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황정은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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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2 황정은
디디의 우산을 보는 중이었다. 다른 소설가의 단편에서 초코맨이 나오고 무도씨와 기조씨가 나오고 그래서 이 책을 읽어봐야지 하고 빌렸다. 십 년 전 쯤 나온 황정은 첫 소설집이다. 읽고난 소감은 최근에 나온 단편집이 좀 더 내 취향에 맞았다. 

문- 내 등 뒤에서 열린 문에서 죽은 할머니가 나와 커피를 갈고 두리안이 나와 나와 버스도 타고 얘기도 나눈다. 눈 내리는 곳, 혹은 하얀 상자 같은 곳
모자-아버지가 자꾸 모자가 된다. 삼 남매가 가엾다. 뭘 그거 가지고 자꾸 이사가냐.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뷰티풀 마인드인 줄. 던져지지 않은 다트. 수도권 인근 사는 이들에게는 마음의 고향 수준인 보편성을 획득한 서울대공원의 코끼리 열차와 동물원. (서울대공원이라 한 적은 없긴 한데. 진주 진양호 동물원은 꼭대기라 열차 같은 거 없던데. )
무지개풀-풀은 아닌데 둥둥 떠 다니는 보트 형태 튜브를 샀는데 집에서 바람 넣어만 보고 어디 못 가지고 갔다. 나보다 한 수 위다. 
모기씨-차라리 모기라도, 할 만한 절박함. 외로움. 거품과 사고와 모기 같이 안 생긴 모기와 미오와 체셔. 이름은 좀 그냥 그런데. 
초코맨의 사회-쿠팡맨이 없던 시절이네. 짧은 은유. 압축팩 성능이 엄청나네요. 
곡도와 살고 있다- 고양이 안 좋아해서 뭐 고양이 자꾸 나와도 그냥 그런데 고양이가 나오는 소설은 아니다. 
오뚝이와 지빠귀-좋게 봐야 카프카. 오뚝이가 되거나 되어가는 기조씨와 무도씨. 지빠귀는 훨씬 낫지 날아다니고 열매 쪼아 먹고 똥도 싸고 기울어지지도 않는다. 
마더- 이거 되게 슬픈 이야기인데 정용준 소설이나 김기덕 영화같은 데 나올 법한 인물이 나온다. 오. 티파니. 마더. 모성 부재. 
소년-이거도 되게 슬픈 이야기다. 어른이 되지 못할 수도 있는 아이들. 나쁜 부모와 병든 아이.  
G- 어제 발톱 깎았다. 옛날 옛적에에 손발톱 막 버렸다 옹고집 마냥 복제당한 아이 에피소드가 있었다. 

디디까지 보고 황정은은 좀 쉬어야지. 삼 월 첫 책도 황정은 사월 첫 책도 황정은 
빠가 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나는 누구를 숭배하지 못한다. 아이돌 좋아하는 게 그렇게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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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스페셜 에디션)
닐 게이먼 지음, 박선령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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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30 닐 게이먼
언젠가 읽고 싶다 생각한 책이지만 좀 이상한 방식으로 읽게 되었다. 전자 도서관에서 빌린 적도 예약한 적도 없는데 제 멋대로 대출이 되어 있었다. 헐. 버그인 듯. 
책이 읽어달라고 제 발로 걸어오는 것도 흔한 경우가 아니라 읽고 반납하기로 했는데 재미있었다. 
신들의 왕 오딘, 그의 아들 토르와 로키의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재미있고 특히나 로키라는 캐릭터가 끌렸다. 인싸인 듯 아싸인 로키는 사고치고 수습하고 계략을 꾸미고 제 꾀에 넘어가 골탕을 먹거나 벌을 받다가 결국은 아스가르드의 신들과 완전히 갈라선 채 최후의 전쟁 라그나로크를 불러왔다. 신들의 죽음, 세계의 멸망, 그런데 그 뒤에 또 다른 세상이 열린다는 생각은 빙하기나 화산 폭발 같은 고인류 최대의 위기와 이를 극복하고 살아남은 것을 비유한 게 아닐까 싶었다. 
그리스로마신화만 줄창 보다 새로운 세계관 신화을 보니 색달랐다. 집에 비슷한 이야기일 듯한 켈트 북구의 신들 이라는 책도 있는데 이것도 읽어봐야겠다.  

토르는 약간 덜 지혜롭지만 힘이 센 천하무적, 제우스도 그렇고 옛날 사람들은 천둥번개가 제일 세고 무서웠나보다. 
아스크와 엠블라는 아담과 이브 같은 태초의 남녀
대홍수에서 살아남는 두 내후 얘기는 수메르 신화에 이어 북유럽 신화, 노아의 방주 등등에 자주 등장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생각나는 프레이야
발드르의 죽음은 뭔가 아킬레우스의 죽음 같이 (단 한명을 제외한)모두가 슬퍼하는 일(저승 가서 데려오려 하는 건 페르세포네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도 생각나고)
괴물 뱀, 늑대, 독수리, 고래, 연어, 염소, 소, 돼지 등 당시 사람들이 두려워하거나 도움 받았던 동물들
산과 바다와 지진과 조수 간만 등 자연현상, 지형에 대한 나름의 재미있는 해석들
거인, 난쟁이들와 신들의 불화,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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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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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7 
강화길, 권지예, 김사과, 김성중, 김숨, 김종광, 박민정, 백가흠, 백민석, 백수린, 손보미, 오한기, 윤고은, 윤이형, 이기호, 이장욱, 임현, 전성태, 정세랑, 정용준, 정지돈, 조경란, 조남주, 조해진, 천운영, 최수철, 한유주, 한창훈, 함정임

박완서 작가에게 바치는 헌정 콩트집(엽편 소설집)
교과서에 실린 그 여자네 집 말고 박완서 작가의 책을 한 권도 읽은 적이 없다. 스스로도 놀라울 지경. 그래서 이 책의 기획 의도나 작품들의 의미, 제목, 전혀 저언혀 모르겠다. 그냥저냥 재미있게 읽은 작품도 있고 이렇게 쓰는 작가도 있군 하는 정도가 소득이었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전부 좋을 수는 없다.) 백수린 작가의 언제나 해피엔딩 이라는 소설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타이틀이 될 만 했다. 
책꽂이를 둘러 보니 집에 모아둔 박완서 소설책이 엄청 많다. 엄마가 사둔 것도 있고 내가 중고책 살 때마다 습관처럼 박완서, 박경리 작가만 보면 사 놓고 꽂아만 뒀다. 한 세대 먼저 태어나 모아둘 만큼 많은 작품들 쓰고 먼저 돌아가신 작가들 책이 궁금해졌다. 하나씩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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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트 Axt 2019.3.4 - no.023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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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7 
엄마가 사 놓은 문예지의 껍데기만 보던 내가 소설 잡지를 내 돈 주고 보다니, 천지개벽이다. 
광고에 화보 마냥 올라온 윤이형 사진, 그리고 한 번 씩 읽어본 작가들 이름을 하나 둘 셋 넷 다섯 넘어가다 보니 나도 모르게 사고 말았다. 한국문학덕력게이지 상승 중...
윤이형 인터뷰는 잡지를 산 큰 목적이기도 하고 잘 읽긴 했는데 심란해지기도 했다. 내 친구가 우스개삼아 그 잡지, 얼굴 못난 사람은 못 실린다 했던 건 차치하더라도. 비주류인 양 하는 사람들보다 더 비주류, 주변부가 있고, 그 주변부보다 더 주변부가 있고, 아싸의 아싸가 있고... 태양계는 커녕 우리 은하 구석탱이 아싸들이 보기에 핵인싸인 작가들을 보면 이번 생은 글렀어...나는 그냥 계속 아웃사이더일거야...왜 자꾸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신예작가 소설들, 기성 작가 연재물들, 서평, 번역물, 건진 것도 있고 실망스러운 작품도 있었다. 
아직 덕력이 부족한 건지 문학애독자가 못된 건지 앞으로는 잡지 말고 그냥 단행본 소설집이나 장편소설을 읽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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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 이야기 세트 - 전4권
김은성 지음 / 애니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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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5 김은성
샘플북을 보고 재미있어서 사 버렸다. 나보다도 우리 엄마가 한 권씩 앞서 봤는데 만화책은 안 보던 분이 열심히도 봤다. 우리 외할머니랑 놋새 복동녀 할머니가 참 비슷하다고 했다. 이북 사투리도 읽는 재미가 있고 할머니 알던 이야기 하는 게 소소한 것들도 그냥 너무 웃겼다. 사실 재미있는 이야기만 있지는 않고 개인의 아픈 역사들도 넘쳐난다. 배우자에게 버림 받고 배우자가 외도하고 헤어지고 전쟁으로 가족과 생이별하고 아이를 잃고 아이가 아프고 자신이 아프고 도둑질을 당하고 남편이 노름과 술에 빠지고 폭력을 행사하고 돈을 안 벌어오고 가난에 시달리고 그렇다. 사는 게 다 그렇게 고통인가 모르겠다. 그러다가 순간순간 소소한 즐거움들이 위로가 되고 또 힘든 날은 길다. 결국 자신의 아픔을 직면하기 위해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작가. 방황이 길었대도 나이 먹어서래도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어머니 이야기를 들으며 이해하고 그리고 책을 내고 한 것이 다행이고 잘 됐다 싶었다. 할머니 이야기를 보고 나니 말투 글투가 자꾸 노인네 같아진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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