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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가르강튀아 | 팡타그뤼엘 ㅣ 대산세계문학총서 35
프랑수아 라블레 지음, 유석호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9월
평점 :
-20230730 프랑수아 라블레.
시작은 밀란 쿤데라 영감탱이 탓이었다. 2015년 ‘배신당한 유언들’을 읽으며 라블레 타령이 하도 많이 나와서 전자책으로 ‘가르강튀아/팡타그뤼엘’을 샀다. 읽는데, 뭔 익살 많이 떨어 놓은 것 같긴한데 주석이 너무 많았다. 아니 웃을라고 각주 보는 거 너무 슬프지 않냐… 프랑스어 언어유희를 1개국어 독자는 이해할 수 없음... 독서 쪼렙이던 나는 주석도 다 따라 읽어야 하는 줄 알았다. 이 전자책은 오래전에 만들어 그런가 주석이 막 본문 사이사이 막 낑겨 있어 가독성도 나쁨...완독 실패!
2018년에 ‘소설의 기술’보고 아 읽어야지… 마음만 먹는다.
2019년에 ‘만남’을 읽은 뒤 다시 도전한다… 10분의 1쯤 읽고 중도 탈락!
뭔 4년 주기로 라블레 병이 도지는가. 주로 밀란쿤데라 산문집 한 권 볼 때마다 재발하는 병…할배가 그만큼 라블레 짱짱맨!!!하기 때문...
다시 4년 뒤. 2023년 밀란 쿤데라 옹이 작고하시면서 ‘커튼’으로 전작(인 줄 알았는데 뭔 유럽 타령하는 얄팍한 책 또 나왔더라…) 잠정 완료 후, 할배의 유언 실현-이라는 제목으로 독서 목록을 만들고 라블레 책부터 읽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주석도 적당히 건너뛸 거고, 나는 그동안 실내자전거로 근력을 키우고 온갖 허접스러운 책들로 독서력도 (아마도) 키웠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다 읽어냈다. ㅋㅋㅋ 이제 영화 ‘인터스텔라’를 다시 보게 되면 블랙홀 나올 때 “흠 난 라블레의 가르강튀아 읽었지”하고 (옆에 누가 있다면) 잘난 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500년은 묵은 이 소설 할아버지 쯤 되는 책은, 르네상스 대표주자로 꼽히는, 그렇지만 에라스무스나 토마스 모어, 세르반테스 등에 비해서는 왠지 청소년들 배울 서양사 교과서에서 언급이 꺼려지는(읽어보면 왜 그러는지 대충...점잖은 교육자 양반들은 외설적이라 청소년에겐 에비 떼끼할), 라블레 아저씨가 썼다. 옛날 사람이라 출생 년도조차 정확하지 않다. 1483년 또는 1493년에 태어난, 나보다 500살 쯤 더 많은 라블레 선생은 수도사 출신이고, 수도원에서 책 막 압수당하고 연구 금지도 당하는 와중에도 그리스어 고전을 열심히 연구했다. 과부와의 사이에서 자식 둘을 낳고, (그런데 워낙 짱짱맨 학자라 나중에 교황이 사생아 취급받던 두 아이 적자로 인정해줌, 출판 까방권도 내려줌), 갑자기 의대에 가더니 미리 의학 공부 많이 해둔 덕에 3달만에 의사되고 의학 강의를 한다. ㅋㅋㅋㅋ 라선생님! 저도 그렇게 (성직자->의사) 전직(교사->이거 말고 아무거나)을 하고 싶습니다!!!!ㅋㅋㅋㅋ
4,50대쯤 팡타그뤼엘과 가르강튀아를 쓰고, 3서, 4서, 유작에다 남들이 위작 첨부한 걸로 의심되는 5서까지 냈다고 한다. 내가 본 책 번역하신 라블레 연구자 유석호 선생님께서 3,4서도 번역해 두신 걸 서점 홈페이지에서 뒤적거리다가 야이 미친놈아 니가 라블레 연구할 거냐 두 편 봤으면 마이 봤다 아이가 고마 해라...하며 나새끼를 한 대 쥐어박고 중고 도서 탐색을 중단하였다. ㅋㅋㅋㅋ
거인족인 그랑구지에의 아들 가르강튀아의 아들이 팡타그뤼엘이다. 그런데 책 자체는 원래 전해 내려오던 가르강튀아 모험기(좀 잡스럽고 후진 책)를 바탕으로 팡타그뤼엘(목타게 만드는 놈) 이야기를 상상해서 먼저 뿅, 쓰고서 나중에 그 아버지 이야기도 내가 다시 써야지, 하고 가르강튀아를 썼다고 한다. 대부분 속편이 못하다고 하는데, 읽어보니 먼저 읽은(나중에 쓴) 가르강튀아 쪽이 더 넉살 좋아지고 개그도 연마되고 그런 느낌이었다. 이쪽 보고 나서 먼저 쓰인 팡타그뤼엘 보면 2프로 부족한 느낌 ㅋㅋㅋ그래서 놀란도 블랙홀 이름 (팡타그뤼엘 아니고 ㅋㅋㅋ) 가르강튀아로 지었을 것이다.
수도원이나 법률학자나 철학자들 비판하고 싸대기치는 대범함도 놀랍고 (심지어 라블레 수도원 사제였음…) 이후 점점 더 종교 탄압 심해져서 막 화형시키고 그랬다니 70세 채우고 늙어 죽은 라블레는 한편으론 위험한 시대 잘 비껴가며 지 꼴리는대로 쓰고 싶은 거 다 쓰고 죽었으니 복받았구나 싶었다. 그보다 300년 가량 뒤에 등장하는 사드 놈은 막 감옥 갇히고 에비지지 퉤퉤 소리를 듣기 때문에 ㅋㅋㅋ 보니까 사드가 애들 잔뜩 모아서 못된 짓하는 수용소 같은 거 만드는 거 보면 가르강튀아에서 장 수도사가 세운 고오급 수도원 패러디해서 완전 반대로 만든 기분이긴 했다…
가르강튀아에서 장 수도사가 침략자들 상대로 무공 사용해서 다 죽여버리는 이야기는 뭔가 마블시리즈나 마동석시리즈, 온갖 히어로물 압도하는 느낌이었다. 사실 그렇게 홀리하진 않고 김성모 만화의 깡패나 귀귀만화 ’뉴바이블‘의 제이(지저스 따라한 걸로 추정)처럼 다 뿌숴뿌숴 뼈와 살을 분리해주마 (실제로 분리함)- 뭐 이런 만화들의 증조 고조 현조 할애비 뻘 되는 표현에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다. 거인왕들 먹성이나 옷 크기 용품 사이즈 과장하는 것보다 무훈 과장하는 게 더 웃긴 건 내 취향일 것 같다…(무협소설 안 본다며…)
해학과 풍자, 개그라는 건 우리 옛날에 배운 국어 시간 탈춤 마당놀이 속 말뚝이가 양반 놀리고 더럽고 추저분하게 비아냥거리는 것처럼 똥오줌 방귀 성기 성행위 이런 게 예전에는 필수품 이었던 것 같다. 동서고금 다 그런 거 같아...어린애들 방귀 똥 나오는 그림책 보고 뒤집어지는 거 보면 본능인지…
라블레는 보면 꼭 여혐이라기도 그렇고 그냥 남자고 여자고 다 욕보이고 놀리고 썰고 하는 거 보면 그냥 인간 혐오 같기도 ㅋㅋ그런데 또 신 까고 인간 짱 하는 거 보면 오우 저는 인간 본성을 존중합니다...하는 거였을까… 인본주의는 교황 왕 기사 평민 다 똥 싸고 오줌 싸고 섹스 하고 에베베 얼레리꼴레리-한다고 다 까면서 밑바닥으로 모두 끌어내려 동등한 민낯(민궁둥이?) 드러내는 게 시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거 보면 더 고귀하게, 누구나 존중받으며, 이런 서사를 이어가며, 더럽고 천박한 이야기 적어내리는 사람들을 나가 있어, 천한 것들, 하는 다음 고상한 시대들은 다시 위선투성이에다 오히려 반인간적인 시대가 온걸까, 싶기도 했다. 인간의 동물성과 초인간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 인간이 그렇게 위대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일, 그래도 또 인간이 그 이상 위대한 존재가 되는 경우도 있다는 걸 믿고 나아가는 일, 지금 문학은 지금의 인간을 얼마나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잘 안 봐서… ㅋㅋㅋ
라블레의 후예를 자청하는 소설을 쓰던 밀란 쿤데라 할배는 지옥에서 폐지 수집하는 옥타비아누스랑 농담 따먹고 있을 거 같고, 그나마 계승자 비스무레한 똥똥 오줌 발사! 하는 한국 작가 누가 있나 곰곰 생각해보니, 다음은 너로 결정했다! 왜 하필 자꾸만 팔지도 못하는 전자책으로 사버리고 마는 오한기! 백만볼트! ‘바게트 소년병’ 출격!(그러나 언제 볼 지는 모르겠음 ㅋㅋㅋ)
+밑줄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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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보다는 웃음에 관하여 쓰는 편이 나은 법이라오.
웃음이 인간의 본성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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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그대들이여, 즐겨라. 그리고 허리에 좋게 몸을 편안히 하고 즐겁게 남은 부분을 읽도록 하라. 그리고 너희들, 당나귀 좆 같은 놈들아, 다리에 종양이 생겨 절름발이나 되어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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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것들이 내가 환영인사와 선물값을 치르기를 원하는 모양이로군. 그건 당연한 일이지. 그들에게 포도주를 제공해줘야지. 단지 ‘웃음으로’ 말이야.”
주교가 교구에 새로 부임했을 때 주는 환영 선물proficiat.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멋진 바지 앞주머니를 열고 그의 물건을 꺼내서 공중에 쳐들고 신나게 오줌을 싸서 여인네와 아이들을 빼고 26만 4백 18 명을 익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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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하느님의 이름으로, 우리 종을 돌려주세요. 자, 종을 돌려주신다면 우리 대학에서 나온 우티노의 설교집을 한 권 드리지요. 젠장, 면죄부도 원하세요? 돈을 내지 않아도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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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제게 그것들을 주셔야 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어요. 제논증은 다음과 같습니다.
종탑 안에서 종을 치며 종소리를 낼 수 있는 종은 어느 것이나 종을 침으로써 종을 종답게 치는 사람들에게 종소리에 의하여 종소리를 내게 만듭니다. 파리에는 종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러니까 이와 같습니다.
하, 하, 하, 멋지지 않습니까! 이것은 『논리학』 1부 3장인가 어딘가에 있는 겁니다. 명예를 걸고 드리는 말씀인데 제가 기막히게 논증을 잘했던 시절이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몽상만 할 뿐이죠.
(엉터리 논증의 예. 흉내내고 싶다. 저는 잘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잘 생겼기 때문에 잘 생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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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델포이의 신전에 남겨진 라케데모니아 사람 킬론의 격언을 실현시키고 확인하게 했던 것이다. 그는 빈궁이 소송의 동반자이고 소송인들은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주장하던 권리를 얻기 전에 인생의 종말을 맞기 때문이다.
(카프카의 ‘성’, ‘소송’에서도 이 비극은 반복된다. 지금 여기 아동학대로 고소당한 선생들도. 거의 500년도 넘게 그러구 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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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하게도 그에게 정면으로 맞서려는 얼빠진 놈에게는 종격막과 심장 사이로 가슴을 꿰뚫어 그의 근육의 힘을 보여주었다. 다른 놈들은 갈비뼈 사이를 공격해 위가 뒤집혀 즉사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다른 놈들은 무자비하게 배꼽 있는 곳을 가격해 내장이 튀어나오게 했다. 그리고 다른 놈들은 불알 사이로 직장을 꿰뚫어버렸다. 그것은 일찍이 본 적이 없는 가장 끔찍한 광경이었음을 믿어주기 바란다.
어떤 놈들은 “성녀 바르브여!
어떤 놈들은 “성 조르주여!
어떤 놈들은 “성녀 니투슈여!
어떤 놈들은 퀴노, 로레트, 본 누벨, 라 르누, 리비에르의 성모님!”하고 외쳤다.
어떤 놈들은 성 자크에게 빌었다.
어떤 놈들은 샹베리의 성해포(聖骸布)에 빌었는데, 그것은 석 달 뒤에 불에 타버려 실오라기 하나도 건질 수 없었다.
어떤 놈들은 카두앵 수도원의 성물에 빌었고,
어떤 놈들은 생 장 당젤리 수도원의 성 요한에 빌었고,
어떤 놈들은 생트의 성 외트로프에게, 쉬농의 성 멤므에게, 캉드의 성 마르탱에게, 시네의 성 클루오에게, 자바르제의 성물에, 그리고 다른 수많은 착한 군소 성자들에게 빌었다.
(장 수도사의 활약. 의학 배운 라블레라 손상 부위도 세밀하다...그런데 그게 너무 웃기고… 수도사 하던 인간이라 뭔 힌두교마냥 성인 잔뜩 숭배하는 거 까느라고 세인트 뭐시기님 남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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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 고백하건대, 예수 그리스도의 시절에 살았더라면, 저는 유대인들이 그분을 감람나무 동산으로 끌고가는 것을 막았을 겁니다. 착하신 스승을 곤경 속에 남겨둔 채 저녁 식사를 잘 하고 그토록 비겁하게 도망을 쳐버린 사도 나리들의 오금을 제가 끊어버리지 못했다면, 악마가 나를 잡아가도 좋습니다. 저는 칼을 써야할 때 도망치는 사람을 독약보다도 더 싫어하니까요.
(예수님 곁에 장 수도사가 있었더라면, 무력으로 보호받으셨겠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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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들은 사제에 불과하군요. 사제는 수도사의 첫 단계에 지나지 않지요. 성 요한을 두고 말하지만, 나는 완벽한 수도사이니까 너희들을 파리떼처럼 죽여주마.
(이 자식들, 겨우 조직 말단이잖아? 이 구역 짱 먹은 나니까 다 죽여주마, 혹은 이 자식들, 겨우 1학년? 6학년인 내가 용서하지 않겠다! ㅋㅋㅋㅋ파리떼처럼 죽여준다는 죽여주는 수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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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걸치고 있는 옷을 걸고 말인데, (수도사가 말했다) 나는 너를 지금 추기경으로 만들어주겠다.(주:추기경의 붉은 예복처럼 머리를 잘라 피로 붉게 만들겠다는 뜻.) 너는 성직자들에게 강제로 돈을 요구하려는가? 지금 내 손으로 붉은 관을 쓰게 될 거야.”
그러자 궁수가 외쳤다.
“수도원장님, 수도원장님, 미래의 신부님, 추기경님,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분! 아! 아! 아이고! 안 돼요. 수도원장님, 착하신 수도원장 나리, 당신께 항복하겠어요.
─그러면, (수도사가 말했다) 나는 너를 모든 악마들에게 보내주지.” 그러고는 단칼에 머리를 잘랐는데, 그의 일격에 측두부 상부의 두개골이 갈라져 양쪽의 두정골과 시상 봉합부, 그리고 전두골 상당 부분이 떨어져나갔다. 또한 양쪽 뇌막이 절개되어 양쪽 뇌실의 후면부가 깊이 벌어졌다. 그리고 두개골은 어깨 위로 두개골막에 의하여 뒤로 젖혀진 채 겉은 검고 속은 빨간 박사모 모양으로 매달려 있었다. 이렇게 즉사한 그는 땅바닥에 거꾸러졌다.
(나는 이것이 김성모 만화인지 귀귀 만화인지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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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관대함의 속성이다. 왜냐하면 시간이 모든 사물을 좀먹고 작아지게 만들지만, 양식을 가진 사람에게 관대하게 베푼 선행은 고결한 생각과 기억으로 계속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착한 구절도 좀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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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못을 저지른 자들에게 너무 나약하고 무절제하게 베푸는 관용은 그들에게 모든 것을 용서받았다는 위험한 믿음을 갖게 해서 차후에 더욱 거칠 것 없이 악행을 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착하면서도 엄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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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세상의 교단들에서는 모든 것이 시간표에 따라 정해지고, 제한되고, 규제되므로, 이곳에는 기계식 시계나 해시계를 두지 않고, 기회와 상황에 따라 모든 일이 진행되도록 정해졌다. 왜냐하면 (가르강튀아가 말하기를) 자신이 아는 바로는 진정한 시간의 낭비는 시간을 따지는 것이고, ─그것에서 무슨 이득을 얻을 수 있단 말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망상은 양식과 분별력을 따르는 대신 종소리에 맞추어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치만 저 같이 분별력 없는 새끼는 뽀모도로 시계가 없으면 자기 자신을 놀든 공부하든 혹사시키고 마는 걸요…)
-그들이 수치스러운 굴종과 강제에 의하여 억압받고 예속될 때, 그들에게 자유롭게 미덕을 추구하며 예속의 굴레를 떨쳐버리고 거역하게 하던 고상한 성향은 왜곡된다. 우리는 언제나 금지된 일을 시도하고 우리에게 거부된 것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뭔 낙원 같은 고급 노블레스 수도원에 예쁜 애들 잔뜩 모아 놓고 자유 주고 이건 수도원이 아님 ㅋㅋㅋㅋ이런 곳 만든 이유 나름 설명.)
여기까지 가르강튀아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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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코가 커졌는데, 알룩달룩하고, 작은 종기로 번쩍거리고, 검붉고, 시뻘겋고, 방울술이 잔뜩 달리고, 유약을 바른듯 번들거리고, 여드름투성이에, 붉은색을 두른 증류기의 나선관 같아 보였다.
(코가 외계인인 소설 썼었는데, 뭔가 거기 나온 코들이랑 많이 닮았음. 주정뱅이의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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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슬에서 풀려 나 자 그는 다시는 그곳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항의의 표시로 홧김에 앞서 말한 요람 한가운데를 쳐서 한 주먹에 5십만 조각 이상으로 박살을 내버렸다.
(애기 팡타그뤼엘 사고칠까 봐 아빠가 사슬로 묶어 놨더니 요람 대들보 뿌수고 탈출한 팡타그뤼엘 빡쳐서 요람 오십만 조각 냄...개멋진 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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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라티움의 언어를 수집하고, 개연적인 연인의 자격으로 일체지사를 판정하고 형성하고 잉태하는 여성의 염정(艶情)을 얻으려고 애쓴답니다.석양시 창가(娼家)를 내방하여 베누스Venus의 열락(悅樂)에 도취해서 우리의남성지물(男性之物)을 친애하는 창기들의 심저(深底)로 침투시킵니다. 그러고는 솔방울, 카스텔, 마들렌, 암노새 같은 평판 좋은 주점에 가서 파슬리에 비계를 끼운 멋진양견육(羊肩肉)을 식(食)합니다.
…
이 말을 듣고 팡타그뤼엘이 말했다. “이것이 도대체 무슨 언어란 말인가? 지랄 같으니, 자네는 어떤 이단에 속하는가 보군.”
“전하, 아닙니다. (학생이 대답했다) 왜냐하면 극히 자발적으로 약간의 미세한 햇살의 편린이 광채를 발할 때부터 저는 그토록 잘 축조된 교회들 중 한 곳으로 행차하여 그곳에서 아름다운 성수를 몸에 살수(撒水)하고, 우리조상들의 미사 기도 한 조각을 중얼거리니까요. 그리고는 성무일도(聖務日禱)를 낭음(朗吟)하며 내 영혼에서 전야(前夜)의 오점을 세척하고 정결케 합니다.
…
“전하, 아마 이 멋쟁이 친구는 파리 사람들의 말을 흉내내려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해서 핀다로스식으로 말한다고 생각하지만 라틴어의 껍질을 벗기고 있을 뿐입니다. 그는 일상적인 언어 용법을 경멸하기 때문에 자신이 프랑스어에 있어서 위대한 웅변가가 된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원조 보그체 쓰는 라틴어 이상하게 배운 미친 파리 대학생 ㅋㅋㅋㅋ개웃김)
-(이상한 법정의 말도 안 되는 -궤변도 아니고 그냥 외계어 함- 변론과 판결)
원고측
왜냐하면 재단사들이 훔친 천조각으로 건초를 다발로 묶는 사람들의 의견에 따르면 당시에 양배춧국 한 단지 분량만큼 늘어났던 대양을 덮을 만한 크기의 부는 화살통을 만들려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궁신 나리들이 매독에게 누에를 따모으지 못하도록 부드러운 어조로 명한 것을 제외하고는, 의사들은 그의 오줌 속에서 능에의 식사로 겨자를 쳐서 양날 도끼를 먹은 명백한 증거를 식별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피고측
왜냐하면 갑옷에서 마늘 냄새가 나면 녹이 곧바로 간을 파먹기 때문이고, 그다음에는 점심 식사 후 낮잠 자는 기색을 눈치 채고 목이 비틀린 자들을 계속 신랄하게 공격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소금 값이 그토록 비싼 이유랍니다.
(…미친 놈들아 무슨 소리야… 한국말인데 왜 한국말 안 같음)
가르강튀아의 판결
그러나 원고가 피고를 신발 수선공, 치즈 먹는 자, 미라에 역청을 바르는 자라고 고발했던 건에 대해서는 피고가 잘 논증했듯이 유동적이어서 진실로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본 법정은 원고에게 이 고장의 관습대로 간을 하고 건조시킨 응고우유 석 잔을 앞서 말한 피고에게 8월 중순 만기로 5월에 지급하도록 선고한다.
호메로스가 쓴 것으로 잘못 알려졌던 <쥐와 개구리 사이의 전쟁을 다룬 익살스러운 서사시Batrachomyomachie>에서는 쥐에게 ‘치즈 먹는 자’라는 별명이 붙어있다.그러나 피고는 덮개가 달리고, 둥글게 체로 친 목구멍의 올가미를 채울 수 있게 건초와 삼 부스러기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전과 같이 화목하게 지낼 것이며, 소송비용은 지불할 필요가 없다. 이상으로 판결을 마치노라.
이 판결이 내려지자 쌍방 모두가 판결에 만족해하며 헤어졌는데, 이는 거의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뭐 하라는 건지 모르겠는데 만족함 그리고…)
판결에 대한 여론의 평가
“추리에 의한 판결로 아이를 어머니에게 돌려주었던 솔로몬도 위대한 팡타그뤼엘이 행한 것과 같은 완벽한 지혜의 경지를 결코 보여준 적이 없었다. 그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는 큰 복이다.”
(솔로몬도 좆밥임! 우리 전하 명판관 공명정대 포청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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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파뉘르주는 두 손을 마주치고 손바닥 사이로 입김을 내불었다. 이렇게 하면서 여전히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고리 모양을 한 왼손 안에 집어넣고 여러 번 넣었다 뺐다 하는 동작을 반복했다. 그러고는 턱을 쳐들고 토마스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몸짓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조차도 그가 이 몸짓으로 말을 하지 않고서도 토마스트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이냐?” 고 물어본 것이라는 점은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랬더니 토마스트는 땀을 뻘뻘 흘리기 시작했고 깊은 명상에 잠겨넋이 빠진 사람과 똑같아 보였다. 그러고 나서 정신을 차리고는 왼손의 손톱 모두를 오른손의 손톱에 각각 갖다대고는 손가락들을 반원과 같이 벌린 상태로 힘껏 두 손을 쳐드는 시늉을 했다.
이것을 보고 파뉘르주는 갑자기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아래턱 밑으로 가져가고 오른손 새끼손가락은 왼손으로 만든 고리 속에 집어넣고는 이 자세로 윗니와 아랫니를 매우 음악적으로 부딪쳐 소리를 냈다.
토마스트는 매우 힘들게 몸을 일으켰는데, 일어나면서 빵장수처럼 큰 방귀를 뀌었다. 똥이 이어서 나오고 쉰내 나는 오줌을 싸는 바람에 모든 악마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고약한 냄새가 진동했다. 그가 안절부절못하고 똥을 싸댔기 때문에 청중들은 코를 막기 시작했다.
(음성 언어를 사용하지 않은 몸짓 언어로 펼치는 철학 대결 ㅋㅋㅋ아오 진짜 왜 이런 거 읽으면 자꾸 몸짓 흉내내고 싶고 흉내내야지나 무슨 모양인지 이해되고 ㅋㅋㅋ완전 등신 같은데 파뉘르주의 몸짓으로 토마스트 격퇴되고 똥오줌 지림 ㅋㅋㅋㅋㅋ)
-왜냐하면 (긴 바지 앞주머니를 보여주며) 여기 장 죄디 선생이 당신에게 요란스런 춤을 추게 만들어 뼛속까지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이 친구는 여성에게 매우 친절하고 당신에게서 부대사항들과 쥐덫 속에 부풀어오른 귀여운 가래톳을 잘 찾아낼 줄 알기 때문에 그가 지나간 다음에는 먼지를 털기만 하면 된답니다.
…
─그래도, (그가 말했다) ‘보몽 자작에게’ 를 가지고 동음이의(同音異義)의 표현을 만들어보세요.
─몰라요. 그녀가 대답했다.
─그것은 (그가 말했다) “아름다운 보지에 자지가 올라탄다” 랍니다. 그러니 이것에 관해 당신의 고상한 마음이 갈망하는 바를 하느님께서 내게 베푸시도록 기도하세요. 그리고 호의를 베풀어 이 묵주를 내게 주세요.
(주: 프랑스어로는 앞문장은 “A Beaumont le Vicomte,” 뒷문장은 “A beau con le vitmonte” 이다. 그러니까 m과 c 두 자음의 순서를 바꾸어서 만든 말장난이다.)
…
그러나 제일 멋진 장면은 행렬을 할 때였다. 그 행렬에서 60만1천14 마리 이상의 개들이 주위에 몰려들어서 그녀에게 수없이 많은 고통을 주었다. 그녀가 지나간 곳마다 새로 온 개들이 뒤를 따르면서 옷자락이 스치고 지나간 길에 오줌을 싸대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이 광경에 모두 발걸음을 멈추고, 그녀의 목덜미에까지 올라타 아름다운 의상을 망쳐놓는 개들의 행동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래서 그녀로서는 자기 집으로 피신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를 찾을 수 없었다. 개들은 뒤를 쫓고, 그녀는 몸을 숨기려 하고, 하녀들은 웃어댔다.
(이것은…500년 전 ‘연애의 목적’ 미친 파르뉘주 새끼가 귀부인 꼬시면서 성폭력 하고 앉았음… 여자 꼬시면서 자자, 하자, 보몽 자작에게 줄여봐- 이지랄하고 있음...
그러다 실패하니 앙심품고 발정난 암캐 성기 갈아서 여자 비싼 옷에 바르고 튀어서 동네 수캐들이 와서 오줌싸고 난리남...스토커에 폭력범...웃기만 할 수가 없다...유서깊은 미친놈...황당무계한 듯 핍진함….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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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그가 말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는 악마들을 보았으며 루치페르와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었고 지옥과 샹 젤리제Champs Elisee에서 훌륭한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모두의 앞에서 악마들이 좋은 친구들이라고 단언했다. 지옥에 떨어진 자들에 관해서는 그는 파뉘르주가 자신을 너무 빨리 소생시켜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그가 말했다) 그들을 보며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신분은 이상하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저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낡은 신발을 수선하며 어렵게 살아가는 것을 보았답니다.
크세르크세스는 겨자 사라고 외치고,
로물루스는 소금 장수,
누마는 못 장수,
타르키니우스는 수전노,
피소는 농사꾼,
술라는 뱃사공,
키루스는 소몰이꾼,
테미스토클레스는 유리 장수,
에파미논다스는 거울 장수,
브루투스와 카시우스는 측량기사,
데모스테네스는 포도밭 일꾼,
…
아이네이아스는 방앗간 주인,
아킬레우스는 염색업자,
아가멤논은 식충이,
오디세우스는 풀 베는 일꾼,
네스토르는 사금 채취하는 일꾼,
다리우스는 변소 청소부,
안쿠스 마르티우스는 배 밑창 수선공,
카밀루스는 나막신 제조공,
마르켈루스는 잠두 까는 일꾼,
드루수스는 아몬드 껍질 까는 일꾼,
아프리카의 스키피오는 나막신을 신고 포도주 찌꺼기를 팔라고 외치고 다니고,
하스드루발은 가로등 켜는 인부,
…
모든 원탁의 기사들은 악마 나리들이 물놀이를 하고 싶어할 때 리옹의 뱃사공이나 베네치아의 곤돌라 사공처럼 코키토스, 플레게톤, 스틱스, 아케론, 레테 강417을 건네주기 위해 노를 젓는 불쌍한 날품팔이꾼들이 되어 있더라구요. 그런데 건네줄 때마다 대가라고는 손가락으로 콧등을 한 대 맞는 것뿐이었고 저녁때가 되어도 젖은 빵조각밖에는 받지 못하더군요.
…
파리스는 누더기를 걸친 거지,
아킬레우스는 건초 다발 묶는 일꾼,
캄비세스는 노새몰이꾼,
아르타크세르크세스는 항아리 닦는 일꾼,
…
클레오파트라는 양파 장수,
헬레네는 몸종들의 뚜쟁이,
세미라미스는 거지들의 이(?) 잡이,
이런 식으로 이 세상에서 대귀족이었던 사람들은 저 세상에서 밥벌이를 하며 불쌍하고 초라한 삶을 살아가게 마련이지요. 반대로 철학자들과 이 세상에서 궁핍했던 사람들이 저 너머 세상에서는 자기들 차례를 만나 대귀족이 된답니다.
(단테의 신곡 ‘지옥’ 편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던 것 같다. 그걸 더 웃기게 만든 듯...그런데 직업에 귀천 있던 세상 고생하며 사는 걸 귀족에 무사였던 놈들 노동자로 만들어 놓고 비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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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여러분이 내게 “선생, 이런 시시한 이야기와 웃기는 농담거리를 쓰다니 당신은 별로 현명하지는 못한 것 같소”라고 말한다면, 나 역시 그대들도 그것을 즐겨 읽는 것으로 보아 별로 나을 것도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소일거리로 이것을 썼듯이, 여러분도 즐거운 소일거리로 이것을 읽는다면, 그대들과 나, 우리는 수많은 타락한 성직자들, 가짜 신자들, 달팽이들, 위선자들, 독실한 신자인 척하는 자들, 방탕한 자들, 편상화를 신는 자들과 세상 사람들을 속이기 위하여 가면으로 위장한 그런 당파에 속한 자들에 비해서는 용서를 받을 만하다. (라블레가 소일거리로 쓴 것을 내가 소일거리로 읽었다. )
이상 팡타그뤼엘 발췌.
+이미지는 ‘인터스텔라’의 블랙홀 가르강튀아.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730/pimg_792167114395702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