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6 박상륭.

곱고 예쁜 것만 보며 잔잔하게 살기에도 삶은 짧지 않든가? 그러나 일찍부터 쓴맛 짠맛에 절어 일정 수준의 불안이 정상성인 줄 알며 자란 아이의 입맛은 영 버렸다. (주로 자신을 향한)가학과 피학이 일상이라 온갖 방식으로 스스로를 괴롭히다가, 이제는 하다하다 이십 년 간 접어두었던 고등학생용 수학책을 채찍 삼아 일 년 반쯤 허송하였는데, 여러분 나이 삼십팔(법이 바뀌어 다시 젊어짐)에 되도 않는 수학 문제를 풀다 보면, 그것이 쌓이고 결정이 되어 결실로서 굳어진 혈전을 얻게 됩니다. 내가 이런 식으로 메디칼을 가려던 게 아닌데…(병원과 약국에서 회한에 젖음)… 주섬주섬 다시 녹이는 중…

그러면 다시 곱고 예쁜 것만 보며 잔잔하게 살기에도 삶은 짧은데, 수능 끝나면 보기로 했던 책을 수능 접었으니 지금 읽어도 되겠다 싶었다. 하필이면 농담처럼 제일 두꺼워 보이는 칠조어론을 첫 책으로 꼽아둔 참이었다. 박상륭 전집의 대미를 장식하는, 박상륭 선생이 (열반에 드시기 전 마지막으로 한국에-나중에 보니 틀렸음 ㅋㅋㅋ잡설품이 더 나중에 나옴…1권 개정판?재판?이거 날짜가 2012년으로 되어 있어 오해했다…) 내 놓은 전 4권의 소설?역작? 뭐 그런 것 같았다. 사실 잘 모르겠고 작년 수능 보고 20년 만에 재독한 ‘죽음의 한 연구’의 육조 촌장 다음이 칠조겠지? 촛불중 새끼? 미운 새끼인데도 궁금증이 일었다.
그래…전집의 2753-4293쪽…거의 1500쪽쯤을 다 읽고 나면 그쯤이면 잘못 얻은 결실도 녹겠지… 그럼 완독의 순간 다시 수학을… (미친놈아…) 그러면서 박상륭 전집 끝권을 펼쳤다. 왜 저는 자꾸 저를 괴롭힐까요?

작가는 쓰면서 이걸 누군가 언젠가 읽겠거니, 내가 생각하고 느끼고 만들어낸 뭔가에 닿겠거니, 했을까. 그게 내가 살아서는 아닐 수도… 아주 적은 사람일수도… 아니면 애초에 그런 생각 없이 그냥 써지니까 썼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겠다. 하여간에 책을 펼쳤는데 아무것도 모르겠다. 한글 병용이 안 된 한자 표기가 첫 장부터 주춤하게 했다. 나의 미래의 독자야, 여래여, 죽음의 한 연구는 최소 이회독 하고 왔지? 그리고 이 정도 한자는 교양으로다가 알아줬으면…흑흑 선생님 일단 칠조가 왜 칠조인지는 대충 주워듣고 왔는데 한자를 모르겠어요… 네이버사전앱에는 사진을 찰칵 찍고 화면의 모르는 단어를 문지르면 스캔해서 그대로 뜻을 찾아주는 획기적인 기능이 있다. (그치만 나머지 유저인터페이스는 거지같음. 전혀 직관적이지가 않혀…) 대충 새겨지는 한자는 읽고 넘어가고 자꾸 나오는데 못 읽겠는 거만 조금씩 사전 찾아가며 읽기로 했다.

육조 생전에는 조연에, 거의 악역에 불과했던, 육조에게 타는 촛불로 똥구멍이나 강타당한, 질투와 열등감의 화신이던 칠조 촛불중이 여기서는 이야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배트맨 시리즈만 나오다가 조커가 나온 것 같이(조커 안 봄)……촛불중 특유의 뭐뭐 합습지-하는 말투가 미운 정도 정이라서 반가웠다. 다 읽고 나서야 이야기 구조가 파악이 될 듯 말 듯 했다. 촛불 스님이 관잡설, 하면서 열심히 설법을 하고, 그 안에 스님 말씀 말고도 스님이 노인네 만나서 들은 이야기랑, 이야기 속의 이야기들, 잠 속의 잠, 꿈 속의 꿈, 이런 게 겹겹 속속 액자에 액자, 엄마손파이 384겹으로 포개어 있어서 그냥 명확한 줄거리 파악은 포기했다. 아는 이야기 나오면 반가워하고, 모르는 이야기는 이건 어디서 가져다 붙인 걸까 조금 궁금해 했다. 죽음의 한 연구의 육조 스님 이야기 조금 나오고, 예수의 수난이랑, 처용과 역신과 처용처 이야기, 비리데기, 그 정도는 어디서 봤던 거라고 읽을 만 했다. 원래 육조님 설법 하는 힘든 부분 지나고 나면 재밌는 이야기 나올 거야…하고서 칠조님 설법할 때도 뭔말인지 몰라도 꾸역꾸역 봤는데 그 뒤에도 첩첩 산중 끝까지 계속 뭔말인지 몰랐다. ㅋㅋㅋㅋㅋ그나마 1권 말미에 큰 비암님, 무서운 괴물과 마을의 투쟁이 나오는 이야기가 이 책의 블록버스터, 클라이맥스, 그리스로마북유럽오디세이일리아드쯤 되었는데, 마을이 겪는 일이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병마와 고통과 고뇌의 표상 쯤 되어 보였다.

다양한 종교적 상징과 기호와 다양한 원형들은 익숙한 듯 역시 너무 어려웠고… 책 내내 수사적으로 등장하는 요니(야한 거다…), 링감(야한 거다…) 등등 성애적 상징들은 인간이란 세상만사 이치 깨달음 투쟁 온갖 것에다가 야한 걸 갖다 붙일 수 있구나…나만 그런 게 아니라 그런 놈들 세고 셌구나… 선생님께서도… 뭐 그러면서 야한 건데 안 야함…이러고 보았다. 월후 씻은 물 같은 뭐 이런 역겨운 비유 말고는 인세의 구질구질하고 더러운 느낌을 표현할 길이 없었는가… 이러고 좀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뭐 그것도 다 이 책 끼고 세월 보내기로 한 나새끼의 업보입니다…

내내 불친절하다가 책 끝에 여기까지가 촛불시님 유리 돌아오기까지의 이야기고, 이제는 유리 돌아온 후의 이야기가 펼쳐질 거야! 하고 한자어랑 뭔말인지 대부분 모르겠음에 짜부러진 나의 어깨를 탈탈 털어주며 기대감을 갖게 하였다. 그렇지만 찬찬히 볼라구요… 너무 빨리보면 빨리 수학해야 된단 말이에요… 이 책 보는 동안 같이 보다 말다 한 책도 많은데, 하나는 ‘왜 결혼과 섹스는 충돌할까’ ㅋㅋㅋㅋ 진화심리학이랑 문화인류학이랑 범벅해서 인간 성애와 혼인 제도에 관해 열심히도 연구했던데 이게 묘하게 이 책이랑 싱크가 맞고 어울렸다. 또 한 권은 ‘여우와 나’라는, 잔잔(?)한 나는 자연인이다 같은 생물학자 이야기인데, 한쪽에서는 대자연한테 위로 받고, 이쪽 넘어오면 개랑 뱀이랑 소랑 인간이랑 뒤섞여 난리가 나다보니 이것도 또 묘하게 어울리면서도 혼란한 느낌이었다… 무서운 벌레 괴물이랑 싸우는 와중에도 사랑 타령도 나오고 막 늙은이랑 젊은이랑 입도 맞춰 불고 그렇더라구요… 여우랑 사람도 공존하는데 노소 따질 거 뭐 있나… 허허… 그냥 책을 똥구멍으로 읽고 허덕이다 쉬는 중이란 말씀입니다… 다들 대작가의 역작, 한국문학의 유산, 미래(과거)의 소설, 함께 읽고 괴로워 주세요… 괴물 없애는 데도 온 마을이 힘을 합쳐야 하잖아요… 혈전이 읽는 사람 수 만큼 배속으로 녹지 않을까요… 어쩌면 저한테 혈전 옮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냥 제가 다 짐질테니 읽지 말고들 편안하시길 빕니다…ㅋㅋㅋㅋㅋㅋㅋ

+자꾸 욜로 읽고 싶은 륭
+책 네 권을 한 권으로 엮는 선택은 과연 최선이었던가…(읽기에는 아주 불편함…집에 갇혀 있는 나 같은 사람만 독서 가능)
+프라브리티 니브리티 이런 말 많이 나오는데 하나도 모르겠어서 소통의 잡설 이라는 해설서를 중고로 발굴해 주문해 버렸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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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23-06-16 19: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롱롱타임어고에 <죽음의 한 연구>를 어찌어찌 개우 읽어내고는 나름 충격받고 또 뭘 알지도 못하면서 혼자 감동받아서,,곧 도를 깨칠듯도 하여 <칠조어론> 집어들었다가 초반 나가떨어지고는....한참 뒤로 미련 버리지 못해 한두번 더 시도했다가 역시 나동그라지고는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 전집이 나오고 또 열반인님 용맹정진하신다니 그럼 이참에 소생도 한번 하다가....아서라 열반인님 혼자 다 짐지신다니 축생은 역시 그냥 국으로 편안하게 있는게 축생의 도리인가 생각도 하다가, 아니여 이걸 열반님에게만 맡겨 놓을게 아니여 혼자 짐지기에 어마무시한 것이지..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역시 축생이 덤비기엔 아직 아득하니 불감당일듯.....예전에 칠조어론 읽어볼라고 할 때는 한자병기였던 것 같은데....열반님 말씀듣고 욜을 펼쳐보니(이 책 구매한 지가 언젠데...이제 펼처보나?? 그러게..) 한글한자병기가 아니라....한자 좀 안다고 똥방귀 좀 뀌는 소생이 보기에도 참 읽기 지랄 같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디 용맹정진 완독하시고 대오각성 내지는 성불하시길 바랍니다. 아멘!

반유행열반인 2023-06-16 20:42   좋아요 3 | URL
할렐루야 ㅋㅋㅋ쌓인 업이 많아 내세에도 (책) 수레바퀴 위에 고통 받을 것 같습니다…ㅋㅋㅋ 전집 사신 것도 아까운데 같이 고해에 빠져 허우적 거려 보시쥬ㅋㅋㅋㅋ

우끼 2023-06-16 2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혼란해요 혼란해 ㅋㅋㅋ…리뷰 읽고 인세의 구질구질하고 더러운 느낌 간접체험했네요..
1권만 사는 사람을 방지하려다 책읽는 사람을 괴롭히는 합본…(제2의 성도 그렇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6-16 22:21   좋아요 2 | URL
저것은 심지어 륭만 팔지 않고 박과 상도 같이 전집으로 다 사야 판다고 합니다 ㅋㅋㅋ 륭만 있으면 좀 이상하긴 하겠어요…

은오 2023-06-17 0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순간 책에 직접 쓰신 줄 알고 당황했다가 자세히 보고나서 안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유열님 너무 재밌어요ㅋㅋㅋㅋㅋㅋ저는 <죽음의 한 연구> 사놓긴 했는데 언제 읽을지 모르겠고.... 아 저런 벽돌은 꽂아놓으면 참 멋지긴 하지만 읽기 불편해요 증말. 그래서 제가 안나 카레니나 살때 합본과 고민하다가 결국 3권짜리 분권으로 샀는데 좀 아쉽기도 하고 잘했다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6-17 07:37   좋아요 2 | URL
저는 집에 안나카레니나 뚜꺼운 거 엄마가 사놓은 작가정신판 펼쳤다가 문장이 맘에 안 들어…이러고 펭귄판 전자책으로 다 보았습니다 ㅋㅋㅋ번역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번역 문장 타령하는 겉멋든 알라디너들 덕에 왼갖 출판사가 같은 고전 두고 사골국 우려 먹고 삽니다 ㅋㅋㅋ)
죽음의 한 연구는 중간에 고비 구간이 있는데 거기 넘기면 저는 재미있었습니다. 솔직히 구도자들 다 개새끼고 여성들은 소모되고 너무 불쌍한 서사인데 적나라한 현실 반영이려니 하고 호러물 보듯 동물의 왕국 보듯 읽으면 재미있습니다 ㅋㅋㅋ

Yeagene 2023-06-17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단 저같은 사람은 두께만 봐도 식겁하게 되는데 ㅎㅎㅎ 다 읽으셨다는데 박수쳐드리고 싶습니다.열반인님 더분에 알아가는 작가님들이 많습니다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6-17 17:54   좋아요 2 | URL
칠조어론 시리즈 중 한 권 다 본 건 맞는데 전집으로 따지면 한 권(천쪽 넘음…)은 못 봤어요 ㅋㅋㅋ 늘 으샤으샤 해주시는 감사한 예진님 ㅎㅎㅎ
 
기분이 없는 기분
구정인 지음 / 창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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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0 구정인.

연 끊자는 아버지와 안 본지 이 년 후, 혜진은 경찰서에서 전화를 받는다. 아버지가 고독사하셨다. 사후 몇 주만에 발견이 되었다. 유품정리 및 청소업체를 섭외한다. 사시던 집과 건네받은 유품에서 젓갈 냄새 같은 시취가 난다. 장례를 치른다. 상속포기를 한다. 슬프지도 화나지도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기분이 없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무기력에 빠져 이부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먹고 가족의 도움으로 조금씩 이겨나간다.

2007년에 집을 나왔으니까, 16년쯤 되었다. 나오고 몇 년간은 아빠가 우리를 찾아내서 해코지하는 건 아닐까 불안에 시달렸다. 집나오고 얼마 안 되어서 아빠는 자기가 요금을 내주던 휴대전화를 모조리 해지했는데, 또 새로 만든 내 번호를 어찌 알았는지, 심지어 아주 최근에는 엄마 번호도 어찌 알아내고 전화를 걸어와서 둘다 번호를 다시 바꿨다. 상습적으로 음주 운전 사고를 내던 아빠 뒤치닥거리를 해주던 지인 보험설계사 아저씨는 집 나오고 얼마 안 되었을 때 내게 전화를 걸어 타이르듯 말했다. 그래도 아버지인데, 연락도 하고 챙기기도 해야 하지 않겠냐고… 술 먹고 폐차하고 입원하는 짓을 반복하는 사람 입원바라지를, 술 먹고 부인을 바닥에 거꾸로 메다 꽂고 말리는 자식 팔을 비틀어 멍투성이로 만들어 죽겠다 싶어 경찰 신고하고 응급실 거쳐 탈출한 마당에, 그래도 아버지, 그 말은 참 싫었다.
2010년에 우울증 진단을 받고 반 년 쯤 약을 먹었다. 3년 전 이맘쯤 이러저러해서 집을 나왔는데, 그 무렵인 6월쯤이 되면 많이 힘들다 하니까 의사는 단호하게 그런 거랑 병이랑 상관 없다고 했다. 부정적인 감정, 상태와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계절을 연관짓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고 정말 상관 없는 건지도 모르지만, 더워지기 시작한 6월 무렵이면 아빠 상태가 심해진 것도 사실이고 (아 사시사철 퍼마셨으니 아닐 수도ㅋㅋㅋ) 연애 중 6월에 이별한 적도 있고 대학 때도 6월에 방황을 제일 많이 했었단 말이다.
뭐 올해 6월은 그럭저럭 마음은 평안합니다. ㅎㅎㅎ몸도 평안에 가까워지는 중입니나. ㅎㅎㅎㅎ

아빠는 잠시 같이 살던 중국 동포 아줌마랑도 곧 헤어졌다는 소문을 들었으니, 아무래도 혼자 돌아가실 가능성이 높다. 저렇게 술을 먹고 사고를 여러 번 당하고도 매번 살아나는 걸 보고 주정뱅이 원조 할아버지는 아빠를 조상이 돌본다고 했다. 미친 조상놈들은 왜 술처먹고 가족한테 폭력 저지르는 자손을 보호하는 거야…나는 자손 아니냐…

내가 겪을 수도 있겠다 싶은 일이 만화로 그려진 걸 보니 조금 도움이 되었다고 해야 하나… 만화 속 혜진은 아버지 사망 이후 우울증 겪었는데 나는 미리 겪었으니 괜찮지 않을까…나는 아빠 장례식도 안 가려고 했는데, 왠지 아빠가 나보다 오래 사는 거 아닌가 싶은 때도 많았는데, 이제는 왠만하면 내가 더 살아야 겠다 싶다. 하여간에 돌아가시면 장례식 가는 건 생각해보고 최소한 3일 정도는 축하파티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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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1 1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11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Yeagene 2023-06-13 1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토닥토닥...

반유행열반인 2023-06-13 21:12   좋아요 1 | URL
저는 이제는 괜찮습니다 ㅎㅎㅎ감사합니다!

은하수 2023-06-16 1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파티라셔서... 전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충분히 이해갑니다
친구 아버지 중에 그런 분 계셨는데 하도 시달려서 가신 후에 시원해 하더라구요
지금은 괜찮으셔야죠 앞으로도요^^

반유행열반인 2023-06-16 14:02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애도든 축하든 상황과 형편에 맞게 하면 되겠죠 ㅋㅋㅋ의례란 거 일률적으로 할 필요는 없겠다 싶기도 합니다.
 

https://www.payge.kr/speed?share=refer

다정한 이웃님 포스트에서 보고 해 봄 ㅋㅋㅋ
추천도서 대부분 다 봤으면 이걸 정확하다고 해야 하나 ㅋㅋㅋ사후 추천이면 추천이 아니지 않니…

볼 생각이 1도 없는 책도 추천해 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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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6-11 1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유를 즐기는 느긋한 독서가‘라고 합니다. 사는데 여유가 없는데 독서만 ‘여유있게‘라니.. ㅋㅋㅋㅋㅋ
나른한 일요일 오후에 크게 웃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

반유행열반인 2023-06-11 12:04   좋아요 1 | URL
느긋한 이 붙는 삶은 약간의 복을 받았다 싶습니다. 이런 조그만 일들에도 크게 웃으셨다면 조금 더 큰 복 받으셨지 싶습니다 ㅎㅎ사는데도 여유가 조금 더 찾아들길 기원합니다.

Yeagene 2023-06-13 1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적극적 독서가가 나왔네요...저한테 좀 안맞는 듯한 ㅎ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6-13 21:12   좋아요 1 | URL
예진님 정도면 적극적인 독서지요!!!
 
각각의 계절
권여선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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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0 권여선.

나보다 20년 쯤 앞선 나이를 살고 있는 소설가의 소설을 읽으며 생각한다. 이만큼 쓰려면, 얼마나 많은 소주가 간을 씻고 갔으며, 얼마나 많은 담배 연기가 허공에 흩어졌을까. 내 편견일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완벽에 가까운 아름다운 것들은 그렇게 이루어진다. 빛나는 다이아몬드 한 톨을 위해 숲은 파헤쳐지고 붉은 흙탕물과 함께 어려서 죽는 광산 노동자들이 흘러간다. 입에서 녹는 쇠고기 한 점은 누군가의 손과 땅바닥을 흠씬 적신 피웅덩이와 소의 죽음이 없다면 그것도 없다.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이 유지되기 위해 누군가의 장화와 작업복은 종일 오염물과 독한 세제로 더럽혀지겠지. 편하고 행복한 순간은 그렇게 나의 업과 죄가 쌓여 이루어진다는 생각 자체가 지나친 것일지도 모르겠다. 더럽고 힘든 시간 없이 무언가가 저절로 이루어지길 바라면 안 된다. 쉽게 쓰여진 시를 제목대로 믿으면 안 된다.

열네권쯤 읽은 걸 짚어 되돌아가다가 소설이 (이천 년 전 유실본 빼고는) 없어!!! 놀랄 일도 아닌데 놀라고선 소장본 중 최신간부터 읽었다. 네 권 째 읽는 권여선인데 이젠 잘 쓴다고 놀라지도 않는다 ㅋㅋㅋ 걸리는 것 없이 스르르륵 읽히면서도 가끔가끔 물 위에 돌 던진 것처럼 떨게 만들려면 진짜 어떻게 써야 해… 그렇게 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니까 그냥 궁금해 하지 말자 ㅋㅋㅋ 나의 할 일은 책 내주면 감사합니다 하고 재미있게 읽는 것이다. 날로 먹는 인생이다.

어릴 때 친구따라 한 번 갔다가 내 입엔 안 맞아…하던 국수인지 수제비인지 팔던 솔밭식당이 궁금해져 검색해보니 7년 전에 문을 닫았다고 한다. 쓰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것들을 글이 붙들고 남긴다. 양력 1월 23일, 음력 12월 3일이 겹치는 날이 그러니까 언제였는데!!!! 작가의 나이를 계산하며 (작가랑 등장인물 동일시 해서 나이 가늠하는 게 좀 억지고 무리인 거 알면서도) 거의 사십년치 달력의 1월을 훑어 기어이 찾아내고 만다. 1985년 1월 23일이었어요!! 내가 태어난 지 39일째 날이었다. (투머치) 그냥 나처럼 궁금해서 달력 굴릴 사람 생각해서 대신 찾음… 작년 2022년 2월22일과 12월22일이 몇백년 마다 올 2가 많은 날이었다고 혼자 수학노트에 끼적이던 게 생각났다. 그런데 그 노트 그걸 잊고 버려버렸네… 사소한 것도 잊지 못하고 놓지 못하고 버리지 못하던 삶에서 너무 쉽게 잊고 놓고 버리는 사람으로 되었다. 그건 좋은 걸까. 불행할 때마다 쓰던 일기를 거의 쓰지 않게 된 삶은 행복해졌으니 나아진 걸까. 아니 덜 불행해졌다는데 왜 그걸 묻고 난리야. 소설 읽기는 그렇게 자꾸 쓸데없는 걸 혼자 묻고 혼자 답하거나 답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래서 좋아하면서도 자꾸 피한다.

+읽는 자, 쓰는 자, 어디서 보고 웃겨서.
+1985년1월23일(음력1984년12월3일) 하나 둘 셋, 둘이 함께 왈츠의 스텝을 밟지 못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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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06-10 20: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 2 편애자 열반님. 가장 작은 prime number ‘2‘. 제 예비고사 수험번호가 222888. 이걸 보신 정여사 왈, 망통이다, 망통. 여사님의 예언대로 예비고사, 말아 먹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저도 권여선, 그간 뜸했는데 함 찾아 읽어봐야겠군요.

반유행열반인 2023-06-10 20:53   좋아요 2 | URL
저는 둘이 좋습니다 ㅋㅋㅋ 그거 골백작님 평생 28청춘으로다가 16살 마냥 철딱서니 없이 책이나 보구 술이나 빨구 살라는 감사(?)한 계시가 아니었을른지요? 골백작님은 여선이, 할지 누님, 할지 궁금합니다 ㅋㅋㅋ폐가 많습니다…

은오 2023-06-11 0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그렇게 좋은가요? 담아갑니다. 저도 놀라보고 싶어요!

반유행열반인 2023-06-11 08:28   좋아요 0 | URL
저는 댓글 쓰신 시간에 놀라고 ㅋㅋㅋㅋ숙면을 기원합니다.

Yeagene 2023-06-13 1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권여선 작가는 두권만 읽은 것 같아요.더 읽을까 고민중입니다 ㅎ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06-13 21:11   좋아요 1 | URL
최근 소설집들이 저는 좋더라구요.

은오 2023-07-31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땡투❤️

반유행열반인 2023-07-31 15:20   좋아요 1 | URL
은오님 이번 계절은 한국소설의 여름입니까 ㅎㅎㅎ 저는 김금희 다시 읽으려구요.

반유행열반인 2023-07-31 15:21   좋아요 1 | URL
매번 감사 인사 자꾸 생략하네요. 땡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알라딘이 오래전에는 땡투 누르는 사람도 돈 준 적이 있었다는 속터지는 소식도 전합니다 ㅋㅋㅋ

은오 2023-07-31 15:34   좋아요 1 | URL
저는 독서끈이 짧기도 하거니와 알라딘 서재 오기 전엔 비문학길만 걸었어서, 한국소설을 읽고싶어도 뭘 읽어야할지 몰라 고르기 어려웠거든요. 제2의 이병률 사태(ㅋㅋㅋ)를 막기 위해 유열님과 자목련님의 리뷰를 참고하고 물어가며 한국소설을 담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김금희 작가는 어떤 작품을 읽어보는 게 좋을까요? 그리고 유열님이 좋아하시는 한국 작가들이 궁금해요!
저야말로 땡투할 수 있는 믿고 따라읽을 수 있는 유열님이 계셔서 좋고 감사하고요 ㅋㅋㅋㅋ
그 소식은 상상도 못했는데 헐;; ㅋㅋㅋㅋㅋ 북플 업뎃이나 좀 해라.. 친구 즐겨찾기 기능이라든지 선택한 친구 글 등록 알림이라든지 댓글 링크 누르면 바로 이동가능하게 하는거라든지 읽고있어요 피드에 안뜨게 하기라든지...... 😮‍💨😮‍💨😮‍💨

반유행열반인 2023-07-31 17:10   좋아요 1 | URL
책 추천이라는 게 되게 괜히 했다가 뻘쭘해지는 일이 많아서 (받아도 줘도 ㅋㅋ) 뭐가 좋을까? 하고 물으면 망설임이 많아집니다 ㅋㅋㅋㅋ
김금희 뭐가 좋아요? 할 때 안 그래도 다른 이웃분께 비댓으로 줄줄 읊어놔가지고 그걸 옮겨와? 하다가 ㅋㅋ너무 성의 없군...하고서...
저 오늘 아침에 좌절해가지고(이유는 너무 어이없는데 고1수학 푸는데 100분에 13개 밖에 못 풀고 다 틀리고 그래서 막 엉엉 움 ㅋㅋㅋ) 아... 꿈도 희망도 힘도 없다... 하다가 김금희! 나도 김금희를 읽자! 하고 책을 두권 꺼내왔는데요.
일단 1/3쯤 본 건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라는 엽편(단편보다 짧은 소설 모음)집입니다. 이거 보니까 꿈도 희망도 없는데 적당히 말랑하고 따뜻한데 또 너무 뻔하지 않은 문장이 필요하다, 할 때 한 편씩 보면 체력 소모 안 하고 볼 수 있는 소설들 같아요. 그런데 형식이 짧다보니 김금희 공력 만땅 끌어올린 느낌은 아니고 소소하고 ㅋㅋㅋㅋ
같이 뽑아든 ‘너무 한낮의 연애’는 제가 은오님 만할(?)때는 김애란을 아주 좋아해서 김애란 소설집 다 봤고 여러번 봤고 그랬는데 다 커서 산문집 샀다가 완전 별로! 이러고 알라딘 매장 가서 팔아버리고 받은 돈으로 처음 김금희 소설을 산 거였습니다.
다시 볼 생각을 한 게 엄마랑 딸래미한테 갑자기 햄버거 이야기하다 말고 이 소설집에 등장한 ‘피시버거’가 예전에 먹다가 피시버거가 사라졌어...이러고 상징적으로 등장하는데 나중에 맥도날드에 피시버거 부활! 이래가지고 작가가 자기 인스타에 그 소식을 올렸었더랬다- 그런 이야기 하다가 아 이제 다시 봐야지...하고 뽑아왔습니다.
한국 장편소설에서 보기 드물게 무해한 남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장편‘소설(이것은 SF인가 평행세계판타지인가)이 읽고 싶으시면 ’경애의 마음‘이랑 ’복자에게‘도 좋았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한국소설 작가를 찾고 싶다 싶으시면 그해 나오는 젊은작가상수상집이나 현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이상문학상 등등 수상작품집, 아니면 여러작가들 모여서 주제 맞춰 묶은 소설집들(아 이거 뭐라고 하는지 까먹음 아 앤솔로지??) 하나씩 보시면서 거기서 결 맞다 싶은 작가 소설집 하나씩 사거나 빌려다 보시면 좀 맞는 작가 찾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2017년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 처음 읽다시피한 최신 한국소설 모음이었는데 거기서 최은영, 강화길, 최은미, 백수린, 김금희 정도 건져서 그 작가들은 거의 다 읽다시피 해서 (그무렵이 그리고 여성서사 폭발의 정점 같기도...서사와 프로파간다에다 문장까지 갖춘 언니 작가들 마지막인듯... 그거랑 현남오빠에게 라는 소설모음집이 여성소설가들 탐색할 만함)그해 수상집을 보셔도 취향 확인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2021년 젊작 수상집까지 보고 저보다 젊은 작가들 등장 시작하면서 아 난 여기까지구나 ㅋㅋㅋ하고 22,23부터는 안 보고 있습니다.
이병률도 저는 안 봤지만(엄마가 하나 사둔 거 있지만 안 봄) 그냥 누가 야 그런거 왜 봐 ㅋㅋㅋ 이런거 봐 ㅋㅋㅋ 할 때 다 믿지 마시구 똥도 된장도 다 직접 찍어보시면서 아 나새끼 왜 샀어...하는 체험 조금씩 줄여나가시는 게 내 취향 만들어가고 똥책 거르는 능력 기르는 길이 아닐까 하는 건 제가 원래 누가 좋대도 잘 안 보고(그러다 망하기도 여러번) 안 좋대고 굳이 보고 그러다보니 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7-31 17:10   좋아요 1 | URL
아오 쓰다보니 뭔 이메일을 써라 ㅋㅋㅋㅋ투머치 박찬호 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Book] 에린 왕자 - 전라북도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심재홍 옮김 / 이팝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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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9 앙투안 드 생텍쥐베리. 심재홍 옮김.

노승영 번역가가 옮긴 ‘여우와 나’를 조금 읽었다. 외딴 동네 오두막에 홀로 사는 생물학자가 때마다 곁에 와서 앉았다 가는 여우에게 ‘어린왕자’를 읽어주는 장면이 나왔다. 여우를 채갈까 봐 검독수리 마릿수를 세고 있었다. 생각난 김에 이 책을 보았다. 갱상도어판 ‘애린왕자’를 감명 깊게 읽어서 전라북도어판 ’에린왕자‘도 많이 궁금했었다. 1개국어 사용자라 다른 언어로 읽을 일은 잘 없는데 방언은 또 상용어는 아니라도 어찌 읽어지는데다 왠일인지 리듬도 억양도 약간은 상상이 되어 읽는데 크게 무리는 없다. 맨날 읽어 지루하다 싶은 책도 다른 언어로 읽으면 또 좋지 않나. 아쉬운 건 장음을 전부 :표시 했는데 이게 되게 가독성이 떨어졌다. 성조와 장단표기가 사라진 언어 세상에 살다보니… 차라리 -표시로 길게 빼는 게 좀 읽기 나은가 싶어 손으로 옮기며 바꿔보니 그것도 마뜩찮고 그냥 아쉬웠다… 전라도 사투리는 박상륭 소설이 좋았다. 태백산맥은 너무 성폭력이 난무해서, 말 한 마디를 해도 나쁜 말이 많아가지고 읽다 말았다…

경기도에서 태어나 서울말에 가까운 말만 쓰다보니 내 언어 테두리는 너무 좁다. 사람 테두리도 더 좁다. 아는 말 만큼 맺은 관계만큼 세상을 겪는 정도도 달라질 텐데. 나는 동물하고도 식물하고도 별로 친하질 못해. 나랑 친한 건 아주 적고 그래서 깊다. 웅굴 같고 시암 같은 이들. 미구 같고 여수 같은 이들.

+밑줄 긋기
-난 넘들이 내 책을 그냥 개붑게 읽는 건 싫은게 일:케 적는 거여. 이 얘기를 다시 헌게 겁나게 맴:이 시리네잉. 내 친구가 지: 양이랑 가뻐린 것도 벌써 육 넨이나 됐구만. 내가 여그 이 얘기를 허는 것은 까:먹덜 않을라고 그런 것이여. 친구를 잊어 먹어뻐림 슬프잖여. 모든 사람이 다: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닌디.(20-21)

-˝참을성이 있으야 혀˝ 여:수가 대답혔어. ˝첨:에는 나헌티 서 쫌: 멀:찍이 떨어져 앉아잉, 요로코롬잉, 풀밭에 말이여. 글믄 난 널 접눈질로다가 볼건디 암:말도 허믄 안 디야. 말: 짓이란 것이 쌔 빠닥 땜시 생기는 거다잉. 근디 그담:에 매일 같이 넌 나헌티 가차운 디다 앉게 될 것이여.˝ 그담: 날 에린 왕자가 다시 왔어.

˝똑:같은 시간에 오는 것이 젤로 좋겄구만. 여:수가 말:혔어. ˝에를 들어 니가 오후 네: 시에 온다 허믄 난 세: 시부 텀 기분이 좋아질 것이여. 시간이 가믄 갈수락 더 좋:아질 거고잉. 네: 시가 딱 되믄 인자 난 벌써 안달이 나 갖곤 걱정을 헐 것이여. 행복이 얼:매나 값진 것인가 알게 될 거란게! 근디 니가 암:때나 오믄 말이여, 언제 준비를 혀야 쓸란가 내가 알:수가 없지 않냐 이 말이여. 으레가 있어야 되는 벱이여.˝
˝으례가 뭐:여?˝ 에린 왕자가 말:혔어.
˝것도 시방은 안: 사:램이 벨라 없는 건디˝ 여:수가 말혔어.
˝하루를 딴 날이랑, 어떤 시간을 딴 시간이랑 달부게 맨들아 주는 거구만. 에를 들어 사양꾼들 헌티도 으례가 있어잉. 갸들은 목요 일마덤 말: 처자들이랑 춤을 춘다잉. 그런게 목요일은 훌룽헌 날이제! 내가 포도밭꺼정 마실 나가도 암시랑도 안 헌게. 근디 사양꾼들이 아무날에나 춤을 춰 싸믄 어떻게 되겠냐, 그 날이 그날 같은게 난 하루도 쉬덜을 못: 헐거 아닌 개비.˝(70)

-˝사:람들은 있잖애요” 에린 왕자가 말:혔어. ˝급행 열차에 타 믄서도 지:가 멀: 찾고 있는지 인자는 모른단게요. 걍: 불안 헌게로 안절부절험선 뺑글글 돌고 있는 거죠잉...˝ 그러드만 말을 잇었어.
˝그게 뭣: 허는 짓이래요잉.˝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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