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번 써봅시다 - 예비작가를 위한 책 쓰기의 모든 것
장강명 지음, 이내 그림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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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2 장강명.

자꾸 장강명이 낸 책은 다 읽는다. 그만 읽자, 하다가 저번 책 에세이 읽고 왠지 짠해져서 신간 팔아주자, 하고 사 버렸다. 그런데 왠지 작가의 지능적 감성 마케팅에 당해버린 기분…
쓰는 일에 관심은 많지만 글쓰기책이나 작법서는 거의 본 게 없다.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소설쓰기 기초반과 합평반을 수강한 게 돈들여 글쓰기를 배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반 년 가까이 쉬던 소설쓰기를 다시 시작해 단편 다섯 편 건진 건 큰 소득이었다. 선생님이나 수강생들이 부족한 점이나 의문점을 짚어주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그런데 글이라는 게 배운다고 배워지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더 굳어졌다. 뻔한 소리지만 시간을 들여 계속 쓰고 반복해서 고치는 게 제일 중요하다.(딴짓 그만 하고 제발 그걸 하라고 나새끼야...)

장강명은 장편소설 여러권, 단편소설집, 연작소설집, 르포, 에세이책 다 써 봤고, 신문 기자도 오래했으니 책 쓰는 일에 할말이 많겠다 싶었다.
이 책 한 권에 작가가 써 본 장르는 다 다루었다. 에세이, 소설 쓰기까지는 관심 있는 분야라 그런가 제법 흥미롭게 읽었다. 논픽션 쓰기를 읽을 즈음에는 전혀 다른 장르에 관해 질금질금 30-50페이지씩 한 권에 묶는 게 읽는 이에게 효용이 있을까 잠시 회의가 들었다. 그래도 모르는 분야라도, 당장은 쓰지 않더라도 그 분야를 읽을 때 아 이렇게 썼겠다, 하고 보면 도움되지 않을까 싶어 참고 읽었다.
맨 마지막 부록 중 저자의 세계를 바다와 육지가 접한 항구 마을의 비유로 표현한 글은 무릎을 탁, 치기 보다는 아아아...오그라든다… 왜 내 마음은 울리지 않는가… 나는 바다를 향한 자가 아닌가 보다 싶었다. 작가 지망생, 저자를 꿈꾸는 이를 향한 애잔함과 따스함은 알겠으나, 어떤 부분들은 작가가 그렇게 까던 다른 작법서들과 비슷하여 그닥 도움이 되지 않겠다…(이런 반응을 의식했는지 자신을 전문가가 아닌 동네형으로 겸손하게 표현하고, 적당히 걸러보라고 미리 포석도 깔아 둔다...이런 게 더 얄밉다…) 어떤 부분들은 한 권 분량 채우기 위해 끼워넣은 것 같은 건 기분 탓이겠지... 애정과 선의를 담아 적은 페이지들을 내게 재미없다고 폄하하면 안 되지… 하면서도 아...역시 책 써 내는 법에 관한 책을 써 내는 사람은 그 책으로 돈을 벌 것이고 이 책을 읽은 책을 내고 싶었던 사람 대부분은 책을 내지 못하고 말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야 말았다.

많은 사람이 저자가 되는 세상에 관해 한 친구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나오지 말아야 할 책이 넘치는 세상에 책 내는 허들을 낮춘다고 해서 더 나아질 것이 없다고 했다. 그 앞에서는 글쎄, 난 장강명 말(아이슬란드처럼 전체 인구의 10퍼센트가 책을 내는 세상 왜 우리라고 못하나!)이 맞는 거 같은데...했었다. 이 책을 읽고 곰곰 생각해보니 왠지 친구가 한 말이 맞는 것 같다고 설득되어 버렸다. (이게 무슨 현상인가…) 목표를 주고 계속 쓰도록 추동하는 일은 좋은 일이지만 희망 고문 같기도 하다. 책이 아니라 그저 쓰는 일 자체가 목적인 사람도 생각보다 많다. 책을 많이 좋아하기는 하지만 꼭 책이어야 하는가? 하는 물음에 꼭! 이라고 말할 자신도, 댈 근거도 별로 없다. 웹페이지, 블로그나 SNS, 일기장 등등 매체는 많으니까. 물성과 소유에 집착할수록 나무가 아야해요. 세상에 팔고나면 나중에 걷어다 불쏘시개도 못해. 냈는데 세상에서 사주지도 않으면 불쏘시개나 해야 돼. 왜 난 벌써 신포도 신공을 쓰고 있는가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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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0-12-12 17: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서 저런 짤을 찾아오셨대... 방심하고 있다 빵터졌어요. 우선 여자친구를 만듭시다! 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12 17:28   좋아요 3 | URL
저 짤은 남자친구 없는 여자들도 소외시키는 짤...흥 내가 묶을 수 이써!(주섬주섬..팔 짧으면 두 배로 슬퍼짐...)

하나 2020-12-12 17:31   좋아요 2 | URL
아, 입기 전에 먼저 리본 묶고 입는 거 아니구나...(세배로 슬퍼짐...) ㅋㅋㅋ 근데 진짜 글쓰기 책(특히 작가가 쓴 거)보다보면 거의 현타옴... 알면서 또 샀어 나새끼...

반유행열반인 2020-12-12 17:33   좋아요 3 | URL
아니 내가 언제 허리끈 묶어 달래써! 숨막혀 식식 ㅋㅋㅋㅋ저런 거 읽을 시간에 그냥 하나 쓰라고 ㅋㅋㅋㅋ

하나 2020-12-12 17:35   좋아요 2 | URL
그걸 깨닫는게 혹시 글쓰기 책의 용도인가.... 👀

반유행열반인 2020-12-12 17:37   좋아요 2 | URL
고난은 지금의 우리를 만들기 위해 필요했다! 고 하는 자기 위안과 자기 기만의 어느 사이...이제는 아픔 따윈 최대한 피하는 게 맞다는 깨달음...뒤에 또 읽는 건 뭐죠... ㅋㅋㅋ뭐긴 뭐야 그냥 회피죠 ㅋㅋㅋ(자문자답의 사회성 결여)

공쟝쟝 2020-12-12 1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음ㅋㅋ 이건 안읽을래 ㅋㅋㅋ 요즘 어쩐지 반님 평에 안읽을 것들 만 댓글다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12 19:48   좋아요 2 | URL
거르는 것조차 맡은 소임이지요 ㅋㅋㅋ 그렇지만 읽고 책 한 권 써주세요!!!

scott 2020-12-12 20: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라면 뒤에서 허그 해줄테야 ㅋㅋ 끈은 왜묶어줘야해요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12 20:58   좋아요 2 | URL
먼저 있는지 묻는 게 예의라고 들었습니다 ㅋㅋㅋㅋ

Yeagene 2020-12-12 21: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짤 보고 빵 터졌어요..ㅎㅎ
열반인님 구구절절 옳은 얘기만 하시는 듯해 고개를 연신 끄덕끄덕했어요..나 열반인님께 설득당해버렸엉...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0-12-12 22:01   좋아요 3 | URL
저도 틀릴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정말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 ㅋㅋㅋ 저도 사실 아주 조금이나마 얻은 게 있을 텐데 읽다가 까먹은 기분이에요 ㅋㅋㅋ

scott 2020-12-12 23: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리모두 열반인님 포스팅에 묶였으 ㅋㅋㅋ

파이버 2020-12-13 0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즘 장강명님 책마다 표지에 작가님(?)이 계신 것 같은건 기분탓이겠죠...? 반유행열반인님은 알라딘 포스팅만 묶어도 재밌는 서평집 몇 권은 너끈히 나오실 것 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0-12-13 07:04   좋아요 2 | URL
ㅋㅋㅋ나무가 아야해요. 작가님 자기 캐릭터 그림에 꽂히셨나봐요. 사진이 아닌게 어디야 ㅋㅋㅋ
 
[eBook] 작렬지
옌롄커 지음, 문현선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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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0 옌롄커.

올해 초 옌롄커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사서, 딩씨 마을의 꿈,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거쳐 벌써 네 권째 소설이다.
이번 소설은 ‘자례’라는 가상 지역의 역사지리서 형식을 취한다. 작가가 거금을 받고 자례시의 시지 ‘작렬지’ 집필을 의뢰받았으나 이모양 이꼴로 써서 욕처먹고 쫓겨났다ㅋㅋㅋ 하는 시작과 끝으로 ‘작렬지’의 내용을 궁금하게 만든다.

화산 폭발로 ‘작렬촌’이라는 이름을 얻은 인구 수백의 마을 자례. 쿵(공)씨와 주씨가 집성촌을 이루고 서로 경쟁 관계에 있다. 여기서부터 뭔가 중국에서 칭송되는 성인 공자와 주자의 후손 운운하며 까는 느낌이다.
두 집안의 원한은 60년대 문화대혁명 시절 시작된다. 촌장이던 주칭팡이 중국지도 모양으로 얼룩진 새똥 묻은 옷을 빨지 않고 입고다닌 쿵둥더를 고발해 쿵둥더는 오랜 옥살이를 하고 나온다.(설명이 없으니 왜 그게 죄인지 잘 모르겠다..)
쿵둥더는 폐인처럼 되었다가 다시 선지자처럼 마을 사람 꿈에 나타나 밤길을 걸으라고, 걷다 처음 만나거나 줍는 것이 당신의 운명을 결정할 거라고 예언한다. 쿵둥더의 네 아들 쿵밍광, 쿵밍량, 쿵밍야오, 쿵밍후이도 마을로 나선다.
쿵밍광은 분필을 줍고 교사가 된다. 쿵밍야오는 군용차를 마주하고 군인이 된다. 쿵밍후이는 고양이를 마주해서 온순하고 선량해졌다-고 전해지지만 나중에 오랜 책력을 발견했다가 버드나무 구멍으로 버린 것이 밝혀진다.(거기에 멜키아데스의 비책 마냥 세상의 비밀이 적혀 있고 밍후이는 그걸 열심히 해독하며 집안과 마을이 덜 망하게 하려고 애쓰지만…)
둘째 쿵밍량은 원수인 촌장 주칭팡의 딸 주잉과 마주쳐 서로 욕을 하고 헤어진다. 그러다가 이름이 새겨지지 않은 인장석을 발견한다.

중국은 어느틈엔가 공산주의를 버리고 시장경제를 도입한다. 무조건 많이 벌면 된다, 하는 배금주의가 팽배하고, 쿵밍량은 마을을 지나는 열차에서 석탄이며 물건을 훔쳐 부를 쌓는다. 그덕에 이십 대의 젊은 나이에 신임촌장이 된다. 촌장이 된 쿵밍량은 원수 주칭팡의 얼굴에 침을 뱉으면 돈을 주겠다고 마을 사람들을 꼬셔서 주칭팡은 가래침에 익사한다(…) 여기서부터 완전 미쳤다 ㅋㅋㅋ
쿵밍량은 마을 사람들에게 열차 털이로 돈 버는 방법을 전수해 짧은 기간 만에 마을을 부유하게 만든다. 주잉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도시로 나가 성매매를 하며 돈을 잔뜩 번다. 마을에 돌아와 기부를 하고 마을 여자들을 도시로 보내 성매매를 시켜 돈을 벌어오게 해 마을의 성장에 기여한다. 마을에는 그녀의 공덕비가 세워진다.
쿵밍량과 주잉은 차기 촌장선거에서 경쟁하고, 선거에서 밀릴 것이 뻔한 쿵밍량이 주잉에게 빌어서 주잉은 자신과 결혼해주면 촌장 당선을 양보하겠다고 한다. 거래가 성립되어 선거 결과가 뒤바뀌고, 둘은 결혼한다.
쿵밍량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촌을 진으로, 진을 향으로, 다시 성으로, 시로, 그리고 초거대 직할시로 성장시켜 나간다. 그러는 사이 주잉은 자신이 거느리는 여성들을 형제들에게 보내 첫째 쿵밍광을 이혼시키고, 셋째 쿵밍야오를 퇴역시키고, 시아버지 쿵밍더를 복상사(…)시키며 복수한다. 쿵밍량은 주잉이 아들을 낳았지만 오래도록 그녀에게 찾아가지 않고 비서 청징을 비롯한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도시의 성장과 자신의 권력을 확장시키는 데만 주력한다.
쿵밍야오가 만든 민병대가 쿵밍량의 도시에 공항과 지하철을 며칠 만에 짓고, 주잉이 보낸 여성들이 투표위원들을 유혹한 덕에 결국 자례는 직할시로 승격한다. 그러나 쿵밍야오는 야욕을 품고 쿵밍량을 죽이고 도시민을 모두 동원해 그들을 전쟁에 끌고 나가 모두 죽게 만든다.

도시의 흥망성쇄와 등장인물의 감정과 성패에 따라 온갖 자연물이 반응한다. 꽃이 지거나 피고, 나무에 엉뚱한 열매가 열리고, 새와 동물이 몰려오고, 해와 달도 수시로 바뀐다. 자연물 뿐 아니라 사물도 다음에 올 사건을 암시한다. 예를 들면 시계가 멈추거나 고장나는 건 누군가의 죽음을 의미한다. 기이한 묘사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런 이야기들을 꺼내자 친구 한 명이 마술적 리얼리즘이냐, 했는데 내가 형용모순 운운하다 리얼적 마술리즘은 안 되냐, 해서 잠시 빵 터졌다.

형제끼리 서로 도움을 청하거나 이용하고, 부부나 연인 간에 애증에 휩싸이고 하는 건 완전 막장 드라마 같은 전개였다. 그러는 사이 무너진 전통, 땅을 빼앗긴 농민, 고속 성장의 그늘, 물질주의와 권력욕에 휩싸인 사람들의 열망과 추함 같은 걸 간간히 열심히 비판적으로 그려놓았다.

인물들이 대화랍시고 말을 나누는데 누군가 말을 걸면 상대방이 동문서답 하는 식으로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고 자기 말만 하다 헤어지는 장면이 내내 나왔다. 가족들끼리도 소통이 되지 않고 자기 일에만 골몰하는 모습이 씁쓸함을 자아낸다. 둘째와 셋째 아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어머니 장례식에도 오지 않는 장면은 극단적이면서도 상징적이다.

여자와 남자 사이에도 진정한 애정 같은 건 나오지 않는다. 육욕 아니면 도구화된 성애만 잔뜩 등장한다. 여자들은 누구 부인 아니면 창녀 아니면 형제들을 유혹하는 존재로만 그려진다. 남자고 여자고 나오는 새끼들마다 다 개빻았다 ㅋㅋㅋㅋ

옌롄커 아저씨가 뭘 하고 싶었는지는 대략 견적이 나온다. (그러니까...마꼰도의 부엔디아 가문 뺨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고 가능하다면 노벨상도 웁웁) 그런데 읽을 수록 삐끕 쌈마이의 냄새가 물큰하다가 또 어느 부분에서는 진지하다가 막장 테크 타다가 해서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끝이 자꾸 궁금해져서 열심히 다 읽었다. 마을의 종말 마저도 자꾸 백년의 고독 아류 같은 느낌이 ㅋㅋㅋ그래도 상상력과 구성력이 신선하다면 신선한 독특한 소설이었다.

+밑줄 긋기(왜 이딴 거만 쳐놨어 ㅋㅋㅋㅋ)
-쿵밍량이 바위에서 뛰어 내려와 얼거우에게 20위안을 주었다. 돈을 받은 얼거우가 웃으면서 걸어가 주칭팡 얼굴에 침을 뱉었다. 또 20위안을 주었더니 한 번 더 뱉었다. 그가 연속해서 침을 뱉자 밍량도 연속해서 돈을 주었다. 사람들이 욕심과 희열에 빠져 주칭팡의 몸에 침을 뱉었다. 침을 모아 뱉는 소리가 황혼 속에서 뇌우처럼 울렸다. 순식간에 주칭팡의 머리와 얼굴, 몸이 하얗고 노르께한 타액으로 뒤덮였다. 어깨에 매달린 가래침이 폭포수처럼 늘어졌다. 마을 사람 전부 목이 말라 더는 침을 한 방울도 못 뱉을 때까지 주칭팡은 미동도 없이 앉아 있었다.
마치 침으로 만든 소조상 같았다.

주칭팡은 가래침에 숨이 막혀 죽었다.
(ㅋㅋㅋㅋ아 사람 죽었는데 웃으면 안 되는데...주칭팡의 가래침 익사 만큼 괴랄한 쿵둥더의 복상사 사망...그러나 위대한 쿵밍량의 아버지니까 트럭에 뛰어들어 위험에 처한 소녀를 구하다 심장이 놀라 사망한 걸로 홍보됨 ㅋㅋㅋㅋ진짜 이런 린치도, 죽음도 어디서 본 적이 없다…)

-“셋째 형, 어디 있어요? 노인과 아이들은 두고 가요!”
“셋째 형, 어디 있어요? 노인과 아이, 여자는 남겨두세요!”
“셋째 형, 어디 있어요? 동생이 부탁하니 노인과 아이, 여자와 장애인은 두고 가요!”
(그나마 사람 같은 밍후이의 외침과 애원이 너무 애달팠다…이런 식으로 한 사람이 세 번 연달아 발화하는 장면이 소설 내내 반복된다.)

-한 달 뒤 새벽, 시 중앙광장과 거리에 처음 나타난 것은 자례 사람이 아니라 어느 집에서인가 내던진 죽은 시계였다. 이어서 거리의 쓰레기통과 길게 자란 화단 옆, 아무 땅바닥이나 계단 곳곳에 갑자기 망가지고 부서진 온갖 벽시계와 싸구려 손목시계가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자례시 전체의 모든 벽시계와 손목시계의 시침과 초침이 하룻밤 사이 죽어버렸다. 시침과 분침, 초침이 대부분 시계에서, 추에서 떨어졌다. 도시가 고장 난 시계의 쓰레기장처럼 되었다. 노인과 아이들은 대로에 쌓인 망가진 시계들 때문에 걸어다닐 수가 없었다. 도시가 그렇게 망가진 시계에 함몰되었다.
(군에 동원되어 도시를 떠난 수천만 사람들의 죽음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기이한 현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 인상깊었다. 아...나도 뭐 광화문 이순신동상 부쉈다가 다시 세우고 그렇게 스케일 좀 키우고 싶다. ㅋㅋㅋ뭘 부숴볼까...청와대? 경복궁? 철컹철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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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0-12-10 2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이 책 이번에 샀는데 얼른 읽어야겠어요. 난리 나네요. ˝시아버지 쿵밍더를 복상사(…)시키며 복수한다˝, ˝주칭팡은 가래침에 숨이 막혀 죽었다.˝, 마콘도 따라해보다가 가능하면 노벨상도 웁웁, 리얼적 마술리즘 다 맘에 들어요. ㅋㅋㅋㅋ 나 옌롄커 좋아하나봐.... 나 약간 쌈마이 좋아하나... 그런가...이순신동상 폭파시키는 건 영하킴이 보물섬에서 하지 않았나요? 시도만 했었나.. 가물가물 오늘 익명의 독서중독자들 읽고 막 낄낄거리다 왔는데.. 작렬지 재밌을 거 같았어요.

반유행열반인 2020-12-10 21:51   좋아요 2 | URL
네 영하킴 소설 이야기에요 ㅋㅋㅋ익독중 진짜 올해 저에게 가장 큰 웃음 준 책이에요. 저는 작렬지 빌려봤는데 사서 봤으면 이 정도로 후한 평? 안 했을 듯 ㅋㅋㅋㅋ진짜 막장 드라마 보는 심정으로 으으으 하면서도 중독적으로 읽는달까요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10 21:51   좋아요 0 | URL
그리고 제 리뷰에 후한 평 보면 쌈마이 취향 맞을지도 웁웁..

하나 2020-12-10 22:01   좋아요 1 | URL
아니야. 그런 거.. ㅋㅋㅋㅋㅋㅋㅋ 옌렌커 좋아할 때 약간 죄책감 드는 거고, 열반인님은 약간 더 진중하단 말이에요. 내가 오해하실까봐 말을 함부로 못하겠네. 흙은 먹지만 장르 철저하게 분류함. ㅋㅋㅋㅋㅋ 옌롄커 오빠는 흙은 맞지만 쌈마이 계열. 아 근데 왜 그렇게 막장 드라마 잘 쓸까요. 진짜 재능이다. 익독중 진짜 처음부터 터져서 어이없었어요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10 22:07   좋아요 1 | URL
병든 곳에 호 쎄쎄 반창고 붙이고 힘냅시다 ㅋㅋㅋㅋ희망은 버려 죽는 날까지 책이나 보고 이 모양일 거야 ㅋㅋㅋㅋ

파이버 2020-12-10 2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시가 그렇게 망가진 시계에 함몰되었다.˝라니 진짜 마법같네요! 막장 드라마 전개...는 저도 좋아합니다*^^* 삐끕 냄새도요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0-12-10 22:26   좋아요 3 | URL
네 이 한 권에 다 있네요 ㅋㅋㅋ중국에서 옌롄커 책 내기 힘든 거 이해됩니다...저도 그렇게 모국에서 버림 받는 놈이 되고 싶은...변태인가....

파이버 2020-12-10 22:31   좋아요 2 | URL
저 방금 옌롄커 작가님 정말 중국에서 살고 있는지, 잘 생활?하시는지 궁금해서 검색해보고 왔어요ㅎㅎㅎ 반유행열반인님께서 미래에 쓰실 금서도 응원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12-11 06:23   좋아요 1 | URL
걱정해주셨군요 다정하게도ㅋㅋㅋ 저런 포지션으로 인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을지도 몰라요 ㅋㅋㅋ이 책 서문에서 작렬지 의뢰받아 부자 됐다고 하는데 그 말이 진짜일지도 모르고요!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

scott 2020-12-10 22: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쿵밍양- 얼거우-주친팡 ㅋㅋㅋ 이세사람에 관계풀어보니

바위에서 뛰어 내려와 돈을 받고 웃으면서 걸어가 얼굴에 침을 뱉었다 가래침에 숨이 막혀 죽었다.ㅋㅋㅋ(마르케스에 백년의 고독 쭝쿼억판이가봐요 ㅋㅋㅋ)

이문장속에 파뭍힌 사람들 이름들이 저얼대로 존-메리이면 절대로 웃움이 터져나올것 같지 않아요.
엔레커 천재! 열반이님 천재 제자 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11 06:44   좋아요 1 | URL
의외로 존 메리 윌슨이어도 웃길 거 같아요 ㅋㅋㅋㅋ 중국어를 잘 모르다보니 이름이 잘 안 익더라구요. 그래도 얼거우는 진짜 하는 짓도 얼거우 같고 쿵둥더는 진짜 쿵둥더...하고 죽음 ㅋㅋㅋ 제가 주씨라 주씨집안은 못까겠다! 내이름듀 만만찮아서 ㅋㅋㅋ남의 이름가지고 못됐다 ㅋㅋㅋ

han22598 2020-12-11 04: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래침에 익사하다! ㅍㅎㅎㅎ 웃겨요. 아주 어릴때 중국영화 (제목이 뭐였는지도 몰라요, 아마 추측건데 붉은 수수밭일 가능성이 높은데) 보는데, 여자가 만두를 먹고 그 만두가 위에서 터져서 죽는 장면이 나와요(의사가 만두가 10배? 20배?인지 부풀려져서 그렇다고 가족들에게 설명해줘요). 와...어릴때 너무 충격적이어서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데...여기 또 가래침으로 죽네요 ㅎㅎㅎ 중국소설이며, 영화며 읽고 본 적이 별로 없어서...이 사람들 원래 이런식인가 싶긴한데.. 요책도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언젠가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반유행열반인 2020-12-11 06:28   좋아요 1 | URL
위화의 인생에서는 애기가 혼자 남아 콩 집어먹다 배터져 죽어요ㅠㅠ워낙 사람이 많고 죽음도 많아서 나름 견디는 방법으로 약간 희화화하는 건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옌롄커는 근데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가 제일 야하고 잘 읽고 재미있다는 (저 말고도 다수가 인정한ㅋㅋ) 전언입니다...

han22598 2020-12-15 01:36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위화책을 읽어보려고 했었는데,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가 제일 그렇다니 ㅎㅎㅎ 그것부터 읽어야겠네요 ㅎㅎ 정보 감사해요 ㅋ

반유행열반인 2020-12-15 06:53   좋아요 0 | URL
즐거운 독서 되시길 빌어요 ㅎㅎㅎ 옌롄커 쌈마이와 예술과 사회비판 사이에서 막 줄타기해요 ㅋㅋㅋ
 
[eBook] 백석 시집 사슴 - 100부 한정본 평역
백석 지음 / 라이프하우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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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백석.

‘일곱 해의 마지막’을 읽고 백석 시집을 읽어보자 했다. 출석하면 하루 백원 주는 전자책 적립금을 아흐레 모아 구백원에 파는 백석 시집을 샀다. 시집 사슴에 실린 시와 다른 곳에 실린 시들을 모은 책이었다. 죽은 시인에게도 시인의 식솔에게도 인세가 가지 않을 걸 생각하면 한 푼 안들여 좋은 시를 읽는 게 미안하지는 않은데. 왜 구백원일까 궁금하면 이 책의 엉터리 문장으로 짜깁기하듯 쓰여진 서문을 읽으면 아, 한다. 아무 것도 달지 않고 시만 실었으면 구천원 받아도 되었겠다.

처음 읽는 게 아닌 시를 만나면 반가웠다. 이십 년 쯤 전에 읽었을 시들은 내 뇌 어딘가에 흔적을 남기긴 했나 보다. 나는 수능 언어영역에 문학이 다루어지는 걸 아주 찬성한다. 새파란 중고딩이가 김승옥 소설집을 반복해서 읽고 문학상 수상집 같은 걸 뒤적이며 야한 부분을 찾아 헤매도 공부하는 걸로 위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문학 문제집이 없었다면 산문형 인간이던 내게 시 몇 가락이라도 얻어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흰 바람 벽이 있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같은 워낙 유명한 시들은 다시 읽어도 역시나 좋았다. 옮겨 오지는 않았지만 혼자 심심할 때 따라 적어보고 싶었다.
조선일보에 연재한 연작시 ’남행시초’ 네 편은 창원만 빼고 가본 남쪽 동네가 나와서, 읽기만 해도 길을 거니는 것 같아서 반가웠다. 통영, 고성, 사천, 그리고 안 가본 창원까지 따뜻한 날에 들러보고 싶다. 지금은 말고...코로롱 언제 끝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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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 때 비가 들어서
바다엔 배와 사람이 흥성하다

참대창에 바다보다 푸른 고기가 께우며 섬돌에 곱조개가 붙는 집의 복도에서는 배창에 고기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즉하니 물기에 누굿이 젖은 왕구새자리에서 저녁상을 받은 가슴 앓는 사람은 참치회를 먹지 못하고 눈물겨웠다

어득한 기슭의 행길에 얼굴이 해쓱한 처녀가 새벽달같이
아 아즈내인데 병인病人은 미역 냄새 나는 덧문을 닫고 버러지같이 누었다
(‘가키사키枾崎의 바다’ 전문)


아카시아꽃의 향기가 가득하니 꿀벌들이 많이 날아드는 아침
귀신은 없고 부엉이가 담벽을 띠고 죽었다

(‘정문촌’ 중)


낡은 나주 소반에 흰밥도 가재미도 나도 나와 앉아서
쓸쓸한 저녁을 맞는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우리들은 맑은 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하구 긴 날을 모래알만 헤며 잔뼈가 굵은 탓이다

바람 좋은 한벌판에서 물닭이 소리를 들으며 단이슬 먹고 나이 들은 탓이다

외따른 산골에서 솔개 소리 배우며 다람쥐 동무하고 자라난 탓이다

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여졌다
착하디 착해서 세괏은 가시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
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
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선우사膳友辭 - 함주시초 4’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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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06 15: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백석이 번역한 ‘테스‘
[소리 없는 두 박퀴 달린 아츰 우편마차가 이때도 언제나 마찬가지로 화살같이 이 오솔길을 달려오다가 불도 없이 뜨즉뜨즉 가는 테스의 짐수레에 부닥처 벌인 것이다.]
테스한테 나쁜짓하는 놈, 평안도 사투리로 번역했는데 굉장히 토속적인 느낌을 화악 살려냈어요.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에 시가 테스 소설에 영향을 받고 지었다고 하는데 테스 소설 번역할때 친구에 여친을 사랑하고 고백했다가 거절당했던 경험을 투영시켰다고 합니다.
[ ‘사나이의 입술이 그의 뺨에 닿을 때 그것은 마치 주위의 끝에 난 버섯껍질 같이 축은하고 미츳미츳하니 선듯하였다.]
의성어 의태어를 이렇게 살려서 번역하니 소리내어 읽고 싶어질정도로 백석 번역은 뛰어난것 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0-12-06 17:55   좋아요 3 | URL
번역 잘 하는 분들 글 읽으면 그것도 창작이다 싶지요. 뜨즉뜨즉 미츳미츳 사전에도 없을 것 같은 흉내냄말들 좋네유

하나 2020-12-07 0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키사키枾崎의 바다˝는 김연수 소설에서 ˝가키사키 처녀의 일은 시가 되었두만˝, 에서 그 시인 거 같아요.

백석 읽기 좋은 계절이네요. 저는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에서 “나 혼자서도 너무 많은 것 같이 생각하며˝라는 부분을 읽을 때마다 백석 ˝INFJ인가봐..˝. 이렇게 혼자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 소중하게 모아서 마련하신 귀한 시집 이야기에 엠비티아이 끼얹어서 죄송해요.

반유행열반인 2020-12-06 17:54   좋아요 2 | URL
오오 나 2019년 4월 22일(클라우드 메모장 일기를 뒤져보니) INFJ나왔어요 ㅋㅋㅋ그보다 이년 전에는 INTJ였는데 성격 바뀜 ㅋㅋㅋ저도 그 부분 훅 들어오든데 엠비티아이 생각보다 신빙성 있는 것인가요?!?! ㅋㅋㅋㅋ

하나 2020-12-06 17:5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t/f가 아주 비슷하긴 한데요 할때마다 INFJ 나와요. 백석 인프제 맛집... 인정합니다! (아 나 열반인님이랑 성격 유형 똑같아!!!)

반유행열반인 2020-12-06 18:02   좋아요 2 | URL
아 난 하나 님이랑 똑같아!! 유유상종 진짜 무서운 말이었군요 ㅋㅋㅋㅋ

scott 2020-12-06 20:47   좋아요 2 | URL
연수횽도 예전에 독자들과 대화 할때 INFJ라고 했어요.
백석-김연수-하나님-열반인님 INFJ

모두 형제 ^0^

2020-12-06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6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6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6 1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6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6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Yeagene 2020-12-07 1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시집 다시 읽고 있거든요..
백석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반유행열반인 2020-12-07 18:2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시를 정말 안 봤고 모르는데 백석은 수능 준비 때 좀 봤다고 익숙한데 여전히 좋네요!!! ㅎㅎㅎ

하나 2020-12-10 2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올해의 서재 선정되신 거 축하드려요. 올 여름부터 정말 덕분에 울고 웃고 있어요. 좀 더 빨리 알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래도 지금 만난 것도 되게되게 좋아요. 연말 인사를 너무 빨리하는 거 같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팬심은 고백해야죠! ㅋㅋㅋㅋㅋ 알라딘이가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 헤헤 나중에 팬 오조오억명 되어도 나 까먹지 않기! 까먹어도 되니까 열반인님 앞길에 꽃길만 있어라~ 아... 좋아... ㅋㅋㅋㅋㅋㅋㅋ
- 반유행열반인님 비공식 팬클럽 회장 드림

반유행열반인 2020-12-10 21:41   좋아요 2 | URL
우앙 ㅋㅋ난 이번 달 리뷰 알라딘이 뽑아주면 필립 로스 할배 신간 사볼래...했는데 안 뽑혀서 알라딘 갯새키 소세키 하고 친구랑 욕하고 있었거든요... 올해의 서재 처음 되어보는데 이 영광을 팬클럽 회장님께 돌립니다 ㅋㅋㅋ 바람 잡아주신 덕에 누추한 곳에 볕들었습니다 ㅋㅋㅋㅋ

하나 2020-12-10 21:4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알라딘 치사하게 리뷰도 뽑지 서재 달인만 시켜주냐 왜. 그래도 명예로운 날이니까요!! 우리 스타 서재에 마크 달렸다!! 알라딘 솔직히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광고에 우리 열반인님 그렇게 써먹으면 뭐라도 죠라 롱패딩이라도 ㅋㅋㅋㅋ 바람이라뇨~ 저는 저의 순수한 열정을 고백할 뿐! *_*

반유행열반인 2020-12-10 21:48   좋아요 1 | URL
그냥 알라딘한테 게시물 삭제 안 당하고 영구정지만 안 먹어도 감사해요 할라구요...(블랙리스트로 소설 쓴 거 걸리면 진짜 영구정지각 ㅋㅋㅋㅋ)

scott 2020-12-24 2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가족 모두 행복하고 따스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서재방에 트리 한그루 놓고 가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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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rry ☆ Christma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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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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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I         ☆
│ *** Merry ..:+ +:.. Christma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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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

반유행열반인 2020-12-24 22:07   좋아요 1 | URL
scott님도 즐겁고 건강한 휴일 보내시길 진심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Book] Hey, Philip! - 야구광, 코미디언, 금서 작가…… 우리가 몰랐던 필립 로스에 관하여
문학동네편집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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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 읽고 받아만 놨는데 매거진 형식의 책광고라니 뭔가 유익해 보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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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06 0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짜는 최고!

막시무스 2020-12-06 10: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필립로스인데 공짜라니! 무조건 다운요!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scott 2021-09-22 16: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저도 .🖐 다운 받겠습니다 ^ㅅ^

반유행열반인 2021-09-22 16:33   좋아요 1 | URL
그냥 훑어보기 좋은 광고였네요 ㅎㅎㅎ조만간 새버스의 극장도 읽기 시작하려고요 ㅎㅎㅎ
 
전락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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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5 필립 로스.

대부분 끝을 먼저 생각하며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지는 않는다. 직업이든 예술이든 자아실현이든 성취의 정점에서 추락을 예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필멸자인 인간, 늙음과 죽음을 피할 수 없는 나약한 인간, 거기에 속한 나와 당신은 언젠가 무릎과 허리와 이와 눈이 약해지는 날이 온다. 빛나던 재능이 무르익고 숙성되어 죽는 날까지 존경 받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퇴물이 되어 밀려나고 더이상 누구도 우리를 찾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그렇게 쇠락하고 기우는 시기에 나보다 이십 오년은 더 살 것 같은 누군가가 찾아온다면. 그의 탄생과 젖 빠는 모습을 보았고, 당장은 내 곁에 머문다고 해도 어느 날 바람 한 번 훅 불면 또 멀리 날아갈 것 같은 당신이 나타난다면.
그때 내미는 그 손을 나는 마다할 수 있을까? 떠나가는 날 울지 않고 붙들지 않을 수 있을까? 혼자 남아 다시 기울다 못해 나락으로 데굴데굴 굴러가는 몸뚱아리에 총알이든 약이든 21층 아래 바닥이든 뭐든 박아 넣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
그래도 말야. 그런 비탈길에서 구르다 하트 모양의 치명적인 돌부리에 걸려 대롱대롱 잠시 머무르며 희망을 가지다 다시 죽 미끄러지는 노인네 이야기를 그 노인네보다 열 살은 더 먹은 필립 로스 할아버지는 썼단 말이지. 그리고 그 망한 노인네도 마지막 순간에는 한참 하지 못했던 연기를 하면서 방아쇠를 당길 용기를 냈단 말이지.
그러니까 죽는 순간까지는 살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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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05 2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망한 노인네 ㅋㅋ 파우스트 쓴 괴테는 죽기전까지 젊은 여자 더 젊은 여자 찾아 삼만리~ㅎ

반유행열반인 2020-12-05 20:42   좋아요 1 | URL
그 에너지로 더 오래 살았나 싶네요 ㅎㅎㅎ

파이버 2020-12-05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연하보단 동갑이 좋은데 노년이 되면 또 생각이 바뀔까요ㅎㅎ 그래도 상대방의 탄생과 젖 빠는 모습을 보았다는건 좀... 이라고 생각하다가 궁금해서 알라딘 책소개 읽고 왔는데 급! 흥미진진하네요~

반유행열반인 2020-12-06 06:15   좋아요 2 | URL
네 저도 또래는 되야 말도 생각도 통할 것 같긴 해요 ㅎㅎㅎ짧아서 금세 읽히고 강렬하고 서글프니 한 권 도전하시죠 ㅋㅋ저는 필립 로스 입문으로 포트노이의 불평 읽었는데 40년 후 쓰인 이 소설이 더 순한맛이네요. (라고 쓰면 이 야한 게 왜 순해! 하는 분도 있겠지만요 ㅋㅋㅋ)

scott 2020-12-05 23: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파이버님 북플 금지어 쓰셨어 ㅋㅋㅋ 빨다 ㅋㅋㅋ19金ㅋㅋㅋ

2020-12-06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12-06 06:19   좋아요 2 | URL
네이버 블로그는
조ㅈ까라가 금지어더라구요.

파이버 2020-12-06 16:57   좋아요 2 | URL
앗 이게 금지어였나요ㅋㅋㅋㅋ^^;;;; 아니 빨래를 빨 수도 있죠ㅋㅋㅋㅋ

2020-12-06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12-06 06:20   좋아요 1 | URL
저는 나이 먹을 수록 일찍자고 일찍일어나게 되더라구요. 잠이 줄어드는 게 맞기도 한 거 같아요. 나머지 시간에 읽을 수 있으니 이득 아닐까요!

라로 2020-12-06 0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열 님이 별 5개 주셨다!!

반유행열반인 2020-12-06 06:16   좋아요 2 | URL
저 이제 두 권 읽는 필립 로스 아직 네 권 더 쟁여놨는데 왠지 원탑이던 밀란 쿤데라 할배를
이 분이 제낄 거 같아요 ㅋㅋㅋ아니면 산 할배 죽은 할배 두 기둥이 지탱하는 투 탑으로 ㅋㅋㅋ

scott 2020-12-06 09: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두기둥 할배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06 11:15   좋아요 1 | URL
저는 하나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독자였나 봅니다 ㅋㅋㅋ

하나 2020-12-06 1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락이구나. 이거 읽어야 되는 거네요. 저는 에브리 맨 휴먼스테인 미국의 목가까지 읽고 좋아! 였는데 네메시스를 끝내 이해못해서 약간 마음이 멀어졌어요 ㅋㅋ (안 야해서 그런가...) 헤헤 다음은 필립로스구나.. 메모!

반유행열반인 2020-12-06 11:14   좋아요 2 | URL
에브리맨 휴먼스테인 사두고 제일 얇아서 전락부터 봤는데 적당히 야하고 적당하지 않게 잘 썼어요 ㅋㅋㅋ 칠십 중반에 나도 이런 거 쓰고 싶다... 했어요 ㅋㅋㅋ할배만 쓸 수 있는 글처럼 할매만 쓸 수 있는 글 ㅋㅋㅋㅋ

하나 2020-12-06 11:16   좋아요 2 | URL
그러니까요 열반인님이 그 장르 적임자 ㅋㅋㅋ 근데 진짜 훨씬 더 재밌을 걸요? 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06 11:20   좋아요 2 | URL
먼지가 된 필립 로스 할배가 어딜 감히, 택도 웁다! 하고 저를 때리러 태평양 건너 쫓아옵니다 ㅋㅋㅋㅋ

하나 2020-12-06 11:23   좋아요 2 | URL
근데 필립 로스 내장까지 진실한 남자라가지고 남자들의 업계 비밀 엄청 푸는데 ㅋㅋㅋㅋㅋ 그걸 누가 할 수 있겠어요? 저는 오직 한 사람이 떠오르네여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06 11:23   좋아요 1 | URL
아... 김영하 ? 오직 두 사람 아냐? ㅋㅋㅋㅋㅋㅋㅋㅋ

하나 2020-12-06 11:2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그래도 이거는 오직 한 사람이에여 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06 11:34   좋아요 2 | URL
그른데 전 여자들의 업계 비밀을 풀기에는 여자를 너무 모르고 또 그랬다가는 목에 현상금 걸리고 매장될 것도 같고 ㅋㅋㅋㅋ내가 파악한 남자들의 업계 비밀이나 열심히 풀어야겠네요....와우 이거 블루오션 같다... 필립 로스 열심히 파서 영업 기밀 파악해야겠네....

하나 2020-12-06 11:53   좋아요 2 | URL
아 그것도 너무 좋긴한데 열반인님은 절대 여자를 모르시지 않아여 ㅋㅋㅋㅋㅋ 줄리언 반스 까실 때의 마음을 잊지 마세요 (아 체실 비치에서를 말하고 싶었던 건데, 그건 이언 매큐언이네여.. 둘을 같이 읽어서 헷갈려쓰..) 🧡 ㅋㅋㅋㅋㅋ 그걸 하실 수 있는 분이에여 ㅋㅋㅋ 까는 거 다 모아서 책으로 엮자 ㅋㅋㅋ 편집자 되고 싶네여 ㅋㅋㅋㅋ

scott 2020-12-06 1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님,이번에 나온 새바스 극장이 최고로 19goldㅋㅋ700페이지 눈깜짝할사이에 끝ㅎ

하나 2020-12-06 11:16   좋아요 2 | URL
ㅇㅋㅇㅋ 접수했어여 주문하고 올게요! 다음엔 필립로스로구나~~~

scott 2020-12-06 12: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누가 열반인님 목에 현상금을 ㅎㅎㅎ할배들만 쓸수 있는 글 ㅋㅋㅋ로스옹 가셨고 쿤데라옹은 구십 가쁜이 넘기셨고 반스옹, 매큐언 옹이 가장 젊고 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06 12:59   좋아요 3 | URL
제 꿈이 금서 내지 불온서적 지정 아니면 현상금 걸리거나 전량 회수 폐기 되는 책 만드는 거에요 ㅋㅋㅋㅋ야무지다 야무져

Yeagene 2020-12-07 10: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필립로스는 에브리맨만 읽어봤는데
꽤 좋았거든요!이 책이 더 얇다하시니 읽어봐야겠네요ㅎㅎ

반유행열반인 2020-12-07 18:25   좋아요 1 | URL
네 저도 가진 책 재고 떨어지면 에브리맨 보고싶습니다. 이번 나왔다는 벽돌 같은 신간도 궁금해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