제만 쳐바르다가 갑자기 생전 써보지도 않은 쿠션, 립제품, 클렌징 제품…난리 났다. 그래서 이제 화장품도 안 사!


 

그러면 책을 사게 되지.

<이 책의 구매 이유>

쉐리는 왜 또 넣었어…아…: 내가 서재의 달인 떨어져서 다이어리 못 받았더니 큰어린이가 슬퍼해서 스누피 다이어리 사은품 받아 주려고..


트랜스포머: 닉 레인 아저씨 신작!!!너 미토콘드리아랑 산소도 사 놓고 안 봤잖아!!!! 과학책 사면 태양계 행성 간 실제 거리 비율 마스킹 테이프 줄자를 준대서!!!ㅋㅋㅋ

악 ㅋㅋㅋ토성까지 풀고 포기하려다가 천왕성까지는 뽑아 봤다. 이거 쓰기 너무 아깝고 쓸데도 없긴 해서 다시 말아둠. 개인적으론 스티커로 하지 말고 진짜 줄자를 만들든가 리본을 만들든가 했었으면 좋았겠어… 


미들마치1: 이 책은 조 퀴넌 아저씨의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진짜 출판사 어그로 심했던 제목)에서 친구들에게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책 중 꼽은 거라서 아이 그럼 난 안 볼래 했었다. (그치만 그 목록에 있는 잃시찾, 율리시즈,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트리스트럼 샌디 집에 다 있지…) 그래도 산 건 벽돌책 사면 우주 벽돌 문진 준대서…ㅋㅋ1권만 먼저 샀다.

 반구형 문진 받아두고 독서대 쓰는 형편이라 전혀 쓰질 못하고 서랍에 처박아 뒀는데 이것은…진짜 벽돌만 하지는 않지만…너무 예쁘다. 영롱. 달은 저렇게 변하는 구나… 실제 달을 본지도 오래 되었다. 그런데 저게 부서지면 진짜 난리 날 듯…떨어뜨리면 누구 하나 죽거나 다칠 분위기라 어린이들에게 주의를 단단히 주고는 있다만 내가 근심거리를 늘렸구나 ㅋㅋㅋㅋ 그래도 예뻐!!!


살 만한 삶과 살 만하지 않은 삶: 젠더 트러블 꽂아 놓고도 겁이 나는데 예전에 ‘권력의 정신적 삶’ 서문에서 포기하고 도서관 반납한 생각도 나는데 대담집이면 그래도 좀 무슨 이야기 하나 덜 어렵게 들을 수 있을 거란 (헛된) 기대? ㅋㅋㅋ때문이 아니라 사은품 받는 최소 구매액수인지 조건인지 채우느라!! 아니 이게 우주 테이프였나 보다. 닉 레인이 금액 채우기 인듯…ㅋㅋㅋㅋ


 그렇게 딱 굿즈 두 개, 책 세 권, 프레첼 한 봉지 이렇게만 사려고 했는데… 금액 액수랑 다른 이벤트 아다리가 맞았는지 결제 직전에 굿즈랑 자꾸 이거 저거 권하는데 말이죠…그동안 콧방귀도 안 뀌던 굿즈들이 다 탐이 나는 거야…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틴케이스 우편함. 틴케이스인데 깃발도 올라가고 우편함처럼 열려!!! 쓸모있을 듯 사실 쓸모 없는 예쁘기만 한 금속 물체가 +1증가하였습니다.

잘못 걸려온 전화 살 때 뭐 안 줬었는데…아 나 중고로 샀지 따콩

이미 컵이 차고 넘쳐서 어제 주방 상부장 정리를 하다가 잊고 지내던 박열 닮은 구슬이 컵도 꺼내 놓고선 아니 머그가 왜 저리 길쭉해? 그리고 제목이 프랑스어로 써 있고 기하학적 무늬도 개간지고 이거 누가 디자인했어… 머그를 5천원 넘게 주고 사다니…휴

태블릿 스트랩 파우치 스누피: 사실 이건 사은품이라고 붙이면 나쁘다. 10500원 주고 산 거다. 그런데 저 손잡이에 눌려서 겉에 폼?같은 재질 안 돌아오는 중…개빡친다… 얼마나 쌓여있던 재고길래 손잡이에 몸체가 푹 파임… 얘들아 재질 구려 좀 참아…오래 전부터 눈독 들이던 거라 결국 못 참았는데 예전엔 사은품 마일리지 안 까고 그냥 주기도 하고 엄청 괜찮은 거 되게 싸게 줬었는데 지르고 만듦새 보니 그냥 내가 제 값 주고 산 거다 ㅋㅋㅋㅋㅋㅋ아이패드 넣는 연출 샷 어색 ㅋㅋㅋㅋㅋ


 택배 상자 열었는데 그 안에 작은 상자들이 끝도 없이 나와가지고 어린이들한테 구경시켜 준다 하고서 조금 민망해졌다. 에미는 중독자야… 책 중독에서 쇼핑 중독으로 옮긴 모양이야…

알라딘 굿즈 단체샷 스마일! 이제 책만 사자(안 산다 소린 안 함…) 굿즈 또 사면 나는 개다.













아 전자책도 만화 전질을 사 버렸구나…



지 (지구의 운동에 대하여)를 산 이유: 스누피 타이머랑 뽀글이 목도리 받으려고. 이거랑 구매액수 맞추느라 샹그릴라 프론티어 12권(난 보지도 않는데 큰어린이 보려나) 삼. 

아니…시간이 줄어들면 우드스탁이 막 빙글빙글 돈다고요…우주랑 스누피에 미친 자 이걸 어떻게 참아…

나는 개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수 2025-01-20 2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구슬이 컵에 커피 담으신 거 아 귀엽다 했었는데 썰을 풀어주시니.. 사은품 다 잘 고르신 것 같은데요 ㅎㅎ(근데 파우치 메모리폼 눌린 건 저도 속상해요)

반유행열반인 2025-01-20 23:26   좋아요 1 | URL
다정한 유수님 구슬이 진짜 박열 사진 보고 그린 것 같아요 ㅋㅋㅋ 파우치는 뭐 제가 늘 굿즈 뽑기 운이 없네요. 제일 잘 쓰고 있는 굿즈는 스누피 데스크매트랑 스누피 만년달력(자석)이랑 주기율표 담요랑 주기율표 램프요 ㅋㅋㅋ

잠자냥 2025-01-21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살 만한 삶과 살 만하지 않은 삶> 이거 굿즈가 아마 테이프였을 걸요? 저는 받지 않았습니다만 ㅎㅎ
그리고 이 책은 아마도.. 버틀러 책 치고는 좀 쉽게 읽힐 거예요.

참 그나저나 전 저 앨리스 우체통 좀 궁금했던 것이, 즤집 냥이들 주면 들어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그것들 머리통이나 좀 들어갈까 싶은 크기였군요! 열반인 님 덕분에 궁금증 해결!

반유행열반인 2025-01-21 10:18   좋아요 0 | URL
그런가 보네요 ㅋㅋ금액 채우려다 마침 얇고 저렴한데 테이프도 주고 ㅋㅋㅋ일단 두께부터 안도감을 주는(그러나 아직 책 못 펼쳐 병 못 고침 ㅋㅋ) 책입니다.
말씀대로 우편함은 예쁘긴한데 좀 통통묘(?)님들은 끼임 사고 질식 사고 유발할 위험템이에요

은하수 2025-01-21 1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하나 보면 다 예쁜 굿즈들 한가득이 되셨네요~~~^^
저도 이젠 굿즈들 모두 패스... 하는데..
근데 저 틴케이스는 대체 용도가 뭘까요???
왜 우리집에 따라왔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있어요ㅠㅠ
자리만 차지하는데 용도가 뭔지 모르겠어요 ㅎㅎㅎ
그래도 가끔 갖고 싶은 굿즈가 생기더라구요~~~

반유행열반인 2025-01-21 17:35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용도 생각 않고 골랐더니 그냥 예레기(?)ㅋㅋ지구야 미안해...
굿즈 오래 멀리하다 갑자기 굿즈 병이 도졌는데 이 한 건으로 치료되길 기원합니다🙏🏼

2025-01-21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1-22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5-01-22 1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굿즈를 받기 위해 책을 샀다? ㅋㅋ 마지막 시계? 너무 예쁘네요 ㅋ <미들마치> 읽고 싶었는데 벽돌이어서 참고 있습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5-01-22 15:52   좋아요 1 | URL
저 시계 다 털렸나 봐요 ㅋㅋㅋ굿즈가 우선인 거 오랜만이에요. 제가 스누피랑 우주에 약해서 ㅋㅋㅋ미들마치 도전해보시죠!!!(전 나아아아중에 ㅋㅋㅋ)

우끼 2025-01-25 0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살만한 삶 후기 대기중입니다.. 뚜뚜뚜

반유행열반인 2025-01-25 15:12   좋아요 0 | URL
와...왜 어려운 거 읽으라고 난리(?)들이야... 아 기대 아니고 대기 군요? 우끼님이 먼저 올린다는 거구나...아항...ㅋㅋㅋㅋㅋ

우끼 2025-01-25 15:57   좋아요 1 | URL
(수정) 살만한 삶 반열님 후기 대기중입니다.. 뚜뚜뚜 누군가의 후기는 반열님 후기 이후에 랜덤으로…
 

읽고 싶지만 못 읽겠네요 병에 걸린 나새끼는 잠*냥님의 약한 압력에 볼라뇨 책을 꺼내는 김에 같은 전집 시리즈로 루쉰 책도 ‘읽어주실래요?’ 코너에 비치해 두고 여전히 책을 못 펼치고 있다... 낫겠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5-01-20 0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한 압력~!!

반유행열반인 2025-01-20 12:51   좋아요 0 | URL
으아 시공이 짜부라 든다아아아아아아아ㅏㅏㅏㅏ(납짝해져서 못 읽네요 어이쿠 이런 이를 어쩌나 이러한 부득이한 사정으로 그만 ㅋㅋㅋ)

페크pek0501 2025-01-20 16: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루쉰 단편집은 다른 출판사의 것으로 반 이상 읽었고- 책이 두꺼움.
사양은 두 번 읽었고(다른 책으로)... 인격 실격은 읽다 말았어요.
완독한 책만 독서목록 노트에 써 넣을 수 있어서 완독을 지향합니다만 이 책 읽다가 저 책 읽다가 해서
완독하지 못한 책이 넘 많아요. 올해 안에 완독할 수 있으려나. 생각해 봅니다. ‘올해 안에~‘라는 제목이 와 닿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5-01-20 18:18   좋아요 1 | URL
사실 크게 의미는 없는 해년 구분이지만 앞서 나가는 마음과 또 안 따라주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했네요 ㅋㅋㅋ올한해는 읽다 만 책들
완독을 기원합니다 ㅋㅋ
 
원할 때는 가질 수 없고 가지고 나면 원하지 않아
박현욱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50116 박현욱.

 

 책처돌이들의 연애 소설.

 

 박현욱 소설은 엄마가 2008년에 여자의 침대’를 제값 주고 놨다. 나한테 사다 달라고 주문목록이 아직도 있다. 그땐 알라딘 달력 사은품 마일리지 차감 없이 그냥 줬는데 이젠 얄짤 없어요…

  ‘아내가 결혼했다’는 내가 5 전에 중고셀러에게 천원에 두고 아직도 봤는데 지금 찾아보니 백원에 파는 곳이 수두룩 빽빽하다. 아오 빡쳐. 원작은 봤어도 영화는 최소 ? ? 봤다.

 개봉 당시 엄마랑 심야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 앞자리에서 갑자기 욕을 하며 일어나는 누군가가 있었다.

 “아오씨, 이것도 영화라고!”

 남자는 동의를 구하듯 빠르게 극장 안을 둘러보다 재빨리 비상구로 뛰쳐나가고, 동행인 듯한 여자가 뒤따라 나갔다. 장면이 너무 우스웠다. 아나이스 닌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주인아 씨의 실존 모델이 있었구나… 싶었고 주인아 씨의 작은 (?) 역을 했던 주상욱 배우가 자기 이름을 주인아로 것도 재미있었다. 캐릭터가  아주 마음에 들었나 보네… 원작 소설은 과연 보게 될지 아닐지 아직도 모르겠다.

 


 같은 작가가아내가 결혼했다’이후 18 만의 신작 장편소설을 냈다고 홍보하는 봤다. 무슨 작품, 어떤 작가, 이거보다도 아니 18 동안 쓰고 뭐했어...어디갔다 왔어...그게 먼저 궁금했지만 길이 없다. 그럼에도원할 때는 가질 없고 가지고 나면 원하지 않아‘라는 제목이 재미있었고, 띠지의 30대의 리얼 (환승) 연애담이란 광고에서는 코웃음이 나면서도 궁금증이 일었다. 이제 50 넘어 환갑 바라보는 작가가 청년기 끄트머리의 순간들, 마음들을 어떻게 그려낼지… 요즘의 젊은이들도 공감할 수 있을지… 나중에 보면 등장인물이 대입 준비하던 무렵이 IMF어쩌고 흘리듯 나와서 아… 20 전의 30대였네 친구들은...하고 대충 감이 오긴 한다. 이걸 최근에 건지, 예전에 놓고 이제 발표한 건지도 모르겠다.

 

 처음 읽기 시작할 때부터 이런 문장과 전개라니… 아마도 지금 나는 유물을 읽고 있어… 그런데 이게 오히려 좋은 거다. 레트로 감성 뿜뿜 정도가 아니라 그냥 과거 자체야...역사책인가… 인물은 30 중반으로( 집어 35, 36 정도로) 설정되어 있다. 그런데 뭔가 우려한 대로 4-50 어르신이 30 가면 쓰고 연기하는 기분이 물씬 들었다. 편견일지도 모르겠지만...에이, 그래도 어느 세계에서는 30 아이들(?) 나보코프 소설로 공감하고, 극장에카사블랑카’ 보러가고, 그러다 동물원도 가고, 반하고 그러겠지….

 

+봄이었고, 사월이었고, 스무날이었다. (9, 책의 첫문장이다...)

 달이 바뀌었다. 오월의 첫날이었다. (18, 두번째 장의 첫문장이다… 장마다 거의 팔할을 시간 또는 계절적 배경을 소개하는 간단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작가님은 아마도여름이었다‘ 밈을 모르시는 같아…)


https://namu.wiki/w/여름이었다

 


+태주가 말했다.

 “여자와 동물원에 처음이네요.”

 “저도 남자와 동물원에 처음이에요.”

 “여자와 <카사블랑카> 것도 처음이네요.”

 “저도 남자와 <카사블랑카> 처음이네요.”

 어느 순간부터였는지 태주는 알지 못했다. 명도 알지 못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그렇게 거라는 알았던 것도 같았다. 전혀 알지 못했던 것도 같았다. (64, 저도 이런 식의 대화를 읽는 처음이네요…고문 아니냐 닭살 돋는 코앞에 가져다 놓고 보게 하다니...)

 

+태주는 무심코 중얼거렸다.

 “불쌍한 험프리 가트. 험버트, 험버트.”

 “롤리타!” 명이 탄성을 발했다.

 “, 나보코프 정말 좋아하는데.”

 태주가 말했다.

 “저도요.”

 명은 소리 없이 활짝 웃었다. 어떤 남자가 험프리 보가트에서 험버트를 연상할까. (나도 자주 둘을 헷갈렸는데...명아 나한테도 반해야 되는 아니냐…) 태주는 벅차기까지 했다. 어떤 여자가 험버트라고 하면롤리타’를 떠올릴까.( 알라딘서재 가면 그런 여자 겁나 많단다) (59, 여기서 있었다. 이건 책처돌이 새끼들의 사랑이로구나...나도 상황이면 어머어머 맞아맞아 하면서 반할 같긴 하다...)

 

 태주가 초점 화자에 가깝다. 가깝다고 하냐면, 태주 심리와 인식이 사건 전개의 중심이긴 한데, 바로 위의 인용 부분처럼 가끔 문단 안에서 전지적 작가시점이니까 데헷 하면서 태주와 명과 재하의 속생각과 느낌이 그대로 불쑥불쑥 솟아나오는 문장들이 있어서 그랬다. 이렇게 쓰면 말이죠 초점 흐려지고 정신 없다고 문창과 초년배 학생한테도 교수님이 따위 소설로 합평 수업을 진행할 없어욧, 이러고 강의실 문을 박차고 나간다고요… (같은 이유는 아니었지만 꼬꼬마였던 친구가 * 선생님께 그렇게 쳐맞고 짓밟힌 새싹이 뻔했지만 다행히 뒤지진 않았구요…)

 

 뭔가 세세한 이야기만 길었는데, 사실 소설은 제목이 내용...이기 때문에 요약을 쓰기도 그렇다. 90년대 중반을 풍미했던잘못된 만남’ 노래가 소설 서사의 거의 전부이다. 실수로 담뱃재 불똥(시벌거 나쁜 길빵놈아) 때문에 우연히 마주친 태주와 재하(얘가 길빵함). 태주는 우연히 마주친 재하랑 별로 친하다고 생각해서 같이 놀자는 재하의 제안에도 시큰둥하다. 뒷부분에 대학 시절 태주가 좋아한 경이랑 재하가 버리고 연이란 애랑도 가지고 사실을 경이 빡쳐서 휴학해버리는 회상이 나오는데, 태주는 재하 새끼 때문에 다시 경을 기회마저 사라져 친하긴 커녕 약간 웬수진 느낌이다. 그런데도 그날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는 태주의 여자친구인 명의 매력과 그녀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벚꽃이 흩날리는 봄날의 , 카페 테라스에 앉아 웃고 마시고 떠드는 사람들 중에 사람이 있고, 세사람 하나가 자신임을 의식하고는 태주는 흐뭇해졌다. 술김에 마음속에 있던 말을 해버렸다. 발목 아래 지저분한 하늘색 캔버스 운동화를 신은 단정한 콧날의 여자에게. (중략) 테이블 위에 하나 늘어나는 초록색 하이네켄 병이 그렇게 예쁜 색깔일 거라고, 아니, 하얀 발목 위에 있는 치마의 청록이 조명 아래서 밝게 빛나는 하이네켄의 초록보다 예쁠 거라고 대체 누가 알았겠어요. (17, 마지막 문장 누구 속말이야 ㅋㅋㅋㅋ태주인가 작가적 논평인가….그런데 여기서 오글거림의 극단에서 오히려 책에 흥미를 느끼고 부지런히 읽기 시작한다…)

 

 이후로 재하 명을 만나는 자리에 자주 태주를 부른다. 명이 태주를 부르자고 했다면서. 여기서 살짝 의문이긴 했다. 자기 여자친구가 자꾸 우리 만나는 자리에 다른 남자 부르쟤… 웃긴 이렇게 셋이 모여 놓고 재하는 업무 바쁘다고 자꾸 자리를 비켜준다. 둘만 남겨 놓고 여지를 준다. 처음에는 재하가 칠조어론의 촛불중처럼 절시나 NTR같은 있는 변태새끼인가 싶었는데 읽다보니 그것도 아닌 것이 설마 뻔하디 뻔하게… 으음? 이것이 바로?

 


 

난너를믿었던만큼난내친구도믿었기에 난아무런부담없이널내친구에게소개시켜줬고 그런만남이있은후부터우린자주함께만나며즐거운시간을보내며함께어울렸던것뿐인데

 그런 만남이 어디부터 잘못됐는지 없는 예감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을 때쯤 나보다 친구에게 관심을 보이며 조금씩 멀리하던

  어느 , (김건모, ‘잘못된 만남’ )

 

 ㅋㅋㅋㅋㅋㅋㅋ갑자기 김건모로 빙의해 버린 정말 그런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서로 호감을 느낀 명과 태주는 각자 재하에게 헤어짐을 말하거나 명에 대한 호감을 고백한다. 그렇게 환승에 성공한 둘은 꽁냥꽁냥 연애 잘하고 그런 장면이 한동안 펼쳐진다. 한국문학에서 닭살 돋는 연애 장면 진짜 오랜만에 보는 같아...대부분 이혼하고, 헤어지고, 양육비로 싸우고, 빌리고 갚고 헤어져서 받기 힘들어지고, 그런 거만 보다가 보니까 이게 새로웠다. 드라마엔 꽁냥꽁냥 많을 같은데 제가 드라마를 봐서요…

 태주 명에게 빠졌을 명의 고양이로 인한 알러지가 의심되자 바로 항원 검사를 받는다. 다른 멀쩡하고 고양이알러지만 있음… 그래도 항히스타민제 먹으면서 꿋꿋이 여자집 방문하고, 의사가 엄청 오래 걸리고 소용도 없을 거라는 알러지에 점진적으로 노출하는 치료마저 감수한다. 그렇게나 좋았니… 그런데 그렇게 자신을 바꾸려 애쓰는 연애는 지치기 마련이고 명의 고양이 앨리스와 정이 들었으면서도 꺼려지기도 하고 태주는 복잡해진다. , 예전에 곽재식인지 김중혁인지 어느 작가가 작법서 같은 봤었는데 쓰다 막히면 고양이를 등장시켜라! 치트키가 갑자기 생각났다. 정도 짬에 고양이 쓰면 반칙 아닌가...

 거기에다 태주가 고양이 때문에 빡치는 결정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명과 재하가 사귀던 시절, 둘은 어미 잃은 새끼 고양이가 방치된 보고 고민하다가 마리씩 나눠 키우기로 한다.

 

+“고양이 이름이 뭐예요?”

앨리스요.”

그럼 여긴 이상한 나라인가요?”

맞아요. 이상한 나라. 처음에 부근 화단에서 새끼 고양이 마리가 맞고 떨고 있는 데리고 건데, 집안에 고양이가 있는 처음이라 이상했거든요. 얘들은 없다가도 갑자기 나타나고, (나중에 슈뢰딩거 드립치는데 재하가 슈뢰딩거가 지명이야? 하 짜게 식던 ...이과새끼들 죽어라 모를 수도 있지) 눈앞에 있다가도 갑자기 사라지곤 해요. 고양이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이상한 나라가 같아서 앨리스라고 이름 붙였어요.”

마리면 다른 고양이는요?”

재하씨가 데리고 갔어요. 이름은 하나. 앨리스 옆에 있어서 하나.“

영화 좋아해요?“

 명은 배시시 웃었다.

봤어요. 제목밖에 몰라요.” (61-62. 나돈데. 제목 밖에 몰라. 하나님 지내나요?)

 

 재하와 명이 헤어진 뒤에도 출장이 잦던 재하가 명에게 하나를 맡기러 오곤 했다. 사실을 태주는 꼴에 질투심을 느꼈는지 그러지 말라고 지랄지랄을 하고 명은 그냥 고양이 맡기는 문제라고 하고, 그렇지만 명은 태주에게 마음이 많이 끌리는 상태였어서 재하에게 고양이 이제 맡아준다고 그어 버린다. 고양이 알러지 참기와 전남친 고양이 맡아주기가 등가교환인지는 모르겠지만…

 

 연애를 시작한 둘은 이성과 같이 해보고 싶던 읊다가 역시 책처돌이 커밍아웃하는 대목이 나온다.

+“명이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하나 있어요. 해본 없는 .“

뭔데요?“

같이 책을 읽는 거요.“

”그게 대단한 거라고 같이 못해봤어요?“

각자 다른 책을 읽는 아니라 같이 같은 책의 같은 대목을 읽는 거요.“

어떻게요?“

줄씩 번갈아가며 소리 내서 읽어보는 거예요. 태주씨는 그래본 있어요?“

”나도 없어요.“

그럼 우리, 같이 책을 읽어볼까요?“

‘우리’라는 말이 태주의 눈앞에서 다시 반짝거렸다.

재미있을 같네요. 무얼 읽을까요?“(밀란 쿤데라 전작 같은 하지 마라 새끼들아 사이 나빠진다)

 명은 곧바로 대답했다.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주인공이 나오는 소설 어때요?“

”그게 뭔데요?“

안나 카레니나.“ (ㅋㅋㅋㅋㅋ나도 읽었어. 나만 읽었어…)

 명은 또렷하게 발음했다. 너무도 또렷하여 기표가 기의를 압도할 정도였다. (기표 기의 타령 며칠 전에 했었는데…) 명의 안나 카레니나라는 발화가 안나 카레니나에 담겨 있는 모든 함의를 넘어서는 같았다.

 “안나 카레니나가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주인공인가요?”

 “우리가 좋아하는 나보코프가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주인공이 바로 안나라고 했어요.” (101-102, 나보코프가 ???)

 안나 카레니나 나오는 것부터 약간 오글거려가지고그래도 내가 읽었던 다른 번역판으로 기억도 나는 부분을 인용해 주는 읽는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심지어 굳이 소설 가지고 태주랑 브론스키를 겹치려는 복선 내지 빌드업이었다는 거…

 

 사랑의 시작과, 무르익음과, 권태와, 그걸 극복 못하고 금세 사그라든 열정을 꼴랑 160여페이지 안에(작가의 빼면 그래) 담아 호다닥 읽는 나쁘지 않았다. 너무 얇은 책값은 그돈씨...했지만 말이다. 두꺼웠으면 빡쳤을 같긴 잘했어 얇은 ...ㅋㅋㅋ 초점 화자에 가까운 태주의 속마음과 심경 변화, 사랑에 빠진 사람의 말과 행동, 그게 점점 식어 가는 상황 표현 같은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서사도 없고 그냥 뻔한 연애의 생로병사 일대기 같은 건데도 재미있었다.

 

 작가의 말에서 재미있던게 그간 궁금하던 김봉곤이 갑자기 여기서 나와… 문학동네 편집인으로 지내는 모양이었다. 책의 책임편집을 맡았다. 정영수 아니지 김영수도 같이 편집을 했다. 봉곤이 소설 좋아했는데… 예의범절 없이 남의 문자(심지어 문학적임) 허락도 받고 복붙한 심한 짓이긴 했지만 창작자 하나 매장할 거리인가는 많은 생각을 했더랬다. 사과하고 보상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법적 책임을 다하는 거야(이것이 김금희 선생님이 알려주신 사과법) 당사자들 간의 몫이고… 몰르겄어….에효 그냥 쓰든 쓰든 사랑 많이 하고 잘 살렴…

 

 이렇게 기대 없이 얇으니까 빨리 보겠네, 하고 펼쳤다가 너무 뻔한 지금 같은 시대에는 이상한 나라에 소설마냥 ( 책방에서 2000년대 초반 소설 아무거나 뽑아다 읽은 것처럼) 난데 없는 부분이 많아서 별로 짜증 내고 즐겁게 봤다. 작가님도 나름 노력했다고...유아차라고 했다고...ㅋㅋㅋ 그런데 남자애들은 이름 자인데 여자애들은 자로 , , 퉁친게 성의 없고, 남자애들 심리는 (태주는 초점화자라 그렇다고 쳐도,) 엄청 자세하고 섬세하게 그려놨는데 명은 관찰자 입장에서 그냥 사물 같고 대상 같은 느낌으로 캐릭터가 밋밋하게 그려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고 야구 좋아하고 아빠아빠 아빠의 딸이라 자꾸 아빠무새하고 치과의사고(!여기서도 너무 옛날 느낌인게 엄마는 의대 가래고 아빠는 하고 싶은 하래서 둘을 절충해서 치대에 갔어...라고… 요즘 치대가기 얼마나 개빡센데… 수재네 수재...좋겠다… 페이닥터로 일하다 때려치다 반복함. 그래서 남자애들이랑 자주 놀러다니는 설정 가능) 예쁘고 매력적이고 어쩌고 저쩌고 그런데도 그냥 왠일인지 매가리 없이 태주한테도, 심지어 차버린 재하한테도 착하기만 느낌이었다. 이건 오래 전에 이언 매큐언체실 비치에서’ 읽고 남자애 속은 자세히도 그려놓고 여자애 속은 블랙박스여? 했던 거랑 비슷할 수도 있겠다.

 

  소설, 나보코프,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이오네스코, ‘미국의 송어낚시’(이게 누구 책인데 몰루), 보니것 같은 이름( 책에 등장한 작가, 작품들. 이거 말고도 있을 ) 늘어 놓는 어렵지 않지만, 그처럼 오래 회자되고 사람들 마음에 남는 이야기를 풀어 놓는 어려운 같다. 모든 글이 그럴 필요도 없고. 저자의 말대로 읽는 동안 잠시라도 마음의 휴식을 누렸으면 책은 몫을 했다.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25-01-17 04: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 제목에서 다 말하는군요 저런 제목이라니... 반유행열반인 님은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그랬다면 괜찮은 거겠네요 예전에 본 적 있는 그 작가인가 했는데, 맞군요 예전에 써둔 거 고쳐서 책으로 낸 거 아닐지 하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하네요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될 텐데...


희선

반유행열반인 2025-01-17 08:01   좋아요 0 | URL
작가의 일이 무한으로 고치는 거니
본분은 충실하나 그렇대도 너무너무너무 늦게 나온 거 같아요 ㅎㅎ연애의 본질이야 변하겠냐마는 또 인간은 점점 달라져 가잖아요 ㅋㅋㅋ

공쟝쟝 2025-01-17 07: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외자이름이 용서가 안된다…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

반유행열반인 2025-01-17 08:00   좋아요 1 | URL
그냥 러시아식 이름으로 알렉산드리나 예비코프치 (아무말이나 함) 이런 걸로 하지! 대문호 느낌나게!! 나는 의령 알씨요 이러고 ...

공쟝쟝 2025-01-17 08:02   좋아요 1 | URL
명, …. 이 고독이 사무치고 세상의 시름을 다 껴안은 유약하고 섬세하고 단단한 외자 이름 앞에 무협지의 용어를 떠올리는 ㅋㅋ 잡스러운 독자 아뢰오!! !!! 존명! 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5-01-17 18:41   좋아요 0 | URL
우리 어머니 과거에 명 들어가는 존함이셨는데 버려버리고 개명하심 ㅋㅋㅋㅋ

유수 2025-01-20 13:50   좋아요 1 | URL
용서하세요..

이다정 2025-01-18 11: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우연히 반유행열반인 님 후기글을 보게 됐는데 너무 웃기게 잘 쓰시네요ㅋㅋㅋㅋ 중간에 잘못된 만남과 오글거리는 부분의 향연 보고 빵 터졌어요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5-01-18 11:48   좋아요 2 | URL
이다정님 안녕하세요? 단 한 분이라도 웃음을 주는게 제 후진 글쓰기의 목적이라 웃어 주셔서 감사하고 기쁩니다. 평안한 주말 보내시길!

유수 2025-01-20 1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저 영화의 제목은 바꿔야한다고 생각해요.
이 여자는 시집을 두 번 모신다. 자발적으로.
(제목이 안되네요 ?ㅋㅋㅋ) 애기때 봤지만 그 지점이 너무나 충격이었던 것입니다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5-01-20 13:39   좋아요 1 | URL
‘이중 시집살이’ 나도 동감 ㅋㅋㅋㅋ그런데 주인아가 그것조차 지 선택이라고 책임지고 다 감당하려고 분투하는 게 짠 해서 막 싫진 않았던… 내가 일중 조차 제대로 안 해서 그런가 ㅋㅋ 둘째 남편은 조실부모 한 분으로 모시자…

유수 2025-01-20 13:52   좋아요 1 | URL
저는 이걸 이제 봤고 후정독예정입니다. 후진 글이라고 하지마세요!

유수 2025-01-20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반님 글 너무 재미있어서 작가님께 절하고 싶어져요. 킬포가 너무 많아요… 내용은 눈에 안들어오지만(이세계물?) 대애충 주인아씨랑 비슷한건가 때려넘기지만요 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5-01-21 00:24   좋아요 1 | URL
이세계라니 ㅋㅋㅋㅋ우리 이십년 전 쯤 삼십대 중반이던 싱글들의 삼각관계 통속 고전이었습니다 ㅋㅋㅋ막상 그 나이대 지나고 보니...(더 이상 말을 잊지 않겠다)

유수 2025-01-21 10:07   좋아요 1 | URL
부러운 이세계ㅋㅋ문돌분들 이십년전쯤 말씀하시는 거죠? 제 주변 한정해서 어떤 광경이었는지(말을 잇지 않겠다)

반유행열반인 2025-01-21 10:18   좋아요 1 | URL
아니 저건 그냥 로맨스판타지 같은 거 아닐까요 문이과 노 상관이고 나도 이과 공돌이랑만 연애해서 ㅋㅋㅋㅋㅋㅋㅋ

유수 2025-01-21 10:21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럴거 같아요. 이세계라고 좋을쏘냐 생각이 들고요 ㅋㅋ
 
[알라딘 사은품] 뽀글이 목도리 - 본투릴리
알라딘 이벤트 / 2024년 9월
평점 :
별도증정


미니 목도리가 가지고 싶어서 색감이 무난하여 알라딘 뽀글이 목도리를 사은품으로 선택했사온데...릴리는 결코 죽지 않아!!! 라고 영어로 써 있는데 릴리가 백합물(GL)의 그 릴리라고 해...한 권도 안 본 나라서 쑥스러워지는 건 내 안의 편견이겠지... 나 핑거스미스도 읽었고 아가씨도 두세번 봤는데 본 걸로 쳐 주시나요...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공쟝쟝 2025-01-13 2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별걸 또 알게되네요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5-01-13 23:40   좋아요 0 | URL
사랑의 스펙트럼은 넓고도 깊어서... 목도리는 포근혀요 ㅎㅎㅎ

희선 2025-01-14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에 어울리는 사은품이네요 추울 때 따듯하겠습니다


희선

반유행열반인 2025-01-14 21:04   좋아요 1 | URL
날이 포근하여 오늘 외출에는 아직 못하고 나갔어요 ㅎㅎ

유수 2025-01-14 0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역시 ㅋ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5-01-14 21:08   좋아요 1 | URL
아이참 나 디킨스 감옥 탈출한 건 알아요? ㅋㅋㅋㅋ잘 지내는 거죠??? 무소식이 희소식!!

유수 2025-01-14 22:17   좋아요 1 | URL
몰랐어요 왜지?

유수 2025-01-14 22:18   좋아요 1 | URL
굿즈 기원(?)도 아랑곳 않는 편견없음에 역시. 근데 저 오늘 이책 다른 플랫폼 광고 알고리즘 떴던 거 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5-01-15 17:45   좋아요 0 | URL
오 취향 저격이었나요?? 내이름 뭔가 저격 같다 갑자기

유수 2025-01-14 07: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역시만 여기저기 댓달고 다닙니다 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5-01-14 21:05   좋아요 1 | URL
참 ㅎㅎ 난 이해력(?)이 부족하여 행간? 역시의 함축적 의미? 못 읽고 있어요 에이 참…

유수 2025-01-14 22:16   좋아요 1 | URL
일곱시라서 헛소리하고 다닐 때랍니다 ㅋㅋ 제가 맥락없이 댓 투척

반유행열반인 2025-01-15 17:45   좋아요 0 | URL
그래서 좋아요 히히
 
최낙언의 커피 공부 - 무엇이 커피를 특별하게 하는가
최낙언 지음 / 예문당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50112 최낙언.


식품, 향료 전문가여서 아는 사람만 아는, 그래도 제법 유명하신 것 같은 저자이지만 알라딘 마니아 목록에는 아직 없는 최낙언 선생님… 알라딘에 최낙언의 매니아가 추가된다면 (아마 안 될 듯... 해당 도서 독후감 올리는 사람이 여럿이어야 가능하니...) 내가 1위 안 하면 진짜 억울할 수준이다. 2012년부터 13년 읽었으면 이제 진짜 됐어 그만 봐 임마…(괄호 안은 읽은 년도)
1.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2012)
2.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2013)
3. 맛의 원리 (2015)
4. 모든 생명은 GMO이다(2016)
5.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2016)
6. 맛이야기(2017)
7. 감각 착각 환각(2017)
8.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2018)
9. 물성의 원리 (2020)
10. 감정이 어려워 정리해 보았습니다 (2021)
11. 식품에 대한 합리적인 생각법(2021)
12. 향의 언어(2021)
13. 내 몸의 만능일꾼, 글루탐산(2024)
14. 커피 공부(2025)
와… 단일 저자로 비문학을 이렇게 많이 읽은 건 유일하다… 매번 하산 하겠습니다...하고서 늘 시간 지나가면 까먹어서 해마다 또 찾아 읽은 건 안 비밀… 애독자 인증서, 명예 훈장 같은 거 없나요...

사실 커피 무지렁이한테 믹스나 카누 대신 원두 입문 시켜준 건 알라딘이다. 예전엔 화장품부터 과자, 가방, 안 파는 게 없던 알라딘은 이거저거 말아 먹고 이젠 플랫폼 장사다! 하면서 당근마켓 비슷한 거 하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창작 플랫폼 해 보자! 웹소설 플랫폼 다 죽었어! 하고 또 야심차게 뭘 열었지만 가끔 조회수 들여다 보면 저 정도면 자본 잠식 수준인 사업이로세…
그래도 알라딘 커피는 100자평 꾸준히, 많이 달리는 거 보면 오래도록 건재해 보인다. 커피 팬층도 많은 듯… 이런저런 맛있는 커피 발굴해다 주기적으로 소개해주는 것 보면, 커피 무지렁이 내 입에도 오 좀 다른데...신선한데...하는 걸 보면 뭐 잘 되고 있겠지...번창하세요… 예전에 농장 소개해주고 주절주절 그러는 거 나름 커피 공부에 도움 됐던 것 같은데 요즘엔 간단한 커핑 노트 향미 소개랑 추출법 정도만 있어서 아쉬워진 상품 페이지… 나 말곤 안 읽던 것인가...

대충 알라딘 월별 신작 분쇄 원두 사다 일회용 드립백에 적당히 넣어 물 부어 먹던 놈이 스텐드리퍼랑 드립주전자도 갖추고, 그러다가 에스프레소 캡슐 머신도 사고, 질리면 콜드브루도 카페인 디카페인 골고루 갖춰 돌려가며 먹고, 매번 추출 품질 다른 내 손보단 낫겠지 하면서 아로마보이도 들이고, 홀빈 사다 부숴 먹겠다고 분쇄기도 들이고(그러다 꼬물 사서 안 되겠네 그냥 균일하게 갈아주세요 하고 다시 분쇄원두만 삼 ㅋㅋㅋ), 내 커피의 역사는 나름 확장의 추세였다. 지금은 캡슐 커피는 거의 안 먹고 아로마보이 녀석이 드립해주는 거 대충 두어잔 내려 마시고 오후엔 귀찮으니 콜드브루나 단백질음료 커피맛을 먹는 식으로 굳어졌으니…

그래도 커피는 내내 궁금하니까, 뭔가 집대성 해 놓은 듯한 커피공부 책을 작년 3월에 갖췄다. 그러고나서 수능 끝나고 펼쳐가지고 해를 넘겨 겨우 다 봤다. 재미로 보기에는 작물부터 원두, 향미 분자(화학이다 화학…), 로스팅, 추출(여기엔 물의 특성까지), 효능, 커피의 특별함 등등 400여쪽에 총망라해 놓은 책이라 막 커피 좋아하면 꼭 보라고 권하긴 어렵다. 화학분자구조식 엄청 나옴… 향의 언어, 물성의 원리 이런데 나오던 화학 분자들도 안녕 나 기억 나니? 하고 자꾸 튀어 나옴… 재밌는 커피책 보고 싶다면 왠 미친놈이 커피 찾아 세계 여행하던 ‘커피 견문록’을 권하겠다. 절판이지만 중고로 흔하니 적당히 구해 보슈….
그래도 커피를 업으로 삼을 관련 산업 종사자라면 커피를 과학으로 접근하려는 이 책, 한 번 보면 좋겠다. 책 보다보면 막 관련 논문이랑 참고 도서랑 제시된 것도 많으니… 자기가 맡은 프로세스 일부 말고도 커피의 시작부터 도착점까지 과학적으로 따라가보고 통찰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커피는 식품 중에서도 독특한 부분이 많은 작물이었다. 다른 식재료는 200도 넘게 오래도록 가열하면 남아나지 않을텐데, 아...에어프라이어에 200도로 10여분 내외로는 감자튀김이나 붕어빵 잘 구워지긴 함 ㅋㅋㅋ 그, 사람 환장하게 하는 튀김, 구이의 풍미처럼 커피의 향그럽고 쌉쌀 달콤 시큼한 그 향의 비밀 대부분은 로스팅 과정에서 생성되는 화학물질 때문이라고 했다. 커피 콩의 세포벽이 두껍고 탄탄해서 고온 잘 견디고 그 자체로 고온 고압의 조리 기구(?)처럼 가열되면서 온갖 화학 반응이 일어나고 없던 향미도 생겨나고 있던 향미는 일부 사라지고 그런 결과물을 또 우리가 물에 녹여 내가지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마시는게 커피인 것이다. 사람은 참 신기한 짓을 잘도 해낸다. 지금 우리가 보편적으로 하는 커피 만드는 활동도 수많은 사람이 수만번 망하고 나서 그나마 낫다 하는 걸 찾아낸 결과가 전해진 걸 테니…

새로 알게 되거나 예전 맛, 향 책에서 본 내용도 있었지만, 그래서 흥미롭기도 했지만, 나같이 이과돌이 전향하려다 실패한 빡대가리 문돌이에게는 어려운 화학 반응, 화학 물질이 자주 등장해서 아...그런게 있구만...이러고 넘어갔다. 그래도 커피 마실 때 나름 도움되는 것도 있었다.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아바야 게이샤 원두 사서 드립 내렸는데, 왜 맛이, 향이 전 같지 않은 거지?... 고민하다가 오...아로마보이한테 식힌 물 없어서 너무 뜨거운 물 줘 버렸어… 고온에서는 쓴맛 떫은 맛이 잘 추출된다고 한다… 체크… 원두를 너무 쳐 넣고 물을 너무 작게 잡은 건 아닐까? 진하다고 다 맛있는 건 아니니 이 커피 특성 살려 꽃향 산미 잡을 농도로 다시 체크… 귀찮다고 맨날 종이필터 바로 꽂고 쓰는데 린싱(필터 뜨신 물로 한 번 헹궈냄)하면 그 리그닌 따위의 잡맛이 좀 제거되지 않겠냐? 이러고 다음 번 커피를 내렸더니 헤헤 그럭저럭 먹을 만 해졌다. 역시 사람은 좀 배워야 시행착오, 오류 개선에도 도움을 받는다…

디카페인 부분 읽다가 뛰어나가서 새로 산 디카페인 콜드브루 한 잔 먹고 다시 봤더니 또 좋았다. 용매로 카페인 용출하는 건 대충 들어 알긴 했는데 어떻게 카페인만 뽑냐 다른 애들은 안 녹아? 했던 궁금증도 책 읽으니 어느 정도 해소 되었다. 일단요 용매 잘 스며들라고 일반 원두를 물에 불린대요!!!! 오! 새로 안 사실… 그러고 나서 다양한 용매로 카페인 뽑아내고 향미가 너무 손실된다 싶으면 용매에 녹아나온 카페인은 제거하고 녹아나온 향미를 다시 원두에 축축히 적신 후 건조하면 좀 맛이 살아남! 놀랍다! 그렇게 복잡한 짓을 해야 하니 디카페인 원두가 좀 더 비싼 것도 납득…

향에 대해 알면 모르는 것보단 좋긴 하겠지만 커피 하면서 여기까지? 할 정도로 어려운 분자들 튀어나와서 와 나 화학 안 하길 잘했네...ㅋㅋ싶다가도 그래도 아직도 내가 감각하는 많은 물질들의 정체가, 이름이 궁금한 걸 보면 정신을 덜 차린 것 같다. 거의 십년 가까이 최선생님 책 일부 제외하면 독점하다시피 나오는 출판사 예문당은 사실 내가 이 2024년 3월 초판 전에도 ISBN 안 붙인 베타 버전으로다 네이버에서만 커피 책을 잠시 판 걸로 아는데(그때도 사고 싶은 걸 참음 정식 출간되면 사 보자고…), 새로 나오면서 오자 좀 많이 고쳤으면 싶었는데 역시나 이번 책에도 오자가 많았고, 그건 같은 출판사 다른 식품 책 볼 때도 늘 아쉽던 부분이라 이번에도 아쉬웠다. 커피 책도 개정판 나온 것 같던데(아닌가 몰루) 책 완성도 높이는 몫은 출판 편집의 일이니 오자 내가 센 거 만도 수십 개인데 그거 좀 잘 잡아 고쳤으면 싶고… 그래도 수많은 컬러 그림, 도표에다 이 두께 묶는데 책값이 아주 사악하지 않은 건(조금만 사악함) 감사할 일이고…
이 책은 알라딘 아니고 인터파크 도서에서 샀는데 그 사이 인터파크 도서도, 티몬도, 위메프도 다 망해 버렸다. 인생무상… 일년이란 세월은 생각보다 많은 일이 일어난다. 사건사고도 많았고, 계엄에 공성전 같은 것도 다 보게 되고 말이다… 그간 내가 마신 커피는 또 얼마나 되겠어… 그 사이의 커피는 읽고 쓰는 데는 거의 소비되지 않아서 아쉽지만… 다시 나의 원동력이 되어 주겠니, 각성과 집중의 화학물질들아… 향기롭고 맛있는 용액아… 물성의 기술 책 모셔둔 게 남아 있지만 그냥 물성의 원리(이미 빌려 봄)를 살 걸...이건 내가 제면 공장이나 음료 공장 차리지 않는 이상 볼 가망이 없겠다… 그래서 진짜로 하산합니다!!!!

물 분자 사이에 녹는 놈 안 녹는 놈 깨알같이 그린 모식도 한 장만 가장 마음에 들어서 퍼 옴...ㅋㅋㅋ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선 2025-01-14 0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제목처럼 커피를 공부하는 책이군요 화학도 말한다니... 그런 거 봐도 모를 것 같네요 예전에 커피로 보는 세계사 같은 거 봤습니다 저는 그저 드립백만 조금 마셔봤습니다 여전히 커피는 잘 모릅니다 반유행열반인 님은 조금 아셨겠네요


희선

반유행열반인 2025-01-14 21:06   좋아요 1 | URL
저도 사실 아직도 커피를 모르는 것 같사옵니다 ㅎㅎ 먹고 맛있고 즐겁고 잠에 방해만 안 되면 커피는 그걸로 충분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