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20180614-0616 김영하를 읽으면 어디선가 이미 읽었던 것도 같고 내가 쓰려는 걸 써 버린 것도 같고 묘한 기시감이 든다. 그래도 재미있으니. 쉽게 읽히니. 대화체를 줄바꿈이나 문단나눔이나 따옴표나 줄표 없이 주욱 이어쓰구 있다. 그래도 글의 흐름이나 발화저 파악이나 가독성에 전혀 지장이 없다. 흠 이런 방법도 있군. 러일 전쟁 무렵 제물포항에서 미지의 나라 멕시코를 향해 각자의 삶을 옮겨갔다 스러진 사람들의 이야기. 검은 꽃은 이정일수도 연수일수도 망한 나라의 원혼일수도 있다. 반상 악인 선인 신부 무당 도둑 고아 가족 남자 여자 공통점은 곧 망한 조선 백성이었고 그들은 황량한 유카탄 황무지와 과테말라의 밀림 속에서 에네켄 농부(사실 상 노예) 반군 용병 등으로 사그러져갔다. 이정은 마야 유적지에서 작은 나라 신대한을 세우고 정부군에 맞서다 죽고 아무도 모르게 세워진 나라는 아무도 모르게 사라졌다. 재미있게 읽었다. 고양이로소이다도 배경과 발표 시기가 러일전쟁 무렵인데 일본인들이 전승으로 승승장구하던 무렵 우리는 절망하고 살길을 찾아 나라를 떠났다 그 사이 나라가 없어지는 어이 없는 일을 겪었다. 서로 만나지 않는 평행한 시간들이 수많은 작품들 사이에 담겨 있다.
백무현 -201806231212군사쿠데타와 518부터 노태우 김영삼 6공화국까지. 만평가 그림이 원래 이런건지 작화붕괴에 가까운 그림이 많고(같은 인물인데 바로 옆 컷 두 얼굴이 너무 다름) 서사도 없고 재미도 그냥 그렇다. 신문 스크랩 같은 느낌이랄까. 다시 한 번 외쳐본다. 전두환 개새키. 고통 받고 천벌 받아 뒈져라.
기획의도는 참신하지만 완성도가 낮아 경제학 책이라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다. 경제학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면 경제학 전문가한테 적합한 사례인지 자문이라도 구하든가. 아니면 좀 더 꼼꼼하고 철저하게 자료조사와 퇴고를 하든가. 메기효과를 왜 경쟁의 상황에 대입? 보완재 예시도 자동차와 철강? 휴 비교우위의 예도 절대우위랑 구분 못한 채 제시 밴드왜건 효과 등 역사적 유래를 든 용어들도 그 출처가 대충 인터넷 카더라 같은 부정확한 것들 프리드리히 폰 비저 이름 뒤 영어 표기는 하이예크 헐(프리드리히가 아무리 흔하다지만 전혀 다르다고 장난하나) 데이터 수집과 처리가 신뢰도 정확도 모두 미심쩍고 그래픽 중엔 뭘 얘기하고 싶은건지 가로 세로축 단위 표시도 엉망 오류도 있고. 서문에 빅데이터 분석 타령하던데 이런 수준의 분석으로 빅데이터 얘기하는 거라면 헛웃음만 나온다. 소녀시대 팬인가 본데 중간중간 나오는 덕부심에 비호감 웃기지도 않는 개그를 의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말투와 사족이 대부분인 나무위키체 같은 괄호 문장까지 비호감 추가 상승 문장 자체가 일간지 기자라고 하기엔 너무 허접했다. 퇴고 좀 하지. 경제학 뒤에 시사나 정치에 대한 연관을 짓고 싶었나본데 깊이는 기대 안 해도 뜬금 없거나 뜬구름 잡는 소리가 대부분이라 사설이나 칼럼 흉내를 어설피 흉내낸 느낌만 든다. 병맛을 의도했으면 제대로 웃겨야 되는데 진짜 아재 스타일에 노잼이다. (심지어 본문에 아재란 말도 씀) 다 열거하지도 못 하게 미숙한 구성과 오류들이 참신함과 제목 잘 뽑은 장점을 다 상쇄했다. 읽는 내내 집어던지고 싶은 걸 참고 읽은 나는 매몰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비합리적 인간ㅋㅋ 커뮤니티 게시글이거나 블로거 글 정도면 아니 저자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라면 이 정도 정성에 참신하네 하고 재미있게 봤을 건데 돈 받고 팔 책이면 이러면 안 되지 싶다. 저자도 저자지만 검토 제대로 안 한 출판사 편집자들도 같이 손들고 반성해라. 책 포지션 자체를 안 잡는게 얼마나 재앙인지 보여주는 사례였다. (정보 전달인지 교양서인지 학습서인지 팬부심인지 시사논평인지 정치계에 전하는 메시지인지 데이터 이용한 추세 분석인지 문화 비평인지 이거 저거 아무것도 못 잡았다. ) 중고등학생이 경제와 걸그룹 모두에 관심 가지고 폈다가 오개념 형성만 잔뜩할까 우려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